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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맞이 정비/차밑바닥도 물청소를/겨울용품→엔진 점검→세차순

    ◎스노타이어 교체­공기압 높이길/창문·트렁크 열어 습기제거해야 빙점을 맴돌던 수은주가 영상으로 올라가면 겨우내 추위에 찌들었던 자동차는 봄맞이 대청소가 필요하다.요즘 자가운전자들 사이에는 차량정비라면 무조건 카센터에 갖다 맡기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러나 자신이 몰고 다니는 차의 청소와 간단한 정비쯤은 직접해야 경비도 절감되고 차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 높아진다.봄철의 자동차 손질요령은 우선 겨우살이 용품의 정리 보관,차량 부위별 상태확인,오일류 점검 그리고 세차등 체계적으로 순서를 정해 실시하는 것이 좋다. 겨우살이의 필수품이었던 체인은 녹슬지않게 흙이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음 스노타이어,성에방지용 각종 용품등과 한데모아 보관한다.일반용 타이어로 갈아 끼우면서 낮추어 뒀던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선 까지 높여준다.그다음 보닛을 열어 엔진룸을 점검한다.먼저 겨울철에 사용량이 많았던 배터리의 충전량을 살피고 엔진주변에 끼어있는 먼지와 기름때등을 물걸레로 깨끗이 닦아준다.스파크 플러그도 못쓰는 칫솔을 이용해 소제해주는 것이 좋다. 오일류는 수시로 점검을 해야되므로 봄이 됐다고해서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다.단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브레이크사용이 많으므로 브레이크액의 양을 확인해 봐야한다.또 브레이크 라이닝의 상태도 점검해서 제동시에 「삑」소리가 날 정도로 닳아있다면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동차의 봄맞이 청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세차다.겨울철 노면에 제설용으로 뿌렸던 염화칼슘이 흙,먼지등과 뒤범벅이 되어 차량밑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방치해 두면 차체가 부식되기 쉽다.한편 춥다고 히터를 틀어놓은 채 창문은 꽁꽁 닫아놓고 운행했기 때문에 차안에 습기와 냄새가 배어있기 쉽다.봄 햇살이 따스한 날을 택해 창문과 트렁크를 활짝 열어 2시간정도만 세워두면 차안에서도 봄을 느낄수 있게 된다.
  • 유전자감식 수사 잇단 개가/혈액·분미물 등서 염색체 뽑아 검사

    ◎법원서도 증거채택 사례 날로 증가 지난해 3월 대검찰청에서 유전자감식을 수사에 활용한 뒤부터 이같은 첨단과학수사기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전자감식은 혈액·머리카락은 물론 세포가 존재하는 모든 신체조직과 땀·눈물등 분비물에서 채취된 염색체의 배열·물질성분 등이 사람마다 지문처럼 다른 점을 이용,범인을 잡는 기법이다. 이때 동일한 분석이 나올 가능성은 1백25만분의1∼1억분의1 정도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대검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살인·강도·강간사건등 모두 57건의 사건에서 2백80점의 증거물을 수거,66%에 달하는 38건에서 염색채(DNA)를 검출해 피의자 여부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자료로 활용했다. 이같은 기법은 과거 지문이나 목격자에 의한 몽타주에 의존하던 수사기법을 더욱 정교하면서도 획기적인 차원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이 수사에 유전자감식을 사용,결정적인 단서를 얻은 사례를 살펴본다. ▷수원 강간살인사건◁ 지난해 11월15일 상오2시쯤 평택시 원평동 이모씨 집에서 딸 이모양(17)이 폭행당한 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혐의자의 음모 3점을 확보하고 숨진 이양의 몸속에 있던 체액을 채취,유전자 감식을 통해 용의자였던 박정식씨(22)를 범인으로 밝혀내고 법원에 증거로 제출해 유죄를 인정받았다. ▷진주 존속살인사건◁ 지난 1월4일 진주시 상봉서동 상봉아파트 1동 310호 조미화씨(47·여)가 흉기로 온몸이 찔린 채 숨졌다. 검찰은 피해자 주변인물을 살피던중 당일 알리바이가 불분명한 조씨의 친딸 오정화양(22)과 오양의 애인 송경원씨(20)를 지목,뒤를 쫓다 이들의 옷에 묻은 혈액으로 유전자감식을 했다. 그 결과 이들의 T셔츠·자켓등에 묻은 피가 숨진 조씨의 것과 같은 혈액형임을 밝혀내고 추궁,평소 자신을 냉대하던 친어머니를 애인과 함께 모의해 흉기로 찌르고 목졸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간통혐의자 구속◁ 지난해 9월 민모씨(33·서울 양천구 신정1동)와 남모씨(30·여)가 간통혐의로 민씨 부인에 의해 고소됐으나 1차 수사결과 이들이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데다 남씨 몸속에서 체액채취가 불가능,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남씨가 입었던 속옷을 정밀검사한 결과 유전자감식이 가능하다고 판단,감식결과 민씨의 정액을 검출한뒤 추궁했으나 이들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해 결국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게 했다.
  • 한파속 등산객참변 잇따라/설악·지리산 등 3곳

    ◎5명 탈진사망·4명 실종 갑작스런 추위가 몰아닥친 연휴 이틀동안 전국에서는 산을 오르던 등산객 3명이 추위속에 탈진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산청】 1일 상오7시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지리산중턱 칼바위계곡에서 등반에 나섰던 김수진씨(21·여·부산시 부산진구 당감4동 252의46)와 이수연씨(20·여·부산시 부산진구 당감4동 666의7)등 2명이 탈진,진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함께 등산에 나섰던 임성환씨(20)에 따르면 28일 상오 (주)화승에 근무하는 회사원인 일행 5명이 중산리를 출발,지리산 천왕봉을 오른뒤 하산하던중 숨진 김씨등이 길을 잃고 헤매다 동료인 문기상씨(28)등을 만나 칼바위계곡까지 하산했으나 피로와 추위로 김양등이 탈진했다는 것이다. 【속초=조한종기자】 1일 상오6시쯤 강원도 양양군 서면 대청봉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등반에 나섰던 김동식(25·여·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가 195) 마은영(25·여·서울 중랑구 면목4동 699) 주일하(25·서울 노원구 상계동161) 허장범씨(31)등 4명이 실종됐다고함께 등반하던 이석주씨(29)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28일 상오7시쯤 (주)신한개발 회사동료 21명과 양양군 서면 오색리를 출발,설악폭포까지 등반한뒤 하산하려 했으나 마씨와 주씨등 2명이 대청봉까지 올라갔다 오겠다고 한뒤 소식이 끊겨 김씨와 허씨가 찾아나섰는데 이들마저 소식이 끊겼다. 경찰은 실종된 김씨등이 산장등에 대피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찾고 있다. 28일 하오11시쯤에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3리 광덕산정상(해발 1천45m)에서 산악회원들과 등반에 나섰던 김광복씨(60·경기도 광명시 광명6동 372의2)가 추위속에서 탈진해 숨졌다. 김씨는 이날 상오11시쯤 산악회원 11명과 함께 겨울등산장구도 갖추지 않은채 산행을 떠났다 80㎝이상되는 눈과 영하11도이하의 추위속에서 이같은 변을 당했다. 【울진】 1일 상오3시쯤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리 매봉산(해발9백99m)에서 포항제철 사원 이상훈씨(33·경북 영일군 이천면 구정동 제일아파트 105동 103호)등 남녀 4명이 산을 내려오다 길을 잃어 이씨와 박상순씨(24·여·포항시 해도2동 80의22)등 2명이 탈진해 숨지고 이득실(32·포항시 환호동 청우맨션 105동 201호),최효선씨(21·여·포항시 대신동 78의17)등 2명은 이날 하오1시쯤 하산해 경찰에 신고했다.
  • 여행원 공금 5억 유용/고리주며 예금유치하다 사고/외환은 진주지점

