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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들이 지능 높다고 지구의 다른 구성원 멸종시켜도 괜찮나

    인간들이 지능 높다고 지구의 다른 구성원 멸종시켜도 괜찮나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캐스파 헨더슨 지음 이한음 옮김/은행나무/540쪽/2만 5000원 ‘세상에는 우리의 지혜가 더 날카로워지기를 끈기있게 기다리고 있는 마법 같은 것들이 가득하다.’(버트런드 러셀) 사람들은 흔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인정하려 든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록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존재의 의미이며 영향력을 가진 것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외면당하거나 무시되기 일쑤이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쉽사리 보기 힘들지만 분명히 살아 있고, 인간과 어떤 식으로든 상관있는 동물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대부분 특이한 모습이나 구조를 띠어 언뜻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 27종이 주인공이다. 그 동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는 지에 포커스를 맞춘 ‘21세기판 동물우화집’으로 읽힌다. ‘처음 보면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눈꺼풀 없는 구슬같은 눈망울, 목에서 부드러운 산호처럼 가지를 뻗은 아가미, 도마뱀같은 몸통에 앙증맞은 팔다리’ 멕시코 고지대 호수에만 사는 도롱뇽 아홀로틀의 인상 묘사로 시작하는 ‘21세기판 동물우화집’은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 만큼 박식한 지식의 릴레이에 빠져들게 된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진기한 동물들의 박물지와 신화, 문학, 예술, 역사를 넘나드는 폭 넓은 통찰이 압권이다. 그리고 주목할 사실은 그 통찰이 인간에 대한 치밀한 성찰로 결집된다는 것이다. 물론 책은 심해 밑바닥과 대륙의 메마른 곳 구석구석에 숨어사는, 듣도 보도 못했던 기이한 동물 소개가 근간을 이룬다. 설인처럼 털북숭이 앞다리가 달린 예티게, 온몸에 장미가시 같은 가시가 나있는 가시도마뱀, 거대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 인간과 아주 닮은 일본원숭이, ‘비너스의 허리띠’라는 별칭이 붙은 띠빗해파리, 이틀 만에 수정란 안에서 완전한 물고기 형태가 완성되는 제브라피시…. 마치 거대한 수족관을 펼쳐놓은 듯한 책은 중세의 동물우화집을 뛰어넘는다. 책의 특장은 환상소설에나 나올 법한 생물들을 통해 인간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데 있다. 바로 공존의 의미 찾기이다. 저자는 책에서 특정한 주장이나 주의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존재 그 자체를 보라는 듯 다양한 이야기로 버무려 늘어놓는다. 그런 ‘이야기 투르기’가 신기하게도 공존의 의미로 통한다. 그 기발한 파격의 대표적인 대목은 이런 표현이다. “대부분의 문화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지만 자연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기이해 보이는 무리일 수 있다. 울퉁불퉁한 귀, 빠르게 변하는 얼굴, 믿어지지 않게 수직으로 선 몸 위에서 흔들거리는 지나치게 큰 머리…” 책에는 그런 인간 때문에 손해를 보고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호주대륙에 서식했지만 인간이 정착한 뒤 멸종한 가시도마뱀은 단적인 사례로 적시된다. 두꺼운 피부를 가진 고래는 촉감이 예민해 새 한마리가 등에 내려앉아도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고래 사냥꾼들은 고래가 작살에 찔리는 고통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래잡이를 멈추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도롱뇽 아홀로틀은 대항해시대 유럽의 정복자에게 짓밟힌 아메리카 원주민의 슬픈 초상이자 현대 재생생물학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인간은 과연 지능이 월등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생태계의 다른 구성원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을까. 이제 이 시대를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생명의 역사상 유례없이 한 종이 대규모 멸종과 변화를 일으키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런 동물들에게도 주의를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슈&논쟁]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이슈&논쟁]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회의’를 열어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을 추진키로 하자 이에 반발해 의사단체 수장이 지난달 20일 단식에 나섰고 일주일 뒤 한의사 단체 수장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규제 철폐를 촉구하며 단식을 하는 등 벼랑 끝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한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엑스레이나 초음파 등을 사용하는 것은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라고 주장한다. 또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영상자료를 활용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어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반면 의사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면허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며 미숙한 사용으로 오히려 국민의 건강권을 해친다고 반박한다. 전문가의 찬반 의견을 들었다. [贊] 남동현 상지대 한의과대학 진단학교실 교수 “기기 사용에 법률적 문제 없어…한의사 오진 줄이는데 이바지”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은 현대 한의사의 의무다. 기후 등 환경에 따라 지역별로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 달라 의학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발전해 왔다. 한의학 역시 유구한 역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발전해 온 정통의학으로, 고유의 장점이 있고 국민의 보건과 건강증진에 이바지해 왔다. 한때 근대화와 일제식민지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의학은 민간요법이나 미신으로 폄훼되기도 하고 중국 중의학의 아류로 취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고유의 우수성에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적 성과를 흡수해 가며 오늘날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논의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필연적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의학은 국민건강증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동의보감의 탄생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결과물 중 하나였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국토가 황폐해지자 수입 약재 중심의 기존 중국의학으로 국민보건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조선은 당시 국산약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의학체계가 필요했다. 그래서 허준을 중심으로 국산 약재 중심의 새로운 의료체계를 확립한 결과물이 바로 동의보감이었다. 한의학의 세계화와 국민의 건강증진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는 현재도 한의학의 변화와 발전은 절실하다. 한방의료 분야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는 한의학의 객관화와 세계화를 위한 발전 과정에 있어 필연적이다. 의료법은 한의사를 한방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하는 의료인이라고 정의한다. 또 한의약육성법에서는 한의약의 범위를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한방 의료행위뿐만 아니라 한의학을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 의료행위까지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사가 최선의 한방의료를 수행하려고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데 법률적인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의료기기는 본질적으로 가치중립적이다. 의료기기는 사람이나 동물을 진료, 검사,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구나 장치를 말한다. 따라서 특정 의료인 집단만의 전유물일 수 없다. 의료기기는 의료인이나 수의사가 그 직역에 따른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의사는 의료인으로서 한방진료를 수행하며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국가는 국민건강수호와 증진을 위해 이에 대한 적절한 사용을 권장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의료기기 사용 확대에 대한 많은 논쟁은 우리나라 보건체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부 의료인 집단에서는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오진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의료현장에서 오진은 항상 존재한다. 의료기기는 인간의 한계를 보완해 오진을 줄이는 데 이바지해 왔다. 따라서 진단기기 사용은 한의사의 오진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민 보건의 질을 높이는 데도 이바지할 것이다. 또 이런 논쟁은 의료인이 더욱 신중하게 진단기기를 사용하게 할 것이며 검사 결과 해석의 숙련도와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현재 의료계의 의료기기 사용 관련 논쟁은 매우 긍정적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많은 논란과 견제는 긴장을 낳고 적절한 긴장은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옮기는 데 일조해 왔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두 의료계 발전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그 결과가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건강보험료를 줄이는 데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사회적 힘을 쏟아야 한다.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反] 한정호 충북대병원 내과교수 “현대 교육·면허제도 부정하고 본연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 현대의 면허제도는 허가행위보다 금지행위를 전제로 하며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은 의사와 한의사 모두 면허를 받은 범위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즉 의사는 한방적 진단과 치료술을 할 수 없고 한의사는 현대의학적 진료를 할 수 없다. 한의대에서 현대의학을 배우기 때문에 현대 의료기기를 쓸 수 있다는 주장은 현대의 교육 제도와 면허 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다. 현대 의료기기가 한방 진료에 필요하니 사용권을 의사와 동등하게 달라는 주장은 ‘한의학이 현대의학과 대등하거나 독립된 의학’이란 한의계의 주장이 허구였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한의학의 용도폐기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진료를 위해 의료기기가 필요하다는 한의사의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환자가 한의사에게 받은 진료와 진단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지난 수십년간 한의사는 매번 ‘비싼 검사장비 없이도 진맥과 기(氣)를 느껴서 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적 검증 요구에 대해서는 ‘현대과학의 잣대로 우주 만물의 운행 원리인 기와 음양오행에 기반한 전통의학을 검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의계는 과학의 산물인 현대의료기기만 사용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뿐 현대의학과 과학의 잣대로 한의학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해 주되, 도로를 주행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은 질 수 없다라는 의미와 같다. 이전의 지식이 부정되면 다음 세대의 지식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과학과 학문의 발전 방법이다. 인류 발전을 돌아보면,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16세기 이전 고·중세의 인식론은 모두 소멸하거나 새로운 지식으로 바뀌었다. 수백년 전 서양의학이었던 ‘히포크라테스의 4체액설’ 의학은 현대의학에 의해 부정돼 판타지 영화에나 나올 뿐 어느 나라에서도 고대 서양의학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국과 대만에서만 토속의학과 현대의학이 병존하고 있다. 중국은 몇십년간 중의학 연구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패한 중의학 육성 정책을 한국 정부는 10년 전부터 다시 시작해 1조원가량의 혈세를 쏟아부어 왔다.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있는지도 모를 ‘기’를 측정하는 한의학기계, 정말 ‘기’가 우리 주변에 있다면 그 힘으로 비행기와 우주선은 모두 추락해야 했을 것이다. 고대의 형이상학적 관념(기·음양오행)이 과학화된다는 것은 전제가 잘못된 어리석은 망상일 뿐이다. 몇 가지 한방의료기기를 개발했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한의사 스스로 본연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는 상황에까지 왔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갈등은 과학과 그렇지 않은 것의 대립이며 이 안에는 역사적·민족적·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어 일반인이 보기에 착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등의 근원은 하나다. ‘점성술 vs 천문학’, ‘철학관 vs 기상청’, ‘창조설 vs 진화생물학’과 같이 종교나 철학, 믿음의 영역에 있어야 할 한의학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현대과학의 한 분야인 현대의학과 동등하게 취급을 받으며, 하나밖에 없는 생명의 진단과 치료에 민족과 전통이란 이름으로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도의 과학적 판단이 필요한 이 문제에 일반 국민과 일부 정치인의 감성적 관여는 문제 해결에 크나큰 오류를 가져 올 것이다. 과학에 국경은 없다. 이제 우리는 모두 중국 청동기시대의 믿음인 ‘음양오행과 기’를 기반으로 한 중세의 중·한의학을 계속 보호하고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세계와 통하는 대한민국 의학을 확립해야 한다.
  • 이 시대 지성이 전하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이 시대 지성이 전하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최재천 지음/샘터사/158쪽/1만원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으며, 그렇기에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용만 하고 유린하며 산다고 생각하는 최 원장은 그래서 ‘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좌우명처럼 입에 달고 다녔다. 젊은 세대를 보듬고 바른 인성으로 이끌어 공동체의 책무를 다한다는 취지로 샘터사가 시작한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의 첫 번째 책에 그는 상세하고 친절하게 자연의 본모습을 풀어내면서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흔히 경쟁, 포식, 기생, 공생으로 대표되는 자연 생태계의 종간 관계를 속속들이 알고 나면 우리 인간의 심성과 다르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같은 종 내에서, 또 다른 종과 더불어 살아가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들려준다. 더불어 생물학자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들려주는 조언도 실렸다. 그는 “방황은 젊음의 특권”이라며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는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고 부추긴다. 아우름 시리즈의 2권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는 영문학자이자 수필가, 번역가인 고(故) 장영희 교수가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다. 2009년 세상을 떠난 장 교수가 여러 방송에서 했던 문학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그는 “모든 문학의 궁극적인 주제는 결국 사랑이며, 문학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며 문학을 다른 각도로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문학박사 신동흔 교수는 아우름 시리즈 3권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에서 진정한 독립과 성장이란 무엇인지,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들려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나를 나답게 하는 비밀, 수면의 과학

