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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바이든, 문제는 그 입이야

    트럼프·바이든, 문제는 그 입이야

    트럼프 자국 軍전사자에 “패배자” 보도기자들에 “악의적 급좌파”, “해고해야”바이든 총격에 흑인 쓰러진 커노샤에서 “총 맞을까 연설 끝낸다” 부적절한 농담거침없는 트럼프, 말주변 없는 바이든9월말 3차례 TV토론회에 이목 쏠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자국 군인들을 ‘패배자’로 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후폭풍이 거세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의 총탄에 세 아이 앞에서 쓰러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이러다 총 맞겠다”는 농담을 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급진 좌파는 악의적이다. 그들은 이기려고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 자신이 전사자들을 향해 패배자라 칭했다는 기사를 쓴 애틀랜틱의 기자를 좌파라고 비판했다. 또 전날 밤 트윗에 폭스뉴스의 제니퍼 그리핀 기자가 애틀랜틱 기사를 확인 없이 보도했다며 “해고돼야 한다. 우리에게 전화하지도 않았다. 폭스뉴스는 사라졌다”고 비난했다. 애틀랜틱은 지난 3일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묘지 참배를 취소했고,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들’, ‘호구들’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참전용사 단체들은 비난성명을 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튿날인 4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장병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품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고,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트위터에 “애틀랜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말을 모두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도를 누구도 알지 못하면 위험해진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애틀랜틱이 관심을 얻으려고 가짜뉴스를 지어낸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에서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의 군복무를 거론하며 “(내 아들은) 호구가 아니었다. 역겨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모든 군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폭스뉴스, 폴리티코 등은 바이든 후보가 지난 3일 커노샤 연설에서 “자꾸 이런 말 하면 총 맞을 테니 여기서 끝내려 한다”고 적절치 못한 농담을 했다며 지적했다. 블레이크가 총격으로 쓰러진 지역에서 너무 가볍게 처신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흑인의 차별을 언급하면서도 “전구는 백인 에디슨이 아닌 흑인이 발명했다”고 했다. 에디슨 연구소에서 일했던 흑인 루이스 하워드 래티머가 큰 기여를 한 것을 강조하려다가 졸지에 역사를 바꾼 것이다. 미 언론들은 9월 말부터 두 후보가 나서는 3차례의 TV토론회를 중요한 변수로 본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바이든 후보는 부족한 말솜씨로 자주 설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참전용사 조롱했다 궁지 몰린 트럼프 “성조지 폐간 계획 철회”

    참전용사 조롱했다 궁지 몰린 트럼프 “성조지 폐간 계획 철회”

    미국 국방부가 군사 전문 일간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를 폐간하기로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뒤집었다. 참전용사 조롱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려는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감독하는 한 미국은 성조지에 대한 지원 자금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조지는 계속해서 우리 위대한 군(軍)에 계속해서 훌륭한 정보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조지 폐간 여부를 둘러싼 소동은 참전용사 비하 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은 상황에 불거졌다.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로 불렀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발언이 사실이었다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성조지가 폐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또다시 들끓었고, 트럼프는 몇 시간 뒤 사실상 성조지 발행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고위 관리를 인용해 “참모들이 성조기 폐간과 관련해 대통령을 비난하는 뉴스를 트럼프에게 보여줬고, 그 뒤 대통령이 폐간 결정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4일 성조지 발행인에게 “신문을 폐간하기로 했다”며 이달 말 발행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성조지 연간 예산 1550만달러(약 184억 3700만원)도 모두 끊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의회에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15명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잇따라 서한을 보내 성조지 예산 중단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성조지 옴부즈맨 어니 게이츠는 “수정헌법 제1조에 의거한 성조지 발행을 중단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치명적인 간섭이자 영구적인 검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AP 통신은 당초 국방부의 성조지 폐간 명령이 “성조지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조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군내 각종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해 국방부와도 종종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발행하지만,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일간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1년 태동했고, 1차 대전 이후 정기적으로 발행됐다. 성조지는 1차 대전 종전 후 발행을 다시 중단했으나 2차 대전 기간인 1942년 복간돼 지금에 이르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조롱 논란을 강력히 부인했다. 에스퍼 국방장관도 진화에 나섰지만 역풍이 거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사과를 요구하며 화력을 집중했다. 전날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보도가 도화선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들’로는 물론 ‘호구들’이라고까지 비화했다고 전했다. 참전용사와 군복무에 대한 예우를 끔찍히 챙기는 미국이라 상당한 파장을 불렀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게시물이 잇따랐고 참전용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 ‘보트벳츠’(VoteVets)도 군 통수권자에게서 나온 지독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에스퍼 장관은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품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우리 병력을 더 지원하려 노력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한다. 가짜뉴스다. 내게 그들(미군장병들)은 완전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애틀랜틱이 관심을 받으려고 가짜뉴스를 지어낸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밤에는 취재진에 “스러진 영웅들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을 통해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의 군 복무를 거론하면서 “그는 호구가 아니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자식을 보냈던 사람들은 기분이 어떻겠나. 아들을, 딸을, 남편을, 아내를 (전장에서) 잃은 이들은 어떻겠나”라며 “역겨운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모든 군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베트남전 포로로 고문당한 뒤 귀환한 전쟁영웅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해 “나는 잡히지 않은, 패배자가 아닌 사람들이 좋다”고 발언했고, 2018년 매케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고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 일에 대한 기억마저 소환돼 트럼프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군복을 입은 적이 없다. 베트남 전쟁 때 다섯 차례 징집 영장을 받았지만 네 차례는 학업을 이유로, 한 번은 발뒤꿈치에 골극(bone spur)이 생겼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2016년 대선 때 무슬림 장병의 어머니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공격하자 입씨름을 벌인 일도 유명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소방관 아빠 산불 끄러 간 사이, 일가족 모두 집 화재로 사망