    외환은행 진주지점의 여행원이 무리한 예금유치경쟁으로 높은 이자로 예금을 끌어들이다 5억여원의 공금을 유용한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은행감독원과 외환은행에 따르면 외환은행 진주지점의 윤혜란씨(26)는 본부의 예금유치 캠페인에 따라 3년전부터 친지들의 소개로 여유자금을 갖고있는 고객들에게 높은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고 1백억원대의 예금을 유치,정상이자와의 차액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다른 고객들의 구좌에서 돈을 빼내 이자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윤씨가 지난 3일 대한교보 본점에 8천만원의 송금을 의뢰한 진주영업점 정모양에게 수기 무통장입금증을 주었다가 다시 회수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대한교보 진주영업점 간부들의 고발로 드러났다. 윤씨는 검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 북경문화사절단 내한공연/오늘부터 마술·곡예·경극 등 선보여

    중국의 대표적 예술공연단인 북경문화사절단이 펼치는 「베이징나이트」특별공연이 26∼27일 이틀동안 서울 롯데호텔과 잠실롯데월드무대에서 열린다. 장백발북경시부시장을 단장으로 내한한 북경문화사절단은 지난49년 창단이후 지금까지 70개국에서 4백여회에 걸쳐 해외공연을 해온 중국 최고의 민간외교사절. 이번에 공연을 갖는 북경문화사절단은 기술과 연기면에서 세계 최정급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용,곡예,마술,가창,무술은 물론 중국 전통 오페라인 경극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번 「베이징나이트」를 통해 한국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한국초연으로 기록될 「손오공과 18나한」「갈림길」「무지개다리위에 진주선물」등 3편의 연극은 북경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65명의 단원들이 펼치는 이번 내한공연 일정은 26일과 27일 각각 하오 6시 롯데호텔과 잠실롯데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디너쇼로 진행된다.
  • 노조 자진해산 늘고있다/경남,작년 72개사…마창노련은 13사 남아

    ◎경기침체속 노동운동 온건화영향 뚜렷 최근 계속된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들이 조업단축이나 인력감축등 자구책을 모색하고있는 가운데 경남도내 주요 공단의 기업체 노동조합들이 자진해산하거나 해산을 서두르고있어 앞으로의 노사관계에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경남도가 도내 기업의 노동조합조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한햇동안 노조가 해산된 기업체는 모두 72개사로 지난 91년의 41개사보다 75%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근로자들 스스로가 노조해산을 결의해 노조가 해산된 업체는 창원공단내 현대기공과 우림기계를 비롯,울산 신한종합비료,양산 한국신송전타일등 모두 50개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창원공단의 경우 국제철강등 7개사의 노동조합이 지난해 해산했으며 지난 87년 결성당시 창원공단내 세일중공업,대림자동차등 22개사와 한국수출자유지역의 한국산본등 10개사를 비롯,모두 32개사노조가 가맹했던 「마창노련」에서도 지금까지 19개사 노조가 탈퇴했거나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동조합은 설립돼 있으나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채 해산절차만 남겨두고있는 노조도 진주 태화정밀,울산 유일공업등 3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돼 앞으로 노동조합해산 현상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지역 노동운동은 올봄부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단체협상과 임금인상을 둘러싼 산업체 현장의 노사분규가 한결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주요생필품값 곧 자유화/곡물·원자재 우선

    ◎국영기업 경영구조도 개편 【북경=최두삼특파원】 중국은 올해 지난 10년동안 계속돼온 곡물·석탄 등 주요생필품 가격통제를 해제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진금화중국국가경제체제 개혁위원회주임(장관)이 19일 밝혔다. 중국정부는 그러나 가격자유화에 따르는 인플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시기 선택에도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진주임은 덧붙였다. 중국이 주요 생필품 가격을 자유화할 경우 석탄 원유 전기 철강및 열차화물운송비 등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임은 이어 중앙정부가 금년에 ▲국영기업의 경영구조 개편 ▲경제운용에 따른 정부기능축소 ▲가격개혁 ▲전국적인 시장망 확대 등 주요 개혁을 단행할 계획이라면서 중앙은행 당국도 이같은 정책방향에 발맞춰 통화공급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통화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수필가 피천득씨(이세기의 인물탐구:16)