    나를 나답게 하는 비밀, 수면의 과학

    잠의 사생활/데이비드 랜들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352쪽/1만 6000원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의 시간 중 3분의1가량을 잠을 자면서 보낸다. 하지만 잠이 우리 몸과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연구결과들이 내놓은 답도 의외로 적다.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조차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로이터통신사의 수석기자인 저자 데이비드 랜들은 어느 날 밤 침대에서 9m 떨어진 복도에서 다리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자신을 발견했다. 미국 뉴욕의 한 병원 수면연구소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의사는 그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뾰족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혼란에 빠져 고민하던 랜들은 스스로 잠의 세계에 파고들었다. 신간 ‘잠의 사생활’은 랜들이 잠에 얽힌 역사, 문화, 심리, 과학,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수면의학을 파헤쳐 알게 된 신비로운 잠의 면모와 기이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담고 있다. 우리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잠을 연구하는 과학이 생긴 것은 20세기 중엽에 이르러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뇌가 피로 가득 차면 우리가 잠을 자고 피가 다시 빠져나가면 깨어난다고 믿었다. 19세기 철학자들은 뇌에서 자극적인 생각이나 야심이 사라지면 잠이 든다는 개념을 내놓았다. 20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잠은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며 잠자는 동안 뇌가 활동을 멈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0년대 렘(REM·급속안구운동) 수면이 발견되면서 그 생각은 뒤집혔다. 과학자들은 잠이 90분마다 주기적으로 5단계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책에 따르면 우리 몸은 뇌가 만들어 내는 줄거리를 팔다리가 실행에 옮기지 않도록 사실상 스스로를 마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수면에 준비한다. 가끔 한밤중에 잠이 깨어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공포스러운 체험(가위눌림)을 하는데, 이는 수면사이클에 일어난 단순한 결함 때문이다. 몸은 뇌가 아직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마비시키고 있을 때 의식이 깨어나는 상태다. 그런가 하면 몸이 자신을 완전히 마비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몽유병으로 부르는 ‘수면행동장애’는 그래서 나타난다. 몽유병은 75가지가 넘는 수면장애의 하나에 불과하다. 1865년 독일 화학자 아우구스트 케쿨레는 산업용 용매인 벤젠의 분자구조를 알아내려고 애쓰던 중 뱀이 자기 꼬리를 삼키는 꿈을 꾸다가 깨어나 벤젠의 분자구조가 뱀처럼 고리가 연결된 육각형일 거라는 생각을 퍼뜩 떠올렸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잠을 자고 일어나면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과학자들은 잠에 빠진 뇌는 근육을 스트레칭한 것처럼 새로 학습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유연하게 연결시키고 확장시키거나 빨리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혼자 알아서 어떤 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꿈이 창조력의 원천이 된 사례도 많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대표곡이 된 ‘예스터데이’의 멜로디를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에 떠올렸고 평범한 전업 주부였던 스테프니 마이어는 한 소녀가 풀밭에서 아름다운 뱀파이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꾼 뒤 꿈에서 나온 대화를 바탕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트와일라이트’를 썼다. 잠은 집중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의 전국 학교에서는 청소년의 경우 잠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아침 8시까지도 체내에 상당량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른 수업 시간에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등교 시간을 늦춘 결과 SAT 성적이 올랐다. 이처럼 잠이 학습성, 창조성, 문제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지만 꿈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그 메커니즘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는 “건강뿐 아니라 창조성, 관계, 기억 등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모든 요소는 잠자는 시간에 달려 있다. 잠은 여러분이 되길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과학이 질문하고 불교가 답하다

