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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조사단 총괄팀장 “장자연 사건 검사들이 재수사 방해”

    진상조사단 총괄팀장 “장자연 사건 검사들이 재수사 방해”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이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고의 부실 수사(검찰권 남용) 의혹 등을 조사해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직무유기에 해당할 정도로 수사를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수사가 미진했다’고 수위를 낮춰서 표현했다고 조사단 총괄팀장을 맡은 김영희 변호사가 21일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조사단의 다수의견은 (이 사건과 관련한 핵심 의혹) 많은 부분에서 당시 검사의 직무상 유기, 당시 검사가 직무유기에 해당할 정도로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과거사위는 소수의견이었던 ‘수사 미진’으로 굉장히 수위를 낮춰서 결론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접대 강요·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인에 대한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의 강제추행 혐의 및 협박 의혹 사건에 대해 당시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김씨가 고인을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그 일시, 장소, 다른 목격자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가 수시로 이용한 식당과 주점 업주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김씨가 고인을 협박한 사실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검찰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고 형사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당시에 수사를 해야 될 부분들을 안 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은 일부러 봐주기 위해 수사를 아예 안 한 게 아닌가 그렇게 평가를 한 부분들이 많다(다수의견)”면서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가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를 봐주기 위한 측면도 있고, 또 하나는 당시 검사의 과오를 묻어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면서 과거사위의 결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외부단원 4명과 내부단원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내부단원 2명 모두 검사다. 김 변호사는 “특히 성폭행 수사가, 고인에 대한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개시될 수 있도록 최소한 수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사단의) 다수의견이 (과거사위의) 결론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검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사위는 전날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수사 과정에 조선일보가 외압을 행사했고 고인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쟁점, 고인이 성접대 강요와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는 그동안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존중하고 다수 의견을 항상 거의 대부분 결론으로 채택했는데 이 사건에서 유독 검사들의 소수의견을 왜 결론으로 대부분 채택했는지는 굉장히 용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진상조사단 “검찰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조사 다수의견 묵살”

    진상조사단 “검찰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조사 다수의견 묵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지난 20일 고 장자연씨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핵심 의혹들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수사 과정에 조선일보가 외압을 행사했고 고인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쟁점, 고인이 성접대 강요와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을 직접 조사한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의 총괄팀장 김영희 변호사는 “조사단의 결론과 과거사위가 밝힌 결론이 너무 다른 점이 많아서 정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독립성과 공정성이 우선인 조사단은 외부단원(4명)이 중심이고 내부단원(2명)이라고 하는 검사들은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사건 조사팀 조사결과에서 소수의견에 불과했던 검사들의 의견을 주로 과거사위가 이례적으로 결론으로 채택하면서 다수의견은 완전히 묵살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고인의 성폭행 피해 의혹에 대해 “조사기간이 연장된 이후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진술들이 나왔고, 세 개 정도의 유력한 진술이 있어서 저희가 이 부분은 수사 여부를 검찰이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과거사위에 권고 의견을 내달라고 했는데 과거사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지 않고, 단순히 기록을 보존하자는 검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소극적인 결론이 나왔다”고 지적했다.앞서 과거사위는 이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 사건, 용산참사 등에 대한 검찰의 고의 부실 수사(검찰권 남용)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단의 활동 기한 연장 요청을 묵살하려 했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해자 주변인이 직접 언론을 통해 피해를 호소했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청와대 국민청원)에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지시하는 식으로 답하면서 결국 과거사위는 지난 3월 조사단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했다. 과거사위는 이 사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명단)’ 존재 여부도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김 변호사는 “조사단의 다수의견은 리스트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문건 4장이 전부 고인의 피해사례라고 시작된다. 같은 맥락에서 명단을 작성했다면 그 명단 역시 고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의 명단으로 보는 게 상식적”이라면서 “그런데 과거사위가 ‘명단에 대해서는 피해사실 관련 여부를 모르겠다’고 하는 건 너무 상식과 맞지 않는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의 이 결론 역시 조사단 내 검사 2명의 의견만 따랐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고인의) 성폭행 (피해) 여부는, 만일 약물에 의한 성폭행이라고 한다면, 특수강간이라든지 강간치상에 해당한다면 공소시효(15년)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증거가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유력한 진술들이 있는 만큼 수사 여부를 검찰이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김 변호사는 “1년 넘게 너무나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너무나 참담하다. 결국 공은 시민들의 몫으로 넘어갔다”면서 “어쨌든 과거사위가 저런 결론을 냈지만 검찰이 스스로 성폭행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하리라고는 정말 기대하기 어렵고, 그나마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권이라든지 시민들이 잘 판단하셔서 고 장자연씨의 진실이 묻히지 않기를 정말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진실규명 못 하고 용두사미로 끝난 장자연 사건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어제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의 강압적인 술접대 지시와 강요에 대해 재수사를 권고했다. 핵심 쟁점인 성접대 강요 및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권고는 불발됐다. 장씨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할 만한 진술 등 새로운 증거를 확보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공소시효 완성일인 2024년 6월 29일까지 이 사건의 기록과 조사단의 기록을 보존하라고 권고했다. 또 수사 과정에 확인된 휴대폰 통화 내역, 디지털포렌식 자료, 수첩, 복사본 등 수사 자료 누락에 대해 의도적 증거 은폐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 같은 법 왜곡 행위를 처벌할 제도 보완도 법무부에 권고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검경이 수사했으나 장씨가 지목한 이들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숱한 의혹이 잇따랐고, 이에 조사단이 검찰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지난해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이 사건을 추적했지만, 이번 과거사위의 발표는 앞선 검찰 조사와 마찬가지로 증거불충분과 신빙성 부족 등을 이유로 본질적인 의혹 규명은 하지 못한 채 끝나는 아쉬움을 남긴다. 장씨 사건은 여성을 권력을 가진 남성이 도구로 활용하면서 일어난 사회적 타살 사건이라는 게 일반 국민의 인식이다. 한창 나이의 배우가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냈어야 했다. 장씨의 리스트는 우리 사회 부도덕한 권력에 대한 고발이었다. 10년이 된 지금까지 가해자가 누구인지 등 제대로 된 수사는 없고 그 결과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금도 권력의 횡포 아래 성적 착취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제2의 장자연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는 권력형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검토와 성범죄 수사시 외압 방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 술접대 정황·조선일보 외압 있었다면서… 끝내 재수사는 없다

