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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민주노동당 버림받고 있나/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민주노동당은 정치적 고향에서 버림받은 정당이 됐다. 지역을 고향으로 삼지 않고, 계급과 계층을 거점으로 하겠다는 진보정당이 스스로 말하는 ‘계급투표’의 첫 개가를 올렸던 울산 북구의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에 등을 돌렸다. 민주노동당은 그들에게 미움에서 무관심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신들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아직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총선 이후 ‘거대한 소수’를 내세웠을 때 ‘거대함’은 공간적 토대이자 시간적으로는 현재와 미래의 연결 고리였다. 지난 10월의 재선거 결과는 그 고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당이 토대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노총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과거처럼 ‘외부 탄압’이 아니라 ‘내부 문제’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래서 더 심각하다. 역량 부족과 전략기획의 부재, 정파 사이의 분열, 심지어 부패 문제까지 진보 쪽에 관심과 기대를 가진 사람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울산 패배의 충격 못지않게 경기도 광주, 대구, 부천 등 다른 지역의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얻은 바닥 지지율 또한 매우 심각한 징후다. 이들 후보는 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2∼3%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1인 2표라는 제도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정치적 여유’를 보여줄 수 있게 했다. 이런 여유가 만들어낸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이 유권자들에게 감동과 인상의 정치로 피드백되지 못하면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한계를 돌파하는 몫은 오로지 민주노동당에 달려 있다. 지난 재선거 결과는 민주노동당이 이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해 주는 지표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다.‘돌아온 권영길’은 승리하는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년 1월에 있을 당내 지도부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같다. 비대위는 지금까지 당의 문제가 무엇이며, 그 대안은 어디서 찾을 것인지에 대한 백서 같은 것이라도 만들어 이것이 차기 지도부의 나침반 구실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위기의 민주노동당,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당 안팎의 인사들을 초청해 공개토론회를 가진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아주 여러 가지 신랄한 비판과 대안에 대한 얘기들이 오갔는데 “민주노동당의 의정활동이 지금까지의 ‘절충과 타협’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가야 할 것이다.”(노회찬 의원)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민주노동당은 여야 사이의 줄타기식 정책 공조도 필요하지만 독자적인 색깔, 특히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견고하게 하면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의원 개인은 잘 하는데, 당이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의원의 성공이 당의 성공으로 전화되지 못하는 문제는 민주노동당이 성찰해야 할 핵심 지점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실패한 당의 성공한 의원이 계속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별로 없다. 말을 갈아타기 전에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원들의 활동을 당의 성과로 집중시킬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개별 의원의 인기가 아니라, 그런 것들도 포함된 것을 밑천으로 한 당의 깃발을 들고 대중과 만나야 한다. 이 말은 물론 뛰어난 대중 정치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스타 정치인은 민주노동당에 꼭 필요한 존재이고 더 늘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당을 널리 알리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부자와 재벌 편인 한나라당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불행한 현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국회에서 ‘레프트는 개혁이고 라이트는 지키는 것이라는 총리의 기준으로 보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그에 앞서 서울대 강연에서 자유주의·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가 사회 전반에 나서는 것을 ‘문화 지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반된 발언을 했다. ■ 포인트 뉴라이트가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뉴라이트의 바람직한 활동방향과 한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원래 좌익, 우익은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국민공회에서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자리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 왼쪽에 앉은 것에서 유래됐다. 좌익은 사회주의·급진주의적인 사상을 일컫는다. 우익은 민족적·국수적인 성향을 말한다.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도 우익이다. 요즘에는 자유방임주의, 자유민주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우파로 본다. 좌파는 평등을, 우파는 자유를 중시한다. 좌파는 사회주의, 분배를,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성장을 추구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칼로 무를 자르듯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주의이지만 정책적으로 분배에 역점을 둘 수도 있다. 국가가 시장경제를 제어하는 수정자본주의도 있다. 일반적으로 좌파=진보, 우파=보수라고 보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정당은 있어도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진정한 좌파정당은 존재하기 어렵다. 좌파=진보라면 진보를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을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원래 의미의 좌파로 볼 수 있을까. 본래 의미의 좌파나 우파가 요즘에는 많이 퇴색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좌파에서도 진보적 좌파나 보수적 좌파가 있을 수 있다. 이 총리의 발언도 이런 혼용과 혼돈 탓이다. ●뉴라이트란 1980년대에 등장해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이룬 사상이다. 케인스의 복지국가론을 비판하면서 공공정책을 위한 시장기구의 부활과 시민권의 제한이라는 두 가지의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다. 국가 개입의 축소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기구를 옹호하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평등지향을 배제하고 재산권을 다른 시민권보다 우위에 둔다. 신보수주의라 불리지만 미국의 신보수주의 ‘네오콘’과는 차이가 있다. 네오콘은 강경 보수이고 뉴라이트는 중도적이면서도 개혁적인 성향도 띤다. ●한국의 뉴라이트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좌익, 진보 성향의 인물들의 정계 진출에 회의를 느낀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 단체가 여럿 있다. 김진홍(두레마을 대표) 목사를 중심으로 기독교 및 학계 인사들이 이끄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11월7일 출범했다. 이들은 비정치·비영리를 기본으로 하여 가치관 운동, 정신 운동, 도덕성 운동을 지향하며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순수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같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는 정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이 단체를 ‘짝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0월18일에는 뉴라이트싱크넷, 교과서포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자유주의연대 등 8개 단체가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네트워크는 “정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져 국정 혼란을 자초하고, 경제는 반기업 정서 확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자신감을 잃고 있다. 정부가 평준화에 대한 집착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으며 과거와의 대결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진보를 가장한 포퓰리스트들과 자기 혁신에 게으른 낡은 보수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볼 것인가 뉴라이트 운동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좌편향돼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가 있듯이 새로운 조류로 인정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장점을 따서 운동을 하겠다는 새로운 경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허한 이념논쟁이나 정치투쟁에서 벗어나서 진정하게 국민들을 위한 운동을 펴겠다는 대목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다시 보면 우파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성향이 모호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좌파의 재집권 저지라는 목표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중도의 입장에서 사회의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단체가 아니라 결국 회귀점은 보수,‘올드 라이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10·26 재보선 현장을 가다] 울산 북구

