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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준용 제보 조작’ 내분… 벼랑 끝 국민의당

    檢, 이준서 前최고위원 출금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사건이 국민의당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 ‘메가톤급 폭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작을 시인한 국민의당은 지난해 2월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조작에 가담한 당원과 전 최고위원이 모두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만큼 안철수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뜨겁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27일 “검찰, 나아가 특검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해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로 했다. 전날 국민의당은 검찰에 체포된 당원 이유미씨가 청년위원장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조작된 제보 내용을 보고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이를 사실로 믿고 윗선에 보고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씨와 이 전 최고위원 모두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검찰 수사는 이씨의 개인적 범행인지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시 당 대표였던 박지원 의원은 “전혀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내용도 몰랐다”면서 “(안 전 대표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를 받고 취업했다는 의혹은 지난 2007년에 이어 2012년 대선 때도 당시 여당 쪽에서 제기했었으나 사실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세에 몰린 국민의당은 정국 돌파용으로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제보 조작 사건을 동시에 다루는 특검 카드도 꺼내 들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특검에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고도의 물타기 전략”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힘을 받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청와대도 전날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만큼 특별히 할 말이 없다. 고소 철회는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선에 그쳤다. 대선 패배 이후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도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새 정치’를 표방해 온 안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공작 정치’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해 보인다. 창당 이후 줄곧 노출됐던 안철수계와 호남계의 ‘어정쩡한 동거’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과의 통합론 등 정계 개편으로 비화될 여지도 충분하다. 당장은 오는 8·27 전당대회, 궁극적으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고비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이날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검찰은 전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씨를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이씨는 조작 사실 등 혐의 일부를 시인하고 독자 판단에 의한 범행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당시 의혹 폭로에 관여했던 국민의당 관계자들도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실체 규명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다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관영 “이유미 제보조작, 안철수는 몰랐을 것 확실해”

    김관영 “이유미 제보조작, 안철수는 몰랐을 것 확실해”

    “제보 조작 수준급‥모두가 믿을 수 밖에 없어”“박지원 의원 ‘둘 다 특검’ 발언은 부적절” 국민의당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당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김관영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몰랐을 것”이라고 27일 단언했다.김 의원은 이날 YTN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지금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책임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당시 선대위원장이나 선대본부장,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은 이용주 의원도 제보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오늘 밝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는 더더욱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일단은 다 면담하고 얘기할 생각”이라며 ‘안 전 대표도 면담 대상’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유미씨의 제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왜 알지 못했느냐’는 물음에 “당 검증 시스템에 취약한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이씨가 거의 사실처럼 믿게 만들 정도로 조작 자체를 상당히 완벽하게 했다. 그 사실을 전달받은 사람들로 하여금 믿을 수밖에 없게 한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당시 이미 밝혀진 것으로 상당한 의혹이 있는게 사실인 상황”이라며 “다만 그동안 밝혀진 것들이 좀 더 신빙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추가로 증거를 조작한 것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다. 특혜 입사 의혹 자체를 조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신빙성을 갖춰 더 많은 국민들이 믿게끔 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명심을 가진 이들이 가담했을 가능성 있다”면서 “제보가 조작된 것은 사실이나 특혜 의혹 자체는 검증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박지원 대표가 제보 조작 사건과 준용씨 입사 특혜 의혹을 모두 특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이 문제(제보 조작 사건)를 덮기 위해서 과거 (준용씨) 특혜 입사까지 걸고넘어지면서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 부분은 이 부분대로 철저하게 검찰 수사를 통해 밝히고, 과거 대선 과정에서 문제가 됐고 야당들이 문제 삼은 그 부분은 그 부분대로 적절한 시점에 밝힐 길이나 과정이 있으면 별도로 밝힐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의혹도 조사하라”…쌍끌이 특검 제안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의혹도 조사하라”…쌍끌이 특검 제안

