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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웅 칼럼] “하늘 안 무섭나”

    “대한매일신보는 한말 국가의 운명이 위급한 지경에 처했던 시기에 구국의필봉으로 일본의 침략에 저항했던 민족언론의 본산이었다. 대한매일은 러·일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1904년 7월18일에 창간되어 한일합방이 강제로 체결되던 때까지 일본의 침략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항일민족언론의 사명을 다하였다.”(이광린외 ‘대한매일신보연구’) “대한매일신보는 대형4면,국한문 혼용의 신문으로서 처음부터 대표적인 ‘배일지’로서 이채를 띠었다.이 신문이 일제 침략자들과 그 앞잡이 매국도배들을 반대 배격하는 데서 비교적 예리했던 것은 무엇보다 우리 인민의 반일애국투쟁이 더욱 앙양되고 있었던 역사적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발간된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이용필 ‘조선신문 100년사’) 오늘(18일)은 대한매일신보가 태어난 지 96주년이다.현재 한국언론사로서는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한다.앞서 남북 두 언론학자가 지적했듯이 한말 국가의 운명이 위급할 때 구국의 필봉으로 일제침략에 저항했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다.반면에 그보다 훨씬 긴 세월의 부끄러운 전력도 갖고 있다. 오래전 신문학자 곽복산씨는 “신문기자는 민중이 신뢰할 수 있는 진실성을견지하여야 하는 까닭에 기자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을남겼다. 어찌 기자뿐이겠는가.‘진실성’을 견지하는 직업인이 아니라도 먼저 인간이 돼야 하는 것은 사람의 당위다. 새삼스런 말을 인용한 것은 엄청나게 변하는 남북관계에서 오늘 언론(인)의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살피기 위해서다. 6·15선언 이후 우리 언론은 휴전선 이북까지 인식의 지평을 넓히게 됐다. 따라서 분단시대 언론에서 통일시대 언론으로 시각을 교정하고,냉전논리에서화해협력시대로 인식을 전환하고,내부의 이해다툼에서 민족문제로 시야를 높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남북한은 그동안 주변 4강의 종속변수 위치에서 주체적 상수로 한반도 문제를 스스로 주도하게 됐다.해방 이후 처음으로 민족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이라는 주체적 변화를 조성해낸 것이다.이것은 실로 대단한 변화다.민족의 자긍심이기도 하다.문제는 내부적으로 얼마만큼 강고한 통합력으로 북한과 대화를 통해 6·15 합의사항을 실천하고 평화공존을 이루느냐다.우리 사회의 다양성 때문에 북한과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고 분열상을 보일 수도 있다.특히 수구 언론의 변화를 거부하는 냉전논리는 자칫 남북관계를 대결구도로 회귀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의 시점에서 한민족에게 평화공존 이상의 과제는 다시 없다.언론이 이같은 민족사적 과제를 뒤엎고 여론을 왜곡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경계선을 허문다면 그것은 직업인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못할 짓이다.여기서 기자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가르침의 유효성을찾게 된다. 언론이 비판보도 기능을 넘어 권력화의 기능을 하고,그 종사자들이 언론귀족으로 자리잡고,맹목적 적대감으로 남북화해를 훼방하고,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용지를 오로지 ‘광고유치’ 목적으로 무한정 찍어서 곧바로 폐지장으로 보내는 따위의 폐습을 시정하지 않고는 건전한 언론자율도,여론형성과 수렴도,남북 평화공존도 불가능하다. 국가의 운명이 위급할 때 선각 언론인들이 나서 구국의 필봉을 날렸듯이 남북이 화해와 평화공존으로 가는 중차대한 시기에 언론(인)의 책임과 사명은실로 막중하다.그 선상에서 대한매일의 책임과 사명 역시 막중하다. 대한매일은 98년 11월11일 공익정론과 민족화합을 앞당기는 언론으로 거듭나면서 포효하는 호랑이를 심벌로 내세웠다.균형 있는 비판과 대안제시로 공익언론의 참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고 제도언론이 기피해온 일련의 기획 연재를 통해 정체성 회복에 노력했다. 옛글에 ‘화호불성반위구’(畵虎不成反爲狗)란 말이 있다.“호랑이를 그리려다 잘못하여 개를 그리게 된다”는 뜻이다.대한매일은 짧은 기간의 개혁과정에서 미처 호랑이를 그리지 못한 부분은 독립언론으로 새로 나면서 ‘화호점정’(畵虎點睛)하게 될 것이다. 박경리 여사가 소설 ‘토지’에서 토해낸 “하늘 안 무섭나”란 말을 남북화해를 해코지하려는 언론(인)에는 ‘훈계’로,독립언론으로 가는 대한매일은 ‘계훈’으로 삼으면 어떨까. [김삼웅 주필 kimsu@]
  • ‘동방견문록’ 국내 첫 완역결정본

    베니스 출신의 이탈리아 상인이자 여행가인 마르코 폴로(1254?∼1324).그는1271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0세의 신임장을 받아 몽골제국으로 떠나는 아버지와 숙부를 따라 여행길에 오른다.1274년 쿠빌라이 칸이 통치하는 원나라의수도 상도(上都)에 도착한 폴로는 17년동안 쿠빌라이의 신하로 원에 머문다. 1290년 이란지역 일 칸국으로 시집가는 공주의 안내자로 뽑혀 중국을 떠난 그가 고향 베니스로 돌아온 것은 1295년.그는 1298년 베니스-제노아 전쟁때포로가 돼 제노아 감옥에 갇힌다.그 감옥에서 모험소설작가 루스티켈로를 만나 자신의 동방견문담을 받아 적게 한다.그것이 바로 ‘동방견문록’이다. 13세기 후반 서양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꼽히는 ‘동방견문록’이서울대 김호동교수(동양사학과)의 번역으로 새롭게 나왔다.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동방견문록’은 포켓판이나 대중판,또는 일본어 번역본을 중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이번에 도서출판 사계절에서 나온 ‘동방견문록’은 전문학자에 의한 첫 ‘완역결정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원본에 가장 가까운 판본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지리학회본(F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동방견문록’은 원래 제목이 ‘세계의 서술’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유럽을 빼고는 당시까지 알려진 모든 ‘세계’를 포괄한다.동서로는 일본에서 아나톨리아고원까지,남북으로는 수마트라에서 북극지방까지 아우른다.폴로가 유럽인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단으로 몰릴 만큼 유연한 종교적·사상적태도를 취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폴로는 여러모로 보아 기독교인이었지만 석가모니를 위대한 성자라 불렀고,네스토리우스파 교단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동방견문록’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 기록들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바그다드 근처의 산을 움직여 기독교도들을 재난에서 구했다는 독실한 구두쟁이의 기도나 전설로만 듣던 동방의 기독교 군주 ‘프레스터 요한’에 대한 기록 등 경이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동방견문록’의 사본은 전세계에 120여종이 나돌고 있다.이는 ‘동방견문록’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그 이야기의 사실성에 대한 의문을 부추기는대목이기도 하다. 김종면기자
  • “천주교인권위 친북세력 매도 한국논단 2천만원 배상하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尹載植 대법관)는 21일 “친북·이적 세력으로 매도하는 기사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천주교인권위가 월간 한국논단과 발행인이도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한국논단측의 상고를기각,“피고는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제의 기사는 여러면에서 진실성이 없는데다,신속한 보도를 필요로 하는 일간지보다 신중하게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 월간지로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 “돈받고 학습지 채택 교사 해임은 정당”