    美 소방관 아빠 산불 끄러 간 사이, 일가족 모두 집 화재로 사망

    소방관인 남편이 산불 진화를 하는 사이 집에 있던 그의 일가족은 화재로 모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워싱턴 주의 한 소방관이 화재로 그의 아내와 세자녀를 모두 잃었다고 보도했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달 27일 새벽 1시 경. 당시 워싱턴 주 벤턴 카운티 소방대는 지역 내 이동식 주택단지 주변에서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이미 화마가 트레일러 등을 삼켰기 때문. 소방대장인 론 던칸은 "도착했을 때 이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불길이 무섭게 치솟으며 인근 트레일러로 번지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구조작업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비극적인 광경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났다. 한 트레일러에서 화마에 목숨을 잃은 가족의 시신이 발견됐기 때문.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는 엄마인 마르카리아 가르시아-마르티네즈(32)와 세 자녀인 루즈(17), 루이스(15), 미셸(16)로 밝혀졌다. 또한 이 가족은 이사 온 첫날 이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밝혀진 마르티네즈 가족의 사연은 더욱 안타깝다. 가장인 라울 가르시아-산토스가 벤턴 카운티 소방대원으로, 하필 이날 4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캐나다 국경에 접한 산불 진화하기 위해 떠나있었기 때문이다. 곧 아빠가 산불을 진화하는 사이 그의 일가족은 또다른 화마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현지언론은 "가장인 라울이 가슴 아픈 소식을 접했을 때 그는 집에서 320㎞ 떨어진 곳에서 화마와 싸우고 있었다"면서 "화재는 과부하된 전기 회로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당시 트레일러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연기 감지기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위임통치’ 김여정, 한 달 넘게 모습 감춘 이유는?

    ‘위임통치’ 김여정, 한 달 넘게 모습 감춘 이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일부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 달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4일 통일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지난 7월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전국 노병대회’에서 모습을 나타낸 이후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대신해 대미·대남 관계와 관련한 일부 권한을 위임했다는 내용의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김 부부장의 위상이 과거보다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최근 공개활동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과도한 주목을 받는 김 부부장의 공개활동을 제한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김 부부장의 신상에 변동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부부장의 위상이 변화됐거나 문책을 받은 것은 아닌 거 같다”며 “현재 김 부부장에게 맡겨진 일이 대남·대미 업무라는 점을 보면 본인이 나서서 어떤 역할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하기 보다는 간부들에게 ‘힘 실어주기’를 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30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 상단에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인 박봉주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의 황해남도 태풍 피해복구 현장 시찰 사진을 실었다. 또 이어 지난 1일에는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병철, 박봉주 부위원장의 시찰 사진을 게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위임정치’가 핵심 간부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그들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추억의 마스코트 홀맨이 18년 만에 컴백

