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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미술 1천여점” 민족문화 사료전 개막/「공평아트」서 7일까지

    ◎유출됐다 돌아온 명품도 5천년 문화유산인 고미술품 1천여점이 망라된 사상최대의 고미술전시회 「민족문화사료전」이 서울 공평아트센터(733­9512)에서 개막됐다.7일까지. 한국고미술협회(회장 한기상)가 주최한 이 자리에는 고미술협회 회원 8백여명이 출품한 도자기를 비롯,토기 민속공예 목공예 서화류 청동기류 의상 선사유물 전적류등 고미술 전분야가 나와있다.여기에 출품된 1천1백30여점중에는 해외에 유출됐다가 최근 국내에 다시 돌아온 고미술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번에 선보인 것들중에는 또 문화재급에 속하는 명품이 다수 끼어있어 모처럼 민족문화의 정수를 접할수 있는 자리가 되고있다.조선시대의 「금동아미타불」(높이77㎝)과 황수영박사(전 동국대총장)가 격찬한 백제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여래삼존불」(높이15·5㎝)등이 대표적인 것들. 회화는 추사 김정희를 비롯,호생관 최북,겸제 정선,미수 허목,소치 허련등 대가들의 명품들이 나와있다. 고미술협회 한기상회장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30명의 감정위원들이 출품작을 선정해 사료적 가치와 미술품으로서 수준이 갖춰진 작품들로 전시회를 꾸몄다』고 했다.그는 특히 고가의 투자대상으로 여겨지는 고미술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일부 귀한 작품을 제외하고 2천5백만원 이하의 진품들로 출품작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 미 현대미술 거장진품 국내화단 장식/스텔라·포스트모던 대표 4인전

    ◎국제적 흐름 접할 절호의 기회/스텔라/신표현주의 몰고 온 추상미술 대가/4인전/시각적 어휘강조… 80년대 가장 주목 미국현대미술의 정상급 작가들의 진품이 4월 국내화단을 화려하게 장식하고있다.추상미술의 거장 프랭크 스텔라의 전시(4월3일∼5월1일,국제화랑)와 미국 포스트모던의 대표작가 4인전(4월10일∼6월10일,호암갤러리)이 그것. 이들의 한국전은 세계화단을 주름잡고있는 작가들의 예술성을 보다 근접한 자리에서 접해 국제적인 흐름의 중요한 일면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학도와 팬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난 수년간 국내 젊은 작가들에게 강렬한 영향력을 끼쳐온 이들의 미의식과 작품세계를 직접 확인해 볼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전을 계기로 직접 내한하기도한 프랭크 스텔라는 세계1백대 작가중 예술성과 상품성이 2위에 올라있는 가장 영향력있는 현존작가이다.57세의 스텔라는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지난83년 학자와 예술인에게 최고의 영예라 할수있는 하버드대학의 「찰스 엘리어트 노턴 프로페서십」을 받아 작가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았다. 그의 작업개념은 정통추상의 벽을 깬 파격적인 입체추상을 기조로 한다.회화 조각 판화 입체등 전 장르에 걸쳐 발군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지난50년대말 뉴욕에 진출한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실험정신을 발휘해왔다.특히 역동적이고 표현성이 강한 현란하고 다양한 색채의 입체회화는 서구화단에 신표현주의 열풍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번 국제화랑 전시에는 요즘 대표적 작업경향인 금속부조회화 3점을 비롯,금속조각 4점과 색채판화 5점등 신작12점을 출품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외국현대미술의 국내소개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는 호암갤러리가 「4인전」에 초대한 작가들은 국제화단에서 「뉴페인팅의 기수」 「신표현주의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다.줄리앙 슈나벨,데이비드 살르,에릭 피슬,로버트 롱고등.80년대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들은 최근 거세게 일고있는 포스트모던 논의와 함께 세계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작가들이다.이들은 특히 70년대까지 지속돼온 미니멀아트와 개념미술등 지나치게 지적이며 관념적인 경향에 반발하여 미술의 시각적 어휘와 본질적인 기능을 강화시켜 국제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현지에서도 이들 4명의 작품이 동시에 전시된 예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각자의 개성이 너무 강한것이 특징.슈나벨과 살르는 더욱이 인기면에서도 특출하며 포스트모던 작가중에도 논의의 여지가 많은 중요 작가들이다.이번 서울전에는 작가별로 대표작 10∼15점이 나와있다.
  • 봄기운 가득한 수도권 놀이명소/손님맞이 행사 다채

    ◎서울랜드/「아프리카 탐험전」·공중회전전차 등 첫선/자연농원/첨단영상이용 「우주탐험」·튤립축제 볼만/롯데어드벤처/회전바구니 보강·호수유람선 운항재개 행락의 계절 봄을 맞아 각종 놀이시설들이 정성스런 단장을 마치고 봄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가끔 찬기운이 감도는 봄날씨이지만 수도권및 서울시내 종합위락시설에서는 이미 봄이 만개해 있다.다소 인공적인 치장이 엿보이고 경비부담이 뒤따르기는 하나 드넓고 화사한 봄동산으로서 아이들과 함께 겨울내내 움츠러들었던 심신을 활짝 펼칠 터를 마련해준다. 과천 서울랜드는 개원5주년을 맞아 이달부터 다양한 특별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3일부터 세계의 광장 특별전시관에서 아프리카 원시예술의 세계를 흥미있는 모험여행과 함께 경험하는 「아프리카 탐험미술전」이 펼쳐진다.여러 진품 동물박제들이 자리한 대초원이 가설되어있고 검은 대륙의 고유음악과 비디오화면이 실내를 가득 채우는 가운데 토기,제기,예술품을 위시해 전쟁도구,가면,생활용품 사이를 차례로 지나가는 여행이다.또 4일부터 야외 노래방무대를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출연할 수 있게 한다. 20일부터는 해적이 연상되는 배위에서 파도에 밀려 떨어질 듯한 스릴감을 제공하는 승선 놀이시설 「해적선」이 가동되고 새로 도입된 공중회전전차인 「하이롤러」도 공개된다.5월에는 일요일과 공휴일마다 국민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예쁜 왕자와 공주」를 뽑아 컴퓨터등을 선물한다. 특히 서울랜드는 1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입장한 관람객 모두에게 행운권을 배포,즉석에서 행운상품을 타가는 사은잔치를 벌인다. 용인 자연농원은 1일부터 첨단영상시설인 「우주탐험」을 선보인다.블랙홀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주선레이스를 펼치는 이야기가 대형화면에 전개될 뿐아니라 상황에 따라 컴퓨터 작동의 의자가 상하좌우로 움직여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시뮬레이터시설이다.또 겨우내 철거시켰던 통나무배를 타고 수로를 고공낙하,짜릿함을 맛볼수 있는 후룸라이드가 재가동된다. 새봄을 맞아 실내에 갇혀있던 코끼리,침팬지,오랑우탄 등이 다시 손님들과 대면하며 물개도 그동안익힌 새 재롱을 상춘객들에게 펼쳐보인다.또 지난해말 출생한뒤 부모동물을 대신해 인공포육실에서 사육,아주 온순한 사자,불곰,호랑이 아기동물들을 어린이동물원 잔디밭에 내놓아 어린이들이 보다 가깝고 친밀하게 동물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무엇보다 자연농원은 내달 5일까지 펼쳐질 튤립축제가 내방객들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총 6천평에 1백여종의 각양각색 튤립 1백만구가 심어진 농원 튤립원은 화려한 꽃광장을 이루고 여기에 대형풍차와 꼬마기차의 동화적 이미지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유채꽃밭 2백평과 함께 팬지 5만본,프리뮬라 6만본 등을 원내 곳곳에 심어 꽃길을 만들었다. 서울시내의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역시 인기 탑승물인 「회전바구니」와 「신밧드의 모험」 등을 보강한 데 이어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화산 모형(베스비우스)정상에 만년설 장면을 연출시켜놓고 주말마다 3명의 등반가가 암벽등반을 시연하는 볼거리를 꾸몄다.석촌호수 주변의 봄풍경이 점점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호수유람선이 다시 운행하고 2인승 백조보트도 호수의 물살을 가르고있다. 봄소풍철인 4,5월 두달동안은 민속관관람과 어드벤처시설을 이용하고 나온 소풍 어린이들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새싹들의 큰잔치」가 펼쳐진다.매직아일랜드 호반무대에서 레크리에이션 전문강사와 함께 꾸미는 오락시간으로 어린이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영 예술품탐정회사 “성업”/도난 세계거장들 명품 잇따라 찾아내

