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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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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국철 비망록’ 시한폭탄 되나?

    “권력을 이용한 군사정권에서도 없었을 온갖 형태의 일들이 벌어졌다. 구속되면 언론에 모두 공개하겠다. 비망록이 다 밝혀지면 온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이후 지난 17일 새벽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무려 5차례에 걸쳐 “구속됐을 경우 비망록 5권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덧붙인 ‘엄포’다. 그러나 예고된 대로 공개한 첫 비망록에 담긴 “정권 실세 60억원 전달”과 “폭로 중단 회유”라는 주장은 검찰뿐만 아니라 정치권, 경제계에도 만만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檢, 비망록 여론추이·파장 예의주시 검찰은 이 회장의 비망록 내용과 관련,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녹취록일 뿐”이라거나 “사후 기억에 의존해 쓴 비망록을 증거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도 여론의 추이 및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개된 비망록에는 이 회장의 폭로 중단을 회유하고 일종의 협상을 담은 A스님의 구체적인 발언이 들어 있다. A스님은 이 회장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정부 안에서는 SLS 사건의 뚜껑을 열 수 없다. 더 이상 폭로와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적혀 있다. 이 회장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맞서자 A스님은 “청와대 누구와 연락하면 되나.”라고 제안했고, 이 회장이 청와대 인사 4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전달했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이후 A스님은 이 회장의 부인에게 “(청와대 인사에게) 글을 팩스로 넣어 주었다. 그쪽에서 받았다고 연락이 왔는데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는 대목도 비망록에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구명 로비 명목으로 6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렌터카 회사 대영로직스의 대표 문모(42)씨와 관련해 A스님이 “이 회장이 문 사장에게 돈을 준 것은 100%이지만 B의원이 99% 안 받았다. 중간에서 누가 먹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들어 있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녹취록에 언급된 6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A스님은 18일 기자와 만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폭로를 만류한 것일 뿐 청와대 사람을 만나서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면서 “허위 보도를 한 인터넷 언론사 두 곳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3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A스님 “인터넷언론사 상대 35억대 손배소 제기”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18일 대영로직스 대표 문씨에 대해 강제집행면탈 공범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씨는 이 회장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현금 60억원을 받아 챙기고 SLS그룹 계열사의 120억원대 선박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문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회장이 회사 재산을 빼돌리려 한 것이며, 모두 이 회장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정권실세 측근 문씨에 60억 줬다”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구속되면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던 5권의 비망록 중 한 권에는 불교계 인사가 폭로를 중단하라고 회유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또 정권 실세의 측근으로 지목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42)씨에게 구명로비 차원에서 60억원을 줬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신사동 SLS 사무실에서 “가장 최근 작성한 것”이라며 A4 용지 20장 분량의 비망록과 자신의 누나와 부인이 스님 A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해 옮겨 놓은 A4 용지 100장 분량의 녹취록 두 권을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이 회장이 지난해 말 부친의 장례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문씨가 자신에게 A씨를 소개해 도움을 받은 걸로 나와 있다. 문씨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이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지목했던 인물이다. 한동안 연락이 없던 A씨는 이 회장이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부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하자 연락을 해왔다. 비망록에는 30여 차례에 걸쳐 전화를 받은 날짜와 시간이 정리돼 있었다. A씨는 “더 이상 폭로하지 말라. 이 회장만 죽는다. SLS건은 절대 오픈 못한다.”고 회유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녹취록에는 이 회장이 문씨를 통해 정권 실세인 모 인사에게 60억원을 줬다는 대목도 있었다. 이 회장 부인이 “문 사장에게 60억원을 줬다.”고 하자 A씨는 “(실세에게) 직접 줬나. 문 사장에게 줬으면 99% (실세는) 안 받았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한편 지난 16일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문씨는 SLS그룹 자산이 대영로직스로 이전된 것은 이 회장이 법원의 채무상환 압박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빼돌린 것이며, 자신은 바지사장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는 또 정권 실세 로비 창구였다는 의혹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바탕으로 18일 문씨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국철 명예훼손·신재민 알선수재 적용할 듯

    회사 구명청탁을 위해 청와대 인사에게 상품권을 건네고 검사장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의 주장이 검찰 조사결과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에게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정권 실세를 향한 무차별 폭로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발목을 붙잡게 된 셈이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 회장은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비롯해 검찰 고위 인사의 비리를 담은 비망록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며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지난 13일 밤 12시 검찰의 네 번째 소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2000만원어치 상품권 영수증을 건네며 수출보험공사에 건넨 것과 신 전 차관에게 건넨 것 중 어느 쪽인지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서둘러 (2000만원만) 발표해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려는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또 “검찰이 이미 무혐의 처리된 횡령 비자금 부분을 다시 조사해 나를 구속하려 한다.”며 “이 부분은 진술을 거부했다.”