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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선감학원 사건, 특별법 제정 및 지원 시급”

    인권위, “선감학원 사건, 특별법 제정 및 지원 시급”

    과거 국가기관에 의해 발생한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진상규명과 피해생존자 구제가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의견 표명이 나왔다.인권위는 14일 국회의장에 현재 계류 중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개정해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을 명시적으로 포함거나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행정안전부장관과 경기도지사에게는 관련 법안 마련 전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생계, 주거 또는 쉼터의 지원 및 상담과 의료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정책으로 지원해야한다고 봤다. 현재 피해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이고 질병과 경제적 빈곤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설립된 선감학원은, 해방 이후 국가 부랑아 정책에 따라 부랑아 강제 수용 시설로 사용됐다. 1955년부터 1982년 폐쇄 전까지 총 4691명의 아동들이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감학원에 수용된 선감학원 아동들의 약 41%는 8~13세였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등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식사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제공 돼 열매, 들풀, 곤충, 뱀, 쥐를 잡아먹었다. 선감학원 종사자나 다른 아동에 의한 상습적인 폭행 및 구타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탈출하거나 사망한 아동도 있다. 남은 피해자들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트라우마,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권위는 이에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가 국가폭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 국제인권규범을 위반 사례이며 국가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의견 표명과 함께 인권위는 관계 전문가들과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할 것을 예고했다. ‘선감학원 사건 특별법 제정 및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 토론회’는 17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장 공동으로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울산 모 대학 교수가 학점 관련해 학생들에게 식사 접대 요구 논란

    울산지역의 모 대학 교수가 학점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식사 접대 등을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14일 해당 대학 측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학 A교수가 학생들에게 갑질을 해왔다는 익명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자에 따르면 지난해 출결 문제로 학생들이 F학점을 받았고, A교수는 F학점 받은 학생들에게 빈손으로 사무실로 찾아오지 말라거나 식사 접대를 요구했다. 사무실을 찾아가거나 식사를 한 학생들은 학점이 조정됐다고 게시자는 주장했다. 게시자는 또 A 교수가 올해 출결 사항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따로 연락해 양주나 상품권을 요구하고 야간반을 없애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학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A교수는 자신이 문제성 발언을 한 적은 있으나 실제로 상품권이나 식사 접대 등을 받을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관계자는 “A교수가 접대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겨울 밥상 위 ‘멀티플레이어’

    겨울 밥상 위 ‘멀티플레이어’

