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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뉴스데스크 새 앵커 신경민씨

    MBC뉴스데스크 새 앵커 신경민씨

    신경민(55) MBC 보도국 선임기자가 평일 ‘뉴스데스크’ 새 앵커로 17일 확정됐다.MBC는 이날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신 기자를 뉴스데스크 새 앵커로 발탁하는 한편 새롭게 바뀐 MBC 뉴스 프로그램 앵커진을 발표했다. 신 앵커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뉴스 진행은 낯설지 않지만,9시 뉴스데스크는 MBC 간판 뉴스로서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공정성, 진실성, 객관성 등 보도의 책무를 다하는 앵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앵커는 1981년 MBC 기자로 입사, 보도국장과 해설위원을 거쳐 현재 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오전 8시)을 진행중이다. 엄기영 사장의 뒤를 이어 지난달 4일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아온 김성수 보도국장은 보도국장 직에 전념하기 위해 21일 진행을 마지막으로 하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평일 뉴스데스크 여성 앵커는 기존의 박혜진(30) 앵커가 유임됐으며, 주말 뉴스데스크 남성 앵커는 김세용(48) 정치·국제 총괄데스크가, 여성 앵커는 손정은(28) 아나운서가 새로 맡게 됐다. 현재 주말 뉴스데스크를 단독 진행하고 있는 김주하(35) 앵커는 평일 마감뉴스인 ‘뉴스24’를 진행한다.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뉴스데스크’ 앵커진의 평일 팀과 주말 팀은 각각 24일과 29일부터 첫 진행을 맡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KAIST ‘불로약’ 가짜 확인

    KAIST 교수가 해외 유명 학술지에 발표한 ‘불로약’(늙지 않는 약) 논문이 결국 조작된 것으로 판명됐다.<서울신문 3월 1일자 10면 보도> KAIST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위원회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태국 교수가 2005년과 2006년 각각 사이언스지와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에 게재한 ‘노화억제 신약 개발기술’ 관련 논문이 허위로 작성됐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가 2005년 당시 발표한 ‘MAGIC’ 기술은 자성을 띤 나노입자를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표적 단백질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산업적 응용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기술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위원회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MAGIC 기술은 연구결과를 반복·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일부 실험결과는 심각한 조작과 변조가 이뤄졌다.”며 “2006년에 네이처지에 발표된 신약 후보물질 CGK733도 실험에 근거하지 않은 조작된 결과”라고 밝혔다. 논문의 조작 사실과 함께 누가 이를 주도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위원회는 김 교수가 법인 명의로 특허를 출원한 CGK사(社)의 이사이자 논문을 총괄했던 원재준씨, 같은 회사 기술이사인 KAIST 박사과정 이용원씨가 공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논문조작 사실을 최초 제보한 이씨는 연구 조작과 무관하다고 주장,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작가는 왜 쓰는가/ 제임스 미치너 지음

    ”소설을 구성해 나가는데 있어 자극적인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무엇인가 특별한 것에 대한’ 소설은 늘 실패로 끝난다.…성공한 소설은 인물로부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지적·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첫소설 ‘남태평양 이야기’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제임스 미치너의 창작론의 한 대목이다. 이 타고난 이야기꾼이 평생 간직한 글쓰기 원칙 혹은 신념이란 어떤 것일까. ‘작가는 왜 쓰는가’(제임스 미치너 지음, 이종인 옮김, 예담 펴냄)는 작가가 50년 문학인생을 반추하며 쓴 일종의 ‘글쓰기 지침서’다. 특히 소설 창작에 대한 친절하고 명쾌한 원칙들이 잘 정리돼 있다.“소설의 처음 몇 장을 아주 어렵게 만들라. 그렇게 해 일부 독자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라(내가 쓴 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과도한 상징과 부자연스러운 은유는 천재작가 혹은 문예 창작과 학생들이나 사용하는 것이다.” 책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해 마거릿 미첼, 트루먼 커포티 등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작가들과의 일화도 실려 있다. 미치너는 헤밍웨이 소설이 최악의 혹평을 받을 당시 씌어진 ‘노인과 바다’의 서문을 자진해서 써줬다. 책은 미치너가 ‘노인과 바다’의 교정쇄를 처음 읽어본 곳이 바로 전쟁이 한창인 한국의 어느 산골 참호 안이었다는 사실을 소상히 전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작가는 훗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중편소설 ‘도곡리 철교’를 쓰기도 했다. 마흔이 돼 뒤늦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음에도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선 미치너. 글쓰기에 대한 노(老)대가의 따뜻한 충언이 담긴 이 책은 흔히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책 ‘유혹하는 글쓰기’와 비교된다. 두 작가는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모름지기 명쾌하고 진실성이 담긴 글을 쓰라.”는 것이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KAIST교수 논문조작 대기발령 처분

    KAIST 교수가 해외 유명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대한 결함이 밝혀졌다. 해당 교수는 KAIST측으로부터 대기 발령 처분을 받았다. 논문 철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KAIST 생명과학과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9일 생명과학과 김태국 교수의 과거 연구 내용에 중대한 ‘진실성 결함’이 발견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문제의 논문은 김 교수가 2005년 7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살아 있는 세포에서 분자간 상호작용을 검출하는 자성 나노프로브 기술’과 2006년 6월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에 게재한 ‘새로운 인간 노화억제 신약후보물질’ 등 2건이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왜곡된 기억/ 함혜리 논설위원