며 검찰 조사 내용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신 전 차관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게 줄 상품권 5000만원어치를 요구했다는 이 회장의 주장을 조사한 결과 실제 사용자는 SLS그룹 관계자였고, 일부는 수출보험공사 등에 인사용으로 건네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나머지 3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은 구입처와 사용처 모두 확인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곽 위원장과 임 비서관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통해 이 회장의 명예훼손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의 소개로 만난) 사업가 김모씨가 접촉한 검사장급 인사는 모두 4명”이라면서 “그중 한 명을 검찰에서 밝혔는데도 (검찰이) 조사하지 않고 있다. 영상조사 녹화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3일 전 (서울중앙지검) 고위 인사가 제 친한 친구를 만나 ‘우리 검찰이 많이 어렵다. 신재민씨와 관련해 누군가는 정리를 해야 한다’며 압박과 회유를 했다.”면서 “검찰이 압수해 간 신씨 관련 비망록을 곧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 전 차관에 대해서는 명절 상품권 수수와 일부 법인카드 사용을 인정하는 만큼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주말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을 다시 불러 돈의 대가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BBK수사팀, 김경준 회유… 허위보도 아니다”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 고의영)는 21일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김경준씨를 회유·협박했다고 보도한 주간지 시사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도된 김씨 자필 메모 등이 사후 조작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기사의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기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사인은 2007년 12월 김씨의 메모를 근거로 “김씨가 조사 과정에서 수사 검사로부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을 3년으로 해 주겠다.’는 취지의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1심은 언론사 책임을 일부 인정해 3600만원을 배상하도록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 무죄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 무죄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

    “타자로 친 조서는 조사를 받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담을 수 없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 발언의 취지가 왜곡될 수 있지요. ‘영리한 수사관’이라면 진술을 교묘하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2007년 발생했던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은 우리 사법 사상 특이한 사건으로 꼽힌다. 범인으로 몰린 10대 청소년 4명이 모두 검찰에서 혐의를 자백했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법무법인 경기) 변호사도 처음에는 이들이 무죄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건 기록을 읽고 눈물 어린 호소를 듣는 순간 ‘범인이 아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국선이었던 박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서 가졌던 이들과의 첫 접견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3명의 청소년은 억울함을 하소연했지만, 1명은 냉담한 표정으로 “내가 죽인 게 맞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억울함을 풀지 못하자 세상을 믿지 못해 될 대로 되라는 듯 한 말이었다. 하지만 박 변호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진실’을 털어놨다. 검찰의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던 것이다. 이들에게는 1심에서 징역 2~4년이 선고됐지만 박 변호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료로 항소심 변호를 맡아 검찰의 수사 기록을 조목조목 반박했고, 마침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도 지난해 7월 이들의 무죄를 확정했다. 하지만 1년간 죄 없는 ‘감옥살이’를 한 것은 아직까지 보상받지 못했다. 박 변호사는 아무도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던 현실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외면당한 어린 학생들이었다. 자식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부모들은 단 한 차례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 변호사에게 이들의 소식을 물었다.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하거나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한때 사회에서 외면당했던 애들이지만,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성실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재기 돕겠다 검찰서 회유” 한만호씨 한명숙 8차공판서 주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8차 공판이 열린 7일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한만호(50·수감중) 전 한신건영 대표는 자신이 진술을 번복하자 검찰이 회유하려고 시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한 전 대표는 “검찰이 ‘진술만 제대로 하면 사업 재기할 수 있도록, 다른 건으로 기소되지 않도록, 출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자 검사가 구치소로 찾아와 ‘재번복하면 빨리 나가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면서 “검사가 ‘검찰에 부담되거나 곤혹스러운 거 말하지 않으리라 믿겠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측은 구치소 접견 녹음 내용을 탄핵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대표는 이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검찰이 사업이나 가석방을 도와주겠다고 말한 적 없다’고 본인이 말했다.”면서 “오늘 갑자기 주장하는 것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 전 대표의 구치소 동료 수감자 최모씨는 “한 전 대표가 지난해 8·15 특사에서 빠진 뒤 다른 수감자와 번복 계획을 논의하고 직접 작성한 쪽지를 중얼중얼 읽으면서 외우는 걸 봤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1일 증인으로 출석한 동료 수감자 김모씨가 “한만호가 8·15 특사를 기대했는데 좌절되자 검찰 진술을 번복하려고 예상문답까지 외우면서 준비했다.”면서 “한 전 대표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하겠다’고 수감자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공대위 “檢, 한만호 부모 협박” 檢 “만났지만 협박 사실없어”

