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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 통증 감소한다(영국 연구진)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 통증 감소한다(영국 연구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은 진통제와 비슷한 효과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제약회사 로이드파머시(LloydsPharmacy)의 연구자들은 두통과 같은 만성적인 통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통증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팝 음악은 21%의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으며, 클래식(17%)과 록 또는 인디 음악(16%)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효과적인 노래로는 사이먼&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로비 윌리엄스의 ‘Angels’, 플리트우드 맥의 ‘Albatross’ 등이 있었다. 또한 음악을 통한 진통 효과는 어릴수록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 16세에서 24세 사이 환자의 66%가 고통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혀졌다. 로이드파머시의 약사 앤드류 마휘니는 “만성적인 통증을 다스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약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휴식 등 생활습관의 변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유타 대학교의 대이비드 브래드쇼 교수는 “아플 때 다른 일에 집중하려고 시도해야 한다”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따라부르는 등 집중하면 통증을 몰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연아가 아프다… 팬心도 아프다

    연아가 아프다… 팬心도 아프다

    ‘피겨 퀸’ 김연아(23·올댓스포츠)가 부상으로 올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시리즈에 불참한다. 올림픽 2연패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빙상연맹은 26일 “김연아가 훈련 도중 오른쪽 발등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새 시즌 초청받았던 그랑프리 2차(10월 25~27일·캐나다 세인트존), 5차 대회(11월 15~17일·프랑스 파리) 모두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발등에 통증을 느꼈고, 추석 연휴 기간 진단 결과를 받았다. 무리하게 훈련을 지속할 경우 부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그랑프리시리즈를 건너뛰기로 했다. 빙상연맹은 “약 6주 정도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부상이 완치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훈련 강도를 완전히 낮추고 치료와 검진을 병행해야 한다”는 전문의 소견도 덧붙였다. 이미 ISU에 그랑프리시리즈 불참을 통보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주 심한 부상은 아니다. 인대나 관절은 잘 낫지 않고 재활 기간이 긴 반면 ‘피로로 인한 뼈 미세손상’은 휴식을 취하고 치료하면 금방 낫는다. 빙상계 관계자는 “넉넉히 잡아서 6주를 잡은 것이다. 흔히 ‘뼈에 멍이 들었다’고 하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단 김연아가 올림픽 시즌에 치러지는 두 번의 그랑프리시리즈에 모두 불참하면서 실전 공백에 대한 걱정은 짊어지게 됐다. 경쟁대회에서 프로그램을 리허설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내년 2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경쟁자들의 실력을 가늠할 기회가 없어 2연패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으로 ‘어릿광대를 보내 주오’, 프리스케이팅 음악으로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하고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려 왔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김연아만이 소화할 수 있는 연기”라고 극찬한 작품인 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새 프로그램을 공개할 기회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다만 2011모스크바세계선수권 2위, 2013런던세계선수권 우승 등 실전 공백에도 늘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던 노하우가 있어 위안을 삼을 만하다. ‘부상과의 싸움’은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7살 때부터 시작됐다. 김연아는 2006~07 시즌 한국 선수로는 처음 출전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허리가 아파 진통제를 먹고 투혼을 펼쳐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초기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2008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고관절 통증을 딛고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대회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진통제 주사를 맞고 통증을 이겨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한 달 전에는 스케이트 부츠가 맞지 않아 발목 통증이 있었지만 세계신기록(228.56점)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집념을 보였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명절증후군 탈출, 가볍게 먹고 가볍게 운동하라

    명절증후군 탈출, 가볍게 먹고 가볍게 운동하라

    명절을 전후해 겪는 과로 및 스트레스 증상을 흔히 명절증후군이라고 말한다. 힘든 귀성에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음식을 만들고, 친지들과 어울리느라 생각과 달리 심신에 부조화가 초래되기 쉽다. 한 병원 조사 결과, 귀성객 64%가 추석 때 명절증후군을 겪으며, 두드러진 증상으로는 소화불량·복통·설사·변비 등 소화기증상(34%)과 우울·짜증·무기력 등의 심리적 증상(24%), 근육통 및 관절통(23%), 두통(11%), 기타 증상(7%)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명절이 지난 뒤에도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소화기 소화를 담당하는 자율신경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하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우울·스트레스·긴장 등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위장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복통·변비·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또 추석에는 육류와 생선, 전 등 기름진 음식이 많아 위산역류를 겪는 일도 흔하다. 과다한 동물성 지방을 섭취할 경우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이 느슨해지고, 위산 분비를 촉진할 뿐 아니라 음식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그만큼 위산이 쉽게 역류하게 된다. 일단 위산이 역류하면 식도가 헐거나 염증을 일으켜 명절 후에도 한동안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럴 때는 편하게 심신을 이완시켜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과 긴장감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명상이나 심호흡을 하거나 여행이나 온천욕도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운동은 엔도르핀 생성을 촉진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기름진 음식이 문제라면 명절 후에는 과일과 채소 위주로 가볍게 식단을 꾸리도록 하며, 그래도 증상이 진정되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체계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추석에 흔한 식중독 추석에는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조리하기 때문에 그만큼 상하기 쉽다. 식중독의 주된 증상은 구토·복통·메스꺼움·설사 등이며, 간혹 열이 나거나 혈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음식을 먹은 후 빠르면 1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 중 2명 이상이 구토·설사·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식중독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약 상온에 보관한 추석 음식을 먹은 뒤 식중독 증상이 나타났다면 자가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근육통·두통도 흔한 증상 근육 및 관절 통증이나 두통도 흔한 증상이다. 이런저런 스트레스에다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불편한 자세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근육통이 생긴 경우 처음 이틀까지는 냉찜질로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좋으며, 사흘째부터는 온찜질로 바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통증이 쉽게 가라앉는다. 뜨거운 물수건으로 찜질을 하거나 따뜻한 물에 반신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사우나는 오히려 피로를 더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명절 두통은 대부분 병적인 원인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에 생기는 ‘긴장성 두통’이다. 피로가 누적되거나 불안정한 자세 때문에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런 두통은 진통제에 잘 반응하며, 명절 이전의 생활리듬을 찾아 생활하되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곧 진정된다. ■노약자도 힘들다 명절 직후에는 허리와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50대 이상의 여성 외래환자가 30%나 급증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특히 갱년기에 접어든 주부들은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골다공증으로 근육과 뼈가 약해 관절이나 척추 손상을 입기 쉽다. 이런 환자들이 겪는 통증은 대부분 허리와 무릎에서 나타난다. 만약 관절 부위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핫팩 등으로 온찜질을 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너무 뜨거운 찜질을 반복하면 화상 우려가 있으므로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로 30분이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허리나 관절 질환도 초기에 잘 치료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으므로 너무 늦지 않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성에게 흔한 손저림 증상은 자칫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터널)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발생한다. 초기에는 뜨거운 수건이나 핫팩으로 통증 부위를 찜질하면 대부분 진정되지만 손가락을 쥐었다 펴거나 주먹을 쥐기가 힘들 정도라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 강북힘찬병원 한창욱 과장
  • 알래스카 ‘고양이 시장’ 피습 중상…용의자는 대형견?

