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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U+ 연암공대에 실무 맞춤형 교육

    LGU+ 연암공대에 실무 맞춤형 교육

    LG유플러스는 통신 전문 영업인 양성 및 지역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경남 진주시 연암공업대학과 ‘주문 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LGU+는 이달부터 연암공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통신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실무 중심의 맞춤형 강의를 지원한다. 사내 실무팀장, 교육 전담 부서 직원들이 초빙 강사로 나서며 이론 강의뿐 아니라 매장 체험 등 실습 교육도 병행한다. LGU+는 이 과정을 이수한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가 자사 영업 부문에 지원하면 인턴 과정을 거쳐 정규직 입사 기회를 준다. 협약식은 연암공대에서 최주식(오른쪽) LGU+ MS본부장, 박문화(왼쪽) 연암공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 본부장은 “맞춤형 교육과 채용이 연계된 이번 협약은 산학 협동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교과 운영에 그치지 않고 통신에 관심이 많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인터넷게임 졌다고 불 지른 고교생…아파트·승용차 태워

    인터넷 게임에서 지자 분을 못 이겨 아파트에 불을 지른 10대 청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10일 이모(15)군을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 이군은 지난 5일 오전 1시 30분쯤 진주시의 한 아파트 통로에 있던 오토바이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오토바이 기름통이 폭발하면서 아파트 3가구와 승용차 4대를 태워 2억여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군은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5차례 연속 패하자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군을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진주의료원 청산 마무리

    폐업된 경남 진주의료원 청산이 종결됐다. 경남도는 26일 진주의료원에 대해 지난 7월 2일 해산 등기한 뒤 부채 등을 정리하고 지난 25일 자로 청산종결 등기를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6일 폐업 방침을 발표한 뒤 7개월 만이며 5월 29일 폐업 신고한 지 4개월 만이다. 도는 그동안 신고된 388억원의 채권 가운데 금융권 채무와 영세업자들의 일반 채무 등 101억원을 도비로 변제했다. 23억원은 채무가 아닌 것으로 분류돼 제외했다. 나머지 차입금 264억원은 도 채무로 승계할 예정이다. 진주의료원에서 사용하던 의료장비와 물품 등 1만 100여점은 수요 조사를 거쳐 마산의료원과 도립의료원, 건강관리협회 등 도내 공공의료시설에 무상 양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는 구입가가 161억원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토지와 건물은 도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했다. 도는 의료원은 보건복지부, 진주시와 협의를 거쳐 병원시설로 매각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재취업 문제는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소설도 OST 시대…‘표적자’ OST에 홍대 뮤지션 대거 참여

    소설도 OST 시대…‘표적자’ OST에 홍대 뮤지션 대거 참여

    ‘소설을 음악과 함께 읽고 느끼고 상상한다’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하면 영화나 TV 드라마를 떠올리기 쉽다. OST는 슬픈 장면에선 감성을 자극하는 배경 음악을 곁들이는 등 극의 전개를 돋보이게 하는 감초 역할을 한다. OST는 또 다른 스토리텔링이다. 그 자체로도 독립 콘텐츠로 대접받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가 주목 받지 못해도 OST가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부터는 웹툰에 음악을 붙이는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설 OST가 발매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신인 소설가인 박태갑 작가의 장편 소설 ‘표적자’(스마트인 펴냄)가 OST와 함께 나온 것. 박 작가는 진주신문 가을문예 소설에서 수상하며 등단한 지역 문인으로 현재 진주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표적자는 비리에 연루된 사업가, 교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이다.표적자 OST가 나오게 된 것은 박 작가 친동생의 힘이 컸다. 홍대 음악신에서 기획자 및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박태석 실장이다. 박 실장은 표적자의 이야기 흐름에 맞게 곡을 붙여 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디어를 낸 것. 박 실장은 크고 작은 인연을 맺었던 뮤지션들에게 OST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뮤지션들은 흔쾌히 무보수로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특히 무보수임에도 자비를 들여 세션을 꾸리고 녹음하는 등 적잖은 공을 들이며 완성도가 높은 곡을 선물한 뮤지션도 있다.참여 뮤지션들은 소설이 출간되기 전 원고를 읽거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의 구상에 어울릴만한 챕터와 캐릭터를 선택해 음악을 만들었다. 또 완성된 곡을 들은 박 작가가 노래에 어울릴만한 챕터를 골라 매칭시키기도 했다.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트랙으로 가득 찼다. 제2의 박정현을 꿈꾸는 양은선이 ‘그 한마디’로 OST 첫 페이지를 열며 가창력을 뽐낸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 테마송으로 알려진 2인조 도시락밴드가 ‘눈물꽃’을 선물했다. 피아노와 보컬이 촉촉하게 들려오는 서정적인 팝 발라드다. 언더그라운드 록신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실력파 3인조 밴드 제이워커가 2집에 실었던 노래를 리듬감 있게 새로 꾸민 ‘기억해 2013’도 돋보인다.이밖에 그린토마토후라이드(GTF)의 신현오, 혼성밴드 프리키의 보컬 홍혜주, 걸스락 밴드 로즈마리, 러버더키의 여성 기타리스트 송지아, 물고기눈물달프로젝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건반주자인 최태완 등이 참여했다.박 실장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조언을 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여러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책과 같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염치없는 정당 현수막 눈치보는 자치구 단속

