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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조새 빠지고… 도종환 그대로… 신영복 소개글 수정

    진화론의 상징으로 알려진 시조새가 내년 7종의 고교 과학교과서 중 미래엔컬처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수정되거나 삭제된다. 진화의 주요 사례로 언급되던 ‘말의 진화’ 역시 삭제 또는 수정된다. 삭제 권고 논란을 빚은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글은 그대로 실린다. 30일 서울신문이 중·고교 교과서 검·인정 마무리 실태를 파악한 결과다. 중학교 교과서 검·인정은 끝났으며 고교 교과서의 경우 9월 말 시한으로 출판사들이 최종 수정본을 만들고 있다. 고교 과학교과서 출판사들은 기독교 단체와 과학계가 시조새 및 말의 진화를 놓고 논란을 빚자 이 대목을 수정하거나 삭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부분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문제라는 결론”이라며 “우선 시조새 부분을 삭제한 뒤 인정기관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판사들은 다음 달 초까지 이 같은 내용을 고교 과학교과서 인정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시조새와 말의 진화를 아예 삭제할지 아니면 수정해 다시 포함시키도록 권고할지는 현재 한국과학한림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직 정치인의 작품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로 논란이 됐던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는 교과부의 세부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그대로 싣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권고 논란 이후 교과부는 초·중·고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거나 소재로 다뤄지는 유명인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까지 세부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재 10여종의 교과서에 실려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한 내용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다른 저자들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이유로 수정권고를 받았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소개글은 수정돼 출판된다. 중학교 국어교과서 검정심의회는 지난 6월 ‘글쓴이 안내에서 유독 이 저자의 학력과 약력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으므로 다른 저자의 경우와 일관성이 있도록 보완 바람’이라고 두산동아 측에 권고한 바 있다. 두산동아는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달 수정본을 제출했고, 31일 발표되는 최종 합격명단에 포함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신영복 교수 소개글의 경우 양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라 신 교수의 작품이나 주요 저서 등을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출판사 측이 이를 반영해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묻지마 범죄 기승… ‘화풀이’는 패배자의 몸부림

    며칠 전 회사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자신을 따돌린다고 생각했던 전 직장 동료에게 복수하려던 칼부림이 일면식도 없는 행인에게까지 닿아 4명이 다쳤다. 나흘 앞서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 남성이 자신의 행동을 질책한 다른 남성에게 공업용 칼을 꺼내 휘둘렀다. 애먼 사람들도 상처를 입었다. 남성은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고 했다. 무고한 타인을 희생양 삼아 분풀이를 하는 ‘묻지마 범죄’가 들끓는다.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바래시와 정신과 의사인 주디스 이브 립턴 부부는 ‘화풀이 본능’(고빛샘 옮김, 명랑한지성 펴냄)에서 복수와 보복, 화풀이를 진화론으로 풀어냈다. 저자가 내세운 ‘3R(retaliation·redirecting aggression·revenge) 개념’ 중 보복과 화풀이는 동물의 본능이라고 할 정도로 진화한 생물 대부분에서 발견된다. 새끼를 위협하는 생물학자를 공격하려던 검독수리 어미는 상대가 자신보다 수 배 크다는 것을 깨닫고 근처를 비행하던 굴뚝새 무리를 추격하며 우렁차게 울어댄다. 저녁 사료가 늦어지면 서열 높은 암말은 짜증이 나 옆에 있던 어린 수말을 걷어차기 일쑤다. 짝짓기는 화풀이 행동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무대다. 모든 동물의 본능이라고 해서 인간의 보복과 화풀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저자들은 “인간의 행동에는 다른 생물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측면이 많다. 그런 차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바로 한 개체의 행동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대규모의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종이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국내 정치 상황을 반전시킬 명목으로 무차별 테러와 전쟁을 일삼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저자들은 “인간은 분노를 곱씹고 숙고하고 오랫동안 생각”하면서 3R을 증폭시킨다고 본다.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화풀이를 할 때 그 영향은 극적으로 배가 된다.”고 경고하는 저자들은 상대를 처벌하거나 ‘악의 화신’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으로는 3R의 악순환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법적 처벌’로 정의를 실현했다고 보는 데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피해자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희생자를 만드는 ‘목적 있는 복수’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저자들은 이 내용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고통 최소화 원칙’과 종교 이론, 정신의학, 경제학, 게임 이론, 사회학 등을 빌려 다양하게 제안한다. 어쩌면 가장 어렵고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성의 있게 설명한 것이 이 책의 미덕일 수 있겠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교과부 장관이 교과서 수정”

    교육과학기술부가 교과부 장관이 교과서 출판사에 수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령을 법률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교과서 수록 작품 삭제 권고를 계기로 불거진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나 과학교과서 진화론 삭제 논란 등을 겪으며 교과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일부 교육 단체들은 장관의 권한 강화가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검·인정 교과서 도입 취지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는 초·중등교육의 학습 교재인 ‘교과용 도서’와 관련, 대통령령에 규정된 장관의 교과서 수정권을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교과부 장관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저작권을 가진 국정 교과서는 직접 고치고 검·인정 교과서는 출판사 등에 수정 명령 또는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수정에 불응한 교과서 출판사에 대한 제재도 현재의 ‘검정 합격 취소 또는 1년 발행 정지’에서 ‘검정 합격 취소 시 3년 내 검정 신청 금지’ 등으로 강화하도록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교과부 장관이 교과서 내용을 통제하기 쉽게 권한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며 “최근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으로 교과서 검정 개정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왜 이 같은 개정안이 나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장관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거나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을 법에 직접 규정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옛 동양 선현들의 恥철학… 내 마음이 ‘부끄러움’을 따르다

