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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코더·빗자루·골프채… 아동 폭력의 민낯, 작품으로 녹여내다

    리코더·빗자루·골프채… 아동 폭력의 민낯, 작품으로 녹여내다

    리코더, 단소, 파리채, 먼지떨이, 테니스 라켓, 야구 배트, 골프채, 빗자루…. 전시장 한 공간을 차지한 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도구들. 언뜻 공통점이라곤 없는, 색도 모양도 저마다 다른 물건들이 키재기를 하듯 꼿꼿이 서 있다. 별다른 설명도 없지만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시선이 옮을 때마다 관객은 사물의 ‘진짜 용도’를 서서히 깨닫는다.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해할 때 쓰인다는 것. 김수정 작가의 작품 ‘The war: 가장 일상적인(사진)’의 일부다.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집, 가정이란 응당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어떤 가정은 ‘야생의 장소’에 불과하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밤을 넘는 아이들’은 이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정에서의 아동 폭력을 주제로 한 전시다. 김 작가를 포함해 고경호·권순영·노경화·나광호·민진영·성희진·신희수·왕선정·정문경 등 3040 작가 10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작가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고 작가는 보수적 기독교 집안의 아들로서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이 과정에서 겪은 괴리감을 거센 붓질로 표현한다. 돌 사진, 나들이 사진, 졸업 사진 등 가족 앨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그렸는데, 얼굴이 모두 지워진 그림 속 인물들은 가족이 때로는 굴레임을 시사한다. 노 작가는 피해자이자 관찰자, 폭로자로서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여럿 다뤄 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어린이가 자란다는 건 더 좋은 선택을 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내가 어릴 때 나쁜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더 빨리 좋은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과거를 돌아봤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작품이 그저 어둡거나 우울하지만은 않다. 식물, 태양, 땅 등 수호신에 어린아이의 얼굴을 그려 넣은 노 작가의 그림은 동화처럼 밝고 아기자기하다. 그는 “어린 시절 마음이 구겨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렇다고 그때의 웃음이 거짓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구겨진 날들은 있어도 밝은 마음, 웃는 모습은 진심이란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권 작가는 돌봄에서 소외된 이들의 고통과 상처를 세밀한 터치로 표현한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소복하게 내린 눈이 캔버스를 채우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이 절단되거나 꿰뚫린 캐릭터가 뒤섞여 있다. 참담한 상처와 함께 따뜻한 연민이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작가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손을 내민다. 아동 폭력 피해와 소외의 경험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전시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현 상황에 경종을 울린다. 3월 13일까지.
  • 급한 건 잡았지만 중요한 건 놓쳤다… K방역 2년의 명암

    급한 건 잡았지만 중요한 건 놓쳤다… K방역 2년의 명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뒤 남는 게 부채와 폐업뿐이라면 앞으로 어느 누가 코로나19 방역대책에 협조하겠습니까.” 불평등 문제 연구에 천착해 온 김창환 캔자스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화상 인터뷰에서 손실보상에 소극적인 정부 방침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라면서도 “방역 대응이라는 ‘급한 일’은 잘하는데 감염병 이후를 대비하는 구조 개혁이라는 ‘중요한 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방역 대응만 놓고 보면 한국은 확진자나 사망자 추이를 보더라도 외국과 비교해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며 성과를 거둔 원동력을 “국민의 참여와 협조”로 꼽았다. 특히 그는 “소수를 희생양 삼아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좋지 못한 선례를 만드는 데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면서 ‘자영업자의 희생’을 언급했다. “하지만 희생 뒤에 보상이 없어요.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침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빚에 허덕이고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희생했으면 보상을 해 준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통하질 않는 거죠.” 정부 정책이 긴축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수추계 논란에서 보듯 정부 재정은 흑자 행진”이라면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봤다. 위기상황에선 국가가 적극적으로 빚을 져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하는데 한국은 거꾸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지난 2년 재정경제 정책은 완벽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미국만 해도 개별 가구에 나눠 준 돈이 한국 돈으로 1500조원이 넘고, 별도로 자영업자들은 최대 수억원씩 손실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는 사회경제적 평등을 강화하고 각자도생이 아닌 사회연대로 국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2년 동안 기회는 다 날려 먹고 각자도생만이 살길이라는 인식만 키워 놨다”고 비판했다. 결국 불평등과 분노, 각자도생은 코로나19 대응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국가의 역할을 재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자산 불평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지원을 늘리면서 소득 불평등은 개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주요 선진국 보수진영이 ‘작은 정부’ 얘기하는 건 한국밖에 없다”면서 “한국은 21세기 들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경제성장률이 높았고 영화나 음악 등 문화 분야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인 흐름을 못 따라가는 걸 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 ‘국정능력 보이고 처가 비리 엄단 선언’… 홍준표, 尹에 선대본부 합류 조건 걸어

