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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어나자마자 사물과 사람 구분할 수 있는 이유 밝혀냈다

    태어나자마자 사물과 사람 구분할 수 있는 이유 밝혀냈다

    갓 태어난 아이들도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도 사물과 사람을 구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학습과정 없이 최소한의 인지능력을 갖는 것에 대해 학자들은 많은 궁금증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진은 학습을 전혀 거치지 않은 뇌 신경망에서 선천적 인지 기능이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별다른 학습 과정없이 출생 직후부터 다양한 인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뇌의 선천적 인지기능은 데이터 입력을 통한 학습에 의존하는 인공신경망과는 뚜렷이 구분된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이를 밝혀내는 것이 생물학적 지능 발생과 진화의 원리를 파악하는데도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특히 사물과 얼굴을 구분하는 얼굴인지 기능은 사회적 행동을 하는 다양한 동물 종의 어린 개체들에서 관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얼굴인지 기능에 초점을 맞춰 뇌의 시각신경망을 흉내낸 인공신경망에서 사물인지 기능을 가상실험(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단순히 사물의 인식하는 기능은 학습을 전혀 거치지 않고도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학습이 이뤄지기 전에 신경망 초기 구조가 갖춰진 시점에서 이미 다양한 인지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일반 인공지능 모델에서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생물학적 뇌신경망의 기능발생은 학습없이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뇌 과학의 오랜 화두로 남아있던 지능 형성의 선천성과 후천성 논란과 관련해 선천적 기능 발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백세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과학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 질문 중 하나인 선천적 인지기능 발생을 설명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데이터 학습기반 인공지능 구현방식과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모비스 ‘엠비전 X’… “차야? 슈퍼컴퓨터야?”

    현대모비스 ‘엠비전 X’… “차야? 슈퍼컴퓨터야?”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9년 ‘엠비전(M.Vision)’과 2020년 ‘엠비전 S(M.Vision S)’를 거쳐 ‘엠비전 X(M.Vision X)’로 진화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콘셉카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TECH JOY(즐거운 기술)’를 테마로 개발된 초소형 모빌리티 ‘엠비전 POP(M. Vision POP)’도 함께 선보였다. 엠비전 X는 도심 공유형 완전자율주행 목적 기반 모빌리티 콘셉트 차량이다. 차량명의 ‘X’는 커뮤니케이션의 확장(eXpansion), 연결된 경험(eXperience), 새로운 공간으로의 탐험(eXpedition)을 의미한다. 엠비전 X의 외부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가 조합된 360도 센싱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기술이 적용돼 차량 바깥 환경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특히 주변 차량, 보행자, 신호등과 수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까지 이동시켜 준다. 차량 내부는 라운지 형태로 설계돼 승객의 상황에 맞춰 휴식과 사무 엔터테인먼트 등 맞춤형 이동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실내 정 가운데 있는 사각기둥 모양의 ‘버티컬 칵핏’으로, 각 면이 28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어 각각의 탑승자가 서로 다른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직접 접촉하는 것이 아닌 제스처를 통해 모든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어 멀리서도 손쉬운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승객의 감정 변화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조명 색깔이 바뀌고, 차량·디바이스 간 연결을 통해 개인이 원하는 음악과 동영상을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차량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창은 자율주행 시에는 디스플레이로 바뀌어 스포츠 경기나 공연,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개인별 맞춤 제어가 가능해 탑승자별로 원하는 콘텐츠를 각각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엠비전 X는 차의 네 바퀴를 각각 제어함으로써 제자리에서 차를 180도 돌리고, 게처럼 옆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 아이들도 규칙 어기는 행동 보면 못 참아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들도 규칙 어기는 행동 보면 못 참아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2021년 신축년도 겨우 하루 남았습니다. 이맘때만 되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사적으로 올 한 해를 되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합니다. 사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한 해 어떤 화두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처럼 지난 1년도 우리 사회에서는 공정, 정의, 안전 등이 화두였습니다. 그런데 공정, 정의라는 개념은 언제부터 갖게 되는 것일까요. 영국 플리머스대, 포츠머스대, 애스턴대, 독일 베를린자유대, 라이프치히대,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미국 듀크대 공동연구팀은 공정, 정의에 대한 개념은 타고나며 어린아이들도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서는 처벌과 간섭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2월 28일자에 실렸습니다. 사람이 공정, 정의, 규범을 언제 인식하게 될까라는 궁금증은 교육학, 심리학, 뇌과학 등 많은 분야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입니다. 2011년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공정심과 이타심, 배려심은 첫 돌이 갓 지난 15개월을 전후해서 확실히 드러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이에 앞서 ‘네이처’에 “인간의 뇌는 보상체계의 불공정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공정성이 태생적으로 내장돼 있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팀은 독일, 인도, 케냐, 아르헨티나 등 7개국 8개 지역에 거주하는 5~8세 남녀 어린이 376명을 대상으로 행동실험을 했습니다. 실험대상 지역은 도시 4곳, 시골 4곳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색깔과 모양이 다양한 블록을 분류하도록 했습니다. 대신 절반은 블록을 색깔별로 분류하도록 하고 다른 절반의 아이들에게는 모양별로 분류하도록 학습시켰습니다. 그런 다음 세 명씩 짝을 지어 둘은 게임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찰을 하도록 했습니다. 연구팀은 게임을 하는 아이 중 한 명에게 규칙과 다른 방식으로 블록을 분류하도록 한 뒤 관찰자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실험 결과, 관찰자 아이는 게임이 늦어질 때도 간섭하고 잔소리를 했지만, 정해진 규칙을 벗어나 게임을 할 때 더 많이 간섭하고 게임에 실제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에 따라 규범위반에 대해 간섭하는 형태는 조금씩 달랐지만 시골 지역 어린이들이 도시 지역 어린이보다 더 많이 항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시골처럼 소규모 지역 사회 어린이들은 이웃들이나 친지들과 함께 지내면서 공동체의 규범 준수에 대해 엄격하게 교육받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해석했습니다. 공정, 정의, 규범준수 같은 개념을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하더라도 주변 어른이나 나이 많은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가치관으로 체화시키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어른들이 공정, 정의, 규범준수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는 너그럽고 타인에게만 엄격한 이중적인 태도를 자주 보이는 것은 사회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편의 이익을 위해 표정도 안 바뀌고 ‘내로남불’하는 모습, 내년에는 안 볼 수 있을까요.
  • 30% 더 밝아진 LG OLED… “차세대 패널로 프리미엄 TV 선도”