    영국의 재계와 문화계는 요즘 런던의 한 예술품탐정회사에 짙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설립된지 겨우 1년밖에 안됐지만 경이적이라 할만큼 기업으로서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도난당한지 오래돼 애호가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세계거장들의 명품들을 불쑥 되찾아 내놓는 「깜짝쇼」를 자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의 중심부인 버킹검궁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회사의 명칭은 국제미술·골동품분실물등록회사(ALR).처음엔 값비싼 미술품의 도난방지에 한계를 느낀 영국의 몇몇 미술품경매장과 보험회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도난범들에게 위협을 줄 목적으로 합작설립한 전시용 회사였다.그러나 감식작업에 최신형 컴퓨터를 활용,쪽집게같은 「탐정」의 위력을 발휘했으며 때마침 인공위성 사용료가 대폭인하됨으로써 엄청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더구나 예술품탐정이라는 이 신종 사업영역은 해마다 도난당하는 전세계 예술품의 규모가 45억달러로 추정되는 황금시장이어서 성장잠재력은 무한정이라고 ALR의 관계자는 설명한다.ALR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는 3억달러어치의 도난예술품 4만5천점이 등록돼있으며 달마다 2천점씩이 추가등록되고 있다.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내용은 도난예술품의 사진과 미술사를 전공한 석사이상의 하이테크탐정들이 분석한 작품특성들.고객으로부터 도난품여부를 가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면 해당작품의 사진과 특성을 입력,컴퓨터의 자동검색작업으로 도난품인지를 가려낸다. ALR가 지금까지 찾아낸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80년대에 도난당한 피카소의 「금귀고리차림을 한 여인의 머리」,루벤스의 「오로라」,보나르의 「목욕하는 여인」등을 들수 있다.ALR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로이즈보험회사가 15만4천달러를 들여 1백만달러어치가 넘는 예술품을 찾아갔다면서 이 회사의 우수한 탐정능력을 역설했다. ALR의 주요 고객은 소더비·크리스티·필립스·본햄등 주요 예술품경매장들과 예술품을 취급하는 보험·재보험회사들로 요즘에는 인터폴·미연방수사국(FBI)등 수사기관들의 의뢰빈도도 늘어나고 있으며 개인소장자들의 문의 또한 증가추세에 있다.따라서 ALR는 현재 사업영역을 도난품판별에서 진품과 모조품을 가려주는 일반감정영역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뉴욕에만 있는 해외 데이터베이스망을 유럽대륙과 일본에까지 확대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중이다. 다만 한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면 박물관과 경매장·전시장을 노리던 예술품전문털이들이 앞으로는 그에앞서 이 회사의 컴퓨터를 노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 구두상품권 30만장 위조/일당 3명 영장

    서울 중부경찰서는 8일 이건우씨(31·전과2범·인천시 북구 효성동 101)등 3명을 유가증권위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차명철씨(29·전과4범·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1039)를 수배했다. 이들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26 성산빌딩 600의1에 코니상사라는 유령회사를 차린뒤 함께 검거된 송원규씨(35·강서구 화곡동 461)가 운영하는 영등포동 기성인쇄소에서 국내 유명 제화회사인 K제화의 5만원짜리 구두상품권 30여만장(시가 1백50여억원)을 위조해 시중에 유통시키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구두상품권을 액면가의 60%로 덤핑판매할 경우 단시일내에 현금을 챙길 수 있다고 판단,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위조한 가짜 구두상품권은 글자모양과 색깔별로 사진원판을 찍은뒤 이를 다시 합성해 대량 복사한 것으로 육안으로는 진품과 거의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가짜구두상품권 30여만장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 세계유명화가 진품판화 상설전시/「백상갤러리」 9일 개관

