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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지사 ‘여배우 의혹’ 관련 김어준 · 주진우 조사 방침

    이재명 지사 ‘여배우 의혹’ 관련 김어준 · 주진우 조사 방침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배우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기자를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바른미래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지사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 김씨와 주 기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지사의 여배우 관련 의혹을 폭로한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주진우,김어준 그리고 정봉주 전 의원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이 지사와 배우 김부선씨의 관계 등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과 조사 날짜를 조율하는 단계로 아직 소환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는 방송토론 등에서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사실과 배우 김부선 씨를 농락한 사실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을 들어 이재명 지사를 고발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 유엔의 북 식당 종업원 탈북 의혹 규명 요구 따라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년 전 한국으로 집단 탈출한 중국 내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 여종업원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촉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특히 일부 여종업원들을 면담한 결과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여종업원들이 순수하게 자의로 탈북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강력 시사한 것이다. 여종업원 집단 탈출은 관련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기획탈북’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가 이들의 한국행을 알린 건 2016년 4·13 총선을 엿새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한국으로의 탈출을 원한 식당 지배인이 현지 국가정보원 요원의 요구에 따라 여종업원들을 협박해 탈출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달 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다음주 고발인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북한도 연초부터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이 문제를 연계하는 등 남측을 압박하고 있다. 통일부는 킨타나 보고관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탈북 종업원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입국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곤혹스러움은 이해한다. 전임 정부에서 벌어졌더라도 기획탈북이 사실이라면 국가권력이 앞장서 이들을 납치하는 중대한 국제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엔 차원에서 진상규명 요구가 나온 만큼 정부는 킨타나 보고관의 권고대로 독립적인 기구를 꾸려 여종업원들의 한국행과 관련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를 국내외에 공개해야 한다. 남북 화해 구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도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이들의 한국행이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북풍공작’으로 드러난다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를 제기한 측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 기획탈북 여부와 상관없이 여종업원들의 북한 송환 여부는 보고관이 강조한 대로 그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종업원들이 킨타나 보고관에게 했다는 “딸처럼, 가족처럼 생각하고 이 문제에 접근해 달라”는 요청은 우리에 대한 호소이기도 하다.
  • “조선일보, 방 사장 아들과 장자연 통화내역 빼내려 했다”

    “조선일보, 방 사장 아들과 장자연 통화내역 빼내려 했다”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고 장자연씨 성접대 사건’ 재조사에 나선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조선일보 방 사장의 아들과 장씨가 수차례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과정에서 조선일보 측이 경찰을 상대로 이 통화기록을 빼내려 한 의혹도 제기됐다. 10일 KBS 보도에 따르면 장씨는 숨지기 전 자필로 쓴 문건에 “소속사 대표가 조선일보 방 사장님 아들과 술자리를 만들어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고 적었다. 당사자로 지목된 방씨는 장씨가 숨지기 5개월 전 룸살롱에서 만났지만 누구인지도 모르고 일찍 자리를 떠났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결국 내사종결 처리됐다. 그러나 대검 진상조사단은 당시 “방씨와 장씨가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는 조선일보 측 핵심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KBS는 전했다. 조사단은 조선일보 모 간부를 통해 “해당 통화내역을 경찰 수사기록에서 빼내기 위해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씨 측은 입장을 묻는 KBS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에 대해 조선일보 측은 KBS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통화를 한 사실이 없는데 내역을 빼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명백한 오보”라며 “경찰을 상대로 해당 통화기록을 빼달라고 했다고 한 바가 없다. 조선일보가 당시 경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바 없다”는 설명을 전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년 만의 종부세 변심 기재부, 정권 따라 극에서 극으로