    과학이 질문하고 불교가 답하다

    붓다의 과학 이야기/김성철 지음/참글세상/256쪽/1만 5000원 생물 선생님이 실험실을 비우면서 어느 학생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어항 속의 붕어를 자세히 관찰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보라고 했다. 한참 뒤에 선생님이 돌아와서 무엇을 알게 됐는지 물었다. 학생이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고 대답하자 선생님이 몇 가지를 물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붕어 몸의 왼쪽과 오른쪽이 똑같지 않은가”였다. 어디 붕어뿐일까. 사람의 눈과 귀, 콧구멍이 좌우로 둘이다. 손가락과 발가락도 좌우로 똑같이 다섯이다. 그러고 보면 왜 모든 동물들의 몸은 좌우대칭일까. 신간 ‘붓다의 과학 이야기’는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종교와 과학은 대립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종교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과학을 도구로 접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종교가 불교라는 것이 이 책의 근간이다. 따라서 붓다의 말씀은 삼라만상과 중생의 생로병사에 대한 심오한 사유와 통찰의 결과물이며, 그런 만큼 과학의 발달을 배경으로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은 붓다의 중요한 가르침을 증명하는 과학, 그중에서도 진화생물학, 뇌과학과 관련된 특정 주제 가운데 쉽지만 깊은 깨달음을 주는 과학 이야기 47가지를 모았다. 저자는 우리 몸과 마음의 비밀에 대해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고 붓다의 말씀을 빌려 명쾌하고 심오한 답을 제시한다. 예컨대 이목구비가 얼굴에 몰려 있는 까닭은 ‘우리들 인간의 몸에 저도 모르게 각인된 탐욕의 동물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탐욕이란 ‘먹고살고, 살아남아 후손을 남기는’ 본성에 충실함을 뜻한다. 과학적 의문에서 싹튼 화제가 자연스럽게 불교 이야기로 옮겨가는 전개 방식이 흥미롭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인공지능 컴퓨터가 재앙 일으킨다면…

    인공지능 컴퓨터가 재앙 일으킨다면…

    왜 로봇의 도덕인가/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지음/노태복 옮김/메디치미디어 448쪽/2만 1000원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 능력을 초월하고 자각 능력까지 갖춘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인간과 사랑까지 나누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가 요즘 극장가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런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의 이야기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인간의 감독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로봇을 포함한 지능적 기계의 윤리 지침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미국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센터 소속 윤리학자인 웬델 월러치와 콜린 알렌 인디애나대 인지과학 교수가 쓴 ‘왜 로봇의 도덕인가’는 로봇 윤리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관한 입문서다. 책은 로봇의 도덕에 관한 연구가 지금 왜 필요한지부터 설명한다. 현대에는 상상가능한 모든 장치 속에 컴퓨터 칩이 내장되어 인간의 활동을 편리하게 해준다. 인터넷 검색에서 온라인 쇼핑에 이르기까지 온갖 가상 환경 속의 소프트웨어 ‘봇’(bot)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작업을 수행한다. 급기야는 스스로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할 정도로 엄청나게 복잡한 기술적 단계에 다달아 있다. 책에서는 이런 컴퓨터 시스템을 ‘인공적 도덕행위자’(AMA)라고 부른다. 문제는 인간의 감독을 벗어나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큰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 컴퓨터시스템은 각기 다른 회사·연구소에서 모듈식 설계를 통해 만든 제품의 조합으로 이뤄지고, 워낙 복잡해서 어떤 시스템이 새로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 누구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그 재앙이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생생한 시나리오를 통해 섬뜩하게 보여준다. 이어 ‘인공지능 컴퓨터가 도덕적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면 공학자와 철학자는 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공학적 과제를 다룬다. 로봇공학, 철학, 인지과학, 도덕심리학, 신경윤리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동원하지만 인문학의 모호함을 명쾌한 알고리즘으로 변환해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공학적 과제는 지난한 작업임을 알려준다. 저자들은 “옳은 일과 나쁜 일을 구별할 수 있는 로봇의 설계 과정이 인간의 윤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따라야 하는 일인 만큼 로봇의 도덕을 구현하는 것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공룡은 피는 뜨거웠을까 차가웠을까? (사이언스紙)

    공룡은 피는 뜨거웠을까 차가웠을까? (사이언스紙)

    공룡은 과연 포유류 처럼 뜨거운 피를 가졌을까? 아니면 파충류 처럼 차가운 피를 가졌을까? 오랜시간 학계의 큰 논쟁을 불러 일으킨 이에대한 새로운 대답이 나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공룡의 비밀을 한꺼풀 벗겨낸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그간 공룡이 항온동물인지 아니면 변온동물인지에 대한 논쟁이 학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항온동물이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물로 대표적으로 인간같은 포유류와 조류가 이에 속한다. 반대로 ‘냉혈동물’로도 불리는 변온동물은 체온 조절 기관의 미발달로 외부온도의 영향으로 쉽게 변동하며 대표적으로 뱀같은 파충류가 이에 속한다. 문제는 대형 파충류로 분류되는 공룡이 포유류로서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공룡의 혈관이 발달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소위 ‘공룡 피 온도’ 에 대한 논쟁은 더 뜨거워졌다. 혈관이 발달돼 있다는 것은 신진대사가 빨라져 효과적으로 체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이는 항온동물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애리조나 연구팀은 21종 공룡의 신진대사와 성장률의 비율을 조사해 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공룡은 항온동물과 변온동물의 중간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애리조나 대학교 진화생물학자 브라이언 엔퀴스트 박사는 “공룡은 항온동물도 변온동물도 아니다” 면서 “공룡이 오늘날까지도 살아있었다면 딱 들어맞는 카테고리가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사불상’을 아시나요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사불상’을 아시나요