    “통통하게 살 오른 꼬막의 차진 맛 아시나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꼬막이 침을 돋우는 계절이 돌아왔다. 꼬막은 가을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 때쯤이면 전라도 사람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먹거리다. 꼬막은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기온이 올라오는 3월부터 9월까지는 독소가 올라오고 흐물흐물해 오히려 몸을 해치기도 한다. 꼬막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나지만 전남 보성 벌교 참꼬막을 최고로 쳐준다. 조금만 오염돼도 생산이 어려워 청정해역에만 서식하는 자연식품이다. 벌교의 갯벌은 순수한 갯벌로 참꼬막 생산지의 최적지로 불린다. 조정래 작가가 ‘태백산맥’에서 벌교의 특산품인 꼬막에 대해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한 맛’으로 묘사하며 여러 차례 꼬막을 부각하면서 전국구 음식으로 부각됐다. 벌교 꼬막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 8진미 중 1품으로 진상할 만큼 일찍부터 그 맛을 인정받았다. 벌교뿐 아니라 인근 도시인 여수·순천·고흥 등을 잇는 여자만, 강과 바다가 만나는 순천만에서 나온 꼬막도 일품으로 쳐준다.●환경오염에 ‘귀하신 몸’ 된 자연산 참꼬막 소설 ‘태백산맥’에는 벌교 꼬막을 상세히 표현했다.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질을 까면 몸체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물기가 반드르르 돌게 마련이었다.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비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수산물 지리적표시 제1호인 벌교꼬막은 벌교 여자만 일대에서 생산된다. 남도에서는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린다. 맛이 쫄깃쫄깃 짭조름하다. 삶아서 양념하지 않은 채 술안주나 반찬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꼬막전, 꼬막꼬치, 꼬막회, 꼬막장조림, 꼬막밥 등 다양하게 요리한다.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나눈다. 참꼬막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식당 밑반찬 등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게 새꼬막이다. 참꼬막은 외관상 새꼬막보다 골이 깊고 껍질이 단단하다. 알도 차 더 먹음직스럽고 바다 향이 나면서 맛에 깊이가 있다. 참꼬막 물량이 5~6년 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가격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꼬막은 20㎏ 한 망당 10만원 선이지만 참꼬막은 40만원 선으로 4배 차이가 난다. 참꼬막은 연안에 가까운 뻘층에 종패를 뿌리거나 자연적으로 나온 종패가 3~4년 성장기간을 거쳐 자라난다. 기간이 길어 철새 등의 먹이가 되고, 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뻘 상태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생산되지 않는다. 기간이 길다 보니 수확할 때까지 종패 관리를 위한 비용이 많이 들고, 뻘에서 채취하는 탓에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 어촌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비해 새꼬막은 채묘시설을 해서 종패를 바다에 뿌린다. 그물에 붙어 있는 꼬막을 기계로 한꺼번에 들어 올려 수확도 쉽다. 봄에 뿌리면 그해 겨울에 먹을 수 있을 만큼 1년도 채 되지 않아 생산이 가능하다. 12월 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속이 꽉 차 참꼬막과 새꼬막 모두 제맛을 낸다. ●타우린·비타민 등 함유… 자연이 준 보양식 꼬막은 11월 가을 찬 바람이 갯벌을 감싸기 시작하고 짱뚱어가 들어가면서 맛이 들기 시작한다. 추위에 오그라든 채 쫄깃쫄깃한 살이 오른 한겨울 속 맛을 최고로 친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 알이 굵다. 꼬막이 함유한 타우린과 비타민 성분은 강정 작용과 음주로 인한 간 해독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비타민B 복합제로 B12, 철분, 코발트 성분이 많아 저혈압 환자와 노약자들에게 겨울철 보양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처음으로 꼬막이라는 이름이 기록돼 있다. 저지방 식품으로 여성과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조혈작용을 해 빈혈이나 저혈압을 앓는 사람에게도 좋다. 단백질 23%와 필수아미노산, 무기질 함량이 높아 성장기 아이들의 발달에 좋은 식품이다. ●10여가지 꼬막 요리가 가득 ‘2만원의 행복’ 꼬막 하면 ‘벌교’를 상징할 만큼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고장답게 벌교읍내에는 꼬막을 주재료로 하는 전문 식당들이 즐비하다. 벌교 5일 시장(4일·9일) 주변에는 이런 식당들이 30여곳 즐비하다. 이 식당 중 어느 집에 가서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주재료인 꼬막이 같아서 차이가 나지 않아 모두 맛있게 먹고 나온다. 5일 장이지만 수산물을 매일 판매하고 있어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벌교역 앞에서 부용교로 나가는 길목의 매일시장에서는 언제든지 생꼬막을 살 수 있다. 시장 부근에 있는 두세 군데 도매상에서는 3~15㎏ 단위로 값싸게 살 수 있다. 벌교를 찾은 여행객들이 귀갓길에 한 자루씩 사 가지고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중 원조수랏상, 부용산 식당, 다성촌 식당, 벌교 꼬막 맛집, 고려회관, 홍도회관 등 6개 식당을 보성군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모범식당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군은 2016년 전남도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10억원을 들여 ‘벌교 태백산맥 꼬막거리’를 조성했다. 조형물과 쉼터조성 등 거리 환경을 개선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만들었다. 꼬막은 요리법도 다양하다. 살짝 데쳐 양념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미나리, 오이, 양파 등과 함께 초고추장으로 버무려 꼬막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꼬막을 밀가루·계란 등과 반죽해 먹는 꼬막전도 별미다. 꼬막 해물뚝배기는 남도 바다의 싱싱한 해물과 꼬막,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어 시원한 국물맛을 자랑한다. 꼬막정식은 통꼬막, 꼬막탕, 양념꼬막, 꼬막초무침, 꼬막찜, 꼬막전, 탕수꼬막, 꼬막 돈가스, 꼬막 된장국 등 10여 가지 이상의 꼬막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온다. 이 중 으뜸은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 살짝 데쳐 한 알씩 까먹는 삶은 통꼬막이다. 무엇보다 꼬막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피 색깔 같은 따뜻한 꼬막 국물은 몸에 좋다는 인식도 있어 인기가 좋다. 이곳 식당들은 꼬막 껍질을 손으로 벗기지 않고 쉽게 까는 껍질 까는 기계를 제공한다. 펜치 같은 기구로 꼬막 사이에 납작한 면을 넣어 꽉 쥐면 양쪽으로 껍질이 벗겨진다. 가격은 새꼬막 정식 한 상에 1인분 1만 5000~2만 2000만원이다. 보통 2만원이다. 꼬막 외에 생선찜, 반찬 등이 함께 나간다. 13일 일행 5명과 온 박모(53·부산시)씨는 “겨울철 입맛을 깨우는 별미가 꼬막 아니겠냐”며 “살도 찌지 않고 천연 건강 음식이 입에 딱 달라붙는 쫄깃한 그 맛 정말 일품이다”고 활짝 웃었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멈춰라.” 24세 꽃다운 나이의 한 ‘비정규직’ 청년이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애도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장에는 다시 촛불이 켜졌다. 13일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농성장 앞과 태안군 태안터미널 앞에서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종 노조와 진보 성향의 정당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약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각 광장에는 분향소도 마련됐다.