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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세기 문예계 큰 스승 강세황의 詩·書·畵·評/새달 29일까지 예술의전당서 특별전

    표암(豹菴) 강세황(1713∼1791)은 시서화 삼절(三絶)의 문인예술가이자 서화비평가였으며 김홍도·이인문·신위 등을 키워낸 18세기 조선 문예계의 큰 스승이었다.아호인 표암은 태어날 때부터 등에 흰 얼룩무늬가 표범처럼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표암은 32세부터 30년 동안 일체의 벼슬을 단념하고 안산 초야에 묻혀 학문과 예술에 전념했다.그는 안산시절 체득한 충만한 자의식과 72세 때 사신으로 연경에 다녀온 이후 고양된 안목으로 18세기 조선의 사회 문화 전반을 휩쓴 변화의 기운을 표출했다.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18세기 예술의 큰 스승-표암 강세황의 詩ㆍ書ㆍ畵ㆍ評’전은 표암의 시서화평에 담긴 정신세계를 ‘문인예술가’라는 측면에서 살핀 대규모 기획전이다. 표암은 서양화법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중국에서 들어온 남종문인화의 조선화 내지 토착화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지금까지 표암은 주로 화가로서 연구돼 왔고 전시도 회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시인이나 서예가로서의 면모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표암의 시서화평 모두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는 푸른 솔은 늙지 않는다는 뜻의 창송불로(蒼松不老).표암이 죽기 직전 오도송처럼 남긴 절명구다.전시에는 초상,글씨,산수인물,사군자 및 초충화훼,서화평과 교유관계를 보여주는 작품 등 5개 분야 114건의 작품이 나와 있다.이중 표암이 79세 작고하던 해에 쓴 ‘표암유채첩’은 연행(燕行) 이후 일변된 모습을 보여주는 말년 최고의 득의작이다.골기(骨氣)가 뚜렷이 드러난 이 작품은 19세기 ‘완당바람’의 전조를 느끼게 한다.표암의 글씨는 중국에서조차 ‘미하동상(米下董上·미불보다는 아래이지만 동기창보다는 위이다)’이라든가 ‘천골개장(天骨開場·천품이 글씨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필력이 뛰어나다. 표암의 생애는 초기 학습기(32세 이전),안산시절(32∼61세),출사와 연행(61∼79세) 등 세 시기로 나뉜다.이 가운데 특히 안산시절과 연행은 표암의 예술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표암은 평생 중국과 조선의명작·화보에 대한 임모(臨模)와 방작(倣作)을 통해 그 작품들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자 했다.이번에 공개된 ‘방석도필법산수도’‘방공재춘강연우’‘표옹서화첩’ 등에서는 그런 근거들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표암은 안산에 칩거하면서 시나 서화를 주고받거나 시회(詩會) 등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표암의 교유관계는 성호 이익을 중심으로 한 여주이씨 일문과 안산15학사,유경종을 중심으로 한 진주 유씨 가문으로 요약된다.이들은 대부분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먼 기호남인이나 소북계 인사들로 현실에 구애됨이 없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전시에서는 ‘강내한수친연송시첩’‘단원아집’‘무이구곡도’‘현정승집’‘섬사편’ 등 안산시절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한편 표암의 셋째아들 관이 쓴 ‘계추기사’는 표암 초상화의 제작내력,표구 제작과정 등을 적은 초상화 제작일기로 눈길을 끈다.전시 기간중인 2월7일에는 표암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서울대 안휘준 교수가 ‘표암과 18세기 조선의 문예동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2월29일까지.(02)580-1511. 김종면기자 jmkim@
  • 고위소방직 물갈이 인사

    행정자치부가 12일 고위급 소방간부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소방간부 1기 7명과 비슷한 경력의 2명 등 모두 9명이 대상이다.이들은 사실상 대기 발령을 받았고,후임자는 직무대리로 발령했다. 이번 인사에서 천광철 중앙·임춘봉 서울소방학교장과 최성룡 서울·박상운 울산·박용호 경기·나승환 강원·강현호 경북 소방본부장 등 간부 1기생 7명이 소방혁신위원회 기획단으로 근무처를 옮기게 됐다. 관련인사 18면 또 김철종 부산소방본부장(특채)과 서광석 전남소방본부장(서울간부1기) 등 ‘범 1기’ 2명도 기획단으로 파견 발령이 났다. 이들 9명은 지난해 후배인 남상호(소방간부 2기) 소방국장이 탄생할 때부터 계속해서 명예퇴직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소방혁신위 기획단은 지난해 말 직제가 마련된 것으로,고위간부 9명을 한곳에 모아놓았다는 자체가 구조조정 성격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 행자부는 대신 중앙소방학교장 직무대리에 제진주 방호과장을,서울소방방재본부장 직무대리에 박창순 충북소방본부장을 각각 발령하는 등 9명의 빈 자리를 포함해 간부 19명에 대한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새로 직책을 맡은 간부들은 대부분 2기,3기들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물론 “그동안 기수와 서열에 따른 연공인사로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발탁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인사개혁과 세대교체의 큰 흐름에서 간부 2기를 소방국장에 발탁한 데 이어 후속 인사도 이를 뒷받침해 소방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간부 2기인 남 국장과 그의 선배들인 1기들간의 ‘불안한 동거’행태가 지속돼 왔다.행자부 관계자는 “소방국장이 일선의 본부장보다 후배인데,어떻게 영(令)이 서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로 인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고,결국 소방방재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부결되는 이례적인 사태까지 빚어졌다.고위관계자는 “소방방재청장을 정무직으로 한다는 것은 행자부내에서 오랜 토론 끝에 결론을 낸 것”이라면서 “조직이 결정한 것을 로비를 통해 뒤집은 것은 사실상 ‘기강해이’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소방방재청 신설안이 국회 행자위와 법사위를 통과했음에도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이들의 무리한 ‘로비’ 때문이라?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어떤 근거로 자신들에게 ‘소방방재청 부결 책임론’을 떠넘기느냐는 게 포인트다. 사실상 대기발령을 받은 일부 인사들은 ‘인사 쿠데타’로까지 표현하고 있어,이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조덕현기자 hyoun@
  • 한나라 총선후보 1차 마감/468명 신청… 1.71대1

    한나라당이 17대 총선 공천 신청을 11일 1차 마감한 결과 중량급 인사나 눈에 띄는 인사들은 별로 없다.12일부터 16일까지 이뤄지는 2차 공모에서야 ‘빅카드’가 나올 것 같다.1차 공모에는 468명이 신청했다.비공개 신청자는 4명이다.현 의원 정수 273명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1.71대1이다. 신청자 면면을 보면 김영선(여·비례대표) 의원이 최병렬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에 신청했다.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만제 의원과 이원형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맞붙었다.불출마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던 목요상 의원과 이해구 의원은 경기 동두천·양주와 안성에 각각 신청서를 냈다. ●불출마 검토 목요상·이해구의원도 신청 언론인으로는 국회의장 공보수석을 지낸 최구식 전 조선일보 기자가 경남 진주에 도전장을 냈다.김형태 전 KBS 국장은 이상득 사무총장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최동철 전 KBS 앵커는 강원 춘천에 각각 신청했다. 4년 전 16대 총선 직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강제 구인하러 갔던박준선(38·당시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 변호사는 충남 논산·금산·계룡에 신청해 눈에 띄었다.TV 오락프로그램인 ‘솔로몬의 선택’에 나오는 김동성(33) 변호사는 서울 성동에서 이세기(67) 전 의원,구상찬(46) 부대변인 등 6명과 함께 신청서를 냈다. ●정형근의원 강제구인 박준선변호사 서울 광진갑에는 김태기(47) 단국대 교수가 신청서를 냄으로써 언론인 출신 홍희곤(40)씨와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 수성을에 신청한 박세환(63·비례대표) 의원과 동명이인도 강원 철원·화천·양구를 선택했다.‘빠떼루 아저씨’ 김영준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한선교 아나운서는 이날 명단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기 용인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빠떼루아저씨 김영준씨도 출사표 그러나 서청원 전 대표 등 일부 비주류 의원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은 신청하지 않았다.최병렬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갑에 신청할 예정이다.홍사덕 원내총무는 12일이나 13일 불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신청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12일부터 16일까지 2차 공모에 들어간다.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가 변동되면 3차 공모도 추가하게 돼 신청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광삼기자
  • 주말 매거진 We/갈치 채낚기 어선 조업현장