    ◎소더비사 통해서 구입 “신뢰도 100%”/세계 최정상작가 작품 150점 확보/수입원가에 30% 붙여 판매… 64점 엄선 개관전 꾸며 국내최초로 해외 유명작가의 수준높은 진품 판화만을 상설 전시하는 대규모 전시공간이 탄생한다. 오는 9일 인사동 중심부에 신축한 백상빌딩(15층)내 지하1층에서 문을 여는 백상갤러리가 그곳으로 2백60여평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판화를 통해 세계미술문화의 다양한 면을 국내 미술팬들에게 보다 깊이있게 소개한다는 설립취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갤러리측은 지난4월부터 세계미술시장에서 수준높은 판화를 구입해 들여오는 작업을 긴밀히 펼쳐왔으며,수입창구는 진품신뢰도 1위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경매사 소더비로 통일시켰다.지난4월과 10월 중순 동경소더비경매를 비롯,10월17일 LA소더비경매,11월5일 뉴욕소더비경매,지난4일 런던소더비경매에서 작품을 구입했는데 그 수는 1백50여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망라된 작가는 베르나르 뷔페,안토니 타피에스,데이비드 호크니,장 크리스토,프랑크스텔라,호안 미로,마리로랑생,파블로 피카소,로이 리히덴슈타인,샘 프란시스,조르주 루오,요셉 보이스,앤디 워홀,마르크 샤갈등.세계 근현대미술사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최정상급 인물들이 열거되고 있다. 갤러리측은 우선 개관기념전으로 이들 작가23명의 작품중 64점을 엄선하여 9일부터 30일까지 2백60평 전관을 통틀어 「서양근현대판화전」을 꾸민후,새해부터는 제2전시실(1백평)을 이들 판화의 상설 전시공간으로 할애하기로 했다. 한편 억대를 들여 구입한 이들 판화는 작품당 수입원가의 30%마진을 붙여 판매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통관수수료 운송료등을 감안하여 큰 이익을 보지않는 선에서 가격을 매겼다는 갤러리측은 그간 국내에 유입된 해외 유명작가의 판화가격이 보통 50%이상 마진을 붙여온데 비하면 매우 공정하다는 주장이다.가격 예를 보면 작품에 따라 다양하지만 4백만원선에서 피카소작품을,2백50만원선에서 타피에스,6백50만원선에서 앤디 워홀의 수준높은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백상갤러리 박우현관장은 『고급한해외미술에 대한 수요욕구와 판화에 대한 인식변화에 따라 갤러리 운영방침을 맞춘것』이라면서 『과거 괜찮은 해외작가들의 전시가 길어야 1∼2주에 그쳐 미술팬들에게 많은 감상기회를 부여하지 못한점을 감안,상설 전시관을 마련한것』이라고 밝혔다.재원이 튼튼한 이곳 갤러리는 또한 새해들어 진품판화들을 지방의 각 도청소재지에도 순회 전시할 계획이며,대구 부산 광주지역에는 지방 체인점을 이미 물색해두고 있다. 특수한 성격의 이곳 백상갤러리의 등장은 과거 국내미술시장에 유입된 해외유명작가들의 판화가 그 구입경로의 불분명함에 따라 진위시비가 잇따른데 비하면 새로운 시장질서를 잡아나갈수 있다는 긍정적기대를 갖게 한다. 백상측은 앞으로도 꾸준히 판화보급에 앞장서면서 나머지 전시공간(1백50평)은 기획전과 함께 젊은 미술인들 위주의 대관전시장으로 꾸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 교통부의 졸속대응/김원홍 사회2부 차장(오늘의 눈)

    이른바 「블랙박스 파동」은 실무책임부서의 하나인 교통부의 안이하고 둔감한 업무처리로 더욱 확대되고 일을 어렵게 만든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노건일교통부장관이 청와대에서 블랙박스를 인수한 것은 토요일인 지난달 21일 하오1시쯤.노장관은 블랙박스를 갖고 교통부청사로 돌아와 2중 금고에 넣고 하오4시쯤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블랙박스를 열기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특수공구를 가져와 청사내에서 열어보니 그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아 교통부의 기술실무진들이 크게 당황했다. 노장관은 물론 교통부의 항공실무진이 블랙박스 속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23일에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이 지난 28일 장상현차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확인과정에서 블랙박스의 핵심인 비행경로기록(FDR)테이프를 찾을 수 없다고 앞뒤가 안맞는 발표를 했다.이미 모스크바로부터 옐친이 전한 블랙박스는 「빈껍데기」라는 보도로 당국의 처사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뒤였다. 교통부 관계자들은 블랙박스 속에 FDR가없다는 사실을 개봉당시에 확인했고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테이프 4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잡음제거와 설문테스트만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차관은 지난 10월 정부차원의 블랙박스 관련자료 인수를 위한 실무단 단장으로 모스크바에 가 인수작업을 직접 폈었다.당시 블랙박스의 빈 껍데기가 아닌 진품인수를 요구함이 마땅했으며 옐친대통령이 블랙박스를 전달할때 외무부당국자들은 러시아정부가 인도한 물품의 목록을 확인했어야 했다. 민간단체가 주고 받는 작은 선물에도 선물의 형태와 크기등을 적은 명세서를 주고받는 것이 관례인데 하물며 국가간 선린우호의 표시로 받은 블랙박스의 물품명세서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실무진은 블랙박스에 얽힌 이야기를 모두 읽고 있는데도 9일동안이나 우물쭈물하다 흡사 국제사기에 걸려든 것처럼 호들갑을 떤 우리 관계부처의 태도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는데도 교통부의 책임자가 아직까지 사과는 물론 공식적인 해명조차 한마디 않고 있는 것도 무슨 이유에서일까?
  • 가을문턱 화제의 명작2전

    ◎김정희전/추사예술 연대순 전시/중국회화전/명·청대회화 80점 출품 한중수교에 때맞춰 열리는 수준높은 중국회화전과 예술의 전당이 특별히 마련한 한국근대미술의 대가 추사 김정희 명작전이 초가을화단을 장식한다. 중국미술의 대거 유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장을 장식할 중국회화전은 삼성 미술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이 들여온 「북경 자금성의 보물­명·청 회화전」(9월1∼11월30일 호암갤러리). 호암미술관이 중국의 북경고궁박물원과 3년에 걸친 협의끝에 선보이는 이 특별전에는 고궁박물원 소장의 명·청대회화 80점이 출품된다.중국 역대 황제들이 모아놓은 진품들로 중국최고의 평가로 치는 1급(국보급)작품 8점을 포함한 중국의 전통회화들로서 우리 조선조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주요작가들의 작품이 망라된다. 중국회화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명·청대 거장들의 대표작이면서 이 가운데 50여점은 해외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고궁박물원의 비장품들로 알려지고 있다. 주요작가는 조선조회화에 큰 영향을 준 이재,절파학풍의 창시자 대진,명대문인화를 정립시킨 오파의 시조 심주,남북종 화론의 주창자 동기창,청대 정통문인화의 거장 사왕오등이 있다. 호암미술관은 이 전시를 시작으로 고궁박물원측과 앞으로 전시·인적교류를 추진할 방침인데 동양미술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보는 전시회」를 마련키 위해 4억원정도의 경비를 들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근대미술의 최고거장으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 명작전(9월4∼10월11일 예술의 전당 서예관)은 추사의 예술세계를 편년체계로 처음 제시하는 뜻깊은 전시회다. 이른바 「추사체」를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그것이 어떤 과정과 배경을 통해 형성됐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이 드문 현실에서 예술의 전당측은 「추사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한 구체적인 시도로 이 전시회를 꾸민 것. 따라서 이 전시에서는 서체형성과 변모양상을 다양한 작품세계와 광범위한 학서과정을 추적하여 그 이론적 배경이나 양식적 특징을 편년체계로 밝혀낸다. 실제 전시작품은 70여점으로 임창순(문화재위원장)최완수(간송미술관 연구실장)권창륜씨(서예가)가 공동으로 선정한 개인소장가들의 진품으로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작품의 종류는 대련 횡액 종액 서첩류 간찰 난초 수묵산수 선면 탁본 완당인보 등으로 추사의 모든 예술세계가 망라되고 있다.
  • 진짜와 가짜/오승우 화가·목우회장(굄돌)