    서울고법 특별8부(재판장 金仁洙 부장판사)는 9일 “학습지 채택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해임까지 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김모씨 등 전직교사 3명이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이유없다”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격형성기에 있는 중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엄격한진실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교사가 비리를 저지른 것은 지극히 비교육적인처사인 만큼 해임처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96년 M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H학습지를 채택하는대가로 학습지 판매업자로부터 1질당 5만원씩 모두 380만원을 받은 사실이드러나 해임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총선후 금융·기업개혁 가속

    정부는 총선 이후 경제정책의 최우선을 저물가 저금리 기조에 기초한 거시경제 안정에 두고 금융·기업의 구조개혁을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이에 따라이완된 모습을 보였던 기업·금융개혁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정부의 올해 경제운용 기조에는 변화요인이 없지만 총선을 전후해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구조조정이 이완되는 조짐이 엿보여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저물가-저금리’기조의 유지와 채권,주식,외환 등 금융시장의 안정에 정책의 역점을 두기로 했다.소비자물가 상승률 2.5%의 목표를 지키기 위해 통화를 신축 운용해나갈 방침이다. 경제회복에 따른 집단이기주의와 보상심리가 팽배하고 있으나 임금인상은생산성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장·단기 금리격차를 3%대로 안정시키기 위해 채권시장의 구조를 개혁하고기업 재무구조를 개선,자금수요를 적정화함으로써 장기금리의 지속적인 하락도 유도하기로 했다.환율의 급변동을 억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외환시장 조절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부문의 경우 지배구조개선과 회생·퇴출제도를 조속히 정비하기로 했다.지배구조와 관련,공시대상인 18개항의 민간 모범규준 공시여부와 공시의 진실성을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2차 지배구조개선 용역보고서 최종안이 상반기중 완성되는 대로 1인 주주제도와 집단소송제 등을 상법·증권거래법에 반영키로 했다. 또 사전조정제도 도입과 기업구조조정기구 설립을 통해 기업의 회생과 퇴출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금고 등 부실 서민금융기관을 정리하고 금융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하며,금융의 대형화·겸업화를 촉진시키기로 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되 경영성과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물을 방침이다. 박선화기자 psh@
  • [오늘의 눈] 꽁무니 빼는 ‘李信範폭로’

    한나라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부부가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택을 ‘호화(豪華)주택’이라고 정치 공세를 펴다가 주춤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특파원의 확인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파원들은 “홍걸씨 부부는 95년 5월1일 34만5,000달러에 현재의 집을 구입,매각한 적이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반면 이를 처음 터뜨린 이신범(李信範)의원은 “홍걸씨가 98년 8월19일 이웃에 사는 미국인 T씨에게 42만5,000달러에 팔았다”고 주장했다.이 의원은 이보다 앞서 “홍걸씨가 LA 팔로스버디스 해변가의 220만달러짜리 호화주택에 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동안 이 의원의 폭로를 그대로 보도하다가 ‘낭패’를 겪은 경험이 있는보도진이 사실관계를 거듭 확인하자 이 의원은 “현지에 특파원이 있지 않느냐.가서 확인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의기양양했다.그러면서 ‘증거’로 내놓은 것이 현지 부동산업체의 자료.하지만 T씨는 홍걸씨의 옆 집을 매입했으며 이 의원은 잘못 기재된 부동산업체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소 증서는 홍걸씨가 아직 그 평범한 주택을 소유하고 있음을 입증하고있다. 이 의원은 그렇다치자.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호재(好材)’라도 잡은듯 야단법석을 떨었다. 지난 10일 최병렬(崔秉烈)부총재를 위원장으로 한 ‘대통령 일가 관련 부정비리 의혹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청와대와 ‘일전(一戰)’을벼르는 모습이었다.그러다가 사실관계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려 하고 있다. 사단(事端)의 장본인인 이 의원은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났다.지난 98년 말 ‘국회 529호 안기부 분실’을 폭로한 뒤 미국으로 떠난 것처럼.불리한 국면을 피해보자는 것인지,LA현지에서의 조사를 위한 것인지 확실치 않으나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얼마든지 ‘비리’를 폭로할 수 있다고 본다.그로 인해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고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사례를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다.문제는 진실성이다. 따라서 홍걸씨 주택문제가 ‘사실무근’으로드러난 이상 이 의원과 한나라당은 정중히 사과하는 게 정치인과 공당(公黨)의 도리가 아닐까. 오풍연 정치팀차장 poongynn@
  • 정도상 장편 ‘푸른방’-정준 실화소설 ‘땅끝맨’