    술접대 정황·조선일보 외압 있었다면서… 끝내 재수사는 없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장씨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핵심 쟁점이었던 성접대·성폭력 여부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도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장자연 사건’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술접대 등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당시 수사 결과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13개월에 걸쳐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관련자 84명을 조사한 결과를 250쪽 분량의 보고서에 담아 지난 13일 과거사위에 제출했다. 우선 과거사위는 장씨가 남긴 문건에 담긴 폭행, 협박, 술접대 등 피해 사례가 대체로 사실에 들어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씨는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강요로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방 사장 아들’ 등 유력 인사에 대해 술접대를 한 내용을 문건에 기재했다. 다만 과거사위는 “내용 모두가 형사상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방 사장’이 누구인지도 특정하지 못했다. 또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유력인사들의 명단이 기재됐다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증언도 부족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장씨의 지인인 윤지오씨가 리스트에 등장하는 이름을 직접 봤다고 진술했지만, 과거사위는 “윤씨가 조사단에서 명단이 누가 어떤 의미로 작성했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윤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리스트를 본 적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윤씨가 리스트에서 봤다고 주장한 정치인도 조사하려 했으나 해당 정치인이 조사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결국 과거사위는 장씨에 대한 성폭행 의혹도 수사에 들어갈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당초 조사단 일부 단원이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재수사하는 방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사위는 “윤씨의 관련 진술이 추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증거로 삼기 어렵다”면서 “성폭행이 실제 있었는지,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의 부실 수사와 조선일보의 경찰 수사 외압 정황은 사실로 확인됐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조선일보 방 사장’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진술한 소속사 대표 김씨의 말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과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을 찾아가 조사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공소시효와 징계 시효 등의 벽에 부딪혔다. 조선일보는 과거사위 발표에 유감을 나타내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과거사위는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만 검찰 수사를 권고하고, 나머지 성접대·성폭행·외압·부실수사 의혹에 대해선 수사 권고를 하지 못했다. 이외에 과거사위는 성폭행 피해 증거를 장기간 보존해야 하고,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 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왜 안 갔냐” “인신공격”… 바른미래 ‘유승민 5·18 불참’ 또 충돌

    “왜 안 갔냐” “인신공격”… 바른미래 ‘유승민 5·18 불참’ 또 충돌

    親孫 문병호 “황교안도 참석했는데 유감” 反孫 이준석 “劉축출 위한 흠집내기” 반박 손 대표, 정책위 의장 채이배 등 인선 강행 오신환 “의견 조율도 없이… 날치기 통과” 연일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내분을 연출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내 친손(친손학규)파와 반손(반손학규)파가 20일에는 반손파의 리더 격인 유승민 전 대표가 지난 18일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손 대표가 지명한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건 유감”이라며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펼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유 전 대표는 왜 참석하지 않았느냐. 바른미래당이 내년 총선에서 보수 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반손파인 이준석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당내 인사에게 인신공격을 하다니 말이 안 된다”며 “유 전 대표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보면 광주 희생자의 영령을 기리는 아주 잘 써진 글이 나와 있는데 무슨 근거로 비판하느냐”고 반박했다. 회의 후 이 최고위원은 “유승민을 축출하기 위한 당내 기도가 있었다는 폭로까지 나온 상황에서 당내 유승민 흠집내기가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에 대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날 정책위원회 의장과 사무총장, 수석 대변인 등에 측근인 채이배, 임재훈, 최도자 의원의 임명을 강행하며 반손파에 맞섰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회 9명 중 4명이 손 대표와 측근(주승용, 문병호, 채이배)으로, 5명이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바른정당계(오신환,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와 안철수계(김수민)로 꾸려졌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책위 의장 임명은 원내대표와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며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4·3 창원 보궐 선거 허위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된 여론조사 업체와 대표는 현행 지도부, 당대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며 손 대표를 공격하고 나섰다. 앞서 내부 조사 결과 일부 여론조사가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연구비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최고위원은 “4400만원의 비용이 적절하지 않게 집행됐는데 정당보조금이고 국민 세금”이라며 진상조사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은 정책위 의장·사무총장 임명철회와 자금유용 사건 조사위원회 설치 등에 대해 논의하는 긴급 최고위원회를 21일 열 것을 요구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文 “민생 추경안 조속 처리 요청”… 野 “마이너스 통장 나라 살림”