    소의 발굽을 가졌으나 소가 아니고, 모가지가 길어 낙타의 목인데 낙타도 아니고, 사슴의 뿔을 가졌으나 사슴이 아닌 것 같고, 나귀의 꼬리를 가졌으나 나귀도 아닌 동물은 뭘까. 코를 보니 소 같으나 소가 아니요, 몸통은 나귀와 같으나 나귀도 아니요, 말의 꼬리를 가졌으나 말도 아닌 것은. 머리가 길쭉해 말머리 같은데 말도 아니요, 몸통이 소 같으나 소도 아닌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사불상(四不像)이다. 글자대로 이리저리 달리 보여서 붙은 이름이다. 1866년 프랑스 신부 아먼드 데이비드에 의해 서양에 처음 알려졌다. 그는 중국에서 선교사로 지내다가 사불상 사체 3개를 확보해 본국에 보낸다. 생물학자 알퐁스 밀른 에드워즈는 프랑스어로 선교사인 페어에 발견자 이름을 붙여 ‘페어 데이비드 사슴’(Pre David’s deer)이라 불렀다. ●中에만 분포한 야생종… 야생 멸종 단계 분류 사불상은 명나라 신화에도 등장한다. 그만큼 오래 중국에만 분포한 야생종이었으나 꽃사슴처럼 가축화하는 덴 실패했다. 1900년 중국 야생에서는 멸종됐다. 다행히 직전 몇 마리가 유럽에 보내져 식구를 늘렸으나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다시 크게 줄었다. 영국 베드포드 공작 11세는 동물원과 사파리에 남은 녀석을 모아 마릿수를 늘렸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사불상을 사육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는 1996년 심각한 멸종 위기 단계(Critically Endangered), 2008년엔 야생 멸종 단계(Extinct in the Wild)로 분류했다. 야생에 있는 수십 마리로는 유전적 다양성이 크게 떨어져 유전적 병목현상을 곧 빚기 때문이다. ●3개월이면 수컷 머리에 사슴처럼 뿔 자라 서울동물원에는 사불상 두 쌍이 있다. 사슴사에는 11종의 사슴이 살아간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수컷 머리에 나뭇가지처럼 대칭으로 뻗어 자라나는 뿔이다. 대개 머리의 뿔 자리에서 봄부터 솟아나기 시작하면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데 바깥 피부는 보드라운 털로 덮여 벨벳이라 일컫는다. 3개월 정도 자라면 차차 딱딱하게 골화되면서 녹각으로 변해 멋진 사슴뿔이 된다. 이듬해 봄에 저절로 떨어져 나가고 그 자리에서 뿔이 솟아나 자란다. 뿔이 자라는 시기나 모양은 종에 따라 다양하다. 사불상이 가장 먼저 올라온다. 겨울에 벌써 뿔이 자라기 시작해 3월이면 골화로 6월쯤 여기저기 뿔질을 해대 벨벳을 벗겨 내고 뿔 끝을 창끝처럼 갈기 시작한다. 가을로 접어들어 아침저녁 찬 바람 탓에 일교차가 커질 무렵, 수컷들은 저마다 큰 뿔을 머리에 짊어지고 쏘다니면서 서로 경계하기에 이른다. 털 빛깔도 짙어질 뿐만 아니라 수컷이 뿌려대는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 오줌 때문에 방사장엔 격전을 앞둔 전장처럼 긴장감이 감돈다. 뿔이 골화될 때 나무 등의 물체에 머리를 숙인 채 흔들어대며 뿔질을 해 벨벳처럼 보였던 바깥 피부층이 벗겨져 나가고 뿔 끝은 창처럼 뾰족해진다. 이쯤이면 발정기를 맞은 것이다. 보통 땐 큰 눈을 끔벅거리며 순해 보이기만 하던 놈들이 서로 뿔을 걸어서 이리저리 비틀거나 밀쳐보기도 하고 떨어졌다가 세게 부딪치기도 하면서 최강자를 가린다. 숨을 헐떡거리면서 뿔끼리 부딪치는 소리도 대단하지만 뿔에 찔려 크게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그래서 수컷을 격리하거나 마취 뒤 뿔을 잘라버림으로써 불상사를 막는다. 짝짓기에 사로잡혀 사료섭취도 뒷전이라 번식기 끝물엔 체중도 매우 줄고 쓰러지기도 한다. 마법에 걸린 듯 난폭하게 공격하도록 만드는 행동변화의 원인은 바로 남성호르몬의 작용이다. 모든 종류의 사슴이 뿔을 가지고 있진 않다. 고라니와 사향노루의 수컷은 뿔 대신에 위턱뼈에 엄니가 8㎝ 정도 두드러지게 발달해 아래로 향하면서 안쪽으로 약간 굽은 칼 모양을 띤다. 암컷에도 엄니가 있긴 하나 0.5㎝ 정도로 아주 짧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원산의 문착(Muntjac)이나 미얀마 고산지대에 주로 사는 터프티드 사슴(Tufted deer)의 수컷은 아주 짧은 뿔과 송곳니를 모두 가지고 있다. 산타할아버지 썰매를 끈다는 순록은 특이하게도 암수 모두 뿔을 가졌다.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건강하게 성장한 수컷일수록 튼튼하고 멋진 뿔을 가질 것이고 좋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게 분명해 싸움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좌우 대칭으로 멋지게 자란 뿔을 가진 녀석이야말로 여러 암컷과 짝짓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방식으로 우수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뿔과 유전자의 상관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늑대에게 잡아먹힌 사슴의 뿔을 조사했더니 좌우 대칭을 이루지 못한 게 많았다. 결국 크고 멋진 뿔을 가진 사슴이 살아남아 대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서울동물원에 두 쌍… AI로 임시폐장 중 안타깝게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임시폐장 중이라 사불상을 볼 수 없다. 지난 주말 가족 봄나들이로 대공원을 찾았다가 아쉽게 되돌아가는 시민들을 보고 뼈아팠다. 하루빨리 정문을 활짝 열어 이런 질문을 듣고 싶다. “저기요, 사불상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vetinseoul@seoul.go.kr
  •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4)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4)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내가 자주 보는 책, 자주 보지는 않지만 가까이 두고 가끔 책등이라도 보며 흐뭇해하고 싶은 책, 다른 사람들이 봐 주었으면 하는 책 등.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책을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내가 제일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장르별로 분류해 꽂는 것인데 요즘처럼 장르가 분화되고 통합된 것이 많은 때엔 애매한 경우가 많다. 일단 크게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누고 문학 아래에 외국 문학과 우리 문학을 나누는 데까진 별 망설임이 없다. 비문학의 경우엔 철학, 역사, 정치, 경제, 과학 아래에서 천문 우주, 물리, 화학, 생물 등 아는 데까지 분류해 다음에 잘 쓰이도록 노력하지만 그래도 끝내 자리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도 저기도 못 넣지만 소중하다고 여기는 책을 내 손과 눈이 가장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모아뒀다. 이 책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그런 책들 중에서도 눈에 가장 잘 띄는 자리에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나는 이미 이타적 이기주의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우리가 착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 행위의 결과가 이득을 주기 때문이라고 느낀 적이 많았다. 주택 단지에 살고 있는 나는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귀찮은 일들과 마주하곤 한다. 가령 눈이 많이 오면 아파트 시절엔 ‘눈이 많이 오네. 우산을 챙겨야 하나?’하고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당장 마을 길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으면 차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택시를 불러도 올 수 없고 택배도 못 온다. 눈이 온다는 예보를 들으면 오늘 밤에 차를 경사진 길 아래에 세워두고 걸어 내려가 내일 아침을 맞이할 것인지, 새벽에 일어나 눈을 치울 것인지 정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제일 좋은 것은 내가 눈빛에 젖어 편안하게 자는 동안, 주변 풍경은 겨울 왕국처럼 놔두고 내가 움직일 차도에만 눈이 치워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일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리하여 나는 눈을 치우기로 마음먹는다. 눈을 치우기로 결정하면 오히려 편해진다. 다른 누군가의 수고에 미안함을 가질 필요가 없고, 노동 끝에 오는 나른함에 커피가 더 향기롭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 눈을 치우는 행위가 다른 사람의 눈에 읽혀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더해지는 부가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리처드 도킨스가 정의하는 ‘이기적’이라는 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이타적 행위를 자신에게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여 이기적이라는 의미의 배경을 설명한다. 그는 행위가 이타 행위자의 생존가능성과 이타 행동 수혜자의 생존가능성을 높이는지 아닌지에 주목했다. 내가 눈을 치우는 행동을 하는 것이 겉보기에는 이타적으로 보일지라도 결국은 눈을 치우게 됨으로써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눈을 치우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이 살기 좋은 곳이 되면 그 혜택을 보는 것은 나뿐 아니라 이웃들도 될 테니까. 눈 치우기에 동참하지 않는 이웃을 욕하기보다는 나를 위해 눈을 치운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도 홀가분하다. 도킨스는 생물을 유전자의 생존 기계라고 표현하고 그들의 주인을 유전자로 비유하며 자연을 유전자의 눈으로 본다면 어떨지 제안한다. 유전자에 인격을 부여하면 자칫 오류에 빠질 수 있는 과학자들이 옳은 해답을 찾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물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 비유에 찬성하지 않는 전문가들을 위해서, 전문가로 넘어가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가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랐다. 실제로 그가 구사하고 있는 언어와 비유는 생명체를 보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도박꾼에 비유하기도 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가진 유능한 프로그래머로 설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발랄한 비유와 풀어 쓴 어휘들 때문에 이 책이 쉽게 쓰인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는 증거는 본문 곳곳에서 또 참고문헌 목록에서 찾을 수 있다. 도킨스는 다른 학자들의 이론을 어떻게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가를 드러낸다. 유전자가 자신의 영속을 위해 어떻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지 이론을 펼쳐나감에 있어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설명함으로써 근거를 삼았다. 물론 나는 생물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들에 속하지만 그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시도한 노력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아주 재미있었다는 말이다. 이 책의 첫인상을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기는 어렵다. 먼저 옮긴이 말부터 세 종류나 되는 서문, 권두사, 보주, 참고문헌 목록, 서평 발췌문까지 500쪽이 넘는 분량에 압도된다. 특히 낱낱의 글자들을 모두 씹어 먹을 듯 덤비는 의욕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더더욱 질리게 된다. 보주만 90쪽에 가까워서 이것만 해도 책 한 권 분량이 되기에 넉넉할 정도다. 책에 넌덜머리가 나야겠거든 주가 많이 달린 책을 읽을 때 꼼꼼하게 읽으면 효과만점이다. 재미있는 책은 누가 말려도 생각이 나고 다시 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계속 책을 가까이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면 과감하게 주석을 읽지 말라고 하고 싶다. 주석이 없어도 도킨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 좋은 책은 그래야 한다. ‘오호라,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는데’라고 느끼는 것이 먼저다. 이성을 만나 호감이 생기고 그 호감이 애정으로 발전하면 결점들은 사소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것처럼 책과 친해지는 것이 먼저다. 서문과 권두사도 건너뛰면 책과 친해지기 더 쉽다. 서문은 책의 내용을 대충이라도 알고 있어야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수 있다. 차라리 본문을 읽은 후에 읽으면 책 전체가 요약되고 저자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유전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목적의식이 분명한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 또 유전자들이 탁자에 앉아 회의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은 도킨스가 유전자를 의인화한 것이 얼마나 강력한 장치인가 느끼게 한다.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유전자를 의인화하였다는 점이다. 유전자를 생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사람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내 선택과 행동의 메커니즘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관심을 갖게 한다. 내가 왜 그런 판단을 하였을까? 내가 선택함으로써 얻게 될 이익들을 향해 유전자가 작용한 것일까? 그렇다면 유전자는 내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런 일련의 과정이 나와 같은 종, 결국 인간들뿐 아니라 생명계 전체에 어떤 의미로 작용하게 될까? 이렇게 많은 질문을 생산하고 다른 비유를 파생함으로써 생각의 여지는 무한대로 커진다. 인간관계의 여러 문제,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할 수도 있다. 나의 탄생이 얼마나 복잡한 혼합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를 깨닫는 순간 개인의 소중한 가치가 드러난다. 이는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명제를 생생한 생활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한다. 더 이상 책 꽂을 데가 없어 책을 골라 버리는 고통스러운 작업을 감행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절대 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책들을 버려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남는 책들이 있다. 학교 다닐 때 그리 열심히 보지 않아서인지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전공서적들에서 읽고 싶어서 샀지만 아직도 못 읽고 있는 책까지 저마다 나름대로 버리지 못할 이유가 있는 책들 사이에서 조용한 포스를 빛내고 있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 중에서도 ‘이기적 유전자’에게 ‘영원히 널 버리지 않을 거야’라고 속삭인다. 이 책은 나라는 생존 기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이기적 유전자로 작용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지적 설계론’ 반박하는 진화생물학자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하면서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73)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지만, 이 작품이 그의 유일한 대표작은 아니다. 1982년 ‘확장된 표현형’, 1986년 ‘눈 먼 시계공’, 2006년 ‘만들어진 신’, 2009년 ‘지상 최대의 쇼’ 등 수많은 저술과 BBC와 같은 방송 매체를 활용해 도킨스는 창조론자들이 얘기하는 ‘지적 설계론’을 반박 중이다. 예컨대 “복잡한 시계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듯이 복잡한 유기체를 설계한 지성적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지적 설계론’의 요체라면 도킨스는 ‘눈 먼 시계공’에서 “눈이 먼, 또는 애당초 의도하지 않은 진화의 과정을 통해 복잡한 유기체가 설계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1995~2009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대중의 과학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였던 도킨스는 2009년 정년 퇴임했지만 16명의 저자가 ‘지적 설계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2012년에 펴 낸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집필에 참여하는 등 여전히 논쟁의 복판에서 활동 중이다. 이론과 대중적 글쓰기를 섭렵한 도킨스의 영향력은 생물학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종교에 미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추운 곳에 살수록 비만 확률 높다”