     “종부세제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다. 우리의 소득대비 보유세 실효세율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낮은 보유세 부담은 공평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득의 양극화, 공정한 보상체계 훼손, 비효율적 자원배분 문제 등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위 두 문장은 종부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과 극이다. 하지만 모두 기획재정부에서 내놓은 공식자료에 들어있는 표현이다. 앞 문장은 2008년 9월, 뒷 문장은 2018년 7월이라는 시차가 있을 뿐이다. “조세원칙과 일반적인 보유세제 원칙에 맞지 않는 종부세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던 기재부는 10년만에 “부동산가격 대비 보유세 부담이 낮다. 과세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180°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10년 전 기재부는 “조세원칙과 일반적인 보유세제 원칙에 맞지 않는 종부세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를 언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의 주택분 종부세 최고 세율 1%도 소득수준을 감안할 경우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가 강력한 감세정책을 추진하면서 종부세 개편을 공언하던 시기였다.  기획재정부가 출범한 것은 10년전인 2008년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을 하면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한 결과였다. 강만수 초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세제실장과 재산소비세정책관 등 관련 간부들을 교체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증언했다. “참여정부에서 종부세 업무를 담당했다는 직원에게 강 전 장관이 면전에서 ‘나쁜 사람이구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그 직원을 아끼던 고위관계자가 그냥 두면 안되겠다 싶으니까 얼른 해외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소나기를 피할 수 있었다.”  기재부는 2008년 9월 23일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주택 과세기준금액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 과표기준과 세율을 인하하며, 공정시장가격으로 가격평가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별도합산토지 과세표준은 인상하고 세율은 낮췄다. 중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고 단일세율 혹은 낮은 누진세율 체계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사실상 종부세 무력화라고 평가할 만한 수준이었다.  당시는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 위헌여부를 다투던 중이었다. 2007년 3월부터 4차례, 그리고 2008년 8월에도 헌법재판소에 종부세가 합헌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던 기재부는 2008년 10월에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종부세가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냈다. 기재부와 국세청이 위헌론과 합헌론으로 맞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헌법재판소는 그해 11월 종부세가 재산세나 양도소득세와 중복과세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반면 세대별 합산과세는 위헌으로 결론내렸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는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스캔들을 일으켰다. 강 전 장관은 헌재 판결이 나기도 전에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판결결과를 “부분위헌”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거기다 기재부 실무자가 헌법재판관과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계기로 국회에선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조사했다. 헌재의 비협조로 사건의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당시 기재부 세제실장 등이 헌법연구관 등을 네 차례 방문하여 수정 의견서를 설명하고 관련 통계자료도 제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 무력화를 무력하게 지켜봐야 봤던 문재인 대통령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기재부는 “실거래가 대비 종부세 과세표준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자산 양극화에 따른 소득 양극화와 부동산선호현상을 해소해 부의 편중현상을 완하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양승태·김명수 대법원,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김명수 대법원’의 은폐 의혹으로까지 일파만파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상고법원을 반대하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사찰하는 등 유무형의 압박을 가하고, 김 대법원장이 꾸린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은 이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의 재산과 수임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은 하 전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했다. 특정 언론에 하 회장의 취임 전 수임 사건 처리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해 비판 기사가 게재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변호사들의 업무를 무력화하기 위해 변론기일 연기 금지 등 조직적인 훼방도 이뤄졌다. 이는 국민 기본권인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하는 등 일반 국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한 만행과 다름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은 변협 압박 문건을 확인하고도 관련자 조사나 문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 또한 관련 보고를 받고도 해당 사안에 대해 윤리감사실 등에 진상조사 등 추가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이 특별조사단의 조사 범위가 아니라서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민간인 사찰이라는 엄연한 범죄 혐의에 대해 사법부가 손 놓고 있었다는 점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디가우징(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게 삭제하는 것)된 것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는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된 것도 사법개혁의 수장이어야 할 김 대법원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제 김 대법원장은 다음달 2일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선수(57·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와 노정희(54·19기) 법원도서관장, 이동원(55·17기)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임명제청했다. 재야 법조인과 여대 출신 법조인 등을 추천해 ‘서울대·50대·남성’이라는 구도가 허물어지고, 법원행정처 출신이 대법관으로 직행하는 관행도 개선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의 과도한 ‘양승태 구하기’가 계속되는 한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명수 대법원은 지금이라도 검찰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핵심 자료들을 빠짐없이 제출해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법원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 檢 ‘장자연 사건’ 결국 재조사…수사 은폐·축소 의혹 살핀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2일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 4건의 과거 사건에 대해 수사 축소·은폐나 검찰권 남용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고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최근 전직 조선일보 기자 A씨가 기소되면서 진상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사위는 이날 대검 진상조사단의 사전 조사 결과를 검토한 끝에 장씨 사건을 비롯해 ‘용산 참사’,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등 4건을 대상으로 본조사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검찰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사전조사 작업이 끝나면 본조사 단계에선 검찰 이외에 다른 기관 기록까지 검토하며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다. 다만 과거사위는 사전조사 대상 사건 중 하나였던 ‘춘천 강간살해 사건’은 법원 재심 절차를 통해 진상 규명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재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장씨는 2009년 3월 기업과 언론사,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은 장씨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폭행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고 나머지 성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과거사위는 지난 5월엔 공소시효가 임박한 A씨에 대해 재조사를 권고했다. A씨는 2008년 8월 5일 장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의 생일파티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당시 수사를 맡았던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파티 동석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과거사위는 이날 장씨 사건에 대한 본조사를 권고하며 “문건에 명시된 ‘술접대’ 등 강요가 있었는지, 이와 관련한 수사를 고의로 하지 않거나 미진한 부분이 있었는지,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등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진상조사 참여 않는 학폭위…자료만 보고 퇴학까지 결정

