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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과”… 31년 만에 진상 규명 팔 걷은 부산시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과”… 31년 만에 진상 규명 팔 걷은 부산시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 진상 규명에 부산시가 앞장서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해 민선 7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부산시가 전담팀을 꾸리고 자료수집, 피해 생존자들의 실태조사,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등에 나선 것은 사건 발생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17일 밝혔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등 진실규명에 애써왔지만, 부산시는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23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뽑히면서 부산시가 진상 규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방정권이 교체되면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노예나 다름없는 잔혹하고 악랄했던 인권유린 사건에 대해 뒤늦게라도 피해자 파악 및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의미가 깊다. 한종선(42) 형제복지원 피해자 대표는 “부산시가 진실규명에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면서 “보여주기식 및 전시행정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소재지가 부산 사상구 주례동이어서 이 사건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시가 복지시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시민의 소중한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오 시장도 이점을 통감하고 지난해 9월 16일 사건발생 후 처음으로 피해자들과 가족 앞에 사과했다. 시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정한 해결은 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 규명과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형제복지원 운영 기간이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75년부터 1987년까지였고, 지난 23년간 당시 집권 여당 출신이 줄곧 부산시장 이어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형제복지원 사건은 가해자인 국가가 폭력을 행사한 인권 유린”이라면서 “행정청이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등을 위한 진상 규명에 나섰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지난해 오 시장 사과를 시작으로 부산시는 지난해 9월 28일 서울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와 모임 대표 등을 만나 이들이 요구한 11개 요구 사항 중 10개 항목을 수용했다. 흩어진 사건 관련 자료수집, 피해 생존자들 실태조사 및 상담창구 개설, 트라우마 상담, 자료보관 및 열람 등을 위한 공간, 형제복지원 사건 알리는 인권교육,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등이다. 부산시는 이 가운데 법적 한계가 있는 형제복지원 매각부지 환수를 제외한 10개 가운데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조항부터 시차를 두고 풀어나갈 조항까지 분류해 수용의사를 밝혔다. 국회 계류 중인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촉구하고, 법률 제정 때까지 행·재정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며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11월 1일에는 ‘형제복지원 대책 전담팀’이 출범했고, 같은 해 12월 26일 도시철도 2호선 전포역사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센터 별칭은 진실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는 한 대표 의견에 따라 ‘뚜벅뚜벅’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모두 37건의 상담과 81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이현주 시 주무관은 “피해자들이 모두 세상 밖으로 나와 가슴속에 묻었던 억울함을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지난 17일 경기 용인에서 제보를 위해 피해신고센터를 찾은 A(58)씨는 “40여년 전 고교 2학년 때 부산에 왔다가 부산역에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18개월 정도 강제 수용됐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용자들은 매일 강제 노역에 동원됐으며 폭행이 다반사로 이뤄졌다”며 “그때 맞아 머리에 흉터가 있으며 허리가 좋지 않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사건 발생 30년이 넘어 당시 상황을 증명할 기록물과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부산시는 지난 7일 원생들 진료 병원이었던 부산의료원에서 1987년 이전 의무기록을 찾고자 조사를 벌였으나 증거물 확보에 실패했다. 진료 기록 대부분이 일반환자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당시 원생신상기록부, 사망자명부 등과 기존 전산 자료 대조 작업을 할 계획이다. 2012년 부산의료원은 보유 중인 의무기록을 모두 전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원생들의 시신 중 일부가 해부용으로 사용됐다는 증언이 있어 부산대병원 등도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시는 피해자가 1만명이 넘고 생존자가 1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연락이 닿는 피해자는 250여명이다. 피해자들 대부분 하루에도 몇 번씩 악몽 같았던 형제복지원 트라우마에 허덕인다. 상당수는 중증장애인시설, 정신요양시설, 노숙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지역 복지시설에서 내무부 훈령 410호(87년 폐지)에 따라 부랑인 단속이란 명분으로 매년 30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을 강제로 가두고 강제노역과 폭행을 일삼은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망자 수만 531명(법인 측 주장)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는 더 많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증언 등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에 들어가면 집단생활하면서 하루 10시간 이상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저항하면 굶기고 폭행 등으로 숨지면 암매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성 수용자에 대한 성폭행도 자행됐다.이 사건은 1987년 형제복지원 직원 1명이 숨지고 35명이 탈출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흐지부지됐다. 피해자 한씨가 2012년 5월 국회 앞 1인 시위와 함께 ‘살아남은 아이’를 출간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어 국가 인권위원회 및 전국 사회복지관련 단체의 특별법 제정 촉구 성명을 통해 공론화됐다. 한씨 등 피해자들은 2016년 9월 17일부터 430일 넘게 국회 앞에서 특별법 통과를 위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특별법은 19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 들어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다시 발의했지만, 현재까지 진척이 없이 국회를 떠돌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형제복지원 진상규명특별위원장인 김용원 변호사는 “국회에 입법을 촉구하는 등 피해자들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5·18망언의원 퇴출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 발족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의원’ 퇴출과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을 위해 투쟁할 범시민운동본부가 15일 발족됐다. ‘자유한국당 3인 망언의원 퇴출과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 결성회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지역 11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행사에는 5월 단체·시민사회단체·기관·정당 관계인 100여명이 참석해 범시민운동의 주요목표와 활동방향을 논의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기자회견에서 “극우논객 지만원 구속,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국회퇴출, 한국당의 사죄·재발방지 약속,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을 목표로 진실규명과 왜곡방지를 위한 전국적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역사왜곡 책임자에 대한 고소·고발, 서명운동 등 국민운동을 전개하고,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활동과 토론회 등을 열기로 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16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범시민궐기대회를 열고 자유한국당 ‘망언 의원 3명’에 대한 퇴출과 지만원씨의 구속 수사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범시민궐기대회에서는 5·18 역사왜곡 책임자를 규탄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주제 발언이 이어진다. 또 지만원씨 구속과 한국당 3인 의원의 퇴출, 한국당 규탄의 내용을 담은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범시민궐기대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금남로 일대를 돌며 5·18 역사왜곡에 대한 결연한 광주시민의 뜻을 전달한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또 오는 23일 서울에서 범국민대회를 열어 한국당과 극우세력의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에 대해 강력히 경고할 방침이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39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5·18이 폄훼당하고 있는 것은 가해자 세력이 집권정당 또는 제1야당으로서 존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이들 극우세력과 ‘망언 의원’들을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시도의장협의회도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 망언 의원’ 제명을 촉구했다. 이날 참배를 마친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는 묘지 입구 ‘민주의 문’으로 이동해 5·18 망언 규탄대회를 열었다. 협의회장인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있었던 5·18 모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자 전국 17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모였다”며 “이 자리에 묻힌 5·18 원혼이 절규하고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의장은 “1980년 5월 군부가 저지른 인권유린과 폭력, 학살, 암매장 등 반민주적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5·18은 노태우 정권도 인정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시도의장협의회는 망언 논란 국회의원들의 사퇴와 제명,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광주시의회 의원 23명도 이날 국회를 찾아 성명서를 전달하고 망언 국회의원들의 제명을 촉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공권력의 피해자들] “전향 안 한다고 찍힌거죠… 고문한 수사관도 배상책임 지게 해야”

