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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엔 드래건 볼을 잡으세요”

    “내년엔 드래건 볼을 잡으세요”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黑龍)의 해인 2012년에는 ‘드래건 볼’을 잡아라.” 해마다 10대 소비 트렌드를 선정, 발표해온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소비자학과 교수팀은 22일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12’(미래의창 펴냄)에서 내년의 10대 소비 트렌드를 이같이 소개했다. ‘드래건 볼’(DRAGON BALL·여의주)은 각 트렌드 키워드의 앞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먼저 D는 ‘Deliver true heart’(진정성을 전하라). 저(低)신뢰 사회일수록 우선시되는 진실성을 강조한 것이다. R은 ‘Rawgarnic fever’(로가닉 열풍)로 가공되지 않은 ‘날것’에 대한 희구를 나타낸다.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인 가수 임재범에게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에 해당하는 ‘Attention, please!’(주목 경제가 뜬다)는 본격적인 다매체 시대의 개막과 연관된 키워드다. 종합편성 채널 방송 시작과 함께 본격적 다매체 시대가 열리는 2012년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되면서 자극은 더욱 강렬해지고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G는 ‘Give’em personalities’(인격을 만들어주세요)로 인격화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하며 O는 ‘Over the generation’(세대 공감 대한민국)으로 세대 간의 벽이 점차 허물어지는 트렌드를 설명한다. 아이폰 서비스인 시리(siri)가 대표적인 인격화된 서비스다. 이와 함께 N의 ‘Neo-minorism’(마이너, 세상 밖으로)은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색다른 마이너의 약진을 가리킨다. 이 밖에 각각 B.A.L.L에 해당하는 ‘Blank of my life’(스위치를 꺼라), ‘All by myself society’(자생·자발·자족), ‘Let’s plan B’(차선, 최선이 되다), ‘Lesson your risk’(위기를 관리하라) 등도 새해 소비 트렌드로 꼽혔다. 김 교수팀은 “10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는 불확실성의 시대, 혹독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이라고 제안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인간 질문 속뜻 파악 ‘좌르르’ 인공지능 컴퓨터 등장 눈앞?

    인간 질문 속뜻 파악 ‘좌르르’ 인공지능 컴퓨터 등장 눈앞?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컴퓨터는 아직 인공지능과는 거리가 있다. 인간의 언어로 검색창에 질문을 하면 컴퓨터는 ‘답일 수도 있는 수많은 검색 결과’를 내어놓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들의 목표는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는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터넷망 또는 서버를 통해 인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컴퓨터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과학은 물론 경제, 사회의 발전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다. 이런 컴퓨터가 만들어지면 “이 환자의 수술을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부터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가?”, “실업률을 1% 낮추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며 반대급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명쾌하게 답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직접 고민하는 대신 컴퓨터에게 무엇을 물어보아야 하는지만 고민하면 된다. ●컴퓨터 ‘왓슨’ 올해 초 퀴즈왕에 승리 4년 전 IBM이 창업자의 이름을 딴 슈퍼컴퓨터 ‘왓슨’을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시키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형화되지 않은 유머 또는 반어법이 섞인 질문 속에서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컴퓨터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왓슨은 올 초 실제 방송에 출연해 역대 최고 퀴즈 챔피언들과의 승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질문자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답을 골라내는 프로그램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 IBM은 최근 발표한 ‘2011 IBM 기술 동향 보고서’를 통해 “왓슨의 정교한 분석 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교육, 의료, 금융서비스, 생명과학, 정부 등에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시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왓슨은 지난 10월 미국 병원인 ‘세톤 헬스케어 패밀리’의 환자 데이터 분석에 채택되면서 상용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인공지능에 도전하는 것이 IBM만의 영역은 아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은 물론 기계공학자, 로봇공학자, 뇌과학자, 심리학자 등 수많은 분야의 학자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각자의 접근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현지시간) 안나 코헤넌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기존 과학의 연구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만들어낸 스스로 연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CRAB의 등장에 전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수준 높은 과학 학술지를 읽는다. 비슷한 종류의 연구를 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의 성과와 의견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학술지에 축적되는 양이 많아지고 학술지 종류도 늘어나면서 한 연구자가 새로운 정보를 무한정 습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 의생물학 데이터베이스에는 현재 1900만건의 논문이 저장돼 있고 매일 4000건씩 늘고 있다. 언어학을 전공한 코헤넌 교수는 ‘0’과 ‘1’로 된 디지털코드만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가 인간이 작성한 단어 또는 문장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해 왔다. 이를 통해 논문 수천만건에서 찾아낸 문장에서 신뢰도가 높은 부분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학습시켰다. 또 인과관계에 따른 논리적인 사고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결론 또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영국의 컴퓨터월드는 “이런 작업을 거쳐 탄생한 CRAB는 논문의 진실성을 검증해 연구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꼭 알아야 할 지식과 바람직한 실험 방향까지 내놓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헤넌 교수는 울라 스타이너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교수팀과 함께 CRAB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의학 중 가장 활발한 연구가 펼쳐지는 ‘암 연구’ 분야를 선택했다. CRAB는 암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다룬 논문을 검색하고 선택해 어떤 화학물질이 암 발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찾아냈다. 특히 CRAB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매년 수천개 이상씩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실험 데이터가 없는 화학물질에 대해 암 발병과 관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CRAB는 합성을 할 경우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갖게 되는 화학물질들의 모습을 예측해 실험의 우선순위와 실험 방법도 내놓았다. ●인터넷 활용 누구나 이용 가능 CRAB가 주목받는 것은 수천년간 과학자들이 독점해 온 영역에 컴퓨터가 개입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연구는 경험과 지식을 통해 과학적 사실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그것을 입증하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기계나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에도 실험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는 것은 순수하게 과학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CRAB는 컴퓨터가 인간이 입력한 정보만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는 생명공학, 특히 암 분야에 국한돼 최적화돼 있지만 검색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다른 과학 분야, 궁극적으로는 경제나 사회과학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CRAB는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면서 “이는 CRAB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소비자 등친 파워블로거 ‘영업정지’도 가능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인터넷 쇼핑몰이나 파워블로거가 소비자를 속여 부당이익을 챙길 경우 최대 1년간 영업정지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진다. 현재는 과태료 부과만 가능,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통신판매중개자의 중개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만으로 소비자 피해 방지가 현저히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 1년 이내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통신판매중개자 및 호스팅서비스(사이버몰을 구축하고 서버를 관리해주는 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책임도 강화, 이들이 개별 판매자의 신원 정보를 확인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통신판매중개자의 경우 제공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연대책임도 부과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분쟁 발생시 효율적 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판매업자가 상품 대금을 청구할 때 청구 내역 등을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하고 이에 동의하는지 확인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무료 이벤트를 가장, 실제로는 결제를 진행하는 소비자 기만행위 등을 막기 위해서다. 또 회원모집과 상품거래는 온라인으로 하면서 회원탈퇴나 청약철회는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하도록 해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회원탈퇴와 청약철회도 온라인으로 가능토록 의무화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고] 강소농으로 한국농업의 저력을 불태우자/전헌율 전북도 행정부지사