    文 “민생 추경안 조속 처리 요청”… 野 “마이너스 통장 나라 살림”

    “산불 등 재해대책·경기 대응 시급하지만 국회 파행에 한 달간 심의 못해 안타깝다” 황교안 “1분기 경제성장률 OECD 최하위 경제 총체적 무너져… 현실 망각의 결정판” 文 ‘국가채무 40%는 마지노선’ 논란에 靑 “세수 등 분석돼야… 언급 적절치 않아”문재인 대통령은 20일 “IMF(국제통화기금)가 재정 여력이 있음을 이유로 9조원의 추경을 권고했지만 정부 추경안은 그보다 훨씬 적다”며 “국민 사이에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은 만큼 국회도 함께 걱정하는 마음으로 실기하지 않고 제때 효과를 내도록 조속한 추경안의 심의·처리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한 달이 되도록 심의가 안 이뤄져 매우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추경은 미세먼지,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등 재해대책과 경기 대응 예산 등 두 가지인데 어느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게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정부 시정연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저성장·양극화 등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추경안 처리를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재정수지가 마이너스에 들어선 가운데 일각에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지만 ‘민생 추경’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연일 확장 재정의 불가피성을 앞세우고 있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추경이 통과되면 고용 개선에 특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마이너스 통장 살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 회원국 1분기 경제성장률에서 우리나라가 최하위로, 경제가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 비율을 40%대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한 경제부총리에게 근거가 뭐냐며 재정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2015년 야당 대표 시절 국가채무 40%에 대해 ‘나라 곳간이 바닥났다’고 주장했다”며 “내로남불·현실 망각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내년도 예산안을 500조원 이상 편성하면 본격적인 ‘마이너스 통장 나라 살림’”이라고 거들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2015년 ‘국가채무 40%는 마지노선’ 발언과 달리 올해는 40% 이상 확대재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 “세수체계와 세입·지출 등 총체적 분석이 병행돼야 하는 부분이라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당 몫 조사위원 구성 지연으로 표류 중인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촉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막일꾼’ 태규씨의 추락사…실수였다, 그게 다입니까