    추억의 마스코트 홀맨이 18년 만에 컴백

    추억의 마스코트 캐릭터 ‘홀맨’이 18년 만에 컴백했다. 홀맨은 2000년대 초 1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다 사라진 바 있다. 귀여운 생김새와 어설픈 모습이 특징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지정 ‘캐릭터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던 홀맨이 18년 만에 우리 곁으로 다시 다가온 것이다. 홀맨은 먼저 인스타그램에서 복귀를 알렸다. 지난 8월 1일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 ‘holeman_is_back‘에서 매일 홀맨 본인의 일기를 80byte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MMS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18년 전 지하철 구석에서 고장난 24핀 충전기로 충전하다가 방전이 되었는데, 누군가가 고물로 알고 동묘로 옮겨 놓아 18년 동안 잠들었다가 충journey(충전기)가 충전해줘서 깨어났다”라며 본인이 사라졌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었다.특히, 홀맨은 오랜만에 깨어났더니 다들 문자를 쓰지 않고 메신저 APP을 쓰는 것에 대해 속상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8월 24일에는 본인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톡까고 말할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가수 김현정이 노래를 부르며 2000년대 감성을 더했다. 뮤직비디오에서 홀맨은 “80바이트 안 넘기려고 가득 채워 보냈었잖아.”, “널 위한 글자 이모티콘 한 땀 한 땀 만들었는데”라며 과거의 애틋한 문자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마지막에는 “진화된 메신저로 우리의 감성은 퇴화해 버렸어요…그 시절 그 감성 다시 돌아왔으면…”이라며 과거의 감성을 그리워했다. 홀맨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문자 쓰던 감성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네”, “음원 발매해 주세요 제발 ㅠㅠㅠㅠ”과 같은 반응과 함께 현재까지 온라인 상에서 총 2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홀맨은 “적진으로 들어가는 게 ㄴㅐ 계획이었걸랑 ^_^~ㅋ”라는 말과 함께 9월 4일 카카오톡 이모티콘 ’홀맨이 돌아왔다‘를 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이승욱·이효원·송예슬 옮김/반비/344쪽/1권위가 해체된 사회의 부작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비평서다. 여느 비평서에 견줘 문장은 쉽고 논리는 견고하다. 다만 우리 사회 주류의 정서와 약간 다른 구석이 있다. 그 섬세한 결을 오해 없이 전달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예컨대 이런 거다. ‘여성의 시대’ 편에 담긴 내용이다. 진화심리학은 대중에게 ‘남성은 본질적으로 과도하게 경쟁적이고 폭력적이며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다른 남성과 싸운다’는 믿음을 심어 줬다. 반면 여성은 덜 공격적이며 싸우기보다 협의를 선호한다.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으니 이제 더 나은 진화로 나아갈 희망도 생겼을 터다. 실제 학계에선 고학력 여성들의 반란이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지배하며,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전망에 굉장히 회의적”이다. 시대정신에 역행한다기보다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한두 문장에 이런 견해의 근거를 담기는 쉽지 않은데, 요약하면 이렇다. 공감과 설득, 미래에 대한 긴 안목 등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동력인 건 분명하지만 이게 정말 여성적인 특징인지 불분명하다. 또 여성이 가한 폭력의 강도와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몇몇 연구에서 여성 중심의 단일 성별로 이뤄진 집단보다 균형 잡힌 성비를 가진 집단의 업무 성취도가 높았다는 것 등이다. 책은 최근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꿰뚫는 개념으로 ‘권위’를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문제의 배경에 ‘권위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권위시대에 권위 타령이라니, ‘보수꼴통’을 의심할 법도 하다. 한데 권위는 ‘권위주의’나 ‘권력’ 등과 사뭇 다른 개념이다. 핵심 기능은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 자녀, 또래, 이성 등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내’가 되기에, 권위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부모, 교사, 상사 등 이른바 ‘어른’들은 권위자 되기를 회피하고 있다. ‘꼰대’로 비치는 게 두려워서다. 요즘 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저자는 “양육자라면 ‘양육 과정에 확실한 권위자의 위치’에서 충분한 훈육을 단호하게 해내야 하며, 그래야 아이가 안정감과 자기 통제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이른바 ‘칭찬 육아’는 역설적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문제의 소지를 키우기 쉽다는 것이다. 교실 상황도 다르지 않다. 누구도 과도한 규제를 받는 교육제도 아래서 권위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누군가에게 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할 뿐이다. 이런 ‘어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권위가 사라지면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기본 문제들’과 다시 한번 부딪치게 된다. 권위 자체를 부정할수록 포퓰리즘이나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 등 가부장제의 피라미드형 권력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위험도 커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 형성해야 할 권위는 무엇인가. 저자는 수평적 집단에 근거한 ‘수평적 권위’, 구성원 상호 간의 사회적 통제에 의해 작동하는 권위를 내세웠다. 수많은 개인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를 ‘수평적 네트워크’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공동체 경제학(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월가 점령시위 당시 ‘강의실 밖 강의’를 감행했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의 저작. 대안 경제학자인 그는 개인주의와 이기심, 경험보다 합리성을 우선시하는 인간, 무한한 욕구 등 주류 경제학의 가정이 어떻게 공동체 파괴에 일조해 왔는지를 서술하고,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528쪽. 2만 8000원.21세기 군주론(양선희 지음, 독서일기 펴냄) 소설가이며 언론인인 저자의 중국고전 현대화 작업 4번째 작품. 고대 중국 패왕의 스승들인 태공망 여상과 관중의 사상, 중국 제왕학의 교과서 ‘한비자’와 한비자의 사상적 근원이었던 노자, 황로학을 좇으며 고대 ‘도법가’ 사상에 기원을 둔 제왕학을 다뤘다. 194쪽. 1만 3000원.중국과 협상하기(헨리 M 폴슨 주니어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펴냄) 세계적인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고 경영자였으며,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저자가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과 상대했던 경험을 담은 회고록. 25년간 100차례 중국을 왕래했던 중국통인 저자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탄생과 진화, 중국의 지도자들과 관계 맺는 법 등을 제시한다. 616쪽. 2만 5000원.검사의 대화법(양중진 지음, 미래의창 펴냄) 20년 경력의 베테랑 검사가 들려주는 사람들과의 대화법. 조사실에서의 대화, 대질 조사, 수사 상황을 주시하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 동료 검사들과의 토론 등을 통해 ‘직장인으로서의 검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듣는지 담백하게 소개했다. 288쪽. 1만 4800원.돌팔이 의학의 역사(디아 강·네이트 페더슨 지음, 부희령 옮김, 더봄 펴냄) 위험한 약과 엉터리 치료의 세계사. 사기를 치는 의사들과 과학자, 무당들과 약장수 등이 만든 기괴하고 위험한 67가지가량의 치료법들을 소개하며 의학사의 부정적 측면을 조명한다. 책에 따르면 링컨은 수은이 들어간 두통약을 복용하다 중금속에 중독됐고, 에디슨은 코카인이 들어간 와인을 마시며 밤새워 실험했다. 432쪽. 2만 5000원.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정재민 지음, 사계절 펴냄) 인공지능이 대세인 시대,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입문서. 청소년들의 미디어 편식을 염려하는 저자는 알고리즘의 선택에서 벗어나 가짜뉴스와 ‘딥페이크’(특정인의 신체 등을 합성한 편집물)를 가려내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272쪽. 1만 4800원.
  • 檢 “선거 개입은 중대 위법” 김경수에 6년 구형… 11월 6일 선고

