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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지적설계론’ 교육반영 논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보수세력이 과학에 근거한 진화론 대신 종교에 기반을 둔 ‘지적설계론’을 학교 교육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지적설계론이란 성서의 창조론 내용을 이론으로 가르치되 신이나 종교와 관련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각각 24일과 23일 사설을 통해 ▲지적설계론을 과학시간에 가르치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공립학교들이 확립된 과학이론인 진화론의 대안으로 과학이론이 아닌 지적설계론을 가르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CBS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5%가 진화론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67%는 진화론을 믿지 않았다. 또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분의1이 성경이 글자 그대로 진실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미국 대법원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창조론을 과학 교과과정의 일부로 편입시킬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의 위스콘신, 사우스 캐롤라이나, 미시시피주 등에서는 최근 학교 위원회들이 창조론의 변형인 ‘지적설계론’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보수화하면 판결이 바뀔 수도 있다. dawn@seoul.co.kr
  • 유전자의 변신 이야기/존 애비스 지음

    유전자의 변신 이야기/존 애비스 지음

    게놈 프로젝트에서 인간배아복제까지. 전문연구가들만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유전자와 생물’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도 최근 부쩍 늘어났다. 언론에서도 외국 유명 연구소의 연구결과라며, 생물의 어떤 특징이나 요소가 알고 보니 이러저러한 유전자 때문이었다는 식의 보도를 이따금씩 내놓는다. ●생물발생·진화과정 관찰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분자생물학 권위자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자크 모노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책에서 “진화란 결국 미시세계에서의 교란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단선적이고 합목적적인 진화론에 대해 자크 모노는 아무리 분자를 쪼개고 원자를 나누고 유전자를 들여다봐도 왜 인간은 눈이 두 개이고 코와 입은 하나인지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해준다. 결과적으로 그런 형태가 인간의 삶에 적합한 방식이 됐지만, 그렇다 해서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유전자의 변신 이야기’(존 애비스 지음, 이영완 옮김, 뜨인돌 펴냄)는 이런 자크 모노식 주장을 지구상의 다채로운 생물종을 통해 펼쳐내보이고 있는 책이다. 미국 조지아대 교수인 지은이 존 애비스 박사는 유전자를 통해 생물의 발생과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계통유전학자다. 그래서 환경에서의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유전자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에 대한 자세한 관찰을 책에 담고 있다. ●아르마딜로 복제 통해 번식 예를 들자면 뱀은 자신이 좋아하는 먹잇감에 따라 분비하는 독이 다르다. 단단한 갑옷을 두르고 있는 아르마딜로는 자손의 번성이라는 목적에 걸맞지 않게 자궁이 작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복제를 통해 번식한다. 이 때문에 새끼들은 모두 유전적으로 똑같다. 자연상태에서는 복제양 ‘돌리’ 이전에 이미 복제를 통한 번식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또 거대한 킹 크랩의 조상이 사실은 조그마한 소라게라거나, 한동안 너구리계통으로 오해받았던 팬더가 곰쪽 혈통이라는 등의 최신 연구결과도 담고 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유전자 분석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의 조상이었다는 증거가 아직까지는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제시된다. ●고원의 에버그린오크 뿌리길이 21m나 이외에 5000만년이 넘도록 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잎꾼개미, 고원에서 살기 때문에 뿌리 길이가 21m에 이르는 에버그린오크,6500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인도양쪽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물고기 실러캔스 등의 얘기는 흥미진진하다. 꼭 유전자와 생물이라는 거창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옮긴이의 말처럼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수메르,혹은 신들의 고향/제카리아 시친 지음