    “추운 곳에 살수록 비만 확률 높다”

    이제 비만한 사람은 자신의 장내세균을 탓하고 더 나아가 선조를 탓해야 할듯하다. 추운 곳에 사는 사람이 더운 곳에 사는 이보다 비만과 관련한 세균을 더 많이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와 애리조나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아프리카와 유럽, 북남미, 아시아 등 23개국에 사는 사람들(총 1020명)의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추운 북반구에 사는 사람이 더운 남반구에 사는 이보다 비만과 관련한 세균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를 이끈 다이치 스즈키 연구원은 국제적 생물학회지인 ‘바이올로지 레터스’ 2월 호를 통해 발표했다. 스즈키 연구원은 “사람들은 비만이 나쁜 것으로 생각하지만, 과거에는 음식으로부터 더 많은 지방과 에너지를 얻는 것이 추운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오늘날 우리의 장내 미생물은 조상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건강에 좋은 미생물군’이라고 부르는 세균이 지리적인 영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클 워로베이 애리조나대학 진화생물학 교수는 “이번 실험은 꽤 멋지지만, 위도만이 영향을 준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워로베이 교수는 이번 결과가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것으로 생각한다. 워로베이 교수는 “장내 세균의 변화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환경 조건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즈키 연구원은 UC 버클리로 옮기기 전 워로베이 교수 실험실에 속해 있었다. 그는 당시 1년간 위도에 따라 신체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장내 미생물 연구는 다양한 종류의 세균과 고(古)세균의 비율에 따라 당뇨병과 비만부터 암까지 다양한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 열띤 연구 영역이다. 특히 피르미쿠테스(Firmicutes)로 불리는 세균군은 선행 연구들을 통해 비만쥐나 비만인의 장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지만 박테로이데트(Bacteriodetes)로 불리는 세균군은 더 날씬한 쥐나 사람의 장에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었다. 스즈키 연구원은 위도가 높은 곳에 사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체구가 더 크다는 베르그만의 법칙이 아마 그들의 장내 미생물군 비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론했다. 이후 그는 서로 다른 위도에 사는 설치류의 크기에 관한 연구를 통해 그 법칙과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워로베이 교수는 “스즈키 연구원의 실험은 거의 재미삼아 진행됐다. 그는 피르미쿠테스와 박테로이데트가 비만과 관련 있다면 왜 인간에게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 않는지 생각했다”면서 “그가 그런 결과를 갖고 왔을 때 꽤 놀라웠다”고 말했다. 스즈키는 이번 연구에 선행됐던 연구 정보를 사용했다. 정보는 인간의 장에 서식하는 세균과 고세균의 형태와 수에 관한 필수적 개체수를 조사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성(性)이나 연령 등 감지 방법에 상관없이, 위도가 올라갈수록 피르미쿠테스의 비율은 증가하고 박테로이데트의 비율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 예로 미국에 사는 아프리카인들은 원래부터 열대 지역에서 살아온 같은 인종과 달리 유럽이나 북미인들과 같은 패턴을 보였다. 스즈키 연구원의 고문이자 UC 버클리 척추동물학 박물관장인 마이클 나흐만 통합생물학 교수는 “항온동물의 경우 추운 곳에 살수록 몸의 크기가 크다는 베르그만의 법칙은 좋은 예”라면서 “장내 세균들은 한랭 환경에서 살기 위해 적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위), 애리조나대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금&여기]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다/이성원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다/이성원 사회부 기자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다.” 하버드대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J 굴드가 저서 ‘풀하우스’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굴드는 인간을 정점으로 생명체가 진화했다는 시각을 거부한다. 생명체 역사의 주인공에 인간 대신 박테리아를 선택했다. 박테리아는 생명체가 지구에 나타날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종들로 채워졌으며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꾸준히 지구에 존재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진화는 인간으로 향하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인 셈이다. 물론 굴드의 관점이 옳은 것이냐 하는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굴드의 진화론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닫힌 세계보단 열린 세계가 우리 사회를 더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 말이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총장 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한다는 규정을 없앴다. 금기를 깬 건 이화학당이 설립된 지 128년 만이다. 아울러 교수·동문 등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인원을 지난번 14대 총장 선출 당시 25인에서 35인으로 10명 늘렸다.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 가운데 교수대표위원이 14인에서 22인으로 대폭 확대됐고 직원과 동창대표도 각각 2인에서 3인으로 늘었다. 비정년트랙(비정규직) 교원 등도 투표권을 얻게 됐다. 분명한 것은 이대가 총장 선임에 있어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취재하다 만난 한 이대 학생은 이 대학의 폐쇄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총장 선임에 있어 교수나 동문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이사회만의 선택으로 총장이 결정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최종 후보 3인을 이사회 단독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굴드의 진화적 시각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예전보다 조금은 진화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이화여대가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입시 점수가 여대 중 가장 높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남성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데다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주역들을 배출한 ‘명문’이기 때문이다. 이사회 규정 개정을 계기로 이화여대의 다양성이 더 늘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lsw1469@seoul.co.kr
  • “개는 인간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눈 크게 뜬다”