    염치없는 정당 현수막 눈치보는 자치구 단속

    3일 서울 종로구 원남동 창경궁로 교차로. 새누리당 종로구 당원협의회와 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회가 각각 내건 현수막이 주변 상가의 간판뿐 아니라 보행자 신호등까지 가리고 있었다. ‘주민 숙원사업인 원남동~종로4가 일방통행 구간을 양방으로 통행하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내용으로, 두 정당이 서로 자신이 해결했다고 홍보하고 있다.정당 현수막들이 도심 거리 곳곳에 무질서하게 걸려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단속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당 현수막에 예외 기준을 적용해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3일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는 이유가 미관을 훼손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당이 내건 현수막은 미관을 해치지 않고, 민간이 설치한 것은 미관을 상하게 하느냐”고 꼬집었다. 현행 현수막 설치 관련법에 따르면 각 지자체가 마련한 지정 게시대에 설치한 것을 제외한 모든 현수막은 불법으로 구청 등 관할 지자체가 단속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 대부분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8조 4호(적용 배제)의 ‘적법한 정치 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표시·설치하는 경우’를 적용해 정당 현수막을 단속하지 않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은 예외 규정에 따라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정당법 37조 2항에서 보장한 ‘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이용해 홍보하는 행동’으로 보고 단속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전행정부는 “일반적인 정당 홍보용 현수막도 지정 게시대 밖에 설치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김연중 지역활성화과 서기관은 “정당법 37조 2항은 선언적이고 포괄적인 규정으로, 실제 적용은 개별법인 옥외광고물관리법 8조 4호에 따라야 한다”면서 “여기서 규정한 적법한 정치 활동을 위한 현수막은 합법적인 행사나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안행부는 법제처의 법령 해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아 지자체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정당의 업적을 자랑하거나 홍보하는 현수막들은 모두 불법이라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도 이를 알고 있지만 정당의 항의 탓에 철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걸린 정당 현수막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철거하면 해당 정당이 ‘정당의 재산을 훼손했다’고 항의해 곤욕을 치르곤 했다”면서 “게시 기간이 길어져 훼손된 현수막과 교통, 보행을 방해해 민원이 들어올 때는 정당 현수막도 철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지자체장이 각 정당에 소속된 만큼 관련 공무원들이 눈치를 보는 것도 단속을 느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반면 부산진구와 대전 유성구, 경남 진주시 등은 지난달부터 무질서한 정당 현수막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유등축제 논란에 경남도 가세…홍준표 “서울 짝퉁축제 재고를”

    경남 진주시와 지역 단체 등이 서울시의 청계천 유등 축제에 대해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2일 서울시에 ‘짝퉁 축제 재고’를 요청했다. 홍 지사는 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만의 특별한 축제이므로 거대 서울시는 진주 유등축제를 베끼는 짝퉁 축제 개최를 재고하는 게 타당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주유등축제 문제가 광역자치단체 간 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경남도에서는 그동안 언급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진주시와 서울시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도가 입장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식사·금품… 내년 지방선거 벌써 과열