행사를 진행한 김수억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장은 “돈보다 생명이다. 더이상 죽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없애자”고 외쳤다. 이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대신, 김씨를 추모하는 시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면서 “장례 절차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유족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김씨의 직장 동료는 “꿈을 향해 열심히 일한 그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며 “이 원통함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울먹였다. 한 조합원은 “김씨의 업무는 정규직이 하던 일이었다”면서 “외주화로 ‘2인 1조’라는 근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도 조합원들은 “죽음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씨는 11일 새벽 3시 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장자연 의혹’ 검찰 소환 조사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장자연 의혹’ 검찰 소환 조사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를 불러 조사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진상조사단은 이날 방정오 전 대표를 비공개로 소환, 장자연씨가 사망하기 전 자필로 남긴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조사했다. 2009년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방정오 전 대표가 2008년 10월 장자연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은 사실로 확인했다. 그러나 수사 끝에 성접대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장자연씨 유서에 나오는 ‘조선일보 방 사장’이 방정오 전 대표라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았다. 방정오 전 대표는 이와 같은 의혹이 다시 보도되자 “2008년 10월 28일 밤 지인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장자연씨가 있었다”면서도 “저는 1시간 정도 있다가 먼저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이후 장자연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방정오 전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도 장자연씨와 관련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조사받은 것은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에 이어 방정오 전 대표가 두번째다. 방정오 전 대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이다. 진상조사단은 방정오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조사 결과를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방정오 전 대표는 최근 초등생 딸의 운전기사 ‘갑질’ 논란에 사과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화마당] 클래식 대중화의 진정한 의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클래식 대중화의 진정한 의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여러 문화생활 중 유독 클래식 음악에 대중화라는 슬로건을 많이 사용한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면 두 단어의 뜻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클래식은 한마디로 고전음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범위로는 모차르트, 베토벤의 고전주의 시대 음악을 가리킬 수도 있고, 넓게 보면 서양음악 역사를 통틀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는 느낌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청중 입장에서는 어렵다며 부담스러워하고, 연주자 입장에서는 청중이 지루해한다고 부담스러워한다. 시작부터 미안한 관계 형성이다. 비교 대상이 대중음악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에 비해 길고, 진지하고, 가사가 없고, 있어도 외국어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 시대의 고전을 동시대의 풍류와 비교하는 오류를 쉽게 저지른다. 누가 ‘용비어천가’를 즐겁게 술술 읽고, 괴테의 산문을 가볍게 읽는다는 말인가? 게다가 원어로 읽어야 한다면 더더욱 힘들 것이다. 고전음악도 마찬가지다. 다른 시대에 다른 국가에서 다른 어법으로 쓰인 음악이다. 그 음악들이 후세에 남겨져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깊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전미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고전소설에 정통하지 못하다. 그렇기에 고전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낭독자와 해석가, 번역가, 편집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들려주어야 그 유산을 누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가 예술가라 불리기보단 고전음악 연주가, 연구자, 해석자 등으로 불리는 편이 맘이 편하다. 이와 같은 순수한 의미의 전달자가 아닌 공연예술가, 즉 엔터테이너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너무 커질 경우 대중화의 기로에 서기 시작한다. 대중화란 상품이나 생활양식이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지고 보급되는 현상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그 전제에 깔려 있어야 한다. 가장 완벽한 대중화 대상에는 과거에는 TV, 인터넷이 있었고, 미래에는 전기차나 로봇 등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선택된 소수만이 가졌었던 것을 많은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게 됐을 때 우리는 대중화됐다고 한다. 나는 사실 클래식 음악은 대중화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베토벤,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생소하지 않고, 원하는 음악을 언제든지 인터넷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이미 대중화를 넘어선 그 이상의 가치이자 문화 유산이다. 더 대중화되길 원한다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괴테의 시를 즐기고 파우스트를 읽기를 바라는 무모한 꿈과 다를 바 없다. 존재 자체를 몰라서 관심을 못 갖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워서 관심을 안 갖는 것이니 세일즈가 필요한 때가 아니라 양질의 해석과 연주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괴테의 원서를 깊이 연구하고 해석하는 전문가가 필요한 동시에 만화나 그림책 혹은 연극으로 꾸며 비교적 쉬운 방향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 또한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구난방의 크로스오버 같은 가벼운 시도로 시장을 개척하고, 상품을 팔려는 경우는 문화유산 훼손과 다를 바 없다. 창의력을 발휘할 진정한 예술가라면 본인의 작품을 창작하고 맘껏 펼치길 바란다. 이 세상을 떠나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작곡가들의 경우 우리의 양심에 물어볼 수밖에 없다. 연주자 입장에서건 청자 입장에서건 언제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베토벤이 하늘에서 흡족해하며 미소를 지어 줄까? 혹여 베토벤이 무덤에서 뛰쳐나오지는 않을까?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푸켓 여행 중 익사한 아내…범인은 54억 보험금 노린 남편