    ‘막일꾼’ 태규씨의 추락사…실수였다, 그게 다입니까

    “스물다섯 살 청년이 죽은 지 40일이 지나도록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고 김태규씨 유족) 지난달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한 김태규씨의 유족이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사고 후 현장소장 등 2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고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졌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씨의 유족과 청년단체들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 사망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시공사가 안전규정을 위반해 사고가 났는데 김씨 개인의 잘못으로 덮으려 한다”면서 재수사를 촉구했다.김씨는 지난달 10일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형 공장 신축 건설 현장에서 5층의 폐자재를 화물용 승강기 안으로 옮기다 반대쪽 문 밖으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추락할 당시 승강기는 문이 열린 채 운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김씨를 비롯한 일용직들은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필수 장비인 벨트와 안전화, 안전모 등도 지급받지 못했다. 대신 남는 안전모를 주워 쓰고 일반 운동화를 신고 현장에 투입됐다. 유족들은 ▲경찰이 사고를 실족사로 보면서 중대 재해로 분류되지 않았고 ▲사측이 승강기를 5층에서 1층으로 내리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으며 ▲김씨가 벽돌 등을 쌓는 ‘조적 작업자’로 계약을 맺었는 데도 폐기물 처리를 하다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의 누나 도현(29)씨는 “유족들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 승강기가 사고 뒤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면서 “안전 규정을 지켰는지, 5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해달라”고 호소했다.건설노동자들은 “나도 김태규가 될 수 있었다”며 안전조치 강화를 요구했다. 나두일(33)씨는 기자회견에서 “안전조치가 미비한 건설현장에서는 누구든 죽을 수 있다”며 “하나 마나 한 재발방지 대책이 비극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체 노동자 1만명당 산재 사고사망자 수는 2018년 0.51명으로 2017년(0.52명)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건설업은 전체 평균의 3배인 1.65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971명 중 건설업 종사자는 485명으로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전체의 60%(290명)로 가장 많았다. 박승하 일하는2030 대표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으로 건설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했지만, 총공사금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만 적용된다”면서 “공사금액 기준을 삭제하거나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일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가 이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고인의 성폭행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문준영(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과거사위 위원은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성접대 의혹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어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또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관련 증언도 부족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다. 다음은 문준영 위원과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고인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있다고 증언했었는데.“과거사위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 외 성접대 요구자 명단이 기재됐다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리스트 실체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에 대해 윤씨가 진술한 부분을 크로스체크(대조검토)했다.” -해당 정치인은 조사했는지.“(진상조사단이) 해당 정치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진술에 타당성이 있는지 봤다. 그러나 (정치인을) 불러서 조사한 것은 아니다. (해당 정치인이) 조사 요청을 거부했다.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에 의한 성접대 강요 부분에 대한 판단은.“성접대 부분에 대해서는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는데, 현재로서는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술접대 부분은 강요라고 판단했다.” -검찰에 대한 수사 권고까지 가지 않은 이유는.“여러 부분에서 중요한 자료가 누락됐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조사과정에서 관련자들이 다들 ‘그럴 리가 없다’고 진술했다. 누락이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현재 남아있는 고인의 통화내역은 당시 수사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 원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당연히 기록에 편철됐어야 할 것들이 빠져 있는데, (당시 검찰) 수사팀이나 검사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문건에 나온 ‘조선일보 방사장’과 ‘방 사장 아들’은 특정이 안 된다는 것인가.“그렇다. 구체적으로 특정은 하지 못했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고인이 아는 사이라는 참고인 진술이 있었는데.“구체적 범죄사실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의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씨가 지목했던 인물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술접대 강요는 공소시효 만료…성접대 강요는 확인 못해 과거사위는 소속사 대표 김씨의 술접대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당시 장자연씨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장자연씨 본인의 녹취록,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볼 때 사실이라고 봤다. 그러나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는 2016년에 공소시효(7년)가 다했다. 또 술자리 참석자들의 접대 강요나 김씨의 성접대 강요 또는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소속사 대표 김씨가 장자연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 등은 당시 관련 진술이 있었는데도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수사가 미진했다고 결론내렸다. ●조선일보 관련 수사 미진…“외압 행사는 사실”과거사위는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에 나오는 ‘조선일보 방사장’,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 누구인지 특정하기 위한 수사 역시 미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조선일보 방사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를 가리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상훈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단 한달치만 확인했을 뿐, 비서실이나 비서진의 통화 내역은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방상훈 대표이사의 아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가 장자연씨와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당시 방정오씨가 해외출장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미루고, 귀국 후에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조선일보 사장’이 방상훈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데 치중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고 과거사위는 결론내렸다. 이뿐만 아니라 방상훈 사장이 ‘조선일보 방사장’이 아니라고 판단했어도 이후 ‘조선일보 방사장’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혐의가 있다고 할 만한 방정오 사장을 상대로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조선일보가 당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찾아와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하며 협박했다는 진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조현오 전 청장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선일보 측이 당시 수사기록을 받아보거나 통화내역 삭제를 시도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압수수색 부실…주요 증거 상당수 사라져 과거사위 조사 결과 당시 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부실하게 했으며, 주요 증거자료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사위는 이 자료들이 누락된 것에 특별한 의도나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통화내역과 디지털포렌식 자료, 수첩 복사본 등이 모두 기록에서 누락된 것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이나 검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자연리스트’·성폭행 피해 확인 불가능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요구했거나 실행한 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됐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는 조사단 차원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이 문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자연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윤지오씨의 진술이 막연한 추정에 근거했다는 점, 단순 강간이나 강제추행이라면 공소시효가 끝난 점,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혐의와 관련해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으로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통해 추후 성폭행 피해 증거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2024년까지 관련 기록 보존 ▲디지털 증거의 원본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압수수색 등 증거 확보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 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 추진 ▲검찰공무원 간 사건 청탁 방지 제도 마련 등을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규명 못해…“조선일보 외압 확인”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규명 못해…“조선일보 외압 확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의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씨가 지목했던 인물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과거사위는 술접대나 성상납 강요 의혹 중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를 개시해달라고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당 5·18 조사위원 후보 1명 교체…“군 출신도 넣자” 제안