    [10·26 재보선 현장을 가다]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노동자표를 모으는 게 관건 아니겠습니까.”,“노동자도 삶터로 돌아오면 시민인데 지역개발이 중요하죠.” 오는 ‘10·26’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울산 북구 지역은 ‘현대자동차 노조의 조직력’대 ‘지역 개발론’의 한판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권자 9만여명 가운데 현대자동차 소속 유권자는 9500여명으로 10분의 1. 가족까지 합하면 1만 5000여명에 이르는 수치다. 다른 지역과 달리 ‘현장’의 여론이 나와야 ‘지역’의 여론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이같은 분위기를 실감나게 한다.18일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정문 근처에서 만난 노동자 김호규(43)씨는 “이슈도 크게 쟁점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을 규합하는 조직세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북구지역은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와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재선거라는 점을 감안해도 선거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념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정치판에 대한 염증에다 20일까지 열리는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 등이 겹치면서 후보들의 선거대책본부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북구 중산동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40대 여성은 “선거에 관심이 없어지는 바람에 접전 양상이라는 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윤 후보에 비해 열흘 정도 뒤늦게 선거전을 시작한 민주노동당 측은 19일부터 본격적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송주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현대자동차 회사 내부를 중심으로 라인별 결의대회와 점심시간을 이용한 자체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승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가져온 ‘지역 공분’을 선거로까지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대자동차 1공장에서 근무하는 허태민(41)씨는 “조 전 의원 사건은 누가 봐도 억울하지 않나.”면서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울산에서 민노당 이외의 당에서 당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정 후보의 출사표도 ‘진보정치 구원투수’로 정했다.”면서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을 구하고 사회 양극화 해결을 위해 싸우는 정당이 누구인가를 심판받는 장”이라고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지역개발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구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망과 교육시설 확충 등을 앞세워 울산 지역의 실질적 ‘여당’격인 민노당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채웅 선거대책본부 조직부장은 “어차피 노동자도 삶터로 돌아오면 시민이므로 잘사는 동네로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일 테마를 정해 관련기관을 방문하는 것도 색다른 선거운동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 표본조사 결과 당 지지율이 민노당에 비해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노당 후보를 국회의원에 뽑아줬지만 지역을 위해서는 한 일이 없다는 여론이 높다.”며 지역개발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열린우리당 측은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집권여당과 인물 우위론을 들어 인지도 상승을 위해 고심중이다. 자동차 특구 지정과 국립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전수일 선거대책본부 공보실장은 “19일 지역방송 토론회 이후 지지도가 점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울산 북구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울산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군소3당 “드디어 할말 다할 기회”

    이번 정기국회부터 비교섭단체에도 당 대표들의 본회의 연설기회가 주어진 가운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자민련 3당은 첫 대표연설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81년 대표연설제 도입후 처음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지난 1981년 대표연설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지게 됐다. 이번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계기로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등 국회 내 소수 정당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 3년만에 대표연설 의욕민주당은 3년 전 제1당 시절에 비교하면 착잡한 분위기다. 하지만 3년 만에 대표연설에 복귀하게 되자 의욕도 높아졌다. 송병옥 당 국가전략연구소장은 “연구소와 국회 전문위원들의 토론을 거치고 여론 수렴을 통해 민생 안정과 정치개혁, 경제 분야에서 여덟가지 이슈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민노 진보정당 50년만에 원내진입 강조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 ‘원내진입 50년’이라는 역사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비정규직 대책과 무상의료·교육 필요성과 복지예산 확대를 강조하는 한편 다음달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자민련은 이번 기회에 당의 건재를 알리려는 듯하다. 이규양 대변인은 “강정구 교수의 발언과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파문 등 현 정부의 좌경성향을 집중 성토해 전통보수 당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핵문제 등 안보문제도 거론하고 경제실책도 곁들일 예정이다.박준석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오늘의 눈] ‘조승수’의 눈물/구혜영 정치부 기자

    “민주노동당 조승수입니다.” 지난달 29일, 국회 기자실에서는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이름 석자 앞에 ‘의원’으로 불리던 한 젊은 정치인이 침통한 표정으로 단상에 섰다. 이날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을 선고받고 신상발언을 하는 순간이었다. 조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지만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지난해 “울산 북구지역의 음식물자원화시설을 주민 동의 없이 유치하지 않겠다.”는 언급으로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받아 벌금 150만원형의 원심이 확정된 것이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선거법 중에서도 사전선거운동과 통상적인 정당활동 사이에서 다툼의 소지가 가장 많은 조항으로 지적돼왔다.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밝힌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전 행정수도 이전을 밝힌 것이나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과거 진보세력들에게 가해졌던 족쇄의 유형이 국가보안법을 통한 ‘색깔사범’에서 선거법을 앞세운 ‘선거사범’으로 바뀐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를 보내는 당직자들과 동료의원들의 술자리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당과 당원들에게 평생 갚지 못할 죄를 지었다.”며 의정생활을 정리했다. 그의 눈물은 비정규직관련법과 이라크 파병 철군결의안, 노동3권·호주제 폐지 관련법안 등 사회 양극화와 빈곤층 대책을 이슈화하는 데 앞장섰던 한 젊은 정치인의 안타까운 호소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의원단의 당직 겸임금지 조항을 풀었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조 ‘전’ 의원의 원내 경험과 소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대부분 노동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당내 다른 의원들과 달리 시의원과 구청장을 거치며 합리적인 행정경험 능력을 갖췄던 터라 진보정당 정치인의 새로운 전형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의 눈물이 1년 전 진보정당 원내진출을 탄생시켰던 국민들의 열망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노무현·박근혜 회동’ 걱정된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특정한 현안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는 힘도 권력이다. 