    학폭 사건을 경험한 학부모들은 십중팔구 학폭위에 불만을 쏟는다. “아이에게는 운명이 걸렸는데, 학폭 위원들은 사건이나 제대로 파악하고 들어오는지 의문”이라고 불신한다. 학폭위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이유다. ●회의 두 시간 전 ‘대타’ 위원 참석도 학폭법에 따라 학폭위는 5~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과반수는 학부모 대표가 반드시 맡아야 하는 대목부터 문제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점 말고는 학폭위의 자치적 기능을 담보할 전문성은 크게 부족하다. 학폭위는 1호 처분(서면사과)에서부터 9호 처분(퇴학)까지 막강한 심의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도 위원들은 사건 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학폭위 전 단계에서 전담 교사가 피해·가해 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학폭 전담교사의 조사가 공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학부모 위원이 갑자기 불참하면 ‘대타’가 긴급 투입되기도 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폭위 개최 2시간 전에 정족수를 채워 달라는 부탁을 받아 영문도 모르고 앉았다가 의결권을 위임하고 그냥 나왔다”면서 “선처를 호소하며 우는 학생들을 보면서 이렇게 주먹구구로 처벌해도 되는 것인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니 대부분 어머니인 학부모 위원들은 감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나 경찰관이 학폭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으나 지켜지기는 쉽지 않다. 한 학폭 담당 교사는 “사건을 미리 충분히 숙지해서 학폭위에 꼬박꼬박 시간 맞춰 참석할 변호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생업에 쫓겨… 가해·피해 부모 참석 못 하기도 학생들 사이에는 “학폭위에도 무전유죄”라는 냉소가 나돈다. 경찰관 등 외부 위원들의 일정에 맞춰 열리는 학폭위에 생업이 바쁜 가해자 학부모는 제때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동의서 한 장으로 대신하면 학폭위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고 끝나기도 한다. 10여명의 위원들 앞에서 10대 학생이 자기방어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의도 하기 전에 학생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는 학폭위 진행 방식도 큰 문제다. “일정 기준 없이 학부모 위원들이 학생부에 기록될 징계 수위를 다수결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sjh@seoul.co.kr
  • 문화계 블랙리스트 130명 수사·징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 직원 130명에게 수사의뢰·징계 권고가 내려졌다. 검찰 수사와 대대적인 내부 감사가 불가피해 문체부 내부에서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민관 합동 전문가들로 구성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연루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의 징계 및 수사 의뢰 명단을 확정·의결하고 28일 문체부에 통보했다. 진상조사위는 문체부 현직 고위 공무원과 기관장 등 26명에 대한 수사 의뢰 권고를 결정했다. 행위 시점 기준으로 문체부 9명, 청와대 2명, 국가정보원 2명, 해외문화원 2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3명, 영화진흥위원회 3명, 국립극단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1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출판문화진흥원 2명 등이다.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104명은 징계 권고 명단에 올랐다. 문체부 45명, 지방공무원 3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3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4명,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2명,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4명, 한국출판문화진흥원 1명, 한국예술인복지재단 2명, 국립극단 3명, 영화진흥위원회 14명, 한국영상자료원 2명 등이다. 진상조사위 전날 회의에서는 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문체부 측에서 3명이 참석했는데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이번 주 내 점검팀을 만들고 조사 계획을 세운다. 이원재 진상조사위 대변인은 “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해 문체부의 징계가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찰 “MB에 노무현 퇴임 후 활동 동향 보고” 확인

