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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시작은 늘 새벽 3시… 24년간 원고 지각 없었죠”

    “하루 시작은 늘 새벽 3시… 24년간 원고 지각 없었죠”

    그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시작된다. 모두가 한창 잠들어 있을 시간 커피 한 잔과 빵 하나를 집어 컴퓨터 앞에 앉은 송정연 작가의 손끝에서 SBS 최장수 라디오 ‘이숙영의 러브FM’의 원고가 탄생한다. 1996년부터 24년간 매일 아침 7~9시 방송을 책임진 그는 “학창 시절 개근상은 못 타 봤지만 원고는 지각해 본 일이 없다”며 “새벽의 고독과 매일의 일상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 작가의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이숙영의 러브FM’ 소개 이미지였다. 눈 뜬 순간부터 잘 때까지 청취자 문자 수신 번호 ‘#1035’를 읊조린다는 그에게 프로그램은 자신을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일 만도 하다. 그에게 글은 운명이었고, 일은 우연이었다. 국문학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스스로 ‘교지학과’를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학내 교지에 열정을 쏟다가 취업할 때가 돼 한 잡지사에 서류를 냈다. “학과 공부는 뒷전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그동안 썼던 글을 다 모아 잡지사에 들고 갔어요. 처음에는 이상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셨는데, 나중에 신입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님이 ‘글 쓴 것을 보고 애초부터 합격 낙점을 해 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잡지 기자로 일하던 중 송 작가는 인터뷰차 만난 방송사 PD에게 라디오 작가 제의를 받았다. “기사가 마음에 드는데, 원고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글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에 덥석 들어간 프로그램은 오전 5시부터 30분간 하는 ‘새벽을 열며’였다. 그때가 1985년, 라디오 작가 일을 시작했고, 여기서 이숙영 아나운서를 처음 만났다. 그러나 잡지사에 몸담은 채 ‘투잡’을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어요. 취재할 시간도 없는데, 덜 쓴 원고로 녹음을 해야 할까봐 불안감에 시달렸죠.” 아예 라디오 작가로 전업한 그는 ‘유열의 음악앨범’ 등에서 쏙쏙 들어오는 오프닝 멘트와 감성 어린 글로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 사랑, 그리고 비행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든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음악앨범’의 진행을 맡은 새로운 DJ 유열입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2019)에서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날 때 흐르는 DJ 유열의 오프닝 멘트도 그의 작품이다. KBS FM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 아나운서가 1996년 SBS로 터를 옮기면서 송 작가에게 “같이 방송하자”고 제안해 두 사람은 재회했다. 그렇게 다시 호흡을 맞춰 온 햇수를 모두 합치면 올해로 30년.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그렇게 됐더라고요. 매일 뉴스와 날씨를 전하고, 그때그때 감정을 공유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매일 새벽 3시에 눈을 떠 6시면 집을 나서는 탓에 30년 가까이 아들에게 아침밥을 차려 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서른 살이 된 아들은 자립심이 매우 강하다”는 게 그의 유쾌한 해석이다. ●“새벽 출근으로 아들 아침밥 해준 적 없어” 이숙영 DJ가 콕 집어 송 작가에게 함께하자고 한 데는 이유가 있었을 터. 스태프들이 송 작가에게 쓴 생일 메시지에는 “스튜디오에 있으면 많은 사람들 기분이 급 좋아지는 매직 걸”, “이숙영의 러브FM의 긍정파워 해피 매직”이라는 칭찬이 빼곡하다. 송 작가는 쑥쓰러운 듯 말했다. “(이숙영) 언니가 굉장히 문학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장난기도 많아요. 말장난 같은 ‘하급’ 유머부터 아주 고급스러운 원고까지 다양한 것을 모두 소화해 내요. 그래서 쓰는 맛이 나는 진행자예요.” 30년간 한번도 이숙영 DJ가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다는 송 작가는 오랜 시간 동행의 비결에 대해 ‘적당한 거리 두기’를 꼽았다. “사적으로는 자주 만나지 않아요. 하지만 일에 대해서는 회의도, 대화도 많이 하죠.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된 듯해요. 마음은 크리스마스나 생일 카드로 전달돼요.” PD가 20명 이상 바뀌는 동안 송 작가가 롱런한 또 다른 비결은 20대 청년들을 최대한 자주 만나는 것이다. 그는 대학이나 작가협회 강의를 통해 연을 맺은 1990년대생들과 꾸준히 교류한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자 선배로서 실무적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86세대에서도 고참급 나이지만 그는 ‘꼰대 마인드’를 버리자고 항상 다짐한다. “젊은이들을 만나면 가르치려는 마음보다는 그들의 인생이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선배로서 작가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는 최대한 알려 주되 훈계는 금물이에요. 강의실을 나오면 맛있는 밥 한 끼 함께 먹으며 이 친구들의 생각을 최대한 들어 보자 마음 먹어요.”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방송한 뒤 후회하지 않는 성격도 강점이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면 지나간 방송은 뒤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내일만 바라본다. 송 작가는 “매일 방송을 하는 사람은 과거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진흙이 묻은 장화를 털고 앞으로 나가듯이 다음날 방송을 위해서는 ‘후회는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쓰고 절대 돌아보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만 방송을 위한 준비는 자신만의 온라인 도서관을 만들어서 차곡차곡 해 둔다. 기억과 저장이 늘 습관이 돼 영화, 책, 스포츠, 정치, 계절 등 그때그때 보고 느낀 것들을 소재별로 적어 두고 필요할 때 원고에 활용한다. ●책 12권 펴낸 실력파… “여동생도 작가” 새벽 글쓰기도 몸에 뱄기 때문에 송 작가는 생방송이 없는 주말에도 같은 시각 눈을 뜬다. 평일은 청취자와 소통을 위한 글을 쓴다면 주말은 오롯이 자신만의 글을 쓰는 시간으로 비워 둔다. 덕분에 그사이 소설 4권을 포함해 총 12권의 저서가 쌓였다. 영화로도 제작돼 23만권이 팔린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열일곱살의 쿠데타’를 비롯해 드라마를 쓰는 동생 송정림 작가와 함께 낸 에세이들도 잔잔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송 작가는 두 사람을 전업 작가로 키운 것은 부모님의 교육 방식 덕분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제주도 시골에서 여섯 남매가 자라면서 다들 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며 “집에는 책이 곳곳에 널려 있었고, 그 속에 파묻혀 세계명작과 고전, 만화책까지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고 떠올렸다. 읽을 책이 떨어지면 남매들은 같이 이야기를 만들고 역할극을 하며 놀았다. 성적이 나쁘다거나, 책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나 본 적도 없다. 송 작가는 “엄마는 과수원에서 일하다 집에 와도 흙 묻은 신발을 벗자마자 책을 잡았다”며 “엄마가 보내 주신 편지들은 하나 하나가 시적이고, 그런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제주도판 ‘작은 아씨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글에 빠진 두 작가는 평생 좋은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됐다. 송 작가는 동생을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정림이의 원고지에는 꽃송이와 눈송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글이 아름다워요. 최근 동생이 2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며 썼다고 책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건넸는데, 읽다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렀어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송 작가에게 라디오는 딱 맞는 매체다. 끝이 없다는 듯 라디오의 매력을 열거한 그는 “매일 현재에 집중하며 감성을 채워 넣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라디오는 ‘물기’예요. 특유의 촉촉함을 갖고 있어서 감성을 메마르지 않게 해 줘요. 바람과 꽃잎 하나도 소재가 되고, 일상의 변화에 집중하면서 청취자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라디오만의 생생함이죠.”현재 ‘이숙영의 러브 FM’ 청취자로 구성된 온라인 모임에는 1만 1000명이 넘는 고정팬이 가입해 가족처럼 안부를 주고받는다. 모두들 마음의 온도가 높은 사람들이어서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송 작가는 이러한 친밀함에서 라디오의 미래를 본다. 각종 플랫폼과 숏폼 등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도 소수 정예의 청취자를 중심으로 진화해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앞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강해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300명, 500명의 정예 청취자를 위한 라디오로 분화되지 않을까요. 시각보다 청각이 아련함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래서 중독성이 있거든요. 방송작가를 은퇴하게 되더라도 형태가 변형된 또 다른 라디오를 기획하고 만들며 살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눈 깜짝할 사이 60만원…진화하는 카톡 피싱 [김채현의 EN톡]

