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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왜곡 기준 모호해 과잉 입법 vs ‘의도적 해석’ 한정 땐 바람직

    법 왜곡 기준 모호해 과잉 입법 vs ‘의도적 해석’ 한정 땐 바람직

    형법상 ‘명확성 원칙’이 쟁점특정 판결 고소·고발로 혼란 야기수사만 받아도 사법부 위축 우려소극적 법리 해석의 원인 될 수도‘모태’ 독일서도 기소율 낮아사법부 압박 수단 악용 우려에도자정 유도 위한 도입 필요성 주장‘실제 직권남용 적용 한계’ 이유도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23일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인만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왜곡죄’ 도입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위헌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법 왜곡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크고,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되서다. 이에 결국 형법상 ‘명확성의 원칙’이 법안 당위성을 가를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은 재판·수사 과정에서 판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적용하거나 위법한 증거를 사용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및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법왜곡죄의 모태가 된 독일의 법왜곡죄는 법관, 그밖의 공무원이 법을 왜곡해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불리하게 만든 경우 성립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나치에 부역한 판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도입됐다. 독일의 경우 ‘고의’로 ‘중대한’ 경우에만 죄가 성립되는데, 단순한 실수나 오판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독일 사법통계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6년 간 법왜곡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모두 73건으로, 기소율은 1% 수준이다. 유죄 판결은 56건, 자유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법왜곡죄와 관련해 5명의 국내 대표적인 법학자들과 법조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법왜곡죄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독일과 한국의 사법 환경 및 법체계가 다르고, 궁극적으로 법관의 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한 데 반해, 독일은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한다. 한국의 경우 검사가 기소 여부와 관련된 재량이 많이 부여된 현실에서 법왜곡죄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종국엔 처벌이 안 되더라도 법왜곡죄로 수사를 받게 되는 상황 만으로도 사법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생기면 법관들이 적극적인 법리 해석을 하려는 시도 자체를 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경우 실제 이를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강력한 처벌보다는 상징성이 강한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뒤늦게 법왜곡죄를 신설하며 징역 10년 이하의 중형으로 처벌하도록 한다는 것은 법관에 대한 압박의 의도로 느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현행 법체계에선 국민의 적극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하급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파기되거나 뒤집히는 경우도 있는데, 법왜곡죄가 도입되면 상급심 법관들이 하급심 법관들을 보호하기 위해 판결을 깨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법 해석과 판결은 본질적으로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내포하는데, 이를 처벌한다면 재판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이 보장한 사법권 독립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직권남용죄 등 현행 법규 체계에서도 의도된 법 왜곡을 규제할 수 있는데도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형법에는 우리와 달리 직권남용죄가 없다. 조재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도 직권남용과 함께 의도적인 법 왜곡 및 남용이 확인될 경우 공직자에 대한 탄핵 소추가가능하다”면서 “뭐든지 형사처벌로 해결하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사법부의 자정 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권남용죄의 적용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는 국내 법환경에서 현실적으로 법관에게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법왜곡죄 도입이 불가피하다”면서 “법관은 재판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기 때문에 이를 올바로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모든 공직자는 헌법 법률을 준수할 헌법상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명백한 범죄”라면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에 한해 처벌할 수 있다고 적용 범위를 지정하면 명확성의 원칙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절윤 안 하면 참패” 외침에도… 국힘 3시간 ‘맹탕 의총’

    “절윤 안 하면 참패” 외침에도… 국힘 3시간 ‘맹탕 의총’

    당명 개정·행정통합에만 시간 소비배현진 “지지율 폭락에도 한가해”조경태 “張 자신 없으면 내려와야”소장파는 민심 측정 여론조사 제안‘李 변호인’ 공관위원은 자진 사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거부’ 발표 이후 23일 첫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맹탕’으로 끝났다. 당명 개정 철회 보고 등으로 시간이 지체되며 절윤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에 항의해 중도 퇴장하는 등 제1야당의 난맥상은 더욱 심화하는 형국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당명 개정 철회 보고와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대부분을 할애했다. 점심을 거른 채 3시간가량 진행됐으나 절반 이상이 당명 등에 대한 지도부의 설명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명 보고를 1시간 20분 동안 한다”며 “‘윤어게인’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의원 비밀투표 등을 해보자고 말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배현진 의원도 의총에 참석한 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대폭락한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한가한 시기인 줄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결국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절윤 관련 발언이 나왔지만 현장에는 30명가량의 의원만 남아있었다. 의총 말미에 관련 발언을 한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윤석열 내란 수괴와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참패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장 대표는 당을 제대로 끌고 갈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장동혁 지도부 체제 하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참회든 고해성사든 해서 똘똘 뭉치자고 했다”며 “의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비밀 조사라도 해보고, 내란·탄핵 프레임에서 빨리 벗어나서 선거 체제로 가자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설명 요구에 대해 “회견문에 대표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으니 전체를 읽어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해야한다는 취지의 결과를 담은 지지층 비공개 여론조사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민심 측정을 위해 국민여론조사를 하거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전문가들을 모아 공개토론이라도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2019년 이재명 경기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던 경력이 알려진 황수림 변호사가 공천관리위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은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본부장으로 활동했던 김보람 공관위원에 대해서는 이정현 공관위원장 등의 의견 청취 후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 뜨거운 포옹 뒤 상춘재서 치맥… 李 “오랜 동지” 룰라 “우린 형제”