    “좌편향 인권위원 걸러내야” 조언 우파단체·탈북자 등 여론전 활용 “깊이 반성”… 130건 수사 의뢰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보 경찰이 ‘좌파 세력 무력화’ 방안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시민단체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경찰청 정보국이 ‘현안 참고 자료’라는 제목으로 작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412건의 문건 목록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상조사팀에 따르면 경찰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며 경찰청장에 대한 경고를 권고한 일을 두고 ‘좌편향 인권위에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특히 인권위 사무처에서 좌파 성향 직원들을 감축하고, 후임 인권위원 인선 때 이념적 편향이 있는 이들을 걸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우병 촛불집회와 4대강 반대 등의 현안을 계기로 온·오프라인에서 좌파 세력이 결집하니 부처별로 여론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우파 단체와 탈북자, 누리꾼 등을 여론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대책도 보고됐다. 시민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실태를 재점검해 좌파 성향 단체는 철저히 배제하고 보수 단체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문성근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운동 등 ‘범좌파 세력’의 최근 동향과 견제 방안을 담은 보고서도 작성됐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이념 편향 행보’를 견제할 방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기 위한 대책 등도 작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정보 경찰은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개설해 활동한다는 동향 보고서도 생산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관련 문건은 목록만 있고 원본은 없었다. 진상조사팀은 불법 사찰과 정치 관여 소지가 있는 문건 130여건을 경찰청 수사국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검찰이 현재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점을 고려해 검찰과 협의를 거쳐 수사 주체를 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전하지 않은 문건 3400여건을 지하 2층 ‘다스 비밀창고’에서 발견했다. 진상조사팀은 당시 경찰청 정보국과 청와대 파견 직원 등 대상자 340여명 가운데 퇴직 후 연락이 닿지 않거나 조사에 불응한 이들을 제외한 270여명을 서면 또는 대면 조사했다. 경찰청 정보국은 “경찰이 인권 보호와 정치적 중립의 가치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국민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면서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찰, 영포빌딩에서 발견한 경찰 문건 수사의뢰

    경찰, 영포빌딩에서 발견한 경찰 문건 수사의뢰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영포빌딩에서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 문건이 다수 발견된 가운데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인 경찰이 정치 관여·불법 사찰 등 소지가 있는 문서 130건을 경찰청 수사국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청 영포빌딩 관련 진상조사팀은 27일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국 근무자 및 청와대 파견자 340명 가운데 270명을 대면 조사하고 정보국 등에 대해서는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진상조사팀이 경찰청 수사국에 수사의뢰한 문건은 총 130여건이다. 기존에 언론에 보도된 문건과 제목이 동일하거나 내용이 유사한 문서는 16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치 관여, 불법 사찰 등 문제 소지가 있는 내용의 문서 50여건은 이 전 대통령에게 ‘현안 참고 자료’라는 제목으로 작성해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진 않은 일상적인 문건이지만, 정치 관여·불법 사찰로 의심되는 정보국의 작성 문서 70여건도 수사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된 것 중 제목이 동일한 것도 있고, 제목과 관련된 내용이 그대로 내용에 반영된 문건도 있다”며 “예를들어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보고 문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팀은 정보국 관계자 340명 가운데 70명은 제외하고 270명을 조사했다. 70명은 퇴직을 했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진상조사팀은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국장이던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철규 의원, 청와대 치안비서관은 지낸 같은 당 이만희 의원 등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작성된 보고서에 작성자나 보고한 사람 이름은 기재돼 있지 않고 본인이 만들었다고 진술한 사람은 없었다”며 “10년이 지난 사안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찰청 수사국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과 협의해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잡을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낡은 관행’을 타파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문건 작성 경위,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이어지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인규 “원세훈이 검찰총장에 직접 전화 걸어 ‘논두렁 시계’ 보도 제안” 