    [기고] 강소농으로 한국농업의 저력을 불태우자/전헌율 전북도 행정부지사

    이제 세계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 한국의 역량과 영향력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경제, 사회, 문화, 그 외의 다양한 부문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그 파급력과 파워가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한국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음은 자명한 사실로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한류 열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제는 아시아권만이 아닌 그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이러하듯, 우리의 농업도 새로운 면모로 탈바꿈하여 세계 속에 한국의 농업을 열어나가야 하겠다. 지속적으로 급변하는 세계 시장경제체제 속에서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첨단농업기술의 융·복합 시스템은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에 대한 우리의 꿈을 한 발짝 더 빨리 실현해줄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협소한 경영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도시로의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우리 농가들이 극심한 산고를 겪어야만 했다. 환경적인 문제에서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저탄소 녹색성장과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이를 발판으로 우리만의 특색 있는 강한 농업을 이루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욕구는 점차 양에서 질, 영양, 더 나아가 고객감동, 감성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강소농 사업은 기존에 추구해온 경쟁방식과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생산방식에서 탈피하여 진실성이 바탕이 된 사업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공격적, 능동적으로 강소농 사업을 추진해야 하겠다. 누구나 농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야말로 농업이 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규모 농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작지만 강한 농가에서 소비자들의 개별적 욕구를 맞추고 유일하고 차별화된 농산물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런 농업인이 바로 강소농이다. 지역의 농업특성화 사업을 보다 계획적, 적극적으로 활성화하여 농업인의 수요에도 맞는 현장 중심의 맞춤형 첨단기술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 제시한 ‘STRONG’, 즉 Sprit(도전정신), Technology(기술력), Relationship(고객감동), Origin(차별화), Niche(틈새시장), Group(조직화)을 토대로 하여 오는 2015년까지 10만의 강소농을 만들어야 한다. 강소농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농업은 즐거운 산업, 행복한 산업으로 변모할 것이고, 결국 우리의 농촌 또한 살기 좋은 곳으로 사랑받을 것이다. 모든 농촌 진흥 공직자와 농업인이 한마음으로 함께 손을 잡을 때, 세계 속에 우뚝 선 우리의 자랑스러운 농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선진화된 강소농이 구현되는 날, 우리는 그 속에서 또 다른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보게 될 것이며,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꿈이 다시 실현되도록 힘차게 달려나갈 것이다.
  •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를 밀어붙이다 끝내 사퇴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후보시절 단일화를 놓고 돈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상적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사람은 서울 시민이 뽑은 대표적인 선출직이다. 오 전 시장은 잠재적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했고, 곽 교육감은 교육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교육현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번 일을 보면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사람은 서울 시민과 함께 생각하기보다는 각자의 사고의 벽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우선 오 전 시장의 경우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로 해결해야 했는지,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 이외의 대안이 없었는지, 양측 모두 정치력에 한계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물론 시의회든 오 전 시장이든 소신이라면 소신이고, 이념성향이라면 이념성향에 의해 판단했을 것이다. 정치적 입지도 고려됐을 것이다. 재정이 넉넉하면 아이들 밥 먹는 문제가 이처럼 큰 논쟁이 될 일이 아니지만 제한된 예산 속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표방하기로는 교육복지나 세금부담, 정책의 우선순위 그리고 살기 좋은 서울 등의 개념을 동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또다시 시장을 뽑아야 하는 부담과 정치권의 혼란을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한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선출직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시민들의 아픔과 좌절 그리고 소망을 읽는 눈과 귀와 입을 가져야 한다. 시장이든 교육감이든 자기 자리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자리이고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자리란 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요, 시민을 섬기는 자리인 것이며 깨끗하고 정직해야 할 자리인 것이다. 오 전 시장도 그렇게 결단하는 과정에서 무상급식을 비롯한 복지 포퓰리즘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컸으리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걸기까지의 판단은 사려 깊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소위 진보 아이콘으로 불렸다는 곽 교육감도 오 전 시장과는 전혀 다른 이유지만 사려 깊은 행동으로 볼 수 없다. 후보단일화와 연루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교육감다운 처신이 필요한 때다. 어린이 눈에는 착한 교육감, 청소년과 교사들로부터는 존경받는 교육감, 학부모들로부터는 신뢰받는 교육감이 돼야 한다. 따라서 선출직인 교육감 역시 잠시 시민들 대신 앉은 자리라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육가족들을 섬기는 자세로, 정직하고 신뢰받는 교육감으로 손색이 없도록 교육자다운 면모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가짜가 진짜 노릇하는 사회,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사회,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것보다 순간순간 때우는 사회로 왜곡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사회생태학자인 플래처는 이러한 가면적 사회를 ‘위선을 제도화’하는 사회라고 불렀지만, 선출직은 정치적 계산보다는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국민을 섬기는 자세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을 가진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시장이나 교육감은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고, 먼 것을 통해 가까운 것을 보며, 시민을 통해 자신을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이번 무상복지 포퓰리즘 반대 논리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강요하며 스스로 뛰어내린 벼랑 끝 선택이었다. 곽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혼란스러운 정치권에 혼란을 더 가중시켰고 서울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었다는 점에서 자성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 시민들로서는 보수와 진보의 입장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정치적 진실이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게 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상기할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상급식 논쟁을 뛰어넘어 보다 큰 그릇으로 담아낼 아량과 진실성을 갖춘 시장과 교육감이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 제주 이장 40명에 ‘강정마을 해법’ 물어봤더니…

    제주 이장 40명에 ‘강정마을 해법’ 물어봤더니…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강정마을 사태’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여론을 최일선에서 듣는 제주지역 이장(마을회장)들은 “정부와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장들은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반대했으며, 장기 농성에 개입한 외부 사회·종교단체들도 물러나야 한다고 대답했다. 28일 서울신문이 제주지역 이장 40명과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장 72.5%(29명), 전문가 전원(10명)이 ‘정부와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갈등해소 및 평화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부 단체들이 강정마을 사태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 이장 60%(24명)가 ‘불필요하다’고 대답함으로써 ‘필요하다’는 응답자 40%(16명)보다 많았다. 또 정부의 공권력 투입 방침에 대해 이장의 85%(34명)가 ‘물리력보다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경찰의 강제진압에 불만을 표시했다.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이장 72.5%(29명)가 건설에 찬성했으며, 25%(10명)가 반대, 2.5%(1명)가 응답하지 않았다. 특히 제주도와 도의회가 추진하는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이장의 절반(20명)이 ‘주민투표가 실시되더라도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설문조사는 도내 읍면동 단위 이장(마을회장) 500여명 중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을 추출해 선정했으며, 전화설문으로 진행했다. 국방부는 “법원에 제출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오는 이달 말쯤 곧바로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때가 공권력 투입 시점인 셈이다. 전문가 응답자로 참여한 박경량 순천대 교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가 진실성 있게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의 타당성과 생계터전 보호 등을 세워야 하며, 일회성이 아닌 어업권 보장과 오염방지 등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총공사비 9776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강정마을에 이지스함 등 함정 20여척을 계류할 수 있는 군항 부두와 함께 15만t급 선박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민간 크루즈항 부두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제주 황경근기자·서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 닥터? “공연에 표현력 불어넣고 지루함 날려요”