    ‘국정능력 보이고 처가 비리 엄단 선언’… 홍준표, 尹에 선대본부 합류 조건 걸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19일 저녁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선대본부 합류를 요청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만난 뒤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 “오늘 저녁 두 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 요청을 했다”면서 “첫째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 둘째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위(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 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처갓집 비리 엄단 선언’ 요구에 따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7시간 통화 녹취’ 방송과 관련해 직접 사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회동은 윤 후보가 전날 저녁 홍 의원 측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이번 만찬 일정을 비공개로 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선대본부에 참여하게 된다면 윤 후보로서는 ‘원팀’으로서 대선 레이스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만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등 선거전략 전반에 관한 의견 교환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의 ‘울산담판’ 하루 전인 지난달 2일에도 홍 의원을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한편 안 후보가 20일 새해 인사차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날 예정이라고 국민의당은 밝혔다. 안 후보는 김 명예교수의 서울 서대문구 자택을 방문할 예정으로, 후원회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 인사인 김 명예교수는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선 당시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 나선 안 후보를 격려한 바 있다.
  • 진보 틀 깨는 沈… 최태원 만나 “反기업? 오해”

    진보 틀 깨는 沈… 최태원 만나 “反기업? 오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진보 진영의 틀을 깨는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심 후보는 19일 “기업인 가운데 심상정을 반기업적, 반시장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오해”라며 “규제나 페널티(처벌)가 기업정책의 전부라 생각해 본 적 없고 활기찬 민간기업이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친기업적인 발언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상의회관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심 후보는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조직이라 생각한다”며 “그간 반대해 온 것은 독점이나 담합, 갑질처럼 민주주의 밖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1호 공약이기도 한 주4일제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 차원으로 제안한 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회혁신 수단으로 중요하다”며 “상의에서도 적극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최 회장을 만난 것은 진보진영에서 소홀이 여기던 재계와도 접점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 멕시코 범죄집단 영토전쟁에 드론 폭격기까지 등장

    멕시코 범죄집단 영토전쟁에 드론 폭격기까지 등장

    마약밀매 등을 업으로 하는 멕시코의 범죄카르텔 간 영토전쟁이 갈수록 첨단화하고 있다. 영토전쟁을 벌이는 멕시코 범죄카르텔이 드론으로 상대 진영을 폭격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은 "가장 악랄한 카르텔로 꼽히는 신세대 할리스코 카르텔(CJNG)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카르텔이 폭격기로 사용한 드론을 이용해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보면 드론은 소형 폭탄을 밀림 속 상대편 은둔지에 투하한다. 폭탄이 터지자 날벼락을 맞은 듯 십수 명이 대피하지만 공격은 계속된다. 최소한 폭탄 3개가 추가로 투하되고 그때마다 지상에는 불꽃이 타오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론 폭격이 감행된 곳은 미초아칸주(州)의 한 지역이다. 드론을 날려 폭격을 감행한 주체는 악명 높은 CJNG로 추정된다. 미초아칸에서 다른 카르텔과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는 CJNG는 최근 최소한 2회 이상 드론 폭격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폭격을 당한 상대편이 드론을 공격, 추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지 언론은 "카르텔 전쟁이 드론을 이용한 공중전으로 확대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안전한 곳을 찾아 피난길에 오르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물론 미국에까지 경계 대상으로 부상한 조직 CJNG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했던 유타칸 반도의 해안 도시들마저 전쟁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유도하기 위해 1000만 달러(약 119억원) 현상금까지 걸었지만 그와 조직은 건재하다. 마약사업을 포함해 납치와 유괴, 협박을 통한 돈 뜯기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 오히려 CJNG의 세는 불어나고 있다. 재정적으로도 넉넉해졌다. 멕시코 경찰에 따르면 CJNG의 자산 규모는 약 500억 달러(약 59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익명을 원한 경찰 관계자는 "2009년 태동한 CJNG가 불과 13년 만에 멕시코 최대 규모의 카르텔로 발돋움했다"며 "특히 경제력에선 다른 카르텔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CJNG가 드론 폭격을 시작한 것도 막대한 경제력 덕분"이라며 "군용 드론을 사들인 적은 없지만 워낙 자금력이 풍부하다 보니 군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개조가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황성기 칼럼] ‘대깨~’ 아닌 유권자를 위해/논설실장