    푸켓 여행 중 익사한 아내…범인은 54억 보험금 노린 남편

    생후 20개월 된 딸 및 아내와 함께 오붓하게 태국 여행을 떠났던 평범한 가장의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톈진에 살던 장 이판은 지난 2월 27일, 아내와 생후 20개월 된 딸을 데리고 태국 푸켓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이틀 후인 29일, 장 씨 아내의 가족은 그녀가 호텔 수영장 물에 빠져 익사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장 씨는 아내가 사망한 뒤 이틀 뒤인 10월 30일, 어린 딸만 데리고 톈진으로 돌아왔다가 사건의 정확한 조사를 위해 처가 식구과 다시 푸켓으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 그녀의 마지막 길이 됐다는 사실에 놀란 가족들은 현지 호텔 측에 사건 진상 조사 및 보상금을 요구했다. 태국 경찰도 사건 현장에서 수사를 시작했다. 사건을 파헤치던 태국 경찰은 남편의 진술 과정에서 여러 의문점을 느꼈다. 아내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이나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이 엇갈렸고, 무엇보다 평소 수영에 매우 능숙했던 장 씨의 아내가 익사했다고 주장하는 남편의 말에 신빙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숨진 아내의 몸 곳곳에서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타박상이 발견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일, 태국 경찰의 추궁을 받던 남편 장 씨는 결국 자신이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조사 결과 그의 집에서는 장 씨가 아내 이름으로 가입한 보험 18개의 증서가 발견됐다. 해당 보험금의 보상액은 총 3300만 위안, 한화로 무려 54억 여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를 밀쳐 호텔 수영장에 빠뜨린 뒤 나오지 못하도록 머리를 붙잡았다”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장 씨는 태국에서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절차를 기다리고 있으며, 현지 언론은 그가 중국에서 재판을 통해 사형선고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MB 정부 ‘인권위 블랙리스트’ 있었다

    MB 정부 ‘인권위 블랙리스트’ 있었다

    李 전 대통령 등 관계자 檢수사 의뢰 장애인 인권활동가 사망 책임도 인정 당시 靑 비서관 “같이 갈 수 없는 사람” 인권위 진보성향 10여명 인사에 관여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MB)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인권위에 진보 성향 인사 등 요주의 인물을 지목한 ‘블랙리스트’를 전달한 것을 확인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기로 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과거 인권위가 정부의 압력에 침묵하고 독립성을 스스로 유기한 것에 대해 전격 사과했다. 인권위는 11일 ‘혁신위 권고 진상조사 결과 발표 및 대국민 사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MB 정부 청와대가 특정 인사를 축출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 등을 통해 인권위에 개입했으며 장애인 인권활동가 우동민씨 사망 사건에 인권위 책임이 일부 있다는 내용이 담긴 진상조사 보고서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조만간 인권위 직원 블랙리스트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인권위 내부 규정 개선 및 직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인권위 혁신위원회는 과거사 청산을 위해 두 사건을 진상조사하고 이를 보고서로 공표하라고 권고했다. 과거사 청산을 위해 두 사건을 진상규명하라는 인권위 혁신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인권위는 지난 7월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위를 꾸려 약 4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인권위는 청와대가 2009년 인권위에 직접 전달한 명단을 비롯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2008년 경찰청 현안 참고자료 청와대 보고문건’과 ‘2010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업무계획 보고문건’ 등 3개 블랙리스트로 인권위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2009년 10월 현모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김옥신 당시 사무총장에게 ‘이명박 정부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며 10여명의 인사기록 카드를 전달했다. 이 명단에는 촛불집회 당시 직권조사 담당조사관이었던 김모 사무관 등 진보 성향의 직원들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이 중 4명은 인권위를 떠났다.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 개입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진행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경찰 진압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인권지킴이 현장점검을 통해 경찰에 과잉진압 우려를 전달하는 등 정부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2008년 6월 인권위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감사원의 직무 감사를 받았다. 또 그 결과를 근거로 조직이 전체 정원 대비 21.2%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진보 성향 시민단체 출신의 별정·계약직 등 44명이 직장을 잃었다. 이듬해 인권 관련 경력이 없는 법학자 출신 현병철 교수가 인권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블랙리스트가 전달된 것은 이즈음이다. 또 인권위는 우씨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인권 침해 책임을 인정했다. 우씨는 2010년 11~12월 장애인 인권운동가들의 인권위 점거농성에 참여했다가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이듬해 1월 폐렴으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숨졌다. 농성 당시 인권위는 활동보조인의 출입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난방과 전기 공급을 끊기도 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지난 10년간의 퇴보를 만회하고 인권 파수꾼의 역할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성폭력 인권영화제 중단하라

    전북지역 여성·인권단체들이 인권영화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등 8개 단체들은 11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등 인권의 원칙을 위배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제23회 전주 인권영화제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이들 단체는 “과거 영화제 기간에 전북도청 전 인권팀장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가해자를 회원에서 제명하는 것으로만 사건을 마무리하고 진상조사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화제 도중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과 절차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며 “조직위는 지금이라도 영화제를 중단하고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 지원 단체와 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도 전 인권팀장 A씨는 제21회 전주 인권영화제가 열린 2016년 12월 10일 영화제 자원봉사자인 B씨를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A씨를 준강간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전주지검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진술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볼 때 성폭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공권력 피해자들] “진상 규명후 ‘진짜 사과’를…모든 것 해결돼야 농성장 떠날 것”