    대홍수로 지구가 곧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믿는 사이비종교 신자들이 있었다. 예언된 날,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신자들은 “지금까지는 테스트였다.”면서 “진짜 구원의 날은 며칠 뒤에 올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며칠 뒤 운명의 그날이 왔지만 지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우리들의 진실된 믿음이 세상을 구했다.”고 했다. 신자로 가장해 이 종교집단에 잠입했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관찰 결과를 토대로 1957년 ‘인지부조화 이론’을 발표했다. 인간은 개인의 생각이나 태도와 객관적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때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며, 자기 합리화를 통해 이를 극복한다는 이론이다. 가령 우리가 사탕 한 알이나 담배 한 개비 때문에 자신을 팔았다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낸다. 그러고는 그것을 사실로 믿어버린다. 더 이상 심리적 부조화를 겪지 않아도 되고, 멍청이가 된 것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스팅거는 “우리는 스스로의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단히 놀라운 정신적 활동을 한다.”면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부산지법은 그제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해 징역 3년 6월에 추징금 7947만원을 선고했다. 돈을 줬다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주장과 이를 부인하는 전씨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이번 재판에서 법원은 정씨 측의 진실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부인해온 전씨의 심리상태를 ‘인지부조화’라고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30년간 공직생활을 한 그가 인사와 관련해 금품을 받아 법의 심판대에 오른 것은 참을 수 없는 불명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기방어기제를 발동해 왜곡된 기억으로 무장한 뒤 거짓된 주장을 반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거짓된 주장을 하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왜곡된 기억 속에 감춰진 진실을 법원이 제대로 들춰 냈는지는 알 수 없다. 판결을 보면서 이런 심리상태를 가진 사람이 세정(稅政) 책임자였다는 것에 새삼 놀랄 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심상정대표 “민노 혁신… 88만원세대 정당될 것”

    심상정대표 “민노 혁신… 88만원세대 정당될 것”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31일 “편향적 친북당이라는 이미지와 단절하고 책임과 능력을 갖춘 평화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운동권 출신들의 정당, 대기업 노동자들의 당, 친북당 등 낡은 요소를 과감히 혁신하고 88만원 세대의 젊은 정당,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진보진영 전체를 향해 당의 문호를 과감하게 열겠다.”며 “민노당이 혁신을 통해 강력한 진보야당, 중심야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통합신당이 진보를 해보겠다고, 제3의 길을 가겠다고 하지만 자기 말의 진실성을 믿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대선에서 신보수주의로 심판받은 통합신당은 이명박정부를 견제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질타했다. 또 “이명박 당선인은 60회에 이르는 행보 중 소외층을 만난 것은 단 세 번”이라며 “이명박정부는 재벌·부자 등 힘센 사람들을 위한 정부, 양극화된 갈등정부, 토건정부, 신권위주의로 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심 대표는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 사회공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부총리 신설과 16개 부서로 하는 대안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월 임시국회에서 태안지원특별법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것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민노당의 강경 평등파를 중심으로 한 신당창당파 핵심인사인 조승수 전 의원과 김형탁 전 대변인, 평등파 최대조직인 ‘전진’의 한석호 전 집행위원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동반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민노당의 분당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기고] ‘여성’실종의 예고인가?/ 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 시절 약속이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한낱 물거품이 되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문제는 당선인의 언설이 얼마만큼 진실성과 신뢰를 담보한 것인가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후보 시절 그의 여성관이나 여성문제 인식에 관한 의구심들이 국정을 통해 비로소 그 허와 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사회적 약자로 살아온 여성들의 희생과 인권에 대한 차기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의지가 어느 수준인가를 보여 주는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80여개 여성 단체들은 성별영향평가, 성인지예산 제도 시행, 성평등교육 등을 확대하는 성평등정책기구의 강화방안에 대한 각 후보의 입장과 국정계획을 서면질의로 확인한 적이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답변서는 “독일 등 대부처주의(大部處主義)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복지·노동정책과 분리하고 여성·가족정책을 별도의 독립된 기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양성 평등에 대한 전담부서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30일 생방송으로 중계된 ‘대선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서도 이명박 당선인은 여성가족부를 존치, 강화하겠다고 확실하게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선후 여성가족부가 통폐합 우선 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 4일 여성가족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시장기능을 강조하는 보육정책’이 핵심사안으로 거론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렇다면 후보 시절의 약속은 단지 선거용 임기 응변이었을 뿐이란 말인가? 후보 시절 ‘작은 정부’를 주장하면서도 여성가족부의 존치, 강화를 약속한 마당에 이제 와서 대부처주의가 여성가족부의 통·폐합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여성’과 ‘성평등’이 실종된 정부조직개편은 정당화될 수 없다. 여성계는 여성가족부가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 것을 개탄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애초에 왜 ‘여성부’라는 기이한 이름의 초미니 부처가 탄생했었던가? 여성은 소수 집단이 아니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며 남성과 구분되고 차별화된 사회 현실속에 살고 있다. 따라서 국가정책은 당연히 남성과 대등한 몫으로 여성의 현실을 다루어야 할 뿐 아니라 성별에 따른 차이와 차별을 접근하는 성인지적 정책이 돼야만 한다. 성인지적(性認知的)접근은 국가의 일반 정책이 여성의 특수한 현실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킨 채 주로 남성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 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2001년 ‘여성부’의 탄생은 바로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서 국가가 아주 뒤늦게나마 종전의 남성중심적 정책의 비정상성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이었다. 2005년 여성가족부로의 개편은 출산율 저하, 여성의 육아, 가사, 직업의 삼중부담 등과 관련된 가족정책을 여성과 가족을 함께 살리는 양성평등적 관점의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은 UNDP 여성권한척도(GEM)조사에서 93개국 중 6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특히 남녀소득비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성평등정책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다.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은 여성가족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여성과 가족이 행복하다면 새 정부의 목표가 달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 ‘여성의 행복’을 위하는 길이 바로 ‘여성’과 ‘성평등’이 실종된 정부조직개편이란 말인가? 여자 대학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면서 그 누구보다도 여성 현실의 열악함과 성불평등을 절감했어야 할 여성 총장이 만일 이명박 당선인이 여성 공약을 무참히 저버리는 일에 앞장선다면 이는 여성의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5)] ‘축제’는 아니지만 대의 선택해야/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5)] ‘축제’는 아니지만 대의 선택해야/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7대 대선 게임도 오늘로 막을 내린다. 지난 대선에 비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향후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의(大義)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뽑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이번 대선게임 과정의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번 선거는 이명박 후보의 선거이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이명박 후보를 뽑을 것인가 말 것인가로 폭이 축소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했고,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시 발휘한 능력 덕분에 도덕성,BBK, 친인척 문제 등을 안고 있음에도 계속 선두를 유지해오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이명박의 정책 내용, 정책적 능력을 검증하기보다 인물과 도덕성 검증에 치중함으로써 판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동일한 사안이 이회창 후보처럼 대쪽으로 상징되는 도덕성을 무기로 하는 후보에게 적용되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지역주의의 약화이다. 지역주의 선거가 약화된 것은 노무현 정권의 공(功)이다. 노무현 정권이 지역균형발전, 행정수도 이전,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한 결과, 수도권 대 지방이라는 새로운 균열구조가 생기고 이 균열은 지역주의와 교차하면서 지역주의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주의의 약화는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감지된다. 과거와 같이 수도권의 유권자들이 자기 출신 지방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약화되고 있다. 셋째, 정책선거의 실종이다.BBK 진실 공방 속에 정책토론은 사라졌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인물 선거이다. 물론 인물 검증도 중요하다. 잘못된 정책은 고치면 되지만 투명성, 진실성, 공공성에서 흠집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경우 국민들은 5년 내내 고생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검증은 선거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선거의 필수 과목이다. 이번 대선에서 정책 검증이 소홀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선 후보들의 정책은 경제 살리기, 경제성장에 치우쳐 있고 사회분야 정책 제시에는 소홀하다. 보수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 후보들도 성장률을 몇% 이루어 내겠다는 ‘성장률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넷째, 세대간 대결구조가 실종됐다.2030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는 2002년 선거에서 노무현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실업으로 인해 2030세대가 보수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의 소통 수단인 인터넷 언론매체에 대한 과잉규제로 인터넷 언론자유가 억압되고 있다는 점도 세대간 대결구도가 실종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난 대선에 비해 인터넷 참여 매체는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참여를 통제하는 선거법을 여야합의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정치적 자유에 대한 중요한 침해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는 국민이 아니라 검찰이 선거 당락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찰 선거’이다.BBK 검찰수사가 이번 대선의 판세를 결정지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특검 결과에 따라 당선무효 또는 탄핵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사법부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결정하게 되고 2000년 미국에서 일어난 부시-고어 검표 사건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쟁송(爭訟)의 정치는 민주주의의 영역을 축소하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선택 2007 D-2] “BBK 수세 탈출”… 이명박식 승부수

