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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곳에 가고싶다]山 올랐더니 城을 돌았네

    산성산(山城山·603m)은 이름 그대로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산이라기보다는 옛 성터로 보는 게 좋을 듯하다.삼국시대부터 축성돼 온 금성산성(金城山城)이 사면을 두르고 있어 ‘산성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외지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은 전남 담양벌판 북쪽에서 전북 순창군 팔덕면에 걸쳐 항아리형 분지를 이루고 있다.동쪽으로는 지리산,서쪽으론 추월산이 마주 서 있다.남으로는 무등산이 건너다 보이고 북으론 ‘소금강’이라 불리는 강천산·회문산 등과 맞닿아 있다. 산성산은 여러 봉우리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이다.1894년 동학군이 이곳을 지키는 관군과 혈전을 벌이기도 했으며,6·25때는 빨치산들의 주요 거점지였다. 담양군 금성면 원율리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잠시 가다보면 주차장이 나온다.차를 세우고 조금 가파른 소로를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순창의 강천사쪽에서 오르는 길을 제외하면 이곳이 외길이다.짙푸른 녹음과 찔레향이 코끝을 찌른다.등산로 주변엔 제철을 맞은 산딸기들이 빠끔히 얼굴을 내민다.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도 청량제처럼 시원하다. 2㎞쯤 올라가면 10여m 높이의 석축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외남문(보국문·輔國門)이 우뚝 솟아있다.오른쪽으로는 이천골이 깊게 패어있다.정유재란때 성을 방어하다가 죽은 시체가 2000구에 이르러,이들을 남문 아래 협곡에 옮겨 태웠다.그래서 이 계곡을 이천골이라 하는데 골짜기 ‘골’이 아니라 뼈 ‘골(骨)’자를 쓴다고 한다. 외남문에서 왼쪽으론 담양호가 한눈에 들어온다.드넓은 호수 뒤로는 추월산·병풍산이 병풍처럼 이어져 담양골을 감싸 안는다.외남문에서 50m쯤 더 올라가면 내남문(충용문·忠勇門)이 나타난다.문루에 올라 잠시 땀을 훔치고 내려다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진다. 이곳부터 좌우로 깍아내린 듯한 직벽 능선을 따라 돌을 쌓아 만든 성(城)이 이어진다.어떻게 이토록 가파른 경사면에 초석을 깔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을 쌓았을까.성의 웅장함에 대한 경이로움에 앞서 민초들의 수고로움에 절로 숙연해진다. 이 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있었고,고려조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려사 절요 기록).성은 시루봉(504.3m)을 정점으로 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과,동문∼운대봉(603m,이 산의 최고봉)∼북문∼서문으로 연결된다.정상 일대 분지를 감싸는 포곡형 산성이다.이 구간의 전체 길이는 7345m로,어른 걸음으로 두시간쯤이면 족하다.이들 봉우리 사이사이엔 망루와 화포를 설치한 흔적들도 보인다. 가장 쉬운 등산코스는 남문∼보국사터∼서문∼철마봉∼남문에 이르는 구간.남문에서 100m 남짓 걸으면 왼쪽으론 보국사터,오른쪽으론 동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성곽 안 분지는 30여만평 규모로 곳곳에 민가터와 관아터,화약·식량 보관소,절터 등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남문에서 계곡을 따라 1㎞쯤 걸어 내려갔다.보국사터란 안내표지판과 함께 허름한 토담집이 보인다.토담집 방문 앞에 ‘휴당산방(休堂山房)’이란 나무 간판이 걸려 있다.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다.그대신 흙담 벽면에 자필로 쓴 시(詩)가 눈에 들어온다.‘금성산이 어디메뇨’란 시엔 이곳 산성의 위치와 역사를 가늠케 하는 내용의 문구들이 깨알만한 글씨로 씌어 있다.저자는 ‘도림(道林)’.어느 기인(奇人)이 자연과 더불어 도를 닦으며 살고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민가터인지 다른 용도의 건물터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물길이 제법 세찬 계곡 옆엔 평지와 대나무 숲,뽕나무 등 심산유곡에선 보기 힘든 생활용 나무들이 보였다.바윗돌을 파내 절구통으로 사용했을 법한 물건도 간간이 눈에 띈다. 원시림이 빼곡한 계곡을 따라 담양호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서문이 우뚝 솟아 있다.적이 침투하기 쉬운 서문(계곡)은 옹성으로 축성됐으며,평석으로 쌓은 옹성중에는 유일하게 남은 유적이기도 하다. 서문에서 왼쪽 사면을 가파르게 가로질러 철마봉∼노적봉에 이르면 막혔던 숨이 탁 트인다.성벽 돌담길을 따라 남문까지 되돌아오는 데는 쉬엄쉬엄 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이 코스는 아이들이나 노약자를 동반해도 무리는 없다.남문∼동문∼북문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파르고 험준한 구간이 많다.동문쪽에서 강천사로 내려가는 코스는 곳곳이 암벽이어서 피하는 게 좋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볼거리·먹을거리 죽향(竹鄕)담양은 대나무를 테마로 한 음식과 생활용품들이 즐비하다.또 광주호(담양군 남면) 일대 가사문화권을 놓치면 안 된다.담양읍에서 광주쪽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고가다가 망월동(광주5·18묘지 인근) 3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광주호 쪽으로 올라가면 한국가사문학관이 나온다.읍내에서 이곳까지는 승용차로 20분 소요.문학관 주변엔 소쇄원,환벽당,식영정,송강정 등 조선조 가사문학 유적지가 산재한다.읍내에는 한국대나무 박물관(061-380-3223∼4)이 있으며,이곳에서 각종 대나무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먹을거리는 대통밥과 대통 토종닭찜,죽순 나물 등으로 유명한 죽림원(061-383-1292,월산면) 귀빈관(061-383-5800,읍내) 등을 찾으면 된다.현미·찹쌀·검은콩·수수·밤·대추·버섯 등 12가지 잡곡 등을 대통에 넣어 쪄 내는 밥으로 1인분 8000원,자연부화한 토종닭 대통찜 3만 5000원. 등산로 바로 입구에 최근 개장한 담양온천과 그에 딸린 관광호텔(061-380-5000)이 있다.주변에 민박집은 거의 없어 읍내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가는길 수도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를 막 지나 88고속도로로 진입,담양읍으로 들어오면 된다.읍내에서는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가 전북 순창까지 이어지는 24번 국도를 따라 금성면 원율리 삼거리까지 간다.이곳에서 담양호쪽으로 난 101번 지방도를 따라 2㎞쯤 가다 보면 담양온천 앞에 금성산성 안내판이 보인다.여기서 오른쪽으로 2.5㎞쯤 오르면 등산로와 이어지는 작은 주차장이 나온다.˝
  • 한나라·호남 ‘화해 물꼬’ 트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가 18일 광주 국립 5·18묘역을 찾았다.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박 대표는 야당 대표로는 드물게 5·18 기념식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마침 정치권의 화두인 ‘상생의 정치’를 연상케 했다.그래선지 박 대표는 참배객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희생자의 넋을 달래 민주화 희생자에게 화합의 손길을 내밀었다.광주의 민심도 ‘독재자의 딸’ 박 대표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하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여야 나란히 참석해 눈길 박 대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등과 나란히 앉아 근엄한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봤다.오른쪽에는 헌재의 탄핵 기각 이후 처음 외출한 노무현 대통령 내외도 있었지만 ‘스타’는 단연 박 대표였다. 여야 지도부 공히 박 대표의 방문을 환영했다.열린우리당 신 의장은 5·18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각당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고 말했다.천정배 원내대표도 “국가적인 민주 성지에 야당 대표가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민주노동당 권 대표는 “평화와 평등한 나라를 이루는 게 광주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박 대표가 참배하면서 진정으로 광주의 정신을 새기고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를 끌어안은 야당 대표 박 대표는 기념식 직후 ‘광주의 아들’ 박관현 열사의 묘소를 찾아 열사의 누나인 박행순(54)씨를 위로했다.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열사는 광주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인 뒤 82년 숨진 것으로 유명하다. 누나 박씨는 “제가 누나인데요.”라며 말을 건넸고,박 대표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제가 위로해드리고 싶다.”면서 “오랜 세월 동안 가슴에 한을 품고 사셨다.”고 말했다.박씨는 덜컥 박 대표를 끌어안아 “TV로만 보던 분이 오셨다.이런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사진 기념관을 찾은 박 대표는 5·18을 상징하는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그는 5살짜리 어린 아들이 희생자인 아버지의 영정에 아랫입술을 괴고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을 보면서 “저 소년이 지금은 많이 자랐겠네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 대표는 “(유족이)얼마나 마음 아픈 세월을 살아오셨는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5·18운동은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고,이 정신이 지역을 뛰어넘어 한반도 전체에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노란 풍선과 이라크 파병반대 노 대통령은 이날 광주의 상반된 두 가지 민심을 고루 체험했다.광주 공항 진입로 100여m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 장식된 노란 풍선은 ‘노짱’의 복귀를 환영하는 노사모의 작품이었다.노사모는 ‘광주는 노 대통령을 사랑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갈 때 큰 박수로 환호하기도 했다. 반면 행사장 입구에서는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비표 안단 한나라지도부 지각 입장 행사장 주변에는 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경호팀은 사전에 참석자 신원을 조회,‘비표’를 배포했고,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도록 했다. 실랑이도 벌어졌다.행사 시작 5분전쯤 도착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시간에 쫓겨 그대로 검색대를 통과하려다 저지당한 것이다.행사 진행요원은 “비표 없이는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막아섰다.5선의 김덕룡 의원같은 ‘거물’은 물론이고,TV에 자주 출연해 얼굴이 알려진 전여옥 대변인도 마찬가지였다.권영세 의원 등이 “금배지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신원조회를 마친 셈 아니냐.”고 거칠게 항의했지만 진행측은 완강했다.지도부는 뒤늦게야 비표를 받아 기념식 애국가 3절이 끝날 무렵 겨우 행사장에 ‘지각’ 입장할 수 있었다. 광주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관광버스안 음주가무 27일부터 벌금 5만원