    30% 더 밝아진 LG OLED… “차세대 패널로 프리미엄 TV 선도”

    LG디스플레이가 화질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OLED.EX’를 29일 공개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 상용화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OLED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자부하며, 내년 2분기부터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하는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가 이날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공개한 OLED.EX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인 점이 특징이다.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거운 중수소는 약 6000개의 수소 원소 중 1개꼴로 자연계에 극소량 존재하는 물질로,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중수소를 추출해 유기발광 소자에 적용했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패널에 적용해 사용자 시청 패턴을 학습하고, 유기발광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해 영상의 색감과 선명도를 더욱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TV 화면 테두리(베젤) 두께도 65인치 기준 6㎜대에서 4㎜대로 약 30% 얇아져 더욱 몰입감 있는 시청이 가능하다. 회사는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차원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품 공개회에 참석한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부사장)은 “올해 전체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12% 역성장했지만, OLED 제품은 약 70% 성장했다”며 “OLED 소자의 진화, 알고리즘의 진화, 디자인의 진화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양산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 “경쟁사가 OLED 진영에 진입하는 것 자체를 환영한다”라면서 “OLED 시장이 커지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의 주력 TV 제품 ‘네오 QLED’에 적용된 미니 LED 기술 관련 질문에 “차별화할 것이 없어서 휘도만 높였다”며 “그래서 사람 눈 건강을 나쁘게 하는 기기다. 저희가 맞다고 본다”라며 견제도 잊지 않았다.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다이노+] 혀 길이가 머리만큼 긴 고대 새 화석, 中서 발견

    [다이노+] 혀 길이가 머리만큼 긴 고대 새 화석, 中서 발견

    중국에서 머리 길이만큼 긴 혀를 가진 고대 새의 화석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고대 새가 현존하는 벌새 또는 딱따구리의 조상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IVPP)와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공동 연구진은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에서 고대 새의 화석을 발견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고대 새는 초기 백악기에 해당하는 약 1억 2000만 년전 공룡과 함께 서식했으며, 당시 전 세계에 걸쳐 분포했던 에난티오르니테스(Enantiornithes)의 일종으로 추측됐다. 에난티오르니테스는 백악기 당시 나무에 살았던 가장 흔한 새로, 부리가 비교적 짧고 말뚝 모양의 작은 이빨, 매우 긴 설골(혀뼈)을 가졌다.  인간과 달리 일반적인 파충류와 조류는 큰 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조류의 경우 뼈와 연골로 만들어진 막대 모양의 설골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고대 새는 새 특유의 설골 중에서도 길이가 길고 부리 밖으로 내밀 수 있는 혀를 가진 최초의 예로 평가된다. 현존하는 딱따구리나 벌새도 부리에 비해 긴 혀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부리 밖으로 내밀어 먹이를 먹는다. 딱따구리 등은 나무껍질이나 나뭇가지에 있는 구멍에서 곤충을 꺼내 잡아먹으려고 긴 혀를 사용하는데,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고대 새 역시 같은 방식으로 혀를 이용했다고 추측했다. 연구를 이끈 IVPP의 토마스 스티드햄 박사는 “백악기에 살았던 이 새는 꽃가루나 꿀 등을 먹는 데 긴 혀를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이는 딱따구리 같은 새에 앞서서 긴 혀를 부리 밖으로 내밀고 이용한 최초의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고대 새의 두개골 크기와 모양이 기존에 알려진 에난티오르니테스 새에 비해 변화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는 먹잇감과 사냥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많다”면서 “이 새는 더욱 효율적으로 먹이를 먹기 위해 두개골의 크기를 줄이고 혀를 훨씬 더 길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두개골의 골격은 공룡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출간되는 국제학술지 해부학저널(Journal of Anatomy) 최신호에 실렸다.
  • [기고]위드코로나 시대 지방의회, 비대면화상회의 시스템 필요

    [기고]위드코로나 시대 지방의회, 비대면화상회의 시스템 필요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전방에서 주민의 대표로 활동하는 지방의원은 주민들과의 소통에 늘 힘써야 한다. 오미크론이라는 불청객으로 일상회복의 기대가 꺾인 자리를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가 밀고 들어왔지만 곳에 따라 소규모 주민 간담회가 확대 되는 것을 목격한다. 이렇듯 지방의원은 코로나 감염 위험에 상시 노출되는데 지방의원의 확진은 의회 의사일정은 물론 집행부 업무 중단 등 큰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감염될까 전전긍긍하는 현실이다. 2020년 국회 입법 조사처에서 발표한 ‘원격의회 해외입법 동향 분석과 시사점’ 연구를 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각국 의회는 기존 방식으로 의회 운영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 자국 의회 전통과 기술 수준에 맞춰 다양한 원격의회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의회의 입법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국의 원격 회의 및 원격 표결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하원에서 원격회의 및 원격표결을 도입했고, 영국은 하원 위원회 뿐 아니라 본회의에서도 원격 화상회의 및 원격표결을 실시했는데 줌 활용으로 빠른 시스템 도입이 가능했다고 한다. 독일은 하원 위원회의 원격 화상회의 및 원격 표결을 진행하고 본회의 및 위원회는 의결정족수 조정을 통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한편 일본 국회는 원격 의회를 도입하지 않고 회의장에 출석하는 의원 수를 축소하여 의사당에서의 감염 위험을 줄였고 이외 영국과 아르헨티나 의회 뿐 아니라 EU 정상회담, 미국 하원 청문회 등 여러 국가와 주요 기관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목격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의회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누구나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방의회가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신속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침 지난 12월 15일 서울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2022년도 서울시 예산심사를 진행했다. 지속적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시청 내 발생함에 따라 예결위가 재차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예산안 심사가 무기한 중단 될 경우 준예산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 온라인 예결위 진행을 결정한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올해 초부터 비대면 화상회의 시스템을 준비, 10월에 구축 완료 했고 이번 예결위 첫 시연을 통해 집행부 참여, 이의제기, 전자표결 등 모든 의사진행이 시스템 내에서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서울시 예결위를 통해 비대면 화상회의가 코로나19 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불가항력적 상황이 발생 했을 때 행정혼란 및 공백으로 인한 민생 지원이 지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책 및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서울시에서 구축한 비대면 화상회의 시스템은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 됐는데 차후 시스템 검증 및 안정화 과정을 거치면 각 지자체로의 확산을 예상 할 수 있다. 지방의회 차원에서 예산 확보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민간 프로그램 줌(Zoom)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중화 돼있지만 공식 회의에 사용 할 수 없다는 해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 연방하원의 경우 비대면 화상회의 실시에 앞서 ‘연방회의 의사규칙’을 한시적으로 신설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을 참고해 정족수, 심의, 의결 등 법적요건을 갖춘다면 민간 프로그램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리적 검토와 필요하다면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마침 서울특별시 양천구의회는 2022년 전자투표 시스템 설치 등 의회 시스템 개선을 통해 양천구의회 선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발맞춰 비대면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대비를 준비하는 동시에 민간 프로그램 사용 검토 등 시스템 준비에 만전을 기하길 요청하며 양천구의회가 한국 지방의회의 선도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한다.
  • “10년 기술 결정체” LG디스플레이, 차세대 TV패널 ‘OLED.EX’ 공개