    [선택 2007 D-2] “BBK 수세 탈출”… 이명박식 승부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6일 밤 ‘이명박 특검법’을 전격 수용키로 한 것은 수세를 공세로 전환시키기 위한 ‘이명박식 승부수’로 분석된다. ●한나라-신당 극한 대치 일단락 특검법 처리를 놓고 국회에서 연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로서 특검 조사를 흔쾌히 수용함으로써 결백하고 당당한 인상을 심어 주는 쪽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이명박 특검법´ 처리를 하루 앞두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본회의장 안팎에서 또다시 몸싸움을 벌이면서 계속해온 극한 대치가 일단락 됐다. 그러나 신당측은 한나라당측과의 협상없이 임채정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어서 또다시 충돌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 14일에 이어 17일 국회에서도 이 문제로 육탄전이 벌어질 경우 이 후보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처럼 여론에 비쳐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어차피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 국회 법안 처리의 경우 한쪽이 아무리 강하게 저지해도 처리시키려는 쪽의 의지가 강하면 통과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4년에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전례가 있다. 이 후보측으로서는 어차피 통과될 것이라면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이롭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임 의장이 직권상정을 시사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이날 공개된 ‘BBK 동영상’에 따른 수세를 일거에 뒤집기 위한 전략적인 측면도 엿보인다. 이 후보측에서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동영상 파문이 급속히 번질 경우 선거 막판에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을 법하다. 동영상이 계속 떠돌아 다니고, 청와대까지 나서 검찰 재수사 운운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회심의 반격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의 특검 수용은 TV토론회를 끝낸 뒤인 밤 11시쯤 전격 결정됐다. 그만큼 긴박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특검법을 전격 수용할 것이란 얘기가 한나라당 일각에서 흘러 나온 게 사실이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특검을 받자는 의견을 냈다는 얘기도 들렸다. 한나라당 공식 의총에서 나온 결론과는 반대되는 내용이었다. ●동영상 진실성 여부 조명 집중 이런 분위기에서 결국 이 후보가 심야에 결정을 내린 것을 볼 때, 막판까지 치열하게 고심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후보의 결단은 이날 심야에 국회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이 결정적인 결단의 배경이라고 한나라당측은 설명한다. 박형준 대변인은 “(TV토론을 끝낸 뒤 국회 상황을)보시더니 생각이 많이 드신 것 같다. 전화도 몇 군데 하고 생각도 하시고…. 강 대표를 당사로 불렀다.”고 했다. 하지만 특검은 이 후보가 대선에 당선된 뒤에라도 정치적 부담으로 남을 소지가 큰 사안이다. 강재섭 대표가 갑자기 당사 기자회견장에 불려 나온 듯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던 것도 의외의 결정임을 반영한다. 이제 17일 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어차피 특검은 대선 이후의 일이므로 남은 쟁점은 BBK 동영상의 진실성 여부로 단순 집중되는 길로 치닫게 됐다. 대통합민주신당 및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과 이명박 후보측은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 다리 위에서 사활을 건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디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아일랜드 음악여행