    檢 “선거 개입은 중대 위법” 김경수에 6년 구형… 11월 6일 선고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3)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이 김 지사에게 징역 6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김 지사의 선고기일은 오는 11월 6일로 지정됐다. 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의 심리로 열린 김 지사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혐의에 징역 3년 6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올해 1월 변론이 재개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검찰의 구형과 같다. 검찰은 “김 지사가 2017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여론에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고 이에 관한 공소사실도 충분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사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특검의 목표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인지 아니면 저나 노 의원처럼 관련 있으면 무조건 유죄 밝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드루킹이 왜 절 끌어들였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의 선고 공판을 11월 6일로 지정했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은 ‘댓글 역작업’의 실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댓글 역작업은 ‘드루킹’ 김동원(51)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 지난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댓글에는 ‘비공감’을, 부정적 댓글에는 ‘공감’을 클릭하는 방식의 여론 조작을 뜻한다. 특검팀은 “역작업이 (전체 작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0.7%도 되지 않는다”면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구조상 실수와 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지만, 김 지사 측은 “실제 역작업은 15% 이상으로 특검이 누락한 것들이 많다”며 “얼마나 성의 있게 확인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역작업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 가자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싶다”며 우선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만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 1개월 전인 10월 초까지 역작업 관련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김 지사 변호인에게 당부했다. 김 지사는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항소심에서 조금이라도 더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면서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다해 특검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지연된 정의’ 다시 세웠다” 조희연 전교조 판결 환영