    뜨거운 포옹 뒤 상춘재서 치맥… 李 “오랜 동지” 룰라 “우린 형제”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빈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최고급 예우로 맞이하며 ‘영원한 동지’로서의 우의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대정원에서 검은색 코트에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금색 넥타이 차림으로 룰라 대통령을 기다렸다. 280여명의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호위한 차량에서 룰라 대통령이 내리자 이 대통령은 양팔을 활짝 벌려 그를 맞이했다. 두 정상은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반갑게 포옹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서 소년 노동자 출신이라는 경험을 공유한 룰라 대통령을 향해 “영원한 동지”라고 칭했다. 이후 청와대 본관에 들어선 룰라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자 이 대통령은 손뼉을 치며 “예술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부부를 위한 맞춤형 선물도 준비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축구팬인 룰라 대통령에게는 전태일 열사 평전과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선물했다.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민화 ‘호작도’와 한국 화장품도 전달했다.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에겐 이름이 새겨진 삼성 스마트폰과 한복 케이프, 미용기기를 건넸다. 이 대통령이 전날 룰라 대통령 숙소에 보낸 특별한 케이크도 눈길을 끌었다. 2021년 8월 룰라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을 참고해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영부인들과 함께 한 국빈 만찬에는 브라질의 국민 주류 ‘까샤사’를 활용한 칵테일이 건배주로 등장했다. 이후 양국 정상 부부는 상춘재에서 한국식 치킨과 브라질 닭요리에 생맥주를 곁들인 ‘치맥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선 룰라 대통령이 사랑하는 브라질의 ‘국민 시인’ 카를루스 드루몽 드 안드라지의 시 낭독 공연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룰라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오랜 동지를, 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가웠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도 답사에서 “귀하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화답했다. 만찬에는 브라질측의 요청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참석했다. 브라질에 생산기지를 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룰라 대통령과 차담회를 통해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 [단독] 자산가 37% vs 개미 1%… 수익률 양극화… 돈이 돈을 벌었다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단독] 자산가 37% vs 개미 1%… 수익률 양극화… 돈이 돈을 벌었다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전 재산 투자한 20대 수익률 -42%자산가는 5억 증여받아 50억 운용 코스피가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모두의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몇 차례 거래로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올리고 누군가는 수십 번을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자산 규모에 따라 정보 접근력, 투자 방식, 위험을 견디는 여력이 달라지면서 수익률 격차가 뚜렷해졌다. 서울신문은 증권사와 투자자들을 심층 취재해 정보·시간·네트워크가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적 현실을 점검하고, 자본시장이 모두를 위한 성장의 무대가 되려면 어떻게 거듭나야 할지 4회에 걸쳐 짚는다. 김성현(27·가명)씨는 고시원에 살며 아르바이트 세 곳을 전전한다.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만원짜리 종목이 3만원이 되며 자신감이 붙었다. 초심자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미국에서 신약 허가가 나온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1년간 총 1500만원을 바이오주에 투자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42%다. 투자금은 그의 전 재산이었다. 10억원 이상 자산가의 모습은 달랐다. 30대 스타트업 사업가 송세원씨는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투자로 자산을 불렸다. 현재는 약 50억원을 운용한다. 그는 증권사 전담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자산을 나눠 관리한다. 40%는 공격적으로, 나머지는 장기 투자로 묶는다. 특히 상장 전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는 ‘프라이빗 딜’ 기회도 고액 개인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다.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그 차익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구조다. 벤처캐피털(VC), 고액 투자 네트워킹을 통해 알게 된 지인에게서도 유망 종목이나 상장 정보 등을 듣는다. 그는 “정보와 네트워크가 곧 수익”이라고 했다. 이런 투자 격차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10억원 이상을 굴리는 자산가는 지난해 평균 40%에 가까운 수익을 낸 반면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의 수익률은 1%대에 그쳤다. ‘돈이 돈을 벌고 있다’는 의미다. 정보·네트워크가 곧 수익전문 PB에게 받는 체계적 자산 관리상장 전 장외 거래 ‘프라이빗 딜’ 기회지인에 유망 종목·상장 정보 얻기도서울신문이 23일 국내 대형 증권사에 의뢰해 고객 100만명의 지난 한 해 연간 수익률(잔고 기준·2024년 말 대비)을 분석한 결과 이 증권사 계좌에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수익률은 평균 37.4%였다. 전체 분석 대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수익률은 1.5%에 그쳤다. 2%대 예금 금리만도 못하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2.1%)에도 못 미친다.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봐야 한다. 2025년은 코스피가 75.6% 오른 해였지만, 자산이 가장 적은 구간에서는 상승장의 온기를 거의 누리지 못한 셈이다. 같은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도착 지점은 달랐다. 올들어 지난 두 달여간 코스피가 40% 가까이 오른 만큼 이런 추세라면 투자 격차는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수익률 자료를 제공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 구간별 수익률은 공모주 관련 출금 금액을 제외한 데이터로 이를 포함할 경우 수익률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외 투자자 수익률은 구간별로 ▲5000만~1억원 미만 31.4% ▲1억~3억원 33.2% ▲3억~ 5억원 미만 32.0% ▲1000만~5000만원 미만 29.1%였다. 격차는 ‘거래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주식 거래 횟수를 보면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수익률 평균 37.4%)의 회전율은 421%였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얼마나 사고팔았는지 보여 주는 지표다. 100%면 한 번 사고판 것이다. 421%는 약 네 번 거래했다는 뜻이다.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가는 전략으로 37%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반면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회전율은 1만 6634%였다. 160번 넘게 사고판 셈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1%대였다. 적은 돈으로 수익을 내려다 보니 ‘짧게 자주’ 거래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시장에서는 이를 ‘패닉 매매’라고 부른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만회하려다 매매 횟수만 늘어나는 현상이다. 울산에 사는 박모(48)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2019년 말 직장 생활로 모은 돈을 다 털어 공업 단지를 낀 목 좋은 자리에 편의점을 차렸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막막해진 그는 ‘전기차가 뜬다’는 온라인 글을 보고 빚까지 얻어 한 코스닥 전기차 기업에 2억원을 투자했다. 주가는 2021년에 고점을 찍고 미끄러졌지만 ‘버티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생각에 3년 넘게 50번(1억원가량)이나 물을 타며(추가 투자) 폭풍 매매를 했다. 해당 종목은 지난해 상장 폐지됐다. 가맹 계약을 채우지 못해 3000만원 웃돈을 주고 편의점 문을 닫은 박씨는 현재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부의 대물림 만드는 ‘시간’1000만원 미만 구간선 ‘폭풍 단타’수익률 1.5%… 물가상승률 못 미쳐10억 이상 고객은 회전율 낮은 ‘장투’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 3% 수익률이라고 해도 100억원을 투자하면 3억원, 100만원을 투자하면 3만원의 수익이 나니 투자자의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시드머니가 적은 이들이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주가가 내릴 때는 크게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자산가들에게는 전문가가 전담으로 붙어 부의 대물림을 돕는다. 전문가들은 자산가들이 대외 경제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주식·부동산·채권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도록 조언한다. 최성훈(51)씨는 부모에게 강남 집을 증여받기 전 서울 강남구의 PB팀을 소개받았다. 그는 “주식 투자뿐 아니라 규제가 완화될 부동산 지역 추천이나 장기 투자 상품, 적금 특판 상품, 상속과 증여 등 가족 재산까지 종합 관리해 줘 자녀에게도 연결해 줬다”고 했다. 자산가 가정에서는 투자 교육도 빠르다. 20대 대학생 김가온씨는 중학생 때부터 부모가 만든 계좌를 통해 투자했다. 현재 시드머니는 4억원, 수익률은 약 30%다. 그는 “부모님이 ‘왜 이 회사를 사야 하는지’를 보고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가치 투자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 주병기 “밀가루 가격 10% 이상 내려야”

    주병기 “밀가루 가격 10% 이상 내려야”

    정부가 사실상 고물가와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전분당(전분 및 당류) 업계도 선제적 가격 인하에 나섰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앞서 업계가 5% 가격을 내린 밀가루에 대해 10% 인하가 합당해 보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CJ제일제당은 23일 “지난달 업소용 전분당 가격을 3~5% 인하한 데 이어, 일반 소비자용 전분당 제품의 가격을 최대 5% 내린다”고 밝혔다.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CPK도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전분·물엿·과당 등 전분당 주요 품목의 가격을 3~5% 인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대상도 지난 13일 청정원 올리고당 등 소비자용 제품 11종의 가격을 5% 인하한 데 이어 B2B 채널에서 전분당 가격 인하를 진행 중이다. 삼양사도 이달부터 최대 6% 수준의 가격 인하에 나섰다. 전분당은 과자·음료·소스 등 가공식품의 필수 원료여서 이들 ‘전분당 생산 4대 기업‘의 가격 인하가 식품 산업 전반의 물가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현재 CJ제일제당, 사조CPK, 대상, 삼양사 등 전분당 4개사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독과점 상황을 악용하는 문제를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시정하라”고 지시하면서 공정위에 힘이 실렸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담합 사실이 밝혀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담합 과징금(총 4083억원)을 부과했다. 특히 밀가루의 경우, 대한제분 등 제분사들이 5% 가량 가격을 자발적으로 인하했지만, 공정위는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카드를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밀가루 가격 인하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어림짐작해서 한 10% 이상은 하락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밀가루 가격 인하에도 빵 가격은 그대로라는 취지의 질의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도록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설탕과 밀가루 가격이 하락하면 그와 관련된 식가공 업체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비가 일부 내렸지만 인건비와 에너지비 등 고정비 비중이 커 가격 인하 여력은 크지 않다”면서도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니 일단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 생리대도 없다는데…북한군 ‘성상납·강제노동’ 실태에 日 댓글 들끓었다 [핫이슈]