    “10년 기술 결정체” LG디스플레이, 차세대 TV패널 ‘OLED.EX’ 공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상용화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가 더 진화한 차세대 OLED TV 패널 ‘OLED.EX’를 29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OLED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자부하는 이 TV 패널을 내년 2분기부터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하는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LG디스플레이가 이날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공개한 차세대 TV 패널은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인 점이 특징이다.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거운 중수소는 약 6000개의 수소 원소 중 1개꼴로 자연계에 극소량 존재하는 물질로,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중수소를 추출해 유기발광 소자에 적용했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패널에 적용해 사용자 시청 패턴을 학습하고, 유기발광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해 영상의 색감과 선명도를 더욱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TV 화면 테두리(베젤) 두께도 줄여 디자인을 개선했다. OLED 패널의 베젤은 65인치 기준 기존 6㎜대에서 4㎜대로 약 30% 얇아져 더욱 몰입감 있는 화면을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OLED의 끊임없는 진화(Evolution)를 통해 고객에게 진화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차세대 패널의 브랜드를 OLED.EX로 명명했다”라면서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차원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TV 화질의 한계를 또다시 뛰어넘은 패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 공개회에 참석한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부사장)은 “올해 전체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12%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OLED 제품은 약 70%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OLED 소자의 진화, 알고리즘의 진화, 디자인의 진화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800만대 규모의 OLED 패널 출하량이 내년에는 연간 1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화면을 탄력적으로 늘이고 줄일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 [핵잼 사이언스] 유익한 ‘머릿니’ 있다?… “2000년 전 미라의 DNA 고스란히”

    [핵잼 사이언스] 유익한 ‘머릿니’ 있다?… “2000년 전 미라의 DNA 고스란히”

    고대 미라의 두피에서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인 머릿니의 흔적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미라의 머릿니에서 추출한 유전자 정보가 고대 인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레딩대학,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미라는 1500~2000년 전 해당 지역에 거주했던 고대 인류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미라의 머리에서 머릿니와 함께 머릿니가 알을 머리카락에 고정하려 몸에서 뿜어낸 끈적한 접착제(체액)을 발견했다. 분석 결과 끈적끈적한 성분의 체액 안에서는 머릿니가 숙주로 삼은 인간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머릿니가 뿜어낸 접착제에 두피 세포가 잔뜩 들러붙어 있었던 덕분이다. 연구진은 “기생충은 고대의 환경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왔지만, 고대 인류의 DNA를 내포한 머릿니 체액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고대 미라에서 DNA를 추출하는 일 자체가 어렵거나 DNA가 손상된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발견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머릿니의 체액이 내포한 고대 인류의 유전자 양이 미라의 치아나 두개골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더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유전자를 채취할 때, 뼈나 치아가 너무오래돼 부식하거나 심하게 훼손되어 있을 경우 유전자 샘플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머릿니처럼 인간에 기생하는 기생충 또는 기생충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물질에도 충분한 유전자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뼈와 치아가 없는 유해에서도 유의미한 유전자 샘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연구를 이끈 알레한드라 페로티 레딩대학 무척추동물 생물학 박사는 “고대 인류의 유전 정보가 머릿니에서 생성되는 끈적끈적한 물질에 의해 보존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고대 머릿니는 유전학적 정보 외에도 수천 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머릿니는 두피뿐만 아니라 미라가 된 인간의 머리카락과 옷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적은 양의 머릿니만으로도 숙주였던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거주했는지 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약 2000년 전 아르헨티나 서부 산후안에 살았던 인류가 현재의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주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의 월간 학술지인 ‘분자 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최신호(28일자)에 실렸다.
  • [씨줄날줄] 멀어져야 가까워질 쌀/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멀어져야 가까워질 쌀/박록삼 논설위원