    남들 다하는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하고, 남들 다하는 보안관찰 신고를 하지 않은 강용주(56)씨는 어떤 사람일까. ‘심지가 굳다’, ‘고집이 세다’, ‘악바리다’ 이런 말이 떠올랐다. 강씨는 스스로를 “몸이 편한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대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강씨는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로 14년을 복역했다. 강씨는 감옥에 있을 때, 특별사면으로 출소할 때, 출소하고 나서도 남들과 다르게 살아 왔다.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두 번째로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다.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자리한 병원에서 그를 만났다. 강씨는 “나는 늘 싸움을 피해 다녔다”며 “보안관찰법 위반 소송도, 그전에 국가보안법 위반 재판도 내가 건 적은 한번도 없었고 그들이 나를 재판이라는 링 위에 올리길래 싸웠을 뿐”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강씨는 2012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아 5·18 피해자와 유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보안관찰처분 면제 결정을 내렸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보안관찰이랑 싸우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감옥에서 산 14년보다 더 길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출소하고 19년을 보안관찰과 싸웠네요. 국가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 우리 사회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징역 3년 이상 받거나 형법상 내란죄나 반란죄로 징역 3년 이상 받으면 보안관찰 대상이에요. 그런데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이나 노태우는 왜 아닌가요.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자신의 행위를 합법화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까지 됐잖아요. 이런 말을 하고 다니는 거야 말로 명백하게 재범의 우려가 있는 거 아닌가요. 저처럼 착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을 잡아넣을 게 아니라 전두환을 보안관찰 대상에 집어넣어야죠. 저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서 ‘넘버4’로 기소됐어요. ‘넘버1’부터 ‘넘버3’까지는 모두 면제하면서 나만 보안관찰 대상인 이유는 딱 하나죠. 재범 우려는 핑계고 그냥 국가에 고분고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감옥에서부터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거부했으니까요. 한마디로 찍힌 거죠.→남들처럼 전향서나 준법서약서에 사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향하면 몸은 편하겠지만 제 마음은 불편하죠. 그냥 내가 편하게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어서 전향하지 않았어요. 사건 이름이 ‘구미유학생간첩단´이고, ‘구미’(歐美)는 유럽이랑 미국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미국, 유럽은 물론 북한도 안 가 본 사람이에요. 사건이 벌어진 1985년에는 광주에서만 살던 사람이었어요. 전향할 내용이 없어요. 조작한 것에 내가 굴복할 수 없죠. 안기부에서 한 달 넘게 고문받고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거기 출연해서 안기부가 시킨 대로 주절거렸어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만약 전향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강기정 정무수석이 저와 전남대 82학번 동기예요. 강 의원이 2016년 필리버스터 연설 때 ‘지금처럼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으면 폭력의원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울었잖아요. 저도 전두환이 저를 고문한 뒤 조작해서 사형을 구형하지 않았다면 전향을 거부하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간첩단 사건 대부분이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았는데 왜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나요. -재심을 한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해요. 남산 안기부에서 고문당하던 순간으로요. 트라우마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거죠. 과거의 기억을 다 일깨워야 돼요. 어떻게 잡혔다가 어떻게 고문당했고 그런 일 모두를요. 트라우마를 재경험한다는 건 정말 힘들어요. 회피하고 도망가고 싶죠. 제가 광주 사람인데 서울에서 개업했잖아요. 광주에서 도망 나오고 싶어서예요. 게다가 한창 다들 재심을 신청할 때 저는 인턴, 레지던트여서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보안관찰법 위반으로 기소돼서 시간적, 감정적 여력이 없었죠. 근본적으로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명예회복을 하는 건 개별적 구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어떻게 맡으셨나요. -2008년 6월 전문의를 땄는데 한국에서 과거사 진실규명 관련 재심 등이 많이 진행되던 상황이었어요. 기념관을 짓거나 기념사업회를 만드는 경우는 많은데 정작 고통당한 인간의 내면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소홀하더라고요. 한국의 과거 청산은 물신주의적 과거청산이에요. 고통당한 피해자의 아픔이 도외시된 과거 청산이죠. 인권활동가와 인권변호사들 권유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문요한씨와 강남 봉은사에서 고문피해자치유모임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고문피해자지원센터를 만든다고 광주시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 분야를 알거나 경험한 사람이 없으니 와 달라고요. 당시에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개인병원을 하고 있어서 못 간다고 했어요. 무엇보다도 저는 5·18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 광주에서 도망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광주에 내려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러 사람이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결국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의대 다니고, 전문의 따고, 개원해서 통증 전문으로 일한 것이 결국 국가폭력 피해자, 고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광주로 가게 됐죠. 나는 결국 광주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달까요. →광주트라우마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5·18을 비롯한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들을 치유하는 기관이에요. 단순 치유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사회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재활 사업도 해요. 결과적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인권옹호 활동도 하고요. 단순한 의료기관하고는 달라요.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다´는 망언을 듣거나 육군사관학교 사열을 받는 걸 보면 트라우마적 상황이 다시 옵니다. 전두환이 군인을 이용해서 광주시민을 학살했는데, 군인을 양성하는 육사에서 사열을 받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변하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럼 트라우마센터를 찾아오는 거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트라우마센터에서 응급지원팀을 꾸려서 상담을 해요. 국가 폭력 피해자들이 원하는 건 진실규명이에요. 어떻게 죽었고, 왜 죽었냐는 거죠. 5·18도 진실이 다 드러나지 않았어요. 전두환과 노태우가 5·18로 처벌받지 않았잖아요. 첫 번째가 진실규명이라면 다음으로는 가해자가 처벌받아야죠. 그래야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죠. 정의가 실현된 뒤에는 피해자와 생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배상이 이뤄져야 하고요. 그걸로만 끝나면 그런 일이 또 생길 수 있으니까. 국가가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해요. 재심에서 무죄를 받으면 고문한 수사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하잖아요. 국가에서 수십억원을 배상하는데 정작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책임을 안 져요. 고문한 수사관도 공동배상해야 돼요. 나쁜 짓 해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당연히 되풀이되죠. →본인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이겨 냈나요. -트라우마는 이겨 내는 게 아니에요. 극복하는 것도 아니에요. 넘어져서 무릎 까지면 상처가 아물어도 흉이 남잖아요. 그냥 그렇게 견디며 사는 거예요. 어마어마한 바윗돌 같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작아지거든요. 서로 상처를 보듬고 껴안고 살아가는 거죠. 그걸 어떻게 이기고 극복하고 살 수 있겠어요. 저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 가서 다른 분들을 치유하면서 도리어 제가 치유받는 경험을 했어요. 제 상처가 둥글둥글해지더라고요. 아픔도 조금 작아지고요. 그게 저한테는 치유였던 것 같아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0년 기다렸는데… 용산 망루 위 불구덩이 못 벗어나”

