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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를 날려주마” 동·서양 스릴러 대격돌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릴 공포 영화 2편이 다음주 관객들을 찾아간다. 각각 ‘머리카락과 물’,‘피묻은 살점과 도끼’라는 전형적인 동·서양의 공포 코드로 무장한 두 영화는 모두 ‘일상성’을 무기로 했다. 주변에서 떠도는 익숙한 얘기나 실화를 소재로 더욱 피부에 와닿는 공포를 만들어낸다. ●‘셔터’(Shutter) 30일 개봉하는 팍품 웡품·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태국 영화 ‘셔터’는 친숙하면서도 지루하게 무섭다.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카메라에 찍힌 혼령’ 얘기를 기본 얼개로 익숙한 공포를 전한다. 영화속 귀신은 전혀 세련되지 않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피를 흘리며 땅바닥을 기어 쫓아오는 모습에서는 “내 다리 내 놔∼.”라며 다가오던 ‘전설의 고향’속 여자 귀신을 연상케 한다. 목과 어깨가 뻐근해 고생하는 사람이 지나는 아이로부터 “아저씨는 왜 항상 여자를 등에 업고 다녀요?”라는 말을 듣는다는, 우리가 무서운 얘기로 곧잘 써먹는 설정도 담겨 있다. 재밌는 것은 관객들이 귀신이 나올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귀신이 나오기 전 주인공의 공포에 질린 모습이 먼저 보이면서 관객들은 ‘도대체 어떤 귀신이기에?’라는 생각에 더 소름이 돋고 공포스러움을 느낀다. 영화 상영 내내 쉼 없이 튀어나오는 긴장감, 불안감은 좀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반면 줄거리는 무척 단순하며, 그 밀도와 연관성도 무척 성글다. 사진작가 턴(아난다 에버링햄)과 연인 제인(나타웨라누크 통미)은 차를 타고 밤거리를 가다 뺑소니를 낸다. 이후 턴이 찍은 사진에는 귀신의 얼굴 형상이 나타나고, 턴의 옛 여자친구와 관련이 있는 대학 동창들이 하나, 둘씩 자살을 하게 된다. 턴은 죽음을 직감하며 제인과 구천을 떠도는 사진 속 귀신이 품은 원한이 무엇인지 쫓는다. 영화는 후반부에 턴의 끔찍한 과거 실체를 보여주면서 무서운 반전으로 이어진다.15세 이상 관람. ●‘아미티빌 호러’(The Amityville Horror) 새달 1일 개봉하는 앤드루 더글러스 감독의 ‘아미티빌 호러’는 ‘나쁜 녀석들’‘더 록’,‘진주만’,‘아마겟돈’ 등을 감독한 흥행의 귀재 마이클 베이가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1974년 실제 미국 롱아일랜드 지역 한 저택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관객들은 실화에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느낄 때 공포는 한층 가중된다.”고 마이클 베이는 말하지만, 영화 속 공포는 그리 극적이지 않다. 아마도 실화에서 오는 한계인 듯. 영화는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주류를 이뤄 온 ‘슬래셔 무비’의 원칙을 따르기보다 인물의 심리 변화를 공포의 원천으로 이용한다. 팔과 다리가 잘리는 모습 등 특수효과는 없지만, 갑자기 나타나 놀라게 하는 끔찍한 장면 등이 충분한 공포감으로 다가온다. 미국 북동부의 작은 마을 아미티빌. 집안에서 일가족이 모두 총에 맞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죽이라고 시켰다.”고 말하는 큰 아들. 그로부터 1년 뒤, 이 집으로 세 아이를 둔 여자 캐시(멜리사 조지)와 그녀의 새 남편 조지(라이언 레이놀즈)가 이사를 온다. 그러던 중 이들 앞에 죽은 사람이 나타나고 악령의 소리가 들리는 등 과거 살인 사건 때와 유사한 일들이 발생한다. 딸 ‘첼시’의 눈엔 ‘조디’라는 아이 귀신이 보이고, 사람 좋던 조지는 점점 광기에 휩싸여 간다.15세 관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4)태평양전쟁과 남양군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4)태평양전쟁과 남양군도

    오는 27∼28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종전 60주년을 기념해 남양군도의 사이판을 방문한다.6000여 일본인들도 이때 함께 이 작은 섬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대변지인 산케이신문은 벌써부터 광분하며 기획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정말 ‘대단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원래 일왕은 팔라우와 마셜군도 등 태평양 섬들을 두루 둘러볼 참이었으나 미국령인 사이판만 찾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주, 옛 일본 육군 제30사단 소속 야마카와 요시오(87) 중위와 나카우 스스키(83) 상등병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산악지대에서 숨어살다가 발견됐다는 오보 사태로 일본 열도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 일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972년 괌의 요코이 쇼이치(당시 56세)에 이어 74년 필리핀에서 오노다 히로오(당시 51세)가 종전 30여년 만에 생환했었다. 당시 요코이는 “부끄럽게도 살아 돌아왔습니다.”라는 귀국 일성을 토해내 일본 군국주의자들을 열광케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이들은 또 무슨 말을 내뱉을까. 이래 저래 일본인들의 해묵은 관심이 태평양에 쏠리고 있다. 그 태평양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머나먼 태평양에 수만의 무주고혼들이 떠돌고 있다. 신혼여행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이판 같은 곳에서도 수많은 조선인들이 군인과 군속,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죽어갔다. 그들이 ‘덴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몸을 던졌다는 일명 만세절벽은 일본인 참배객의 메카가 되었으며, 일왕은 여기에 세워질 신사 준공식을 겸해 이곳을 찾는 것이다. 2차대전은 곧 태평양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주, 중국, 버마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전선이 확대되고 있었고, 같은 시기 남양군도에서는 바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양군도란 오늘날 미크로네시아를 가리킨다. 지도를 펼치면, 일본 남쪽으로 괌, 사이판 등이 포함된 북마리아나군도가 있고 그 밑으로 얍과 팔라우 등이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마셜군도가 있는데 이곳을 총칭하여 미크로네시아(Micronesia) 라 부르며, 여기에는 2106개의 섬이 포함돼 있다. 태평양의 일본군 최대 근거지였던 팔라우를 찾았다. 연전에 어느 정신없는 탤런트가 ‘정신대를 기리는’ 누드촬영을 하겠다고 나서 온 사회를 벌컥 뒤집어 놓은 바로 그곳이다. 육·해·공군을 관장한 팔라우 집단사령부와 식민청인 남양청 본청, 법원, 병원 등이 있던 매우 중요한 전략기지였다. 흔히 일본이 2차대전 무렵에 이곳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일본의 태평양 진출은 이보다 앞선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럼버스의 이른바 ‘아메리카 발견’ 이후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식민지 쟁탈전을 조정하기 위해 태평양쪽은 스페인이 독식하는 것으로 합의된다. 그리하여 필리핀을 위시한 팔라우도 16세기에 스페인에 예속된다. 19세기 중반에는 카이저황제와 비스마르크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어 이곳에 독일 자본이 밀어닥쳤다. 독일의 스페인에 대한 도전은 1899년에 드디어 성공한다.1898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스페인이 패함에 따라 힘을 잃게 되자 스페인은 파리에서 비밀협정을 맺어 독일에 이 섬들을 팔아넘긴다. 이에 1914년 10월, 일본은 영국과 연대해 독일에 대항하면서 미크로네시아를 넘본다. 사실, 일본의 태평양 탐욕은 훨씬 전부터 드러났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북방 대륙 진출에 여념이 없던 일본으로서는 남쪽 바다를 향한 야욕을 잠시 유보했을 뿐이다.1880년대에 다케코시 요사부로는 “적도를 얻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외치지 않았던가.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지 두달도 채 되지 않아 일본 해군은 캐롤라인과 마리아나, 마셜군도의 주요 섬에 상륙한다.1914년 10월7일, 수백명의 일본군이 폰페이섬의 성당에 들이쳤으며, 이곳에 기관단총을 설치하고 팔라우 공격에 나섰다. 1919년에 국제연합은 공식적으로 이곳의 일본 지배를 인정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전리품으로 남양군도를 획득했으니, 일본의 태평양 식민사는 이로부터 근 100년에 이르는 것이다. 종교와 교육, 그리고 경제적 개발은 식민지를 건설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남양청을 세우고 식민 관료들이 섬을 지배한다. 일본인 이민이 급증했으며 그들은 전력산업, 알루미늄광산, 진주양식과 카사바 같은 상업적 농업에 종사했다. 일본 정부의 지원 속에 1935년까지 5만여 일본인들이 섬 곳곳에 흩어져 살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오기카와로부터 이주해 왔다.1940년에 일본인 인구는 7만 7000명까지 늘었으며,2년 뒤에는 9만 6000명을 헤아렸다. 미국과 전쟁이 시작되면서 군인·군속들이 속속 집결, 일본인 수는 거의 2배로 불었는데, 팔라우와 사이판이 주요 거주지였다. 일본 식민청은 이곳에서 각 섬마다 이른바 토지개혁을 단행했다. 한반도에서 하던 방식과 똑같이 원주민의 토지 개인소유는 인정하되, 바닷가나 산의 공유지는 모두 식민청 소유로 돌렸다. 한마디로 ‘털도 벗기지 않고’ 대부분의 땅을 먹어치운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이 땅의 대부분은 군사기지로 징발된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것도 기실은 일본과 미국의 태평양을 둘러싼 이해대립 때문에 생긴 필연적 귀결이었다.2차대전이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양국은 서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으며 급기야 미크로네시아에서 태평양전쟁 중 가장 혹독한 전투가 치러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사실이 또 하나 있으니, 괌이 2차대전 때 미국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괌은 1898년에 미국과 스페인 전쟁의 부산물로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이 전쟁을 계기로 태평양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1783년에 무역선 차이나호(Empress of china)를 통해 태평양에 본격 등장했다. 배에는 무역 상인과 선교사, 뉴잉글랜드의 포경업자, 해군 장교 등이 타고 있었다. 미국은 괌에 더해 20세기 초반에는 필리핀, 하와이, 사모아제도 등을 추가로 얻는다. 하와이에서는 1893년에 미국 상인과 선교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그 후 이곳에서 사탕수수 산업이 시작되었고, 한국인 이민도 비슷한 시점에 이뤄진다. 말이 이민이지 노예수출에 지나지 않았다.1899년에는 미국령 사모아에 미국 해군이 진을 친다. 괌에서도 미국은 ‘어머니 나라(Mother Country)’로 등장했다.1941년 12월7일 일본이 진주만을 때린 것은 이처럼 태평양을 둘러싼 해묵은 패권 다툼의 발화였을 뿐이다. 거의 동시에 일본 육군은 홍콩을 공격한 데 이어 42년 2월에는 영국군 거점인 싱가포르까지 먹어치운다. 이런 일련의 사태로 태평양전쟁은 종말을 향해 치달았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독립기념관) 김도형 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36년,15살 어린 나이의 한국인 위안부 10여명이 처음 팔라우에 끌려온다. 그 후 코롤섬 토목공사를 위해 전라·경상도에서 노무자 200여명이 왔다. 코롤시 동쪽 끝에 위치한 ‘아이고브리지’는 한인들이 다리를 놓을 때 너무 혹독하게 시달린 나머지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해 붙은 이름이라는 내력이 슬프다. 한인 노무자와 더불어 조선총독부는 농업이민도 보냈다. 모두 13회에 걸쳐 1266명이 이주됐다. 중부 태평양의 중심기지인 트럭섬이 궤멸되자 1944년 2월25일 관동군과 조선군에서 선발된 정예부대 29사단이 팔라우에 진주했다. 이때 중국 관동에서 1만 2000여명이 왔는데, 대부분 한인 병사들이었다는 설이 있다. 팔라우의 한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은 군속이었다. 말이 군속이지 해군에서 토목작업을 시키기 위해 끌고온 노무자들이었다.1943년 5월20일, 부산을 거쳐 팔라우에 800여명의 한인이 도착했다. 이들은 처음에 일본 본토와 남양과의 수송시설 건설에 종사하다가 미군의 공격이 심해지자 진지 구축에 투입된다. 인근 무인도에서는 남양척식주식회사에서 갈매기 배설물인 인광을 채굴하여 비료를 만드는 일에도 이들이 투입됐다. 1944년 8월, 연합국이 중부 태평양의 마지막 공격지 팔라우에 들이쳤다. 미 제1전대의 공격으로 일본 육군 7212명 중 6766명이 전사하고 466명만 살아남았다. 해군도 3400명 중 단지 10명만이 생존했다. 물론 그 일본군 중에는 징병으로 끌려온 한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미군 폭격이 거세지자 일제는 팔라우의 일본인 1만7800여명을 본국으로 강제소환한다. 그렇지만 강제 징용된 한인들은 송환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채 전쟁이 본격화되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식량보급이 끊기면서 한인들에게는 식량도 주어지지 않았다. 굶주림에 지쳐 식량을 훔치다 총을 맡고 숱한 한인들이 죽어 나갔다. 정신대로 끌려온 조선의 딸들도 곳곳에서 죽어나갔다. 창고에서 건빵을 훔치려다 들킨 한인을 나무에 매단 뒤 귀나 코를 베는, 임진왜란 때 왜군의 만행과 흡사한 짓을 자행했다는 믿기 어려운 증언도 전해진다. 팔라우 주둔 일본군이 미군에 공식 항복한 것은 1945년 9월2일이었다. 총알받이로 수많은 한인들을 끌고 왔다 수세에 몰리자 나몰라라 내팽개친 뒤 자신들만 빠져나간 것도 일제 만행의 일부로 기록돼야 한다. 그 불바다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아 귀환한 사람이 2만 5773명이었고, 팔라우에서는 3000여명이 귀환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팔라우에서도 ‘천상의 바다정원’으로 소개되는 록 아일랜드로 스피드보트를 타고 나가 무인도에 배를 댔다. 물 속으로 들어가자 ‘물 반 고기 반’이다. 산호섬답게 산호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너무도 아름다워 ‘용궁’이 본디 이런 풍경이었을까 여겨지는 곳. 그러나 물 밑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탱크와 항공기, 선박의 잔해가 즐비하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도 역사의 시간은 진행 중임을 이 잔해들이 말해주고 있다. 과거, 잠시 적이었고 이후 해양 패권의 든든한 동지로 미국에 보조를 맞춰 온 일본의 왕이 미국의 비호를 받으며 미국령 사이판을 찾는다. 태평양의 바다 속에 잠긴 탱크들이 다시금 포신을 곧추세우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의 태평양을 다시 피바다로 만들 작정이다. 이 막막한 타국을 떠돌고 있을 한국인들의 넋에 대한 최대의 모욕이 일왕에 의해 지금 다시 시작된 것이다.
  • 딸과 함께 가는 당일치기 논개축제