    오는 27일부터 관광버스에서 음주와 춤·노래를 즐기다가 적발되면 5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이를 방치한 운전자에게 물리던 범칙금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른다. 국무회의는 18일 이같은 내용으로 경찰청이 낸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경찰은 그동안 음주가무를 제재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물리거나 버스에 노래 반주기를 설치한 사업자에 대해 사업정지 60일과 과태료 500만원을 물렸지만 승객을 규제할 수 없어 실질적인 단속이 어려웠다. 경찰은 음주·가무를 한 승객에게는 경범죄처벌법 1조 25호(음주·소란 등)를 적용하고 운전자에게는 면허정지 40일에 해당하는 벌점 40점도 부과하는 방안도 마련,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세·관광버스 안에서 춤추고 노래부르는 행위가 자칫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관광지와 고속도로 진입로 등에서 집중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기분 좋은 날

    지난주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을 다녀왔다.준공할 무렵 처음 가보았고 연전에는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다가 아주 잘 돼 있는 표지판 때문에 잠시 들러본 적이 있다.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에 표지판이 나타나자 일행에게 내가 뭘 좀 아는 것처럼 굴고 싶었나보다.차가 진입로로 들어서기도 전에 저어기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미술관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아무도 알아보는 것 같지 않았다.그렇게 되니까 나도 여기던가,저기던가 긴가민가해지고 말았다.그 정도로 그 미술관은 기념관이나 미술관 건물쯤 되면 규모나 외관이 어느 정도 높다랗고 번들대야 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마치 들판의 일부처럼,평범한 농가의 돌담처럼 눈에 안 띄게 다소곳이 엎드려 있다. 그러나 가만히 눈여겨보면 보통 안목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는 걸 알 수가 있다.그 곳 자연뿐 아니라 박수근이라는 화가의 인품이나 작품세계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속기(俗氣)도,자기 과시의 욕망도 찾아지지 않는다.들어가는 길도 마치 대문 열어놓고 사는 인심 좋은 집처럼 마음 놓고 빨려들게 된다.그러나 들어가 보면 이게 웬 떡이냐 싶게 눈이 휘둥그레진다.실상 그 전까지는 정말이지 잘 지었다싶은 건물에 비해서는 소장품의 양이 빈약했었다. 박수근의 정물화 ‘굴비’를 비롯해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관장이 기증한,박수근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화가들의 작품 52점은 하나같이 보석처럼 빛나는 작품인지라 그걸 여태까지 소장한 그의 안목도 안목이지만 세상에,저 좋은 걸 아까워서 어떻게 내놓았을까,한 개인의 용기 있는 결단이 던진 충격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예술을 향유하는 태도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는 은근한 기대감까지 품게 한다.‘굴비’는 도록 같은 데서 여러 번 접한 작품인데도 실물을 보니까 어머,저건 알배기 영광굴비 아냐?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사실적이었다.전시된 작품은 다 소품이었고 태반이 살기 힘든,더군다나 그림으로 먹고 살기는 더 힘든 시대의 작품이건만 훗날 그 대가들이 그린 대작 못지않게 아름답고 밀도 높아 그 시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마저 불러일으켰다. 미술관을 나오면 박수근의 동상이 미술관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동상을 정면으로 볼 때는 너무 젊고 너무 잘 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나중에 미술관과 그의 모습을 멀리서 옆으로 잡은 사진을 보니 마치 오랜 방랑 끝에 고향에 돌아온 나그네가 언덕에 앉아 감개무량한 듯,또는 지친 듯 우두커니 고향집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그는 마침내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이번 전시회가 열리기 며칠 전 그의 유해는 타향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미술관을 바라보는 언덕 위에 안장됐다.유족과 친지들,미술관 관계자들이 오랫동안 벼르던 걸 윤달 든 해를 기해 단행한 듯했다.이번 전시회는 마침내 묻힐 자리에 묻히게 된 그의 이장을 기념하는 뜻도 있었을 것 같다.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춰지기 전 평일 날에도 하루 평균 2백명 가까운 관람객이 이 미술관을 찾는다고 유홍준 명예관장은 자랑스러워했다.산골 중의 산골,교통도 불편하고 볼거리도 없는 오지 중의 오지에 그만한 방문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관장은 그 공을 양구군수에게 돌렸다.군수는 건축에 관한 모든 일을 전문가에게 일임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것 외엔 어떤 간섭도 안 했다는 것이다.개막 테이프를 끊을 때도 그는 말석에 있으려고만 했고 축사도 사양하고 있는 둥 없는 둥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그게 조금도 꾸밈없이 자연스러워서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났다.지나침으로 고인을 욕되게 하지 않을 줄 아는 그의 겸손이 마침내 박수근이라는 탁월한 문화상품을 그의 고장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그게 양구의 복이라면,6·25전엔 38선 이북이었던 양구가 휴전 후 휴전선 이남 땅이 된 것은 우리 모두의 복이자 박수근의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사후에 복 많은 분이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듣는 고인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기분 좋은 날

