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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것 많이 먹는 사람, 이성 매력 떨어져요[과학계는 지금]

    단것 많이 먹는 사람, 이성 매력 떨어져요[과학계는 지금]

    프랑스 몽펠리에대, 고등사범학교 공동 연구팀은 설탕, 흰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사람은 이성에게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3월 7일자에 실렸다. 탄수화물은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핵심 영양소다. 그렇지만 설탕, 흰 밀가루처럼 섬유질을 제거한 정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빠르게 소화되고 흡수되기 때문에 비만, 제2형 당뇨,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빵, 과자, 면은 정제 탄수화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외모 같은 비의학적 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를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 성인 남녀 104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실험했다. 연구팀은 한 집단에는 정제 탄수화물로 구성된 고혈당 아침 식사를 주고, 다른 집단에는 통곡물 같은 비정제 탄수화물이 포함된 저혈당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2시간이 지난 뒤 사진을 찍어 또 다른 이성 실험 대상자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매력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고혈당 아침 식사를 한 남성과 여성 모두 저혈당 아침 식사를 한 사람들보다 얼굴 매력도가 낮게 평가됐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을 만성적으로 섭취한 사람은 매력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클레어 버티케(인간진화생물학) 몽펠리에대 박사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 요소인 얼굴의 매력이 정제 탄수화물 섭취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라고 밝혔다.
  • 골목길 쌓인 눈, 다 같이 치우려면?… 게임 이론으로 푸는 사회적 딜레마

    골목길 쌓인 눈, 다 같이 치우려면?… 게임 이론으로 푸는 사회적 딜레마

    개인, 분배 공정해야 공동체 협조동기부여할 새로운 이론 만들어사람마다 가용 자원·능력 달라안정성 초점 맞추면 균등 분배효율성 따지면 숙련자 더 줘야 “모든 것은 숫자로 돼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방영했던 미드 ‘넘버스’가 시작할 때 나오는 문구처럼 수학자들은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숫자로 이뤄져 있으며 수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복잡한 상황이나 자연 현상도 수식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수와 양에 관해 다루는 수학은 철학, 천문학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이다. 수학자들은 수학이 자연과 우주의 숨겨진 법칙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나 사회, 정치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려 주는 실질적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게임 이론이 대표적이다. 게임 이론은 군사학에서 시작해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심리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수학 이론이다.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미치는 상호의존적·전략적 상황에서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주로 연구한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원(ISTA), 호주 퀸즐랜드대 경제학부,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생물학 연구소, 프랑스 툴루즈 고등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개인들이 협력할 때 필요한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이론을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2월 27일자에 실렸다. 인류의 공존은 협력에 달려 있지만 개인마다 협업하는 동기와 이유가 달라서 ‘공유지의 비극’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이웃끼리 진입로를 공유하는 단독주택 단지를 생각해 보자. 폭설로 진입로 전체가 눈으로 덮이면 제설 작업을 해야 한다. 거주자 모두가 제설에 나선다면 도로는 순식간에 치워지겠지만 한두 명이 춥다는 이유로 빠지기 시작하고 결국 아무도 제설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도로에는 계속 눈이 남아 있게 된다. 어떻게 해야 이 딜레마를 극복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수 있을까. 공공재 게임은 앞선 상황과 같은 사회적 딜레마를 모델링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이 게임에서 참가자는 전체 집단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자원을 얼마나 내놓을 것인지 결정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모든 인간이 동질적이라 가정하고 있어 현실 세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공공재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별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기여도라고 강조했다. 눈 덮인 진입로 시나리오에서 보면 주민들은 가용 자원과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에서 모두 각각 다르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문제는 불평등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모델에 따르면 다양한 능력을 갖춘 개인이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균등 분배만으로는 전체적 후생이 극대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선을 늘리기 위해서는 숙련된 개인에게 자원이 조금 더 배분되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는 약간 불균등한 분배가 이뤄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모두가 참여해 작업을 완수하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효율성을 목표로 한다면 기꺼이 참여하려는 사람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구팀에 따르면 협력의 효율성과 안정성은 사회마다 차이를 보이겠지만 여기에는 상호성, 도덕성, 윤리적 문제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를 이끈 크리시넨두 차터지 ISTA 교수(진화 게임 이론)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공공재 게임 이론은 환경 정책이나 기후 변화 대응은 물론 새로운 경제체제와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검은 청개구리’부터 ‘암세포 죽이는 늑대’까지…방사능 오염된 체르노빌에 사는 동물들[핵잼 사이언스]