    이인규 “원세훈이 검찰총장에 직접 전화 걸어 ‘논두렁 시계’ 보도 제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는 국가정보원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인규 전 부장은 25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을 당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헙 회장으로부터 고급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은 이로부터 일주일쯤 뒤인 2009년 4월 22일 KBS에 보도됐다고 이인규 전 부장은 전했다. 이인규 전 부장은 보도가 나가던 날 저녁 원세훈 전 원장의 고등학교 후배인 김영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 등과 식사 중이었고, 보도를 접한 뒤 욕설과 함께 원세훈 전 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이인규 전 부장은 “(국정원 간부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야단을 쳐서 돌려보냈는데도 결국 이런 파렴치한 짓을 꾸몄다. 정말 나쁜 X이다. 원세훈 원장님은 차관님 고등학교 선배 아니냐. 원세훈 원장에게 내가 정말 X자식이라고 하더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의 2009년 5월 13일 SBS 보도 역시 국정원의 소행으로 의심하다고 이인규 전 부장은 언급했다. 이인규 전 부장은 “검찰이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그 동안의 보도 경위를 확인해봤다. 그 결과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국정원의 행태와 SBS 보도 내용, 원세훈 전 원장과 SBS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인규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관련 보도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저를 포함한 검찰 누구도 이와 같은 보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규 전 부장은 ‘논두렁 시계’ 등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보도를 자신이 기획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해 11월에도 ‘국정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원장의 뜻이라며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거절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인규 전 부장은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이인규 전 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미국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포착돼 국내 소환 여부에 다시 관심이 모아졌다.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지난해 이 문제를 조사한 결과, 국정원 간부들이 이인규 전 부장을 만나 시계 수수 건을 언론에 흘려줘 적당히 망신을 주는 선에서 활용해달라고 언급한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언론플레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SBS는 “‘당시 SBS의 보도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던 종전 주장에 아무런 구체적 근거가 없고 순전히 자신의 추정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이인규 전 부장이)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SBS는 “지난해 언론단체와 SBS 시청자 위원, 언론노조 SBS지부 등이 참여한 ‘논두렁 시계’ 보도 경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사안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지만 역시 어떠한 국정원의 개입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SBS는 “‘원세훈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통해 SBS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데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성 1호, 무거운 짐이었다”····검찰 유리천장 깬 조희진이 남긴 한마디

    “여성 1호, 무거운 짐이었다”····검찰 유리천장 깬 조희진이 남긴 한마디

    ‘사상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18일 검찰을 떠나는 심경을 밝혔다. 조희진 지검장은 “여성 1호라는 수식어가 무거운 짐이었으나 절제와 균형을 쥬지하고자 노력했다”거나 “유리천장을 깨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조희진 지검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30여년 가까이 검사로 재직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프로스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며 “처음 검사를 시작할 때, 어느 누구의 권유나 조언 없이 검사가 되고 싶어서 검사가 되었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지검장은 “의도하지 않은 첫 여성, 여성 1호라는 수식어가 계속 따랐고, 여성이 검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제 능력 이상으로 국민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돌이켜보면 여성 1호, 최초라는 수식어가 제게는 무거운 짐이고 부담이었으나, 절제와 균형을 유지하고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내 여성 1호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유리천장을 깨려고 노력했고, 60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장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지검장은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미투’ 이후 출범한 성추행진상조사단 활동과 관련해선 “많은 반대와 이견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직 내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직권남용으로 기소하였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누가 뭐라 하여도 조사단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열과 성의를 다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재판 과정”이라며 “함께 협력하여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 제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는 발길이 무겁다”고 밝혔다.조 지검장은 “여성 대표성의 필요성에 대하여 나름대로 의견을 피력하려고 노력했지만 검사라는 공직자의 신분으로서는 한계가 있었다”고 아쉬워 하면서 “제가 못 이룬 과제는 후배 여성 검사들이 곧 이루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조 지검장은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 성신여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임관했다.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검찰국,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5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됐다. 지난 1월에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아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조사를 지휘했다. 검사장급 인사를 앞두고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재판 거래’ 후속조치 위한 긴급간담회

    김명수 대법원장, ‘재판 거래’ 후속조치 위한 긴급간담회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긴급간담회를 연다. 대법관 12명의 의견을 듣고 후속조치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오후 4시 대법원에서 고영한 선임 대법관 등 12명의 대법관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다. 이번 사태의 후속조치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법부 안에서도 ‘검찰 수사 대신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엄정한 책임추궁을 위해 사법부 차원의 검찰고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법관들의 의견이 김 대법원장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들은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선 모두 공감하지만 후속대책을 두고는 여러 의견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시민단체 등이 관련자들을 고소·고발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사법부 차원의 추가적인 검찰 고발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자료 제출 등을 통해 형사 절차에 협조하는 방향을 택할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또 전날 전국법원의 대표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채택한 선언문 내용을 고려해서 대법관들이 김 대법원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대표판사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형사 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반면 대법관들이 사법부의 자체적 해결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사법부 내에서 발생한 일을 검찰 수사에 맡기면 사법부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의 의견을 들은 뒤 북미정상회담과 제7회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는 14일 이후에 최종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차성안 판사, 법관대표회의 맹비난 “정무적 판단이 판사 회의에 어울리나?”