    “‘지연된 정의’ 다시 세웠다” 조희연 전교조 판결 환영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며 서울고법에 다시 재판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낸 대법원 판결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전교조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는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의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며 “최근 진행된 수사에서 드러났듯, 당시 재판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의 물밑 거래가 영향을 미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의 편법과 부당한 행정이 만들어낸 적폐를 바로잡는 시대정신을 후세와 함께 나눌 계기가 마련되었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지연된 정의’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판결은 비단 전교조에만 해당하는 판결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하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특히 선진국으로서 국제기준에 맞는 노사관계 선진화에 한발 다가서게 된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의 비준을 앞두고 있기에 이번 전교조 판결을 계기로 조속한 비준을 통해 노동에 대한 사회 인식의 전향적 전환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도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에 감사드린다”며 “조속하게 후속 판결이 이뤄져 전교조의 법적 지위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 교육감은 11∼12대 전교조 인천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전교조는 앞서 2013년 10월 해직 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아 법규에 따른 노동쟁의 조정과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교조의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특별3부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전교조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단 법외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문화마당] 지금, 더 나은 미래 위한 인터미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지금, 더 나은 미래 위한 인터미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공연은 보통 1부와 2부로 나뉘고 그사이에 쉬는 시간(intermission)을 둔다. 화장실을 간다든가, 샴페인 한잔 등으로 목을 축이고 무언가를 씹는다. 무엇보다 옆사람과 비로소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조용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집중해 관람했던 1부에 대한 소감과 그리고 2부를 기대하는 마음을 나누며 잠시 평론가가 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술자리에서 ‘술’에 대한 주제로만 이야기하지 않듯이 음악회의 쉬는 시간에 음악 이야기만 할 리는 없지 않은가. 술을 빌미로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진심을 털어놓는 기회를 가지듯 음악을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잡담과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때론 사교적ㆍ정치적 만남의 장이 마련되기도 한다. 학교에 가는 참된 맛과 의미를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두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쉬는 시간이 연주자 입장에서 원하는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몸이 어느 정도 풀리고 점점 뜨겁게 달궈지고 빠져들기 시작할 때 “우리 15분만 쉬었다가 다시 만나자”라고 맥을 끊는 아쉬운 마음이 강하다. 체력이 모자라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을 지레 걱정할 일은 없다. 연주라는 미션은 그 차원을 뛰어넘는 아드레날린의 폭발과 무의식의 세계에 빠지는 순간이니까. 쉬는 시간이 연주자를 위해 있지 않고 청중들을 위해 있었다는 것을 꽤나 늦게 알게 된 편이다. 쉬는 시간에 많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으니. 이제는 쉬는 시간을 거친, 샴페인 한 잔 걸친 청중들과의 2부 공연이 확실히 더 많은 아량과 함께 자유롭고 솔직해지는 공연이 된다는 확신이 있다. 음악에는 별 관심과 흥미가 없이 사람들 간의 비즈니스나 정치를 위해 공연장에 드나드는 유럽 사교계를 비판하는 목소리 중에 이런 표현이 있다. 공연은 한 번의 인터미션으로 나뉜 두 번의 음악이 아니라 음악에 의해 두 번 중단(interruption)된 세 번의 사교의 장일 뿐이다. 공연 전, 공연 간, 공연 후에 해야 할 그들의 궁극적 미션 사이에 잠시 2번의 막간극이 열렸을 뿐이라고 풍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처럼 쉬는 시간에 음료나 간식 없이, 혹은 아예 쉬는 시간을 두지 않고 한 번에 끝까지 진행되는 공연 형태는 진정한 음악회의 미션이었던 음악의 전파와 공유에 더 가까워진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모든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지난여름 잠깐 공연장 문이 열렸을 때 사람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대책과 변화를 도모해 그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독일의 저명한 전염병학자들이 클래식 공연이 오늘날 가장 안전한 공연 형태이자 집회라고 밝힌 바 있다. 모두 마스크를 한순간도 벗지 않고 시종일관 쓰고 있으며,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지 않았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고, 한 방향을 향해 앉아 있는 좌석 배치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극히 낮다는 연구 결과다. ‘5000만 시민 멈춤 기간’을 견뎌낸 후에 어느 정도 안정된 시기가 온다면 클래식 공연이 가장 안전하게 메마른 일상을 다시 촉촉하게 적셔 줄 가장 적합한 여가가 되지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에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아무리 온라인이 새로운 대체재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라이브 공연의 현장감을 어느 장르의 공연이건 간에 포기할 수는 없다. 온라인 공연은 그 나름대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겠지만, 라이브 공연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에 맞는 작품, 관람 문화, 기획 진행, 기반시설 모두 새로운 진화를 하리라 믿는다.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 삶의 인터미션 이후에 더 즐거운 2부가 열리길 기대한다.
  • 방구석 1열에서 미술 전시 감상할래

    방구석 1열에서 미술 전시 감상할래

    미술축제 온라인 콘텐츠·비대면 관람홈피 업로드·사전 녹화·VR 대안 활용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에 방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부산비엔날레 등 대규모 미술축제들이 이번 주말부터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맞춰 온라인 개막 및 비대면 관람 확대 등을 대안으로 마련했다. 올해 개최 예정이던 국내 3대 비엔날레 가운데 유일하게 행사를 치르는 부산비엔날레는 오는 5일 오후 4시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김성연 집행위원장과 덴마크의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해 유튜브로 개막식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를 주제로 11월 8일까지 65일간 열린다. 국내외 소설가 10명과 시인 1명에게서 부산에 관한 신작을 받아 문집을 발간하고, 이를 토대로 미술가 68명과 음악가 11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주최 측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전시장을 열기 전까지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시감독이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 일대, 영도의 전시장을 소개하는 투어 영상을 개막식에서 공개하는 한편 문집을 부산 시민 목소리로 녹음한 오디오북, 3D 입체전시 영상, 작가 인터뷰 등을 홈페이지에 순차적으로 올릴 예정이다.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8일부터 12월 6일까지 대전비엔날레 ‘AI :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가 열린다. 한국, 미국, 독일 등 6개국 16팀이 참여해 인공지능의 진화, 인류와의 공존을 성찰하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작품 위주로 전시가 구성돼 상대적으로 비대면 관람 전환이 수월한 편이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가상공간에 현실세계의 전시장을 옮겨놓은 ‘디지털 트윈 뮤지엄’을 도입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시를 병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시 패러다임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도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성산아트홀, 용지공원에서 개최된다.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를 주제 삼아 30여개국 90여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예정된 일정대로 행사를 진행하되 온라인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개막식과 국제학술콘퍼런스를 사전 녹화하고,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비대면 관람 등 현장에 가지 않고도 안전하게 전시를 즐기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수국제미술제는 ‘해제 : 금기어’를 주제로 4일부터 10월 5일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다. 주제전은 국내외 초대 작가 46명, 참여전은 여수 지역 작가 41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조은정 전시감독은 “여수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이지만 전시장 천장이 높고 개방된 공간이어서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며 “동시 입장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방역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야외 전시 위주인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신 섞기 시대-또 다른 조우’는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시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개막했다.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온난화로 바이러스 강해지지만… 사람 면역계도 진화한다