언론 스스로가 하나의 권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강력한 의제 설정 기능 때문이기도 하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항상 수많은 의제와 담론들이 공존하며 우선 순위의 상위에 올라서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투쟁한다.‘삼성이 문제냐, 도청이 문제냐’를 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투쟁은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투쟁의 결과는 사회세력들 사이의 현실적 힘 관계의 반영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힘은 우리 사회에서 ‘연정론’을, 수많은 반대에도 모든 사회적 의제를 잡아먹고 독주하는 현안으로 올려놓았다. 따라서 대통령을 삼성의 구원투수로 비유하는 발언이 이런 결과에 분노한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최장집 교수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대해 노 대통령이 설정한 의제가 실제로 중요한 우리 사회의 현안을 실종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다수가 이를 무시해도 노 대통령은 “수비만 하는 팀에 관중은 절대로 표를 안 준다.” 훈수인지 위협인지 알쏭달쏭한 발언으로 압박했다. 자신이 던진 의제는 ‘게임’이 아니라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던 ‘엄숙한’ 대통령과 득표라는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거론하면서 밀어붙이는 ‘전투적’ 대통령 사이의 불일치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아무튼 훈수가 먹혔는지, 위협이 통했는지, 다른 계산이 있었는지, 박근혜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 노대통령과 박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연정론을 거대 보수 양당의 합의된 의제로 격상시킬지, 의제 설정 전단계의 투쟁으로 남겨놓을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합의된 의제가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박대표 입장에서는 의제의 수용 여부 이전에 의제에 대한 개입력의 극대화를 겨냥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박근혜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민생’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이때의 민생이란 말은 사실상 대연정이라는 ‘정치’와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매우 정치적인 용어로 그 속은 텅 비어있거나, 더 나아가 반민생적일 수도 있다. 민생 의제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오남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서민을 위하는 정당을 민주노동당-한나라당-열린우리당 순으로 꼽은 것을 보면 약효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여당에 대한 ‘미움’의 반사 효과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필자는 이번 두 사람의 청와대 단독 회담을 기대보다는 우려 속에서 바라본다. 의제 설정의 보수 정당 중심성, 설정된 의제의 내용적 보수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 사이의 상생은 민중의 보다 나은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국익을 위한 파병이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미명 아래 다수 국민이 살기 어려운 나라를 만들고 있는 각종 정책은 양당의 합의 속에서 진행돼오지 않았던가. 두 당이 합의하는 부동산 정책을 상상해보자. 한나라당은 지금 ‘세금폭탄’론 쪽에 있는 정당이다. 두 당이 연정이 가능하다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2∼3년 연기할 수 있다는 유시민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 이번 회동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겠지만, 선거법 같은 이른바 정치게임의 룰을 만드는 과정을 그들의 합의와 상생의 공간으로 남겨 둔다면 끔찍한 결론을 가져올 것이다. 진보정당을 배제하고 보수독점 정당 체제의 안정적 재생산은 두 당의 공동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민생문제는 물론 지역문제도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열린세상] 균형자論과 거간꾼의 지혜/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4·19직후의 민주당정부 시절에 나온 ‘민족일보’를 보면 이 신문이 무슨 통일운동 단체의 기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신문은 시도 때도 없이 사설이나 기사로 통일문제를 다뤘다. 이 신문이 통일문제에 압도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당시 진보적인 지식인사회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통일운동을 펴고, 이에 호응하듯 기성 지식인들도 단체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통일운동에 나섰으며, 진보정당도 제각기 소리를 높여 통일을 외쳐댔다. 이들 진보계열의 통일론은 각론에 들어가면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주장의 핵심이 ‘중립화 통일론’에서 벗어난 경우는 없었다. 남한과 북한이 각기 미·소 양대 진영의 다른 쪽에 편입되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고 끊임없는 음모와 위험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통일한국은 국제적 동의 하에 중립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지였다. 이 중립화 통일론은 이론 자체로 보면 말 그대로 중립적인 것 같지만 당시의 국제관계를 고려한다면 반미적인 것이었다. 남한을 아시아대륙의 최전방 반공보루로 삼고자 한 미국으로서는 중립화 통일론이란 미국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겠다는 배반의 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로 라오스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중립화를 내세우며 일단 미국을 떠난 뒤 곧 공산화의 길을 택했다. 당시 미국의 목표는 한국을 일본과 묶어 한·미·일 삼각체제를 굳히는 것이었다. 미국이 이승만 정부를 민중봉기로부터 보호하기를 포기한 것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 삼각체제 구축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각체제에 대한 미국의 집념은 확고부동한 것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원조를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피까지 흘리며 지켜준 한국에서 지식인들이 중립화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미국으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의 이런 심리를 파고 든 것이 바로 박정희 군사정부였다. 박정희 소장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서울의 미 대사관이나 8군 당국은 거병 자체가 미국의 군 통수권을 거역한 것이려니와 박정희 소장 자신이 여순반란 사건과 관련이 있고 가족 중에도 좌익 경력자가 있어 부정적이었다. 박정희 소장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은 5·16 직후 숨가쁜 상황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나 미 정보당국이 국무부에 보낸 여러 기밀문서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박정희 소장은 국내 용공분자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미국의 환심을 산 뒤 삼각체제 구축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후 이른바 ‘더러운 전쟁’이라는 월남전에까지 끼어들어 미국의 돈독한 신임을 얻었고, 이런 일련의 행보는 한국 자본주의의 획기적인 성장으로 보상받았다. 요즘 한·미관계가 다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물론이려니와 미국의 일반시민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 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맡고자 하는 한국의 새로운 모색은 여전히 삼각체제에 집착하는 미국 사람들에게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의 중립화 통일론이 배반의 논리였다면 지금의 균형자론 역시 미국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일 따름이다. 며칠전에는 미국의 한 고위 관리가 한국 정부의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의 달갑지 않은 심사를 반영하듯, 이른바 ‘우범지대론’이라는 색다른 주장을 편 바 있다. 인근의 강대국에 시달려온 역사적 경험을 되살려 멀리 있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논리야말로 한국에 대해 미국 중심의 세계 체제에 편승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 미국의 그런 패권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곱씹어 볼 사실이 있다. 