    생리대도 없다는데…북한군 ‘성상납·강제노동’ 실태에 日 댓글 들끓었다 [핫이슈]

    북한군 내부에서 여성 병사를 상대로 한 성폭력·성 상납, 만성적인 식량·물자 부족, 강제노동이 일상처럼 벌어진다는 주장이 일본 매체를 통해 잇따라 소개되며 온라인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일본 문예춘추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분슌온라인에 실린 연재 4편이 야후재팬에 노출되자 댓글이 빠르게 붙었고, “핵·군사 우선이 주민과 병사를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내용은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 출신인 마키노 요시히로가 쓴 ‘김정은 벼랑 끝의 독재(문춘신서)’ 일부를 발췌한 연재로, 북한 체제의 ‘화려한 겉모습’과 ‘가려진 내부’를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4편은 특히 “총병력 128만명”을 내세운 북한군의 실상을 다루며 주목받았다. ◆ “입당·배치 미끼로 뇌물…여군에 ‘성상납’까지” 주장 연재 4편은 북한군이 ‘국가의 자랑’으로 선전되는 것과 달리 내부에선 굶주림과 물자 부족, 군기 문란, 인권침해가 겹겹이 쌓였다는 취지로 서술한다. 글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여해 온 한국 연구자의 증언을 근거로 군 복무 중 강제노동이 일상화돼 있고 농번기에는 농촌 지원·수확 작업, 비 농번기에는 군사훈련을 반복하는 구조가 굳어졌다고 전한다. 특히 병사 월급이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이고 부식은 “대부분 소금에 절인 무”에 의존한다는 대목이 강하게 주목받는다. 연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 나은 배치를 받기 위한 ‘뇌물·인맥’이 판친다”는 주장과 함께, 여성 병사에 대한 성폭력, 임신·낙태로 뒤늦게 문제가 드러나는 사례, 입당을 위해 뇌물이나 성 상납이 오간다는 취지의 증언도 소개했다. ◆ “복통엔 아편, 감기엔 각성제”…‘마약이 상비약’ 된 배경 연재 3편은 북한 내부에서 아편·각성제가 ‘상비약’처럼 쓰인다는 탈북민 증언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글은 “주민 70~80%가 사용 경험이 있다”는 주장까지 인용하며 그 배경으로 붕괴 수준의 의료 환경을 든다. 진료소가 약품·장비 부족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그나마 치료받아도 검사·약값이 개인 부담이라는 전언이 이어진다. 동시에 국영 약국 외 판매가 제한돼 일반 주민이 합법 약품에 접근하기 어렵고 감염병 유행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결국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아편·각성제가 통증 완화나 항생제 대체처럼 사용되면서 약물 의존이 번지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서술이다. ◆ 호화 별장의 이면…“친족이 보내져 ‘사회에서 지워졌다’” 주장 연재 1편은 김정은 일가의 생활을 엿볼 단서로 외국 인사 접대 시설인 초대소와 최고지도자 전용 별장을 소개한다. 글은 김정일 시절을 기준으로 전용 시설이 다수 존재했다는 공개 자료를 인용하며 원산의 전용 별장과 평양 용성 관저 등 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핵심은 ‘호화 별장’ 자체보다 그 이면에 자리한 권력 투쟁 장치라는 주장이다. 연재는 과거 권력 핵심에 있던 친족들이 정치적으로 밀려난 뒤 외딴 전용 별장으로 사실상 격리돼 “사회에서 존재가 지워졌다”는 취지로 서술한다. 김일성의 친동생 김영주의 오랜 은둔 의혹과 김정일의 계모로 알려진 김성애, 김정일 여동생 김경희의 잠적설 등이 함께 등장한다. ◆ “유명인을 활용한 ‘여론전’”…안토니오 이노키 방북 서사 등장한 이유 연재 2편은 일본 프로레슬러 출신 정치인 안토니오 이노키의 잦은 방북과 북한 권력 실세와의 교류를 ‘여론전’ 관점에서 해석한다. 글은 북한이 대외 선전과 이미지 관리에 유명인을 활용했다고 보면서 이노키가 마지막으로 만난 장성택이 평소와 달리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한다. 또 이 만남이 체포설을 잠재우기 위한 ‘정상 활동 신호’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장성택은 이노키와 만난 지 약 한 달 뒤인 2013년 12월 모든 직책에서 해임된 뒤 반역 혐의로 처형됐다. ◆ “핵·미사일만 챙기고 병사·주민은 소모품” 댓글…논쟁 확산 일본 포털 야후재팬 댓글 창에서는 “핵·미사일에 돈을 쓰면서 주민과 병사 처우는 방치한다”는 비판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노키 방북 사례를 다룬 연재 2편에는 댓글이 100개 넘게 달리며 논쟁이 이어졌고, “독재 체제에 결국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비판과 “민간 차원의 대화 창구 기능은 의미가 있었다”는 반론이 맞섰다.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바뀌기 어렵다”, “과거 납치 문제와 맞물려 일본 사회도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일부 강경한 주장도 섞이면서 논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연재는 ‘증언’과 ‘전언’을 엮어 북한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지만, 체제 특성상 실태 확인이 쉽지 않은 만큼 여러 자료와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군대가 곧 체제의 핵심인데 내부 인권침해가 드러나면 북한은 체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대목이 공유되며 독자들의 문제의식에 불을 붙이고 있다.
  • K-방산 꺾으려는 독일군…역대급 공격적 투자, 한국 위협할까? [밀리터리+]

    K-방산 꺾으려는 독일군…역대급 공격적 투자, 한국 위협할까? [밀리터리+]