    “10년 기다렸는데… 용산 망루 위 불구덩이 못 벗어나”

    외압 논란 등 檢진상조사팀 사실상 와해 다른팀 단원 투입… 사건 재배당 가능성 “법무부 의지만 있다면 시한 연장 길 있어” 과거사위·조사단 분리 ‘태생적 한계’ 지적 “몸통 위기 일때 머리가 어떤 역할도 못해”“10년을 기다렸습니다. 조사를 중단한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사건의 검찰권 남용 의혹 등을 조사하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관련 팀이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알려지자 유족들은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되돌아보겠다”며 스스로 진상규명을 한다고 해 놓고선 이렇게 허망하게 끝내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20일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에서 철거민 희생자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75)씨는 “검찰에서 작은 것(진실)이라도 나올까 하고 기다렸는데 검찰은 조사조차 못하고 무산돼 가고 있다”면서 “더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검찰이 무리한 진압 작전을 벌인 경찰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와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족들의 바람대로 검찰 진상 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 7월 이후 용산참사 사건을 다뤄 온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3팀에는 검사 2명만 남아 있다. 검사 1명은 비상근이라 사실상 1명만 출근한다. 나머지 외부단원 4명(교수, 변호사)은 사퇴했거나 출근을 안 하고 있다. 과거 용산사건 검찰 수사팀이 이번 조사 과정에서 불복 수단으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등 최근 조사를 끝낸 다른 팀에서 단원을 수혈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처럼 사건 재배당을 통해 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새로 단원이 투입돼도 걱정은 남아 있다. 세 차례 연장된 활동 시한인 3월 말까지 조사, 심의를 모두 끝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과거사 조사를 서둘러 끝낼 이유는 없다”면서 “법무부가 의지만 있다면 훈령을 개정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용산참사 사건의 진상 규명은 법무부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는 2017년 12월 과거 인권 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한다며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실제 조사를 수행할 기구는 대검 산하에 두기로 했다. 조사단이 수사 기록을 열람하려면 감찰권을 가진 대검 산하에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이원화된 구조는 조사단(몸통)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과거사위(머리)가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는 한계를 갖게 했다. 조사 권한 등이 법률이 아닌 훈령에 근거한다는 점도 태생적 한계로 지적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말 이면에는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이 도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과거사위가 대검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직 통보가 안 왔다”며 “대검이 애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조사 재개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열린 10주기 추모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가족, 생존 철거민, 일반 추모객 등 150여명이 참가했다. 생존 철거민 김창수씨는 “함께 망루에 올랐던 우리는 10년 전 불구덩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시 이명박 정부는 왜 우리를 그 높은 곳으로 내몰았는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왜 방해하는지 묻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영록 전남 지사, 민주당에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건의

