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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의 군막을 치고 대정을 품다…서귀포의 지붕 군산오름 [두시기행문]

    하늘의 군막을 치고 대정을 품다…서귀포의 지붕 군산오름 [두시기행문]

    제주 서남부의 풍광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거창한 준비 없이도 대지의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에 자리한 군산오름이다. 난드르(넓은 들판) 마을을 병풍처럼 넉넉하게 에워싼 이 오름은 화산 쇄설성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 중 제주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멀리서 보면 군대의 막사인 군막(軍幕)을 닮았다 하여 ‘군산’이라 불리며, 전설에 따르면 중국의 곤륜산이나 서산이 옮겨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예부터 그 영험함과 위용이 남달랐던 곳이다. 정상에 서면 마치 용의 머리에 돋아난 두 개의 뿔처럼 솟은 바위가 탐방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한라산의 웅장한 능선부터 중문관광단지, 가파도와 마라도, 그리고 이웃한 산방산까지 서귀포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퇴적층이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애기업게돌’ 같은 기암괴석은 자연이 빚은 기묘한 예술품을 감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맑은 날, 손에 잡힐 듯 선명한 한라산과 발아래 펼쳐진 대정 뜰의 평화로운 풍경은 군산오름만의 매력이다. 군산오름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포용력에 있다. 정상 인근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어 차량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진정한 오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30분 남짓한 올레길을 직접 걸어 오르길 권한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의 주인공 삼달이가 슬럼프를 겪으며 자신을 찾기 위해 걸었던 그 길은, 복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기에 더할 나위 없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설치된 운동 기구와 쉼터는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정겨움을 느끼게 하며, 숲이 건네는 서늘한 공기는 복잡한 머릿속을 맑게 비워준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군산오름은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일출 명소로도 정평이 나 있지만, 산방산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은 서귀포의 하늘을 붉고 황홀하게 물들인다. 바다와 산, 그리고 오름의 실루엣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황금빛 향연은 왜 이곳이 사진작가들과 여행자들 사이에서 ‘나만 알고 싶은 일몰 포인트’로 꼽히는지 단번에 증명한다. 어둠이 내리기 전 마지막 빛이 대정 뜰을 어루만지는 순간, 여행자는 비로소 완벽한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여정의 끝을 장식할 먹거리와 볼거리도 풍성하다. 오름 아래 난드르 마을(대평리)로 내려가면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신선한 보말을 듬뿍 넣은 보말칼국수나 보말죽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바다를 조망하며 즐기는 따뜻한 차 한 잔은 오름 행군 뒤의 달콤한 휴식이 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인근의 안덕계곡이나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 獨 메르츠 총리 결국 ‘백기’?…‘미국 굴욕’ 발언에 분노한 트럼프의 복수 [핫이슈]

    獨 메르츠 총리 결국 ‘백기’?…‘미국 굴욕’ 발언에 분노한 트럼프의 복수 [핫이슈]

    최근 중동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메르츠 총리와 각료들이 경색된 미국과의 관계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메르츠 총리는 현지 공영 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갈등과 미국 철수 계획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내 확신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란 전쟁에 대한 견해차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대서양 관계에 대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것도 역시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 인상 발언 이후 나왔다. 이는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고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연일 강도 높게 메르츠 총리 비판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메르츠 총리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 그 계기는 이란 전쟁 발언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메르츠 총리는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마르스베르크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방문해 “이란은 협상에 매우 능숙한 것 같다. 오히려 협상하지 않는 데 매우 능숙한 것 같다”면서 “미국 관리들이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다가 아무런 성과 없이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란 지도부, 특히 혁명수비대라는 자들 때문에 온 국민(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상황이 5~6주 동안 계속되고 점점 더 악화할 줄 알았더라면 더욱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것”이라며 과거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비교하기도 했다. 메르츠 총리의 ‘미국 굴욕’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발끈했다. 다음날 그는 트루스소셜에 메르츠 총리를 겨냥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이어 “메르츠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면서 “독일이 경제적으로나 다른 면에서나 부진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주독 미군 감축에 EU 자동차 관세 인상 발표까지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는 기자들에게 메르츠 총리가 이민 및 에너지 문제 등으로 “자국에서 끔찍하게 일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다음날인 30일에도 트루스소셜에 “독일 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망가진 자국 특히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면서 “이란 핵 위협에 대처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간섭하는 데 시간을 덜 써야 한다”고 적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말로만 하는 비판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주독 미군 중 약 5000명을 6∼12개월 안에 철수 조치한다는 지시를 내리고, EU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15.00%에서 25.0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독일과 유럽 동맹국을 표적으로 삼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독일의 주력 산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역시 메르츠 총리와의 갈등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독일 주둔 병력 감축 계획이 두 정상 간 갈등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5월 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5월 4일

    쥐 36년생 : 욕심 없는 마음이 진정한 복이로다. 48년생 : 현상 유지를 단단히 하라. 60년생 : 마음이 한결 편안한 흐름이다. 72년생 : 시간의 여유를 먼저 만들라. 84년생 : 순리를 따르면 복이 따른다. 96년생 : 집안의 경사가 기쁜 날이다. 소 37년생 : 작은 일에도 신중히 처신하는 것이 복이다. 49년생 : 남의 일에는 나서지 말라. 61년생 : 금전의 기회가 생기는 때이다. 73년생 : 차분히 일을 밀고 가라. 85년생 : 몸의 회복이 힘이 되는 날이다. 97년생 : 주관대로 움직이면 길이 열린다. 호랑이 38년생 : 마음이 굳세어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 50년생 : 새로운 길이 보이는 때이다. 62년생 : 일이 쉽게 성사되는 날이다. 74년생 : 근심이 와도 곧 지나가는 흐름이다. 86년생 : 가까운 이의 도움이 크다. 98년생 : 정도를 지키는 선택이 답이다. 토끼 39년생 : 친구와의 오해를 풀 좋은 기회이다. 51년생 : 뜻밖의 금전운이 생기는 때이다. 63년생 : 긍정의 시선이 필요한 날이다. 75년생 :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는 흐름이다. 87년생 : 참는 태도가 이득이다. 99년생 : 새 인연이 즐거움을 준다. 용 40년생 : 희생이 있어야 큰 복이 따르는 법이다. 52년생 : 이동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64년생 : 작은 희생이 큰 복이다. 76년생 : 안정이 우선인 날이다. 88년생 : 좋은 인연이 다가오는 때이다. 00년생 : 건강을 과신하지 말라. 뱀 41년생 : 준비 부족이 실수를 부르니 점검하라. 53년생 :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리하라. 65년생 : 믿음을 쌓는 대화가 답이다. 77년생 : 이익이 넉넉해지는 흐름이다. 89년생 :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01년생 : 스트레스를 풀어내라. 말 42년생 :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면 도움이 온다. 54년생 :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흐름이다. 66년생 : 과장된 기대는 내려놓으라. 78년생 : 애정의 기운이 따르는 날이다. 90년생 : 뜻밖의 기회가 스치는 날이다. 02년생 : 집안의 기운이 좋아지는 때이다. 양 43년생 :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때이다. 55년생 : 목표를 향해 꾸준히 가라. 67년생 : 휴식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79년생 : 조용한 만남이 위로이다. 91년생 : 속도를 늦추는 편이 낫다. 03년생 : 큰 결정보다 점검이 답이다. 원숭이 44년생 : 괴로움은 잠깐이니 흔들리지 말아라. 56년생 : 전진하면 성사가 가까운 날이다. 68년생 : 돈의 관리를 현명히 하라. 80년생 : 성실함이 인정을 부른다. 92년생 : 도움을 받아 일이 풀린다. 04년생 : 대인관계의 말을 아끼라. 닭 45년생 : 남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 오늘의 상책이다. 57년생 : 가정에 기쁜 소식이 있다. 69년생 : 자만심을 내려놓으라. 81년생 : 조금만 더 참아내라. 93년생 : 먼 일정은 유리한 흐름이다. 05년생 : 관계의 매듭을 정성껏 풀라. 개 46년생 : 이웃에게 베풀면 복이 되돌아온다. 58년생 : 하는 일에 행운이 따른다. 70년생 : 가까운 이와 길한 운이 있다. 82년생 : 중립의 태도가 필요하다. 94년생 : 안정을 취하는 편이 이롭다. 06년생 : 마음의 안정을 먼저 찾으라. 돼지 47년생 : 조심스럽게 행동하면 복이 따른다. 59년생 :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오는 날이다. 71년생 : 평판이 좋아 칭찬이 따른다. 83년생 : 끝마무리를 단단히 하라. 95년생 : 결과가 좋아 마음이 놓인다. 07년생 : 몸 관리가 우선인 때이다.
  • 노동절에도 ‘민생 행보’ 나선 정청래…경기·충청 표심공략