    [황성기 칼럼] ‘대깨~’ 아닌 유권자를 위해/논설실장

    대통령 선거가 3자 구도로 굳어졌다. 다시 대선판으로 돌아온 심상정을 넣으면 2강 1중 1약이다. 윤석열의 아마추어리즘이 역설적으로 판을 키웠다. 바닥의 안철수를 소환해 비호감 레이스이던 대선에 활력을 넣었다. 냉소적이던 유권자를 선거에 한 발짝 다가서게도 했다. 정권교체를 내세운 윤석열과 안철수의 합종연횡은 설 연휴 최고의 화젯거리다. 연휴를 보내고 바닥 민심을 확인한 두 진영의 단일화 혹은 연합 시도가 대선판을 흔들 것이다. 윤과 안의 단일화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중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같은 화학적 결합이 최상위다. 정치 9단, 10단이던 두 김. 그렇지만 정치 기반은 정반대인 두 지역과 세력의 연합이라는 한국 정치사에 유일무이라 여겨졌던 ‘짝짓기’가 재현된다면 최근 여론조사 같은 단일화 결과에 다가선다. 정치 경력 6개월과 10년짜리 정치인이 과거의 정치 고수 뒤를 따를 수 있을까. 하지만 흉내를 못 낸다면 ‘정권교체’는 5년 뒤를 기약해야 한다. 이재명은 이들 연합을 무산시켜야 정권재창출 혹은 ‘정권 내 정권교체’를 내다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3개월여 남았다. 5년 성적을 매겨 보지만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 2017년 4월에 나온 대통령 후보 공약집을 봐도 그렇고, 몇 차례 갱신된 ‘100대 국정과제’를 들춰도 마찬가지다. 2020년판 ‘100대 국정과제’의 1번 항목은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다. 최순실 등이 단죄를 받아 구적폐는 청산됐을지 몰라도 그 자리에 들어선 ‘조국’ 등 신적폐는 어쩌란 말인가. 1번부터 가위표다. ‘국민 눈높이 맞는 좋은 일자리’(16번)에 이르러서는 실소를, 코로나19로 2년째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역량 강화’(28번)에선 분노를, ‘미래 세대 투자를 통한 저출산 극복’(48번)에선 허탈감만 남는다. 20대 대선은 미래를 여는 길목이다. 그러나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는지 아는 유권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열렬 지지자들은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여서, 윤석열이 국민의힘 후보라는 이유 하나로 열광한다. 이들 ‘대깨명’(대가리가 깨져도 이재명), ‘대깨윤’(대가리가 깨져도 윤석열)을 30% 안팎이라 치자. 이들 ‘대깨~’ 유권자에겐 후보의 철학이나 이념, 미래의 청사진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부동층이라 불리는 나머지 30~40%는 그렇지 않다. 이번 대선은 ‘소확행 공약’(이재명), ‘심쿵 약속’(윤석열) 같은 이해집단을 노린 핀셋 공약이 대세다. 하지만 국민이 바보인가. 학습이 쌓여 공약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똑똑한 국민들이다. 이재명의 ‘1555’나 안철수의 ‘555’가 우리 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윤석열의 병사 200만원 월급은 재원이나 생각했는지. 현직 대통령의 국정 과제조차 낙제점인데 미래의 대통령이라는 후보들 말의 성찬을 보면서 실망은 깊어진다. 향후 5년은 선진국 문턱에 발을 걸친 한국이 경제·외교안보에 안정을 다지며 한 걸음 나아갈 시기다. 여러 대통령이 그랬듯 새 행정부는 이 나라를 후퇴만 시키지 않으면 된다. 국력은 국민의 노력, 기업의 분발, 행정·입법부 실력의 총합이다. 후보들이 전지전능인 것처럼 말하지만 대통령은 권력만 비대할 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위해 힘을 모으고, 기업이 잘 돌도록 하고, 국회가 180석 횡포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견제하면 한국은 진짜 선진국에 근접한다. 윤석열·안철수가 단일화하든 각자 출마하든, 이재명이 연합을 저지하든 ‘대깨명윤’ 아닌 유권자에겐 상관없다. 이들 행보는 중도로 수렴 중이어서 차별성도 없다. 3명 중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이다. 아직까진 누구 하나 대한민국 일보 전진의 최적임자란 믿음이 들지 않는다. 남은 49일, 목에 턱 걸린 정치 냉소가 해소될지엔 부정적이지만 그러길 바랄 수밖에.
  • [사설] 대선 49일, 미래 팽개치고 네거티브로 날 새울 텐가

    [사설] 대선 49일, 미래 팽개치고 네거티브로 날 새울 텐가

    20대 대통령 선거가 49일 앞으로 다가왔다. 과거 대선에 견주면 어느 정도 후보 간 우열이 가려지는 시점이다. 대선 결과도 50일 전 지지율 순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만큼은 양상이 다르다. 무엇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우열이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은 데다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앞을 점치기 어려운 선거 국면인 것이다. 후보들의 박빙 레이스가 만들어 낸 혼돈이야 물론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접전 속에서 차기 정부 5년의 국정에 대한 큰 그림은 보이지 않고 후보나 후보 주변에 대한 흠집 내기용 곁가지 공방으로 선거판이 얼룩지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어제 그제만 해도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유튜브 방송 기자와 나눈 통화 내용을 두고 여야와 지지세력들의 공방이 인터넷 포털과 카페, SNS 등을 가득 채웠다. 야권이 맞불 카드로 꺼내든 ‘형수 욕설’ 등 160분 분량의 ‘이재명 통화 녹음 파일’도 인터넷과 SNS 등에서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저마다 공익과 국민의 알권리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은 상대 후보를 흠집 내겠다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일 뿐이다. 이런 여야와 주변 지지세력들의 이전투구 속에 정작 석 달 뒤 들어설 새 정부의 과제는 무엇이고, 이 집권세력은 5년간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실종됐다. 이 후보가 내세운 국정 비전이 무엇인지, 윤 후보가 표방한 핵심 정책 과제는 무엇인지 선뜻 떠올릴 국민은 그다지 없을 듯하다. 이 후보가 어제 ‘일자리 300만개 창출’을, 윤 후보가 그제 ‘서울 철도 지하화’를 약속했지만 울림이 크지 않다. ‘김건희 녹취록’과 ‘이재명 욕설 파일’에 가려진 데다 두 후보의 정책 공약이 일단 지르고 보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국민 다수가 눈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각 후보의 ‘믿거나 말거나 공약’과 이들 후보 진영의 헐뜯기 비방으로 날이 새는 형국인 것이다. 남은 49일은 향후 5년 5000만 국민의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앞으로는 장밋빛 공약을 흔들면서 뒤로는 상대 흠집을 쑤셔 대는 비열한 선거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각 후보는 이제라도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말하고, 지지세력에게 네거티브 선거 중단을 엄명하기 바란다. 언론을 표방한 정파 매체들의 준동에도 선을 그어야 한다.
  • 빚에 쫓겨 접습니다… 사장님 30만명 ‘눈물의 폐업’