    알래스카 ‘고양이 시장’ 피습 중상…용의자는 대형견?

    무려 16년간 명예시장을 연임하고 있는 알래스카 고양이 시장이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KTUU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밤 알래스카 탈키트나 명예시장 스텁스가 개로 추정되는 용의자로부터 습격을 당해 큰 부상을 당했다. 스텁스는 흉골이 부러지고 폐에 구멍이 난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3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고 현재 수의사의 사무실에서 회복 중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통증이 심해 진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스텁스를 습격한 용의자는 사람이 아닌 대형견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스텁스가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텁스는 16년 전 시장 선거 당시 주민들이 출마한 후보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담반으로 스텁스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적는 바람에 우연히 당선되고 말았다. 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이 고양이 시장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렸고 스텁스는 지금까지 명예시장으로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스텁스의 주인인 라우리 스텍은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라우리 스텍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관가 포커스] 유정복 장관 직원들과 “진통제”로 소통 강화

    [관가 포커스] 유정복 장관 직원들과 “진통제”로 소통 강화

    “건배사는 ‘진통제’로 하겠습니다. 자, 진통제!” 지난 26일 늦은 오후 정부서울청사 인근 재래시장 골목의 한 호프집에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직원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유 장관 취임 후 직원들과의 첫 호프데이 행사였다. 장관과 일선 직원의 직접적인 만남은 이례적이다. 평소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 ‘마취제’(마시고 취하는 게 제일) 등의 건배사를 즐겨 쓰는 유 장관은 이날 처음으로 ‘진통제’라는 건배사를 소개했다. 시작과 함께 넥타이를 푼 유 장관은 맥주잔을 들며 의미를 설명했다. “오늘 처음 제안하는 ‘진통제’는 ‘진심이 통하는 게 제일’이라는 뜻입니다. 공무원은 잘 웃지도 않고 의례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오늘 이 자리에서만큼은 격의 없이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합시다.” 유 장관 자신이 공직 후배와 함께하는 시간을 희망해 이뤄진 자리여서 다양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다. 함께 자리한 서은주 재정정책과 사무관은 “안행부에 와서 이런 자리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내무부 관료 출신인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친정’ 부처의 달라진 위상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옛날에는 내치만 했는데, 지금은 전자정부와 정부 3.0 등 국제 업무와 국정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 부처로 바뀌었다”며 격세지감을 나타냈다. 유 장관은 또 공직에 몸담은 책임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은 그 대상이 국민이 될 수 있고 주민이 될 수 있지만, 그 누군가가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서 “직업의 보람을 여기에서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빈부격차의 비극 ‘설국열차’ 닮았다