    [단독]차성안 판사, 법관대표회의 맹비난 “정무적 판단이 판사 회의에 어울리나?”

    판사 사찰 피해자인 차성안(41·사법연수원35기) 사법정책연구원 판사가 전국법관대표회의 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차 판사는 법관대표회의에 대해 “정무적 판단의 말들만 오가는 것이 판사들의 회의에 어울리는 모습이냐”며 “결론은 또 얼마나 정무적이고 타협적인가. 법원장 간담회의 의견수렴 내용과 논리구조가 참 닮았다”고 비판했다.차 판사는 12일 새벽 4시쯤 본인의 페이스북에 “검찰 고발이 없다고 수사 안하는 것도 문제지만, 공무원의 고발의무에 대한 형사소송법 제234조 제2항 규정을 (법관 대표가) 언급조차 안하는 것에 놀랐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단 한명도 형사소송법상 고발의무라는 법리적 검토에 기반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 고발시 재판할 때 눈치안 볼 수 없고 그래서 재판 독립 침해라는 법관관료화의 자기고백을 당당히 하며 재판 맡을 동료판사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논리를 서슴없이 내세우는 것을 보고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차 판사는 전날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법관대표회의를 의장 허가 아래 방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대표회의는 수사 촉구라는 말 대신 형사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의결했다. 형사소송법 제234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고 돼있다. 이에 대해 차 판사는 대법원장이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해석해 고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판사는 “판사답게 형법, 형사소송법 규정과 법리에 기반한 토론에서 시작하기를 요청했는데 실패다”며 “(대법원장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일이 아니다. 법원장 간담회와 법관대표회의가 반대하더라도 민주적 정당성을 대통령과 국회로부터 부여받은 대법원장이라면 법관들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법대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판사는 고발의무를 지는 자가 아무도 없는 현실에 대해 직무유기라고도 지적했다. 대법원장의 고발이 없으면 자신이 고발할지 고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차 판사는 “판사도 법대로 안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법대로 살라며 법위반을 단죄할 자격이 있나”고도 물었다. 차 판사는 마지막으로 “수사 촉구가 안된다면 형사처벌 문구라도 넣어 수사 필요성을 남겨 놓으려고 노력한 대표 법관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저와 생각이 다르고, 저는 제 길을 가야 할듯 하다”고 글을 끝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이드라인 우려·거부감에… ‘수사 촉구’ 문구 빠졌다

    가이드라인 우려·거부감에… ‘수사 촉구’ 문구 빠졌다

    수사 관련 안건만 2시간 격론 “국민에 사죄… 책임 추궁 필요, 대법원장 직접 고발은 부적절” 김명수 “대법관 의견도 듣고 결정”전국법관대표회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판사 사찰과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촉구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이 아니라, 수사가 필요하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의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간 취합한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후속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각급 법원 대표판사들은 11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임시회를 열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법관대표회의는 “법관으로서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주권자인 국민의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 및 법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실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의결했다. 최초 의안에는 ‘수사’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결국 ‘형사 절차’라는 말로 바뀌었다. 수사라는 문구에 거부감을 가진 판사들이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인다. 3개 이상의 수정안을 놓고 투표한 뒤 다수결에 의해 최종 선언문이 결정됐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수사는 법원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하는 것이어서 수사를 촉구한다고 할 경우 (수사기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같아서 뺐다”며 “또 영장 재판을 하는 법원 입장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의 형사상 조치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 이 관계자는 “대법원장이나 행정처가 주체가 돼 형사 조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미 (검찰에) 고소·고발이 충분히 이뤄져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문건 410건에 제출 요구와 영구 보존 안건은 다음 임시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법관대표회의 소속 판사 119명 중 1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임시회는 초반부터 일부 판사들이 사법행정권 남용이 없었다는 등 안건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고,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로 격론을 벌였다. 특히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놓고서 2시간 넘게 논쟁이 이어졌다. 한 부장판사는 “수사 관련 안건만 2시간 넘게 토론을 했다”며 “수정된 정도가 아니라 내용이 아예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전국에서 다양한 기수의 판사들이 모인 만큼 세부 문구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격론이 오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퇴근길에 “법관대표회의 결과에, 종전에 그랬던 것처럼 대법관 의견까지 마저 듣고 심사숙고한 다음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차담회 형식의 간담회를 열어 대법관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앞서 출근길에는 국정조사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국정조사) 역시 여러 가지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화여대 학생들 “성추행 교수들 즉각 파면하라”