    노동절에도 ‘민생 행보’ 나선 정청래…경기·충청 표심공략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동절인 1일 경기 남부와 충청권 등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새벽 경기 평택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무원도 5월 1일에 좀 쉬자는 생각에 법을 발의해 통과시켰는데 쉬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있더라”며 방문 목적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숭고한 노동을 하면서 일상을 지켜주는 분들을 찾아 격려하고 응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제센터에서 쉼 없이 일하는 여러분들 덕에 바다가 지켜지고 선박이 안전하게 입항·출항하는 것을 생생히 봤다”며 “해상 안전을 지키는 여러분이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 대표는 충남 서산소방서를 찾아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소방관들은 24시간 언제 어디든 출동 대기를 해야 하고 출동해서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의 위험함을 무릅쓴다”며 “항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서산시 문화회관으로 이동한 정 대표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열리는 경로행사 배식 봉사에 참여했다. 이후 홍성으로 이동해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정 대표는 이날 충남 일정을 마친 뒤엔 전북 전주를 찾아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 63년 만에 이름 찾은 ‘노동절’…양대노총·경총, 李대통령과 첫 한자리에

    63년 만에 이름 찾은 ‘노동절’…양대노총·경총, 李대통령과 첫 한자리에

    63년 만에 ‘노동절’이 제 이름을 찾은 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사용자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이재명 대통령과 처음으로 노동절 행사를 함께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정부 측에서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도 자리했다. 특히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동절 행사를 함께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노동 존중 실현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노동계가 화합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넥타이와 행사장의 주요 색깔로 상아색이 쓰였는데 이는 노동의 생명력을 표현했다고 전해졌다. 김 위원장과 양 위원장은 노조 조끼를 입고 참석했는데 특히 양 위원장은 최근 사고로 숨진 화물연대 조합원의 이름이 적힌 검은 리본도 부착돼 있었다. 두 위원장과 손 회장은 노동절이 법정공휴일이 된 데 대해 한목소리로 축하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노동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절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돈벌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도 있다”며 “노동을 하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이 단지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노동자가 자아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한국노총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절을 축하하면서도 “오늘 마냥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지는 못했다”며 옵티칼, 세종호텔, 우창코넥타, 이수기업 등 노사 분쟁 중인 곳을 언급했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노동 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노조로 단결해서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저항할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사용자 대표로 나선 손 회장은 “AI 전환에 따른 산업 재편, 저출산과 인구구조 변화 등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물들도 산적해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힘을 모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대 노총 위원장과 손 회장이 기념사를 읽는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노동자의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그래서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라는 제 이름을 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하며 노동절을 축하했다.
  • 헌신, 오감, 침묵… 숲이 들려주는 주거 공간의 정체성

    헌신, 오감, 침묵… 숲이 들려주는 주거 공간의 정체성

    ① 호반건설 ‘왕관의 수줍음’ 서로 지탱하는 인간의 관계 표현② GS건설 ‘엘리시안 포레스트’겹겹이 공존하며 오감 자극 공간③ 대우건설 ‘사일런스 오 가든’도심 속 고요와 내면의 집중 상징④ IPARK현대산업개발 ‘숨 쉬는 땅’세상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여 줘 ⑤ 계룡건설 ‘엘리프 가든’삶과 일상의 새로운 생각들 제안 우리나라 대표 건설업체들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1일 막을 여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주거 공간의 본질을 자연과의 대화로 풀어냈다. 호반건설은 ‘왕관의 수줍음’(Crown Shyness)이라는 작품으로 서로 지탱해야 존재할 수 있는 관계를 표현했다. 구불구불 오솔길 같은 모양의 벤치에 앉으면 서울숲에 서식하는 서어나무와 느티나무 숲 사이로 산작약, 꼬리진달래, 산수국, 쥐똥나무, 만병초 등이 어우러진 자연을 마주하게 된다. ‘K-정원’을 세계에 알린 황지해 작가가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의 ‘문명의 첫 증거는 치유된 대퇴골’이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 황 작가는 “부러진 뼈가 다시 붙었다는 것은 누군가 곁에서 머물며 돌보았다는 뜻”이라며 “개인주의와 물질 중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 많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더 고립되고 속도와 효율 속에 서서히 지탱의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침범하지 않는 나무들이 만든 조용한 틈을 봤고, 서로의 거리를 존중하며 유지되는 자연의 생존 원리를 표현했다. 황 작가는 “호반건설이 만드는 것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사람을 지탱하는 구조”라며 “보이지 않는 관계를 지지하는 구조, 인간이 다시 서로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담은 기업의 철학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서울숲 잔디광장 한켠, 시민들이 나무 그늘 아래 쉬어가던 자리에 자이(Xi)의 조경 철학을 담은 ‘엘리시안 포레스트’를 조성했다. 숲의 구조와 오래된 나무 위에 조용히 더해진 숲으로 도심 라운지형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다양한 식생이 겹겹이 공존하며 자연스러운 밀도를 만들어 낸 제주 곶자왈 숲의 생태적 질서에서 영감을 받아 ‘진입 숲→중앙부 이끼 숲→산책로→시간의 라운지→티하우스’로 점차 깊어지며 내부로 스며들게 하는 구조다. 은목서 식재와 팽나무 군락 등 자연을 활용해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은 ‘침묵’(Silence)을 핵심 키워드로 한 ‘사일런스 오 가든’(Silence O Garden)을 통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서울숲 메인 축 끝에 저장고 개념을 담은 ‘써밋 사일로’라는 큰 원형 그릇을 설치했다. 단풍나무 가로수 라인을 따라 구성된 O형태의 공간으로 들어갈수록 소음이 서서히 사라지며 도심 속 고요를 경험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 속 진정한 휴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적 플랫폼”이라며 “자연·기술·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대우건설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아스틸베, 수국, 사초, 스노우화백 등으로 꾸민 조각 케이크 모양의 랜드마크를 설치했다. 광고 크리에이터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참여한 ‘숨 쉬는 땅(깨어나는 정원)’으로, 누군가의 손끝이 닿는 순간 침묵하던 땅이 깨지고 세상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누군가의 존재로 모습을 드러내고, 태어나지 않았던 가능성들이 하나의 형태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하며 세상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징했다. 계룡건설은 주거 브랜드 ‘엘리프(ELIF)’를 앞세운 ‘엘리프 가든’으로 삶과 일상을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제안하는 기업의 철학을 담아 관계를 재조명하는 정원을 설계했다. 개방된 공간에서도 심리적 안정을 느끼도록 사고석 포장으로 하나의 스퀘어 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길이와 각도의 목재 벤치를 둬 넓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만들도록 했다.
  • 리츠발 급락 쇼크… 하루 만에 낙폭 줄이며 ‘옥석 가리기’ 장세

