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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거품 밀레니엄은 안된다

    분위기를 깨서 상당히 죄송한데,밀레니엄은 거품이다.달력의 숫자가 2,000년으로 올라간다고 갑자기 천년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한 해가 지나갔을뿐이다.또 2,000이라는 숫자로 표기된다고 그 해가 우리가 이제까지 맞은 다른 해보다 특별해야 할 이유도 없다.그런데 왜 이 난리? 모두들 테크노피아의 그림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다. 세기말이면 등장하는 종말론적 예측은 한 번도 들어맞은 적 없다.종교적 종말론이든,세속적 종말론이든.미래학적 전망은? 그것도 믿을 수 없다.가령 금세기 중반에 컴퓨터라는 물건을 발명했던 어떤 과학자는 20세기 말의 컴퓨터는 무게가 1t 미만일 것이라고 올바르게(?) 예언한 바 있다. 경제학적 예측? 마찬가지다.가령 이 나라가 IMF로 치닫던 시절 어느 시장경제 전문가는 한국경제,끄떡없다고 예측한 바 있다.어쩌면 경제전문가란 어제한 예측이 오늘 왜 안 들어맞는지 내일 분석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모두들 새 천년에 들어가 살 가건물을 지어놓고 거기에 장밋빛 페인트칠을 하기에 바쁘다.엊그제 뉴스를 들으니 성대한 입주식이 열릴 예정이라 한다.서울시 여기저기에 새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대한 문을 짓는다는얘기도 들린다.해가 제일 먼저 뜨는 태평양 피지섬에서 채집한 불을 영구히보존할 곳을 짓는다는 얘기도 들린다.다 좋은 일이다.그러나 제대로 된 장애인 시설,제대로 된 도서관 하나 없는 나라에 이런 행사를 할 돈은 얼마든지있다는 사실이 난 너무나 신기하다.이게 바로 결식아동 20만,최저생계비 이하의 극빈층이 1,000만 명이 넘는 동방의 어느 나라에서 새 천년을 맞는 독특한 방식이다. 우리를 IMF로 이끌었던 그 요인들은? 곧 IMF를 졸업한다고 하나 사실 뭐 하나 제대로 개혁된 것이 없다.부정부패는 여전하고,날림과 땜질도 여전하다. 지금도 백화점과 다리는 열심히 지어지나,이것들이 삼풍이나 성수대교처럼무너지지 않으리라 누구도 자신하지 못한다.지금 우리가 들뜬 마음으로 요란하게 짓는 장밋빛 미래의 풍선 역시 언젠가 허무하게 퐁! 하고 터지지 않으리라고 나는 장담할수 없다.씨랜드화재사건이 터지자 난리를 치는 시늉을 냈지만,결국얼마 안 있어 똑같은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던가.인천 호프집화재사건을 보고 이 나라를 못 믿어 끝내 훈장을 반납하고 이민을 떠나야 했던어느 전직 운동선수는 어쩌면 현명한 판단을 했는지도 모른다. 경제발전을 일으킨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얘기도 들린다.우리의 새 천년은 죽은 독재자에게 봉헌하는 신전과 함께 시작될 모양이다.재미있는 현상이다.‘라인강의 기적’으로 알려진 독일.거기서 경제발전이 아데나워 수상 덕이었다고 하면 모두들 웃는다.경제발전의 ‘원인’을 찾는 대신‘은인’을 찾아 감사하려 들고,경제위기가 오면 원인을 찾아 고칠 생각을하지 않고 성토할 범인을 찾는 것.이 황금가지식의 주술적 사고방식을 합리적 사고로 바꾸어놓지 않는다면,새 천년이 찾아와도 우리는 세계 속에서 여전히 과거를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새 천년 맞이가 장밋빛 미래학적 전망을 그리는 데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미래의 상을 SF적 공상으로 채울 필요는 없다.그저 우리의 현실을 굽어보며 뜯어고칠 것을 하나 하나 찾아내 꼼꼼하게고쳐나갈 때,바로 그안에서 우리의 미래는 구체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새 천년을 맞는 우리의감회는 근거없는 희망에 들뜬 부푼 마음이어서는 안 된다.우리가 저지른 잔인한 과거를 참담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냉정함이어야 한다.새천년의 희망. 그것은 값싼 공상의 산물이 아니라 아픈 노력의 산물이어야 한다. [진중권 자유기고가]
  • [인터뷰]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진중권씨