    쇼 닥터? “공연에 표현력 불어넣고 지루함 날려요”

    공연도 사람처럼 치료를 받고 의사의 처방전을 받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실제 벌어지는 일이다. 공연계의 의사로 불리는 ‘쇼 닥터’(show doctor)를 통해서다. 쇼 닥터는 공연이 시작된 뒤 극의 구성, 무대 연출, 배우 연기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수정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연출자나 작가와 달리 한 걸음 떨어져 제3자의 시각에서 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조언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공연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 등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직함이다. ●“아픈 부위 치료해 주는 공연 주치의” 국내에서도 최근 쇼 닥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식 세계화’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재료를 씻고 썰고 볶으며 비빔밥을 만드는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 ‘비밥’. 스페인 출신 연출가 다비드 오튼을 쇼 닥터로 영입했다. 4주 동안 ‘비밥’ 주치의를 맡기로 하고 지난 19일 내한한 오튼은 26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쇼 닥터란 쉽게 말해 공연의 아픈 부위를 치료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장기공연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런 컨디션을 점검해 문제점을 수정 보완, 쇼의 완성도를 높이고 지루함을 없애주는 게 쇼 닥터의 핵심 임무”라고 소개했다. ‘비밥’ 처방전도 기본 골격은 이미 잡은 상태라는 그는 “좀 더 날카롭고 빠르게 바꾸고 싶다.”면서 “관객 반응 등을 점검해 더욱 재미있고 풍성한 표현력을 가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007년 ‘점프’ 첫 도입… 해외 진출도 한몫 국내에서 쇼 닥터를 맨처음 도입한 공연은 역시 비언어극인 ‘점프’다. 2007년 흥행 여세를 몰아 뉴욕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캐나다의 유명 연출가 짐 밀란을 쇼 닥터로 영입했다. 당시 밀란은 한국의 가족관계를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정확히 하고 무대 의상에 한국적 색채를 좀 더 가미하라고 조언했다. 이번에 ‘비밥’ 쇼 닥터로 영입된 오튼은 밀란과 함께 ‘점프’ 때도 공연 손질을 담당해 한국 공연계와 인연이 깊다. ●해외서는 ‘애봇 터치’ 신조어 정착 비언어극 ‘난타’, ‘브레이크 아웃’을 비롯해 올해는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도 쇼 닥터를 도입했다. 내수 시장에 머물던 국내 작품들이 ‘신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진출이 늘어난 것도 쇼 닥터 영입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오튼은 “한국인의 개그 코드나 감성이 외국인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쇼 닥터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쇼 닥터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조지 애봇(1887~1995)이다. 연출가로서 토니상을 두 번이나 받고 작가 자격으로 퓰리처상까지 받은 그는 1960년부터 쇼 닥터로 활동했다. 대중성과 진실성을 중시했던 애봇은 작품에도 빠른 움직임과 재미를 가미했다. 이로 인해 ‘애봇 터치’(Abbott Touch)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오페라의 유령’ 등 히트작을 다수 연출해 미국 뮤지컬계의 대부로 불리는 해롤드 프린스도 ‘애봇 터치’를 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이렇듯 쇼 닥터는 디벨로퍼(developer), 드라마터지(dramaturgy·독일어권에서는 드라마투르기) 등과 더불어 미국이나 유럽권에서는 보편화된 개념이다.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방향 설정이나 연출진 구성 등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이 디벨로퍼라면 쇼 닥터는 막이 오른 뒤 조언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오튼은 “연출진과 디벨로퍼, 쇼 닥터, 배우 등 다양한 시각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댐으로써 창의적인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2012 대입 사정관 전형] 세종대학교-토론면접 소통능력 등 평가

    세종대학교는 전체 모집인원의 10.3%인 260명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한다. 전형 종류는 창의적 리더십 전형, 성장잠재력 우수자 전형, 사회기여자 및 배려자 전형 등 3가지다. 성장잠재력 우수자 전형에서는 교과성적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1단계 전형에서 선발한 후 2단계 전형에서 서류평가와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서류평가에서는 전공분야에 대한 재능과 열정,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목표의식 등을 주로 살펴본다. 심층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인성과 서류내용의 진실성, 창의적 문제해결력, 전공 관련 역량 등을 평가한다. 창의적 리더십 전형은 학생부와 자기보고서, 교사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모집인원의 2~3배수를 선발하는 1단계 전형과 개별면접, 토론면접을 실시하는 2단계 전형으로 구성된다. 1단계 전형에서 중점적으로 보고자 하는 바는 전공분야에 대한 기초이해와 준비도, 창의성,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리더십 활동에 대한 자기성찰과 이해 등이다. 2단계 전형에서는 서류내용의 진실성, 논리적 사고력, 인성 등을 살펴본다. 김준엽 세종대 입학처장은 “토론면접에서는 6명 내외의 지원자들이 토론 주제를 중심으로 수행하는 토론활동을 통해 의사소통능력과 리더십, 사고의 유연성 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입학처장
  •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음의 문턱에서도 오직 자식만 생각했던 한 영국 남성의 아름다운 부성애가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적셨다. 생사를 오가는 암 투병 중에도 이 남성은 자녀들을 위해 훗날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할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해뒀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경제학 교사였던 폴 플래내건은 2009년 11월 5세 아들 토마스와 1세배기 딸 루시를 남기고 45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플래내건은 피부암을 진단받은 지 9개월 만에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는 고통 속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선물을 묵묵히 준비했다. 최근에야 공개된 그의 선물은 위대했다. 평소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던 폴은 자녀들을 위한 편지 수백통을 손수 써서 집안에 숨겨뒀다. 또 성인이 되기 전까지 매년 생일에 토마스와 루시가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스무 개 남짓의 선물을 손수 사뒀다. 뿐만 아니었다. 플래내건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로 서재를 꾸민 뒤 모든 책에 감명을 받았던 이유와 읽고 난 뒤의 소소한 감정을 적었다. 나중에 자녀들이 컸을 때 아버지와 책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특히 플래내건은 ‘삶에 만족하는 28가지 방법’(On finding fulfilment)이란 긴 메모를 컴퓨터에 남겼다. ’천국의 편지’에서 플래내건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선 ‘충성’, ‘진실성’, ‘도덕적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주 전 말기암 판정을 받은 뒤 나는 슬픔 속에서도 지혜를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공식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고, 너흰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격려했다. 이 아름다운 선물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부인 맨디(44). 그녀는 “남편이 남긴 뜻밖의 선물을 보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면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남편은 자신을 동정하려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했다. 지혜롭고 다정했던 아버지다운 따뜻한 선물에 나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플래내건의 사연은 영국 전역에도 큰 감동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많은 네티즌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에 감동했다.”, “행복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알려줬다.”며 그의 위대한 사랑을 곱씹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사설] 관료-대기업 MRO고리 정부가 끊어야