    [공권력 피해자들] “진상 규명후 ‘진짜 사과’를…모든 것 해결돼야 농성장 떠날 것”

    “어느 날 길을 걷던 도중 별안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넌 죄를 지었다’며 두들겨 패더군요. 곧장 ‘형제복지원’이라는 곳으로 끌려가 갇혔습니다. 매일 ‘개처럼’ 맞고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가해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 고통받았다고, 인권이 짓밟혔다고 울부짖어도 소용없었습니다. 그렇게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된 채 30여년을 살았습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다수는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같이 이렇게 언급하며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과 만나 직접 사과했고, 청와대도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은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만난 한종선(43)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의 표정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 대표는 문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서 눈물을 흘리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때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총장의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진짜 사과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부산시에 이어 검찰도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를 했는데 받아들이나. -공식적으로 사과했다지만 저희는 아직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은 것이 없다. 갑자기 마구잡이로 먼저 때려놓고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면 그걸 사과한 것으로 볼 수 있나. 최소한 그때 왜 때렸는지를 설명하고, 뭐가 문제였는지 알아보고, 반성하고, 대책을 만들고 난 다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진짜 사과다. 피해자들은 그 당시 맞은 이유를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역사로 남겨야 한다. →검찰총장은 사과하면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방송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저는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피해자의 증언을 들을 때 눈물을 흘린 게 아니라, 그저 준비한 사과문 첫 구절을 읽자마자 울어버렸다. 차라리 총장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검찰이 피해자들을 위해 앞으로 정확히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밝혔더라면 더 감동해 눈물을 흘릴 수도 있었겠다. 어쩌면 총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검찰 조직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슬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제가 공감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이라서 총장의 눈물을 다소 삐딱하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피해자를 대표하는데 공감 능력이 없을 수가 있나. -저는 당장 이 공간에서 사람이 죽어도 안 울 것 같다. 아무래도 형제복지원에서부터 학습된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옆에서 사람이 처참하게 맞거나, 죽어 나가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봤다. 한편으로는 삶에 소소한 즐거움이나 행복 없이 살아왔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전 살아남았고, 살아 있다는 건 다행이다. 하지만 괴로운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당시 형제복지원 원장은 이미 고인이 돼버려 사과를 받기 어려워졌는데. -고 박인근 원장 외에 전두환 전 대통령,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있다. 그들이 자신의 불명예를 감수하며 사과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과해도 받지 않을 것이다. 또 박 원장은 생전에 “나라가 시켰을 뿐 자신은 억울하다”는 내용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당시 경찰관도 마찬가지다. 복지원 수용자의 70%는 경찰이 실적을 쌓겠다고 잡아 처넣은 사람들이다. 우리보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과 소신을 속여 가며 ‘입신양명’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공직자임을 자부하고 살았다면 그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경찰에서는 단 한마디도 없다. →지난 5일 청와대 관계자와 만났다고 들었는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청와대 행정관이 형제복지원 사건 경과를 한 번 짚어 보자고 해서 만났다. 특별히 보상 문제가 논의된 것은 없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보상 내용에 대해선 노코멘트하겠다. 애초에 우리가 받은 피해는 그 어떤 보상으로도 환산될 수 없지 않나. 피해자 중에는 가정이 파탄 나고, 몸과 정신이 온전하지 않고, 생계를 잇기도 버거운 사람이 많다. 한 사람의 일생이 무너져버린 것을 누가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는가. 국가의 폭력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면 보상은 국민적 여론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검찰이 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는데, 앞으로 남은 과제는. -검찰이 비상상고한 울산 사건을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흔히 오해를 한다. 그 사건은 울산 작업장에 파견된 일부 형제복지원 수용자에 대한 사망·학대 사건으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절대 아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맨 밑바닥 실태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 당시 피해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였고 생존자가 몇 명인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들끼리 피해 사실을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피해 사실이 계속해서 나온다. 이 사람들이 죽기 전에 빨리 증언을 듣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서 ‘형제복지원 특별법’ 입법을 그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언론의 잘못도 크다. 당시 울산 사건으로 박 원장이 잡혀가자 언론은 형제복지원 문제가 모두 다 드러난 것처럼 부풀려 보도했다. 피해자들이 말하는 피해 사실에 귀를 기울일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기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내용만 가져다 썼다. 지금도 마찬가지다.→현재 형제복지원 특별법 입법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 -처음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국회에선 번번이 무산됐다. 의원들은 “개별 사건이 특별법으로 올라오는 것을 모두 추진하긴 어렵다”는 핑계를 댔다. 그래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지는 그다음 문제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진 농성장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1987년 12년 동안 부랑인·시민 감금 513명 사망 강제노역·폭행 등 인권 유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 동안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미명 아래 사회복지 시설인 부산 형제복지원에 노숙인, 고아들은 물론 멀쩡한 시민들까지 강제로 끌려가 강제노역·학대·폭행 성폭력 등에 시달리며 인권을 짓밟힌 사건이다. 복지원의 실상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1987년 당시 수용인원은 3164명이었고, 최소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도 불린다. 부랑인을 불법 감금하는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제410조는 결국 폐지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위헌인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대법원에 비상 상고를 신청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 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신청하는 구제 절차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같은 달 27일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검찰이 인권 침해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사과를 전하며 눈물을 떨궜다.
  • [뉴스 in] 벼랑 끝에 몰린 ‘공권력 피해자들’