    ◎티없이 순수한 글에 고결한 기품 가득/자연·인간심리의 섬세한 현상들 묘사 주력/황홀·찬란하지 않은 언어로 인생향취 음미/부모 일찍 여의고 도산·춘원 등에 문학·인생의 멋 배워 『난영이 잘 있나요?』하자 『그럼 잘있구 말구.세영이 엄마,난영이 데려와요』한다. 금예 피천득씨가 사는 구반포아파트에는 노부부와 난영이가 있다.어린 난영을 위해 그는 지금도 날마다 낯을 씻기고 머리에 빗질을 해주고 1주일에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난영은 요즘 엷은 청회색 봄쉐터에 멜방이 달린 남색바지,그보다 더짙은 감색 양말을 신고 있다. 난영은 피천득씨의 또하나의 딸이다.그의 「새털같은 머리칼을 적시며」의 주인공인 딸 서영이 미국으로 가버리자 마음을 달랠 수 없던 그는 대신 난영을 돌보게 되었다. 난영은 지금부터 40년전,그가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없는 서영을 위해 사온 서양인형이다.이제 금빛 머리칼은 퇴색한 브론드지만 천진하고 밝은 얼굴,푸르고 맑은 눈동자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부모의 정성과 손길이 그만큼 자상했던 탓이리라.난영의 봄쉐터와 바지 골무만한 털 양말은 부인 임진호여사(78)가 부군이 시키는대로 손수 떠서 입힌 것이다. 우리는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금예의 「인연」이란 수필을 잊지 못한다. 10대와 20대 40대에 걸쳐 세번 만나게된 한 소녀와의 운명적 인연을 짤막한 글속에서 산호와 진주처럼 표현하여 어른이 된 지금도 사춘기의 애잔한 추억으로 남게하고 있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사람의 도리와 경우,삶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면서 이른바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을 추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의 절개와 기품을 꼿꼿이 지키고 있다. ○삶의 행복 글속에 담아 그의 시의 소재는 언제나 자연과 인간 심리의 섬세한 현상을 교차시키는 것이 특징이다.설움과 심사가 「구름같이」피어나고 「물결같이」일어난다.그리고 「저 바다 소리칠때마다」그의 가슴이 뛰고 「저 파도 들이칠때마다」그의 피는 끓으며 그의 마음은 바다로 하늘로 달음질친다. 그의 글들은 티없는 옥천이다.그는 정수만을 쓰기위해 혼신을 다하고 온오을 드러내는데 전력하며 그의 처신은 언제 어디에서나 경홀(경홀)과 당혹함이 없다.작은것을 말하면서 큰 것을 암시하고 비탄에 앞서 비장미의 감동을 담고 있다. 그가 「수필」에서 쓴 것처럼 그의 「수필은 청자연적이다.수필은 난이요,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서른여섯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그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고」「황홀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않고」「언제나 온아우미」하다. 금예는 서울사람이다.종로 화신 건너편에서 신전을 열어 가죽신장사로 부자가 된 피원근씨와 김수성여사의 독자로 태어났다.그러나 7세때 부친을 잃은 그는 서화와 거문고에 뛰어난 어머니로부터 예능과 문장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름이면 모시,겨울이면 옥양목」,모시처럼 섬세하고 깔끔하고 옥양목처럼 깨끗하고 차가운 「엄마」가 그에게 있었던 것은 「타고난 영광」이라고 표현한다.「엄마같은 애인」「엄마같은 아내」를 갖고싶어했고 또하나 간절한 소망은 「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그의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그가 10세때 30세의 나이로 어머니마저 타계하자 어머니에 대한 한과 그리움이 시와 수필속에서 절절히 사무치게 된것같다.그래서 딸 서영을 「엄마가 하느님께 부탁하여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서영의 일거 일동을 섬세하게 지키는건 물론 유치원서 국민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거의 매일이다시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곤 했다.딸도 아빠를 따르고 섬기고 아빠가 원치않는 것은 어기지 않는다.그런 서영이 서울대 화학과 졸업후 미국으로 가버렸을때의 허전함과 허탈은 누구도 쉽게 짐작할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딸과 어머니외에 그의 구원의 여상은 성모마리아와 단테의 베아트리체,헤나의 파비올라,「둘이서 걸어가기엔 좀 좁은 길이라고 여겨지는 알리사」,그리고 「자존심이 강하여 싱싱하면서도 수줍어할때가 있는 푸른나무와 같은 여성」「마음을 허공에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 않으며」신의 존재·영혼의 존엄성·진리와 사랑의 기도를 열심히 믿으려고 애쓰는 여성이다. 또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하고 동정을 주는데 인색치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여기는 미소같은 유머를 지닌 사람들에게 그는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1926년 춘원의 권유로 상해유학을 결심한것은 공부도 공부지만 도산 안창호선생을 만날수 있다는 호기심과 기대도 그 하나의 이유가 된다. 큰 기대에는 환멸이나 실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도산을 처음본 순간의 기쁨은 마치 김강산을 처음 봤을때의 감격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우렁차면서도 날카롭지않고 청아하면서도 부드럽고 위엄이 있으나 상대방을 억압하지 않는」용모와 풍채와 음성이 그랬다. ○16세때 상해로 유학 병들어 누웠을때 그를 상해요양소에 입원시켰고 겨울 아침마다 문병하는등 끔찍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32년 6월 도산이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고국으로 압송되고 그가 순국했을때도 일경의 감시가 두려워 장례식에 참석치 못한것은 「예수를 모른다고 한 베드로 보다더 부끄러운 일」로 자책하고 있다. 춘원 이광수역시 도산못지않게 그의 인생과 문학에 커다란 획을 그어준 잊을수없는 인물의 하나다. 상해에서 돌아와 3년간 춘원댁에 기거하고 있을때 춘원을 그에게 「금아」란 호를 지어 주었다.워즈워스,도연명을 읽게 했으며 마음가짐이 항상 밝고 맑은 「광풍명월」,어떤 경우에도 구애없이 순응하는 「행운류수」의 행동을 깨우쳐준 장본인이다.상해 호강대(호강=후장)선배인 용예(주요한) 여심(주요섭) 소년시대때부터의 치옹 윤오영과의 청담·청교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 그들은 먼길을 먼저 떠나버렸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소팽을 듣고 아파트 주변을 산책한다.전에는 곧잘 비원에 가곤 안내원의 인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싫어서 시내에 나오면 덕수궁에나 들르고 있다. 담배·커피는 물론 술은 입에 대지못한다.체질상 마시지는 못해도 「거품이 풍기는 맥주·빨간 포도주·환희소리를 내며 터지는 샴페인」등 술에 관한 이야기라면 수주의 「명정사십년」못지 않게 쓸 수 있을 것같다. 그의 생활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자·문필가로서의 청빈을 면치않는다.39년 신혼초에는 성균관동재에 방한칸을 빌려 살았고 어느해엔 1년에 여섯번이나 이사,방둘짜리 영단주택,이 아파트로 이사오기 12년전까지만해도 버스가 15분마다 한번씩 오는 하남시 망월동 9평짜리 집에 살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3남매가 결혼후 모두 미국으로 떠나자 집을 지닐수 없어 아파트생활을 하게 됐고 「학문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비록 오막살이라도 누추하지 않다」는 옛글과 맞지않아 『늙은 아내탓을 하지만 기름때는 아파트로 온것은 분에 넘치는 노릇』이라고 얼굴을 붉힌다. 현관에 들어서면 휑덩그런 거실,커튼도 소파하나도 없다.그 흔한 붙박이 장식장도 없이 밥상겸 집필상으로 쓰는 오래된 교자상 하나,서재에도 옛날 딸이 쓰던 책상과 제자들이 돈을 모아 사다준 책상위에 캐나다에서 치과기공소를 경영하는 장남(세영씨·52·전연극인)미네소타의 소아과의사인 차남(수영씨·50)이제 MIT교수인 독일인 남편과 함께 세계적 물리학자이며 보스턴대 교수가된 딸 서영씨(48)가족사진들을 나란히 늘어놓고 도산과 아인슈타인,잉그리드 버그먼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사진,르노아르 세잔의 프린트 그림뿐.표구된 그림이 벽에 기댄채로 서있기에 『왜 그림을 걸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벽에 못을 박기가 싫어서』라고 대답한다. ○작은 기쁨에도 만족 그는 언제나 필요한것만큼만 소유하며 작은 기쁨 작은 아름다움에 만족하고 있다.일찍이 그런 그를 가리켜 월탄이 『개결이 지나치다』고 한것은 그를 꿰뚫어 아는 명언에 틀림없다. 비오는 날이면 미술전시와 음악회 프로그램,묶어두었던 편지와 사진을 풀어보면서 『인생은 사십부터도 아니며 사십까지도 아니다.어느나이나 다 살만하다』고 확인한다. 이제 기쁨과 슬픔을 다 겪은후 맑고 침착한 눈으로 인생을 관조하려는 그는 여전히 『사랑과 슬픔은 남에게 보이지 않을것』을 원칙으로 지키려 한다. 요즘은 수필보다 시에 집착하여 최근에는 「아침이슬 같은/무지개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비바람 같은/파도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지난 시간을 돌아본 시를 발표했다.밤에는 그의 곁에 난영을 재우고 새근새근 잠든 난영의 평화로운 숨결속에 그의 모든 그리움과 외로움과 시름을 묻는다.그리고 그는 이런 만년의 기쁨과 여유와 평화를 혼자 누리는것이 다른이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소년처럼 조용히 웃어보인다. □연보 ▲1910년 5월29일(음 4월21일) 서울 종로출생 ▲1932년 서울 제일고보 부속국민학교 졸업 ▲1923년 〃 제일고보 입학 ▲1926년 제일고보 4년 재학시 중국 상해로 유학.상해 공부국 Thomas Hanbury public school에서 수학. ▲1929년 상해 호강 대학교(University of shanghai)예과 수학.도산 안창호선생에 사사 ▲1931년 호강대학교 영문과 진학 ▲1933년 신동아에 「기다리는 편지」「나의 파일」 등 발표로 문필 생활시작 ▲1934년 재학중 수차 구국하여 춘원 이광수택 유숙 청교.(이무렵 현진건·이상범·이은상·인촌·고하교류) 금강산서 1년체류(시작 「단풍」외) ▲1937년 상해 오강대학교 영문과 볼업.서울 중앙고등학원 교원 ▲1945년 경성대학교 예과교수 ▲1951년 서울대 사대교수 ▲1954년 미 하버드대에서 연구 ▲1959년 「금아시문선」(경우사간) ▲1967년 서울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주임교수 ▲1969년 미 하버드대 등 여러대학에서 한국문와강의 British Council초청으로 영국방문.시집 「산호와 진주」(일조각간) 영문판 「A Flute Player」 출간 ▲1974년 서울대 퇴직후 미국여행 ▲1976년 수필집 「수필」(범우문고간) 세익스피어 「소네트시집」(정음문고간) ▲1980년 「금아문선」「금아시선」(일조각간) ▲1987년 「피천득시집」(범우문고간) 이후 시작 「새」 「너」 「기억만이」 「만남」 「그뒷 이야기」 「저 안개속에」 등 계속 발표중.
  • 광역쓰레기장 25곳 건설/환경처,96년까지