    쌀은 우리 역사 속 굵은 획을 긋는 씨줄날줄이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일본 상인들은 조약상 내지통상(內地通商)을 근거로 조선 땅에서 자유롭게 활동했다. 쌀과 곡물을 대량으로 구매해 일본으로 가져갔고, 그 결과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 1889~1890년 함경도, 전라도, 황해도 등에서 곡물의 반출을 금한 방곡령이 내려진 이유였다. 일본의 항의는 물론이었지만, 껍데기만 남은 조선은 이를 이길 수 없었다. 농민뿐 아니라 쌀을 소비해야 했던 백성들 모두가 피해자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배경은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이었고, 쌀 700석 착복이었다. 쌀을 빼앗는 일은 생명을 빼앗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100년이 흐른 뒤인 19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핵심 또한 쌀이었다. 116개 국가가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관통하는 기조는 다자주의를 기초로 한 자유무역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는 일이었다. 통상무역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이지만 쌀시장 등 농업시장 개방만큼은 받아들이거나 조정하기 어려운 안이었다. 농민들의 막대한 피해를 희생양 삼아 진행됐던 통상무역국가로의 진화 과정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다. 한민족에게 쌀의 상징성이 너무도 큰 탓이었다. 내년 1월부터 쌀을 시장에서 격리한다고 한다. 격리. 코로나19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연시 여기는 세상에서 ‘격리’는 몹시 익숙한 표현이다. 하지만 ‘밥심’으로 사는 이들이 절대다수인 한국 사회인데 쌀을 시장과 격리하다니 낯설기만 하다. 물론 의미는 다르다. 시장에서 쌀을 격리한다는 것은 올해 과잉생산된 28만 6000t의 쌀 중 20만t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수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2020년 기준 사료용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1.0%다. 사료용을 제외하면 45.8%다. 여기에서 다시 쌀을 제외하면 10.2%에 그치는 수준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국가별 식량안보를 중요한 가치로 제시한다. 연간 소비량의 17~18%의 곡물을 상시 비축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로 치면 최소 비축미는 연간 70만t에서 80만t이다. 현재 재고는 15만t에 불과하다. 이번 시장 격리 20만t을 감안해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쌀은 식량안보 최전선의 무기이자 방패다. 강제로 쌀을 수탈하는 시대도 아니고, 개방된 쌀시장 위협이 큰 것은 아니지만 쌀을 그저 곡물의 한 종류로 치부할 수는 없다. 영세 자영업자도, 일용직 노동자도, 어느 누구도 먹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이 쌀이다. 잠시 시장에서 격리하고 멀어져야 오래 가깝게 지낼 수 있다.
  • “계란 팔아 키웠는데” 무고한 아프간 청년 피살, 성난 주민 봉기…탈레반 진땀

    “계란 팔아 키웠는데” 무고한 아프간 청년 피살, 성난 주민 봉기…탈레반 진땀

    탈레반 반군 최후 거점인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 분위기가 심상찮다.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에 분노한 주민이 들고일어나면서 탈레반도 폭동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영국 BBC 페르시아어 방송과 트리뷴 인디아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판지시르 아나바 자만쿠르 출신 모하마드 아그하(26)가 사망했다. 옆 마을 파라즈로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탈레반 대원 총에 맞아 숨졌다. 전직 경찰인 아그하는 탈레반 재집권 이후 철저히 민간인 신분으로 살았다. 판지시르가 거점인 반탈레반 저항군 민족저항전선(NRF)에도 합류하지 않았다. 결국 탈레반은 아무 이유 없이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셈이다.하지만 탈레반은 민간인 학살 사실을 부인했다. 탈레반 측은 아그하가 NRF 대원이었으며, 파라즈 도심에 폭탄을 설치하다 발각됐다고 발표했다. 유가족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그하의 부모는 “계란 팔아가며 아들을 먹이고 가르쳤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무 죄 없는 아들이 죽었다. 아들은 무슨 군인도 대장도 아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테러범으로 몰고 가는 탈레반의 뻔뻔함에 분노한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왔다. 아그하의 시신을 들쳐메고 판지시르 주둔 탈레반 청사로 몰려가 거센 항의를 쏟아냈다.주민들은 탈레반 청사 앞에서 “탈레반에게 죽음을”, “파키스탄 앞잡이에게 죽음을”, “아흐마드 마수드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아흐마드 마수드는(32)는 NRF 지도자로, 소련 침공 당시 저항군을 지휘한 아프간 전쟁영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다. 한 여성 주민은 “올 한 해 판지시르는 탈레반 독재정권의 탄압에 시달렸다. 탈레반은 무고한 시민을 잡아다 죽이고, 청년을 끌고 가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탈레반 정권 아래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저들이 총부리를 들이민다고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저항을 주문했다. 탈레반 정권의 탄압 대상인 여성 집단에서 나온 소신 발언에 판지시르 시위대는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 NRF 대변인 알리 마이삼 나자리도 “판지시르주 민간인이 탈레반 압제자들에 대한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자유와 정의를 요구하는 판지시르 여성의 열정과 용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탈레반의 폭정과 억압에 반대하는 민중 봉기가 연일 이어지자, 탈레반은 대규모 폭동을 우려한 듯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행정 및 보안책임자들이 직접 나가 청사로 몰려든 시위대를 진정시켰다. 현지 상황에 정통한 아프간 출신 기자들 사이에선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탈레반 정부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은 “NRF 등 저항세력과 이슬람국가호라산(IS-K)과의 대립으로 현지 치안 위기가 짙어졌다. 특히 판지시르에서의 탈레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판지시르 주둔군이 2만여 명 정도인데, 상황이 악화하면 주민 전부 NRF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잘못하면 벌집을 쑤시는 꼴밖엔 안 된다는 설명이다.실제 청년 살해 이후 반탈레반 분위기가 고조된 틈을 타 NRF는 판지시르 아나바 일대에서 전방위적 공세를 펼쳤다. 곳곳에서 벌인 교전 끝에 NRF는 탈레반 대원 20여 명을 사살했다. 탈레반 반군 최후 거점인 판지시르에서 탈레반 세력 약화의 시발점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탈레반은 지난 9월에도 판지시르에서 민간인 20여 명을 사살한 바 있다. NRF 소속 대원 사르파라즈는 “아그하가 피살된 날, 아프간 남동부 팍티아에서도 이스마일이라는 이름의 민간인 청년이 탈레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아그하 피살 이후 판지시르에서 주민 봉기가 일어난 것과 달리 팍티아는 조용하다. 이제 팍티아 주민도 침묵을 깨고 일어서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원하지 않기를 원하기/뉴스페퍼민트 대표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원하지 않기를 원하기/뉴스페퍼민트 대표