    경제부처 출신 공직자들이 대기업 계열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기업에 취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대·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주관하는 일을 해오다가 퇴직한 관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전관예우란 특혜를 받고, 대기업들은 정부 부처 방패막이를 구축한 셈이다. 그로 인해 대기업은 더 배 불리고, 중소기업들은 고사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뿐이다. 퇴직 관료들이 신중하고 책임 있게 처신만 하기를 바라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정부가 이런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이 분야에 밝은 전직 공직자들을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 진실성이 결여된 허구라는 의심부터 든다. 대기업들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이르는 MRO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영역을 끝없이 침범하고 있다. 막강한 인프라와 자금력에다가 정부 관련부처들과 연결되는 인맥마저 독차지한다면 중소기업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 먼저 퇴직 관료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산 공복(公僕) 출신으로 대기업 편에 서서 중소기업을 압살하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이 철밥통 공직도 모자라 끝내 대기업의 황금밥통을 탐한다면 두 단계로 먹이사슬 구조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첫째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즉 전관예우금지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 부처들이 대기업 MRO를 아예 배제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가 이런 방침을 밝혔다. 모든 행정부처나 공공기관으로 확산돼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 시장 진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부적절한 거래를 조사 중이다. 그래서 영입된 관료들이 방패막이로 나설 수 있는 시점이다. 때마침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사정기관이 총동원됐다. 그들이 전직 동료나 부하 직원들과 접촉하는지 촘촘한 감시망을 펼쳐야 한다. 물론 사적인 접촉마저 막을 수는 없다. 이 때도 사적인지, 업무적인지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 영화따라 떠나는 아시아 역사여행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한때 ‘TV 주말의 명화’용 고전으로 유명했다. 2차 대전 중 태국의 밀림 속에서 영국군 공병대가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 잡혀 오고 일본군은 이들을 이용해 콰이강에 다리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영국군 공병대장 니콜슨 중령(알렉 기네스)은 영웅적인 지도력으로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세슈 하야카와)을 심리적으로 누르고 콰이강의 다리 건설 공사를 독단으로 해낸다. 마침내 콰이강의 다리 건설은 급진전되고 영국군 유격대는 폭파 작전을 감행한다. 1957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아카데미 7개부문을 수상하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고 있다. 전쟁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우선순위에 오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2차대전 때 일본군은 콰이강을 따라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했으며 열대의 강으로는 보기 드물게 하상(河床)에 자갈이 가득 깔리고 물이 맑아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만약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콰이강은 세상에 얼마나 알려졌을까. 영화는 진실성 여부를 떠나 역사의 배경을 한번쯤 더 돌아보게 하고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콰이강 역시 영화 제작으로 유명해진 셈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소설가로, 르포작가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제3세계 사람들의 삶과 정치의 현장을 전해 온 유재현씨가 ‘시네마 온더로드’(그린비 펴냄)를 통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타이, 홍콩 등 아시아 14개국을 무대로 영화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시아의 영화 현실로 출발해 아시아의 근현대사라는 음화(陰畵)를 비추어내는 영화를 열심히 찾아나선다. 이런 탐색작업은 무심히 보고 지나치기 쉬운 영화의 배경 구석구석에 남긴 흔적, 그리고 그 흔적이야말로 이야기의 바탕이라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콰이강의 다리’에서부터 영화의 변방 몽골에서 만들어진 ‘우르가’까지 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다양한 영화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생소하거나 기존 영화 관련 도서에서 찾아보기 힘든 영화들이 많다는 것도 눈길을 잡아끈다. 아시아의 역사에 방점을 찍으면서 영화의 바깥, 혹은 스크린 건너편의 역사와 현실을 말하고 있다. 서구 영화들이 아시아를 어떻게 보여 주고 있는가에도 관심을 두면서 제2차 대전을 전후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식민주의, 전쟁과 파시즘, 개발과 독재, 이념의 왜곡, 인종 간의 불화 등 갖가지 상흔으로 점철된 아시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1만 79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1년간 원내정치 이끌었던 김무성·박지원 의원 인터뷰