    지난주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을 다녀왔다.준공할 무렵 처음 가보았고 연전에는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다가 아주 잘 돼 있는 표지판 때문에 잠시 들러본 적이 있다.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에 표지판이 나타나자 일행에게 내가 뭘 좀 아는 것처럼 굴고 싶었나보다.차가 진입로로 들어서기도 전에 저어기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미술관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아무도 알아보는 것 같지 않았다.그렇게 되니까 나도 여기던가,저기던가 긴가민가해지고 말았다.그 정도로 그 미술관은 기념관이나 미술관 건물쯤 되면 규모나 외관이 어느 정도 높다랗고 번들대야 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마치 들판의 일부처럼,평범한 농가의 돌담처럼 눈에 안 띄게 다소곳이 엎드려 있다. 그러나 가만히 눈여겨보면 보통 안목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는 걸 알 수가 있다.그 곳 자연뿐 아니라 박수근이라는 화가의 인품이나 작품세계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속기(俗氣)도,자기 과시의 욕망도 찾아지지 않는다.들어가는 길도 마치 대문 열어놓고 사는 인심 좋은 집처럼 마음 놓고 빨려들게 된다.그러나 들어가 보면 이게 웬 떡이냐 싶게 눈이 휘둥그레진다.실상 그 전까지는 정말이지 잘 지었다싶은 건물에 비해서는 소장품의 양이 빈약했었다. 박수근의 정물화 ‘굴비’를 비롯해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관장이 기증한,박수근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화가들의 작품 52점은 하나같이 보석처럼 빛나는 작품인지라 그걸 여태까지 소장한 그의 안목도 안목이지만 세상에,저 좋은 걸 아까워서 어떻게 내놓았을까,한 개인의 용기 있는 결단이 던진 충격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예술을 향유하는 태도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는 은근한 기대감까지 품게 한다.‘굴비’는 도록 같은 데서 여러 번 접한 작품인데도 실물을 보니까 어머,저건 알배기 영광굴비 아냐?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사실적이었다.전시된 작품은 다 소품이었고 태반이 살기 힘든,더군다나 그림으로 먹고 살기는 더 힘든 시대의 작품이건만 훗날 그 대가들이 그린 대작 못지않게 아름답고 밀도 높아 그 시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마저 불러일으켰다. 미술관을 나오면 박수근의 동상이 미술관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동상을 정면으로 볼 때는 너무 젊고 너무 잘 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나중에 미술관과 그의 모습을 멀리서 옆으로 잡은 사진을 보니 마치 오랜 방랑 끝에 고향에 돌아온 나그네가 언덕에 앉아 감개무량한 듯,또는 지친 듯 우두커니 고향집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그는 마침내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이번 전시회가 열리기 며칠 전 그의 유해는 타향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미술관을 바라보는 언덕 위에 안장됐다.유족과 친지들,미술관 관계자들이 오랫동안 벼르던 걸 윤달 든 해를 기해 단행한 듯했다.이번 전시회는 마침내 묻힐 자리에 묻히게 된 그의 이장을 기념하는 뜻도 있었을 것 같다.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춰지기 전 평일 날에도 하루 평균 2백명 가까운 관람객이 이 미술관을 찾는다고 유홍준 명예관장은 자랑스러워했다.산골 중의 산골,교통도 불편하고 볼거리도 없는 오지 중의 오지에 그만한 방문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관장은 그 공을 양구군수에게 돌렸다.군수는 건축에 관한 모든 일을 전문가에게 일임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것 외엔 어떤 간섭도 안 했다는 것이다.개막 테이프를 끊을 때도 그는 말석에 있으려고만 했고 축사도 사양하고 있는 둥 없는 둥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그게 조금도 꾸밈없이 자연스러워서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났다.지나침으로 고인을 욕되게 하지 않을 줄 아는 그의 겸손이 마침내 박수근이라는 탁월한 문화상품을 그의 고장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그게 양구의 복이라면,6·25전엔 38선 이북이었던 양구가 휴전 후 휴전선 이남 땅이 된 것은 우리 모두의 복이자 박수근의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사후에 복 많은 분이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듣는 고인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 구로, 체육·휴식시설 갖춰

    4∼5년 전까지 ‘오염 하천’의 대명사로 불리던 안양천이 주민들이 자주 찾는 여가활용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물이 맑아지면서 철새 도래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한데 이어 서울 구로구(구청장 양대웅)가 체육시설과 휴식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을 속속 배치하면서 주민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21일 구에 따르면 신도림동 ‘신정교’에서 구로1동 ‘안양교’에 이르는 안양천 둔치에 총사업비 54억원을 들여 주민체육시설을 조성했다. 여기에는 육상트랙과 인라인스케이트장,조깅 및 산책로,자전거도로,축구·농구·배구·족구장 등이 포함됐다.체육시설 사이의 자투리 공간에는 만남의광장과 다목적광장,정자 등 휴식공간도 함께 갖췄다. 구는 또 오는 8월 말까지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지압보도,그늘막 등의 시설을 추가로 배치하기 위해 공사에 착수했다.이어 올해 말까지 안양천 둔치를 찾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체육공원시설 진입로에 경사로가 마련된 육교를 설치할 계획이다. 양 구청장은 “‘안양천 살리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등 희귀종 겨울철새와 텃새가 18종 2300여마리에 이르는 등 철새 도래지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안양천을 생태학습장이자 주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여가공간으로 가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 서울역은 ‘교통지옥’

    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서울역 주변이 교통 혼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불법 주·정차 택시들이 서울역 주차장 진입로를 가로막아 승용차와 택시,버스 등이 뒤엉켜 ‘교통지옥’이다시피 하기 때문이다.특히 당초 서울시의 요구와는 달리 주차장 진입로에 ‘VIP용’ 주차장을 만든 철도청의 안일한 대응도 이같은 문제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역 택시승강장은 현재 철도박물관 앞쪽에 마련돼 있다.하지만 택시들은 철도 이용객이 몰리는 민자역사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주로 민자역사 앞쪽에 있는 승객하차장에 줄지어 서 있다.당연히 불법이다.정작 택시를 이용해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조차도 하차장 훨씬 이전에 내려 역사까지 걸어야 하는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택시승강장과 하차장 사이에 위치한 주차장 진입로는 택시에 막혀 진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특히 철도 이용객뿐만 아니라,민자역사에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을 찾는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도 늘면서 이곳은 늘 북새통이다.경찰이 불법 주·정차 단속에 나서보지만 그때뿐이다. 김현창씨는 “주차장 진입로를 가로막은 택시 때문에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했다.”면서 “승용차·택시·버스를 위한 진입로 입구가 2차로밖에 확보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개인택시 운전기사 이모(60)씨도 “택시의 불법 주·정차도 문제지만,진입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꼬집었다. 까닭에 철도청이 진입로 입구(헌혈의 집 앞)에 VIP용 주차장을 만들어 이같은 병목현상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특히 이는 교통영향평가 등을 고려해 주차장 부지를 진입로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당초 서울시의 설계 요구안을 무시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설계도면에는 주차장 부지가 진입로의 일부로 계획돼 있었지만 철도청이 고속철도 개통행사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한 것”이라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큰 만큼 철도청에 시설 변경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또 개통행사가 끝난 최근에도 이곳에 차량이 주차돼 있어 직원용 주차장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시설공사를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다만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시설변경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숨겨진 전통정원 ‘희원’