    언제부턴가 직장에서 점심을 고를 때 의견을 말하지 않게 되었다. 무엇을 같이 먹을지 정하는 것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권력이다. 사회적 위치가 오르고 내 의견이 잘 반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작은 영역에서라도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견에 조심하기 시작했다. 식사 메뉴를 고르지 않는 것은 그 작은 실천이다. 물론 나도 원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그러한 바람 자체가 생물학적, 혹은 사회적 요인에 의한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이유는 어젯밤 나의 선택이 지금 내게 추가적인 수분과 염분의 섭취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날씨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특정한 음식을 섭취했던 순간의 복합적인 기억은 지금 내 몸의 생물학적 요구와 맞물려 내게 해당 음식을 원하게 만든다. 사회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타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 지능의 진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내 모든 바람에 의심을 가지게 만든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지만, 대부분은 나 자신의 고유한 개성이 아니라 멀게는 타인이 부여한 가치의 영향이며, 가깝게는 어젯밤 우연히 본 PPL 광고 속 물건과 같은 것이다.무언가를 원함으로써 의견 차이가 드러나고 때로 다툼이 발생하는 것 또한 이런 회의적 태도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한동안은 바라는 것이 다른 이들 간에도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정치적 문제가 아닌 이슈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에 합의하고 동일한 논리적 규칙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모든 이슈가 정치적 문제로 수렴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결국, 나는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게 되었다. 물론 집단에 속하기를 원하고 그 집단의 승리를 자신의 승리로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따라서 이를 거부하는 이런 주장을 어떤 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상대 진영의 프로파간다에 속아 넘어간 사실을 감추려는 포장으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철지난 허무주의나 상대주의의 하나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 한 번 만이라도 진정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 순간의 자유를 경험한 이들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 칼럼에서 마르셀 뒤샹의 말을 보았다 “나는 나 자신의 취향에 따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반박해 왔다.” 뒤샹이 꼭 나와 같은 이유로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취향이 한계를 정하고 스스로를 얽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가진 편향을 배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나와 같은 입장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가진 비합리성과 편향, 오류에 대한 보고는 무수히 많다. 지금까지 연재한 칼럼들의 상당수는 어떻게 하면 그러한 함정을 피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지를 다룬 것이다. 원하는 것이 생기는 순간 인간은 예측 가능 해지며 타인의 게임으로 들어가게 된다. 원하지 않아야만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모순적인 표현이 현실이 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쇼펜하우어의 ‘인간은 무엇을 원할지 선택할 수 없다’는 말처럼 무언가를 원하게 되는 것 또한 인간의 의지 바깥의 일이며, 따라서 나 역시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지 그 마음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공개적인 선언이야말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그것이 이 칼럼의 목적이다.
  • ‘21세기 다윈’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별세

    ‘21세기 다윈’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별세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의 후계자로 불리는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26일(현지시간) 92세로 별세했다. 윌슨생물다양성재단은 윌슨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벌링턴에서 부인 아이린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재단은 “뛰어난 과학자이자 자연주의자, 작가 겸 스승, 그리고 우리의 영감인 에드워드를 떠나보낸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난 윌슨은 어린 시절 숲에서 벌레와 나비를 수집하며 곤충학자의 꿈을 키웠다. 하버드대에서 46년간 교수로 재직한 그는 400종 이상의 개미를 발견했고 개미가 화학물질을 방출해 위험을 피하고 먹이 흔적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알아냈다. 1978년 쓴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1991년 저작 ‘개미’로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윌슨이 1975년 펴낸 저서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은 학계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행동은 유전자 선택으로 결정되며 인간이 이룩한 학문적 성과와 문화, 역사 등도 동물의 사회적 행동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런 생물학적 결정론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2013년 쓴 ‘지구의 정복자’를 통해 집단 선택론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유전자가 아니라 집단의 형질들이 유전될 수 있으며, 협동하는 이타적 집단이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이기적 유전자’를 쓴 진화생물학자이자 작가 리처드 도킨스와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 윌슨은 한국과도 관계가 깊다.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바로 그의 제자다. 윌슨에게 박사과정을 사사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다른 대학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윌슨 교수가 있기 때문에 하버드대에 오고 싶은 것”이라고 말해 깊은 감명을 줘 곧바로 제자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둘 사이의 유명한 에피소드다. 또 최 교수에 따르면 윌슨은 평소 제자들에게 과학자들도 ‘취미 과학’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과학자들도 자기가 파고들어 연구하는 분야 이외에 취미처럼 즐길 수 있는 과학분야를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하고 그를 통해 과학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윌슨은 생물다양성재단을 설립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구의 땅과 바다의 절반을 보호하는 ‘반쪽 지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유엔과 과학자들의 ‘30X30 이니셔티브’도 윌슨의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 李 “코스피 5000” 尹 “증권거래세 폐지”… 1000만 개미 잡아라