    반짝거리는 은빛에 날씬한 외모의 갈치.과거 서민들의 밥상 친구였던 갈치가 ‘귀한 먹을거리’로 변신한 지 오래다.‘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는 등 품격(?)도 높아졌다. 갈치 가운데 최고로 치는 것은 채낚기로 잡은 은갈치.저녁에 조업을 나가 다음날 새벽 들어온다.제주도에서 ‘당일바리’라고 부르는 이런 갈치는 싱싱한 바닷내가 물씬 풍긴다.갈치 채낚기 어선에 동승,조업 현장에 함께 나간 뒤 공동판매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취재했다. 제주 성산포 앞바다 공진호에서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채미줄(낚싯줄) 빨리 올려.” “풀치(갈치 새끼)밖에 없잖아.” 지난 6일 밤 제주도 성산포 20여㎞ 앞바다.갈치 채낚기 어선 303 공진호(선장 김영칠·50) 선원들의 손놀림이 바쁘다.제주의 검은 밤바다에서 막 올라온 갈치를 떼어 내 스티로폼 상자에 담기 시작했다. 낚싯줄에 걸려 퍼덕거리는 갈치는 유난히 반짝거렸다.대낮처럼 환히 밝힌 고깃배의 집어등에 반사된 갈치는 은으로 도금한 듯했다.그래서 ‘은갈치’란 말이 생겨났나 보다.도회지의 수산시장에서 본 희멀건 갈치가 아니었다. 공진호 뱃머리 오른쪽에서 갈치 조업에 한창이던 송덕길(48)씨는 갈치를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갈치는 물에 나와 공기를 마시자마자 바로 죽습니다.그래서 저녁 때보다 새벽이나 아침에 잡힌 갈치가 싱싱하고 더 맛있어 값도 더 나갑니다.” 갈치는 성질이 급한 만큼 빨리 죽고 빨리 상한다.비늘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이유다.어찌 보면 선도를 싱싱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로 채낚기의 경쟁력이다.2∼3년된 갈치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갈치 채낚기를 ‘당일바리’라고 부른다.저녁에 조업나가 다음날 새벽에 돌아와 경매에 부치는 까닭에 붙인 이름이다.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주로 연안에서 잡기 때문에 배도 10t 미만의 소형이다. 갈치 채낚기는 낚시와 같은 개념이다.바다에 나가 닻을 내려두고 낚싯줄에 보통 15∼17개의 낚시를 매달아 바다에 드리웠다가 미끼를 물면 낚싯줄을 잡아 당긴다.배가 작은 까닭에 롤링(좌우 흔들림)과 피칭(전후 흔들림),수직 흔들림이 아주 심하다.“우리같은 뱃사람도 한달 남짓만에 채낚기를 타면 고생을 하지요.”10여년째 배를 탄다는 강성일(50)씨의 말이다. 이런 채낚기로 잡은 갈치는 가장 비싸게 팔린다.싱싱한 까닭에 고급 음식인 갈치회나 갈치회무침 등에 쓰인다.선장 김씨는 “성산포 갈치가 좋은 이유는 성산포 앞바다의 조류가 빨라 고기가 퍼석하지 않고 졸깃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갈치 연승이나 그물을 이용한 방식이 많이 잡히지만 선도가 떨어진다.연승은 3∼4㎞의 가로줄에 작은 낚싯줄 200여개 정도를 달아 조업하는 것이다. 멀리 나가서 잡아 올리며,짧아도 3∼4일은 걸린다.선상에서 급랭시킨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채낚기보단 신선도가 떨어져 값이 덜 나간다. 그물에 든 갈치들은 서로 물어뜯거나 부딪혀 비늘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이렇게 회색 멍이 든 것을 보통 ‘먹갈치’라고 부른다.주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굽거나 졸여 먹는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조황이 부진하다.선원들은 별로 신나는 표정이 아니었다.선미에서 애꿎은 삼치만 낚아올린 강씨는 “갈치가 한창 올라오는 9월에 비해 엄청 안 잡히는 거지요.”라고 되뇌며 검은 바다만 쳐다봤다. “날이 추우니까 갈치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갔어.일부는 더 깊이 잠수했고.”다소 굳은 표정의 선장 김씨는 어군 탐색기를 살펴봤다.보통 갈치는 수심 50m 전후에서 산다고 한다.밤이면 불빛을 보고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것.하지만 요즘같은 겨울 추위엔 갈치가 수온이 그래도 따뜻한 수심 70∼80m까지 내려가서는 올라오지 않는다.낚싯줄도 덩달아 수심 100m까지 내려간다. 선수 왼쪽에서 김홍제(50)씨가 새끼 갈치인 풀치를 포떠 냉동 꽁치 대신 낚시 바늘에 끼우고 있었다.“갈치는 성격이 굉장히 난폭하지요.배가 고플 땐 동료 꼬리를 잘라 먹을 정돕니다.”그는 “갈치가 머리를 세우고 수직으로 다니면 긴장한 탓에 입질을 하지 않는다.그러나 수평으로 헤엄치면 먹이를 문다.”면서 “풀치는 상품가치가 덜나가 미끼로 쓴다.”고 말한다.하지만 보통 여름에 많이 잡히는 풀치를 햇호박을 넣어 지져 먹으면 별미란다.새벽이 가까워지면서 빈 낚싯줄이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선장 김씨는 돌아가잔다.멀리 다른 배의 집어등만 보이는 어둠속에서 그는 선수를 성산포항으로 돌렸다.귀항길에 선원들이 어획을 정리했다.갈치가 10㎏들이 3상자였다.길이 65∼70㎝ 댓갈치(큰것·20∼24마리) 1상자,중짜(40∼50마리) 2상자였다.잡어도 좀 있었다. 다음날 오전 7시 제주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 앞 공판장.간밤에 조업나갔던 100여척의 채낚기 어선들이 차례차례 갈치를 내려놓으면서 활기를 띠었다.도도한 은갈치 상자가 배에서 내려오자마자 빨간 모자를 쓴 중개인들이 모여 호가를 불렀다.공진호의 성과는 28만원가량.성산포수협 공매 가격으로 댓갈치 1상자에 17만 9000원,중짜가 5만원선이었다.선장 김씨는 “인건비는커녕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다.전날 오후 4시에 일출봉 옆으로 떨어지던 낙조를 받으며 나갔다가 이튿날 오전 7시에 돌아온 15시간의 조업치고는 성과가 부진한 편이다.“이젠 당일바리도 그만둬야 할까보다.내년 사오월에나 다시 시작해야지.”오원국(46) 성산포수협 판매과장은 “제주도에선 연중 갈치회를 먹을 수 있지만 산란기(2∼4월)를 앞둔 요즘이 살이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말했다.그는 “성산포수협에 위판되는 생선의 90% 이상이 갈치”라며 “성산포 갈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장이 좋을 때라면 이곳에서 갈치 축제를 여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성산포 은갈치는 공매를 거쳐 횟집이나 전국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으로 간다. 갈치는 예전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어류학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우리 속담에 “돈 없으면 절인 갈치를 사먹으라.”고 했을 정도로 흔했다. 칼(刀)을 신라시대엔 ‘갈’로 불렀다.갈치란 이름도 그때 굳어졌다는 것이 어류학자 정문기씨의 이야기다.도어(刀魚)라고도 불렀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갈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몸은 약간 납작하다.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며 맛은 달다.”는 기록이 나온다.띠 모양이라 하여 군대어(裙帶魚)라고도 불렀다.속명은 갈치어(葛峙魚).새끼는 풀치·풋갈치·빈쟁이·붓장어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에선큰 칼모양이란 뜻의 다치우오(太刀魚),수직으로 서서 헤엄치는 습성을 묘사해 다쓰오(立つ魚)로도 불린다.영어 이름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 하여 헤어 테일(hair tail)이다. 갈치는 동료간에 꼬리를 먹을 정도로 극성스럽다.친한 사이에 모함을 할 때를 비유하는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도 그래서 생겨났다. 하지만 모성애가 지극한 생선이다.암컷은 알을 낳은 뒤 주위를 맴돌며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지킨다.한눈을 잠시도 팔지 않기 위해 먹이활동도 하지 않아 아주 야윈다. 갈치는 육식성으로 정어리·전어·민어류 등을 좋아한다.단단한 것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그래서 이빨을 소중히 여기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늘이 없는 생선이다.김지혜 국립수산진흥원 연구관은 “갈치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구아닌’이란 성분”이라며 “구아닌은 인조 진주의 원료”라고 밝혔다. 갈치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글루탐산과 호박산 등 감칠맛을 돋우는 성분도 많다.갈치회를 먹으면서 단맛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갈치에는미량이지만 당질이 들어있기 때문.이광철 슬기수산 대표는 “갈치는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매우 높은 산성 식품”이라며 “채소와 같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서울에서도 제주산 갈치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제주도의 유명 식당 등에 주문만 하면 갈치회를 만들어 냉동 포장,항공편으로 서울에 보낸다.갈치회 한 접시에 제주도와 같은 보통 2만 5000원이다.여기에 택배비용을 추가하면 된다. 이기철기자 ■갈치군 맛바람 났네 갈치 집산지 제주에선 언제든지 갈치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회·구이·조림·찜·국….이 가운데 갈치회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원들이 배에서 먹던 술안주였다.갈치회는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하다.입안에 넣고 한참 우물거리면 달착지근하다.이런 갈치회 맛을 제주도 사람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10여년전부터 제주도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갈치횟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간밤에 잡은 갈치를 다음날 식탁에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갈치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에 특히 민감하다. 음식점주인들은 “해상에 기상 특보가 2∼3일 발령돼 갈칫배가 묶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 사람들은 갈치회를 잘하는 곳으로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어시장 입구의 성복식당(064-757-2481)을 꼽는다.사장 이성춘(53)씨는 30여년 배를 탔던 마도로스 출신.어릴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기억을 되살려 최근 새로운 메뉴 갈치회무침을 내놨다.한 접시에 3만원. 성북식당의 갈치국도 좋다.국물이 희뿌예져,보기엔 비릴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맵싸한 고추와 배춧잎이 들어있다.비결은 신선한 갈치를 쓰기 때문이란다.1인분에 7000원.성산포수협 중매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좋은 갈치를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영업의 비결”이라고.1·3 월요일엔 장사를 하지 않는다.이외에도 갈치회(2만 5000원),갈치구이(2만원),갈치조림(2만∼3만원)도 한다. 서울 역삼동 역삼역 부근에 최근 성북식당이 강남점(02-565-4677)을 냈다.동생 성봉(48)씨가 운영한다.갈치와 고등어 등의 재료를 제주도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갖고 온다.이곳의 갈치 요리는 서울 사람의 입맛에 맞춰 조금 단듯하다.갈치회는 3만5000원,갈치국은 8000원.갈치회무침은 내놓지 않고 있다. 갈치 요리 등 제주 향토 음식을 하는 물항식당이란 상호가 전국에 퍼져있다.하지만 제주시 연동 물항식당(064-753-2731) 오복렬(45·여) 사장은 “수도권에서 분당점(031-701-8792)과 평촌점(031-381-6776)을 제외하곤 우리 식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제주물항,탑동물항 등은 모두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는 유사 상호”라고 주장했다. 갈치조림을 잘하는 곳으로 성산포읍의 해촌(064-784-8001)을 들 수 있다.한·일 해협을 뗏배로 횡단한 것으로 유명한 사장 김덕주(50)씨가 통나무로 지은 집이다.고성리에서 성산포로 들어가는 입구의 첫 집이다.성산 일출봉과 앞바다의 전망도 아주 좋다.갈치구이 1만 2000원,조림 2만 5000∼4만 5000원. 서울 서초동 종로학원 뒤 서귀포오분작뚝배기(02-523-9898)는 서귀포출신 부부가 제주의 재료로 운영한다.갈치 구이와 조림 각 3만원.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한라의 집(02-737-7484)도 꽤 알려져있다.2∼3명이 먹을 수 있는 갈치회는 3만 5000원.구이는 갈치 1토막에 1만원.조림 9000원,국 8000원을 받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숭례문 수입상가에도 갈치골목이 형성돼 있다.전국의 상인들이 한번씩 찾는 곳은 희락(02-755-8393)의 갈치조림.첫 맛이 시큼한 듯하다가 매콤 달콤한 갈치 조림 한 냄비(2인분)에 1만원.반쯤 조려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바로 익혀 낸다. 수도권인 분당의 궁내동 녹원가든(031-711-9363)도 갈치요리로 유명하다.제주산 갈치의 항공직송을 경기도에선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갈치회 1접시 4만·6만원,구이 1만 6000원,갈치국 1만 3000원. 이기철기자 chuli@ ■안승춘의 갈치요리 비법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갈치는 웬만한 수산시장에선 다듬어준다.갈치가 싱싱하다면 대가리 부분을 버리지 말자.입은 잘라내고 대가리를 찜이나 조림을 할 때 넣으면 차지고 맛있다.대가리를 손질할 땐 낚싯바늘을 반드시 빼내야 한다. 갈치는 중불에 노릇하게 구워야 맛있다.센불로 구우면 타고 살이 퍼석거린다.잘라 내버리는 꼬리는 빵가루를 묻혀 바싹 튀기면 잔 뼈까지도 먹을 수 있다.표면에 상처가 없고 색깔이 은빛 그대로인 갈치가 신선하다.눈은 까만색이며 아가미가 선홍빛을 띠고 있어야 한다.갈치는 꼬리를 떼어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꼬리가 뭉텅한 것도 괜찮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갈치 포전 ●재료=갈치포 300g,달걀 2개,다진 실파 2큰술,청주·참기름 1큰술씩,후추 ¼작은술,밀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뼈와 가시가 없도록 포를 떠 4㎝x5㎝크기로 썰어 놓는다.(2) 청주·참기름·후추를 섞어 (1)의 갈치포에 발라준다.(3) 달걀에 실파를 넣어 섞는다.(4) (2)의 갈치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입혀 기름 두른 팬에 놓아 전을 지진다. 갈치 양겨자구이 ●재료=갈치 400g,양겨자 2큰술,레몬즙·다진 마늘 1작은술씩,맛소금·치커리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싱싱한 것을 준비하여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하여 씻는다.(2) 손질된 갈치는 4㎝ 길이로 토막을 낸 다음 1㎝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맛소금을 뿌린다.(3) 양겨자에 레몬즙과 마늘을 넣고 섞어 (2)의 갈치에 바른다.(4) 오븐이나 석쇠에다 갈치를 노릇하게 굽는다. 갈치 강정 ●재료=갈치 2마리,녹말 (@)컵,식용유(튀김용) 약간,마늘·통깨 조금씩 ●조림장=간장·청주 1큰술씩,고추장 2큰술,물엿 3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7㎜ 폭으로 썰어 녹말을 묻힌 다음,촉촉해지면 170℃ 식용유에 넣어 튀긴다.도중에 건졌다가 기름 온도가 올라오면 다시 넣어 빳빳하게 튀긴다.(2)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는다.(3) 냄비에 조림장 재료와 마늘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 윤기가 나면 (1)의 튀겨 놓은 갈치를 넣고 버무려 통깨를 뿌린다. 갈치 서양간장조림 ●재료=갈치 1마리(500g) ●양념장=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맛술·청주·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물엿 3큰술,다진 파·다진 고추(또는 고춧가루) 2큰술씩,참기름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는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여 비늘을 긁은 후 씻어 건진다.(2) 양념장은 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물엿·맛술·청주·다진 마늘·다진 파·다진 고추·참기름·깨소금을 섞어 만든다.(3) 냄비에 갈치를 담은 후 양념장을 끼얹고 물 ½컵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조린다. ●팁=갈치의 양이 많을 때는 물의 양을 줄여야 하며,양념장에 우스타소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카레가루를 조금 넣는 것도 좋다. 갈치 별미찜 ●재료=갈치 1마리,무 300g,두부·호박 ½개씩,팽이버섯 1봉지,풋고추·홍고추 2개씩,대파 1대,양파 1개 ●양념=간장 ½컵,고춧가루 4큰술,맛술·물엿·다진 마늘 3큰술씩,설탕·깨소금·참기름 2큰술씩,다진 생강 1큰술,후추 1작은술,녹말 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의 비늘을 긁고 토막을 낸 다음 씻어 놓는다.(2) 무는 1㎝ 두께로 썰고 두부도 두툼하게 썬다.(3) 호박은 1㎝ 두께로 썬다.(4) 풋고추·홍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놓고 양파도 1㎝ 두께로 썬다.(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6) 냄비에 무를 깔고 물 2컵을 붓고 끓여 무가 반쯤 익으면 갈치를 넣고 양념장을 뿌려 찜을 한다. 갈치 단호박조림 ●재료=갈치(大) 1마리,단호박 300g,붉은 고추 1개,물 2컵 ●양념장=간장·다진 파·고춧가루·청주 2큰술씩,굴소스·다진 마늘·설탕 1큰술씩,다진 생강·물엿·참기름·깨소금 ½큰술씩,후추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비늘을 긁고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먹기좋게 토막 내어 씻어 물기를 뺀다.(2)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3)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뺀다.(4) 분량의 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5) 냄비에 큼직하게 썬 단호박을 깔고 갈치를 얹은 후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는다.(6) 물 2컵을 냄비 가장자리에 붓고 중불에서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린다.
  • 민노당 ‘院內15석’ 일구나/지역구 7~8석 확보 선언