    한명숙(68)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이번에는 핵심 증인인 한만호(50·수감 중) 전 한신건영 대표의 가족 협박과 관련된 공방으로 번졌다. ‘한명숙 공동대책위’는 10일 “검찰이 한씨의 부모를 찾아가 ‘당신 아들이 진술을 번복해 출소가 어렵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결코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반박했다. 공대위 측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씨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뒤 궁지에 몰린 검찰이 와병 중인 한씨 부모를 찾아가 ‘아들이 옥살이를 더 할 수 있다’는 요지로 협박했다.”며 “용납될 수 없는 비열한 위증교사고 명백한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한씨의 부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회유나 협박은 없었다.”고 맞섰다.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진술 번복 경위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접촉한 것”이라며 “만남의 전 과정을 녹음해 뒀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11일 열릴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 한씨가 재판에 나오지 않겠다고 버팀에 따라 그를 강제 구인하기로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플리바게닝, 피의자 인권침해 우려”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플리바게닝)에 대해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우세했다. 막강한 검찰 권한이 더욱 강화되고, 피의자를 협박하거나 공범 등에 대해 허위 진술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반면 사법방해죄와 피해자 참가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인정 등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한변호사협회 장진영 대변인은 5일 “검찰이 열심히 수사를 해 증거를 확보하는 게 정상적임에도 플리바게닝을 도입하려는 것은 피의자를 회유하겠다는 의도”라며 “협박이 있을 수도 있고 피의자 인권이 침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플리바게닝이 오·남용되면 검찰에서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플리바게닝 도입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배심(陪審)제를 취하고 있는 미국은 재판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취지로 플리바게닝이 도입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형사제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플리바게닝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이상돈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플리바게닝이 도입되면 똑같은 범죄가 변호사 재량에 따라 재판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검찰의 협박에 의해 피의자가 거짓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지금처럼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 관행하에서는 플리바게닝이 피의자 인권 침해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요 참고인 출석의무제에 대해서도 ‘유명무실화’ 지적이 나왔다. 황희석 변호사는 “구인으로 중요 참고인을 소환해 봤자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출석의무제도 검찰의 권한만 강화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내용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내용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 효율성 확보’와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관련 법 조항이 없어 불법으로 여겨졌거나 재판과정에서 법적 효력이 없던 수사 방법과 그에 따른 증거들을 대폭 인정하고, 이를 통해 수사 처리 속도를 높여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는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 플리바게닝 도입 뇌물수수 사건·조직 범죄 척결에 효과적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도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 일명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다. 이는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해 범죄 규명에 기여할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죄를 묻지 않거나 형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부패·테러·강력·마약범죄에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검사에 의한 거짓 진술 강요 등이 논란이 돼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플리바게닝이 이미 합법적으로 쓰이고 있다. 일정 범죄사실에 대해 미리 불기소 처분을 한다는 것과 그 증거를 불리하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서면으로 합의하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안착될 경우 은밀한 뇌물수수 사건이나 구조적·조직적 범죄 척결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참고인 출석의무제·사법방해죄 신설 증인에 허위진술 강요땐 7년이하 징역 중대 범죄 규명을 위한 참고인을 강제로 소환하는 참고인 출석의무제도 도입된다. 현재는 참고인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강제로 소환할 방법이 없어 수사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검찰 수사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프랑스·독일 등에서 중요 참고인에 대한 출석 및 진술을 강제하는 제도를 마련해 수사협조를 의무화하고 있다. 참고인이 거짓 진술을 하거나 증인·참고인을 협박·회유하는 경우 처벌하는 ‘사법방해죄’도 신설된다. 개정안은 법정뿐 아니라 수사기관에서의 허위 진술도 처벌하고, 법정에서의 허위 진술은 처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또 증인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도 추가한다. 지금까지는 재판 과정에서 선서를 하고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하고 있으나, 검찰 등 수사 기관에서의 허위 진술은 처벌 법 조항이 마땅히 없었다. ■ 피해자 재판 참가제도 피의자 직접 신문… 녹화영상 증거로 인정 앞으로 ‘피해자 참가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가 재판에 직접 참여해 피의자와 증인을 신문할 수도 있다. 피해자가 검사 옆자리에 앉아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피고인과 증인을 직접 신문하는 방식으로, 독일 등에서는 ‘공소참가제’라는 이름으로 운용되고 있다. 범죄 피해자에게 수동적 역할이 아닌 ‘참가인’이라는 지위를 부여해 적극적으로 사건 진실 및 피해에 대해 규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피해자가 판결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거나 피해자의 개인적 보복감정에 의해 형사재판이 지배될 우려가 있다. 피의자 조사 과정을 촬영한 녹화영상도 강력한 증거로 인정된다. 그동안에는 조서가 피의자가 자유 의지에 따라 작성됐다는 점을 증명하는 경우 등에 한해 녹화영상이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영상으로 녹화된 피의자의 행동이나 표정, 진술 태도 등도 강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 강압수사 방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법무부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하면 처벌을 감면해 주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 제도 도입과 허위진술죄 신설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시안을 5일 공개했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형사소송법과 형법 개정안을 올해 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법무부가 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공청회를 통해 내놓은 형소법 개정시안에는 범죄 규명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소추를 면제하거나 형을 감면해 주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가 포함됐다. 사형·무기·장기 5년 이상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참고인이 2회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법관의 영장을 받아 구인하는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 도입도 추진한다.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허위진술하면 처벌받는 ‘허위진술죄’를 신설하고, 증인·참고인 등에 대한 폭행·협박·회유행위는 ‘사법방해죄’로 처벌토록 했다. 선서 후 허위증언하면 가중처벌하는 내용도 담았다.