    빈부격차의 비극 ‘설국열차’ 닮았다

    2154년, 인류는 특권층과 빈민층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지구에 버려진 사람들은 가난과 질병이 없는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으로의 이주를 꿈꾼다. 맥스(맷 데이먼)는 제조 공정에서 일하는 공장 노동자다. 작업 중 치명적인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5일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그가 목숨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은 엘리시움에 들어가 최첨단 의료기기의 도움을 받는 것뿐이다. 절박해진 맥스는 무기 회사 사장 칼라일(윌리엄 피츠너)의 뇌 속 정보를 입수해 오면 엘리시움에 보내주겠다는 지하세계 지도자 스파이더(와그너 모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과는 달리 국방장관 델라코트(조디 포스터)의 사주를 받은 칼라일의 뇌 속에는 엘리시움의 판도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정보가 들어있다. 올여름 마지막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 할 만한 ‘엘리시움’은 노골적인 계급 영화다. 엘리시움을 상징하는 델라코트는 첫 장면에서 순백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화이트칼라이며, 맥스는 글자 그대로 푸른색 근로복을 입은 블루칼라다. ‘엘리시움’은 신자유주의가 극단으로 물화된 세계를 그린다. “당신이 아니라도 일할 사람은 많다”는 공장 감독관의 엄포에 맥스는 방사능이 가득한 작업 공간으로 내몰린다. 근무 중 화장실 사용은 1회로 제한되고, 감독관은 작업이 지체된다며 노동자를 박대한다. 맥스는 산업 재해를 당한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그에게 회사가 건네는 것은 몇 알의 진통제뿐이다.‘산재 노동자의 체제전복극’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을 위해 닐 블롬캠프 감독은 SF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척추에 특수한 수트를 이식받은 맥스는 엘리시움의 기계 병사에도 맞설 수 있을 만큼 강력해진다. 맥스가 델라코트에게 고용된 지구인 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와 대결하면서 액션 영화의 쾌감이 발생한다. 영화는 양극화된 미래세계의 이미지도 충실히 재현한다. 엘리시움의 상류층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흐르는 공간에서 파티를 즐기지만 디스토피아적 지구에 사는 빈민층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악다구니를 벌인다. 하지만 단점도 적지 않은 영화다. 가장 큰 문제는 매력적인 악당의 부재다. 델라코트와 칼라일은 탐욕에 눈이 멀었을 뿐 전혀 지능적이지 않다. 덩치 큰 느림보에 불과한 크루거에게는 맥스의 상대가 될 만한 카리스마나 강력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개연성도 떨어진다. 칼라일은 대통령을 밀어내고 엘리시움을 차지하자는 델라코트의 위험한 제안을 아무런 고민 없이 받아들이고, 맥스의 어린 시절 여자친구인 프레이(앨리스 브라가)는 별다른 맥락 없이 크루거에게 납치된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데 비해 엘리시움의 방어력은 턱없이 낮다.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이 인종 문제를 SF적 서사로 풀어내며 전 세계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엘리시움’의 완성도는 여러모로 아쉽다. 26일 현재 평점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디스트릭트 9’이 90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엘리시움’은 68점에 그친다. 국내 관객이라면 ‘엘리시움’이 시스템의 탈취를, ‘설국열차’가 시스템으로부터의 탈주를 꿈꾼다는 점에서 엇비슷한 주제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109분.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사고후 혼수상태서 깨어난 임신女 “남친이 기억안나요”

     임신한 한 영국 여성이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으나, 아이 아빠인 남친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여성은 수술에 따른 위험을 무릎쓰고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출산에 성공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최근 젬마 흘름스라는 한 여성의 기적같은 출산 이야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젬마는 모터 달린 자전거를 타고 거리에 나갔다가 차에 받혀 길거리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녀는 척추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했다. 의사는 그녀가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녀는 어려움을 딛고 회복됐으며, 루벤이라는 이름의 12주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사고당시 검사결과 임신 12주 상태였다. 그러나 혼수상태에 빠져 이같은 사실을 들을 수 없었다. 결구 의사는 그녀의 어머니인 줄리에게 아이를 포기할 것이지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사는 젬마가 임신상태를 유지할 경우 척추수술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낙태를 권유했다. 어머니 줄리는 고민끝에 딸이 깨어날 때까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딸의 간호에 온 정성을 다해 매달렸다.  젬마가 마침내 깨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심각한 기억상실 상태였고, 임신 사실은 물론, 누가 아이 아빠인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사고 전 3년동안의 모든 것이 암흑속에 빠져버린 것이다.  건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젬마는 아이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내 뱃속에 있는 작은 아이가 끔찍한 사고를 딛고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젬마는 척추를 치료하면서 심각한 통증을 견뎌내야 했다. 진통제가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량의 진통제만으로 버텨야 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지난 5월 젬마는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아이를 낳았고, 아이에게 ‘루벤 미러클 홀름스’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아직 휠체어신세를 지고 있는 젬마는 “조만간 나의 ‘작은 기적’ 루벤과 함께 밖에 나가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행복해 하고 있다.   임창용 기자 sdragon@seoul.co.kr    
  • ‘여자 번개’도 자메이카에 있었네

    ‘땅콩 탄환’ 셸리앤 프레이저 프라이스(27·자메이카)가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우사인 볼트와 함께 조국에 남녀 100m 싹쓸이의 기쁨을 안겼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13일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여자 100m 결선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인 10초71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뮤리엘 아후레(코트디부아르·10초93)와 카멜리타 지터(미국·10초94)를 여유 있게 제쳤다. 볼트와 마찬가지로 그도 엄청난 가속도를 과시했다. 출발 반응 시간 0.174초로 스타트가 늦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로 50m 이후부터 단독 선두로 나서 1위로 골인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그는 매리언 존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세계선수권 여자 100m 2관왕에 올랐다. 신장 160㎝에 불과한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탄탄한 하체와 순발력, 유연성을 바탕으로 작은 키를 극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이듬해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전성기를 맞았지만, 2010년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금지약물 옥시코돈이 체내에서 검출돼 6개월간 출전 정지를 받은 뒤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10초75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경기 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 자신의 레이스를 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미스 김 몸살인줄 알았는데… 30세 이하 잘 걸리는 ‘기쿠치병’

