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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권 줄게, 대표 다오” 통진 자리다툼?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던 통합진보당 당 대표 선거가 정파별 자리다툼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당권파 쪽에선 경기동부연합과 전남연합, 울산연합이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고, 신당권파도 각각 자기 정파의 후보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당권파는 오병윤 당원비대위원장을 당 대표 후보로 점찍었지만, 당권 향배의 키를 쥔 울산연합의 눈치를 보느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울산연합 측이 “오 위원장이 후보로 나설 경우 구당권파의 당권 재장악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자파의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를 당 대표 후보로 내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당권파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 대신 당권은 자신들이 갖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강 전 정무부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김두관 당시 무소속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한 뒤 ‘경남지방공동정부’의 파트너로 도정에 참여했다. 현 통진당 구도로 보면 울산연합이 큰소리를 칠 만하다. 소속 진성당원이 3000~3500명 정도로, 신·구 당권파의 당권 경쟁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만한 규모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50%의 투표율을 가정하면 진성당원 6만명 가운데 3만명, 이 중 1만 5000명의 지지만 확보해도 이기는 선거”라고 말해 울산연합의 파괴력을 인정했다. 구당권파와 달리 신당권파는 후보 인물난으로 고전하고 있다. 조직력을 앞세운 구당권파를 넘어서려면 지지기반,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데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심상정·노회찬 의원은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동대표를 지낸 심 의원을 또다시 대표로 내세우자니 명분이 서지 않고, 노 의원을 내세우자니 당내 ‘최대주주’인 민주노총의 지지가 약하다는 게 고민이다. 인천연합에선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밀고 있지만,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데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다. 민주노총 산별노조에선 권영길 전 민노당 대표를 후보로 내기 위해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전 대표는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불발된 뒤 당과 거리를 둬온 터라 이제 와서 나서기에는 개인적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당권파는 신당권파의 인물난을 호재로 보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신당권파의 분열이 시작될 것”이라며 “박원석 의원이 ‘구당권파가 당권을 잡으면 탈당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결국은 당 대표 선거 이후 자신들의 탈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민주, 전두환·노태우 국립묘지 안장금지법안 발의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은 12일 “군사반란 수장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이 돼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도록 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두 전직 대통령은 1997년 12월 특별사면 및 복권이 이뤄진 상태다. 진 의원은 “국립묘지의 영예성과 국가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부적격자들이 ‘사면법’에 따라 국립묘지의 안장대상자로 결정되는 사례가 발생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묘지에 국가반란의 수장들이 사면·복권됐다고 안장되는 것은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것이며 유공자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19대 국회 의정활동의 첫 번째 대표발의 법안으로 개정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임수경·이인영·전병헌 등 민주당 의원 15명이 공동 발의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 역사를 말하다] (15) 박제가와 유수원

    [선택! 역사를 말하다] (15) 박제가와 유수원

    국왕이 내려주는 술잔을 받고 국왕과 더불어 꽃길을 산책하고 시를 쓰는 신하가 있다. 가득 내려진 음식에 국왕의 따스한 눈길을 받는 신하는 감격하여 세상을 품에 얻은 것 같다. 한편, 국왕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다가 역모라는 이름으로 대역죄인이 되어 형장에 서 있는 신하가 있다. 그의 학문은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하였지만,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뜻을 펼칠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의 운명은 왜 이리 다를까? ●정조의 총애 받은 자 vs 북학의 원조지만 잊힌 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경륜의 학자들. 서얼이라는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국왕 정조의 총애로 정조시대 북학을 중심 정책으로 만들어낸 박제가와 북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지만 영조대 반역자로 규정된 유수원의 삶은 한편으로 유사하면서 한편으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유수원과 박제가는 모두 우리 역사에서 북학을 강조한 학자들이다. 박제가는 정조가 규장각 5대 검서관의 한 명으로 가장 총애하는 인물이었고 ‘북학의’라는 명저를 남긴 인물이다. 그러나 유수원에 대해서는 조선후기 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아니고는 대부분 관심 밖의 인물이며 그가 ‘우서’(迂書)라는 개혁사상이 가득 담긴 책을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거의 없다. 그만큼 역사의 기억에 남는 인물이 아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그가 영조대 ‘나주벽서 사건’(1755년 을해옥사)이라는 역모 사건의 관련자이고 그 탓에 대역죄인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적으로 몰린 그의 이야기가 후세에 제대로 전달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서얼 출신이었지만 정조의 총애를 입었던 박제가는 정조의 배려에 의해 두 번이나 연행사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중국 문화를 볼 수 있었고, 이러한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조선의 다양한 문화에 적용시켜 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그의 북학 정신은 정조의 적극적 후원으로 경세치용학파와 더불어 이용후생이라는 큰 사상으로 발전하여 정조시대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국가 재정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이바지를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시대를 앞서가는 개혁 사상이 있었지만 한 사람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한 사람은 역사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국가 권력의 최고 정점이었던 국왕과의 관계였다.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인물과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와 더불어 파트너로서 국가 개혁에 동참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시대적 이유로 인생과 역사의 평가가 달라졌을까? ●명문 소론 가문 출신의 귀머거리 유수원 유수원은 1694년(숙종 20년)에 유봉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종숙부가 영조 연간 영의정을 지냈던 유봉휘이니 명문 가문 출신임을 알 수 있다. 그의 본관인 문화 유씨는 당파적으로 소론이었고, 유수원은 소론의 중심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실 유수원은 소론 중에서도 급진파라고 할 수 있다. 유수원에게는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귀머거리였던 것이다. 그가 언제부터 귀가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훗날 영조와의 대화에서도 필담으로 할 정도였으니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신체적 결함은 그를 더욱 과격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유수원의 종숙인 유봉휘는 영조 즉위년에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하였지만, 영조는 그를 끝내 조선 팔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저주의 땅 경원으로 유배 보내고 말았다. 그 이유는 유봉휘가 “경종이 즉위한 뒤 ‘김창집 등 4명의 노론 대신들이 연잉군을 세제(世弟)로 책봉하고 대리청정을 시키라고 강요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노론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기에 제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유봉휘를 종숙으로 두었으니 유수원 역시 노론에게 있어서는 견제의 대상이었다. 유수원은 20세에 진사시험에 합격하고 24세에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으니 가히 천재라고 할 만한 인물이었다. 