    ‘검은 청개구리’부터 ‘암세포 죽이는 늑대’까지…방사능 오염된 체르노빌에 사는 동물들[핵잼 사이언스]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104㎞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제4호 원자로가 폭발한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사고가 발생한 지 38년이 지난 가운데,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오염 지역 내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연변이 검은 청개구리 2022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개구리들이 발견됐다. 당시 이를 발견한 파블로 부라코 스웨덴 웁살라대 동물생태학자와 게르만 오리사올라 스페인 오비에도대 생물학자로, 이들은 2016년부터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 내에서 서식하는 청개구리를 조사해 왔다.방사선이 강한 출입금지구역 안 연못 8곳과 방사선이 자연 상태와 비슷한 금지구역 밖 연못 4곳에서 수컷 청개구리 200여 마리를 채집했고, 분석 결과 사고 당시 방사선이 강한 곳일수록 짙은 청개구리가 더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당시 전문가 매체인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고 원전 주변에서 평범한 청개구리와는 다른 새까만 청개구리를 여러 마리 발견한 것이 이번 연구의 계기였다”면서 “해당 청개구리는 카스피 해에서 북해에 걸쳐 서식하는데, 일반적으로 밝은 초록 빛깔을 띠지만 종종 짙은 색의 개체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멜라닌 색소가 방사선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청개구리를 보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개구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멜라닌은 세포 안에서 방사선에 쏘여 이온화한 분자들을 청소하고 중성화하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초강력’ 박테리아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서식하는 제비의 날개에서 발견된 박테리아가 감마 방사선에 저항하는 능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16년 사이언티픽리포트에는 방사선에 노출된 체르노빌의 박테리아는 일반적이 박테리아에 비해 번식능력이 훨씬 강한 덕분에 빠르게 번성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당시 연구진들은 “자연 개체군에 대한 방사선의 장기적인 영향은 특정 환경에서 생존하는 박테리아에 대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암에 걸려도 회복하는 늑대 체르노빌 원전의 황폐화한 황무지를 배회하는 늑대는 암과 싸우는 능력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달 초 미국 프린스턴대학 셰인 캠벨-스태튼 연구실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생태독성학자인 카라 러브 박사팀에 따르면,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인간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회색 늑대들은 수년간 개체 수가 늘었다. 이에 러브 박사 연구진은 늑대가 유전적으로 암에 대한 저항력이나 회복력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인간이 방해하지 않아 번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연구진은 2014년 체르노빌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야생 늑대에게 방사선 선량계가 장착된 GPS 목걸이를 부착했다. 또한 암을 유발하는 방사선에 대한 체내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늑대의 혈액을 채취했다. 이후 암을 유발하는 방사선에 여러 세대에 걸쳐 노출됐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늑대 여러 마리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고, 늑대가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등의 측정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늑대는 인간의 하루 법적 안전 한계치보다 약 6배 높은 방사선량(약 11.28밀리렘·0.1128밀리시버트)에 매일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석 결과, 체르노빌에 사는 늑대는 외부의 늑대에 비해 면역체계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암과 관련한 다수의 유전자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방사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이라면서 “암의 위험을 줄이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원자로의 설계 결함과 안전규정 위반, 운전 미숙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4호기 노심과 원자로 건물 지붕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으로 이어졌다. 이후 인근 30㎞가 강한 방사능에 오염돼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 “지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

    앞으로 50년간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1550만명가량 급감하면서 3600만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이 나왔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에 육박하면서 한국은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국가 소멸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재천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국가 소멸? 내가 힘든데 그게 중요한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출산율을 회복하는)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재천 교수는 2021년에도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라는 영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은 진화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지극히 당연한 진화적 적응 현상”이라며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숨을 곳이 없는데 번식을 하는 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집단 수준에서 번식을 조절할 수 있는 동물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한 윈 에드워즈 교수의 이론과 현대의 이론을 비교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내가 과연 애를 키워낼 수 있겠느냐는 문제를 한 개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그 고민 끝에도 애를 낳는 분들은 제가 보기엔 계산이 안 되시는 분들”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동시에 그분들은 애국자시다. 힘들 거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나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그 행복을 누려보겠다고 과감히 출산을 하시는 분들은 결국은 애국자”라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애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상황만 좋아지면 출산을 하게 되어있다. 번식을 못 하게 막는 것이 무지 어려운 일이고 번식을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이 나라에 아이만 낳아놓으면 아이가 너무나 잘 크고, 우리는 부모로서 그 잘 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가족을 이룰 수 있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야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구 생각하면 인구는 줄어야 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해수면 및 수온 상승은 지난 1만 1000년 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해수면은 따뜻한 물이 팽창하고,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면서 상승한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단체들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 될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곳곳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며 예상 이미지를 공개해 경고했다. 최재천 교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진화적인 관점으로 기가 막히게 적응을 잘하는 민족이다”라며 “새끼를 낳아서 기를 수 없는 상황에서 새끼를 낳는 동물은 절대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없다. 상황이 좋아졌을 때 새끼를 낳아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출산율 1.8명, 더 열심히 노력하면 2.1명(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수준의 출산율)을 회복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저는 그런 날 안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전지구적으로 보면, 지금은 우리가 억지로 기술로 지구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은 상태다.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모든 환경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 인구문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벌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는 줄여야 한다. 잘 사는 나라들이 도로 출생률을 높이는 일을 하다 보니까 전지구적으로는 이게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경제학자들은 자꾸 노동력이 부족해지니까 살기 힘들어진다라고 걱정하는데, 그것보다는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아닌가”라며 “전지구적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오히려 인구가 서서히 줄어들면 지구는 훨씬 더 살기 좋은 행성이 될 것이다. 그 선도적인 역할을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이 하고 있는 것”라고 말했다.
  • 생쥐 뇌 지도 완성… 인간 신경장애 비밀 풀린다