    한국당 5·18 조사위원 후보 1명 교체…“군 출신도 넣자” 제안

    자유한국당이 ‘5·18 특별법’에 명시된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위원 추천 후보 2명 중 1명만 교체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1월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를 한국당 추천 몫의 진상조사위 조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권 전 사무처장과 이 전 기자는 ‘5·18 특별법’(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명시된 조사위원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지난 2월 두 후보의 임명을 거부했다. 현행 5·18 특별법은 ‘일정 경력 이상의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인, 역사고증·군사안보·정치·행정 등 분야의 교수·부교수, 법의학 전공자, 역사고증·사료편찬 연구활동가, 인권활동가’를 조사위원의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권 전 사무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 등을 지낸 인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전 기자는 1996년 한 매체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와 과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 당시 검찰의 5·18 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왜곡됐다고 주장해 5·18 단체들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았던 인물이다. 진상조사위는 5·18 특별법에 따라 국회의장 추천 1명, 더불어민주당 추천 4명, 한국당 추천 3명, 바른미래당 추천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특별법은 지난해 9월 시행됐지만 그동안 한국당의 추천 지연으로 진상조사위가 현재까지 출범하지 못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권 전 사무처장과 이 전 기자의 조사위원 임명을 거부한 이후로 새 조사위원을 추천하지 못한 상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에서 열린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 33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자격 요건이 충분한데도 여러 공격에 시달려서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분이 있다”면서 “조사위원에 군 경력자를 포함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해 조사위원의 요건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위원 후보 중 1명을 교체하기로 했고, 그 대상자는 3성 장군 출신인 권 전 사무처장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지난달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조사위원 자격 중 하나로 추가하는 내용의 5·18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한국당은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위원 후보 신분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맥주회동’ 앞둔 여야…“독재자 후예” vs “경제 위기” 또 충돌

    ‘맥주회동’ 앞둔 여야…“독재자 후예” vs “경제 위기” 또 충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들이 20일 저녁 정국 경색을 풀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맥주회동’을 갖는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 앞두고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5·18 진상규명’과 ‘경제 위기’를 놓고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 국회 정상화 합의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망언 3인방’ 징계 등을 촉구하며 한국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영령 앞에 떳떳하게 우리 모두 함께 설 수 있도록 국회와 한국당의 징계 절차가 신속히 추진되고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돼 본격 활동에 착수하고 망언·역사왜곡법을 처리하는 과정에 한국당이 조속히 임해주고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전두환 전 정권이 독재자의 후예이자 후신임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더이상 5·18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속히 국회를 정상화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5·18 가치의 훼손은 민주정의당 후신인 한국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한국당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을 학살한 세력과 단절하려면 진상규명 활동에 이제라도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쪽짜리 기념식’ 발언에 대해 “모처럼 정확한 워딩으로 판단했다. 39년 동안 5·18은 발포 명령자, 암매장, 성폭행, 최근 증언된 헬기 사격까지 어느 하나 진실이 밝혀진 것 없이 늘 반쪽짜리였다”고 되받아쳤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김 여사의 악수 생략에 대한 한국당 논평에 대해 “그분하고만 안 한 게 아니라 앞줄에 있는 분들 3분의1도 악수를 못 했다. 사실 왜곡이다”라며 “역대 제가 본 논평 중에 가장 졸렬한 논평”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5·18 진상조사위원 위촉을 시켜서 빨리 진상조사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한국당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확장 재정 기조를 예고한 것을 두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나라 살림을 운영하려 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신시도33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난 2주 전국을 다니면서 경기가 더이상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임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며 “전북 경제도 붕괴 직전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GM군산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 등 현실적인 문제를 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8000억원이나 줄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 써야 할 시점에 정부는 추경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기에 내년도 예산안을 500조원 이상 편성하면 본격적인 ‘마이너스 통장 나라 살림’”이라고 비판했다. 김광림 최고위원은 “1분기에만 10∼20대 청년 4800여명이 전북을 떠났다”며 “현재 경제 위기는 정책 실패라는 국내 요인에서 시작했고, 그중 가장 큰 뇌관이 대통령 리스크라는 전문가 지적이 많다”고 주장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2015년도 야당 당 대표 시절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이 40%라고 했는데, 그때와 지금은 같은 분인지 헷갈린다”며 “이런 방식으로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을 깨버리면 영화 제목 같은 ‘국가 부도의 날’이 온다”고 경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장자연 사건, 오늘 최종 결과 발표…재수사 가능할까

    장자연 사건, 오늘 최종 결과 발표…재수사 가능할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20일 고(故)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의 재수사 권고 여부를 결정한다. 성접대 강요,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다양한 정황이 새로 확인됐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수사권고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최종 회의를 열고 ‘장자연 사건’ 관련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250쪽 분량의 ‘장자연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재수사 필요 여부를 검토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씨가 지목한 이들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조사단이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작년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재수사 여부를 검토해왔다. 조사단은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당시 검경의 수사미진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등을 비롯해 12가지 쟁점으로 내용을 정리해 제출했다. 조사단은 지난 13개월 동안 80명이 넘는 참고인 조사를 통해 장씨가 소속사와의 불합리한 계약에 근거해 술접대 등을 강요받은 여러 정황을 사실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수사기록에서 누락하고, 접대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 미온적인 수사에 나서는 등 검경의 부실수사 정황도 다수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가 10년 전 이미 사망한 데다 가해자 특정이 어려워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 등으로 일부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개 쟁점 중 약물에 의한 장씨의 특수강간 피해 여부, 장씨 친필 문건 외에 남성들 이름만 적힌 ‘장자연 리스트’가 실재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사단 내에서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2개의 안으로 나눠 과거사위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국민적 의혹이 일었던 핵심 쟁점은 재수사 권고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 등 극히 일부분에 대해서만 수사권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국 “정보경찰 불법행위 항구적으로 막을 법 개정 필요”