    리츠발 급락 쇼크… 하루 만에 낙폭 줄이며 ‘옥석 가리기’ 장세

    일부 저가 매수, 종목별 차별화 뚜렷“시장의 구조적 리스크 아냐” 평가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 투매 진정코스피 초반 강세 반납 속 92P 빠져 부동산 투자회사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급락했던 리츠 시장이 하루 만에 낙폭을 줄이며 진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투자심리는 아직 위축된 가운데, 일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종목별로 차별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리츠와 인프라 기업을 포함한 ‘KRX 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95포인트(1.27%) 오른 1426.3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97% 급락한 뒤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날에는 거래가 정지된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으나 이날은 상승 12개, 하락 3개로 성과가 엇갈렸다. 개별 상장 리츠의 낙폭도 0~2%대로 축소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PLUS K리츠(-5.17%),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5.01%) 등 주요 상품이 3~5%대 급락하며 하락률 상위를 휩쓸었지만, 이날은 대부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충격을 일부 되돌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담지 않은 상품까지 함께 빠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등 과도한 투매가 일부 진정된 모습이다. 이번 사태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투자한 벨기에 오피스 빌딩 가치 하락과 자금 동결 조치, 환율 부담이 겹치며 400억원 규모 단기사채를 상환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리츠 시장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리츠 시장에서 자산 위치와 임대 안정성, 차입 구조 등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는 ‘옥석 가리기’ 국면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전날 급락 이후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양극화 구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심화될 것”이라며 “국내 자산 보유 대형 리츠를 중심으로 차별적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2.03포인트(-1.38%) 내린 6598.87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6750.27까지 상승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발언과 유가 상승 등에 대한 경계감으로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서 하락 마감했다.
  • [열린세상] 사교육과 공교육의 조화로운 발전

    [열린세상] 사교육과 공교육의 조화로운 발전

    평일 저녁이나 주말, ‘사교육 1번지’ 강남 학원가 교차로를 지나다 보면 수많은 초중고교생들이 국영수 학원으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거대한 학원 버스 행렬과 교통 체증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겠으나, 치열한 입시 경쟁을 경험한 학부모들에게는 당연하고 낯설지 않은 일상의 풍경이다. 선거철마다 교육감 후보들은 앞다투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지만, 선거 때만 반짝 등장하는 구호가 학부모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는 어렵다. 오히려 불안을 먹고 자라는 사교육 시장은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며 더욱 견고해질 뿐이다. 사교육의 부작용이 가장 극명한 영역은 수학이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초등학생이 고교 수학을 선행 학습하는 기현상 속에 우리 학생들의 문제 풀이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입시만을 위해 사교육 현장에서 갈고닦은 최고급 문제 풀이 기술은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지적 호기심이 아닌 강압과 훈련으로 만들어진 실력이기에 대학 입학 직후 심각한 학습 번아웃에 빠지는 것이다. 반면 해외 학생들은 정규 과정을 거북이걸음처럼 천천히 밟아 가며 수학적 원리를 탐구한다. 이들은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해서야 비로소 고등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해 우주항공 분야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곤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행 학습을 거친 우리의 많은 영재들이 정작 성인이 된 후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뼈아픈 미스터리다. 국어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수험생들은 경제, 법률, 과학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고난도 지문을 풀어내야 한다. 과거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 산정식이 출제된 사례도 있다. 빠른 시간 안에 방대한 정보처리 능력을 기르기 위해 고액의 일타 강사에 의존하게 되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점수를 좌우하는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언어의 본질이 사회 속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한 도구임을 감안할 때, 기계적인 독해 스킬만을 요구하는 입시용 국어 사교육이 과연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복잡한 사고를 쉽게 풀어내는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르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압축 성장을 이뤄낸 우리 사교육 시스템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무조건 폄하할 수는 없다. 해외 유학생들이 방학마다 귀국해 듣는 맞춤형 수업이라든가 미국 대도시에서 성행하는 한국식 선행 학습 학원은 ‘K에듀케이션’의 체계성과 위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막대한 자금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결과가 오직 ‘명문대 간판 획득’으로 그친다면,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엄청난 자원 낭비이자 두뇌 유출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 및 사교육의 폭발성을 인정하더라도 공교육 패러다임은 사교육과 달라야 한다. 고교 졸업과 함께 끝나는 단편적인 과정에서 벗어나 ‘평생교육’으로 확장돼야 한다. 공교육마저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줄 세우기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암기와 반복 풀이가 아닌 실생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응용하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수학 교육,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어휘력과 문장력으로 매끄럽게 표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국어 교육, 인공지능(AI) 및 급변하는 기술 생태계 속에서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구를 학습하고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교육, 그리고 실패를 딛고 목표를 쫓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체육 교육 등을 포괄해야 한다. 배움이 대학 문턱을 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통과 생각의 근육’으로 작용할 때, 비로소 국가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석유 중독과 창조적 파괴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석유 중독과 창조적 파괴