    딸과 함께 가는 당일치기 논개축제

    경남 진주는 문화예술에 목말라하는 현대인들의 정서를 촉촉하게 적셔줄 단비와 같은 여행지다. 무색무취한 일상에서 벗어나 ‘느낌’ 있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예로부터 ‘북평양 남진주’로 불릴 정도로 전통 문화가 융성한 고장이자 방년 19세의 나이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든 논개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작은 도시에 ‘진주 8경’이 숨어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초여름의 푸름 속에서 27∼29일 열리는 논개축제를 비롯해 한달에 두차례 열리는 소싸움, 조선 기생의 맥을 잇는 교방문화체험, 실크밸리 탐방, 유등축제 등 일년내내 문화 축제가 마련돼 있다. 특히 ‘양귀비 꽃보다 더 붉은’ 논개의 영혼이 녹아 있는 남강과 진양호의 석양은 일상의 답답함을 시원스레 날려준다. 진주(眞珠)처럼 작지만 아름답고 커다란 빛을 뿜어내는 도시 진주로 안내한다. ●푸른 강바람에 가슴이 활짝 가슴이 활짝 열린다. 진주 IC를 빠져 나오자 진주 시내를 휘감고 흘러가는 남강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강가의 아찔한 바위절벽에 우뚝 서 있는 진주성의 풍광은 한폭의 수채화다. 임진왜란(1592년) 당시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강물에 뛰어들어 충절을 다했던 그 강물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유유히 흘러가는 물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곳은 진주성(사적 118호).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3800여명의 적은 군사로 2만여명의 왜군을 물리친 3대 대첩지 가운데 하나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이며, 주차료는 30분에 500원, 추가 10분당 200원이다. 진주성 관광안내센터(055-749-2485). 논개의 기상이 서려 있는 촉석루에 올랐다. 녹음이 우거진 촉석루는 남원 광한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이자 진주 8경중 제 1경이다. 초여름 햇살에 비친 남강은 어딘가에 논개의 넋이 흐르는 듯했다. 촉석루 아래에 있는 의암은 원래 ‘위험한 바위’라는 뜻의 ‘위암’이라고 불렸으나 논개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의암’으로 불리게 됐다.11m 높이의 절벽위에 서면 ‘19세의 어린 나이로 어떻게 죽음의 고통을 견뎌냈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저려온다. 진주성 안에 있는 논개사당 의기사에 있는 ‘논개 영정’은 이 지역 시민단체가 친일파 화가가 영정을 그렸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강제로 뜯어내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촉석루를 나와 1760m 길이의 성벽을 따라 걸으면 멋진 산책로가 펼쳐진다. 서장대와 북장대 등 누각과 임진왜란을 주제로 꾸민 진주박물관, 김시민 장군 전공비, 호국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진주는 특히 남강의 야경이 일품이다. 논개축제를 앞두고 최근 성벽을 오렌지색으로 밝히는 야간 조명공사가 끝나 남강에 비친 진주성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적인 야경을 감상하려면 진주성 맞은편의 남강 둔치나 진주교, 천수교가 좋다. 남강을 거슬러 서쪽으로 올라가면 석양이 아름다운 진양호가 나온다. 덕유산과 지리산 계곡에서 내려온 남강물이 잠시 머무는 낭만의 호수. 저녁 노을이 질 무렵 황금물살을 가르는 보트의 모습은 마치 달력의 그림처럼 환상적이다. 진양호 내 시원하게 트인 널찍한 진양호반과 지리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휴게전망대는 일년 계단과 연결돼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남인수 광장에는 진주 출신 대중가수인 고 남인수씨의 ‘애수의 소야곡’이 구성지게 울려퍼져 호반의 정취를 더해준다. 백두산 호랑이와 사자, 기린 등 40여종 300여마리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동물원은 어린이들의 인기 명소다. 진양호공원관리사업소(749-2510).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문화 진주는 전통 예술의 도시답게 진주만의 독특한 문화행사가 즐비하다. 대표적인 축제는 27∼29일 열리는 제4회 논개제로 어느 지역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진주만이 가지고 있는 소재로 구성됐다. 여성들만이 제관이 될 수 있는 제례인 의암별제와 진주오광대, 교방굿거리춤, 화포발사시연, 기생사진전 등이 펼쳐진다.27일 오후 9시와 28일 오후 7시30분에는 의암 주변에서 ‘논개 투신장면’이 재현된다. 논개축제준비위원회(755-9111). 논개를 정점으로 한 진주 기생의 맥을 잇는 교방문화는 일제시대 천한 기녀들의 생산물로 치부되면서 사라졌다가 복원된 전통문화. 교방춤 따라 배우기와 악기다루기 등 다양한 교방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비용은 1만원, 진주민속예술보존회(746-6282). 천수교 다리 아래 남강 백사장의 ‘상설투우장’에서는 한달에 두차례 소싸움이 열린다. 진주 소싸움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 지역 축제다. 첫째, 셋째 토요일이면 머리를 맞대고 거친 숨소리를 내며 맞부딪치는 소들의 혈투를 즐길 수 있다.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싸움소의 불끈대는 근육은 생명의 약동을 느끼게 한다. 입장료는 무료. 진주투우협회(742-6150). 진주성 서쪽 공북문에서 서문까지 600m에 이르는 인사동 골동품 거리는 꼭 들러 봐야 할 곳.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거리에는 20여개 업소가 몰려 있는데 고문서와 전적, 서화, 탁본류, 민속자료, 도자기, 조각품, 공예품, 석물 등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해 일반관광객도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다. 진주는 또한 우리나라 실크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130여개의 견사업체에서 국내 생산량의 80%를 생산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세계의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선진국형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한국견직연구원(www.ksri.re.kr)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견직업체 현황 등 진주 견직산업의 현주소를 볼 수 있다. 진주성 앞 실키안(747-9841)과 진주시청사내 특산품 판매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진주의 먹을거리 진주 비빔밥과 진주장어구이가 유명하다. 진주성 전투때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진주비빔밥은 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이다. 동황색의 둥근 놋그릇과 쌀밥, 그리고 다섯가지의 나물이 어우러져 칠보화반으로도 불린다. 천황식당(741-2646)과 설야(762-0585)가 유명하다. 진주 장어는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며 깻잎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 유정장어본점(746-9235)과 남강장어(747-0888)가 맛있다. ■ 이렇게 가세요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도 충분 진주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1박 2일 일정이 적당하지만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면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전~통영속도로를 타면 대전에서 서진주IC까지 1시간30분 정도로 길이 막히지 않으면 서울에서 3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오전 6시부터 20∼50분 간격으로 진주행 고속버스가 있으며,3시간5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일반 1만 56000원, 우등 2만 3200원. 항공편은 김포~사천 공항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하루 6차례 왕복 운항하며, 도착시간에 맞춰 시내까지 공항버스가 운행된다. 전남·경남 부산 등지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IC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진주시 문화관광과(749-2055). 진주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우주전쟁’

    미국은 자국 인공위성 등을 보호하기 위해 우주를 현재 개발중인 무기들의 발사대로 사용하는 정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스타워즈’를 연상케 하는 제2의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구상이 사실상 우주에 방어·공격용 무기를 배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미국이 이를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로 대응할 것이라고 즉각 경고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중국 역시 미국의 우주 선점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미 “‘우주 진주만사태’ 막자” 뉴욕타임스는 백악관과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 공군이 이른바 ‘우주 진주만사태’를 피하기 위해 우주에서 각종 무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안을 마련,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주 안에 재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새 대통령령은 2001년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 지명자가 주도한 위원회에서 “군은 대통령이 우주에 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한 데 따라 성안됐다. 신문은 군 우주선에 정밀 유도무기를 탑재, 지구 반바퀴를 45분 만에 돌아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는 ‘글로벌 스트라이크’계획, 텅스텐과 우라늄 등으로 만들어진 실린더를 우주에서 시속 1만 1500㎞로 떨어뜨려 소형 핵무기와 같은 파괴력을 갖춘 ‘신의 회초리’구상, 궤도선회 거울이나 고공 비행선에서 치명적인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는 방안 등이 미 공군에서 검토하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소개했다. 미 공군은 이미 지난 4월 정찰 및 통신위성을 교란할 수 있는 XSS-11 마이크로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백악관 “아직 검토 중인 사안” 보도가 나가자 즉각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996년 빌 클린턴 정부가 마련한 내용을 보완하는 정책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인공위성 등 우주 장비의 주권과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나라 이름을 적시하지 않은 채 “여러 나라들이 우리의 우주 장비를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해 왔다.”며 “부시 대통령 역시 우주 자산이 보호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무기 배치를 의도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싱크탱크인 국방정보센터(CDI)의 테레사 히친스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주의 전사가 되길 꺼려하던 입장을 바꾸고 있으며 이것이 새 우주정책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중국 “절대 반대”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워싱턴 주재 러시아 참사관은 18일 파이낸셜타임스와 회견에서 “러시아는 우선 이번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실력행사가 당장의 의제는 아니지만 미국과의 협상결과에 따라 대응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럴 킴벌 군비축소협회(ACA) 사무총장은 “자산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논리는 결국 역효과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9일 “우주에 군사무기를 배치하는 데 반대하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법 제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7월4일생

    [영화속 수능잡기] 7월4일생

    어느 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셔서 비장한 어투로 이렇게 말씀하신다.“제군들 드디어 우리의 위대한 제국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하여 미국과 성스러운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어제 아침 우리 공군과 해군은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적의 고공포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우리의 전투기 안에는 여러분의 ‘신민고등학교’ 6년 선배인 한진정군이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군은 탈출할 수 있었지만 적의 함대로 감연히 뛰어들어 장렬하게 산화했다고 합니다. 자, 숙연한 마음으로 우리 모두 묵념합시다.” 선생님의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흐른다. 뒷날 운동장에서는 ‘애국조회’가 열린다. 교장 선생님도 눈물을 흘리며 한군의 학창시절을 회고한다.“우리는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뜨거운 애국정신으로 다시 무장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열렬한 박수가 터진다. 브라스밴드의 음악은 분위기를 더욱 비장하게 한다. 다음으로 학생회장 순서다.“저는 여러분도 나라를 위해 선배님처럼 죽음을 택하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방울의 피를 국가에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팔뚝을 걷고 헌혈의 대열에 앞장선다. 손가락을 칼로 그어 태극기에 ‘대한민국 만세’ 혈서를 쓰는 학생들도 있다. 수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전쟁에 참여한다. 애국부인회가 조직되어 헌혈운동을 독려하고 물자 아껴 쓰기 운동을 벌인다. 문학인들은 각 학교를 방문하여 대한민국 애국강연회를 연다. 그러나 전황은 불리하게 돌아간다. 결국 대한민국은 서울과 부산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맞게 된다. 대통령은 침통한 목소리로 항복을 선언한다. 모든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군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전쟁을 접을 수 없다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 궐기대회를 갖는다. 자, 위의 이야기에서 대한민국을 일본제국으로, 서울과 부산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광화문과 종로는 도쿄의 어떤 곳으로 살짝 바꾸어 보자. 한군은 적당한 일본 이름으로 바꾸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애국심은 아무런 조건없이 성스러운 것일까. 보편타당한 합리성의 기준으로 반성되지 않은 애국심은 끔찍한 폭력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 있다. 영화 ‘7월4일생’.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태어난 성실한 청년 론 코빅은 어느 날 학교를 방문한 해병대 하사관들의 모습에 매혹되어 자원입대한다. 베트남에 파견된 그는 전투에서 그만 실수로 민간인들과 아이들, 전우까지 죽게 만든 뒤 나락에 빠진다. 결국 그는 심한 부상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불구자가 되어 귀향한다. 폭음을 하고 난폭한 짓을 서슴지 않는 폐인이 된 론 코빅. 그에게 나라를 위하겠다는 청년의 애국심은 간데없다. 우리는 론 코빅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애국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애국심은 아니다. 현명한 애국심은 정의에 대한 섬세한 분별력을 요구한다. 올리버 스톤 감독, 톰 크루즈 주연,1989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마우이 갈까…오아후 갈까