    아직 쌀쌀한 산자락의 정원에 늦깎이 매화꽃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흙담 아래 양지엔 연분홍 미선나무꽃 향기가 진동하고,그 옆엔 총각벅수가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희원(熙園)은 이렇듯 여유롭다.중국 정원이 웅장함,일본 정원은 아기자기함이 특징이라면 희원은 자연을 향한 인간의 사랑이 구석구석 묻어 있는 한국의 전통정원이다.보일 듯 말 듯한 우리의 전통미를 강조라도 하려는 듯 북적거리는 용인 에버랜드 뒤편에 조용히 숨어 있는 희원을 찾았다.희원은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전통정원의 멋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97년 개원한 곳.미술관 앞 2만여평의 공간에 옛 지형을 복원하고,석단·정자·연못·담장 등 건축요소를 살렸다.주변 풍경을 빌려 집안의 것으로 삼는 ‘차경(借景)의 원리’를 바탕으로 했다. 희원은 숨겨지고 드러나는 유연한 한국의 멋이 배어 있다.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데,이같은 전통미는 정원이 시작되는 보화문(華門)을 지나면서 금방 느낄 수 있다. 보화문에 들어서면 소로 양 옆으로 매화나무와 대숲이 들어차 있다.‘죽림’(竹林)이다.길엔 약간의 굴곡을 주어 끝이 잘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다음에 무엇이 이어질까 하는 궁금증이 일도록 했다.S자 오솔길을 따라 왕대숲이 울창한 전남 담양 소쇄원의 진입로를 벤치마킹한 듯한 느낌이 든다. 원래 2500여그루의 대나무가 울창했었는데,기후가 맞지 않아 견디지를 못해 지난해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화나무로 바꿔 심었다.그나마 얼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천막으로 대숲을 감싸 놓은 바람에 운치가 반감됐다. 죽림 끝의 작은 문을 지나니 대숲과 소원(小園) 사이에 간정(間庭)이라는 공간이 나온다.대숲과 소원을 연계해 주는 매개공간의 역할을 하는 곳.흙담 한 편에 봉긋하게 자란 미선나무가 연보랏빛 꽃을 화사하게 피우며 진한 향을 뿜어낸다. 간정에서 흙담장을 따라 돌아가면 한국적 정원의 요소를 집약해 놓았다는 소원이 나온다.마당 왼쪽엔 옛 지형을 되살려 조성한 산자락 끝으로 단처리를 해 철쭉과 괴석을 배치했고,마당 오른쪽엔 자연석들이 멋스럽게 놓인 연못이 자리잡고 있다. 그늘진 죽림의 매화나무엔 실에 꿴 구슬마냥 꽃망울만 매달려 있고,양지바른 소원엔 연분홍 매화꽃이 만발했다. 연못 한 편엔 한 칸짜리 정자인 ‘관음정’(觀音亭)이 두 발을 담그고 있다.이름처럼 정자에 올라앉아 자연의 소리를 보며 고즈넉한 분위기에 취해 보고 싶건만 마루에 버티고 앉은 ‘출입금지’란 팻말이 아쉬움을 더한다. 소원을 지나면 희원의 중심인 주정(主庭)으로 이어진다.호암미술관 앞 연못인 법연지를 중심으로 널따랗게 조성된 1200평 규모의 정원이다.좁고 작은 공간을 돌아오다가 정원에 이르니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하다. 정원 가운데 네모 반듯한 연못 ‘법연지’(法蓮池)를 중심으로 산자락에 살며시 기대고 있는 듯한 정자,작은 폭포와 계류,큼직한 노송들과 갖가지 석물 등이 다양한 그림을 그려낸다. 정원 동쪽으로는 소나무 우거진 산이,서쪽으로는 관음정이,북쪽으로 미술관이,그리고 남쪽으로 담 너머 호수,그 건너편에 봄꽃으로 물들기 시작한 산이 이어진다.담 안과 밖이 어우러지고, 삼라만상이 모두 정원의 주요 구성요소가 되는 한국 전통정원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법연지의 물은 동쪽 호암정 옆으로 흘러 담을 지나 계류를 이룬다.폭 1∼2m,길이 80m의 계류 주변엔 채진목,돌배,버드나무,동의나물,붓꽃 등 우리 나무와 꽃들이 돌 틈에 심어져 있어 4월 중순 이후 꽃이 피면 청아한 물소리와 함께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정 석축 위의 미술관 앞 잔디광장은 야외 전시와 국악 연주 등 공연행사를 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곳.‘양대’란 이름을 갖고 있다.주변에 매화,난초,국화,대나무 등 군자의 덕목을 상징하는 꽃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양대에서 내려다보면 주정 너머 널찍한 호수,다시 그 너머로 나즈막한 산자락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희원엔 석물과 석탑이 많다.정원을 조성하면서 새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수백년 이상된 진품들이다.희원 개원전 미술관측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이중 죽림에 많은 벅수는 보면 볼 수록 재미있다.벅수는 법수선인(法首仙人)의 신통력에 의지하여 복을 받고자 하는 의도에서 돌을 깎아 만든 신상(神像).마을이나 성문을 수호하고,길의 이수를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도 하였다.생김새도 소박한 민중들의 미감이 드러나 있어 친근감을 준다. 벅수 말고도 희원 구석구석엔 고려시대의 삼층석탑,신라 말기의 석조삼존불입상 등 석탑과 석불,부도,석문 등이 세워져 있어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암미술관 관람 희원을 바라보고 서 있는 호암미술관은 1982년 개관한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이다.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도자기류와 불교 유물,금속공예품,조선시대의 회화작품 등 각 분야별,시대별 명품을 고루 감상할 수 있다. 국보와 보물 90여점을 포함해 모두 1만 5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요즘은 소장품중 대표작 140여점을 뽑아 전시하는 ‘호암미술관소장품전’이 열리고 있다.이중 5∼6세기의 가야금관,진사기법을 사용한 13세기 고려의 청자진사표주박형 주자,인왕산,북악산,삼각산 아래 넓게 펼쳐진 서대문 밖 관청 일대 풍경을 그린 경기감영도 등이 볼 만하다. ●식후경 희원에 가려면 도시락을 준비하자.정원 내에선 도시락을 먹을 수 없지만,정원 밖 호수를 따라 난 산책로 주변에선 잔디밭이나 벤치에 앉아 오붓한 점심을 즐길 수 있다.4월 중순쯤이면 호수 건너편 산자락에 핀 벚꽃과 진달래 등 갖가지 봄꽃이 흐드러진 풍광이 수면에 그대로 비쳐 황홀경을 연출한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기 전 오른쪽에 나오는 ‘두메가든’(031-334-3894)에서 우거지 갈비탕을 먹어보자.소뼈와 우거지를 넣고 푹 고아내 구수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함께 나오는 돌솥밥도 갈비탕 못지않게 맛있다.대추와 완두콩,고구마 등을 넣고 바로 지어주기 때문에 갈비탕과 함께 먹는 밥맛이 꿀맛이다.6000원. 글 용인 임창용기자 ■ 이렇게 가세요 희원에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마성톨게이트에서 빠져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기 전 호암미술관·희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입구에 주차장이 있으며,에버랜드에서 희원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입장료는 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호암미술관 관람료까지 포함돼 있다.에버랜드 자유이용권 구입자는 무료 입장.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한다.벚꽃이 만발하는 10일부터 21일까지는 개장시간을 2시간 연장한다.문의 (031)320-1801,www.hoammuseum.org˝
  • [총선 D-6] 지역민심 르포 ② 호남·제주