    李 “코스피 5000” 尹 “증권거래세 폐지”… 1000만 개미 잡아라

    이재명 “주가조작 단속·처벌 모두 약해”법령 개정 통한 불공정 행위 처벌 방점 윤석열 “투자 손실 이월제도 도입할 것공매도 관련 서킷 브레이커 시행 검토” 개인투자자 보호 초점 맞춰 표심 자극개인 주식투자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 대선후보들의 경쟁이 전례 없이 가열되고 있다. 10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난 ‘개미투자자’가 이제 무시 못할 거대한 유권자 집단이 됐기 때문이다. 과거 후보들이 선거 때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사진을 찍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대선에선 후보들이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으며 구애(求愛)를 펼치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직속 기구인 공정시장위원회가 ‘주식시장 개혁방안’을 내놓은 지 하루 뒤인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직접 ‘1000만 개미투자자를 살리는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공약 발표에서 “우리 주가가 부양되면 여기에 투자한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집권 시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개인 투자자가 급증해 국민 5명 중 1명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께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증권거래세 폐지와 캐리오버 시스템(주식투자 손실을 이월하는 제도) 도입 등을 약속했다.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래했던 주식의 매입 가격과 처분 가격의 차액을 확인해 과세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며 “증권거래세는 이중과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일부 기업에서 핵심 신사업을 분할하는 결정을 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많은 투자자가 허탈해하고 있다”며 기업의 물적분할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소액주주들이 분노하는 공매도와 관련해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가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민주당도 동학개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주식투자 경험담을 공개하고, “주가 조작 단속률이 매우 낮고 처벌도 약하다”고 말했는데, 정서적으로 개미투자자의 공감을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개인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대동소이하다. 전날 민주당 공정시장위원회는 주식시장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이 신사업으로 물적 분할을 할 경우 모회사 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하는 것과 관련한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매도를 활용한 불공정 거래를 제재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한 시세조종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비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에 더욱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통섭‘ 주창한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통섭‘ 주창한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사회생물학을 개척했으며 통섭 이론을 주창한 ‘현대의 찰스 다윈’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26일(이하 현지시간)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7일 로이터 통신과 뉴욕 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에드워드 윌슨 생물 다양성 재단(E.O.Wilson Biodiversity Foundation)’은 전날 성명을 통해 윌슨이 미국 매사추세츠 벌링턴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인간을 비롯해 사회적 동물이 보이는 행동을 진화론 등 생물학 체계로 설명하는 사회생물학의 기틀을 세운 학자다. 국내에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제시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 저자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70년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곤충학을 연구했으며, 평생 400종 이상의 개미를 발견했다. 1929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태어난 그는 워싱턴DC에 거주하던 어린 시절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을 드나들며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해당 박물관 소속 개미학자의 격려를 받아 앨라배마주 내 모든 개미종을 조사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1955년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윌슨이 전문 연구자로서 첫발을 내딛던 1950년대는 분자생물학이 주류 분파였는데도 그는 진화생물학을 선택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 뒤 1975년 저서 ‘사회생물학’을 통해 새로운 생물학을 소개했다. 1978년에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 출간하며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생물학적 원리로 설명하는 기획을 이어갔다. 출간 당시 사회과학·생물학 분야 양측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지만, 윌슨은 사회생물학 연구를 계속해 1998년 인문·자연과학의 통합을 시도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통섭’(consilience) 개념을 제시했다. 통섭이란 서로 다른 것을 한 데 묶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그는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 인간에 대한 학문을 유전학, 진화학, 뇌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NYT는 2009년 윌슨이 과거 ‘어떻게 구태의연하게 보이는 진화생물학이 분자생물학과 비교해 새로운 지적 엄밀성과 독창성을 획득할 수 있나’하고 자문한 적이 있다면서 그가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해 이런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수백 편의 논문과 2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과학 저술가이기도 한 윌슨은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 “오미크론, 감기로 전락하는 첫 단계”…낙관론 근거는?

    “오미크론, 감기로 전락하는 첫 단계”…낙관론 근거는?

    ‘암울한 새해냐 팬데믹 종식이냐’과학계 의견 주목“경증은 바이러스에도 유리한 진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일각에선 오미크론의 등장이 코로나19가 감기 수준으로 전락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오미크론: 암울한 새해를 맞이하느냐, 팬데믹의 종식이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미크론의 향후 추이를 전망했다. 현재 영국은 오미크론의 창궐로 또 다시 힘든 시기를 맞았다. 하지만 가디언은 올 크리스마스 상황을 알파 변이가 퍼졌던 작년과 비교해 볼 것을 제안한다. 오미크론으로 감염자가 작년보다는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는 현저히 줄었다. 오미크론은 비교적 젊은 성인층에서 감염자가 몰린다는 점에서 다른 변이와 다르다. 연구진은 오미크론이 그보다 면역력이 약한 연장자층에 전파되기 시작하면 입원환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를 달리 보면 많은 노령층은 그동안 시간을 벌어 이제 더 많은 백신을 접종했고, 오미크론에 저항력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이에 코로나19가 결국 감기 수준으로 약해져 존재감을 잃을 것이라는 과학계의 일부 기대 섞인 전망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이다.“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약한 증세를 일으키기 시작한 첫 단계” 레스터대 바이러스 연구자인 줄리언 탕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적응해가면서 약한 증세를 일으키기 시작한 첫 단계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탕 박사는 “사실 바이러스의 증세가 완만해지는 것은 바이러스 자신에게도 자신을 널리 퍼트리는 데 더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코로나19 초기와 달리 산소치료 비율 크게 낮아” 앞서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 가우텡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병동의 환자 42명 중 70%가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 담긴 다른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달 14∼29일 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66명의 확진 후 평균 입원 기간은 2.5일로 직전 18개월간 평균치인 8.5일을 크게 밑돌았다. 일부 보건 담당 관리들도 코로나19가 결국 독감처럼 약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독감은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덜 치명적이라 단정 못해”…신중론 우세 다만 아직 소수를 대상으로 한 초기 분석 결과이고, 오미크론 변이 유행 역시 초기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덜 치명적으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또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마킨 힙버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독감보다는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매년 감기에 걸린다는 점에서, 면역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파우치 “오미크론, 중증도 덜하다고 자만하면 안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오미크론이 중증 악화를 덜 유발한다고 해서 자만(自滿)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수천만 명 있다면서 오미크론처럼 사람들을 감염시키는데 특출난 바이러스가 있다면 미접종자들은 가장 취약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26일(현지시간) ABC 뉴스에 출연해 영국과 스코틀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나온 최신 데이터를 거론하며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러 나라에서 나온 증거를 보면 기쁘지만, 우리는 이를 두고 자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양평 펜션서 새벽 불…2명 부상·20여명 대피 소동

    양평 펜션서 새벽 불…2명 부상·20여명 대피 소동

    27일 오전 4시 55분쯤 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한 펜션에서 불이 나 2명이 다치고 2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건물에 불이 났다’는 펜션 관계자의 119 신고를 받고, 펌프차 등 장비 20여대와 소방관 등 50여명을 투입해 1시간 30분여 만에 큰 불길을 잡고 현재 잔불 정리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펜션 관계자 2명이 초기 진화 작업을 하다가 손 등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20여명의 투숙객은 모두 무사히 대피해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모두 잡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 “차 키 안 준다고, 연락 안 받는다고”…전 아내·전 동거녀에 행패