    1년간 원내정치 이끌었던 김무성·박지원 의원 인터뷰

    김무성 한나라당·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여러모로 닮은꼴 정치인이다. 18대 국회 때 당의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당으로 돌아와 원내대표를 하며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이 맡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서울신문과의 퇴임후 인터뷰 날짜도 공교롭게도 18일로 함께 잡혔다. 지난 1년 “정치를 복원했다.”고 자평한 두 전직 원내대표의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어 봤다. ■ 박지원 前 민주당 원내대표 “난 리더로 끼는 있지만 당대표 도전은 아직…” →지난 1년을 자평한다면. -야당다운 모습으로 민주당의 존재감을 확인했던 것,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에서 승리한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 4대강 예산이 날치기 처리된 점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때 기업형 슈퍼마켓(SSM)법, 농·어업인 지원법을 숙제로 남겨 둔 점은 아쉽다. →누구에게 미안하거나 아쉬웠던 점은. -김 전 원내대표가 많이 양보했는데 협상할 때 믿지 못하고 ‘뭐가 더 있지 않으냐. 더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 미안하다. →어떤 부분을 믿지 못했나. -예를 들어 김 전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다고들 했는데 “대통령을 1년 동안 한번도 독대한 적이 없다.”고 하기에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퇴임 기자회견에서도 그리 말하기에 정말 놀랐다. ‘저런 상태에서 친이·친박계를 아우르면서 일했구나, ‘대통령이 그 정도까지 했을까.’라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했다. →‘이제야 밝히는’ 뒷얘기가 있다면. -세종시 수정안 부결 때다.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의 측근들과 적극적인 접촉에 나섰다. 나는 친박이 좋아하는 ‘개헌 반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정안 부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봤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반대토론을 할 줄은 몰랐다. ‘박 전 대표에게 한 방 맞았구나.’ 싶었다. 모든 과실은 박 전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박 전 대표가 본회의장에 나타났다는데 ‘찾아도 없다.’고들 했다. 그러나 나는 평소 박 전 대표의 동선을 유심히 살펴왔기에 알고 있었다. 종종 본회의장 입구 오른쪽 남자 화장실 앞 휴게실에서 측근들과 얘기를 한다. 그 날도 거기에 있는 걸 확인하고 안심했었다. →손학규 대표와는 어떤 관계인가. -14대 국회 때 나는 민주당 대변인을 했고 손 대표는 재·보궐선거로 들어와 한나라당 대변인을 했다. 당시 여당을 세게 공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내 뒷조사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김대중 총재에게 보고했더니 “박 대변인, 손톱 깎지 마.”라고 했다. 손톱을 깎지 말라는 건 같이 ‘공세를 늦추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더 세게 공격했다. 그러면서도 손 대변인과는 술자리를 자주 했다. 내게 늘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손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가장 많이 동교동을 찾아왔다. 내가 감옥에 있을 때도 가장 많이 면회왔다.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그래서 내가 “김대중 대통령 이후 당신 같은 사람이 대통령 된다면 지지하고 싶다.”고 했다. →손 대표와 좋기만 한 사이였나. -18대 총선에서 목포 공천을 다섯 번이나 약속했다. 김홍업 전 의원도. 그런데 공천 대상에서 탈락시키더라.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나중에 손 대표가 사과했다. →현재 손 대표가 가장 유력한 야권 주자인가. -손 대표는 꾀를 안 부리고 진실성이 있는 사람이다. 현재로는 가장 유력하다. 분당을에서 당선됨으로써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손 대표는 김대중의 희생정신과 노무현의 구당정신을 구현했다. →당 지도부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호남 물갈이론이 현실화될까. -선거 때가 되면 호남 표를 구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호남색을 탈피하자고 한다. 공천 때가 되면 호남 물갈이론을 얘기한다.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을 꺾는 일이다. 우선 집토끼를 잡고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 전국 정당은 인적 쇄신을 통해 이뤄야 한다. 전국적으로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노·장·청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쇄신의 의미를 호남이라는 지역에 국한하면 안 된다. →당의 정체성은. -원칙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야당다워야 한다. 그래야 중도를 포용할 유연성을 갖게 된다. 중도, 유연성부터 잡게 되면 무너진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찍은 후보가 당선됐나. -됐다. 1, 2차 투표에서 지지한 후보는 다르다. →야권 연대, 시기와 내용은. -빨리 1대1 구도로 만드는 게 좋다. 올해 안으로 하는 게 좋다. 안 되면 구동존이하자. 산술적 연대는 안 된다. 각 지역구에서 후보를 선정할 때 권력의지와 당선 가능성을 봐야 한다. →이른바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가치 사이에서의 위치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김대중 5년, 노무현 5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굉장히 성공한 정부다. 그런데 왜 업적을 자랑하지 않나. 한나라당은 나쁜 역사·정체성·업적을 자랑한다. 친노와 친DJ가 합쳐야 한다. 두 분의 정신을 계승하는 게 관건이지 차이를 강조하면 안 된다. →당 대표에 도전하나. -(말하기) 아직은 빠르다. 인터뷰에서는 재미있게 얘기하는 것뿐이다. →총선 공천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선거는 미인대회가 아니다. 철저하게 승리작전으로 가야 한다. 지역구별로 정밀하게 검토해 이길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이 있나. -지금은 겸손·조용 모드로 가려고 한다. 그걸 하자고 했고 하려고 한다. →마음에 둔 사람들이 있나. 조국 교수도 마찬가지인가(박 전 원내대표는 재임시 조 교수의 ‘진보집권플랜’을 기자들에게 나눠 줬다). -(고개를 끄덕) 4·27 재·보선에서 분당을에 나오라고 할 때 “조국을 위해서 조국이 나와야 한다.”고 했는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다.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은 두 사람 아니냐. 현 정권의 실정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왜 박 전 대표는 혼자 고고한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퍼스트레이디였다. 검증을 받아야 한다. →당 대표를 지내지 않았나. -물론 감동의 정치를 보여 주기는 했다. 그러나 검증 과정은 없었다. 언론이 “대전은요?” 같은 말만 자꾸 미화하면 되겠나. →한나라당 차기 주자로 박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나. -지금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역대 모든 선거에서 1등 했던 사람이 당선된 적이 없다.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요동칠 것이다. →5·18 기념식에 대통령이 3년 연속 불참했다. 비서실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나. -대통령의 덕목은 국민통합이 가장 우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영남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셔야 한다고 했을 것이다. 구혜영 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김무성 前 한나라당 원내대표 “친이·친박 대결 구도엔 당대표 더러운 게임 안해” →원내대표 퇴임 이후 평가는. 어떻게 지냈나. -원내대표 끝나고 각계각층으로부터 칭찬 많이 들었다. 그러나 부산이 (내년 총선에서) 위험하다고 해서 지역구에 자주 내려간다. TV에 자주 나와 좋았다는 분들도 있고, TV에만 나오고 지역구는 잘 안 왔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예산안을 약속한 날(12월 8일)에 처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템플스테이 예산이 빠지는 바람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억울했다. 군 공훈자를 위해 600억원을 올려 배정했는데, 템플스테이에 60억원을 안 쓰겠나. 사전에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 한·EU FTA 처리도 기억에 남는데, 내 임기 중 처리를 못하면 한·미 FTA와 엮여서 둘 다 안 된다고 생각했다. 민주당의 반대파를 제압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박지원 대표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민주당이 본회의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적기에 비준한 것이 큰 보람이다. →아쉬운 점은. -그래도 예산안 처리를 일주일 정도 늦췄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지원 대표가 일주일만 연기해 달라기에 ‘연기해 주면 표결에 참여하겠느냐.’고 했다. 확답이 없었다. 그래서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 회기 내에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 여유를 보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내는 의원총회를 생각만큼 자주 하지 않은 게 아쉽더라. 누구보다 의총 많이 해야겠다고 했는데.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양보를 많이 했다는 비판이 있다. -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얻어 낼 것은 다 얻어 냈다. 