    항간에 성공적인 삶이 있듯 소설 동네에는 성공적인 ‘소설적 삶’이 있다. 소설 밖 인생과는 달리 소설 속 인생의 성패는 작가의 솜씨 하나에 좌우된다. 소설에 나오는 삶,소설 속 인생은 독자들의 평균적인 삶과 비교할 때 유별나게 우여곡절과 사연이 많다.그래서 소설에 이끌릴 터이나,사연과 우여곡절이 겹치다 보면 작중 인생의 리얼리티와 진실성이 손상받을 수 있다. 최근에 출간된 정도상의 장편소설 ‘푸른 방’(한울)과 정준의 실화소설 ‘땅끝맨’(뿌리와날개)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사연많은 인생들이다.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들이다.그러나 두 작품의 ‘소설적 삶’에는 흠이 많이 잡힌다. ‘푸른 방’의 남녀 주인공은 작가가 말하듯이 한국인으로 20세기를 살아오면서 생길 수 있는 역사적 상처를 거의 빠짐없이 지니고 있다.남자의 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희생되었고 원폭 피해로 어머니,큰형,할아버지 그리고 네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자신은 월남전 참전의 심리적 외상과 함께 고엽제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독일 광부로 취업하면서 순수하게 통일운동에 몸담다가 간첩으로 찍혀 남쪽 고향에는 발도 디딜 수 없게 됐다.여자는 월북 아버지 때문에 시늉으로라도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가질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간호사로 독일로 와 남자 주인공과 결혼했으나 북의 아버지 문제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푸른 방’의 주인공들은 역사적으로 박복하고 같은 또래의 한국인에 비해서도 매우 재수가 없는 케이스다.문제는 이 상처많은 삶의 보편성 여부가 아니라 이 상처와 삶들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있는가 하는 점이다.주인공들의 역사적 상처는 장시간의 연대기로서 깊이 침전된 탓에 현재 상태로 분기(奮起)될 계기가 주어져야 하는데 작가가 동원한 현재화의 장치(여자 동성애)는 엉뚱해 보인다.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풍속이라서가 아니라 누적된 상처와는 본질적으로 연이 없기 때문이다. ‘푸른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처의 리스트들은 현재의 살을 재생시키지 못해 끝내 과거의 뼈로 남아있는 인상이다.이에 반해 정준의 ‘땅끝맨’이 이야기하는 과거의 삶은 상당부분 팔팔 살아서 움직인다.이 작품은 지난50년대 중반 부산의 최빈곤층에서 태어난 한 남자가 살아온 이야기다. 주인공은 흔한 말로 운수가 기박해 불행과 좌절로 점철되는 길을 걸어왔다. 운없고 아무리 애써도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만서도 주인공의 박복하고 불우한 팔자가 너무도 거세고 완강해 인간사의 부조리를 적시하려는 우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 작품은 실화소설이란 표제가 말하듯 실제의 삶을 그대로 기록한 측면이 강하다.‘땅끝맨’의 고난은 일견 ‘푸른 방’의 상처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이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지만 한계이기도 하다.즉 ‘땅끝맨’의 매력은 픽션보다는 넌픽션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소설화의 빈약함이 두드러져 독자들의 관심이 약해진다. 고생 끝에 극적으로 ‘안토니오 꼬레아’란 역사소설을 완성시킨 정준이란특정 개인의 고난사가 불굴의 의지를 배경으로 자못 감동적이지만 이 기구한 삶은어떤 소설적 전형으로 크지 못하고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고 만다.소설화의 여지가 처음부터 좁은 실화소설이기 때문이다. 외적 사연이 많은 주인공 소설은 90년대부터 사적 감수성이나 심리 소설의물살에 밀려 멀리 떠내려 갔다.‘푸른 방’이나 ‘땅끝맨’이 어떤 새 기류의 전조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다만 사연 소설을 새롭게 쓰고 싶은 작가들은성공적인 ‘소설적 삶’의 두께와 폭을 더 정밀하게 궁구해야 할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기고] WTO 농산물협상 전략 정립을

    세계화의 거센 파고가 우리 농촌 구석구석까지 뒤흔들고 있다.지난해 우리는 이른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대량 실업과 도산 등 엄청난 시련을 경험하였다.속 모르는 사람들은 IMF에도 농촌은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우리 농촌은 도시보다 호된 시련을 겪었다.지난해 우리의 국내총생산은 0.8%,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은 6.3% 감소한 것에 비해 농업총생산은 7.3%,농가소득은 12.7%나 감소하고 농가부채는 30.7%나 증가한 것이다.IMF로 움츠려든 농촌에 이제 WTO 차기 협상이란 태풍경보가 엄습하고 있다. WTO 차기 협상은 이달 말 열릴 시애틀 각료회담으로 시작된다.현재 시애틀각료회담에서 채택할 선언문을 둘러싸고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어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차기협상에서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서비스 등다양한 분야가 대상이 되겠지만 지난 UR때처럼 농산물 분야가 최대 쟁점이될 전망이다.현재 미국과 케언즈그룹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들이 농산물 무역에도 다른 상품 무역과 동일한 규범이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농산물시장 개방과 국내 보조금 감축을 주장한다.반면 EU와 일본,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은 농업의 다면적 기능을 포함한 비교역적 역할(NTC)을 내세워 수출국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협상이란 상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주장이 모두 관철될 수는 없겠지만 정부는 지난 UR협상의 쓰라린 경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협상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우리가 어떠한 입장을 갖고 협상에 임하느냐 하는 것이다.우리 정부의 농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 농산물협상의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볼 때 정부 일각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농산물시장 개방 불가피론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농산물시장 개방 불가피론자들은 협상이란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give andtake),공산품 수출을 늘리려면 농산물 수입을 늘려야 할 것이 아니냐고 여론을 호도한다.이것은 이미 UR협상때 제기된 논리로 우리 정부의 그러한 자세가 UR농산물협상의 실패를 자초한 큰 원인의 하나였다.협상은 주고받는 것임에 틀림없지만 우리가 농업 분야에서 양보를 한다고 미국 등 선진국들이 서비스나 공산품 등 다른 분야에서 양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공산품,서비스 등 분야에도 이해관계가 있어 농산물 분야를 위해 양보할 리만무하기 때문이다. 개방 불가피론자들은 우리도 이제 세계 14대 무역대국이므로 선진국 입장에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다.그러나 이런 억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기 가입과 IMF를 불러온 장본인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우리의교역량이 세계 14번째인 건 사실이나 전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2%에 지나지 않은 무역소국이다. IMF의 여파로 최근 2년 동안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는하지만 우리는 만성적 무역적자국을 못벗어나고 있다.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수입의존적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하는 한 우리 경제는 언제나 불안한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개방 불가피론자들은 식량자급률이 30%에도 미치지못할 만큼 우리 농산물시장이 지나치게 개방됐다는 사실과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의최대 걸림돌이 농산물 분야의 무역적자임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는 차기 협상에서 식량안보 등 농업의 다면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국은 우리의 그러한 주장의 진실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것이다.식량안보를 위해 도입돼야 할 쌀직접지불제 실시의 유보와 농지의 무차별 전용때문이다.이는 식량안보를 최우선시하는 나라의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 정부는 미국이 국제 협상에선 농업보조금의 감축을 주장하면서도 국내의 농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UR협정의 정신을 위배하면서까지 고정지불보조금을 두배 이상이나 늘려 지급하는 현실을 헤아려야 한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다른 나라와 협상에 앞서 우리 정부의 농업 보호 의지와 구체적인 정책을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박진도 충남대교수·경제학]
  • [오늘의 눈] ‘출처’ 안 밝히는 면책특권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현정권 언론장악기도’문건이 폭로된 뒤 파장이확산되고 있다.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했고,여권은 문서가 조작됐다면서 책임을 따지겠다고 강경하다.열릴 듯하던 여야 총재회담도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국회의원은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않는다.정의원의 폭로가 ‘직무상의 일’이었다면 진위여부를 떠나 형사상 소추대상이 안될 수 있다. 그러나 정의원이 면책특권에만 기대기에는 이번 ‘폭로’의 파문이 너무 크다.‘정부의 언론장악기도’라는 폭로 내용이 그렇고,그를 가지고 현 정부의 핵심적 도덕성을 질타한 탓에 문건의 존재 여부 및 진위를 분명히 따질 필요성이 있다.정의원이 끝까지 문건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의혹만 증폭될 뿐이다. 폭로 내용의 비중으로 볼 때 국민들은 그 출처를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그만큼 진실성과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는 점도 정의원은 알아야할 것이다. 문서를 찬찬히 살펴보면 정의원이 주장하듯 대통령 보고문건으로 여기기 힘든 구석이 많다는 여권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불과 몇개월 전까지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운 이강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정원’을 ‘안기부’로 표현하고 있고,7곳 이상 맞춤법을 틀리면서까지 보고서를 썼겠느냐는 것도 그렇다. 이렇듯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가는데도 정의원이 문건의 출처를 계속 함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면책특권을 이용,미확인 문건으로 상대방을 궁지에 모는 것으로 소정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정의원은 옷로비 청문회에서도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라스포사 홍보물’을 들이대며 증인을 신문하려다 증인으로부터 도리어 ‘반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표현대로 이번 문건이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문건’이라면 정의원은 출처를 떳떳이 공개,자신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물론 국민적 의혹도 풀었으면 한다.본회의 발언이므로 법적으로 면책이 된다 해서그것에 안주해서는 책임있는 선량이라고 할 수 없다.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 ‘도덕적 책임’도 있는 것이다. 유민 정치팀 차장rm0609@
  • [김삼웅 칼럼] 탈선언론의 형이하학