살인·강도·강간·교통사고 등의 피해자가 판사 허가를 얻어 재판에 참가하는 ‘피해자 참가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시안 중 플리바게닝에 대한 법조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국회 법안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아아, 안중근/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열린세상] 아아, 안중근/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100년 전 8월이었군요. 대한제국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고, 1907년에는 군대마저 해산당해 주권을 잃은 상태였고, 1910년 8월29일에는 남아 있던 겉모습마저 없어졌습니다. 을사늑약이 맺어진 뒤 사람들의 행동이 몇 갈래 나뉩니다. 당시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관리들 가운데 의분을 느낀 사람은 자결도 하며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권력자들 중 많은 사람이 나라를 팔아서라도 권력과 부를 누리려 했습니다. 그들은 일제에 더 잘보이기 위해, 나라를 더 빨리 팔아먹도록 일제에 충성경쟁을 했더군요. 대한제국 말기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떠올립니다. 교과서에서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뤼순감옥에서 사형됐다는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얼빈에 있는 안중근 기념관에서 ‘안중근 연구’란 책을 사 읽어 봤습니다. 위인의 행동과 뜻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낯이 뜨겁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법률지식이 높았다고 합니다. 국제관계법과 일본형법을 잘 알아, 일본 형법에는 국사정치범은 사형에 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쏴 죽임으로써 일제가 부당하게 조선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을 재판절차를 통해 온 세계에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 당시 일본은 선진국인 것처럼 자랑하고 있었는데 사건을 엉터리로 처리한다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니 어느 정도 절차는 지킬 것이라는 것을 활용한 것이지요. 안중근 의사를 체포한 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그를 일본에 넘깁니다. 안중근 의사는 독립전쟁을 수행한 것이니 국제사법에 따라 처리하라고 요구합니다.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맞지만, 일본은 을사늑약을 빌미로 일본법에 따라 관동도독부 법원에서 재판합니다. 검사·변호인·판사 거의 일본인인 가운데 재판이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제의 범죄를 낱낱이 법정에서 진술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것은 목적(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을 달성할 기회를 얻기 위한 것이므로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니 도망갈 이유가 없다. 그를 쏴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안다. 하나 둘 행동이 쌓이면 반드시 독립을 이룰 수 있다.”라고 큰 뜻을 밝혔습니다. 이 재판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법원장과 협상하여 항소를 포기하는 대신 책을 쓸 시간을 얻습니다. 옥중에서 자서전 ‘안응칠역사’를 씁니다. 동양평화론은 5장을 계획했지만 2장까지 쓰고, 시간을 더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리고 의연하게 사형장으로 들어갑니다. 김좌진 장군의 독립운동역사를 보면 독립운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과 가족까지 희생해야 합니다. 반면에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은 나라 팔고 받은 돈으로 잘살고, 자기 민족을 괴롭히는 권력까지 가졌습니다. 그 결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지금까지 힘들게 살고 있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그 후손까지 잘살고 있다는 기사를 봅니다. 안중근 의사 아들 안중생은, 아버지의 일을 이토 히로부미 아들에게 사죄했다 하여 ‘호랑이 같은 아버지에 개 같은 아들’이라고 비난받았다고 합니다. 아들도 아버지처럼 죽음 앞에서 의연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보통 사람이야 그럴 수 있겠습니까. 안중생은 아버지 얼굴조차 보지 못했고, 거사 때문에 핍박을 받고 살았을 것입니다. 일제의 회유와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사죄한 것인데, 안중생을 그렇게까지 비난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비난 정도는 자기의 행위에 대해 걸맞아야 할 것입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 친일행각에 나선 유명인사들, 그들보다 더 안중생을 비난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큰 별이어서 상대적으로 비교되어 큰 비난이 돌아간다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하늘에 계신 선열들이 ‘내가 왜 독립운동을 했을까?’하고 후회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이 ‘그래 그때 잘했어!’하며 웃음 짓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 꼬리무는 ‘교단폭행’ 폭로

    서울 동작구의 M초등학교 오모(50) 교사가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특별감사가 실시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다른 교사도 폭행에 가담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서울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시교육청에는 다른 학교에서 자행된 교사들의 폭행 사례를 신고하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돼 온 교사들의 학생 폭행 문제가 기다렸다는 듯 수면 위로 불거지자 시교육청도 서둘러 폭행근절책 마련에 나섰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M초등학교 폭행 교사 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동작교육청이 해당 학교장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폭넓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작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오모 교사의 상습적인 학생 폭행 문제와 더불어 학교장 방조 여부, 다른 교사의 추가 폭행 제보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감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면서 “학부모와 해당 교사 간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 발생해 구체적인 징계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M초등학교는 15일 자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말썽을 빚은 오 교사를 2학기부터 전보 조치키로 했다. 동작교육청은 이르면 이번주 초까지 감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취합해 시교육청에 징계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일선 학교 교사들의 학생 폭행과 관련된 제보가 꼬리를 물고 있다. 강서구 A고교에서는 1학년 담임 김모 교사가 학생을 주먹으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는가 하면, 양천구의 B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정모 교사가 책상을 넘어뜨려 학생의 발에 상처를 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17일 장학사 1명을 포함한 조사단을 해당 학교에 긴급 파견해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고교의 경우 영어단어 시험에서 문제를 틀렸다며 교사가 주먹으로 학생의 머리를 때린 것으로, 체벌 수준이 가벼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B초등학교의 학생 피해 사건도 1차 조사 결과 실수로 책상이 넘어지면서 벌어진 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문제만 제기할라치면 학교 측이 자녀의 장래를 거론하며 사실상 협박으로 입막음을 해왔다.”면서 “교육청에서도 문제를 들춰내 뿌리를 뽑을 생각은 없는 듯하다.”고 지적하는 등 사태가 확대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B초등학교 교사 폭행을 제보한 학부모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교사의 폭행 및 폭언 문제 외에도 과도한 촌지 수수행태와 개인 비위문제를 학교장에게 수차례 제기했음에도 학교장은 ‘서울에서 다시 교육 안 받을 거냐.’고 협박과 회유를 했다.”면서 “너무나 화가 나 청와대에까지 이 사태를 알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사들의 폭행 사건이 잇따르자 시교육청도 주말에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사태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측근 인사는 “해당 사안별로 감사팀을 통해 특별 조사중”이라면서 “개별 교사들의 폭행 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예방 조치에 대해서도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명숙 1심 무죄] 김준규 검찰총장 긴급 간부회의 “진실 없앨 수는 없다”