    생쥐 뇌 지도 완성… 인간 신경장애 비밀 풀린다

    우주, 심해, 뇌는 현대 과학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3대 연구 분야다. 뇌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고 크기도 가장 작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다. 뇌는 생명과학이나 의학같이 특정 분야 연구만으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어 융합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뇌 과학 연구에 또 하나의 큰 걸음을 내딛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소크연구소, 브로드연구소,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 버클리) 등을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팀은 생쥐 뇌 전체 세포 유형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상세한 특성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2월 14일자에 9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지원하는 ‘뇌 이니셔티브 셀 센서스 네트워크’(BICCN)가 수행했다. 2027년까지 뇌 지도 완성을 목표로 하는 BICCN은 지난 10월에도 45개 연구기관, 258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3000개 이상의 인간 뇌세포 유형을 분류하고, 뇌세포 수준에서 인간과 영장류의 뇌를 구별하는 특징을 규명해 과학 저널 ‘사이언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사이언스 중개 의학’ 등에 21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포유류의 뇌가 수행하는 복잡한 활동은 다양한 기능적 특성을 가진 수많은 유형의 세포들이 이리저리 모이고 신경 회로에 의해 제어되면서 가능해진다. 뇌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밝히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뇌세포 유형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사람의 뇌는 다른 종들과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특정 뇌·신경질환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파악해 정복할 수 있게 된다.연구팀은 약 400만개의 뇌세포에 대한 ‘단일 세포 염기서열 분석’과 약 430만개의 세포에 대한 ‘공간 전사체 분석’ 데이터를 조합해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었다. 고해상도 뇌 지도에 따르면 뇌세포는 34개 종, 338개 아종, 1201개의 슈퍼 타입, 5322개의 클러스터로 분류됐으며, 뇌 영역에 따라 세포 유형 구성의 특징이 발견됐다. 뇌 뒷부분에 해당하는 등 쪽(dorsal part) 세포들은 다양한 종류가 분포돼 있었으며, 앞부분인 배 쪽(ventral part)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세포 유형들이 더 많이 모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논문에서는 인간, 원숭이, 마모셋, 생쥐의 일차 운동 피질 세포에서 유전자 조절을 비교했다. 놀랍게도 다발성 경화증, 신경성 식욕부진증, 담배 중독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이들 모두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됐다. 이는 진화적으로 포유류 전반에 보존된 특징으로 신경학적 질병과 형질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변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논문들에서는 개별 뇌세포와 신경 회로의 기능, 망막 신경세포의 종류와 진화, 뇌의 구조와 조직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다양한 세포 유형과 조직이 신경 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포유류 뇌 발달과 진화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마리아 안토니에타 토스체스 컬럼비아대 교수(진화생물학)는 “이번에 발표된 고해상도 포유류 세포 유형 지도는 세포 단위의 뇌 구조 이해와 뇌 진화 연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에드워드 캘러웨이 소크연구소 교수(분자 신경생물학)도 “이번 연구 논문 결과는 특정 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제어되는지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높은 곳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멀쩡한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높은 곳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멀쩡한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수영장에서 다이빙할 때 만약 배나 등부터 떨어져 본 적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마치 물이 아니라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던진 것처럼 충격이 온다는 것을.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물총새의 경우는 물속에 있는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머리부터 다이빙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그런 사냥 습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머리나 얼굴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뾰족한 부리부터 다이빙한다고 하더라도 물 표면에서 받는 압력은 낮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도 이런 사실에 궁금증을 품고 연구에 착수했다. 미국 시카고 필즈박물관 바이오인포매틱스 센터, 통합 생물연구센터, 예일대 생태 및 진화생물학과, 뉴멕시코대 생물학과, 시카고대 진화생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물속으로 수직 낙하해 먹잇감을 사냥하는 물총새가 다이빙 순간 머리를 다치지 않게 해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 10월 25일자에 실렸다. 물총새가 물속으로 뛰어드는 다이빙 유형은 항공공학적으로 ‘플런지 다이빙’(plunge-diving)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공기 중에서 물속으로 고속으로 뛰어드는 행위다. 극소수의 동물(조류)만이 행하는 행동으로 생물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플런지 다이빙을 위해서는 뇌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우선 연구팀은 물총새들의 여러 종 중에 플런지 다이빙해 물고기를 잡는 종에 대해 분류학적 분석을 했다. 그 결과 플런지 다이빙하는 종은 다른 물총새 종들과 가계도 상 거리가 멀고 다이빙 능력은 진화를 통해 획득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다음 연구팀은 30종의 물총새의 전체 게놈을 서열 분석해 플런지 다이빙하는 물총새들이 공통으로 가진 유전적 변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물고기를 섭취하는 물총새의 식습관과 뇌 손상 없이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ART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타우 단백질은 뇌 내부의 작은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타우 단백질이 많이 축적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은 물론 뇌진탕 같은 외상성 뇌손상도 타우 단백질이 관련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셰넌 해켓 필즈 박물관 조류관 큐레이터는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이 새의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타우 단백질이 새와 사람에게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는 이유에 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침팬지도 전쟁을 피하려고 하는데 사람들은 왜? [달콤한 사이언스]

    침팬지도 전쟁을 피하려고 하는데 사람들은 왜? [달콤한 사이언스]

    ‘손자병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병법서로 알려져 많은 군사 전략가가 탐독하는 책이다. 손자병법의 제10편은 지형의 유불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10편은 “손자가 말했다. 지형에는 통(通·통하는 곳), 괘(挂·걸린 곳), 지(支·유지되는 곳) 애(隘·좁은 곳), 험(險·험한 곳), 원(遠·먼 곳)이 있다”라고 시작한다. 이 가운데 ‘통’은 지형이 높고 양지바른 쪽에 자리 잡고 양곡 수송로를 확보하기 좋아 전투하면 이로운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런 손자병법의 가르침을 유인원도 알고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코티디부아르,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 공동 연구팀은 침팬지들이 높은 지대를 이용해 경쟁 집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전술적 결정을 내린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코티디부아르 스위스 과학연구센터,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괴팅겐 영장류연구센터 협력진화연구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과, 미국 하버드대 인간 진화생물학과, 프랑스 마크 제너로드 인지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11월 3일자에 실렸다. 손자병법뿐만 아니라 많은 병법서에는 전쟁 중에는 높은 곳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지대가 방어하기 쉽고 적군의 규모와 위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등 전술적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포식자를 감지하고 짝짓기하기 위해 언덕을 이용하는 경우는 관찰됐지만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높은 지형을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3~2016년 코티디부아르의 타이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서부 침팬지 2개 집단을 관찰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은 자신의 영역 중심으로 이동할 때보다 상대 집단의 영역 경계로 이동할 때 높은 지대를 이용하는 확률이 2배 이상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계 지역에서는 다른 집단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언덕에 있다가 내려온 침팬지들은 적과 마주칠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행동하는 경향이 컸다고도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침팬지들도 경쟁 집단의 존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잠재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갈등을 피하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를 이끈 실바인 라모인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인간 동물이 이웃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지형지물을 전술적으로 이용한다는 최초의 증거”라면서 “침팬지들도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 상황 대신 위험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집단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진화생물학자는 천문학자의 책을 사랑했다