    17대 총선을 맞아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 15석 확보”를 선언,진보정당의 국회 진출여부가 주목되고 있다.민노당은 현역의원은 없으나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민노당은 이번 총선을 ‘부패정당 대 반(反)부패정당’구도로 만들어 지역구에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7∼8석,1인2표제로 치러지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15% 득표로 7∼8석 등 최소 15석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민노당의 집중 공략지역은 권 대표가 출마하는 경남 창원 을을 비롯,울산과 부산,마산,진주,창원,거제 등 노동자 밀집지역인 ‘영남벨트’.여기서 7∼8명의 당선자를 낸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지난 16대 총선에 임박해 출마,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에게 아깝게 패한 창원 을에 재도전한다.김종철 대변인은 7일 “권 대표가 대선 출마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데다 노동자들의 지지가 확고해 이번에는 원내입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조위원장 출신후보들의 당선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인 손석형씨는 창원 갑에서 원내진출을 노린다.한나라당 김종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당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출신인 나양주씨는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다.한나라당 김기춘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씨가 모두 나온다면,한나라당 지지표 분산에 따른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日 열도에 뿌리내리는 신보수](1)일본의 신보수 탄생 배경

    21세기 일본의 첫 총선거(중의원)가 치러진 작년 11월 9일,하나의 키워드가 창조됐다.보수 양당제로의 재편,사민·공산당의 몰락이 일어난 열도를 읽어낼 새 흐름,풀뿌리 신보수이다.열도에 뿌리내려가는 신보수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그 흐름이 주류가 되어가고,그 핵인 젊은 세대들이 일본의 주역으로 성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어떤 일본을 구상하고 있는가,그들이 주역이 되는 일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풀뿌리 신보수,침몰해 가는 사민주의,그들과의 새 한·일 관계를 3회에 걸쳐 제시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세밑인 12월18일 게이오대학.강연에 나선 작가겸 와세다대 교수인 헨미 요(59)는 200여명의 청중 앞에서 “도무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의 수수께끼는 이렇다.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심의관 집에 지난 9월 폭발물이 설치됐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는 ‘당연한 일”이라는 망언을 했다.“자기와 생각이 다른 인물을 암살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공인으로서 있을 수 있는 국가는 일본 밖에 없다.이런 발언을 하는데도 어떻게 300만표를 얻었는지,그리고 비인간적인,상식적이지 않은,있어서는 안될 발언을 한 그가 어떻게 도쿄도 지사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는지.왜 이런 발언을 해도 인기가 있는 건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인가.” 이렇게 호소한 헨미는 “자연발생적인 파시즘의 전조”라고 지금 일본의 현상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다나카 심의관 집에 폭발물을 설치한 범인들이 체포된 것은 12월19일이었다.조총련과 사민당,일본교직원노동조합 건물에 총격을 가하거나 정치인들에게 실탄과 협박문을 보냈던 이들은 ‘도검(刀劍) 벗의 모임’ 회원들이었다.전통적인 우익단체와는 다른 자생적 신보수다.면면을 보면 치과의사,미용실 경영자,주지 등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40∼50대 보통 시민이다. 2001년 한·일 역사교과서 파동을 일으킨 ‘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일반 참가자들도 ‘보통’을 자처하는 시민들로 추정된다.이 모임의 가나가와현 지부에 2001년부터 4월부터 10개월간 참가해 회원들을 조사한 우에노 요코(25·당시 게이오대 학생)에 따르면 회원들은 스스로를 ‘침묵하는 다수’로서 보통시민의 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한다.2차대전 패전 후 태어난 30∼40대가 주축인 이들은 좋아하는 정치가로 이시하라 도쿄도 지사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침묵하는 다수”였던 야마모토 헤루미(37)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접하고 1999년 행동파로 변신했다.신보수 정치인의 산실인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인 그는 ‘청년의 모임’을 만들어 1인 시위를 해오다 지금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 간사를 맡아 가두서명 등 “행동부대”로 일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실감한다.재작년 9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기 전만 해도 술자리에서 납치,안보 문제를 꺼내면 시큰둥했던 친구들이 이제는 진지하게 응해온다.군대보유,천황제,애국심을 강조하는 그는 납치 해결 전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해서는 안되는 대북 강경론자이다.그가 주도하고 있는 ‘청년의 모임’ 회원들은 주축이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산케이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도요가쿠엔대학 전임강사 사쿠라다 준(38)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보수논객이다.그는 천황제,헌법 9조 개정을 통한 군대보유,야스쿠니(靖國)신사 존속,애국심을 강조하는 교육기본법을 주장하지만,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과격보수와는 약간 다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일본이 진주만 공격에 나선 것은 “미국의 석유금수 조치로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비유하는 사쿠라다는 “북한을 만족시켜서도 절망시켜서도 안 된다.”고 대북 지원 필요성을 주장한다.그런 점에서 야마모토보다는 온건하다. 좌파 주간지 ‘슈칸긴요비(週刊金曜日)’의 다케우치 가즈하루(33) 기자는 이들을 “좌절을 겪으면서 경제대국의 재현,국제사회에서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군사력에 대한 갈망을 키워가고 있는 세대”라고 정의한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얻은 것은 내셔널리즘”이라고 분석하는 간사이가쿠인대학 아베 기요시(39)교수의 말처럼 풀뿌리 신보수는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와 더불어 저변을 넓히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극우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50)가 등장,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만화 ‘전쟁론’ 등을 통해 침략전쟁을 미화하고,군대 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군사 내셔널리즘의 토양을 다졌다. 이런 가운데 신보수의 지형을 넓히고,단결토록 만든 “패전 후 첫 퍼블릭 메모리”(헨미 요)는 역시 2002년 9월 북한의 납치 시인이었다는 데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일본 국회에서 지한파로 꼽히는 고바야시 유타카(39·참의원)는 일본의 최대 적을 “북한”이라고 꼽는다.그도 헌법 9조 개헌 등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신보수 대열에 서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 “과거 히노마루(일장기)를 흔들던 군국주의적인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가네코(63·회사이사)는 올해 두 종류의 연하장을 만들었다.나이든 사람에게 “일본 안보의 위기감”을 주제로,젊은층에게는 “싸우는 일본은 어디로 갔는가.”였다.건설회사 간부로 20여년간 해외를 다니며 ‘강한 일본’을 체감했던 그는 지금의 ‘약한 일본’에 위기감을 느끼는 ‘보통 시민’이다. marry04@ ■ 오구마 게이오대 조교수 |도쿄 황성기특파원|게이오대 조교수 오구마 에이지(小熊英二)는 “영국,프랑스에서 경기가 좋지 않았던 70∼80년대 이민 배척 운동이 태동한 것처럼 지금의 일본이 그렇다.”면서 “네오나치즘을 했던 사람들이 과거의 나치즘을 알고 했다기보다 경제적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택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선진국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내셔널리즘이 탄생한 배경은. -1990년 전후 냉전 종언과 불황이 동시에 일본에 찾아왔다.지금은 가난하지도 않지만,과거처럼 고도성장이 되는 시기도 아니다.그런 점에서 첫째,목표가 없어졌다.과거처럼 가난을 딛고 풍부하게 된다거나 좋은 생활을 추구하는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둘째,냉전이 끝나고 미국 일극체제가 되면서 일본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요구가 강해졌다.미·일 가이드라인 수정,자위대 파병 요구 같은 것들이다.셋째,전쟁을 경험한 사람이 사회에서 점점 물러나면서 전쟁기억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이 세가지가 현재 내셔널리즘으로 불리는 현상의 배경이다. 특징이라면. -패전 직후의 (전통적)우익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는 분명 다르다.예전의 우익,보수는 전전(戰前)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지만 교과서 모임측은 전전을 모른다.그때를 살지 않았으니까.고도성장기 이후의 사람이 많다.전쟁 전을 몰라서 “전쟁이 좋다.”거나,“한·일병합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라든가 해도 그 말에 리얼리티가 없다. 이전의 보수,우익은 한국 중국에 대해 전통적인 멸시가 있었다.가난한 시절의 한국,중국밖에 모르기 때문이다.지금의 20∼30대들은 한국과의 우호나 한국 문화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일병합은 옳았다.”는 형태로 나타난다. 목표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헤매고 있고,미국의 압력에 의한 군사요구의 흐름 속에서,자신 속에 전쟁체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명확히 뭔가에 몰두할 수 있는 내셔널리즘이 필요한것이다.신흥종교를 추구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까.그들은 ‘천황'에 충성심을 갖지도 않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내셔널리즘을 가르치는 세력은 누구인가. -단순히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전통적인 우익들이 먼저 있다.자민당 지지 기반과 연결돼 있고,신도(神道)의식,야쿠자 조직과도 연결돼 있다.이들은 이익 기반과 연결돼 있다.‘새 역사교과서 모임’ 같은 사람들도 있다.그러나 이들은 조직과 연결돼 있지 않고,신도의식 같은 것도 없다. 2002년 북한의 납치 시인이 일본내 여론을 폭발시키고 보수진영을 단결시켰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오구마는 1962년 도쿄 출신.도쿄대 농학부를 거쳐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10년간 근무.도쿄대에서 박사학위 취득한 뒤 현재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조교수.저서로는 ‘민족과 애국-전후 일본 내셔널리즘과 공공성’,‘치유의 내셔널리즘’ 등.
  • ‘4·15총선’ 경쟁률 6대1 될듯