    국민의당이 27일 허위제보 조작 파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른바 ‘쌍끌이’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특검 요구 외에도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정면돌파에 나섰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며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임명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과 증거조작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특검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문제제기가 조작된 제보에 근거한 것으로 드러나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준용씨를 둘러싼 일련의 특혜채용 의혹 자체는 아직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관련 특검은 야당이 추천했던 것처럼 여야가 특검에 합의해준다면 국민의당은 특검을 추천하지 않겠다”며 특검 명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특검을 고리로 준용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내세우면서 파문에 따른 부담을 덜어가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검 제안이 아직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박지원 전 대표도 CPBC 라디오에서 “제보가 조작됐다면 그것도 잘못이지만, 문준용씨의 채용비리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가 돼야 하기 때문에 특검에서 국민적인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는 했지만, 국민의당은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안의 전말을 신속히 파악하기로 했다. 특히 전날 체포된 이유미 당원 외에도 안철수 전 대표가 영입한 이준서 최고위원의 연루설도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이 당원은 최근 주변에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자료를 만들었다”고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제보조작을 실토하기 직전 이 전 최고위원에게 “지금이라도 꾸며낸 일이라고 털어놓자”고 호소했지만 묵살당했다는 정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 두명에 대해 “제명과 같은 출당조치는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은 전날 제보조작 사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놓은 데 이어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중이지만, 이미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한 호남 민심이 향후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 국민의당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죄어왔지만, 파문을 계기로 당분간은 동력을 잃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날 7월 임시국회 ‘4대 원칙’을 제안하며 여야가 조건없이 추경 심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국회 정상화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경환 측 “아들 성폭력 허위 비방한 한국당 의원들 고소”

    안경환 측 “아들 성폭력 허위 비방한 한국당 의원들 고소”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아들의 고교 재학시절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고소할 방침이다.안 전 후보자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공존의 이창환 변호사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를 사퇴한 안경환의 아들에 대한 명백한 허위사실을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등 10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했다”며 “일부 언론은 이를 사실 검증 없이 받아써 심각한 명예훼손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허위사실에 기반해 ‘남녀 학생 간 교제’를 ‘남학생의 성폭력’으로 허위 중상해 돌이킬 수 없는 명예훼손을 초래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곧 서류를 갖춰 고소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안 전 후보자의 아들이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안 전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에 아들의 퇴학을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영웅 대신 역적으로… 조선의 치욕 짊어진 ‘용기 있는 文人’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영웅 대신 역적으로… 조선의 치욕 짊어진 ‘용기 있는 文人’