    진화생물학자는 천문학자의 책을 사랑했다

    제목만 흘낏 보면 ‘유명인의 이름을 달고 나온 그저 그런 서평집이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지만 목차와 서문을 보고 나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온다. 더군다나 저자가 진화생물학 분야 석학이자 과학과 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과학 해설자 리처드 도킨스 아닌가. 6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을 천체물리학자 닐 더그래스 타이슨, 과학 해설가 애덤 하트 데이비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작가이자 언론인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론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 과학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 등 세계적 석학들과의 대화로 문을 연다. 도킨스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잉크가 아까워 밑줄 긋기를 그만뒀다”고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한때 동지였지만 나중에는 진화론에 대한 견해차로 등을 돌린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1929~2021)의 책 ‘지구의 정복자’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그는 윌슨의 집단선택은 진화가 생물집단들의 생존율 차이로 일어난다는, 잘못 정의되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견해라고 꼬집는다. 한국어 번역본 제목으로 ‘다윈도 모르는 진화론’을 쓴 리처드 밀턴에 대한 공격의 칼날은 더 날카롭다. 도킨스는 이 책이 ‘헛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하면서 특히 기원전 8000년 전에 지구가 갑자기 생겨났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밀턴에 대해 “공룡이 청동기시대 직전에 나타났다 사라졌을까? 이구아노돈을 훈련시켜 스톤헨지로 돌을 운반하게 했을까?”라며 한심하고 무식하다고 평가한다. ‘내 장례식에 읽힐 추도사’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마저 도킨스다운 유머와 풍자가 빛난다. “나는 운이 좋아서 태어났고 당신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리는 특권을 누렸다. 우리 행성을 즐겼을 뿐 아니라, 왜 우리 눈이 열리고 지금처럼 볼 수 있는지를, 그 눈이 영원히 감기기 전 짧은 시간 동안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받았기 때문이다.”
  • 졸졸졸… 찌르륵… 소쩍소쩍… 건강한 자연, 소리로 증명하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졸졸졸… 찌르륵… 소쩍소쩍… 건강한 자연, 소리로 증명하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전에는 아침에는 울새, 검정지빠귀, 산비둘기, 어치, 굴뚝새 등 여러 새의 합창이 울려 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속 한 문장입니다. 도시에서 새소리가 사라진 것은 꽤 오래된 듯싶습니다. 요즘은 도시를 벗어난 교외 지역에서도 가을 풀벌레 소리나 새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연의 소리를 포함해 일상의 소리 환경 전반을 조경학에서는 음향 경관 또는 소리풍경(soundscape)이라고 합니다. 소리풍경은 실제로 들을 수 있는 소리뿐만 아니라 심상, 기억 속 소리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단순히 ‘물소리’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물 흐르는 소리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청량함을 느끼게 되는 작용을 말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2월 발표한 ‘프론티어 2022: 소음, 대형 화재와 불일치’ 보고서에서 현재 인류가 맞닥뜨린 환경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소리풍경입니다.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인류의 일상과 보건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계획을 세울 때 긍정적 소리풍경 형성을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에콰도르, 미국 공동 연구팀은 산림 관리에 있어서 소리풍경이 생물다양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0월 18일자에 실렸습니다. 지구온난화와 도시화로 인해 산림 건강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산림 생물다양성을 대규모로 감시하는 것이 보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문제는 비용도 많이 들고 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물은 어떻게 모니터링할지 표준화된 측정 도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자연 속 미세한 소리까지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DNA를 통해 여러 생물학적 요소를 판단할 수 있는 ‘DNA 메타바코딩’ 방식으로 생물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물이 만들어 내는 소리풍경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에콰도르에 있는 버려진 농장부터 오래된 숲까지 다양한 산림에서 소리풍경을 녹음해 생물다양성을 평가했습니다. 분석 결과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저렴하고 정확하고 폭넓게 산림 생물다양성을 판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요르크 뮐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물 음향학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이 산림 생물다양성을 감시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화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박사는 최근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라는 책에서 생태계 파괴는 인공 음이 자연의 소리를 덮어 버리면서 시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스컬 박사의 책이나 이번 연구를 보면 지구 생태계에 인공적인 소리만 남고 자연의 소리가 사라질 때가 바로 ‘여섯 번째 대멸종’의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과학이 설명하지 못한 인간성, 철학이 답하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한 인간성, 철학이 답하다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후세에 남기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 직후 출생아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이유도 유전자가 설정한 프로그램에 의한 본능적 행동 때문이란다. 그의 말마따나 인간은 유전자가 창조해 낸 생존 기계일 뿐일까. 인간을 생물학적 개체로 바라보는 과학적 시선은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인간 고유 특성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하진 못한다. 사람들이 묵묵히 지켜오던 도덕적 의무감과 타인을 향한 애정과 관심 등은 여전히 과학으로 밝혀내지 못했다. 책은 과학, 윤리학, 사회학 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인간성을 철학으로 해명한다.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이 프린스턴대에서 진행한 특강을 담았다. 저자는 인간이 동물의 일종이긴 하지만 분명한 간극이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주체성이다. 인격이라는 개념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한다. 인격체들의 만남 속에서 피어나는 도덕 감정이 우리 세계의 근간을 어떻게 이루는지 밝힌다. 피터 싱어로 대변되는 현대의 윤리 철학에 대한 승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트롤리를 굴려 한 명을 죽일지 다섯 명을 죽일지 고민하는 이른바 ‘트롤리 딜레마’처럼 선택을 강요하는 이들에게 “도덕은 결코 계산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나아가 계약으로 사회가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미국 사회철학자들과 자유주의자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가 미덕을 지키려 노력하는 이유는 국가 등에 보호받으려는 계약과 무관한 인간의 본성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인간을 단순하게 해석하려는 과학에 속지 말고,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도덕을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200쪽 남짓하지만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철학에 대한 개념이 이어지는 데다 과학적 지식도 어느 정도 갖춰야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인간성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고민은, 천천히 음미해도 좋을 듯하다.
  • 사람의 소리로 가득 찬 세상, 인류 종말 시계 앞당긴다 [주말엔 책]