    ‘치(恥) 철학’을 아시나요. ‘치’란 다름 아닌 부끄러움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있을까. 정의의 실종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말이 화두가 됐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젊은 세대 간 소통을 이뤄 내기도 했다. 만약 부끄러움이 없다면 우리는 정의를 묻지도 못했을 것이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은 진화론 법칙을 따르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마음의 물리학이다. 다시 말해 부끄러움이 없다면 정의도 없고 양심도 없을 것이다. 마음의 구조물은 물론 사회의 구조물 또한 허물어지고 만다. 따라서 부끄러움을 기반으로 기적을 이루려는 사람은 큰 이상을 전망하게 된다는 말도 있다. 옛 동양의 선현들도 이 부끄러움으로 사실상 큰 뜻을 이루었다. 신간 ‘부끄러워야 사람이다’(윤천근 지음, 글항아리 펴냄)는 바로 동양의 선현들이 자신을 향해 수없이 던졌던 ‘치’라는 질문, 즉 부끄러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권모술수가 일종의 경쟁 논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후흑학’(厚黑學)이 자기 합리화의 보루로 여겨지는 요즘 ‘부끄러움’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꺼내 들어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비록 부끄러움이 배면으로 밀려난 시대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그것을 개인과 사회의 윤리로 제대로 시도해 보려 하고 있다. 저자는 ‘서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부끄러움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펼친다. ‘논어’와 ‘맹자’, ‘대학·중용’부터 ‘근사록’과 ‘주자어류’, ‘삼국사기’ 그리고 매월당과 퇴계 등으로 이어지는 유가(儒家)의 치(恥) 철학을 계보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책에서 “부끄러움은 잘못을 범한 자리에서만 기능하는 자기반성의 소극적인 기제가 아니라 아무 잘못을 범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 적극적인 기제”라고 말한다. 마음에는 완성된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강성한 의지’와 ‘나약한 실천’ 사이의 부끄러움을 화두로 제시한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중에 ‘앎이 실천이 되고 먹고살 길이 되며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 됨은 바로 부끄러움과 관련 있다. 마음이 부끄러움의 노선에 순응한다면 모든 행위가 적절하게 바람을 갖출 것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쏠린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진화론 vs 진화론…서로를 꼬집다

    진화론 vs 진화론…서로를 꼬집다

    2007년 가을, 영국 옥스퍼드대의 문학 페스티벌 행사장.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교수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종교는 확실한 증거 위에 있지 않다. 과학으로 입증된 사실을 보면 신은 없다.” 마주 앉은 사람은 옥스퍼드 신학대학장인 앨리스터 맥그래스 위클리프홀 교수. 그는 지지 않고 반박을 시작했다. “종교는 이성과 증거를 무시하지 않는다. 맹목적인 무신론은 맹목적인 종교만큼 위험하고 악하다.” 무신론과 유신론 또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과학과 신학의 대결. 이 대담은 ‘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라 전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애당초 평행선을 긋는 두 주제인 만큼 어느 쪽이 이겼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유신론을 믿는 사람들은 맥그래스에, 무신론을 믿는 사람은 도킨스에 열광했다. 그후 5년이 지났고, 도킨스가 또 다른 전쟁을 시작했다. 그런데 상대가 창조론자도 신학자도 아닌 진화론자인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다. 뭔가 상대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진화론과 진화론의 싸움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영국의 정치전문 ‘프로스펙트 매거진’에 도킨스가 기고한 서평이었다. 윌슨의 새 저서 ‘지구를 점령한 사회성’을 두고 도킨스는 “인간 진화와 곤충의 사회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윌슨의 책은 전혀 재미가 없다.”면서 “이러한 두 가지 사회적 진화를 비교하는 책을 쓴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오류투성이로 완전히 비뚤어진 오해의 진화론을 여러 쪽 읽고 고맙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싸움닭’으로 유명한 도킨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앨런 그래펀, 데이비드 퀼러, 존 투비, 스튜어드 웨스트 등 20여명에 이르는 진화학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은 윌슨이 아닌 나의 견해에 동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윌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반박문을 게재하고 “어떤 경우든 명단을 만드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라며 “만약 과학이 미사여구와 여론조사에 좌우됐다면 우리는 여전히 신화 속의 불을 믿거나, 지동설에 근거한 지도를 가지고 항해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이후 생물학은 물론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유력한 진리로 여겨지는 진화론(또는 진화학) 분야에서 도킨스와 윌슨은 최소한 ‘살아 있는 사람 중 가장 뛰어난 유이한 존재’다. 71살인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을 통해 진화론과 무신론을 대중화하는 데 선두에 있다. 생태학자로 개미 연구의 독보적 학자인 83살의 윌슨은 1970년대 초 ‘곤충사회’와 ‘사회생물학’을 펴내면서 진화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으며, 학문 간 융합과 생물학적 환원주의를 주장하는 ‘통섭’을 통해 한국 사회에도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생물학자들은 두 거장의 지상 설전이 낯설지 않다. 같은 진화학자지만 두 사람의 사고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도킨스는 ‘종교는 악(惡)’이라고 단언한다. ‘눈먼 시계공’에서 그는 “자연선택의 결과로 태어난 오늘날의 생명체들은 마치 숙련된 시계공이 설계하고 수리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계공이 나름대로 고쳐 보려 애쓰는 과정에서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다 아주 가끔 요행처럼 재깍거리며 작동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진화조차도 신이라는 설계자에 의해 정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창조론의 반격을 무참히 깔아뭉갠다. 반면 윌슨은 ‘종교와 공생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종교와 과학은 충돌할 수밖에 없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는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킨스는 윌슨을 “기독교를 대하는 외교관”이라고 말하는 반면, 윌슨은 도킨스를 “기독교에 맞서는 전사”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 진화를 주도하는가.’에 대한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해석이다. ‘자연선택’을 믿었던 다윈은 진화를 생물이 변이를 일으키면서 다른 개체들에 비해 생존과 번식에 더 유리해져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되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다윈의 후예들은 “그렇다면 자연이 선택하는 대상은 개체인가, 종족인가.”라는 질문에 도달했다. 여기에서 도킨스와 윌슨이 갈라진다. 분자생물학자인 도킨스는 절대적으로 ‘유전자’의 힘을 앞세운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동물의 협동 행동들조차 유전자 속에서 들여다보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이기적인 포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이론에서는 생물의 개체와 집단은 물론 인간조차도 결국 ‘유전자의 운반자’에 불과하다. 유전자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고 모든 것은 유전자의 변이와 진화로 설명한다. 반면 동물행동을 연구해온 윌슨은 집단의 가치를 중시하고 인간의 사회행동과 문화도 동물의 본성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윌슨은 도킨스와 달리 유전자 이외에 생물학적, 사회적, 환경적 우선순위가 진화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거장이 벌이는 싸움은 진화론이 ‘젊은 학문’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류 역사에서 진화론은 등장한 지 고작 150년에 불과하다. ‘생물은 진화한다’는 것 이외에 어느 누구도 진화의 성격이나 방향, 원리를 100%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두 거장의 싸움을 비웃는 진화학자들도 많다. 조지 코엔지스 영국 워위크 대학 교수는 일간 가디언에 “도킨스와 윌슨 모두 틀렸다.”고 단언했다. 그는 “두 사람은 자신의 생각대로 진화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있다.”면서 “두 사람의 이론에서는 두 다리를 걷는 데 완벽한 유전자 세트를 가진 사람이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때문에 일찍 죽거나 남성의 유두처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명 활동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암컷 유혹 ‘깃’ 달린 물고기, 유명 진화론자 이름으로 명명