    옥석혼효란 말이 있다.옥과 돌이 한데 뒤섞여 있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한데 섞여 어느것이 좋고 어느것이 나쁜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요즈음 농산물중 농약이 검출되고 맛과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우리 농산물이라 속여 비싼 가격으로 우리 것보다 더 많이 팔려나간다고 하니 가짜가 진짜를 몰아내는 판이고 의복류에서도 국산품에다 세계적인 유명상표를 붙여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사건들이 지상에 보도되는 것을 보았다.그 외 전기제품을 비롯,생활용품 건축자재 심지어 졸업장 박사학위까지도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미술품이나 공예품 가짜는 옛날 서양에서도 있었던 일이지만 요즈음 우리나라에도 갑자기 가짜 골동품과 그림들이 사람들의 눈을 속여 진품으로 팔리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보고 있다. 참과 거짓이 뒤집혀 가짜가 진짜가 되고 진짜가 묻혀버리는 세상이다.아무리 가짜가 횡행하지만 음식물과 약품만은 가짜가 없어야 되겠다는 것은 온 국민의 소망이요 바람이다.가짜 의복을 입거나 가짜생활용품을 쓰거나 가짜 그림을 붙여놓아도 금전적인 손해는 있을 망정 생명과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그러나 식품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농약을 뿌린 콩나물·채소류,각종 건어물,방부제를 뿌린 과실류,공업용으로나 쓰는 패유를 섞어만든 식용유,눈이 먼다는 가짜 양주 등은 먹으면 질환이 발생하고 심할 때는 암을 유발하며 서서히 죽게 만든다.이러한 행위는 돈이면 어떤짓이라도 서슴지 않는 단말마적인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얼마전 온 사회가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건강해지라는 약에서 몸에 해로운 메틸 알코올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내 돈을 벌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은 약을 사먹고 병에 걸리라는 이야기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을 때 좋은 정치인 훌륭한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쁜 상품,해로운 식품은 소비자가 안사고 안쓸 때 가짜는 우리사회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 조선시대회화전/고서화감상전/고미술명품전 “풍성”

    ◎조선/정선·이등 등의 진품90점 공개/고서/퇴계·율곡서간문·민화등 다채/당대의 화풍·변천사 본격 조명기회 하한기 화랑가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준높은 고미술명품전이 인사동의 두 화랑에서 마련된다. 대림화랑이 15∼25일에 펼치는 「조선시대회화전」과 학고재가 매년 여름에 꾸미는 특별기획 「고서화감상전」(23일∼8월31일)이 그것들로 고서화에 관한 한 오랜 경륜과 식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두 화랑대표가 자신있게 내놓는 전시회다. 이들 전시회는 양도소득세법 시행을 앞두고 고미술품들이 개인 수장고에 묻혀 그 빛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마련된 명품전이어서 고미술애호가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같다. 대림화랑의 「조선시대회화전」은 화랑대표 임명석씨가 10년전부터 추진해 오다가 비로소 결실을 맺은 대규모 기획전이다. 조선시대 명서화가들의 미공개작품을 조선왕조 초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망라하는 것으로 90점이 공개된다. 이중 왕실출신의 화가 이징의 「수묵화조도」,은호 이함의 「쌍응도」,동국진경산수의 대가로 평가되는 정선의 「해주허정도」,조희용의 「백매도」,장승업의 「영모절지도」,김규진의 「장생오우도」등 대부분이 미공개 진품들이다. 미술사가 안휘준교수(서울대 고고미술사학)와 허영환교수(성신여대 동양미술사)의 고증을 거친 이 기획전은 당대의 화풍과 변천사를 학문적 토대위에서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대림화랑은 또 이 전시회와 함께 태조원년부터 1910년까지 조선시대 화가들의 교유기,작품일지등을 다룬 70쪽분량의 연표와 전시작품의 해설과 원색도판을 실은 2백10쪽의 대형화집 2천부를 발간했다. 학고재의 고서화 감상전은 「여름미술관­품위있는 글씨,소담한 옛그림」이란 제목으로 마련되는데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특별히 겨냥해서 꾸며진다. 어른은 물론 학생들도 관심있게 고미술을 접하게 하자는 취지아래 학고재대표 우찬규씨는 교훈적인 글씨와 재미있는 내용의 민화들을 주로 장만했다. 출품작은 여섯부류로 구성되어 조선중기에서 구한말,근대에 이르는 화가들의 그림과 조선후기 서예인들의 서예작품과 조선시대 명현 대신 문인들의 간찰,조선후기의 민화,무낙관그림,청나라의 서화등이 망라된다. 1백36점의 출품작중에는 퇴계와 율곡의 서간문에서부터 김옥균 박영효등의 작품,근대6대가인 청전,의재등의 작품,중국화가 장대천등의 작품들이 고루 있다. 옛정취 물씬 풍기는 품위어린 글씨와 소담한 그림속에서 모처럼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의 황금시장”/거물화상들 내한러시

    ◎에인슬리·템플롱등 10여명 줄이어/명분은 전시회개최… 뒷전선 고객 유치 국제미술시장의 거물급 화상들이 한국미술시장의 본격진출을 위해 줄지어 내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술품수입개방 2년째로 접어든 국내미술계에 예년에 없던 변화로써 이들의 공식·비공식방문건만해도 10명을 웃돈다. 경매회사 소더비의 마이클 에인슬리회장을 비롯,달리의 지적소유권관리회사 데마르트 프로아르테사의 로베르 데샨회장,파리의 대표적 화랑인 템플롱화랑대표 다니엘 템플롱씨,벨기에의 세계적 화랑인 브라쇼화랑대표 이시 브라쇼3세,영국현대미술관중 정상급인 테이트갤러리의 루이스 빅스관장,프랑스의 모네작품을 가장 많이 수장하고있는 마르몽탕박물관의 아르돈 도트리브관장등이 올해초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인물들이며,이달중에 크리스티경매회사의 아시아미술 전문위원 로드 캐링턴씨가 크리스티회장을 대신하여 한국시장을 공식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외에도 비공식적으로 내한,국내화랑가와 몇몇작가의 작업실등을 찾아 한국미술계의 판도를가늠해본 화상들이 4∼5명은 족히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화상들의 공식적인 내한목적은 대부분 「한국미술의 국제미술시장 소개」라든가 「평소 접할수 없는 세계거장들의 한국전개최」를 위한 것등으로 명분은 매우 그럴듯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해외미술품수용면에서 무방비상태가 된 한국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공략할것인가에 대한 시장조사차 방문했다는게 이들 화상들의 공통된 1차목적이다. 최근 내한한 소더비의 에인슬리회장이나 곧 방문할 예정인 크리스티 전문위원의 방문목적이 결국은 한국미술시장이 장기적으로 볼때 괜찮은 미술시장이라는 평가아래 내려진 것이다. 달리의 복제품전시로 떠들썩했던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로베르 데샨씨 역시 「달리의 진품여부를 밝힌다」는게 외형상 드러난 방문목적이었으나,그 이면에는 한국미술시장의 미성숙도를 현장점검한다는 의도가 숨겨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호암갤러리에서 개최하고 있는 「이탈리아 현대미술 트랜스아방가르드전」의 산파역할을 해낸 템플롱화랑의 다니엘 템플롱씨나 오는 10월 벨기에출신의 초현실주의 대가 르네 마그리트전 개최를 위해 최근 내한했던 이시 브라쇼씨 역시 거장들의 전시회유치에 큰 몫을 해내면서 뒷전으로는 한국미술시장의 규모나 굵직한 고객을 수소문한다는 목적이 큰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의 유명미술잡지 3월호가 특집기사에서 『비약적 경제성장에 힘입어 최근 한국의 미술시장은 화랑이 속출하고 작품값이 급등하는등 호황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과 일본시장이 쇠퇴하면서 외국의 많은 미술품딜러들이 한국미술시장을 찾고있다』고 밝혀 이들 거상들의 줄이은 방문에 대한 그같은 해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미술품수입개방 원년이었던 지난해만해도 국내화상들이 외국미술품을 들여와 별문제가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이처럼 국제화상들이 직접 손을 뻗치고 있어 앞으로 국내화상들은 저들의 대리인역할에 머물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낳고있다. 국제화랑대표 이현숙씨는 『어차피 우리미술이 국제화로 진일보하려면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는건 당연하지만 외국의 「거물급」은 물론이려니와 외국것이라면 정밀한 조사나 분석없이 환영하고 칙사대접하는 우리의 태도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 달리 소유권 관리회사 회장 데샨느씨(인터뷰)