    마우이 갈까…오아후 갈까

    펼쳐진 블루의 향연에, 눈이 시원해진다. 머릿속까지 파란 물이 들 것 같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속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 깊은 푸른 빛을 가진 하늘, 눈부신 햇살, 바다냄새를 가진 바람, 알록달록 시원한 알로하 셔츠, 빨간색 플루메리아를 머리에 꽂은 신비로운 폴리네시아 여인, 다양한 레저시설과 해양스포츠…. 하와이가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어디선가 앤디 윌리엄스의 ‘하와이언 웨딩송’이 흘러나와 준다면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 ■ 오픈카 타고 마우이 갈까 우선 마우이(Maui)의 지도를 한번 보자. 두 개의 섬이 맞닿아 있는 모습이 전성기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급 얼굴선에 가는 목선, 요염하게 오른쪽으로 몸을 살짝 비튼 여인의 상체 같지 않은가. 지도로도 아름다운 곳,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파란 물빛이 사랑스러운 곳, 실제로 접하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마우이다. 미국의 10대 아름다운 지역의 하나로 선정됐다는 게 헛말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종합 리조트, 카아나팔리 빼어난 계곡과 산세로 ‘계곡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우이는 세계적인 리조트와 골프코스, 해변이 모여 있는 관광 천국이다. 어딜 가나 숨막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뚜껑’이 열리는 오픈톱 렌터카를 타고 30번 도로를 따라 관광객의 휴양지로 각광받는 카아나팔리(Kaanapali)로 향한다. 옛 아시아 이주노동자에 의해 제당업이 발전했다가 40여년 전부터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돼 고급호텔 체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리조트가 모여 있다. 로맨틱하고 신비로운 바다를 끼고 골프장, 쇼핑센터, 포경산업 전시관인 웨일러스 빌리지(Whalers Village) 등이 줄지어 있는 이곳은 가히 와이키키의 라이벌이다. ●달을 보는 듯, 미래를 보는 듯 세계 최대의 휴화산인 할레아칼라(Haleakala) 분화구에서 마우이의 첫 태양을 맞았다. 새벽 3시부터 서둘러 30번·37번 도로를 번갈아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구름보다 높은 3055m 지점이라 날씨가 확실히 서늘하다. 두꺼운 점퍼가 그립다. 조금씩 해가 떠오른다. 구름이 많아 명확히 동그란 모습은 아니지만 예의 그 웅장함으로 주변을 물들인다. 처음 하와이에서 접한 바다의 다양한 푸른 빛과 대조되는 강렬한 레드다. 더 잘 보이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니 숨이 찬다. 산소 부족이거나, 숨막히는 장엄한 일출 탓이거나. 태양빛을 받아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주민들의 불평에 섬의 신 마우이가 태양을 잡아 가두어 ‘태양의 집’이라 불린다는, 전설처럼 신비롭고 거대한 분화구(바닥까지 700여m에 이르기도 한다.) 주위에 크고 작은 분화구들이 주변에 모여 있다. 흡사 달의 표면과 같은, 지구가 아닌 듯하다. 스탠리 큐브릭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지로 선택했을 만큼 환상적이다. ●역사가 어우러진 곳 할레아칼라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곳이 마우이 서쪽,‘비를 내리는 곳’이라는 이아오밸리(Iao Valley)다. 하와이의 8개 섬을 통합한 카메하메하(Kamehameha)왕과 마우이 군사가 격전을 벌인 곳이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군사의 영혼들이 떠돌아 저녁 7시면 문을 닫는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울창한 열대 우림, 현란한 산세, 바늘을 닮아 ‘이아오 니들’이라 부르는 뾰족한 봉우리 등은 늘 구름으로 덮여 약간은 음산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더욱 강하게 취한다. 계곡 아래에는 한국 이민 100주년(2003년)을 기념한 한국공원이 있어 친근하다.30번 도로를 타로 달리면 마우이 관광의 중심지이자 하와이 왕조시대의 수도 라하이나(Lahaina)를 만난다. 약 40년 전부터 ‘국립역사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도시 전체의 역사적 건물을 복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도시 중심의 가장 큰 밴연나무(보리수의 일종)는 나뭇가지가 땅으로 떨어지며 뿌리를 내려 마치 수십개의 나무가 심어진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한몸이다. 무려 800평짜리 그늘을 만드는, 나무만으로도 자연 지붕을 가진 공원이 된다. ●마우이 노카 오이(마우이는 최고다) 31번 도로를 따라 ‘천국’이라는 뜻의 하나(Hana)를 향해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멋진 전망이 끝없이 펼쳐지는 최고의 해안도로다. 와일레아(Wailea) 앞바다의 초승달 모양의 섬 몰로키니(Molokini)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해양스포츠의 천국 하와이에서도 손꼽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 렌터카 이렇게 빌리세요 렌터카로 돌아다녀도 헤매지 않을 수 있는 곳이 마우이다. 그만큼 도로망이 간결하다. 택시와 셔틀이 있긴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렌터카를 이용한다. 공항을 벗어난 모든 관광객들이 향하는 곳이 있다. 졸졸 따라가면 알라모, 허츠, 달러 등 렌터카 회사 데스크가 나란히 나온다. 그곳에서 각 회사 셔틀버스로 사무실까지 이동한다. 하와이에서 차를 빌릴 때는 국내 운전면허증, 여권, 신용카드만 있으면 된다. 하와이에선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없다. 현금으로 결제할 때 비싼 보증금을 내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게 좋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면 더 저렴하다. 알라모(www.alamo.co.kr) 한국사무소에서 예약하면 15∼20%정도 가격이 떨어진다. 종합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더욱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 세브링급의 스포츠카를 하루 빌릴 경우 일반(자차보험)은 100달러선, 패키지(종합보험, 추가운전자 등)는 150달러선, 보험패키지(종합보험)는 110달러선 정도의 비용이 든다. 시내의 제한속도는 보통 25∼35마일(40∼60㎞), 프리웨이에서는 55마일(90㎞) 정도다. 관광객들에게도 과속 단속이 심하니 제한속도에서 5마일(8∼10㎞)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 바람타고 오아후 갈까 ‘하와이에 다녀왔다.’는 것이 정말 하와이에 간 것일까? 하와이는 하와이 제도의 가장 큰 섬인 빅 아일랜드의 본래 지명이고, 대부분의 관광객이 하와이를 처음 접하는 곳은 제도의 8개 섬 중 하나인 오아후(Oahu)다. 와이키키, 호놀룰루가 있고 전체인구의 80%가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오랜 비행으로 여행 전부터 피로가 몰려온다면 먼저 늘 바람이 부는 ‘누아누팔리(Nuuanu Pali·바람산)’에 들러보자. 안경까지 날려보낸다는 이곳에 오르면 호놀룰루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바람만큼 시원한 전망이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한다. ●오아후의 역사에 젖고 하와이 정치, 경제, 사회의 중심지 오아후에는 주정부청사와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 등 하와이의 역사적인 건물이 몰려 있다. 특히 ‘신성한 새’의 의미를 가진 이올라니 궁전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1882년 지어진 미국의 유일한 궁전이거니와, 뒤쪽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커다란 밴연나무나 야자수 사이사이 보이는 높다란 건물 등 주위의 조경도 뛰어나 기념촬영 장소로도 좋다. 유명한 진주만도 하와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1941년 일본이 2시간 동안 90여척의 미군함을 공격해 태평양전쟁을 발발시킨 20세기 대사건의 현장이다. 이곳에 지어진 애리조나 기념관에는 당시의 사진, 기념물, 전사자의 명단 등이 전시돼 있다. 와이키키 주변의 칼라카우아(Kalakaua) 거리는 오아후의 오늘이다. 화려한 밤거리에 마냥 즐거운 젊은이, 흥겨운 힙합래퍼, 길거리 마사지사와 화가 등 하와이의 젊은 문화가 펼쳐진다. 면세점 DFS갤러리아, 세계 브랜드 상점들이 가득한 쇼핑천국이다. ●푸른 바다에 젖고 세계적인 해변 와이키키는 명성 그대로다. 시내를 바라보면 세계적인 호텔이 즐비하고, 푸른 바다는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기에도, 좀더 먼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232m 높이의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는 오아후의 명소다. 길이 잘 닦여 새벽 산책삼아 올라가기 좋다. 새벽에 오른 정상에는 하루를 밝히는 벅찬 일출, 서서히 빛을 받으며 드러나는 와이키키, 깊은 파란색을 품은 하늘과 바다 등 자연의 선물이 준비돼 있다. 오아후 끝자락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에서는 꼭 스노클링을 즐기자. 땡볕 아래 줄을 서서 입장권을 끊고,9분짜리 영화를 본 뒤 해변까지 걸어가는 과정이 무려 30분. 살짝 짜증나는 이 과정을 견디면 아름다운 해변이 반긴다. 산은 두팔로 해변을 감싼 듯 펼쳐져 있고, 바닷물은 세상 모든 블루톤을 표현한다. 바다 속에는 산호초와 수십종의 열대어가 코 앞에 어우러져 수중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한다. 서핑 명소인 선셋 비치(Sunset Beach)가 있는 북쪽 해안에서는 집채만 한 파도에 대항하는 서핑광의 도전을 구경하자. ●폴리네시아 문화에 젖다 폴리네시아 민족의 생활상을 재현시켜 놓은 폴리네시안 민속촌은 관광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5만여평의 넓은 부지에 사모아, 뉴질랜드(마오리), 피지, 하와이, 마르케사스, 타히티, 통가 등 남태평양 7개 제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한다. 민속촌을 가로지르는 수로를 따라 펼쳐지는 민속춤 공연과 사모아 쇼는 강력추천. 특히 사모아 쇼는 나무 마찰로 불을 만들고, 작은 돌멩이 하나로 딱딱한 야자수 열매를 반으로 쪼개는, 원시의 모습 그대로다. 한국말도 곧잘 하는 연기자는 3분마다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폴리네시아 민속촌이 낮에 보는 문화관광이라면 알리카이(Aliikai) 선셋 크루즈는 저녁 노을이 지는 선상에서 즐기는, 문화관광의 하이라이트다. 근사한 저녁 뷔페와 하와이안 밴드의 리듬감 있는 음악, 태평양 수평선을 따라 하와이 시내를 물들이는 일몰, 연이어 하나 둘 불이 켜지며 만들어내는 하와이의 야경은 이국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미리 알고 가세요 하얏트 리전시 와이키키는 대부분의 객실에서 멋진 해변을 볼 수 있다. 자체 운영하는 레스토랑 ‘차오메인(Ciao Mein)은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맛있는 메뉴가 가득하다. 해변가 식당으로 유명한 셰라턴 와이키키를 비롯해 하와이 프린스 호텔, 퍼시픽비치 호텔 등이 추천 호텔. 마우이에서는 카아나팔리에 있는 하얏트 마우이, 웨스틴 마우이, 쉐라톤 마우이, 앰배서더 호텔, 마우이 메리어트 등을 추천할 만하다. 하와이의 한식당은 한국인 입맛에 맛는 요리를 제공한다. 호놀룰루 시내의 ‘신라원’(808-944-8700)은 갈비, 찌개, 냉면, 돌솥밥 등 한국의 거의 모든 음식이 준비돼 있다. 폴리네시아 민속촌 근처의 ‘레인보 캐슬’(808-293-9145)에서는 식당과 면세점을 함께 운영한다. 마우이의 유일한 한식당 ‘이사나’(808-874-5700)는 육류와 찌개류를 제공한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일품. 하와이 전문 여행사 블루하와이(www.bluehawaii.co.kr)는 마우이 3박, 오아후 1박 등 4박6일 일정의 ‘하얏트클럽 6일’ 상품을 내놓았다. 오아후·마우이의 하얏트 리전시 호텔 숙박, 루아우쇼와 몰로키니 스노클링이 포함돼 있다.220만∼242만원선이다.(02)319-0022. 하와이(오아후·마우이)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아, 우리가 즐겨써 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 조차도 큐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지난 10일. 일본 시마네현의회 총무위원회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다는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대통령과 한국 외무부가 아무리 ‘내 마누라론’을 주장하고, 침묵으로 묵살하고, 소극으로 일관해도 일은 끝내 벌어진 것이다. 사실 흥분할 것도 없다. 사태는 예정된 수순을 따랐을 뿐이므로. 주한 일본대사의 당당한 영유권 주장, 아사히신문 경비행기의 독도 진입작전, 게다가 한승조·지만원을 비롯한 국내 극우인사들의 맞불작전까지, 돌이켜 보면 우연은 하나도 없다. 영토분쟁을 표면화시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가기 위한 일본 지도부의 야욕이 마각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19세기 에도막부, 홋카이도 식민화 ‘다케시마’ 주장은 망언이 아니며, 망언은 실제로 없으니 망언이란 말을 써서도 안된다. 체계적이며, 장기지속적인 심대한 해양정책에서 비롯된 국가의지의 또다른 표현일 뿐 결코 돌출발언은 아니다. 일본의 노골적인 행태는 가히 고삐 풀린 망아지 수준이되, 관·민 합동으로 질서정연하게 치고 빠지면서 주연·조연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등 화려한 연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시네마현의 조례 제정을 일본 정부가 만류했다고 하나 전혀 믿을 게 못된다. 양동작전일 뿐이다.‘식민지근대화론’의 미몽에 취해 선전·선동을 일삼던 지식인들을 비롯, 차제에 지난 수백년간 일본이 아시아 바다에 남긴 족적을 단계적으로 살펴 감고계금(鑑古戒今)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19세기에 에도(江戶) 막부는 ‘숲속의 사람들’ 아이누족의 영토였던 북해도, 즉 홋카이도를 식민화한다. 일단의 식민경영 세력이 ‘숲의 섬’을 치고 들어갔다. 그 후 100여년이 지난 오늘, 보호구역에 갇힌 ‘아메리카 인디언들’처럼 아이누들은 박제화되어 일본에서도 차별받는 2만여명의 혼혈아로 잔존할 따름이다. 일본은 홋카이도에 이어 사할린으로 손길을 뻗친다. 러시아와 북방 4개 도서 반환문제로 시끌벅적하지만, 사실 러시아도 북방 영토에 대해서는 논할 자격이 없는 나라다. 차르 시절, 코사크 기병대를 앞세워 동진을 거듭해 사하·축치·에벤키·캄챠달 등이 살던 시베리아를 식민지로 만들었던 그들 아닌가. 일본은 이어 남쪽의 류쿠(우리측 사료에는 유구로 기록됨)를 병합한다. 오키나와는 일본이 붙인 이름이고 본래는 류쿠국이었다. 독립 왕국으로 중국은 물론 조선과도 문물교류를 활발히 하며 조공·중계무역에 힘써 문화가 크게 번성한 나라였다. 무역선 활동 범주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인도 등 서남아시아까지 뻗친 해상국가였다. 그러나 도쿠가와 바쿠후 성립 6년째 되던 1609년 규슈 남부의 번주인 사쓰마한(薩摩藩)은 3000군사로 류쿠를 점령한다. 단, 정략적 입장을 취해 국제무역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기는 사탕수수 같은 경제적 수탈은 감행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에서 방관·조절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류쿠는 일면 일본에 수탈당하면서도 중국에 조공의 예를 갖추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불행한 역사의 시작이다. 사실 사스마한의 점령 이전에도 류쿠는 왜구의 노략질에 시달려 왔으니, 류쿠와 일본의 악연은 해묵은 것이다. 그러던 일본은 1879년 드디어 ‘류쿠 처분’을 단행한다. 이로써 독립왕국 류쿠는 오키나와현으로 강등되어 일본에 병합된 이래 오늘에 이른다. 이처럼 일본의 해양식민화 정책은 전략적 포석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집요하게 기다리며 정확히 잡아먹을 시기를 노리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日정부, 남양군도 침략행위 전면 부정 1874년 청·일전쟁의 전후 보상으로 타이완을 챙긴 것은 교과서에 나온 상식.‘대륙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긴 셈이 되었지만 사실은 그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길 자격이 있는지도 되물어야 한다. 타이완에는 푸젠(福建) 등 남부에서 이주해 온 중국인도 많았지만 이른바 타이완 원주민인 토착 타이완족이 살고 있었다. 일본의 타이완총독부가 설치되면서 그들의 운명 역시 아이누처럼 박제화되고 만다. 타이완총독부에서 갈고 닦은 식민경영의 노하우가 이후 고스란히 조선총독부로 전수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일본의 해양식민화가 홋카이도, 사할린, 류쿠, 타이완 같은 섬 정도에 그친 것은 아니다.1919년 파리강화회의 결과 일본은 사이판, 괌 등이 속한 이른바 남양군도를 자치령으로 분배받는다. 세계열강의 태평양 분할정책에서 그 지분을 챙긴 것. 남양군도는 서태평양 적도 이북의 작은 섬인 미크로네시아의 동쪽 끝 카리바시와 서쪽의 괌을 제외한 엄청나게 드넓은 바다.19세기말 이래로 독일이 지배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일본의 남양제도 위임통치령이 되었고,1947∼1986년에는 국제연합의 위임을 받은 미국의 태평양 신탁통치제도가 되었으니, 태평양은 태평과는 무관한 격동의 바다였다. 일본인들은 남양군도로 들어가 설탕, 술, 수산가공품 같은 사업을 펼쳤으며 한때 사이판의 일본인이 10만을 헤아리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패전 후 최초로 오는 6월 극우인사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대동하고 남태평양의 미국령 사이판을 찾아 일본군 전몰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남양군도에 대한 침략행위의 전면 부정이 자행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일왕이 선 격이다. 당연히 대표적 극우언론인 산케이는 일왕의 사이판 방문 소식에 ‘감격해 하며’ 이를 전면에 도배하는 충성을 과시했다.‘위령의 여행’으로 묘사하면서 ‘남양군도’를 지배하던 향수를 노골적으로 되살려 낸 것이다. 팔라우의 수도인 코로(Koror) 외곽으로 빠지다 보면 코발트빛 바다 위에 ‘아이고 브리지’가 떠있다. 머나먼 팔라우까지 징용왔던 한국인들이 기아와 고통 속에 ‘아이고’를 연발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오죽하면 ‘아이고다리’로 명명되었겠는가. 정신대로 끌려온 나이 어린 여성들이 하루에 수십명씩의 일본군을 상대하며 피를 토하고 죽어간 남양군도로 ‘신의 아들’이 ‘위령 여행’을 떠날 것이 분명한 즉, 야스쿠니신사 참배에서 격을 높여 다시 대양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이른바 태평양전쟁이라 칭한 데서 알 수 있듯 세계대전의 본질은 해양패권의 각축이다. 일본은 실질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사이판과 괌은 물론 필리핀, 팔라우, 티니안, 얍, 뉴기니 같은 섬, 그리고 서진을 거듭하여 인도네시와, 말레이시아 등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식탐을 과시했다. 우리의 인식은 대륙 지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일본의 아시아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해양이라는 거대한 또 하나의 영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기다리다 덮치기… 집요한 日 해양정책 일본은 세계열강의 해양 재편성에 기초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국제해양법 신질서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남쪽으로 눈길을 돌려 기왕에 문제가 되어온 조어도, 일명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해양분쟁을 일으킨지 오래다. 미래의 해양자원을 염두에 넣는다면 일본이 조어도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너무도 확실하다. 남쪽으로 눈을 돌려 손톱만 한 바위에 불과한 오키노도리시마(沖鳥島)로 명명하고 자기 영토에 포함시켰다. 해양과학자들까지 동원해 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침대만 한 섬 하나에 290억엔을 퍼부었다. 이로써 자신의 영토(38만㎢)보다도 넓은 40만㎢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게 된 것. 나아가서 태평양 복판에 떠있는 미나미도리까지 영토로 선포했다. 이렇듯 일본은 해양 영토에 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러니 독도가 어찌 그들의 눈독에서 빠질 수 있었으랴. 이런 만행이 대중국 포위전략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 없이 가능할까. 미국 역시 ‘해양제국’이다. 일제의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태평양전쟁에 개입하는 단서가 마련되지만, 기실 일본과 미국이 가쓰라-테프트밀약을 통해 섬 국가인 필리핀과 반도국가인 한반도를 ‘빅딜’하는 국제적 공모에 가담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직·간접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는 태평양의 섬은 거의 없다. 태평양은 공해가 분명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대주주’행세를 하고 있다. 오키노도리시마와 미나미도리는 남양군도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바다 땅따먹기’의 야심작이 아니겠는가. 근래 일본 정부는 해양권 확보에 노골적이다. 경제산업성, 외무성, 국토교통성 등이 주동이 된 연락회의가 공개적으로 열린다. 숨길 게 없다는 식이다. 독도 영유권까지 인정받는다면 일본은 전체적으로 405만㎢의 배타적 경제수역, 즉 일본 영토의 10배를 뛰어넘는 방대한 해양영토를 확보하게 된다. 제주도 한경면에는 일본군이 옥쇄를 대비해 만든 거미줄처럼 얽힌 가마오름땅굴이 있다. 버려졌던 이 땅굴은 한 개인의 희생적 노력으로 현재 평화박물관이 되어 있다. 이곳 이영근 관장은 “현재 공개된 굴은 극히 일부로, 모두 바다를 향해 포신을 겨누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땅굴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와 일본군 알트르비행장을 벗어난 송악산 해변에도 미군기를 겨냥했던 동굴들이 줄지어 있다. 태평양전쟁의 구체적인 해안진지가 한반도 곳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같은 ‘평화’라도 韓·日 인식 달라 가미카제 특공대가 출격을 감행했던 규슈 남쪽 가고시마현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지란(指宿) 바닷가에도 같은 이름의 ‘평화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소년병에 대한 애틋한 추억과 모정을 빙자한 최루성 역사 회고만 존재할 뿐 전쟁 자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은 어디에도 없다. 같은 ‘평화’를 거론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인식차는 상상을 초월한다.‘제국의 바다’를 잊지 못하는 일본의 추억만들기가 계속되는 한 ‘현해탄’의 파고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아, 우리가 즐겨 써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조차도 규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해방 60주년, 일본은 20세기형 제국의 바다를 21세기에 다시 ‘신장개업’했다.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우선 청와대와 외무부의 공식 입장 및 향후 일정부터 듣고 싶다. 또 ‘내 마누라타령’으로 일관하면서 질질 끌려다니다 끝내 국제사법재판소 법정마당까지 끌려가 내 영토를 약취당하고 말 것인가.
  • 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제국 흥망사/이창위 지음