    암컷 유혹 ‘깃’ 달린 물고기, 유명 진화론자 이름으로 명명

    등지느러미 부분에 ‘깃’처럼 긴 부분이 달린 민물고기를 새로운 속(genus)으로 분류해 도킨시아(Dawkinsia)로 명명했다고 16일(현지시각) 스리랑카 과학자들이 밝혔다. 여기서 속은 생물분류 상, 종(species)과 과(family) 사이에 위치한 등급이며, 도킨시아는 진화론자로 알려진 유명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를 기념하기 위해 이 같이 이름 지었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어류학자 로한 페티야고다(56)에 따르면 도킨시아 속은 동남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로 지금까지 총 9종이 확인됐으며, 수컷은 등지느러미에 실 모양으로 뻗은 긴 ‘필라멘트’가 나와있는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도킨시아 속은 바브(barb)라는 열대성 소형 물고기가 속한 120여 종으로 구성된 푼티우스(Puntius) 속에 포함돼 있었으나 연구진이 인도와 스리랑카 일대에 있는 민물고기를 장기간에 걸쳐 심층 조사한 결과, 이들 물고기는 기존의 푼티우스보다 더 큰 다른 속으로 확인됐다. 도킨시아 속 물고기 수컷은 암컷을 끌기 위해 등지느러미에서 연장된 ‘필라멘트’를 길게 성장시킨다. 하지만 이 깃은 눈에 잘 띄여 도킨시아 속 물고기를 노리는 천적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페티야고다는 “도킨시아 수컷의 등지느러미는 수컷 공작의 깃털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면서 “화려한 장식은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하지만서도 원하는 암컷을 선택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킨시아 속의 재분류는 푼티우스 속의 물고기 DNA와 골격 구조, 해부학적 특징 등을 8년간 연구한 끝에 이뤄졌다. 사진=자료사진(시리어슬리피시닷컴)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잘못된 논문은 왜 철회해야 하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잘못됐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에서 잘못된 논문을 바로잡는 것은 과학의 학문적 특성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분야다. 하나의 사실이 밝혀지면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연구가 이뤄지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저널의 역사는 수백년에 이른다. 최초의 과학저널은 영국의 ‘왕립학회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로, 1665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논문 철회 역시 이 저널에서 이뤄졌다. 1746년 벤저민 윌슨은 이 저널에 “1746년 발표한 ‘라이덴병’에 관한 논문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틀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회한다.”고 1756년에 썼다. 언급된 프랭클린은 바로 그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프랭클린이고, 등장한 연구는 피뢰침의 발명으로 이어진 연을 이용한 번개 실험이었다. 과학적으로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이론이나 실험이 추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천동설과 지동설, 창조론과 진화론이 그랬고 인체에 대한 신비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가 과학적 발전에 따라 새롭게 쓰여진다.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잘못된 주장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긴다. ●과거의 잘못된 논문 다 철회해야 하나 최근 해외 과학계에서는 ‘과거의 잘못된 논문은 무조건 철회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 차례나 받은 최초의 사람. 화학자이자 반전운동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1953년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DNA의 3중 나선구조’ 논문에 대한 얘기다. 폴링은 일찍부터 화학에 관심을 가졌고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대학 졸업 전에 이미 원자의 전기적 구조와 분자의 화학결합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 졸업 후에는 유럽에 머물며 보어(1922년 노벨 물리학상), 슈뢰딩거(1933년 노벨 물리학상) 등 세계적인 석학들 속에서 꿈을 키웠다. 폴링은 1927년부터 오리건대의 화학 교수를 지내면서 분자의 구조가 물질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은 물론 인체내의 생리적 기능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폴링은 각 원자들이 모여 적절한 방법으로 서로 결합해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될 수 있는 원자의 가장 기본적인 결합 방법을 규명했다. 이 공로로 그는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폴링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원자와 분자구조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단백질, 변성된 단백질, 엉긴 단백질 등 다양한 형태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다. 아미노산, 폴리펩티드 등 현재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분석 기법이 바로 폴링에서 시작된 것이다. 현대 의약학의 아버지인 셈이다. 폴링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또 다른 업적은 핵무기와 관련이 있다. 1940년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오펜하이머는 폴링에게 화학부문 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폴링은 이를 거절했다. 전쟁이 끝나자 폴링은 적극적인 반핵운동을 시작됐다. 폴링은 1955년 5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전쟁종식 및 핵실험 금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1958년 49개국 과학자 1만 1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됐다. 이해 폴링은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책을 통해 과학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고발했다. 이 같은 운동의 결과로 폴링은 196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폴링은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네명의 인물(나머지 셋은 마리 퀴리·존 바딘·프레데릭 생어) 중 한명이자 과학과 다른 분야에서 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며, 두 차례 모두 단독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과거의 오류도 의미 있어 철회 반대” 폴링은 두 차례 부정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장 유명한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비타민C 과다섭취’ 요법이다. 비타민C 신봉자였던 폴링은 1973년 직접 연구소를 차려 비타민C를 연구했고,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필요량의 수백배를 섭취하면 20년에 이르는 경이적인 수명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링은 94세로 세상을 떠나 충분히 장수했지만 그의 연구소가 진행한 비타민C 관련 임상실험들은 추후에 과장되거나 조작됐다는 것이 입증됐다. 폴링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이보다 앞선 논란은 ‘20세기 과학계 최고의 경쟁’으로 불렸던 DNA에 관한 얘기로, 앞서 언급한 논문 오류 사건이다. 단백질과 분자 구조를 입증한 폴링은 DNA 구조 규명에서도 가장 앞서 있었다. DNA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역시 폴링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고, 폴링의 연구기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폴링은 DNA가 3중나선이라고 믿었고, 이 같은 믿음을 토대로 1953년 2월 PNAS에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다음해 4월 왓슨과 크릭이 ‘2중 나선 DNA’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폴링의 주장은 불과 두달 만에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폴링 역시 자신의 연구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했으며, 오류를 인정했지만 왓슨과 크릭의 노벨상에 대해서는 “너무 젊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5월, 논문철회 및 조작 감시사이트인 리트렉션 워치는 아직까지 PNAS에 그대로 실려 있는 폴링의 논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PNAS는 “너무나 당연히 틀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논문”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폴링의 논문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58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47.17%는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잘못된 논문이라고 명시해 남겨둔다’가 36.88%였다. 반면 ‘온라인에는 남겨둔 채 철회됐다고 기재한다’(14.58%)와 ‘아예 철회하고 삭제한다’(1.37%)는 소수에 머물렀다. 로이터헬스 대표인 이반 오랜스키는 “잘못된 논문을 무조건 철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생물학계, 교진추 청원 기각 요청