    빚에 쫓겨 접습니다… 사장님 30만명 ‘눈물의 폐업’

    서울 시내에서 카레 전문점 6곳을 운영하던 이준모(44·가명)씨는 최근 2년 새 점포 3곳을 접었다. 2007년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직영점 6곳에 직원 30여명을 둘 정도로 번창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학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가게 1곳당 3000만원 안팎의 정부 대출 지원금이 나왔지만 임대료와 밀린 직원의 월급을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가게 절반을 정리하고도 이씨는 최근 저축은행을 찾아 집을 담보로 1억 5000만원 대출을 더 받았다. 그는 18일 “올봄 정도 되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 좋아질 줄 알았는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계획 없는 방역 대책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버티다 못한 자영업자가 결국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나마 이씨처럼 퇴로를 찾을 수 있었던 경우는 다행인 편. 대출 담보로 잡힌 가게를 폐업했을 때 돌아올 채무변제 압박이 무서워 폐업도 못 하는 사실상 ‘한계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늘고 있다. 퇴직금을 밑천 삼아 제2의 인생을 출발하려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뒤 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하는데도 별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출 상환 부담 때문에 폐업 결심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다. 4년간 운영하던 코인노래방을 지난해 접고 현재 식당만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주진영(45·가명)씨는 “집합금지 지침이 적용되면서 손님이 뚝 끊겼고 매출이 5분의1로 쪼그라들었다”며 “정부 지원금을 세 차례 받았지만 임대료 절반 수준도 안 돼 매달 임대료 지출 등 적자만 300만~400만원이 쌓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지현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대부분이 사업자 대출을 받아 가게를 차렸는데 장사가 안 돼 상환이 더욱 어려워지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방역 정책으로 입은 영업 손실에 대해 대출 지원이 아닌 온전한 보상책을 마련해 자영업자가 영업을 유지하면서 대출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었지만 폐업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한계 자영업자’의 숫자 역시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 지원 현황을 보면 간접적이나마 자영업자의 폐업 실상도 유추해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이 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0만 7771건의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이 지원된 것으로 나와 있다. 최소 30만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는 얘기다. 이 장려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2020년 8월 16일 이후 폐업 신고한 소상공인에게 5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 이재명 “일자리 300만개 창출”… 유승민 공약도 파격 수용

    이재명 “일자리 300만개 창출”… 유승민 공약도 파격 수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일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해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이 후보는 대선 국면에선 이례적으로 ‘적진’에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통이자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짙은 유 전 의원의 공약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실용적 면모를 강조함으로써 중도 표심에 어필해 대선 판도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율 30%대 박스권을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환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체계 구축 ▲일자리 정책체계 재정비 ▲기업주도 일자리 성장 촉진 ▲혁신형 지역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지원 등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혁신형 일자리를 늘리는 데 135조원을 투입하고, 탈탄소·녹색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신산업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사회서비스 일자리 공약은 유승민 전 의원의 훌륭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실사구시 입장에서 과감히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전 의원과 이 문제로 사적 대화를 한 일은 없었다”며 “좋은 정책이라면 여야 진영을 가리지 말고 활용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작권을 가진 유 전 의원의 사회적 일자리 100만개 부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을 대표, 대리하는 정치집단 또는 정치인들이 인재 등용이나 정책의 채택에 있어서 진영 논리에 빠져서 유효한 정책을 놓쳐선 안 된다”며 “통합의 정신이야말로 국가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일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의 화상 대담에서 본인의 신경제 비전을 소개하고, 세계 5강 경제대국 진입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줄 계획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MBN ‘뉴스와이드’ 인터뷰에서 개헌 문제와 관련해 “책임정치를 위해서는 권력이 분산된 4년 중임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헌에 합의할 경우 임기를 1년 단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리 어려운 일이겠느냐. 국민에게 필요한 제도 만드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헌 합의 가능성에는 “합의가 쉽지 않다. 촛불혁명 직후 할 수 있었는데 실기했다”고 답했다.
  • [단독] 진보·보수 갈린 ‘내각 女할당제’… 李 “30%” 沈 “50%” 尹·安 “반대”

    [단독] 진보·보수 갈린 ‘내각 女할당제’… 李 “30%” 沈 “50%” 尹·安 “반대”