    수메르,혹은 신들의 고향/제카리아 시친 지음

    지은이가 성경의 역사적 확실성을 믿는, 깐깐한 창조론과 허점많은 진화론간의 합일점을 찾는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잠깐 잊자. 그리고 모든 과거를 설명하는 근거가 하필이면 왜 지금의 현대 문명인가라는 의문도 잠깐 잊자.‘한단고기’류의 서적에 열광했었던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수밀이국(須密爾國)’이라는 명칭도 잠깐 접어두자. 마지막으로 영화관에 온 기분으로, 온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자. ●수메르는 우주인의 문명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이른 아침 펴냄)은 그런 방식으로, 어떻게든 기존의 사고방식을 떨쳐버린 뒤에야 읽어야 할 책이다.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가 사실은 우주인에 의해 ‘던져진’ 문명이었다는 주장, 그리고 인간이란 존재는 신이라 불렸던 우주인들이 노예로 부리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해석 등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신 우리가 평소에 궁금하게 여겼던 고대문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자세한 해설서로 생각한다면 정말 흥미진진한 책이 될 듯하다. 책의 출발점은 단순한 의문이다. 인류는 어떻게 “어느 순간부터 직립보행을 하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고 도구를 쓰고 농사를 짓고 문자를 만들고 종교와 예술이라는 분야까지 만들게 됐을까.” 과학적 사고방식이라는 진화론은 이에 대해 ‘단계적 발전’이라는 모델을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제 고고학적 발굴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주장이 사실과 어긋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4만∼5만년 전에 출현한,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존재는 ‘호모 사피엔스’다. 그런데 유물로만 따지자면 호모 사피엔스의 흔적은 수십만년 전에도 발견되고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으로 공인된 호모 에렉투스와도 존재하는 시기가 겹친다. 진화론이 단선적인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부분들은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다. 왜 진화는 일률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시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들쭉날쭉할까. ●고대문명 해설 흥미진진 저자는 이런 허점들에 대한 기록이 이미 과거에서부터 있어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것이 성경의 창세기다. 일종의 상징이나 비유로서 해석되어 왔던 수많은 대목들이 고고학적 발굴결과로 사실로 밝혀졌다. 성경이 ‘사실(史實)’이라면, 그래서 해석을 고민할 필요없이 문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면,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는 근원이 바로 수메르 문명이다.12간지,60진법, 별자리 이름, 달력…. 기독교에 젖줄을 대고 있는 현대문명에 수메르문화가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에 대한 풍부한 자료와 설명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때 비틀스의 부활로 받아들여졌던 클라투(Klaatu)의 두번째 앨범 ‘Hope’에 등장했던 ‘폴리체니아(Politzania)’를 떠올릴 법도 하다.1만 8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경제를 보는 눈/홍은주 지음 ‘경제를 보는 눈’을 갖는다는 건 일상생활에서 ‘눈먼 우연’에 기대지 않고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고훈련을 의미한다.경제학을 전공하고 20년 넘게 경제부 기자생활을 한 저자(MBC경제부장)가 강조하는 것은 경제학이 진정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합리적인 사고와 생각의 기술을 내면화하라는 것이다.저자에 따르면 그 합리성이란 바로 단선적 사고를 부정하는 능력이다.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생활 속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기초이론을 흥미롭게 설명해 일반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9500원. ●진화/칼 짐머 지음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된 이래 진화론은 처음부터 종교와 대척점에 있었으며,‘위험한 이론’으로 백안시됐다.이런 상황은 DNA와 인간 게놈의 비밀이 밝혀진 오늘날까지도 여전하다.특히 미국의 기독교 창조론자들은 지금도 진화론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이 책은 종교의 언어를 그대로 과학인 양 이해하는 창조론자들에 대한 답변이요,진화론과 진화의 ‘사실’을 옹호하고 바로 알리기 위한 책이다.진화론의 핵심원리인 ‘자연선택’이 어떻게 종 차원의 생물을 발전시켜 왔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3만원. ●패권의 시대/리우웨이 등 지음 중국 역사상 학문적으로 가장 자유롭고 화려했던 시기이자 천하통일에 대한 몽상으로 패권다툼이 극에 달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재조명.각종 유물과 유적,간결한 텍스트를 통해 변혁과 혼란 속에 발전해간 춘추전국 문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했다.중국사를 왕후장상과 역대 왕조라는 틀에서 이해하던 방식에서 탈피,문헌과 고고학을 결합한 색다른 접근법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약소국들이 어떻게 칠웅(七雄)에 대항했는가,오왕과 월왕의 호신무기는 왜 원수였던 초왕의 묘에서 발견됐을까,공자는 어떻게 사교육을 발전시켰을까 등 궁금증을 풀어준다.1만 4800원. ●케테 콜비츠/케테 콜비츠 지음 ‘노동계급의 위대한 예술가’‘미술사의 로자 룩셈부르크’로 불리는 프로이센 태생의 판화가이자 조각가인 케테 콜비츠의 작품·일기 선집.‘내가 나를 보는 시선’으로 씌어진 일기는 고난의 신화와 강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콜비츠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한다.콜비츠는 천성적으로 예민하고 우울한 기질이 강했다.갓난아기 남동생의 죽음이 그리스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놀이를 한 자신 때문이라는 정신적 압박에 사로잡힌 그녀는 사물이 작아지는 악몽 등에 시달렸다.마지막 석판화 ‘씨앗을 짓이겨서는 안된다’엔 진보와 희망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3만 800원.
  • 국학진흥원 ‘전환기 한국유학의 모색과 대응’ 학술대회

    ‘나를 닦아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修己而安百姓)’.흔히 유교의 성격을 가장 잘 정의하는 구절로 통한다.도덕성과 아울러,백성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경제·교육·군사·복지 등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부분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같은 유교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구절은 ‘중용’에도 들어 있다.“비록 천자의 위치를 갖고 있어도 진실로 그 덕이 없으면 감히 예악(禮樂·유교 정신의 규범과 생활)을 제작하지 않으며 비록 그 덕이 있다고 할지라도 진실로 그 위치가 없으면 또한 감히 예악을 제작하지 않는다.”여기에서 ‘위치’란 덕을 이루고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와 권력을 말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해석한다. 그러면 과연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유교는 우리사회에서 도덕성과 실천력을 함께 갖춘 사상과 종교로 역할을 해왔을까.보수·수구의 성격이 강한 영역으로 인식돼 온 유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이런 인식을 뒤집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과 한국사상사학회가 11∼12일 국학진흥원에서 마련하는 ‘전환기, 한국유학의 모색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 나말여초, 여말선초,조선후기, 한말 등 주요 역사적 전환기에 유학사상이 어떻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여 왔는지를 확인하고 현재 우리사회에서 유학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사회변혁 이끈 주체적 학문 미리 공개된 주제발표문을 보면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유교를 뒷전에 물러난 소극적인 학문이 아닌,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변혁을 이끈 주체적 학문과 사상으로 바라보고 있다.우선 국권수호와 근대적 개혁이 동시에 요구됐던 개항기.당시 개화 지식인들은 대부분 조선이 근대화에 뒤진 원인으로 성리학 내지는 유학사상을 지목하고 공격했다.이에 대해 조광 고려대 교수는 ‘개항 이후 유학계의 변화와 근대적응 노력’을 통해 “사회진화론과 같은 근대사조가 지성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던 개항기 이후 유학계에서도 근대적 교육기관과 결사운동을 전개했으며 이같은 민족운동은 모두 근대사회에 대응하려던 노력의 일부였다.”고 분명히 했다. ‘유교구신론’을 제기해 유학을 근대종교로 전환시키려 노력한 개혁파 유학자들의 대동교운동이나 공자교회,태극교운동이 그것으로 이들은 모두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조선사회에서 유교 특유의 ‘수제치평(修齊治平)’기능을 계속했다는게 조교수의 주장이다. ●실학도 조선성리학 틀서 출발 이같은 입장은 조선후기 실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흔히 실학은 근대성에만 초점을 맞춰 정통 유학과는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학이야말로 조선 성리학의 틀안에서 시작해 점차 성리학적 패러다임을 벗어나 새롭게 형성된 학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성을 아주대 교수는 ‘조선후기 성리학 해체의 제 양상’을 통해 “조선후기는 급격한 사회변동이 진행되어 우리 중세사회가 해체되는 시기였으며 이때 나타난 실학은 조선후기 사회에서의 자본주의적 발생·발전과 신분제 해체와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고 실학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 교수는 “기호남인계와 소론계 실학자들은 계보적으로 퇴계 이황의 학문과 연결돼 있으며 이들은 퇴계학의 영향 아래 주리론적 학문경향을 받아들임으로써 강력한 실천성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율곡학파의 연장선상에서 노론계의 실학이 전개됐으며 북학파에도 퇴계의 주리적 학문경향이 들어있음을 볼 때 결국 조선성리학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선후기 실학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한국·금호타이어 올 수출목표 8억弗로 잡고 기세싸움