    온난화로 바이러스 강해지지만… 사람 면역계도 진화한다

    스위스 연구팀, 바이러스에 열 노출 실험고온 적응 마치자 소독제로도 제거 안돼 美선 사람 콧속 세포 면역력 입증 연구도“뇌 침투 차단 위해 항바이러스 능력 진화”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것이 벌써 9개월에 접어들었다. 많은 연구자가 코로나19를 정복하고자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분위기다. 러시아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선언했지만,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러시아산 백신을 쓰겠다는 나라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임상 3상 시험이 끝나기 전에 개발 중인 백신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건축토목환경학부, 바젤대 열대·공중보건연구소, 스위스 연방 수질과학기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바이러스의 진화를 촉진시키고 바이러스가 따뜻한 기후에 적응하게 되면 각종 항바이러스제에 저항성을 가져 정복은 더 어려워진다는 연구 결과를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 9월 2일자에 발표했다. 매년 봄과 여름에 영유아 장염과 수족구,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는 물론 많은 병원성 바이러스는 열과 햇빛에 취약하다.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린 환자가 있으면 식기를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담가 소독하거나 칫솔을 자외선으로 살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날씨가 더워지면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장 바이러스라고도 알려진 엔테로바이러스 4종을 플라스크에 넣고 열과 햇빛에 서서히 적응시킨 뒤 항바이러스제와 소독제로 많이 사용되는 염소(Cl)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따뜻한 온도와 빛에 적응한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와 소독제로도 쉽게 제거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안나 카라탈라 EPFL 박사(환경화학)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할 경우 바이러스도 함께 진화해 현재 쓰이는 항바이러스제나 바이러스 제거제로는 없앨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 “따뜻한 기온에 적응한 바이러스는 본래보다 독성은 약해지더라도 전염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만 사람을 공격하기 쉽게 진화할까. 과학자들은 사람도 적응력이 빠른 동물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응해 진화하게 될 것이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대응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 의대 분자유전학·미생물학과, 면역학과, 듀크 인간백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콧속 냄새를 감지하는 세포가 독감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9월 1일자에 제시했다. 연구팀은 생후 6~12주 된 암컷과 수컷 생쥐를 ‘B형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뒤 몸 각 부분에서 세포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RNA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상기도(입, 목)와 하기도(폐) 세포에서는 바이러스가 쉽게 번식하고 바이러스양이 많아졌지만 같은 상기도인 콧속, 특히 후각신경 세포는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니컬러스 히턴 듀크대 의대 교수(분자바이러스학)는 “후각신경 세포가 다른 인체 세포들보다 더 우수한 항바이러스 능력을 갖추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바이러스가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스코 최정우 회장 “변화의 흐름 이해하고 진화해야”

    포스코 최정우 회장 “변화의 흐름 이해하고 진화해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받는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하려면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0 포스코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생각의 변화에 부응해 ‘업’의 본질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사회가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에 맞춰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포스코포럼은 ‘대변혁의 시대, 100년 기업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이틀간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포스코 본사와 수도권 주재 그룹사 사장단만 참석하고 나머지 임원은 온라인 생중계로 시청했다. 기조강연은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펼치면 7.6인치, 앱 3개 동시에… 희미한 주름은 아쉽네

    펼치면 7.6인치, 앱 3개 동시에… 희미한 주름은 아쉽네

    삼성전자가 폴더블(접히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2’를 내놓으면서 굉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일 있었던 ‘갤럭시Z폴드2 언팩(공개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한 세대가 끝남에 따라 새 시대가 펼쳐졌다. 안녕 플랫(안 접히는 기존 스마트폰)’이라며 폴더블폰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4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가 공개된 뒤 힌지(경첩) 결함 논란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나오는 폴더블폰마다 접히는 스마트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 갤럭시Z폴드2 또한 전작의 단점을 끈덕지게 보완했다.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제품을 1대도 내놓지 못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삼성의 야심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2일 사용해 본 갤럭시폴드2는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한층 시원해졌다. 7.3인치였던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로, 4.6인치였던 외부 화면은 6.2인치로 커졌다. 큰 화면 하나만으로도 파생되는 장점이 무궁무진했다. 이전에는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나타나는 외부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이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동영상을 보거나 문자를 보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심지어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어 줄 때 촬영자는 7.6인치 큰 화면을 보면 되고, 동시에 모델은 6.2인치 외부 화면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이 커지니 최대 3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했다. 유튜브로 온라인 영어 강의를 듣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인터넷창에서 검색을 할 수 있으니 편리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한 귀퉁이에서는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아직은 화면을 3분할 수 있는 앱이 한정돼 있지만 향후 폴더플폰이 보급되면 사용 가능한 앱이 늘어날 듯하다.기기를 원하는 각도에서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파생되는 장점들도 눈에 띄었다. 전작만 해도 스마트폰을 아예 닫거나 180도 수평으로 펴는 것만 가능했는데 이번 제품에서는 90도로 세운 뒤 유튜브를 볼 수 있다. 촬영할 때도 90도 구부려 놓으면 위쪽에는 촬영 화면이 나오고 아래쪽에는 최근에 찍은 사진이 표시된다. 이전 사진은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표정이나 구도를 비교하며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출고가가 239만 8000원으로 비싸게 책정된 점은 부담이다. 디스플레이에 초박막유리(UTG)를 적용해 많이 개선됐지만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여전히 희미한 주름이 눈에 띄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체험기]또다시 진화한 갤럭시Z폴드2…7.6인치 화면서 앱3개 동시에