    [한명숙 1심 무죄] 김준규 검찰총장 긴급 간부회의 “진실 없앨 수는 없다”

    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당혹과 충격에 휩싸였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참석자는 “진술거부권이 남용되는 사법절차의 허점이 악용돼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초기부터 ‘무리한 기소’라는 논란이 거셌다. 뇌물 5만달러의 출처와 사용처가 전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증거가 돈을 직접 전달했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자백진술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재판 때 오락가락하면서 ‘무죄’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특히 검찰로서 뼈아픈 것은 곽 전 사장이 수사과정에서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임의로 진술했다고 볼 수 없다고 법원이 이례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곽 전 사장이 검찰의 강압이나 회유 탓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는 “곽 전 사장이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뇌물공여 부분에서 검사에게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뇌물공여를 부인하면 검찰이 심야조사와 면담으로 압박하자 곽 전 사장이 생사의 기로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받아 검사가 요구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재판부는 뇌물공여를 일시적으로 시인했던 곽 전 사장이 혐의를 부인하기 시작한 2009년 11월17일부터 밤늦게까지 또는 다음날 새벽까지 검찰의 조사가 계속됐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곽 전 사장이 다시 뇌물공여를 시인한 같은 해 11월24일에는 오후 6시30분에 일찍 조사가 끝났다. 또 검찰은 다른 비자금 사건보다 곽 전 사장의 횡령 액수를 줄여 주고, 옛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의 내사를 종결했다. 곽 전 사장의 횡령액은 빼돌린 돈 75억 8800만원 가운데 개인적으로 쓴 37억 3990만원이지만, 부하 직원 이모씨의 횡령액은 비자금 229억 9078만원 전부이기 때문이다. 횡령죄는 기소 액수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서울중앙지검 김주현 3차장은 “검찰 진술과 현장검증 과정에서 곽 전 사장은 명백하게 뇌물공여를 진술했고, 법정 진술에서도 뇌물공여 사실을 밝히고 있는데 어떻게 진술의 임의성을 부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의 부실수사, 망신 주기 수사가 무죄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 총리가 5만달러를 아들의 유학비용으로 사용했을 것라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 전 총리 측에 유학비용을 어떻게 충당했는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다가 재판부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유죄 입증의 책임을 검찰이 피고인에게 떠넘기려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검찰은 핵심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골프 문제’를 추궁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의 친분관계를 증명하기 위해서라고는 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도 못한 골프세트 선물과 뇌물사건 이후 2~3년이나 지난 제주도 골프빌리지 투숙을 공개해 검찰이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 ‘망신 주기’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새로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밝혀내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무죄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한 전 총리가 또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기소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이에 검찰 인책론과 개혁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그분께만 말하겠다”…김길태·강호순 심문서 드러난 공통점

    “그분께만 말하겠다”…김길태·강호순 심문서 드러난 공통점

     “꼭 그분에게만 진실을 말하고 싶습니다.그 수사관님을 불러주세요.”(김길태) “아까 그 형사 불러달라.”(경기 연쇄살인범 강호순·2009년 1월) “검사에겐 말 않겠다.처음 나를 조사했던 형사에게만 진술하겠다.”(탈옥수 신창원·1999년 7월 검거)  검거 5일째까지 입을 굳게 닫았던 부산 여중생 이모(13)양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자기를 심문한 한 수사관을 찾아 범행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수사과정에서의 강력범과 수사관간의 심리적 관계가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김길태는 지난 14일 오전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뇌파 조사를 마친 뒤 프로파일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수사본부의 박모(49) 경사를 찾았다.어차피 과학수사 앞에 ‘손을 들 수밖에 없는 복잡한 심경’을 박 경사에게만 털어놓으려는 심정이었다.살해된 이양의 시신 유기와 관련한 일부였긴 했지만 김길태가 범행 사실을 처음으로 입을 여는 순간이었다.  김길태가 유독 박 경사를 찾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박 경사는 4개조로 짜여진 심문조 였다.하지만 박 경사는 김길태를 조사하면서 범죄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하기 보다는 심경을 변화시키기 위한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박 경사도 숨진 이양 같은 딸을 두명 뒀다.  그는 “나도 딸만 둘 있는 아빠다.너가 딸을 둔 내 심정을 알겠느냐.너한테 끔찍하게 성폭행당하고 살해될 때 이양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네가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무참히 살해된 어린 딸을 먼저 보낸 이양 부모는 얼마나 괴로웠겠느냐.”며 김길태의 닫혔던 마음을 두드렸다.  박 경사의 심문조는 이양이 전남 목포에 사는 외사촌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파악해 김길태에게 보여주는 등 이양의 내면과 정서를 그에게 이해시키려고 애썼다. 이 과정에서 자기 중심적이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김길태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워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포토] 김길태 철통보안 속 ‘현장검증’  박 경사가 속한 심문조는 또 김길태가 좋아하는 자장면을 시켜주고 좋아하는 담배도 권하며 친근감을 키웠다. 박 경사는 “나도 너처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며 김길태와 비슷한 처지였음을 말하며 공감대를 만들었다.  당연히 김길태는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반응을 보였다. 