    ‘용담(龍潭)과 구담(龜潭) 사이에 너럭바위가 있고, 그 위에 큰 바위가 둘러 있다. 바위에는 놀러온 사람들이 새겨 놓은 이름이 매우 많다. 내가 농담 삼아 “다녀간 사람들이 다투어 이름을 파면 기암괴석이 종국에는 온전한 모습을 보전하지 못할 것 아닌가” 하니 스님들이 합장하며 “가르침을 들었으니 어찌 마음에 새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여 웃었다.’백헌 이경석(1595~1671)이 효종 2년(1651) 금강산을 여행하고 남긴 ‘풍악록’(楓嶽錄)의 한 대목이다. ‘삼전도비문’(三田渡碑文)을 쓴 바로 그 이경석이다. 영의정을 지냈으니 명승지 바위에 이름을 새기는 제명(題名)을 주변에서 부추기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자연의 조화를 훼손해서야 되겠느냐’는 말로 손사래를 친다. 굳이 자신을 부각시키려 하지 않는 인생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병자호란 당시 봉림대군으로 청나라에 끌려가 8년 동안 볼모 노릇을 했던 효종은 즉위 원년(1650)부터 북벌(北伐)을 계획한다. 그런데 김자점 일당이 청나라에 밀고함에 따라 진상조사단이라 할 수 있는 사문사(査問使)가 왔다. 영의정 이경석은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고 의주 백마산성에 위리안치된다. 이듬해 백헌은 ‘영원히 벼슬에 등용하지 않는다’(永不敍用·영불서용)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명나라 선박이 평안도 선천에 정박한 사실에 청나라에 알려진 인조 20년(1642)에도 그랬다. ‘청을 섬기는 척하면서 명과 내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힐난이 이어졌다. 백헌은 극구 “명나라 잠상(潛商)이 몰래 정박한 것으로 조선 조정과는 무관하다”고 설득했다. 이경석은 결국 만주 봉황성에 구금됐고, 8개월이 지나서야 ‘벼슬 불가’ 조건으로 풀려났다. 이경석의 금강산 길은 일종의 위로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는 ‘평생토록 금강산을 꿈속에 그려보다 세속에서 헛되이 늙기만 했다’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돌에 새긴 글’로 훗날 잇달아 고초를 겪은 이경석이 금강산 바위에 이름을 새기지 않은 것은 잘한 일 같다. 삼전도비는 지금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공원의 서쪽 호숫가에 자리잡고 있다. 잠실역사거리에서 가까우니 아는 사람은 찾아가기 편하다. 그런데 초행길에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면 골탕을 먹을 수도 있다. 비석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진 것은 2010년이다. 하지만 기자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남쪽 석촌동 주택가의 옛 삼전도어린이공원으로 안내했다. 흔히 삼전도비라 부르지만 비석에는 ‘대청황제공덕비’(大淸皇帝功德碑)라고 새겨져 있다. 삼전도는 잠실의 나루터였다. 남한산성에서 항전하던 인조가 내려와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의 의식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치욕스러운 역사의 흔적이지만 우리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우여곡절도 많았다. 조선은 고종 32년(1895) 삼전도비를 땅에 묻는다. 갑오개혁 이듬해로 청일전쟁의 와중이다.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종주권’을 부인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다. 그런 일본이 대한제국 병탄 이후 1913년 다시 땅 위에 꺼내 놓는다. 의도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것을 1957년 당시 문교부가 주도해 땅에 묻었는데, 1963년 홍수 때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이때 사적으로 지정했다. 이것을 1983년 옛 삼전도어린이공원으로 옮겼다. 2007년 붉은 페인트로 비석을 훼손한 사건으로 우리가 이 비석에 갖는 복잡한 심경의 일단이 드러났다. 병자호란과 삼전도비는 당연히 ‘조선왕조의 치욕’을 상징하지만, 당대부터 ‘이경석의 치욕’을 상징하는 양 이미지 조작이 이루어진 것은 흥미롭다. 비변사는 당시 비문(碑文)을 지을 인물로 네 사람을 천거했는데, 인조의 간곡한 당부에 “글을 배운 것이 한스럽다”며 결단을 내린 것은 이경석이다. 그런 백헌은 두고두고 “오랑캐에 아부해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산 자(者)”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경석에게 ‘비문의 저주’는 삼전도비에 그치지 않았다. 신도비 파문은 그 이상이었다. 백헌은 현종 12년(1761) 세상을 떠났지만, 서계 박세당이 신도비 비문을 쓴 것은 숙종 28년(1702)이다. 당대 명필인 이광사의 글씨로 비석이 세워진 것은 영조 30년(1754)이니 그 사이 우여곡절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이경석의 무덤은 삼전도비에서 20㎞ 남짓 떨어진 판교신도시 너머 청계산 자락에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을 끼고 의왕으로 넘어가는 옛길을 따라가다 보면 표지판이 나타난다. 들머리에는 두 기의 신도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왼쪽의 옛 비석에서는 글자를 찾을 수 없다. 300년이 가깝다고 하지만 비문이 조금도 남김없이 깎여 나갈 세월은 아니다. 현종실록에 실린 백헌의 졸기(卒記)는 ‘집안에서 효성스럽고 우애로웠으며 조정에서는 청렴 검소하였다. 아래 관리에게 겸손하였고 옛 친구들에게 돈독하였다. 나랏일을 근심하고 공무를 받드는 마음이 늙도록 해이해지지 않았다’는 말로 시작한다. 하지만 ‘겸손 순종함이 지나쳐 기풍과 절개에 흠이 있었으니, 하찮게 평가되기도 하였다’고 했다. 사관(史官)의 평가 역시 후하다고 할 수는 없다.반면 박세당의 신도비 비문은 이경석의 넋을 위로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서계는 이경석을 봉황과 군자에 비유한 반면, 삼전도비문을 썼다는 이유로 백헌을 비난한 우암 송시열(1607~1689)은 올빼미, 불선자(不善者)로 규정했다. 송시열의 문인들이 들고일어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이들은 서계가 지은 ‘사변록’을 주희와 다른 해석을 했다는 이유로 흉서(凶書)로 규정했다. 다르지 않은 처지의 백헌 신도비 비문 역시 서계의 복권(復權)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경석 신도비는 건립 이후 오래지 않아 각자(刻字)가 갈려 나가고 땅에 묻힌 것 같다. 이후 오랫동안 우암을 추종하는 세력이 집권했으니 후손들도 손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검은 회색의 무자비(無字碑) 왼쪽에는 오늘날 두 기의 신도비가 나란히 서 있게 된 내력이 새겨져 있다. 그 내용은 ‘후손들이 1975년 새로운 몸돌(碑身·비신)에 비문을 새기고 흩어진 받침돌(臺石·대석)과 삿갓 모양 지붕돌(蓋石·개석)을 합쳐 신도비를 다시 세웠다. 1979년에는 땅에 묻혀 있던 몸돌을 파내 옛 신도비를 재건했고, 받침돌과 머릿돌도 다시 만들어 옛 신도비 오른쪽에 새로운 신도비를 세웠다’는 것이다. 병자호란 당시 항전의 현장인 남한산성과 치욕의 증거인 삼전도비, 삼전도비문에서 불행이 비롯된 이경석 신도비는 서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세 곳을 한데 묶으면 볼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훌륭한 역사기행 코스가 될 수 있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4개 법원 판사회의 ‘집단행동’… 공정한 조사 요구