    여성 국무위원을 내각의 일정 비율 배치하는 ‘내각 여성할당제’에 대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반대, 진보 성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서울신문이 각 당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후보들의 입장은 진보·보수별로 극명히 나뉘었다. 특히 보수진영의 경우 지난 19대 대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가 나란히 내각 여성할당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과 비교해 후퇴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젠더 이슈를 놓고 양 진영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내각 여성할당제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각 당의 후보들이 20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각의 여성 비율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성 장관급 비율을 30% 이상으로 임명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적이 있으며, 차기 정부에서도 3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19대 대선 당시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심상정 후보는 남녀동수 내각을 공약한 유일한 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성평등내각, 세대연대내각을 실현하겠다”며 “먼저 여성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한 남녀 동수제, 국무위원 50%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성평등 내각을 내실 있게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19대 대선 출마 당시에도 내각을 남녀 동수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작위적인 여성 비율 숫자를 목표로 제시하는 것보다 능력 있는 인사에게 실질적으로 평등한 기회가 돌아가도록 힘쓰겠다”며 “기계적 평등이 아닌 실질적 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내각 여성할당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내각 여성) 할당제로 김현미, 유은혜, 강경화, 추미애가 탄생했다고 해서 여성들의 삶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나”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안 후보도 “여성할당제 몇 %를 약속하기보다, 유능한 인재 발굴을 통한 여성인재 등용에 힘쓰겠다”며 “국정 철학이 같고 부처를 이끌어 갈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면 성별과 정파 등을 가리지 않고 장관으로 임명해 국민통합 내각을 운영하겠다”고 밝혀 역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당이 국회의원 등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후보를 30% 이상 공천하도록 ‘의무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보수 성향인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을, 진보 성향인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현재 국회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상정돼 있지만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고,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 수준에 불과하다”며 “여성의 실질적인 정치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여성 후보 30% 이상 공천 의무화’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 후보도 지역구 여성후보 30% 공천 의무화에 찬성하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해 지역구 여성공천 현재 권고 30%에서 의무화, 미준수 시 국고보조금 삭감 등 불이익 조치 등 의무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는 “지역구 여성의원 30% 의무공천에 대해서는 정개특위를 비롯한 국회에서의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여성후보 30% 이상 공천을 숫자로 명시하기보다는 뛰어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여성들이 불이익 없이 공천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기업에서 여성 고용을 확대할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후보들 모두 나름의 방안들을 내놨다. 윤 후보는 채용단계부터 신규 지원자, 경력직 지원자, 서류 합격자를 포함해 지원부터 최종 합격까지 성비를 공시하고, 부서별 근로자 성비, 승진자 성비, 육아휴직 사용자 성비, 성별 임금격차를 공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공공기관의 채용 및 면접에서의 성차별 신고 발생 즉시 조사 및 감독이 시행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민간기업까지 확대되도록 사회적인 공론을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방고용노동청에 ‘고용평등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심 후보는 “모집·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차별 또한 노동의 기회 상실의 권리 침해가 크기 때문에 임금 차별금지, 정년 퇴직 및 해고에서의 차별금지 조항같이 징역형을 병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채용과정에서 직무역량 평가보다는 성별에 따른 특혜나 불이익은 어떤 이유로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 민주당·열린민주당 합당 마무리…원팀은 ‘글쎄’

    민주당·열린민주당 합당 마무리…원팀은 ‘글쎄’

    합당·복당 쌍끌이 노력에도…당내 불씨 여전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18일 최종 합당 선언을 하며 ‘한 지붕’ 아래 뭉쳤다. 정동영 전 의원까지 전날 민주당에 합류하며 ‘민주 대통합’의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그러나 대선후보 직무집행정지 소송, 집단 탈당 사태 등 당내 갈등의 불씨도 여전해 ‘원팀’을 향해서는 갈 길이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강민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합당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양당의 통합을 결의했다. 이로써 양당은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하는 흡수 합당 방식의 통합을 마무리 지었다. 양당은 실무적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최종적인 합당 등록을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저희 두 당은 단순한 산술적 결합이 아니라 낡은 정치의 문법을 타파하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양당이 논의, 정리한 혁신에 대한 모든 것을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수렴해서 실천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도 “민주진보 진영의 단결은 국민의 명령이자 의무”라며 “이제는 집권당 안에서 개혁을 향한 시민들의 염원을 가슴 깊이 새기며, 마음과 자세를 새로이 하여 선도국가 대한민국의 참된 민주주의를 향한 사회를 이끄는 등대와 쇄빙선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합당 특례, 정치개혁특위 설치 등 합당 과정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되기로 했고, 최고위원 1명을 포함해 중앙위원은 20명, 전국 대의원은 100명 이내로 늘어나는 특례 적용을 다음 전당대회까지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당 경력이나 징계 경력으로 인한 경선 감산을 대선 기여도 평가로 달리하는 특례를 적용하고, 정개특위를 비상설 특위로 설치하는 건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당은 합당 관련 기구를 구성해 통합 관련 실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기구에서는 열린민주당의 남은 자산과 당사, 당직자 등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행정적 차원의 실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합당과 더불어 대통합 차원의 복당 신청을 마무리 지으며 원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당 신청 기간이었던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정 전 의원을 비롯해 천정배·유성엽·최경환·이용주·민병두 전 의원과 ‘동교동계’ 정치 원로인 권노갑·정대철 전 고문 등이 대거 복당했다. 다만 일각에선 외형적으로는 한 식구가 된 이들이 당내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인사들의 소송과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김연진 스페이스민주주의 대표와 민주당 당원 4369명은 전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선 후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후보를 꾸준히 비판하다 당내 징계를 받았던 이상이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6일 탈당을 선언했고, 경남 양산지역의 민주당 핵심당원 300여명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여전히 민주당 내부 경선 후유증이 남아 있다”며 “지난 주에 호남을 돌았는데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우리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약간 유보적인 상태에 있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걸 봤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계시던 분들이 여전히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 일부 남아 있다”면서도 “그분들이 최근에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 [단독] 진보·보수 갈린 ‘여성할당제’...李·沈 “찬성”, 尹·安 “반대”