    김영록 전남지사가 20일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과 ‘여순사건 진실규명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한 당 차원의 협력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올해 전남도 예산이 역대 최초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된 데에 대해 당정에 고마움을 표시한 후 시급한 지역 현안 2가지를 건의했다. 김 지사는 “전남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 8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전국 최고 성적을 거둔 반면 인구 1만 3000명이 줄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며 “올 한 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하고, 당정 방침대로 예산 조기 집행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 활성화와 관련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내수를 크게 살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광여행수지 적자가 연간 20조에 이르고 있어 내외국인의 국내 관광 활성화, 특히 지역 관광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해안의 경우 세계적 관광 여건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관광객이 바라는 접근성 강화를 위해 대통령 공약사업인 남해안 관광도로 개설과 남해안광역경제권 구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지도인 H축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게 김 지사의 주장이다. 김 지사는 “도에서는 부산시, 경남도와 함께 남해안상생발전협약을 맺어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 남해안 관광도로 1단계는 예산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단계도 사업계획 자체에 명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남해안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여수순천 10·19사건은 제주 4·3사건과 함께 민족사적 비극”이라며 “제주 4·3사건은 어느 정도 명예회복이 됐지만 여수순천은 아직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에서 발의한 ‘여순사건 진실규명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이해식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김영록 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한 14개 시도지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유가족단체 “한국당, 5·18 부정한 진상조사위원 철회하라”

    이동욱, 계엄군 사격·성폭력·고문 부인 차기환, 세월호 특조위 방해 고발 당해 군인 출신 권태오 상임위원도 ‘도마위’ 민주 “즉각 취소” 바른미래 “靑 검증을” 광주 시민단체 오늘 추천철회 기자회견 자유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폄훼한 인물들을 지난 14일 추천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가족 단체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인물들”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이 추천한 3명 중 특히 이동욱 도서출판 자유전선 대표, 차기환 변호사는 5·18 운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추천한 5·18 진상조사위원은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라며 “3인에 대한 추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월간조선 기자 출신의 이 대표는 1996년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기사에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사격과 성폭행, 고문 등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판사 출신 차기환 변호사도 2012년 트위터에서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기사를 공유한 적 있다. 북한 특수부대원의 5·18 개입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비상식적 주장과 가짜뉴스를 퍼 나르기로 유명한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차 변호사의 주장과 달리 국방부는 2013년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 북한군이 침투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국방부의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 조사단’은 확인된 성폭행만 17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해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과 육군본부 8군 단장을 지낸 군인 출신이다. 5·18 운동 관련 단체는 “군 복무 시 작전 주특기를 가졌던 인물”이라며 “개인적 흠결을 떠나 과연 5·18 진상규명을 위한 역사적 의지를 갖췄는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도 청와대가 위원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이배 의원은 “이 대표는 검찰의 5·18 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 관련 언론보도가 가장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고 차 변호사는 광주의 진실을 밝히려는 단체와 개인들을 좌익으로 규정하는 극우인사”라며 “대통령은 자격요건의 부합성을 엄중히 따져 임명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18에 대한 진실규명이 아니라 어떻게든 광주의 진실을 묻고 진상규명을 파투 내겠다는 노골적 표현”이라며 “스스로 진상조사위의 자격을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5·18 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한국당이 이번에 추천한 인물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5·18의 정신과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들로 확인됐다”며 “이는 5월 단체와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5·18 단체가 포함된 광주지역 60여개 시민단체는 16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위원 추천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법원, 이소선 여사 ‘불법 구금’도 국가 배상 판결