    초등학교 때 봤던 석유파동 특집 방송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석유가 없어서 전국이 마비되기 직전 유조선 한 대가 중동 바다를 헤치고 전진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이었다. 저 배 한 척이면 한국 문제가 해결되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높아지면 석유회사들이 떼돈을 벌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70년대 석유파동 때나 이라크전 때, 중동지역 위기가 진정되면 유가는 이전보다 더 낮아졌다. 고유가에 어떻게든 석유를 덜 쓰게 되고, 시간이 좀더 지나면 대안 에너지에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 석유파동이 지나고 우리도 에너지 다변화를 했고, 에너지 포트폴리오 개념이 도입됐다. 그래서 석유회사들은 유가가 70~80달러일 때를 가장 선호한다. 수익률이 걱정될 정도로 저유가는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에너지들이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유가가 비싼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가 딱 석유 중독이다. 이보다 높아지면 사람들은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이란전 이후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일본에 큰 위기가 온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충격은 받겠지만, 돈이 있는 나라들은 어떻게든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천연가스로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인도 같은 나라는 당장의 일상이 어려워졌다. 동남아나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국가 기반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다. 그렇지만 국제 여론이 워낙 선진국 중심으로 움직이기에 이런 건 뉴스거리도 아니다. 이란전이 얼마나 갈까. 미국 대통령 본인도 모르는데 누가 알겠나. 트럼프 재집권 이후는 석유 문명의 절정기였다. 유럽은 내연기관의 생산을 지속하기로 했다. 더 커질 전기차 시장과 보조금을 예상하며 전기차 개발에 사운을 걸었던 혼다는 결국 전기차에서 철수했다. 그 여파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고, 한국 시장에서도 전격적으로 철수하게 되었다. 만약 이란전이 6개월만 먼저 일어났다면, 혼다의 판단은 좀 달랐을지도 모른다. 경제학에서는 기존의 균형이 전격적으로 깨지고, 기술변화와 함께 새로운 균형으로 향하게 되는 변화를 ‘창조적 파괴’라고 부른다. 이란전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석유 문명과 석유 중독에 대한 창조적 파괴다. 70년대 석유파동과 다른 것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안 기술이 지금은 시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돈이 있는 나라들은 대안 에너지를 좀 높이는 시늉만 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 할 것이다. 일단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말 근본적인 변화는 제3세계, 개도국이나 저개발국가에서 벌어질 것이다.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에너지 체제를 조금이라도 바꾸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석유 문명이 밑에서부터 바뀌게 된다. 원전이 약진할까. 선진국 정치인들은 “뭐든 하자”라는 명분으로 원전 비중을 전략적으로 높이려고 하겠지만, 원전의 치명적 약점은 지역 수용성이 낮다는 점이다. 생각만큼 빠르게, 대규모로 늘리기가 어렵다. “하자”고 말하기는 쉽지만 “니가 가라, 하와이”, 이게 현실이다. 자신의 지역구에 대규모로 원전을 유치하자는 국회의원을 보기는 쉽지 않다. 확 늘어나지 않는다. 전쟁과는 상관없이, 지금의 고유가 국면이 크리스마스까지는 갈 것 같다. 선진국의 비축유들이 바닥나는 것은 인류가 안 해 본 경험이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비축유가 바닥나기 전에 석유 유통이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없다. 생산이 정지된 유전이 정상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도 지금은 5부제 정도로 버티지만, 비축유에 위기가 오면 코로나 때처럼 재택근무에 지원금을 주는 정도는 할 것 같다. 비축유에 위기가 오기 전에, 많은 나라들이 비축유부터 채워 놓으려고 할 것이다. 세계 규모의 창조적 파괴는 이미 시작됐다. 다음의 균형을 만드는 동력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개도국과 저개발국가로부터 나올 것이다. 새로운 균형의 향방이 궁금하다면, 세계은행에 어떤 에너지 투자 요청이 오는지를 보면 된다. 앞으로 10년,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몸부림칠 것이다. 그게 우리의 다음 경제다. 우석훈 경제학자
  • 50대 자식 돌보는 80대 부모… 누가 은둔형 외톨이로 내몰았나

    50대 자식 돌보는 80대 부모… 누가 은둔형 외톨이로 내몰았나

    일본서 문제가 된 8050 현상 조명‘너 왜 그랬니’ 대신 ‘오늘 기분 어때’ 자녀에게 필요한 건 현재의 언어 ‘히키코모리’. 장기간에 걸쳐 집안에만 틀어박혀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끊고 고립된 상태, 혹은 그런 상태에 놓인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다. 우리말로는 은둔형 외톨이다. 히키코모리로 청년기를 보낸 이들이 중년이 되면 ‘8050’이 된다. 80대의 노부모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50대 자녀를 부양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다. 새 책 ‘8050’은 일본 사회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8050 문제를 짚은 장편소설이다. 일본에서 히키코모리와 8050은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사례도 흔하다. 2019년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전철역 근처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들을 50대 남성이 흉기로 무차별 공격했다. 학생과 학부모 2명이 숨졌고, 여럿이 다쳤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80대 숙부모 아래서 생활한 전형적인 8050이었다. 나흘 뒤엔 도쿄에서 76세 아버지가 44세 아들을 흉기로 살해했다. ‘가와사키 사건처럼 아들이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홋카이도에선 생활고에 시달리던 82세 모친과 52세 딸이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소설 ‘8050’은 이 같은 불편한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50대 치과의사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 대기업에 다니는 딸과 7년째 방 안에 틀어박혀 사는 20대 아들이 주인공이다. ‘언젠가 정신 차리겠지’라고 믿으며 위태로운 평화를 유지하던 어느 날, 딸이 남동생의 은둔 생활 탓에 파혼당할 처지가 된다. 아버지는 그제야 외면해 온 아들의 문제와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책 제목은 ‘8050’이지만 정확히는 미래의 8050을 우려하는 현재 히키코모리 가족의 이야기다. 아울러 제목이 풍기는 뉘앙스와 달리 히키코모리가 된 아들보다, 그를 그 지경으로 내몬 가족들의 무의식에 더 방점이 찍혔다. 아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외려 그르치는 행동만 일삼는 아버지, ‘너 왜 그랬니?’라는 과거와 ‘앞으로 어떻게 할래?’라는 미래에만 집착하다 아들의 현재는 지워버린 어머니가 더 문제라는 식이다. 책을 쓴 하야시 마리코는 니혼대학 이사장이자 나오키상 등 일본 문단의 주요 상을 석권한 유명 작가다. 광고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문장이 간결하고 읽기 쉽다. 히키코모리로 고통받는 자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미래에 대한 설계나 과거에 대한 법적 청산이 아닐지 모른다. ‘오늘 기분이 어때?’ ‘오늘 하늘이 맑더라’ 같은 평범한 현재의 언어, 지금 이 순간 곁에 있어 주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고립된 청년들 하나로 이어… 귀촌 우울증, 지역 효능감으로 바꾼다[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