    언벌(言閥)은 군벌·재벌과 더불어 군사독재가 남긴 잔재다. 군벌이 김영삼정권에 의해 하나회 해체와 함께 청산되고 재벌이 김대중대통령에 의해 개혁되고 있는데 비해 언벌은 ‘마지막성역’으로 건재를 과시한다. 언벌은 재벌언론과 언론재벌을 일컫는다. 세계언론사에서 재벌언론이나 언론재벌이 존재하기 어려운, 지극히 한국적 현상이다. 언론은 재벌을 대변할수도, 재벌이 되어서도 안된다. 언론은 어디까지나 언론사이어야 한다. 기능과 영향력 그리고 패악에 이르기까지 군벌과 재벌에 못지않는 언벌은그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만 원론적논의가 일고 있을뿐 과거 정권도, 현정권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만큼 뿌리가 깊고 영향력이 강한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언론개혁촉구 150인선언’은 바로 이런 사정을 대변한다. “정권과 시대가 바뀌고 ‘새천년’이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우리 언론은 아직도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마지막 성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사회의 공기로서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본연의 기능을 외면한채 권력과 자본에유착하거나 스스로 권력화하여 매체를 사유화하고 여론을 왜곡함으로써사회민주화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이 ‘선언’이 담고 있듯이 “족벌과 재벌이 소유와 경영·편집에 이르기까지 신문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는현실에서는 다양하고 민주적인 언론문화가 싹틀 수”없다. 최근 중앙일보 홍석현사장 탈세사건에서 드러나듯이 일부 언론사주와 간부들의 비리와 왜곡보도는 언론계의 탈선이 얼마나 심한가를 보여준다. 윤리적 건강성 상실 한국일보 장재국회장은 해외원정 도박으로 거액의 외화를 날린 것으로 보도되었으며,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해외재산도피 의혹도 제기되었다. 또 최근물러난 세계일보 이상회 사장은 신문사경영과 관련한 개인비리 등의 혐의로출국이 금지되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있다. 이와 더불어 언론사 고위간부들의 비리와 부패, 기사왜곡 등은 언론인들의 ‘퇴행성 도덕불감증’을 드러낸다. 우리 언론이 윤리적 건강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신문윤리위는 오래전에언론의 위상과 관련하여 “오늘의 저널리스트는 인간의 정신을 크게 좌우한다는 ‘현대의 교사’의 사명을 맡을 수 있고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면에서 ‘대중의 법률가’이겠고 국가의 안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군복없는 군인’이라 볼 수 있겠고 사회의 보건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면에서 ‘사회의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제시한 바 있다. 과연 오늘의 언론이 ‘현대의 교사’‘대중의 법률가’‘군복없는 군인’‘사회의 의사’노릇을 하고 있는가. 윤리위의 다음 구절은 ‘목탁’의 역할을 뒤엎는다. “그와는 반대로 신문이나 신문인은‘현대의 악마’가 될 수 있고‘대중의 사기한’이 될 수 있으며‘국가의 역적’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 한국언론의 위기는 사주나 사장, 간부들의 비리나 기사왜곡에 대해 반성하고 시정하는 노력이 아니라 이를 ‘표적사정’이나 ‘언론길들이기’로 몰고가면서 전혀 반성과 개혁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언론의 정도와 윤리적 건강성을 상실한 자사이기주의의 극치라 하겠다. 작고한 한 신문학자는 “신문기자(언론인)는 민중이 신뢰할 수 있는 진실성을 견지하여야 하는 까닭에 기자가 되기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한다.”(郭福山)고 지적했다. 타락한 언론인들이 보인 일련의 비행과 이를 지켜보면서도보신때문에 침묵하거나 방조하는 언론인이 전체 언론을 욕되게 한다. 언론권력 개혁시급하다 일부 언벌은 비판과 보도의 기능을 넘어서 이미 정치권력화되고 있다. 두인 브래드리이는 ‘신문과 민주주의’에서 언론권력화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개인적 또는 정치적 적의(敵意)가 신문의 정치비판의 많은 원인이 돼있다. 어떤 대통령후보자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원의 편집자는 반대의 보람없이 그사람이 당선하면 - 그가 조금이라도 실책할 경우, 벼르고 있던 화살로 공격하려 할것이다. 민주당정부가 ‘복지국가’를 만들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공화당원 편집자는 그런 일은 쉴새없이 독자에게 알리려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개인적’또는 ‘정치적 적의’에서 정부정책을 헐뜯거나 이를 기화로 ‘흥정’한다면 그건 ‘언상배(言商輩)’일 뿐이다. 언론장사꾼이다.사실 보도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언론이 탈선한 형이하학(形而下學)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정치나 재벌개혁은 공염불이 되고만다. 언론계와 정부는 언론개혁에 나서야 한다. 김삼웅 주필
  • [옷로비 청문회] 이모저모

    ‘옷로비’ 진상조사 마지막날인 25일에도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지만 새로운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증인으로 출석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주장이 엇갈리자 답답해진 의원들은 ‘위증’ 운운하면서 몰아붙였지만 증인들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형자씨는 신문을 받는 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또렷하게 자신의 입장과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또 웃음을 띠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고 간간이 목이 마른 듯 물을 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이 “다른 증인들은 성경에 손을 얹고 진술의진실성을 맹세했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자 이씨는 ‘하늘로도 말고 땅으로도 말고 맹세치 말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종교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씨는 ‘로비’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의원들이 ‘옷로비사건’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자 이씨는 “옷로비가 아니라 옷값 대납 요구사건”이라며 항변했다.또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형자 리스트’에 대해 “친구에게 리스트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며 리스트의 존재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림로비 여부에 대해 이씨는 “없다.저번에 밝혀지지 않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 증인으로 나온 정일순씨는 “어제 못나와서 죄송하다”며 사죄의 말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그러나 이 발언으로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건강하네”라고 반말투의 발언을 하자 국민회의한영애(韓英愛)의원이 “여성의 인격을 비하하거나 야유식의 발언은 삼가야한다”고 맞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정씨는 아픈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고 아주 또렷하고 큰 목소리로 신문에 임했다. 정씨는 옷값대납 요구 사실을 부인하면서 “분통이 터져 살 수가 없다.나는 바르게 산 것밖에 없다”는 등의 말로 억울함을 호소했다.정씨가 자주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고 흥분한 정씨가 의원들의 질문이 끝나기 전 답변을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통일부장관이면 서열이두번째인데 젊은 실세 장관 부인들 비위맞추느라 힘들다’는 말을 배정숙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또 “사직동팀 조사로 인해 8개인 매장이 2개로 줄어 살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한 뒤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안정제를 먹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
  • 한·일관계 문제점 솔직하게 분석