    2005년 을유년은 한민족에게 오욕과 환희의 역사가 오버랩되는 해다. 정확히 1세기 전인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해 일본의 한반도 지배가 본격화됐고,60년 전, 바로 전 을유년이었던 1945년 일제의 압제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참혹한 패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수십년 만에 거대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경제강국이란 지위에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역사적 죄악을 희석하는 망언을 툭툭 던지며 주변국들에 파시즘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듯한 일본 파시즘의 실체는 무엇일까. 일본 군부의 광기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고, 무모한 침략전쟁으로 이어졌을까. ●러일전쟁 승리로 일본 군국주의 태동 3·1절을 앞두고 일제 침탈과 파시즘, 을사조약, 친일문제 등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중 침략전쟁의 뿌리인 일본 군국주의의 태동과 파시즘의 형성과정, 일본군 특유의 정신문화와 병리적 군사문화 등을 분석한 ‘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제국흥망사’(이창위 지음, 궁리 펴냄)를 중심으로 신구 일본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1974년 일본 국민과 언론은 오노다 희로라는 육군 소위의 귀환에 열광했다. 그는 2차대전이 막바지에 달했던 1944년부터 30년간 필리핀 루손섬 정글에서 일본의 패망을 부인하며 유격전을 계속해온 인물이었다. 죽지 말고 데리러 올 때까지 버티라는 상관의 명령 하나만을 믿고 산속에서 30년을 버틴 그의 눈동자는 광채가 번득였고, 총검은 여전히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다. 그를 찾으려는 일본인들, 심지어는 가족의 모습까지 먼 발치에서 보았던 그는 일본의 패전을 믿지 않았고, 결국 30년 전의 직속상관으로부터 직접 투항명령서를 전달받고서야 1974년 일본으로 귀환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무 완수를 위한 30년 전투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을 뿐, 일본의 아시아 침략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도리어 일본전쟁이 모두 악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듬해 브라질로 이주했다. ●진주만기습·가미카제등 상세히 소개 오노다 소위는 극단으로 치달았던 일본 군국주의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지은이는 일본 군국주의의 태동을 러일전쟁의 승리에서 찾는다. 그 이전에 이미 메이지유신 이후 급속한 근대화로 상당한 군사력을 갖고는 있었지만, 러일전쟁 승리 후 지나친 자신감과 착각에 빠졌으며, 그후 일본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가 되었다. 러일전쟁의 승리로 대륙침략을 본격화한 일본은 조선병합, 시베리아 출병, 만주사변, 중일전쟁 등을 통하여 군부 파쇼체제를 확립하고 대미 개전에 이르게 된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시바 료타로는 광신적 군부가 이끌고 우중이 지지한 일본을 ‘술에 취해 말을 타고 달리는 여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책은 태평양전쟁의 주요 국면인 진주만 기습, 미드웨이 해전, 오키나와 전투, 그리고 가미카제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다. 자결을 앞둔 일본군 장교들은 일왕에 대한 충성과 우국충정으로 가득 찬 최후진술을 남겼는데, 비장함을 넘어 광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국력의 확연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무모한 항전 뒤엔 군인의 정신자세와 행동규범을 규정한 ‘군인칙유’‘전진훈’이 있었다. 특히 일왕이 발한 군인칙유(軍人勅諭)를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는 명분 하에, 태평양 전쟁 도발 당시 총리였던 도조 히데키가 공포한 전진훈(戰陳訓)은 군인들이 금과옥조로 삼아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가 되었다. 전진훈은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군인 최고의 명예라고 강조함으로써 전체주의적 사고를 주입시켰고, 특히 ‘살아서 포로의 치욕을 당하지 말고 죽어서 죄화(罪禍)의 오명을 남기지 말라.’(제2장 제8조)는 조항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이 헛되이 죽어갔다. 생명을 경시하는 무모한 전술과 자결 각오 뒤엔 전진훈에서 강조한 도착적 군사문화가 있었던 것이다. ●‘전진훈’ 통해 전체주의 사고 주입시켜 지은이는 책 말미에서 패전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정치적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현재의 일본은 패망한 일본의 밑그림 위에 덧칠된 그림이라고 본다. 그 밑그림이 다원화된 국제사회에서 다시 복원돼 서글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지은이는 소망한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비극의 역사’ 영화로 만든다