    ‘기쿠치병’은 생소하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30세 이하의 한국 여성에게 잘 생기지만 오진이 많고, 더러는 자연 치유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인식될 뿐이다. 미혼의 직장인 김수연(28)씨는 최근 온몸이 쑤시듯 아프고 열이 났다. 몸살인 듯해 감기약을 먹었으나 증세가 더 심해졌다. 나중에는 목에 멍울이 잡혀 숨 쉬기도 어렵고, 구토증까지 더해져 음식을 먹기도 힘들었다. 갑상선 질환이 아닐까 걱정돼 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와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조직검사 등을 거쳐 내려진 진단명은 생소한 기쿠치병이었다. 기쿠치병은 1972년 일본인 의사 기쿠치가 학계에 처음 보고한 병으로, 흔히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으로 불린다. 30세 이하의 젊은 동양인에게 많이 발생하며,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사례 보고가 많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4배 정도 더 잘 발병한다. 아직까지 발병 원인과 경로는 규명되지 않고 있지만 헤르페스 바이러스·엡스타인 바이러스·거대세포 바이러스 등의 감염이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림프종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으며, 이 병의 10~20%에서 선홍색의 반점이 피부에 생기는 루프스병이 동반되기도 한다. 임상적으로 기쿠치병은 1~3주에 걸쳐 진행되며, 0.5~4㎝로 림프절이 커지면서 동통이 나타나는 림프절염이 특징이다. 목 뒤쪽 림프절에 잘 생기나 더러는 겨드랑이에 생기기도 한다. 30~50%의 환자는 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과 야간 발한·인후통·체중 감소·오심·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드물게 얼굴과 팔 등에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다양해 악성 림프종이나 결핵, 전신 홍반성 루푸스로 오진되는 사례도 없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혈액학적으로는 50% 이상의 환자에서 경도의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나며, 간효소 수치도 높아진다. 기쿠치병은 증상에 따라 해열제나 소염진통제로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원칙이다. 전신성 림프절염, 피부발진, 간염 등 림프절 이외의 조직에 침범한 경우라면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기도 한다. 림프절염의 특성상 증상을 개선시킴으로써 인체가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기쿠치병은 진단은 어렵지만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부는 자연 치유되기도 하며 그러지 않더라도 대부분 1~4개월간의 약물치료로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스트렙실, ‘냉방병으로 인한 목 통증, 이렇게 잡는다’

    스트렙실, ‘냉방병으로 인한 목 통증, 이렇게 잡는다’

    겨울만큼이나 여름에도 목 통증을 동반한 감기가 극성이다. 중앙대병원이 최근 2009~2012년까지 4년 동안 병원에 단순감기로 내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3~4월 다음으로 초여름인 5~6월 감기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7~8월 감기 환자도 4,269명으로 한겨울인 11~12월에 비해 그리 낮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균관대 오성곤 약학박사는 “계속되는 폭염에 기침, 콧물, 인후염을 동반한 여름철 감기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졌다”며 “여름철 실내 온도와 바깥 기온의 차가 커 인체가 큰 기온 차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에어컨의 장시간 사용은 실내의 습도를 낮춰 호흡기 점막이 건조돼 인후염을 일으키기 쉽다”고 전했다. 인후염은 급격한 기온 변화, 감기, 열성질환, 과로, 허약한 체질, 세균 감염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장시간의 에어컨 노출에 의한 냉방병과 장마철 높은 습도로 인한 체력 저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인후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인후염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철저한 목 관리가 필요하다. 인후염 치료를 위한 제품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NSAIDs계 소염진통제는 염증과 통증의 근본원인에 직접 작용하므로 신속하고 강한 효과가 나타난다. 이 가운데 인후염 환자들에게 선호되고 있는 NSAIDs계 소염진통제로는 ‘스트렙실’이 있다. 최근 보이스오브코리아 참가자들이 복용했던 약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스트렙실은 플루르비프로펜을 함유한 최초의 트로키제로 국내에서도 2년 전 판매를 시작했다. 플루르비프로펜은 지금까지는 근육통을 치료하는 파스에 많이 쓰였지만, 트로키로 사용시, 목에 직접적, 국소적으로 작용해 소량으로도 염증과 붓기, 통증 등 증상의 빠른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스트렙실은 트로키의 물리적 자극으로 침의 분비를 증가시켜 인후를 부드럽게 해주고, 입안에서 다 녹은 후에도 효과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며,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오성곤 약사는 “스트렙실이 오랫동안 인후염 전문 치료제 중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스트렙실의 이점과 효과가 낳은 결과”라면서 “예방보다 좋은 치료법은 없다. 평소 따뜻한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구강이 마르지 않고 청결한 상태의 유지를 도와 바이러스성 감기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오 약사는 이어 “인후염은 간단한 치료나 환경개선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방치할 경우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목이 붓고 따끔거리는 인후염이 느껴지면 인후염 전문 치료제 조기 복용으로 초기에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근육이 뼈로 변하는 희귀병 앓는 17세 소녀

    근육이 뼈로 변하는 희귀병과 싸우는 소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사는 17세 소녀 새니 냄목은 ‘진행성 괄화성 섬유이형성증’(FOP: 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간) 근육이 점점 뼈로 변하는 증상인 FOP를 앓고 있는 새니는 5세 때부터 이 질병으로 고통받아왔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그녀의 등에 큰 혹이 생긴 것을 계기로 병원에 가서 검사하자 FPO라는 병명의 질환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의 특징은 근육이나 힘줄이 뼈와 같은 형태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기지 않는 부분에 뼈가 형성되며, 관절의 움직임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또한 심한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진통제를 끊임없이 복용해야 한다. 현재 그녀는 이미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생겨 혼자 옷을 입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며 현지 네티즌들은 이 소녀를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정선으로 나를 넘겨 주게”

    “정선으로 나를 넘겨 주게”