    현역 일본 외교관이 한·일관계의 문제점을 비교적 솔직하면서도 날카로운시각으로 분석한 책을 냈다. 미치가미 히사시 한국주재 일본대사관일등서기관이 쓴 ‘한국을 모르는 한국인,일본을 모르는 일본인’이라는 책은 “왜 한국인은 상대가 일본이 되면객관적인 견해를 갖지 못하고 사고 정지에 빠지는가”라고 묻고 있다.(황소연 옮김,무한 8,500원) 그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지난 50년 이상 자신들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의선입견이 강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밝혔다. 미치가미 일등서기관은 한·일관계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한다.“일본과한국은 모두 높은 곳에서 상대방을 내려다 보는 경향이 있다.이러다가는 대화도 토론도 이뤄지지 않는다.자기는 결코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그의 분석에는 비교적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그러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한·일관계와 미·일관계를 분석한 내용이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그는 “일본이 약할 때는 일본의 미국비판이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일본의 국력이 커진 후에는 미국의 반발이 커졌다.한·일 관계에서도 과거의 비논리적이며 당치도 않은 비판은 일본 귀에까지 전해지지 않았다.그런데 한국의 힘이 강해진 지금은 일본을 비판하는 화살이 되돌아 온다는 것을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의 분석은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미·일 전쟁으로 인한 일본인의 반미감정과 일본의 잔인한 한국 식민지 통치로 인한 한국의 반일감정에는 비교할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더욱이 미국은 일본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보상했지만 일본의 사죄에는 진실성이 부족하다. 무한 출판사에서는 한·일관계를 다룬 또 다른 책 ‘한국인이 모르는 일본,일본인이 모르는 한국’도 출간했다.(8,000원) 이승영 동국대 교수와 김승일 미래동아시아 연구소장이 쓴 이 책은 일본문화의 특성과 장단점을 분석하고 일본의 군국주의 및 저력의 실체를 탐구한다. 지은이들은 한국과 일본은 현실을 무시한 맹목적인 우월감을 없애고 서로의객관적인 평가를 통해올바른 한·일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순기자
  • [발언대] 정보독점화는 또다른 소외계층 만들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흔히 ‘정보화시대’라고 한다.그만큼 사회에서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정보가 사회발전을 주도하는 주요동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굳이 21세기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미 우리는 정보화시대,더 정확히 말해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정보화 수준에대한 평가는 사회 각분야의 경쟁력과 발전정도를 측정하는 중심지표로 자리잡았다.그러나 전 국민 PC보급률이나 인터넷 이용자 수와 같은 척도는 정보화 사회의 단편적 지표일 뿐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사기나 범죄에 이용당하고 음란물의 홍수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지 못하는 등 ‘정보화의 피해’를 입는 현실은 정보화를 부르짖는 우리의 가치추구가 과연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런 식으로의 정보화는 인간의 기계화,인간성 상실과 도덕적 해이 같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정보화사회를 지향하는 속에서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정보에 대한 접근능력에 따라 차별화된 새로운 사회계층이발생하는 것이다.또 생산된 정보의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보중독증과 정보 맹신주의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정보는 사회의 가치가 아닌 수단이어야 하며 어떠한 정보도 인간 위에 올라서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정보는 인간이 이용하는 대상이지,정보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돼선 안된다. 정보화 시대는 정보에 대한 접근 용이성,정보 보유의 평등성,정보의 독점금지,정보의 시장화,정보의 진실성 등을 추구해야 한다.이것은 결국 ‘열린사회’를 의미한다.그것은 컴퓨터 지식이나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고도화가 가져온 편리함의 의미를 넘어서는 개념이다.정보화시대는 원하는 정보에 누구나,언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정보에 대한 기회균등의 사회여야 한다. 정보화라는 거창한 이름아래 자칫 정보의 독점 편중으로 인한 또 하나의 소외계층을 만들게 된다면 그것은 정보화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니다.정보화시대는 기계중심의 사회가 아닌 ‘인간중심’의 사회여야 한다. 김광남 [경기 안양시 동안구 부림동]
  • ‘한국언론개혁 어떻게’ 전문가 좌담