    [뉴스 in] 벼랑 끝에 몰린 ‘공권력 피해자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공권력’이 오히려 무고한 국민을 짓밟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공권력 피해자들은 오늘도 국가를 향해 진상 규명과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가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서울신문은 격주로 발간되는 ‘마주보기’ 섹션에서 공권력 피해자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첫 회로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 한종선씨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여주오곡나루축제 6년 연속 경기관광 대표축제로

    여주오곡나루축제 6년 연속 경기관광 대표축제로

    경기 여주시는 2018 여주오곡나루축제가 6년 연속 경기관광 대표축제에 선정되었다고 7일 밝혔다. 경기관광축제는 경기도 내 지역축제 중 관광 상품성이 높은 축제를 육성하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서류·발표심사, 현장평가, 안전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축제를 선정하며 선정된 축제는 경기관광공사와 외부 전문가의 맞춤형 전문 컨설팅, 경기관광공사 홍보 지원, 축제 담당자 특별 교육 등 경기도로부터 다각도의 지원을 받게 된다. 여주오곡나루축제는 여주오곡 등 농·특산물을 조포나루터를 통해 한양으로 진상했던 역사적 사실을 축제로 승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여주의 문화관광과 쌀 그리고 고구마를 비롯한 농·특산물을 융합한 축제로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특히 여주의 전통문화인 나루터를 재현하여 많은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올해는 1800명이 한 번에 고구마를 구워먹을 수 있는 여주 군고구마 기네스를 운영하여 관람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여주오곡나루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 선정을 위해 12월 초 경기도로부터 추천 될 예정이며, 여주시와 여주세종문화재단은 여주오곡나루축제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2019년도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항진 시장은 “여주오곡나루축제는 의전, 무대 그리고 가수가 없는 3無 축제로 여주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가꾸어 가는 벤치마킹 대상 축제이다. 특히 올해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오곡과 나루터라는 여주의 문화 컨텐츠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김치·막국수·한천 이야기 듣고 가마솥밥·수삼 튀김·차 맛보고