    눈 깜짝할 사이 60만원…진화하는 카톡 피싱 [김채현의 EN톡]

    “엄마, 나 핸드폰 액정 나가서 수리 맡겼어”, “전화 안 되니까 톡 줘”, “티켓번호 문자로 가면 알려줘” 대구에 사는 A씨(58)가 실제로 아들 B씨(29)이름으로 받은 카카오톡(카톡) 내용이다. 메신저에 뜬 아들 이름이 똑같고, 친구들과 공연 보려고 문화상품권을 구매해달라고 하기에 아무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 평소에도 핸드폰을 자주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기 때문에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평소에도 아들이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가고, 아들 이름으로 연락이 와서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며 “돈을 더 보내 달라는 요구가 이상해 확인해 보니 피싱 사기범이었다”고 말했다. 방송인 오정연도 최근 본인을 사칭한 신종 보이스피싱을 경험했다. 오정연은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신종 보이스피싱, 카톡피싱 경험담 공유’라는 제목으로 카카오톡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오정연은 “오늘 저를 사칭한 범인이 엄마께 카톡을 보내왔다. 요지는 600만원을 빨리 송금해달라는 것이었다”며 “다행히 범인이 계좌번호를 잘못 썼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300만원 바로 날린 셈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더욱 다행인 것은 범인이 엄마와 대화를 나누던 그 시각, 제가 마침 엄마와 같은 집안(다른 방)에 있었다. 제가 우연히 딱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엄마는 제게 대면 확인 없이 600만원을 이체하려 하셨었다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아들’이나 ‘딸’ 등으로 접근해 가족에게 문화상품권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새로운 형식의 피싱 범죄로 떠오르고 있다. 카톡 피싱은 주소록을 털어 가족·친척 및 친구 전화번호를 빼내 카카오톡 등록 후 핸드폰이 고장 났다며 문화상품권 등의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을 빌린 뒤 소액결제 기능으로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이를 가로채는 식이다.문화상품권, 현금처럼 익명성 강해 ‘음성 화폐’로 악용 문화상품권은 애초 도서, 영화, 공연, 게임 등 다양한 문화상품 이용을 촉진하는 결제수단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현금처럼 익명성이 강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는 범죄자들이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추적이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금융범죄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된 ‘n번방’, ‘박사방’ 등 여성들의 성 착취물 유통 과정에 ‘음성 화폐’로 악용된다. 거래 수단으로 문화상품권을 언급하는 성 착취물, 마약 판매 글은 꾸준히 발견된다. 아직도 트위터 등 SNS에는 “무조건 문상(문화상품권) 거래만 한다”. “영상 15개에 1만원”, “문상 거래해야 입장 가능하다”는 글을 찾을 수 있다. 범죄에 악용하는 일이 많다 보니 성 착취물 등과 관련된 검거 사례에도 문화상품권은 빈번히 등장한다. ‘친구로 등록되지 ○○○ 사용자입니다’ 한 번 더 확인 카카오톡 ‘문화상품권 피싱 사기’ 예방법은 없을까. 먼저 지인 이름이라도 새로운 창이 열리면 카카오톡 맨 위 대화창에 ‘친구로 등록되지 ○○○ 사용자입니다. 금전 요구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사전에 친구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기에 카카오톡 보이스 피싱일 경우가 농후하다. 이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금전을 요구한다면 꼭 전화로 확인한다. 특히 해외지역에서 포털사이트 로그인이 시도된다는 메시지가 오면 바로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로그인 서비스를 이용하여 보안을 강화해야 하며, 카카오톡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카카오톡 피싱 당해 돈을 계좌이체 한 경우 빨리 해당 은행고객센터 또는 국번 없이 112신고하여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문화상품권을 결제를 한 경우는 해당 소셜커머스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결제취소를 해야 한다. 만약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면, 먼저 카드사에 전화해 결제승인번호를 알아낸 뒤, 승인번호를 해당 고객센터에 말하면 취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화상품권 피싱은 소셜커머스에서 충전 후 바로 화폐로 교환하는 등 세탁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문화상품권을 지불수단으로 이용한 범죄도 추적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악용을 막으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선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대포통장 구하기가 까다로워지면서 ‘검은돈’ 세탁에 문화상품권이 쓰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은행·증권 거래를 금융감독원이 감시하듯 상품권도 발행·유통·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피싱 피해자들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어디에 홀린 것 같았다”고 말한다. “누가 요즘 보이스피싱을 당하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 ◆ 김채현 기자의 EN톡 : 독자들이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산 LG화학 촉매센터서 화재…1명 사망·2명 부상(종합)

    서산 LG화학 촉매센터서 화재…1명 사망·2명 부상(종합)