    독일이 한국 방위력 개선 사업의 5배가 넘는 돈을 무기 조달에 배정하면서 K방산의 위협적인 존재로 재부상했다. 독일 연방정부가 17일 공개한 ‘2026 국방 전체 예산안’에 따르면 독일은 1080억 유로(한화 약 156조원)를 국방 예산으로 배정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독일은 지난해 헌법에 명시된 부채 제한 규정에서 국방비를 제외했다. 부채 제한 규정은 국내총생산(GDP)의 0.35% 이내로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규정인데, 국방비가 이 규정에서 제외되면서 대규모 차입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독일 국방 예산에서 눈여겨볼 점은 무기 조달 부문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독일이 편성한 무기 조달 규모는 약 381억 3300만 유로(이하 23일 환율 기준, 약 64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72% 이상 늘어난 규모다. 더불어 군사력 증강을 위해 조성한 특별자산 계정에는 약 255억 1000만 유로(약 38조 3500억 원)가 추가 투입된다. 무기 조달과 개발 등 실질적인 방위력 개선에 들어가는 총액이 약 640억 유로(약 102조 17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한국의 2026년 방위력 개선비인 약 18조원의 5배 이상에 달한다. K-방산 넘보는 독일, 주력 품목도 겹쳐독일은 유럽에서 주가를 높이는 K방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실제로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폴란드와 대규모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노르웨이의 자주포·장사정체계 도입 과정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가 역시 독일계 자주포 등 유럽 시스템과 경쟁했다. 노르웨이의 선택은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K방산이었다. 한국과의 경쟁에서 연거푸 수주 실패의 쓴맛을 본 독일은 초대형 예산 편성으로 설욕전 준비를 시작한 모양새다. 독일 국방부에 따르면 레오파르트2 생산 라인을 대규모 투자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대량 생산 체제를 노리고 있다. 레오파르트2 유지 보수에는 12억 1300만 유로(약 1조 7600억원), 구매에는 5억 4068만 유로(약 7850억원)를 투입한다. 이는 한국이 K2 전차 양산 및 개량에 배정한 3549억원에 비해 7배 많은 규모다. 실제로 독일은 레오파르트2 생산 공장에 자동화 용접 로봇과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과거 월 1.6대 수준이던 레오파르트 2A8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월 20대 이상(연간 240대)으로 10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한국 K2 전차의 연간 생산량인 약 120대를 2배 상회하는 규모다. 하늘·바다에서도 격돌하는 한·독 무기들한국과 독일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하는 품목은 지상무기체계뿐만이 아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KF21은 독일과 영국 등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와 동남아 시장과 중동 시장에서 잠재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현재 유로파이터를 운용하고 있으나, 향후 추가 도입 또는 대체 사업 시 가격과 기술 이전 조건에 따라 KF21과 경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전투기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인 동유럽 일부 국가도 유로파이터 도입이 부담스러울 경우 ‘가성비’를 고려한 KF21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독일은 KF21과 경쟁할 차세대 전투기(FCAS)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98% 늘어난 약 12억 1441만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편성했다. 여기에 유로파이터 구매·개량 사업에 투입하기로 한 약 12억 2672만 유로(약 2조 913억 원)를 더하면 전투기 관련 예산만 24억 유로가 훌쩍 넘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6년 KF21 개발·양산, 신규 전용 미사일과 엔진 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은 2조 4000억 원 수준이다. 바다에서는 잠수함이 격돌 중이다. 현재 한화오션은 캐나다에서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을 두고 독일 TKMS(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와 경쟁하고 있다. 더불어 독일 해군은 212CD급 잠수함 확보를 위해 약 1조 8600억원 규모의 지출 권한을 신규 설정하며 한국의 장보고-III 예산(3736억원)을 압도했다. 한국제 vs 독일제 경쟁의 핵심 요인독일의 공격적인 군비 증강은 K방산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납기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일이 막대한 예산을 통해 생산 설비를 증강하고 로봇 등의 도입으로 생산 단가를 낮춘다면 한국 방산 업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빠른 납기·저렴한 가격 등의 강점 우위를 빼앗길 수 있다. 게다가 독일은 최근 군사력 재정비에 열을 올리는 유럽 국가들이 기존에 운용하던 무기와의 호환성과 현지화를 카드로 쥐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2023년 노르웨이 전차 사업에서 K2 흑표 전차의 우수한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독일 KMW(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에 밀렸다. 일각에서는 독일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유럽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한국의 납기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에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대 강점인 납기 속도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구매 국가 현지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조립·부품을 생산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이란 경찰, 강간·고문 은폐하려 자궁 적출”…시위대 증언 충격 [핫이슈]

    “이란 경찰, 강간·고문 은폐하려 자궁 적출”…시위대 증언 충격 [핫이슈]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 중 체포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뒤 고문을 은폐하기 위해 자궁을 적출하고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스네이션은 최근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수감자들을 매일 성폭행하고 살해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시위대 학살을 직접 목격했다는 한 소식통은 “경찰에 체포된 사람들이 매우 걱정된다”면서 “경찰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매일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를 주먹으로 때리고 손톱을 파헤쳐 물어뜯는다. 체포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도 않는다”면서 “감옥에서는 매일 정부가 시민들을 살해한다”고 덧붙였다. 한 이란 난민은 뉴스네이션에 “나와 다른 수감자들이 복면을 쓴 남성들에게 총으로 위협받은 뒤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정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성노예’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성 수감자들은 경찰 등 정부 측 무장 세력의 야만적인 성적 학대를 은폐하려는 시도 끝에 신체 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난민은 “가족에게 돌려보내진 여성 시신 중 일부는 자궁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는 범죄를 추적하거나 조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한 수용소에 수감됐던 여성의 시신이 가족에게 인도됐을 당시 고문의 흔적이 뚜렷했다”고 전했다. “독재자에 죽음을” 이란 대학생들 시위 재점화지난해 12월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장기화한 경제난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시작돼 독재 정권 타도 성격으로 변하며 전국으로 확산했다. 시위는 지난달 8~9일쯤 절정에 달했으나,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체포되면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란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30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를 7000명 이상으로 파악했고 체포자도 5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과정에서 3만 200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시위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학생 사이에서 재점화하고 있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은 21일 “새 학기 첫날인 이날 테헤란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보안군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진, 연좌 농성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테헤란 샤리프 공과대학에서 줄지어 행진하는 시위대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인적인 지도자”라고 비난하고, 축출된 샤(국왕)의 망명 중인 아들 레자 팔레비가 새로운 군주가 돼야 한다고 외친다. 테헤란의대 학생들도 지난달 시위로 수감된 학생 등 구금자들을 지지하는 행진과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란 쿠르드 지역 인권단체 기반 독립 매체 쿠르드파에 따르면 주요 시위 지역으로 꼽히는 서부 도시 아브다난에서는 지역에서 신망 높은 활동가 교사가 체포된 뒤 시위대가 집결했다. 시위 희생자의 추도식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AP 통신은 “통상 사후 40일째에 열리는 이란의 추도식은 엄숙한 종교 행사로 치러지지만 시위 희생자를 찾은 조문객들은 이를 거부하고 무덤 주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형태의 항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 재점화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시작됐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고려 중인 옵션 중에 ‘하메네이 참수 작전’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제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란에 상징적인 수준의 핵 농축을 허용하는 제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옵션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계획은 이미 몇 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 제거는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두 차례 핵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전개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공군 전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한층 끌어올린 상태다.
  • “김정은 딸 미사일 총국장 역할?” 이름은 ‘주해’ 첩보…北 내부도 술렁 [핫이슈]