    사람의 소리로 가득 찬 세상, 인류 종말 시계 앞당긴다 [주말엔 책]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노승영 옮김/에이도스/608쪽/3만 3000원 한여름 도시의 아파트 숲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 가을의 시작과 함께 집 근처 어디선가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무시되거나 신경을 거스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지만 밤하늘 우유를 쏟아부은 듯 별빛 가득한 어느 시골에서 듣는 매미나 풀벌레 소리는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만든다. 저자는 45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하고 40억 년 전 생명체가 나타난 뒤 ‘소리’의 등장이야말로 생물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자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또 인간 고유의 것으로 알려진 음악에 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인간의 음악과 생물체의 소리가 차이가 없다고도 말한다. 음악이 질서 있고 반복적 요소를 이용해서 한 존재가 다른 존재와 소리로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음악은 인간이 등장하기 훨씬 전인 이미 3억년 전 곤충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소리와 관련해 이렇게 파격적인 주장을 다양한 과학적 근거와 연결해 독자들을 흡입력 있게 끌어들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저자는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박사다. 두꺼운 분량에 다양한 과학 지식까지 버무려 있어 한 번에 휘리릭 읽어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 번 책을 펼치면 다시 덮기가 쉽지 않다. 전작인 ‘숲에서 우주를 보다’, ‘나무의 노래’로 ‘과학계의 계관시인’, ‘미국 최고의 자연 작가’라는 찬사를 받게 된 이유를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스컬 박사는 소리를 내고 듣는 것은 창조 행위 그 자체이며, 우주의 생성력이 깃들여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도시뿐만 아니라 숲과 바다, 하늘까지 인간이란 단일 종이 내는 소음이 자연의 소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사람의 이동이 줄고 산업 활동이 감소하면서 지질학자들의 지진파 측정 장비에는 그동안 본 적 없는 ‘지구적 고요’가 발견됐다. 인공적 소음들이 지구의 수많은 목소리를 사라지게 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여섯번째 대멸종’의 순간은 생태계의 다른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져 인간의 목소리만 남는 순간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 최악의 출산율 한국, 조선시대에는 나았을까?

    최악의 출산율 한국, 조선시대에는 나았을까?

    ‘2.3명 vs 0.78명’. 세계 238개국 평균 합계출산율과 한국의 출산율이다. 낮은 출산율 때문에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금 애를 낳는 사람은 바보”라는 역설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숨을 곳이 없는데 번식하는 동물은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은 진화생물학의 상식인데 한국이 바로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의 출산율은 당연하단 설명이다. 그렇다면 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조선시대 출산율은 어땠을까. 조선시대 인구사(史)를 연구하는 박희진 박사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발행한 웹진 ‘담談’ 9월호에 ‘조선의 출산 조절 기제와 문화’라는 소논문에서 조선시대 출산율과 관련한 사회적 맥락을 분석했다. 조선시대는 양반 여성 1명이 평균 5.09명을 출산했고 이 중 제사를 지낼 수 있는 남자아이는 1.25명 수준이었다. 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시대여서 아들이 있어도 더 많은 아들을 원했기 때문에 출산율은 높아졌다. 특히 종법 질서가 강화된 18세기 아들로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의무가 여성에게 지워지면서 독특한 문화적 행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들을 낳기 위해 남근석을 쓰다듬거나 껴안기도 하고 다른 집 장남의 배내옷을 훔치는 식이었다.이런 다산을 원하는 바람과는 달리 조선 후기 출산율은 17세기를 기점으로 떨어졌다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성에 대한 터부, 여성의 재가 금지가 대표적이다. 성을 금기시하는 풍속은 집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부인이 지내는 안채, 남편이 주로 거처하는 사랑채로 구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신을 위해서는 ‘씨 내리는 날’을 정해 부인과 남편이 만나는 것이 조선 사회의 암묵적 관행이기도 했다. 양반 여인들의 재혼 금지 풍속은 평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출산율 급감의 또 다른 원인이 됐다. 박 박사는 “한 사회의 인구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사회변동과 유기적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현재 한국 사회의 인구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장기적 사회구조와 변동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복식 연구를 하는 안귀주 박사는 ‘박물관 소장유물에 나타난 전통 배냇저고리의 미학’이라는 글에서 배냇저고리의 상징적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안 박사에 따르면 영아 사망률이 높았던 조선시대에는 태어나 가장 처음 입는 배냇저고리를 통해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배냇저고리에는 깃이 없는데 이는 목이 짧고 피부가 연약한 신생아가 입는 옷이라는 점과 함께 깃이 없는 불완전한 옷을 입혀 악령으로부터 아기를 숨길 수 있다는 생각도 반영됐다. 또 고름을 길게 해 옷이 풀리지 않게 몸에 돌려 감은 것도 긴 고름처럼 장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박사는 “배냇저고리는 어렵게 아이를 낳아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당시 인간의 정성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애환과 번뇌가 반영된 옷”이라고 설명했다.
  • “혼자만 잘 살지 마세요”…서울대 졸업식 축사 ‘눈길’

    “혼자만 잘 살지 마세요”…서울대 졸업식 축사 ‘눈길’