    ‘실미도’와 ‘역도산’. 올해 한국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대작들이다. 근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유독 많았던 올 영화계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실미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영화들이 비평과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류는 꺾일 줄 모른다. 당장 내년에만 근현대사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대여섯편에 이를 전망. 노근리 사건,10·26,5·18,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등 다뤄지는 과거사도 다양하다. 영화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현대사는 5·18민주화운동. 현재 3편의 영화가 동시에 기획 중이다.‘이재수의 난’ ‘전태일’ 등을 제작했던 기획시대는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이자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고 윤상원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고, 호엔터테인먼트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 자치의 유토피아를 다룬 ‘광주’를 제작하고 있다.5·18기념재단에서도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추진 중이다. 80년대 삼청교육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 엔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청교육대’는 순화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영화.‘테러리스트’ ‘김의 전쟁’을 연출한 김영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강철웅 대표는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도 80년 언론통폐합을 다룬 ‘TBC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제작사 마술피리),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을 소재로 한 김의석 감독의 ‘홀리데이’(현진시네마),75년 최초의 연쇄살인범 김대두를 극화한 ‘살인마 김대두’(필마픽쳐스),70년대 중반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으로 알려진 박흥숙을 다룬 ‘무등산 타잔, 박흥숙’(백상시네마), 일본의 진주만 공습계획을 미리 알아낸 한국인 최초의 이중 첩보원 한길수의 이야기 ‘파일명 Haan’(트라이엄프픽쳐스) 등이 촬영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최근 10·26사건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그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촬영을 마친 강제규&명필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하는 ‘노근리 다리’와 일제시대 공산주의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까지 일련의 근현대사 영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명 대표는 “우리 현대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렬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점에서 늘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권안에 있었다.”면서 “검열에서 자유로워졌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과거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미도’와 ‘태극기휘날리며’의 흥행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과거의 잊혀진 근현대사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미도’가 입증한 셈”이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큰 만큼 당분간 한국 영화계에서 근현대사물과 실존 인물 영화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강추! THX 음~음질 화~화질

    오늘 소개해 드릴 타이틀들은 THX인증을 받은 것들입니다.THX는 돌비 디지털 5.1이나 dts와 같이 어떤 특정 사운드 포맷을 일컫는 말은 아니지만,DVD를 보시는 분들에겐 꽤 익숙한 단어일 것입니다.THX는 영상과 음향기기 및 DVD타이틀 등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일종의 인증제도 같은 것으로,‘조지 루카스 필름’이 제안하는 여러 환경과 규격에 맞게 제작된 기기들과 소프트웨어에 대해 제공됩니다. 이러한 THX 인증은 국제기구에 의한 기술표준이나 공인 규격은 아니지만 더 나은 화질과 음질을 제공해 준다는 신뢰감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습니다. 물론 THX 자체가 어디까지나 상술일 수도 있고, 화질과 음질에 대한 평가 역시 단순히 ‘기분’에 그칠 수도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THX 로고가 붙은 DVD타이틀을 재생할 때면 어딘가 일반적인 것들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THX 인증 타이틀에 종종 제공되는 THX Optimizer 같은 메뉴는 홈시어터의 설정과 올바른 운용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도 하니, 한번쯤 THX 인증 타이틀들을 눈여겨보실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스타워스 삼부작 스타워스 시리즈의 에피소드 4,5,6 세편을 담은 이 작품은 무엇보다 30여년전에 만들어 졌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으리만치 경이적입니다. 깨끗한 화면과 역동적인 사운드 그리고 풍부한 부가영상을 담은 DVD타이틀입니다.DVD가 갖추어야 할 모든 미덕을 다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 타이틀은, 이미 여러 DVD전문지와 사이트 등에서 올해의 최고 DVD타이틀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스타워스 시리즈는 이 3부작 박스에 담긴 세 에피소드 외에 에피소드 1,2까지 모두 THX인증이 되어있습니다. ●진주만-감독판 무려 4장의 디스크에 영화 본편과 12시간 분량의 부가영상을 담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전쟁영화입니다.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추가된 감독판으로 출시되었으며 특별한 패키지로도 눈길을 끄는 타이틀입니다. 무엇보다 진주만 공습장면에서 펼쳐지는 수십분간의 강렬하면서도 역동적인 사운드는 귀가 얼얼할 만큼 멋들어진 멀티채널 사운드를 느끼게 해줍니다. 영화의 내용 등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화질과 사운드, 부가영상 등 DVD의 질만큼은 발군의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니모를 찾아서 적어도 DVD쪽에서는 픽사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대해 불만 섞인 리뷰를 여태껏 보지 못했습니다.100% 디지털로 제작되는 까닭에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화질과 멋들어진 사운드, 그리고 즐겁고 아기자기한 이야기까지, 픽사의 애니메이션 DVD들은 항상 최상의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아도 감동적이고 즐거운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전달해 줍니다.
  • [열린세상] 미국의 신보수주의적 대외정책/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미국 부시행정부 2기의 대외정책이 어디로 갈 것인가. 이것의 이해를 위해 지금 미국 사회가 가고 있는 큰 흐름을 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결판난 이번 대선은 그러한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미국이, 미국인이, 미국정치가 변했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동인(動因)은 무엇보다도 9·11 테러에서 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9·11로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었다. 미국은 건국 이래 본토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받아 본 적이 없는 나라이다. 한번의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시 일본으로부터 진주만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9·11 직후 미국 언론들은 이를 ‘제2의 진주만 공격’으로 불렀다.9·11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을 일방주의라 비난하는 세계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 사이의 기본적 차이는 9·11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인식의 차이에서 온다. 한때 미국은 자신의 외교정책 수행에서 언제나 원하면 두 가지 중심적 사조-국제주의와 고립주의-사이에서 고립주의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9·11은 이것을 완전히 앗아가 버렸다. 이것은 미국인들의 믿음과 삶 자체를 바꿔놓은 일대의 변화였다. 이 속에서 잉태된 새로운 규범과 문화가 지난 몇년의 미국인들의 사고를 지배했다. 신보수주의적 문화와 정체성이 미국사회의 주류적 흐름이 된 것이다. 미국인들은 지난 대선에서 도덕적 가치, 안보, 그 다음으로 경제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했다. 전통적으로 경제가 선거를 좌우했는데 안보와 도덕적 가치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도덕적 가치는 신보수주의의 전형적 표상이다. 대외정책에서의 신보수주의는 민주주의, 인권, 자유시장 등의 미국적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다. 이를 행함에 있어서 불가피하다면 군사력 사용도 주저치 않겠다는 데서 신보수주의의 강경함이 배어 나온다.2기 부시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신보수주의가 여전할 것인가가 지금의 중요한 화두다. 여기서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미국의 일극체제인 현 국제체제와 신보수주의와의 관계이다.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은 국제정치를 볼 때 항상 세력균형을 의식한다. 반면에 신보수주의자들은 현상유지적 균형보다는 그것을 넘어 미국적 가치 실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미국의 일극체제에서 그렇게까지 세력균형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미국의 일방주의를 낳고 있다. 이러한 일방주의는 그러나 일극체제에서는 생래적인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외정책이 기본적으로 다자주의로 전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필요한 경우 보완적 의미의 다자적 접근은 하게 될 것이다. 즉 ‘일방적 일방주의’냐 또는 ‘다자적 일방주의’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특히 미국은 ‘사활적 (vital) 이해’에 관해서는 자신이 지향하는 바대로 밀고 나갈 것이다. 이것이 지난 이라크전쟁 수행 과정에서 미국과 프랑스 및 독일 사이에 벌어졌던 일이다. 종전 같으면 프랑스와 독일이 그 정도의 목소리로 외치며 가로막았다면 미국은 싫어도 물러섰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배신감을 토로하며 ‘따라오지 않으면 버리고 간다.’는 식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 후 이들은 아직도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외교 포스트에서 어떻게 기용될 것인가가 물론 앞으로 정책 방향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사회의 근저에는 이와 같은 대외정책에서의 신보수주의적 흐름이 도도하게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결코 작지 않다. 이러한 흐름을 냉혹하리만치 냉정하게 읽어내지 못하면 우리는 올바른 정책적 대안모색에 실패할 수 있다. 특히 한·미 사이에 정책적 갈등이 내재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있어 미국의 이러한 변화를 읽고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배수아 새장편소설 ‘독학자’

    배수아 새장편소설 ‘독학자’