    “김정은 딸 미사일 총국장 역할?” 이름은 ‘주해’ 첩보…北 내부도 술렁 [핫이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로 알려진 김주애의 이름이 실제로는 ‘김주해’일 수 있다는 첩보가 제기됐다.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 딸이 북한 내부에서 미사일 총국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첩보도 확보해 사실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 딸 이름이 기존에 알려진 김주애가 아니라 김주해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첩보를 확보했다. 북한 매체는 지금까지 그의 딸 이름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주애라는 이름은 2013년 방북했던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안아봤다고 말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2019년 탈북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도 김 위원장이 딸 이름을 주애로 지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과거에도 이름을 주혜·주예 등으로 부르는 사례가 있었고 후계 구도와 관련해 개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김 위원장 역시 후계자로 부상하기 전에는 김정운으로 알려졌다가 이후 김정은으로 확인된 전례가 있다. ◆ 김주애 아니라 김주해? 미사일 총국장 역할 첩보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 딸이 북한 내부에서 미사일 총국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첩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 딸을 반복적으로 동행시키는 배경에도 군부를 조기에 장악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공식적인 미사일 총국장은 장창하로 알려져 있지만 김 위원장의 딸이 군 장성들의 보고를 받고 지시도 한다는 전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정보당국 첩보 수준으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 딸이 군 관련 일정에 참석하고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후계 내정 및 후계 수업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 北 간부들 후계 추대설 거론 북한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 딸의 위상 변화를 둘러싼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미 의회 예산 지원을 받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 딸이 곧 당 중앙 핵심 직책을 맡을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RFA에 군내 당일꾼 회의에서 김 위원장 딸 이야기가 나오면서 후계자로 정식 추대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간부들은 그의 처신과 의전 수준이 달라졌다며 후계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다른 간부들은 과거 김정일이 후계자로 추대됐을 때처럼 공식 지시가 없다며 신중론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간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원수님 딸이 27세 정도 되면 조직비서가 될 것”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실제 인사 예고라기보다 어린 나이에 과도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 “도대체 몇 살이냐”…후계 관측 확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 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요즘 주민들 속에서 김 위원장 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정확한 나이라고 말했다. 여성 동맹 모임에서는 나이를 두고 아직 17세가 아니라는 주장과 체형을 보면 17세 정도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는 전언도 나왔다. 북한에서는 만 17세가 되면 공민증이 발급되고 공민권 행사가 가능해 성인 기준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 딸을 2013년생으로 보고 올해 13세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의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재추대된 것과 관련해 그의 위상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번 당대회에서 대외 메시지 공개가 최소화되고 당 인적 교체가 나타난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 딸 이름이 김주해이며 미사일 총국장 역할을 맡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북한이 아직 딸의 이름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매체가 그의 딸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 논란과 군 관련 역할설까지 겹치면서 후계 관측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180년 만에 되돌아온 갈라파고스 자이언트거북

    180년 만에 되돌아온 갈라파고스 자이언트거북

    갈라파고스 제도를 구성하는 13개 대형 섬 가운데 하나인 플로레아나 섬이 근 2세기 만에 자이언트거북의 서식지로 변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가 생태계 복원을 위해 특별히 번식시킨 자이언트거북을 방사하면서다. 에콰도르 언론은 22일(현지시간) “19세기 이후 자이언트거북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갈라파고스의 플로레아나 섬에서 이제 열심히 걸어 다니는 자이언트거북을 보게 됐다”면서 갈라파고스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고 보도했다. 섬 주민들은 “자이언트거북을 다시 보게 된 건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자이언트거북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연을 복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에콰도르 환경부는 지난 20일 플로레아나 섬에 자이언트거북 158마리를 방사했다. 플로레아나 섬은 갈라파고스의 4개 유인도 가운데 하나로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160명 정도다. 그간 공식적으로 플로레아나 섬은 갈라파고스의 상징적 동물인 자이언트거북이 멸종한 곳이었다. 이 섬에서 마지막으로 자이언트거북의 존재가 확인된 건 약 180년 전이다.현지 언론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자이언트거북이 더 살았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150년 전 플로레아나 섬에선 자이언트거북이 멸종됐다는 게 그간 에콰도르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의 자이언트거북 방사는 단순한 멸종 동물의 복원이 아닌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특히 관심을 끈다. 환경부가 다윈재단과 협력해 그간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과거 플로레아나 섬에 서식했던 자이언트거북과 유전자적으로 가장 비슷한 종을 선별해 번식시켜 방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갈라파고스에 서식한 자이언트거북이 약 15종으로 추정되나 이미 3종은 완전히 멸종했다”면서 “플로레아나 섬에 살던 토착 자이언트거북은 멸종했고 과학적 한계를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비슷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종을 선별해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자이언트거북을 선택한 것도 전략이었다.자이언트거북은 초식 활동과 짓밟기, 계절 이동, 배설 등을 통해 생태계 복원의 일등공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현지 생물학자들이 자이언트거북을 ‘생태계의 공학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환경부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또 다른 섬 산타크루스에서 15개월 동안 자이언트거북의 배설물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 배설물 더미에 평균 464개의 씨앗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자이언트거북의 활동이 왕성해질수록 토착 식물 종자가 퍼지는 속도도 빨라져 생태계 복원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치류 등 침습종을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복원은 장기 프로젝트다.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방사한 자이언트거북이 85%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여도 식생 구조의 변화 등으로 생태계 복원의 효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적어도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180년 만에 돌아온 갈라파고스 자이언트거북 [여기는 남미]

    180년 만에 돌아온 갈라파고스 자이언트거북 [여기는 남미]

    갈라파고스 제도를 구성하는 13개 대형 섬 가운데 하나인 플로레아나 섬이 근 2세기 만에 자이언트거북의 서식지로 변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가 생태계 복원을 위해 특별히 번식시킨 자이언트거북을 방사하면서다. 에콰도르 언론은 22일(현지시간) “19세기 이후 자이언트거북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갈라파고스의 플로레아나 섬에서 이제 열심히 걸어 다니는 자이언트거북을 보게 됐다”면서 갈라파고스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고 보도했다.섬 주민들은 “자이언트거북을 다시 보게 된 건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자이언트거북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연을 복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에콰도르 환경부는 지난 20일 플로레아나 섬에 자이언트거북 158마리를 방사했다.플로레아나 섬은 갈라파고스의 4개 유인도 가운데 하나로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160명 정도다.그간 공식적으로 플로레아나 섬은 갈라파고스의 상징적 동물인 자이언트거북이 멸종한 곳이었다. 이 섬에서 마지막으로 자이언트거북의 존재가 확인된 건 약 180년 전이다.현지 언론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자이언트거북이 더 살았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150년 전 플로레아나 섬에선 자이언트거북이 멸종됐다는 게 그간 에콰도르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의 자이언트거북 방사는 단순한 멸종 동물의 복원이 아닌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특히 관심을 끈다. 환경부가 다윈재단과 협력해 그간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과거 플로레아나 섬에 서식했던 자이언트거북과 유전자적으로 가장 비슷한 종을 선별해 번식시켜 방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갈라파고스에 서식한 자이언트거북이 약 15종으로 추정되나 이미 3종은 완전히 멸종했다”면서 “플로레아나 섬에 살던 토착 자이언트거북은 멸종했고 과학적 한계를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비슷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종을 선별해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자이언트거북을 선택한 것도 전략이었다. 자이언트거북은 초식 활동과 짓밟기, 계절 이동, 배설 등을 통해 생태계 복원의 일등공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현지 생물학자들이 자이언트거북을 ‘생태계의 공학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환경부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또 다른 섬 산타크루스에서 15개월 동안 자이언트거북의 배설물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 배설물 더미에 평균 464개의 씨앗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자이언트거북의 활동이 왕성해질수록 토착 식물 종자가 퍼지는 속도도 빨라져 생태계 복원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치류 등 침습종을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복원은 장기 프로젝트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방사한 자이언트거북이 85%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여도 식생 구조의 변화 등으로 생태계 복원의 효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적어도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도쿄 하늘 걷기, 스카이트리에서 내려다본 세상