    “개는 인간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눈 크게 뜬다”

    개가 인간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눈을 크게 뜬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포츠머스 대학 연구팀은 입양시설에서 보호 중인 27마리의 개의 표정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새 집을 필요로 하는 생후 7개월~8년생의 불테리어와 마스티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개가 잠재적인 주인에게 어필하기 위해 일부러 이마를 들어올려 눈을 크게 뜬다는 것. 곧 ‘어린아이’같은 표정이 인간에게 호감을 준다는 것을 개들이 알고있다는 것으로 연구팀은 이를 진화의 결과로 결론지었다. 연구를 이끈 브리짓 월러 박사는 “입양을 바라는 개가 잠재적인 주인 앞에 섰을 때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면서 “이 개들은 눈을 크게 떠서 다른 개들에 앞서 잠재적 주인에게 선택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들의 이같은 행동은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연구는 최근 영국 에이버태이 대학 진화생물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과 맥을 같이한다. 에이버태이 대학 연구팀은 “훈련을 받지 않은 개라도 사람의 행동을 인식하고 예측할 수 있다” 면서 “이는 수 천 년간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얻어진 능력” 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진=자료사진(포토리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체념의 조형(김우창 지음, 나남 펴냄) 한국의 대표 지성,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50년간 문학뿐 아니라 정치, 역사, 예술, 철학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사유를 펼친 결과물이다. 문학의 추동력과 의미, 문학의 현실 참여, 비교문학 등 김 교수의 문학 관련 글 가운데 가장 논리적 밀도가 높고 뉘앙스가 풍부한 글 34편을 골라 실었다. 문학선을 꾸민 문광훈 충북대 독문과 교수는 “김우창의 문학 논의는 감성의 섬세함, 논리의 철저함, 감성과 논리로 된 사유를 실어 나르는 언어의 정확함 등이 한국 문학에서 유일무이하다”며 “그의 글은 이 짧고 비루하고 덧없는 생애에서 덧없지 않을 어떤 맑고 고요한 지평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한다”고 책의 의의를 짚었다. 1980년대 나남출판사에서 펴냈던 문학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이어 가기 위해 다시 출간하는 ‘나남문학선’의 첫 번째 책이다. 752쪽. 3만 2000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빌리 엔·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지식너머 펴냄) 마트 계산대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하는 공상, 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하는 양치질….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쳤던 사소하고 하찮은 순간들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독특한 책이다. 스웨덴 대학 교수인 저자들은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을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와 참고문헌, 관찰, 각종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순간’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문화·사회적 의미를 분석했다. 책은 사소한 기다림, 습관, 공상 등의 무위는 현대성의 산물이자 문화적 행위이며 이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행위가 아니라 현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변화를 계획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432쪽. 1만 6000원. 교황 프란치스코(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세르히오 루빈 대담, 이유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한 대중적인 행보로 존경받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삶과 생각을 담은 첫 공식 전기다. 교황 선출 이전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재직할 당시 저명한 종교 전문 기자 2명과 2년간에 걸쳐 나눈 대담을 엮었다. 2010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출간됐고 올해 교황 즉위를 기념해 재출간되면서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됐다. 어릴 때 조부모와의 추억, 폐부전으로 사경을 헤매던 청년 시절,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그리고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재직하던 시절까지 가톨릭 수장이기 이전에 호르헤 베르고글리오라는 한 인간의 성장과 깨달음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달한다. 교리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들에 대한 생각, 종교가 사회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따끔한 질책에선 용기 있는 지도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328쪽. 1만 4000원. 초파리(마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갈매나무 펴냄) 부제가 ‘생물학과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인공’이다. 생물학의 실험 재료로 쓰인 수많은 벌레 중에서도 초파리는 매우 유용한 존재로 꼽힌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실험 동물인 개, 생쥐, 토끼 등에 밀려나 있던 초파리는 박물학이 쇠퇴하고 실험생물학이 떠오르기 시작한 20세기에 이르러 새롭게 주목받았다. 초파리를 통해 발견된 다양한 생물학적 사실들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서 성립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초 유전학뿐만 아니라 발생유전학, 진화유전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초파리에 관해 발표된 논문만 10만편이 넘는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아는 사람만 알고 있었던 초파리의 무용담을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편의 과학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 나간다. 296쪽. 1만 40000원.
  • “개는 사람 이해하는 천부적 자질 有”(英연구)

    “개는 사람 이해하는 천부적 자질 有”(英연구)