    ◎속초·여천 등 연내 착공 올해부터 96년까지 평택 속초 공주 나주 제주 구미 등 전국 25개 권역에 광역쓰레기매립장이 건설된다. 이에 따라 이미 착공된 수도권과 마산 원주 청주 전주 목포 경주 진주 보은 등 9개권역을 포함, 국내 광역위생쓰레기매립장은 모두 34개 지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8일 환경처에 따르면 올해 광역쓰레기매립장 착공지역으로 속초와 여천권이 확정된데 이어 남양주와 남원도 타당성검사를 마치는대로 매립장 건설을 추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지난 90년이전에 1단계사업에 착수한 수도권지역의 2단계위생매립장 건설공사를 시작하고 춘천 충주 서산 이리 구미 울산권등 모두 6개권역에 위생매립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95년에는 평택 강릉 태백 공주 나주 포항 창원 동해 제주 대천 안동 영주 김해 서귀포 광양권 등 15개권역에서 광역매립장 건설이 시작된다. 환경처는 96년이후에도 위생매립장건설공사를 계속해 수도권 3,4,5단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 시동불발 응급조치 이렇게(자동차백과)

    ◎연료호스 입으로 불어 이물질 제거/스파크플러그 마모·배전기 점검을 이제 입춘도 지나 시퍼렇던 동장군의 위세가 한풀 꺾인 듯하다.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올것이라던 기상대의 예보에 마음을 졸이던 초보운전자들이 조금은 방심하기 쉬운 때이다.그러나 겨울을 처음나는 운전자라면 아직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아침 출근길에 차의 시동이 안걸리는 등 겨울날씨로 인한 애로사항이 발생할 여지가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이런 경우 자동차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초보나 여성운전자들은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특히 시동과 관련된 고장은 당장 차를 전혀 움직일수 없어서 다른 부분의 고장보다 더욱 처치곤란을 느끼게 된다.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는 크게봐서 전기계통과 연료계통중 하나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따라서 바쁜 출근시간에 시동이 안걸린다고 화만 낼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점검해본후 비상조치를 쓰면 편안하게 회사로 향할수 있다. 우선 연료계통부터 살펴보자.연료탱크에서 기화기로 연결된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가 막히거나 헐거워지면 연료부족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수가 있다.이런 때는 연료호스를 입에대고 힘있게 불어주면 정상이 된다.연료펌프의 작동이상이 원인일 경우는 펌프와 엔진사이의 연결 볼트,너트를 조여줘야 한다. 연료계통에 이상이 없는데도 시동이 안걸린다면 스파크플러그,배전기등의 전기계통을 점검해본다.스파크플러그의 점검방법은 일단 본네트를 연후 스파크플러그쪽 코드를 뺀다.그다음 엔진부분에서 5∼7㎜의 사이를 두고 시동모터를 돌려보면 불꽃이 제대로 튀는지를 알수있다.스파크플러그가 오랜사용으로 너무 닳았거나 배전기 안쪽에 습기가 많이 찼을때 이상이 생기므로 원인에 따라 조치해주면 된다. 이런 간단한 비상조치도 연료와 전기계통의 장치를 간단히 찾을수 없으면 불가능하다.결국 엔진주변의 중요 부품들의 위치와 역할을 사전에 숙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대입부정 갈수록 확산/일부사립대 잇단 제보… 수사 확대

    ◎재단차원 조직범행 여부 조사/광운대/작년에도 대리시험,1명 합격/한양대/출신고교·내신성적까지 위조/덕성여대/경찰,관련자 6명 추가구속·3명 위조 지금까지 5명의 대리시험 부정입학이 밝혀진 한양대에서는 지난해 후기입시에서도 1명이 대리시험으로 입학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서울 경찰청은 3일 자수한 노혁재군(20·연세대의예과1년)으로부터 지난해 한양대 후기시험에서도 대리시험을 치러 합격시켜주고 신훈식씨(33)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경찰은 이날밤 노군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등 혐의로 구속했다. 신씨등 입시브로커들은 또 지난해 한양대 후기시험에서 노군외에 다른 3명을 더 대리응시시키려했으나 대리응시생들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등은 후기대인 덕성여대에서는 입학원서의 사진을 바꿔치거나 고교직인만을 위조한 것이 아니라 수험생의 출신고교와 내신성적까지 조작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경찰은 입시브로커인 신씨일당이 지방학교장 직인까지 위조한것으로 미뤄 부정입시를 저지른 대학이 서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관련 대학 교무처 관계자들이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수사를 하고있다. 경찰은 대학간부와 총장친인척들이 결탁,컴퓨터 부정입학을 저지른 광운대(총장 조무성)사건과 관련,이날밤 대학부설 전자계산소 조충현운영계장등 관계자 3명이 임의동행형식으로 출두함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컴퓨터조작 성적위조여부등을 철야조사했다. 경찰은 광운대 입시부정은 재단차원에서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구속된 장창용 관리처장(58)으로부터 3억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하희교무처장(53)의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경찰은 이날 대학관리처장 장교수와 조총장과 평소 알고 지냈던 서병화씨(68),서울 강동고 교무주임 이두산씨(53),학부모 최애선(58·여·서울 종로구 충신동 187)김월순씨(57·서울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10동 702호)등 5명을 배임수증재등혐의로 구속했다.이에앞서 조총장의 누나 조정남씨(60)는 2일밤 구속됐다. 경찰은또 잠적한 대학교무처장 조교수와 조총장의 또다른 누나로 광운국교 서무과장인 조정길씨(59),학부모 윤부영씨(47·서울 중랑구 신내동)등 3명을 수배하는 한편 여권을 갖고있는 조교수와 학부모 윤씨등 2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조치를 요청했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10)