    경남도 단체장과 현직 공무원 등이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받는 등 벌써 선거운동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남도 선관위는 23일 지역의 단체 모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면서 지지를 부탁하는 발언을 한 정현태 남해군수와 군의원 출마 후보자 A씨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달 21, 26일 두 차례 단체모임을 주선해 참석자 120여명에게 310만여원 상당의 음식물과 150만원 상당의 교통비를 제공하고 정 군수 등을 초청한 지역단체 대표자 B씨 등 10명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도 선관위는 모임에 참석한 선거구민들도 조사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진주지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관련자 주변 압수수색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도 선관위는 내년 지방선거에 하동군수 출마 후보로 거론돼 온 하승철 도 도시교통국장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하 국장이 하동에서 열린 지역 단체의 저녁식사 자리에 참석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하 국장이 단체의 저녁 모임에 참석했고 모임 주최 측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음식값 20여만원을 계산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안의 정도를 판단해 고발이나 경고 등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 국장은 선관위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불출마 뜻을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는 사전선거운동 행위를 했던 당시에 출마할 뜻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면 처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오는 26일 진주시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11일 창원시까지 도 내 18개 시·군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야권 및 도민들 사이에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돼 이를 전격 취소했다. 정장수 도 공보특보는 이날 “홍 지사가 도와 시·군 간 상생협력 강화와 역점시책 및 경남 50년 미래전략산업 추진 지원 강화 등을 위해 시·군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선거운동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순방을 취소하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개별방문을 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진주 남강 유등의 비가(悲歌)

    [정기홍의 시시콜콜] 진주 남강 유등의 비가(悲歌)

    경남 진주시와 서울시간의 ‘등축제 베끼기 논쟁’이 진주에서 서명운동에 나서며 확산일로에 있다. 지난달 31일 진주시장의 서울시청 앞 1인 시위에 이은 후속 행보다. 지천으로 늘린 등(燈)을 두고 왜 한치의 물러섬 없이 다툼질을 할까. 논쟁은 ‘한국방문의 해’(2010~2012년)에 맞춰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서울등축제’에서 시작됐다. 진주시는 서울시에서 남강유등축제를 베꼈다며 축제를 거두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상생하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지만, 진주시는 일언지하에 거절한 상태다. 이 논쟁은 사실상 ‘유등’(流燈)에서 비롯됐다. 유등은 420년 전 임진왜란 때 진주성 안팎에 군사신호를 보내거나 가족 안부를 묻는 데 사용됐다. 이후 한국 종합예술제의 효시로, 1949년 시작된 개천예술제 때부터 남강에 유등을 띄웠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전국 최우수축제로 3년 연속 지정됐고, 세계축제협회(IFEA) 피너클 어워드 금상 3개를 수상했다. 지난 2월엔 세계 3대 겨울축제인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에 초청됐다. 우리의 축제로서는 첫 해외 진출이다. 12월에는 ‘나이아가라 빛 축제’ 참가가 확정된 상태다. 인구 35만의 중소도시로서는 긍지를 가질 만한 행사이고, 서울시에 우리가 원조란 토를 달 만한 근거는 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등을 활용한 축제가 아시아에서는 보편화돼 있고, 한국 등축제의 기원도 임진왜란이 아니라 통일신라 때라고 주장한다. 또 진주시가 모방했다고 주장하는 11개의 등도 5개를 서울시에서 먼저 전시하는 등 일반 소재의 등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서울의 지천에 등축제를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진주시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만한 말이다. 하지만 서울등축제의 전반을 보면 남강유등축제의 포맷과 비슷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청계천 물 위에 설치한 등 디자인 철 구조물이 그렇고, ‘유등띄우기’와 ‘희망유등띄우기’ 등의 명칭도 엇비슷하다. 진주를 의식한 ‘첫 사례’ 자료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것도 보기에 민망스럽지만, 서울등축제에 남강유등축제를 초대하겠다는 대목에서는 ‘약육강식의 정글’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글로벌축제가 된 남강유등축제가 어찌 후발 축제에 참여하겠나. 이번 논쟁에서 얻은 것도 적지 않다. 양측은 피차 축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진주시는 역사성만 강조했지 완벽한 독창성을 갖추지 못했다. 많은 남강유등 디자인을 중국 쯔궁시 기술자들에게 맡겼다. 서울시도 베끼는 것이 이런 큰 논란을 부를지 몰랐을 터다. 창의적인 축제 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숙제를 던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주시장을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초등학생이 박 시장에게 “함평나비축제도 서울에서 만들고, 한강에 유등행사를 기획할 겁니까”라고 묻는다면 어찌 답할 것인가.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진주시 “베꼈다” 서울시 “보편적 문화”… 등축제 갈등 법정가나