    서산 LG화학(엘지화학) 촉매센터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9일 LG화학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쯤 충남 서산시 대산읍 LG화학 대산공장의 촉매센터 공정동 내 촉매포장실에서 불이 났다. 충남소방본부와 서산시 등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과 장비를 동원, 진화작업에 나서 사고 발생 44분 만인 오후 3시9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오후 3시31분쯤 완진됐다. 이 사고로 직원 이모(39)씨가 숨지고, 홍모(46)씨와 양모(26)씨 등 직원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화상을 입은 홍씨와 양씨는 사고 직후 서산중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측은 현장에서 작업 종료 후 철수하는 시점에 파우더가 분출돼 자연발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다. LG화학에 따르면 사고 발생 즉시 공장 자체 소방대 및 응급차를 출동해 화재 진압 및 현장 조치를 실시했다. 이후 추가적인 사고 및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인 분석을 통해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LG화학 대산공장서 화재…사상자 최소 3명

    LG화학 대산공장서 화재…사상자 최소 3명

    충남 서산시의 LG화학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일 오후 2시25분쯤 충남 서산시 대산읍 LG화학 대산공장의 촉매센터에서 불이 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의 상태는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소방본부와 서산시 등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과 장비를 동원, 진화작업에 나서 사고 발생 44분 만인 오후 3시9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오후 3시31분쯤 완진됐다. LG화학 측은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등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산시는 사고 직후 현장에 환경안전팀 등의 직원을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도 현장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中 이번주 양회 개막… 코로나 책임론 ‘전략적 타협’ 나설까

    中 이번주 양회 개막… 코로나 책임론 ‘전략적 타협’ 나설까

    “공산당 핵심이익 수호 위해 타협 불확실”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 양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 세계에 퍼진 반중 정서를 감안해 국제사회와 ‘전략적 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핵심이익 수호에 있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18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로 이뤄져 있다. 올해는 정협(중국공산당 정치 자문기구)이 21일, 전인대(우리의 국회 격)가 22일 열린다. 감염병 대응 여파로 예년보다 두 달여 늦게 치러진다. 양회가 연기된 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양회가 수십년 만에 가장 험난한 환경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여러 악재로 톈안먼 사태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이번 양회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처음으로 수축된 상태에서 치러진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중국 때리기’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숨겨 감염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압박한다. 올해 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회복하고 바이러스 확산 책임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도 제시해야 하는 불리한 여건에서 치러진다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인훙 런민대 교수는 중국이 국제적 반발을 감안해 ‘전략적 재사고’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팽창 일변도 국가 정책을 다소나마 수정해 타협적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의 리처드 맥그레고르 연구원은 “중국의 목표는 공산당의 지배를 공고하게 하고 미국과 경쟁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의 어려움에도 중국 공산당은 이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양천 ‘착한 소비’ 운동이 부른 긍정의 나비효과

    양천 ‘착한 소비’ 운동이 부른 긍정의 나비효과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서울 양천구의 ‘착한 소비’ 운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구의 ‘착한 소비’는 다음에 또 방문하겠다는 약속으로 단골가게에 미리 결제하는 것과 평소 사용하던 생필품을 ‘1+1’으로 구매해 이웃과 나누자는 방법 등이 있다.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구에서 시작한 착한소비는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착한 마음이 선결제 합니다’라는 대국민 캠페인으로 발전한 것을 비롯해 전국의 각 지자체, 기업, 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구의 ‘착한소비’ 캠페인에 동참해 동네 서점에서 선결제했던 신정3동에 거주하는 박모(44)씨는 “그냥 인터넷으로 구매해도 되지만 이왕이면 경제적 곤경에 처한 소상공인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결제하고, 잔액이 남아 있으니 한 번 더 가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 14일 본인이 받은 국가재난지원금 60만원의 두 배인 120만원으로 착한소비를 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김 구청장은 이날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푸드뱅크의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물품인 라면과 휴지 등을 지역 마트에서 구매한 후 직접 푸드뱅크에 기부했다. 앞으로도 김 구청장은 동네 가게, 전통시장 등에서 선결제하는 ‘착한소비’에 나설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18일 “이 같은 착한소비의 물결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지구온난화로 도시에서 새소리 듣기 힘들어진다

    [달콤한 사이언스] 지구온난화로 도시에서 새소리 듣기 힘들어진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도심에 사는 곤충의 숫자가 줄면서 도시에서 사는 새들의 개체수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도시에서 새소리 듣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헝가리 판노니아대 진화생태학연구소, 수자원학과, 영국 셰필드대 동물·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도시에 사는 박새가 숲에 사는 박새와 비슷하게 번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먹잇감인 곤충 개체수가 지금보다 최소 2.5배 이상 돼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생태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동물 생태학’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헝가리 도시와 삼림지대에 있는 박새 둥지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뒤 박새의 성장과정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도시에 사는 박새들은 시골에 사는 박새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늦고 생존과 번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도시 박새들이 사료나 사람들이 먹다버린 음식물들 같은 먹을거리는 많지만 시골 박새들처럼 곤충 섭취는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도시 박새들에게 한 달 가량 곤충을 먹을 거리로 제공한 다음 관찰한 결과 사료를 먹은 박새들보다 체중이 15% 증가했다는 사실도 관찰했다. 도시가 조류들에게 먹잇감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연 서식지에 비해서는 조류들의 번식과 생존에 도움이 되는 곤충이나 애벌레들의 공급이 적은 것은 확실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도시의 새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곤충을 인위적으로 공급하기보다는 도시에서 곤충의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녹지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가보 쉬레스 헝가리 판노니아대 교수는 “먹잇감 차원에서 도시는 오히려 풍부할 수 있지만 조류의 개체수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도시가 시골보다 곤충 개체수가 유독 적고 빨리 줄어드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다방, 카페 그리고 코로나19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다방, 카페 그리고 코로나19