    정선에 갔더니 아리랑이 들렸고, 아리랑을 들으니 정선이 보였다. 죽은 것도 살려내는 영험한 고장이 바로 정선이다. 오일장도 아라리촌도 아리랑 삼매경 애국가를 부르듯 아리랑 한 소절쯤이야 조건 반사적으로 부를 수 있다. 아리랑 부르기는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증표다. 그러나 강원도 정선에선 쉽게 ‘아리랑을 안다’고 선뜻 말할 수 없었다.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리랑의 정체를 정선 땅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이라 함은 정선아리랑과 함께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말한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하는 밀양아리랑과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으로 잘 알려진 진도아리랑은 듣기만 해도 엉덩이가 들썩이고 어깨가 저절로 덩실덩실거린다. 그러나 정선아리랑은 두 아리랑과 사뭇 다르다. 가락이 느릿느릿하고 구슬픈지라 새하얀 손수건을 손에 쥐고 눈물을 훔치면서 불러야 할 것만 같다. 정선아리랑을 떠올리자 후렴구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만 입가에 뱅뱅 맴돌았다. 실제 정선아리랑의 가사는 8,000수를 훌쩍 넘는단다. 심지어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아리랑 가사를 정리한 ‘정선아리랑 사전’을 발간하고자 계획 중이다. 아리랑을 사랑하는 강원도민의 마음이 정선 곳곳에서 느껴졌다. 정선에서 나고 자란 싱싱한 농산물이 난장을 펼치는 정선오일장에선 인형극 ‘정선아리랑’이 매주 토요일마다 장터 공연장에서 열린다. 심지어 화장실 한쪽 벽면에도 노래 가사가 고급스럽게 새겨져 있다. ‘산천에 올라서 임 생각을 하니 풀잎의 마디마디에 찬 이슬이 맺히네’, ‘이밥쌀밥에 고기반찬 맛을 몰라 못 먹나 사절치기 강냉이밥도 마음만 편하면 되잖소.’ 오일장엔 마음 편한 음식이 넘쳐난다. ‘오일장’인 만큼 2일과 5일에 맞춰 방문하는 게 정석이다. 토요일에는 주말장이 서는데, 주말장은 오일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공연도 풍성하다. 정선오일장은 ‘100% 메이드 인 정선’을 내세웠다.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는 세상인지라 정선은 외지인을 안심시키는 안전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고 있었다. ‘청정지역 고랭지 정선에서 재배한 것임을 확인합니다’라는 산나물 등록증이 현수막으로 걸려 있고 “도시에선 이런 거 못 사드레” 하며 외치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쩌렁쩌렁하다. 봄에는 곤드레, 달래, 냉이, 곰취, 두릅 등이 정신없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의 몸값은 최고점을 찍는다. 여름엔 바싹 말린 산나물과 백숙에 넣어 먹으면 좋은 황기 등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눈으로만 보던 정선아리랑을 귀로 들은 건 정선오일장에서 멀지 않은 아라리촌에서였다. 일종의 전통 민속촌인 이곳에선 정선아리랑이 쉴 틈 없이 흘러 나왔다. 게다가 노래가 흘러나오는 진원지는 다름 아닌 자그마한 돌덩이 스피커. 약자의 진통제인 아리랑은 의지할 데 없는 민중의 마음을 구성진 가락으로 다독였다. 풍자미가 돋보이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도 아리랑과 잘 어울렸다. 아라리촌은 양반전의 줄거리를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도록 동상을 세우고 그 앞에 팻말을 꽂아두고 있었다. 가난한 양반이 ‘신분’을 파는 모습, 돈으로 양반 신분을 산 상민이 억지 양반 행세를 하는 모습 등이 차례로 나열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두 손을 번쩍 들고 “양반이 싫소” 하며 줄행랑을 치는 상민 동상이 가장 인기다. 아라리촌의 백미는 ‘집 구경’이다. 돌집, 저릅집, 귀틀집, 굴피집 등 전통 가옥이 한데 모여 거대한 전시장을 이뤘다. 어떤 집이든 간에 척박한 땅을 맨손으로 일궈 살았던 산간 지방 사람들의 지혜가 묻어났다. 떼돈 벌던 시절은 간데없고 레일바이크만 굴러가네 선조들이 ‘아리랑’을 가장 많이 불렸던 시기는 조선시대 흥선대원군 섭정기로 짐작된다. 경복궁을 재건할 당시, 강제로 동원된 인부들과 그의 가족들은 서러운 마음을 달래고자 노래를 불렀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그들의 애환은 아리랑 문화를 꽃피우는 자양분이 됐다. 정선아리랑이 한양으로 전파된 시기도 경복궁이 재건될 무렵이었다. 그 단서를 아우라지에서 포착했다. 정선아리랑 전수관이 자리한 ‘아우라지’에 서면 이곳에서 뗏목을 저어 목재를 운반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 ‘떼돈 번다’는 말의 어원도 바로 강원도 뗏목꾼에게서 유래했다. 배를 끌고 정선에서 한양까지 나무를 운반하면 두둑하게 돈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우라지에는 뗏목으로 ‘떼돈’을 벌던 이는 온데간데없고 뗏목이 아닌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여행자만이 가득하다. 레일바이크의 출발점은 강의 상류인 구절리역. 역 입구에는 ‘여치의 꿈’으로 불리는 여치 암수 한 쌍이 서 있다. 여치의 정체는 돈가스, 스파게티 등을 파는 레스토랑이다. 여기서부터 약 50분 동안 페달을 굴려야 아우라지역까지 갈 수 있다. 두 역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 보면 무려 7.2km. 당연히 여기저기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인승은 두 사람 모두 운전해야 하지만, 4인승은 다행히 뒤에 앉은 두 사람만이 운전자다. 4인승 레일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서로 앞자리에 앉으려 옥신각신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러나 막상 타 보면 알게 된다. 선로의 경사가 아래로 기울어 있어 정작 페달을 굴리는 구간은 길지 않다. 발에 약간만 힘을 줬을 뿐인데, 육중해 보이던 바이크가 앞으로 부드럽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스르륵 움직일 때마다 오감이 하나둘 살아났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향기가 코끝을 매만졌고, 컴컴한 동굴을 통과할 때면 서늘한 바람이 두 볼을 훑고 지나갔다.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지는 무성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마음도 잔잔해졌다. 레일바이크가 아니었다면 철로는 그저 애물단지로 구박받았을 것이다. 모 건축가가, 좋아하는 여행지로 ‘폐광’을 꼽았는데 이유가 참 재밌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특정 기능에서 해방될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거다. 그의 말이 떠오르자 더 이상 석탄을 나르지 않는 철로가 새삼 예뻐 보였다. 죽은 기찻길을 레일바이크가 살렸다면 북평면 북평 5리는 항아리와 돌탑이 살렸다. 1990년대 나전광업소가 수명을 다하면서 마을이 쇠락하자 주민들은 돌탑을 쌓아 마을의 번영을 기원했다. 그들의 바람이 닿은 것인지 죽었던 마을은 항골계곡 유원지로 되살아났다. 광업소가 있던 자리는 한국폴리텍대학 정선 캠퍼스가 차지했다. 캠퍼스를 지나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항아리와 돌탑이 나란히 줄을 서 관람객을 굽어본다. 계곡이 줄기차게 흐르는 위로 야외 캠핑장이 설치돼 있다. 화장실과 음수대도 들어서 있어 여름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한때 이곳은 백석봉과 상원산에서 흘러드는 물이 얼음처럼 차가워 ‘한골계곡’으로 불렸다. 계곡 주변을 가득 메운 항아리의 행렬을 보면 왜 한寒이 항缸으로 변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정선 여행이 끝난 뒤에서야 10년 넘게 쓸쓸하게 버려져 있던 폐광 하나가 벌떡 일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적을 몸소 행한 장본인은 문화예술공간 ‘삼탄아트마인’. 올해 5월 전면 개방한 이 공장에선 광부들이 사용하던 샤워실도 작업복을 빨던 세탁기도 전시 작품이다. 삼탄아트마인이 자꾸만 눈에 밟혀 또다시 정선 여행을 계획 중이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www.koreatravel.or.kr ▶travie info 정선오일장┃주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59 아라리촌┃주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로 37 입장료 무료 문의 033-560-2059 아우라지┃주소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길 69 정선 레일바이크┃주소 정선군 여량면 노추산로 745 이용료 2인승 2만5,000원, 4인승 3만5,000원 홈페이지 www.railbike.co.kr 항골계곡┃주소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북평리 444 문의 1544-9053 삼탄아트마인┃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함백산로 1445-44 문의 033-591-3001 samtanartmine.com
  • 비워도 밥 먹어도 쓰린 위장 속… 건강 적신호