    ■ 전북·제주 ●전북 “우리당이 우리편이여.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제.” “노무현 정부가 90% 이상 밀어준 전북에 해준 게 뭐있나? 또 배신당하는 것 아닌가?” 전북지역의 민심은 열린우리당의 거센 바람 속에 민주당이 어렵게 조각배에 의지해 강을 건너는 형국이다. 겉 공기는 젊은층과 노년층을 가리지 않고 우리당 일색이다.특히 전북 출신 정동영 의장 효과가 대단하다.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우리당 일부 인사들이 정 의장 흔들기를 하려 한다.”고 두둔하며 ‘단순한 말 실수’로 가볍게 넘기는 경향이 강하다. 주부 최금희(46·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씨는 “찜질방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입을 열지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개인택시 기사 김모(54·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씨는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던 민심이 이제 우리당쪽으로 돌아선 것 같다.”면서 “선거 때마다 표쏠림 현상이 강한 것이 전북의 특수한 성향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표심을 분석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지역구에 따라 우리당 바람이 다소 잦아들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우리당 후보 가운데 지명도가 약하거나 민주당 후보의 조직이 강한 곳은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 콩나물국밥집에서 일하는 박모(41·여·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씨는 “예전에는 손님들이 우리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이라도 인물은 키워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무원 이모(41)씨는 “정당 지지도는 우리당이 당연히 높지만 후보 선택은 인물 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크다.”며 “정당 투표와 후보 선택을 달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가는 우리당 태풍이 불고 있지만 중년 화이트칼라와 노인층의 민심은 약간 다르다. 40∼50대 보수계층은 지난 대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우리당을 결코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익산에서 병원을 경영 중인 김모(48)씨는 “새만금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발목잡기에 실망이 커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을 지지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말바꾸기에 실망한 사람들은 결코 우리당 후보에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대 교수 장모(51)씨는 “정치 개혁과 전북 홀로서기를 희구하는 도민들의 의식이 전열을 재정비하지 못한 민주당보다는 우리당을 지지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러나 초반 여론조사와 같이 큰 차이로 당락이 갈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제주 “한나라당이 다수당으로 횡포 부릴 때는 미웠지만 박근혜 대표 이후 점잖아지고 각오도 대단한 것 같아 그쪽으로 쏠리네요.” “제 버릇 개줍니까? 당선되면 역시 마찬가지일 텐데,참신한 열린우리당 후보가 백번 낫지요.” 탄핵 여파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표심은 우리당으로 쏠렸으나 박풍에 노풍이 겹치면서 부동층 두께가 두꺼워졌고,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이중 상당수가 한나라당 쪽으로 기우는 듯한 양상이다.선거 초반 판세가 기울었던 제주·북제주(을)선거구마저 ‘반반 대열’에 낄 정도로 한 쪽은 무너지고 다른 한 쪽은 되살아나고 있다. 북제주군 조천읍에서 감귤원을 하는 오영복(42)씨는 “노인폄하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정동영 의장이 아직까지도 ‘탄핵’을 들고 나와 식상하다.”며 “유권자 수준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대학생 오정아(21·관광대)씨는 “민심을 거슬렀던 당이 언제 또 그러지 말라는 법 있겠느냐.”며 “이번 기회에 민심이 무섭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의 약진도 우리당으로는 껄끄러운 부분.“당초 우리당 지지를 굳혔으나 공약 대부분이 한나라당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데다 입당자들을 무분별하게 반기는 게 싫어 민노당으로 바꿨다.”는 모 여성단체 임원 김모(43)씨처럼 우리당쪽에서 민노당으로 방향을 트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각 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아직도 3개 선거구 모두 부동층이 30%에 달해 어느 곳도 당락을 속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돌출변수가 없는 한 10일 저녁부터 14일까지 있을 5차례 방송토론회가 지지 정당과 후보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광주·전남 ●광주·전남 ‘정치개혁이냐,민주당 살리기냐.’ 광주지역 유권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택시기사 박모(48)씨는 “분당 때는 우리당에 배신감을,탄핵 때는 민주당에 분노를 느꼈으나 막상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어느 당 후보를 찍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환(41·자영업)씨는 “심정적으론 우리당을 지지하지만 그래도 민주당을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감췄던 속내를 드러냈다.탄핵 이후 ‘한·민 공조’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우리당에 대한 지지도는 압도적으로 높았다.한때 민주당 ‘고사론’까지 대두됐다.그러나 탄핵·실언·3보1배 등 정치적 상황 반전이 거듭될수록 유권자들의 마음도 덩달아 춤추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신문사의 게시판에서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는 호남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감성적 정치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깎아내렸다.그는 “민주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탄핵 철회와 사과부터 먼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구도 속에 안주해온 기존 정치인들을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당 지도부의 잇단 실언과 민주당 추미애 위원장의 ‘광주 고행’ 등으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문현석(42·부동산중개업)씨는 “정치 개혁도 좋지만 이 지역의 정치적 요구를 담아냈던 민주당이 원내에 진출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보다는 ‘지역일꾼’을 뽑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서구 양동시장에서 10여년째 장사를 해온 유영희(58·여)씨는 “정치권의 부패와 권력 싸움에 넌더리가 난다.”며 “이번에는 정말 경제를 살리고 지역발전을 위해 뛸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총학생회 간부 함선희(24·여)씨는 “정당보다는 후보자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어느 후보가 개혁적인 자질을 가졌는지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호남표는 반갑지 않다.’는 신기남 의원의 최근 발언과 관련 “열불난다.우리당 ×× 해도 너무한다.”며 분노 섞인 말들을 쏟아냈다. 최근 광주공원에서는 ‘정동영과 신기남 망언 규탄대회’가 열렸다.한 노인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호남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노년 세대를 비하하는 것은 천륜을 거역한 망언”이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8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읍 5일 시장.선거 7일 전인데도 분위기는 냉랭했다. 좌판을 펴놓고 더덕과 오갈피 등 약초를 팔던 홍길례(70·동면 서성리) 할머니는 “아직 결정 못했는디 사람보고 찍어야지.깨끗한 사람 말이여.”라고 다짐했다.인근에서 물건을 팔던 몇몇 할머니와 아주머니들도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바로 “결정 못했다.”고 합창했다. 군내 버스 정류장.아주머니와 할머니,아저씨 등 10명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8명은 결정을 못했다거나 사람 위주로 찍겠다고 답변했다.이전에 이맘 때 같으면 ‘민주당을 찍겠다.’라고 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군청 건너편 광주약국 김영길(40) 약사는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아직 결정을 안 했지만 인물로 판단해 반드시 주권을 행사하겠다.”며 “손님들도 이상하리만큼 선거에 무관심하더라.”고 말했다. 우리당이 강세를 보이는 전남 동부지역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출근길 8차로 진입로에는 어깨띠를 두른 후보자들이 지지자들과 나와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어떤 공장에는 ‘소신껏 찍자.정당은 민주노동당을 찍자.’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플랜트 건설현장 감독인 임병은(43)씨는 “회식 자리에서 가끔 나오는 얘기로는 ‘우리당이 우세하지 않으냐.’가 대세를 이룬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전남 서부지역.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흑산도를 오가는 동양고속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조용해서 정말 좋다.사실 선거에 관심도 없고 짜증만 나는 정치 얘기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고 말문을 막았다.무안읍내에서 샤브샤브 요리로 알려진 식당의 종업원은 “정당보다는 똑똑한 인물에게 투표하겠다.”며 민주당 지지를 암시했다. 지리적으로 도내 한복판인 장흥·영암 선거구는 우리당과 민주당이 서로 백중세라고 주장하는 곳이다.김모(45·장흥읍 건산리)씨는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은근히 소지역주의 바람을 부추기고 있는 듯한 느낌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seoul.co.kr ˝
  • 인천 검단 학교난 걱정되네

    인천시 서구 검단·경서지구에 내년까지 1만 2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학교 신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교육대란이 우려된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5년까지 ▲원당지구 5100가구 ▲당하지구 3200가구 ▲마전택지 1800가구 ▲마전지구 1400가구 ▲경서지구 1100가구 등 모두 1만 2500여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아파트 학생들을 위해 내년까지 초등학교 6개,중학교 2개,고등학교 1개 등 9개 학교의 신설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마전택지내 왕길초교와 검단2지구의 마전중학교 등 2개 학교를 제외한 7개 학교가 각종 민원 및 도시기반시설 미비로 공사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내년 9월 개교 예정인 원당지구내 원당초교는 부지내 가옥 및 공장 등 지장물 미처리와 공사차량 진입로 미확보로 난항을 겪고 있다.검단지구내 완정초교는 부지 1만 2400㎡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부지 매입이 지연되고,당하지구 족저초교는 부지 1만 3000여㎡에 레미콘공장이 가동 중이어서 개교가 불투명한 상태다. 경서지구내 경서초교도 부지 가운데 3800㎡가 사유지여서 내년 3월 개교를 위해서는 토지주로부터 사전사용 승낙서를 받아야 할 형편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5월개장 난지골프장] 골프장 이용방법 및 가는길