    황당하고 우울한 코로나19 시절, 그래도 하나 얻은 것이 있다.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활동과 그렇지 않은 것,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깨달음이다. 사람들이 서로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정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사교활동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활동 가운데 하나다. 사교에는 그것의 무대가 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근대기 이전에는 주택 안에 그런 공간이 있었다. 사랑채나 별당 그리고 그 앞의 마당이 그것이다. 근대기에는 집 밖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일이 잦아졌고 그런 활동에 적합한 공간들이 생겨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방이다. 저명한 건축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아모스 라포포트는 1977년에 펴낸 ‘도시 형태의 인간적 측면들’이라는 책에서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다방을 꼽는다. 1968년 한국에는 5000곳의 다방이 있었고 한 곳의 평균 수용인원은 30~50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주로 다방에 드나들었을 20세 이상 인구(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1966년과 1970년의 평균 1443만 6680명)를 다방 수 5000명으로 나누니 성인 2887명당 다방 한 곳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방은 학식 있는 사람들, 중년 남성들이 주로 이용했고 교수나 학생들도 찾곤 했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휴식을 취하고 대화하고 소식을 주고받는 곳으로 사용했고 사무실처럼 쓰기도 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다방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카페다. 통계청의 ‘2018년 기준 서비스업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은 6만 6321곳, 평균 면적은 97.5㎡다. 이는 20세 이상 인구 641명당 한 곳꼴로, 인구 대비 50년 전 다방 수의 4.5배다. 한 카페에 평균 30~40개의 좌석을 배치할 수 있으니 수용인원은 50년 전 다방과 비슷하다. 다방에 비해 카페의 수가 월등히 많은 데는 아파트의 급속한 보급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에서는 사교가 일어나기 매우 어려워 집 밖에서 적당한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다. 50년 사이 우리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에서 61%로 크게 늘었다. 다방과 카페는 사회적 기능과 평균 면적은 비슷하나 공간 특성은 서로 많이 다르다. 다방이 외부를 보는 조망보다 내부 공간에 치중한 내향적인 공간이라면 카페는 외부와 시각적 연결을 중시하는 외향적인 공간이다. 그래서 지하 다방은 많았지만 지하 카페는 그리 많지 않다. 내부 공간이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다방이 인기가 있었다면 아름다운 풍경이 바라다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가 인기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카페 또한 휘청였다. 그러나 주점이나 클럽만큼은 아니다.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덕이다. 집단감염은 대개 외부에 대해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났다. 그럼 카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주도적인 사회적 공간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사람 사이에 2m를 확보하고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는 바이러스가 내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까. 방법은 공간을 개방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19 같은 유행병의 위협에 대처하려면 내·외부 공간이 시각적 연결을 넘어 공간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 한쪽 벽면을 떼어내 가로나 마당, 위층이라면 테라스 같은 외부 공간으로 바로 연결하면 활동 공간을 확장해 밀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교활동을 바이러스의 처분에 맡기지 않으려면 이렇게 사회적 공간을 진화시키는 수밖에 없으리라.
  • [In&Out] 기후위기, 산불위기/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In&Out] 기후위기, 산불위기/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올해 봄철에도 어김없이 울주와 안동, 속초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안동 산불은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산림 피해가 2000㏊로 역대급이었다. 2015년 이후 산불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다. ‘3말 4초’ 1개월 남짓 이어지던 비상 경계가 훨씬 길어졌다. 더 건조하고 강해진 바람이 5월까지 전국의 산지를 휘감고 있다. 활엽수 잎이 돋아나고 수목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 산불 위험은 감소됐는데 이제는 5월 중순까지 안심을 할 수 없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영동에 국한됐던 강풍이 영서와 내륙까지 위협하면서 봄철마다 대형 산불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연료(소나무)와 대기(건조), 강풍(압력)이 맞물리며 산불이 흉측한 괴물로 나타난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핵심 의제는 재해재난과 생물다양성이다. 대한민국에서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한 재해재난 중 하나가 산불이다. 국가적인 재해재난 중 가장 빈번하게 다가오는 것도 산불이다. 산불 예방과 진화 대책이 거대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산불 정책과 제도를 비롯해 기술과 연구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강해지고 공격적인 산불이 전국 산지에서 소나무를 찾아서 어른거린다. 대형 산불로 번질 객관적인 조건이 성숙돼 있다. 산불 예방과 진화 현장의 실상은 안타깝다. 2015년 전후 산불 비상경계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 이상 늘었다. 하지만 산림청과 지자체의 산불 관련 인력은 변화가 없다. 피로감에 절어 있다. 국가적 재해재난을 다루는 인력과 조직에 대한 교육은 대학교 교양과목 수준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국토의 보전을 지켜내는 조직 중 전문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산불분야가 유일하다. 소방학교와 경찰학교를 비롯해 재난안전 분야의 정부조직에는 체계적인 교육이 마련돼 있다. 재해재난과 같은 특수 분야의 교육은 국민의 생명뿐 아니라 투입되는 조직과 대원들의 생명과 안전도 담보한다. 지상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실전에 투입돼 배우면서 알아가는 수준이다. 진화 헬기도 더 늘려야 한다. 예산이 문제라면 산불 비상대책기간만이라도 국방부 헬기 20∼30대를 산림항공에 파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의 지휘를 받는 것에 대한 정서적 논의가 필요하지 운영상 문제는 없다. 국토의 약 64%가 산지다. 이 중 30%가 소나무 등 침엽수다. 소나무가 아니면 대형 산불 위험은 현격히 줄일 수 있다. 강해지고 공격적인 산불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소나무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 및 공간 정보화해 준비하고 대비하는 전술 변화가 필요하다. 산불은 산에서 발생하는 재난이다. 도시와 건물의 화재도 건조한 날씨에 영향을 받지만 산불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후변화의 최일선에 재해재난이 있고 그 중심에 산불이 도사린다.
  • 업계 “n번방 방지법은 사생활 침해”… 정부 “카톡·밴드 검열 없다”

    업계 “n번방 방지법은 사생활 침해”… 정부 “카톡·밴드 검열 없다”

    업체들 “민간사업자에 과도한 의무 부과” ‘사적 검열 논란’…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방통위 “사적인 대화는 포함 안 돼” 진화 텔레그램 등 해외업자 규제 못해 역차별 스타트업, 국회에 졸속추진 중단 의견서 오는 20일 ‘n번방 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스타트업, 시민단체들이 17일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 법안의 졸속 추진을 중단하라는 공동 의견서를 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일명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민간사업자에게 사적 검열 등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대형 이동통신사에는 규제를 완화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단체들은 “해당 법안들은 많은 사회적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 사안인데 국회 과방위와 정부가 대다수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중요한 법안을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20대 국회 종료에 맞춰 ‘졸속 추진’하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추진하라”고 요구했다.‘n번방 방지법’에 대한 업계 안팎의 가장 큰 우려는 ‘사적 검열 논란’이다. 개정안이 불법촬영물의 유통 방지를 위한 사업자의 의무 조치,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화를 담으면서 사업자가 이용자들의 이메일, 비공개 카페 및 블로그, 메신저, 개인 메모장, 클라우드 등을 다 뒤져 봐야 한다는 것이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사생활 보호, 통신비밀 보호, 표현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빈대 잡으려다 집째 다 태우겠다는 것이냐”, “빅브러더 사회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질타, 비판의 여론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해당 법 개정안은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를 대상 정보에 포함하지 않고, 따라서 이용자의 사생활과 통신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방통위에 따르면 개정안엔 인터넷 사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 가운데 디지털성범죄물에 대해 삭제를 포함해 유통방지 조치를 하거나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사적인 대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여러 통신 형태가 있기 때문에 다 상정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URL(인터넷에서 홈페이지나 사이트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이 외부에 공개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이나 대화방은 ‘일반에게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에 해당된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1대1 대화방과 단체방 중에서도 회원가입이나 타인의 허락을 받아서 들어가는 단체방 같은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적 대화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과거 법원 판결에서 ‘단톡방도 사적 공간이 아니다’라고 판결이 난 적이 있어 실제 시행령 작업을 할 때 어디까지가 사적 대화이고 공개 정보인지, 어떤 것이 신고 대상인지 경계가 모호해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자는 규제하지 못하면서 국내 사업자만 옭아맨다는 ‘역차별 논란’도 제기했다. n번방 사건이 발생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만 해도 서버의 소재가 알려지지 않았고 담당자와의 연락도 어려워 사실상 법 집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정작 n번방 사건의 시발점이 된 텔레그램 등 해외사업자에겐 적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법제 정비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자에게도 차별 없이 법이 적용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텔레그램의 경우엔 해외사업자 중에서도 사업장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며 향후 수사기관, 해외기관 등과 협조해 규제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 의견서와 더불어 여야 원내대표단에 긴급면담요청서를 전달한 스타트업·시민단체들은 답변이 없을 경우 19일 국회 앞에서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실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성남 분당 아파트서 화재…주민 1명 부상