    “우리 사회의 비평문화는 너무 ‘인격론’에 치우쳐 있습니다.논리적 비판을 인신공격으로 치부한 나머지 의견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의 저서에서 특유의 풍자적인 필치로 세간의화제를 모은 자유기고가 진중권(陳重權·36)씨가 최근 독일서 귀국,새 비평지 ‘아웃사이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아웃사이더’는 제호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기성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이 으뜸가는 기조라고 할 수 있다.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에 쌍벽할 비평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격월간으로 11월말경에 창간될 이 비평지는 진씨를 비롯해 시인 김정란씨,재불평론가 홍세화씨,그리고 자유기고가 김규항씨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진씨는 “각자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큰 매력일 수 있다”며 초창기에는 4인체제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일단 현실정치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사회의 일상적 문제,즉 권위주의,비합리주의,파시즘 등에 대해서도시선을 놓치지 않을 방침이다.“비판은 하되 공격 일변도보다는 생산적 대안모색도 병행하겠다”는 것이 진씨의 설명이다.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진씨가 사회·예술비평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외국생활이 한 동기가 된듯하다.“‘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독일에서는 당시 집권자인 아데나워 수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독 경제건설을 마치 박정희 개인의 업적인양 미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밖에서 보니 ‘문제’라고 느껴집디다” 진씨는 당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비평은 그의 영원한 ‘화두’인듯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빠리의 택시운전사’ 조선일보에 일갈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사진)씨가 ‘대(對) 조선일보전(戰)의 투사(鬪士)’로 나섰다.현재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홍씨는 ‘인물과 사상’ 10월호에 실린 ‘한국지식인에게-극우 조선일보의 진지전과 한국의 지식인’이라는 글에서 ‘지식인 전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에서 오랜 망명생활을 한 홍씨가 조선일보 비판의 첫 접근점으로 삼은 것은 100년전에 발생한 ‘드레퓌스사건’.홍씨는 “당시 프랑스의 극우신문들은 뻔한 진실을 외면한 것은 물론 유언비어까지 퍼뜨리며 드레퓌스가 반역자라고 떠들어댔는데,요즘 조선일보가 그런 셈”이라면서 “결국 프랑스와 한국은 100년의 시차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홍씨는 이어 “그럼에도대다수 한국인들은 ‘시차’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로▲극우 헤게모니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극우언론의 진지전 ▲극우 헤게모니와 싸우지 않고 오히려 ‘조선일보’의 진지(구축)전에 놀아나는 한국의 지식인 등을 들었다. 홍씨는 또 “‘보수’는 간직해야 할 가치를 전제한다”며 “‘사상검증’을 일삼는 조선일보는 보수도,자유민주주의도 아닌 극우”라고 단언한다.특히 “조선일보를 비롯한 극우세력의 목적은 극우 헤게모니를 지키는데 있으며 그들이 가진 무기는 반공주의·반북(反北)주의”라면서 “최근 냉전의식의 약화,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등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사냥전략’을 두고 그는 “‘조선일보’는 ‘한국논단’처럼계속 기동전을 펴지는 않으며 오직 극우헤게모니에 영향을 미칠 ‘사건’이나 ‘인물’만을 골라 공격한다”면서 조선일보가 최장집 교수를 사상검증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본격적인 ‘조선일보 불매운동’을 제안하고 있는 홍씨는 “조선일보와의싸움이 쉽지 않겠지만 목표물이 정확히 보인다는 점에서 이미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면서 “조선일보는 ‘조선일보를 사지 않고 읽지 않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말했다.홍씨는 시인 김정란씨,비평가 진중권씨 등과 함께 11월경 격월간으로 비평전문지 ‘아웃사이더’를 창간한다. 정운현기자 jwh59@