    ‘쿨하다’는 압축적 형용사로 기억되는 소설가 배수아(40)가 ‘에세이스트의 책상’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장편소설을 냈다.‘독학자’(열림원 펴냄)는 절대자유를 좇아 세상과의 타협을 완강히 거부한 스무살 청년의 방황기,아니 투쟁기다. 자기선언이 아닌 글쓰기가 세상에 어디 있으며 자아를 붙들고 사무치게 고민하지 않는 글쟁이가 또 어디 있을까.토마스 만에 감화돼 훌쩍 독일로 짐을 꾸려 갔던 작가도,자아를 표백하고 채색하는 실험을 간단없이 해왔음에 틀림없다.그를 방증이라도 하듯 ‘독학자’에는 자기고백적 글쓰기 흔적이 역력하다. 주인공에게 스무살이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나이를 부여한 의도부터 예사롭지 않다.소설의 배경은 작가 자신이 대학을 다녔을 1980년대.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이 남달랐던 ‘나’는 얼마 못가 극도의 환멸에 빠진다.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캠퍼스는 군중을 선동하는 광대마당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대학에서 마음을 나누고 싶은 유일한 친구는 ‘S’.지적이고 독창적인 삶의 방식으로 나를 매료시킨 S를 통해 학자적 양심을 지닌 P교수를 만나 짧은 위안을 얻기도 한다.하지만 S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얼마 뒤 죽은 P교수의 낡은 컴퓨터를 물려받은 나는 일련의 주변과정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성과 논리를 앞세운 냉소적 리얼리즘은 새 소설에서도 여전하다.“글을 쓴 이후 가장 애정을 가진 주인공”이라고 밝힌 작가가 비판의 발톱을 들이댄 대상은 이번엔 대학이다.조직 부적응자로 전락해가는 주인공의 시선을 빌려 대학사회를 비판하는데,그 어투는 격렬하다. “가장 처음으로 내가 경악했던 것은 문학이론의 수업교재 때문이었는데 아마도 진주만 침공 이전에 나온 일본의 교과서를 말 그대로 옮겨놓은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에 투영된 작가의 자의식에는 대학을 쏘아보는 노골적 혐오로 가득차 있다. 80년대의 캠퍼스는 “거대한 정치집회장”,주인공이 만난 늙은 교수들은 “명성이라는 더러운 스타킹을 뒤집어쓴 부패한 관료”,마이크를 들고 수업하는 교수는 “부흥전도사”로 야유한다.주인공의 소외에 점점 동정의 시선이 보태지는 것은 이처럼 통렬한 사회적 발언 덕분인 듯하다. 스무살의 주인공은 회의뿐인 대학을 견디지 못해 끝내 혼자만의 세상을 설계한다.“나는 현대적인 교통수단이 없는 도시를 꿈꾼다.…상상력과 영감이 마음속에서 이글거리며 불타오른다.…그곳에서 사람들은 밤에 책을 읽는다.…마흔살이 되면,그때 나는 스스로 만든 대학을 졸업할 것이다.” 피안을 향한 주인공의 간절한 동경은 익숙한 삶의 방식에 이별을 고하며 끝을 맺는다. 왜 하필 마흔살일까.소설이 작가에게 또 한번의 자기고백이자 선언임에 틀림없다.작가의 나이 또한 마흔.소설출간차 잠시 귀국해 일산 집에 머물고 있는 작가의 말을 들으려 전화기를 들었다. 그러다 퍼뜩 마음을 바꿨다. 쉽사리 속내를 털어내는 작가가 아닐 뿐더러,‘스스로 만든 대학’을 졸업한 그의 다음 작품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톡톡할 거란 생각에서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두려움은 없다/앨런 액슬로드 지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막연하고 이유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은 두려움이야말로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3월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한 이 연설은 대공황의 불안에 떨던 국민에게 커다란 용기를 줬다.당시 미국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1500여만 명이 실업상태에 빠졌고,은행 등 금융기관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하지만 루스벨트는 그런 두려움을 ‘진실을 가리는 안개’로 보았다. ●두려움은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뿐 루스벨트는 취임사를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지 않았다.미국 대통령이란 ‘영광스러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도 않았다.대신에 리더십을 약속했다.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기 결정권을 부여하고,책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했다.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그것은 바로 직전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가 입버릇처럼 하던 “번영이 바로 저 너머에 있다.”는 말과 질적으로 달랐다. 희망에 대한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돌파할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루스벨트는 대통령 취임후 곧바로 의회 특별회기로 ‘100일 회의’를 소집하고 연방긴급구제국을 창설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미국 NBC 앵커 톰 브로커가 지적했듯이,루스벨트는 자칫 고통밖에 몰랐을 세대를 ‘가장 위대한 세대’로 바꿔 놓은 것이다. ●시대가 바라는 완전한 의미의 리더십 보여줘 왜 지금 프랭클린 루스벨트인가.2차대전의 광풍이 몰아친 루스벨트 시대 못지않게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지금 세계는 완전한 의미의 전시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경기침체와 국론분열로 흔들리는 우리로서도 루스벨트의 통합적 리더십은 절실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전기작가 앨런 액슬로드가 쓴 ‘두려움은 없다’(나선숙 옮김,한스미디어 펴냄)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기와 절망을 딛고 미국을 재건과 승리로 이끈 비결을 캐어낸다. 루스벨트를 ‘두려움에 맞선 불굴의 CEO’로 규정하는 저자는 연설문과 사건 등을 바탕으로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조목조목 살핀다. 19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했다.루스벨트는 그것을 기독교적인 지혜에서 찾았다.한 예로 그는 잠언 29장 18절의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라는 구절을 원용,비전 없는 민족은 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낡은 사고방식 때문에 공황이 야기됐고,비전없는 리더들로 인해 그것이 지속됐으며,더이상 비전이 없으면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루스벨트는 이처럼 성경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루스벨트는 냉소주의를 격파하라고 가르쳤다.1935년 ‘노면담화’라는 라디오 연설에서 루스벨트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민주주의가 정직할 수도,효율적일 수도 없다고 말하는 냉소주의자들에게 확실하게 대답해줘야 할 때입니다.” 미국의 초절주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떠한 위대함도 성취되지 않는다.”고 했거니와,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냉소주의로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냉소주의는 독약과 같다.희망과 자신감은 물론 가능성까지 앗아간다.루스벨트는 무조건 동조하는 응원단이나 예스맨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참여하고 헌신하는 진정한 비평가가 될 것을 요구했다. ●소아마비 극복… 강한 인간으로 거듭나 루스벨트가 위대한 것은 소아마비라는 개인적 불운을 극복했다는 점도 한 몫 한다.1920년 루스벨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오하이오 주지사 제임스 콕스의 러닝 메이트로 발탁돼 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았다.당시 미국의 정치 분위기는 전쟁에 반대하는 고립주의가 지배했다.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민주당은 결국 패배하고 루스벨트는 법조계로 돌아와 금융회사 부사장으로 활동했다.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1921년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린 것이다.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자 친구와 동료들은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단정했다.하지만 부인인 애너 엘리너 루스벨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병세가 호전되고 정계에 복귀해 1928년 뉴욕 주지사로 재선됐다.루스벨트는 더욱 강한 인간으로 거듭났다. 루스벨트는 1932년 ‘뉴딜’을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1936년엔 재선에 성공했다.하지만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1939년 9월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것.루스벨트는 즉각적인 참전은 피했지만 1940년 세번째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무기대여법을 통해 연한군측에 무기와 물자를 공급했다.같은 해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곧바로 참전을 선언하고 마침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루스벨트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흑인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등 현대 민권운동의 초석을 세웠다.국제연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전쟁의 승리를 눈앞에 둔 1944년,루스벨트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던 미국 국민은 미국 역사상 유일한 네번째 대통령직을 그에게 안겨줬다.하지만 루스벨트는 2차대전 종전을 보지 못하고 1945년 뇌일혈로 숨을 거뒀다.그때 나이 63세였다. ●강요보다는 호소를, 자극보다는 인도를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현대 미국의 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루스벨트의 리더십에는 뭔가 특별한 데가 있다.저자는 루스벨트가 반대파를 배척하지 않고 설득해 동참시킨 것을 그 한 비결로 꼽는다.또한 국가를 위해 개인을 무모하게 희생시키지 않고,목표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자세도 배울 점이라고 강조한다.강요보다는 호소,자극보다는 인도를 택함으로써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냈다는 것이다.‘갈등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 영화속 영원한 전설 ‘아더왕’

    2004년 할리우드 경향중 하나는 신화나 설화를 소재로 한 대작의 봇물이다.브래드 피트의 남성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트로이’는 지금 우리 영화가를 강타중이다.올리버 스톤 감독은 인류 역사상 위대한 군사 지도자로 꼽히는 마케토니아 제왕 알렉산더의 일대기를 극화한 ‘알렉산더’를 공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에 ‘킹 아더’가 도전장을 내민다.‘아마게돈’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야심작이다. 6세기 실존했던 영국의 아더 왕은 영화계의 단골 소재다.숀 코너리,리처드 기어,줄리아 오먼드 주연의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1995년)은 기사 랜슬롯이 왕비인 기네비아와 통정(通情)한 사연을 주제로 하고 있다.또 ‘킹 아더와 원탁의 기사’(King Arthur and the Square Knights of the Round Table)는 영화,뮤지컬,연극 심지어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졌다.영국에 이어 스칸디나비아,프랑스,로마까지도 점령했던 아더왕은 수하에 있는 뛰어난 기사(騎士)들을 공평하게 대접하기 위해 둥근 테이블을 만들어 격의없는 대화를 시도했다.현대 민주주의를 태동시킨 ‘원탁의 기사’제도의 출발이다. 브리튼 왕의 서자(庶子)로 출생한 아더는 선대왕이 바위에 꽂아 놓았다는 명검 엑스칼리버를 뽑아내 하늘이 점지한 왕으로 추앙 받으면서 유럽 각국으로 정벌하는 공적을 세운다.그가 합법적인 국왕임을 만천하에 선언하게 되는 보검 엑스칼리버를 얻게 되는 일화는 존 부어맨 감독이 니겔 테리를 기용해 ‘엑스칼리버’(Excalibur·1981년)로 공개된 바 있다. 아더 설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대 감각에 맞는 변종된 사연을 첨부시킨 작품도 다수 공개됐다.제임스 헤드 감독의 ‘엑스칼리버 키드’(The Excalibur Kid·1999년)는 평범한 젊은이가 아더 왕이 살고 있는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 아더가 통치하는 왕국을 사사건건 곤경에 빠트리는 마녀와 마법사 멀린의 음모를 제거하고 아더 왕국의 평온을 되찾아 준다는 동화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러스 메이베리 감독의 ‘우주인과 킹 아더’(The Spaceman and King Arthur·1979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이 역시 시간 여행을 통해 중세로 날아가 아더를 쫓아내려는 악당 노르드레드 기사의 음모를 제압하고 왕국의 평온을 되찾아 준다는 줄거리다. ‘브라질’ ‘바론 남자의 모험’으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 감독의 ‘몬티 페이튼과 성배(聖杯)’(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1975년)도 화제작이었다.예수가 마지막 성찬(Christ at the Last Supper)에 사용한 ‘성배’를 되찾기 위해 아더 왕이 충직스러운 심복 랜슬롯,베데브르 등과 모험 여행을 떠난다. 그는 로마 정벌을 위해 조카 모드레드에게 왕국과 왕비를 맡기고 출정했지만 모드레드가 반역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는다.급거 귀국해 그를 처치했지만 결투 중에 치명상을 입고 신비의 섬 아발론으로 은둔해 말년을 보냈다. 이후 ‘아발론’은 ‘유토피아’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인간이 갈망하는 지상의 낙원과 같은 존재로 각인된다. 아더 왕은 이처럼 여러 이야기를 파생시키면서 영화계의 이야기 주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 영화속 영원한 전설 ‘아더왕’