    오는 4월15일 실시될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기사 8·9·10·12·14면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이 자체조사와 연합뉴스 분석을 바탕으로 4·15총선 출마예상자를 집계한 결과 전국에서 2300여명의 예비후보들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는 석달 전인 지난해 9월 조사보다 100여명 늘어난 수치로,전국 평균 10대1을 웃돈다.다음달 말까지 당별 후보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실제 출마자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주요정당 수가 늘어난데다 신진인사에 대한 선호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총선 경쟁률은 6대1에 육박할 전망이다.4년 전 16대 총선에는 1040명이 출마,4.5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의 3파전이 예상되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합이 가장 치열한 가운데 부산·경남과 광주·전남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선거구별로는 22명의 예비출마자가 거론되는 울산 울주군과 광주 서구(21명),울산 남구(20명),경남 진주(20명),경남 김해(20명),경기 고양덕양갑(19명),경남 마산합포(18명),경기 수원팔달(18명) 등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예비후보들의 난립은 2002년 대선 이후 형성된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국민적 세대교체 요구에 따른 각 정당의 적극적 후보 발굴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 등 주요 정당들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후보공천 심사에 착수,다음달 말까지 공천작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진경호기자 jade@
  • 정치 빅뱅 아침이 밝았다/정치개혁 기대감 새내기가 뜬다

    “정치 개혁은 우리가 이끈다.” 올 17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거셀 전망이다. ‘깨끗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강하면서 저마다 도덕성과 참신함을 무기로 기성 정치인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같은 당내에서만 7∼8명이 한 지역구를 두고 경합을 다툴 정도로 정치개혁을 기치로 내건 신인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이같은 정치 신인들의 출마 러시는 바꿔진 정치환경 때문이다.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은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총선출마 후보를 정한다.과거 중앙당에서 대표 등 특정인의 지지를 받아야만 공천권을 받던 시대와 달리 일반 유권자가 1차 공천열쇠를 쥐고 있다.자민련의 경우,중앙당에서 공천권을 갖고 있으나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외부인사 영입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 경륜을 바탕으로 한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정치신인은 이회창 후보 보좌역이나 부대변인 등 정당인이 많은 가운데 언론인과 교수,율사 출신 등 전문가 그룹도 포진해 있다. 이 후보 특보였던 조해진부대변인은 경남 밀양·창녕에서 김용갑 의원에 도전장을 낸다.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2년 박찬종 전 의원의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다.당 세대교체를 외치는 386으로 ‘청와대 386’과 각을 세웠다. 서울 광진 갑의 홍희곤 지구당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당선된 터라 공천이 유력하다.역시 경선을 거친 강민구 서울 금천 지구당위원장은 ‘아가동산’ 사건으로 유명한 검사 출신 후보다. 최구식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분구가 예상되는 경남 진주에서 출사표를 던진다.‘신식구식 행진곡’이란 재밌는 콩트집도 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본거지 ‘미래연대’ 권영진 공동대표는 서울 노원 을에 둥지를 틀었다.통일원 통일정책 보좌관,여의도연구소 기획위원을 거쳐 지금은 최병렬 대표 특보로 있다. 최근까지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희천 행복한 미래연구소장은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심판하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내가 노무현보다 대통령을 잘 할 수 있는 29가지 이유’란 발칙한 책을 냈다. 이정현 정책기획팀장은 광주에 ‘무모하게’ 출사표를 던진 화제의 인물.전남 곡성 출신으로 20년 넘게 중앙당에서 일해 왔다.신인들도 영남이나 수도권 출마만을 고집하는 와중에 신선한 발상이라는 평이다. 부산 남구의 김용주 전 국회의장 공보비서관과 부산 진 을의 황준동 대표특보,경남 마산합포의 강원석 미래연대 부산경남 대표는 열린우리당에 맞서 PK지역 사수를 다짐하고 있다.허옥경 전 해운대 구청장과 김희정 부대변인은 부산에서 여성 파워를 당당히 입증한다는 포부다. 서성교·구상찬·정찬수 부대변인도 이 후보 보좌역 출신.서 부대변인은 서울 마포갑에,구 부대변인은 성동에,정 부대변인은 송광호 의원과 겨뤄 조직책에서 탈락하고 단식까지 한 충북 제천·단양에서 각각 출마한다.양현덕 부대변인도 경기 성남 수정의 김을동 위원장에 재도전한다.송태영·신동철 부대변인은 각각 충북 청주 흥덕과 대구 남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서는 서울 송파 을을 노리는 김정기 국제변호사와 관악 을의 김철수 전국중소 병원협의회 의장,서초갑의 황인태 서울 디지털대 부총장 등이 눈에 띈다. 박정경기자 olive@ ■민주당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내세울 정치신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인사로는 김대중(DJ) 정부 시절 고위관료,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중앙당 대변인단 등을 들 수 있다. DJ 정부 시절 고위관료 가운데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최인기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남 나주에서 현역인 배기운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구로 을에서 한나라당 이승철,열린우리당 김한길 전 의원과 본선을 치른다.이 전 장관과 김 전 의원의 승부는 DJ의 총애를 받던 인사들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교육부차관보를 역임한 고재방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은 광주 북을에서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에게 도전할 예정이다. 박준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고향인 장흥·영암에서 3선의 ‘터줏대감’이자 동교동계의 핵심인 김옥두 의원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이들의 경선은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어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과 이무영 전 경찰청장은 선거구가 나눠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주 완산에서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오 전 처장은 분구지역에서 출마해 중앙일보 출신인 김현종 전 청와대 정무1국장과의 경선을 준비 중이다.DJ 정부 시절 검찰의 고위간부를 지낸 법조인 출신들도 눈에 띈다.임휘윤 전 부산고검장은 전북 김제에서 장성원 현 의원과,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은 광주 동구에서 김경천 현 의원에게 각각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경기 오산에 자리를 잡고 한나라당 강성구 현 의원,열린우리당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 등과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서울 중구에서는 김동일 전 중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민주당의 ‘입’으로 뛰어온 대변인단의 당락도 관심이다.유종필 대변인은 서울 관악 을에서 한나라당 김성동 현 지구당위원장,열린우리당 이해찬 현 의원 등과 3파전을 벌일 예정이다.민영삼 부대변인은 경기 안산 단원에서 본선을 위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박상천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재두 부대변인은 광주 북갑의 김상현 현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장전형 부대변인은 경기 안산과 서울 영등포 출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 출신 가운데 몇 명이나 국회에 입성할 지가 관심이다.현재로선 경기도 부천 소사구에서 출마를 준비중인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당선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김씨는 노 대통령 당선 전까지 부천 시의원으로서 오랫동안 지역을 다져와 새로 지역구를 찾아나선 대다수 ‘386’ 참모들과는 다르다. 서울 강서 을에서 같은 당 김성호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충렬 전 노무현 후보 외교특보도 ‘다크 호스’로 꼽힌다.이씨는 현역인 김 의원에 비해 상대적인 참신함을 무기로 새벽부터 바닥을 훑고 있다.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서 도전자로 나선 서갑원 전 정무비서관과 서울 영등포 갑의 윤훈열 전 행사기획비서관의 선전 여부도 주목거리다. 최근 측근비리 혐의로 한차례 ‘타격’을 입은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노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하는 이씨가고향인 강원 영월·평창에서 출마할 경우 강원도가 선거전의 초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노 대통령의 ‘왼팔’인 안희정 전 민주당 전략연구소 부소장의 경우,최근 측근비리로 구속돼 출마 전망이 어두워졌으나,본인은 출신지인 충남 논산에서 출마하겠다는 꿈을 완전히 접지 않은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 전 부소장의 출마가 현실화된다면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쓴잔을 마셨던 이인제(자민련) 의원과 대적하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철옹성인 영남권에서 ‘노풍’을 기대하며 출마에 나선 인물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부산 중·동구와 대구 북 을에서 각각 출마를 준비 중인 이해성 전 홍보수석과 배기찬 전 정책실 국장이 ‘혈전’의 선두에 서있다. 청와대 출신이 아닌 일반 신인들 중에서는 새만금사업 중단과 부안 핵폐기장 논란으로 민심이 악화된 전북지역이 주목된다. 이중에서도 무려 13명이 넘는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전국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전북 전주 완산의 장세환씨가 국회에 입성할 지가 관심이다.장씨는 전북정무 부지사를 지내 지역기반이 탄탄한 데다,지난해 김근태 원내대표의 언론특보로 활동한 경력을 토대로 중앙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김원기 의장의 특보 출신으로 경기도 남양주에서 출마에 나선 박경산씨와 전남 고흥에서 민주당 박상천 의원과 일전을 벼르고 있는 민변 출신 장철우 변호사의 선전 여부도 관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자민련 자민련은 텃밭인 대전과 충남·북에 정치 신인들이 몰리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지로 충청권이 유력해지면서 자민련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서울 동대문 갑 출마를 고려 중인 유운영 대변인은 “충남·대전은 공천을 놓고 박이 터질 것으로 본다.”며 지원자가 많음을 강조했다. 자민련은 총선출마자를 국민참여 경선이 아닌 중앙당 심사를 통해 정한다.이 때문에 보수성향의 당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많다. 우선 현직 단체장 출신 후보들이 눈에 띈다.대전의 경우,동구에서는 3선단체장 출신인 임영호(48)전 구청장이 송천영 전 의원과 공천을 놓고 경합 중이다.유성구에서는 2선 단체장 출신인 이병령(56)전 구청장이,대덕구에서는 3선의 오희중(61)전 구청장이 각각 열린우리당의 송석찬·김원웅 의원과 본선을 준비 중이다. 관료출신 후보들도 있다.천안 을에서는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박상돈(54)천안발전 연구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진환(53)전 도 의원도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아산에서는 이명수(48)충남도 행정부지사의 조직책 선정이 유력하다는 지적이다.이 부지사는 2월 15일까지만 사퇴하면 출마가 가능하다.대전 서 을에서는 백운교(42)전 심대평 충남지사 비서실장과 김창영(48)전 부대변인 등이 조직책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KBS보도 본부장 출신의 유근찬(54)씨는 보령·서천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충남 금산·논산에서는 수성에 나선 이인제 의원에게 정석모 전 부총재 보좌관을 지낸 건양대 이동진(45)교수가 도전장을 냈다.충남 서산·태안의 경우,성완종(52)충청포럼 회장이 총재 특보단장을 맡으면서 강력한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김기흥(65)전 서산시장,변웅전(63)전 의원도 뛰고 있다. 충청권을 뛰어넘어 수도권에서도자민련의 ‘녹색바람’을 일으키려는 후보들이 많다. 인천 부평 을에서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출신인 김유동(49)지구당 위원장이 지역을 누비고 있다.인근의 인천 계양구에서는 남양주 시민포럼 대표를 지낸 박유병(38)위원장이 열린우리당의 송영길 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인천 연수구에서는 홍익개발 대표인 이경자(60)씨가 지역기반을 토대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수원 장안구에서는 4선의 이태섭(64)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올해의 선행 공무원 23명 포상