    “차 키 안 준다고, 연락 안 받는다고”…전 아내·전 동거녀에 행패

    자동차 열쇠를 안준다고, 연락을 안 받는다고 전처 집 기물 부수고 동거녀에게 중상을 입힌 50대가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박헌행)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특수폭행치상·가정폭력 등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전 동거녀가 3층 건물 밖으로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A씨로부터 어떤 해를 당했을지 모른다”며 “생명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A씨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27일 밝혔다.A씨는 특수협박죄로 수감됐다 출소한 지난 7월 16일 오전 2시 30분쯤 대전 대덕구 전 부인 B씨의 집에서 생활하던 중 식탁을 엎는 등 기물을 파손했다. 이어 이날 오전 4시 15분쯤 전 동거녀 C씨의 대전 서구 아파트를 찾아간 A씨는 현관문을 억지로 벌린 뒤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안쪽에 흘려 넣고 라이터 불을 붙였다. 당시 아파트 안에 C씨는 없었고, 잠을 자던 C씨의 자녀 중 한 명이 잠에서 깨 초기에 불을 진화하면서 다행히 번지지는 않았다. A씨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대전 서구 모 건물 3층 C씨의 가게에 침입해 7시간쯤 기다리다 C씨를 만나자 흉기로 위협하고 마구 폭행한 것이다. C씨는 A씨의 폭행이 계속되자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가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고, 치료를 받아도 일상 생활이 쉽지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법정에서 “B씨가 자동차 열쇠를 주지 않아 화가 났고, 이 상태에서 C씨까지 연락을 받지 않아 그런 짓들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 이대호도 못한 우승을 신인 때부터… KT 권동진의 마법같은 2021년

    이대호도 못한 우승을 신인 때부터… KT 권동진의 마법같은 2021년

    누군가는 평생 꿈만 꾸는 우승을 신인 때부터 달성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 우승의 순간을 함께 만끽하는 것만큼 특별한 경험도 없다. 권동진(23·KT 위즈)은 올해 신인 중 이 모든 것을 유일하게 해낸 신인이다. ‘조선의 4번 타자’로 일본에서 우승까지 할 정도로 선수로서 이룰 것은 다 이룬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도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권동진은 데뷔 시즌부터 경험하는 행운을 누렸다. 권동진은 요즘 프로야구에서 보기 드문 대졸 출신이다. 그것도 무려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다. 대졸 내야수의 1라운드 지명은 2014 신인드래프트 강한울(30·삼성 라이온즈) 이후 7년 만이다. 세광고 재학 시절 타율 0.342 OPS(출루율+장타율) 0.961 20도루로 좋은 성적을 남겼고, 원광대에서 타율 0.407 OPS 1.115 40도루를 기록하며 한층 더 진화한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였기에 높은 순위로 부름 받을 수 있었다. 수많은 재목이 가능성만 인정받고 사라지는 프로의 세계에서 권동진은 당당히 1년 내내 살아남았다. 올해 KT의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던 신인 3인방 중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한 선수는 권동진이 유일하다. 백업 내야수로서 알짜배기로 활약했고 타율 0.254로 공격력도 쏠쏠했다. 최근 연락이 닿은 권동진은 “2군에 있는 것보다 1군에서 경험을 많이 해서 많이 배웠다”면서 “1군에서 우승해서 실감이 안 난다. 꿈같은 시간이었다”는 말로 데뷔 첫 시즌을 보낸 소감을 말했다. 비록 꿈꾸던 신인왕은 이의리(KIA 타이거즈)에게 내줬고,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았지만 미래의 대형 내야수로서 성장할 씨앗을 심은 해였다.아마추어 시절 날아다녔던 권동진이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권동진은 “결정구도 좋고 각자의 주무기가 있으니까 못 칠 공만 던지더라”면서 “프로는 확실히 자기 무기를 하나씩은 갖고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권동진은 좌투수와 우투수 모두 타율 0.273을 기록해 편차가 적었지만 언더핸드 유형에게는 0.167로 고전하며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고 좌절의 시간만 있던 것은 아니다. 권동진은 4월 23일 롯데전에서 첫 득점과 타점을 올렸고 6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첫 홈런을 때렸다. 권동진은 “첫 홈런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면서 “첫 타석 들어갔을 때 스윙도 못하고 건드려서 3루로 공이 굴러가던 장면도 기억난다”고 웃었다. 더그아웃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권동진은 발전을 위해 유심히 다른 선수들을 관찰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은원(21·한화 이글스)을 보고 배웠고, 구자욱(28·삼성 라이온즈)을 보고는 집에 가서 영상을 찾아보며 야구를 어떻게 하는지 참고했다. 1군에서 알찬 경험을 마친 만큼 권동진은 주전 선수로 더 발돋움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기회를 살리기 위해 군 입대도 나중으로 미뤘다. 권동진은 “수비가 잘돼야 1년을 버틸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수비랑 주루도 준비가 돼 있어야 실수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에 안 해봤던 걸 많이 시도하면서 프로에 맞게 몸도 만들고 준비를 많이 하려고 한다”면서 “내 걸 묵묵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서 내년에는 내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135억년 전 태초의 우주 엿본다…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발사 성공

    [이광식의 천문학+] 135억년 전 태초의 우주 엿본다…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발사 성공