    [단독] 진보·보수 갈린 ‘여성할당제’...李·沈 “찬성”, 尹·安 “반대”

    19대 대선서 모든 후보들 내각 여성할당제 찬성 20대선 이재명·심상정 찬성, 윤석열·안철수 반대 내각 여성비율 이재명 30%, 심상정 50% 목표李 “차기정부서도 30% 이상 유지 필요”, 沈 “남녀동수내각” 여성 국무위원을 내각의 일정 비율 배치하는 ‘내각 여성할당제’에 대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반대, 진보 성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서울신문이 각 당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후보들의 입장은 진보·보수별로 극명히 나뉘었다. 특히 보수진영의 경우 지난 19대 대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가 나란히 내각 여성할당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과 비교해 변화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젠더 이슈를 놓고 양 진영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내각 여성할당제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각 당의 후보들이 20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각의 여성 비율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성 장관급 비율을 30% 이상으로 임명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적이 있으며, 차기 정부에서도 3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19대 대선 당시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심상정 후보는 남녀동수 내각을 공약한 유일한 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성평등내각, 세대연대내각을 실현하겠다”며 “먼저 여성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한 남녀 동수제, 국무위원 50%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성평등 내각을 내실 있게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19대 대선 출마 당시에도 내각을 남녀 동수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尹 “실질적 평등 위해 노력”, 安 “%약속 보다는 유능한 인재 발굴” 반면 윤 후보는 “작위적인 여성 비율 숫자를 목표로 제시하는 것보다 능력 있는 인사에게 실질적으로 평등한 기회가 돌아가도록 힘쓰겠다”며 “기계적 평등이 아닌 실질적 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내각 여성할당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내각 여성) 할당제로 김현미, 유은혜, 강경화, 추미애가 탄생했다고 해서 여성들의 삶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나”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안 후보도 “여성할당제 몇 %를 약속하기보다, 유능한 인재 발굴을 통한 여성인재 등용에 힘쓰겠다”며 “국정 철학이 같고 부처를 이끌어 갈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면 성별과 정파 등을 가리지 않고 장관으로 임명해 국민통합 내각을 운영하겠다”고 밝혀 역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당이 국회의원 등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후보를 30% 이상 공천하도록 ‘의무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보수 성향인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을, 진보 성향인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현재 국회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상정돼 있지만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고,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 수준에 불과하다”며 “여성의 실질적인 정치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여성 후보 30% 이상 공천 의무화’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 후보도 지역구 여성후보 30% 공천 의무화에 찬성하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해 지역구 여성공천 현재 권고 30%에서 의무화, 미준수 시 국고보조금 삭감 등 불이익 조치 등 의무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는 “지역구 여성의원 30% 의무공천에 대해서는 정개특위를 비롯한 국회에서의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여성후보 30% 이상 공천을 숫자로 명시하기보다는 뛰어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여성들이 불이익 없이 공천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여성고용 확대, 尹 “성별근로공시제”, 李 “고용평등전담부서 설치” ‘기업에서 여성 고용을 확대할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후보들 모두 나름의 방안들을 내놨다. 윤 후보는 채용단계부터 신규 지원자, 경력직 지원자, 서류 합격자를 포함해 지원부터 최종 합격까지 성비를 공시하고, 부서별 근로자 성비, 승진자 성비, 육아휴직 사용자 성비, 성별 임금격차를 공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공공기관의 채용 및 면접에서의 성차별 신고 발생 즉시 조사 및 감독이 시행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민간기업까지 확대되도록 사회적인 공론을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방고용노동청에 ‘고용평등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심 후보는 “모집·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차별 또한 노동의 기회 상실의 권리 침해가 크기 때문에 임금 차별금지, 정년 퇴직 및 해고에서의 차별금지 조항같이 징역형을 병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채용과정에서 직무역량 평가보다는 성별에 따른 특혜나 불이익은 어떤 이유로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 “김건희 튼 MBC, ‘이재명 형수욕설’ 녹취도 틀어야 형평성 맞아”(종합)

    “김건희 튼 MBC, ‘이재명 형수욕설’ 녹취도 틀어야 형평성 맞아”(종합)