    ◎“세계돌며 달리작품의 진위판별법 홍보” 스페인이 낳은 20세기의 천재화가 살바도르 달리(89년 작고)의 지적 및 법적 소유권 관리회사인 데마르트 프로아르테사의 회장인 로베르 데샨느씨(65)가 한국을 방문,1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뛰어난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생전에 작품관리를 잘못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유작이 판치는 작가 달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여러 나라를 방문중인 그는 이번 한국방문길에 대규모 한국전 개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미술품 수입개방이후 한국을 입맛당기는 미술시장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 데샨느씨는 이날 판화를 중심으로 한 달리의 가짜작품 판별정보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달리는 미술의 다양한 분야를 다룬 거장입니다.그의 자짜작품은 19 80년부터 19 89년까지 전세계적으로 크게 확산됐는데 주로 판화부문에 50만 개가 떠도는 것으로 추산됩니다.그가 생전에 1천5백개의 이미지를 가진 판화작품을 냈고 그것들이 대략 2백50장에서 5백장 정도로 찍혔다면 진품또한 50만개 정도가 되니 가짜와진짜가 반반이라는 셈이죠』 그는 또 달리의 가짜 사인만도 20종이 넘으며 그것들만을 수록한 카탈로그도 있다고 밝혔다.달리는 지난 79년이후 판화시리즈에 친필로 사인하는것을 그만 두었고 그가 즐겨 사용하던 일본종이도 80년 이후엔 쓰지 않았으므로 그 이후에 생산된 종이나 79년이후 작품위에 친필사인이 있으면 가짜라는 것이다. 최근 데마르트사가 제공하여 서울 동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달리의 부조작품전에 나와 있는 것들이 달리의 실제 창작품이 아니라는 항간의 설에 대해서는 『달리는 생각과 이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했고 입체작품의 경우에는 그의 수채화나 작은 원형석고를 바탕으로 많은 조수들이 제작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이번에 전시되는 것들 또한 그런 식의 작품들로 분명한 달리작으로 인정되는 것들』이라고 답변했다. 프랑스인으로 회화·문학·사진분야의 직업을 거친 후 기자로 활동하기도 한 데샨느씨는 19 50년 예술영화제작에 손을 대면서 달리를 만나게 됐다. 달리의 임종을 지켜본 그는 40년간 달리와의 친분으로 인간 달리를 가장 많이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며 달리작품에 대한 제1의 전문가로도 꼽힌다.
  • 「신춘 서양화초대전」막오른다/서울신문사 주최… 내일부터 서울갤러리

    ◎박용인·김숙진등 인기작가 56명 초대/최신작 출품… 6호 이하의 소품만 전시 서울신문사가 매년 새봄맞이 미술기획전으로 마련하는 「신춘서양화초대전」이 17일부터 29일까지 서울갤러리(735­77 11)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미술애호가들에게 폭넓은 작품감상 기회를 제공하고 역량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부담없이 구입하도록 6호이하의 소품을 전시하는 이 특별전은 지난 85년 4월 개관한 서울갤러리가 그해 5월 첫 전시를 가진 이후 미술팬들의 큰 호응속에 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소품모음전을 선보여 화랑가에 소품전의 유행을 낳기도한 이 초대전에는 매해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다채로운 경향의 원로,중·장년작가 50여명을 초대하고 있다. 올해 역시 굵직한 작가 56명을 초대하고 있는데 김숙진 김영주 김형▦ 오승우 이대원 황유엽씨 등 원로에서부터 신양섭 최쌍중 구자승 김수익 박용인 손장섭씨 등 인기있는 중견작가들이 망라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지방에서 돋보이는 기량을 과시,서울화단에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부산지역의 국전특선 2회입상자 송영명,대구화단의 젊은 주역 장이규,경북도전 금상수상자 강정영씨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 또 국내보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도문희씨,누드화에 남다른 입지를 다져온 권오욱씨,대담한 필치의 추상화를 보여주는 황정자씨 등 중견여류들이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2주일간 계속되는 이 전시는 작가당 2점을 출품,1주씩 다른 작품을 교체 전시하며 여기에 출품되는 것들은 모두 최신작이다. 매년 국내화단에 따사롭고 상큼한 봄기운을 일으키는 이 전시를 보고 일부 미술애호가들은 1년간 적금이나 계를 들어 마음에 두어온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만큼 중산층 샐러리맨들에게는 이름있는 작가의 진품을 구입할 수 있는 훌륭한 미술시장이 되고 있다.
  • 북녘 사람들,“담쌓고 살순 없디요”(평양 92년2월:상)