    고립된 청년들 하나로 이어… 귀촌 우울증, 지역 효능감으로 바꾼다[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

    지역 청년은 소수자… 외로움 느껴주민과 식사·도시청년 초대로 변화현장의 실험이 정책으로 확장되길 “지역으로 왔는데 적응을 못해 돌아가는 젊은이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경남 함양에서 청년단체 ‘이소’를 이끌고 있는 최학수(29) 대표는 지역 청년의 정서적·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이소에는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리를 낸다’는 의미가 담겼다.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2021년 고향인 함양으로 돌아왔다. 그는 30일 “처음에는 취업이 여의치 않아 내려왔는데 언젠가 수도권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면서 “하지만 고향에 머무르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함양을 청년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보자는 결심에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역 언론 기자로 일하면서 본 현장은 차가웠다. 청년들이 지역 행사에 빈번하게 동원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지역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지역에서 청년은 소수자”라며 “맥주 한 잔 나눌 친구조차 없어 외로움을 느끼기 쉽고 ‘귀촌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가 이끄는 ‘이소’는 지역 내 청년들을 잇는 소모임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2024년 문을 연 ‘이소문화센터’가 그 신호탄이었다. 청년들이 각자 재능과 취미를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을 도모하는 이 프로그램은 파편화된 청년들을 하나의 선으로 잇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함양 지역에서만 130여명의 청년들이 이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청년 고립 문제 해결을 주제로 삼성의 ‘청년희망터’ 4기에 참여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또 지역 주민과 청년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소셜다이닝 ‘이소쌀롱’, 도시 청년들을 함양으로 초대해 지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년모음집’ 등을 잇달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반가운 변화도 맞닥뜨렸다. 외부인을 낯설어하던 지역 주민들이 청년들의 진정성 있는 활동이 이어지자 든든한 조력자로 변모한 것이다. 함양의 식자재를 활용해 지역의 매력을 알린 ‘로컬푸드 파머스 캠핑’이 대표적이다. 캠핑을 위해 함양 지역에 온 참가자들이 대형 마트 대신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연결했다. 최 대표는 “지역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시도”라고 돌이켰다. ‘연결’의 힘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소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속감과 ‘지역 효능감’을 회복한 청년들이 단순 참여자를 넘어 이소의 활동가로 변신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이소의 핵심 운영진은 5명에서 12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최 대표는 이제 현장의 실험을 정책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의 대안으로 ‘리빙랩(생활 실험실)’ 구조를 제안했다. 청년들이 직접 발로 뛰어 일군 성공 사례를 지방자치단체가 받아들여 정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소는 함양군과 정책 제안을 비롯한 협업이 예정돼 있다. 그는 “이소가 현장에서 벌이는 모든 시도는 사실상 하나의 리빙랩”이라며 “청년들이 직접 실험해 효과를 입증한 프로그램을 지자체가 일회성 이벤트로 소모하지 않고 상설 사업으로 이어받아 제도화하는 구조가 절실하다. 향후 수익 창출로 연결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이란, 돼지처럼 질식할 것”…전쟁 길어지게 할 트럼프의 새 작전 공개 [핫이슈]

    “이란, 돼지처럼 질식할 것”…전쟁 길어지게 할 트럼프의 새 작전 공개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2개월 만에 새로운 작전에 돌입했다. 그는 29일 악시오스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면서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숨이 막힌 돼지’처럼 압박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해결을 원하고 나는 봉쇄를 계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이란 전쟁 승리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대신 경제적 압박을 가해 내부로부터 이란을 말라붙게 만드는 ‘고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협상은 미루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란의 ‘중간 합의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이란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다음 목적지는 140번 도로”라는 글을 올리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가 조만간 140달러를 넘어설 거라고 경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돼지처럼 질식할 이란’이라고 받아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가안보팀과의 회의에서 (합의 대신)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로 이란 경제와 석유 수출을 압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회의 당시 이란의 이른바 ‘선(先)개방 후(後)핵협상’ 제안을 수용할지를 고민했지만, 전쟁 재개나 철수 결정이 압박을 지속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이번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가 수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실업자 100만 명, 살인적 물가까지트럼프 대통령의 새 작전은 이미 이란 내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에서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약 100만명에 달하며 추가로 100만명이 전쟁의 간접 영향으로 실업자인 상태다. 이란 고용인구가 2500만명 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규모다. 물가도 천정부지로 올라 4월 중순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전년 동기 대비 67%에 달했다. 그간 이란은 수많은 식품과 의약품, 원자재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했는데 전쟁으로 각종 물품 수입이 막혔다. 아울러 각종 제조업체와 소매업자들이 모두 영업을 중단하며 이란 국민은 생필품을 손쉽게 구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란 정권은 미국이 먼저 봉쇄를 풀고 세계 시장이 진정되면 조만간 고통이 끝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임금 인상, 생필품 보조, 현금 지급 등 가용할 수 있는 대책을 총동원 중이다. 자바드 살레히 이스파히니 미국 버지니아공대 경제학 교수는 “이란 정부는 전쟁 종식을 실망과 가난에 빠진 국민에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착한 남자 없다”…국제 유가 최고치 경신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고사’라는 새로운 작전을 시작한 동시에 협상력 유지를 위해 제한된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부사령부가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이란에 단기적이고 강력한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제한적 타격으로 이란이 요구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시나리오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에 “현재까지는 군사 행동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라고 말했지만, SNS에는 총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함께 “더 이상 착한 남자는 없다”는 문구가 적힌 합성 사진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중간 합의안’을 거절한 뒤 국제 유가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2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19.76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6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약 7%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고사 작전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이란의 경고대로 국제 유가가 14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 통신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4·3 영화 ‘내 이름은’ 단체관람 열기 후끈…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도