    16일 오전 2시 2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15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로 주민 A(61)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그를 포함해 3명의 주민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아파트 주민 30여 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소방당국 펌프차 등 장비 21대와 소방대원 57명을 동원해 1시간여 만에 진화작업을 완료했다. 한 목격자 주민은 “화재 당시 한 주민이 창밖에 매달려 구조 요청을 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다”라며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김포 통진읍 공장서 불…소방당국 진화 작업 중

    16일 오전 2시쯤 경 김포시 통진읍의 폐기물 업체로 추정되는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6시 20분 현재까지 이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민으로부터 “공장에서 불꽃이 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28대와 소방대원을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불이 난 곳이 폐기물 업체로 추정되나 아직 진화 전이고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실하지 않다”며 “진화가 끝나는 대로 피해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백신은 공공재인데…프랑스 제약회사 CEO “자금 댄 미국에 우선공급”

    백신은 공공재인데…프랑스 제약회사 CEO “자금 댄 미국에 우선공급”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백신을 둘러싼 국가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프랑스의 제약사 사노피 최고경영자(CEO)가 한 인터뷰에서 백신을 개발하면 자금을 댔던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폴 허드슨 사노피 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면서 사노피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서 강한 질타와 유감 표명이 쏟아졌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재정경제부 아네스 파니에 뤼나셰 국무장관은 14일 쉬드라디오에 출연해 “금전적 이유를 근거로 특정 국가에 백신 제공 우선권을 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두아프 필리프 총리도 트위터에 “코로나19 백신은 세계를 위한 공공재여야 한다”고 썼다. EU도 여기에 거들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은 국제적인 공공이 이익이 돼야 한다”면서 “접근 기회는 공평하고 보편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자 허드슨은 급히 진화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허드슨은 이날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고 백신 개발 시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럽 국가들이 백신개발 지원에 미국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노피의 발언은 일단 에피소드로 끝났지만,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 전·현직 정치 지도자와 전문가 140여명은 세계보건기구(WHO) 총회를 앞두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전 인류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라”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작성해 14일(런던 현지시간) 유엔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조제 마누엘 바호주 전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한국인 중에서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개발연구소장과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백신 공급 우선순위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 종사자, 취약집단, 빈곤국이 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 관련 지식과 데이터, 기술을 전 세계 각국에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무상으로 활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논란을 일으킨 사노피는 지난 14일 국내 제약회사 한미약품으로부터 2015년 기술수입한 당뇨병 신약 임상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뒤통수를 친’ 곳이기도 하다. 이로써 한미약품은 3조 8000억원에 달하는 신약 기술수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티렉스)가 전력질주 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선호하는 '걷기왕'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마운트마티칼리지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수각아목 공룡(육식성이며 두 발로 보행) 70여 종의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수각아목 공룡에는 티라노사우루스뿐만 아니라 날렵하고 사납기로 유명한 벨로키랍토르와 알로사우루스 등이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이 공룡들의 사지 비율과 체질량, 걸음걸이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소 규모의 공룡들은 다리가 길수록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은 긴 다리가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포식자가 사냥을 할 때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는 사냥감을 찾기 위해 돌아다닐 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덩치가 큰 이러한 공룡들은 작은 공룡들처럼 빨리 움직이지 않는 대신, 비교적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신체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일 수 있다. 연구진은 수각아목 공룡에게서 특별한 다리의 진화를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대신 몸집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컨대 중소형의 다리가 긴 공룡의 경우 더 빨리 달려서 사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면, 몸무게가 톤 단위인 큰 공룡의 경우 최고 주행속도가 몸집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뛰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에너지 효율 면에서 더욱 유리하다. 연구진은 “긴 다리를 움직일 때 더 낮은 속도로 움직일 경우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위험하고 시간 소모적인 사냥을 할 때 이러한 효율성이 매우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천적이 없었던 최고의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에게는 일평생이 ‘단거리 전력질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았을 것이다. 다리가 팔에 비해 불균형 적으로 긴 것도 사냥 능력과 관련된 진화적 특성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이 멸종된 후 현대에서도 일부 포유류에게서 사지(四肢)의 길이와 속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유사한 특징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가장 큰 육상 포유동물인 흰코뿔소와 코끼리의 경우, 이들의 달리기 최고기록은 사지 길이가 더 짧은 작은 동물들보다 훨씬 뒤쳐진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이 전력질주보다 마라톤을 선호했던 것과 유사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티라노사우루스 최강 공룡 비결은 ‘롱다리’