    난지골프장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주 6일 개장을 원칙으로 한다.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한 예약(부킹)은 받지 않고,철저하게 선착순이다.암표 등 부당이용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증(2명 이상)을 이용,티켓 구입 당시와 티오프 직전 등 2차례 실명을 확인하게 된다.캐디는 없고,1인용 수동 카트를 끌고 다녀야 한다. 그린피는 1만 5000원으로 다른 대중골프장의 3분의 1∼4분의 1,회원제 골프장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특히 캐디피나 전동카트 사용료 등이 절감되기 때문에 실제 이용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다만 주변 공원 주차장에서 10분당 300원 정도를 받고있는 점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주차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난지골프장에 이르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은 강변북로다.일산 방향으로 가다 성산대교를 지나면 월드컵경기장 이정표가,2㎞쯤 더 가면 월드컵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골프 연습장 철탑이 눈에 들어온다.200m 가량 직진 후 노을공원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골프장 주차장이다.˝
  • 러브호텔의 몰락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러브호텔’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경기불황을 탓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았던 러브호텔의 명성(?)으로 보아 석연치 않다.대부분의 업주들은 수익부진의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불야성 옛말… 매매가 절반으로 곳곳에 매물이 쏟아지고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주말에도 주차장이 텅 비어 있을 정도다. 60여개의 크고 작은 러브호텔이 몰려있는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양평군 강하면 88번 지방도에는 중개업소마다 2∼3개의 호텔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1995년 지어진 이곳 L호텔의 경우 5∼6년 전만 해도 매매가격이 15억원에 달했으나 최근 8억원에 매물로 나왔다.10억여원에 달했던 인근 K호텔도 6억∼7억원 수준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으나 이제는 이미 나간 허가마저 포기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밝혔다. ●시내 중심가 호텔도 타격 수도권 최대의 러브호텔촌으로 불리는 성남시 모란시장 인근 한 업주는 “외곽 러브호텔이 어려움을 겪어도 중심가 호텔은 경기가 꾸준했지만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 호텔 임대가는 한때 보증금 5억원에 월세 5000만원(객실 30여개 수준)을 호가했으나 이제는 3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대부분 임대 운영자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상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구책 부심하는 업소들 직장인들에게 월세를 받고 원룸 형태로 방을 빌려주기도 한다.수익으로 따지면 절반도 안 된다.보증금 300만∼5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선이다. 양평군 강하면에 위치한 일부 러브호텔들은 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청소부와 세탁도 고정인력을 쓰지 못한다.인근 업소들과 청소부를 공유하거나 전문업소에 맡기고 있다. 일부 업소에서는 컴퓨터에 물침대,버블욕조까지 갖추어 놓고 퇴폐성 물리기구까지 비치해 놓는 등 고급화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티켓다방 종업원을 끌어들이는 퇴폐영업 장소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업주들은 손님이 없어도 주차장에 승용차를 줄줄이 세워놓고 매수인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원인은 ‘경기탓’부터 ‘공급초과론’까지 다양하다.이 가운데 승용차를 주범으로 보는 이가 많다.그도 그럴 것이 연인들의 승용차내 사랑행각이 수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남시청사내 별도로 마련된 주차빌딩은 밤새 부산하다.연인들이 승용차에서 일을 치르는 탓이다.조명도를 높이고 등 수도 늘렸지만 속수무책이다. 하남시가 미사동 일대에 조성해 놓은 2만 5000여평 규모의 나무공원도 골치를 앓고 있다.아침이면 나무들 사이로 이들이 다녀간 흔적(?)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진입로 바리케이드도 무용지물이다. 광주시 남한산성 도립공원내 대형 주차장들도 가관이다.낮보다 밤에 주차 수요가 많다. 일부에서는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의 증가를 꼽기도 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공중에 붕 뜬 길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충청지방의 폭설 피해가 막심한 모양이다.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고통은 공포감에 가까웠으리라고 짐작된다.엊그저께 서울에 내린 20㎝ 가까운 큰 눈도 집 밖에서 경험하니까 천지가 개벽하는 게 아닌가 싶게 불안했는데 50㎝나 되는 적설량은 어느 만한 것일까 잘 상상이 안 된다.서울에 큰 눈이 오던 밤에 나는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 위에 있었다.큰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길이었다.저녁식사를 겸한 이른 제사였다.그래도 큰댁을 떠날 때는 이미 발이 빠지게 눈이 온 뒤였고,계속해서 목화송이처럼 탐스러운 눈이 난분분하게 하늘 땅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자고 가라고 붙들었지만 부득부득 떠난 건 큰길에 차들이 잘 소통되는 게 보였고,설마 같은 서울시인데 집에 못 가랴 싶어서였다.걱정하며 붙드는 큰댁 식구들한테는 가다가 못 가면 찜질방에서 자고 갈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주 농담만은 아니었다.한번도 그런데 가볼 기회가 없었던지라 어떻게 생긴 데일까 하는 호기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차가 꼼짝을 안 하게 된 건 하필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상에서였다.도시 외곽에는 무수한 도로들이 공중에 붕 떠서 차들이 신호에 안 걸리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그 위에서 소통이 잘 돼 차가 쌩쌩 달릴 때는 땅 위에서 엉금엉금 기는 차들이 딱해 보였지만 그 위에서 몇 시간 얼어붙어 보니 어떡하면 저 밑의 땅을 밟아 볼 수 있을까 하며 땅 위를 기는 차나 인간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찜질방도 호텔도 땅 위의 것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일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무서웠다.내가 탄 차뿐 아니라 내 전후좌우로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교통방송을 틀어 봐도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어떤 도로 어떤 구간에서 작은 접촉사고로 소통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까지 일일이 친절하게 알려주던 방송이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수난에 대해선 이렇게 시침을 떼고 딴청만 부리고 있는 것일까.교통방송이 이러하니 다른 방송은 말할 것도 없었다.잡담조의 정치 경제 얘기 아니면 노래나 농지거리는 분통만 더 터지게 만들 뿐 아무런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공중의 길 위에서 자정이 지나고 새날을 맞았다.단언컨대 그 시간에 그 순환도로상은 차바퀴 밑이 미끄럽다기보다는 질척해서 비올 때를 방불케 했다.생각해 보니 차간 거리고 뭐고 없이 빽빽하게 차가 밀려 있었으니 차 지붕 위에 내려앉은 눈이 더 많지 바닥에 쌓일 새가 없었을 것이다.전방 어딘가에서 대형사고가 있지 않고는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그걸 처리하기 위한 백차나 앰뷸런스 견인차 등 무언가 지상의 관심이 느껴져야 할 텐데 감감무소식이었다.만약 순환도로를 빠져나가는 출구쪽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통제를 하거나 통행이 불가능했다면 미리 진입을 막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여전히 불과 몇 미터 아래 지상에서는 쌩쌩까지는 아니라 해도 차들이 원활하게 잘 다니고 있었다. 그날 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40분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렸다는 것보다는 왜 그런지 영문을 몰랐다는 데 있었다.고립무원의 고독감 때문이었다.교통경찰이 길을 터주지는 못할망정 왜 막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줄 수는 없었을까.하긴 그걸 알려줄 만한 교통경찰이었다면 진입을 막았을 것이다.우리가 통과한 진입로와 출구 사이는 그 순환도로상에서는 극히 짧은 구간이었는데도 출구와 입구 사이에 전혀 소통이 안 됐던 것이다.마침내 차가 조금씩 서행을 시작하면서 그 공중에 붕 뜬 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빠져나오는 내리막길에서도 아무런 사고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왜 그랬는지 영 모르고 만 것이다.지상은 공중의 길보다 훨씬 더 미끄러워서 내가 탄 차의 운전자가 조심운전을 하니까 뒤차가 빵빵대며 신경질을 부려서 할 수 없이 지상의 흐름을 탔다.마침내 현실감이 돌아오고 간밤의 일은 비현실적인 악몽으로 남았다.
  • ‘雪亂’ 정부 어디있었나