    “이재명 ‘욕설파일’ 전달했는데 방송 안해”“의도 매우 의심, 매우 정치 편향적 편성”김건희 녹음 후속 예고에 “4탄은 김혜경?”與유인태 “‘쥴리 의혹’ 깔끔히 육성 해명”이재명 파일엔 “나돈 지가 언젠데 뭔 뉴스”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MBC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기자와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 방송한 것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녹취 파일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가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을 보도한 만큼 이 후보 관련 욕설 파일도 보도해야 여야 검증의 균형이 맞는다는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자신의 욕설 발언에 대해 인정하고 거듭 사죄했었다. “MBC, 김건희 발언 국민이 다 안다?이재명은? 자꾸 편향적이면 역풍불 것” 김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형과 형수 사이에서의 패륜이 드러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되겠느냐”면서 “이 후보 본인의 육성도 틀어야 여야 형평성에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MBC에 해당 파일을) 전달했다. 그런데 그것은 (MBC가 보도를) 안 한다”면서 “그러니까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 매우 정치 편향적인 편성”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건희씨와 기자간 ‘7시간 통화’를 보도한 MBC 기자가 이 후보 녹취 파일은 ‘이미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어떻게 단정해서 이야기하느냐”면서 “알지 못하는 국민이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더구나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새로 나온 사실이 아니면 검증을 안 하느냐. 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는 처음 나왔다”면서 “(MBC가) 지금이라도 (이 후보 녹취 파일을) 틀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MBC가 후속 보도를 예고한 데 대해서는 “자꾸 그렇게 편향적 모습 보이면 역풍이 불 것”이라면서 “(다음 보도는) 이 후보 (관련 보도)가 나가야죠. (그다음) 4탄은 (이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인가”라고 직격했다.“김건희 신데렐라처럼 느꼈던 분들도 ‘나랑 똑같네’ 생각할 것” 김건희씨 관련 여론에 대해서는 “제가 듣기론 (김씨가) 멀리 다른 나라에 있는 신데렐라처럼 느꼈던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나랑 똑같네. 평상시 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여성이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보도에 대해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았더니 별로더라”면서 “이 파동이 무당층 내지 중도층에 별로 이렇게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특히 김씨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부인한 점을 언급하며 “기자회견이나 캠프에서 무엇을 하는 것보다 본인 육성으로다가 깔끔하게 해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가 ‘7시간 통화’ 상대인 서울의소리 기자를 “좀 이용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무슨 폭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엄마나 선생님이 볼 줄 알고 쓴 일기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유인태 “가녀린 소녀 아닌 여장부 느낌”“강연료 105만원, 트집잡긴 쪼잔해”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가녀린 소녀 같은 이미지였던 김씨가 이번에 여장부 느낌을 줬다. 김씨가 ‘언터처블’(손댈 수 없다는 뜻), 내지는 후보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그게 좀 입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강연료 명목으로 105만원을 건넨 것에는 “시민단체 같은 데서 고발할지는 모르겠지만 저거를 갖고 이렇게 트집잡기는 좀 쪼잔해 보인다”고도 했다. 김씨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관련 ‘미투’ 발언을 두고서는 “피해자가 멀쩡히 있는데 해서는 안 될 소리”라고 하면서도 “우리 세대 술자리에서는 저도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이 자식들은 돈을 안 줘서 그래’라는 것과 비슷한 소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MBC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잡자고 했잖아. 미투도 뭐하러 잡자고 하냐고. 사람 사는 게 너무 삭막하다”면서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말했다.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면서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진보 진영처럼) 그러면 안 된다. 나중에 화 당한다. 지금은 괜찮은데 내 인생 언제 잘 나갈지 모르잖아”라고 덧붙였다. 이에 안 전 지사 성폭행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김건희씨에게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 파일도 틀어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에는 “자꾸 저런 소리를 하는 게 자기네 표 떨어지는 줄 모른다. 나돈 지가 언제인데 그게 무슨 뉴스냐”며 일축했다.
  • “안희정 불쌍하더만” 김건희 ‘통화’ 논란…이수정, 김지은에 사과

    “안희정 불쌍하더만” 김건희 ‘통화’ 논란…이수정, 김지은에 사과

    국민의힘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이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와 관련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에게 사과했다. 17일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번 서울의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줄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격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이는 김건희씨가 지난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한 내용 중 안 전 지사와 관련해 나눈 대화가 MBC ‘스트레이트’ 방송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씨는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잡자고 했잖아. 미투도 뭐하러 잡자고 하냐고. 사람 사는 게 너무 삭막하다”면서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말했다. 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진보 진영처럼) 그러면 안 된다. 나중에 화 당한다. 지금은 괜찮은데 내 인생 언제 잘 나갈지 모르잖아”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지은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김건희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김지은씨는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면서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 달라”면서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정동영, 민주당 복당 신청…“티끌만한 힘이라도 보태고파”