    “제가 평생토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군요.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주십시오.” 29일 오전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진행된 서울대학교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은 진화생물학자 최재천(69)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학생들에게 당부한 것은 ‘양심’과 ‘공정’이었다. 이날 모교를 찾은 최 교수는 졸업생들을 향해 ‘따뜻한 인재’로 성장해달라고 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부터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그는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게 아니다. 가진 자들은 별생각 없이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저 공평에 지나지 않는다”며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이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평이 양심을 만나면 비로소 공정이 된다. 양심이 공평을 공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라며 양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름지기 서울대인이라면 누구나 치졸한 공평이 아니라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감각하고 모르는 척 밀어붙이는 불공정한 공평이 아니라 속 깊고 따뜻한 공정이 사회의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 교수는 “주변은 온통 허덕이는데 혼자 다 거머쥐면 과연 행복할까요”라고 되물으면서 “오로지 정도만을 걷는, 공정하고 따뜻한 리더가 되어달라”고 했다.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우리는 공동체를 생각하며 개인의 수월성을 공생과 상생을 실현하는 데 발휘해야 한다”며 “우리는 포용성을 바탕으로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뤄내길 바란다.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 달라”며 졸업생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날 서울대 학위 수여식에선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이 학위를 받았다.
  • 나무도 생명 다양성 유지 위해 거리두기 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나무도 생명 다양성 유지 위해 거리두기 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코로나19 확산 기간동안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다. 사람이나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들도 거리두기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통합생물학과, 오딘 계산과학기술 연구소, 미시간 앤아버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열대우림에 나무들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8월 4일자에 실렸다. 열대우림은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백 종의 나무들이 우거진 상태로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종들의 수많은 나무가 어떻게 일정 공간에서 공존하는지는 생물학자들에게 수수께끼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30년 동안 수집한 식물 서식 데이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체 나무의 공간적 분포에 대한 특성 파악에 나섰다. 연구팀은 파나마 운하 인근 콜로라도 섬에 있는 축구장 100개 크기의 열대우림에서 수집한 데이터들을 활용했다. 그 결과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가 일반적으로 씨앗이 이동하는 거리보다 훨씬 멀다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종의 다른 성체 나무들끼리는 다른 종의 나무들보다 3배 이상 거리가 더 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어린나무와 부모 나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다른 종보다 같은 종의 나무가 가까이 있는 경우 생존에 더 불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무의 종마다 취약한 곰팡이나 곤충, 초식동물 등 천적이 있는데 같은 종이 가까이 있는 경우 천적에 의해 한 번에 절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무 주변에 다른 종들의 나무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같은 종들끼리는 거리두기를 해 숲을 다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즉 빽빽한 열대우림 속에서도 같은 종의 나무들끼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아네트 오스트링 미시건 앤아버대 교수는 “나무는 육상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종이 열대우림에 있다”라면서 “지구 생물 다양성 유지를 위해서라도 수목의 생태 양식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물을 마시는 이유/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물을 마시는 이유/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치사량 이상의 독을 탄 물을 마시면 죽지만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만큼 미량의 독으로 오염된 물을 마신다고 바로 병에 걸리거나 죽지는 않는다. 예전 왕을 독살할 때 극미량의 비소를 국과 음식에 타서 서서히 병들어 죽게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의심이 많은 임금도 설마 독이 들었겠느냐면서 수라를 들고는 조금씩 독이 축적돼 끝내는 암살됐다. 극히 적은 양의 독은 맛으로 구별해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마시는 물의 특성이 바뀔 때 인체 내에서 예민하게 간파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는 능력을 갖춘 것이 있다. 바로 유전자이다. 방사능 삼중수소가 극히 작은 양만 포함돼 있어 위험하지 않다고 가정하더라도 유전자는 주인의 이런 판단을 믿지 않는다. 유전자와 단백질 관계의 생체대사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해야 생존할 수 있을지 유전자는 주인의 판단과 무관하게 대처한다. 수년 또는 수백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보일 수는 있지만 결국 돌연변이를 통해 생존전략을 찾아내는 것은 유전자 자신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사람이 유전자를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유전자가 사람의 몸을 사용한다는 가설을 세울 정도이다. 도킨스의 가설을 믿든 믿지 않든 유전자는 생명현상의 핵심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원전 오염수를 마시겠다 공언한 퍼포먼스는 마시는 물 영역의 전문지식을 넘어 진화생물학 분야까지 관통한 셈이 된다. 아무리 영국 유명 대학 명예교수라 해도 지식 전파와 조언에는 정도가 있다. 한평생 방사능 연구를 어떻게 해 왔는지도 대중은 알기 힘들고 그저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란 타이틀만 보이는데 이를 내세워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마시는 물 영역까지 침범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은 과학이라 믿는 신념으로 한번 마시고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먼 나라 국민, 심지어 갓난아이, 임산부, 노약자가 지속해 일상에서 마실 물을 그렇게 함부로 말해서는 곤란하다. 전문가라는 사람이 과학을 크게 오해하고 있는 셈이다. 특정 분야에 한정된 전문가의 지식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계를 모두 밝힐 수 있다는 지식의 자만은 과학이 될 수 없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벗어나서 말해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평생 방사선 연구를 해서 얻은 명예가 중요한 만큼 평생 물을 연구하고 생태 속 물과 생명체를 고민하는 다른 전문가들의 지식과 명예도 존중해야 한다. 옥스퍼드대는 대학의 명예를 다르게 이용하고 다니는 앨리슨 교수의 행동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가 촉발한 물 마시기 퍼포먼스가 한국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의 핵심을 크게 벗어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먼 길 가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건네는 물 한 바가지에도 버들잎을 띄워 권하며 마시는 이를 배려했던 민족에게 한 줌밖에 안 되는 명예를 앞세워 맥주처럼 오염수를 마시라고 권하는 교수에게 명예를 준 옥스퍼드대는 이를 재고해 주길 조언하고 싶다.
  • 모든 건 게임이다…살아남기 위한