자고로 훌륭한 거간꾼은 매매의 양 당사자가 모두 그 거간을 확고하게 자기편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다른편으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중립적이라는 인상까지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우선 거간꾼의 그런 요령부터 터득할 필요가 있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비교섭단체 릴레이인터뷰] (2)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비교섭단체 릴레이인터뷰] (2)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민주노동당과 파트너십을 가져야 열린우리당이 성공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60)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개혁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한나라당과 협상했기 때문이며 민노당과 연대했다면 통과시켰을 것”이라면서 13일 이렇게 제안했다. 김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당대표실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지난 4·30 재보선에서 민노당 후보가 경기 성남·중원지역에서 선전했다고 자평한 뒤 “내년 5·30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만큼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지역운동을 많이 해 온 민주노동당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또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을 일축한 뒤 “당원들의 자발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위원회가 필요하다.”면서 지구당 부활을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노당이 제도권에 진입한 지 1년 가까이 됐는데 성과와 반성이 뭔가. -국회가 노동자·농민·도시빈민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입법화할 수 있는 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장애인 이동권 보장’문제를 입법한 것이다. 국회의 권위주의를 허물어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노당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47%, 긍정적 평가가 45%로 나온 것에 반성한다. 민노당이 한나라당과 연대함으로써, 열린우리당의 개혁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는 일부 주장에는. -국민을 위한 정책이면 한나라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한번도 우리와 정책에서 연대하자고 한 적이 없다. 양당 구도속에서 한나라당과 속닥속닥했다. 개혁입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4·30 재보선에서 성남 중원은 민노당 후보가 당선됐어야 하지 않나. 공단지역인데 낙선 원인이 뭔가. -재보궐선거는 조직선거다.2위를 했지만 사실상 이겼다고 본다. 성남에서 지난해 총선에 20.8%를 얻었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30% 이하인 상황에서 27.4%를 얻은 것은 1년 사이에 7%의 지지 기반을 확장했다는 의미다. 내년 5·30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민노당 등이 모두 후보를 낼 경우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재보궐 선거전이 양당구도로 진행됐는데도, 소수당인 민노당이 거제도에서 기초의원을 배출했다. 희망이 있다. 국회의원선거와 달라서 지역운동을 착실하게 한 지역 일꾼을 뽑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자신 있다. 열린우리당 등과 연합공천 가능성이 있나.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당직, 공직이 모두 당원 직선제다. 우리 당원이 아니면 선거에 내보내지 않고, 피선거권은 3개월 이상 당원활동을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정치권 일각에서 모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정치자금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더 강화해야 한다. 최저 임금도 못받는 노동자가 부지기수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세비 쓰는 것이 뭐가 있냐. 과거 불법 자금에 대해 환수하겠다고 해놓고 실천도 안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진보정당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결론난 것은 없다. 다만 일사불란하게 결정하고, 지도부가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노조가 ‘취업장사’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민노당 입장이 뭔가. -민노당이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태어난 점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민주노총은 다양한 의견과 사람이 모인 대중집단이고, 정치적 이념이 있다. 기아차든지 현대차든지 노동조합의 가치는 도덕성이고 투명성, 개방성, 공개성인데 그 부분에서 한가지 흠이라도 있다면 고쳐야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아 ! 민주노동당/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 ! 민주노동당/이목희 논설위원

    노동계 사정에 밝은 인사에게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물었더니 대뜸 냉소가 터져 나왔다.“민노당 내에 웃기는 일이 많아요. 지지도가 괜히 떨어지나요.” 평소 진보세력에 지극한 애정을 보여왔던 인사였기에 의외라는 느낌이 들었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이 노동관계법 위반 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잖습니까. 당이 다른 이해찬 총리가 권 의원을 위해 제3자 개입금지 구법적용 부칙을 빼자고 나서고, 관련법개정안까지 제출됐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단병호 의원은 별로 신경을 안 쓰더군요.” 민노당내 비주류격인 단 의원이 주류격인 권 의원을 견제하려는 것 같다는 해석을 달았다. “그뿐이 아닙니다. 내부에서 오가는 인신공격이 굉장하다고 합니다. 얼마전엔 이영순 의원이 혼났죠. 소유지 앞 소방도로 개설로 이익을 본 것이 울산 동구청장 시절 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공개비판을 당해 당기위까지 열렸고, 최순영 의원이 투기 의혹으로 언론에서 구설수를 탄 과정에서 내부제보가 개입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민노당의 행적을 지켜보는 일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가는 모양은 대충 예상이 되었다. 정권을 잡고, 유지하려는 기본속성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진보·보수를 떠들긴 하지만 표만 된다면 어떤 일도 하는 잡탕정당이라고 봤다. 민노당은 우리 헌정사상 처음으로 원내교두보를 구축한 이념정당이다. 이념을 떠나 정치권의 행태 측면에서 기대가 더 컸다. 국회의원수가 10명에 불과하고, 집권과는 아직 거리가 있으나 한국 정치를 확 바꿔놓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봤다. 그런데 민노당 얘기만 나오면 내부 대립이 화제가 되니 은근히 짜증이 났다. 민노당 탄생 이전부터 시작된 NL(자주계열)과 PD(평등계열) 대립을 당장 중지하라고 할 생각은 없다. 건전한 정책논쟁은 권장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주력하자는 NL측 주장이나, 노동문제에 주안점을 두자는 PD측 입장 모두 일리는 있다. 하지만 정책논쟁을 넘어서는 게 문제다. 싸우더라도 절도가 있어야 한다. 이영순 의원의 남편인 김창현 사무총장은 NL의 대표주자로 분류된다. 부부를 싸잡은 공개비난을 ‘개인적 의혹해소 차원’이라고 이해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결국 치사한 계파싸움으로 비칠 뿐이다. 당기관지인 ‘진보정치’ 편집장이 바뀐 과정도 석연치 않다. 지도부 다수를 차지한 NL계열이 ‘언론의 자유’를 막으려 하는 과정에서 PD계열 편집장이 물러나고 말았다는 것이다.NL·PD이건, 온건파·중도파·강경좌파이건 함께 정신차려야 한다. 민노당이 잘못되면 상당 기간 진보정당은 발붙일 틈이 없어진다. 위기의 민노당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NL·PD의 대립을 교통정리해주는, 역량있는 지도부가 새로 꾸려져야 한다. 그러려면 ‘당따로, 국회따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당직·공직 겸임금지’ 정치실험은 실패했다고 본다. 의원 10명이 거대 정당들을 상대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당이 소속 의원들을 적극 미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현 민노당 지도부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상황이 급박하다. 당대회를 올 9월쯤으로 앞당겨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연내에는 지도부를 개편하는 당대회가 열려야 내년 지방선거를 기약할 수 있게 된다. 민노당에 스타급 의원이 얼마나 많은가.“생활 형편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한마디로 국민에게 파고든 권영길 의원을 비롯해 천영세, 단병호,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 모두 일당백이다. 이들이 당직 전면에 포진해 민주노총이라도 잘못하면 준열히 꾸짖고,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진보정당의 미래가 있고, 우리 정치가 앞으로 나아간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美서 목소리 높인 권영길의원