그나마 상대를 청산의 대상으로 보는 대결의 정치에서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상생의 정치로 일정 부분 복원해 놓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대통령과 독대를 한번도 안 했나. -독대한 적이 없다. 데리고 온 자식 취급받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참 힘든 입장이었다. 친박근혜계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붙었다고 비난하고, 친이명박계는 굴러온 사람이 측근 행세를 한다고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갑자기 실세가 돼 대통령과 수시로 만나고 전화한다는 소문이 어느 순간에 퍼졌더라. 그래서 나한테 줄을 서려 하고, 인사청탁을 하려는 사람도 많았다(웃음). 나를 청와대 거수기라고 욕하는 사람도 생기더라. 그래서 내가 화나서 공개한 거다. 거짓말이면 어떻게 공개하나. 청와대 가면 기록이 다 있는데. 누구누구 만났다는 말 다 들어온다. →대통령과 독대할 생각은 왜 안 했나. -우선 소신껏 일하고 싶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 대통령의 진짜 의중이 궁금했다. →당이 시끄럽다. 어떻게 보나. -나는 당에서 쫓겨났던 사람이다. 그래도 한나라당 대통령이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게 과연 옳은가. 실패한 대통령을 만들면 자기들은 살 수 있나. 정권의 핵심들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 그들이 대통령을 멀리할 게 아니라 수시로 만나면 되지 않나. →대통령과 의견이 다른 적이 많았나. -사실 인사 때 반대를 많이 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나 정진석 정무수석에게 “민심이 돌아섰다. 걷어들여라.”라고 매몰차게 대한 적도 있다. 정 수석이 서운하다고 연락을 끊은 적도 있다.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않았다. →공천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선거는 미인대회가 아니다. 이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꿩 잡는 게 매다. 좀 떨어지는 것 같아도 특정인에게 강한 사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상대를 보고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 나아가 이런 모든 기술을 뛰어 넘는 게 주민들의 여론이고, 지금까지의 가장 좋은 방법은 여론조사다. 서푼어치 권력으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엉터리 공천을 막아야 한다. 공천권은 지역 주민에게 줘야 한다. 한나라당이 비민주적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총선은 ‘바람’의 영향이 크지 않나.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모든 정보가 열려 있어 바람이 불 가능성이 별로 없다. 다만 비민주적인 공천 등 심하게 잘못하면 바람이 불 수도 있다.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뽑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찬성한다. 1년 동안 최고위원을 해 보니까 지금 체제로는 일이 하나도 안 되더라. 경선 때 생긴 감정 때문에 사사건건 반대만 한다. 당 수뇌부들이 모여서 나눈 의견이 5분도 안 돼 다 공개된다. →무엇을 쇄신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나오는 쇄신론은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일 것이다.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위기감이 조성되고, 그동안 (특정인들이) 해오던 드라이브가 먹히지 않는다. →여전히 실세들의 공간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보나. -그렇다. 실체니까. 그러나 그들도 잘못을 자각해야 한다. 자기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실세들이 무엇을 잘못했나. -공천은 다 실세들이 하지 않았나. 강원도지사 후보로 엄기영씨를 데려왔는데, 안 데려오면 민주당을 가고, 그러면 필패라는 논리로 영입한 것 아니냐. 어떻게 정권 초기 촛불시위로 국정을 마비시킨 방송사 사장 출신을 공천할 수 있나.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 수도 있지 않았나. -(창문 너머를 바라보며) 딱 움켜쥐고 내놓지 않더라. →민심이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서민경제에 실패했다. 정부가 외형적인 성장률을 자랑했지만, 대다수 국민은 ‘헛소리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우선 수출대기업에만 유리한 고환율 정책을 조정해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 →보수대연합이 필요한가. -반드시 필요하다. 역대로 연대한 세력이 집권했다. 보수와 중도 그리고 충청권이 뭉쳐야 한다. →당 대표에 도전하나. -당이 비대위 체제로 온 것은 원내대표로 최고위원회에 참여한 나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내 진로를 말하기 어렵다. (사무실 ‘네 덕 내 탓’이라고 쓰인 액자를 가리키며) 자숙하고 있다. →출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친이·친박 대결 양상으로 가면 출마 안 한다. 더러운 게임을 하기 싫다. →차기 대표는 어떤 사람이 맡아야 하나. -당이 이렇게 어려워진 것은 분열 때문이다. 친이·친박 갈등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 당을 화합시킬 대표가 필요하다. 오랜 경륜과 사심이 없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마음을 열고 화해해야 한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참된 감동은 세대를 넘는다/ 김종회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참된 감동은 세대를 넘는다/ 김종회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너무 큰 사랑은 꼭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 깨닫나 봐요.’ 한 시대를 풍미한 여자 가수가 아직 젊은 날에 생명을 다하며 남긴 편지의 한 토막이다. 그의 이름은 최여주, 상대방 남자는 한상훈. 그러나 이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작품 속 상황이다. 강현우라는 또 다른 남자와의 삼각관계 속에서 사랑과 이별을 테마로 1, 2부에 걸쳐 무려 31개의 노래를 소화한 무대였다. 주크박스라는 장르는 어느 특정한 뮤지션이나 특정한 시대를 담은 노래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주제에 중점을 두고 드라마타이즈한 뮤지컬을 말한다. 이 무대의 실제 주인공은 ‘옛사랑’이나 ‘이별이야기’ 등으로 널리 알려진, 그리고 2년 전에 40대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곡가 이영훈이다.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스토리라인에는 당연히 픽션이 부가될 수밖에 없었겠으나 주제를 따라 흐르는 음악은 맨얼굴 그대로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면 자기도 행복한 거 아닌가.’라는 대사가 말하듯이 일생을 걸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단 한번의 고백도 없이 내밀하고 슬픈 사랑을 가꾼 남자의 노래이다. 1980년대 정치적 폭압의 시대, 메마른 가슴에 감수성의 선율을 선사한 이영훈 작곡의 노래는 주로 가수 이문세가 불렀다. 그렇다면 그 노래에 익숙한 세대는 40대 이후 50대들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연일 객석을 메운 관객의 다수는 40대 이전 30대가 훨씬 더 많았다. 이 작곡가의 노래가 새로운 세대에 연접되도록 리메이크된 게 많기도 했으나 이 추억의 노래들로 꾸며진 무대 상황은 참된 감동에 세대 구분이 없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증명했다. 이 뮤지컬이 진실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특성상 일정한 패턴의 노래에 무대가 묶여 있는 형국이므로 매우 드라마틱하고 박진감 있는 서사적 전개를 요구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1부에서는 정치적 압제에 저항하는 운동권 삽화가 효율적으로 도입되었으나, 2부는 거기서 더 발전한 도약이 없었다. 다만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이 역동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은 그간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만큼 좋았다. 또 하나 이 뮤지컬이 철저하게 이영훈 작곡가에게 바쳐졌다는 점에서 감동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출연자들은 검은 예복 차림으로 무대 위의 노쇠한 작곡가에게 존경을 표했다. 경사진 플로어 장치 양 옆으로 등장한 두 대의 피아노와 간략한 무대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고, 도시적 미감의 변화하는 세트를 영상으로 커버한 연출은 효율적으로 주제의식을 부양했다. 그러나 한 무대 위에서 두 시점이 수시로 교차하다 보니 지나치게 방백 효과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단처도 보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는 기실 감동이 증발해 버린 세태에 침식되어 있다. 드물게 아름다운 일을 만나도 사람들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고 각박한 잣대를 거두지 않는다. ‘광화문 연가’와 같은 초연의 창작 뮤지컬이 예매사이트 1위를 달리는 것은, 그리고 노소가 함께 그 통속적인 연가에 크게 반응한 것은, 우리 가슴 속에 잠복해 있는 선량한 감동을 어떤 통로와 방식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시사한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내용의 진실성, 그리고 그것을 잘 표현하는 형식의 효율성이다. 이 작품 이후에 우리가 전설적 그룹 아바의 노래로 구성된 ‘맘마미아’와 같은 세계적 대작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프랑스 근대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G 바슐라르는 ‘몽상의 시학’에서 새 세대가 옛 세대를 깨우고 옛 세대는 새 세대 속에 다시 살아난다고 적었다. 1980년대의 격렬하면서도 쓸쓸한 삶을 살았던 세대가 21세기의 젊은 세대 가운데서 과거의 자화상과 오늘의 공감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무대의 공로이다. 예술에 있어 시공간의 분계를 넘어 세월의 풍화를 이기며 고유한 가치를 갖는 작품을 고전이라 부른다. 이 작품을 계기로 이제 한국에서도 시(時)의 고금과 양(洋)의 동서를 넘어서는 창작 뮤지컬이 나왔으면 한다.
  • 컨설턴트가 말하는 입학사정관제 전략