    일선 판사들 주요안건 논의일부 법원 게시판 결의문 올려 조사 대상 행정처 차장 직무 배제 대법, 이인복 조사위원장 임명 대법원의 법관 부당 인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13일 서울중앙지법 등 일선 법원의 판사회의로 이어지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일부 법관은 판사회의 결과를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대법원은 대법관을 지낸 이인복(61·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진상조사를 요청해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진상조사 대상이 된 임종헌(58·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대법원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이 최근 현안의 진상규명을 위해 이 석좌교수에게 명확한 진상조사를 요청하며 조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 석좌교수는 전체 판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법원장께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행정처 차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건의드렸다”며 “진상조사는 객관성과 중립성 그리고 공정성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임 차장이 2개월간 사법연구 업무를 하도록 인사 발령을 냈다. 사실상 전국 법원 행정 업무를 지휘하는 행정처 차장이 일정 기간 여러 주제에 대해 연구하도록 하는 인사 조처를 받게 됐다. 이 석좌교수는 오는 17일까지 전국 판사로부터 진상조사에 참여할 적임자를 추천받을 예정이다. 그는 “구체적인 조사 절차는 구성된 진상조사단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법원 전문분야 연구모임 중 하나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지난달 전국 법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법 관점에서 본 사법 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였다. 설문조사가 진행되자 행정처는 ‘판사들의 연구회 중복 가입을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이어 정기인사에서 연구회 소속 A판사의 행정처 심의관 발령이 전격 취소됐고 이후 그가 학술행사를 축소하라는 지시에 항의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결국 지난 9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일부 법원에서는 판사회의를 열어 사태를 논의했다. 법원 몇 곳은 결과를 내부 게시판에 게시했다. 결의문에는 진상조사 기구 구성 절차의 공정성을 지키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진상조사기구는 각급 법원의 판사회의에서 모아진 의견에 따라 대표성을 가지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 단독배석연석회의도 “조사 결과 법관의 독립과 법관의 자유로운 학술활동의 침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교육부, 정유라 梨大 특혜입학 의혹 조사한다