    모든 건 게임이다…살아남기 위한

    인간 행동부터 유행·전쟁 분석게임이론으로 모든 영역 해석극락조 꽁지깃=인간의 사치품천적 눈에 띄더라도 암컷 유혹번식 확률 높이는 짝짓기 전략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 이른바 ‘라떼 시절’에 유행했던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의 한 대사다. 반지에 마음을 뺏겨 사랑을 외면한 여인을 힐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물질 따위에 사랑을 팔 수 있느냐, 뭐 이런 주장인데, 사실 턱없는 소리다. 심순애의 선택은 당연하다. ‘다이아’를 외면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심순애는 이미 알고 있었다. 김중배의 뒷배에 그쯤의 과시용 지출은 일도 아닌 재력이 있다는 걸 말이다. 반면 이수일은 몇 달 치 월급을 탈탈 털어야 한다. 그러고도 한동안은 쫄쫄 굶어야 한다. 김중배도 이게 ‘남는 장사’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시용이긴 하나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지출로 사랑도 챙기고, 자기 유전자를 남길 기회도 얻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여러 의사 주체가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 상호의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 이게 ‘게임이론’이다. 새 책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는 게임이론을 활용해 세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인간의 사소한 행동에서 출발해 조직의 의사결정, 유행과 트렌드, 환경문제, 전쟁과 국제 분쟁, 번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인간 행동을 분석하는 데 게임이론만큼 효율적인 도구는 없다. 책의 제목처럼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학습과 강화, 보상과 보수 등 기초 개념부터 진화생물학적 성 선택, 스톡홀름 증후군과 각종 차별 문제, 값비싼 신호 게임, 확증(인지)편향 등 게임이론의 다양한 사례를 도구로 인간 행동을 해석한다.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는 이 가운데 ‘값비싼 신호 게임’의 예에 속할 듯하다. 책이 제시하는 용어 자체는 어려워도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줘 술술 읽힌다.저자들은 “사치품은 인간의 긴 꼬리”라고 단언한다. ‘긴 꼬리’는 남태평양의 섬에 서식하는 극락조의 화려한 꽁지깃에 빗댄 표현이다. 생존이 아닌, 오로지 암컷을 유혹해 짝짓기하려는 과정에서 진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극락조의 꽁지깃이 보여 주는 건 사냥, 비행 능력이 아니다. 부(富)다. 부의 과시엔 실질적인 이득이 따른다. 화려할수록 천적의 눈에 띌 위험도 커지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 줘 암컷의 호감을 이끌어 낸다. 반대로 신호가 저렴하고 흔해지면 호감도 줄어든다. 예술 분야도 그렇다. 랩의 라임이 그 예다. 복잡하고 반복되는 라임 구조는 낭비적이다. 하지만 팬들은 복잡한 라임이 값비싼 신호이며 창의성을 알린다고 생각한다. 반면 겸손, 익명 기부, ‘시부이’(화려하지 않은데도 차분하고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등 값비싼 신호를 만들어 놓고도 발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답은 단순하다. 감추는 것 자체가 값비싼 신호라서다. 저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선 편향적 공개와 편향적 탐색, 확증적 검증이 넘쳐난다”며 “인스타그래머, 기업 CEO, 정치평론가들은 결국 그들이 설득하려는 신념만큼 왜곡된 신념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웬수 같은 자식들, 세상 날것들의 사춘기