    컨설턴트가 말하는 입학사정관제 전략

    82시간의 봉사활동 시수를 확보한 A양은 시간만으로 보면 월등한 사례다. 더불어 교내외 및 공공기관 등 봉사활동의 4대 영역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활동했다. 하지만 A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관성과 지속성의 결여다. 다양한 활동 내용에 비해 무엇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했는지를 서류상으로 파악할 수가 없다. 봉사의 특성상 다양한 활동 가운데 마음이 가고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 영역이 생긴다. 하지만 A양은 봉사활동의 모든 영역에 균등한 시수분배를 했을 뿐 자신이 추구하는 봉사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도적으로 관리된 봉사활동이란 느낌을 강하게 줄 수밖에 없다. ●시험기간에는 학업에 집중해야 두 번째 문제점은 봉사활동 기간이다. 정상적인 고등학생이라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에는 봉사활동보다는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학생의 봉사활동은 시험기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봉사활동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학생의 신분에서 공부와 성적관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러한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은 결국 학생의 의도와 무관하게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봉사활동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봉사상을 정립하는 것이다. A양은 1학년, 2학년 공통으로 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다. 더불어 소록도 봉사활동 경험도 있다. 이는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는 봉사활동이다. 따라서 이 두 봉사활동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활동 내용을 구체화해 다양한 방향으로 외화시켜 내야 한다. 단순 봉사활동에만 그치지 말고 재활원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내거나, 자매학교와 연계해 규모 있고 지속적인 활동으로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관공서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도 활용도가 있는 내용이다. 관공서 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 행정봉사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민원처리나 대면업무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봉사는 주는 것을 통해 배우는 과정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정리해 두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봉사활동은 시험 대비 기간을 제외한 학기 중과 방학 중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만을 평가하는 대학의 전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봉사활동은 서류평가 중 하나의 의미 있는 항목일 뿐이다. 내신성적 관리를 기본으로 구체적 봉사상이 드러난 봉사활동 내용 그리고 그 외의 서류 구비를 통해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 ●다양성보다 자신만의 봉사상 정립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봉사활동의 핵심은 양적인 수치인 봉사시간이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된 후 봉사의 질적 과정인 일관성과 지속성이 평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시간 투자를 했다는 것만이 의미 있는 봉사활동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터무니없이 많은 봉사활동은 오히려 진실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뒤집어 본다면 봉사활동의 진정한 목적인 일관성과 진실성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 남형주 이투스청솔 교육평가 연구소 기획실장
  • 유노윤호 “JYJ와 연락 안되서 안타까울 뿐”

    유노윤호 “JYJ와 연락 안되서 안타까울 뿐”

    2인 체제 동방신기와 그룹 JYJ의 깊어지는 감정싸움에 대해 유노윤호가 심경을 털어놨다. 11일 서울 압구정동 에브리싱 노래방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노윤호는 “JYJ에게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동방신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JYJ 멤버 유천 준수 재중 간에 법적공방이 오고가고 있는 가운데 한 가족처럼 지내던 멤버들이 서로 안부를 알고 지내는지가 세간의 관심이다. 더욱이 앞서 JYJ가 “유노윤호 최강창민과 연락이 안된다” 고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동방신기가 입을 열었지만 팬들에게 더욱 혼란을 가중시킨 모양새다. 유노윤호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얘기해야 될 것 같다. 세 사람이 휴대폰 번호를 바꿔서 연락이 안된다. 그리고 시기상으로 전화가 오더라고 멤버들 번호인지 아닌지 모른다. 당사자들만 진실성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장난문자나 육두문자도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이렇게 되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2인 체제로 재정비한 동방신기는 2년 3개월 만에 앨범 ‘왜’로 컴백한 후 각종 음악프로그램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황우석 2심도 집유… 횡령혐의 일부 무죄

    황우석 2심도 집유… 횡령혐의 일부 무죄

    줄기세포 연구논문 조작 사실을 숨기고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황우석(58) 전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성호)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가짜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연구비 5800여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윤현수 한양대 교수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 전 교수가 신산업전략연구원으로부터 소 구입비 명목으로 받은 연구비 중 4억 9000여만원을 다른 용도로 쓴 만큼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1심은 황 전 교수의 횡령액을 5억 9200만원으로 봤지만 이 가운데 1억원가량은 횡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재판부는 황 전 교수가 정부 지원 연구비를 횡령하고, 생명윤리법을 위반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황 전 교수의 논문조작이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부분은 “황 전 교수가 형사재판에서까지 논문의 진실성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며 1심처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을 떠나서 대다수 국민이 황 전 교수에게 느꼈던 배신감과 분노, 허탈감과 상실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국내외 사회적 파장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면서 “동물복제 분야 등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룬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선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2004년과 2005년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와 환자맞춤형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지에 게재했지만, 논문 상당 부분이 조작됐고, 연구비 중 일부를 횡령한 정황이 드러나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황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北 “IAEA핵사찰 수용 검토” 발언 속 대치국면 계속

    한반도를 둘러싼 ‘방문 외교’가 분주하게 진행되는 상황이 무색하게도 남북한이 16일 험악한 대치 국면을 보였다. 남측은 북한이 개과천선하지 않는 한 대화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6자회담을 재개할 시기가 아니다.”면서 “남북관계는 당분간 소강상태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설령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핵 개발을 실질적으로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9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에게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 검토’ 발언이 실제 핵사찰 수용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북측의 진실성이 의심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자는 “우리는 핵 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 협상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것은 협상이 불순한 목적에 악용되는 것을 용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6자회담을 포함한 모든 대화 제안을 지지하지만 결코 대화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각종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미국은 모든 대화 제안을 회피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김상연·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제16회 서울광고대상] 올해의 광고인상 -임대기 삼성 부사장