    정부는 26일 국내 최다인 400여회의 헌혈기록을 가지고 있는 통계청 전남통계사무소 손흥식(별정 6급)씨 등 23명을 ‘올해의 선행 공무원’으로 선정,포상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손씨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주고,다른 수상자들에게도 대통령 및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했다. 손씨는 지난 84년부터 현재까지 400회가 넘는 헌혈을 했으며 신장·간 기증과 골수기증 예약 등으로 지역사회에서 장기 기증운동을 선도하는 공로를 인정받았다.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 표창 한봉석(철도청 공업서기관) 조봉현(부산지방국세청 세무주사) 이기홍(충남 논산경찰서 경사) 김종태(충남 서산소방서 지방소방교) 나경호(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지방환경연구사) 손준학(경기도 과천시 지방기능 8급) 엄지호(경북도 지방서기관) 충남 공주시 우성중학교(단체 표창) ●국무총리 표창 김대중(행정자치부 별정8급) 임홍철(통계청 행정주사보) 백옥분(특허청 별정6급) 심재천(행자부 중앙119구조대 소방위) 김미애(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기능8급) 김연진(철도청 구로차량사무소 기능7급) 이민수(철도청 용산차량사무소 기능8급) 강정렬(경남 진주세무서 세무주사) 김영철(강원 철원경찰서 경사) 한재식(경남 창원소방서 지방소방교) 김태웅(경기도 부천시 지방기능8급) 강성조(경기도 시흥시 지방토목서기) 이영국(경북 성주군 지방임업주사보) 황숙자(경남 김해시 지방사회복지주사보)
  • 정동주가 말하는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민중의 恨·魂 다시 보듬을 것”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은 한국인의 삶을 뒤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두고 우리는 뭔가에 쫓기듯 사는 삶,뒤돌아볼 겨를이 없는 삶,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곰곰 되씹어 볼 생각을 하고 있는 삶을 산다고들 한다.정신 없이 바쁘게 산다는 말로 압축시켜 볼 수 있겠다.바쁘다는 말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웬만한 잘못쯤은 면책시켜주거나 아예 문제삼지 않으려는 집단면죄부와 같은 능력을 지닌 것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바쁘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려니와 냉혹하게 말하자면 죄악에 속할 것이다.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는 말이다.한국인은 뭐든 잘 잊어버린다고 한다.망각증이라고도 하는 이 심리는 분명 한국인 특유의 자기중심주의 사고 방식이 낳고 기른 질병이다. ●허탈·부끄러움의 역사 참회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유리한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특이한 질병이다.지배계급일수록,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자일수록,권력이 있고 이른바 한국을 망해먹는 3연(緣) 즉 지연,혈연,학연이 치밀하게얽힐수록 망각증이 심하다.이 따위 엉터리 삶을 부끄럽지만 뒤돌아보고 참회하려는 것이다. 한국인의 삶 모두가 역사 안으로 들어와서 역사를 기록하는 닥나무로 만든 책갈피에 안겨 있는 것은 아니다.역사를 정사(正史)와 야사(野史)로 나누어 말할 때 앞의 것은 대개 지배자 중심이다.후자에 속하는 많은 것들은 역사의 책갈피가 아닌 강물이나 바람소리,풀잎이나 나무,물과 불,흙과 바위의 체온 속에 숨거나 기대어 한국인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다.그들의 삶을 불러내어 역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기 위한 시도가 ‘달빛의 역사’다. 그들의 삶 어떤 것은 귀신이나 도깨비가 되고,어떤 것은 전설이나 노래가 되어 한사코 한국인의 삶과 죽음 언저리를 기웃거리기도 한다.이것들은 절대적으로 신화가 될 수 없다.신화라는 이양물(異洋物)로 덮어 싸서 헐값으로 치워버리려는 서구적 태도는 그 저의가 아무래도 수상쩍어 보인다.알고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둔갑시키려 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국인은 잘못이 없는가? 중국 역사에 함몰된 중화사대주의자나 서구우월주의자 모두 ‘달빛의 역사’로 볼 때는 지배계급들이며 정사의 편에서 살다 죽고 싶은 이들이다.죽어서도 그렇게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역사 바깥에서 서성거리거나 웅크리고 있다가 잊혀져버리기도 하는 것이 달빛의 역사다.모든 것은 모든 것과 관계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달빛의 역사는 햇빛의 역사와 관계 있다.이것을 부정하는 것이 관제사학이다.한국 관제사학의 근원에는 중화사대주의와 친일사관이 숨어 있다.한국역사이면서도 한국사에서 추방당해야 하거나 폄하되고 무시되어온 것이 달빛의 역사다. 달빛의 역사는 이 땅에 발 딛고 하늘 이고 살아온 사람들의,다만 자연에 순응하고 노래해온 인간과 자연의 생생한 허밍 코러스다.그래서 아직 따뜻한 체온과 숨결이 남아 있다.눈물의 고뇌와 웃음의 향기가 살아 있다. 일년 동안 만나게 될 주제는 모두 90여 개이다.그중 몇 개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될 것이다. 맨 먼저 풀고 싶은 과제는 이른바 천불천탑의 성지로 불리는 운주사 석탑에 새겨져 있는 낯선 문양들의 의미다.어쩌면 이 문양들의 비밀이 풀려짐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지녀온 여러 생각들이 허탈과 부끄러움으로 결론지워지게 될지도 모른다. ●잠들지 못하는 편견·박해의 희생물 대원군의 편견과 오만이 빚은 천주교도의 대학살,영원을 꿈꾸는 자의 시간이 시작되는 미륵의 세계,보기 드문 인문적 감동의 명소이면서도 숨겨져 있는 역사와 문화의 남평문씨 마을,새뮤얼 무어 목사가 심어준 한국 천민들의 인권해방을 향한 기도,전쟁과 증오의 폐허에서 꽃 피운 화엄사상의 전설,한국 찻그릇의 미학을 빚은 젊은 사기장들,차별 없는 삶을 꿈꾼 스승들,조선의 사랑을 온몸으로 노래하며 떠나간 논개와 그 후예들,김시습이 일본 차문화에 끼친 불멸의 정신사,목 없는 불상들이 전하는 조선 유학생들의 이념과 시위문화,임술년 진주농민항쟁과 오늘의 한국농민들,편견과 증오의 상처를 통해서 읽는 파괴와 자기 부정의 역사인 양주 회암사지의 교훈,외로움과 절약으로 산 여성운동사의 한 증거,이도차완의 비밀과 미륵사상,초의가 침묵으로 외친 조선은 중국보다 못하지 않다는 교훈,서포 김만중의 유배지 파도소리로 다시 읽은 구운몽,남한산성에 숨겨진 종교 박해사,한국은 일본 차 문화와 중국 차 문화의 식민지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일궈왔으면서도 지배계층의 이념이나 편견에 매몰된 채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 애절하고 그리운 옛일이면서 동시에 우리로 하여금 참회하게 하는 부끄러움들을 만나보고 싶다. 대부분 한국인 역사의식의 수면 아래서 잠행하고 있는 이 대단한 비밀 아닌 편견과 박해의 희생물들은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 잠들지 못하고 있다.더는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전쟁과 이별,기구한 삶과 죽음의 기록 혹은 그림들은 숨길 수 없는 한국인의 자화상이면서 그리운 것들로 쌓여온 역사의 원천이자 문화의 양식이다. 살아서 먼 길을 걸어 죽음 너머의 시간에 닿기 위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있다면,그 노래 듣기를 원한다면,먼저 차별의식을 극복해야 한다.성,신분,지역,소유에서 차별의식이 남아 있는 한 그대는 영원히 인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무어 목사의절규 앞에서 과연 우리는 떳떳한가? 인간의 아름다움을 본 이는 그 자리에서 천국을 볼 것이라는 그의 말이 오늘날 한국인에게 어떤 교훈으로 다가올 것인가.햇빛으로서의 지배자가 아닌 달빛에 물들 뿐인 피지배자의 낮은 삶과 고요한 죽음이 때로는 우리를 지나온 길로 뒤돌아보게 한다. ●지나온 길 되돌아 가는것도 여행 지금 한국인은 너무 바쁘다.바쁘기만 한 삶에서는 그윽한 향기를 만들기 어렵다.향기 없는 삶은 거칠고 단조롭다.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역겨울 수 있고 귀찮은 존재이기 쉽다.그것은 인생을 다만 분주하게 살 뿐이다.시끄럽고 무의미하다.그래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고 나를 그 위에 싣고서 더욱 새로워져 모두에게 새로움을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그것의 절반은 내가 스쳐 지나온 길 위에 놓여 있다.잠깐만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자.지나온 길로 돌아가는 것도 여행이고 나그네 길이다.잘만 돌아가면 그것만큼 진보하기도 어렵다.그리고 새벽을 기다리자.깨어 있어야 새벽을 본다.집이 아닌 들길이나 산길에서 밤을 맞으면 달빛은 더 아름답다.집이어야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오래도록 눈비 맞고 자란 슬픔을 만나려면 눈비 내리는 들길에 서야 옳다.슬픔을 지나야 문화가 보인다. 슬픔은 인간의 조건이니까.달빛을 쪼이고 슬픔을 캐는 여행이 될 것 같다.
  • 눈부신 서리꽃 세상/’상고대’ 한창 핀 덕유산 산행