조선시대 과거 평균 합격 연령이 41세였으니 24세에 합격한 것은 그가 뛰어난 자질과 열심히 공부하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유수원의 급진성은 경종에 의해 정6품의 정언으로 임명받은 후 나타났다. 나라가 안정이 안 되고 국정이 어지러운 것은 바로 소론 온건파인 영의정 조태구가 국정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상소를 올린 것이다. 영의정 조태구는 소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종대에 노론 4대신의 입장을 받아들여 영조의 왕세제 책봉을 묵인한 인물이었다. 이처럼 소론 급진파로서 소론 온건파인 조태억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린 것은 이미 마음속으로 영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영조가 국왕이 되고자 자신의 형인 경종을 독살하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선 노론에 대한 적개심만이 아니라 국왕에 대한 반감도 가지고 있었다. 집권 세력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는 유수원은 영조를 비롯한 집권 노론에게 중용될 수 없었다. 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본격적으로 사회 개혁에 대한 구상과 집필을 하였다. 나라가 왜 이리 어려워졌을까에 대한 고민을 그는 깊이 하였다. 그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농공상’에 따른 신분 차별이 나라가 가난하고 백성이 빈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였다. 개인의 능력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각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분을 찾을 수 있고,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나라와 백성은 부국안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농공상이라는 편벽되고 고루한 강제성이 나라의 변화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는 학문에 관심도 없고 실력도 없는 양반 사대부들이 유생(儒生)이라고 자처하면서 온갖 편법과 협잡으로 벼슬자리를 구한 다음 권력과 세도를 부려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고 진단하였다. 바로 노론을 자임하는 양반들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결국, 양반들 역시 놀고먹을 것이 아니라 일해야 하고 특히 상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주장이 훗날 그를 양반상인론의 원조로 평가하는 것이다. 영조는 그의 ‘우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그를 중용하고자 하였으나 노론 대신들의 집요한 반대로 그를 우대할 수 없었다. 나주에 유배 가 있던 소론 윤지는 나주목사 등을 포섭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영조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영조는 자신의 최대 약점인 경종과의 관계를 건드린 이 사건에 대하여 격노하였고 직접 국문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이 죽어나갔다. 탕평의 군주 영조는 이미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나주벽서 사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관련 인물들을 찾는 과정에서 유수원이 검거되었고 유수원은 영조 앞에서 당당히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그 결과 그는 다음 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모든 가족은 관노로 편입되었다. ●박제가 “조선의 가장 큰 폐단은 바로 가난” 유수원과 반대로 서얼 출신이었던 박제가는 정조를 만났다. 흔히들 사람들은 정조와 정약용의 관계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이덕무나 박제가에 대한 정조의 총애는 정약용 이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제가는 중국의 선진문물을 배워서 조선의 발전을 강조한 이용후생 학파의 대명사이다. 연암 박지원, 청장관 이덕무, 그리고 지난해 TV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주인공이었던 야뇌 백동수(1743~1816)와 교류를 하며 북학파의 일원이 된 그는 정조 즉위 후 연경에 사신단의 일원으로 다녀온 후 북학에 대한 생각을 굳혔다. 이들 모두 정조의 지극한 총애를 받는 인물들이었다. 정조는 국가 개혁을 위해서라면 당론을 가리지 않고 우대를 하는 인물이었다. 특히 민생 안정을 위해 그는 과감한 주장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정조의 의중을 파악한 그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그것이 바로 ‘병오소회’(丙午所懷)이다. 1786년인 병오년에 자신이 품은 생각을 아뢴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바로 중국과의 통상과 양반상인론이었다. 박제가는 그렇게 이야기하였다. “현재 국가의 가장 큰 폐단은 바로 가난이옵니다. 그렇다면, 가난을 어떻게 하면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중국과 통상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박제가는 중국과 통상을 중요시했고, 중국 통상 이후 주변의 여러 나라들과도 통상해야 한다고 하였다. 서양의 선교사들까지 조선으로 입국시켜 그들의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하였다. 국가의 경제적 안정과 백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양반들이 상인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양반상인론은 실제 정조가 수원에 화성을 축성하고 양반들을 대거 상업과 유통업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정책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유수원이 노론으로 전향했더라면 결국, 유수원과 박제가는 나라와 백성을 위한 개혁 사상가이자 관료였다. 하지만, 유수원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박제가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정조시대 문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어떤 군주를 만나느냐에 따라 정치적 생명이 달라지는 봉건적 구조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유수원이 만약 영조를 국왕으로 인정하고 노론으로 전향하여 그가 가진 생각을 적극적으로 펼쳤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박제가가 서얼이라는 이유로 조정에 대한 반감으로 출사하지 않고 역모를 꿈꾸었다면 그의 북학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선택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김준혁(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 꿈쩍않는 박근혜 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경선 룰 변경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하든 현행의 국민참여경선을 하든 박 전 위원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당내는 물론 야권 후보와 겨뤄서도 독보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룰을 바꾼다고 해서 유불리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친박(친박근혜) 쪽에서 룰 변경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제도가 당심과 여론을 가장 적절하게 반영하는 제도라는 이유에서다. 박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당원들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현재의 경선 룰은 국민과 당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해서 여러 차례 공청회와 연찬회를 거쳐 만들어진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최근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선거인단이 국민 50%와 당원 50%로 구성돼 있지만 사실상 일반 당원도 국민들과 별 차이가 없는 만큼 사실상 일반 국민 80%와 진성당원(대의원) 20%의 구조”라는 주장을 이어 왔다. 친박 의원들은 2007년 경선 당시 만들어진 룰을 경선에 임박해서 바꾸자고 하는 비박계 주장에 반감을 가졌다. 당시 친이(친이명박)계 위주의 혁신위원회에서 주도해 9개월 동안의 논의 끝에 만들어졌고 박 전 위원장이 불리한 입장에서도 받아들였고 결과에도 승복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박 전 위원장이 줄곧 강조해 온 ‘원칙’을 지키는 차원에서 더욱 맞지 않다는 얘기다. “2007년 경선에서 현재 제도로 본선까지 크게 흥행했는데 자신들이 불리하니까 이제 와서 고치자고 하는 거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자는 주장에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위원장도 경선룰 변경 요구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경기의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 경기하는 것”이라면서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춰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비박 주자들이 경선 보이콧 등 초강수로 압박을 하고 있는 만큼 선거인단을 대폭 늘리는 수준에서의 절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아직 경선관리위에서 본격적인 논의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석기·김재연 제명 결정’ 통진당 당기위 6일로 연기