    이대 측 “조사 성실히 응하겠다”교육청은 정씨 졸업 고교 점검 교육부가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화여대에 지난 21일 공문을 보내 학칙과 출결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다”며 “이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정씨와 관련된 교수 등을 대면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정씨 관련 의혹 외에 당시 체육특기자 전형에 응시한 학생과 학칙 개정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 등에 대한 특혜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교육부 관계자는 전했다. 교육부는 3주간의 조사를 거쳐 다음달 11일 정식 감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요청한 대로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내부적으로 사실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정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1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하고 법인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의결한 바 있다. 김혜숙 이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철학과)은 “학교 진상조사위나 교육부의 감사와는 별도로 교수협 차원에서의 진상조사단을 계속 가동 중”이라며 “남아 있는 의혹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씨가 졸업한 서울의 한 고교에 대한 장학 점검을 시작한 서울시교육청은 “당시 담임교사 등 담당자가 현재 바뀐 상황이어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일단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그에 따른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정씨의 재학(2012~2014년) 당시 출석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중등교육과의 학업성적관리 담당 장학사, 체육특기자 담당 장학사 등을 학교에 보냈다. 이 자료를 통해 정씨의 결석 일수가 131일이 맞는지, 이를 승마 훈련이나 대회 참가 등으로 공결 처리하기 위한 관련 기관의 공문 등 근거 자료가 있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서울시, 메트로 직영전환때 전적자 182명 퇴출... 갑질 행위”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서울시, 메트로 직영전환때 전적자 182명 퇴출... 갑질 행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성중기의원(새누리당, 강남1)은 10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서울지하철의 구조적 문제와 원인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자리에서 서울시의 약자에 대한 갑질을 지적했다. 이날 행정사무조사는 지난 5월 발생했던 구의역 승강장안전문 사고에 대해 전반적인 사항과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 위원회’와 ‘구의역 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따른 결과 및 서울시에서 시행한 안전업무 7개 분야 직영전환 중 생긴 전적자들의 문제에 대해 논의됐다. 특히 구의역 사고이후 양 공사 전적자들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6월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지하철 안전업무 7개 분야의 직영전환 과정에서 전적자들, 소위 ‘메피아’를 전면 퇴출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따라 안전업무직 직영에 따른 위탁사 직원 채용과정에서 당초 총 682명의 양 공사 전적자중 2016년 재직중이었던 182명의 전적자를 전면 퇴출시켰으며, 직영 전환 후에도 재고용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재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가 2008년부터 시행된 정원축소 및 경영효율화를 위한 민간기업에 공사 전적자의 보수 및 정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규정과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와 양 공사는 전적자와 재고용 및 보상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으로 전적자에 대한 입장은 갑의 입장에서 현재 어떠한 대책도 준비하지 않고 소송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상황이다. 이에 성중기의원은 “전적자 문제는 현재 서울시와 양 공사가 순전히 갑의 입장에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양 공사는 경영효율화의 미명하에 전적자들을 양산했지만, 정작 구의역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꼬리를 자르며 소송의 결과에만 따르겠다는 입장은 전형적인 거대조직의 갑질이다”라고 말하며 “서울시와 양 공사는 전적자에 대해 그동안 업무실적 등을 파악하여 전적자에 대해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운기의원 ‘시민이 보는 지하철 안정-경영’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박운기의원 ‘시민이 보는 지하철 안정-경영’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박운기 의원)는 2016년 9월 7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대회의실에서 ‘시민 입장에서 보는 서울 지하철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제목으로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시민토론회에 발표자로 참석한 구의역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권영국 단장은 구의역 사망사고 진상조사 결과보고를 통해 안전문 설치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부실시공인데 오세훈 前시장의 공약사업으로 급하게 추진되면서 기술표준도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등 졸속행정의 폐해가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것이다. 권영국 단장에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시작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도 안전문제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력감축과 외주화로 인해 안전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졌고 사고를 야기하는 1인 출동이 상시화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울YMCA 신종원 본부장은 반복되는 지하철 고장과 안전사고, 시민들의 지하철이용만족도 저하, 지하철 운영의 지속적인 적자문제를 지적하면서 메트로와 도시철도 양공사의 통합을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공사통합을 통해 안전인력 및 현장인력의 확보함으로서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 질 개선을 유도하여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서울시, 양 공사, 시민과 노조가 참여하는 서울시 지하철 노사민정 안전위원회의 구성도 촉구했다. 시민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장 박운기 의원은 “지하철 안전문제는 노동자와 시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며 구의역에서 사망한 19세 청년노동자에 대한 예의와 책임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민생실천위원회는 양 공사의 통합 등 지하철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체육회 진천선수촌 ‘몰카’ 수색

    체육회 진천선수촌 ‘몰카’ 수색

    최근 불거진 수영 국가대표 선수의 ‘몰카’(몰래카메라) 파문과 관련해 대한체육회가 3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대한 대대적인 몰카 수색 작업을 펼쳤다. 체육회는 이날 외부 보안업체를 동원해 선수촌 12개동의 여자선수 숙소·탈의실·사우나·샤워장 등 151곳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보안업체는 오전 8시부터 2인 1조로 탐색조를 꾸려 주파수 탐지 장비와 렌즈 탐지기를 이용해 벽과 침대, 화장실, 환풍기, 화재경보장치 주변 등을 꼼꼼하게 수색했다. 진천경찰서도 전날 수영장 여자탈의실에서 탐지기를 이용해 조사를 펼쳤으나 몰래카메라가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날 수색 작업은 전 수영국가 대표 A(24)씨의 몰카 사건으로 인해 파문이 커지면서 실시됐다. 앞서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29일 여자 수영 대표팀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국가대표 2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입건된 A씨는 2차례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해당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고교 시절이던 2009년 경기지역의 한 체육고교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도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첩보를 추가로 입수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체육회는 사상 초유의 몰래카메라 사건에 아연실색하며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내·외부 전문가 7명이 참여하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하고 있다. 체육회는 이날 점검을 마친 후 여자선수와 코치진이 사용하는 시설 입구에 출입증 리더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관련 지도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태릉선수촌에 대한 몰래카메라 수색은 31일 진행되며, 해당 선수들에 대한 대면 조사도 차후 이뤄질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 더는 없길…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 더는 없길…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 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단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에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씨를 추모하는 위령표를 설치하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진상조사단 회원들은 위령표 주위에 국화꽃을 붙이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서울포토] ‘추모의 국화꽃’…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김군 위령표