    정동영, 민주당 복당 신청…“티끌만한 힘이라도 보태고파”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7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신청했다. 정 전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저의 패배로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이 열어 오신 한반도 평화의 대장정이 10년 가까이 역주행했다는 회한을 안고 있다”며 “이재명 대선후보를 도와 4기 민주정부를 창출하는데 티끌만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민주당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굳은 신념 아래 외교적 총력을 기울여 개성공단을 다시 열고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 테이블을 열어 마침내 한반도 평화공동체의 길을 개척해 내리라고 믿는다”며 “이 후보의 승리를 통해 한반도의 운명이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확고한 평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기를 간절희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 전 장관이 선대위의 선거운동에 조금의 부담도 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별도의 행사 없이 서면 입장 발표 후 복당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송 대표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모두 모이고 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한 번영을 위해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절실하다. 다시는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할 수 없다. 정동영 전 장관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일괄복당신청 마지막 날, 정 전 장관이 복당을 신청함으로써 이재명 대선후보가 주문한 민주개혁진영의 대통합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서강대 교수(매체경영)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사설] 빈 수레처럼 요란만 했던 ‘김건희 녹취록’ 보도

    [사설] 빈 수레처럼 요란만 했던 ‘김건희 녹취록’ 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어제 공개됐다. MBC는 어제 저녁 김씨가 지난해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52차례, 모두 7시간가량 통화한 내용을 방송했다. 통화 내용엔 김씨가 윤 후보 선거 캠프에 일정 부분 간여한 정황과 미투와 관련한 부적절한 언급 등이 담겼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대선 정국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내용은 별반 보이지 않는다. 녹취에서 보도까지 진보 진영의 정치공작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던 야당이 오히려 머쓱해진 모양새다. 뭔가 대단한 폭로성 발언이 나올 듯했지만 결국 김씨는 쥴리가 아니었고 (검사와의) 동거설도 사실무근인 것만 확인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거나 “남편을 키워 준 건 문재인 정권”이라는 발언도 일반인의 정치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겠다. 다만 “돈을 안 챙겨 줘서 미투가 터지는 것… 난 안희정(전 충남지사)이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며 미투를 깎아내린 발언은 분명 문제로 보인다.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는데 결국 생쥐 한 마리가 뛰쳐나온 격이다.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에 야당 대선후보 배우자의 이런 정도의 시시콜콜한 사적인 대화를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해야 할 일이었는지, MBC의 보도 윤리를 비난하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대선을 불과 50여일밖에 안 남긴 민감한 시점에 해당 녹음과 방송 자체가 처음부터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담은 것 아니냐는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언론 자유와 공정보도의 책무 차원에서 짚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여야의 유불리를 떠나 과연 이런 사적 대화의 폭로가 국민 알권리에 부합하는지 따져 볼 일인 것이다.
  •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금강산 관광 재개·DMZ관광 추진… 한반도 평화 강조한 이재명

    금강산 관광 재개·DMZ관광 추진… 한반도 평화 강조한 이재명

    강원도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우익 포퓰리스트”, “안보 포풀리즘”이라고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전날에는 윤 후보를 향해 “모르면 점쟁이에게 물어볼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맹공했다. 그는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안보공약을 쏟아 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강릉 중앙시장을 방문해 윤 후보의 안보관을 맹비난했다. 그는 “혹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고 의심된다고 타격하면 어떻게 되나. 바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후보는 “아는 척한다고 한 소리 같은데 킬 체인이란 정말로 대량살상무기, 핵 공격이 지금 확실하고 임박했을 때 그 타깃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미사일 실험한다, 기분 나쁘다고 선제 타격하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강원 일정 후 ‘귀가 라이브’에서도 “일부 정치인이 평화에 위협을 가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해 정치세력을 확대하고 득표도 해 보고 하려는 것 같더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과거 총풍 사건을 언급하고 “최근에 상대 후보 측에서 ‘북풍 작전’을 들고 나왔다”며 “안보 포퓰리즘으로 위기조장하고 진보 개혁 진영을 종북빨갱이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국민 의사를 존중해서 국민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잘해 내서 국민들한테 지지받는 이 민주주의자를 포퓰리스트라고 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걸 뭐라고 하나, 적반하장, 요새 유행하는 말로는 바보”라며 “국민이 이런 걸 다 구별해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7시간 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윤 후보를 ‘바보’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남자 편들고 여자 편들고 서울 편들고 지방 편들고 이렇게 편 나눠 가지고 싸우면 이 나라가 어찌 되겠습니까”라며 “‘X판’이라고 할 수는 없고 망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윤 후보의 정책과 관련해서도 “윤 후보가 요새 제가 말한 정책 잘 발표하고 있는데, 저는 동의하고 칭찬한다”며 “네가 먼저 이야기했느냐, 내가 먼저 이야기했느냐 가릴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강원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기간 내내 윤 후보를 점쟁이와 연결시키며 평가절하했다. 지난 15일 강원 춘천의 명동거리 즉석유세에서는 “점쟁이에게 묻지 않아도 국정방향을 알아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손에 ‘왕’(王)이란 글자를 적고 TV토론에 출연해 ‘무속 논란’이 불거졌던 적이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 공약 발표를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인이 깊은 관심을 가진 DMZ 평화생태관광을 추진하겠다”며 “한반도 평화는 우리 모두의 생존 문제다. 2008년 이후 닫혀 버린 금강산 관광의 문을 최대한 빠르게 다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접경지역으로서 소외받은 강원도를 ‘평화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그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곤 하는데 강원도야말로 분단 70년 남북 대치 상황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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