    ‘빈속일 때 쓰린 속이 밥을 먹어도 쓰리다. 내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흔히 속이 쓰리면 위가 비어서라고 생각해 뭐든 먹어서 위를 채우려고 한다. 더러는 그러면 증상이 나아지기도 한다. 빈속에 위산이 과다 분비되면 위벽을 자극해 속이 쓰린 것이라고 여기는 것인데, 그런 속쓰림 증상이 반드시 공복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식후에 속쓰림이 더 심해진다면 ‘위궤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위궤양은 위점막이 헐어 점막뿐 아니라 점막근층까지 움푹 파인 상태를 말한다. 주로 50~60대에 많이 발생하며, 위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일상적인 소염진통제 복용이 주요 원인이다. 이 밖에도 술과 담배, 맵고 짠 음식을 먹는 등 좋지 않은 습관이 원인이기도 하다.이런 위궤양은 속쓰림과 복부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밥을 먹으면 통증이 더욱 심해져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약만 잘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되지만 원인이 헬리코박터 감염이라면 제균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 만약 소염진통제를 자주 복용해야 한다면 위산분비 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공복에 속쓰림이 심하다면 ‘십이지장궤양’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위장과 바로 이어진 십이지장의 점막이 염증에 의해 손상된 상태로, 위궤양과 마찬가지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나 소염진통제 과다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위궤양과 달리 20~40대에 많이 발생하며, 공복 상태에서 통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이때 제산제나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다소 호전되는 느낌이 든다. 치료는 위궤양과 비슷하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증상부터 치료까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같은 질환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흔히 속쓰림이 생기면 위산 과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위산이 부족해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영운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궤양은 위산 과다뿐 아니라 위산이 부족한 경우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은 뒤에도 속이 쓰릴 수 있다”면서 “이와 달리 십이지장궤양은 위산 과다로 인해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에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섣부르게 자가진단을 하는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위산에 대항하는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금연·금주가 필요하다.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거나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장 교수는 “위궤양이 잘 낫지 않고 자주 재발하면 악성 위궤양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장영운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
  • 정기적으로 성생활하는 사람이 더 젊어 보여…

    정기적으로 성생활하는 사람이 더 젊어 보여…

    정기적인 성생활이 오랫동안 사람을 젊어 보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윅스 박사의 연구가 애정 생활을 활발히 하는 나이 든 남녀가 그들의 실제 나이보다 5~7세는 더 젊게 보이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왕립 에든버러병원의 노년심리학과장을 지낸 윅스 박사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건강한 성생활의 이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50대 중에서는 평균보다 50% 이상 성생활 하는 사람들이 더 젊어 보였다. 윅스 박사는 “성생활로부터 오는 즐거움이 젊음을 유지하는 핵심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규칙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성생활을 하는 부부는 조기 사망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결과를 보였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성생활은 신체에 즐거움을 주는 천연 화학물질인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한다. 이 물질은 천연진통제로서 통증과 불안을 없애고 쉽게 잠들 수 있도록 한다. 또 순환계를 활성화해 심장에 좋고 건강한 피부색이 유지되도록 한다. 이 외에도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생장호르몬을 분비해 주름을 예방한다. 성관계는 지방을 태우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2013년 영국 심리학협회(BPS) 연례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주통신] 여성 납치 후 ‘현대판 노예’ 강요한 세 남성 체포