    올해는 ‘글로벌 톱7’이다. 타이어 업계의 쌍두마차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세계 랭킹 7위’ 자리 선점을 놓고 기세싸움이 치열하다.지난해까지는 세계시장 ‘톱 10’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두 회사는 50여년의 맞수다.최근 몇년은 한국타이어가 앞섰다.금호타이어가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군인공제회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여억원의 자본을 수혈받아 올 연초부터 반격에 나섰다.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초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발걸음이 가벼워져 있다. ●대조적 CEO간 경쟁도 치열 두 회사의 시장선점 경쟁뿐아니라 CEO(최고경영자)인 한국타이어 조충환(63) 사장과 금호타이어 오세철(57) 사장의 전략 구상도 주목된다.조 사장은 정통 경영인이고 오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조 사장은 지난 83년 삼성물산에서 한국타이어 상무로 영입된 뒤 14년만인 97년 사장자리에 올랐다.2002년에는 한국 100대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오 사장은 74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줄곧 현장 근무를 해왔다.2003년에는 엔지니어의 꽃이라는 연구·공장총괄 부사장에 올랐다.외부에서는 ‘뜻밖’으로 여겼지만 내부에서는 안팎의 경쟁체제에 적합한 CEO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두 CEO는 뚝심을 가졌다는 것이 공통점이다.조 사장은 공격적이다.그의 이같은 진가는 금융위기 직후인 98년에 여실히 나타났다. 조 사장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중국사업 확대 차원에서 2억 5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당시 ‘생물이 어려움에 처하면 변신을 통해 성장하듯 기업도 시련속에 성장한다.’는 ‘기업진화론’을 내세워 밀어붙였다.결과는 성공이었다.현재 중국산 승용차의 28%가 한국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오 사장은 뚝심과 함께 매사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스타일이다.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해 ‘세븐 일레븐’이란 별명도 있다.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SUV용 인치업 타이어 `엑스타STX26’ 개발과정에서 그의 뚝심은 드러났다. 부사장이던 2000년 초 18인치가 주류였던 타이어시장에서 26인치 타이어 개발을 주장했다.임직원들은 세계적 기업인 미쉐린도 만들지 못하는 상품을 우리가 만들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지만 오 사장은 이를 강행해 성공을 거뒀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가자 지난 41년 조선다이아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한 한국타이어는 줄곧 국내 타이어 시장을 이끌어 왔다.반면 60년 창립된 금호타이어가 성장하면서 70년대 들어 독보적 위치가 위협을 받았다.금호타이어는 후발업체였지만 빠른 속도로 한국타이어를 뒤쫓았다. 2000년에는 금호타이어가 1조 3440억원의 매출(금호타이어 자료)로 한국타이어(1조 3127억원·한국타이어 자료)를 근소하게 앞질렀다.그러나 2002년에는 금호타이어(매출 1조 4370억원)가 주춤한 사이에 한국타이어(1조 5785억원)가 앞서갔다.지난해에는 한국타이어가 1조 6700억원의 매출로 금호타이어(1조 4200억원)와의 격차를 벌렸다. 두 기업은 국내 타이어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수출목표도 비슷하다.한국타이어는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7억 122만달러)보다 1억달러 이상 늘어난 8억 2000만달러로 잡았다. 금호타이어도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7억 200만달러)보다 1억달러 가량 늘어난 8억 2000만달러로 설정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오피니언 중계석/‘어떻게 살것인가’ 김추기경 강연

    서울대 인문대학이 18일 오후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여는 인문대학 포럼에 김수환 추기경을 초청,‘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듣는다.김 추기경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얼마 전 신문에서 “지금 우리나라의 자살 지수는 세계 최고”라고 보도했다.2003년 이 땅의 가족들이 전쟁터에 서 있다는 사실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인생은 고(苦)라는 말이 있듯이,우리 삶의 현실에는 언제나 난관과 시련이 있고 비극적 결말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도 있다.그러나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허무주의가 답이라고 할 수 있는가?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유태인 수용소에 감금됐던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E 프랭클은 절망에 빠져있던 수용자들에게 “우리의 상황은 절망적이다.그러나 우리의 삶이 결코 무의미 자체는 아니다.우리는 인생이 나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기대하지 말고 내가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그 말의 뜻은 죽음밖에 길이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일지라도 삶의 가치와 의미는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무엇이기에 어떤 처지에서도 삶에 의미가 있는가.왜 인간은 양심대로 올바르게 진리와 정의에 따라 살아야 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가? 인간에 대한 탐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행되고 있지만,인간은 단순한 물체도 아니요,단순한 생물도 아니며 동물만도 아니다.이 모든 것과 유대를 가지면서도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정신적 존재요,영적 존재다.정신과 영은 과학적 연구만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누구나 인간의 존엄성을 말한다.인간에게는 그가 누구이든, 어떻게 생겼든,잘났든 못났든,인간인 한, 국가권력도 이를 침범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존엄성을 지녔다는 것을 인류사회가 인정한다.인간의 존엄과 평등은 인간의 본질적 내용이다. 그런데 이 존엄성이나 평등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이 존엄성과 평등은 사실상 형이상학적이면서 동시에 종교적 의미의 신앙,즉 믿음의 문제다.하느님을 배제하면 우리는 끝내 인간을 알 수 없게 된다.인간이 무엇인지,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그런데 우리는 생명의 기원이나 인간의 생성을 진화론적으로만 배우고 그 기원까지도 ‘우연’에 두고 있다.그러나 20세기의 가장 큰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종교 없는 과학은 무력하고 과학 없는 종교는 눈먼 것”이라고 했다.나는 진화론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하느님의 창조의 손길을 전제로 한 진화는 인정한다. 인간과 관련해 성경 말씀을 요약하면 (1)하느님이 인간을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시고 절대적이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에,(2)또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과 같이 영원히 살도록 뜻하시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시기 때문에,(3)그리하여 인간 안에는 영원하신 하느님이 내재하고 계시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이다.즉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인식할 때,인간 존엄성과 평등을 이해할 수 있다.그리하여 “하느님 앞에서는 누구도,흉악범일지라도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그 때문에 존엄하고 또한 평등하다.”고 해석해야 타당하다. 인간은 이렇게 영원으로의 부르심을 받고 있다.이것이 그의존엄성의 가장 숭고한 이유이다.이 점이 하느님 사랑과 함께 인간 존엄성의 가장 중요한 또한 숭고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이 영원으로 향한 인간의 본성을 부인하면 인간은 현세만 살다가 죽고 썩고 마는 가련한 존재에 불과하다.아울러 그렇게 현세만 살다 결국은 어느 날 죽고 썩고 말 인간에게 불가침의 존엄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현세뿐이면 반드시 양심에 따라 도덕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 정리 채수범기자 lokavid@
  • [길섶에서] 떡 진화론