    이화여대 학생들 “성추행 교수들 즉각 파면하라”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성추행 의혹으로 ‘파면 권고’ 처분을 받은 음악대학 교수와 조형예술대학 교수의 징계와 파면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해방이화 제50대 중앙운영위원회는 11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징계위원회 소집과 두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이화여대 성희롱심의위원회(성심위)는 지난달 1일 진상조사와 성희롱 심의를 받은 음악대학 관현악과 S교수와 조형예술대학 K교수에게 파면권고 처분했다. S교수는 지난 3월22일 이화여대 교내에 ‘음악대학 관현악과 성폭력 S교수 선생 자격 없다’는 제목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성명서가 붙으면서 논란이 됐다. 이화여대 음악대학 관현악과 S교수 성폭력사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이화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는 S교수가 지도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들의 외모평가 등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건강상의 이유, 자세 교정, 악기지도를 빌미로 여학생 가슴 언저리나 골반 부근을 만지거나, 상의에 손을 넣어 브래지어 끈을 조절하는 등 성추행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K교수도 학과 MT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하거나 지인의 성추행을 방조했고,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K교수는 ‘파면’이라는 성희롱심의위원회 결과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끝내 파면권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성심위가 파면권고를 한지 41일이 지났음에도 학교는 두 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조차 소집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운영위는 “성폭력 사건이 가시화된 지 몇달이 지났고, K교수와 S교수에게 파면 권고가 내려졌음에도 학생들은 여전히 교원징계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학생들은 징계위 현황을 공유받지 못한 채 종강을 맞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면 이후에도 가해교수는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요구할 수 있고 피해학생에게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고, 언제든지 제2의 K교수·S교수가 생길 수 있는데도 학생은 징계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는 ‘정관상 이유’로 교원징계위에 학생위원이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원징계위 즉각 소집 △K교수와 S교수의 파면을 골자로 한 요구안과 학생 3000인 서명서를 이화여대 총장실에 전달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주장과 달리 이화여대는 두 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를 이미 소집한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성심위의 파면권고를 받고 곧바로 인사위를 소집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았다”며 “교원징계위도 이미 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학교 규정상 교원징계위의 소집과 진행과정 사항은 모두 대외비”라며 “징계위의 최종 결과가 나오면 지체없이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꼬리만 자르고 끝난 국정교과서 진상 조사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내놓았지만,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교육부는 어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교육부 고위 공무원 등 17명을 검찰에 최종 수사 의뢰했다.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직권남용과 위법·부당 행위 혐의가 있다고 파악된 이들이다. 그러나 국정화의 핵심 책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무엇보다 황우여·이준식 전 교육부 장관 등은 끝내 검찰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대신 교육부 장관의 지시를 이행한 교육부와 산하 기관 공무원 6명을 징계한다고 하니 “머리는 놔두고 꼬리만 잘랐다”는 지적이 쏟아질 만하다. 교육부의 이 조치는 지난 3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를 검토한 최종 결과다. 조사위 권고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비서실장, 황 전 장관 등이 수사 의뢰 대상이었다. ‘몸통’들을 결국 제외한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조사위가 수사권이 없어 교육부 직원들만 조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윗선은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이 말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국민은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발맞춘 교육부 장관들이 여론의 거센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국정 교과서를 밀어붙인 사실을 다 알고 있다. 특히 80%의 반대 여론은 안중에 없이 권력 입맛 맞추기에 골몰했던 책임이 황 전 장관에게 있다. 황 전 장관은 역사 교과서 비밀 TF가 들통났는데도 국정교과서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되레 쐐기를 박고, 보수단체를 동원해 학술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교육부의 이런 용두사미식 조치로는 나라를 발칵 뒤집었던 국정교과서 사태의 단죄는 물론 재발 방지도 요원하다. 교육부가 국정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백서를 발간한다지만, 교육부 장관 등 핵심 책임자 처벌이 빠진 상태라면 한낱 종이 조각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법적 근거도 없이 논란을 되풀이하는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을 폐기해야 마땅하다. 국정 체제인 초등 사회(역사) 교과서를 검정제로 바꾸고, 교육부 장관의 권한을 줄인 인정제와 자유발행제 교과서로 바꿔 나가야 한다. 역사 교육에 권력이 개입하는 야만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이제는 교육부가 그 숙제를 반드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 38년 만에야…5·18 계엄군 성폭력 진상 밝힌다