    ‘이석기·김재연 제명 결정’ 통진당 당기위 6일로 연기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이석기·김재연 의원과 비례대표 후보자 등 4명에 대한 제명 결정이 6일로 연기됐다. 이들이 소명을 준비할 시간을 더 달라며 제출한 ‘소명기일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제명 연기와 관계없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8일 새 지도부 출범 이전에 제명 문제를 마무리 짓고 가겠다는 계획이어서 신·구당권파의 결별은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석기 여전히 모습 안보여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3일 국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과 황선, 조윤숙 비례대표 후보 등 중앙위원회 사퇴 권고를 거부한 4명의 제명에 앞서 소명을 듣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소명 연기 요청으로 당기위를 6일로 연기했다. 다만 당기위는 이들이 6일에도 소명을 거부할 경우 소명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 의원과 황 후보는 전날 소명 연기 요청서를 당기위에 서면으로 제출한 데 이어 이날 당기위를 찾아 소명 연기를 요청했다. 이 의원과 조 후보는 소명 연기 요청서만 제출한 채 당기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명을 전제로 한 당기위”라면서 “나의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충분한 소명을 위한 자료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에 요청을 받았다. 시간이 나흘밖에 없어 조금 더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도망치듯 나가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황 후보도 일정이 매우 촉박하게 진행돼 충분한 변론과 방어권이 제약되어 있고, 신당권파의 일부 후보들도 사퇴를 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윤금순, 김수진, 윤갑인재 후보가 사퇴하지 않았다. 제소 근거와 대상자 문제를 명백히 정리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례대표 후보 사퇴 권고의 근거가 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허위, 부실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진상 재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기됐을 뿐 달라진 것 없다” 일단 소명 연기는 받아들여졌지만 혁신비대위 측은 “새 지도부로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당기위에서 제명 결정이 나도 후보들은 이의 신청을 통해 14일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의 신청에 대한 중앙당기위의 기각 여부 결정은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직 선거 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4명의 출당을 위한 제명 조치에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일정은 후보 등록 17~18일, 선거운동 19~24일, 당원 투표 25~29일이며 다음 달 8일 지도부 출범식을 갖는다. 운영위는 무리한 선거 운동 동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이번 선거에 한해 당원의 과반수가 참여하지 않아도 투표가 성립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8일 중앙위 전자회의에서 상정하기로 했다. 당원비대위는 진성당원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반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사립대학과 기회균등의 원칙/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사립대학과 기회균등의 원칙/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요즈음 지방 사립대학의 교수들은 곤혹스럽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심야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업시간에 졸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사립대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용돈벌이가 아닌 생계비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다. 내가 면담한 학생들 중에는 아예 야간 8시간 정규노동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등록금을 낼 수 있고 스스로 생계도 해결할 수 있다. 밤낮으로 노동해서 등록금을 지불한 학생들은 정작 등록금을 환수해 가야 할 교실에서 졸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학생들은 단순히 ‘학력’만 가지고 시장에 진입한다. 물론 시장에서 이들은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학생들은 대학을 위해서 4년 동안 지독하게 ‘앵벌이’ 노릇하다 대학문을 나선다. 앞에서 언급한 극단적인 경우는 계층적 배경으로 보면, 하층 20~30%의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스토리이다. 그러나 나머지 70%의 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수의 심정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나머지 70% 학생 중에서 45%는 중하층에 해당되고 25%의 학생들은 중간층에 해당되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장시간의 야간 아르바이트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수업을 정상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도 높은 사립대 등록금에 시달린 후 졸업 후에 주변부 일자리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거나 아예 백수로 전락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엄격하게 얘기하면 지방 사립대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로 기능하기보다는 빈곤 확대의 창구로 기능한다. 현재 지방 사립대 학생들은 ‘시장중심주의 고등교육 프레임’에 갇혀서 손해를 톡톡히 보고 있다. 초·중·고 교육을 거치는 동안 사교육 시장을 통해 학생 일반은 계층적으로 수능성적이 서열화되고, 서열화된 대학들을 구매하는 학생들이 계층적으로 정해져 있다. 서울에 소재한 국립대와 명문사립대에 상층과 중상층의 고등학생이 진입하고, 서울 소재 중하위권 사립대와 지방국립대에 중상층과 중간층이, 그리고 지방사립대에 중하층과 하층이 진입한다. 고등학교까지 교육기회균등 원칙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정부 교육재정의 역할이 대학 교육과정에서는 거의 사라진다. 사립대의 비중이 4년제에서 75%, 2년제에서 9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비 환원율은 교육의 기회균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교육비 부담의 형평이 어떻게 유지되는가를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이다. 서울 소재 국립대와 명문사립대의 교육비 환원율은 150~200%이고, 지방사립대의 교육비 환원율은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방사립대 학생들은 100원을 내고 100원의 값어치가 되는 교육상품을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대학 교육과정에서 ‘교육기회의 역진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적 용어를 빌린다면 ‘간접적 차별주의’가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교육기회의 균등성이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다. 그리고 기회의 균등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사회적 역동성을 갖기 어렵다. 지방 사립대 학생들에게 진행되고 있는 간접적 차별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투입을 대대적으로 늘려야 하고 이들 계층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 통진 당기위 비례대표 4명 제명 절차 착수…구당권파 “당원 1만명 선언운동” 여론전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가 28일 이석기·김재연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과 조윤숙(7번)·황선(15번) 후보 제명안을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당 당기위는 이르면 29일 소집돼 제명안 1차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퇴를 거부한 당선인과 후보들은 서울시당 당기위원 7명 중 5명이 비례대표 사퇴 결정을 내린 당사자인 중앙위원이란 점을 들어 서울시당 당기위가 제명안을 심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이날 중앙당기위에 제출했다. 중앙위원인 당기위원 5명을 심사에서 배제하면 서울시당 당기위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과반 인원이 안 된다. 구당권파가 대거 포진한 경기도당 당기위로 징계안을 넘겨 제명을 피하기 위해 당기위원의 자격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당기위는 “당규에 중앙위원이기 때문에 당기위원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이정미 대변인은 “서울시당 당기위 병합심리 문제를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다수 당기위원들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득해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선인과 후보들에 대한 제명 절차가 시작되자 구당권파는 맞대응으로 대대적인 여론전을 예고하며 반발했다. 구당권파 ‘당원비대위원회’의 김미희 대변인은 “비례대표 경선에 대한 진상조사를 앞둔 시점에 징계는 적절치 않다.”며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이에 관련한 의사를 밝히는 1만명 선언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원 1만명을 조직해 이들이 올리는 항의성 글로 통진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 등을 ‘도배’할 계획이다. 7만 5000여명의 진성당원 중 2만여명의 진성당원을 갖고 있는 구당권파의 세를 과시하는 한편 여론전으로 혁신비대위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무대의상계의 무한도전, 디자이너 김영지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무대의상계의 무한도전, 디자이너 김영지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은 다양한 공연 의상을 입고 거닌다. 