    겨울산에 가면 두가지 꽃이 핀다.하나는 가지마다 소담스럽게 쌓인 눈꽃이고,다른 하나는 ‘상고대’로 불리는 서리꽃이 그것이다.눈꽃이야 야외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상고대는 고산지대,그것도 특별한 기후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겨울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덕유산은 상고대가 한창이다.무주리조트 스키 슬로프 꼭대기인 설천봉에서 향적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하얗게 상고대가 피었다.길 옆의 싸리숲과 철쭉 나뭇가지에도,기품있게 자란 주목과 구상나무 이파리에도,미처 푸르름을 감추지 못한 길가의 풀잎까지.그저 형상을 갖추고 있는 모든 나무와 풀엔 어김없이 상고대가 꽃을 피웠다. ●따뜻한 날엔 오전 11시이전 올라야 감상 상고대는 청명한 겨울밤에,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중 수증기가 나뭇가지 등에 달라붙어 얼면서 생기는 현상.그래서 나무서리,즉 수상(樹霜) 또는 수빙(樹氷)이라고도 하고,안개가 얼어붙는다는 뜻에서 무빙(霧氷)이라고도 한다. 덕유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고대 산행을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산 중의 하나다.최고봉인 향적봉 높이가 1614m에 달하지만 산행 기점인 설천봉(1525m)까지 편안하게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곤돌라 탑승료는 왕복 1만원,편도 6000원.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평탄하다.조금 가파른 곳은 나무계단까지 만들어 놓아 서너살짜리 아이들이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향적봉 정상은 밋밋하다.소담스러운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올라와선지 나무와 풀이 없는 정상 모습은 황량한 느낌마저 준다.누군가 쌓아놓은 돌탑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정상에 서니 사방이 탁 트였다.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산 뿐,산 틈새로 손바닥 만한 마을이 몇 개 보일 듯 말듯하다.남덕유산,적상산,마이산,가야산,무등산,계룡산은 물론 지리산 천왕봉까지 시야에 잡힌다.봉우리와 능선이 겹쳐지며 이어지는 준엄한 산세가 경탄을 자아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 볼거리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 가는 길엔 상고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마치 사방이 하얀 서리로 덮인냉동창고에 들어온 느낌.상고대는 기온이 영하로 유지되면 하루종일 볼 수 있지만 영상으로 올라가면 녹는다.따라서 날씨가 따뜻한 날엔 늦어도 오전 11시 이전까지 올라가야 감상할 수 있다. 능선길 주변엔 고산성 수목인 주목과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나무 모양과 이파리 생김새는 분명 다르지만,무게와 기품이 느껴지는 건 둘이 똑같다.덕유산 주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예전에 마패(馬牌)로 쓰였다고 하는데,현재 300∼500년 수령의 주목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이파리는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주목 고사목(枯死木)도 볼거리.주목은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이라는 찬사가 붙어다닌다.오히려 이파리 없이 몸체와 굵은 가지만 남은 고사목이 더 멋스럽다는 이들도 있다.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속살이 더 굳어져 반들반들 윤이 나는 고사목 감상은 덕유산 산행의 또 다른 재미다. 상록교목인 구상나무는 해발 1000m 이상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지리산,가야산,한라산 등지에 자생한다.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특히 설천봉 곤돌라 승강장 옆 레스토랑 뒤편 산자락엔 비죽비죽 뻗은 구상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풍광이 볼 만 하다. ●‘무주 中하얼빈 빙등축제' 색다른 재미 가족 산행으로는 설천봉을 출발,향적봉,중봉을 지나 백암봉에서 돌아오는 코스가 무리가 없다.왕복 3시간쯤 잡으면 된다.아이가 없다면 구천동 계곡을 따라 백년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길을 따라가보자.왕복 6시간 쯤 걸린다.좀 험난하긴해도 빼어난 계곡의 설경이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어떤 코스로 가든 아이젠은 꼭 착용하는게 안전하다.또 해발 1500m가 넘는 아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기온이 평지보다 10도 정도 낮고 바람도 세게 불므로 방한복과 장갑,모자 등을 단단히 갖추어야 한다. 산행후엔 무주리조트에서 개최중인 ‘무주중국하얼빈 빙등축제’ 행사장에도 들러보자.중국 빙설 예술의 역사가 깊은 하얼빈의 작가들이 제작한 다양한 빙설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직경 13m,높이 8m,길이 70m의 만리장성 등을 포함한 작품들이 8개 전시구역에 설치돼 있다.얼음속에다양한 빛깔을 내는 전등을 설치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했다.입장료 1만원. 무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가이드 ●가는 길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후 서울에서 무주까지 3시간이면 간다.경부고속도로 대전 회덕 분기점을 지나 조금만 더가면 나오는 무주·판암 방면 대진고속도로로 갈아타야 한다.무주IC에서 빠져 진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적상 삼거리에서 좌회전,사산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치목터널과 구천동터널을 지나면 무주리조트가 나온다.구천동 계곡은 무주리조트를 지나 10분쯤 더가면 나온다. ●숙박 무주리조트(063-322-9000)내에 콘도와 호텔이 있다.주말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다.덕유산 자연휴양림(063-322-1097)도 묵을 만 하지만 역시 예약이 만만찮다.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무주읍내 여관이나 덕유산 인근 콘도형 민박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인터넷 ‘아이러브무주’(www.ilovemuju.co.kr)에 들어가 보면 깨끗한 숙박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상고대 피는 명산 태백산(강원 태백·1567m)은 주목 군락지에 핀 상고대와 눈꽃이 황홀한 곳.교통이 편리하고 등반로도 완만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유일사∼주목단지∼천제단∼망경사∼당골 코스가 좋다.4시간 소요. 백덕산(강원 영월·1350m)도 눈꽃과 함께 상고대가 유명한 산.문재∼사자봉∼백덕산∼먹골재∼호헌교 코스를 따라가면 5시간쯤 걸린다.수림이 우거진 소백산(충북 단양·1440m)은 눈꽃과 상고대 지대가 넓고 정상 조망이 좋다.어의곡리∼비로봉∼삼거리∼천동골로 이어지는 코스(4시간쯤 소요)가 좋다.한국등산중앙회(02-2274-7710)에 문의하면 겨울 산행 정보를 알려준다. 식후경 무주엔 민물고기를 넣고 죽을 끓이는 어죽이 유명하다.담백하고 소화가 잘돼 예부터 선조들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즐겨 해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무주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을 추천한다.외지인들은 잘 모르지만 어죽에 관한 한 현지인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식당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무주읍내에서 내도리로 빠지는 길을 따라 내도교,후도교를 건너 뒷섬마을에 이르니 큰손식당 간판이 붙은 외딴집이 보인다.읍내에서 10여분 거리. 어죽을 시켰더니 10여분 뒤 빙어튀김을 한 접시 내놓는다.서비스란다.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음식을 시킨후 20여분이 지나서야 뚝배기에 담긴 어죽이 나온다. 어죽의 재료는 자가미다.남대천 등 무주지역의 맑은 물에서 많이 나는 민물고기다.다음은 주인이 말해주는 어죽 끓이는법. 자가미 내장을 빼고 손질해 푹 삶아서 뼈를 발라낸다.자가미 삶은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이면서 고추장을 푼다.쌀이 익을 때 쯤 수제비를 떠 넣으면서 대파,다진마늘,생강 등을 넣고 기호에 따라 후춧가루를 첨가한다. 구수하고 진한 맛에서 깊이가 느껴진다.4000원.서넛이 먹을 만한 자가미탕은 2만 5000원이다.어죽만 한그릇 시켜도 빙어튀김 한 접시는 덤으로 준다.(063)322-3605.
  • [사설] 옥중 주식투자가 방치된 교도소

    법을 가장 엄정하게 지켜야 할 변호사와 교도관의 기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서울지검은 23일 수감중인 이용호씨 등에게 반입이 금지된 휴대전화를 몰래 갖고 들어가 접견을 빙자해 이를 이용하게 한 변호사 3명을 구속기소하고,돈 받고 이를 묵인한 교도관 등 법조비리사범 1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용호씨는 구속된 한 변호사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단말기를 건네받아 주식투자를 하고,시세조작을 한 의혹까지 받고 있으며,자신이 한때 대표로 있던 삼애인더스의 경영권 회복을 기도했다.이씨가 누구인가.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주가조작을 했으며 수사를 막기 위해 정관계에 금품을 살포한 자다.그런 이씨가 ‘옥중 회장’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집사 변호사’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행형법상 수감시설에는 휴대전화를 반입할 수 없다.변호사도 본래 반입금지 물품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래 갖고 들어간 휴대전화 사용 대가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챙긴 이들 집사 변호사는 법의 파수꾼이 아니라 법률 암거래상이라고 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법조계는 재발 방지와 법조 기강 정립을 위해 비리 적발과 징계,자정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옥중 주식투자와 경영을 방치한 교도행정도 커다란 문제다.진주교도소에서 김태촌씨가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해 물의가 빚어진 게 지난해이며,집사 변호사가 대거 적발된 게 불과 두달전이다.법무부와 교정당국은 그동안 도대체 무얼 했는가.전파차단장치의 설치 등을 개선책으로 내놓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전반적인 교도행정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 강남 의상실 사장도… 군납업자들도 “실세…” 한마디에 ‘설설’