    [서울포토] ‘추모의 국화꽃’…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김군 위령표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 군을 추모하는 위령표 제막식을 하고 위령표 주변에 추모의 국화꽃을 붙이고 있다.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박원순 국정원 문건 관련 “대선 전 진상조사·청문회 해야”

    박원순 국정원 문건 관련 “대선 전 진상조사·청문회 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 보도와 관련해 “내년 대선 전에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2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원 문건을 두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파괴”라고 규정하며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청문회를 해서 국정원 개혁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시사IN과 한겨레신문에서 ‘박원순 시장 관련 문건은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보도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전날 복수의 국정원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국정원이 지난 2009년 원세훈 원장 취임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공작‘을 벌였고, 원 전 원장이 이를 직접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시사IN과 인터뷰한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2009년 4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뒤 원세훈 원장은 비서실 직원은 물론 1, 2, 3차장과 기조실장이 참석하는 회의 때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성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그 자리서 ‘박원순은 종북 좌파의 거두다. 철저히 흠집 내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멈추지 마라’고 지시해 처음엔 국정원 안에서도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박 시장이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명예훼손’이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국정원 내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소송에 부정적이었지만 원세훈 원장이 이들을 크게 호통치고 결국 2억원의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시사IN과 인터뷰한 전 국정원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이같이 박 시장을 제압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 “2008년 촛불집회에 놀란 MB가 참여연대가 연관된 진보적 시민단체가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그 배후로 박원순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시사IN은 국정원의 공작이 2011년 박 시장이 10·26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더욱 거세졌다고 보도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박 시장이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의 비위를 들춰낼까봐 원세훈 원장이 신경을 썼다”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원 전 원장이 아직 서울시에 남아있는 ‘빨대공무원’들을 통해 박 시장의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박 시장이 당선됐어도 서울시에는 원세훈의 ‘빨대공무원’이 수두룩했다. 박원순 시장 1기 시절 서울시 고위공무원들 가운데 원세훈 직보 라인도 있었다. 또 원세훈이 일부 국장에게 수시로 직접 전화해서 박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묻기도 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시했다. 박 시장이 당시 서울시장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국정원이 만들어나갔다”고 말했다. 또 원 전 원장이 박 시장을 겨냥해 대구·경북(TK) 출신인 국정원 직원을 차출해 서울시를 담당하게 했다고도 증언했다. 또 다른 전 국정원 고위관계자는 “원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해 거의 모두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공격했다”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유우성 사건)도 ‘박원순이 채용한 간첩’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둔 무리수였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당시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의해 폭로됐던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도 복수의 전 국정원 핵심관계자들은 “국정원에서 작성한 문건이 맞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문서를 작성한 곳은 국내 정보분석국이다. 부서 비밀코드 넘버까지 적혀 있어서 국정원 문서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다”며 “실제 국정원에서는 박 시장에 대해 이 문서에 나온 그대로 기획하고 실행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3년 박근혜 정권 이후 원세훈 원장이 물러났지만 박 시장에 대한 국정원의 견제 기조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안에 만들어진 감시 견제체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장 자리는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이며 국무회의 참석 필수요원이라서 야당 소속 서울시장의 입지는 늘 경계 대상”이라고 말했다. 시사IN은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의 작성자로 기대된 추모 팀장이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국정원에 복귀해 국내정보파트 국장을 맡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박 시장 견제 기조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문서 내용대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서울시 정책에 대해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규탄하는 시위와 항의 방문을 하도록 지원했다”며 “어버이연합에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의 한 간부를 통해 자금을 대고 관리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러한 보도내용에 대해 “피땀 흘려 만든 민주주의를 국정원 인질이 되게 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다른 정치인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건의 ‘박원순 죽이기’ 구체적 전략이 계속 실천됐다”며 “어버이연합이 나를 상대로 19차례나 집회를 하고 방송 출연이 취소되거나 녹화가 불방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박원순 흠집 내는 기사를 내보내라는 지시를 양심상 따르기 어렵다고 고백한 방송사 기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검찰에서는 2013년 10월 4일 ‘박원순 시장 관련 문건을 다른 국정원 문건과 비교하여 문서 감정을 실시한 결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고 밝혔다. 2011년 10·26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승리한 직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박원순 문건’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민간단체 등을 동원해 그를 제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2013년 공개된 이후 검찰은 국정원 공식 문건이 아니라고 결론 지은 바 있다. 박 시장은 “국정원을 제대로 조사했겠느냐”라며 “문건 내용이 그대로 실행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2009년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2개월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명예훼손 소송을 한 것을 두고는 “국정원이 소송을 하면 개인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을지 생각해보면 소송도 나를 탄압하려는 수단”이라며 “국정원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을 원장이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뀐 지금도 국정원 사찰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일상적으로 그런 거야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새누리 ‘동영상 무상 제공’ 의혹 사과… “국민께 죄송, 진상조사로 재발 방지”