    법원, 이소선 여사 ‘불법 구금’도 국가 배상 판결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불법 구금된 데 대해 국가가 정신적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15일 이 여사 유족과 청계피복노조 구성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여사의 유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자살한 뒤 이 여사와 임모씨 등 7명은 1980년 초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교실을 개설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로 인해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지속적인 탄압을 받았고 청계피복노조도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 여사 등은 불법 구금됐다. 이 여사 등 7명은 공권력에 의한 노동교실 강제폐쇄, 노조 강제해산, 불법 구금 등의 피해사실을 바탕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지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노동 기본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해 이 여사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해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이 여사 등 3명의 경우 재판상 화해가 성립해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자격을 잃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지원금을 받지 않았던 4명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인정했다. 하지만 헌재는 민주화운동보상법 조항에 대해 “민주화운동보상법상 보상금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허리 부상에 수면제 의지하는 고통 정부·지자체 치료비 지원 끊고 무관심 손자는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나가 가족 잃은 슬픔에 고향 등지는 사람도 진실규명 요구는 ‘보상 의심’ 상처로 참사 후유증에 불경기… 주민들 한숨29명의 목숨을 앗아 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가 1년이 돼 가지만 부상자와 유족들은 여전히 참사가 남긴 고통과 싸운다.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비극은 잊혀 가지만 이들의 아픔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화재 당일 손자와 함께 스포츠센터 내 헬스클럽에 있다가 20여명의 탈출을 도와 의인상을 받은 이상화(72)씨는 18일 “몸과 정신이 모두 다쳐 삶 전체가 엉망이 됐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직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겨우 잠이 들면 악몽이 괴롭힌다. 2층 여탕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탓에 목욕탕 간판만 봐도 깜짝깜짝 놀란다. 시커먼 연기 속에서 사람을 구한 뒤 2층 창문으로 뛰어내리다 허리를 다쳐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 고등학생이 된 그의 손자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거나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손자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이씨의 가슴은 찢어진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도 힘들게 한다. 이씨는 “손자와 목숨을 건진 뒤 병원으로 실려와 10일 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부상자 지원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며 “현재 신경과 진료비와 약값, 허리 치료비 등은 내가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자는 여러 기관에서 상을 받았는데 그걸 어디에다 쓰겠냐”며 “어린애가 지옥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했으면 취업 지원 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의인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참사로 예비대학생 딸을 잃은 김영조(42)씨는 운영하던 치킨집을 접고 지난 7월 강원 원주로 이사 갔다. 딸과 함께했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곳에서 더 버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천을 떠났지만 슬픔은 여전히 곁을 맴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는 딸 생각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김씨는 “술을 먹지 못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1주기가 돌아오니 딸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자신들을 향한 편견에 또 다른 상처를 입고 있다. 류건덕(60) 유족 대표는 “진실규명을 위해 부실대응 소방관 처벌을 요구하는데, 이를 금전적 보상 때문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시선들이 더욱 힘들게 한다”고 호소했다. 충북도도 유족들을 힘들게 한다. 위로금 협의를 하며 불기소 처분된 소방지휘관에 대한 검찰 항고 취하 등을 단서로 달았기 때문이다. 협상은 결렬됐다. 하소동 일대 상인들도 참사와 싸운다. 사람들이 스포츠센터 주변에 가기를 꺼리면서 손님이 예전의 절반 정도에 그쳐서다. 임대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가게를 인수할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문 여는 업주들도 많다. 흉물처럼 방치됐던 스포츠센터 건물에 가림막을 치고 페인트칠하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커피숍 사장은 “12월이면 송년회 식사 후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로 항상 북적였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은 데다 대형 참사까지 발생해 최악”이라고 걱정했다. 스포츠센터 화재는 주민들의 생활까지 바꿔놨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다중이용시설에 가면 비상구 위치부터 파악한다”며 “참사 이후 화재보험에 가입한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 시는 오는 21일 오후 3시 하소동 생활체육공원에서 화재 발생 1년 희생자 추모식을 갖는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발생했다.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부실한 건물 소방시설, 소방관 부실 대응 등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글 사진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공소시효 만료 이틀 전에… 檢 ‘이재명 지사직’ 겨눴다

    공소시효 만료 이틀 전에… 檢 ‘이재명 지사직’ 겨눴다

    강제 입원·검사 사칭·개발 업적 과장 등 성남시장 재직 당시 3가지 의혹 기소 부인 김혜경씨 ‘혜경궁 논란’은 불기소 李 “진실은 드러날 것” 탈당설 일축 민주당, 오늘 최고위서 징계 여부 결정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국 법정에 선다. 검찰은 친형 강제입원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이 지사를 재판에 넘기고, ‘혜경궁 김씨’ 의혹을 받는 부인 김혜경씨는 불기소 처분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6·13 지방선거 관련, 선거위반 공소시효 만료일(13일)을 앞두고 이 지사 부부 사건에 대해 이같이 엇갈린 수사 결과를 내놨다. 이 지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양동훈)는 이날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친형 강제입원 시도, 검사 사칭, 성남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 3가지 의혹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2년 보건소장 등 시 공무원들에게 의무에 없는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자치단체장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 진단’ 절차가 누락됐는데도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해서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강제입원이 적법하지 않다며 반대하는 공무원은 전보 조처하고 새로 발령받은 공무원에게도 같은 지시를 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하는 등 권한 남용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 냈다. 이 지사는 또 2001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당시 검사를 사칭했다가 2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받고 상고했으나 기각돼 형을 확정받았는데도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수익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확정된 것처럼 선거공보에 발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허위사실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넘긴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을 비롯해 조폭 연루설과 일베 가입 의혹 관련 혐의는 검찰도 불기소 결정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돼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김주필) 수사를 받아 온 부인 김씨는 ‘증거부족’과 ‘죄가 안 됨’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김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당시 이 계정으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글을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아 왔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같은 방법으로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이 지사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입장 발표에서 “고통스럽고 더디겠지만 진실은 드러나고 정의는 빛을 발할 것이다. 진실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이다. 탈당을 권할 게 아니라 함께 입당해 달라”며 자진 탈당설을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해찬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이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12일 최고위를 다시 소집해 의견을 모은 뒤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 만나 사과…“검찰, 진실규명 못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 만나 사과…“검찰, 진실규명 못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검찰이 인권 침해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면서 머리 숙여 사과했다. 문 총장은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한종선씨 등 형제복지원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말았다는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였다면 형제복지원 전체의 인권 침해 사실이 밝혀지고, 인권 침해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도 이루어졌을 것”이라면서 “피해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하여 마음 깊이 사과들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형제복지원 감금 범죄의 근거가 됐던 당시 정부 훈령과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의 특수감금죄에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과거 정부가 법률에 근거 없이 내무부 훈령을 만들고,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국민을 형제복지원 수용시설에 감금했다”면서 “기소한 사건마저도 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는데, 이러한 과정은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종의 수용시설처럼 운영된 형제복지원에서는 선량한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이들에게 강제 노역을 시키며 수용자들을 상대로 구타, 학대,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봐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운영되는 동안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시신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검찰은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에 대해 수사를 벌여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1989년 7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 수사와 수사 축소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고, 문 총장은 법원의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었다면서 지난 20일 대법원에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앞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위헌인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에 해당한다면서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이후 검찰은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대검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당시 수사검사와 수사관, 검찰 지휘부, 수용자 등을 상대로 불법 수용과 인권 침해, 수사 방해 등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검찰 수장이 형제복지원 사건 수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인권 침해 사건의 또 다른 ‘가해 동조자’로 지목되는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법원은 지난 21일 문 총장이 비상상고한 이 사건을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에 배당하고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검찰로 넘어간 ‘혜경궁 김씨 사건’ 정리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검찰로 넘어간 ‘혜경궁 김씨 사건’ 정리