박 경사가 이양의 부검 결과를 말해주자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죽은 이 양에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형사 경력 20년의 베테랑인 박 경사의 인간적인 접근이 정서적으로 혼란 상태에 있던 김길태의 마음을 빼앗은 것이다.  이같은 경우는 파렴치범들의 수사과정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 해 1월 부녀자 7명을 연쇄 살해한 강호순도 당시 경찰이 내민 DNA 증거에 “아까 그 형사 불러달라.”고 했고,이내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한춘식(당시 40세) 경사에게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결정적 증거에 심리적으로 동요한 그가 자신이 안면이 있던 형사에게 털어놓은 것이다.  한 경사와 대면한 강호순은 “답답하다.”고 말문을 연 뒤 나머지 5명 실종자에 대한 범행을 차례로 자백했다.강호순은 한 경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니 시원하다.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며 뉘우쳤다. 한 경사는 강호순이 용의선상에 올랐을 때 가장 먼저 접촉한 형사였다.검거된 뒤 심문에 참여하면서 인간적으로 설득한 한 경사가 인상에 남았던 것.당시 한 경사는 “한 팀은 피의자에게 여러 정황과 증거로 압박하고, 다른 팀은 친밀감을 보이면서 설득·회유하는 게 보통의 수사기법”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송치됐던 탈옥수 신창원도 “검사에게는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처음 나를 조사했던 형사에게만 진술하겠다.”고 버텼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과 용산참사 재판부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 등으로 촉발된 ‘법(法)-검(檢) 갈등’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정치권 등이 개입하면서 법·검 갈등은 단순한 대립과 충돌을 넘어 이념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을 21일 만나 갈등의 원인과 해법 등을 들어 봤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뭐라고 보나. -하 법원은 증거 부족이다, 법리상 안 된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 신념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은 아닌지, 정치적 사건에 섣불리 개입해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1심 판결에 대한 공격 때문이다. 일부 보수언론과 정치권이 판결을 법리적 시각이 아니라 이념적·정치적으로 규정,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가 좌편향적 판사에 의해 장악됐다는 것은 음모론적 시각이다. 사실 사법부 독립은 보수적 가치이고, 법원 자체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PD수첩 무죄판결이 법·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서울고법과 중앙지법의 판결도 다른데. -김 명예훼손의 요건이 되느냐 아니냐인데, 판결에 대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은 ‘법에는 정답이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법에는 사실 정답이 없다. 그래서 같은 합의부 재판부나 헌법재판소에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민사, 형사적 측면이 다르다. 법의 제정 목적과 효과, 개별제도의 고유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형벌을 가할 목적의 형법과 재산 부담을 지우는 민사는 엄연히 다르다. 미국의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의 경우에도 형사에선 무죄였지만 민사에선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PD수첩의 판결이 잘됐다 잘못됐다가 아니라 공적 기능을 하는 언론사에 대한 명예훼손은 일반인의 명예훼손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기관에 대해 명예훼손을 일반인과 달리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 PD수첩 판결이 고법의 판결하고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은 판사의 개인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의 판사가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 눈에 비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이슈, 사건에서 1심 법원이 2심 법원의 사실관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지는 납득이 안 된다. 물론 1심은 형사판결이고 2심은 정정보도 사건의 민사사안이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같다. 기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1심 형사단독판사가 2심 고법의 합의부 판결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그 판사의 소신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2심에서 결정하면 1심 법원은 그대로 사실관계를 수용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민사, 형사 따로 진행돼도 마찬가지다. 최종심인 대법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 인정이 대법원에 가서 민사사건 다르고, 형사사건 다를 수가 없다. 대법원에서 하나로 통일된다. →법원의 판결도 판결이지만 검찰의 기소도 적절했는지에 대해 말이 많다. -김 검찰이 우리 사회의 자유화, 민주화, 인권신장 등에 역행하는 기소가 있었다. 정치, 공안사건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진전됐음에도 불구하고 형법의 잣대로 압박한 것이다. PD수첩, 강기갑 의원, 미네르바 사건 등이 대표적이었고, 용산사건의 경우 법원이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개명령을 내렸지만, 법 집행기관인 검찰이 거부했다. 강 의원 판결의 경우 국회의 문제는 국회 내에서 해결해야 하고, 검찰권이 자제돼야 한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 일부 과잉이 있어도 행정부인 검찰권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네르바의 경우 40여년 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했는데, 이를 적용한 검찰 기소 자체가 시대착오적이었다. -하 한때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던 이광범 판사도 있고 해서 그러는데 정치적 신념이 과도하게 개입돼서 나온 판결로 보인다. 강 의원 무죄는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법원은 대체적으로 종전과 같은 증거에 의한 유죄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이전 같았으면 조금 엄격한 증거가 아니라도 유죄로 인정했던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지금은 엄격한 증거를 요구한다.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법원의 판결 경향이 바뀌고 있다. 또 판사들이 정치적 사건 판결에 있어 소신이 상당히 강해졌다. 검찰도 법원을 비판하기 전에 수사시스템을 한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준규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정도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여권은 사법개혁을, 야권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데. -김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접근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사법부나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사법부의 경우 인사권이 대법원장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 거의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도 갖고 있다. 사법 행정의 분권화를 위해 인사권을 지법원장에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 검찰 역시 무리한 기소를 하지 않고 수사권·기소권의 오용과 남용을 막기 위해 분권화돼야 한다. 검찰이 수직 계열화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돼 있다. 