    진주시 “베꼈다” 서울시 “보편적 문화”… 등축제 갈등 법정가나

    ‘등축제’를 놓고 서울시와 경남 진주시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이 서울 등축제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이자 서울시도 아시아는 물론 우리나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보편적’인 축제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31일 설명회를 열어 “진주시의 모방 주장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으나 그동안 진주시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다”면서 “지자체들과 아시아 전역에서 보편적으로 열리는 등축제를 마치 진주시의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등축제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중국에서 시작됐다. 일본과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에서 널리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삼국사기’에 따르면 진주시가 주장하는 임진왜란보다 훨씬 앞선 통일신라시대(9세기)에 등축제가 열렸다. 또 부산과 대구, 순천, 제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에서도 1988년부터 1993년까지 한강에서 유등행사를 열었다. 한 본부장은 “서울 등축제 때문에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쇠퇴하고 지역경제가 위협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개최 시기와 지리적 장소, 전시 내용이 확연히 구분돼 있어 관람 수요가 겹치지 않고 실제로 서울 등축제가 개최된 2010~2012년 진주남강유등축제 관람객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민도 진주시 주장을 억측이라고 비난했다. 이병근(42·양천구 목동)씨는 “전국의 축제들이 다 비슷비슷하다”면서 “특히 서울과 진주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데 이 시장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상진(39·중랑구 묵동)씨도 “이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선거운동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서울시를 물고 늘어지는 것 같다”면서 “서울시가 더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시간여 동안 서울시 신청사 앞에서 서울시 등축제 중단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시장은 ‘진주남강유등축제 베낀 서울 등축제 중단’,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진주 등축제는 64년 동안 가꿔온 고유의 축제인데 서울시가 베꼈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당하게 나와서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또 그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고 오는 11월 1일부터 열리는 청계천 등축제에 대해 중지가처분 신청도 내겠다”고 덧붙였다. 진주시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때 쓰인 통신신호에서 유래한 남강유등을 발전시켜 지역축제를 해오다가 200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라는 이름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오는 10월 1~13일 열린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남 학교폭력 치유센터 운영

    경남도교육청이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치료를 지원하는 치유센터를 전국 처음으로 정신건강 전문의가 있는 병·의원에 설치해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에 대해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하고 맞춤형 치유상담, 심리치료 등을 지원함으로써 피해 학생과 가족이 상처를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도교육청은 도내 전역을 동부·중부·서부 등 3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로 동부권은 김해시 해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중부권은 창원시 삼성창원병원, 서부권은 진주시 경상대학교병원을 치유센터 운영 의료기관으로 선정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퇴비촌이 아파트촌 둔갑… 못 믿을 분양 광고