    중부 지역에 내린 폭설에 정부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재해 대책은 없었다. 3787억원의 재산피해(7일 오후 6시 현재)를 입고 고속도로가 마비된 데는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못한 정부의 잘못이 적지 않다.관련 정부기관들은 유기적인 협조체제는 커녕,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철강재 등 완제품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택배망은 마비됐으며,완전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폭설로 고속도로가 마비되고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붕괴돼 국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었지만 정작 긴급 관계장관회의는 폭설이 그친 6일 오전 10시 처음 열렸다. 고건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고 조직적이지 못했다.”면서 “기술전문성이 없고 무계획적이고 구태의연하고 희망적인 관측에만 매달려 결과적으로 긴급 제설대책의 실효성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건설교통부와 도로공사는 서로 손발이 안맞는 대응으로 우왕좌왕했다.경부고속도로 정체는 5일 오전 7시부터 남이분기점에서 차량들이 미끄러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하지만 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2시가 돼서야 진입로 통제에 나섰다. 이 때문에 영문을 모른 채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들은 꼼짝없이 갇혔다.늑장대처가 사태를 키운 것이다.건교부도 이날 오후 3시30분쯤 “고속도로가 소통되기 시작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발표,혼란을 가중시켰다. 실제 고속도로는 6일 저녁 8시에야 전 구간 통행이 재개됐다.군·경,소방인력을 동원한 범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온 것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 6일 오전이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중부지역에 폭설이 쏟아지던 5일 공교롭게도 대전시청과 충남도청을 방문하고 있었다. 오전 8시 서울역을 출발해 지방자치단체 순방 마지막 지역인 이곳에서 업무보고를 받던 허 장관은 오후 3시 서둘러 서울로 돌아왔다.허 장관이 대전에 있던 낮 12시에는 이미 대전에 34.5㎝의 눈이 내려 일부 도로가 통제됐고,오후 3시에는 경부·중부·호남고속도로 등 수십 곳이 통제에 들어간 상태였다.중앙재해대책본부장이 자리를 비운 탓에 정부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평가다.조속한 제설작업 요청,고속도로에 유류·음식반입,휴교조치 등은 허 장관이 귀경한 오후 5시 이후에야 이뤄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 [사설] 구멍뚫린 폭설대응 책임 물어야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이토록 한심할 수 있단 말인가.이틀간 내린 폭설에 시민 1만여명이 발이 묶인 채 고속도로에 24시간 이상이나 갇혀 있었다니 이러고도 어찌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재난 때마다 불거지던 ‘늑장 대처’‘우왕좌왕’‘주먹구구식’ 등 후진국형 용어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됐다.100년 만의 폭설이라며 천재지변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안일한 상황 판단과 대처가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지난해의 대구지하철 참사,태풍 ‘매미’,그리고 그 전의 태풍 ‘루사’ 등에서도 지적됐던 초기 대응 미숙과 판단기능 마비,늑장 대처 등 과거의 실패 사례가 예외없이 되풀이됐다.경부고속도로가 차량들로 뒤엉켜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된 지 7시간 후에야 진입로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는가 하면,회차를 위한 중앙분리대 제거나 제설작업도 모두 늑장대처로 일관했다.한마디로 일선기관의 보고 체계는 말할 것도 없고 중앙 단위의 지휘체계도 모두 마비돼 있었다는 뜻이다.고건 국무총리는 6일 관계장관회의에서 3차례나 대응책을 독려했음에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지금의 내각은 총리의 영조차도 통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기름이 바닥날까 두려워 시동을 끈 채 불안감에 떨며 정부를 원망했을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이번만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기상청 예보부터 고속도로 마비,구호 및 제설작업 돌입에 이르기까지 시간대별로 상황보고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됐는지,도로공사나 재해관련 부처에서는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그 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말로는 더 이상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거듭된 재난에도 아직 외양간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지나고 나면 잊어버리는 ‘냄비 행정’ 탓이다.선진국의 완벽한 재난 대응을 마냥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재난을 이기는 길은 철저한 준비밖에 없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공중에 붕 뜬 길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충청지방의 폭설 피해가 막심한 모양이다.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고통은 공포감에 가까웠으리라고 짐작된다.엊그저께 서울에 내린 20㎝ 가까운 큰 눈도 집 밖에서 경험하니까 천지가 개벽하는 게 아닌가 싶게 불안했는데 50㎝나 되는 적설량은 어느 만한 것일까 잘 상상이 안 된다.서울에 큰 눈이 오던 밤에 나는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 위에 있었다.큰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길이었다.저녁식사를 겸한 이른 제사였다.그래도 큰댁을 떠날 때는 이미 발이 빠지게 눈이 온 뒤였고,계속해서 목화송이처럼 탐스러운 눈이 난분분하게 하늘 땅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자고 가라고 붙들었지만 부득부득 떠난 건 큰길에 차들이 잘 소통되는 게 보였고,설마 같은 서울시인데 집에 못 가랴 싶어서였다.걱정하며 붙드는 큰댁 식구들한테는 가다가 못 가면 찜질방에서 자고 갈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주 농담만은 아니었다.한번도 그런데 가볼 기회가 없었던지라 어떻게 생긴 데일까 하는 호기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차가 꼼짝을 안 하게 된 건 하필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상에서였다.도시 외곽에는 무수한 도로들이 공중에 붕 떠서 차들이 신호에 안 걸리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그 위에서 소통이 잘 돼 차가 쌩쌩 달릴 때는 땅 위에서 엉금엉금 기는 차들이 딱해 보였지만 그 위에서 몇 시간 얼어붙어 보니 어떡하면 저 밑의 땅을 밟아 볼 수 있을까 하며 땅 위를 기는 차나 인간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찜질방도 호텔도 땅 위의 것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일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무서웠다.내가 탄 차뿐 아니라 내 전후좌우로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교통방송을 틀어 봐도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어떤 도로 어떤 구간에서 작은 접촉사고로 소통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까지 일일이 친절하게 알려주던 방송이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수난에 대해선 이렇게 시침을 떼고 딴청만 부리고 있는 것일까.교통방송이 이러하니 다른 방송은 말할 것도 없었다.잡담조의 정치 경제 얘기 아니면 노래나 농지거리는 분통만 더 터지게 만들 뿐 아무런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공중의 길 위에서 자정이 지나고 새날을 맞았다.단언컨대 그 시간에 그 순환도로상은 차바퀴 밑이 미끄럽다기보다는 질척해서 비올 때를 방불케 했다.생각해 보니 차간 거리고 뭐고 없이 빽빽하게 차가 밀려 있었으니 차 지붕 위에 내려앉은 눈이 더 많지 바닥에 쌓일 새가 없었을 것이다.전방 어딘가에서 대형사고가 있지 않고는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그걸 처리하기 위한 백차나 앰뷸런스 견인차 등 무언가 지상의 관심이 느껴져야 할 텐데 감감무소식이었다.만약 순환도로를 빠져나가는 출구쪽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통제를 하거나 통행이 불가능했다면 미리 진입을 막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여전히 불과 몇 미터 아래 지상에서는 쌩쌩까지는 아니라 해도 차들이 원활하게 잘 다니고 있었다. 그날 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40분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렸다는 것보다는 왜 그런지 영문을 몰랐다는 데 있었다.고립무원의 고독감 때문이었다.교통경찰이 길을 터주지는 못할망정 왜 막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줄 수는 없었을까.하긴 그걸 알려줄 만한 교통경찰이었다면 진입을 막았을 것이다.우리가 통과한 진입로와 출구 사이는 그 순환도로상에서는 극히 짧은 구간이었는데도 출구와 입구 사이에 전혀 소통이 안 됐던 것이다.마침내 차가 조금씩 서행을 시작하면서 그 공중에 붕 뜬 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빠져나오는 내리막길에서도 아무런 사고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왜 그랬는지 영 모르고 만 것이다.지상은 공중의 길보다 훨씬 더 미끄러워서 내가 탄 차의 운전자가 조심운전을 하니까 뒤차가 빵빵대며 신경질을 부려서 할 수 없이 지상의 흐름을 탔다.마침내 현실감이 돌아오고 간밤의 일은 비현실적인 악몽으로 남았다.˝
  • 장애인 가는길 ‘장애’ 걷어내기