    새누리 ‘동영상 무상 제공’ 의혹 사과… “국민께 죄송, 진상조사로 재발 방지”

      새누리당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3 총선의 홍보를 총괄했던 조동원 전 홍보기획본부장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10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사건은 홍보담당자들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이는 분명히 당의 책임”이라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며 모든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 사안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 대변인은 다만 “이 사안은 실무진의 관련법 숙지 미숙으로 인한 단순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일 뿐, 이른바 허위계약서 작성, 자금세탁을 통한 리베이트 조성, 허위 선거비용 보전 등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관위가 주장하는 인터넷 동영상 가액 8000만원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에서 명백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중앙선관위는 조 본부장과 새누리당 사무처 소속 A국장이 8000만원 상당의 인터넷 선거운동 동영상을 광고업체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 대변인은 “선관위는 동영상 39편에 대해 가액을 8000만원으로 산정했으나 그 근거를 알 수 없다. 해당 업체는 제작비용을 1200만원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국민의 지상명령인 협치의 정신으로 좋은 출발을 하고자 한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20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겠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경제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국회가 개원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초 첫 회동에서 약속한 ‘협치’와 ‘일하는 국회’라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당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더민주도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에 당이 발칵 뒤집혔다. 연일 야당을 공격하던 새누리당도 박인숙 의원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고개를 숙였다. 여야 3당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자 “별 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또 국민의당이 자체적으로 출범시킨 진상조사단도 흐지부지됐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서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 인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서 의원도 딸 인턴 채용 의혹에 “딸이 PPT 귀신”이라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새누리당도 뒤늦게 소속 의원들의 ‘가족채용’이 확인되면서 머쓱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3당이 공언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온데간데없이 서로를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여야 3당은 역대 가장 빠른 원 구성으로 ‘식물국회’를 벗어나자고 했지만, 이번엔 ‘비리국회’ 오명으로 그나마 남은 국민 신뢰도 잃을 위기를 맞은 셈이다. 비상이 걸린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우선 불체포특권 개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야는 앞다퉈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대 국회에서도 세비 동결,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겸직 제한 강화 등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안이 제출됐으나,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17대 국회 때부터 법안이 발의됐던 친인척 채용 금지도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곤 했다. 심지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빠져 국회의원은 부정청탁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 “그동안 나온 혁신안만 제대로 실천했어도 한국 정치가 세계 최고 선진정치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역대 국회에서 각종 특권 내려놓기 방안이 쏟아졌지만, 제도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20대 국회 출발과 함께 여야 3당이 다짐한 ‘일하는 국회’의 첫걸음은 특권 내려놓기 실천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viviana49@seoul.co.kr
  • [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문] 책임 회피 급급… 화 자초한 국민의당