    ◎생과 사의 경계선:마/“사랑도 죄” 임신 발각되면 사형/감시피해 돼지우리 등서 「부화행위」/생지옥에서 싹튼 애정/동료는 밖에서 망보고 신이 인간에게 준 최대의 선물은 아마도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굶주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죽지못해 사는 이곳 수용소내에서도 남녀간에 싹트는 애틋한 감정만은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지옥같은 소굴속에서 피어난 몇가지 애정행각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남녀사랑이란 누구에게라도 들킬세라 숨죽인 눈짓으로 끝나기 일쑤이고 간혹은 굶주린 욕정을 일순간에 해소하는 행위로도 나타난다. 우리는 이것을 부화라고 불렀다. 어디에서나 남녀가 있는 곳에서는 이런 「사건」이 있게 마련인지라 수용소내에서도 이를 단속하기 위한 감시의 눈길이 강했다. 그래도 한창인 나이에 있는 젊은 사람들 가운데서는 감시를 피해가며 「부화」사건을 일으키곤 했다. 독신중대에 수용된 사람중 95%는 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이었다. 때문에 살아서 나갈 기약은 없어도 이곳 여성동무들에게이들은 일견 진흙탕 속에 빠진 진주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말을 하는 까닭은 이곳에서의 「부화」사건은 남자들 보다도 여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벌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와 친하게 지냈던 한상길이란 친구도 그런 경우에 해당했다. 하루는 그가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섰을 때였다.평소부터 상길이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고 느껴졌던 한 배식담당 여자가 『오늘 밤 자정에 돼지우리에서 만나자』고 살짝 귀엣말을 하는 것을 내가 들은 것이다. 그녀는 식당에서 일하며 배식을 하는 아가씨로 이전부터 상길이에게 강냉이 누릉지를 몰래 챙겨주기도 해 심상치 않다고 느끼던 터였다. 남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기만 해도 한달간 독방구류장 행인데 야밤에 만나자는 요구를 받은 상길이로서는 생사를 건 모험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상길이는 「부화」가 좋고 나쁜것은 고사하고 목숨이 달린 이 요구를 들어 줘야만 할 것이란 것을 난 알고 있었다. 먹을 것이 절대부족한 이곳에서 그에게 몰래 주어지는 누릉지는 그러한 「사랑」을대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력하게 말리긴 했지만 나는 결국 그들을 위해 돼지우리앞에서 망을 봐주기로 했다. 그날은 달도 없는 깜깜한 밤이었다.상길이와 난 숙소에서 좀 떨어진 돼지우리에 그녀보다 조금 일찍 나가 주변을 둘러봤다. 잠시후 그녀가 나타났다.그녀는 이곳까지 오느라 숨이 가쁜 것인지 벌써부터 심호흡을 해댔다. 『빨리 오라요』그녀는 내가 있는 것을 힐끗 본뒤 아랑곳 하지않고 먼저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 상길이는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배고프지 않으려면 할 수 없어』라며 뒤따라 들어갔다. 고요한 적막속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싶더니만 이어 심호흡소리와 가는 신음소리도 섞여 들렸다. 그뒤에도 몇번 더 이런 경우가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며 상길이는 운이 좋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내가 수용돼 있는 동안 이런 부화를 했다가 나중에 임신이 된 것이 발각돼 처참히 죽은 사람도 보았다. 또 어떤 여자는 임신 4개월만에 고문과 체벌을 견디지 못하고 유산한 경우도 봤다.한번은 노역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싸인채 『사회에서 X질한 년이 여기서도 그래』라는 욕설을 받으며 구류장으로 끌려가는 여자도 보았다. 사랑도 죄가 되는 수용소에서 젊은 남녀 수용인들의 사랑은 채 피어나기도 전에 짓밟히거나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특별취재반 김만오(정치부차장) 양승현(정치부기자) 최철호(사회1부기자) 문호영(정치부〃) 송태섭(사회1부〃)
  • 바이칼호 물 생수로 판매(특파원코너)

    ◎러 이르쿠츠크연 두달전부터 시판/올 여름까지 2천만명 생산… 80% 수출/불·일 참여 타진… 미쓰이사 1천만불 출연 동의/수익금은 호수 정화·경관 개발에 투입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물로 담은 생수가 우리 식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전문기관에 의해 독특한 맛에다 위생도 만점판정을 받은 바이칼호 생수는 이르쿠츠크시내 외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시험판매에 들어가 지난 달까지 1.5ℓ들이 3만여병을 판매했다. 바이칼생수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이르쿠츠크담수연구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생수를 팔기 시작,호수변에 생수공장 2곳을 건설해 관광시즌인 오는 여름까지 2천만병 판매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바이칼 생수개발은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다.판매수익금을 바이칼호 주변 오염시설물들의 시설개선작업에 투입,지구전체 담수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인류의 젖줄과도 같은 바이칼호의 오염을 막자는 것이다.생수개발의 슬로건도 「바이칼생수 한모금을 마셔 바이칼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르쿠츠크담수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바이칼호의 최대 오염원은 앙가르스크강 하류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3곳과 제지공장 2곳인데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천연가스발전소로 전환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이를 위해서는 호수서안 프리비아칼스크산 뒤쪽에 위치한 코미크된 천연가스유전개발이 급선무인데 생수판매 수익금을 이 개발비용의 주 자금줄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르쿠츠크일대 에너지공급회사들로 구성된 합작회사 「루시야 페트골륨」사가 천연가스유전개발에 착수하고 있는데 드릴링,파이핑,그리고 석탄화력식 시설을 가스화력으로 전환하는 비용등을 합쳐 10억∼20억 달러상당의 개발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르쿠츠크지질학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제지공장·화력발전소·주변마을 오수등으로 인한 오염에도 불구,바이칼호의 오염상태는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조사보고서는 주변 화력발전소들에서 태우는 석탄이 연간 50만t에 달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연료찌꺼기의 20∼30%가 바이칼호로 스며들고 있어 향후 4∼5년내에 이들오염원의 시설전환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생수개발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현재 생수는 수심 2천m에서 길어올려 정수과정을 거친 다음 병에 담겨진다.담수연구소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오는 2월중 프랑스의 에비앙·페리에등 유명생수회사들이 개발참여여부를 타진하기 하기 위해 이르쿠츠크를 방문할 예정이고 펩시콜라회사도 바이칼호 이용여부에 큰 관심을 나타낸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의 「미쓰이」사는 러시아정부의 재정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30% 참가를 조건으로 1천만 달러 출연에 이미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현재 시판중인 생수병을 담수연구소측에 공급중인데 연구소측은 생수시판이 본격화될 경우 환경보존 원칙에 입각,재생불가능한 이 플라스틱병 대신 재생용기를 독일에 주문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본격 개발될 생수의 80%는 수출,나머지는 러시아거주 외국인을 겨냥해 국내 시판할 계획인데 가격은 국내시판용이 병당 3백루블 수출용은 병당 1.5달러 정도로 내정돼 있다.현재 이르쿠츠크호텔 주변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팔리는 것은 1.5ℓ들이 1병당 5달러로 비싼 값인데도 상당히 인기가 높다는게 담수연구소측의 주장이다. 바이칼호수는 생태계연구과학자들에 의해 인류발생의 신비를 가장 풍부하게 보존하고 있는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4분의 3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수 없고 2천5백만년에 걸쳐 형성된 호수침전물은 자연사의 거의 완벽한 기록물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르쿠츠크지역 생태계위원회측은 이밖에 매년 20억병의 생수를 담아내도 바이칼호수면은 1㎜의 1백분의 1도도 줄지 않는다며 바이칼 생수로 전세계의 갈증을 해소할수 있다는 자료도 내놓고 있다.「맛좋고 깨끗한 물을 전세계에 공급하면서도 동시에 이 인류의 보고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뜻이 바이칼생수병에 담겨 있는 겄이다.
  • 오토바이 민가돌진/고교생 등 3명 사망