    美서 목소리 높인 권영길의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을 방문중인 국회 대표단 가운데 미국측의 특별한 관심을 끈 인물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었다. 권 의원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미관계 및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한 국내의 진보적 목소리를 미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8일 열린 대표단과 코리아 코커스(지한파 미국 의원들의 모임)의 간담회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권 의원이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를 언급하자 민주당의 마이클 카푸아노 하원의원이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는데 무슨 체제보장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면서 설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또 대표단이 9일 미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실무담당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남북 경협을 둘러싸고 명백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고 한다. 권 의원은 9일 김원기 의장이 주최한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한국의 진보정당과 진보세력의 목소리가 미국측에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한·미관계 발전의 단초”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갈망이 반미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잘 읽어야 한다고 미국측에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한·미동맹이 앞으로 잘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북핵 정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거대한 소수’ 정당이 되려면/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거대한 소수’를 자임하며 국회에 입성한 민주노동당이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가까워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말하는 ‘거대한 소수’ 노선은 지역적으로 갈라진 유권자들을 진보적 정책과 이념으로 묶어세워 자신들의 지지 세력으로 삼겠다는 지향을 보여주는 것이며, 보수 엘리트 정치에서 대중참여 정치로의 정당활동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돌이켜볼 때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됐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성 당원이 중심이 된 당 운영은 더 이상 민주노동당만의 ‘자랑거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이 사안에 관한 한 보수 정당에 추월당하고 있으며 당과 지지 기반 사이의 유기적 관계가 기존 정당보다 못하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당 투표에서 13%를 얻은 민주노동당은 총선 직후 20%까지 지지율이 올라가다 최근 들어 한자릿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현재의 지지율이 말해주는 의미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한동안 15% 안팎에서 고정됐던 지지율이 위로 돌파하지 못한 채 경향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당 소속 다수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언론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민주노동당의 향후 활동 방향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는 눈길을 끄는 보고서를 한 편 내놓았다. 보고서 제목은 ‘제1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찰과 쇄신’. 이 자료는 향후 민주노동당의 장기적 발전 전망을 입체적으로 그려본 것이긴 하지만 여기서 지적된 자신들의 취약점은 최근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 흥미로운 것은 ‘이념과 철학의 빈곤’이 민주노동당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지적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당 밖의 사람들이 ‘이념 과잉’을 문제로 꼽는 것과 대비된다. 보고서는 민주노동당이 ‘평등과 자주’라는 자신들의 이념을 구체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대중들에게 민주노동당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게 했던 ‘부유세’ 같은 정책이 원내 진출 이후에 힘 있게 추진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이념의 빈곤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실력의 부족을 지적한 것처럼 보이지만).“국가 기구의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극히 제한”돼 있는 민주노동당이 대부분의 정치현안과 사회문제에 대해 국가 기구와 재정 정책을 통한 해결책만 주로 처방하려는 ‘국가주의’적 태도가 추진력 부족의 한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따라서 보고서가 그 대안으로 ‘정치’ 정당에서 ‘사회’ 정당으로 진화된 대안정당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당과 의원들은 의사당 안팎을 부지런히 넘나들면서, 이념과 정책을 연결 고리로 삼아 시민사회를 정치 주체로, 지지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당연한 논리적, 현실적 귀결이다. 이것이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기존의 엘리트 중심 과두 정치의 폐쇄회로를 공격해온 진보정당이 스스로 이런 덫 혹은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1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은 중요하다. 단병호 의원은 민주노총 위원장이던 시절 이런 말을 했다.“진보정당의 집권과 진보정치의 실현은 똑같은 것 같지만 사실상 큰 차이가 있다.” 이 얘기는 민주노동당의 궁극적 목표가 ‘집권’이 아니라 진보적 사회의 실현이라는, 당연하지만 종종 잊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진보정당이 제1야당, 나아가 집권당이 된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자동적으로 진보적인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구조 내 개혁’이 아니라 ‘구조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진보정당의 이념, 정책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의 다양하고 현대적인 대중 참여 정치가 필수적이다. 민주노동당 지지율 하락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실력 부족과 신뢰감의 상실로 인해 ‘그냥 소수’ 정당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근본적 성찰을 촉구하는 신호등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씨줄날줄] 권영길 구하기/이목희 논설위원

    각계로 확산되는 ‘권영길 구하기’ 움직임은 연구 대상이다. 노동운동으로 좁혀봐도 의미있는 사건이다. 정치적으로 풀어본다면 진보세력의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듯하다. 권영길 민노당 의원은 지난 1994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조대표자회의 공동대표 시절 지하철노조 파업에 간여했다는 혐의로 2001년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는 1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가 10년도 더 지난 제3자개입 혐의 때문에 이러한 위기에 처하자 각계가 ‘벌떼처럼’ 구원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여야 정당, 진보·보수 불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은 항소심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노동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도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마련중이다. 관련 국제기구·단체에서도 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94년 당시 노동부장관이었던 남재희씨는 이미 재판정에서 권 의원을 옹호하는 증언을 했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해찬 총리가 최근 민노당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서라도 권 의원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제3자개입금지조항은 악법이라는 지적속에 1996년 손질됐다. 하지만 부칙에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구법을 적용한다.”는 단서조항을 둠으로써 권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 재판부가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이 단서조항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죽은 법이 산 사람을 잡는다.” 권 의원이 재판과정에서 줄기차게 외친 말이다. 악법이라며 개정해 놓고, 고치기 전의 잣대로 처벌한다는 것은 법정신에도, 국민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때문에 권 의원 판결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노총 위원장 시절 총파업을 주도하던 권 의원은 특파원들과 만나 유창한 프랑스어로 인터뷰를 했다. 당시 한 외신기자는 “저런 노조지도자가 있느냐.”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권 의원은 진보세력을 이끌면서도 과격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후보로서 득표력과 진보정당의 원내진입 주도 배경 중 하나다. 정파·이념을 초월해 ‘국회의원 권영길’을 유지시키려는 움직임에는 ‘합리적 진보’에 대한 바람이 깔려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클릭 이슈] 민노 의원보좌관 ‘월급논쟁’

    [클릭 이슈] 민노 의원보좌관 ‘월급논쟁’