    언론 개혁은 왜 해야 하고,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가.또 누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가.최근 언론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질문은 우리 언론이그동안 걸어온 비정상적 궤적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언론 본연의 역할과 책임 회복을 원하는 온 국민의 간절한 기원 때문이다.대한매일은 창간 95년을맞아 올바른 언론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언론 개혁의 당위를 일깨우는 좌담을 마련했다.좌담회에는 김정기(金政起) 외국어대 부총장,주동황(朱東晃) 광운대 교수,김주언(金周彦)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부패한 언론인부터 청산하라]■김정기 개혁적인 일이나 경제회생 같은 일은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따라서 모든 개혁 이전에 언론 개혁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여론메체로 기능해야 합니다.개혁에 반대되는 저항세력으로 남으면 안됩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이 모든 개혁의 전제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우리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기관화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신문들은 또 자사 이익을 위해 지면을 낭비하고 있습니다.J일보는 자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나라당을 통해 언론 길들이기 의혹 제기로 포장하고,D일보는 주필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거나 해명하려 하지 않고 권력의 장난으로 몰아 정부를 공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론몰이 보도로 국민판단 흐려]■주동황 옷로비라든지 파업유도라든지 김태정,손숙,서해교전 사건을 보면일부 신문들,즉 우리 여론을 주도하는 신문들이 여론시장을 너무 독점하고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신문이 갖고 있는 여론지배력이 상당히크기 때문에 이 신문들의 논조 및 보도방향,나쁘게 이야기하면 여론몰이식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판단력이 좌우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의 과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언론인 인적 청산입니다. 방송사에는 독재정권에 복무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주요 간부로 남아 있습니다.인적 청산은 언론사 노조 중심으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그래야진정한 언론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주동황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귀결됩니다.언론개혁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문제가 있는 언론인에 대한 정화입니다.거기에 대해서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있지만 곡필 언론인과 부패 언론인 적발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김정기 인적 청산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제도가 바뀌더라도 바뀐 제도속에 옛날 사람이 그대로 있어 옛날 행태가 이어지면 안됩니다. ■김주언 프랑스는 2차대전 직후 비시정권에 협력한 언론인을 청산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경우 언론인 청산은 다소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습니다.하지만 방송,특히 공영 방송에서는 노조 또는 사용자측에서 기용을 하지 않는 기준을 정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인적 청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주동황 내년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앞두고 책임있는 언론인들이 당시기자로서 어떻게 보도했는가를 발굴하고 곡필·왜곡보도등 그릇된 행태가 드러나면 그들에 대해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겁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을 위해서는 언론을 제 자리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시행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것이 필요합니다.국회 산하에언론계,학계,시민단체 대표와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기 민주주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50∼70년대 의회에 의해 왕립위원회가 만들어지고 89년 소위 칼커트위원회가 생겼습니다.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에 해당하는 문화유산부가 칼커트 변호사에게 타블로이드(황색) 저널리즘의 행태를 조사해 개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입니다. 영국의 예를 보듯이 정부가 큰 분야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우리나라도 신문의 경우 비즈니스 측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감시하고 조사해서 조치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주동황 저는 언론이 개혁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외부로부터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또 상당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언론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 또는 정책이 필요합니다.전비(前非)가 있는 언론일수록 내부 개혁을 하지 못합니다. ■김정기 김대중 대통령은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개혁은 자율적 개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겠다”고 밝혔습니다.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정부가 언론 개혁을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김주언 금융감독위가 경영 투명성을 조사하고,국세청이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해서 내용을 공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공정위도 여론 독과점이나 불공정 거래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재단을 만들어 양도소득세를 돌려받는 행태등을 철저히 조사하면 족벌체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현 제도로도 얼마든지가능한 것입니다. ■주동황 요즘 언론 비리가 많이 터져 나오는데 이에 대해 신문이나 언론인들의 태도에는 그다지 반성하는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언론윤리 저촉에 대해 언론사 스스로 절박한 문제,당장 시정해야 할 만큼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그런 의식의 밑바닥에는 ‘언론인들은 그런 정도는 누릴수 있다’는 잘못된 특권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정부의 확고한 의자도 필요]■김주언 언론윤리가 심각한 수준을 드러낸 사건이 모 방송사 H 전 사장의 1억원 수수입니다.모 방송사 직원의 주가 조작 개입,J일보 K 전 차장의 주식내부자 거래도 있습니다.또 일부 신문에 보도된 것이긴 하지만 D일보 주필의 부동산 투기 의혹,D일보 L부장의 세풍사건과 관련한 금품 수수 등이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불거져 나오는데 언론사 내에서는 뚜렷한 조치가 없습니다.D일보만 하더라도 김영삼정권 초기 많은 장관을 투기로 몰아 물러나게 했습니다.투자라고 볼 수 있는데도 투기로 몰았습니다.그러나 주필이 의혹에 휩싸였는데 투기가 아닌 투자라고 합니다.세무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J일보가 세무조사를 언론 길들이기라면서 이에 반발하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는 것을보면 자정의지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김정기 주필이라면 한 신문의 얼굴인데 얼굴이 의혹을 받으면 신문으로서는 독자들이 갖고 있는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입니다.음해공작 또는 어떤 세력의 모함이라면 조사해서 밝히든가 구체적 정황으로 그려진 의혹에 대해 사내 기구 또는 제3의 기구에 밝혀 신문에 공표하는 것이 마땅한데 전혀 그런대응을 하지 않습니다. ■주동황 앞으로 사주나 언론사 간부 등힘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재산문제에 부정적 측면이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봅니다.심각한 문제가 대두되면 사주나 언론사 간부의 재산 공개 요구가 나올 겁니다. [국민 눈가린 과거 반성을]■김주언 지방신문을 경영하는 자본의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지방신문은 토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과거에는 건설업체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유통업체가 많습니다.이 때문에 지방신문은 지방정부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건설업체는 수주 또는 건설 때 안전문제 특혜 등과 연결해 활용합니다.중앙의 큰 신문사도 경영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동황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 보도를 보면 그 속에 국민의 눈길을 끌기 위해 사소한 사실까지 크게 포장한 것도 많습니다.다른 신문이 보도하니까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것을 들추자는 의도로 주변적 사실까지 크게 보도합니다.보도자세의 객관성과 진실성이 여러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돼야 합니다. ■김정기 여러 사건을 보면 정치적 성질의 것도 있지만 여야의 대립적 구도속에 몰아넣고 기사화하려는 행태가 심합니다.서해 교전을 보더라도 북한과의 충돌은 휴전선에서 많이 일어나는 사건인데도 햇볕정책의 문제점으로 몰고 갑니다.그런 면에서 언론의 책임있는 보도태도를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봅니다정리 문호영 김미경기자 alibaba@
  • [사설] 진상규명인가 흠집내기인가

    한 검찰 간부의 파업유도 발언과 관련된 국회 국정조사권 발동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또다시 소모적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9일에 이어 10일 열린 3당 원내총무회담이 계속해서 결렬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한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여야의 입장 차이라는 것이 있고,국정조사에 절차나 방식도 중요하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야당이 국조권 발동을 제안했고 모처럼 이를 여당이 흔쾌히 받아들였으면 국회는 국민들이 경악해 마지않는 이 문제를 하루빨리 조사해 진상(眞相)을 세상에 밝힐 의무가 있다. 그런데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行態)는 너무나 구태의연해 국민을 다시 한번 실망시키고 있다.이는 정치권에 아직도 상황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다는 증거다.특히 야당인 한나라당의 요구조건들이나 대응방식은 시쳇말로여권 흠집내기라는 한건주의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한나라당은‘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외에도‘고급옷 로비사건’,‘3·30재·보선 거액 살포 의혹’,‘고관집 도난사건’도 함께국정조사해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그러나 그처럼 광범위한 사안의 국정조사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것은 물론 그런 문제들까지 끼여들면 이번 사건의 초점이 흐려질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파업유도 문제는 사안의 진실성 여부와 관계없이 노동계의 반발로 당장 산업평화를 깰 염려가 있다.조사가 매우 시급한 문제다.또 만일 그것이 사실일 경우 개혁을 앞세우는‘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이른다. 우리는 국정조사권을 둘러싼 여야간의힘겨루기나 절차상의 문제로 헛된 정치공방만을 계속하다 정작 밝혀내야 할 핵심은 흐지부지하고마는 사례를 자주 보아왔다.지난 1월 열렸던 환란(換亂)청문회도 그 한 예다.이번 국정조사도 반쪽 조사가 돼서는 국민들의 정치불신만 키우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특히 수사를 해야 할 검찰이 바로 장본인이다.따라서 국회가조사하지 않으면 안될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한데 국회가 정치게임이나 하고 있어서는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여권도 검찰이나 정부가초기 단계에서 밝힌 것을 합리화하려고만 할 게 아니다.정정당당히 조사할 것은 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만큼 책임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계는 노동운동의 자존심마저 손상시킨 이번 일로 적이 속이 상하겠지만 국회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행동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 [사설] 北변화 진실성 파악을