    【진주=강원식기자】 31일 하오2시쯤 경남 진주시 남성동 인화여인숙앞 삼거리에서 창원 나7092호 1백25㏄급 오토바이가 길옆 이규식씨(35)집을 들이 받아 진주시 장재동 298 진명호군(18·J상고3년)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고교생 2명등 10대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 개혁드라이브 당정 “전량구동”/민자당서 보는 실천방향

    ◎당무쇄신으로 솔선수범… 국민의 자발적 동참 유도/결원 충원않는 「자연감량」으로 정치비용도 최소화 김영삼차기정부의 출범과 함께 「변화와 개혁의 시대」가 열리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더 나아가 새정부가 추구할 개혁의 내용들이 정치·경제·사회 등 우리사회 전분야에 걸친 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데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개혁의 추진주체가 누가 될 것인가,그리고 그 추진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도 사실이다. 일부 김차기대통령 주변인사들은 청와대 비서실 위상을 강화해 개혁정책의 입안과 집행의 주역으로 삼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또 다른 당주변인사들은 김차기대통령의 「당중심개혁」방침을 유리하게 해석,민자당이 개혁노선의 선봉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대통령직 인수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해 취임후에도 개혁전담기구로 존속시킨다든가,아니면 별도의 새기구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인사들도 있다. 그러나 김차기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읽는 핵심측근인사들은 이같은 이런 저런 관측들을 모두 부인한다. 이들은 새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신한국창조」는 전국민이 함께 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YS개혁구상」의 요체라고 지적하고 있다.이원종부대변인은 『추상적으로 비칠지도 모르나 국민 모두가 바로 개혁의 주체요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이같은 김차기대통령의 속마음을 전했다. 따라서 국민 각계각층이 「제위치」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YS개혁구상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시각은 YS집권후 새 당정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김차기대통령은 최근 『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고 당이 뒤에서 밀어주어야 한다』는 요지의 말로 효율적인 개혁추진을 위한 당정협조를 강조한 바 있다.이는 효과적인 개혁드라이브를 위해 정부나 당 어느 한쪽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은 채 「전후륜 구동체제」로 당정을 이끌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 자발적인 개혁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집권당인 민자당의 개혁과 YS자신의 주변인사들에 대한 정리작업이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즉 「윗물 맑기운동」으로 개혁의 첫단추를 채우겠다는 의지의 표시인 것이다.이는 김차기대통령이 최근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민자당부터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데서도 감지된다. 또 김차기대통령이 26일 첫 회의를 시작한 「당무개선협의위」에 당무개혁방안 마련을 지시해 놓고도 그 구체적 실행시기를 취임이후로 미룬 것도 「민자당개혁」을 사회전반의 개혁추진을 위한 기폭제로 삼겠다는 의사표시인 셈이다. 당주변에서는 아직 본격가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러가지 당무개혁 방안이 백출하고 있다. 즉 중앙당­시·도지부­지구당의 유급사무처요원(1천5백여명)과 중앙당사무처기구(28개 국실)의 절반을 감축한다든가 중앙당 교육원과 시·도지부를 폐쇄하는 등 획기적인 당조직 쇄신책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당내에선 3당합당과 총선·대선을 겪으면서 당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어느정도의 「군살빼기」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차기대통령과 잦은 「교감」을 갖고 있는 측근 인사들은 YS의 당개혁구상이 반드시 집권당의 급격한 「감량경영」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즉 청와대비서실이나 정부직으로 중앙당 당직자들이 전출될 경우 결원을 충원하지 않고 선거구제 개편과 병행해 일선지구당의 유급당원수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자연감량」을 유도하는 한편 선거제도의 개혁으로 정당의 선거자금 소요를 축소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렇게해서 집권당을 정치비용이 많이 드는 「공룡」에서 「개혁을 주도하는 정책정당」으로 탈바꿈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 “토지관련 법률·인허가 규제 지나쳐/기업설비투자의욕 위축”

    지나친 규제 위주의 토지정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25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토지정책의 평가와 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토지관련 법률과 인허가 절차등이 지난치게 복잡해 기업의 경영활동과 설비투자의욕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전국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토지이용절차에 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새로 부지를 구입해 공장을 짓는 경우 27건의 각종 법률의 적용을 받아야 하며,필요한 인허가 사항이 60건,구비서류가 무려 3백74종에 이르고 있다. 도심지역에 오피스빌딩을 신축하는 경우는 적용법률수가 14가지,관련 인허가 사항이 40건,구비서류가 1백42종에 달하며,백화점을 짓는 경우에도 적용법률 수가 12가지,관련 인허가 절차는 22건이나 되며 73종의 구비서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복잡한 토지관련 법률및 인허가 제도가 알맞은 위치에 적정한 양의 토지공급이 적기에 이뤄지기 어렵게 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토지공급의 확대와 토지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토지관계법률들이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일원화 해야 하며,각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하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합리적인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특히 그린벨트의 경우 개발필요성과 개발가능성이 모두 큰 지방중소도시(춘천·전주·진주·제주등) 주변지역을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은행마다 “세뱃돈 교환” 장사진/“새돈으로” 천원·만원권 불티