    “이런 식으로 당이 운영되면 집에 돈이 넘쳐나는 당원이나 ‘무책임한 가장’만 당에 남게 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40대 초반의 한 보좌관이 터뜨린 분통섞인 하소연이다. 최근 마련된 당직자 임금체계 개편안 때문에 민주노동당 보좌관들이 당측에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냐.”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보좌관들의 ‘노동자 선언’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함께 진보정당 일꾼 스스로를 ‘이기적인 월급쟁이’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70여명의 보좌진으로 구성된 민노당보좌관협의회(노보협·회장 김정희)는 지난달 “당측이 임금을 삭감할 경우, 특별당비 납부를 거부하겠다.”면서 1일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집단행동 엄포’를 놓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다른 당 보좌진들이 매달 250만∼500만원을 받는 것과 달리 120만∼19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월급은 당에서 정한 임금 체계에 따라 모두 특별당비로 납부해 왔다. 이는 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매달 800여만원의 월급중 18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특별당비로 내고 있다. 이 중 300만(비례대표)∼450만원(지역구)을 사무실 운영비로 다시 돌려받는다. 하지만 민노당이 최근 단일호봉제를 채택하면서 사실상 임금 삭감에 나서자 발끈한 것이다. 삭감 폭이 클 경우에는 최대 30만원까지도 월급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벌써 두번째 겪는 내홍이다. 이미 지난달 14일 윤종훈 회계사가 민노당을 떠나면서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그는 “당에 희망이 보이지도 않는데 배고픔을 참을 이유가 없다.”면서 ‘사직의 변’을 밝혔었다. ●전임 지도부의 무책임함…현 지도부 막막 민노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13.1%의 정당 지지율과 10석의 의석을 확보한 뒤 한껏 고무됐다. 노회찬 전 사무총장 등 전임 지도부는 당직자 임금 문제, 보좌관·정책연구위원 채용시 고임금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 셈이고,‘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가 됐다. 당시 재원 마련 또는 중앙당, 시·도당 당직자와 임금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 검토는 없었다. 여기에 급여 문제 등을 둘러싸고 김창현 사무총장 등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자주(NL)-평등(PD) 계열간의 정파갈등’으로 내모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아 당 지도부는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실무적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한데도 자꾸 정파간 대립으로 몰고 가려는 흐름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인 제공자’인 노 의원조차 지난달 27일 서울시당 강연에서 “일선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현재 당은 사람 채용, 보수 지급, 내부 권력과 재원의 배분 문제조차 해결못하고 있다.”며 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핵심 관계자는 “노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면서 “실제로 당은 자신이 지난해 무책임하게 저질러놓은 일을 처리하느라 고심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이 상식있는 행동이냐.”고 분개했다. ●당직자와 보좌관의 갈등도 우려 현재 중앙당, 시·도당 당직자들은 4대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퇴직금도 없다. 반면 보좌관들은 4대보험 혜택과 함께 적지않은 퇴직금을 보장받는 혜택도 누리고 있다. 보좌관 월급 120∼190만원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액수(NET)다. 보좌관들의 불만과는 달리 당직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사무총장, 당 상조회장, 노보협 회장 등으로 구성된 ‘당 임금체계 개편연구팀’은 지난해 10∼12월 단일호봉제를 통해 보좌관과 당직자 상호 임금 격차를 차츰 줄여나가는 한편 중앙당직자에 한해 법적으로 보장된 4대보험도 적용하는 내용 등의 새로운 임금 체계를 마련했다. 당 임진수 상조회장은 “민주노동당 일꾼들은 평등주의적 요소가 강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임금체계의 보완이 불가피하다.”면서 “계속 논의 중인 만큼 조금씩 양보해서 타협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곤혹스러운 의원단 보좌관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의원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다른 의원실과 달리 의원-보좌관의 관계가 직접 고용 관계는 아니다. 보좌관의 임금 문제는 당의 소관 사항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깨가 축 처진 보좌관들에게 신명나게 일할 것을 주문하기도, 의원들이 직접 나서서 당에 뭔가를 요구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심상정 의원은 “개인적으로 노보협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당 역시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서울시의회 심재옥의원

    [내 인생의 등대] 서울시의회 심재옥의원

    “야학에서 만난 노동자들 덕분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들이 제 삶의 첫 ‘등대’가 됐던 셈이죠.” 서울시의회 심재옥 의원의 수첩은 이미 4분의1가량이 메모와 일정으로 채워졌다. 회의만도 하루 4∼5회가 기본이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노숙자문제, 부실도시락 문제 등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해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 ‘최우수 서울시 의원’으로 선정된 것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심 의원에게는 의원보다는 노동운동가라는 직함이 더 어울린다. 경제단체노조협의회와 전국공익·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등에서 조직담당 간부를 지낸 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에서 여성국장과 정치국장을 역임하는 등 십수년 동안 노동운동의 최일선에 있었다. 의회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지난 2002년 진출했다.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는 1988년 몸담았던 ‘울림야학’과 ‘노동자종합학교’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86년 한양여대(당시 한양여전)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심 의원은 도시락 회사의 영양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바쁜 날은 하루종일 서서 일을 해야 했다. 얼마 못 가 다리 관절의 통증 때문에 그만두고 6개월을 ‘백조’로 지냈다. 이후 초등학교에서 ‘잡급직 과학실험보조원’으로 일하기도 했다.‘세상에 혼자 버려졌다.’는 절망감을 갖기도 한 시절이었다. 결국 ‘일하는 게 왜 이리 힘들까. 일하면서 행복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학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회과학서적을 집어 들었다. 이후 다른 이들을 도우며 의문을 풀겠다는 생각에 구로동 야학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심 의원이 책으로 이해했던 ‘이론’을 압도하는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삶의 ‘현실’이 있었다. 심 의원은 문학, 한문, 풍물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쳤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이 심 의원의 삶의 스승이 됐다. “많은 노동자들이 야학에 나와 매일 졸면서도 결석은 안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희망에 차 있을 수 없어요.‘나보다 더 절박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구나. 내 고민은 낭만적이었구나.’하는 반성에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사회적 모순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심 의원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그런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화두에 매달렸다. 학교를 그만두고 직업 노동운동가로 나선 것도, 진보정당의 유일한 의원으로 시의회에 진출한 것도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다. 심 의원은 “‘사회운동이나 시의회 활동을 때려치울까.’ 하는 회의가 들 때마다 ‘아직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채찍질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들과 사회운동가들이 인생의 등대”라고 말했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구시대의 ‘막차’를 탄 승객들/이광호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새해 초부터 오래된 얘기를 끄집어내서 뭣하지만 1월은 야누스의 달 아니던가.“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가 될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1년도 채 안 된 2003년 11월에 한 말이다. 그가 말하는 구시대는 지역,1인 보스, 금권정치로 대표되는 이른바 ‘3김 정치’를 말하는 것일 터이다. 새 시대 첫차의 기관사를 꿈꾸던 노 대통령에게 김대중 정권은 구시대의 막차였다. 그가 생각한 구시대 ‘막차’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이 정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집권 전반기에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고 나머지 후반부에는 진보정당의 출현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본다.” 