    도쿄 하늘 걷기, 스카이트리에서 내려다본 세상

    도시에는 그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처럼 각 도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건축물은 사람들에게 곧 그 도시의 이미지로 각인된다. 한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63빌딩이었다. 지금은 비록 롯데월드타워에 그 자리를 내주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초고층 시대의 출발점이자 한강 스카이라인의 상징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건축물로 남아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수도 도쿄에도 한때 도쿄타워가 시그니처 건축물이었으나, 지금은 ‘도쿄스카이트리’가 그 위용을 대신하고 있다. 1958년 완공된 도쿄타워는 오랜 기간 일본 방송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지만, 2000년대 들어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전파 송수신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대 디지털 방송 전환을 준비하며 한정된 방송 인프라를 위해 600m가 넘는 초고층 송신탑이 필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도쿄스카이트리였다. ●도쿄 스카이트리 높이가 가진 의미 도쿄 스미다구 오시아게에 위치한 도쿄스카이트리는 2011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방송탑이다. 높이는 634m로, 북미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캐나다의 ‘CN 타워’(553m)와 중국의 ‘광저우 타워’(604m)보다 높다. 이 634m에는 역사적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일본어 숫자 발음으로 ‘6(む, 무)’, ‘3(さ, 사)’, ‘4(し, 시)’를 조합하면 ‘무사시’가 되는데, 이는 과거 도쿄 일대를 부르던 옛 이름 무사시국(武蔵国)을 연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610m로 설계했지만 세계 최고 높이를 달성하면서 역사적 의미까지 담기 위해 최종적으로 634m로 설계를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17세기 일본 최고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공식적으로 두 사안은 관련이 없다. ●도쿄스카이트리 이름이 가진 의미 한편 이름 ‘스카이트리’는 대국민 참여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2008년 공모전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제출되었고 ‘도쿄 에도 타워’, ‘유메미 야구라(아름답고 즐거운 꿈)’, ‘라이징 타워’, ‘미라이 트리(미래 나무)’, ‘라이징 이스트 타워’, ‘도쿄스카이트리’ 등 6개의 후보로 압축되었다. 이후 투표를 통해 ‘하늘로 뻗은 거대한 나무’ 아래 화합을 바라는 염원을 담은 ‘도쿄스카이트리’가 최종 선정됐다. 도쿄스카이트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쿄 동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복합 단지인 도쿄 스카이트리 타운에는 전망대, 쇼핑몰, 수족관 등이 들어서 연간 약 300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도쿄스카이트리가 들어서기 전 이곳은 폐쇄된 화물역이 있던 지역으로, 강 건너 아사쿠사와 달리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스카이트리 건설 이후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들어서며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변모했다. ●도쿄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시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곳에 올라 전체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단순한 우월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종의 작은 일탈과 같다. 지상 350m에 위치한 전망대 ‘덴보 데크’에서 내려다보는 도쿄는 거대한 그리드처럼 보인다. 이어 지상 450m의 ‘덴보 회랑’으로 이동하면 유리 튜브 형태의 나선형 통로를 따라 걸으며 마치 구름 위를 산책하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쿄의 야경은 신비로움을 넘어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준다. 이처럼 도쿄스카이트리는 이름 그대로 하늘로 향하는 거대한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영원한 랜드마크로서 존재하고 있다.
  • 도쿄 하늘 걷기, 스카이트리에서 내려다본 세상 [한ZOOM]

    도쿄 하늘 걷기, 스카이트리에서 내려다본 세상 [한ZOOM]