    김치·막국수·한천 이야기 듣고 가마솥밥·수삼 튀김·차 맛보고

    올겨울 여러 지방의 특산물과 먹거리를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맛집 탐방에서 한발 더 나가 각 지역의 음식 박물관을 찾아가면 식재료와 요리, 식문화에 대한 지식이 쌓인다. 한국관광공사가 ‘맛있는 박물관 여행’이라는 테마로 12월 여행지를 추천했다.①서울 뮤지엄김치간 종로구 인사동의 뮤지엄김치간(間)은 국내 첫 김치박물관이다. 1986년 김치박물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2015년 삼성동에서 인사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했다. 2015년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11대 음식 박물관’에 이름을 올렸다. 박물관 관람은 김치의 발효처럼 조금 느린 템포가 어울린다. 김치의 유래와 종류, 담그는 도구, 보관 공간 등 관련 유물과 디지털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김치 담그는 영상을 보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고, 맛보고 냄새를 맡으며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4~6층은 테마 공간이다. 커다란 항아리가 벽을 채운 ‘김치마당’에서는 4세기부터 시작된 김치의 역사가 소개된다. 올해 새 단장한 ‘김치사랑방’에서는 부엌에 담긴 김치 이야기가 있고, ‘과학자의 방’은 발효의 과학적인 원리를 알려 준다. 뮤지엄김치간 (02)6002-6456. ②경기 이천 쌀문화전시관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쌀로 유명한 이천쌀의 고장 이천에는 쌀문화전시관이 있다. 국내 쌀 문화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쌀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15세기 말 이천 부사 복승정의 치적 자료에는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하면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먹었는데 맛이 좋아 진상미로 올리게 됐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렇게 시작된 이천쌀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쌀알이 투명하고 밥에 윤기가 도는 추청 품종으로 생산·수확·저장 과정을 깐깐하게 관리해 품질을 고급화했다. 이천 쌀을 즉석에서 도정해 맛볼 수 있는 것은 쌀문화전시관의 자랑이다. 미리 신청하면 가마솥에 밥을 지어 먹을 수도 있다. 도자기 장인들이 모여 이룬 마을 사기막골도예촌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방과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쌀문화전시관 (031)632-6607. ③강원 춘천 막국수체험박물관 춘천은 막국수를 대표하는 고장이다. 예부터 메밀 요리가 발달한 강원도에서 막국수는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의 별미이자 겨울을 나는 음식이었다. 춘천 출신 작가 김유정의 소설에도 막국수가 자주 등장한다. 단편소설 ‘솟’에는 “저 건너 산 밑 국수집에는 아직도 마당의 불이 환하다. 아마 노름꾼들이 모여들어 국수를 눌러 먹고 있는 모양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눌러 먹는 국수’가 막국수다.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부터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떴다.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막국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흔히 여름 별미로 생각하는 막국수가 사실은 겨울 음식이라는 등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033)244-8869. ④충남 금산 인삼관 금산은 1500년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삼의 고장이다. 금산은 고려인삼의 종주지다. 기후와 토양, 일교차 등 인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 단단하고 잔뿌리가 발달해 사포닌 함량이 높은 인삼을 생산한다. 금산인삼관은 인삼 문화·역사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금산 인삼의 역사와 재배·제조 과정, 과학적인 우수성부터 인삼을 활용한 100여 가지 음식까지 살펴볼 수 있다. 금산읍 중도리 인삼약초거리에는 전국 3대 약초시장으로 꼽히는 금산인삼약초시장이 있다. 금산 인삼과 약재 수백 종이 거래되는 약초거리는 1년 내내 북적거린다. 한 개에 1500원짜리 수삼튀김, 한잔에 1000원인 인삼먹걸리 등을 맛봐도 좋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75.⑤전남 보성 한국차박물관 차가워진 바람에 코끝이 아린 겨울이면 따스한 차 향기가 생각난다. 보성은 새잎 돋는 봄에 많이 찾는 고장이지만 겨울에도 인기가 많다. 한가해진 초록빛 차밭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좋다. 보성은 주변 지역보다 표고가 높아 일교차가 크고 해양성 기후 영향으로 차나무가 잘 자란다. 한국차박물관에서는 차에 대해 배우고, 차와 차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녹차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1~2층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차·다기의 역사와 재배에서 수확까지의 생산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주말에 3층을 방문하면 다례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차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산책로가 있다.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차밭이 빛으로 물드는 보성차밭빛축제가 열린다. 은하수터널과 빛산책로, 디지털차나무 등 빛 조형물은 겨울밤의 낭만을 더할 예정이다. 보성군 문화관광과 (061)850-5215. ⑥경남 밀양 한천박물관 밀양은 식이섬유가 많아 건강식품으로 인기 있는 한천의 본향이자 최대 생산지다. 한천은 우뭇가사리로 만든 우무를 건조한 것으로 양갱이나 젤리에 들어가는 재료로 생각하면 쉽다. 1층 460㎡ 규모의 한천박물관은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건강식품으로 유명하지만 제조과정 등은 생소한 한천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우뭇가사리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척기, 우뭇가사리를 삶을 때 쓰는 자숙용 가마솥 등이 있다. 박물관 내 체험관에서는 한천을 이용한 먹거리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물관 건너편에는 한천레스토랑, 한천상점 등이 있어 한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한천박물관(밀양한천테마파크) 1577-6526.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강경화, 오늘 밤 폼페이오와 회동…김정은 답방 논의할 듯

    강경화, 오늘 밤 폼페이오와 회동…김정은 답방 논의할 듯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조문 사절로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밤(한국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조문 사절로 방미 중인 강경화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중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10시30분부터 30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것은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한국을 찾아 강 장관과 만찬 협의를 가진 뒤 약 두 달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의 답방과 북미 정상회담 추진상황 등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변인은 회담 의제와 관련, “지난 11월 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되었듯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양국 정상 간 공동평가를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방안을 포함해서 양국 관심 사항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檢 ‘장자연 의혹’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 소환

    고 장자연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를 받았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5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방 사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다. 장씨는 2009년 3월 기업과 언론사,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당시 수사를 맡은 검찰은 장씨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폭행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고, 성접대 의혹은 무혐의 처분으로 끝내면서 논란이 일었다. 방 사장 측은 “방용훈 사장은 고 장자연씨를 만난 사실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 모임이 있었다는 시점도 전혀 다른 점을 대검 조사에서 분명히 밝혔다”고 해명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주노동자 위협 ‘토끼몰이식’ 단속 보호 못받은 안전