    인디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아일랜드 음악여행

    아일랜드 인디 밴드의 음악영화 ‘원스’가 화제다. 지난 9월28일 개봉한 이 작은 영화는 두 달간 장기 상영 중이다. 독립영화로는 최다 관객인 16만명이 몰렸고 극장 수도 처음 2개로 시작해 16개관으로 늘렸다. 반전도, 스펙터클도, 스타도 없는 이 영화가 뜨고 있는 이유는 정직하다. 가난한 음악인들의 조건 없는 열정, 순수함과 진실성 있는 음악의 힘 때문이다. 그런데 ‘원스’의 개봉 한 달 전, 국내 음악인들도 아일랜드의 거리에서 연주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담아왔다. 아일랜드 정통음악을 선보이는 인디 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두 번째 아일랜드 여행이었다.‘바드(bard)’는 켈트족의 말로 방랑시인이다. 지난 8월, 아일랜드의 밤바람은 매서웠다. 아일랜드 정통음악 축제를 보러 나선 길. 여행은 8월 9일부터 27일까지,19일간의 단꿈이었다. 이름도 낯선 도시 7∼8군데를 돌았다. 처음 이틀은 가져간 돈으로 충당했다. 이후는 버스킹(길거리 연주)과 현장 음반 판매로 번 돈으로 살았다.7월에 낸 새 앨범 200장을 팔았다. 매일 하루에 서너번씩 공연했다. 비가 오면 비를 피해 펍으로 들어갔다. 펍에서는 돈 대신 공짜 기네스를 양껏 얻어 마셨다. 작년에는 ‘두 번째달’ 멤버인 김현보(35)씨와 박혜리(27)씨만 떠났다. 이번에는 지난 1월 새로 결성한 ‘바드’의 멤버 김정환(27), 김진영(27), 박정민(29)씨도 함께했다. 카메라도 따라붙었다. 내년 개봉할 ‘귀신 이야기’의 음악감독으로 있던 김현보씨가 감독을 꼬드겼다. 아일랜드에 가는데 ‘동영상’ 좀 찍어달라고. 그래서 임진평(39) 감독과 김요환 프로듀서(33)가 합류했다. 이들은 60분짜리 테이프 30개에 담아온 음악과 바드, 아일랜드를 62분으로 압축했다. “작년에 전통음악을 듣고 싶어 페스티벌에 갔는데 거창한 멋이 아니라 소박한 멋이 있었어요. 그곳 사람들은 ‘리빙 트레디션(살아있는 전통)’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전통이라는 게 다 죽었잖아요. 그래서 이런 음악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다시 갔어요.‘원스’의 첫장면에 나오는 거리에서도 연주했죠.”(현보)돈이 다 떨어져 경찰서에서 노숙을 하면 동네 사람들이 손짓했다.“우리집에서 자고 가라.”고.“처음엔 무서워서 안 따라갔는데 이젠 그 맘을 알고 가서 자고 그래요. 상인들도 달라요. 인사동 같은 데서는 가게 앞에서 연주하면 잡상인 취급하곤 하는데 거기는 연주하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혜리) ‘바드’는 범켈트족 음악축제인 월드 플라에서 경쟁 부문 3위도 따냈다.“사실 4,5등이 훨씬 잘했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처음 보니까 상을 준 것 같아요. 일본만 해도 아일랜드 음악을 하는 그룹이 많거든요.”(현보) 작년 툴레모에서는 1만 5000명이 사는 도시에 25만명이 몰렸다.‘바드’ 일행에게 그 광경은 충격이었다. 발에 밟히는 게 음악인이고 몇 천 명이 같은 곡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택시 아저씨도, 청소부 아저씨도 ‘연주자’였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한국 밴드의 아일랜드 음악 연주를 어떻게 들었을까.“저희 공연을 보고 있던 어떤 여자분은 노래를 듣다 갑자기 울더라고요. 며칠 전에 아빠가 돌아가셨다고요. 그러면서 엄마가 이 노래를 들으면 좋아할 것 같다고 CD를 사갔어요.”(혜리) 임 감독은 아일랜드에 호기심이 많았다. 원래 아일랜드 영화를 좋아한데다 미국인인 매형의 고향이 아일랜드였기 때문이다.“처음에는 소박하게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왕 가는 거니 제대로 찍자 해서 판이 커진 거죠.” 내년 개봉할 영화 ‘귀신 이야기’의 감독이자 탁재훈 주연의 영화 ‘어린 왕자’의 각본을 맡은 임 감독은 내내 자신을 ‘상업영화 하는 사람’이라고 구분지었다. “처음에 아일랜드에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우리는 상업영화 하는 사람이니까 스폰서를 받아볼까 했어요. 그런데 현보가 싫다고 하더라고요. 밴드는 음악하는 과정의 하나로 가는 건데 자금을 받게 되면 우리도 뭘 요구해야 되고 스스로도 부담이 되니까요. 우리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도 부담을 느끼더라고요. 그곳 사람들한테 뭘 하러 온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함께 간 건 밴드와 다큐 작업 사이의 ‘절충’인 것 같아요.” “‘원스’에 나오는 인디밴드처럼 가난한 건 선택을 해서 사는 거예요. 어떤 예술인들은 우리가 이거 하니까 나라에서 돈을 줘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돼요. 그것까지 선택이 됐어야죠.”(현보) “한국영화가 늘 심각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바드를 따라가면서 다른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몇십억 들어가는 상업영화라 해서 잘 되는 거 아니잖아요. 바드는 음반도 직접 만들고 유통까지 해요. 지금 같으면 그런 방식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도 그렇게 만든 거죠.”(진평) 음반업계가 줄초상인 이 시점.‘바드’는 올해 호황이란다.1집은 2만장이 넘게 팔렸고 공연에서만 파는 이번 앨범은 1000장 찍었는데 다 나갔다.10월 감행한 전국 투어도 멤머당 45만원씩이나(?) 수익을 남겼다고 혜리씨는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내년에도 앙코르 공연을 하고 앨범도 낼 생각이다. 다큐멘터리의 이름은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바드를 통해서 본 아일랜드, 음악을 통해서 본 아일랜드, 일상을 통해서 본 아일랜드라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다.24일 인천에 있는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회도 갖는다.“바드의 음악과 더불어 펍에 가든 축제에 가든 늘 기본적으로 그곳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 있어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다큐로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네요.”