검찰 역시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각 지검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이 정권교체 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게 문제다. -하 둘 다 개혁돼야 하지만 법원이 더 급하다. 사법부는 노무현 정권 때 사법개혁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혁된 게 없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변화의 무풍지대가 대법원이다. 대법원은 이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연간 2000건에 이른다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결정하라는 것과 똑같다. 대법관을 대폭 늘리든지, 대법원에 재판부를 두든지, 아니면 법률심에만 전념하든지 해야 한다. 법원 인사시스템도 개혁돼야 한다.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으로 인사를 한다.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법관은 재판 잘하는 판사가 유능한 판사이고, 재판 잘하는 판사한테 승진기회를 줘야 한다. 검찰은 아직도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자백에 의존한 진술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서다. 심지어 부인했는데 마지막에 검사가 회유해서 관련자 진술을 억지로 받아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우리 검찰수사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국민의 불만과 불편이 많은데 사법개혁은 안 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용훈 대법원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대법원장이 개입할 수 없다. 그걸 책임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만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최고책임자여서 사법행정의 잘못은 책임져야 한다.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내에 여태 방치한 것은 대법원장 책임이 크다. 일본도 사조직을 용인하지 않는다. 즉각 해체시켜야 하며 취임 후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대법원장의 책임이다. -김 정치적 시각에서 대법원장 책임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대법원장 책임론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우리법연구회를 중용한다는 등 인신 공격적이다. 검찰이 총장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조직이라면 법원은 헌법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받는 수평적 조직이다. 대법원장이나 상급자가 재판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침해하면 헌법 유린행위다. →좋든 싫든 우리법연구회가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하 당장 해체해야 한다. 법관은 양심대로 판결해야 하는데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자기 정치적 신념으로 판결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집단이 아직도 법원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강 의원 판결과 PD수첩 판결은 우리법연구회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판결이 좌편향적이라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없다. 정치적·이념적 프레임에서 법원을 바라보고, 우리법연구회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주장이다. 법원 내에는 ‘사법제도비교연구회’ 등과 같은 수많은 사조직들이 있다. 회원 수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반면, 우리법연구회의 활동은 공개돼 있다. 색칠하는 것은 위험하고, 자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법·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나. -하 객관적,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형사소송법은 기형적이다. 법원과 검찰이 서로 권한을 안 뺏기려고 하는 다툼도 따지고 보면 여기서 비롯된다.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개정해서 선진화된 사법시스템에 담아야 한다. 그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 원론적이지만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의 제도개혁이 따라야 하고, 정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법원이나 검찰이 권력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서로 성찰해야 한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10억 수뢰혐의 오산시장 구속

    수원지검 특수부(송삼현 부장검사)는 5일 아파트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로 이기하(44) 경기 오산시장을 구속했다. 수원지법 하태흥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관련자 다수의 진술, 통화내역 등에 비춰 혐의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 판사는 “수수한 뇌물 액수가 크고 직위와 관련한 권한을 이용한 데다, 취임 뒤부터 오랜 기간 같은 수법으로 여러 차례 범행하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요 참고인에게 함구하도록 회유하고 국내외로 잠적, 도피하도록 지시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라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이 시장은 2006년 오산시 양산동 D아파트 사업을 시행하는 M사 임원 홍모(63)씨로부터 인허가 업무와 관련해 20억원을 약속받고 그 중 10억원을 받은 혐의를 갖고 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이번엔 경찰 감사관이 성접대·수뢰

    이번엔 경찰 감사관이 성접대·수뢰

    마약사범을 선처해주는 대가로 금품은 물론이고, 술과 성 접대에 가족 여행용 렌터카까지 제공받고서도 내부 비리를 적발하는 청문감사관실에서 버젓이 근무해온 ‘비리 경찰’이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강남경찰서 청문감사관실 소속 이모(39) 경위가 형사과에 근무하던 지난해 1월27일 브로커 장모씨가 찾아왔다. 장씨는 이 경위가 수사하고 있는 마약사범 김모씨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소변과 모발 검사결과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타났는데도 투약 사실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씨의 부탁을 받은 이튿날 이 경위는 오히려 검찰에 김씨를 석방해야 한다는 건의를 올렸다. 이런 이 경위의 ‘성의’에 대한 보답으로 장씨는 지난해 2월 중순쯤 경찰서 인근 일식집과 커피숍에서 두 차례에 걸쳐 현금 1200만원을 건넸다. 이 경위는 이에 2월27일 또 다시 검찰에 김씨에 대한 불구속 지휘 건의를 올렸다. 이날 저녁, 이 경위는 논현동에 있는 H호텔 지하 유흥주점에 가서 술과 성 접대 등 장씨로부터 34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이 경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씨에게 가족 여행을 위한 차량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장씨는 고급 밴을 이 경위에게 주면서 현금 100만원을 차량 안에 놔뒀고, 이 경위는 이 돈 역시 ‘기름값’으로 생각하고 챙겨 넣었다. 이렇게 이 경위가 장씨에게서 챙긴 금품은 1640만원 상당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이두식)는 이날 이 경위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 경위는 장씨의 진술이 무조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했으며,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관련자들을 회유·압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하는 등 범행 은폐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 주도면밀하게 이뤄져”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과정은 주도면밀하게 진행됐으며, 사건 이후 조직 보호 차원에서 일부 간부들의 은폐행위가 있었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과 관련,검찰이 전 조직강화위원장 김모(45)씨를 구속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 ‘성폭력 사태 진상보고서’를 공개하고 나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6일과 9일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들은 이석행 전 위원장 검거 관련 대책회의 자리를 갖고 성폭력 피해자 A씨에게 “이 위원장의 수배활동을 담당했던 김 씨와 오랜 친분관계에 의해 부탁을 받고 숨겨주었다.”