  • 문화비평가 진중권씨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우익인사 비판서 눈길/박정희 추종자에게 풍자와 독설 대한민국 우익 개구리의 배를 해부했더니 썩은 내장들이 드러났다.국수주의,군국주의,전체주의,몽골 인종주의,아류 제국주의,변태적 낭만주의…. 일본에서 들여온 썩은 폐기물이다. 문화비평가 진중권씨가 월간조선 편집장 조갑제씨,소설가 이문열,이인화씨,종교인 박홍씨 등 평소 글이나 주장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추종자들에게 풍자와 독설을 퍼부었다.책 제목도 조씨가 박정희에 대해 조선일보에 연재하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에 맞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전2권·개마고원 펴냄)라고 지었다. 진씨는 우익인사들의 주장은 아시아적 가치나 유교 자본주의로 덧칠되지만 실상을 벗겨보면 전체주의에 맥이 닿아 있다고 말한다. 즉 이인화의 인간의 길에 나타난 이데올로기,조갑제의 박정희 철학,개발독재론 등은 나치의 변태적 낭만주의,일제 군국주의 파시스트 이데올로기의 복사판이라는 것이다. 진씨는 이들의 글이나 주장을 인용,우익들을 논박한다.이들의 논리로 이들의논리를 반박하는 이른바 텍스트 해체 전법이다. 이 충무공 정신은 화랑도의 이조적 중흥이다. 박정희의 말이다.이후 전국국민학교 교정에는 구리로 만든 이순신과 반공소년 이승복의 동상이 무더기로 세워졌다.진씨는 이승복 동상이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가르치는 파시스트 광신의 상징이라면 이순신은 박정희가 민족의 태양이라고 가르치는 파시스트 국가주의 이념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조선일보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퍼붓고 있는 이념공세도 안보 상업주의에 기초한 수구세력의 결집과 김대중 정권의 개혁에 발목을 잡기 위해 벌이는 추악한 전쟁이라며 조선일보와 일부 극우세력의 사상검증 요구는 명백한 ‘위헌’이며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 계간‘인물과 사상’ 진중권씨 ‘김일성과 박정희,황장엽과 조갑제’

    ◎극우파·전체주의자는 한배에서 나온 형제/한국적 민주주의·조선식 사회주의 닮은점 많아/오제도 변호사·황장엽씨 의형제 ‘어울리는 만남’ 전북대 강준만교수가 펴내는 계간지 ‘인물과 사상’(개마고원 펴냄) 8권이 나왔다. ‘출판의 언론화’,‘1인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지난 96년 10월 첫권이 나왔으니 창간 두돌을 맞은 셈이다. 이번 호에서는 진중권씨(베를린 자유대 박사과정)의 ‘김일성과 박정희,황장엽과 조갑제’가 눈길을 끈다. 진씨는 황장엽씨와 월간조선 편집부장 조갑제씨의 글을 통해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한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와 ‘주체’의 조국 김일성의 조선식 사회주의 사이에는 놀라운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황씨는 김일성 주체사상의 이론가,조씨는 박정희 대통령 신봉자라는 것이 진씨의 설명. 진씨는 “시위와 파업은 인민에게 큰 손실을 줄 뿐아니라…폭력적으로 지도권을 장악할수 있다…폭력을 쓰는 자에 대하여는 폭력을 적용해야 하며 총살까지 해야 한다”(황장엽),“60∼70년대의 한국은 서구와 사회발전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할수 없고…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제한해야 한다”(조갑제)는 글에서 주체사상의 전체주의적 역사관과 박정희의 파시스트적 역사관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말한다. 진씨는 “이처럼 극우파와 전체주의자들은 한배에서 나온 형제이기 때문에 반공검사로 유명한 오제도 변호사와 황장엽씨가 의형제를 맺은 것은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어울리는 만남”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호에는 또 참여연대가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기 위해 개혁대상인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것은 제도 만능주의라며 참여연대의 제도결정론을 비판한 ‘김대중 정권을 어떻게 지지하고 비판할 것인가’(강준만),영어공용화 논쟁과 관련,먼 미래에는 민족어와 영어가 공용어로 되는 이중언어사회가 될 것이라는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고종석)도 실려 있다. 강 교수는 머리말에서 “한국에선 이데올로기 이전에 연고주의가 모든 걸 결정한다”며 “인물 자체를 개입시켜 평가하고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1차적인 힘인 연고주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인물과 사상의 무게중심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지식인들은 지독한 권위주의를 버리고 자성해야 한다”며 “내년 초에 나올 9권부터는 수구기득권 세력에 속하는 지식인들의 위선과 기만 폭로에 주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방향을 소개했다.