    생물학계가 고교 과학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 또는 수정하라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의 청원을 기각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서울신문 5월 17일 자 10면> 한국통합생물학회·유전학회·생태학회·동물분류학회·하천호수학회·생물교육학회 등 6개 학회의 연합인 한국생물과학협회는 6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진화학 관련 고등학교 과학교과서 개정 청원에 대한 기각 청원서’를 제출했다 협회 측은 청원서에서 “교진추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각각 청원한 ‘시조새는 중간종이 아니다’와 ‘말의 진화는 상상의 산물’ 등이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과학적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철학에 묻다 신은 과연 필요한가, 물리학에 묻다 ‘힉스’ 발견이 대단한가

    미국 연수를 떠난 엄마를 따라 외국 초등학교를 1년 다닌 아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학교를 갖다오더니 이렇게 말했단다. “학교가 이상해. 선생님이 수업 중에는 질문하지 말래.” 진도에 방해된다는 이유에서다. 중학교 때는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면 ‘재수없는 애’로 찍히고, 고등학교에선 ‘쉬는 시간을 잡아먹는 존재’가 된다. ‘질문 원천봉쇄’ 현상은 질문에 대한 두려움을 키운다. 혹여 내 질문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엉뚱한 질문을 했다고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출판사 휴먼사이언스가 펴낸 과학 시리즈인 ‘위대한 질문 시리즈’는 중요하지 않은 질문이란 없다고 말하면서, 역사적인 위대한 발견과 발명이 어떤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됐는지 풀어낸다. 독자를 매우 안심시키고 힘을 주는 말이긴 한데, 처음 꺼내들은 분야가 철학과 물리학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앞서기도 한다. 다행인 것은 철학과 물리학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질문 20개만 꼽아서 풀어준다는 점이다. 이 시리즈의 첫 책은 ‘철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사이먼 블랙번 지음, 남경태 옮김)이다. 과학 시리즈라면서 왜 철학이냐고 묻는다면 예로부터 ‘과학과 철학은 하나였다.’고 대답할 수 있겠다. 행성과 물체의 운동을 고민하고 설명하고자 했던 인물은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의 4대 원소를 이용해 2000년 동안 지식을 지배했다. 과학은 철학의 본질적인 질문에서 나왔다는 의미에서 철학이 먼저다. 책은 인간의 뇌작용과 의식세계를 탐구하는 ‘나는 기계 속의 유령인가’를 시작으로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는 자유로운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신은 과연 필요한가’ 등 매우 간단한 질문을 던지며 시대 사상과 과학적 사유를 발전시켜 나간다. 이를테면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물으면서 “만물은 불변하는 자연 상태로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관념과 그것을 반대한 찰스 다윈의 진화론, 진화의 과정에서 이타주의가 사라진다는 생물학적 견해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어떻게 다윈주의의 핵심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정의하는지 설명한다. 쌍둥이 격으로 함께 나온 ‘물리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마이클 브룩스 지음, 박병철 옮김)은 “세계적인 과학자들도 모르는 것투성이니 안심하고 함께 알아보자.”를 기조로 했다. 최근 전 세계 물리학계가 왜 힉스입자 추정 소립자 발견에 그토록 환호했는지에 대한 배경을 비롯해 시간의 흐름으로 본 상대적인 나이, 나비효과에서 번진 카오스이론 등 물리학의 기초 이론이 수두룩하다. 비교적 쉽게 풀어내고 있지만 물리학 공식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이해하기에는 집중력이 다소 필요하다. 각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교진추, 진화론 삭제 주장서 일보 후퇴

    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 관련 내용의 수정 및 삭제<서울신문 6월 21일 자 10면>를 요구하는 청원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냈던 기독교계 단체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진화론 오류 삭제’라는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논란 내용 병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향후에도 ‘청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생물학계에서는 교진추와 별도로 이번 기회에 중·고교 과학 관련 교과서에 기술된 오류들을 찾아내 바로잡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교진추 ‘재반론문’서 궤도 수정 이광원 교진추 회장은 2일 서울신문에 보낸 ‘한국고생물학회·한국진화학회 추진위원회의 반론에 대한 재반론문’을 통해 “진화론자들을 진화론 자체를 신조처럼 옹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두 학회는 일부 교과서 출판사들이 지난해 12월과 올 3월, 교진추가 제기한 ‘시조새는 중간종이 아니다.’ ‘말의 진화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청원을 받아들여 해당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기로 하자 지난달 20일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반박문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교진추의 청원은 해당 과학자 사회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주장과 자료들이 편향적으로 인용돼 있고 논점을 이탈한 주장이 많다.”면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 내용을 과학교과서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진추는 이와 관련한 재반론문에서 원래의 청원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다윈 이후 150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속에서 얼마나 많은 진화 학설들이 명멸했는지 겸허한 자세로 살펴보라.”면서 “잘못된 이론은 바르게 개정하고, 논란 중인 과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석체계들을 함께 기술해 학생들에게 비판과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교육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술적인 차원에서 기존 과학계와 명백한 근거를 기반으로 논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진화학계 “추가 대응 무의미” 이들은 지금까지 논란이 있는 진화론을 교과서에 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삭제해야 한다고 밝혀왔지만 사회적 논란을 의식,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과학적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교과서 바로잡기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재반론문에 대해 진화학계의 한 교수는 “재반론문 역시 이미 학계가 반박한 최초의 청원서와 마찬가지로 오역과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구체적인 추가 대응은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BRIC 등에 교과서 오류 신고 급증 한편 과학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과학 교과서의 일부 오류와 관련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덕환 대한화학회장(서강대 화학과)은 “교과서에 오래되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교과서 인정 과정을 강화하고 새로운 이론을 단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장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생물학자들을 중심으로 중·고교 과학교과서에서 오류를 찾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등에서 진화와 관련된 교과서의 애매한 표현이나 오류에 대한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교과서 속 진화에 대한 서술이 용어 단계부터 잘못되거나,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지 않고 한 가지 원칙만 내세우는 등 편협하거나 잘못된 사고를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화심리학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원숭이와 유인원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진화를 직접 관찰할 수 없다고 잘못 기술하는 등 수많은 오류를 찾아냈다.”면서 “시조새와 말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교과서를 살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BRIC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교과서 속 오류찾기 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미주통신] 괴물 ‘네시’ 美 사립교과서 인정 파문