    2004년 할리우드 경향중 하나는 신화나 설화를 소재로 한 대작의 봇물이다.브래드 피트의 남성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트로이’는 지금 우리 영화가를 강타중이다.올리버 스톤 감독은 인류 역사상 위대한 군사 지도자로 꼽히는 마케토니아 제왕 알렉산더의 일대기를 극화한 ‘알렉산더’를 공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에 ‘킹 아더’가 도전장을 내민다.‘아마게돈’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야심작이다. 6세기 실존했던 영국의 아더 왕은 영화계의 단골 소재다.숀 코너리,리처드 기어,줄리아 오먼드 주연의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1995년)은 기사 랜슬롯이 왕비인 기네비아와 통정(通情)한 사연을 주제로 하고 있다.또 ‘킹 아더와 원탁의 기사’(King Arthur and the Square Knights of the Round Table)는 영화,뮤지컬,연극 심지어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졌다.영국에 이어 스칸디나비아,프랑스,로마까지도 점령했던 아더왕은 수하에 있는 뛰어난 기사(騎士)들을 공평하게 대접하기 위해 둥근 테이블을 만들어 격의없는 대화를 시도했다.현대 민주주의를 태동시킨 ‘원탁의 기사’제도의 출발이다. 브리튼 왕의 서자(庶子)로 출생한 아더는 선대왕이 바위에 꽂아 놓았다는 명검 엑스칼리버를 뽑아내 하늘이 점지한 왕으로 추앙 받으면서 유럽 각국으로 정벌하는 공적을 세운다.그가 합법적인 국왕임을 만천하에 선언하게 되는 보검 엑스칼리버를 얻게 되는 일화는 존 부어맨 감독이 니겔 테리를 기용해 ‘엑스칼리버’(Excalibur·1981년)로 공개된 바 있다. 아더 설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대 감각에 맞는 변종된 사연을 첨부시킨 작품도 다수 공개됐다.제임스 헤드 감독의 ‘엑스칼리버 키드’(The Excalibur Kid·1999년)는 평범한 젊은이가 아더 왕이 살고 있는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 아더가 통치하는 왕국을 사사건건 곤경에 빠트리는 마녀와 마법사 멀린의 음모를 제거하고 아더 왕국의 평온을 되찾아 준다는 동화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러스 메이베리 감독의 ‘우주인과 킹 아더’(The Spaceman and King Arthur·1979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이 역시 시간 여행을 통해 중세로 날아가 아더를 쫓아내려는 악당 노르드레드 기사의 음모를 제압하고 왕국의 평온을 되찾아 준다는 줄거리다. ‘브라질’ ‘바론 남자의 모험’으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 감독의 ‘몬티 페이튼과 성배(聖杯)’(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1975년)도 화제작이었다.예수가 마지막 성찬(Christ at the Last Supper)에 사용한 ‘성배’를 되찾기 위해 아더 왕이 충직스러운 심복 랜슬롯,베데브르 등과 모험 여행을 떠난다. 그는 로마 정벌을 위해 조카 모드레드에게 왕국과 왕비를 맡기고 출정했지만 모드레드가 반역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는다.급거 귀국해 그를 처치했지만 결투 중에 치명상을 입고 신비의 섬 아발론으로 은둔해 말년을 보냈다. 이후 ‘아발론’은 ‘유토피아’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인간이 갈망하는 지상의 낙원과 같은 존재로 각인된다. 아더 왕은 이처럼 여러 이야기를 파생시키면서 영화계의 이야기 주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목욕탕 같은 해수욕장,숙박비만 특급호텔인 민박집,살인적인 교통체증…. 생각만해도 짜증나는 휴가철 풍속도다.뻔한 상식이지만 휴가는 여유롭고 즐거워야 한다.요즘처럼 경기가 안좋을 때는 휴가비용도 저렴해야 하다. 방법은 한가지,미리 떠나는 수밖에 없다.국내든 해외든 성수기에 비해 최대 절반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융숭한 대접,호젓한 여유로움은 덤이다.지금 떠나자.아니면 최소한 7월 중순 이전에라도 집을 나서보자.‘저비용 고품질’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국내외 성수기 전 알뜰여행 상품,콘도 및 호텔 패키지,테마파크 알뜰 이용 요령 등을 알아본다. ●발리 6일상품 86만 9000원 장거리 패키지 국내 휴가 여행지로는 최근에 제주도가 인기다.항공편과 뱃길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섬내 어딜 가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제주는 특히 항공료와 숙박비,렌터카 등이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수기와 성수기 비용의 차이가 내륙에 비해 훨씬 크다.대장정여행사(www.daejangjung.co.kr)는 7월13일까지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과 고급 펜션 2박,렌터카 54시간 이용을 묶은 상품을 평상시 왕복 항공료 요금에도 못미치는 15만 4000원(4인 기준 1인요금)에 판매한다. 묵을 펜션은 남제주 중문에 위치한 ‘재즈마을’과 ‘중문빌리지’.지난 4월 문을 연 재즈빌리지는 삼나무숲 사이 3600여평 초원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고급 펜션.주인장 손태원씨가 문화예술적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분위기를 살렸다.렌터카는 매그너스 오토 LPG다.소인 추가시 1인당 할인 왕복 항공요금(10만 6000원,금요일 11만 2000원)만 더 내면 된다.숙박+렌터카,항공권+숙박 등 손님이 원하는 패키지도 주문받는다.1577-4241. 해외 휴가지로는 가까우면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쪽 상품도 좋다.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의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돋보인다.일본 최대의 화산·온천 지역인 벳부에서 온천욕을 즐기고,아소화산,구마모토성을 둘러보는 3박4일 상품.22,29일에만 한정 판매하며,비용은 성수기에 비해 30만원이나 저렴한 49만 8000원. 세계적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세부섬 여행도 6월말까지 44만 9000원에 한정 판매한다.‘열대의 낙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6일 상품은 7월22일 이전 출발은 86만 9000원,이후 출발은 126만 9000원이다. 뱃길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코리아트레블즈(02-725-7166)가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3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추천할 만하다.이 상품은 특히 7월14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씩 총 4회 운영돼 성수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벳푸 온천지역의 특급호텔인 스기노이에서 2박,전 일정 식사,서울∼부산 KTX 왕복,부산∼시모노세키 훼리 왕복 등이 포함되어 있다.온천욕과 함께 해지옥,대제부 천만궁,자연·역사박물관,구마모토성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요금은 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대인 49만 9000원,어린이(11세 이하) 44만 9000원.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3만원 정도 비싸다.조기예약자중 추첨을 통해 훼리 1등실을 제공한다. 넥스투어(www.nextour.co.kr)가 내놓은 ‘5일간의 알뜰 하와이여행’도 일반 하와이 여행상품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한 비수기 상품.오하나웨스트 리조트에 묵으며 진주만,바람산,와아마나로비치,파인애플 농장,선셋비치 마우이,힐로섬 등을 둘러본다.7월25일까지 운영하며,요금은 89만 9000원.(02)2222-6613. ●제주·설악등 80% 내려 콘도 패키지 휴가에서 숙박만 제대로 잡아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은 비수기의 경우 숙박료가 성수기보다 절반 이하로 싼 경우가 많다.여행사가 내놓는 숙박 패키지도 이용할 만하다. 먼저 투어익스프레스가 내놓은 상품이 눈여겨볼 만하다.제주,부산,설악 지역의 23개 호텔 및 콘도 요금을 최고 80% 할인 판매한다.설악금호리조트(27평·정상가 24만 7000원)는 80% 저렴한 5만원에,설악한화리조트(23평·25만원)는 6만 2000원에 각각 이용할 수 있다.제주 서귀포칼호텔(정상가 22만 5000원)은 55% 할인한 10만원에 ,서울 잠실롯데호텔(41만 1400원)은 19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이용 시한은 내륙의 경우 30일까지,제주는 7월13일까지다.(02)2222-6666.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7월14일까지 가족호텔 객실료를 최고 75% 할인해준다.실버(정상요금 24만원)는 주중 7만원,주말 9만원에,골드(정상요금 35만원)는 주중 9만원,주말 12만원에 각각 판매한다.(063)320-7000. 설악 한화리조트는 객실 1박 및 설악워터피아 입장,저녁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2인)를 주중 9만원,주말 12만 6000원에 각각 판매중이다.30일까지.(033)636-7711. 평창 휘닉스파크(www.phoenixpark.co.kr)도 파격적인 패키지를 7월15일까지 운영한다.콘도 20평 또는 호텔 스탠더드급 1박과 아침식사,수영장·사우나·관광곤돌라(택1)이용을 묶어 9만 8000원(4인요금)이다.2인이 이용을 원할 경우 8만 8000원.골프 라운딩 9홀(퍼블릭코스)이 포함된 4인가격은 36만 8000원.(033)333-6000.. ●서울 힐튼 객실 80% 내려 호텔 패키지 제주신라호텔(1588-1142)은 다음달 15일까지 조식(2인)과 피트니스클럽·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여름 패키지를 내놓았다.주중(월∼목) 21만원,주말(금∼일) 29만원(세금·봉사료 포함)에 객실을 판다.어린이용 침대 1개가 무료 추가된다.렌터카 50%,각종 관광지 15∼25%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제주롯데호텔(080-790-1000)은 다음달 1∼15일 주중 17만원,주말 24만원짜리 여름 패키지를 시판한다.조식(2인)과 식음업장 10%할인,골프 연습장 50%할인,체크아웃 오후 3시까지 연장 등이 포함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02-317-3000)은 오는 24일까지 최고급 저녁 식사와 숙박할 수 있는 구어메 패키지를 선보인다.프랑스 식당 시즌스(26만 9000원),이탈리아 식당 일폰테(23만 9000원),캘리포니아식 양식당 실란토로(19만 9000원)이다.2명의 식사 가격을 감안하면 객실이 80% 할인된 가격이다. 메이필드호텔(02-6090-9000)은 8월 말까지 객실·조식뷔페·8홀 골프장(파 3)·수영장·스쿼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름 패키지를 19만 5000원에 내놓았다. 춘천 세종호텔(033-252-1191)은 1박과 레드와인 1병이 제공되는 여름 패키지로 주중(8만 7970원),주말(9만 9470원)상품을 내놓았다.클레이 사격을 포함하면 2만원 정도 더 오른다. 아미가호텔(02-3440-8000)은 8월 말까지 2박3일에 20만원짜리 패키지를 내놓았다.수페리어 룸과 수영장·피트니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으며,사우나는 50% 할인,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3시로 연장해 준다. ●제휴카드로 50%까지 추가할인 워터파크 패키지 숙박 부담 없이 대도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바캉스가 워터파크 이용이다.문제는 이용료가 워낙 비싸다는 것.그나마 성수기를 피해야 비용도 아끼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이용료는 대인 3만 5000원,소인 2만 6000원.이후 7월15일까지는 대인 및 소인 각각 4만 5000원,3만 5000원이다.하지만 7월16일부터 8월22일까지는 ‘골드시즌’이라고 해 대인 6만원,소인 4만 5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낮엔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밤엔 장미축제가 열리는 에버랜드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다.이 경우 두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콤비권’을 구입하는게 좋다.6월 말까지 대인 5만 5000원,소인 4만 1000원,7월15일까지는 대인 6만 4000원,소인 4만 8000원.(031)320-5000. 설악권에 가면 하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하루는 설악 한화리조트내 워터피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이곳도 성수기 전엔 요금이 2만 5500원이지만 성수기엔 3만 5000원 이상으로 오른다.(033)635-7711. 온천을 겸한 워터파크인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에 놀러가려면 7월16일 이전까지 운영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대욕장과 바데풀,실외 온천풀을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과 식사를 묶어 대인 1만 6000원,소인 1만 2000원이다.(041)539-2000. 테마파크가 제휴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50%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미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확인한 후 꼭 챙겨가는 것도 알차게 휴가를 즐기는 비결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목욕탕 같은 해수욕장,숙박비만 특급호텔인 민박집,살인적인 교통체증…. 생각만해도 짜증나는 휴가철 풍속도다.뻔한 상식이지만 휴가는 여유롭고 즐거워야 한다.요즘처럼 경기가 안좋을 때는 휴가비용도 저렴해야 하다. 방법은 한가지,미리 떠나는 수밖에 없다.국내든 해외든 성수기에 비해 최대 절반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융숭한 대접,호젓한 여유로움은 덤이다.지금 떠나자.아니면 최소한 7월 중순 이전에라도 집을 나서보자.‘저비용 고품질’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국내외 성수기 전 알뜰여행 상품,콘도 및 호텔 패키지,테마파크 알뜰 이용 요령 등을 알아본다. ●발리 6일상품 86만 9000원 장거리 패키지 국내 휴가 여행지로는 최근에 제주도가 인기다.항공편과 뱃길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섬내 어딜 가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제주는 특히 항공료와 숙박비,렌터카 등이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수기와 성수기 비용의 차이가 내륙에 비해 훨씬 크다.대장정여행사(www.daejangjung.co.kr)는 7월13일까지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과 고급 펜션 2박,렌터카 54시간 이용을 묶은 상품을 평상시 왕복 항공료 요금에도 못미치는 15만 4000원(4인 기준 1인요금)에 판매한다. 묵을 펜션은 남제주 중문에 위치한 ‘재즈마을’과 ‘중문빌리지’.지난 4월 문을 연 재즈빌리지는 삼나무숲 사이 3600여평 초원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고급 펜션.주인장 손태원씨가 문화예술적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분위기를 살렸다.렌터카는 매그너스 오토 LPG다.소인 추가시 1인당 할인 왕복 항공요금(10만 6000원,금요일 11만 2000원)만 더 내면 된다.숙박+렌터카,항공권+숙박 등 손님이 원하는 패키지도 주문받는다.1577-4241. 해외 휴가지로는 가까우면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쪽 상품도 좋다.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의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돋보인다.일본 최대의 화산·온천 지역인 벳부에서 온천욕을 즐기고,아소화산,구마모토성을 둘러보는 3박4일 상품.22,29일에만 한정 판매하며,비용은 성수기에 비해 30만원이나 저렴한 49만 8000원. 세계적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세부섬 여행도 6월말까지 44만 9000원에 한정 판매한다.‘열대의 낙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6일 상품은 7월22일 이전 출발은 86만 9000원,이후 출발은 126만 9000원이다. 뱃길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코리아트레블즈(02-725-7166)가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3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추천할 만하다.이 상품은 특히 7월14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씩 총 4회 운영돼 성수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벳푸 온천지역의 특급호텔인 스기노이에서 2박,전 일정 식사,서울∼부산 KTX 왕복,부산∼시모노세키 훼리 왕복 등이 포함되어 있다.온천욕과 함께 해지옥,대제부 천만궁,자연·역사박물관,구마모토성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요금은 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대인 49만 9000원,어린이(11세 이하) 44만 9000원.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3만원 정도 비싸다.조기예약자중 추첨을 통해 훼리 1등실을 제공한다. 넥스투어(www.nextour.co.kr)가 내놓은 ‘5일간의 알뜰 하와이여행’도 일반 하와이 여행상품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한 비수기 상품.오하나웨스트 리조트에 묵으며 진주만,바람산,와아마나로비치,파인애플 농장,선셋비치 마우이,힐로섬 등을 둘러본다.7월25일까지 운영하며,요금은 89만 9000원.(02)2222-6613. ●제주·설악등 80% 내려 콘도 패키지 휴가에서 숙박만 제대로 잡아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은 비수기의 경우 숙박료가 성수기보다 절반 이하로 싼 경우가 많다.여행사가 내놓는 숙박 패키지도 이용할 만하다. 먼저 투어익스프레스가 내놓은 상품이 눈여겨볼 만하다.제주,부산,설악 지역의 23개 호텔 및 콘도 요금을 최고 80% 할인 판매한다.설악금호리조트(27평·정상가 24만 7000원)는 80% 저렴한 5만원에,설악한화리조트(23평·25만원)는 6만 2000원에 각각 이용할 수 있다.제주 서귀포칼호텔(정상가 22만 5000원)은 55% 할인한 10만원에 ,서울 잠실롯데호텔(41만 1400원)은 19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이용 시한은 내륙의 경우 30일까지,제주는 7월13일까지다.(02)2222-6666.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7월14일까지 가족호텔 객실료를 최고 75% 할인해준다.실버(정상요금 24만원)는 주중 7만원,주말 9만원에,골드(정상요금 35만원)는 주중 9만원,주말 12만원에 각각 판매한다.(063)320-7000. 설악 한화리조트는 객실 1박 및 설악워터피아 입장,저녁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2인)를 주중 9만원,주말 12만 6000원에 각각 판매중이다.30일까지.(033)636-7711. 평창 휘닉스파크(www.phoenixpark.co.kr)도 파격적인 패키지를 7월15일까지 운영한다.콘도 20평 또는 호텔 스탠더드급 1박과 아침식사,수영장·사우나·관광곤돌라(택1)이용을 묶어 9만 8000원(4인요금)이다.2인이 이용을 원할 경우 8만 8000원.골프 라운딩 9홀(퍼블릭코스)이 포함된 4인가격은 36만 8000원.(033)333-6000.. ●서울 힐튼 객실 80% 내려 호텔 패키지 제주신라호텔(1588-1142)은 다음달 15일까지 조식(2인)과 피트니스클럽·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여름 패키지를 내놓았다.주중(월∼목) 21만원,주말(금∼일) 29만원(세금·봉사료 포함)에 객실을 판다.어린이용 침대 1개가 무료 추가된다.렌터카 50%,각종 관광지 15∼25%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제주롯데호텔(080-790-1000)은 다음달 1∼15일 주중 17만원,주말 24만원짜리 여름 패키지를 시판한다.조식(2인)과 식음업장 10%할인,골프 연습장 50%할인,체크아웃 오후 3시까지 연장 등이 포함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02-317-3000)은 오는 24일까지 최고급 저녁 식사와 숙박할 수 있는 구어메 패키지를 선보인다.프랑스 식당 시즌스(26만 9000원),이탈리아 식당 일폰테(23만 9000원),캘리포니아식 양식당 실란토로(19만 9000원)이다.2명의 식사 가격을 감안하면 객실이 80% 할인된 가격이다. 메이필드호텔(02-6090-9000)은 8월 말까지 객실·조식뷔페·8홀 골프장(파 3)·수영장·스쿼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름 패키지를 19만 5000원에 내놓았다. 춘천 세종호텔(033-252-1191)은 1박과 레드와인 1병이 제공되는 여름 패키지로 주중(8만 7970원),주말(9만 9470원)상품을 내놓았다.클레이 사격을 포함하면 2만원 정도 더 오른다. 아미가호텔(02-3440-8000)은 8월 말까지 2박3일에 20만원짜리 패키지를 내놓았다.수페리어 룸과 수영장·피트니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으며,사우나는 50% 할인,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3시로 연장해 준다. ●제휴카드로 50%까지 추가할인 워터파크 패키지 숙박 부담 없이 대도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바캉스가 워터파크 이용이다.문제는 이용료가 워낙 비싸다는 것.그나마 성수기를 피해야 비용도 아끼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이용료는 대인 3만 5000원,소인 2만 6000원.이후 7월15일까지는 대인 및 소인 각각 4만 5000원,3만 5000원이다.하지만 7월16일부터 8월22일까지는 ‘골드시즌’이라고 해 대인 6만원,소인 4만 5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낮엔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밤엔 장미축제가 열리는 에버랜드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다.이 경우 두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콤비권’을 구입하는게 좋다.6월 말까지 대인 5만 5000원,소인 4만 1000원,7월15일까지는 대인 6만 4000원,소인 4만 8000원.(031)320-5000. 설악권에 가면 하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하루는 설악 한화리조트내 워터피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이곳도 성수기 전엔 요금이 2만 5500원이지만 성수기엔 3만 5000원 이상으로 오른다.(033)635-7711. 온천을 겸한 워터파크인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에 놀러가려면 7월16일 이전까지 운영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대욕장과 바데풀,실외 온천풀을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과 식사를 묶어 대인 1만 6000원,소인 1만 2000원이다.(041)539-2000. 테마파크가 제휴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50%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미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확인한 후 꼭 챙겨가는 것도 알차게 휴가를 즐기는 비결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부시와 케네디/임춘웅 언론인