  • 알기쉽게 풀어 쓴 미술교양서

    ◎귀신먹는 까치호랑이­「민화」의 세계 다룬 에세이풍의 연구서/춤추는 죽음­각 시대 작품은 죽음을 어떻게 말하나/내마음속의 그림­고전∼현대 국내외 작가 50명 작품 단상/시대의 우울­런던·파리 등 유럽도시의 문화적 인상 우리는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아름다움과 즐거움,고통 등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한다.미술작품을 보고 느끼는 행위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것이어야 한다.그러나 미술은 왜 여전히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일까.미술을 진정한 삶의 동반자로 삼을 수는 없을까.최근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미술교양서들은 무엇보다 그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미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데 역점을 두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귀신먹는 까치호랑이」(김영재 지음,들녘),「춤추는 죽음」(진중권 지음,세종서적),「내 마음속의 그림」(이주헌 지음,학고재),「시대의 우울」(최영미 지음,창작과비평사) 등이 그런 자리를 차지하는 책들.4권 모두 풍부한 시각적 이미지와 쉽게 풀어쓴 글로 일반대중에 다가서고 있는 점이돋보인다. 「…까치호랑이」는 우리 민족의 신화와 상징이 담긴 민화의 세계를 다룬 에세이풍의 연구서.이 책은 민화라는 이름이 과연 우리에게 합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민화는 일본인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유종렬)가 「오오츠에(대진회)」라는 일본의 민속회화에 붙였던 명칭에서 비롯됐다.오늘날 우리가 민화라고 부르는 그림은 17∼18세기 조선에서 흔히 그린 것으로,표면적으로는 당시 중국을 지배하던 청나라의 상징체계를 빌리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동이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지은이는 이같은 맥락에서 동이문화 즉 한국문화의 원형질을 이루는 민화를 「천인화」라고 부를 것을 제창한다.『하늘의 뜻이 깃들인 이 땅에서 하늘의 기쁜 소식을 누리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하늘백성의 소박한 기원을 도장 찍듯 새겨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다.이 책은 민화를 하늘그림,땅그림,사람그림 등으로 나눠 고찰한다. 서구의 중세인들은 수천년 동안 죽음의 품안에서 살았다.그들은 늘 죽음을 생각하며 경건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냈다.죽는다는 것에 너무나 익숙했던 셈이다.그들에게는 죽음에 대항하는 전략으로 수천년 동안 서양문명을 지배해온 기독교 이데올로기인 「부활」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중세가 저물고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 시대에 이르자 죽음은 서서히 야성화하기 시작,마침내 인간에게 공포스런 존재로 변했다.최근 출간된 「춤추는 죽음」은 이처럼 시대에 따라 변천해온 죽음에 대한 관념을 「서양미술에 나타난 죽음의 미학」이라는 일관된 주제아래 살핀다.각 시대의 예술작품이 죽음에 대해 「무엇」을 말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말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르브낭(revenant)」「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아르스 모리엔디(ars moriendi)」「에로스와 타나토스」「창조적 멜랑콜리」「바니타스,바니타스…」「죽음의 형태학」 등 25편의 글이 실렸다. 「내 마음속의 그림」은 고전에서 현대까지 국내외 작가 50여명의 작품에 대한 단상을 담은 책.지은이는 천경자의 「생태」에서 자기애로서의 여성애를 발견하며,달리의 「나르시스의 변형」에서는 문명의 심장에 꽂힌 칼을 보고,벤 샨의 「해방」에서는 해방은 고통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끌어낸다.『미술을 생활화하는데 있어 가장 커다란 적은 미술에 대한 무지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향한 자신의 정당한 욕구를 억압하는 것』이라는게 이 책의 결론이다.이밖에 「시대의 우울」에는 런던·파리·밀라노 등 유럽 주요도시들의 문화적 인상과 미술관 관람소감 등이 실려있다.시집 「서른,잔치는 끝났다」의 주인공답게 지은이는 이 책에서 미술작품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는 시적 감상을 드러내는데 힘쓴다.수많은 렘브란트의 자화상 앞에서 혹은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 피에타」나 브뤼겔의 「이카로스의 추락」 앞에서 끝없이 참된 자아를 찾아 고투하는 시인의 내면풍경이 재치있는 문장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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