각각의 의상은 배우별 캐릭터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공연 의상은 어떤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걸까. 뮤지컬 ‘김종욱 찾기’, ‘파리의 연인’, ‘풍월주’,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연극 ‘돈키호테’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의상을 담당한 김영지(34) 디자이너를 만나 공연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일단 작품을 맡게 되면 기초 작업으로 대본을 읽은 뒤 캐릭터 분석에 들어간다. 연출가와 함께 콘셉트를 잡고서 여러 가지 시안 자료나 영화, 잡지, 미술 작품 등을 참고해 일러스트 작업을 거친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풍월주’의 경우 대본상 나와 있는 신라시대 대신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의상 콘셉트로 택했다. 극중 등장인물인 진성여왕과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의 기구한 사랑이 다른 듯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고증도 중요하지만 때론 콘셉트로 김 디자이너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외사촌이자 남편이었던 앨버트 공이 죽자, 거의 40년을 홀로 살면서 평생 검은 옷을 입고 미망인을 자처했대요. 이것을 계기로 장례식 때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게 됐죠. 진성여왕도 여왕이었지만 결국 사랑하는 열을 잃게 돼요. 권력을 쥐고 있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은 갖지 못하죠. 그런 점에서 착안해 신라시대 복식을 고증하지 않고, 빅토리아 시대의 중세풍 옷으로 바꿔 만들었죠.”라고 설명했다. 특히 진성여왕과 여인들의 복식은 프랑스의 화가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의 오후’를 많이 참고했단다. 남자 기생인 풍월의 경우 ‘블랙에 레드 포인트 하나’로 세련됨을 나타내는 ‘프라다’의 콘셉트를 빌렸다고. 그녀는 “풍월의 열정을 표현하고자 심플한 복장에 빨간 단을 달았고, 열과 진성여왕 사이에서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사는 사담은 회색의 중성 칼라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김 디자이너는 공연계에서 ‘무한 도전’으로 통한다. 프랑스 파리의 리세 쥘 베른 국립대에서 무대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뒤, 2005년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 무대 의상 자격증을 딴 그녀는 화려한 스펙은 갖췄지만, 정작 한국에서 일하기엔 아는 인맥도 하나 없는 혈혈단신이었던 것. 그래서 무작정 포트폴리오를 들고 ‘CJ E&M’, ‘에이콤’, ‘설앤컴퍼니’ 등 국내 대형 뮤지컬 제작사를 찾아 자신을 알렸다. 처음에는 한국시스템은 외국과 달라서 어렵다는 거절을 숱하게 들었다고. ●늘 이 작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김 디자이너는 “안 된다고 하니까 더 오기가 생기더라.”며 웃었다. 거절을 당해도 굴하지 않고 계속 찾아다녔더니 기회가 왔다. 2007년 뮤지컬 발레 ‘심청’의 외국 의상 디자이너가 갑자기 펑크를 내면서 평소 부지런히 얼굴을 알린 그녀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추천 대상으로 거론된 것. 결국 그녀가 의상을 맡게 됐고, 의상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이후 다양한 작품을 맡게 됐다. “저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요.”라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만의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3)여수 돌산읍 방답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3)여수 돌산읍 방답길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 희극인은 이 대사를 통해 성과주의에 젖은 이 사회에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할 웃음을 던졌다. 학업이든 운동이든 생활 속 대부분의 경우 이 말은 꽤 들어맞는다. 하지만 우리가 딛고 선, 매일 걷고 있는 그 길은 땅 위에서 있었던 모든 것을 기억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주변 환경이 바뀌더라도 길은 어떤 형태로든 그곳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엑스포로 분주한 전남 여수에서 차로 30분을 더 달려 도착한 곳, 돌산읍 방답길. 이곳에서는 영토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적진 한가운데로 몸을 던졌던 조선 두 영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순신, 이순신과 함께 남도를 지키다 여수 세계 박람회로 분주한 5월의 무덥던 날. 고속철도(KTX)를 타고 도착한 여수 엑스포역은 엑스포 관람객들로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수많은 인파를 뒤로한 채 여수 바다 위로 시원하게 뻗은 돌산대교를 지나 왜란(倭亂)의 흔적을 품고 있는 한적한 마을에 닿았다. 북쪽은 산지가 둘러싸고 있고 남쪽과 서쪽으로는 남해에 접한 작은 마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마을이 워낙 작은 탓에 마을을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인 ‘방답길’은 총 연장 800m가 채 되지 않는다. 방답길이라는 도로명은 조선시대 이곳에 있었던 ‘방답진성’에서 유래한다. 방답진은 조선 전라좌수영에 소속된 수군기지로 1523년(중종 18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방답진의 수령은 첨사 이순신이었다. 하지만 여기서의 이순신은 국민 대부분이 ‘성웅’으로 일컫는 그 이순신이 아니다. 첨사 이순신(李純信)은 충무공 이순신(李舜臣)과는 한글 동명이인이다. 충무공 휘하의 무장으로 옥포해전에서 큰 공을 세운 뒤 당포·한산·부산 등에서 왜적을 대파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그로부터 41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중년의 두 순신이 지키던 그곳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촌로들이 텃밭을 일구고, 그물질을 하며 새 역사를 기록하며 살아간다. 현재 방답진성은 대부분이 훼손됐지만 방답길을 따라 마을 중심부로 걸어가다 보면 남해를 끼고 있는 오른쪽에서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소유의 작은 텃밭 사이로 길게 이어진 약 4m 높이의 성곽을 통해 방답진성의 규모와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남아 있는 성곽을 방풍벽 삼아 밭을 일구고 있는 마을 주민 고종빈(75)씨는 어릴 적 부모님과 조부모님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고씨는 검은 흙이 묻은 손가락으로 성벽을 따라 성벽이 끊어진 지점까지 크게 가리키며 “옛날에는 밤 12시가 되면 성문에서 북을 울리고 문을 닫았어요. 성 안 놈이든, 바깥 놈이든 문이 닫히면 꼼짝없이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죠.” 고씨의 표현 중 “성 안 놈”과 “성 바깥 놈”이라는 표현은 이 마을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방답진성은 훼손돼 사라졌지만, 아직도 생활 깊은 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군내리는 예나 지금이나 행정과 생활상의 기준에 방답진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의 도로명 주소도 옛 성문이 자리했던 동·서·남문을 중심으로 구분된다. 서문을 기준으로 안쪽이면 ‘서안길’, 바깥쪽이면 ‘서외길’이 되는 식이다. 서문 밖, 즉 서외길을 따라 나오면 곧 ‘굴강길’이 나온다. 방답진에서 전함과 배 등을 만들거나 수리할 수 있도록 굴강(堀江)을 낸 것에서 유래한다. 난중일기에는 이곳에서 거북선을 건조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굴강은 때마침 물이 빠져나가 6~8척의 작은 고깃배만이 뭍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시 방답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가로 1m, 세로 1.3m 크기의 바위가 길 모퉁이에 나타난다. 방답진성 남문이 있던 곳의 주춧돌이다. 주춧돌 외에는 남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주춧돌 바로 옆 가게는 ‘남문상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다시 방답진으로 마을을 살린다 이처럼 군내리는 방답길과 굴강길, 서외길, 남안길 등 마을의 모든 길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이 미발굴 상태다. 현재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에서 이 지역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수시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방답진성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수시 민원지적과의 김한종 주무관은 “여수시의 경우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교통 등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개선됐고, 엑스포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군내리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방답진성을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역사 교육의 장으로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호 돌산읍장은 “현재 군내리의 주 수입원은 농업과 어업이지만 전체 인구가 1000명이 되지 않고, 주민의 80%가량이 40대 이상이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방답진성 연구와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수시 관계자들은 방답진 복원은 단순한 관광지 개발을 넘어, 이 땅에 기록된 역사를 되살리면서 새로운 역사를 이어가도록 하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글 사진 여수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4회는 경기도 과천 ‘추사로’를 소개합니다.