    떡도 진화한다.한가위에 마주한 떡들이 예전보다 한결 예뻐졌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모양과 빛깔이 고운데다 크기도 먹기 편하게 날렵해졌다.건포도가 떡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꽤 오래 전 이야기이고 요즘에는 카스테라 가루나 팥소 등 퓨전형 재료도 많이 활용된다. 단순하고 담백했던 떡들이 진화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먹을거리 세계의 경쟁자가 많은데다,사람들 먹는 양이 크게 준 탓이다.요즘 젊은이들에게 예전처럼 시루떡이나 백설기를 커다란 덩어리로 주면 질리는 표정부터 짓는다.추수가 끝나야 떡을 찧을 수 있을 정도로 배고픈 시절을 보냈던 기성세대도 이젠 보기 좋은 떡이라야 손이 간다.사람이 떡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떡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시절이다. 세상 뒤숭숭하고 궂은 일만 생길 때 ‘떡 해 먹을 세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떡이 진화하듯 세상도 맑고 고와지길 달님에게 빌어보자. 강석진 논설위원
  • 원주민 세계관·풍속 생생히/칠레 망명작가 세풀베다 장편 ‘파타고니아‘ ‘지구‘

    2년전 국내에 처음 소개돼 인기를 모은 칠레 출신 망명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54)의 장편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와 ‘지구끝의 사람들’이 열린책들에서 번역 출간됐다. 이번 작품들도 피노체트의 독재를 피해 라틴 아메리카를 전전한 작가의 ‘지역 사랑’의 산물들이다.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파타고니아 지역 원주민들의 초현실주의적 세계관과 풍속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는 ‘진화론’을 관찰한 찰스 다윈 조차도 “파타고니아에서 아무 곳도 보지 못한 거짓말쟁이”로 묘사할 정도로 이 지역을 신비롭게 채색한다. 세풀베다의 두 장편은 크게 두 가지 무늬를 띤다.하나는 대를 이어 독재와 싸우는 인간이 빚어내는 격정적 열정과 현실적인 정치적 억압 속에서도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원주민들의 의식이다. 작가는 그 역동적 의식의 원천을 자연과의 교감에서 길어 올린다. ‘파타고니아…’는 피노체트 정권의 탄압으로 수감된 화자가 감옥에서 풀려나와 망명자 신분으로 그 지방을 떠돌아 다니며 만난 ‘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지구 끝…’은 고래와 바다를 모티프로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종수기자
  • 이런 책 어때요 /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찰스 다윈 지음 / 이한중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영국의 부유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의학과 신학을 공부한,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의 자서전.우연한 기회에 영국 군함 비글호를 타고 떠난 5년간의 탐사여행과 그 뒤 점점 찾아들기 시작한 신앙에의 회의,그리고 생태계의 변이에 대한 의구심으로 진화론을 낳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진화론의 전주곡이 된 비글호 항해는 다윈 자신이 “이 항해로 내 정신 고양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고 고백했을 만큼 그의 생애에 큰 영향을 끼쳤다.책엔 도자기 회사로 유명한 웨지우드 가문의 아내 엠마 웨지우드와 자식들을 향한 깊은 사랑 이야기도 실렸다.1만원.
  • 책꽂이

    ●휴테크 성공학(김정운 지음,명진출판 펴냄) 자기반성이란 나를 돌아보는 능력,혹은 나와 대화하는 능력을 뜻한다.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자기반성의 전제다.심리학에서는 자기반성을 가능케하는 능력을 ‘메타 코그니션(meta cognition)’이라고 한다.이것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 할 수 있다.여가학 전문가인 저자는 이러한 자기반성과 재미를 조화시키는 것이 휴테크의 본질이라고 말한다.9900원. ●설탕,커피 그리고 폭력(케네스 포메란츠 등 지음,박광식 옮김,심산 펴냄) 산업혁명으로 유럽이 세계경제의 패권을 잡기 전에 이미 중국,인도,동남아시아,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근대적 의미의 세계경제를 형성했음을 밝힌다.그 한 예로 프랑스 왕 루이 14세는 궁정 연회에서 귀족들과 함께 커피를 즐겼는데 이 커피는 예멘의 항구도시 모카에서 수입한 것이며,설탕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의 섬 상투메와 브라질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주장.1만8500원.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파가니니(베르너 풀트 지음,김지선 옮김,시공사 펴냄) ‘G현의 선율’로 전 유럽을 매혹시킨 제노바 출신의 천재 니콜로 파가니니의 전기.파가니니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던 괴테,친밀한 교제를 나눈 로시니,꽤나 회의적인 태도를 내보였던 리스트,음악성으로 파가니니를 감동시킨 베를리오즈 등 당시 명사들과의 조우를 섬세한 필치로 그렸다.1만 2000원. ●여자,그 내밀한 지리학(나탈리 앤지어 지음,이한음 옮김,문예출판사 펴냄) 페미니스트는 사회학적인 여성에 관심을 기울인다. 피메일리스트(femaleist)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고 진화론을 새롭게 해석해 예부터 여성이 남성과 함께 수렵이나 채집,전쟁 등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한다.이 책엔 여자가 남자 이상으로 공격적이며,오직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기관인 클리토리스를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성적으로 문란할 수 있는 기질을 갖고 있다는 등 피메일리스트적 여성관이 담겼다.2만 2000원. ●자전거 타는 오리(데이빗 섀논 글·그림,김서정 옮김,달리 펴냄) 농장에 사는 오리가 농장집 아이의 자전거를 타보겠다고 하자 동물친구들은 처음엔 모두비웃는다.그러나 오리가 정말 자전거를 탔을 때 젖소,양,강아지,고양이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새로운 일을 꿈꾸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값진 경험인지를 귀띔하는 그림책.8500원. ●옆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이지현 글,변정연 그림,소년한길 펴냄) 성악가 꼬꼬닭의 옆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지만,몇날며칠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혹시 도둑이 아닐까? 그러나 꼬꼬닭의 의심과는 반대로 이사온 이웃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지은 시인 올빼미였는데….인물의 행동과 상황을 설명하는 간결한 글에 편안한 선과 안온한 색채의 그림이 조화를 잘 이룬다.초등저학년용.6500원.
  • [씨줄날줄]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