    퇴비촌이 아파트촌 둔갑… 못 믿을 분양 광고

    집값 하락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아파트 분양 허위 광고를 둘러싼 시공사·입주민 간 분쟁이 늘고 있다. 단지 내 녹지비율 같은 주변환경부터 조망권·상권·바닥소재까지 분쟁 소재도 다양하다.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완료라고 속인 일도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의 주택 관련 피해구제 건수 가운데 아파트 관련 건수가 88.8%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허위광고에 대한 아파트입주민회의 신고·문의전화가 최근 부쩍 늘었다”면서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예도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06년 8월~2008년 12월 2년 4개월간 홈페이지·카탈로그 등에 경남 진주 금산면에 들어서는 두산위브아파트 북쪽이 대규모 아파트 주거지역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진주시청에 따르면 이곳은 비닐하우스 재배단지로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조차 전혀 없던 곳이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퇴비 냄새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허위광고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9월 신고, 공정위는 이날 두산건설㈜에 대해 경고조치했다. 지난해 11월 ㈜한양도 부당광고행위로 공정위 제재(시정명령)를 받았다. 2009년 10월~2012년 1월 김포한강신도시 한양수자인 1차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단지 내 자연녹지면적 비율이 56%로 ‘한강신도시 내 최고 녹지율’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2009년 김포시청에 제출한 자료의 녹지율은 50.39%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인근 다른 아파트보다 높지 않았다. 분양률을 속인 경우도 있다. DSD삼호㈜는 2008년 6월~2009년 3월 9개월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일산자이 분양광고를 하면서 ‘4블록 분양 완료 성원에 감사합니다’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4블록(1288가구) 분양률은 광고를 시작한 2009년 6월 71.3%에 그쳤고, 2009년 9월에도 90.8%에 불과했다. 허위 광고했지만 100%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 4월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정남향이라는 광고도 의심해 봐야 한다. 남광토건㈜은 2007년 11월~2008년 5월 인천 계양구 박촌동의 계양하우스토리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전 가구가 남·동향으로 채광이 좋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257가구 가운데 137가구는 남서향, 60가구는 남향, 60가구는 동향으로 나타났다. 이태휘 공정위 서울사무소 소비자과장은 “도로 구조·대통교통 편의 여부 등 주변환경 실태는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학교·지하철역·백화점 등 앞으로 들어선다고 하는 시설의 진행사항은 반드시 관할 기관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파트 분양 등에서 분양 현황·조망권 등에 대한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며칠 전 친구를 만났다. 3년 전에 50세의 나이로 명예퇴직을 한 친구는 퇴직금으로 지방에 조그만 가게를 열고 갖은 고생을 했지만 결국 투자금을 다 날리고 말았다. 열과 성을 다해 회사 일에 매진하다 날벼락처럼 강제 퇴직을 당했을 때, 친구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머리에 하얗게 서리를 이고 주름살이 깊게 팬 초췌한 모습의 그를 보면서 너무 마음이 쓰렸다. 젊은 시절 최루탄 가스에 눈물·콧물을 흘리면서 돌멩이를 던지고, 대기업 임원으로 지치지 않고 일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친구는 대학을 졸업한 외동아들이 아직 취직을 못 하고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50대는 군사독재에 맞서 1987년의 6월 항쟁을 주도한 세대이다. 이 세대로 하여금 젊은 시절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서게 한 고귀한 신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독재에 맞서 빼앗긴 자유를 되찾는 것이리라. 교정에 무장 군인과 탱크를 진주시키고, 광주를 비롯한 이 땅 곳곳에서 무자비한 탄압과 살육을 자행하는 광포한 독재 정권에 맞서, 그들은 젊은 날의 고귀한 피를 아낌없이 흘렸던 것이다. 김인숙의 ‘바다와 나비’를 보면, 더욱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면서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던 젊은 남녀가 등장한다. 이후 둘은 결혼을 해 부부가 된다. 그런데 두 사람의 길은 갈라진다. 남편은 점점 타락해 가는 자본주의 한국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젊은 날의 순수한 열정과 신념을 지키고자 자신을 외곬으로 몰아간다. 그런 그의 모습은 소금물에 전 날개로 냉혹한 현실의 바다를 힘겹게 건너려는 나비와 같은 존재에 비유된다. 반면 아내는 일상에 안주한 채 ‘글로벌 교육’을 위해 자식을 중국에 유학 보낸다. 50대를 맞이한 6월 항쟁 세대 대부분은 앞선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의 중간자적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들 대부분은 취직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일상인이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젊은 시절 피 흘리며 추구했던 숭고한 정신을 늘 가슴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다. 생활인으로서의 고뇌와 민주화 세대라는 자부심이 뒤섞인 채, 가정과 사회를 위해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국 사회를 이끌어온 세대가 50대이다. 그런 50대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사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조차 버림받은 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무런 노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자식도 건사하지 못한 채 직장으로부터 버림받은 친구의 막다른 삶 앞에서 나는 아무런 위로도 해 줄 수 없었다. 그것은 친구 개인의 모습이 아니라, 암울하고 불행한 시대를 살아온 50대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우냐고 울먹이면서 힘없이 고개를 떨구던 친구의 모습을 나는 차마 지켜볼 수가 없었다.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에는 4·19 세대가 혁명 후 18년이 지난 뒤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회비를 만 원씩 걷고/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이 시에서 젊은 날의 뜨거운 사랑의 그림자마저 잊고 속물이 되어 살아가지만, 그런 제 모습을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떨구는 4·19 세대의 자기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에게 꼭 이 말은 해주고 싶다. 친구여, 고개를 떨구지 마라. 우리가 고개를 떨굴 일은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옛사랑의 그림자마저 망각한 상황에 대해서일 뿐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더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던 그 정신을 떠올리면서 오늘의 암담한 상황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에서 이런 위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격동의 역사를 헤쳐 나온 우리 50대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친구여,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라.
  • 생산성지수 효과 ‘톡톡’ 지자체 예산 대폭 절감