    [체험기]또다시 진화한 갤럭시Z폴드2…7.6인치 화면서 앱3개 동시에

    갤럭시Z폴드2 전지적 체험시점 삼성전자가 폴더블(접히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2’를 내놓으면서 굉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일 있었던 ‘갤럭시Z폴드2 언팩(공개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한 세대가 끝남에 따라 새 시대가 펼쳐졌다. 안녕 플랫(안 접히는 기존 스마트폰)’이라며 폴더블폰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4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가 공개된 뒤 힌지(경첩) 결함 논란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나오는 폴더블폰마다 접히는 스마트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 갤럭시Z폴드2 또한 전작의 단점을 끈덕지게 보완했다.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제품을 1대도 내놓지 못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삼성의 야심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2일 사용해 본 갤럭시폴드2는 전작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한층 시원해졌다. 7.3인치였던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로, 4.6인치였던 외부 화면은 6.2인치로 커졌다. 큰 화면 하나만으로도 파생되는 장점이 무궁무진했다. 이전에는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나타나는 외부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이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동영상을 보거나 문자를 보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심지어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어 줄 때 촬영자는 7.6인치 큰 화면을 보면 되고, 동시에 모델은 6.2인치 외부 화면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화면이 커지니 최대 3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했다. 유튜브로 온라인 영어 강의를 듣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인터넷창에서 검색을 할 수 있으니 편리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한 귀퉁이에서는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아직은 화면을 3분할 수 있는 앱이 한정돼 있지만 향후 폴더플폰이 보급되면 사용 가능한 앱이 늘어날 듯하다. 기기를 원하는 각도에서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파생되는 장점들도 눈에 띄었다. 전작만 해도 스마트폰을 아예 닫거나 180도 수평으로 펴는 것만 가능했는데 이번 제품에서는 90도로 세운 뒤 유튜브를 볼 수 있다. 촬영할 때도 90도 구부려 놓으면 위쪽에는 촬영 화면이 나오고 아래쪽에는 최근에 찍은 사진이 표시된다. 이전 사진은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표정이나 구도를 비교하며 촬영할 수 있다.다만 출고가가 239만 8000원으로 비싸게 책정된 점은 부담이다. 디스플레이에 초박막유리(UTG)를 적용해 많이 개선됐지만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여전히 희미한 주름이 눈에 띄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14억 쏟아 온라인 케이팝 공연장 만든다

    1일 정부가 발표한 556조원 규모의 예산엔 온라인 케이팝 공연장, 산불 진화하는 드론과 같은 이색적인 사업들도 포함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러워지면서 정부는 온라인 전용 케이팝 공연장 조성 사업에 31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장보다 생생한 케이팝 콘서트를 제공하기 위한 스튜디오 조성과 공연 제작 지원에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을 개최했을 때 107개국 76만명의 팬들이 관람해 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만큼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산불 진화를 위한 특수 드론 30대를 신규 도입하는 데에도 46억원이 배정됐다. 야간 산불 등 헬기 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드론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 문화재 관찰용(15억원)과 불법 조업 감시용(20억원) 등 다른 분야에서도 드론이 활용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중환자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구축 등에 71억원이 배정됐다. AI가 중환자의 심전도, 맥박, 호흡 등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위기 상황을 예측한다. 음식 ‘육회’를 ‘6회’(six times)로 번역해 민망함과 웃음을 주던 외국어 메뉴판도 3억원을 들여 일괄 표준화한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 21인 이상~50인 미만의 소규모 어린이집 8592곳에 보존식 냉동고와 보관용기를 지원하는 데에 30억원을 배정했고, 숲을 이용한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50억원을 들여 어린이보호구역 내 ‘띠 녹지’(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숲)를 만들기로 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는 이미 충돌 중?…거대 헤일로 확인