    [미주통신] 여성 납치 후 ‘현대판 노예’ 강요한 세 남성 체포

    미국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세 남성이 한 여성과 딸을 납치한 뒤 2년여 동안 강압적인 노예 생활을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각) 미 CNN 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어 약 10대 초반 수준의 의사 능력이 있는 이 여성은 6살 된 딸과 함께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납치된 뒤 노예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연방 검찰은 밝혔다. 이들 남성들은 이 여성에게 집 안 청소를 비롯한 노동을 강요했으며 사나운 개와 뱀을 같이 키우며 여성에게 겁을 주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심지어 이들 남성들은 이 여성이 도망갈 경우를 대비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딸을 때리라고 강요한 뒤 이를 비디오카메라에 담아 협박용으로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부로 이 여성에게 폭행을 자행하여 진통제가 필요하게끔 하여 진통제를 주는 조건으로 노동을 강요해 왔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경에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 연방 검찰은 그동안 조사를 벌인 끝에 이날 이들 남성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급습해 남성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맡은 연방 조사관은 “이 사건은 인간 자유의 가장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현대판 노예제도’가 남아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국토부·기재부 부동산세제 개편 ‘엇박자’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둘러싸고 정부 내 의견이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거래의 활성화가 중요한 쪽에서는 관련 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획재정부 등 재정 수입을 생각하는 쪽에서는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취득세나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땜질식 처방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취득세와 양도세, 종부세 등 주택 관련 각종 세금을 전면 재검토하고 종부세는 폐지하고 재산세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부동산 세제의 골격을 바꾸자는 취지지만 취득세와 양도세 등의 세율을 낮추고 종부세는 폐지하는 등 전면적인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 야심차게 내놓은 ‘4·1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벌써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추가 감세’라는 진통제를 시장에 놓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세정(稅政)을 책임지고 있는 기재부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우리와 아직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국토부가 추가 감세 기대감만 키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5조원 규모인 취득세는 그 자체로 지방세다. 종부세는 세수 전액이 지자체에 교부되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관되고 있다. ‘잘사는 동네에서 많이 거둬 못사는 동네를 도와준다’는 취지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2011년부터 시행된 취득세 감면 때문에 지방 세수가 더욱 부족해졌는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야 할) 종부세가 감소하면 수도권과 지방 간 역차별 문제는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인 양도세를 깎아줬다가는 135조원의 ‘공약가계부’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관련 양도세 규모는 연간 6조원 규모에 이른다. 또 다른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양도세를 깎아준다고 해서 얼마나 집을 더 사겠느냐”면서 “이미 올해 구입 주택분에 대해 향후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 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세제를 더 완화하면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팔·다리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 ‘해표지증’이 뭐길래

    팔·다리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 ‘해표지증’이 뭐길래

    닉 부이치치의 감동 스토리가 네티즌들의 마음을 뜨겁게 울리고 있는 가운데 닉 부이치치의 기형 종류인 ‘해표지증’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닉 부이치치가 태어날 때부터 팔, 다리가 없었던 이유는 ‘해표지증’이라는 기형 때문이다. ‘바다표범 손발증’으로도 불리는 해표지증은 팔, 다리의 뼈가 없거나 극단적으로 짧아 손발이 몸통에 붙어있는 기형을 말한다. 선천적인 이상으로, 몸의 모양이 바다표범과 비슷하다고 해서 불려진 명칭이다. 원인으로는 산모가 임신 중에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계의 약품을 복용했을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리도마이드는 지난 1957~1961년 사이에 유럽을 중심으로 임산부의 입덧 방지제로 널리 사용됐으나 팔, 다리 기형을 가진 아기 1만 2000여명이 태어나는 부작용을 겪은 ‘비극’의 약물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닉 부이치치는 “어머니가 임신 중에 술과 진통제 등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통증도 조기에 치료해야 만성화 막을 수 있어

    만성통증이란 원인질환이 치료됐는데도 계속되는 통증으로, 미국 국립보건원과 국제학회 등에서는 이를 독립 질환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만성 통증 환자가 국내 성인의 10%인 25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고령화와 만성 질환 증가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만성통증의 실체도 점차 밝혀지고 있다. 통증을 느끼는 뇌와 척수 그리고 말초신경의 세포에 비정상적인 변형이 생겨 사소한 통증을 증폭시키거나 통증 신호가 없는데도 통증이 있는 것처럼 느끼고 반응한다. 그런 만큼 부작용도 심각하다. 캐나다 맥길의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요통을 10년 이상 앓은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인지력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회백질 용적이 9.5배나 빨리 줄었다. 또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수면장애·우울증까지 직장생활이 어려워지는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된다. 면역기능 약화와 내분비계 교란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과 암에 취약한 것도 문제다. 물론 진통제는 통증의 강도나 종류에 따라 달리 사용한다. 약한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중간 정도의 통증(통증점수 4∼6)에는 트라마돌계열이나 코데인, 심한 통증(7∼10)에는 모르핀·옥시코돈·하이드로모르폰이나 펜타닐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만성통증이라도 단순요통·어깨통증·관절염처럼 신경 손상이 없는 경우 통증 강도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나 제한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문동언 교수는 “통증은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통증 자체에 의한 신경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통증의 만성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통증이 심해 마약성 진통제로도 조절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신경차단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중독될까 두려워” 마약성 진통제 꺼리는데…