  • [통진당 압수수색 후폭풍] ‘진보의 족보’ 봉인 풀린다

    검찰이 22일 새벽까지 통합진보당 당직자들과 18시간의 대치 끝에 당원 명부가 담긴 서버를 스마일서브로부터 확보해 정치적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통진당의 당원 명부는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2000년 1월 창당된 뒤로 단 한번도 외부에 유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통진당은 공황 상태다. 압수된 서버에는 민노당 시절부터 현 통진당까지 12년 넘게 축적된 당원 신상정보와 당비 내역 등 핵심 기밀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그야말로 ‘진보의 족보’가 송두리째 봉인이 풀리는 셈이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례대표 경선 투표자 명단뿐 아니라 지난 13년여 동안 입·탈당 기록 등 20만명 이상의 당원 명부를 탈취한 것”이라며 “(당원명부 등이 담긴) 서버는 돌려주겠지만 전부 다 복사해 여러 가지 탄압에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극도의 우려를 표시했다. 서버에 백업된 전체 당원 데이터베이스(DB)에는 일반 당원뿐 아니라 7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진성 당원(당비 납부자)과 당내 선거 투표권이 없는 후원 당원 등 20여만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 신상 정보와 당비 납부 내역이 모두 기록돼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중에는 현행법에서 정당 활동이 금지된 교원·공무원 등 민노당 때부터 기밀로 보존해 온 ‘반드시 숨겨야 할’ 당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활동을 한 공무원들의 실체가 파악되면 대규모 형사처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4월 민노당 당사 압수수색 때도 오병윤 현 당원비대위원장이 당원 명부가 든 하드디스크를 끝까지 감춰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당원 명부가 원천자료라는 점에서 통진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의 부정 실태와 유령 당원, 정치자금 후원 내역 등의 의혹을 풀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계와 진보신당 탈당파 등 신당권파는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 직전 당비 5000원을 납부하고 투표권이 부여된 당원이 1만 5000여명 이상 급증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구당권파 측이 당비를 대납하고 진성 당원을 양산해 득표율을 높이는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다. 검찰 수사에서 이 같은 편법이 확인될 경우에는 진성당원제를 기치로 내건 통진당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된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미칠 정치적 파장도 우려된다. 검찰이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종북 성향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경우 대선 정국에서 통진당의 존립뿐 아니라 진보 진영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8년 민노당 분당 사태의 단초가 된 일심회 간첩단 사건 등 공안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 혁신비대위원장, 오병윤 당원비대위원장과 통합진보당의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부분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정치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통진당 전격 압수수색] 黨 사무총국 금고 보관… 교원·공무원 포함 가능성

    통합진보당이 21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항해 결사 저지하는 핵심은 ‘당원 명부’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이날 당원 명부를 가리켜 “정당의 심장”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만큼 통진당으로서는 이 당원 명부에 당운을 건 듯한 모습이다. 통진당의 당원 명부는 통진당 서버를 관리하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업체에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돼 있고 서울 동작구 대방동 중앙당사 12층의 사무총국에는 7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진성 당원’ 명부가 사무실 안의 컴퓨터에 있으며 문서 형태로 금고에도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명부는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 선거 사태의 시발점으로 지목돼 왔다.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제기한 ‘유령 당원’의 존재를 대조 확인할 수 있는 원천 자료가 바로 당원 명부다. 당원 관리는 구당권파 중에서도 경기동부연합 핵심인 백승우 사무부총장이 총괄해 온 사무총국 내 총무실과 조직1실이 관장해 왔다. 총무실은 당비 납부 등 재정과 회계 부문을, 조직1실은 전국의 권역별 진성 당원 명단을 쥐고 있다. 옛 민주노동당 때부터 경기동부연합 등 구당권파가 장악해 왔다. 통진당으로서는 검찰이 당원 명부를 입수하는 사태가 최대 악몽이 된다. 현행법상 정당 활동이 금지된 교원·공무원 등 ‘반드시 숨겨야 할’ 진성 당원이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노당 시절인 2010년 2월 전국교직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의 정치자금 후원 등을 수사하던 검경이 당원 명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민노당이 하드디스크를 외부로 반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달 중앙위 점령하라”… 신·구당권파 勢불리기 경쟁

    “새달 중앙위 점령하라”… 신·구당권파 勢불리기 경쟁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20일 신당권파의 혁신비대위에 맞서 오병윤(광주 서을)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당원 비대위’를 출범시키며 한 정당 아래 두 개의 비대위가 공존하게 됐다. ‘당’만 공유할 뿐 각각의 ‘임시 지도부 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사실상 분당(分黨) 국면에 돌입했다. 구당권파는 당원비대위를 통해 세력을 최대한 결집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당권파와 대등한 대립 구도를 만들기 위해 ‘강(强) 대 강(强)’의 세력 정치 양상으로 판을 뒤흔든다는 전략이다. 당원비대위가 진성당원 1만명 참여를 목표로 ‘세 불리기’를 전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당권파를 진두 지휘하는 오 비대위원장의 이날 일성이 “허위 날조로 가공된, 당과 당원들에게 사망선고서인 진상조사보고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자파 당원들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비대위는 전국당원토론회 및 별도의 진상조사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구당권파의 주축인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뿐 아니라 같은 자주파(NL) 계열로 신당권파와 협력하고 있는 인천·울산연합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울산연합의 경우 과거부터 정파 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고, 현 구당권파와도 정서적으로 가까워 전세 역전을 위한 자주파 중심의 총결집을 호소할 수 있다. 신당권파가 통첩한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 시한은 21일 오전 10시. 당사자인 두 비례대표 당선자는 그러나 ‘사퇴 불가’를 공언하며 신당권파의 제명 움직임에 맞서 이미 경기동부연합의 ‘안방’인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등 일전 불사의 방어막을 친 상태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권파는 30일까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사퇴시킨다는 방침 아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퇴 시한이 종료돼도 곧바로 출당 조치를 꺼내기보다는 시민사회와 함께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학계·종교계 원로 등이 참여한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는 이날 오후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강기갑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비례대표 사퇴를 요구한 통합진보당 중앙위 결정에 전원 찬성하며 혁신비대위에 힘을 실어 줬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13명은 구당권파 측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할 것을 각오하라.”