    지난 19일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우자 김혜경 씨라고 결론짓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혜경궁 김씨’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전해철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이 한창이었는데요. 당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에 예비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옵니다. ‘전해철이 자유 한국당과 손을 잡았다’는 식으로요. 당시 전해철 의원 지지자들은 트위터 계정에 이용된 전화번호 끝 두자리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44로 같다는 점 등 몇 가지 단서를 토대로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라는 주장을 했고, 계정주에게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전 의원은 이 트위터 계정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지난 4월 경기도선관위에 신고를 한 거고요. 이후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며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이 트위터 계정을 좀만 더 살펴볼까요. 2013년부터 올린 글만 4만 여건인데요. 당시 트위터 계정주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켰다는 의혹을 반박하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세월호 사고를 상대방을 조롱하는 소재로 쓰기도 했죠. 그냥 지난 5년간 이 지사의 온라인 호위무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경찰이 김혜경씨가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라고 본 근거는 알려진 바로 이렇습니다. 우선 김 씨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이 작성된 휴대전화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아이폰으로 바뀐 시점이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또 트위터에 글이나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혜경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는 건데요. 이 지사 측은 “짜 맞추기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죠. 경찰도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선을 다해 얻은 결론”이라고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의 관심은 ‘이번 사건으로 이 지사가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냐’는 건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법적으로 배우자의 죗값에 따라 후보자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는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265조를 보면 되는데요. 이 조항을 보면 ‘후보자의 배우자가 선거에서 징역형 또는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으면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근데 이 조항은 정치자금법이나 기부행위 위반 등으로 징역형 또는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야 당선을 무효로 합니다. 김 씨의 혐의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은 해당이 안 되는 거죠. 나중에 혹시라도 김 씨가 벌금형 400만원을 받더라도 이 지사의 사퇴여부와 관련이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법정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경찰의 1차 수사결과가 배우자를 향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권주자로서의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이야기입니다. 다음달 13일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의 공소시효 만료일입니다. 그때까지 검찰이 보강수사를 한 뒤 재판에 사건을 넘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지지자들은 싸움을 지양하고, 검찰은 진실규명에 속도를 내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경찰,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에 “불기소 의견” 송치할 듯

    경찰,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에 “불기소 의견” 송치할 듯

    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씨 간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을 더는 수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찰은 조만간 이 사건에 대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명예훼손으로 이 지사를 직접 고소한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만큼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손을 떼기로 한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다. 이에 따라 분당경찰서 사건은 성남지청을 거쳐 남부지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은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6월 지방선거 토론회 과정에서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면서 표면화됐으나, 실체적 진실규명은 이뤄지지 않은 채 양측의 사이버 공방만 치열하게 전개됐다.분당경찰서는 공지영 작가 등 주요 참고인은 물론 김 전 후보까지 불러 조사했으나 정작 배우 김씨가 피고발인이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 한 진술이 없어 수사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분당경찰서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홈그라운드’라는 이유를 들어 서울남부지검에 이 지사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면서 수사의 주체는 사실상 검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 수사팀과 검찰 사이에 어느 정도 조율이 있었고,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는 뜻을 비쳐 사건을 넘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건을 넘기기 위해 조만간 경찰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사건을 ‘불기소 의견’ 송치하고, 성남지청은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서울남부지검에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 송치하는 것은 통상적인 형사사건에서 “죄가 없어 보인다”는 의미로 하는 수사결과가 아닌 “아직 밝히지 못했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임종헌 소환, 이젠 사법농단 ‘몸통’ 밝혀야 한다

    검찰이 어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화된 지 4개월 만이다. 임 전 차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주요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차장은 조사에 앞서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만큼 그 무거운 책임감에 걸맞게 사법행정권 남용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을 역임한 그는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전·현직 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연기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행정소송에 임 전 차장이 관여하고, 통진당 관련 행정소송 등에서 핵심 주도자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직권남용죄 법리검토를 대신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법관을 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법농단 의혹 문건 수천 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를 통해 다수의 물증과 진술을 축적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또다시 부른 뒤 전직 행정처장들은 물론 사건의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사태의 본질은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관철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인 만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은 법원의 결자해지이다.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게 그들이 평생 몸담았던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다. ‘김명수 대법원’ 역시 영장 기각 등으로 사법농단 세력을 보호하려는 행태와 결별하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법원의 권위는 불가침적’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실현 가능하다. 전·현직 사법부가 자정하지 않는다면 검찰이나 국회 등 외부의 개입에 의한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 일부에선 국정조사 등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고 우려하지만,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사법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검찰은 속도감 있으면서도 치밀한 수사로 사법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 오거돈 부산시장 ‘형제복지원 특별법 조속 제정’요청... 국회 친서 전달