    주한미군 지위변경 문제가 계속 논란을 빚고 있다.북한이 주한미군의 철수대신‘평화군’으로 지위를 변경하는 문제를 4자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짐으로써 주한미군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각된 것이다.주한미군 지위변경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라는 논리에서부터 북한이 주한미군 주둔을 사실상 인정하는 변화를 보인 만큼 신중한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 마무리되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을 포함한 한반도 내 미군의 구조와 배치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엄밀한 의미에서 그동안 주한미군은 한반도 전쟁억지와 안보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존재로 인식돼 왔다.주한미군이 철수할수 있는 선행조건이 마련되기 전에 시시비비를 논하는 자체가 금기시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를 공식 논의하게 된 것 자체가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더욱이 이같은 배경의 근원이 북한의 작은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북한은 金日成 사후 주한미군의역할을 동북아평화유지는 물론 남한의 전쟁억지력과 함께 북한자체 안보유지에도 필수적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분석이다.미국은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을 생존의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금창리 지하시설 사찰문제가 타결된 것과 올 예산 94억달러 가운데 국방비 지출을 14. 5% 줄인 것도 바람직한 변화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지위변경 문제에 대한 긍정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일단 문제접근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주한미군 문제는 국가안보와 연관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세심한 배려 속의내부조율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특히 북한의 미사일같은 전략무기 개발이 포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한·미간의 동맹고리를 와해시키려는 북의 전략수립 가능성도 짚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방위조약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 관계에 손상이 가서는 안된다.미국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한반도평화보장의 현실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한 동북아평화와 관련된 주변 4강의 정치적 동의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다각적인 외교적 대처방안이 요구된다.주한미군 지위변경 문제는 무엇보다 북한의 평화의지가 중요한 요건인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대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 ■국민연금 민원 해결 이렇게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전국민 연금 확대실시와 관련,지난 5일부터 도시지역자영자들을 상대로 소득신고를 받고 있으나 홍보부족 등으로 인해 연금가입대상자들의 소득과 관련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연금공단은 시일의 촉박성과 홍보 부족을 시인하면서도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차별성 부각 등 장점 알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민원이많이 제기되는 사례와 처리기준을 정리해본다.▒사업장을 휴·폐업했으나 통지서가 나온 경우 납부예외 신청을 통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휴·폐업사실 신고서 사본이나 본인의 사실확인서 제출만으로 신청이 가능하다.사업자등록 내역은 지난해 11월30일 기준이기 때문에 세무서에 휴·폐업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그 이후에 신고한 경우는 신고권장소득이 제시됐다.▒실직자인데 통지서가 나온 경우 신고서의 납부예외란에 사유만 적으면 납부예외자로 처리된다.고용보험 실업급여 수령자나 구직신청등록자,사업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한 사람 등은 공단이 확보한 전산자료를 통해 확인되므로별도의 증빙자료를 낼필요가 없다.▒학생,군인신분인데 통지서가 나왔다면 본인이나 대리인이 사실확인서만제출하면 납부예외자가 된다.공단은 교육부의 협조로 33만여명의 학생에 대해 직권으로 납부예외조치했으나,일부 재수생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군인(사병)은 전산자료 입수가 곤란해 신고서가 배부된 것이다.▒지난해 소득이 97년에 비해 월등히 감소한 경우 신고소득이 권장소득의 80% 미만일 경우 본인의 소득감소 소명서만 제출하면 된다.소명서는 추후 98년 과세자료를 통해 진실성 여부가 확인된다.다만 과세자료가 없는 자영자의 신고소득이 업종별 기준소득의 80% 미만이면 종합소득세 중간예납추계액 신고서 사본 등 입증자료가 필요하다.
  • 『각부처 새해 설계』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외교통상부의 올해 화두(話頭)는 여전히‘북한'이다.그래서 북한을 움직일수 있는 미,중,러,일 등 이른바 ‘4강'변수에 대한 적절한 조정역할에 우리외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13일 외교통상부 장관집무실에서 있은 洪淳瑛장관 특별 인터뷰도 이같은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洪장관은 한·미 양국이 기본목표와 전략에 이견이 없으며 북한이 4강과 제 3국에 접근하더라도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만큼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올해 우리 외교의 기본 목표는. 우선 평화체제의 구축과 전쟁방지다.북한 금창리 문제와 미사일 재발사 등불확실 요소가 있긴 하지만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포용정책의 틀안에서원만히 해결해야 한다.두번째는 국제공신력 회복이다.열린 시장경제와 투자규범을 만들어 시장원리가 통하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세번째는 외교정책에 대한 대국민 홍보의 강화다.●4강외교의 역점사항은. 4강관계는 남북관계와 밀접하다.우리의 전쟁방지와 평화구축 노력을 설명하고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미국뿐 아니라 일,러,중도 중요하다.통일은 4강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통일은 국내문제가 아닌,국제문제이기 때문이다.4강은 시장경제란 공통분모가 있다.이 공통분모를 잘 파고들어 서로 조화,협력하는 관계로 나갈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미국이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북한과 밀월로 가거나 그 반대의 경우 즉 94년도에 미국 강경파들이 세웠던 것과 같은 북폭을 실제로 강행할 때 우리의대응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미국의 목적은 대량살상무기의 억제이고 이는 세계적 관심사다.북·미관계 개선 없는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북·미관계 개선은 곧 북한의 개방을 의미한다.그런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별개가 아니며 상호 긴밀한 조율이 있어야 한다.미국의 대북공습은 간단치 않다.그전에 긴 외교적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외교적 노력은 오랜기간이 걸리고 또 여러가지 선택사항이 있다.●4자회담 4차 본회담의 전망은. 4자회담은 개최 자체로 중요하다.또 4자회담은 북한의 정책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측면에서도 중요하다.4자회담은 적지만 조금씩 움직여왔고 계속움직일 것이다.북한의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때문에 그렇다.이로 인해 북한의 교섭역량이 약화됐다.예전처럼‘벼랑끝 외교'만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 이번 회담에선 평화체제 구축과 긴장완화 분과위 회의가 개최돼 실질문제에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특히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 진전을이룰 것으로 본다.그 연장선상에서 남북대화의 재개 가능성도 있다.●북한을 놓고 우리와 미국의 이해가 항상 일치하는가.목적지가 다른 두 사람의 합승처럼 한·미 이해일치가 한시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한·미 두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만큼웬만하면 이견이 있을 수 없다.근본 목표나 전략의 차이는 없다는 얘기다.다만 전술상 차이는 있다.그러나 상호노력으로 좁힐 수 있다.이것이 외교의 기술이다.북한이 한·미를 이간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북한도 점차 그 사실을알아가고 있으며 머지않아 미국을 움직이려면 남한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는점을 깨닫는 때가 올 것이다.●북·중 정상회담이 성사 됐을때 우리의 입장은. 중국이 김정일의 방문을 초청해 놓은 상태라 언제든지 정상회담이 열릴 수있다.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된다는 소식은 못들었다.북·중관계는 아주보통의 선린우호관계일 뿐이다.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져도 오히려 중국이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의 진실성을 북한에 설득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엔화가 기축통화로 됐을 때 우리에 미칠 영향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민주주의를 실천했고 경제성장에도 도움을 줬다.유엔 등 국제사회에서의 기여와 역할을 평가할 때 일본은 상임이사국의자격이 있다.다만 유엔내 안보리 개편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특정국가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관한 입장표명은 아직 시기상조다.또 일본이 지역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도덕성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그런 것들이 충족되면 아시아권을 엔화권으로 묶을 수도 있다.그러나 아시아의 시장경제가 아직약하기때문에 지역공동체는 먼장래에 상정할 수 있다.●작년 북한과 우방국의 수교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정부는 88년 7·7선언 이후 우방국의 대북관계 개선에 반대 않는다는 전향적 입장을 수립한 적이 있지만 북핵문제 등으로 이행되지 않았다.우리가 우방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하지 말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고,가능하지도 않다.우방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고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이런 취지에서 작년 정부는 북한과 우방국의 관계개선에 반대 않고 그런 관계개선이 남북관계와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긴밀히 협의하자는 내용의 지침을 만들었다.●한·중,한·일 군사협력 가능성은. 중국과는 양국의 역사적 배경과 국제정세를 감안,국방장관 상호교환방문 등 실현가능한 분야부터 시작,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또 일본과도 작년 10월 공동선언에서 합의한대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국방분야의 교류를확대·강화할 구상이다.●애초에 외교와 통상의 이질적 결합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다.외통부의 1부처 2장관 기구개편은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정무와 통상이 합쳐져야 완전한 외교가 가능하다.현재 통상교섭본부 조직은 기존 정무조직과 통합이 미흡한만큼 완전통합할 계획이다.또 본부장의 지위가 장관과 차관 사이에 있어 대외경제조정위원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양자통상회담에서도 각료로 대우받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돼왔다.따라서 본부장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명실상부한 통상장관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1부처 2장관이 고정관념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캐나다,호주 같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외교통상부 체제에서 외교와 통상장관을 따로 두고 있다.이들국가가 외교통상부 체제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두장관을 두게 된 경위를 잘살펴볼 필요가 있다.
  • 대한광장-난장판 정국,정치개혁의 계기로