고 요구하고, 혁신비대위원회에는 “단순한 봉합이나 내부 정치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신당권파는 구당권파가 비대위를 합법적인 ‘당 재장악’ 카드로 활용할 노림수도 예측하고 있다. 당헌에는 6월 중 중앙위원 및 대의원을 재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도기 중앙위 지분이 구민주노동당계 55, 국민참여당계 30, 진보신당 탈당파 15로 배분됐지만 다음 달 재구성되는 새 중앙위 체제는 각 정파 간 자유경쟁으로 바뀌게 된다. 구당권파가 진성 당원을 재규합해 중앙위를 장악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분당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류로 재기할 토대 마련을, 분당되더라도 안정적으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양수겸장’ 카드다. 이 경우 ‘강기갑 비대위’ 주도의 당기위는 유명무실해진다. 이와 관련, 신당권파 관계자는 “적어도 6월 초부터는 중앙위원 선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구당권파는 단결된 세력이지만 우리는 여러 세력이 모여 중앙위원 선출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혁신비대위는 지난 12일 중앙위에서 발표하지 못한 비례대표 경선 진상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압박 수위를 높여 구당권파가 당원 재장악 계획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혁신비대위 측은 3월 18일 치러진 비례대표 경선에서 울산의 경우 현장투표 직후 당 선관위 측은 23명이 투표했다고 발표했지만 진상조사위 조사에서는 실제 투표자 수가 발표보다 35명 많은 58명이었다고 새롭게 밝혔다. 투표 마감 후의 부정 투표 가능성을 방증한다. 신·구 당권파 모두 분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는 책임 회피를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당권파는 당이 쪼개지더라도 진성 당원을 기반으로 지역 및 비례대표 당선자 6명 및 ‘플러스 알파’(+α)만으로도 ‘원내 독자적 세력화’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안동환·이현정·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駐中공관 체류 탈북자 모두 입국

    주중 한국공관에 2~3년째 머물던 국군포로 가족 등 탈북자 6명이 지난주 한국 땅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탈북자 4명이 입국한 데 이어 주중 공관에 장기 체류하던 탈북자 10명 전원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17일 “주베이징 총영사관과 선양 총영사관에 오래 머물러 온 국군포로 가족 등 탈북자 6명이 최근 한국으로 들어왔다.”며 “이로써 베이징·선양 총영사관에 있었던 탈북자 10명 모두가 입국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당초 주중 공관에 탈북자 7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1명은 중국 측에서 진성 탈북자가 아닌 조선족으로 파악해 탈북자 분류에서 제외됐고, 입국 수속도 밟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결정, 이들을 한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4명이 먼저 입국한 뒤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나머지 탈북자들의 한국행도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탈북자 입국 명수 등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할 수 없지만 주중 공관에 장기 체류했던 탈북자들의 입국 문제가 사실상 모두 해결됐다고 할 수 있다.”며 나머지 6명이 모두 입국했음을 확인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주중 공관 내 탈북자들의 입국이 이뤄졌다고 해서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바뀌었다곤 볼 수 없다.”며 “탈북자 입국을 확인하는 것이 향후 탈북자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당국자는 “공관 체류 탈북자들과 일반 탈북자들은 서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공관 체류 탈북자 문제는 해결됐다고 해도 일반 탈북자들의 체포, 북송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관 내에 오래 머물러 온 탈북자는 국군포로 가족이나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중국이 보내 줬지만 중국 내에 퍼져 있는 일반 탈북자들에 대한 북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북·중 국경 지역의 탈북자 검색이 강화되고 있고, 올 들어 입국한 탈북자 수도 지난 1~4월 473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0여명이나 줄었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이 공관 내 소수 탈북자를 풀어 주고 일반 탈북자 조치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주 팸투어 ‘성 상품화’ 논란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경북관광개발공사와 경북 경주시가 서울지역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경주 팸투어를 추진하고 나서자 일부에서 성 상품화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북관광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19~20일 양일간 동덕·서울·숙명·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여대생 20명을 초청, 팸투어 ‘여왕으로부터 초대’를 실시한다. 팸투어는 첨성대·황룡사지·분황사·선덕왕릉 등 유적지 답사와 ‘미소2-신국의 땅, 신라’ 공연 관람, 보문관광단지 탐방 등으로 구성됐다. 또 경주지역 관광 관련 기관장(경북관광개발공사장 직무대행,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권협력단장, 경북도관광협회 전무이사 등)을 초청해 여대생들과 경주관광 활성화를 주제로 간담회도 갖는다. 예산은 총 800만원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가 기획한 이번 팸투어는 신라가 선덕·진덕·진성왕 등 3명의 여왕을 배출했고 관련 유적이 경주에 가장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것이다. 개발공사 등은 팸투어를 통해 잠재 고객층인 젊은이에게 실질적인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경주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에선 공공기관들이 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팸투어를 추진하면서 여대생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성 상품화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주지역 관광 정보에 어두운 서울지역 여대생들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일부 주민은 “‘가정의 달 5월’에 가정이나 캠퍼스 커플이 아닌 일부 여대생만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 실시는 별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성 상품화 논란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발공사 관계자는 “경주 보문단지를 서울 홍익대 주변처럼 청소년들이 많이 몰리는 공간으로 조성해 보자는 의도에서 이번 행사를 갖게 됐다.”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김영훈 “통진당 자정능력 상실”… 공은 구당권파로

    김영훈 “통진당 자정능력 상실”… 공은 구당권파로