    [Weekly Health Issue] “중독될까 두려워” 마약성 진통제 꺼리는데…

    최근 들어 의료계 안팎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의료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견해는 약간 다르다. 마약성 진통제를 남용할 경우 의존성에 노출되는 등 환자들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국제적 추이는 마약성 진통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지만 일반인들의 뇌리에는 ‘중독’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두고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마약성 진통제란 무엇을 말하는가. -임상의학을 창시한 영국의 시드넘은 “신이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 중에 마약성 진통제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마약(痲藥)을 악마적 의미의 마약으로 오인해 일단 사용하면 중독에 빠진다는 근거없는 선입견이 만들어져 환자의 고통을 방치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마약성 진통제는 쾌락이 아니라 통증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마약성 진통제나 아편양제제로 부르는 게 옳다. 양귀비에서 추출한 모르핀과 코데인, 분자 구조를 아편과 같게 화학적으로 합성한 펜타닐·메페리딘·트라마돌 등이 그것이다. →진통제 분류 기준을 설명해 달라. -단순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인 이브프로펜이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도 비교적 약한 트라마돌·코데인과 강한 편인 모르핀·옥시코돈·하이드로모르폰·펜타닐이 있다. 또 항경련제인 가바펜틴·프레가발린이나 항우울제인 아미트리프틸린·노어트립털린·밀나시프란·둘록세틴 등도 보조적인 진통제로 사용된다. 이런 진통제는 통증의 강도나 종류에 따라 따로 사용하는데, 흔히 약한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를, 중간 정도의 통증에는 트라마돌계열의 약과 코데인, 심한 통증에는 모르핀·옥시코돈·하이드로모르폰이나 펜타닐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한다. →이런 진통제는 어떻게 사용하는가. -단순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신경 손상이 없는 약한 통증에,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신경 손상이 없는 약한 통증과 염증성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강도가 중간 이상인 모든 통증에 사용할 수 있다.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계열의 약은 대상포진 신경통이나 척추 수술 후 통증 등에 1차 진통제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적지 않은 환자들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선호하지만 만성 통증은 이미 중추신경에 변화가 생겨 말초신경에만 작용하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위장장애와 콩팥 손상은 물론 동맥경화증을 가진 노인에게서 혈전을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조절 효과가 뛰어나고, 용량을 증가시키는 만큼 진통 효과도 커져 극심한 통증에 탁월하지만 근거없이 중독이나 의존성을 걱정해 필요한 사람이 사용을 꺼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의사가 처방하는 마약성 진통제가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데다 통증으로 인한 문제가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사실 통증은 통증에서 그치지 않고 집중력·기억력 감소와 수면장애·우울증을 동반하며,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며 내분비계를 교란하는가 하면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과 암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심한 통증을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것도 입증된 사실이다. 실제로 대한통증학회가 2009년에 만성 통증환자 1037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한 결과, NSAIDs 등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중 49%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효과를 본 환자 중 92.6%가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사용하기를 원했다. 주목할 대목은 통증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던 일상생활 능력이 통증 치료로 회복됐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제한했는가. -행정편의주의도 없지 않았고, 중독 등 사회문제를 우려해 의사와 환자 모두 사용을 기피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남용 피해보다 통증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 및 삶의 질 저하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의료 선진국들도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하는 추세다. →정말로 의존성 우려가 없나. -마약성 진통제는 NSAIDs보다 통증 조절효과가 뛰어나지만 항상 중독 우려가 문제로 인식됐다. 중독은 쾌락을 경험하면서 발생하는 행동장애인데, 만성 통증환자들은 뇌의 마약수용체가 현저히 줄어 있을 뿐 아니라 쾌락을 느끼는 신경반응체계 일부가 차단돼 있어 의존성 위험이 크지 않다.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 라자 교수 연구에 따르면 3% 미만의 환자에게서만 의존성이나 중독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알코올 중독 등 약물 남용 경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이다.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 통증은 무엇인가. -대상포진 신경통이나 만성 척추질환, 척추수술 후 통증, 외상이나 수술 후 신경손상에 의한 각종 신경병증 통증 등은 뇌와 척추신경을 포함한 신경계 자체에서 오는 통증이므로 마약성 진통제를 써야 한다. 이런 통증은 강도가 출산 고통보다 더 강한데, 이때는 항경련제나 항우울제를 먼저 투여하고, 충분치 않으면 마약성 진통제를 같이 투여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다른 부작용은 없는가. -흔히 어지러움·구역·가려움·구토·변비 등이 생길 수 있으나 변비를 제외한 부작용은 용량 조절로 금방 해소된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드물게 면역계나 내분비계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통증의 부작용이 더 심각하므로 사용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만성 통증의 경우 암환자와 달리 마약성 진통제의 보험 적용에 용량이 제한돼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특히 1회에 한달치만 처방하도록 해 강한 통증이나 지방 환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런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진통제의 겉과 속

    진통제만큼 일상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약도 흔치 않다. 최근 특정 진통제의 어린이용 시럽을 두고 빚어진 작은 소동은 우리가 얼마나 진통제의 영역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말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제는 그 영역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현대인들이 다양한 통증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통증을 억제할 방법이 있는데 무작정 이를 참고 견디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진통제는 안 먹어서 얻는 것보다 먹어서 얻는 게 훨씬 많기 때문이다. 흔한 감기약에서조차 빠지지 않는 진통제가 우리의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아직도 진통제를 잘못 아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가장 흔한 오해가 ‘진통제는 안 먹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안 먹어서 좋은 것은 진통제 뿐만 아니라 모든 약이 다 그렇다. 그러나 먹어서 얻는 것과 안 먹어서 잃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하다. 통증이 노이로제와 우울증까지 유발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정해진 용법만 지킨다면 진통제를 먹어서 고통을 빨리 해소하는 게 이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통제도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카페인 성분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자주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카페인 함유 여부를 따져보는 게 옳다. 특히 카페인 부작용에 취약한 청소년은 무카페인 진통제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통증 때문에 빈 속에 진통제를 먹는 사례도 흔하다. 하지만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는 위장관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후 30분 복용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이라면 따로 공복 여부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미리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진통제를 구입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진통제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심한 통증을 겪는 사람 중에 더러는 2~3회용을 한꺼번에 복용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약의 효과보다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부작용을 걱정해 너무 적은 양을 먹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다. 약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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