    조국 “정보경찰 불법행위 항구적으로 막을 법 개정 필요”

    최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구속과 ‘고 염호석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 등을 통해 정보경찰의 불법행위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당과 정부, 청와대가 제동에 나섰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과거 정부와 같은 정보경찰의 불법행위가 항구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하는 등 공무원 선거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또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 등 박근혜 정부에 반대 입장을 보인 사람들을 불법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정보경찰이 2014년 5월 삼성의 노조 탄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염호석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장례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또 문무일 검찰총장은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이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되자 “특정한 기관(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경찰이 국민의 안전과 범죄예방이 본연의 임무임에도 정권 창출을 위한 선거개입, 국민사찰로 스스로 범죄의 실행자가 되었다“면서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정보경찰 폐지”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경찰개혁과 관련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검찰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패스트트랙에 오르지 못한 자치경찰제와, 일반경찰과 수사경찰 분리 등의 경찰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권력 오남용 근절, 집중 권한 분산, 권력기관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또 “현재 경찰 수사에 대한 공정·엄정성에 여전히 의심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반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하는 국가수사본부 신설이 필요하다”면서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챙겨야 할 경찰개혁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당정청 협력을 바탕으로 국회 입법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장동익(60)씨와 최인철(57)씨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부산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1991년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때까지 ‘고문을 받았다’는 그들의 외침에 검찰, 법원, 언론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집을 떠난 뒤 꼬박 21년 만에 출소해 돌아온 장씨에게 딸은 ‘아빠’라는 말을 쉬이 꺼내지 못했다.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상은 최근에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고문이 있었으며 검찰이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장씨와 최씨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인정한 첫 공식 발표였다. 오는 23일 부산고법에선 이들이 청구한 재심의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지난 3일 낙동강변에서 만난 이들은 “요즘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의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문한 경찰과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던 검찰을 만나보았는지요. 장동익(이하 장) “저희를 고문했던 부산 사하서 형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아직 현직에 남아 있는 1명은 집 근처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찾아가서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사과를 받아주려고 했는데…. 다른 경찰들은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누구는 부산에서, 누구는 제주에서 평온한 말년을 보내는 모습만 확인했죠.” 최인철(이하 최) “지금 심경으론 경찰하고 검찰을 세워놓고 어느 놈을 두들겨 패고 싶냐고 물어보면 전 검찰을 패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검찰에 송치돼 조사받으면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니 주임 검사가 소법전으로 머리를 내려치면서 ‘요즘 어느 민주 경찰이 고문하느냐’고 하더라고요. 검찰 수사관은 한 술 더 떠서 슬리퍼를 들더니 뺨을 냅다 때렸습니다. 그 수사관은 지금 법원 앞에서 법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는데 자기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해 하는 기색조차 없었습니다.”-1990년대 초에도 고문이 존재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관 친척도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 경찰이 고문한다고 하면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작 당하고 보니 믿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고문을 당하셨나요? 최 “알지도 못하는 혐의를 진술하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배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땅에 강제로 눕히고 팔을 뒤로 꺾어서 ‘했냐, 안 했냐’고 윽박지르더라고요. 계속 부인하니 파출소 체력단련실에 데려가서 역기 거치대에 눕히고 본격적인 고문을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배 위에 올라타고, 한 사람은 다리를 잡고, 한 사람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전자로 물을 부어 숨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최씨가 고문당한 장소와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과거사 조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저한테도 비슷한 짓을 했습니다. 상처가 안 나게 신문지를 접어서 손목에 감싸고 수갑을 채우더라고요. 옷을 벗기고 쪼그리고 앉게 한 다음 다리에 쇠파이프를 꼽아 책상 사이에 거꾸로 걸었어요. 그 상태에서 얼굴에 수건을 얹고 물을 부었어요. 사흘에 걸쳐 고문 당하고 나니 그냥 전부 사실이라고 진술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현장검증에 나갔는데, 강요해서 진술한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시 끌고 가서 고문하고 새로운 진술을 받아내더라고요.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최 “고문 받는 도중에 형사가 동익이 자술서라고 가져와선 ‘저쪽도 인정했는데 너도 그만 인정해라’고 했어요. 동익이가 국민학교도 못 나오고 장애가 있어 눈도 안 좋은데, 자술서는 고등학생 수준의 글이더라고요. 경찰이 직접 작성하고 지장만 찍은 걸 알고 있었지만, 결국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에서 고문 사실을 알려도 소용이 없었나요? 장 “과거사위 결과를 보면서 경찰에 비해 검찰과 법원 책임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경찰이 잘못을 했더라도 검찰과 법원이 기록을 꼼꼼히 읽어봤다면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경찰 조사 내용 그대로 공소장에 적고, 법원은 공소장 그대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저희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 주심 판사가 졸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2심과 3심을 맡았죠. 최 “1심에선 각자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 해서 2심부턴 당시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때는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이나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주로 변호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 사건은 결국 1심 결론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장 “2017년 2월 저희처럼 고문으로 누명을 쓴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 시사회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된 문 변호사를 다시 만났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꼭 과거사 기구를 설치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당선된 뒤 정말 과거사위가 설치되고, 비록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경찰 고문이 있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21년이라는 수감 생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는지요. 최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습니다. 매일 남들과 싸우고 자포자기로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서 어느 날 목을 매달려다 교도관에게 들키기도 했습니다. 제 사정을 들은 교도관이 ‘억울하다고 죽어버리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느냐. 죽을 생각하지 말고 살아 남아서 누명을 벗자’고 조언해줬습니다. 아차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교도소를 나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출소 뒤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 “여러 직장을 전전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수감 전력이 알려져 쫓겨나길 반복했습니다. 대놓고 나가라고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고물을 수집하는 파견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신문이나 방송에 저희 얘기가 나와도 다행히 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익이를 만나 진실을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장 “저도 동생집에 얹혀 살며 목욕탕에서 청소 일을 했는데,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딸이 시집간 뒤로는 ‘누명을 벗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판 기록을 가지고 법률구조공단, 인권위, 변호사 사무실들을 돌아다니며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달가운 소리를 듣지 못해 서울까지 와서 돌아다니다 박준영 변호사를 만났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각 지방경찰청을 다니며 인권 강연도 합니다. 오는 25일엔 부산경찰청 초청으로 강연을 합니다. 저를 고문했던 곳에서 말이죠. 아주 쓴소리를 해줄 생각입니다.” -재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이 완전히 끝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요. 장 “사람들은 진실이 다 밝혀지면 홀가분해지리라 생각하겠지만 전 아닙니다. 저희만큼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불법 수사, 고문을 자행한 경찰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희는 이미 피해를 당하고 끝났지만, 피해자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오면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테죠. 동익이와 함께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 사진 부산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조국 수석 ‘5·18 기념식’ 이례적 참석한 이유는