    ◎김인철특파원 「화해의 길목」을 다녀오다/“체제수호·시장개방 함꼐”… 「북한식」 시도/작년 기자에 봉변주던 시민들 신중해져 곳곳에 나붙은 선전구호의 붉은 색과 가까이 다가서면 우중충한 빛이 확연한 도시 평양.시간의 흐름을 잊은 듯한 그 도시에도 이미 변화의 물결은 흐르고 있었다.그러나 그것은 제한된 틀속에서,엄격히 계산된 속도로 진행되는 「북한식」이었고 위로부터의 개혁과 개방이었다.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 취재진이 지난18일부터 21일까지 3박4일동안 체험한 평양은 2,4차회담때 그러했듯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마주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사람들도 결코 우연히 만난 일반주민일 수 없었으며 그 수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4차회담때 남측 대표단에게 막무가내로 봉변을 안겼던 평양은 92년 2월 매우 신중했으며 「선별된」사람들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대부분 오늘의 현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21일 상오 백화원초대소 2층 복도.서울행을 위해 방을 나서던 기자는 앳띤 모습이 눈길을 끌었던 북측 안내원에게 북한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불쑥 물었다. 조선학생위소속 연구원으로 평양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국제관계 박사학위논문을 준비중이라는 30세의 이 안내원은 기다렸다는 듯 『5년전만해도 남과 북이 이렇게 오갈 수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었겠느냐』며 『남북이 현재 「양보할 수 없는 이유」때문에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나 결국은 급속히 빠른 속도로 화해와 협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환경이 바뀐 이상 북한도 일본은 물론 미국과도 관계개선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상오 10시쯤 기자는 평양을 떠나 개성으로 향하는 열차안에서 국제관계대학 법과교수라는 이모씨(48)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현 사회는 열린 사회이다.여러 민족간 교류와 협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되고 확대되어가고 있다.「원쑤」로 지목해왔던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 자라나는 3세대들은 말만 들었지 체험을 못해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무작정 담을 쌓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다소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동서독 통일후 동독의 주요 공직에 있다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적지 않으나 그들도 통일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며 『비록 개인적으로 안정된 생활이 파괴된다해도 후대들을 위한 통일에 반대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렇듯 92년 2월에 만나본 북측 사람들은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해,그리고 동구사회주의의 몰락과 미국을 축으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당과 수령」이 현실인정 정책노선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그들은 남북관계에서 사상과 제도보다 「조선사람은 조선사람일뿐이다.우리들의 성씨의 근본을 따지면 모두가 한뿌리다」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북한당국이 인민들의 보다 잘사는 행복을 진정으로 보장하려면 폐쇄적 자립주의 경제노선을 탈피해야 한다』는 방문객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과거의 원쑤들」이 자신들의 삶을 무시하면서 평양시내를 활보하게 될지도 모르는 미구의 모습에 불안해하며 자신들의 「당과 수령」이 합리적인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또 그렇게 하기를 바라는 듯했다.때문에 인구 1백20여만의 한적한 평양에서 눈에 띄는 광경일수 밖에 없는 남측 대표단의 긴 차량행렬에 애써 무심한 듯 고개를 숙이고 걸거나 어쩌다 얼굴이 마주치면 이내 못본듯 외면했다. 20일 상오 중앙역사박물관 3층 전시실.2∼3층에 모두 4천여점의 진품과 모조품 약간을 전시하고 있다는 전시실을 돌아보다 경주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첨성대의 모형품이 전시된 것을 보고,강사겸 안내원인 김옥선(여·32)동무에게 역사유물은 남과 북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주요한 문화자산이라며 남북간 역사유물교환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그녀는 『좋은 거면 빨리 앞당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시원스레 대답한뒤 「아차」하는 느낌이 들었는지 『질문의 뜻이 교류를 우선하자는 것인가 본데 그에 앞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왜 임수향·문익환목사를 석방하지않느냐.리인모노인을 빨리 북으로 돌려보내라』는 등 역공세를 취했다.그녀가 보인 반응은 회담장앞 거리에서,인민대학습당에서,옥류관과 청류관에서 만났던 평범한 북한주민들의 일면 수긍,일면 반격의 태도와 대동소이했다. 이렇듯 평양에서 개성으로 오는 열차 창밖에 펼쳐져있던 텅빈 북녁의 들은 기대와 경계심에 떨면서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 일류화 추진품목 확대/팩시밀리·골프용구·신사복등 추가

    ◎내년부터 29개로 정부는 수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중인 세계 일류화 대상품목을 기존의 19개 품목에서 내년부터 29개로 확대키로 했다. 25일 상공부에 따르면 위성방송용 수신기,팩시밀리,초음파 진단기,콤팩트디스크플레이어,자동차용 축전지,개인용 컴퓨터,자전거,골프용구,혁제 핸드백,신사복,넥타이,모자,사진틀등 13개 품목을 새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 중국인삼 밀수 폭리/화교등 2명 영장/홍삼으로 속여 팔아

    서울남대문경찰서는 28일 화교 형입경씨(36·여·강남구 대치동 삼안연립B동)와 「남대문인삼백화점」대표 신명호씨(34)등 2명을 인삼사업법및 관세법위반,사기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형씨의 남편 김윤랑씨(50)등 7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형씨는 지난해 국내인삼작황의 흉작으로 한국인삼가격이 폭등하자 남편 김씨와 짜고 값싼 중국산 인삼류를 밀수입해 팔기위해 지난 4월23일부터 6차례에 걸쳐 대만 홍콩등지를 드나들며 중국산 인삼류 1천여근(시가 2천5백여만원어치)을 몰래 들여와 신씨등 남대문시장 경동시장의 인삼판매상들에게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형씨로부터 구입한 중국산 인삼류 2백여근(시가 4백여만원어치)을 가짜「고려인삼보증서」와 「한국홍삼」상표를 붙여 진품 한국산홍삼으로 재포장해 근당 5만∼20만원씩을 받고 외국인 관광객등에게 판매,2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밀수입해 팔아온 중국산 인삼류를 한국담배인삼공사 대전중앙시험소에서 감정의뢰한 결과,농약성분이 적정허용치인 0.2ppm보다 1백여배가 높은 21.7ppm이나 검출됐다고 밝혔다.
  • 커미션따라 춤춘 교수에 “충격”/가짜 명기 밀반입·바가지판매 안팎