김대중 정권 출범 이후 당시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노 대통령이 사석에서 한 말이다. 적어도 노 대통령에게는 구시대 ‘막차’는, 보수 독점 정치구조의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고 보수정치를 말 그대로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이 되기 한참 전 얘기다. 노 대통령은 출범 직후부터 자신의 지지자들이 갈망했던 개혁을 힘차게 이끌어가는 진취적인 ‘국민적’ 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정치권력이 결국은 ‘시장의 힘’에 대해 ‘승복’할 수밖에 없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대표적인 사례다.“권력은 점차 기업으로 옮겨간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정책에 의해 정부 정책이 움직여 갈 수밖에 없다.” 취임식이 끝난 지 반년도 안 된 2003년 7월에 한 말이다. 이는 마치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를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위한 업무를 관장하는 ‘공동위원회’”라고 정의한 대목을 연상시킨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공권력’이 자본에 의해 구축된 ‘금권력’에 질 수밖에 없다는 이 투항의 고백은 많은 지지자들을 암담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옛것과 새것을 구분하는 기준에 경제정책은 애초부터 놓여있지 않았다. 경제정책에 관한 한 전 정권과 차이도, 한나라당과의 차이도 거의 없다. 당선자 시절의 언급 가운데는 노동정책의 변화를 기대할 만한 내용도 있었지만, 그 기대는 이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새 시대 첫차 역할은 경제정책을 제외한 보스정치·금권정치 등 구시대의 부정적 유산을 제거하는 것과 함께 개혁적 의제를 선점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입법화하는 것이 될 것이다. 보수의 눈으로 볼 때 이 정도면 충분히 개혁적이다. 진보적 시각에서 보면 구시대 ‘막차’의 역할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2004년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싼 정당들 사이의 투쟁을 이런 맥락에서 평가해볼 수도 있다. 일부에서 ‘누더기’라는 비판을 받기까지 한 ‘신문법’을 제외하고는 국보법 등 나머지 3개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으며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의지의 부족과 무능력을 말해주는 것과 동시에 현재의 보수 주도 정치지형의 필연적 산물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새 시대는 고사하고 구시대 ‘막차’ 역할도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주관적 희망이나 때 이른 체념과는 무관하게 사실 새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이 그 증거다. 그 이후 의정활동도 성공적이었다. 경향신문·문화일보가 선정한 상임위별 ‘베스트 5’에 민주노동당 의원 전원이 포함됐으며, 심상정 의원은 경향신문·시사저널·일요신문에서 뽑은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민 25.3%가 ‘있다’고 응답했다. 불과 2∼3년 전의 국회의원 당선 가능성 비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여기에는 진보정당의 실제 내용에 대한 인정과 함께 기대치도 있을 것이다. 민노당이 하기에 따라 이 수치는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새 시대의 기관차는 이미 달리기 시작했다. 그 기차를 끄는 것은 유능한 진보 정치인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참여하고 있는 민중의 힘이다. 이광호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대표 “10석 한계 절감”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대표 “10석 한계 절감”

    “국회는 철저히 역학관계에 의해 움직이며 결코 공짜는 없다는 냉엄한 정치 현실을 확인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민주노동당 10명의 의원단을 이끌어온 천영세 의원단 대표의 감회는 더더욱 각별하다. 그는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이러한 세력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소수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당장 온전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여섯달간의 첫 의정활동을 평가했다. 천 대표는 “등원이 막히고(현애자 의원), 전경의 방패에 맞고(이영순 의원), 군화발에 사무실이 짓밟히고(권영길 의원), 비교섭단체로 무시받아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 영세 상인 등의 요구는 봇물 터지듯 민노당에 쏟아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문제, 이라크파병 반대 등도 민노당이 집중해야 할 몫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있었으면‘이라는 바람을 이뤄낸 민노당이지만, 교섭단체 중심의 원내 운영으로 10석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천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국회의원의 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뚜벅뚜벅 당당하게 진보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등원 첫 날의 다짐을 다시 되새긴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10석이 ‘독자적 입법 발의’가 가능한 의석 숫자라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발의한 많은 법안중 상임위, 법사위 등을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법안은 ‘장애인이동권법’ 단 하나에 불과한 점 역시 인정했다. 천 대표는 또 ‘국회에 들어와서도 옛날과 다름없이 데모만 하느냐.’는 냉소적 시각을 시인하며 곤혹스러운 대목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효과적인 원내 대응전략을 짜기가 매우 고민스러웠다.”면서 “거리로 나가 집회 현장을 찾는 것도 ‘민주노동당식 민생 정치’의 일환이었고 소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정책·사안별로 다른 정당과 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사회 개혁 과제 등 전체적으로 보면 그나마 민주노동당과 가장 근접한 당이 열린우리당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속적으로 연대하기에는 당의 강령과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서 “정책별로 연대한다는 것이 우리당 원내 전략의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국회의원들이 바깥에서 흔히 말하듯 맨날 놀고, 먹고, 무식한 집단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민노당에 와서 함께 일하면 좋겠다싶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의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고 동료 의원들을 평가했다. 그는 내년부터 ‘백화점식 의제 설정’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에 맞추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키워드로 풀어본 퀴즈2004]온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보세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기습적인 신사 참배로 시작한 갑신년이 사상 초유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대재앙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올 한해 우리의 일상에 머문 뉴스속의 키워드를 퀴즈 형식으로 되짚어 본다. 파란과 격동의 ‘그 때 그 순간’을 곱씹어보며 희망의 을유년을 준비하자. 출제 채종규 DB팀장 jkc@seoul.co.kr 1월 1. 갑신년이 열린 첫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이 곳을 기습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 곳에는 중·일전쟁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전몰자 250만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일본의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정부 인사의 참배를 군국주의 부활의 조짐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곳은? 2. 4일과 25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이 행성의 표면에 차례로 안착, 유럽의 마스 익스프레스호와 함께 모두 3개의 탐사선이 물 흔적을 뒷받침하는 사진 자료와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왔다. 과학자들은 생명체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행성은? 3. 5일 국세청은 기업이 한도액 이상 접대비를 지출할 때 정규 영수증에다 접대하는 사람, 접대 받는 사람, 목적 등을 별도 기재,5년간 보관해야 비용으로 인정받게 했다. 이른바 ‘접대비 실명제’ 도입이다. 기업들은 접대 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편법·불법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업 접대비의 건당 한도액은? 2월 1. 12일 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뉴스’ 3위에 올랐다. 국가로부터 요인급 경호를 받는 ‘국보급 과학자’로 떠오른 이 교수는? 2. 13일 이라크 파병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파병 규모는 3600명. 올리브를 뜻하는 아랍어인 자이툰 부대로 불린다. 