(요환) “아일랜드 하면 ‘기네스’라고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리빙 트레디션이 진짜죠.”(현보) “몇년 전까지 충무로에선 음악영화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 속설이 맞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음악영화를 본 적이 없었던 거죠. 이번 다큐는 소박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았어요. 그만큼의 가치만 인정받으면 몇십억짜리 영화 한 것보다 마음으로는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장에서의 화질은 원스보다 우리가 더 좋아요.(웃음)”(진평)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경영사령관의 리더십 노트(켈리 퍼듀 지음, 서춘식 옮김, 푸른솔 펴냄)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트럼프 그룹의 ‘견습생’ CEO로 일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생존게임의 법칙. 미국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저자는 의무, 무결점, 열정, 인내, 기획, 팀워크, 충성심, 유연성, 헌신, 진실성 등 10가지 리더십 원칙을 제시한다. 원제는 ‘Take Command(지휘하라)´1만 2000원. ●골프가 뭐길래-완벽 입문 가이드(박순표 지음, 리얼북 펴냄) 연습장은 실내를 가야 하는지, 실외를 가야 하는지. 레슨은 얼마를 내고, 얼마나 오래 받아야 하는지. 골프채는 어떤 것을 사야 하고, 스코어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옷은 무엇을 입어야 하고,‘머리를 올리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골프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았다.9500원.●현장에서 만난 20세기-우리는 그들의 사진으로 세계를 기억한다(에릭 고두 지음, 양영란 옮김, 마티 펴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무어, 데이비드 세이무어가 함께 설립한 보도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 에이전시는 현장에 있음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이 책은 매그넘이 찍은 사진만으로 지난 60년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5만 4000원.●아프리카 미술기행(편완식 지음, 예담 펴냄) 낯설고도 멀게 느껴지는 아프리카 미술기행에 한국화가 김종우와 서양화가 권순익, 일간지 기자 편완식이 동행했다. 이들은 초원과 사막을 화폭 삼아 그때그때 마주치는 풍경과 영감을 풀어놓았다. 또 이들은 일일이 발품을 팔아 아프리카 현지 작가와 미술관 관계자, 교수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1만 5000원.●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이야기(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권루시안 옮김, 아름다운날 펴냄) ‘과학’은 라틴어의 ‘지식’에서 유래된 말로 실제 현상을 앞뒤가 맞게 설명하는 것이다. 직구와 변화구를 절묘하게 던지는 투수나, 이 공을 치는 타자도 복잡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학에 있어 가장 신나는 표현은 “그거 재미있네.”이다.1만 800원.●3대 종교가 살아 숨쉬는 고대 이스라엘 유적(이봉규 지음, 현음사 펴냄) 지은이는 건축사사무소에 재직하고 있는 건축가. 모세가 출애급하여 생을 마감한 느보산, 화려하게 남아있는 헤롯왕의 건축, 그리고 기독교의 성 분묘교회, 유대교의 알 카즈네, 이슬람교의 바위 돔 모스크 등 유일신들이 예루살렘에 남겨놓은 수많은 유적을 살펴보았다.1만 2000원.●잃어버린 예수-다석 사상으로 다시 읽는 요한복음(박영호 지음, 교양인 펴냄) 기독교와 불교, 노장사상,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하나로 꿰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상 체계를 세운 다석 류영모의 사상으로 ‘요한복음’을 다시 읽는다. 다석 사상을 세상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류영모의 제자 박영호 다석학회 고문이 바울로의 교회 신앙, 대속 신앙을 비판한다.2만원.●풀빛 교육 (김용님 지음, 상상나무 펴냄) ‘아이의 가슴에 자연이 가르치는 풀빛 생명을 새겨라.’익산 리라 자연 유치원 원장인 지은이는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는 반듯한 인격과 온유한 성품, 넓은 마음,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아이로 자란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교육 경험으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노하우로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1만원.●닥터스 씽킹(제롬 그루프먼 지음, 이문희 옮김, 해냄 펴냄)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인 지은이는 첨단 과학의 홍수 속에서도 진정한 의술은 의사와 환자의 정보 및 감정의 교류에서부터 탄생된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업무 속에서도 의사는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나 그 가족과 친구들은 의사와 파트너십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한다.1만 3000원.●경제는 착하지 않다(심상복 지음, 프린스 미디어 펴냄)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연상케 하는 ‘소금별 왕자’가 소설속 주인공으로 등장, 경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저자는 거리의 포장마차도 광의의 ‘지하경제’라는 식의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정책 등과 같은 난해하고 딱딱한 경제 이야기를 재미나게 펼쳐낸다.1만 2000원.
  • [윤설영 기자의 고시 블로그] 수험 준비 ‘장수생’은 정말 사라졌을까