    조국 수석 ‘5·18 기념식’ 이례적 참석한 이유는

    광주 방문 후 “文개헌안 독해 권한다” 정치권 일각, 총선·대선 행보로 관측도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8일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길을 끈다.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외부일정에 동행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5·18 관련 개헌과 특별법 개정 등 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민정수석이 직접 참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주 정신’을 부정하는 퇴행적 시도를 막으려면 헌법 개정과 함께 5·18의 왜곡·비방을 금지하는 특별법 개정,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이 시급하다고 보고 지난해 개헌 작업을 총괄했던 조 수석이 광주행을 결심했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을 권유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조 수석은 19일 지난해 내놨던 헌법개정안 전문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2018년 3월 개헌안 전문(前文)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과 국정철학이 압축되어 있다”며 “변화한 부분을 중심으로 비교 독해를 권한다”고 했다. 조 수석은 앞서 전날엔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에 대해 “우리 사람 되기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는 영화(홍상수 감독 ‘생활의 발견’) 속 대사를 인용해 일침을 놓았다. 그는 5·18 기념식에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 “5·18 폄훼·망발을 일삼는 자들, 정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하여 그런 악행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며 이용하는 자들에게 이하 말을 보낸다”며 이렇게 적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수석의 광주행을 내년 총선 출마 및 차기 대선출마와 관련한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핵심인 광주에서 5·18을 직접 기념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당 지지층에 뚜렷한 인상을 심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은 평소 사석에서 ‘정치할 일 없다. 내년(총선)이 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조 수석에게 정치를 권유하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여야 4당 “한국당, 5·18 인정하라” 한국당은 “반쪽 기념식 씁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 일각의 5·18 망언을 작심하고 비판한 데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19일 “대통령의 당연한 말에 심기가 불편한 자가 있다면 이는 스스로 독재자의 후예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진심으로 5·18의 역사를 승인하길 요구한다”며 “광주시민들과 똑같은 심정으로 한국당의 극우화된 역사관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 기념사에 깊이 공감하고 찬동한다”며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은 결코 큰 목소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의 방해로 5·18진상규명위원회가 닻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5·18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보안사와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의 문서고를 열면 진실이 드러난다”고 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당내 시민학살 동조세력과 단호히 선을 긋고 5·18 진상규명위 출범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반쪽짜리 기념식을 본 듯해 씁쓸하다”며 “진상규명위원회의 경우 우리는 자격이 충분한 의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으로 국회 탓, 야당 탓을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대표와 고의적으로 악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의 속도에 맞춰 걷다 보니 악수를 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극우의 욕설·폄훼에 무대응으로 맞서… 5월의 광주는 성숙했다