    민주노총이 17일 통합진보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통합진보당 당원의 절반 가까이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이라는 점에서 통진당으로서는 향후 신당권파와 구당권파 간 대치 여부에 따라 분당을 넘어 와해 수준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통진당 지지 철회는 통진당 혁신비대위의 쇄신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경우 지지 철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조건부 철회다. 그러나 구당권파 진영의 극렬한 반발 등을 감안할 때 통진당이 극적으로 내분을 수습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지지를 철회할 경우 통진당은 인적·물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통진당의 진성당원 7만 5000여명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 5000여명으로 절반에 가깝다. 통진당으로서는 지난 12일 폭력으로 얼룩진 중앙위원회 이후 다시 한번 당의 운명이 휘청이게 되는 셈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1시 35분까지 9시간 35분 동안 서울 중구 정동 사무실에서 이어진 마라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랜 논의 끝에 민주노총은 현재 통진당이 노동 중심성과 민주주의의 길에서 일탈했음을 확인했다.”면서 조건부 지지 철회 결정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진정한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전 조직적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하고 “통진당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노동중심 진보정당으로 거듭나 이 논의에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혁신비상대책위 출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족해방(NL) 계열의 구당권파 진영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 통진당의 구조로는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통진당과 별개의 새로운 노동정당 구축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통진당이 혁신비대위 중심으로 일대 쇄신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 등 구당권파 측이 이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통진당과의 관계 복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건부 지지 철회 결정이 나오기까지 50여명의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들은 격렬한 논쟁을 거듭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지지 철회와 집단 탈당을 유보하고 통진당 쇄신을 적극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발표문 초안까지도 만들어 집행위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통진당 운영에 민주노총이 적극 참여해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다수의 집행위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일부 집행위원들은 더 이상 통진당에 기대할 게 없다며 전격적인 지지 철회와 집단 탈당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같은 공방 속에 민주노총은 통진당 쇄신 움직임을 지켜보고 지지 철회를 되돌릴 여지를 남겨 놓는 ‘조건부 지지 철회’라는 다소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 민주노총의 조건부 지지 철회에 따라 이제 공은 통진당, 그 가운데서도 구당권파에게 넘어간 양상이다. 구당권파 진영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사퇴 등 지난 11일 중앙운영위 결의사항을 수용하느냐 여부에 따라 행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구당권파 측은 그러나 민주노총의 이날 결정이 결국 자신들을 진보진영에서 퇴출시키려는 의도라고 보고 별도의 자구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것/송수연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것/송수연 정치부 기자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어른들이 회의장에서 그 ‘아수라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여섯살 꼬맹이들은 회의장 밖 공터를 놀이터 삼아 저희들끼리 뛰놀고 있었다. 행사장 문 앞에 돗자리를 펴고 갓난아기와 놀아주고 있는 여성이 눈에 띄었다. 궁금했다. 황금 같은 주말에 아이와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가. 100일 된 조카와 함께 왔다는 그녀는 민주노동당 초창기 멤버라고 했다.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부실한 조사 때문에 ‘부정 당’으로 낙인찍힌 상황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어떻게 지켜온 당인데요.” 눈에 띄는 모습은 또 있었다. 학생 당원들이었다. 한 여학생 당원은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에 대해 “얼굴마담 바꾸기 식은 한나라당 방식”이라며 “우린 그런 당이 아니다.”라고 했다. 기자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하는 그녀는 열의가 넘쳤고, 예뻤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모습이 얼핏 겹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순수할 만큼 일방적이자 맹목적인 당에 대한 애정은 두렵게 다가왔다. 단상 앞에서 그들은 외쳤다. “진성당원제를 지켜주십시오. 우리 당은 다릅니다.”, “당은 사무직이 아닙니다. 어떻게 만든 당인데….” 그들이 말하는 ‘우리 당’은 통합진보당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켜온 민주노동당, 그들만의 당이었다. 이럴 경우 경선 부정 진상조사위원들이 내놓은 조사 결과는 ‘우리 당’을 공격하기 위한 허위일 뿐이고, 부실조사의 책임도 ‘우리’가 아닌 ‘저들’이 져야 할 몫이 된다. 내 편에 대한 눈먼 애정의 다른 이름은 상대에 대한 ‘불신’이다. 통진당이 단순히 정치적 세를 넓히기 위해 이런 불신 위에 세워졌다면 정말로 위험한 일이다. 이는 그들이 말하는 우리 당을 지킬 수 없는 길이 될 것이다. 진정 당을 위한다면 ‘우리 당’부터 버려야 한다. 그들이 당을 사랑했던 이유는 노동자와 소외계층을 보듬는 진보정치를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이대로 갈라설 수는 없지 않은가. 그들의 말처럼 “어떻게 지켜 온 당인데.” songsy@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2 김범수 콘서트 ‘겟올라잇쇼케스트라’ 25~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가수 김범수가 데뷔 이후 처음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해 펼치는 공연으로 40인조 오케스트라와 17인조 빅밴드와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6만 6000~12만 1000원. (02) 515-0314. ●바비킴 소극장 콘서트 ‘Love Chapter2’ 6월 28일~7월 1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힙합과 솔을 넘나드는 보컬리스트 바비킴이 여는 두 번째 소극장 콘서트. 7만 7000~8만 8000원. 1644-4575. [연극·뮤지컬] ●뮤지컬 ‘풍월주’ 7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고대 신라의 신분 높은 여자들을 접대하는 곳 ‘운루’에 각각의 사연을 품은 남자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바람과 달의 주인이라는 의미로 ‘풍월주’로 불린다. 운루의 제일가는 남자 기생 ‘열’, 달 그림자처럼 항상 열의 뒤를 바라보는 ‘사담’, 천하를 호령하지만 사랑을 얻지 못한 여왕 ‘진성’의 얽힌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4만~5만원. 1577-3363. ●연극 ‘그을린 사랑’ 6월 5일~7월 1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한 여인의 삶과 열망, 저항 및 자신의 기원을 찾는 세 개의 운명들에 대한 이야기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예술영화 최다관객동원을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만~5만원. 1644-2003. [국악·클래식] ●카르멘 모타의 알마 23~2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스페인 플라멩코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카르멘 모타의 최신작. 1막은 정통 플라멩코와 탱고, 재즈, 현대무용이 어우러지고 2막에서는 행복과 슬픔, 고독, 환희 등 감정들을 표현했다. 5만 5000~15만원. (02)2005-0114. ●정오의 음악회 15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극장이 오전에 선보이는 국악 콘서트.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의 ‘프런티어’를 시작으로 동요 메들리, 남도민요, 살풀이 등이 이어지면서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이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가수 김현철의 특별무대도 준비했다. 1만원. (02)2280-4115~6. [미술·전시]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유영국 10주기전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 모더니즘 회화의 대부로 꼽히는 유영국(1916~2002)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6개의 작업시기별로 나눠서 조망한 전시다. 미술관급 전시라 상업갤러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입장료가 있다. 3000~5000원. (02)519-0800. ●엑스레이 작가 한기창 초대전 7월 5일까지 충남 아산시 외암리 당림미술관. 수묵이나 물감이 아니라 의학도구로 활용됐던 엑스레이를 이용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041)543-6969.