    오거돈 부산시장이 11일 정당대표들을 만나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시설에서 열린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오 시장이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하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며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사건이 일어난 지 31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있어 많은 분이 인권 침해를 받고 억울한 생활을 하고 있어 특별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는 부산시민의 뜻을 당 대표자님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10일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당시 정부와 검찰 지휘부 등이 적극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확인 됐다며 검찰총장의 비상상고와 피해자 진상규명·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하는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16일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 이어 28일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모임 대표 측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무 협상을 마쳤다. 부산시 관계자는 “ 빠른시일안에 전담팀을 구성해 진실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헤겔 철학 대가‘ 임석진 교수 별세

    ‘헤겔 철학 대가‘ 임석진 교수 별세

    헤겔 철학 권위자인 임석진 명지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86세. 임 교수는 국내에 처음으로 헤겔을 소개한 철학자다. 1987년 한국헤겔학회를 창립한 뒤 초대 회장을 맡아 20년간 이끌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서울대 철학과 강사를 거쳐 1967년부터 1998년까지 명지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 ‘논리학’ 등을 번역하고, ‘헤겔의 노동의 개념’, ‘헤겔 변증법의 모색과 전망’, ‘변증법적 통일의 원리’등 헤겔 관련 저서를 집필했다. 임 교수는 1961년과 1966년 평양을 방문하고 유학생을 북한대사관에 소개하기도 했다. 1967년 이기양 조선일보 서독특파원이 취재차 체코에 입국했다가 실종되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북한 접촉 사실을 털어놨다. 이후 중앙정보부가 작곡가 윤이상, 이응로 화백, 천상병 시인 등 예술가와 학자 등 194명을 간첩으로 몰면서 ‘동백림(東伯林) 사건’이 일어났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박정희 정권이 동백림 사건을 무리하게 확대 포장했다고 발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전쟁 때 학교 종 쳤다가 빨치산 도망 도왔다고 누명…68년만에 배상

    한국전쟁 때 학교 종 쳤다가 빨치산 도망 도왔다고 누명…68년만에 배상

    한국전쟁 당시 학교 종을 쳤다가 빨치산 도주를 도왔다는 누명을 쓰고 사살당한 민간인 피해자 유족들이 68년 만에 국가 배상을 받게 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 설민수)는 ‘전남 동부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의 희생자 양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족에게 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씨는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전국 4개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을 조사한 결과 전남 동부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35명 중 1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씨는 한국전쟁 시기인 1950년 7월 전남 보성의 한 국민학교에서 일하고 있었다. 당시 양씨는 학교 소사를 부르려고 종을 쳤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양씨가 종을 친 이유가 빨치산에게 도망가도록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그를 추궁했다. 양씨는 이후 석방됐지만 보성이 인민군에게 점령당했다가 국군에 수복된 1950년 12월 다시 연행됐고, 결국 산골짜기에서 군경에 의해 사살됐다. 재판부는 “진실화해위의 결정 등 관련 기록을 보면 망인이 전남 동부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의 희생자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보성 경찰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망인을 살해해 기본권을 침해했으므로 국가가 유족들에게 재산상·정신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족들이 사건으로 겪었을 정신적 고통, 상당 기간 계속된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 국가가 저지른 불법행위의 내용과 중대함” 등을 이유로 들며 사망한 양씨에 대한 위자료로 8000만원, 유족에 대한 위자료로 각 800만원을 산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국가 측은 진실화해위가 2008년 진실을 규명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3년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씨의 유족 측은 2016년 말에야 양씨가 희생자로 등재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진실규명 결정이 나왔을 무렵 유족들에게 통지하거나 그런 노력을 했다고 입증할 증거가 없다”면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과거사 피해 국가배상 길 열렸다] 대법 과거사 판결 우회 비판… ‘3심제’ 안정성 유지

    법원 위헌 판단땐 정신적 손해배상 인정 헌재 “법원 이번 사건 재심 받아들일 것” 5기 헌법재판소 재판부는 재판취소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법 판결의 근거가 되는 관련 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함으로써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과거사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3심제라는 재판의 법적 안정성은 유지한 채 구제의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재는 30일 양승태 대법원에서 논란이 됐던 과거사 주요 판결이 사실상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사건들은 헌재 파견 판사가 재판관의 평의 내용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헌재는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과거사 판결을 비판했다. 과거사 국가배상 청구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과거사 사건은 오랜 기간 진실규명이 불가능해 일반적인 소멸시효 법리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 취소에 대해서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이제 관심은 대법원에서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이 확정된 피해자들이 다시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쏠린다. 헌재는 관련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만큼 법원이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법 75조에 따르면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위헌)에 해당 사건이 확정됐더라도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 결정에 따른 재심 청구 여부는 과거 헌재와 대법원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주대 교수가 뇌물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헌재는 관련법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고, 해당 교수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일명 ‘제주대 교수 뇌물 사건’은 사실상 재판소원이 또 제기돼 헌재가 4년째 심리 중이다. GS칼텍스에 대한 세금 부과 사건에 대해서도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판결을 뒤집지 않고 재심 청구 자체를 기각했다. 과거사 국가배상청구 소멸시효 사건에 대해 헌재는 “민법 제166조 1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서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위헌이라고 규정한 것이지만 법원에서는 한정위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 판사는 “진실·화해법에 규정된 과거사 사건만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여서 법원은 한정위헌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도 “헌재 결정이 일부위헌인지 한정위헌인지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담당 재판부에서 1차적으로 판단하고,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법원이 이번 결정을 위헌이라고 판단하면 재심 청구 사유가 돼 민주화보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아닌 정신적 손해배상 등이 인정된다. 헌재 관계자는 “과거 한정위헌 결정 사건을 법원이 재심 기각한 적은 있지만 이번 사건은 위헌 결정인 만큼 재심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쌍용차 범대위 “노조와해 비밀문건 경찰도 책임… 철저히 조사하라”