    4·3 영화 ‘내 이름은’ 단체관람 열기 후끈…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도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내 이름은’이 국내 단체 관람 열기와 함께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4월 15일 영화 개봉일에 오영훈 제주지사와 간부 공무원, 4·3희생자유족회 임원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공직사회와 유관기관 중심의 단체 관람을 이어가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봉일에 국민 165명과 관람하면서 시선을 끈 데 이어 여성공직자회 ‘참꽃회’가 단체 관람에 참여했고, 지난 29일에는 제주도청 4·3지원과 직원과 4·3실무위원 등 40여명이 제주시 메가박스 아라점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도는 도청 전 부서와 출자·출연기관, 관련 단체, 공무원 노조에도 관람 협조를 요청했다. 제주4·3평화재단도 교육청 등 협력기관에 단체 관람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4·3유족 문화바우처 지원 사업’을 통해 생존 희생자와 유족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복지 확대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관광업계도 동참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27일 임직원과 회원사를 대상으로 단체 관람을 진행했다. 강동훈 관광협회장은 “4·3은 제주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역사”라며 “관광인들이 제주의 진짜 이야기를 방문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 ‘내 이름은’은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 추진한 4·3 영화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으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30억여원(마케팅비 포함 40억여원)을 들여 제작됐다. 도는 촬영 장비와 장소 제공, 시사회 홍보비 지원 등에 나섰다. 작품은 대정, 한림, 김녕, 제주표선민속촌, 오라동 청보리밭 등 제주 전역에서 촬영된 ‘올 로케이션’ 영화다. 정지영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염혜란이 출연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됐다. 지난 29일 우디네 누오보 조반니 극장 공식 상영 후 현지 관객들의 기립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고 재단은 전했다. 영화제 측은 “안정된 완성도를 유지한 수작”이라고 평가했고, 사브리나 바라체티 집행위원장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서사가 세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작품”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430인 릴레이 상영회’가 이어지며 자발적 관람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각계 인사와 시민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개봉 2주 차에 16만 관객을 돌파했고, 학생 단체 관람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30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최근 4·3을 배경으로 한 영화 ‘한란’에 이어 ‘내 이름은’을 언급하며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와 함께 문화예술 콘텐츠 확산을 통해 4·3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영화·음악·국제포럼 등을 통해 제주4·3의 진실과 화해 정신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이사장은 “ ‘한란’·‘내 이름은’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호응을 받고 있으며 7월 뉴욕아시아필름페스티벌에 초대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4·3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150㎞ 밖에서 푸틴 헬기 2대 ‘쾅쾅’ 명중…500억 원어치 무기 증발 [핫이슈]

    150㎞ 밖에서 푸틴 헬기 2대 ‘쾅쾅’ 명중…500억 원어치 무기 증발 [핫이슈]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러시아 본토에 대기 중이던 러시아군의 군용 헬리콥터 2대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9일(현지시간) “이날 우크라이나 드론 시스템 부대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항공 자산에 대한 표적 드론 공격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격 당시 러시아군의 Mi-17 수송기와 Mi-28 공격기는 각각 정비를 위해 지상에 있었다.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들은 무려 150㎞ 떨어진 목표물의 좌표를 확인한 뒤 정밀 타격을 감행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군의 헬기 두 대에 명중했으며 당시 주변에 있던 러시아 병사들에게도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헬리콥터들의 파괴 또는 손상은 러시아군에 상당한 손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펜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Mi-17 헬기는 병력 수송, 공중 강습 작전, 의료 후송은 물론 무장 탑재를 통한 제한적인 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중형 수송 플랫폼으로, 대당 가격이 최소 1500만 달러(한화 약 223억 원)에 달한다. 파괴된 또 다른 헬기인 Mi-28 공격기는 고위험 환경에서 장갑차와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전용 공격 플랫폼으로 방탄 조종석과 첨단 무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근접 항공 지원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대당 가격은 1800만 달러(약 267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헬리콥터의 가격을 모두 합치면 한화로 490억 5000만 원 상당이다. 장거리 타격 성공한 드론의 정체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최소 150㎞ 떨어진 먼 곳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데 쓴 드론 기종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공격 당시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화질이 매우 뛰어나고 매끄럽게 비행하는 고정익 드론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해당 공습에 참여한 제429여단 측은 앞서 장거리 공격에 우크라이나 회사 다츠(Darts)가 개발한 쌍발 엔진 드론인 다츠 DM(Darts DM)을 사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더불어 해당 여단이 다츠 DM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 적진 내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장거리 타격 횟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7일 해당 여단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의 레이더 기지를 성공적으로 공격했다. 헬기 공격이 있었던 29일에도 국경에서 100㎞ 떨어진 벨고로드의 또 다른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보고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위 공격들을 담은 영상을 분석해 봤을 때 모든 공격에 동일한 다트 시스템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쌍발 엔진의 다트 DM은 항속거리가 120㎞ 이상이며 탄두 10㎏을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츠 사는 주행거리가 200㎞ 이상이고 탄두 8㎏을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버전인 ‘다트2’도 이미 발표한 상태”라며 “우크라이나군의 진정한 장거리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와 웃던 20대 女간부…‘스폰 의혹’ 뒤 드러난 성희롱 신고 전말 [핫이슈]

    트럼프와 웃던 20대 女간부…‘스폰 의혹’ 뒤 드러난 성희롱 신고 전말 [핫이슈]

    ‘스폰 의혹’으로 행정휴직 조치된 미국 국토안보부(DHS) 20대 여성 간부 줄리아 바르바로(29)가 과거 상관을 상대로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던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 남자친구의 금전 지원 주장으로 시작된 논란이 이번에는 DHS의 대응 방식으로 옮겨붙는 흐름이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바르바로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금전 지원과 생활 방식 관련 의혹을 받았다. DHS는 내부 조사에 착수한 뒤 그를 행정휴직 상태로 돌렸다. DHS는 성명을 내고 바르바로가 조사에 따라 행정휴직 상태에 있으며 더 이상 부차관보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르바로는 2024년 대선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번 논란이 더 크게 번진 배경에도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인사의 추문이라는 점이 깔려 있다. ◆ 전 남친 “슈가 대디 취급”…행정휴직 뒤 논란 확산 논란은 전 남자친구의 진정에서 시작됐다. 미 언론은 바르바로의 전 남자친구를 정부 계약업체 SDVO 솔루션스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비안키로 특정했다. 비안키는 데이팅 앱으로 바르바로를 만난 뒤 약 3개월 동안 해외여행과 고급 호텔, 명품 가방, 보석, 식사 비용 등에 4만 달러(약 5900만원)를 썼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사실상 ‘슈가 대디’ 취급을 받았고 이런 문제가 단순한 연애 갈등이 아니라 보안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데이팅 앱에서 만나 아루바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를 함께 여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안키는 첫 데이트에만 1400달러(약 200만원)를 썼고 이후 더 비싼 호텔과 명품 쇼핑 요구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보도는 바르바로가 생활비와 신용카드 지원까지 요구했다고 전했다. 바르바로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꾸며낸 이야기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다만 관련 의혹은 현재까지 전 남자친구 측 주장에 크게 기대고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이번엔 성희롱 진정 재조명…DHS ‘이중 대응’ 논란 29일 데일리비스트는 바르바로가 지난해 당시 상관이던 폴 잉그라시아를 상대로 인사(HR) 민원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공식 문제 제기 절차에 들어갔지만 두려움 때문에 며칠 만에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비스트는 또 폴리티코가 확보한 진정서를 인용해 바르바로가 플로리다 출장 당시 예약한 호텔 객실이 취소된 뒤 잉그라시아와 같은 스위트룸을 쓰게 됐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쟁점은 단순한 사생활 의혹이 아니다. 데일리비스트는 DHS가 바르바로에게는 신속히 행정휴직 조치를 내린 반면 잉그라시아는 이후 승진성 인사를 받았다며 이중잣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사안이 단순 스캔들을 넘어 조직 대응 논란으로 번지는 이유다. 잉그라시아 역시 별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그를 미 연방 특별검사실(OSC) 수장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이후 인종차별적 표현과 이른바 ‘나치 성향’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지명을 철회했다. 다만 이번 사안도 당사자 주장과 진정 내용, 관련 보도가 엇갈리고 있어 구체적 사실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엄유진 작가가 던진 숭고한 화두 [동신대 특강]