    인류학자들은 인류의 진화 단계를 원인(猿人),원인(原人),구인(舊人),신인(新人)으로 분류하며 현생 인류를 가장 진화된 단계인 신인 즉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라는 학명을 붙여 부르고 있다.인류 조상에 관한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나 모두 가설에 그쳤을 뿐 확정적인 이론은 없다.다만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인류 조상의 화석으로 1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클라시스와 9만∼13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의 카프제·스쿨이 발견됐지만 아무도 인류의 진짜 조상으로 믿지는 않았다.그런 가운데 미국과 에티오피아 공동연구팀이 이번에 발표한 16만년 전의 두개골 3점은 인류의 기원을 적어도 7만∼3만년은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학명은 에티오피아 현지어로 연장자 또는 조상을 뜻하는 ‘이달투(idaltu)’를 붙여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로 됐다. 인류의 기원설은 그러나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진화론 이전에 이미 창조론이 있어 절대적인 권위를 지녔다.그리스도교 신앙과 신학에 근거한 창조론은 유일신인하느님이 완전한 자유의지로 만물을 창조했음을 주장한다.창세기는 하느님이 6일 동안 만물을 만들고 맨 마지막날 인간을 창조했다고 전한다.그러나 이 창조론은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찰스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게 된다. 바로 여기서 종교와 과학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지질학자요 인류 고생물학자이면서 신학자인 프랑스의 테이아르 드 샤르댕은 그 대표적인 학자다.그는 우주의 역사는 이미 120억 년이나 되었으며 앞으로 그 완성점인 오메가(Ω)점에 이르기까지 또 100만 년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이 과정에서 인간은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염색체에 의한 생물학적 유전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지적·문화적 유산과 함께 지성 및 의지에 의한 창조력의 발휘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그러므로 과학과 종교는 자연 현상에 관한 탐구와 우주 전체에 관한 문제나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면서 상호 관련성과 보완성을 발휘한다는 주장이다. 인류의 기원과 앞으로 다다를완성점에 관한 연구는 인류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 [길섶에서] 레드 퀸

    진화론자들은 기생생물과 숙주와의 관계를 ‘레드 퀸(Red Queen) 효과’라고 설명한다.30년 전 미국의 생태학자 리 발렌이 만든 용어다.레드 퀸은 앨리스와 함께 영국의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의 작품 ‘거울 속의 세계’에 나오는 여왕이다.붉은 여왕 왕국에서는 누구나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낙오된다.기생생물과 숙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기생생물은 어떻게 하든 숙주에 들어붙으려 하고,숙주는 기를 쓰고 기생생물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 기생생물과 숙주는 전 속력으로 질주하는 탓에 늘 제자리를 맴돈다.필사적으로 달려야만 제자리를 유지하는 붉은 여왕 왕국의 생명체와 같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노라면 붉은 여왕 왕국에 사는 게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서로가 서로에게 필사적이다.한쪽이 소리를 지르면 다른 쪽에서는 즉시 한 옥타브를 더 높인다. 모두가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내닫는다.실은 제자리에서 뜀박질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책 / 전형적인 미국인

    미국이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하자 수많은 미국인들은 도덕적 결백성을 상실했다고 했으며,1929년 경제대공황이 일어났을 때는 더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고들 했다.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미국인들은 한때 자랑스러워하던 국가의 모든 가치들이 더럽혀졌음을 안타까워했다.그러나 최근 발생한 9·11테러는 미국인의 가치를 짓밟지 않았고,오히려 국가의 가치체계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미국은 과연 어떤 나라이며 미국인은 누구인가. 최근까지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를 지낸 한스 디터 겔페르트가 쓴 ‘전형적인 미국인’(이미옥 옮김,에코리브르 펴냄)은 시대 분위기에 편승해 오만한 ‘아메리카 제국’과 그 국민을 무작정 비판하기보다는 그 실체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럽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거나 혹은 이를 거부하고 싶을 때는 으레 과거를 들여다보곤 한다.그러나 신생국 미국은 신세계의 하얀 종이와 같은 자화상밖에 볼 게 없었다.유럽에서는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경쟁을 벌이지만 미국에서는 하나의 자화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그래서 미국은 한편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지만,다른 한편으로는 독특하게도 보수적이면서 개혁적인 모습을 보인다.저자는 이런 점이야말로 미국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인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지배해온 가장 오래된 전통은 청교도주의다.청교도주의에 바탕을 둔 미국인들은 죄의식을 갖고 있는 까닭에,인디언들도 그들보다 더 오래된 원시민족들을 쫓아버린 침략자였다는 사실조차 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한다.하지만 그같은 의식도 이른바 ‘명백한 운명론’의 핵심을 이루는 신념을 흔들어놓지는 못했다.오늘날까지도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특별한 임무,즉 암흑에 싸인 세계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빛을 전해야 할 임무를 띠고 있다고 믿는다.미국인들은 인디언들에게 행한 부당한 행동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는 하지만,국가의 집단적인 무의식 속에는 과거나 지금이나 자신들의 행동이 옳았다는 이데올로기가 살아 있다.비록 유대인들처럼 자신들을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점점 그 점을 확신하고 있다. 전체 미국인의 96퍼센트는 신을 믿거나 신적인 존재를 믿는다.15개의 침례교와 10개의 루터교,9개의 장로교 등 다양한 교파가 있다.그런 만큼 이들이 공유하는 것은 어차피 근본적인 것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때문에 미국인의 신앙에는 애초부터 근본주의 성향이 자리잡게 됐다.오늘날 기독교인들의 40%가 다윈의 진화론을 학교에서 추방하려 하는 창조주의자라는 사실은 미국이 과연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국가인지 의심스럽게 한다.더욱 우려할 만한 것은 숙명론을 믿는 핵심 근본주의자들 중에는 폭력 행사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를 불신한다.미래에 대한 청사진보다는 현 정부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조지 W 부시는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활용했다.대통령 선거전을 펼치며 부시는 마치 믿을 수 없는 사기꾼 집단이라도 되듯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냉소적으로 내뱉곤 했다.그 자신도 권력의 핵심인 그곳의 수장이 되려는 싸움에 뛰어들었으면서도 말이다.보수주의자인 부시는 기독교 우파 쪽에 서 있으면서도 유권자들과 매스컴에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며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알토란처럼 챙기는 정치적 기술을 발휘했다. 권력을 쥔 자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은 퓰리처 상을 수상한 역사가 게리 윌스의 ‘필요악: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불신의 역사’(1999)에 잘 드러나 있다.미국민들은 정치가들을 직업적으로 실패한 사람이나 부패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다.기본적으로 정부를 불신하고 경멸하기 때문에 정치에 무관심하다.그러나 그들은 국가적인 위기에 맞닥뜨리면 기꺼이 대통령의 뒤에 서고,성조기 아래 모인다.9·11사태 이후 거의 모든 집에 성조기를 달아놓은 것을 본 사람이면 1933년 이후의 독일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이같은 ‘국가적 최면상태’는 이라크전이 한창인 지금 미국 전역을 덮고 있는 노란 리본으로 재현되고 있다.미국에서 노란 리본은이제 애국심의 상징이 됐다.그러나 저자는 미국과 독일 두 나라 국민의 애국심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독일의 애국심은 국가 지도자에 완전히 복종하는데 있었지만,미국의 애국심은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에 대한 불신을 접고 전체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미국의 애국심에는 권위주의나 전체주의 같은 성향이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이 책은 유럽인의 시각에서 씌어졌지만 반미적이라든가 반세계적,반제국주의적인 데 기울지 않는다.미국의 ‘자가당착’을 그 역사와 문화 등 무형적인 것을 통해 객관적으로 설명한다.자유·청교도주의·계몽주의·낙관주의·개인주의 등 미국인들의 본질적인 가치관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형성됐고,그런 가치관이 현재의 모습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가를 살펴보게 한다.1만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삶이 있는 도시디자인 외