    [아하! 우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는 이미 충돌 중?…거대 헤일로 확인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은하로 망원경 없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은하 중 하나다. 과학자들은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은하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며 결국 수십 억 년 후에는 서로 충돌해 새로운 거대 은하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사실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합체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 은하 본체의 충돌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은하를 둘러싼 가스와 암흑물질의 모임인 은하 헤일로(halo)의 충돌은 그 전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터데임 대학의 니콜라스 레너와 그 동료들은 허블우주망원경과 퀘이사를 통해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가 은하에서 130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 넓게 분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퀘이사는 먼 우주에 존재하는 강력한 은하 중심 블랙홀로 100억 광년 밖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연구팀은 허블망원경에 설치된 우주 기원 분광기 (Cosmic Origins Spectrograph·COS)를 이용해 안드로메다 은하 주변 퀘이사 43개를 조사했다. 은하 헤일로는 워낙 희박한 가스의 모임이기 때문에 허블망원경으로도 직접 관측이 어렵다. 대신 퀘이사에서 나온 강한 빛이 퀘이사를 통과하면서 흡수되는 정도를 분석하면 퀘이사의 분포는 물론 구성 물질까지 파악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는 과거 생각보다 더 먼 130만 광년까지 뻗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사람 눈에 헤일로가 보인다면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의 크기는 보름달보다 훨씬 클 것이다.(사진) 연구팀은 2015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의 반지름을 100만 광년으로 추정했으나 당시에는 퀘이사를 6개 밖에 관측하지 못해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훨씬 많은 수의 퀘이사를 포함해 헤일로의 범위를 정확히 측정했을 뿐 아니라 내부 구조까지 밝힐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의외의 사실은 헤일로가 순수한 수소나 헬륨이 아니라 산소, 탄소, 실리콘처럼 무거운 원소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초신성 폭발이나 은하 합체 등을 통해 별 내부에서 생성된 무거운 원소가 헤일로에 흘러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일로가 단순히 은하 주변의 희박한 가스가 아니라 은하와 여러 가지 영향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구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은하 헤일로는 같은 방법으로 관측이 어렵지만, 우리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와 비슷하거나 좀 더 작은 크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거의 비슷한 크기의 은하 헤일로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미 두 은하의 헤일로는 접촉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 은하 헤일로는 크기도 크지만, 질량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은하의 합체와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은하 헤일로에 대한 이해는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부산 주택서 원인불명 폭발로 화재…일가족 등 4명 중경상

    부산 주택서 원인불명 폭발로 화재…일가족 등 4명 중경상

    1일 오전 6시 23분쯤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 있는 한 2층짜리 주택 1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불로 1층에 살던 70대 남성 A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2층에 살던 A씨 며느리 B씨와 A씨 손자(6) 등 2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에 후송됐다. 이웃 주민 1명은 찰과상을 입었다. 불은 이날 오전 7시15분쯤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웃 주민이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대유행 위기, 시민이라도 3단계 방역 솔선하길

    어제 0시부터 스타벅스를 비롯한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과 카페 등에선 매장 내 취식이 전면 금지됐다. 음식점과 주점 등은 저녁 9시 이후 사실상 문을 닫도록 했다. 학원의 대면수업이 금지됐고, 헬스장과 수영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운영할 수 없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00~400명대를 기록하는 등 대유행 조짐이 커지면서 정부는 어제부터 다음달 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위 ‘2.5단계’로 강화했다. 일부 업종의 경우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들로 해당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한결 커지게 됐다. 시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 아니겠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만큼 모두의 인내가 절실한 시점이다. 오히려 시민들이 솔선해 3단계에 준하는 방역의식과 실천으로 조기 진화에 힘을 보태 주길 바란다. 일각에선 3단계 방역 조치의 즉각적인 실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컸는데 정부는 우선 2.5단계로 완급을 조절했다. 3단계로 강화했을 때 추가적인 확산 국면에서 선택할 카드가 마땅찮은 데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3단계로 강화되면 병의원과 약국, 생필품 구매처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공·민간 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이후에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고는 이동제한령, 봉쇄령 등 록다운뿐이다. 지금 상황이 심각한 것은 환자 발생 양상에서도 알 수 있다. 고령층과 중증 환자가 집중하고 있는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너무 많아 역학조사로 따라잡을 수 없다. 의료계 파업으로 병상 및 의료진 부족 사태 또한 심각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확진자가 하루 20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이라도 먼저 3단계의 방역 태세를 갖추고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손 세정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충실히 지켜야만 한다.
  • [특별 기고]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실천 행동, 자원봉사활동

    [특별 기고]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실천 행동, 자원봉사활동

    인류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새로운 감염병과 싸워왔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과학과 이성, 그리고 연대와 협력의 힘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의 자원봉사활동은 이웃의 안녕(安寧)을 챙기고, 현장에서 애쓰는 이들을 응원(應援)하는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되었다. 감염병이라는 지극히 제한적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고, 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안부를 묻고 생필품을 지원하며, 구석구석 방역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지역경제 살리기, 농촌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이는 배제와 혐오를 넘어선 인권과 사회적 방역의 새로운 조화였고,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자원봉사의 가치를 현실에서 구현한 활동으로 사회적 신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인간사가 발전하듯 바이러스도 진화를 거듭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빠른 변이와 전염력을 보이며 아직도 우리의 일상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인간은 타인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러한 인간에게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유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서로 존중하고 함께 존재하는 우리 인간이 이 중차대한 바이러스 위험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자기 주도형 방역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당국의 신속한 방역, 역학조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방역의 주체가 되어 서로를 지지, 격려하는 것이다. 또 구석구석 항균캠페인과 더불어 드라이브 스루 물품 지원, 방역 정류장 등을 잇는 창조적인 자원봉사를 개발하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전국의 자원봉사자들과 ‘안녕! 함께할게’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며 응원하는 문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자원봉사 시민이 발휘하는 선한 영향력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에너지로 다시 한번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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