    [미주통신] 괴물 ‘네시’ 美 사립교과서 인정 파문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한 사립 크리스천 학교가 이른바 네스 호의 괴물로 알려진 네시의 존재를 공룡의 일종으로 공식 인정하고 이를 교과서에 사용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루이지애나주 웨스트레이크에 위치한 ‘이터너티 크리스천 아카데미’로 알려진 이 학교는 네시의 존재를 창조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초등학교용 교과서에 기록하고 있다. 즉 네시를 공룡의 일종으로 묘사하면서 공룡과 사람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진화론에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 책에는 “네시는 수많은 목격자들과 사진과 음파 탐지 기록이 있어 과학자들이 존재를 더욱 확신하는 공룡”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평론가 블루스 윌슨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그러한 교과서를 사용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으며 이러한 학교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재 초등학생 38명이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학교의 매리에 캐리어 교장은 “우리의 교육은 오히려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에서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면서 “내년에는 135명의 학생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공적지원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정부가 아니라 학부모가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파문이 보도를 통해 확산되자 네스 호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토니 드루몬드는 “네시의 존재는 음파 기록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모호하고 존재를 밝히려는 많은 노력이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적다. 이 교과서 채택 사건은 참으로 황당한 선정성 주장”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핀타 섬 ‘코끼리 거북’ 멸종됐다

    핀타 섬 ‘코끼리 거북’ 멸종됐다

    남미 동태평양의 섬 갈라파고스의 명물이자 생물 보존의 아이콘인 핀타 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 ‘외로운 조지’가 24일(현지시간) 숨졌다고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이 밝혔다. 이로써 조지가 속한 코끼리거북의 아종 ‘켈로노이디스 니그라 아빙도니’는 공식적으로 멸종됐다. 국립공원 측은 조지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하고, 박제해 영구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의 나이는 10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가 속한 아종이 최대 200살까지 사는 것에 비하면 일찍 사망한 편에 속한다. 40년간 조지를 돌본 사육사 파우스토 예레나는 “아침에 우리로 가 보니 조지가 수로를 향해 쭉 뻗어 있었다.”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지는 헝가리 출신 과학자에 의해 1972년 핀타 섬에서 발견된 뒤 사육장에서 보호돼 왔으나 자손을 남기지 못했다. 공원 측은 조지의 후손을 얻기 위해 수십년간 노력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조지는 인근 울프 화산 출신인 근연종 암컷과 15년간 한 울타리 안에서 기거한 끝에 짝짓기에 성공했으나 암컷이 두 차례 낳은 알들은 무정란으로 밝혀졌다. 이어 이보다 더 근연 관계인 에스파뇰라 섬의 암컷도 조지와 함께 살았으나 끝내 짝짓기에는 실패했다. 에콰도르 서쪽에서 975㎞ 떨어진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에 사는 거북들이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는 점은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했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갈라파고스에는 거북이 많았으나 선원과 어민들이 식용으로 마구 사냥한 데다 사람이 풀어 놓은 염소까지 이들의 먹이를 가로채 멸종 지경에 이르게 됐다. 현재 갈라파고스에는 조지와 다른 아종이긴 하지만 코끼리거북 약 2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30분이상 잠수 가능’ 바다이구아나 포착