    [윤설영 기자의 고시 블로그] 수험 준비 ‘장수생’은 정말 사라졌을까

    2007년 고시생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신문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설문 결과 이들의 평균나이는 24세, 서울지역에 사는 휴학생이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수험생활을 그리 오래 하지 않은 젊은 고시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시말해 나이 많은 장수생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은 게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장수생은 과연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신림동의 한 학원 강사는 장수생이 정말 사라졌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단언하면서 “여전히 삼십대 후반의 장수생은 많다.”고 말했다. 70년생으로 올해 만 37살인 A씨는 사법시험을 10여년째 준비 중이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합격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었다. 경제적인 부담도 젊은 고시생들보다 훨씬 컸다. 그는 “고시생들의 나이가 어려진 걸 피부로 느낀다.”면서 “요즘은 빨리 시작하지만 포기도 빠르다.”고 고시촌의 세태변화를 전했다. 71년생인 B씨는 고민 끝에 지난해 사법시험에서 법무사로 진로를 바꿨다. 경제적인 부담과 합격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작용했다. A씨나 B씨 같은 장수생은 신림동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시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35세 이상의 장수생이 10%에서 최대 30%까지 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 왜 장수생은 설문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던 걸까. 우선 설문조사를 학원에 의뢰해서 실시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설문조사는 사시·행시·외시생의 답변을 골고루 얻는 것이 중요했다. 식당이나 서점보다 회수율이 높은 것도 학원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학원 의존율이 낮은 장수생들은 설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또 한 가지는 장수생들은 자신을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극히 꺼린다는 점이다. 답변 가운데에는 34세,37세의 비교적 나이가 많은 수험생들의 답변도 2∼3명 있었다. 그러나 답을 하지 않은 문항이 더 많거나 진실성을 의심할 만큼 답변이 무성의해 집계과정에서 제외했다. 장수생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합격자의 나이가 점차 어려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고시에만 올인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걸 깨달은 걸까. dochi.blog.seoul.co.kr
  • [종교·신념따른 대체복무 허용]대상자 어떻게 가리나

    국방부는 종교·신념에 따라 군입대를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조계와 학계, 사회단체,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대체복무 동기의 진실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일단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적 양심에 따른 입대거부자는 본인 진술서와 종교단체의 증빙서류 등으로 서면심사를 한 뒤 위원회에 출석시켜 문답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방부는 교리를 통해 총을 잡는 행위를 금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경우 종교활동의 진실성에 대한 교단의 보증이 있다면 자격을 가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불교나 천주교, 개신교 등 ‘집총거부’를 교리차원에서 명시하지 않은 종파 출신 병역거부자들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평화운동 등 ‘정치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제7일안식일교와 불교, 천주교 신도 8명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다. 정치적 신념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도 24명이나 된다. 김화석 국방부 인력관리팀장은 “개인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는 독일의 심사제도를 참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대체복무 심사기구에서는 지원자의 무기소지나 폭력전과 여부, 병역거부에 이르게 된 개인적 동기나 가족내력 등을 제출받아 심사의 근거로 삼고 있다. 사회단체 활동경력 등도 참조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장애인 고용 확대, 공직시험부터 개선해야

    정부는 장애인 고용 확대와 취업기회를 넓히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 장애인 모집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무원을 선발하는 시험장에서는 장애인들에게 기본적 편의조차 제공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 온 장애인 정책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16개 시·도 가운데 시각 장애인을 위해 보통 시험지보다 크게 인쇄된 확대시험지나 점자로 된 시험지를 제공하는 곳은 서울시와 대전시뿐이었다. 국가고시 가운데 점자 문제지 및 답안지, 음성형 컴퓨터를 제공하는 것은 사법시험이 유일했다고 한다. 청각장애인이 감독관의 지시를 듣지 못해 시험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있는가 하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2,3층에 배치하는 일도 벌어졌다. 조금만 신경쓰면 시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공무원들의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왜곡돼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데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들이 장애인들의 불편을 외면하는 한 장애인 정책은 헛구호나 다름없다.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경제적 권리 행사는 복지국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취업상 불리한 장애인들이 산업현장에서 비장애인들과 차별없이 취업기회를 갖도록 하고 고용촉진법이 정한 장애인 2% 의무고용제가 정착하려면 공공기관부터 시험장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고대 연구윤리지침 시행

    고려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논문 표절을 비롯한 연구 부정행위와 관련된 연구윤리 지침을 만들어 2학기 개강과 함께 시행에 들어갔다. 고려대가 9일 공개한 ‘연구진실성 확보를 위한 연구윤리지침’은 교무처 산하 교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각 분야 교수 6명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꾸려 1년여 동안 작업을 통해 완성했다. 모두 7장 62조로 이뤄진 연구윤리지침은 ‘연구의 진실성과 사회적 책임’과 같은 원론적 수준의 가이드라인은 물론 연구 부정행위와 비윤리적 연구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 인간 피험자 보호에 대한 의무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고려대는 연구윤리지침 시행에 따라 위반 사례가 접수되면 교원윤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만장일치 위안부 결의, 일본은 보았는가