    ◎입시앞둔 고3생의 약점 이용… 거액 강매/진품 가릴 공인기관등 없어 “부르는게 값” 우리 음악계가 음악대학 입시부정사건에 이어 가짜 명품악기를 판매한 또하나의 치부를 드러냈다. 이번에도 명품의 진위여부를 알수없는 악기를 몰래 들여온 것에서부터 이를 입시생이나 학생들에게 2∼5배의 비싼 값에 은근히 강매하는데 음대교수가 한몫을 한 것으로 밝혀져 음악계의 비리는 그만큼 골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특히 일부 음대교수들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거나 자기에게 사사를 하는 제자들에게 울림현상이 좋아 고운소리를 내는 명기라고 소개,이를 사지 않으면 자신에게 불리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 거액을 주고 사게한뒤 커미션까지 받는 파렴치한 짓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른바 「올드현악기」로 불리는 명품들은 18세기무렵 이탈리아와 독일등지에서 명장(명장)들이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만든 것으로 음악인들이 탐내는 악기다. 「스트라디바리우스」「과르네리우스」「안토니아치」「아마티」등 제작자 가문이름을 딴이들 악기는 그 숫자가 한정돼 찾는 사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품목에 따라 「부르는게 값」이 될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구속된 서울음대강사 최승용씨나 중앙악기대표 김명현씨등은 이같은 점을 악용,자신의 위치또는 직분을 앞세우거나 유명교수의 알선을 통해 불법수입악기를 거액에 팔아와 폭리를 취해왔다. 최씨의 경우 음악가의 지위를 이용,해외로 나갈때 청계천등지에서 산 싸구려 악기에 위조 상표를 붙여 세관에 진품을 들고나가는 것처럼 신고한 뒤 국외에서 외제와 바꿔치기해 들여오는 방법으로 「올드비올라」1억5천여만원어치를 들여왔다. 또 악기상들은 ▲바이올린 비올라등 크기가 작은 것은 짐속에 싸서 휴대품신고없이 들여오고 ▲첼로등 크기가 큰 것은 「올드악기」를 수리하는 것처럼 싸구려를 내보낸뒤 외제를 다시 들여오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정식으로 악기를 수입하면서 「올드악기」라는 것을 섞어 밀반입하기도 했고 ▲국제우편물을 보내며 내용물을 허위로 신고하는 방법도 써왔다. 현행 관세법에는 1백년이상된 올드악기로 인정된 것은 문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수입하도록 돼있으며 공인된 감정서의 첨부가 어렵고 감정가가 비싸며(시가의 10%)관세를 많이 물도록 돼있어 갖가지 편법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밀수된 것일지라도 교수나 악기상이 진짜 명기로 둔갑시켜 수천만∼수억원씩에 팔 수 있었던 것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진짜 정품인지를 가려낼 전문가나 공인기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지난해 내한했던 세계최고의 악기감정가인 영국의 애덤 왓슨씨는 국내 유명음악가가 진품으로 알고 소장해온 악기 19점을 모두 가짜로 판정,논란이 됐을 정도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도 구속된 사람들이 압수품과 판매된 것을 진품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진위를 가리지 못하고 공소유지를 위해 결국 관세법만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구속된 사현악기 대표 김성일씨(35)와 박준서씨(30)가 위조된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우스」등 18세기초 레벨을 가지고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이 악기들이 가짜이거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외제악기 밀반입… 「명기」속여 폭리/악기상·대학강사등 5명 구속