    ‘30분이상 잠수 가능’ 바다이구아나 포착

    바다이구아나가 물속 해조류를 먹기 위해 잠수한 희귀 장면이 포착됐다. 25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태평양 갈라파고스제도 인근 바닷속 암초 위에 앉아 있는 바다이구아나 한 마리가 수중카메라에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무시무시하게 생긴 파충류 한 마리가 바닷속 바위 위에 앉아 고개를 치켜들고 있어 위용을 뽐내는 듯 보인다. 주위에 무리를 지어 다니는 물고기떼가 보여 마치 이들을 노리는 듯 보이지만 바다이구아나는 사실 암초 위에 자란 해조류만 먹고 산다고 한다. 미국의 수중 촬영 전문가이자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하워드 홀(62)은 “바다이구아나들은 매일 몇 시간씩 얕은 바닷속 바위 위에 자라는 해조류를 뜯어 먹으러 물속에 들어왔다.”면서 “수중카메라로 촬영했으며 그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바다이구아나는 1835년 찰스 다윈이 방문해 진화론의 관점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갈라파고스제도 일대에만 산다. 이들은 다윈의 책에 ‘어둠의 작은 도깨비들’로 묘사됐지만 괴기스러운 외모와 달리 매우 온순한 종으로 알려졌다. 바다이구아나는 도마뱀 중 유일하게 바닷가 근처에 살며 물속에서 최대 30분 동안 45피트(약 13.7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진화론을 둘러싼 과학교과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안 그래도 더운 날, 뜨겁다 하려니 죄송하군요. ‘과학교과서에서 사라지는 진화론’<서울신문 5월 17일자 10면>이 처음 보도되더니,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서 이를 우려한다는 보도(‘네이처 “한국, 창조론 요구에 항복”…우려표시’·서울신문 6월 7일자 9면)가 나왔습니다. 반격(‘교진추, 화학진화론도 생명기원과 무관’·서울신문 6월 15일자 11면)도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 와중에 ‘진화심리학’(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진화론을, 생물학 너머 심리학에까지 적용시킨 겁니다. 진화론의 최전선쯤될까요. 진화심리학에는 두가지 비아냥이 따라다닙니다. 하나는 “헤겔 철학하냐.”는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다.”라는 식의,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다.”는 식의 사후합리화 혹은 중언부언 아니냐는 겁니다. 이는 진화론이 단순한 유전자결정론처럼 오해받아 생기는 난점인데,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여러 재밌는 사례를 통해 나름대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체 문화는 어떻게 설명할래?”입니다. 진화심리학이란 짝짓기, 호전적 행위처럼 신석기 시대 이후 쭉 내려온 인류 공통 분모만 설명해줄 뿐, 인간이 창출해낸 개성적인 문화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 진화심리학이 가르쳐주는 것이라곤 기껏 “(인류가) 아직도 그대로네!”라는 겁니다. 책을 집어들었을 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나 논증을 기대했는데, 책 끝부분 13장 ‘통합심리학을 향해’에서 문화 현상에도 “신선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만 해둡니다. 기대 섞인 전망 수준입니다. 아쉽습니다. 여하간 이처럼 진화론자들은 생물학을 넘어 심리학으로 진군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창조론과 씨름을 벌일까요. 번쩍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2006년 ‘만들어진 신’(이한음 옮김, 김영사 펴냄)을 낸 리처드 도킨스입니다.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뻔한 내용일 텐데 왜 600쪽에 육박하는 책을 썼을까 싶었습니다. 도킨스는 이미 ‘눈먼 시계공’(이용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으로 창조론을 비판한 바 있었습니다. 그것도 1986년에 말입니다. 복잡하고 정교한 시계에는 시계공이 있듯, 더 복잡한 우주 만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창조주가 있다는 게 시계공 논리입니다. 창조론을 옹호하는 대표적 논리로 꼽히지만, 정작 종교계는 그리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설명되어버린다면 그걸 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신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이성, 논리, 과학을 뛰어넘는 어떤 도약이 아닐까요. 그래서 신을 시계공에다 비유하는 것은 결국 신의 자리를 이성에게 양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알랭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박중서 옮김, 청미래 펴냄)가 대표적입니다. 보통은 이성을 신으로 모시자고 제안합니다. 무신론자의 성전을 만들자는 거지요. 영국 런던에다 짓겠다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을 때 이성의 신에만 주목하지 말고, 이래서 종교계가 시계공 논리를 싫어하겠구나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어쨌든, 도킨스의 반박은 멋진 구석이 있습니다. 시계공 앞에다가 ‘눈 먼’(Blind)이라는 수식어 하나 붙이는 걸로 끝내 버렸으니까요. 그래 너희 말대로 이 우주에 시계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아마 눈이 멀었을 것이다, 라고 응수한 거지요. 그런데 왜 20년 뒤 ‘만들어진 신’을 또 내야 했을까요. 그것도 멋진 응수가 아니라 직설적으로 - 원제가 ‘The God Delusion’입니다. 단순히 만들어졌다가 아니라 ‘망상’이라는 거죠. - 비판해야만 했을까요. 그래서 ‘만들어진 신’에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은 도킨스의 ‘논증’보다 ‘연민’입니다. 여러 얘기가 있지만 한가지만 꼽자면, 세계적 학자 밑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 두 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가 지구 나이는 1만년에 불과하다는 근본주의 기독교의 창조론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진화론 없는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이 나중에 자연과학자가 되었을 때 “신앙과 배치되는 연구를 할 수 없다.”며 연구실을 박차고 나가는 사건이 벌어질까요. ‘눈먼 시계공’ 이후 ‘만들어진 신’을 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세를 크게 불린 기독교 원리주의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위기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시가 기독교 원리주의 부시 정권 집권기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듯합니다. 이쯤에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봅시다.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강주헌 옮김, 모멘토 펴냄)입니다. 맞습니다. 이 사람, 종교를 아편 취급하는 마르크스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스스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입니다. 도킨스, 그리고 좌파 무신론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도친스’라 합쳐부르면서 강하게 비판합니다. 타깃은 주로 히친스 쪽입니다만. 그 맥락을 자세히 얘기하기엔 그렇고, 이 사람 한국에 왔을 때 한마디 남깁니다. “이미 오래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론을 틀렸다고 했다. 과학이 뭐라 하건 말건, 신학 입장에서 우주의 기원 따윈 없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습니까. 중세 신학의 거장 아퀴나스가 이미 창조론 따윈 틀렸다 말했다니! 진화론과 무관하게 원래 신학의 창조론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의 창조론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무신론도 일종의 신념체계라는 점에서 종교적이라 지적하면서, 종교 문제를 회피한 채 공리주의로 퇴각해버린 무신론보다 차라리 제대로 된 유신론이 훨씬 낫다는 입장에 섭니다. 이 주장은 한국에서 거의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0강 ‘정의와 공동선’ 가운데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 부분입니다. 한번 비교해서 음미해볼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한 권이 있습니다. 800쪽이 넘어갈 정도니 좀 두껍긴 한데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입니다. 고백하자면, 서양문명 통사쯤으로 생각하고 집었습니다. 신학 논쟁만 빼곡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돈 아까워서 꾸역꾸역 읽었는데, 책을 덮은 뒤에는 저의 착각이 무척 고마워졌던 책입니다. 3부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양립주의, 그러니까 둘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논증합니다. “열렬한 유신론자이면서 진화론자일 수 있다.”는 다윈의 말과 “신의 섭리가 효력을 지속시키더라도 많은 것은 우연적이다.”라는 아퀴나스의 말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이 두 부분을 정교하게 결합시키는데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선 짧게 일부만 인용하지요. “아퀴나스와 다윈이 60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어 만나 이구동성으로 ‘만물은 우연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화하지요.’라고 말한다 해도, 하나는 ‘피조물에 자유를 허락한 신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진화의 맹목적성’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언어 놀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에요.” 고상하게 말하자면 신과 인간 사이에는 심대한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수준 낮게 말해서 과학과 신학은 노는 물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러고 보니 창조론과 진화론 싸움은 어째 허깨비 싸움 같아지는군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논쟁의 장은 열려야 한다/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열린세상] 논쟁의 장은 열려야 한다/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얼마 전 메일함에서 눈에 띄는 메일을 한 통 발견했다. 메일을 보낸 측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의 과학분야 설문조사기관 SciON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학교과서 시조새 관련 논란’에 대하여 설문조사에 응답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실시된 이 설문조사의 결과는 현재 SciON에 공개되어 있다. 최근 오래전 멸종된 시조새의 족보(?)를 둘러싼 갈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이하 교진추)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냈고, 이에 고등학교 과학교과서를 출간하는 7개의 출판사 중 5개가 이 청원을 받아들여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시작된 갈등이었다. 이 사건을 접하자마자 도버교육위원회 사건이 떠올랐다. 2005년 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소도시 도버의 교육위원회는 ‘진화론은 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유일한 과학이론이 아니기에, 생물학 시간에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도버 지역 학부모 11명은 해당 지침이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이 논쟁은 그해 12월 ‘지적 설계는 과학 이론이 아니라 종교 이론이기에 이는 위헌’이라는 판결문을 통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최근 시조새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움직임은 도버교육위원회 사건의 그것보다 더욱 석연찮은 느낌이 든다. 사실 이전부터 진화론은 확정된 이론이 아니라 단지 ‘가설’에 불과하며, 지적 설계가 종교적 교리를 넘어 과학 이론이 될 만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은 심심찮게 제기되어 왔다. 이는 진화론을 비롯한 고생물학 연구가 가진 본질적인 한계 탓이다. 진화론의 경우, 연구 대상이 품고 있는 시간의 길이와 간극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기에 남아 있는 몇 가지 화석을 징검다리 삼아 이론의 상당 부분을 논리적 추론으로 메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SciON의 응답자 다수가 지적했듯이 시조새를 둘러싼 문제 제기에서는 진화론 자체의 취약점보다는 이 논쟁을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취약점이 더 많이 노출되었다. 교진추의 청원이 제시된 이후 교과서에서 해당 부위가 삭제되는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청원에 대한 정확한 검토나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토론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구하기보다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하여 아예 이에 대한 논쟁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서둘러 이를 덮어 버리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이 여기에서도 역시 드러난 것이다. 사실 세상 모든 과학 이론은 완벽하지 않다. 철저한 종교배척주의자이자 과학중심주의자인 리처드 도킨스조차도 과학 이론은 완벽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킨스는 그렇기에 과학 이론이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즉, 과학이론은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언제든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이전의 이론을 버리고 새로운 이론으로 거듭날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기에 오히려 가치 있는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이번 시조새 논란은 과학 이론이 가진 ‘열린 자세’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누구든 특정 과학 이론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반론을 제기당했다는 것이 그 이론이 틀린 것이거나 가치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앞서 말했듯 진화론은 태생적 한계로 인해 그 어떤 과학 논란보다 반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반론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덮어 버리거나 삭제하게 된다면 해당 이론은 결국 사라져 버릴 것이다. 중요한 건 반론이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론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심도 있는 논쟁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논쟁의 장조차 열어주지 않은 채 서둘러 문제를 봉합해 버리려는 태도가 오히려 더 우려스러운 것이다.
  • 교과부·출판사, 검증 않고 삭제 논란