    쌍용차 범대위 “노조와해 비밀문건 경찰도 책임… 철저히 조사하라”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쌍용차 사태와 관련한 노조와해 문건의 책임자들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범대위는 “노조와해 비밀문건을 통해 2009년 쌍용차는 1980년 광주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경찰은 문건 작성자와 실행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범대위에 따르면 2009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자 쌍용차 사측은 그해 3∼6월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문건 100여 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에는 검찰, 경찰, 노동청 등 정부기관도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사측이 사전에 정부와 협의해 공권력 행사 여건을 조성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 범대위의 주장이다. 범대위는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철회, 대법원의 쌍용차 재판거래 의혹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차 사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용산 참사 사태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위는 최근 경찰청에 제출한 조사 결정문 초안에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신문 8월 10일자 1면). 이에 따라 오는 23일 발표 예정인 쌍용차 파업사태 진상조사 결과에도 손배소 취하안이 포함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범대위는 회견 이후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자 민갑룡 경찰청장 면담을 경찰 측에 요청했으나 청장 대신 임호선 경찰청 차장과 면담했다. 2009년 쌍용차 파업과 정리해고 사태 이후 복직하지 못한 인원 중 30명이 숨졌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대 국회의원 분석’ ‘차성안’ ‘이탄희 판사’ 문건 3건은 공개 안해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특별조사단이 찾은 410개 문건 중 미공개로 남겼던 문건 193개를 대법원이 31일 공개한 것은 “사법 적폐를 척결하자”는 법원 내부의 반발과 악화된 여론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은 당초 나머지 문건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3개 문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3개는 ‘제20대 국회의원 분석’과 ‘차성안’, ‘이탄희’라는 제목을 단 문건이다. 2016년 7월 27일 작성된 ‘제20대 국회의원 분석’은 60페이지 분량으로 주요 의원들의 성향과 약점, 관련 재판 및 진행 상황,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공략 대상 등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김민수 전 법원행정처 기획제1심의관이다. 김 전 심의관은 사법 농단 관련 증거 등을 훼손한 정황이 파악되면서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공개 대상에서 빠진 ‘차성안’ 문건은 2장 분량으로 당시 차 판사가 쓴 ‘상고법원 반대’ 기고문에 대한 전·현직 법원행정처 판사들의 토론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월 작성된 ‘이탄희 판사 관련 내용 정리’ 자료 역시 대화,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메일 등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 다수여서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문건 3개와 최근 검찰이 확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행정처 기획조정실 자료 등이 진실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임 전 차장의 USB에는 국회의원들의 재판 관련 청탁 내용이 담긴 문서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임 전 차장의 문건 등 관련 자료가 모두 대법원에 있을 것”이라면서 “문건 3개를 빼고 193개 문건을 공개하면서 공개 문건을 196개라고 발표하는 것은 여전히 법원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대 국회의원 분석’ ‘차성안’ ‘이탄희 판사’ 문건 3건은 공개 안해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특별조사단이 찾은 410개 문건 중 미공개로 남겼던 문건 193개를 대법원이 31일 공개한 것은 “사법 적폐를 척결하자”는 법원 내부의 반발과 악화된 여론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은 당초 나머지 문건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3개 문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3개는 ‘제20대 국회의원 분석’과 ‘차성안’, ‘이탄희’라는 제목을 단 문건이다. 2016년 7월 27일 작성된 ‘제20대 국회의원 분석’은 60페이지 분량으로 주요 의원들의 성향과 약점, 관련 재판 및 진행 상황,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공략 대상 등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김민수 전 법원행정처 기획제1심의관이다. 김 전 심의관은 사법 농단 관련 증거 등을 훼손한 정황이 파악되면서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공개 대상에서 빠진 ‘차성안’ 문건은 2장 분량으로 당시 차 판사가 쓴 ‘상고법원 반대’ 기고문에 대한 전·현직 법원행정처 판사들의 토론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월 작성된 ‘이탄희 판사 관련 내용 정리’ 자료 역시 대화,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메일 등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 다수여서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문건 3개와 최근 검찰이 확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행정처 기획조정실 자료 등이 진실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임 전 차장의 USB에는 국회의원들의 재판 관련 청탁 내용이 담긴 문서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임 전 차장의 문건 등 관련 자료가 모두 대법원에 있을 것”이라면서 “문건 3개를 빼고 193개 문건을 공개하면서 공개 문건을 196개라고 발표하는 것은 여전히 법원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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