    극우의 욕설·폄훼에 무대응으로 맞서… 5월의 광주는 성숙했다

    5·18민주화운동 39돌을 맞아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우 성향의 보수단체 집회가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광주에서 열렸으나 광주시민들의 성숙한 대응으로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쯤 자유연대·턴라이트 등 일부 보수단체는 5·18민주화운동 발상지인 전남대 정문에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으나 시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들은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며 “5·18 유공자와 공적조서를 공개해야 한다”며 2시간여 동안 주장했다. 길을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이 이들의 집회에 항의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전남대 교수회·학생단체·총동창회 등은 기자회견에서 “5·18 기간에 전남대 일대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제사상을 걷어차겠다’는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런 단체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것도 오월열사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들이 더이상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할 수 없도록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꾸리고, 왜곡처벌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 보수단체는 기념일인 18일 오후 1시쯤에도 동구 금남로 4가 금남공원 인근 도로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집회와 비슷한 내용의 집회를 가졌다. 발언자로 나선 일부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일삼았다. 하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맞대응을 자제했다. 이들은 경찰의 경비 속에 충장로파출소에서 광주천변을 돌아오는 코스로 행진했고, 이 과정에서도 일부 시민들과 욕설을 주고받는 등 실랑이가 빚어졌으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예년과 달리 기념일인 18일 오후에는 전국에서 광주로 몰려든 시민·사회단체 등이 5·18 진실 규명과 역사 왜곡 근절을 촉구하는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5·18 역사 왜곡 처벌 광주운동본부와 5·18 민중항쟁 39주년 행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금남로에서 ‘5·18 진상 규명! 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 망언 의원 퇴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대회에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5·18 진상조사위원회 조속 출범 ▲5·18 망언 의원 퇴출 ▲5·18 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김재규 행사위 공동위원장은 “광주 학살의 원죄를 깨닫지 못하는 극우세력들과 자유한국당의 5·18 왜곡이 계속되는 한 5·18은 1980년과 오늘이 다르지 않다”며 “5·18 진상 규명은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5·18의 아프고 시린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패륜 정치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울분과 분노를 뛰어넘어 승리의 역사로 세워 가자”고 당부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끝은 맺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뉴스 분석] ‘5·18 망언’ 작심 비판한 文…‘달빛동맹’ 언급하며 국민통합 강조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가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통해 최근 극우·보수진영에서 이어진 ‘5·18 망언’에 대해 이처럼 작심 비판했다. ‘5·18을 다르게 보는’ 사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망언과 이후 한국당의 미온적인 징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40주년인 내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5월 광주’를 부정하거나 진상 규명을 더디게 하는 퇴행적 시도들이 잇따르자 2년 만에 ‘5월 광주’를 찾았다. 이 과정을 설명하던 중 “광주 시민들께 너무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대목에서 10초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이듯 목소리가 떨렸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독재자의 후예’란 표현 또한 5월 광주를 헐뜯는 막말과 정치적 시도를 헌법정신과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5·18 이전, 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며 야권의 환골탈태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달빛동맹’을 언급하며 국민통합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면서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5·18망언에서 비롯된 갈등이 이념 및 지역 갈등으로 확산할 것을 경계하는 한편, 지역주의 타파와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고령화의 그늘… ‘고령 우곡수박’ 쇠락의 길

    고령화의 그늘… ‘고령 우곡수박’ 쇠락의 길

    국내 최고의 명품 수박인 ‘우곡수박’ 농사가 고령화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경북 고령군은 우곡면에서 생산하는 우곡수박 재배면적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의 경우 201㏊로 지난해 227㏊보다 11.5% 감소했다. 2015년과 2016년 419㏊, 443㏊에 비해서는 50% 이상 급감했다. 재배농가도 2000년대 초반 600농가가 넘었으나 올해는 300농가로 반 토막 났다. 농촌의 심각한 고령화 현상으로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수박재배 농가들이 농사를 아예 포기하거나 기계화가 가능한 마늘·양파 재배로 잇따라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30여년째 수박농사를 짓는 김가현(69·우곡면 대곡1리)씨는 “나이가 많아지면서 1만 3000㎡에서 짓던 수박농사를 4000㎡로 줄였다”면서 “다른 수박 농가들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이 때문에 우곡수박이 출하되기 시작하는 매년 5월이면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들지만, 물량 부족으로 다 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국의 수박 중간상인들이 앞다퉈 우곡수박 물량을 선점하는 바람에 택배 판매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이처럼 물량이 달리면서 7㎏짜리 개당 가격은 지난해보다 2000원 오른 2만 3000원 정도에 팔렸다. 낙동강 사질토에서 벌을 이용한 수정 등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되는 우곡수박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로 이름나 있다. 육질이 아삭하며 당도(13도)와 영양가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정진상 고령군농업기술센터소장은 “수박농사는 내부 온도가 40도를 훌쩍 넘는 하우스에서 6개월 정도 고된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탓에 고령화된 수박 재배농가들이 속속 농사를 포기 또는 축소해 머지않아 명맥이 끓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고령군은 지난해 인구 3만 2969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9380명으로 28.5%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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