는 진술을 강요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이러한 허위 사실의 구성은 수사 확대 및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례적인 과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허위 진술에 대한 피해자의 견해는 참조되거나 토의되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어 “피해자는 주체로서의 동등한 논의 지위를 가지기보다는 이미 짜인 내용을 선택의 여지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위치로 대상화됐으며 이는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정치적 위계관계를 고려할 때 일방적 ‘허위 진술 강요’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A씨가 대책회의의 방침에 반대 의사를 가지고 다른 지원단체를 통해 검찰 수사에 대응하려 하자 일부 노조 간부들이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분리시키고 독자적인 대응을 저지하기 위해 회유한 사실도 인정했다.  보고서는 김씨의 성폭력 사건와 관련,”김씨는 A씨에게 강간 미수에 해당하는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밝힌 뒤 “당시 만취상태여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술자리에 있었던 관련자들의 진술과 CCTV로 확인된 가해자의 행동 등을 볼 때,집에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집안까지 쫓아가 성폭력을 가했고 그 과정도 매우 주도면밀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가 성폭력 사건 이후 주위로부터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지적받았음에도 진지하게 사과하기보다 피해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가벼운 언행을 하는 등 파렴치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또 사건의 공론화 이후에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고 중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보고서는 성폭력 사건의 조직적 은폐 여부에 대해 4명의 인사들의 사례를 들면서 “일부 노조 간부들이 당시의 다급한 상황을 인지하고도 초기대응은 물론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건의 해결을 막고 조직적 은폐를 조장했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이 사건을 통해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활동 관행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폭력 사건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하며 피해자에게 조직에서 정한 절차를 우선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성폭력에 대한 내부처리가 기계적인 조사와 징계 절차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성폭력 의제 외에 다양한 젠더의제를 공론화하고 노동운동 전체가 함께 고민,해결하는 모습으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번 성폭력 사건과 관련 사건 관련자 5명에 대해 징계·경고처리 할 것과 민주노총·전교조는 피해자에게 공식사과 및 정신·물질적 피해 보상을 권고했다.  또 ▲성평등 미래위원회(가칭) 설치 ▲반(反)성폭력 감수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방안 마련 ▲성차별적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 마련 ▲성폭력 내부절차의 신뢰성·독립성·전문성 제고방안 마련 ▲조사결과 및 권고사항에 대한 내부처리과정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19~20일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노조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된 뒤 진상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성폭행 혐의 민노총 前간부 기소  ☞알맹이 빠진 민노총 ‘성폭력 보고서’  
  • ‘민노총 파문’ 두갈래 수사?

    민주노총 성폭행 미수 사건 피해자 A씨의 고소를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성폭력 수사 전담부서인 형사7부(부장 김청현)에 사건을 배당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 형사사건의 처리방침에 따라 성폭력 전담 수사부서인 형사7부에 사건을 배당했다.”면서 “민노총이 관여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번 주 중으로 사건 처리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고소장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에 나설지, 이석행 전 위원장의 도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맡기고 수사지휘를 할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성폭행 미수 사건과 범인 도피 사건을 분리해 수사팀을 나누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다만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로 경찰 수뇌부의 변동이 예상되고, 민노총 관련 사건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해자 A씨는 9일 인권실천시민연대를 통해 “민노총 고위 간부 K씨가 지난해 12월6일 강제로 집안에 침입해 성폭력을 시도했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냈다. A씨 쪽은 이 전 위원장의 도피행각에 협조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민노총 측으로부터 허위진술을 강요당했고 K씨의 성폭력 시도를 무마시키기 위한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해 앞으로 추가 고소도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민노총간부 조합원 성폭행 미수 파문 확산

    민주노총 간부가 소속 여조합원을 성폭행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피해 여성이 해당 간부를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특히 민노총이 이 과정에서 사건을 조직적으로 덮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5일 서울 동소문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간부 김모씨가 지난해 12월6일 산하 연맹 소속 여조합원 이모씨를 수차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씨 등은 지명수명된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이 붙잡히자 이 위원장의 잠적을 도운 자신들의 혐의를 숨기기 위해 이씨에게 이 위원장 등이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이를 거부하자 김씨가 성폭행하려 했다고 인권연대측은 주장했다. 오 사무국장은 “민노총이 피해자에게 ‘조직을 생각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냈다. ”면서 “김씨는 이씨의 고양시 행신동 아파트를 찾아오기도 하고 근무지에까지 나타나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담당 변호사 및 인권연대 소속 대리인 2명에게도 연락해 보수언론에 알려지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고 회유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대리인인 김종웅 변호사는 “민노총이 조직적으로 한 개인에게 감행한 가해”라고 규정했다. 이씨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노총은 성폭행을 시도한 김씨를 보직 해임하고 제명했지만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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