    안전행정부가 2011년에 도입한 ‘생산성 지수 체계’가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안행부는 21일 2011년 예산 절감액을 집계한 결과 경남 진주시에서만 약 370억원을 아끼는 등 전년에 비해 전국적으로 약 7600억원의 예산 절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절감 효과가 두드러진 부문은 인건비, 지방의회 경비, 업무추진비 등이었다. 생산성 지수는 지방행정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안행부가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개발해 적용한 제도다. 도입 첫해에는 35개 시·군·구가, 지난해에는 30개 시·군·구가 ‘지자체 생산성 대상’에서 생산성 우수 지자체로 뽑혔다. 우수 지자체로 뽑히면 기관 표창과 함께 안행부 주관 공모사업에서 가점을 받고 정부합동감사를 면제받는다. 올해부터는 재정 인센티브 제공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안행부는 이날 오후 대전 통계교육원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및 229개 시·군·구 관계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회 생산성 대상’ 사업 설명회를 가졌다. 정재근 안행부 지방행정실장은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에 어려움은 있지만 지자체의 지속적인 생산성 제고 노력을 유도해 성숙한 지방자치 구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46억 가로챈 계주 도주 8개월만에 검거

    높은 이자 지급을 미끼로 46억여원의 곗돈을 가로채 달아난 60대 계주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5일 동작구 노량진에서 ‘새마을계’를 운영하며 계원들로부터 수십 억원을 챙겨 도주한 이모(63·여)씨에 대해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목돈을 가진 동네 주부 43명을 상대로 “은행보다 튼튼한 게 나다. 계에 가입하면 최소 연 5~6%의 높은 이자를 쳐주겠다”고 속여 모두 46억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계원 한 사람당 매월 86만∼146만원을 받으며 곗돈이 계원들에게 순서대로 돌아가는 3000만∼5000만원짜리 계 9개를 운영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이씨가 노량진에서만 40년 이상 살며 오랫동안 문제없이 이웃 주민들의 돈을 관리해온 데다, 남편 양모(69)씨가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한 점을 믿고 돈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노량진 토박이인데다가 남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이고 아들도 회계사여서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아들에게 집을 사주려고 모았던 8000만원을 전부 잃었다”고 말했다. 이씨를 실제 은행으로 생각하고 5억원을 맡긴 피해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수배된 이씨는 3개월마다 고향인 경남 진주시 일대에서 은신처를 옮기는 등 도피행각을 해오다 8개월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남편 양씨의 범행 공모 여부와 추가 피해 등을 조사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진주의료원 존폐 논의, 한 달간 더 한다

    진주의료원 존폐 논의, 한 달간 더 한다

    진주의료원의 운명이 향후 한 달여간의 협상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경남도의회 여야 원내대표는 18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이날 상정하되 심의는 2개월간 보류, 6월 임시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가 새누리당 측 의원들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노조원들의 저지로 의원들이 의사당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된 협상은 인정할 수 없다며 형식상의 문제를 들어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는 열리지 못한 채 자동으로 유회됐고 조례안 상정 및 처리도 다음 달 임시회로 넘어갔다. 조례안 처리가 미뤄짐에 따라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경남도와 진주의료원 노조는 한 달여의 ‘귀중한 시간’을 벌었지만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 노조 측이 전원 사직과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않으면 폐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금의 강성 노조에 의료원을 맡겨서는 경영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홍 지사의 일관된 생각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노조의 고통 분담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원 사직서를 내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석용 진주의료원 노조 지부장 등 2명이 지난 16일 노사 대화 직후 도청 신관 통신탑을 점거해 고공농성에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에 양측 모두 공감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극적인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지사도 박권범 의료원장 직무대행을 통해 “노사가 계속 대화를 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 노사 대화에서 논의된 내용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대화에 힘을 실어 주었다. 홍 지사는 최근 정치권과 종교계 지도자 등이 잇달아 방문해 원만한 해결을 당부하자 “지역 정치권에서도 힘을 써 달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원론적인 답변으로 들리지만 노조의 변화에 따라 방침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조 측도 폐업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전향적인 고통 분담안이 노조에서 나올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도는 앞으로 한 달여간의 노사 협상을 통해서도 해결이 안 되면 예정대로 진주의료원 폐업 및 해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편 진주의료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16일 진주시내 모 노인병원으로 옮긴 A(80·여)씨가 18일 오전 6시 40분쯤 숨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17일 뇌출혈, 폐렴 등의 증상으로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진주의료원 사태] 홍준표 “의료원장 정상 출근하라”… 휴·폐업 철회 임박 시사