    [달콤한 사이언스] 티라노사우루스 최강 공룡 비결은 ‘롱다리’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다리가 긴 사람은 보폭이 넓어 달리기나 걷기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리하다. 중생대 백악기 말에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강 육식공룡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롱다리’ 덕분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마티대 생물학과, 메릴랜드대 지리학과,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부,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통합해부학과, 캐나다 맥길대 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최강 공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롱다리’ 때문이라고 17일 밝혔다. 긴 다리가 하루 종일 먹이를 찾아 헤맬 때 에너지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70종 이상의 수각류 공룡의 사지비율 체질량, 걸음걸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공룡의 최고 속도와 걸을 때 속도와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했다. 수각류 공룡은 2족 보행을 한 공룡으로 거의 대부분이 육식성이다. 그 결과 몸무게가 1000㎏에 못 미치는 중소형 수각류들은 다리가 길면 달리기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1t이 넘는 대형 수각류의 경우 최고 달리기 속도는 신체 크기에 의해 제한되지만 다리가 길어지면 걸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양이 적어진다는 것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육식공룡들은 단거리 스프린터가 아닌 마라토너 라는 말이다. 거대 육식공룡에게서는 지구력과 에너지효율성을 고려해 다리가 길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백악기 말 사실상 천적이 없었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천천히 어슬렁거리다가 먹잇감을 봤을 때 순간적인 속도로 낚아챘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알려진 치타처럼 계속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어슬렁거리며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먹잇감을 발견했을 때 폭발적인 속도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토머스 홀츠 주니어 메릴랜드대 교수(고생물학)는 “육식공룡들은 먹는 시간보다 먹이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동을 할 때도 에너지효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먹이를 찾아 헤메는 동안 적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도록 롱다리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년 내내 ‘산불과의 전쟁’… 강원 공무원은 예방·진화의 달인

    1년 내내 ‘산불과의 전쟁’… 강원 공무원은 예방·진화의 달인

    강원도 공무원들은 ‘산불 예방·진화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전국 산림의 22%인 130만 7100여㏊의 숲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연중 산불과의 전쟁을 벌이며 노하우를 쌓은 덕이다. 2년 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산불협업조직인 ‘동해안산불방지센터’를 만들어 산불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강원도를 중심으로 산림청, 소방본부, 기상청, 군부대, 영동권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연중무휴 24시간 함께하며 신속·정확하게 대응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문 인력과 헬기 등 장비를 구축하고 강원도 실정에 맞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예방과 소방 플랫폼도 만들었다. 드론, 무인감지기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예방·진화 활동도 펼친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동해안 시범운영 등 정부 지원과 관심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14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빠듯한 예산과 어려움 속에서 해마다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의 숲이 잿더미가 되는 것을 막고 있는 강원도만의 노하우와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 봤다.●소방관 국가직·특수진화대 정규직화 효과 지난 1일 고성 산불은 초속 20m를 넘나드는 강풍을 타고 야간에 발생했다.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뻔했지만 신속한 진화 계획과 인력 배치, 정확한 상황 판단과 산불확산 예측으로 12시간 만에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재산피해도 미미했다. 산림 피해는 85㏊에 그쳤다. 야간 발생과 강풍을 동반한 산불 피해치고는 예년의 10분의1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강원도가 산불 진화 대응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이유를 가감 없이 보여 준 성과였다. 산불 발생을 접수한 강원도 산불방지대책본부의 신속한 상황 판단과 동해안산불방지센터의 발 빠른 현장 대응이 돋보였다. 고성군 공무원 524명 총동원령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 456명의 현장 노하우, 군장병 2150명과 전국 소방인력 1420명 지원 등 민·관·군이 협력해 밤새 사투를 벌이며 산불 확산을 막았다. 최근 산림청은 고성·안동 산불 진화의 성공 요인으로 부처 간 능동적인 협업 강화, 과학기술에 기반한 스마트한 산불 예방과 진화 체계 구축, 치밀한 공중·지상 진화 작전, 지상 진화인력 동원과 배치의 효율화, 잔불 정리의 효율적 추진, 공중진화대와 산불 특수진화대 등 지상 진화인력의 활약, 소방대원의 국가직 전환과 산불 특수진화대의 정규직화 등 7가지를 꼽았다. 해마다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는 강원도의 산불 대응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8년 11월 강릉 주문진 국립동해수산연구소 양식시험장에 사무실을 꾸리고 문을 연 동해안산불방지센터의 역할도 크다. 강원도 10명을 중심으로 산림청 6명, 기상청 1명, 동해안 6개 시군 1명씩 등 모두 23명의 공무원들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고춧대 등 영농부산물 파쇄기 65대 보급 홍사은 강원도 산림관리과장은 “2000년대 초 국내 처음으로 대규모 임차헬기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이 진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현재 한번에 3000ℓ의 물을 길어 나를 수 있는 대형헬기 2대를 포함해 해마다 6대의 헬기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고, 종전까지 연간 150일에서 올해부터 180일로 기간을 늘려 임대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산불 진화를 위해 담수지 결빙방지장치 17곳과 이동식 저수조 12세트를 보급해 운용하고 있다. 헬기 등 대형 장비가 한겨울에도 쉽게 물을 퍼 나를 수 있도록 담수시설에 수중펌프를 설치해 겨우내 얼지 않도록 물을 관리하고 있다. 산불 원인 차단에도 적극적이다. 산골마을에 버려진 고춧대와 깻대 등 각종 영농 부산물이 산불 발생의 불쏘시개가 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올해 처음 210명으로 구성된 인화물질제거반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영농부산물 파쇄기 65대를 보급했다. 산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플랫폼도 연내에 전국 처음 구축된다. 열과 연기를 감지해 강원도 상황실과 산불방지센터 상황대응실에 신속히 알려 빠른 진화를 이끌어내는 무인 산불감시체계다. 대형 산불이 잦은 속초와 고성에 우선 시범 구축된다. 이만희 강원도 녹색국장은 “초동 대응의 편의성과 춥고 더운 계절에도 진화대원들의 원활한 활동을 돕기 위해 취약지역 입구에 산불방지 지원센터도 만들고 있다”면서 “36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시군별 산불 취약지 9곳에 우선 설치를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정직·기술직 포함 全공무원 산불 예방활동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산불 예방과 진화를 위한 인력 동원도 압도적이다. 산불 예방을 위해 상시 운용되는 산불감시원만 2671명에 이른다. 165개 사회단체 4950명과 이·통장 2086명까지 더하면 예방에만 9707명이 동원되는 셈이다. 물론 예방에도 다양한 장비들이 동원된다. 감시탑과 초소가 570곳에 이르고 통신장비 2706대와 각종 카메라 241대도 갖췄다. 산불진화 인력도 막강하다. 전문예방진화대 1190명과 보조진화대 1만 4904명을 포함해 모두 1만 6094명이 조직돼 있다. 헬기 34대와 진화차 180대 등도 동원된다. ●헬기 임대비용·인건비 등 국비 지원 필요 해마다 청명·한식을 전후해 강원도 내 모든 공무원들이 동원돼 산불 예방과 진화에 나선다. 3~4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행정직에서 기술직까지 모든 직종을 망라해 참석해야 한다. 이 같은 관심과 참여로 강원 지역 공무원들은 산불 예방과 진화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산불 진화에는 막대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야 하는 데 예산 부족이 늘 걸림돌이다. 올해에만 418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정부의 관심과 다양한 지원을 절실히 바라는 이유다. 당장 산림청 조직으로 140명 규모의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산불이 잦은 영동권 일선 시군에 집중 배치해 주길 바라고 있다. 헬기 임대 비용과 2600명에 이르는 산불감시원의 인건비도 전액 국비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 지사는 “강원 지역 공무원들은 대형 산불의 예방과 진화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름답고 푸른 강원의 숲을 보호하는 데 전 국민과 정부의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BTS도 유료 온라인 콘서트…다음달 ‘방방콘’ 개최