    인류의 오래된 반려동물인 개가 천부적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에이버태이(Abertay)대학의 진화생물학 연구팀은 주인에게서 버려진 뒤 쉼터에서 머무르는 개와 일반 애완견, 고강도의 전문업체에서 훈련받은 개 24마리의 훈련 모습을 자세히 관찰했다. 사람들이 개를 보내고자 하는 방향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등 특정한 행동을 보였을 때 개 대부분이 사람의 의사를 알아차렸으며, 특히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쉼터의 개도 충분하게 이를 인지했다. 이는 개들이 훈련받지 않아도 사람의 행동 등을 인식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개들이 수 천 년간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게 됐다는 것. 또 개는 특별한 훈련이 없이도 신문을 가져오는 일 등 간단한 임무를 수행할 줄 아는데, 이는 개들이 진화과정에서 인지능력이 특별히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클레어 쿠닝엄 박사는 “개는 오랜 시간동안 인간을 돌보고 따르도록 사육돼 왔다. 그들이 인간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점차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더 친숙해지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들이 훈련받지 않아도 사람의 행동 등을 인식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연구중 하나로,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팀은 개의 지각능력이 어린아이 수준 정도로 비교적 높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플라밍고의 미소(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명주 옮김, 현암사 펴냄)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의 대중화에 몰두한 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의 과학 에세이집.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매달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펴낸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에 300여편의 에세이를 연재했다. 이 글들은 굴드의 편집을 거쳐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 10권으로 출간됐는데, ‘플라밍고의 미소’는 1985년에 나온 네 번째 책이다. 언어, 문학, 음악, 건축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식견과 독창적인 문체로 과학계의 전설로 통하는 굴드는 대중적 글을 표방하면서도 전문성을 희생하지 않는 글쓰기로 유명하다. 이 책에선 특히 야구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원인을 분석한 ‘양극단의 소멸’이 널리 알려져 있다. 굴드의 생물학 연구의 초점인 서인도 바하마 제도의 육상달팽이 케리온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100번째 에세이도 수록됐다. 612쪽. 2만 8000원. 우리 사료 속의 독도와 울릉도(유미림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독도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을 지낸 유미림 한아문화연구소 대표가 독도 영유권에 관한 기존 사료들 외에 새롭게 발굴된 사료를 분석해 책으로 펴냈다. 특히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중국 외교문서를 처음으로 발견, 수록했다. 1947년 10월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서는 중국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도서로서 한반도 영토 범위에 속한다고 여겼음을 보여 주고 있다. 책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울릉도 사적’, 박세당의 ‘울릉도’, ‘책문(策文)’, 대한제국의 ‘울도군 절목(節目)’ 등도 포함돼 있다. 이 사료들은 새로 발굴됐거나 알려졌어도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자료들이다. 저자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부르짖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료를 끊임없이 발굴해 연구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468쪽. 2만 3000원. 제로의 기적(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프런티어 펴냄)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저자가 세계 곳곳의 구호 활동 현장에서 굶주림, 가난, 질병 등으로 죽어 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애쓴 7년의 여정을 담았다. 그녀는 충분히 살릴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죽는 아이들의 숫자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제로의 힘을 믿어요(Believe in Zero)’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 아이를 둔 그녀는 현장 경험이 없이 모잠비크에 갔다가 벌레가 무서워 벌벌 떨고는 했다. 하지만 눈앞에서 죽어 가는 아이들을 맞닥뜨리면서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당장 그들을 살리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열 살 소년부터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한 이들,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304쪽. 1만 3000원. 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박찬순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라디오 프로듀서, 외화 번역가로 일하다 2006년 50세의 나이로 등단한 박찬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자신에게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던 젊은이, 이웃들의 목소리를 소설에 들여보냈다는 작가는 비루한 인생들을 응원하는 9편의 ‘찬가’를 만들어 냈다. 줄 하나, 도마 크기의 안전판에 온 생명을 맡긴 채 고층 빌딩의 유리를 닦는 청년, 한국 공장으로 일하러 왔다가 동료를 죽인 스리랑카 소년, 박봉에 바쁜 일정에 쫓기며 사는 시간 강사와 수배자 신세로 떠도는 제자 등 작가는 디딜 데 없는 절망에 놓인 청년 세대, 이민자 등의 삶에 애정 어린 시선과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들은) 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혹독한 경쟁에 내몰렸거나 가혹한 삶의 조건에서 신음하는 이들이었다.316쪽. 1만 2000원.
  • 美 유전학자 “인류, 침팬지와 돼지 교배로 나온 잡종서 진화”

    美 유전학자 “인류, 침팬지와 돼지 교배로 나온 잡종서 진화”

    인간이 수컷 돼지와 암컷 침팬지가 교배해 나온 잡종에서 진화했다는 충격적 주장이 미국의 저명한 유전학자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는 세계적 유전학자인 미국 조지아대학의 유진 맥카시 박사의 가설을 담고 있다. 맥카시 박사는 동물 교배 분야의 저명한 권위자로 꼽히는 학자다. 맥카시 박사는 인간이 침팬지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영장류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차별점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그는 이런 차별점은, 인류가 진화역사를 거슬러 올라갔을 때 특정 지점에 위치한 한 잡종에 기원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아울러 그는 동물세계에서 인간이 영장류 사촌들과 구별되는 특징의 모든 것을 한 동물이 갖고 있는데, 바로 그 동물이 돼지라는 주장한다. 맥카시 박사는 그가 설계한 웹사이트(Macroevolution.net)에 올린 문건에서 이런 놀라운 가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놓았다. 대부분의 진화 학자들은 현재 유전학적 증거들을 토대로 침팬지가 진화학적으로 인간에 가장 가까운 동물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맥카시 박사는 이런 유전적인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침팬지는 해부학적으로 수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털이 없는 피부, 두꺼운 피하지방, 밝은 색깔의 눈, 튀어나온 코, 두꺼운 속눈썹 등이 여기에포함된다. 반면에 인간과 돼지 사이에는 피부와 장기 구조에서 수많은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맥카시 박사는 주장한다. 실제 돼지의 피부조직과 심장 밸브는 인간의 것과 매우 유사해 의학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맥카시 박사는 맨 처음 탄생된 돼지와 침팬지의 잡종은 이후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역교배’되었고, 교배된 잡종은 계속적으로 침팬지와 피를 섞으면서 돼지 보다는 침팬지에 가까운 모양의 후손으로 진화되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맥카시 박사의 가설은 예상대로 정통 진화생물학자들과 창조론자들로부터 근본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비판은 시기적, 분자학적으로 침팬지와 돼지가 교배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진화이론에 따르면 두 동물은 8000만년 전에 분리되어 나왔다. 또 두 동물의 정자와 난자는 분자학적인 ‘인지 단백질’이 달라 침팬지의 난자가 돼지의 정자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더구나 침패지는 48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는 반면 돼지는 38개만 갖고 있다는 점도 맥카시 박사의 가설을 비판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꽃보다 더 매력적인 희귀 ‘난초 사마귀’ 화제

    꽃보다 더 매력적인 희귀 ‘난초 사마귀’ 화제

    마치 꽃처럼 생겨 한 눈에 구분하기 힘든 희귀 사마귀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호주 맥쿼리 대학교 연구팀은 주로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는 ‘난초 사마귀’(orchid mantis)의 논문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모습의 난초 사마귀는 몸통과 다리가 꽃잎을 닮아 꽃 속에 숨어있으며 누구도 발견하기 쉽지않다. 난초 사마귀가 ‘위장의 달인’이 된 것은 이 기술로 먹이를 쉽게 잡아먹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호주 연구팀의 조사결과 나비 등 꽃을 찾아 날아온 곤충들이 오히려 꽃보다 난초 사마귀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꽃을 찾아 날아온 곤충들이 ‘다른 곳’에 홀려 먹잇감이 되는 셈. 연구를 이끈 맥쿼리 대학 진화생물학자 제임스 오한론 교수는 “위장을 통해 사냥을 하거나 자신을 보호하는 종들이 자연에 많다” 면서 “난초 사마귀는 특이하게도 그 자체가 꽃보다 더 뛰어난 유혹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종의 꽃가루 매개 곤충이 정작 꽃보다 난초 사마귀에 관심을 두다 잡아먹혔다” 면서 “이같은 결과에 우리도 많이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과학저널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American Naturalist) 2014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사진=바크로프트/멀티비츠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저명 유전학자 “인간은 침팬지와 돼지 잡종에서 진화했다”