    ◎유명제품 위조상표 붙여/음대교수들,제자에 알선하고 커미션 받아 값싼 외제 현악기를 밀반입,가짜 유명상표를 붙인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명품이라고 속여 비싼 값에 팔아온 대학강사와 악기상 대표등 1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부장검사·문세영검사)는 18일 이들가운데 서울대 음대 비올라전공시간강사 최승용씨(40)와 중앙악기대표 김명현씨(44)등 악기상 4명을 관세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음대교수들을 통해 이같은 악기매매를 알선해온 은파악기대표 박상완씨(30)등 밀거래자 3명을 입건했으며 박바이올린숍대표 박민서씨(35·여)등 2명을 수배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바이올린 72개,비올라 14개,첼로 3개등 시가 30억원어치의 악기와 가짜 유명레벨 20여장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중앙악기대표 김씨는 지난해 4월 일본의 거래업자로부터 19세기 프랑스제 1천6백만원짜리 바이올린2대를 몰래 들여온 것을 비롯해 그동안 모두 27대(3억여원어치)를 불법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학강사 최씨는 청계천등지에서 5만∼6만원짜리 악기를 사들여 명품의 가짜상표를 붙인뒤 세관에 신고하고 외국에 나가서는 새로운 악기를 사가지고 들여오는 수법으로 지난86년부터 모두 12차례에 걸쳐 1억5천여만원어치를 들여와 비싼 값으로 팔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들여다 판 악기를 모두 이탈리아제 「스트라디바리우스」「과르네리우스」「안토니아치」 득일제 「아마티」등 1700년대의 명기(명기)라고 내세우고 있으나 국내에는 진위를 감정할 수 있는 권위있는 공인기관이 없어 사기혐의 대신 일단 관세법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그러나 우리나라에 진품은 거의 없다는 전문가들의 말에따라 이들 악기가 모두 가짜일것으로 보고있다.검찰은 또 악기상들이 몰래 들여온 악기를 팔때 음대교수등을 통해 레슨제자나 학생들에게 알선해준 대가로 판매 대금의 10%가량을 커미션으로 준 사실을 밝혀내고 그 증거로 유명대학교수들에게 커미션 명목으로 4천7백여만원을 지출한 사현악기사의 커미션대금 출금전표를 압수했다. 검찰수사결과 이들은 이같은 판매수법으로 외국에서 2만∼5만달러짜리 악기를 들여와 국내에서 3천5백만∼1억4천여만원에 팔아왔으며,커피로 물들여 오래된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가짜레벨을 붙여 진품으로 믿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자들이 『이같은 악기판매는 교수와 제자들 사이에 공공연한 현상이며 특히 입시철을 앞두고 초조한 입시생들은 거액을 내고 악기를 산다』고 한 진술에 따라 다른 음대교수나 악기상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호미도 날이언마라난…/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호매도 날이언마라난 낟가티 들리도 업스니이다 아바님도 어이어신 마라난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아소 님하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5월에 우리는 「사모곡」을 들었다. 『호미도 날이 있지만 낫의 날 만큼 들지 못하듯,아버님도 어버이이지만 그 사랑이 어머님 만하지는 못하다』는 내용을 지닌 이 고려가요를 우리는 고교시절의 고전문학 교과서 같은 곳에서 배워 시처럼 외긴 했었다. 「아소 님아,어머님같이…」라는 마지막 구절의 은은하고 애틋한 맛이 오랜 여운을 남기게 하던 고전이다. 이 가사에 사모곡 악보인 시용향약보를 원본 그대로 사용하여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연주하고 노래했다. 가사와 악보가 완벽하게 전해오는 보물 제551호의 이 노래가 우리에게 「최초」로 들려지게 된 일이 미심쩍고 신기하다. 우리에게는 구슬이 서 말은커녕 삼천 말은 있지만 꿰지 못해서 보배가 못된 채 이리저리 구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서러운 마음까지 들게 하는 노래다. 사모곡이 처음 연주된 자리는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인 사모곡상이 수여된 국립극장 소극장이었다. 이 상은 그 동안 숱하게 있어온 상과는 그 격이나 모양새가 달랐다. 부상도 대나무 마디 무늬로 세공한 비녀인 순금의 「죽절잠」이다. 2백만원어치 상당의 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있어온 아름다운 것을 박물관의 유리상자 속에서 이끌어내어 생활의 볕쐬기를 하는 방법으로도 이 상품 아이디어는 좋아 보인다. 시상식장의 무대를 사모곡의 옛 악보 벽지로 장식하고 돗자리 깐 무대에서 옥색주의를 입은 창사가 『호미도 날이언마라난…』을 읊어내리는 그 광경은 아주 괜찮았다. 상 타는 자리가 소요스럽고 동도 서도 아닌 얼치기가 되어 수상자를 공연히 구차하게 만들고 하객은 하객대로 부담스러워 고역스럽게 하는 요즘의 급조된 시상식 습속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우선 이 시상식은 좋았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우리가 지녀온 전통의 보옥들을 잘 살려 보배로 꿰어낸 성과 때문이라는 것이 반가웠다. 『풍속을 너무 푸대접하면 그 앙갚음이 우리 자식에게로 돌아간다』고 경고한 사람(듀켄)이 있다.우리는 어쩐지 지금 그런 징후를 느끼고 있다. 우리가 지녀온 좋은 것들을 헛간에,창고 선반에,묵은 책갈피 속에 쓰레기처럼 팽개치고 돌아보지 않아온 「푸대접」의 앙갚음을,품위없고 성급하고 거칠고 포악한 젊은이들에 의해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상이 만들어진 일이나,처음 상이 피아니스트 신수정씨 모녀로 정해진 일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말참견」에는 용훼할 생각이 없다. 다만 시상의 격식을 또 하나의 창작삼아 공들인 노력은 여간 반갑지 않다. 검둥개 멱감듯이 대강대강 해치우는 풍조가 너무 만연해서 진품에 접하기 어렵고 공들이고 정성들이는 행동이 어리석은 것처럼 여겨지게까지 된 오늘의 세태가 걱정스러운 우리에게는 이런 노력 자체가 반갑고 대견하다. 시국의 돌개바람이 5월 하늘을 뒤덮어 훈향도 희망의 기운도 앗겨버린 듯했지만 그래도 한편에서 문화를 가꾸는 발걸음은 이렇게 멈추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시국의 돌개바람이 아무리 거칠고 집요해도 그것은 지나는 바람이다. 땅에 갈아놓은 문화의 싹이 다치지만 않는다면그것이 남는다. 5월에 꽤 자라난 문화의 싹으로는 도서상품권,연극의 「사랑티켓」 같은 것도 있다. 도서상품권에 대해서는 문화를 맡은 주무장관이 『이것만은 잘한 일이라고 인정받을 줄 알았는데 터무니없는 모함까지 받았다』며 노여워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일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앞뒤없이 터져나온 것은 실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재능과 자존심 때문에 자애가 승하고 폄하는 말에 병적으로 민감한 성정의 자연인이 관사라고 하는,특히 「구렁이 기질」이기를 요하는 고급관리의 직함에 자리했을 때 나타남 직한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를 「연극영화의 해」로 정하고 갖가지 일들을 열에 떠서 꾸미는 동안에도 「공치사」대신 노여움을 자극하는 일만 많이 생겼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 궤념하지 않고 밭갈고 씨뿌리며 수걱수걱 일해놓으면 싹은 돋아 정직하게 자란다. 도서상품권이 당초의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로 호응이 확대되고 「사랑티켓」이 보름 만에 동이 나 매진되는 일 따위가 그런 것을 증거한다. 그 물증만큼 도서인구는 늘어나고 연극 붐에 기여할 것이다. 기업을 끌어들여 연극표 값을 나누어 물게 한 사랑티켓은 좀더 늘리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다. 서초동에는 「예술의 전당」이 있다. 그 언저리의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주변이 그런대로 품위있어 문화예술의 냄새가 그득하다. 묵향 풍기는 서예전도 이어지고 홀로그라피 같이 앞서가는 현대미술도 만난다. 음악당에서는 연주가 끊이지 않고 국악당도 이웃에 있다. 어린이랜드에 자가용을 이끌고 갔다가 가족이 지쳐 돌아오는 데 드는 비용 만큼만 투자하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작은 그림을 장만할 수도 있다. 이런 것 모두가 우리의 성에 꽉 차는 것은 못될지 몰라도 오늘의 우리가 쌓아놓은 문화의 축적이다. 잘 꿰어서 가꾸면 보배가 되어 줄축적이다. 시위 연기가 초연처럼 가득해 보이는 그 한겹 겉껍질 밑에서 이만큼이라도 자라고 있는 싹들이 우리에게는 위로가 된다. 멀찌감치 팔짱을 끼고서 흰눈을 뜨고 지켜보는 비판적 지식인에 주눅들지 말고 잘못된 것은 고치라고 주장하고 잘된 것은 앞질러 누리노라면 심어진 나무는 자랄 것이다. 「건배!」대신 우리말로 「지화자!」라고 하자는 제의도 문화정책을 관장하는 부서에서 나왔다. 처음 듣기에는 어쩐지 스멀스멀해서 입에 담기가 어색하다. 그러나 「위하여!」라는 말도 어쩐지 군사문화 냄새가 난다고 싫다는 사람이 많았었다. 그래도 여러 번 해보니까 「위하여!」도 쉽게 동호할 수 있었다. 나라의 태평함과 국민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뜻이 담겼다는 「지화자」도 부르다 보면 익숙해질지 모르겠다. 잡다한 것까지 들춰내면서 「문화운동」의 열에 떠 있는 사람들에게는 선선한 화답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런 뜻에서 문화운동을 한 번 더 부추겨본다. 지화자!
  • 진위보다 소중한 작가혼/이헌숙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아니 정말 진짜야 가짜야?』 가짜그림 시비를 일으킨 「미인도」(국립현대미술관 소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바른 답을 줄 수는 없다. 우역곡절 끝에 국내유일의 현대미술 감정기관이 「진품」판정을 내리고 석채·호분·분채 등 안료화학실험에서 작가 천경자씨가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는 일본제 안료와 동일하며 그녀가 70년대 후반에 사용했던 안료와 「미인도」의 재료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도 작가는 이를 결코 수긍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재료가 같다고 해서 나의 혼이 들어가 있지 않은 내 그림이 아닌 것을 진짜라고 우기는 이유들을 정말 모르겠어』 천씨의 볼멘 주장이다. 이제 천씨는 결과적으로 자식도 못 알아보거나 천덕꾸러기 자식이라고 외면해 버리는 이상한 어머니같이 되고 말았다. 이쯤에서 우리는 이제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재미있어 하거나,『천경자씨 많이 늙었나 보지』하면서 흉보는 일은 그만 할 때가 됐다. 외로운 말년에 오는 93년 화력50주년을기념하는 회고전을 대대적으로 별이겠다는 꿈에 부풀어 오로지 그림 속에 뭍혀 살아온 이 작가를 어느날 갑자기 「춤추는 나부」 꼴로 만들어 버린 근본적인 원인에 눈을 돌려보자는 얘기다. 설사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해도 작가가 내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는 또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림을 돈으로 따지고 상품으로 만 보는 우리의 현실에서 작가들도 예술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기 때문에 혼이 들어가지 않는 그림을 그려내는 병든 입장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가는 그래선 안 된다. 하지만 예술가를 병들게 하는 우리 모두의 인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작가 자신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들춰내 가면서까지 태작 하나의 진위 여부를 따지느라 좋은 예술가를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흥을 받는 여인상 한 점을 그려내기 위해 여러 달을 화폭 위에 엎드려 그림을 그려 온 천씨가 충격 속에 두러누우면 그녀의 혼이 들어간 더 좋은 작품을 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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