    권력실세나 측근을 사칭해 돈을 빼앗는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기업체 대표,기무사 장교에 이어 서울 강남의 의상실 여사장까지 당해 ‘정치인·권력자’라면 ‘꾸뻑 죽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실세’라는 한마디에 ‘30년 옷장사’의 직감과 눈썰미도 빛을 잃었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계에 강남구 신사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는 백모(61·여)씨가 찾아왔다.고위층의 측근을 사칭한 50대 여성에게 보석 등 1200여만원 상당을 사기당했다는 것이었다. ●‘옷로비 사건’언급하며 비밀엄수 당부 백씨는 “옷차림이 정숙하고 말투도 세련돼 재력있는 집의 사모님으로 알았다.”고 말했다.이 여성이 백씨의 의상실을 찾은 것은 16일 오전.매장 안을 둘러보던 그는 “사업 때문에 선물할 옷이 필요하다.”며 최고급 원단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백씨가 100만원짜리 벨벳 원단을 보여주자 이 여성은 “돈은 아끼지 않겠다.”면서 “크리스마스에 맞춰 선물할 계획이니 오늘 고객에게 가서 치수를 재자.”고 말했다.지난 98년 정·관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위층 옷로비 사건을 얘기하며 “이런 일엔 비밀유지가 생명”이란 말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백씨를 현혹시킨 것은 이 여성의 전화통화였다.그는 매장 안에서 끊임없이 어디론가 휴대전화를 걸었다.‘시누이’라는 사람과는 “우리가 ‘그 장관’한테 뇌물주려는 것도 아닌데 굳이 비싼 밍크로 할 필요가 있느냐.”며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잠시 뒤엔 ‘사모님’이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호텔에 방을 잡고 있으면 의상실 사장과 함께 가 사이즈를 재겠다.신변노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호텔로 떠나기 전 이 여성은 매장 한편에 전시된 보석진열대에서 1개에 600만원씩 하는 루비반지와 진주반지 2개를 골랐다.그리고 “시누이가 500만원권 수표 3장을 준비했으니 거스름돈 300만원을 가져가자.”며 택시를 잡아타고 H호텔로 향했다.호텔에 가던 도중 이 여성은 시누이에게 보석을 가져다 주겠다며 보석과 거스름돈을 건네받았다.그리고 잠시 기다리라며 택시를 나선 뒤 종적을 감췄다.모든 것이 단 2시간 사이에 벌어졌다.●청와대 측근 사칭만 10여차례 같은 날 청와대 경호실장의 측근을 사칭해 군납업자들로부터 1억여원을 가로챈 류모(48)씨가 사기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류씨는 2000년 11월 군부대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이모(40)씨에게 “안주섭 청와대 경호실장(현 보훈처장)의 동생이 국가정보원에 다니는데 고교 때부터 친한 사이다.잘 이야기해 군에 돼지고기를 독점 납품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접근,1500만원을 받는 등 9차례에 걸쳐 1억 400여만원을 받았다. 류씨는 이 과정에서 노숙자에게 돈을 주고 안 처장인 것처럼 박씨에게 전화를 걸게 해 “곧 납품계약이 된다.”고 말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피해자들을 속였다.피해자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에도 “경찰 때문에 납품 계약이 깨지게 생겼다.”면서 류씨를 철석같이 믿었다. 올들어 대통령 친척이나 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나 측근을 사칭한 범죄는 10여건에 이른다.이런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급행료’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경찰대 한종욱 교수는 “오랜 권위주의 통치기간 동안 국민들 스스로 권력에 대한 복종과 숭배를 내면화했다.”면서 “일반인조차 고위층과 ‘줄’을 대는 것을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서울시립대 행정학과 박정수 교수는 “인사와 행정분야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미국처럼 로비스트를 합법화하거나 전자입찰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불법거래에 참여하려는 유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새해 서울신문 연재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새 출발하면서 작가 정동주(얼굴·55)씨의 역사 문화에세이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을 연재합니다.‘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은 역사에 편입되지 못한 피지배자로서의 민중의 삶,한국인의 의식 밑바탕에 흐르는 사상의 원류를 조명하는 탐방 에세이입니다.한국의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고 사람 냄새가 은근하게 배어 있는 품격 높은 산문의 미학을 전해줄 것입니다. ▶인터뷰 17면 아무리 우람한 나무라도 지하수가 뿌리를 적셔주지 않으면 말라죽고 맙니다.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우리의 마음 밭을 적시고 살찌우는 원천이 고갈되면 삶은 황무지처럼 메마를 수밖에 없습니다.우리 마음의 본향,정신의 바탕이 소중한 것은 그런 연유에서입니다.‘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은 바로 이같은 점에 착목해 이야기를 풀어갈 것입니다.달빛에 물든 민중의 삶,스러져가는 우리 문화의 유산을 햇빛에 드러내고 구체적인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은 때로는 기존의 주류역사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그런 만큼 이 새로운연재물은 다양한 논쟁을 낳고 건강한 담론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작가 정동주씨는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역사와 문학이 교차하는 글쓰기로 널리 알려진 이 시대의 이야기꾼입니다.84년 장시 ‘순례자’로 제8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정씨는 서사시집 ‘논개’등 일곱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백정’‘단야’‘민적’‘콰이강의 다리’‘신의 지팡이’‘불의 지문’등 스케일 큰 소설들을 발표해온 중진 소설가입니다.또 러시아 한인 유민사를 다룬 자료집 ‘카레이스키,또 하나의 민족사’를 펴내 국내 문단에 ‘과거사 바로보기’ 붐을 일으키는 등 역사연구가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79년 경남 사천으로 내려간 이래 향토를 지켜온 ‘농군작가’로서 역사 이면의 진실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정씨의 글은 감각에 호소하는 요즘 작가들과는 분명 다른 힘을 느끼게 합니다.그것은 바로 발로 뛰고 온몸으로 쓰는 작가의 정직한 글쓰기에서 비롯됩니다.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삶을 깊이있게 아우르며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거대한 지적 오디세이아, 일주일에 두 차례씩 연재될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작가 정동주씨가 들려주는 작품방향/“응달에 가려진 역사의 진실 찾아낼 것”

    “러시아 작가 솔제니친은 그의 작품에 슬라브인의 고통만을 주로 담아냈습니다.소수민족의 아픔은 감춰져 있지요.러시아의 한인들,즉 ‘고려사람’들은 극도의 고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러시아 사대주의’ 노선으로 함몰해 들어갔습니다.마치 일제시대 친일로 목숨을 이어간 사람들처럼…” 작가 정동주씨는 95년 러시아 한인들의 신산한 삶을 다룬 책 ‘카레이스키,또 하나의 민족사’를 펴내며 이렇게 쓸쓸한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다.1930년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한인들의 운명이란 그야말로 시베리아 곳곳에 나뒹구는 자작나무 잎새 같은 것이었다. 작가는 서울신문에 연재할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을 이야기하면서 10여년전 러시아 한인 취재 때의 심정을 들려줬다.글쓰기라면 두려움이 없을 법한 그이지만 이번 연재에 임하는 각오는 그만큼 비장하고 가슴이 설렌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대중적 독서풍토에서 두드러진 현상을 꼽는다면 아마 신화와 팬터지의 유행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특히 그리스 로마신화가 널리 읽히면서 어린 학생들도 창과 방패를 든 아테나 여신이나 강력무쌍한 영웅 헤라클레스 같은 신화 속 주인공들의 구체적인 형상을 그릴 수 있을 정도이지요.하지만 그 태곳적 서양의 신화가 ‘지금,여기’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달빛에 물들어가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눈을 떠야 합니다.” 예컨대 운주사 천불천탑의 의미를 새겨보기보다는 그리스 파르테논의 폐허에서 낭만을 찾으려는 태도가 앞선다면 그것이 문화사대주의요 정신적 식민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그가 앞 뒤 꽉 막힌 문화적 국수주의자의 기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우리 것,옛 것에 대한 맹목적인 향수야말로 곧 잊혀질 추억에 불과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는 따뜻한 체온과 숨결이 남아 있는 숨겨진 역사의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정사(正史)에서 부정하는 혹은 아예 치지도외하는 것이지만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국인들에게 영향을 끼쳐온 유산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역사적 진실’이 아닐까요.진실은 발굴돼야 합니다.” 그는 때로는 야사(野史)가정사보다 진솔함을 믿는 편이다.우리는 흔히 야사를 풍속이나 전설,유언비어 쯤으로 여기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않다.정사의 결함을 보완하고 오류를 시정해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사보다 당대의 시대상을 더 잘 반영하기도 한다.정사의 눈가림 탓에 흔적도 없이 사장돼 버린 역사의 순간들을 작가는 진실에 육박하는 힘찬 글로 퍼올린다.그러면 고증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나는 학문적 엄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학자가 아닙니다.하지만 혹시라도 고증 노력을 소홀히 해 실감의 부피를 줄이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낭만적 거짓이 역사의 진실을 가릴 수는 없으니까요.나름의 ‘비장의 자료’들이 축적돼 있습니다.‘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을 통해 보다 많은 독자들이 역사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히고 사유의 깊이를 더했으면 합니다.” ●‘인간해방'에 관심… 백정들 민권운동 조명 작가의 관심사라면 무엇보다 대하소설 ‘백정’‘민적’ 등의 작품을 통해 보여줬듯이 뿌리깊은 신분차별의 극복 문제다.역사의 바깥으로 쫓겨나 서성이거나 웅크리고 있다가 이내 잊혀져버리는 이름 없는 존재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은 사뭇 눈물겹다.댓가지로 만든 패랭이를 쓰고 짚신을 신은 채 초가에서 살며 짐승을 잡거나 버들고리를 만들어 팔던 사람들,비단옷을 입어서도 말을 타서도 디새집에 살아서도 안됐던 사람들,호적도 없고 아예 인구에서조차 제외됐던 사람들.이들이 다름아닌 백정이다.“백정은 우리 봉건역사의 최대 희생자입니다.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은 곧 민권운동이었고 근대적 사회변혁운동의 원천이었습니다.백정으로 상징되는 신분차별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가치입니다.여성에 대한 성차별,지역차별,학력차별 등 인간에 의한 인간의 온갖 차별은 모두 선민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작가는 이번 연재를 통해 1923년 일제하에서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인 진주 형평사운동을 다시 한번 조명할 작정이다.“형평사 창립을 주도한 진보적 백정 출신 장지필과 양반출신 강상호라는 두 인물이 벌인 진보와 보수의 이념대립은 한국 사회사상사의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습니다.한국 사회운동의 원류가 된 셈이지요.” 작가는 ‘백정문학’ 연구에 몰두하면서 역사의 응달에 가린 인물들의 공적을 찾아내는 가외의 소득도 올렸다.초기 기독교 선교사에서 거의 잊혀진 미국인 선교사 새뮤얼 무어 목사에 관한 자료를 접하게 된 것이 그 한 예다.“무어 목사에 의해 기독교에 입문한 백정 박성춘은 1898년 조선의 백정을 대표해 종로 만민공동회에 참석,감동적인 연설을 합니다.지금의 인사동인 개장수골의 한 교회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권해방운동을 주도한 것도 백정계급이지요. 순수한 기독교 정신이 이러한 운동의 씨앗이 됐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에서 새롭게 다뤄진다.물론 한국인권해방운동사라는 관점에서다.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의 알맹이를 빚어내는 또 하나의 질료는 불교다.작가의 불교적 사유의 도저함은 최근 출간한 ‘부처,통곡하다’라는 책을 통해서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새벽 세시 반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산과 들판,바닷가에서 기도를 올리며 청정수행에 드는그는 불교신자라기보다는 차라리 불교생활실천자라고 하는 표현이 옳다.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훼손된 불상을 볼 때마다 내 가슴에서는 의혹의 불길이 솟습니다.조선왕조 오백년이 배불(排佛)의 시대요 억불(抑佛)의 시대였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한다면 역사에 정말 무책임한 일이지요.나는 작가적 상상력으로 글을 쓰는 소설가이지만 모든 현상을 실증적인 눈으로 읽으려고 노력하는 쪽입니다.”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에는 과연 어떤 불교 이야기가 담길까.“운주사 천불천탑의 비밀은 오묘한 문양에 있습니다.더이상 탑에 새겨진 문양의 의미를 풀지 못한 채 신비의 영역에 가둬둘 수는 없어요.” 작가는 지금 그 무늬의 숨겨진 뜻을 풀어내기 위해 천불천탑과 절절한 밀어를 나누고 있다.“천불천탑의 비밀이 드러날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의 첫 편은 거대한 논쟁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우리 생활문화 뿌리 찾는데도 애정 듬뿍 작가는 자신의 주된 관심사인 ‘인간의 해방’ 문제 못지않게 우리 생활문화의 뿌리를찾는 일에도 애정의 눈길을 보낸다.대표적인 것이 한국의 ‘차살림',찻그릇의 미학 같은 주제다.“한국 차살림에는 정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일본에서 역수입돼 형식에만 신경을 쓰거나,중화주의에 짓눌려 스스로 중국 차에 종속돼 온 우리의 차문화를 무척이나 안타까워한다.“우리 차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합니다.일본의 다도와 그 원류인 한국의 차살림을 비교해보는 것은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긴요한 일이지요.” 그는 “차예절은 기교나 기술이 아닌 정신의 깊이에서 비롯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은 한국 차살림의 중흥조인 다산 정약용과 초의선사의 ‘동다송’,조선 전기 문신인 점필재 김종직이 함양 군수로 일할 때 차밭을 만들어 농민의 다세(茶稅) 부담을 덜어준 이야기 등을 다룬다. 국인의 혼과 한,그리고 정체성에 관한 작가의 관심은 넓고 깊다.그는 마당극 운동을 하다가 82년 ‘농투산이의 노래’라는 시집을 내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해 전국 순회공연까지 펼친 민족극 ‘진양살풀이’는 80년대 마당극운동의 이정표가 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그런가 하면 미술평론가로도 이름을 날렸다.특히 우리 민족색채인 오방색에 관한 연구는 유명하다.그래서인지 그가 좋아하는 화가는 강렬한 색채의 내고(乃古) 박생광이다. “박생광의 ‘동학 전봉준’이나 ‘무당’ 같은 작품에서는 왠지 민족의 자신감과 희망을 느끼게 됩니다.”“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으며,전통을 떠난 민족예술은 없다.”는 내고의 예술관과 그의 문학관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우리 조상의 얼굴은 곧 인디언의 얼굴 작가는 요즘 새 연재물 집필을 앞두고 “한국의 ‘원주민’,즉 원래의 우리 얼굴을 되찾아야 한다.”는 말을 유난히 자주 한다.“고대 한국인들의 삶과 사고방식,습속은 인디언의 그것과 너무도 닮았다.”며 “인디언의 얼굴은 곧 우리 조상의 얼굴”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자신의 장시 ‘순례자’에 문명비판시라는 평을 달아준 영문학자 김우창 교수를 인생의 멘토로 삼고 있다는 그는 일찍이 김 교수가 자신에게 ‘인디언학’을 공부해보도록권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작가가 쓰고자하는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은 인디언에 관한 기록만큼이나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매혹적일 수밖에 없다.주류에서 비껴난 ‘달빛의 역사’를 통해서만 우리는 작가가 강조하듯 ‘인간해방’이라는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빛의 역사,문화의 새벽’은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있는 에세이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대전 서남부 465만평에 신도시/1단계 177만평 택지개발계획 확정