    美 저명 유전학자 “인간은 침팬지와 돼지 잡종에서 진화했다”

    인간이 수컷 돼지와 암컷 침팬지가 교배해 나온 잡종에서 진화했다는 충격적 주장이 미국의 저명한 유전학자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일 보도했다. 보도는 세계적 유전학자인 미국 조지아대학의 유진 맥카시 박사의 가설을 담고 있다. 맥카시 박사는 동물 교배 분야의 저명한 권위자로 꼽히는 학자다. 맥카시 박사는 인간이 침팬지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영장류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차별점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그는 이런 차별점은, 인류가 진화역사를 거슬러 올라갔을 때 특정 지점에 위치한 한 잡종에 기원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아울러 그는 동물세계에서 인간이 영장류 사촌들과 구별되는 특징의 모든 것을 한 동물이 갖고 있는데, 바로 그 동물이 돼지라는 주장한다. 맥카시 박사는 그가 설계한 웹사이트(Macroevolution.net)에 올린 문건에서 이런 놀라운 가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놓았다. 대부분의 진화 학자들은 현재 유전학적 증거들을 토대로 침팬지가 진화학적으로 인간에 가장 가까운 동물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맥카시 박사는 이런 유전적인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침팬지는 해부학적으로 수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털이 없는 피부, 두꺼운 피하지방, 밝은 색깔의 눈, 튀어나온 코, 두꺼운 속눈썹 등이 여기에포함된다. 반면에 인간과 돼지 사이에는 피부와 장기 구조에서 수많은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맥카시 박사는 주장한다. 실제 돼지의 피부조직과 심장 밸브는 인간의 것과 매우 유사해 의학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맥카시 박사는 맨 처음 탄생된 돼지와 침팬지의 잡종은 이후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역교배’되었고, 교배된 잡종은 계속적으로 침팬지와 피를 섞으면서 돼지 보다는 침팬지에 가까운 모양의 후손으로 진화되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맥카시 박사의 가설은 예상대로 정통 진화생물학자들과 창조론자들로부터 근본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비판은 시기적, 분자학적으로 침팬지와 돼지가 교배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진화이론에 따르면 두 동물은 8000만년 전에 분리되어 나왔다. 또 두 동물의 정자와 난자는 분자학적인 ‘인지 단백질’이 달라 침팬지의 난자가 돼지의 정자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더구나 침패지는 48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는 반면 돼지는 38개만 갖고 있다는 점도 맥카시 박사의 가설을 비판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생존형 이기적 본능보다 공동체형 이타적 선택이 인간 지구정복을 이루다

    생존형 이기적 본능보다 공동체형 이타적 선택이 인간 지구정복을 이루다

    지구의 정복자/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사이언스북스/416쪽/2만 2000원 진화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아래·84)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 수십년간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1975년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입각해 분석한 ‘사회생물학’을 출간했을 때는 인종주의와 성차별, 우생학 등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1998년 과학과 인문학, 더 나아가 종교까지 범주에 넣어 지식의 대통합을 제안하는 ‘통섭’(원제 Consilience)을 발표했을 때는 ‘생물학 제국주의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팔순이 넘은 노학자의 신간 ‘지구의 정복자’(The social conquest of Earth) 역시 이 같은 논쟁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작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윌슨과 함께 진화론의 양대 학자로 꼽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공격의 선두에 섰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윌슨은 이 책에서 현대 진화생물학계의 주류 이론인 ‘혈연선택 이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혈연선택 이론에 기반한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사회성 생물의 진화와 이타성의 진화, 협력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 집단 선택과 개체 선택이 상호 작용하는 ‘다수준 선택이론’을 제안했다. 혈연선택이 아닌 다수준 선택이 인류의 유전자를 이기적 유전자와 이타적 유전자가 결합된 ‘유전적 키메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합성동물)로 만들었고, 인류는 이기적 본능과 이타적 본능의 길항 속에서 살도록 운명지워졌다고 주장한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동물의 행동들조차 알고 보면 이기적인 유전자의 발현이라고 주장하는 도킨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전향’인 것이다. 윌슨의 제자이자 국내에 ‘통섭’을 번역 소개한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이 책 말미에 덧붙인 해설에 따르면 윌슨은 이미 2005년부터 혈연선택 이론을 버리고 집단 선택의 품으로 귀의하겠다고 선언했고, 2010년에는 ‘네이처’지에 혈연선택 논리를 반박하는 논문을 게재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 책은 윌슨이 그동안 학계에 던진 일련의 충격과 도발을 총정리한 결과물이다. 학계 내부의 비판과 논란이야 어찌됐든 저자가 책에서 제시하는 주장들은 독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인 것은 분명하다. 책은 화가 폴 고갱이 타히티에서 그린 1897년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서 던진 인간 조건에 대한 근원적 질문으로 시작한다. 인류는 불과 수십만년 전에 출현해 지난 6만년간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구성과 언어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문화로 지구를 정복해 왔다. 저자는 인류와 마찬가지로 사회성을 무기로 6000만년 전에 지구 정복을 완수한 개미 같은 사회성 곤충들의 진화와 인류의 진화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 분석하면서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생물학적 기원을 탐색한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혈연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 본능만으로는 진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때로는 이기적이고 때로는 비이기적인 모습을 띠는, 서로 충돌하는 두 충동을 함께 지닌”것이 인간 본성이고 “최악의 것과 최선의 것이 공존하는” 인류 고유의 혼란이 진화를 이끌어 왔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질문,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집단 협력의 가치를 중시하는 저자는 기본적으로 인류의 미래에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오랜 생태주의자로 생물 다양성 보호를 주장해 온 저자는 또 다른 지구의 정복자인 개미와 달리 인류가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갈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를 멈추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자신이 주창한 통섭의 개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류가 과학과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을 통해 얻은 지식을 한데 결합한 통섭적 지혜를 가지기 위한 새로운 계몽운동을 펼쳐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학설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진화론 거두의 수십년에 걸친 학문적 궤적을 일목요연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할 만한 책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네안데르탈인, ‘동족상잔’ 식인흔적 발견”(스페인연구)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이 과거에 아이를 비롯한 동족을 잡아먹은 식인문화의 흔적이 발견됐다. 스페인에서 발견한 네안데르탈인 12명의 유골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모두 한 가족으로, 구성원은 남자 3명, 여자3명, 10대 남자소년 3명, 2~9세 어린이 3명이었다. 이들에게 잡아먹힌 피해자는 강제로 두개골이 갈라지고 혀가 뽑히는 등 잔혹하게 살해됐다. 연구를 이끈 카를로스 라루에자-폭스 인류진화생물학 박사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웃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한 겨울에 식량이 부족한 나머지 이 같은 식인 풍습이 행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보면 이들은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해 인육을 날것으로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생 인류가 대규모 그룹을 형성하고 함께 일하며 살았던 것과 달리 이들은 작은 그룹으로 모여 살았기 때문에, 환경이 열악한 겨울이 됐을 때 이 같은 식인 풍습이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네안데르탈인 가족의 흔적은 1994년 스페인 서북부 아스투리아스 지역의 한 동굴에서 발견했으며 2000년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됐다. 이 동굴의 온도가 매우 낮아서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었으며, 여기에는 다른 네안데르탈인이나 동물, 현생인류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의 유골은 동굴입구에서 700피트 떨어진 곳에 진흙 및 자갈과 함께 섞인 채 발견됐다. 카를로그 박사는 “희생자들은 대체로 돌로 만들어진 도구에 의해 살해되어 도축됐다”며 “이곳에서 발견된 DNA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의 최신 학회보에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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