    ◎은행도 신권확보에 안간힘 설날을 앞두고 각 은행창구에는 빳빳한 「새돈」을 교환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은행은 은행대로 신권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민들이 신권을 찾는 이유는 세뱃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내 각 은행 출납창구에는 19일부터 하루 2백∼3백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한사람당 3만∼5만원의 돈을 새돈으로 교환하고 있다.가장 많이 교환하는 지폐는 1천원권이며 다음이 1만원권이고 5천원권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시중 은행창구에서 돈을 교환하기 위해 줄을 서있던 이한규씨(42·회사원)는 『설날 고향인 진주에 내려가기 위해 선물을 사러 나온김에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을 새돈으로 바꾸러 왔다』면서 『이왕이면 새해 첫날 헌돈보다는 되도록 빳빳한 새돈을 주는게 더 낫지않느냐』고 말했다. 모양새와 기분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태를 반영,고향의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과 차례상 준비와 함께 빳빳한 새돈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은행에서는 20일부터 신권품귀 현상까지 일고 있으며시민들은 신권을 교환하기 위해 은행을 몇군데씩 돌아다니기도 한다. 한국은행은 매년 설을 계기로 낡은 지폐를 신권으로 교환하고 있으며 올해도 19·20일 4백억원을 1천원·1만원권 지폐로 발권했으나 은행별로 분산 지급하고 은행은 이를 각 지점별로 나눠주기 때문에 한 지점에 배당되는 액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5백억원을 신화폐로 공급했으나 올해는 경기가 나빠 4백억원으로 규모를 줄였으며 주로 1천원권과 1만원권으로 공급했다.
  • 광역쓰레기 매립장 7곳 착공

    환경처는 18일 목포 진주 원주 청주 경주 전주 보은 등 7개 광역쓰레기 매립장이 지난 연말 일제히 착공됐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의 쓰레기 매립장은 지난 91년 착공될 예정이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1년여동안 지연돼 오다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행정관청이 적극 수용함에 따라 공사가 시작됐다. 환경처는 이가운데 보은지역의 쓰레기매립장을 이미 완공한데 이어 목포와 진주의 쓰레기매립장을 올해까지 완공하고 나머지 4개지역도 오는 94년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환경처는 이와 함께 광역쓰레기 매립장건설계획의 일환으로 올해중 속초 여천 용인에 매립장을 착공하고 남원 남양주에는 입지선정을 위한 용역을 의뢰키로 했다.
  • 회사 3백억 부도/도 의원 자살미수

    【사천=이정령기자】 12일 상오 4시쯤 경남 사천군 사천읍 수석동 남한프라자 5층에서 정용재경남도의원(35)이 투신,중상을 입었다. 사천에서 건설업체인 남한건설을 경영하던 정의원은 도의원에 당선되자 동생 영재씨(32·구속중)에게 회사를 맡겨 오다 지난 91년11월 3백여억원의 부도를 내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부정수표단속법위반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에 계류중인 상태이다.
  • 첼리스트 전봉초씨(이세기의 인물탐구:11)