    교과부·출판사, 검증 않고 삭제 논란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 논거 일부 삭제를 이끌어 냈던 기독교 단체<서울신문 5월 17일자 10면>가 기존 학설이나 연구 논문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잘못 번역한 내용을 근거로 청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다 교과서 출판사들이 전문가들의 체계적 논의나 검증 없이 집필자 혼자서 청원 수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시조새’와 ‘말의 진화과정’ 등 진화론의 주요 근거들이 단 한번의 청원으로 수정·삭제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국고생물학회와 한국진화학회는 20일 “지난해 12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제기한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와 3월의 ‘말의 진화는 상상의 산물’ 청원은 잘못된 근거와 해석, 왜곡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과부와 출판사 집필진이 합리적 검증 절차 없이 섣불리 해당 부분 삭제를 결정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진추는 청원서에 “1984년 독일 시조새 학회에서 ‘시조새는 반파충류나 반조류가 아니고 완전한 비행이 가능했던 멸종된 조류’라고 공식 선언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해당 학회 발표문에는 이런 내용 자체가 없다. 또 말의 진화 청원에서 교진추는 “과거의 말은 현재의 말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며, 이는 진화가 거짓이라는 것”이라고 적고 있지만 이 역시 ‘말이 한 종류로 진화하지 않고 다양하게 진화했다’는 학문적 진실을 왜곡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교진추가 ‘스티브 제이 굴드 등 저명한 진화론자들이 중간종을 부정했다.’고 주장한 대목 역시 굴드의 이론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굴드는 진화를 부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과부와 집필진이 청원서의 주요 내용을 검증조차 하지 않고 삭제·수정해 국제적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진화론을 설명하는 다른 근거들도 많은데 굳이 논란이 되는 내용을 기술할 필요가 없다고 집필자가 판단한 것 같다.”면서 “청원은 일주일 안에 가부 간 결과를 통보해야 해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졸속 삭제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출판사들의 교과서 수정·삭제과정도 문제다. ‘시조새는 진화의 증거’라는 부분을 수정하기로 한 상상아카데미 측은 “청원에 대해서는 해당 집필자가 수용 여부를 검토한 후 입장을 밝히면 시교육청에 이를 전달해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시조새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한 금성출판사도 “집필자가 결정하면 출판사는 이를 인정기관에 넘길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원을 수용한 5개 출판사와 달리 유일하게 시조새 부분을 수정하지 않기로 한 미래엔컬쳐 출판사는 집필자 전원회의를 거쳐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판사 측은 “청원을 두고 13명의 집필자가 모두 모여 검토한 끝에 청원이 일부 견해여서 이를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집필자 한 사람이 청원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은 과학교과서를 인정교과서로 정해 관리책임을 방기한 교과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이 같은 절차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다윈 진화론은 허구” → 출판사 수용 → 국·내외 학계 반발

     과학교과서의 시조새 관련 내용 삭제 청원으로 불거진 진화론 논란은 지난해 말 한 기독교 단체의 청원에서 비롯됐다.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는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교과서 개정 청원서를 제출했고, 고등학교 융합 과학교과서 7종 중 5종에서 시조새 관련 부분을 수정 또는 삭제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교진추는 또 지난 3월 ‘말의 진화 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2차 청원서를 제출해 3개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말 관련 부분 삭제를 이끌어냈다.  2009년 기독교계 단체인 창조과학회 교과서위원회와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를 통합해 출범한 교진추는 현재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는 진화론의 실체를 학술적 견지에서 밝혀 궁극적으로 진화론 교과서를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진추 측은 “‘인류의 진화’, ‘핀치새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달라지는 것’ 등 현재 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진화론 관련 설명을 모두 삭제하도록 청원할 계획”이라면서 “다윈의 진화론이 정설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교진추는 전·현직 대학교수와 초·중등 과학교사들로 이뤄졌다.  ●교과부, 논란 일자 “심사할 것”  교진추의 청원을 발단으로 국내에서 확산된 진화론 관련 논란에 대해 해외 언론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 5일 ‘한국이 창조론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고, 시사주간 타임도 지난 12일 “한국의 교과서가 진화론을 퇴출시키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진화론과 성경의 창세기가 다투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허핑턴포스트 등도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논란이 확산되자 교과부가 공식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시조새 삭제를 주장한 교진추의 1차 청원이 제기된 이후 교과부는 “교과서 수정권한은 각 교과서 출판사에 있다.”며 관여하지 않았다. 그랬던 교과부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교육과정은 진화론을 포함해 가르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2013학년도 교과서 인쇄본에 대한 수정·보완 승인이 나는 9월말 이전에 진화과정의 증거가 되는 화석 관련 논란에 대해 관련 학회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심사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말 승인된 교과서는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선택해 2013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학 교재로 활용된다.  ●교진추 “개정 청원 계속할 것”  그러나 교진추는 앞으로도 진화론의 허구성을 주장하는 교과서 개정 청원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혀 진화론 관련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진추는 이달 중에 ‘화학적 진화는 생명의 기원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3차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9월에는 ‘생물계통수는 허구’라는 4차 청원을 통해 진화론의 방향성 자체를 부정할 계획이다. 윤샘이나·박건형기자 sam@seoul.co.kr
  • “대중음악은 재능 없어도 만든다?”