    ​135억년 전 초기 우주의 비밀 엿보는 '타임머신' 빅뱅 직후인 130억 년 전 태초의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류의 끊임없는 호기심을 풀어줄 최강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크리스마스날 마침내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최초의 발사예정이었던 2007년에서 무려 14년이나 늦은 지각 발사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5일 오후 9시20분(한국시간) 프랑스령 기아나 쿠로우 우주센터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실은 아리안5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JWST는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1996년부터 기획, 2006년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초기 예산의 5배를 훌적 뛰어넘는 100억 달러(한화 12조원)를 투입한 끝에 마침내 완성됐다.이 거대한 망원경은 초기 우주에 나타난 최초의 별과 은하로부터 방출되는 빛을 측정해 우주 생성의 비밀을 엿볼 예정이다. 먼 우주의 먼지구름에 가려진 외계행성의 대기를 조사해 우주 생명체의 존재를 탐사하는 임무도 띠고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5년에서 10년에 걸쳐 다양하고 중요한 과학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NASA 국장 빌 넬슨은 성명에서 "이것은 매우 독특한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이 미션이 성공한다면, 비록 압도적이지는 않다 하더라도 엄청난 우주의 비밀을 열어젖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해 엄청난 대답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 있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웹 프로젝트 차석 과학자 조나단 가드너는 "웹은 NASA가 지금까지 수행한 것 중 가장 복잡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미국이 지금까지 수행한 것 중 최대의 순수 과학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이날 성공적으로 발사대를 떠난 JWST는 발사 27분이 지난 뒤 고도 1380㎞에서 아리안5 로켓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마침내 통제센터 관계자들은 긴장감을 풀고 박수를 치며 발사 성공을 서로 축하했다. 웹은 30분 후 태양전지판을 펼치고 전기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JWST는 약 29일간 날아가 지구로부터 지구-달 거리의 4배인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2(L2) 지점에 안착할 예정이다. 이곳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별도의 동력 없이도 태양을 공전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점이다. 또한 태양과 지구로부터 나오는 빛의 방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지구와 망원경의 거리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는 지점이다. 제 위치에 도착한 뒤 약 5개월의 안정화 작업을 거친 이후 제임스웹은 사상 최대의 6.5m 주경을 통해 빅뱅 이후 우주의 생성과 비밀을 찾아 나선다. NASA는 “앞으로 10년 동안 전 세계 천문학자는 물론 우주과학자 등 우주의 비밀을 연구하고 생성과 진화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제임스웹은 ‘우주의 눈’이 돼줄 것”이라며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으로 우리는 새로운 우주 탐험의 역사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항해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갖가지 어려운 작업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선 포개져 있는 지름 6.5m, 넓이 25㎡의 거대 반사경을 제대로 펴야 한다. JWST의 반사경이 너무 커서 발사 때 로켓 적재함에 넣을 수 있도록 반으로 접혀진 상태이다. 또 태양의 열과 빛을 막기 위해 설치한 테니스 코트 크기의 태양 가림막 펼치기, 반사경 미세 조절 등 각종 최첨단 장비의 정상 가동 시험 등이 기다리고 있다. 발사 후 13일째가 되면 차양막, 지지대, 그리고 망원경이 모두 펼쳐진다.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최대 100배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JWST는 라그랑주2 지점에 도착한 후 태양을 바라볼 때 지구와 동일 선상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태양 가림막이 한 면이 항상 태양, 지구 및 달을 향해 펼쳐져 열ㆍ빛이 망원경의 관측을 방해하는 것을 막는다. 통신은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관리하는 거대 안테나인 심우주네트워크(DSN)를 통해 이뤄진다. 5차례나 고장나 막대한 예산이 낭비된 허블 망원경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NASA 개발자들은 제작 과정에서 수십 회 반복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또한 지구에서 통신을 통해 자체적으로 오류를 수정하는 프로그램도 탑재했다. 문제는 고도 600㎞ 궤도에서 활동한 허블 망원경과 달리 150만㎞나 떨어져 있는 웹은 너무 멀어 고장날 경우 사람을 보내 수리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NASA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페이스십이나 자체 개발 중인 SLS 등 초대형 우주발사체가 완성될 경우 웹 망원경의 수리 임무에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세대가 걸린 망원경 만들기웹이 처음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의 일이다. 1989년 9월에 볼티모어의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에서 한 무리의 천문학자들이 만나서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계를 논의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운곽을 드러냈다. 이때는 허블을 발사하기도 전이었지만, 그 후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대형 우주망원경은 계획하고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천문학 커뮤니티에서는 10~20년 앞을 미리 구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만 '차세대 우주망원경'(NGST)과의 관측 간격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NGST가 초기 우주를 연구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허블이 빅뱅(138억 년 전) 이후 불과 10억 년이 지난 시점의 우주 모습을 제공했지만, 천문학계는 훨씬 더 초기의 우주를 조사하기를 원했다. 이상적으로는 우주가 태어난 직후 몇억 년 이내에 형성된 최초의 별과 은하의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는 것이다. 거대한 우주망원경은 우주의 초창기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라고 할 수 있다. 허블,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인류의 우주 관측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되는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이 사용했던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을 통해 태양과 같은 별을 관측하므로 우주공간에서 기존 망원경보다 더 먼 공간을 관측할 수 있다. 최대 1000광년 떨어진 행성의 산소분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억㎞다.NASA는 우주의 암흑기(Dark Age)가 끝난 시점, 즉 138억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2억년 쯤 지난 135억년대 초기 우주의 별들이 보내온 적외선 파장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 웹 망원경이 인류가 우주의 끝을 관측하는 첫 번째 망원경이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웹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의 우주 생명체의 탐색과 외계 태양계의 초기 행성계 관측에 집중하여 할 수 있어 태양계 생성의 비밀도 밝히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WST는 허블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한 우주망원경이다. 얇은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든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꼴로 이어붙여 만든 주경은 지름이 6.5m로, 2.4m인 허블보다 2배 이상 크다. 따라서 집광력은 7배가 넘고 시야는 15배 이상 넓다. 제임스웹이라는 이름은 1960년대 캐네디 대통령 시절 NASA 제2대 국장을 역임하며 최초 달 착륙선 아폴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제임스 웹 NASA 국장의 이름을 땄다. 웹 망원경 설계 수명은 5년이지만, '위대한 업적'을 남긴 허블 망원경을 계승하여 앞으로 수십 년간 작동하면서 인류를 보다 먼 태초의 우주로 데려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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