    ◎절교의 기량… 무대연륜 50년의 “악장”/「첼로의 선봉」답게 작품특성 능란하게 표현/음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모든 활동 적극적/국내초연작품 즐겨 연주… 청중에 싱싱한 감동 전달 바다밑에서 울려나오는 듯한 깊고깊은 암청색 선율,원로연주가 전봉초씨의 첼로언어는 날이 갈수록 그 깊은 맛을 더해 그가 켜는 베토벤은 명철의 사색처럼 심오하고 그윽하다. 작품이 지닌 특성과 표정을 능란하게 구사하며 단순한 곡 해석만이 아닌 「낙장」의 대우로 존경받는 위치다. 무대에 선지 50년.일본 동경제국음악학교 시절 요미우리(독매신문)가 주최한 전일본 신인 선발연주회에 학교대표로 참가한 것을 첫무대로 그는 지금까지 독주회 20회,서울실내악회·실험악회·서울트리오와 그가 창단해서 이끌던 바크 합주단등 실내악연주 1백회이상,시향·KBS교향악단 협연 해외연주 등등 생생한 음악의 발자취가 산적해 있다. 돌아보면 스포트라이트에 점철된 세월,수천관중과 뜨거운 박수갈채와 꽃다발 속에서 슬픔이나 좌초없이 그는 순조로운 항로를 거쳤고 그래서 그의 인생과 예술은 탄탄한 금자탑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순조로운 예술항로 그는 음악의 연륜만큼이나 무대를 알고 청중을 안다. 악기를 얼싸안고 무대에 서는 순간 객석의 분위기로 심상을 꿰뚫어 청중의 정곡을 이미 움직인다. 그가 연주에 임하는 자세는 마치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문학청년과도 같은 미세한 열기가 느껴진다.그러나 그 정열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아닌 안으로 감춘 진주빛 화염,진지하고 결곡하게 테마의 핵심에 파고든다. 얼핏 보기엔 첼로라는 악기가 갖는 철학성을 내보인 듯 하지만 그의 언어는 얼마든지 풍성하여 불꽃같은 테크닉이 숨막히게 전개된다.작곡가의 의도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애틋한 애정이 전편에 넘쳐 그의 연주는 언제나 젊고 싱싱한 감동을 던져준다. 그는 또 첼로의 선봉답게 한국초연의 레퍼토리를 즐겨 선택한다. 61년 당시로선 획기적인 「현대음악의 밤」을 열어 힌데미트·드뷔시·베버 첼로소나타를 초연했고 65년엔 베토벤만을,그 다음엔 랄로와 생상스,10년전 독주회에서도 데르블로아「조곡2번」,바하 「아리오소」,포레 「비가」등 짧으나 까다로운 곡으로 「첼로만이 갖는 절교의 표현력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노래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바이올린 박민종,피아노 정진우,첼로 전봉초등 서울대교수들로 이루어진 서울트리오는 5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초연곡을 정기연주하면서 한때는 하이페츠와 루빈스타인,피아티고르스키의 「백만불트리오」에 비유되는 황금기를 누렸고 조로가 심한 편인 음악계에 노익장 과시로 후배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는 어떤 시점에서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음악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자신의 위치에 합당한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고 할 수 있다 . 87년 일본 교토회관 독주회이후 만5년만인 오는 4월29일(호암아트홀)음악생활 50주년을 기념하는 제21회 독주회를 앞둔 노대가의 심경은 요즘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 43년 일본데뷔 이후 올해가 꼭 50년이 된다고 해서 후배·제자들이 마련해준 자리다. 그로서는 인생을 돌아보고 마무리하는 어쩌면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그래서는 아니지만 이번 연주는 여러가지 점에서 뜻깊은 의미를 지니게 될 것 같다.그는 연주때마다 앓던 심한 열병이 이번에는 전처럼 행복한 것만이 아님을 알고 있다. 「연주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갈고 닦은 음악인들의 종교의식」이며 그의 연주는 신에 대한 고백성사,청중은 그의 고백을 듣는 사제의 입장이고 그는 『솔직하고 진실하게 고통과 고뇌와 슬픔과 갈등을 샅샅이 드러내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그리고 이번 고백성사는 어느때보다 숙연하리라는 예감이다. ○중3때 첼로 첫 연주 전봉초씨는 평남 안주에서 커다란 잡화상을 하던 전리순씨와 이해원여사의 아들 4형제중 막내로 태어났다.집안은 풍족한 환경으로 그는 맹산 북창국민교시절 형(전화황씨)의 친구이던 김동진씨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 숭실중 2학년때 평양방송국 개국기념 프로에나가 마스네의 「타이즈의 명상곡」을 연주했고 3학년되던해 첼리스트 김태연씨의 첼로연주회에 갔다가 「첼로의 남성적인 깊은 소리」와 「혼의 선을 켜는 듯한 음색」에 빠져 첼로로 바꿨다.그당시 상황에선 음악을 마음껏 공부하기란 쉽지않았으나 일본화단의 거봉인 큰형 전화황씨의 도움과 격려로 그는 일본에 유학할 수 있었다. 유학시절은 찬란하고 화려했다.같은 유학생인 박민종 정희석 윤기선씨등과 한국인만의 4중주단을 조직,영친왕 저택에 드나들며 연주를 한적도 있고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NHK교향악단 전신인 일본교향악단 도쿄송죽관현악단 수석주자로 활약,스승인 오무라(대촌묘칠)교수의 도움으로 강제 학병징집을 피해 만주 신경교향악단으로 건너갔다가 해방후 월남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단 한순간도 음악과 관련되지 않는 생활은 찾아볼 수 없다.지금도 1년 3백65일중 그는 2백일쯤은 음악회에 들른다.크고작은 음악회 모두는 그의 동료·후배·제자들의 행사이기 때문에 그는 이를 빼놓지 않는다. 또 친구들을 좋아해서 여러모임을 가지고 있고 어떤자리에서나 늘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예술원 회원중 술마시는 사람끼리의 수요회,또 첼리스트중 60세이상인 첼로동문회 OMC(Old Musician Club)등은 한달에 한번씩모이는 친목 모임들이다. 그는 검은 베레모에 벨트를 맨 더블보턴의 바바리코트가 잘 어울리는 「영국신사」지만 그래서 사교적이고 활동적이고 실천적이나 불의를 참지못하는 까다로운 성격탓에 「면도날」이란 별명을 듣고 있다. ○사교적·활동적 성품 79년 서울대음대학장시절 문교부가 예체능계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예능계 대학교수들이 개인레슨을 함으로써 부조리를 빚고 있는 점」을 지적,「개인레슨 엄단」을 발표하자 같은해 「음락세계」4월호에 「음악의 조기교육에는 실력있고 경험이 풍부한 대학교수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예능계 대입공동관리제 실시에 앞서 문교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는가」를 조목조목 물어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연주가이자 대학교수·음협이사장·예총회장을 두루 거쳤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첼로로 활약하는 1백여명의 직계제자,훌륭하게 키운 그의 3남2녀중 장남(성일씨)콘트라베이스 차남(성환씨)바리톤·효성여대교수,장녀(미영씨)피아니스트·교원대교수 차녀(소영씨)첼리스트,그리고 3남(시문씨)만이 공대졸업후 금성연구소에 근무하는등 안팎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생각한 것처럼 인생을 승리한 것도 성취한 것도 아니며 때로 심한 비바람에 시달렸어도 음악의 열정 때문에 그것이 비바람인줄 짐작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기전 82년 낙단4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적도 있다. 『나이를 먹으니까 공수래 공수거,세상사 여부운,이른바 「모든 고통을 낫게하는 감미로운 죽음」이 다가올 때까지 오로지 첼로에 전념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싶다』고. 그리고 두주일전인 지난 12월,그는 사랑하는 장남을 그의 눈앞에서 여의었다.시카고에서 콘트라베이스로 활약하던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한동안 망연자실,슬픔을 감추려할수록 그의 눈가에 통한이 서려 보는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인생이란 왔다가 가는 것.그가 나보다 먼저 갔을 뿐」 담담히 체념하면서도 떨리는 가슴을 주체치 못하여 그의 억양에는 처연한 오열이 실려있다.한 아들의 아버지이기 전에 예술가의 의연함과 긍지로 이를 이겨내려 애쓰지만 그의 그런 허탈감은 부모로서의 아픔일수밖에 없다. 우리 음악사에서 첼로선봉으로 커다란 획을 긋는 노대가의 이번 연주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한 연주일수도 있다.이번 연주에서 그는 평생동안 사랑해마지 않던 베토벤의 다섯개의 첼로 소나타와 바흐 무반주의 첼로조곡,바르토크의 루마니아 포크댄스를 암보로 들려준다. 아들의 영혼을 가슴에 묻은 첼로의 선율은 좀더 짙은 암청색을 띤채 비감을 정제시킨 관조의 경지를 보일수도 있다.그리고 첼로와 피아노가 주고받는 대화는 부자간의 사연인양 그날의 객석에 장탄식으로 여울질지도 모른다. □연보 ▲1919년3월18일 평남 안주에서 출생 ▲39년 평양 숭실중 졸업후 도일 ▲43년 일본 동경제국음락학교 졸업(Violin이인호,김동진,Cello김태연·대촌묘칠사사)재학중 일본교향락단 동경 송죽관현락단단원 ▲43∼45년 만주 신경교향락단단원(각부 수석진자로 구성된 현악4중주단 활동) ▲45년 지방순회연주중 북안에서 해방맞아 다음해 월남 ▲46년 고려교향락단 단원▲47년 서울교향락단 수석주자(서울실내악협회 창단 멤버) ▲48년 배재강단에서 제1회 첼로독주회이후 20회 ▲50∼53년 부산 피란지에서 실험락회 연주 20회 ▲52년 현제명씨 권유로 서울대 예술대 음락부 전임강사 ▲53년 서울트리오(첼로 전봉초 피아노 정진우 바이올린 박민종)창단 ▲54년 서울대 음대 학생담당 학장보 ▲58년 대한민국 문화사절단 일원으로 동남아 6개국 순회연주 ▲60년 제8차 IMC(국제음악회의)총회 한국대표로 파리UNESCO회의참석(동양에 있어서의 서양음악 주제발표) ▲65년 서울 바로크합주단창단(제21회정기연주후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에게 바통넘김) ▲67년 음악연주 25주년기념 KBS교향악단과 첼로협주곡 협연 ▲72년 서울대 4중주단 창단 ▲76∼79년 서울대 음대학장(재임시 동양음악연구소 창설) ▲79년 전봉초 교수 화갑기념 첼로오케스트라 연주회(국립극장대극장)지휘 ▲82년 낙단생활 40주년기념 전봉초첼로독주회 ▲84∼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 집행위원 ▲85∼88년 제13∼14대 한국음락협회 이사장 ▲85년 제21차IMC총회 한국대표(동독 드레스덴 기조연설) ▲87년 일본 교토 일한친선협회초청 첼로독주회(교토회관),제22차 IMC총회 한국대표(브라질) ▲88년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예총)회장 ▲91년 사단법인 아세아청소년 교향악단 한국지부장 ▲현재:사단법인 코리안심포니 이사장,사단법인 국제음락애호가협회 한국본부이사장,재단법인 안익태기념사업회 재단이사장,전쟁기념 사업회이사장,예술원 회원,이복련여사와 3남2녀. 5월 문예상 본상,대한민국예술원상,금관문화훈장,국민훈장동백장 음락의 주변,농현50년 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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