    웬수 같은 자식들, 세상 날것들의 사춘기

    지난해 말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가 회장 역할로 호평을 받았던 배우 이성민씨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딸이 사춘기 때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정말 미치는 마음이었다”고 고백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감을 산 적이 있다. 사춘기 시절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은 ‘슈투름 운트 드랑’(Sturm und Drang)이라는 독일어다. 한국어로 바꾸면 바로 ‘질풍노도’.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중간인, 주변인으로 여러 측면에서 맞닥뜨리는 좌절과 불만이 극단적인 사고와 감정으로 표출되는 사춘기 시절을 빗댄 말이다. 요즘은 ‘중2병’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하다. 중학교 2학년을 전후로 사춘기 특유의 감수성, 상상력, 반항심, 자만감 등이 최고조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경정신전문의나 심리학자들은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라’, ‘하숙생이라고 생각하라’는 식의 대응책을 제시하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이런 사춘기는 사람만 겪는 일일까. 이 책은 지구상 모든 동물이 새끼에서 성체가 되는 특정 시기이자 그때 공통으로 겪는 경험을 ‘와일드후드’(wildhood)라고 정의한다.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 중2병이라는 와일드후드는 초파리의 경우 단 며칠 만에 끝나지만 400~500년을 사는 그린란드상어는 150살에 시작해 200살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사춘기가 무려 50년이라니 그린란드상어가 아닌 것을 감사히 생각해야 될 상황이다. 모든 부모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런 이야기를 쓴 저자는 심장전문의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생태학·진화생물학과 교수인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와 과학 전문기자인 캐스린 바워스다. 모든 동물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장’이라는 과정을 최신 연구 결과들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도 저자들의 이런 배경 덕분이다. 와일드후드는 인간은 물론 고양이부터 백상아리까지 지구상 모든 동물이 거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청소년 동물들도 사람들처럼 일부러 포식자들이 득실대는 곳에 자신을 노출하고 부모의 보호를 거부하고 주변에 일 없이 싸움을 걸어 댄다고 한다. 생존이나 안전을 무시하고 위험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다.저자들에 따르면 모든 동물이 와일드후드를 겪는 이유는 어른으로 살아갈 때 필요한 ‘4가지 조건’을 배우고 훈련하기 위해 뇌에 저장된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것뿐이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조건은 안전 확보, 사회적 지위 협상, 성적 욕구 제어, 개체로서 자립이다. 이들 조건을 배우고 난 뒤에야 자신을 넘어 타인에 대한 책임을 인지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사춘기 자녀의 뒷모습을 보며 오늘도 ‘등짝 스매싱’을 날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부모들은 참으시라. 와일드후드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진짜’ 어른이 될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든가 ‘어디 멀리 보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부모가 된 이상 사춘기 자녀의 손아귀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으니 애초에 포기하라고 조용히 등을 두드린다.
  • ‘어려서 고생은 사서 한다’가 헛소리인 과학적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어려서 고생은 사서 한다’가 헛소리인 과학적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자기 계발서 중 ‘아프면 청춘이다’라는 제목을 가진 것이 있었다. 젊은 시절은 누구나 힘든 경험을 한 번씩 하는 만큼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 요지이지만 제목 때문에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다’라든가 ‘아프면 병원 가야지’ 등 독자들의 반감을 일으킨 책이다. 아프면 청춘이라는 말만큼 자기 계발서를 비롯해 기성세대들이 많이 하는 말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든가 ‘역경이 큰 사람을 만든다’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진화생물학자, 심리학자, 인류학자들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르완다 다이앤 포시 고릴라재단, 영국 엑시터대 심리학과 동물행동연구센터, 미국 미시건 앤아버대 인류학과 공동 연구팀은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동물 종의 경우 어릴 때 어려운 일을 겪으면 성인이 돼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5월 16일자에 실렸다.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인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들에서는 다른 동물 종과 달리 어린 시절 부모를 잃어도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의 재검증에 나섰다. 부모를 잃는 것은 여러 어려움 중 하나로 그 밖에 다른 역경을 만났을 때 제대로 성장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연구팀은 초기 생애의 어려움이 성장해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사람처럼 수명이 길고 새끼 수는 적은 고릴라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고릴라는 모두 비슷한 식단을 섭취하고 일상의 일부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흡연이나 음주 같은 사람이 하는 건강에 부정적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역경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최적의 대상이다. 연구팀은 다이앤 포시 고릴라재단의 지원을 받아 르완다 볼케이노 국립공원 내 야생 마운틴고릴라 수컷 135마리, 암컷 118마리 총 253마리를 55년 동안 장기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부모를 잃은 경우, 사회 집단의 불안정성, 영아 살해에서 살아남은 경우 등 6가지 범주로 어린 시절 역경을 구분한 뒤 각각의 고릴라가 어린 시절 어려움을 얼마나 많이 경험했는지, 몇 살에 경험했는지,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어린 시절 역경, 수명 단축과 생식력 저하사회집단 보호는 어린 시절 역경 극복하게 도와 그 결과 고릴라들은 6세 이전에 경험한 어려움이 많을수록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6세 이후에 경험한 역경은 삶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많지는 않지만 어려움에서 살아남은 고릴라는 역경을 경험하지 않은 고릴라와 비슷한 수명을 갖고 사는 것이 관찰됐다.어릴 적 역경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건강이 나빠지거나 새끼를 적게 낳거나 수명이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어려서 역경은 성인이 돼서 삶을 힘들게 하는 일이 오히려 많이 만든다고 덧붙였다. 6세 이전에 역경을 겪은 고릴라들 중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사회 집단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고립되지 않고 부모를 대신해 사회적 동반자 관계의 공백을 메워줄 때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스테이시 로젠바움 미국 미시건 앤아버대 교수(생물 인류학)는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역경이 성인이 돼서 사망 위험을 높이고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로젠바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도 “명확한 것은 고립되고 어려움을 겪는 어린 개체들에 충분한 사회적 완충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 인류가 빙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인류가 빙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지구가 탄생한 이후 수많은 생물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300만~35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나타난 인류는 이제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게 됐다. 빙하기와 같은 혹독한 기후에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은 인류가 살아온 지난 300만년 동안의 기후를 컴퓨터 시뮬레이션해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5월 12일자에 실렸다.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호모종은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겪었다. 그렇지만 초기 인류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자연환경 변화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호모종을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 6종으로 나눈 뒤 과거 300만년 동안 기온, 강수량 등 기후 자료를 시뮬레이션하고 이런 기후에 기반한 식생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 정보를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고대 유적과 화석 등 3232개의 고고학 자료에 대입해 호모종 서식 지역의 생물 군계 유형을 11가지로 구분했다. 그리고 각 호모종이 선호한 생물 군계를 찾았다. 생물 군계는 기후 조건에 따라 지역을 구분할 때 분포하는 식물과 동물 군집을 모두 포함하는 생물 군집으로 흔히 열대우림, 아열대, 사바나, 초원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방대한 자료를 시뮬레이션해야 하기때문에 최근 진화생물학과 인류학 연구에서도 많이 쓰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IBS가 보유한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했다.그 결과 200만~3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출현한 초창기 호모종인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하빌리스는 초원과 건조 관목지대 등 개방된 환경에서만 살았다. 하지만 18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은 유라시아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온대림과 냉대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 군계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기술을 개발하고 습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적응력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이동성, 유연성, 경쟁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다른 호모종들보다 유능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그 덕분에 사막, 툰드라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호모종들은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한 곳에 밀집해 있는 ‘모자이크식 자연환경’을 선호했다는 것도 이번에 밝혀졌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인류학에 기후-식생 모델링을 접목해 처음으로 자연환경에 대한 인류 조상의 거주지 선호도를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인류 조상의 다양성 추구 성향이 도구 개발과 인지 능력에 영향을 줘 극한의 변화에 대한 회복력과 적응력을 증가시켰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지나친 다이어트, 성 기능 이상 부른다

    지나친 다이어트, 성 기능 이상 부른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옷차림 탓에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맘때쯤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노출의 계절’ 여름을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살찌기는 쉽지만 살을 빼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들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식사 시간을 통제하는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자칫 생식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 생명과학부, 환경과학부, 글래스고대 생명다양성·동물보건·비교의학 연구소, 환경·수산·수산양식과학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으로 시간제한 다이어트가 생식능력을 저하하고 성 기능 이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B 생명과학 회보’ 4월 12일자에 실렸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하루 중 특정 시간에만 음식을 먹는 형태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기존에 열량만 제한하는 다이어트에 비해 효과가 높다는 입소문에 체중감량과 건강 개선을 위해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물학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제브라 피시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식사 시간을 엄격히 제한해 시간제한 다이어트 상황을 만들고 다른 쪽은 평소와 같이 먹이를 준 뒤 체내 호르몬과 생식능력의 변화를 관찰했다. 또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실시한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낳은 새끼들의 숫자나 건강 상태도 측정했다. 그 결과 시간제한을 두고 먹이를 먹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암컷과 수컷 모두 번식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적인 먹이 패턴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난자와 정자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컷의 경우는 정상적인 먹이 패턴으로 돌아가더라도 난자의 질이 낮아지는 것에 대응해 새끼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신 새끼의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적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알렉세이 마클라코프 이스트 앵글리아대 교수(진화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유기체가 식량 부족에 대해 난자와 정자의 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뿐만 아니라 그런 영향은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다이어트를 할 때는 체중과 건강뿐만 아니라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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