    엄유진 작가가 던진 숭고한 화두 [동신대 특강]

    8년의 간병기록을 ‘12가지 퀴즈’로 승화시킨 통찰기억은 관계의 쉼포 “결국 남는 것은 사랑뿐이다”“기억이 지워진 자리에는 상실의 잔해만 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일상의 소란함 속에 놓치고 살았던 생의 본질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9일 동신대 ‘제3기 여성 리더십 최고위 과정’ 강연장. 단상에 오른 엄유진 작가의 음성은 차분했으나 그 울림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8년 전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어머니와 파킨슨병을 앓는 아버지를 돌보며, 그 고통의 궤적을 ‘인스타툰’이라는 현대적 서사로 기록해온 엄작가는 이날 ‘인생의 12가지 퀴즈’라는 화두를 던지며 원우들을 사로잡왔다. ◇ “상실은 소멸이 아닌, 새로운 서사의 서막” 엄 작가의 기록적 본능을 깨운 것은 20여 년 전 영국 유학 시절의 역설적인 사건이었다. 분신과도 같던 다이어리를 도난당하고 실의에 빠진 딸에게, 소설가이자 상담사였던 어머니는 ‘소설가가 되는 첫걸음’이라는 제하의 이메일을 보냈다. “일상을 기록한 자료를 잃어버린 억울함이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해 복원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호가 탄생했단다.” 어머니의 이 가르침은 훗날 어머니가 기억을 잃어갈 때 엄 작가가 버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지주가 됐다. “진정 소중한 것은 물건의 상실이 아니라, 관계의 붕괴와 건강의 상실”이라는 사실을 미리 일깨워준 예방주사였던 셈이다. 엄작가는 치매라는 천형(天刑)을 ‘신이 낸 퀴즈’로 치환한 대목이었다. 엄 작가는 가족 간의 갈등과 간병의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 어머니가 던진 통찰을 공유했다. “가족 안의 불화는 신이 낸 퀴즈란다.” ‘퀴즈(Quiz)’의 어원이 라틴어 ‘Qui es?(너는 누구냐?)’에서 기원했듯, 고난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과정이 아니라 그 시련을 대하는 내가 과연 어떤 존재인지를 증명해가는 실존적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어머니는 자신의 병증조차 유쾌한 은유로 승화시켰다. 성균관대 마지막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전한 “내 기억이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깜빡거릴 때, 내가 무언가를 놓치거든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알려달라”는 당부는, 질병의 공포를 설렘의 미학으로 덮어버린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 ‘Qui es?(너는 누구냐?)’… 시련을 퀴즈를 대하는 자세 파킨슨병을 앓는 아버지 역시 엄 작가에게 ‘존재의 그릇’에 대한 묵직한 가르침을 남겼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나, ‘나’라는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격이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배우자와 자식, 나아가 국가와 인류까지 ‘자기 자신’의 범주에 포함하는 확장의 철학이다. 엄 작가는 간병 과정에서 겪은 ‘연민 피로(Compassion Fatigue)’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고백했다. 타인의 아픔을 내 것처럼 여기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정작 사랑하는 대상을 거부하게 되는 인간적 한계를 토로하며,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냉철한 균형이 간병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이제 어머니는 종종 딸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엄 작가의 목소리에는 슬픔보다 단단한 확신이 서려 있었다. “엄마가 나를 알아보는지, 내가 어떤 도구로 삶을 그려내는지는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중요한 본질은 결코 잃어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생사고비를 반복했던 “살아보니 결국 남는 것은 사랑밖에 없더라”는 언명은 이제 엄 작가 삶의 견고한 구심점이 됐다. 강연의 말미, 엄 작가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지금 풀고 있는 생의 퀴즈는 무엇입니까?” 기억이 휘발되는 과정은 소멸의 전주곡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가장 단단한 ‘알맹이’만을 남겨가는 연금술적 여정이었다. 동신대에서 울려 퍼진 그녀의 기록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노년과 병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따뜻한 인생의 해답지였다.
  • [기고] 에너지 안보, ‘주권’이 답이다

    [기고] 에너지 안보, ‘주권’이 답이다

    조영혁 한국남동발전 사장 직무대행 최근 중동과 유럽을 둘러싼 지정학적 정세가 긴박하게 교차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분쟁 속에서 들려오는 국면 전환의 소식들이 시장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기도 하지만, 에너지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사의 시각으로 볼 때 이러한 유동적인 정세 변화는 오히려 더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의 군사적 충돌을 거치며 에너지 자원이 어떻게 무기화되고, 지정학적 갈등이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을 어떻게 흔드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두 축인 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터져나온 위기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에 ‘상시적 경보’를 울리고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 상황 속에서 발전 공기업의 사명은 더욱 막중해진다. 발전 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는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국가 경제가 휘청이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천연가스 가격 폭등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정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따라서 우리는 일시적인 국면 전환 분위기에 안도하기보다, 어떤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자립도’ 확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화석 연료 중심의 발전 구조를 과감히 탈피하고, 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생존 전략이다. 진정한 에너지 안보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에너지 주권’을 확립할 때 완성된다. 한국남동발전은 해상풍력과 수소 에너지 등 국내산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하여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에너지 자립의 기회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불확실한 국제 정세로부터 국민의 삶과 산업의 혈맥을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를 만드는 일이다. 공급 측면의 노력과 더불어 ‘수요 관리’라는 또 다른 축의 완성도 시급하다. 발전소가 아무리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해도 소비 단계에서의 낭비가 이어진다면 에너지 안보의 빈틈은 메울 수 없다. 에너지 위기감이 희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일상 속 작은 절약 실천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제3의 에너지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전 국민이 하나로 뭉쳐 에너지를 아끼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는 진정한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에너지 경쟁력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체질을 개선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지혜와 멈추지 않는 실행력이 대한민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이끄는 유일한 열쇠가 될 것이다.
  • 조회수와 사명감, 기로에 선 기자…돌아온 ‘프라다’ 언론 본질을 묻다