    일본 정부에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채택됐다. 마이클 혼다 의원이 지난 1월 결의안을 낸 지 6개월 만에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다. 위안부 문제와 관계 없는 일본의 동맹국 미국의 의회가 일본군 만행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의미는 크다.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의 부당성을 지적한 공식문서로 남게 됨으로써 일본이 저지른 뻔뻔스러운 과거의 인권유린과 현재의 역사왜곡을 전세계에 똑똑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의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일본 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한다면 성명의 진실성을 놓고 되풀이되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를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만행에 대한 일본의 역사왜곡 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한 점이다.“일본 학교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교과서들은 전쟁 범죄를 축소하고 있다.”면서 현재와 미래 세대에 끔찍한 범죄에 대한 교육을 하도록 권고했다. 몇 차례 수정은 있었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짚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망스러운 것은 일본 정부의 태도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유감스럽다.”고 했으며 관방장관은 “다른 나라 국회가 결정한 것”이라고 폄하했다. 톰 랜토스 미 하원외교위원장은 결의안 지지 발언에서 “역사를 왜곡, 부인하는 일본 인사들의 기도는 구역질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소리까지 듣는 일본 정치인들이 참 딱하다. 아베 총리는 강제동원에 증거가 없다는 지난 3월1일 망언을 거두고 진실로 사죄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인식을 공유하게 된 위안부 문제를 언제까지 일본은 혼자서 외면할 것인가.
  • [위안부 결의안 채택 의미] 결의안 요지

    일본 정부는 193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 기간 ‘위안부’로 알려진 젊은 여성들을 제국군에 대한 성적 서비스 목적으로 동원하는 것을 공식 위임했으며, 일본 정부에 의한 강제 군대매춘 제도인 위안부는 집단 강간과 강제유산, 수치, 그리고 신체 절단과 사망 및 궁극적인 자살을 초래한 성적 폭행 등 잔학성과 규모 면에서 전례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학교들에서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교과서들은 위안부 비극과 다른 2차 대전 중 일본의 전쟁범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일본의 공공 및 민간 관계자들은 최근 위안부의 고통에 대한 정부의 진지한 사과를 담은 지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위안부 관련 담화를 희석하거나 철회하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정부는 1921년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금지협약에 서명하고 2000년 무력분쟁이 여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여성, 평화, 안보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결의 1325호도 지지한 바 있다. 하원은 인간의 안전과 인권, 민주적 가치, 법의 통치 및 안보리 결의 1325호에 대한 지지 등 일본의 노력을 치하한다. 다음은 미 하원의 공통된 의견이다. (1) 일본 정부는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국가들과 태평양 제도를 식민지화하거나 전시에 점령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의 노예로 만든 사실을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2) 일본 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를 한다면 종전에 발표한 성명의 진실성과 수준에 대해 되풀이되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 일본 정부는 일본군들이 위안부를 성의 노예로 삼고 인신매매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는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4)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가 제시한 위안부 권고를 따라 현 세대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끔찍한 범죄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 인간 삶 그리는 80년대 민중판화가

    얼핏 보면 영판 농사꾼이다. 충북 제천 시골마을에서 수수한 한복 차림으로 ‘우리 산 찾기 운동’을 하는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만큼은 1980년대 격렬한 미술운동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말해주듯 여전히 치열하다. 바로 판화가 이철수를 일러 하는 말이다. EBS `시대의 초상´은 24일 오후 10시50분 ‘여전한 슬픔과 분노-판화가 이철수’를 방송한다. 1980년대에서 20년이 흐르는 사이 이씨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작풍이라고 할까. 그는 과거 민중의 삶과 애환을 서정적이면서도 힘있게 그려냈다. 당시에는 시대의 아픔을 표현했다면, 요즘은 연민의 눈으로 세상과 친밀하게 소통하고자 한다. 그가 지닌 시대에 대한 열정과 창작의 노력은 삶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몽실 언니’,‘강아지똥’의 삽화를 그리면서 만난 고 권정생 선생으로부터 쉬운 언어와 소박한 삶을 배웠다고 한다. 이철수는 1989년 독일 전시회에서 현지 미술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는다.“한국의 민중예술이 나치즘 예술과 다를 게 뭐냐. 전체주의적인 냄새가 난다.” 작품의 대중 소통에 고민하던 이철수에게 이 말은 화두가 됐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발언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의 목소리에는 귀기울이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1980년대에는 ‘시대적인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급급했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철수의 그림은 우리 사회의 황폐해진 내면을 향하고 있다. 더불어 농업처럼 몸을 움직여서 대가를 얻는 ‘땀 흘린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대접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이해찬 前총리