  • 진보당 12일 분수령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 선거 사태로 인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12일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판가름 난다. 진보당은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전체 대의원 953명이 참석하는 중앙위를 열고 비례대표 경선 당선자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은 11일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 진보당 지지 철회 여부를 논의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진보당의 진상조사 보고서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보고서 폐기를 주장하는 당권파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노총은 산별대표자회의를 열어 ‘재창당에 준하는 고강도 쇄신’을 촉구하며 “미봉책으로 수습하려 한다면 가장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중앙집행위 회의는 난상 토론이 이어지면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자정을 넘겼다. 12일 중앙위를 앞두고 진보당 내 비당권파는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 책임을 물어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는 반면 당권파는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당권파인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중앙위에 앞서 회동해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막판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 구성 등에 합의하느냐에 따라 10일째로 접어든 진보당 내분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거나 분당을 포함한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당권파는 중앙위에서 진상조사 폐기와 비례대표 사퇴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 결의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비당권파는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 상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강기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에 참여했던 비례대표 후보 전원의 진퇴 문제를 당원 총투표 50%와 대국민 여론조사 50%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9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일인 30일 이전에 결론을 내리자고 제안했으나 당권파 측이 거부했다. 당권파인 이상규(서울 관악을) 당선자는 “(여론조사를 하자는) 강 의원의 주장은 진성당원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제안”이라고 반대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당권파, 강기갑 중재안 거부… 12일 중앙위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

    당권파, 강기갑 중재안 거부… 12일 중앙위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

    통합진보당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당권파는 강기갑 의원 등 비당권파가 제시한 경쟁명부 비례대표 사퇴 중재안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전면 거부했다. 결국 비당권파와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전날 전국운영위원회의 평화는 하루도 채 가지 못했다. 두 진영 모두 12일 열리는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및 비대위 구성 안건을 놓고 현장에서 격돌할 기세다.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과 같은 자주파(NL) 계열이지만 비당권파인 울산·인천연합, 국민참여당계(유시민)와 진보신당 탈당파계(심상정·노회찬)가 11일 심야에 연쇄 접촉을 하며 조율에 나섰지만 서로의 의견 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앙위에서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전면적인 권력 투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된다. 특히 비당권파 측은 “당권파 측 당원들이 중앙위 자체를 물리적으로 무산시키기 위해 중앙위 의장으로 사회권을 행사하는 심상정 공동대표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비례대표 경선 당선자 전원 사퇴를 ‘당원 총투표 50%+대국민 여론조사 50%’로 결정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비례대표가 당원에 의해 선출된 후보인 동시에 국민 투표로 선택된 당선자라는 점에서 국민에게도 뜻을 묻는 게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유시민·심상정 두 공동대표 측은 ‘강기갑 중재안’이 당권파에 대한 정치적 타협의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협상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강 의원의 중재안으로 정치적 타결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한 셈이며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경고했다. 비당권파는 부정 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비례대표 경쟁 부문 후보인 14명 전원의 총사퇴를 주장해왔다. 당권파가 주장하는 ‘당원 총투표’에 대해서도 당원 명부의 신뢰성이 상실된 상황에서 총투표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 경선 후보 및 당선자의 전원 사퇴만이 당 쇄신의 대전제라는 인식이다. 비당권파는 전국운영위 권고안보다 구속력이 강화된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을 중앙위에 상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권파는 ‘강기갑 중재안’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 측은 “강 의원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 비례대표 사퇴 여부는 국민에게 물을 사안이 아닌 당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당권파 핵심 인물인 이석기(비례대표 2번) 당선자도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경선을 ‘총체적 부정 선거’로 매도하는 것은 정치적 폭력”이라며 “나 스스로는 사퇴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공동대표단 및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안을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는 당권파의 최후 통첩으로 해석된다. 당권파는 비례대표 사퇴 여부에 대해 진성 당원(당비 납부자)만의 ‘당원 총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위에서 진영 간 세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일전이 되고 있다. 당권파는 자파 골수 당원들을 대거 동원할 태세여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경우 진보당은 그야말로 재기 불능 국면에 빠질 수 있다. 당권파가 비대위 구성에도 반대하면서 전날 양측이 중앙위 직전 ‘원포인트 전국운영위’를 소집해 ‘비대위원장 추천 안건’을 처리하기로 한 합의도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봉합을 위한 극적 반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 등 정파별 공동대표단이 중앙위 직전이라도 비대위 구성을 합의하면 파국보다는 협상으로 추가 기울게 된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비례대표 사퇴 문제도 19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일인 30일이 ‘정치적 데드라인’인 만큼 양 진영이 출구전략을 모색할 시간은 남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최악 부정선거… 진보당 기로

    최악 부정선거… 진보당 기로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비례대표 부실·부정 선거의 진위 공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지도부까지 공모한 사상 최악의 부정 선거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단이 지난 3월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부정 선거의 정황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총선 타격을 우려해 정치적으로 무마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노항래 후보로 하여금 (비례대표) 10번을 받아들이도록 가장 강력히 설득했던 사람이 저 자신”이라고 밝혔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지난 8일 진상조사위 재검증 공청회에서 “공동대표단이 부실·부정 선거 정황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최소화하는 데 급급했다.”는 폭로가 확인된 셈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와 선거 투명성이 모두 훼손됐다. 당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놓고 당권파와 대립하며 이번 사태를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지키지 못한 정치적 정통성 위기”로 규정했던 유 공동대표 등 지도부 전체가 ‘정치적 공멸’ 위기를 맞게 됐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자기고백을 하겠다.”며 “노 후보에게 비례대표를 양보하도록 한 대표단의 결정이 중대한 잘못이었으며 당의 규율을 위반하고 독립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대표단의 정치적 해결이라는 이름으로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당기위원회에 회부해 가장 무겁게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발언 직후 유 공동대표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당을 정비하기 위해 판단한 것이고 그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노 후보였어도 10번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선 당시 경북 지역 현장투표에서 ‘선거인 명부 조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자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공동대표단이 인위적으로 재조정한 게 정치적 해결의 실체다. 그동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대립해 온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격돌은 12일 개최되는 중앙위원회로 미뤄졌다. 양 진영은 회의 개시 9시간 만에 비대위 구성안을 공동대표단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진상조사 결과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법적 소송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진상조사위원장인 조 공동대표가 제기한 ‘유령 당원’ 주장에 대해 “부정이 있어야 한다는 악의적 선입견으로 13년 동안 유지해 온 진성당원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이어 “진보당 법적 대표 자격으로 조 공동대표 및 관계자(일부 조사위원)와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조 공동대표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지도부에 영입됐다는 점에서 최대 조직 기반인 민노총의 ‘집단 탈당’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운영위는 당내외 인사로 구성된 2차 진상조사위원회인 ‘진상조사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특위는 외부 출신 위원장을 비롯해 외부 인사 6명과 당내 인사 4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안동환·이현정·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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