    ●삶이 있는 도시디자인(얀 겔 지음,김진우 등 옮김,푸른솔 펴냄) 활기차고 건강한 옥외공간을 만들기 위한 도시설계 안내서.1970년대 초반에 만연했던 기능주의적 도시계획과 주거지역 개발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도시계획에서의 집중과 분산,통행하기에 쾌적한 부드러운 경계 만들기 등의 사례를 소개한다.1만 8000원. ●루시의 유산(앨리슨 졸리 지음,한상희 등 옮김,한나 펴냄) ‘남성주의적 전쟁터’로 인식돼온 기존의 진화론에 대한 반론.세계적인 영장류 동물학자인 저자는 여성주의적·전체론적 관점에서 과감한 ‘진화론 정상화 수술’을 벌인다.암컷이 수컷을 완전히 제압하는 마다가스카르의 둥근꼬리여우원숭이의 생태를 연구,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파헤친다.진화는 적자생존에 의한 생존경쟁이라기보다는 공존을 위한 협력과 조직화의 과정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1만 8000원. ●청국장 다이어트&건강법(김한복 지음,휴먼 앤드 북스 펴냄) 볏짚이나 공기에 있는 ‘바실러스’란 균에 의해 발효되는 청국장은 2∼3일이면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콩 단백질의 인체 흡수율이 98%나 된다.청국장 30g엔 수백억 마리의 미생물과 항산화물질,항암물질,면역증강물질 등의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다.‘청국장 먹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이상적인 건강식품인 청국장의 효능을 정리했다.1만 4500원. ●다영이의 이슬람여행(정다영 지음,창작과 비평사 펴냄) 여고생의 눈높이에서 본 이슬람 나라들의 어제와 오늘.지중해 연안 가자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웨스트 뱅크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영원한 파라오의 왕국’ 이집트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우리의 서구편향주의,근대화제일주의 등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9800원. ●박인하의 아니메 미학에세이(박인하 지음,바다출판사 펴냄) ‘아니메’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지칭하는 말.만화평론가인 저자는 아니메 속에 숨겨진 여덟가지 코드를 통해 아니메의 미학을 분석한다.종(終)의 미학,하늘의 미학,바다의 미학,우주의 미학,영원의 미학,검과 피의 미학,테크놀로지의 미학,섹슈얼리티의 미학이 그것이다.1만 2000원. ●내 피부에 딱 맞는 천연비누 만들기(조영길 지음,영진팝 펴냄) 비누의 어원은 로마의 ‘사포(Sapo)’라는 산 이름에서 유래됐다.이 산에선 동물을 잡아 불에 태워 제사를 지내곤 했는데,비가 내리면 동물을 태운 기름과 재가 진흙과 함께 섞여 티베르 강에 흘러들었다.여인들은 이 진흙을 이용하면 훨씬 쉽게 빨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이런 원시적인 비누가 오히려 피부엔 더 좋은 게 아닐까.천연비누의 제조법과 효능을 소개한다.1만 2500원. ●경영혁신자(대니얼 렌 등 지음,정현경 옮김,범문사 펴냄) 현대경영의 선구자 31명의 삶과 업적을 조명.목화엔진의 창시자 엘리 휘트니,1908년 100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제너럴 모터스를 창설한 윌리엄 듀런트,엘튼 메이요·에이브러햄 매슬로 같은 동기유발형 전문가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9500원. ●동아시아 인권의 새로운 탐색(성공회대 인권평화연구소 엮음,삼인 펴냄) 개인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서구 인권개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대안을 모색.1만원. ●위대한 CEO 제자백가의 경영정신(나채훈 지음,지오북스 펴냄)춘추전국시대를 경영한 제자백가의 사상적 특성은 그들의 경영스타일에서 드러난다.순자의 경영스타일은 ‘전문가형 리더십’,오자는 ‘현실전략형 리더십’,한비자는 ‘규제형 리더십’에 바탕을 두고 있다.저자는 2500년전 중국의 고대사상 속에서 오늘날 최고경영자가 갖춰야 할 덕목들을 끌어낸다.1만2000원.
  • 책꽂이