    조회수와 사명감, 기로에 선 기자…돌아온 ‘프라다’ 언론 본질을 묻다

    광고주 종속된 패션지 묘사자본과 저널리즘 대립 포착주인공 의상 47벌 넘게 소화아시아인 희화화 논란 일기도 침몰을 피할 수 없다면 가장 ‘우아하게’ 가라앉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함부로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것, 옳다고 믿는 가치를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 ‘무너짐’을 온몸으로 껴안는 것. 29일 개봉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말하는 우아함의 세 가지 덕목이다. 20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영화는 가상의 패션잡지 ‘런웨이’를 무대로 저널리즘의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옳은 가치를 추구하는 남다른 사명감을 지닌 저널리스트가 있다고 하자. 그가 집요하게 취재해서 쓴 ‘좋은 기사’는 위기에 직면한 저널리즘을 구원할 수 있을까. 영화는 일단 그렇다고 하지만, 실제 언론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소셜미디어부터 숏폼, 거기다 인공지능(AI)까지 레거시 미디어는 끊임없이 도전받고 있다. 세상은 복잡해졌고 좋은 기사가 ‘좋은 독자’에게 도달하는 과정도 그만큼 복잡해졌다. 수려한 글솜씨에 통찰력 있는 시각을 갖춘 ‘진짜 기자’ 앤디(앤 해서웨이)는 기자상 시상식 자리에서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는다. 울분에 찬 수상 연설을 한 뒤 새 직장을 알아보던 앤디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온다. 과거 사회초년생 시절 일했던 잡지사 런웨이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와 달라는 것. 깐깐하다 못해 악랄하기까지 한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도, 겉은 까칠해도 속은 넉넉한 디렉터 나이절(스탠리 투치)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묘하게 다르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 속 잡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패션계를 호령하긴커녕 광고주에게 이리저리 휘둘린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주기 급급하다. 앤디는 이 흐름에 맞서고자 한다. ‘많이 읽힐’ 기사 대신 ‘의미 있는’ 기사를 쓰면서 저항한다. 하지만 압박은 매우 거세다.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다면 그 기사가 지닌 ‘의미’가 다 무슨 소용일까. 이렇듯 영화는 자본의 논리와 저널리즘의 가치를 맞세운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언론사가 처한 모순을 유쾌하면서도 예리하게 포착한다. 다만 좋은 기사의 가치와 의미를 알아주는 ‘진정한 독자’가 나타나 회사를 구할 것이라는 동화적인 결말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저널리즘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와는 별개로 등장인물의 패션에 공을 많이 들였다. 세계적인 의상 디자이너 몰리 로저스가 캐릭터들의 의상을 전담했다. 미란다의 의상은 하나의 상징적인 실루엣으로 정체성을 표현했는데, 2019년 타계한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의 스타일을 참고했다고 한다. 앤디를 연기한 앤 해서웨이는 이번 작품에서 47벌이 넘는 의상을 소화했다. ‘페미닌 맨즈웨어’(여성적인 남성복)을 콘셉트로 베스트와 블레이저, 하이웨이스트 팬츠, 블라우스를 조합했다. 영화가 개봉 전부터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점은 흥행에 다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앤디의 보조로 등장하는 중국인 캐릭터 친저우가 문제가 됐다. 먼저 그의 이름이 서구에서 중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표현인 ‘칭총’과 유사하다는 점이 꼽힌다. 또 영화에서 친저우는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어리숙하고 패션 감각이 떨어지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를 두고 서구인의 시선에서 아시아인을 희화화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 “쿠팡 총수는 김범석”…‘그림자 경영’ 막는다

    “쿠팡 총수는 김범석”…‘그림자 경영’ 막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2021년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지 5년 만에 법인 ‘쿠팡㈜’에서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동일인이 바뀌었다. 앞으로 김 의장과 친족에 대한 경영 규제 강화가 예고된 가운데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한미 외교·통상에 어떤 후폭풍을 초래할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29일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쿠팡의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 5년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친족의 임원 재직 등 국내 계열사 경영 미참여 등)을 충족했다고 판단하고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쿠팡 법인 경영에 사실상 참여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김 부사장에 대해 ▲쿠팡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등급 지위 ▲연간 보수가 같은 직급 등기임원 수준 ▲등기임원 대우인 ‘비서 배정’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 수백 회 주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와 업무실적 점검 및 물량 확대·배송 정책 논의 ▲주요 사업의 구체적인 업무 집행 방향에 영향력 행사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최근 4년간 쿠팡에서 보수와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 140억원을 받았다. 쿠팡 동일인 변경의 결정적 배경은 ‘3367만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였다.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전방위 조사에 나서자 공정위도 올해 초 쿠팡 본사를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인이 자연인으로 지정되면 김 의장은 친족(혈족 4촌·인척 3촌 이내)의 주식 보유 현황과 거래내역, 해외 계열사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미국 법인 쿠팡Inc를 비롯해 김 의장과 친족이 지분 20% 이상 소유한 미국 계열사에 대한 정보를 공시할 의무도 생긴다. 일감 몰아주기 등 친족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사익편취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공정위에 지정자료를 제출할 때 계열사를 빠트리면 김 의장은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하며 “김 의장으로부터 친족이 국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 확인서가 허위 자료였는지 살피고 있다. 허위로 판단되면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쿠팡은 이날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자 입장문을 내고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Inc는 미국 상장사로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하는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를 준수하는 등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 예외 조건을 충족해 왔다”면서 “김 부사장은 공정거래법상 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 임원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쿠팡은 우선 공정위에 이의제기를 한 다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이의제기 절차를 도입한 이후 첫 사례다. 앞으로 공정위의 결정이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이 쿠팡을 상대로 고강도 제재에 나선 데 대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해 왔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쿠팡이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쿠팡이 한미 관계에 변수가 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스탠스(입장)를 미국에 알리는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지속하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쿠팡은 공정위의 김 의장 동일인 지정을 문제 삼아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한 로비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을 감싸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에게서 ‘한국 공정위는 김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시행령과 판단지침에 따라 지정했기 때문에 정당한 법 집행 부분에 대해 미국이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고유가 지원금, 한국인만 주는 것은 차별”…인권위 진정

    “고유가 지원금, 한국인만 주는 것은 차별”…인권위 진정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이주민 다수가 제외됐다며 인권단체들이 차별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경기이주평등연대 등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적과 체류 자격에 따른 차별 없이 지원 대상을 확대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단체들은 올해 3월 기준 3개월 이상 장기 체류 중인 이주민 216만 7000여명 가운데 결혼이민자·영주권자·난민 인정자를 제외한 약 178만 5000명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유가 피해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며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인과 같은 공간에서 노동하고 생활하는 만큼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을 맡은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소속 변호사는 “주민등록표 등재 여부나 체류 자격을 이유로 외국인을 배제한 것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3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경제 위기 대응 지원금의 외국인 지급 대상 확대 필요성을 밝힌 바 있으며, 2020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당시에도 외국인 주민 포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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