    새해다.1999년이다.새로운 천년을 맞을 준비를 할 때다.정보화로 사회구조가 전면적으로 변하고지구촌화로 전세계가 단일시장이 되며유로화의 출범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는문명사적 대전환기이다.잘 대응하면 민족도약을 이루지만잘못 대응하면 사회가 붕괴할 판이다.정보화와 지구촌화의 신문명에 대처할새로운 이념과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도산과 실업의 경제위기를 극복할새로운 정책대안의 개발이 시급하다.이것을 하는 것이 정치이다.정치야말로 정세를 정확히 통찰하고민족도약과 국민복지를 이룰민족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그런데 오늘의 한국정치는 어떤가?구태의연 그대로다! 10년전 20년전의 것을 그대로 반복한다.정치사찰이 문제되는 것부터가시대착오적이거니와이를 둘러싸고 해를 넘기면서 싸우니목불인견이다.여당만 되면 정부 감싸기에 바쁘고야당만 되면 극한투쟁을 벌이니이념과 정책이 없음은 물론진실성과 일관성마저 없다.지난날 날치기를 진실로 싫어 했다면오늘 꼭 같은 날치기를 않을 것이고지난날 실력저지가 진실로 싫었다면오늘 실력저지를 주저할 것이다.나라를 살릴 방안만 없는 것이 아니라나라를 살릴 의지조차 없이정권유지와 정권탈환를 위한정략적 사고만 갖고 있으니어찌 그들에게서민족도약의 정치를 기대하겠는가?정치사찰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비난하는 야당이 정치사찰의 원흉인데한국정치의 비극이 있다.자기들이 집권했다면더 심한 정치사찰을 할 사람이정치사찰을 비난하는 투쟁을 전개하니진실은 묻힌채 정치는 난장판이 된다.그러나 어느 한 쪽을 비난한다고다른 쪽이 빛나는 것도 아니고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나라가 걱정이다.나라를 위해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정치가 아무리 무능하고 난장판이어도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다.어떻게 정치를 정상화할 것인가?정치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에 달렸다.근본적으로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지역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지역에 따라 맹목적으로 지지한다면잘못된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그리고 잊지 말아야 한다.오늘 아무리 잘못 해도선거때만 되면 다 잊어버린다면정치인은 국민을 영원히 깔볼 것이다.무엇보다 새로운 세력이 나와야 한다.새 것이 나와야 헌 것이 물러난다.그러나 근본적 해결만을 기다릴 순 없다.오늘의 이 난국은 지금 극복해야 하고내일 위한 비전도 지금 제시해야 한다.그래서국정의 최고책임자이자 집권여당 총재인대통령이 나서야 한다.오랜 경륜의 정치지도자답게김대중대통령이난장판 정국 수습을 위한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정치사찰은 당연히 없을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하라.지난날 김대중총재가 주장하던 바이기에더욱 더 그렇다.그리고 정치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난장판 정치를 종식시키려는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예전에 못 보던 조치를 취함으로써김대중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확대하는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金 대통령 일본 방문(사설)

    金大中 대통령이 오늘 역사적인 일본 방문길에 오른다. 金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한·일 양국이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양국 정상의 공동선언형식으로 명문화한다는 데 특별한 의의가 있다. 두나라간의 불행한 과거사를 깨끗이 정리하고 진정한 동반자로서 한·일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간의 진정한 협력시대를 열기 위한 전제는 종전 이후 50여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는 과거사문제를 확실히 매듭짓는 일이다. 그리고 과거사의 정리는 일본측이 ‘어디까지 어떻게 하느냐’는 사과의 수준보다는 일본의 진실성이 문제해결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사과의 수준으로만 본다면 그동안 갖가지 형식으로 여러차례 표명한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고통과 피해를 준 데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것이면 받아들일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사과를 해놓고 얼마 안돼 ‘좋은 일을 했다’는 망언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들의 입을 통해서만 사과를 했지 일본의 진심은 아니라는 점이 사과요구를 거듭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두나라간의 진정한 협력시대는 일본 국민들이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의 마음을 갖는 자세와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金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과거사에 대해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실질적이고도 분명한 인식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金대통령의 이번 방일로 한·일간 진정한 동반자관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이유이다.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새로운 협력관계야말로 한·일 두나라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번영을 위한 길이라 하겠다. 과거사를 매끄럽게 정리하고 새로운 협력관계 확립 의지만 확고하다면 한·일간의 여러가지 현안들은 어렵지않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양국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됐던 어업협정만 보더라도 비록 독도문제가 과제로 남아있고 어민들의 불만이 있긴 하지만 서로 한발짝씩 양보함으로써 대체로 이해할만한 수준에서 타결됐다는 평가이다.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일본의 협조,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일본문화 개방문제등도 새로운 선린 우호정신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金대통령의 이번 방일중 국회 연설과 NHK좌담이 또다른 의미에서 관심을 끈다. 金대통령이 일본국민들에게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한·일관계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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