    요즘 미국에서 ‘모든 적들에 맞서’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한국에도 이미 번역돼 나온 이 책은 현 부시 미국대통령 정부에서 지난 3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을 지냈고 2002년 9·11테러 당시 백악관에서 테러문제를 담당했던 미정부내 최고위직 인사가 쓴 책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 리처드 클라크는 9·11테러와 이후 미국의 대응조치들을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는 이 책에서 테러 바로 다음날인 12일 아침 백악관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벌써 이라크가 9·11테러의 배후로 논의됐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미국의 정보기관들은 9·11테러가 아랍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으나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울포위츠 국방부장관 등 정부내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테러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다고 처음부터 밀어붙였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이래 석유확보를 위해 이라크를 장악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이들은 테러가 나자 이를 즉시 이라크 침공의 구실로 삼은 것이다.백악관의 테러담당 참모진은 9·11테러로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진주만 공격을 받고 멕시코를 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으나 네오콘들의 주장은 완강했다. 같은날 저녁 백악관 상황실에 들른 부시 대통령은 테러가 사담 후세인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밝혀달라고 주문한다.사담이 연관됐다는 사소한 단서라도 찾아보라는 명령이었다.대통령의 이 한마디로 결론은 난 셈이었다.그러니까 이라크와의 전쟁은 테러의 진실과 관계없이 바로 다음날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1961년 4월4일 백악관에서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보회의가 열리고 있었다.회의는 쿠바를 침공하기로 최종 결정한다.3년전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에 성공,쿠바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래 미국에 눈엣가시였던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세칭 ‘피그만 침공’이 결정된 것이다.쿠바혁명 당시 미국으로 피란을 와있는 쿠바인들을 훈련시킨 후 피그만에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 이작전은 쿠바인 1400명으로 구성된 민병대가 피그만에 상륙하면 쿠바민중이 봉기해 카스트로 정권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란 전제에서 시작됐다.그러나 결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군사적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상륙군중 1179명이 포로로 잡히고 나머지는 죽었으며 극소수만이 플로리다로 돌아왔다. 케네디 정부의 내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합리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세칭 ‘드림 팀’이었다.그런데 그런 드림팀이 터무니없는 정책결정을 내린 것이다.피그만 침공은 민중봉기라는 정보에 근거를 두고 시행됐으나 아무도 봉기하지 않았다.당시에도 침공작전에 부정적인 많은 정보가 있었으나 카스트로 정권 전복에 집착해 있던 케네디 정부는 그런 정보들은 아예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사례에서 국가정보와 안보회의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된다.이라크 사태는 이라크 침공 빌미를 찾고있던 부시 정부의 네오콘들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일을 그런 방향으로 꿰맞춰 나간 경우다.쿠바사태는 쿠바를 용납할 수 없었던 케네디 정부에 ‘나쁜 정보’는 눈에 들어오지 않은 착시현상이 빚은 결과였다. 사람은 많은 현실과 정보중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한수 더 떠 같은 정보라도 자기 논리에 맞춰 해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문제는 초강대국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정보기관을 보유하고 있다.미국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정부를 갖고 있다.그런 미국에서조차 정보와 정책결정이 지도부 몇사람의 성향에 따라 이토록 농단된다면 정보와 회의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 지구의 종말을 초래할지도 모를 더 중대한 결정도 이런 식으로 재단될 개연성은 없는가. 임춘웅 언론인˝
  •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인류의 역사는 ‘음모의 역사’다.음모는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가지를 치며 번성해왔다.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많은 것들은 어쩌면 사실이 아닌지도 모른다.특별한 권력집단이 만들어낸 위선과 거짓,곧 음모론의 산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음모론은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됐다.왜 이처럼 음모론이 기승을 부릴까.우리는 왜 음모론을 필요로 할까.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이종인 옮김,이마고 펴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모론 100가지를 골라 사건에 얽힌 의혹,유력한 용의자,회의론자의 입장 등을 균형있게 소개한 음모론 백과다. ●미국, 진주만 공습 미리 알고 있었다 음모론엔 사실과 의견,해석이 뒤섞여 있다.가장 설득력 있는 음모론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그 생생한 예다.1941년 일본은 진주만을 침공했고,당시 해군력의 꽃이라 할 미국의 항공모함들은 대부분 5000㎞나 떨어진 샌디에이고에 정박해 있었다.이것은 ‘사실’이다.이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견’이 도출된다.“미국의 주요 전력을 이런 식으로 빼돌린 걸 보면 일본이 공격할 것을 미리 알고 조치를 취한 게 아닐까.” 이런 의견은 다시 ‘해석’으로 발전한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미국내 참전 반대여론을 잠재우고 결정적인 참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 진주만 침공을 방치했다.” ●존 F 케네디는 음모의 희생양? 하지만 음모론이 꼭 사실과 의견,해석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사실과 의견의 경계 자체가 모호할 때도 있다.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같은 경우다.이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용공주의자 리 하비 오스왈드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그렇지만 70%가 넘는 미국인들은 아직도 대통령이 음모의 희생자라고 믿는다.케네디 암살사건은 이를 추적하던 여기자 도로시 킬갈렌이 의문사하고 암살범 오스왈드가 마피아에 다시 암살당하는 등 음모에 음모를 낳았다.FBI,CIA,마피아,존슨 부통령,심지어 캐나다 자유당과 재클린 케네디까지 암살 배후로 입에 오르내린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FBI의 비호 아래 살아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가 마흔 두살의 나이에 죽었다는 소문은 대중을 속이기 위한 기만전술일 뿐,그는 아직도 건재하며 그를 본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책은 음모론의 진원지로 엘비스 자신을 지목한다.엘비스는 존 버로스라는 가명을 즐겨 썼으며,총기 오발사고를 가장해 자신의 죽음을 꾸며낸 적도 있다.자신을 명성이란 이름의 감옥에 갇힌 죄수쯤으로 여긴 엘비스의 자작극이라는 것이 엘비스 음모론의 요체다. ●외계인 둘러싼 끝없는 음모 음모론의 단골 메뉴는 역시 외계인이다.외계인에게 납치됐다가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증언,외계인들의 홍보장이 돼버린 할리우드,외계인들에게 인간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준 대신 얻은 게 첨단기술이라는 설 등 외계인과 관련된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추락한 UFO를 둘러싼 음모론이다.실제 목격자가 신고까지 했던 이 사건은 발생한 지 47년이 지나서야 미 공군의 공식보고서가 나왔다.그러나 로스웰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추락 현장을 방문했을 뿐 아니라 살아남은 외계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 소문도 있다. ●남극 빙산 밑엔 나치 비밀기지가? 책은 논리나 추리 혹은 과학이나 역사적 증거에 토대를 둔 ‘유력한’ 음모론과 함께 ‘믿거나 말거나’식의 음모론도 가감없이 전한다.히틀러와 나치가 달의 뒷면과 남극의 빙상 아래 비밀기지를 건설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연합국에 패배할 것을 예감한 나치가 작전기지를 달로 옮겨 제3제국의 장기적인 식민지 건설을 도모했다는 얘기.히틀러가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것을 좋아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황당함을 지울 수 없다.음모론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물론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도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음모론을 부정적으로만 봐야 할까.피해의식이나 전도된 욕망의 표현이란 점에선 부정적이지만,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는 데 일정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음모론은 때로 ‘창조정신의 비약’을 가져오기도 한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 아! 저 장면이 빠졌었구나

    영화를 만드는 것은 감독이지만 실제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감독의 의도와 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질 수 있다.이는 흔히 영화의 흥행을 우선시하는 영화사나,심의과정에서 편집을 거치기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기도 한다.일반적인 DVD는 이렇게 편집이 되어 극장에서 상영된 ‘극장판’을 기준으로 만들어지지만,간혹 감독 자신이 직접 편집한 ‘감독판’으로 출시되기도 한다.감독판은 감독의 의도를 더 명확히 알 수 있고 극장에서 보지 못한 장면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아래 소개하는 타이틀들이 이런 ‘감독판’으로 출시된 작품들이다.극장에서 본 것과는 자못 다른 분위기 속에 같은 영화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SE 대공황과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범죄세계에서 자라가는 소년들의 성장을 그린 갱스터 무비의 대표작.감독 세르지오 레오네가 최초에 완성해낸 버전은 무려 7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자랑했다고 한다.하지만 제작사에서 난색을 표하자 감독은 다시 229분의 편집본을 제출했고,제작사는 이를 다시 139분으로 편집하여 개봉했다.그러나 국내 개봉시엔 국내 배급사가 이를 다시 편집하여 107분짜리로 만들어 개봉했다고 한다.결국 무자비하게 삭제되고 편집된 덕분에 관객들로서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감상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하지만 DVD로는 애초에 감독이 제출했던 229분 분량의 편집본이 무삭제로 수록되어 있어 보다 깊고 분명하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시네마 천국-감독판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작품으로,지금은 영화감독이 된 주인공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사랑과 향수를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탈리아의 작품으로,외국에서의 흥행과 배급을 위해 제작사가 123분으로 재편집한 인터내셔널 버전이 세계적으로 공개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버전으로 개봉됐다(나중에 다시 감독판으로 재개봉).새로이 DVD로 만들어진 감독판은 173분의 러닝타임으로 주로 주인공의 옛 사랑과 관련된 러브스토리 부분이 보강되어 있다.아울러 감독판은 새로이 리마스터링된 화질과 사운드를 수록하여 이전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나아진 화면과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몇 장면이 삭제되었던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나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말레나’도 감독판으로 출시되어 있다.모두 일반판에 비해 러닝타임의 변화뿐만 아니라,DVD 자체의 퀄리티가 향상되어 있으니 꼭 감독판으로 챙겨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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