    ●대학(김기현 지음,사계절 펴냄) 불과 1753자,200자 원고지 10장도 안되는 분량의 텍스트가 적어도 700년 이상 동아시아 정치의 이상을 만들어왔다.바로 ‘대학'이다.2000년 이상 원본이 확정되지 않은 채 논쟁의 중심에 놓였던 ‘대학'은 매우 짧은 글임에도,유교의 실천강령을 명확히 제시한 탁월한 개론서다.그래서 주자는 “먼저 ‘대학'을 읽어 학문의 체계를 파악하라.”고 말했다.이 책은 송대 이래 유교의 핵심 경전의 하나로 꼽혀온 ‘대학'의 결을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9800원. ●대통령 선거보도 연구(이구현·김덕모 지음,한국언론재단 펴냄) 한국언론의 선거보도가 지닌 문제점을 고찰.여론선동의 떼거리 저널리즘,언론의 의제설정 기능 부재,기회주의적 속성의 하이에나식 물어뜯기 보도,발표 저널리즘을 내용으로 하는 중계보도 등의 문제점을 살폈다.9000원. ●현대미술과 색채(길라 발라스 지음,한택수 옮김,궁리 펴냄) 시멘트가 현대건축의 기본 재료이듯 색채는 현대회화의 출발점이다.그만큼 색채는 19세기와 20세기초 화가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색채는 보들레르가 말한 ‘생명의 수액' 인가 ,들라크루아자가 말했듯이 회화의 본질인가, 현대 프랑스 미술전문가인 저자는 들라크루아,세잔.고갱,마티스,칸딘스키 등 위대한 화가들의 색채에 관한 이론을 소개한다. ●신화,인류 최고(最古)의 철학(나카자와 신이치 지음,김옥희 옮김,동아시아 펴냄) 신화를 단서로 태고시대 인류의 우주관과 자연관에의 접근을 시도한 신화학 입문서.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문명’과 ‘야만’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진화론적인 신화읽기와,신화는 미신적인 것이며 미개한 것이라는 태도라고 강조한다.저자는 ‘무지개의 논리’‘악당적 사고’‘숲의 바로크’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80년대 일본 뉴아카데미즘의 대표적 철학자.1만원. ●진보에서 희망을 꿈꾼다(김진균 지음,박종철출판사 펴냄) 1980년대 격동의 시기와 90년대 혼돈과 모색의 시기에 주요 화두이던 노동·통일·여성·소수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고찰.1만3000원. ●뉴에이지 영혼의 음악(양한수 지음,아침이슬 펴냄) 뉴에이지 음악은 재즈·소프트록·클래식 음악의 요소를 혼합한 편안한 음악을 일컫는 말.엘리베이터 음악(감미로운 경음악)에서 정서친화적인 선율의 뉴어쿠스틱에 이르기까지 뉴에이지 음악의 역사를 소개한다.1만 2900원. ●이슬람미술(조너선 블룸·셰일라 블레어 지음,강주헌 옮김,한길아트 펴냄) 이슬람 미술은 건축을 제외한 회화와 조각의 전통을 찾아보기 어렵다.이는 이슬람교가 신을 이미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종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신의 계시를 옮겨 적는 일’을 신성시해 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이슬람인들은 건축과 공예에 글을 새겨 넣는 전통을 낳았다.이 책은 이슬람 미술 1000년사를,칼리프 한 사람에 의해 통치된 태동기,칼리프 세력이 붕괴하고 지방세력이 할거한 중기,지중해변의 오스만제국ㆍ이란의 사파위왕조ㆍ인도의 무굴제국 등 강력한 황제들이 등장한 제국기 등 세 시기로 나눠 설명한다.2만 9000원.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남궁문 지음,예담 펴냄) 스페인의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야곱이 묻힌 성지로 유명하며,이곳으로 가는 길은 성인의 뜻을 기리고 자신을 성찰하기 위한 순례자들이 걷기에 좋은 코스로 이름 나 있다.스페인과 프랑스 접경지역에서 출발,스페인 북부를 관통하는 1000㎞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면서 느낀 삶에 관한 성찰을 담았다.1만 2000원. ●경영구루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양영철 옮김,평림 펴냄) 중세 의사들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신체의 원리 등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많은 처방을 내렸지만 성공한 치료는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1990년대 마이클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은 피터 드러커가 극찬할 정도로 유행했고,기업들은 이를 앞다퉈 도입했다.그러나 리엔지니어링은 현실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됐다.이 책은 프레더릭 테일러의 ‘과학으로서의 경영’,피터 센게의 ‘학습조직’등 핵심 경영사상을 소개한다.1만2000원.
  • [씨줄날줄]꼬리 없는 쥐

    하느님이 천상의 문을 가리키며 가장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동물의 서열을정하겠다고 말했다.부지런한 소가 가장 빨리 뛰었다.그러나 1등은 쥐가 차지했다.소의 등에 올라타 있다가 문앞에 다다르자 한발 앞서 뛰어내린 것이다.십이지(十二支)의 첫 자리를 쥐(子)가 차지하게된 내력이다.그만큼 쥐가 영악하다는 얘기다. 쥐는 간사할 뿐더러 엄청난 번식력과 식량도둑질로 탐욕스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쥐는 1년에 5∼6회 임신을 해서 한 배에 6∼2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한쌍의 쥐가 1년후 1만마리로,3년후엔 3억5000만마리로 불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천적의 위협과 식량부족 등으로 95%가 폐사하지 않는다면 SF영화처럼 온 지구가 쥐떼로 덮여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쥐와 인간의 유전자가 99%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쥐게놈 지도 초안을 작성,5일자 네이처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쥐와 인간은 각각 약 3만개의 유전자를 가졌으며이중 불과 300개 만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한 연구자는 “인간은 심지어 쥐처럼 꼬리를 만드는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면서 인간은단지 꼬리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은 ‘꼬리없는 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인간과 쥐는 질병 관련 유전자를 90%나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인간의 질병원인및 치료법을 연구하는데 획기적 기여를 하게 됐다고 기대하는 모양이다.인간을 대신한 실험동물로서의 가치가 더욱 커졌기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으로서는 쥐와 인간의 차이에 더 호기심이 쏠린다.불과 300개의 유전자만이 다른 쥐와 인간이 무엇때문에 이렇게 다른 모습이 되었는가.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이번 연구자들은 쥐의 게놈은 인간게놈보다 14% 작으며 쥐의 경우 냄새 유전자와 다산능력 유전자를 더 많이갖고 있었다고 말한다.진화인류학자들은 인간은 뇌에서의 유전자 발현량이동물보다 크다고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설명해 왔다.철학자들은 사회적 진화론을 주창한다.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핵심 특징은 자연의 지배를 벗어나는‘자유의지’라는 것이다.결국 인간은 사고와 행동 여하에 따라 인간과 ‘꼬리없는 쥐’ 사이를 오락 가락하는 존재가 아닐까.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남녀 키차이 진화 탓, 남자는 작은 여성에 호감 여자는 큰 남성 선호 결과