    [제16회 서울광고대상] 올해의 광고인상 -임대기 삼성 부사장

    먼저 뜻깊은 상을 주신 서울신문 관계자분들과 광고를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夏蟲不可以語於氷(하충불가이어어빙)’ ‘여름 벌레에게 겨울날의 얼음을 말해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 추수(秋水)편에 있는 글입니다. 광고대행사와 광고주에서 29년째 광고인의 길을 걸어온 제게 올해는 제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제 광고(廣告)의 시대가 아니라 적고(適告)의 시대입니다. 이는 기업이 마케팅적 의도를 대중 미디어를 통해 그저 널리 알리면 되는 과거와는 달리 날로 세분화되는 미디어 환경과 각자 다른 생각과 취향으로 분중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나 형식도 그만큼 섬세해지고 적확해져야 함을 뜻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누가 광고를 보는지, 어떤 광고를 더 믿는지, 새로운 마케팅 수단과 광고의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측정할지에 대한 광고계 전반의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했던 것은 점차 높아져 가는 광고의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입니다. 마케팅과 광고의 다양한 수단과 메시지는, 실제로 집행되어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순간, 영화나 소설과 같이 대중 콘텐츠로서 사회 문화적 측면을 갖습니다. 그런데 감시나 검증 과정이 없이 쌍방향 미디어나 소셜 미디어에 노출되는 광고와, 어린이나 여성들이 활보하는 거리에 뿌려지는 전단 광고, 그 진실성이 의심되거나 기본적인 표현의 품격이 저급한 업의 프로모션 중 상당 부분이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신영복 선생은 ‘애초에 길은 길이 아니었다. 함께 가면 그것이 곧 길이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광고계의 모든 분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광고 산업 전반의 과학적 체질 개선과 광고 표현의 윤리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되어야 함에 공감해 주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이 문제는 광고 산업 당사자뿐만 아니라 언론 및 대중 문화계에까지 그 파급력을 미치는 것이므로 관련 당사자분들이나 국민 여러분 또한 이러한 논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정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시장 질서와 고객의 욕구 속에서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광고 산업의 주인은 국민과 소비자라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광고주, 광고대행사, 매체사 이 삼자가 각자의 이익이나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생과 발전’이라는 새로운 각오로 머리를 맞댄다면 지금 이러한 논의는 오히려 발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그만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팬카페 ‘트라우마 최희진’ 등장…까다로운 가입 절차 ‘눈길’

    팬카페 ‘트라우마 최희진’ 등장…까다로운 가입 절차 ‘눈길’

    작사가 최희진을 위한 팬카페 ‘트라우마 최희진’이 등장했다. 태진아, 이루 부자와 진실공방, 누드사진 공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희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눈길을 끈다. 9월 24일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월드를 통해 최희진을 옹호하는 클럽 ‘트라우마 최희진’이 개설됐다. 팬카페는 개설된지 하루만에 최희진의 상체누드 사진 공개와 맞물려 화제로 떠올랐고 3일 만에 회원수 934명, 전체게시물 77건을 기록했다. 뜨거운 관심과 방문객에 비해 회원수는 많지 않다. 누드 사진 등 논란의 여파로 방문객이 들끓으면서 회원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가입을 위해서는 순수한 ‘팬’임을 증명해야 하며 가입신청후 진실성에 따라 추후 승인된다. 절차에 따라 정식 회원이 된 팬들은 카페를 통해 “힘내세요 진실은 언젠가 밝혀집니다”, “마녀사냥에 물든 이 나라가 사람을 망치네요”, “희진언니 파이팅! 용기 잃지 마세요”, “밟으면 밟을수록 푸른” 등 응원글을 전하고 있다. ‘트라우마 최희진’의 운영자는 “최희진 님께 위로와 희망 용기주세요”라며 팬카페가 논란의 공간이 아닌 순수한 ‘팬클럽’으로 개설됐음을 알렸다. 또 클럽의 메인 화면을 통해 “이 클럽은 태진아 선생님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최희진, 태선생님께 악플이 달릴 경우 사전 동의 없이 강제퇴장 조치하겠다”고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팬들의 응원속에 본격적으로 악플러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경대응 의사를 밝힌 최희진은 27일 오전 서울 방배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을 찾아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팬카페 ‘트라우마 최희진’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유인나, 우월한 ‘초등스펙’ 공개 "전교 1등에 올 100점"▶ 조영남 "장미희와 美에서 타짜로 오해받아"…왜?▶ 한혜진, 美 라스베가스 웨딩화보 ‘청초함 물씬’▶ 김희선, 남편과 커플 후드티 입고 ‘셀카놀이’ 삼매경▶ "컴퓨터만 하니?"… 母꾸중에 30대 취업준비생 추락사
  • [데스크 시각] 지자체장과 트위터 소통의 한계/류찬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지자체장과 트위터 소통의 한계/류찬희 사회2부장

    트위터 바람이 뜨겁다. 직장인, 학생은 물론 연예인, 정치인들까지 온통 트위터에 푹 빠졌다. 나누는 대화도 (새가)지저귀는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거대한 담론까지 다양하다. 트위터의 장점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위고하를 떠나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파급력 또한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수단보다 크다.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어 전파력도 가히 폭발적이다. 트위터 유행을 불러온 사람은 모 기업 최고경영자이다. 사원들과 신변잡기부터 기업 경영까지 다양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나누는 것이 방송으로 나간 뒤 기업, 정치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 마침내 대통령까지 트위터를 하기에 이르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트위터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은 무엇일까? 답은 이 시대의 화두인 ‘소통’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트위터=소통 창구’로 굳어졌다. 그래서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다투어 트위터에 동참하고 있다.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주민과의 소통에 게으르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정도다. 하지만 트위터의 부작용을 간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나 피드백보다 팔로어 숫자에 연연하는 자치단체장들도 많다. 어떤 단체장은 수백명, 수천명의 팔로어를 확보한 것을 내세워 은근히 주민과 격의 없이 소통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자랑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들은 팔로어 수로 기세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자치단체장들이 주민들과 막힘 없는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트위터를 한다고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선 위험하다. 형식상 140자 이내의 단문을 올리게 돼 있는 트위터는 자칫 의사전달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의 트위터 대화는 일반인들이 나누는 속닥거림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트위터 대화 중에는 진정성이 떨어지는 내용도 적지 않다. 팔로어 가운데 상당수는 지지자이거나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기에 그렇다. 그러니 트위터가 자칫 정략적인 대화나 일방적인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기 일쑤다. 이럴 경우 트위터 가능은 쌍방향이지만 사실상 일방적인 자기 홍보용 수단에 불과하다. 막무가내 민원인이 올리는 대화 역시 객관성이 떨어진다. 곤란한 시정 지적이나 민원, 비판에는 침묵할 수도 있다. 쌍방의 소통을 가장한 포퓰리즘도 염려된다. 최근 한 연예인이 트위터에 폭로한 내용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사회 이슈화된 적이 있었다. 진실성을 따지기 전에 공방을 벌이며 법적 논쟁까지 이어졌다. 워낙 전파력이 강한 터라 객관성이 떨어지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도 정정할 겨를을 주지 않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 사실과 달리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자치단체장과 주민 간 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도구로서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 또 트위터 활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팔로어 숫자에 연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팔로어가 많으면 마치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보여주기 위한 소통에 불과하다. 단 한 명이라도 깊이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발전적인 대안을 내놓고 고민하는 팔로어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짹짹거림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발전방향이나 복지정책을 더 고심해야 할 때이다. 트위터로 자신의 주장을 여과없이 내놓을 수 있는 주민보다 직접 찾아가 어려움을 듣고 보듬어줘야 할 주민이 훨씬 많다. 직접 찾아가 대책을 세워야 할 현장이 수두룩하다. 온라인 소통은 분명 한계가 따른다. 자치단체장과 주민들 간 소통은 손가락 몇 개로 주고받는 것이 아님을 단체장들은 인식해야 한다.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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