    도시에는 그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처럼 각 도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건축물은 사람들에게 곧 그 도시의 이미지로 각인된다. 한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63빌딩이었다. 지금은 비록 롯데월드타워에 그 자리를 내주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초고층 시대의 출발점이자 한강 스카이라인의 상징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건축물로 남아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수도 도쿄에도 한때 도쿄타워가 시그니처 건축물이었으나, 지금은 ‘도쿄스카이트리’가 그 위용을 대신하고 있다. 1958년 완공된 도쿄타워는 오랜 기간 일본 방송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지만, 2000년대 들어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전파 송수신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대 디지털 방송 전환을 준비하며 한정된 방송 인프라를 위해 600m가 넘는 초고층 송신탑이 필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도쿄스카이트리였다. ●도쿄 스카이트리 높이가 가진 의미 도쿄 스미다구 오시아게에 위치한 도쿄스카이트리는 2011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방송탑이다. 높이는 634m로, 북미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캐나다의 ‘CN 타워’(553m)와 중국의 ‘광저우 타워’(604m)보다 높다. 이 634m에는 역사적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일본어 숫자 발음으로 ‘6(む, 무)’, ‘3(さ, 사)’, ‘4(し, 시)’를 조합하면 ‘무사시’가 되는데, 이는 과거 도쿄 일대를 부르던 옛 이름 무사시국(武蔵国)을 연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610m로 설계했지만 세계 최고 높이를 달성하면서 역사적 의미까지 담기 위해 최종적으로 634m로 설계를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17세기 일본 최고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공식적으로 두 사안은 관련이 없다. ●도쿄스카이트리 이름이 가진 의미 한편 이름 ‘스카이트리’는 대국민 참여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2008년 공모전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제출되었고 ‘도쿄 에도 타워’, ‘유메미 야구라(아름답고 즐거운 꿈)’, ‘라이징 타워’, ‘미라이 트리(미래 나무)’, ‘라이징 이스트 타워’, ‘도쿄스카이트리’ 등 6개의 후보로 압축되었다. 이후 투표를 통해 ‘하늘로 뻗은 거대한 나무’ 아래 화합을 바라는 염원을 담은 ‘도쿄스카이트리’가 최종 선정됐다. 도쿄스카이트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쿄 동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복합 단지인 도쿄 스카이트리 타운에는 전망대, 쇼핑몰, 수족관 등이 들어서 연간 약 300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도쿄스카이트리가 들어서기 전 이곳은 폐쇄된 화물역이 있던 지역으로, 강 건너 아사쿠사와 달리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스카이트리 건설 이후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들어서며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변모했다. ●도쿄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시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곳에 올라 전체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단순한 우월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종의 작은 일탈과 같다. 지상 350m에 위치한 전망대 ‘덴보 데크’에서 내려다보는 도쿄는 거대한 그리드처럼 보인다. 이어 지상 450m의 ‘덴보 회랑’으로 이동하면 유리 튜브 형태의 나선형 통로를 따라 걸으며 마치 구름 위를 산책하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쿄의 야경은 신비로움을 넘어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준다. 이처럼 도쿄스카이트리는 이름 그대로 하늘로 향하는 거대한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영원한 랜드마크로서 존재하고 있다.
  •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해군 함정의 주요 무기체계가 미사일로 바뀐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포 기반 체계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대표적인 것으로 함정을 방어하는 근접방어체계(CIWS)와 대지, 대공 그리고 대수상 공격을 담당하는 함포가 있다.함포의 구경은 나라마다 다르다.미국을 포함해 우리나라는 76㎜와 127㎜(5인치), 프랑스와 러시아는 100㎜, 중국은 100㎜와 130㎜ 구경을 사용해 왔다. 최근 중국이 155㎜ 함포로 추정되는 무기를 910식 시험함에 탑재한 사진이 등장했다.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소는 중국 해군용 스텔스 초계함이나 경호위함 시험 등 다양한 첨단 해군 함정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 랴오닝성 다롄 랴오닝 남부 조선소로 확인됐다. 중국이 155㎜로 추정되는 신형 함포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약 1년 전부터 알려졌다.이전에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함포는 무게 2만 1800㎏이며 유도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설계와 개발은 중국군 곡사포 개발을 담당한 국영 중국북방공업그룹(NORINCO) 산하 내몽골북방중공업그룹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함포 중 가장 큰 것은 소련 시대의 쌍열포인 AK-130을 역설계한 H/PJ-38 또는 H/PJ-45로 알려진 130㎜ 함포다. 이 함포는 2000년대 초반 052D형 구축함에 처음 탑재됐고, 신형 055형 구축함에도 탑재되고 있다. 중국 해군은 대만에 대한 개입을 작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대만 연안 표적을 겨냥한 함포를 중요하게 여겨왔다.중국이 155㎜ 함포 개발에 나선 것은 새로운 탄약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미 육군은 곡사포용 램제트 추진 포탄을 개발하고 있고, 해군과 함께 제너럴 아토믹스의 장거리 기동 포탄(LRMP)으로 알려진 155㎜ 함포 발사 활공 탄약 개발 연구도 지원해 왔다. 첨단 포탄과 결합된 첨단 함포는 미사일과 비교해 비용과 유연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그 점이 미 해군이 줌왈트급 구축함에 스텔스 포탑에 장착되는 155㎜ 함포를 계획했던 이유다. 그러나 미 해군은 장거리 지상 공격용 포탄 가격이 발당 80만 달러에 달했고, 줌왈트급 사업이 축소되면서 부담이 커지자 결국 155㎜ 함포를 포기했다.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155㎜ 포를 함선에 달려는 노력은 과거 독일에서도 진행됐다.2000년대 초반 독일 해군 호위함 함부르크에 PzH2000의 포탑이 탑재돼 시험된 적이 있었다.하지만 사격 반동으로 인한 데이터 편차 등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시험은 중단됐다. 중국의 155㎜ 함포 개발은 첨단 전력 건설을 위한 다양한 투자의 결과로 볼 수 있다.중국은 미 해군이 포기한 레일건을 상륙함에 탑재해 시험했고, 레이저 무기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해군 함정의 주요 무기체계가 미사일로 바뀐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포 기반 체계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대표적인 것으로 함정을 방어하는 근접방어체계(CIWS)와 대지, 대공 그리고 대수상 공격을 담당하는 함포가 있다.함포의 구경은 나라마다 다르다.미국을 포함해 우리나라는 76㎜와 127㎜(5인치), 프랑스와 러시아는 100㎜, 중국은 100㎜와 130㎜ 구경을 사용해 왔다. 최근 중국이 155㎜ 함포로 추정되는 무기를 910식 시험함에 탑재한 사진이 등장했다.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소는 중국 해군용 스텔스 초계함이나 경호위함 시험 등 다양한 첨단 해군 함정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 랴오닝성 다롄 랴오닝 남부 조선소로 확인됐다. 중국이 155㎜로 추정되는 신형 함포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약 1년 전부터 알려졌다.이전에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함포는 무게 2만 1800㎏이며 유도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설계와 개발은 중국군 곡사포 개발을 담당한 국영 중국북방공업그룹(NORINCO) 산하 내몽골북방중공업그룹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함포 중 가장 큰 것은 소련 시대의 쌍열포인 AK-130을 역설계한 H/PJ-38 또는 H/PJ-45로 알려진 130㎜ 함포다. 이 함포는 2000년대 초반 052D형 구축함에 처음 탑재됐고, 신형 055형 구축함에도 탑재되고 있다. 중국 해군은 대만에 대한 개입을 작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대만 연안 표적을 겨냥한 함포를 중요하게 여겨왔다.중국이 155㎜ 함포 개발에 나선 것은 새로운 탄약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미 육군은 곡사포용 램제트 추진 포탄을 개발하고 있고, 해군과 함께 제너럴 아토믹스의 장거리 기동 포탄(LRMP)으로 알려진 155㎜ 함포 발사 활공 탄약 개발 연구도 지원해 왔다. 첨단 포탄과 결합된 첨단 함포는 미사일과 비교해 비용과 유연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그 점이 미 해군이 줌왈트급 구축함에 스텔스 포탑에 장착되는 155㎜ 함포를 계획했던 이유다. 그러나 미 해군은 장거리 지상 공격용 포탄 가격이 발당 80만 달러에 달했고, 줌왈트급 사업이 축소되면서 부담이 커지자 결국 155㎜ 함포를 포기했다.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155㎜ 포를 함선에 달려는 노력은 과거 독일에서도 진행됐다.2000년대 초반 독일 해군 호위함 함부르크에 PzH2000의 포탑이 탑재돼 시험된 적이 있었다.하지만 사격 반동으로 인한 데이터 편차 등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시험은 중단됐다. 중국의 155㎜ 함포 개발은 첨단 전력 건설을 위한 다양한 투자의 결과로 볼 수 있다.중국은 미 해군이 포기한 레일건을 상륙함에 탑재해 시험했고, 레이저 무기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짝 잃고 초고속으로 은하 질주하는 별 발견

    짝 잃고 초고속으로 은하 질주하는 별 발견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우리 태양처럼 그 자리에서 영원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태양을 포함한 모든 별은 정해진 수명이 있다. 그리고 그 수명 동안 제자리에 멈추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다.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으로 별의 이동을 관측해 별이 각자 고유 운동(proper motion)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양도 멈춰 있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태양은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초속 220㎞의 속도로 이동한다. 그럼에도 은하계가 흩어지지 않는 이유는 은하계의 강한 중력이 별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 달려봐야 은하계의 중력권 안에서 이동하면서 대략 2억년 주기로 공전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수많은 별을 관측하면서 드물긴 하지만, 다른 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별을 관측했다. 이런 별들은 초고속 별(HVS, hyper-velocity stars)로 분류되는데, 속도가 초속 1000㎞가 넘는 것도 있다. 이는 우리 은하계의 중력을 이겨내고 외부로 달아날 수 있는 엄청난 속도다. 과학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과속하는 별이 생성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초고속 별의 생성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설은 거대 질량 블랙홀의 중력이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인해 가까이 다가갔던 별이 운 좋게 탈출하면서 중력 도움을 얻어 가속되는 경우다. 또 다른 가설은 1961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아드리안 블라우프가 주장한 것으로 본래 두 개의 별이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가 동반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다른 별이 튕겨져 나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신성 폭발 잔해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짧은 시간인 몇만년 정도면 사라지기 때문에 이 가설을 검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초신성 연관 초고속 별의 유일한 예외는 태양 질량의 12~13배 정도 되는 별인 HD 37424로 초신성 잔해 S147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확실한 사례로 여겨진다. 최근 독일 예나 대학의 바하 딘첼(Baha Dinçel)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데이터를 분석해서 초고속 별 가운데 쌍성계-초신성 탈출에 해당되는 경우가 또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HD 254577이 새로운 후보로 지목됐다. 이 별의 움직임을 역추적한 결과 연구팀은 해파리 성운(Jellyfish Nebula)으로 알려진 IC 443이 이 별과 함께 공전했던 사라진 동반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파리 성운은 1만~3만년 전 초신성 폭발의 잔해로 대략 지구에서 5000광년 떨어져 있다. 과거 두 개의 무거운 별이 서로의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빠르게 공전하다가 한쪽이 초신성 폭발로 다른 쪽을 밀어내면서 상당히 무거운 초고속 별인 HD 254577이 탄생한 것이다. 우주에는 태양처럼 혼자 있는 별 못지않게 동반성과 함께 공전하는 쌍성계가 흔하다.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무거운 별 가운데도 쌍성계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신의 짝을 잃고 은하계를 질주하는 초고속 별의 사례는 더 흔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연구해 우주의 미스터리 중 하나였던 초고속 별의 생성 원인을 정확히 밝혀낼 것이다.
  • 짝 잃고 초고속으로 은하 질주하는 별 발견 [우주를 보다]