    38년 만에야…5·18 계엄군 성폭력 진상 밝힌다

    인권위·여가부·국방부 공동조사단 출범 10월까지 피해 입증·피해자 지원 활동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선다.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국방부는 8일 3개 기관 합동으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조사단은 공동단장인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과 이숙진 여가부 차관을 비롯해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활동 기간은 오는 10월 31일(146일간)까지다. 조사단 업무는 크게 피해 조사와 피해자 지원으로 나뉜다. 먼저 인권위는 군 내외 진상조사를 총괄하며 피해 사실 입증에 나선다. 국방부는 인권위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노수철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60만 쪽에 달하는 5·18 관련 자료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국방부도 인권위가 주도하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피해 신고 접수를 총괄한다. 또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등과 연계한 심리상담, 가족상담, 심리 치유 프로그램, 의료 지원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 치유에 나선다. 아울러 조사단은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 조력인단을 꾸려 피해자 사생활 보호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최종 보고서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이관해 종합적인 진상 규명과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신고는 공동조사단 본부, 서울 중부해바라기센터, 광주해바라기센터, 인권위 광주인권사무소를 비롯해 인권위, 여가부,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박근혜·김기춘 빠진 국정교과서 17명 수사 의뢰

    박근혜·김기춘 빠진 국정교과서 17명 수사 의뢰

    진상위 권고한 25명보다 대폭 줄어 이병기·김상률·김관복 등은 포함 “교육 적폐청산 용두사미” 지적도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교육 적폐’였던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진상조사가 청와대·교육부 공무원 등 17명을 수사 의뢰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틀 만에 국정교과서 폐기를 지시하며 ‘적폐 청산’에 나선 지 1년여 만이다. 하지만 ‘국정화 총감독’으로 지목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수사 의뢰 대상에서 빠져 “용두사미로 끝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8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 조사 내용을 담은 242쪽짜리 백서를 내며 “국정화 추진 때 심각한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민간인 17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 대상자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관복 전 청와대 비서관과 국정교과서 홍보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피력했던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비서실장, 서남수·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 등 윗선은 수사 의뢰 대상에서 빠졌다. 앞서 사학자·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25명을 수사 의뢰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하면서 박 전 대통령 등을 포함시켰다. “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의 청와대가 기획하고, 교육부가 손발이 돼 벌인 농단”이라는 게 진상조사위의 결론이었다. 교육부 측은 조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등이 직접 지시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가 현직 교육부 공무원 등만 조사할 수 있었고 휴대전화 통화 목록, 업무 수첩 등은 압수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진상조사위는 국정화 관여자를 폭넓게 수사하길 바란 것 같다”면서 “하지만 장관은 공적 책임감 속에 대상자를 추리다 보니 다소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변호사는 “검찰 수사나 감사를 벌이면 박 전 대통령 등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과정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수사 의뢰를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수사 의뢰 기준으로 본 위법행위는 ▲국정화 찬성 학자에게 정부의 학술 연구 지원을 몰아주고, 반대 학자는 배제한 ‘블랙·화이트 리스트 작성’(직권남용) ▲국정교과서 홍보물 방영 계약을 하면서 ‘광고’가 아닌 ‘협찬’ 방식으로 진행(업무상 배임 등) ▲관변단체를 동원해 사학자들이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하려는 현장에 난입시키거나 국정교과서 지지 광고를 신문에 싣도록 압력(직권남용 등)을 가한 혐의 등 3가지다.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교문수석 등은 관변단체 동원 등을 직접 기획한 증거가 있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또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공무원 6명에 대해 인사혁신처에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역사교과서 정상화 추진단 부단장을 맡았던 교육부의 박성민 국장과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 단장이었던 오석환 국장은 행정상 중징계를 요구하고, 과장·팀장급 이하 산하기관 직원 4명은 경징계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위가 징계를 요구한 10명 중 가담 정도가 경미한 4명은 빠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 활동 때) 정책 결정권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정부 방침을 따랐을 뿐인 중·하위직 공직자들에게는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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