    재능이 없어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노래를 청취자의 반응에 따라 조정하면 완벽한 대중음악(팝송)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대중의 취향은 일종의 자연 선택에 대한 역할을 해 음악의 매력을 높인다. 이는 문화와 예술이 생물학적인 진화와 비슷한 과정으로 다듬어진다는 이론을 지지하는 것이다. 논문 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진화발달생물학과 아만드 르로이 교수는 “소비자의 선택이 대중음악을 끊임없이 전진시키는 원동력이 맞는지에 관심을 둬왔다.”면서 “이는 음원을 내려받는 청취자의 수많은 선택이 일종의 창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윈 튠’이라 불린 이번 실험은 TV나 라디오에서 히트하는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소비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실험은 신시사이저 비트와 멜로디, 종소리와 윙윙거리는 소리,경고음 등의 노이즈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길이 8초짜리 음원을 만들었다. 그 음원을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약 7000명의 네티즌들이 듣고 1점(“도저히 못 듣겠다.”)에서 5점(“곡이 좋다.”)까지 매기도록 했다. 이후 “도저히 못 듣겠다.”고 평가된 음원은 바로 삭제하고 나머지 등급을 받은 음원은 서로 무작위로 재결합해 새로운 음원을 생성하고 다음 세대에 다시 평가받도록 했다. 이로써 “곡이 좋다.”고 평가된 곡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약 2,500세대를 거친 결과 음원은 단순한 소음에서 매력적인 음악으로 변해 있었다고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략 600세대가 지나면 평균적으로 선호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후 일종의 평형 혹은 정체 상태로 정착하는 것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같은 대학의 공동 저자 밥 맥캘럼은 “1명의 청취자가 작업하는 것이었다면 더 좋은 음원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지만, 더 진화론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청취자들의 반응을 통해서도 같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귀중한 참여로 이번 결과가 가능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윈튠 프로젝트는 현재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생물학연구자 1278명 “진화론 삭제는 문제”

    생물학 관련 연구자의 대다수가 지금껏 진화론의 근거로 제시돼 온 시조새와 관련된 내용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상황<서울신문 5월 17일자 10면>과 관련, 삭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과학교과서에 진화론을 포함시키되, 최근의 연구결과를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물학정보연구센터(BRIC)가 지난 11~15일 생물학 관련 분야 회원 1474명을 대상으로 ‘과학교과서 내 진화론 기술 논란’에 대한 온라인 설문에서 전체의 86%인 1278명이 최근 시조새 내용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일부 출판사들의 절차에 대한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52%인 670명은 ‘전문가의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때문에, 21%인 264명는 ‘청원서를 낸 단체가 다른 (종교적) 의도를 가진 단체’라는 이유를 들었다. 또 17%인 211명은 ‘교과서 수정의 최종 검증 주체가 출판사에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과학교과서에 대한 수정과 보완 청원이 들어왔을 때 검증절차를 관리·감독할 공신력있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신력있는 주체로는 76%가 교육과학기술부, 9%가 한국과학창의재단을 꼽았다. 과학분야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고려, 과학교과서의 수정과 보완을 청원할 수 있는 주체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58%인 850명은 학회와 연구소 등 ‘관련분야 전문가가 포함된 공신력있는 단체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화론 자체가 과학교과서에 포함될 가치가 있다는 의견에는 상당수가 동의했다. 88%인 1289명은 ‘진화론은 과학교과서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81%인 1181명은 “최근의 연구결과를 포함해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현재는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은 10%인 142명에 불과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교진추 “화학진화론도 생명 기원과 무관”

    교육과학기술부 청원을 통해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의 대표적인 근거로 꼽히는 ‘시조새’와 ‘말의 진화’ 대목의 삭제 약속을 끌어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화학진화론’을 3차 청원 목표로 정했다. 또 진화론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술포럼을 갖는 등 진화론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교과부는 현행 인정교과서 제도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수용되는 등 맹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교과서 수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교진추는 14일 “6월 중 교과부에 ‘화학적 진화는 생명의 기원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청원을 낼 계획”이라며 “김성현 건국대 특성화학부 교수가 화학진화론을 반박하는 논거를 이미 완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화학진화론은 1930년대 옛 소련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르 오파린이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원시 지구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생명 탄생의 근원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이 원시세포-단세포-동식물-인간으로 이어지는 방향성을 가졌다면 화학진화론은 그 이전인 원시세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화학진화론은 1950년대에 실험을 통해 입증되면서 현재 가장 유력한 생명탄생의 기원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다. 교진추 측은 화학진화론이 실험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시각이다. 실험실에서 아미노산 혼합물을 가열하는 것을 과거 원시지구의 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진추는 이어 9월에는 ‘생물계통수는 허구다.’라는 4차 청원을 통해 진화론의 방향 자체를 부정할 방침이며, 인류의 진화 등에 대해서도 추가 청원을 낼 계획이다. 또 일반 대중 및 기독교계를 대상으로 한 ‘진화론 허상 알리기’ 운동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16일에는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진화론 교과서 세계관’을 주제로 학술포럼을 연다. 임번삼 서울장신대 교수, 김병훈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서병선 한동대 교수 등 기독교계 인사들이 나서 진화론의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과학교과서 인정기관인 서울시교육청, 과학창의재단 등과 함께 전문가협의회를 꾸려 현행 교과서 수정절차 보완에 나섰다. 고등학교 과학교과서는 인정교과서로, 정부가 내놓은 ‘집필기준’만 따르면 출판사가 임의로 집필할 수 있다. 수정, 보완 역시 출판사 자체 판단에 따른다. 결국, 이번 사례처럼 논란이 있는 내용에 관한 청원이 접수될 경우 출판사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 시스템으로는 특정 단체가 의도를 갖고 교과서 내용을 바꾸려고 할 경우 제어할 방법이 없다.”면서 “청원 처리 과정에 내용의 적합성을 학회 등 학술단체에 의뢰해 검토한 뒤 출판사가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만들어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화론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이 핵심인 것은 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저널 네이처에 이어 시사주간 타임 역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화론 논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타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편집장의 시각’ 코너에서 “한국의 교과서가 진화론을 퇴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한국의 창조론자들이 주도한 창조과학 전시회가 2008년 서울랜드에서 11만 6000명에 이르는 관객을 모았고, 상설전시관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진화론 논쟁’이 지적설계론이라는 이론과 진화론의 싸움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진화론와 성경의 창세기가 다투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용어 클릭] ●화학진화론 1930년대 옛 소련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르 오파린이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원시 지구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생명 탄생의 근원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학진화론은 현재 가장 유력한 생명탄생의 기원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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