    [진주의료원 사태] 홍준표 “의료원장 정상 출근하라”… 휴·폐업 철회 임박 시사

    정상화의 숨통을 틔우는 숨 가쁜 하루였다.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을 포함한 전국보건의료노조 인사들은 11일 오전 진주시 월아산로 진주의료원 2층 대회의실에서 전격적으로 만나 휴·폐업 철회 등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위한 노사 대화를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남도가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한 지 45일 만에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노사는 회동 후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비슷한 시간 도의회 임시회에 참석, 박 직무대행에게 전권을 위임한 사실을 밝히는 등 양자 회동에 힘을 보탰다. 특히 홍 지사는 박 직무대행에게 의료원에 출근해 정상근무토록 지시, 휴·폐업 철회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박 직무대행과 보건의료노조 측의 회동은 오전 11시쯤부터 90분간 진행됐다. 비공개 간담회에 들어가기 전 박 직무대행은 “경남도의 입장을 설명한 뒤 노조의 입장을 잘 들어보고 지사에게 보고하겠다. 앞으로 노조와 대화로 차근차근 풀어 나가겠다”고 운을 뗐고,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잘 풀어 봅시다”라고 화답했다. 노조 측은 간담회가 끝난 뒤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집행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포함해 노사 대화를 지속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전제로 ‘노조가 아닌 직원과 재취업에 대해서만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경남도의 기존 입장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 직무대행과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12일 오후 다시 만나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홍 지사도 이날 도의회 도정질의 답변에서 “노조와 대화는 의료원 휴·폐업과 정상화 문제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박 직무대행이 진주의료원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 지사는 아침회의에서 박 직무대행에게 “노조와 대화를 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의료원으로 출근해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라”고 박 직무대행에게 지시, 휴·폐업 결정을 철회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노조는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경남도가 휴업을 철회하고 폐업 절차를 중단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으나 주변 상황 변화에 따라 대화를 갖고 경남도의 입장을 확인해 보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한편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경남도 의료원 조례 개정안을 12일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진주의료원 휴·폐업 중단과 대화 등을 요구하며 10일째 단식농성을 해 온 야권 도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 의원 3명은 의회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단식농성을 풀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도청 현관 앞 등에서 농성을 벌인 민주통합당 장영달 경남도당위원장과 도의원, 의료노조 간부 등 16명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창원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경남도 “누적부채 279억…인건비 비중 83%”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경남도 “누적부채 279억…인건비 비중 83%”