    ‘남녀의 키 차이는 진화의 결과다.’ 남녀의 키 차이는 여성이 키 큰 남성을 좋아하는 반면 남성은 키 작은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화론적 해석이 나왔다. BBC방송 인터넷판 14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대니얼 네틀 박사팀이 1958년 3월에 태어난 1만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2년 전부터 연구한 결과,키 작은 남성들에게서는 독신이거나 아이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여성의 경우는 그 반대였다. 즉,키가 큰 남성과 그보다 작은 여성이 성적으로 더 매력적이고 배우자를 찾기가 쉽기 때문에 현대까지의 진화과정에서 남녀 키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남성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선택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통념이었지만 연구팀은 남성의 키가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설명한다.이와 관련,서식시스대학의 진화연구센터 애덤 에어 워커 박사는 “남녀의 키 차이는 진화된 결과라는 이번 연구는 문화적 영향이 크게 미친다.”면서 “남자가 여자보다 키가 큰 커플이 이상적이라고 배워온 문화에서 적용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21세기의 신과 과학 그리고 인간-과학자들의 神觀 엿보기

    지난해 개봉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블록버스터 ‘A.I.’.인간의 손에서 탄생한 꼬마 인공지능 로봇은 끝내 눈물을 떨궜다.데이터로 무장한 차가운 고철덩어리가 아니라 더운 피가 흐르는 ‘진짜 인간’이 되고파서였다.꼬마 로봇은 그러나 아무래도 진짜 인간일 수는 없었다. 과학과 인간과 신(神).인간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꼭지점에 마주선 듯한 과학과 신은 현대에 와서 어떻게 화해하고 있을까.역설적이게도,첨단의 끝을 달리는 인공지능시대에 와서 둘의 화해는 오히려 속도를 붙여간다. 세계적 과학자와 신학자 50명이 함께 펴낸 ‘21세기의 신과 과학 그리고 인간’(러셀 스태나드 엮음,이창희 옮김,두레 펴냄)은 그 이유와 배경을 찬찬히 짚어주는 친절한 책이다.“인간이 영원히 절대가치를 지닐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능력이 아니라 오직 ‘신의 약속’덕분”이란 것이 책이 던지는 핵심어다.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과학과 신학계에서 선구자적 관점을 견지한 이들이다.그 쟁쟁한 면면이 놀랍다.세계적 베스트셀러 ‘신의 마음’의 저자이자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물리학교수인 폴 데이비스,미국철학자협회장을 지낸 천문학자 오웬 진저리치,런던대학원 통계학과 명예교수이자 감리교목사인 데이비드 바솔로뮤,심리학 교과서의 저자로 저명한 데이비스 마이어스….이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신관(神觀)은 흥미진진하다. 미래의 로봇에게 판사를 시킬 수 있을까.법률에 근거해 한치의 오차도 없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 해도 로봇판사는 ‘윤리적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점에서 결단코 인간의 가치를 넘을 수 없다(헨리 톰슨 ‘컴퓨터와 죽음’편).인지과학자인 톰슨은 우주속 인간의 존재가 신에 의해 ‘예정’돼 있었다는 신학적 결론에 순응하고 만다. “우리의 존재는 수많은 우연이 우주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중략)대폭발은 우리가 살게 될 우주를 팽창을 통해 만들어낸 적절한 시발점이었다.팽창이 시작될 때의 힘이 더 강했으면 우주속 물질은 모두 흩어져 버렸을것이다.”(브뤼노 기데르도니 ‘새천년의 우상’편) “진화론적 생물학은,세계를 진정 의미있고 목적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간의 책임범위를 확장한다.태초부터 인간의 목적은 우주 속에 묵시적으로 존재해왔다.이를 신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우주의 목적으로 생각함이 옳을 것이다.”(키스 워드 ‘유전자 전쟁’편) 관심영역은 제각각이지만 글 50편의 착점은 하나같다.과학은 인간이 신을 이해하는 열쇠이며,인간은 과학을 통해 비로소 신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딱딱한 이론을 나열하지 않고 에세이 식으로 쉽게 풀어썼다.독자 폭을 넓히는,책의 특장이기도 하다.엮은이 러셀 스태나드는 영국 개방대학 물리학과 명예교수로,신과 현대과학의 관계에 대한 여러 베스트셀러들을 저술했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
  • [2002 길섶에서] 진화론과 반복

    생물 교사가 있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방학이면 교회의 ‘여름교실’에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다. 그에게는 늘 어려운 질문이 던져진다. “학교에서는 진화론을 가르치지요.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이야기하시나요.” 진화론의 반대말이 뭐냐는 질문에 우리는 창조론을 떠올리게 된다. 그 교사가 진화론과 창조론의 모순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정리해 두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따금 미국에서도진화론 교육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 지식과 믿음 사이의 괴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은가보다. 진화의 반대말로는 퇴화도 있다. 생물의 어떤 기관이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하나 더 있다. 답보 내지는‘되풀이’다. 앞으로 못 나아간다는 점에서 진화의 대칭에 자리잡는다. 대통령의 아들들이 연루된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5년전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된 사건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도 있지만 우리의 짧은 현대정치사에서도 유사 사건이 되풀이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창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진화를 갈망하는 건 이런 때문일 게다. 강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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