    대전 서남부 지역 465만평이 택지로 개발된다. 건설교통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177만평 규모의 대전 서남부 택지개발예정지구 1단계 개발계획을 15일 확정했다. 대전 유성구 일대의 서남부 택지지구는 약 7만가구 23만명을 수용할 예정이다.1단계 지구는 오는 2010년까지 개발되며 공동주택 2만 1188가구,단독주택 2120가구 등 모두 2만 3676가구가 들어서고 7만명을 수용할 예정이다.2006년 6월까지 실시계획을 확정,2008년 6월 분양에 들어가 2010년 6월 입주시킬 계획이다. 건교부는 행정수도 이전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 상황 등을 고려,2010년 이전에라도 2,3단계 288만평에 대한 개발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장기적으로 서남부 택지지구에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의 첨단산업시설을 흡수,산·학·연 벨트를 구축함으로써 자족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전 서남부지구는 호남고속도로,대전∼당진고속도로,대전∼진주고속도로와 가까워 교통여건이 좋은 편이다.계룡로 대체우회도로 등 9개 광역도로도 신설 또는 확장된다.지구에는 22만평 규모의 도안공원과 갑천변 수변공간을 활용한 자연 생태공원이 조성된다. 류찬희기자 chani@
  • 한나라 긴장·우리당 희색

    “창당 이후 가장 큰 희소식”(열린우리당),“배신자다.”(한나라당) 15일 김혁규 경남지사의 지사직 사퇴 및 한나라당 탈당 선언에 대한 양당의 엇갈린 반응이다. ●“인간적 환멸 느껴…” 한나라당은 김 지사 탈당을 맹비난하는 한편 여권의 ‘단체장 빼가기’의 역풍도 기대했다.최병렬 대표는 “정말 지구에서 추방해야 할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그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변절하는 사람을 숱하게 봤으나 그 어떤 것보다 치사한 것이 변절”이라며 “자기에게 공천을 준 사람(이회창 전 총재)이 감옥에 가겠다며 검찰에 나간 날 그럴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 이어 “그 지역(경남)민들은 한 자리 하겠다고 배신하는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면서 “김 지사의 여권행이 오히려 악재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 김 지사의 탈당이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긴장하는 기류도 엿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우리 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면서도 내심 반기는 모습이었다. ●“동남풍 불 것” 열린우리당은 김 지사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미 총선전략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김 지사는 오는 19일 퇴임식을 마친 뒤 다음주 중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김 지사 탈당으로 한나라당 아성이던 PK(부산·경남)지역의 우리당에 대한 민심이 ‘무관심’에서 ‘지지’로 바뀌고 있는 점을 중시,이같은 흐름을 수도권으로까지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특히 경남은 공민배 전 창원시장,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의 활약에 힘입어 ‘동남풍’ 발원지로 거론될 만큼 우리당 바람이 거세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이강철 상임중앙위원은 “경남에서 우리당 바람이 불어 부산으로,대구·경북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김 지사가 입당하면 당의장 선거에 나가도록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 전국구 후보로서 영남권 총선 후보들의 선거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김 지사가 3선 단체장으로서의 지명도와 정치력을 발휘,김정길 전 장관 등과 함께 PK지역에서 우리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우리당 주변에서는 단체장들의 추가 입당설도 무성하다.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은 내년 초 총장직을 그만두고 경남 충무·고성 출마를 위해 입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김혁규 경남지사 한나라 탈당

    김혁규 경남지사가 15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지사직 사퇴와 한나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관련기사 5면 김 지사는 “정치권은 정쟁으로 날이 새고,사회는 갈등과 반목에 휩싸여 있으며,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도와 우리 국가와 민족이 나아갈 방향을 바로 정립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야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이어 “어떤 직책에도 연연치 않고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기자회견에는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과 김병로 진해시장,공민배 전 창원시장,정구용 전 하동군수,강석정 전 합천군수 등이 배석했다.당초 참석키로 했던 이상조 밀양시장과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은 불참했다.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나라당 청년당원 30여명이 몰려와 김 지사의 탈당을 성토했다.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당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지자체 홈피 경품 쏟아지네

    ‘다른 지역의 일이라도 꼼꼼히 살펴보면 돈이 보인다?’ 전국 자치단체들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보면 흥미넘치는 이벤트가 더러 눈에 띈다.관내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전국의 네티즌이나 전 국민을 상대로 지역을 홍보하고 있다. ‘천년 도시’ 경남 진주시(시장 정영석)는 진주 소싸움 홈페이지(www.jinjubulls.com) 개설 기념 이벤트로 퀴즈잔치판을 벌이고 있다.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3개다.일제시대 때 소싸움대회에 참가,뿔이 부러지는 혈전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전설적인 소의 이름과 진주 전국대회가 처음 열린 연도,진주시 천수교 남강둔치에서 월 2회 개최되는 상설대회의 요일을 맞히면 된다.진주시 공무원을 빼고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마감 이튿날인 26일 전자추첨을 실시한다.1등 1명에게 20만원어치 농산물상품권,2등 3명에게 10만원짜리 1장씩,3등 6명에게 문화상품권 5만원짜리를 준다.응모 선착순 60명에게도 문화상품권 2만원어치를 참가상으로 준비했다. 경북 구미시(시장 김관용)는 각 자치단체 인터넷망을 이용해 ‘구미지역 수출 200억달러 달성일’ 퀴즈대회를 열고 있다.마감은 오는 20일.지난 10일 현재 수출액이 194억 8600만달러라는 점을 공지함으로써 기준도 제시해놓았다.일정기간 수출 평균액수를 감안,200억달러를 언제 돌파할 지를 가늠케 해 ‘손님’을 끌려는 시정홍보 전략이다.시청 홈페이지(www.gumi.go.kr)를 통해 접수하며 당첨자는 목표달성 5일 뒤 홈페이지에 발표된다. 컴퓨터 추첨으로 220명에게 경품을 준다.3만원짜리 문화상품권과 액세서리형 교통카드 가운데 당첨자가 필요한 것을 고르도록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김혁규 경남지사 오늘 한나라 탈당/밀양·진해시장과 우리당 동반입당할 듯

    김혁규(얼굴)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김 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이 자리에는 이상조 밀양시장과 김병로 진해시장도 배석,동반입당 의사를 밝힐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도지사 관사에서 이 밀양시장 및 김 진해시장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자리서 3인은 동반 입당을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이 시장은 내년 6월 도지사 후보 공천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지사는 송은복 김해시장과 배한성 창원시장,박완수 전 경남도 통상국장 등에게도 입당을 권유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김 지사와 열린우리당에 함께 입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은 입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지사는 최근 측근 L씨에게 “불법 대선자금으로 정체성이 흔들리는 한나라당에서 더 이상 정치적 미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고,열린우리당에 입당할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김 지사는 14일 청와대를 방문,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향후 거취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아는 바 없다.”고 회동 사실에 대해 시인도,부인도 않았다.김 지사는 이어 이날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나라당 탈당 의사를 전했다.김 전 대통령은 탈당을 극구 말렸으나 김 지사는 탈당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지사는 여권 관계자들과도 회동,지사직 사퇴 및 열린우리당 입당 시기 등에 대해 조율했다. 이 자리서 김 지사는 탈당 후 곧바로 입당,영남지역에서 ‘동남풍’을 일으키는 역할을 자임했으나 열린우리당측이 역풍을 우려,총선 후보 등록 직전까지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구로 출마예정인 김 지사는 단체장 사퇴시한 17일에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전국구의 경우 후보등록 직전 사퇴하면 된다.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국무총리 기용설도 나온다.그러나 윤태영 대변인은 “노 대통령으로서는 그같은 일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같은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김 지사의 탈당소식을 접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공천으로 3선에 성공하고도 당이 어려울 때 탈당하는 것은 배신행위”라며 비난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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