    경남 진주의료원 사태가 악화 일로에 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이 강성노조 해방구여서 경영개선 요구가 먹혀들지 않아 폐업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도에서 36차례, 도의회가 11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으나 모두 노조가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단체협약의 휴업 때 평균임금 100% 지급 규정도 근로기준법의 70%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10년 근무 뒤 퇴직한 노조원들에게도 진료비 감면혜택을 줘 하루 9만원인 1인실을 6760원만 내고 사용한다.  보건복지부 운영진단 결과 2011년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가 77.6%로 민간병원 42%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의료원 평균 인건비 비율 69.8%보다도 훨씬 높다는 주장이다. 입원환자 수익은 비슷한 민간병원 대비 83% 수준인 데 비해 인건비 비율은 157%로 높다. 지난해에는 인건비 비율이 82.8%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의사 13명의 평균 연봉은 1억 9000만원, 간호사 125명은 3100만원이다. 도는 의사의 경우 인근 A종합병원 2억 1100만원보다 낮고 B종합병원 1억 7500만원보다 높으며 간호사는 근속연수가 높을수록 연봉이 민간병원보다 많아진다고 밝혔다. 민간병원과 진료비 차이가 없는 데다 공공진료 비중도 4.5%에 지나지 않아 민간의료기관이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게 더 낫다며 폐업해도 공공의료 차질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진주의료원은 이처럼 안팎의 전반적인 여건이 수익을 낼 수 없는 악순환 고리에 갇혀 있다는 것이 경남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누적부채가 279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손실이 70억원 가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도는 경영이 이 지경인데도 노조는 부채탕감과 예산지원만 요구할 뿐 구조조정은 반대해 파산위기를 불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진주의료원 노조는 폐업을 강행하기 위한 엉터리 숫자놀음이라고 반박한다. 노조 측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은 급여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수익이 낮기 때문이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은 동일한 임금체계를 갖고 있어 진주의료원만 고임금 구조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2008년 합의했던 임금인상 체계를 지금까지 그대로 적용해 6년간 임금이 동결된 데다 진주의료원 간호사 평균 연봉은 전국 평균 3200만원보다 100만원 적다는 주장도 폈다. 노조 측은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17곳이 인건비 비중이 70%대이고 진주의료원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지방의료원도 7곳에 이르지만 폐업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정원이 늘어났다는 도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2007년 16명, 2008년 41명이 늘어난 것은 신축이전에 따른 것이며 지난해 오히려 23명이 줄었고 올해도 명예퇴직 등으로 24명이 줄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공공의료사업비로 계산된 액수만으로 공공의료 수행 잣대를 삼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진주의료원은 환자 1인당 하루 평균 입원진료비가 4만~5만원 저렴해 공공의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이 경영개선을 위한 경영진단을 거부했다는 도의 주장에 대해서도 복지부 진단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똑같은 진단을 다시하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에 노사 공동 입장이 반영되는 경영진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진주의료원에 남아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계속 진주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기를 원한다”며 휴업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 강모(65)씨는 “진료 비용이 저렴하고 시설도 깨끗해 진주의료원을 자주 이용한다”며 “인명을 다루는 공공의료기관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문을 닫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의료원의 진료 수준을 높여 환자들이 늘어나는 선순환 체제로 경영을 개선해 적자를 최소화하고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53)씨는 “진주시내에 이런 시설이 없다. 다른 곳은 시설이 노후됐고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용도 비싸 의료원이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이 낸 긴급구제 요청에 대해 “현재로서는 긴급구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상생 막힌 경남도·창원시

    경남도와 창원시가 창원에 있는 도 단위 공공기관의 이전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도는 2일 창원시내에 몰려 있는 도 단위 공공기관을 개발이 뒤처진 경남 서북부권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주시에 경남도청 제2청사도 건립한다. 홍준표 지사가 발전이 뒤떨어진 서부권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진주에 도청 제2청사를 건립하고 도 단위 공공기관을 서부권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최근 균형발전단, 공공기관이전단, 개발사업추진단 등 3개 단으로 구성된 서부권개발본부를 신설하고 제2청사 건립 및 공공기관 이전 계획 수립을 위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경남도청 인근 의창구 사림동 보건환경연구원과 인재개발원, 성산구 반림동 교통문화연수원 등이 이전 대상 기관으로 검토되고 있다. 도의 이 같은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대해 창원시와 창원시의회는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홍준표 지사가 창원에 있는 공공기관을 서부권지역으로 옮기려고 하는 것은 110만 창원시민을 낮추어 보는 처사”라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은 “창원에 있는 공공기관이 옮겨 가면 도심공동화와 상권 위축 등으로 경남도와 창원시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완수 창원시장도 홍 지사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이전 강행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창원에 있는 공공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소식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이전이 구체화되면 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남도의 도 단위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창원 출신 도의원들도 적극 대응해 달라”며 지역 출신 도의원들에게도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세균검사 등을 하는 보건환경연구원이 시내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서북부 지역의 한적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맞다”면서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현재 공공기관 이전을 검토하는 단계로 이전 대상 기관이 정해지고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 창원시와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관련 절차 등을 거쳐 이전 사업을 시작하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현철 경남도 서부권개발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이전해 가더라도 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공공기관이 있을 때보다 지역발전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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