    장애인들이 육교를 건널 수 있는 승강기나 경사로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서울 구로구가 장애인 이동에 필요한 편의시설 확충에 나섰다. 27일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장애인용 특수승강기가 마련된 육교를 경인로변 고척교 앞에 신설,운용에 들어간다.또 올해 말까지 안양천 둔치 체육공원시설 진입로에 경사로가 마련된 육교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구로구는 2002년부터 장애인용 승강기를 운용하고 있는 신도림역 앞 육교에 이어 관내 육교 12곳 가운데 3곳에 장애인과 노약자·임산부 등을 위한 이동용 편의시설을 갖추게 된다. 양 구청장은 “장애인 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구로5동 애경백화점 앞 육교에 장애인용 승강기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서울시내 육교 가운데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곳이 전무하다시피 하다.현재 시내 육교는 모두 237개다.이 중 장애인 이동용 승강기가 마련된 육교는 구로구 신도림역 앞과 양천구 금옥여고 앞,중랑구 동부시장 앞,노원구 삼육대 앞 등 4곳뿐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아이티 ‘보트피플’ 행렬

    3주째를 맞은 아이티 소요사태는 국제중재안의 실패로 반군의 수도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자행되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외국인들의 탈출 러시에 이어 아이티인들도 배를 이용해 탈출하려는 이른바 ‘보트피플’ 행렬이 시작됐다. ●친정부 ‘무장세력’ 시민 협박·금품 탈취 2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회의를 앞두고 프랑스는 25일 국제군의 신속 배치와 함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반군측에 이어 아이티 야권연합체인 ‘민주주의 강령’도 성명에서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망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신들이 전하는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한마디로 혼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무장한 친정부 세력들은 시내로 향하는 진입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스키 마스크를 쓴 무장 친정부 용병들은 지나가는 차들을 마구잡이로 세워 협박하는가 하면 시민들을 위협,금품을 빼앗고 있다.시내 곳곳의 식품 창고와 자동차 전시장,식당들이 약탈당했고,가게와 호텔이 전부 문을 닫아 ‘유령 도시’를 방불케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무기를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반군 지도자 필리페는 이날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입장을 바꿔 “바로 대통령궁으로 진격해 대통령을 체포할 것”이라며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美, 보트피플 감시 경비 강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포르토프랭스 공항에는 반군의 공격전에 아이티를 빠져나가려는 수백명의 외국인과 아이티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자메이카항공은 이날 아이티행 항공편 운항은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마이애미 해안경비대는 25일 아이티인 21명 등 28명을 태운 화물선 한 척을 발견,붙잡고 있다고 밝혔다.마이애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 배에는 아이티 경찰관과 정부 하급관리 등이 타고 있었다.미국은 이들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방침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이티인들에게 망명자제를 호소한 직후 발생한 이번 사건은 아이티인들의 해상탈출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미국은 아이티 보트피플을 막기 위해 해군·해안경비대를 동원해 플로리다주 해안 일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와 스페인,도미니카공화국 등 각국은 자국 국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소규모 병력과 비상항공편을 급파했다.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미래와 사람들’의 현지법인인 윌베 종업원 19명은 이날 항공편으로 아이티를 빠져 나와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국제군 배치 촉구 프랑스는 아이티에 국제군을 수일내 배치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한편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프랑스는 26일 유엔 안보리에 이를 제안할 계획이나 미국이 병력 파견에 앞서 아리스티드정권과 반군간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당장 국제적 차원의 개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관악산 “푸르게 푸르게”

    서울 관악구는 22일 관악산의 자연경관 보존을 위해 관악산 및 주변 아파트단지 등에 10만그루 나무심기사업을 펴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식목일을 전후해 관악산 입구∼제2광장에 이르는 진입로변에 단풍나무 등 2만 70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기존 아파트단지와 재개발사업장 등에는 4만 5000그루,빈 터 등 생활공간 주변에 1만 3000그루,서울대 등 유관기관에 1만 5000그루의 나무를 각각 심기로 했다. 관악산을 찾는 주민들에게는 감나무,대추나무 등 유실수 2004그루를 나누어 줄 계획이다.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서울시가 펼치고 있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에 적극 참여,뚝섬 서울숲에 ‘관악인의 숲’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희철 구청장은 “지난해 6만 3000그루에 이어 올해 10만여그루를 심으면 관악산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쾌적한 녹지공간으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파병 찬성의원 총선때 심판”

    5개월 남짓 논란을 거듭해온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13일 국회를 통과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을 위한 전쟁에 우리 젊은이를 내보낼 수 없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반면 보수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온종일 파병반대 시위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소속 회원과 대학생 등 800여명은 이날 낮 1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라크 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를 갖고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를 강력 비난했다.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 20여명은 결의대회 공식 행사 직후 파병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진출을 시도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라크 파병을 ‘사대 매국행위’로 규정하고,“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가 또다시 국민을 배신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면서 “노무현 정부와 여야 정당,16대 국회는 야만적인 침략전쟁의 공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오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파병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민주노동당 당원 100여명은 낮 12시 50분쯤 국회 앞에서 파병동의안 국회통과저지 결의 대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의 영정을 마련,향을 피우며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7시쯤 이라크파병 반대 비상국민행동 홍근수,오종렬 공동대표 등 회원 10여명은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박관용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뜻을 전하겠다.”며 공관 진입을 시도,진입로 앞에서 경찰병력 80여명과 대치했다. 경찰은 국회 주변에 버스 122대를 동원,‘차량벽’을 치고 43개 중대 4500여명을 배치,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보수단체 회원들이 파병 찬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차량에 내걸고 국회 주변을 돌아 다녔지만,파병 반대측과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병 찬성의원 낙선운동” 시민·사회단체들은 파병 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국회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 주권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의원이 부실한 파병안을 통과시킨 것은 반유권자적인 행위”라면서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연대 주제준 조직국장은 “이라크 내 여러 곳이 이미 준(準)전쟁상황인데 한국의 젊은이를 보내는 것은 국민을 사지로 모는 행위”라면서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의 명단을 공개해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이준호 대표는 “이라크 파병으로 한국도 세계질서 유지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남북이 갈려 늘 전쟁 위험 속에 사는 한반도로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뜻에서도 참가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환영했다. 채수범 박지연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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