    이주노동자 위협 ‘토끼몰이식’ 단속 보호 못받은 안전

    대책위 “내부 서류 공개·책임자 처벌” 법무부 “적법한 절차 따라 과실 없어” 10년간 사상 87건…안전 대비 부족 “급습보다 영장이나 계도 중심 개선을”지난 8월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미얀마인 추락사고’를 놓고 법무부가 적극적인 변론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사회에선 규탄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주노동자 사상자가 잇따르면서 ‘토끼몰이식’ 단속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살인단속 중단 및 딴저테이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는 5일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규탄집회를 열고 사고 당시 채증 영상, 단속 보고서, 그리고 내부 진상조사서류 공개를 요구했다. 나아가 책임자 처벌과 함께 법무부 장관이 공식 사과하라고도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날 집회를 마치고 법무부 측과 면담을 가졌다. 법무부는 관련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당국의 과실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전날인 4일 서울신문을 비롯한 일부 매체에 약 3분 분량의 단속반원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현장은 건물 뒤편에 펜스가 쳐진 좁은 골목 밑으로 8m 깊이의 지하 낭떠러지가 있는 위험한 지형이었다. 딴저테이는 단속 직원을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이 과정에서 단속 직원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딴저테이는 한 차례 착지한 이후 건너편 공사장으로 넘어가려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119 신고는 곧바로 이뤄졌다. 그러나 세 차례의 사전답사를 통해 지형을 파악했다는 법무부 입장과 달리 철저한 안전 대비는 부족해 보였다. 위험한 낭떠러지 쪽을 지키는 현장 직원은 1명뿐이었다. 실제로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창문을 통해 도망쳐 나오자 현장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마 펜스를 넘어 지하가 드러난 공간에 들어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상사고는 87건에 달한다. 사망에 이른 이주노동자는 딴저테이를 포함해 10명이다. 2012년 11월 인도네시아인 이주노동자는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8m 높이 울타리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같은 해 3월엔 중국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도망 중에 바다에 빠져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단속이 이뤄지며, 사고는 이주노동자가 무리하게 도망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인권단체들은 단순 불법 체류자를 영장 없이 급습하는 ‘토끼몰이식’ 단속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으론 영장 없이 현장을 급습할 수 있다”며 “느닷없이 들이닥치니 본능적으로 도망가다 위험한 지형에서 뛰어내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장이나 허가장을 철저히 받도록 법을 개정하거나 계도 중심의 행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장자연 문건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은 누구일까

    장자연 문건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은 누구일까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을 5일 불러 조사했다. 이 사건은 고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하고 성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는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이날 낮 1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방 사장을 비공개로 불러 장씨가 사망하기 전 자필로 남긴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이 누군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9년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방용훈 사장이 2007년 10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장씨와 장씨의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씨 등을 만난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물론 검찰도 방용훈 사장을 단 한 차례도 불러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에도 장씨를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에는 권재진 당시 대검찰청 차장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단은 또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도 조만간 부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정오 전 전무는 2008년 10월 장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처분됐다. 방정오 전 전무는 방용훈 사장의 형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이다.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과 방정오 전 전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조사 결과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뭄·홍수 예방 도시 조성’ 위한 물순환 선도도시 울산포럼 개최

    울산시와 환경부는 5일 울산시청에서 ‘물순환 선도도시 울산포럼’을 개최했다. 환경부는 이날 포럼을 통해 도시 물순환 정책 추진상황과 향후 방향을 설명했고, 울산시는 물순환 선도도시 마스터플랜을 소개했다. 또 전지홍 안동대학교 교수는 국내 도시환경에 적응 가능한 생태적 저영향개발 설계 기법을 발표했다. 이어 한국환경공단과 환경보전협회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시는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물순환 조성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2016년 환경부 물순환 선도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96억원을 확보했고, 남구 삼호동에 관련 시설을 착공할 계획이다. 시는 왜곡된 물순환 체계를 개선하고 물이 자연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해 도시 열섬현상 완화, 수질 개선, 지하수 함량 증대, 침수와 가뭄 대응력 강화, 도시 경관 개선 등을 가져올 생태 도시를 조성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가뭄과 홍수를 예방하는 건강한 생태 도시 울산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전범기업 소송 서류까지 챙겨준 ‘양승태 대법원’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의 만행은 끝간 데를 모른다. 어디까지 더 나올지 두려울 지경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와 서울 서초동 대법원장실 등에서 직접 만나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기겠다고 설명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이 같은 만남이 있기 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은 해당 변호사와 접촉해 김앤장이 대법원에 제출할 의견서 작성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 검찰은 김앤장 변호사가 임 전 차장과 논의한 재판 계획을 양 전 대법원장이 최종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이 당시 박근혜 정부와 ‘짬짜미’했다는 정황은 이미 드러났지만, 대법원 수장이 직접 전범기업의 법률 대리인과 만나 논의한 게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법부가 정의의 저울대를 드는 대신 김앤장과 더불어 전범기업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지난 3일에는 박 전 대법관과 더불어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강제 수사도 눈앞에 두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강제징용 소송 등 각종 사법농단 행위와 더불어 ‘물의야기 법관’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제 불이익을 주는 등 각종 범죄 사실의 정점에 서 있다. 그럼에도 김명수 대법원은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도록 사법농단의 실체를 밝히기는커녕 되레 진상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법부의 전직 최고위직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사태를 자초한 건 사법부 자신이다. 김명수 대법원은 지금이라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제 살을 깎는 자기반성 없이는 사법부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검찰은 중립적으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국회는 사법농단 의혹 관련 판사들에 대한 탄핵과 특별재판부 설치 등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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