    당 진상조사단은 ‘셀프 면죄부’ 관련자들도 “네 탓” 떠넘기기만 리베이트 사태로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이 허술한 대응으로 화(禍)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 없이 “당과는 무관한 일”, “업체 간 관행일 뿐”이라는 등으로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가 국민적 반감만 키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리베이트 수수 혐의와 관련해 김수민·박선숙 의원, 왕주현 사무부총장을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알려진 당일인 지난 9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용주 법률위원장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브랜드호텔이 계약서 없이 일한 데 대해 “통상적인 절차”라고 답변했다가 ‘업체 관행으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안 대표는 다음날인 10일 첫 공개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출범된 당 자체진상조사단은 “당으로 유입된 돈이 없다”며 리베이트 의혹을 부인했지만 제대로 된 당사자 조사도 없이 ‘셀프 면죄부 주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김 의원의 변호인 의견서가 알려지면서다. 김 의원은 의견서를 통해 “브랜드호텔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왕 사무부총장이 지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공개됐다. 이어 왕 사무부총장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돈 문제는 당시 박 사무총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까지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도부가 당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고는 여론이 좋지 않자 사과하는 모습을 반복했다”면서 “초기에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리베이트 의혹 국민의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어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박 의원은 4·13 총선 당시 사무총장이자 회계 책임자였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있었다. 총선 당시 홍보위원장이던 김수민 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조사를 받았다. 깨끗한 정치로 기존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출범한 국민의당이다. 그렇게 약속하고 당선된 국회의원을 비롯해 당 간부들이 줄줄이 검찰 출입을 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만으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안철수 대표는 어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세 번째로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말로 때울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이 국민 정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의혹의 당사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이후 국민의당 대응 태도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서둘러 꾸려진 진상조사단은 진상을 밝히기는커녕 “국민의당으로 돈이 유입된 흔적이 없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히려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오죽하면 “진상조사단이 솔직히 밝히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면 의혹이 더 커지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불만이 당 내부에서 나왔을까. 애초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받았다”던 안 대표는 결국 지난 20일 두 번째 사과에서 “검찰 수사 결과 문제가 있을 시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은 스스로 바로잡는다’는 새 정치의 의지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은 총선 공천 과정의 의혹으로 번진 지 오래다. 정치적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호남 지역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상황이 악화되고 나서야 당 내부에서 ‘선제적인 정치적 책임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늦었지만 국민의당은 이제라도 검찰의 ‘정치적 판단’에 자신의 명운을 거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선 리베이트 의혹의 실체를 가감 없이 공개하기 바란다.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서른 살의 김 의원을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배정한 이유도 밝혀야 할 것이다. 당연히 재발 방지책을 제도화해야 한다. 사과는 그런 다음에 해야 국민이 진정성을 믿어 주지 않겠는가.
  • [클릭! 여의도] 진상은 ‘모른 척’ 조사는 ‘하는 척’… 김수민 의혹만 키운 진상조사단

    [클릭! 여의도] 진상은 ‘모른 척’ 조사는 ‘하는 척’… 김수민 의혹만 키운 진상조사단

    ‘김수민 리베이트 수수 의혹’ 규명을 위해 국민의당에서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단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상조사단은 지난 15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4·13 총선에서 김수민 의원이 자신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을 통해 홍보대행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국민의당으로 돈이 유입된 흔적이 없다”면서 전면 부인했습니다. 13일 진상조사단이 출범한 지 3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김수민·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한 면담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성급하게 한 발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김 의원이 비례대표 7번에 선정되고 브랜드호텔 대표직에서 사임한 후에도 광고대행업체인 S사와 브랜드호텔이 진행하고 있던 국민의당 홍보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상조사단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중간조사 발표에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죠. 일이 터지자 진상조사단은 김 의원이 비례대표에 선정된 후 브랜드호텔 업무를 했어도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줄곧 강조했던 ‘국민의 상식’ 선에서 생각해 보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비례대표 후보가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를 통해 당의 일감을 수주했던 셈이니깐요. 진상조사단이 오히려 이러한 부분들을 솔직히 밝히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면 의혹이 더 커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진상조사단이 애초에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진상조사단은 이상돈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고 법조인 출신 박주선 국회 부의장과 김경진·김삼화 의원 등 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국회 부의장을 진상조사단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지적도 많았지요. 박 부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이름만 올려놨을 뿐 진상조사단 조사에는 직접적인 관여를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진상조사단이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고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더민주 “중립적 결정” 국민의당 “與·더민주 사죄를”

    박지원 “국회 차원 되짚어 볼 것”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1일 정부의 신공항 관련 결정에 대해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한 중립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이것저것 다 고려해 모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 결정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재경 대변인은 “지역갈등 문제,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내린 중립적 결정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모적 갈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영춘·박재호·최인호·전재수·김해영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의 신공항) 불공정 용역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가려내겠다”면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데 대해 한 발짝 떨어져 정부와 새누리당, 더민주 등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갈등과 진통을 유발한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공항 용역 과정 및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추후 국회 차원에서 되짚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정치적 선동으로 심각한 사회분열을 초래한 정부·여당과 더민주는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면서 “표에만 눈이 먼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행태 때문에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종인 “왜 그런 걸 맡아서…” 이상돈 “팔자에도 없는…”

    “왜 그런 위원장(진상조사단장)을 맡아서 고생하느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제가 팔자에도 없는 걸 맡아서….”(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 더민주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당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이상돈 최고위원이 20일 본회의장 앞에서 ‘조우’했다. 둘은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체제’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김 대표는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았고, 이 최고위원은 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냈다. 더민주에는 이 의원이 먼저 입당할 뻔했다. 김 대표와도 가까운 박영선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2014년 9월 그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김 대표의 농담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의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고, 이 최고위원은 “팔자에도 없는 걸 맡았다”며 웃어넘겼다. 주변에 있던 더민주 의원들도 “고생이 많다”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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