    짝 잃고 초고속으로 은하 질주하는 별 발견 [우주를 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우리 태양처럼 그 자리에서 영원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태양을 포함한 모든 별은 정해진 수명이 있다. 그리고 그 수명 동안 제자리에 멈추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다.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으로 별의 이동을 관측해 별이 각자 고유 운동(proper motion)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양도 멈춰 있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태양은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초속 220㎞의 속도로 이동한다. 그럼에도 은하계가 흩어지지 않는 이유는 은하계의 강한 중력이 별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 달려봐야 은하계의 중력권 안에서 이동하면서 대략 2억년 주기로 공전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수많은 별을 관측하면서 드물긴 하지만, 다른 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별을 관측했다. 이런 별들은 초고속 별(HVS, hyper-velocity stars)로 분류되는데, 속도가 초속 1000㎞가 넘는 것도 있다. 이는 우리 은하계의 중력을 이겨내고 외부로 달아날 수 있는 엄청난 속도다. 과학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과속하는 별이 생성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초고속 별의 생성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설은 거대 질량 블랙홀의 중력이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인해 가까이 다가갔던 별이 운 좋게 탈출하면서 중력 도움을 얻어 가속되는 경우다. 또 다른 가설은 1961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아드리안 블라우프가 주장한 것으로 본래 두 개의 별이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가 동반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다른 별이 튕겨져 나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신성 폭발 잔해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짧은 시간인 몇만년 정도면 사라지기 때문에 이 가설을 검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초신성 연관 초고속 별의 유일한 예외는 태양 질량의 12~13배 정도 되는 별인 HD 37424로 초신성 잔해 S147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확실한 사례로 여겨진다. 최근 독일 예나 대학의 바하 딘첼(Baha Dinçel)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데이터를 분석해서 초고속 별 가운데 쌍성계-초신성 탈출에 해당되는 경우가 또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HD 254577이 새로운 후보로 지목됐다. 이 별의 움직임을 역추적한 결과 연구팀은 해파리 성운(Jellyfish Nebula)으로 알려진 IC 443이 이 별과 함께 공전했던 사라진 동반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파리 성운은 1만~3만년 전 초신성 폭발의 잔해로 대략 지구에서 5000광년 떨어져 있다. 과거 두 개의 무거운 별이 서로의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빠르게 공전하다가 한쪽이 초신성 폭발로 다른 쪽을 밀어내면서 상당히 무거운 초고속 별인 HD 254577이 탄생한 것이다. 우주에는 태양처럼 혼자 있는 별 못지않게 동반성과 함께 공전하는 쌍성계가 흔하다.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무거운 별 가운데도 쌍성계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신의 짝을 잃고 은하계를 질주하는 초고속 별의 사례는 더 흔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연구해 우주의 미스터리 중 하나였던 초고속 별의 생성 원인을 정확히 밝혀낼 것이다.
  • 트럼프, 결국 최악의 선택?…“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 [핫이슈]

    트럼프, 결국 최악의 선택?…“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고려 중인 옵션 중에 ‘하메네이 참수 작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제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란에 상징적인 수준의 핵 농축을 허용하는 제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옵션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계획은 이미 몇 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 제거는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란, 미 제안 수용 의사 있다” 보도미국·이란의 핵 협상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우라늄 농축 수준과 관련해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익명의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는 현재 60% 수준으로 알려진 자국 내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 이하로 희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약 300㎏의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거부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우라늄 농도를 희석하는 것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하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체제 붕괴 후 무기급에 가까운 60% 수준의 농축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2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안을 조만간 미국에 전달할 전망이다. 해당 내용은 악시오스 보도에 인용된 미국 측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두 차례 핵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전개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공군 전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한층 끌어올린 상태다. 주이란대사관 “한국인, 비행기 있을 때 출국 권고”핵 협상 타결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 측은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미 CBS에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공격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 증강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를 압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 공격이 시작될 경우 “이에 대응하는 건 자위이며 정당하고 합법적이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는 없으니 당연히 다른 조처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이 지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주이란 대한민국 대사관은 미국의 대이란 공격에 대비해 우리 국민의 신속 출국을 당부한 상황이다. 대사관은 지난 22일 홈페이지 안전공지를 통해 “최근 언론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 가능성 및 이란의 보복 경고 등으로 인해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이란 내 체류 중인 국민들께서는 긴요한 용무가 아닌 경우 신속히 출국해 주시고, 여행을 예정하고 계신 국민들께서는 여행을 취소·연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민항기편 이용이 중단될 수 있으니 가용한 항공편이 운행되고 있을 때 출국하시길 권고드린다”고 덧붙였다. 관세 위법 판결로 사면초가에 빠진 트럼프의 선택은?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판결 직후 ‘글로벌 관세 10%’ 조치에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불과 하루 뒤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며 사실상 폭주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2기를 시작한 이후 반이민 정책과 함께 전면에 내세웠던 주요 정책인 관세가 무효화된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지지해 온 마가(MAGA) 지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넌 이미 엄마의 금메달”… ‘최민정 전설’ 쓴 손편지의 힘

    “넌 이미 엄마의 금메달”… ‘최민정 전설’ 쓴 손편지의 힘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 최민정(28)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위해 출국하기 전 어머니는 딸에게 읽어보라고 편지를 건넸다. 딸이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을 때부터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설 때까지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고 느낀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편지였다. 최민정은 이탈리아행 비행기에서 편지를 읽고 펑펑 울었고 어머니의 편지로 힘든 나날들을 견딜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민정이 지난 21일(한국시간) 쇼트트랙 여자 15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화려하게 마쳤다. 평창 대회에서 1500m와 계주 금메달, 베이징 대회에서 1500m 금메달과 1000m와 계주 은메달, 밀라노에서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까지 총 7개의 메달이다. 이로써 최민정은 역대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딴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주 종목인 1500m에서 김길리(22)가 금메달을 따면서 올림픽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최민정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선수임을 증명했다. 12년간 세계 각국의 경쟁자들이 최민정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그걸 이겨내고 얻어낸 메달이기에 가치가 컸다. 최민정도 가장 기억에 남는 메달로 이번 1500m 은메달을 꼽았을 정도였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자꾸 마음이 울컥해진다”는 어머니의 편지글대로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다. 최민정은 “엄마도 밀라노에 오셨는데 엄마 앞에서 멋진 경기 보여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경기를 마치고 은퇴 소식과 함께 끝내 눈물을 보인 그는 “후련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은퇴를 결심한 계기를 묻자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게 됐다. 아픈 곳도 많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기록도 많이 세웠고 할 수 있는 건 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선수 생활을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향후 국가대표 및 선수 생활 은퇴 여부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정의 올림픽 은퇴 소식을 접한 동료들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소식을 듣고 눈물을 쏟았던 김길리는 “언니와 함께 큰 무대를 뛰어서 영광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면서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맏언니 이소연(33)은 “옆에서 지켜본 민정이는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였다”면서 “조금 더 (올림픽 도전을) 해도 될 것 같은데 선택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고의충돌 등으로 최민정과 갈등을 빚었다가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심석희(29)도 “개인전을 준비하느라 바빴을 텐데 단체전을 개인전보다 더 생각해줘서 고마웠다”며 “주장으로서 부담이 컸을 텐데 묵묵히 노력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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