    BTS도 유료 온라인 콘서트…다음달 ‘방방콘’ 개최

    최근 케이팝 그룹들의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이 진화하는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다음 달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14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14일 오후 6시 ‘방방콘 더 라이브’(방방콘)를 개최한다. 방방콘은 방탄소년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실시간 온라인 공연으로 약 90분간 유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다. ‘방탄소년단의 방’으로 팬클럽 아미를 초대하는 방식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18~19일 유튜브와 위버스에서 역대 콘서트와 팬 미팅 실황 8편을 무료 공개하는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을 열었다. 당시 최대 동시 접속자는 224만명이었다. 팬들이 지닌 응원봉 ‘아미밤’ 색깔이 실제 콘서트장에서처럼 실시간으로 바뀌는 기술을 적용한 것도 화제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부터 시작하려던 월드투어가 코로나19로 중단된 뒤 온라인 콘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도 네이버와 손잡고 잇따라 온라인 전용 유료 공연인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는 등 케이팝 비대면 콘서트가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멸치는 거대 포식자였다…송곳니 지닌 고대 종 발견

    [핵잼 사이언스] 멸치는 거대 포식자였다…송곳니 지닌 고대 종 발견

    오늘날 멸치는 인류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생선이지만, 6600만 년 전 공룡 멸종 이후 출현한 고대 멸치는 커다란 덩치와 날카로운 이빨로 먹잇감을 사냥하는 포식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 미시간대가 주도한 국제 연구진은 이른바 ‘세이버’로 불리는 날이 휜 기병용 칼처럼 생긴 커다란 이빨을 지닌 고대 멸치 두 종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제1저자 알레시오 카포비앙코 미시간대 박사과정 연구원과 그의 지도교수 매트 프리드먼 박사는 43년 전인 1977년 파키스탄에서 그 나라 지질조사국과 모교가 공동 진행한 발굴 조사에서 수집된 4500만 년 전 어류 화석을 자세히 조사했다.이들 연구자는 ‘모노스밀루스 츄렐로이드’(Monosmilus chureloide)라는 학명을 지닌 이 표본을 가지고 고해상도 CT(컴퓨터 단층촬영)로 분석했다. 화석은 머리밖에 발견되지 않아 전체 몸길이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m로 추정된다. 그 결과, 이 커다란 어류의 주둥이에는 날카로운 치아 십여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1저자에 따르면, 이 종의 아래턱에는 구부러진 송곳니 모양의 치아 16개가 있으며 그 크기는 뒤쪽에서 앞쪽으로 갈수록 점점 크다. 그중 가장 긴 치아의 길이는 2㎝ 정도로 전체 머리 길이의 20%를 차지한다. 이 종은 또 오늘날 상어처럼 정기적으로 치아가 빠지고 다시 자란 것으로 이들 연구자는 추정한다. 반면 위턱에는 맨앞쪽에만 거대하고 구부러진 송곳니 한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제1저자는 “세이버 투스”(검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어류가 주둥이를 다물면 위쪽의 단일 송곳니는 아래턱 밖까지 쭉 뻗을 것이다. 이처럼 특이한 생김새는 연구를 지도한 프리드먼 박사에게 한 어류 화석이 이와 비슷하게 생겼었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그 종은 74년 전인 1946년 벨기에에서 한 고생물학자가 발굴한 ‘클루피옵시스 스트라엘레니’(Clupeopsis straeleni)라는 학명을 지닌 어류다. 이 연구의 출발점이 된 어류 화석처럼 일부분이 없는 이 화석의 길이는 27.8㎝로 전체 몸길이는 50㎝로 추정된다. 이 어종은 5000만 년 전 에오세 초기에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두 표본을 자세히 비교 분석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 종 모두 아래턱에는 송곳니 모양의 치아가 줄지어 있지만 위턱에는 맨앞쪽에만 하나의 거대하고 휘어있는 송곳니가 한 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어류는 이들밖에는 없다고 카포비앙코 연구원은 설명했다. 해부학적 분석 결과에서 두 어류 종이 오늘날 멸치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이들 어류는 고대 검치멸치라고도 부를 수 있다. 카포비앙코 연구원은 “현존하는 모든 멸치는 이미 멸종한 이들보다 훨씬 작다”면서 “오늘날 멸치는 대부분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데 특화돼 있어 이빨이 매우 작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공룡 멸종 이후 나타난 극적인 생물 다양성의 한 가지 사례다. 6600만 년 전 엄청나게 많은 수의 생물 종이 절멸할 때 포식자와 대형 동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멸종 사태는 생태계 전반에 빈자리를 만들었고 이들 멸치와 같은 새로운 동물 종이 생태학적 틈새에서 진화하게 한 것이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영국학사원이 발행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신호(5월 13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PR 기업 링크커뮤니케이션즈-메이커스파트너스 합병… ‘링크컴’으로 새 출발

    PR 기업 링크커뮤니케이션즈-메이커스파트너스 합병… ‘링크컴’으로 새 출발

    디지털 PR 전문기업인 ‘메이커스앤파트너스’(대표 이은희)와 PR/리서치 에이전시인 ‘링크커뮤니케이션즈’(대표 장혜원)가 전략적 합병울 통해 링크컴(대표 장혜원)으로 새롭게 출범했다고 14일 밝혔다. 합병으로 두 회사는 리서치, 언론 홍보, 디지털 홍보마케팅 전 영역 마케팅 기업으로 거듭난다. 지난 2007년 설립된 메이커스앤파트너스는 디지털 마케팅 홍보 분야에서 굵직한 행보를 이어왔다. 네스프레소, 도브,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다국적 기업과 유한킴벌리, 일룸, 풀무원, 교보문고, 이랜드 등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 채널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링크커뮤니케이션즈는 2018년 창립 이후 리서치와 홍보를 결합, 한 층 진화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시했다는 업계 평가를 받아왔다. 소비자 좌담회, 브랜드 진단, 소비자 구매여정 조사 등을 통해 일련의 리서치 방법을 통한 사업 전략 인사이트를 도출했고,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홍보 전략을 수립해 왔다. 링크컴 장혜원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기에 리서치와 홍보 기능을 결합했다”면서 “두 영역 융합으로 인한 시너지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더욱 기대되며, 그런 의미에서 합병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링크컴은 일룸, 세스코, 롯데아사히, 듀오링고 등의 홍보·마케팅 업무를 컨설팅 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힘들게 갖춘 원격수업 장비·기술, 코로나 이후에도 활용해야”