    [대선주자 25시] 이해찬 前총리

    이해찬 전 총리의 출사표를 요약하면 도덕성과 국정운영 능력, 미래비전이다. 출마를 선언한 뒤 대중 정치인의 자질 면에서 집중적으로 지적받는 부분이 있다. 대중성 부족이다. 오죽하면 ‘버럭 이해찬’으로 불릴까. 여야를 넘나들며 정책위 의장을 거친 데다 지난 1995년 조순 전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필두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본부 부본부장,2002년 새천년민주당 선대위 기획본부장 등을 거치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대선이 정책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판인가. ●진정한 대중성은 ‘진실’ 지난 4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이 전 총리는 사과 이야기를 꺼냈다. 청중을 향해 “사과가 다섯 개 있는데 이중 세 개를 먹으면 몇개가 남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당연히 두 개라고 답했던 청중들은 이 전 총리의 답변에 자지러질 듯이 웃었다.“아니, 먹는 게 남는 건데 세 개지 왜 두 개냐.”라는 게 아닌가. 앞으로는 웃음을 유도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다짐도 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대중성은 ‘대중 추수주의’가 아닌 진실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용은 왜곡되고 이미지화되면서 형식만 갖추는 게 대중성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실에 기반한 대중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이 이어진다. 대중의 이해에 충실하면서 대중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개혁파 정치인이면서도 현실주의적인 해법을 중시하는 그의 정치적 컬러가 대변하고 있다. 한 핵심 측근은 “진짜 개혁세력이 힘을 얻으려면 주장에만 그칠 게 아니라 관철시키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이 전 총리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전교조 합법화를 유보했다가 여당이 과반의석을 넘었을 때 관철시킨 것, 노동법 재개정 당시 국제기준을 준수해 정리해고제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체성과 도덕성 그가 이날 총리 낙마의 결정타를 안겨줬던 부산을 찾아 맨 먼저 들른 곳은 민주공원이었다. 부마항쟁이 유신의 마지막을 가져온 역사적인 사건인데 저평가됐다며 아쉬워했다. 기념관에서 ‘타는 목마름으로’를 부를 때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투옥됐을 때를 떠올리는 듯했다. 정체성은 범여권 후보의 자격에서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나 마찬가지다. 사형선고까지 받으며 삶의 끝을 오갔던 그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향해 “대학만 같지 살아온 이력은 다르다.”고 한 것은 뼛속 깊이 체화된 자신감으로 들렸다. 그는 대선 후보의 자질과 관련, 도덕성을 첫손에 꼽는다. 공개 강연이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다.“자기 땅 고도제한 추진은 청문회감”(13일 울산시당 간담회),“이 전 서울시장은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11일 경주시당 초청강연)며 비수를 꽂았다.16일 이명박 후보 가족의 주민등록초본 불법발급과 유출사건에 대해 정치공작 의혹을 거론하자 “위장전입과 위장 땅투기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온갖 비리에 연루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참으로 용감한 사람”이라며 기자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높은 이유를 묻자 “후보의 자질과 상관없이 수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집권욕 때문이다. 후보가 정해지면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3·1절 골프 파문은 두고두고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같은 진영 후보조차 “이 전 총리에게 검증된 건 골프 실력밖에 없다.”고 공격받았다. 그는 “보도와 실체가 달랐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게 여과되지 않아 보인다. 그가 본선 무대에 오르면 다시 묻기로 했다. ●세 여자의 등과 이해찬의 눈물 ‘이해찬’ 하면 강팍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때마다 “평판에 신경쓰지 않는다. 일로 승부한다.”고 답해왔다. 굳이 사족을 더 붙인다면 “워낙 도덕적으로 결점이 없다 보니 사사로운 것까지 들춰내고 싶은 모양”이라며 대수롭지 않아한다. 그런 그가 한없이 울었던 적이 있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안동교도소에 복역 중일 때 어머니와 아내 김정옥 여사, 딸 현주(당시 2살)가 찾아왔다. 그의 서른 살 생일날이었다. 면회를 끝내고 돌아서는 세 여자의 등을 봤던 것이다. 그는 감방에 돌아와 한 시간을 울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딸 현주를 자전거에 태우고 둑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어쩌면 아빠보다 할아버지가 더 따뜻하고 포근한 남자였을지 모른다며 애써 위안도 했으리라. 아내 김정옥 여사와는 대학시절 서울지역 사회학과 학생들의 학술모임에서 만났다. 대쪽 같은 정치인 남편을 둔 죄(?)로 서점과 곰탕집, 온갖 직업을 섭렵케 했다며 평생을 미안해 한다. 그는 전국을 다닐 때 아내와 항상 함께한다. 김 여사가 강단에 서서 남편 이해찬을 말할 때도 있다. 김 여사는 “남편이 스킨십 없다고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우리 딸이 생겼을 리가 있겠냐.”며 웃어보였다. 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가훈을 적어오라는 숙제를 같이 하다가 “주는 대로 그냥 먹자.”라고 결론냈던 남편이었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얌체 파산신청 “꼼짝 마”

    얌체 파산신청 “꼼짝 마”

    재산이 있는 데도 없는 것처럼 속여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행위 등에 대해 법원이 검증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는 파산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불성실하거나 부정직하게 채무를 면해 보려는 이들을 엄격하게 가려내겠다는 법원의 방침에 따른 결과이다. 재산이 있는 데도 없는 것처럼 속여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행위 등에 대해 법원이 검증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는 파산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불성실하거나 부정직하게 채무를 면해 보려는 이들을 엄격하게 가려내겠다는 법원의 방침에 따른 결과이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채무자들이 개인 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올해 1·4분기에 1만 4846건에서 2·4분기에 1만 3643건으로 8.1% 줄어든 반면 법원이 파산관재인을 선임한 건수는 18건에서 76건으로 322%나 급증했다. 채무자의 재산이나 소득을 검증할 목적 등으로 뽑히는 파산관재인 선임 건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법원의 재산관계 심사가 까다로워졌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자신의 재산상태를 거짓 진술하거나 사실상의 보유 재산을 숨기는 행위 등으로 법원이 ‘면책 불허가’ 결정을 내린 건수도 늘었다. 채무를 면제해 달라는 면책신청 건수가 올해 1·4분기에 1만 4850건에서 2·4분기에 1만 3959건으로 11.4% 줄어들었는데도 법원의 ‘면책 불허가’ 결정이 내려진 건수는 같은 기간 29건에서 43건으로 48.3% 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에 면책신청에 대한 법원의 처리 건수가 1만 1000여건에서 1만여건으로 줄어든 점도 면책 신청자의 진술이 부정확하거나 소명이 부족해 심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느라고 시간이 지연된 결과라고 법원측은 설명했다. 법원은 파산신청 당시 1억 3000여만원 상당의 채권을 보유했고 딸에게 중형 승용차를 명의이전했는데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경우와, 파산 상태에서 가족 등 특정 채권자에게 돈을 갚고도 “채무변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행위 등을 ‘허위진술에 따른 면책 불허가 사례’로 제시했다. 또 파산신청 직전 아내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와, 부동산 임차보증금과 대출금 등으로 아들 명의의 아파트를 구입한 뒤 면책을 신청한 행위 등을 ‘재산은닉 등의 사례’로 들었다. 법원 관계자는 “심사를 거쳐 파산이 선고된 후에도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파산신청의 진실성을 재검증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허위가 밝혀지면 면책이 불허된다.”면서 “파산 신청자는 신청서에 내용을 제대로 적고 명확하게 소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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