    “힘들게 갖춘 원격수업 장비·기술, 코로나 이후에도 활용해야”

    “코로나19 국면이 끝나도 온라인 원격수업을 다시 할 수 있을까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마이스터고인 서울로봇고등학교 강상욱 교장은 “교사와 학생들이 힘들게 익힌 원격수업이 ‘장롱면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혹서기나 혹한기, 미세먼지 등으로 등교수업이 어려울 때와 방과후 수업 등 원격수업을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강 교장의 생각이다. 교사도 학생도 처음 해보는 원격수업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서울로봇고는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공식화하기 열흘 전인 3월 21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예상하고 준비에 돌입했다. 인공지능(AI) 로봇의 설계와 제어 등 학생이 학교에 있는 기기를 직접 다루는 수업이 많아 온라인에서 이를 최대한 구현하는 게 학교의 과제였다. 몇몇 교사들이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줌’(ZOOM)과 ‘구글 클래스룸’ 사용법을 익혀 다른 교사들에게 전수하고 수차례 예행연습을 거쳐 모든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 교장은 “원격교육을 위해 학교가 구축한 장비와 콘텐츠, 기술 등을 코로나19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학생들이 등교해 교실수업이 안정화되면 그간 해왔던 원격교육은 마무리된다.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학습 공백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원격교육을 발전시키면 교실 안 수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교육부는 교사와 관계 기관, 에듀테크 산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로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지난달 23일부터 회의를 열고 공교육 체계에 원격교육을 결합한 미래 교육의 밑그림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우리나라의 원격수업은 걸음마부터 떼야 했다. 보안을 이유로 학교 유선 인터넷망에서 차단돼 있던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클라우드를 임시로 허용하는 게 시작이었다. 학교는 한정된 지원금으로 교무실 한두 곳에 와이파이를 설치했고 교사들은 사비로 웹캠과 마이크를 사들였다. 온라인 개학 초기 학생들은 EBS 온라인클래스 등 학습관리시스템(LMS)의 서버가 불안정하지 않을지, 출석 체크를 제때 할 수 있을지 불안에 시달렸다. 원격수업은 가정 내 IT 활용 여건과 학생의 학습 의지, 학부모의 조력이 맞물려야 효과를 낼 수 있다.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오프라인 수업보다 더 극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인 A교사는 “연령이 어린 학생일수록 부모의 도움 여부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활동지 채우기나 만들기, 독서록 작성 등 모든 학습 결과물에 부모의 손길을 거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출결 확인과 소통에 필요한 플랫폼 가입조차 부모가 도와주지 않아 방치되는 학생도 있다고 A교사는 털어놓았다. IT 활용 교육을 진행해 온 각종 ‘연구학교’나 자율형 사립고, 특수목적고, 국제중, 사립초 등과 그렇지 않은 학교들 간 격차 역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교육청이 지정한 ‘미래학교’인 창덕여중은 모든 학생이 입학과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MS) 계정을 부여받는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학생들은 MS의 협업 소프트웨어인 ‘팀스’를 활용해 과제를 제출하고 교사와 소통해 와 원격수업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반면 원격수업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학교는 플랫폼 선정과 수업 설계, 콘텐츠 제작 등 모든 단계에서 혼선을 겪었다. 그럼에도 “교사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는 교육부의 선언처럼 준비되지 않은 원격수업의 고충은 오롯이 학교와 교사가 떠안았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 당국은 급박하게 시작한 원격수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충분히 알리고 양해를 구하기보다 일부 시범학교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 사례를 홍보하는 데 급급했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과 불신을 키운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원격수업 실험이 보여 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과 교육협동조합 마인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초중고 학생 8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원격수업의 장점으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내 학습 속도에 맞출 수 있다”, “놓친 부분을 반복 시청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등을 꼽았다.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는 “원격수업은 오프라인에서 부족했던 교사와 학생 간 또는 학생들 간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학생 개인에게 수업 속도를 맞출 수 있어 학습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격수업의 장점으로 ▲시공간의 초월 ▲자기주도적 학습 ▲맞춤형 피드백 등을 꼽는다. 원격수업이 대면수업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 수업과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교실 수업의 중요한 축이었던 교과 지식 전달을 원격수업이 흡수하면서 교실 수업이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원격수업은 교과 내용에 대한 기초 학습을 맡고, 교실수업은 이를 토대로 한 발표나 토론, 프로젝트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교실수업이 지식 전달에서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교육 과정의 핵심인 ‘학생 맞춤형 교육’에서도 원격교육이 맡게 될 역할은 분명하다. 박남기(한국교육행정학회장)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가 온라인 학급을 개설하면 수업 외 시간에도 학생들과 소통을 이어 갈 수 있다”면서 “교사는 온라인으로 사전에 제시한 학습을 학생이 해 왔는지, 학생들이 저마다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고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마다 각기 다른 눈높이에 맞춘 학습 과제 제시,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서의 소인수 과목 개설도 원격으로 이뤄질 수 있다.지속 가능한 원격교육을 위해서는 공교육 현장에 IT의 씨앗을 뿌리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화상수업과 학습 콘텐츠 제공, 출석 체크, 교사와 학생 간 소통 등 원격교육의 모든 활동을 아우를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교실 내에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한편 원격수업에 필수적인 플랫폼의 접속 차단 등 학교 내 인터넷 활용을 ‘통제’하려는 기존 관행도 극복해야 한다. 박남기 교수는 “과목별·차시별로 우수한 학습 콘텐츠를 교사들이 업로드하고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교사는 다른 여러 교사들을 자신의 수업 도우미로 활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수업 모형과 시간표, 출결 관리 등 기존 오프라인 수업의 틀을 뛰어넘어 원격수업에 적합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국면에서의 원격수업에서 학생 평가와 기록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원격수업이 보편화될 경우 이 같은 평가 지침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그에 맞는 교원 양성 체계도 설계해야 한다. 전경원 소장은 “교사는 ‘교과 지식 전달자’에서 ‘안내자’와 ‘상담가’로 진화할 것”이라면서 “교과 내용의 교수학습법에 주력하는 교·사대의 교원 양성 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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