극도의 보안속에 8월 3일 선발대가 파견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배치가 완료됐다.12월 8일 노무현 대통령은 이 곳을 전격 방문, 장병들의 사기를 높였다. 자이툰 부대가 평화 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지명은? 3. 19일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개봉 58일 만에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관람 등급인 ‘15세 이상’ 가운데 3명중 1명이 이 영화를 본 셈이다. 뒤이어 ‘태극기 휘날리며’도 10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성기 설경구 등이 열연한 이 영화 제목은? 3월 1.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자 6일 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여러 금융 기관에 빚이 있는 경우 원리금 일부를 갚으면 신용 불량자에서 해제한 뒤 이 곳을 통해 장기 저리로 대출을 해줘 금융기관에 돈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은행의 부실채권을 모아 처리하는 이 곳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2.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60여일에 이르는 탄핵정국 기간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해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국무총리는? 3. 30일 서울중앙지법은 작년에 귀국해 ‘경계인’ 논쟁을 불러 일으킨 재독 학자에 대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7월 21일 서울고법은 증거 미흡을 내세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현재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새해부터 서울신문에 칼럼을 집필할 예정인 이 사람은? 4월 1. 1년 4개월을 끌던 한국과 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공식 발효됐다. 이로써 한국은 자동차 휴대폰 등을, 칠레는 커피 배합사료 등을 무관세로 수출하게 됐다. 그렇다면 동남아 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한국이 11월 29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어디? 2. 15일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지역구 후보에 1표, 지지정당에 1표를 각각 찍는 투표방식이 실시됐다. 기존의 인물 위주에서 정당의 정책 등을 평가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된 것. 진보정당인 이 정당은 지역구에서 2석,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8석 등 모두 10석을 확보해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이 정당은? 3. 22일 평안북도 신의주 인근의 한 기차역에서 거대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와 유조차 등이 폭발해 역 인근 소학교 학생 등 150여명이 죽고 1300여명이 다친 대형사고였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이틀 만에 사실을 발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이 역은? 5월 1. 1일 서울시는 자동차에 빼앗긴 도심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조성한 이 곳을 개방했다. 총 면적 3995평 중앙에 104mx76m의 타원형 잔디밭은 보름달을 상징하며,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깔린 것과 같은 ‘켄터키 블루그래스’라는 양잔디를 깔았다. 인근에 마련된 분수대와 스케이트장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곳은? 2. 23일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해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최민식 유지태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만화를 각색했으며,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나온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의 비밀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은? 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8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총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98년 ‘분자 양자 홀 효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KAIST의 사립화를 골자로 한 ‘KAIST 비전 구상’을 발표해 과학기술계와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총장 취임전에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과 포항공대 석좌교수로 부임하는 등 유독 한국과 인연이 많은 이 사람은? 6월 1.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이 사람이 5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81∼88년 대통령 재임기간 미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냉전 종식을 가속화한 인물로 평가된다.37세때 할리우드에 진출해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레이거노믹스’로도 잘 알려진 이 사람은? 2.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왕복선이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무사 귀환, 민간 우주비행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이후 미국의 버진갈락티카를 비롯한 우주여행 관련 회사들이 잇따라 설립돼 향후 민간에 의한 우주개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순수 민간 자본으로 제작돼 타임지 선정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된 이 우주 왕복선은? 3.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에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이 22일 무참히 살해됐다. 납치범들은 비디오를 통해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고, 이틀 뒤 만행을 저질렀다. 생존을 염원한 온 국민을 비탄에 잠기게 한 이 사람은? 7월 1. 1일 이 기구 산하의 세계유산위원회는 고구려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신청을 동시에 등재시켜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킬 수 있는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제공한 셈이 됐다. 유엔을 대표하는 단체중 하나로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이다. 이 기구는? 2. 미국·유럽이 공동 참여한 이 탐사선은 80개월간 35억㎞를 항해한 끝에 1일 토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을 통해 새로운 위성 2개를 발견, 토성 위성이 모두 33개임이 밝혀졌다. 토성고리 사이 간극을 최초로 발견한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에서 따 온 이 탐사선의 이름은? 3. 18일 2003년 9월부터 부유층 노인, 여성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체포했다. 한 사람이 저지른 살인 숫자로는 정부수립이후 최대이다.“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등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내 국민을 경악케 했다.12월 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희대의 살인마는? 8월 1. 제28회 아테네하계올림픽이 ‘신의 땅’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14일 막을 올렸다.1896년 제 1회 대회 개최이후 108년 만에 고향으로 귀환한 지구촌 축제에서 한국은 금 9, 은 12, 동메달 9개로 종합 9위에 올라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8년만에 톱10에 복귀했다. 차기 2008년 올림픽은 어느 도시에서 열릴까? 2.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23일 국회를 통과했다.“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법철학이다.‘왕따 학생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서 소수자의 편에 섰다. 탤런트 최진실의 변론을 자청한 강지원 변호사의 부인으로도 유명한 이 사람은? 3. 24일 한국과 중국은 ’고구려사 문제의 정치화 방지’ 등 5개 구두 양해사항에 합의했다. 마찰원인은 중국이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유적이 자리잡은 지린성 일대를 중국 유적지로 홍보하는 등 역사 왜곡을 본격 시도했기 때문이다.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논거를 제공한 중국의 연구 프로젝트 명칭은? 9월 1. 11일 열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사마리아’로 같은 상을 받았다.‘섬’(2000년) ‘수취인 불명’(2001년) 등은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 보다 해외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와 소통하는 ‘충무로 이단아’로 불리는 이 감독은? 2. 정부는 고위 공직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을 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거나 신탁기관에 맡기는 제도를 14일 확정했다. 단 ‘직무와 관련이 없는’ 주식은 보유를 허용했다, 공직자 윤리법에 정해진 ‘재산공개대상자’ 5697명이 대상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3. 중국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린 19일 장쩌민의 군사위 주석자리를 전격적으로 물려받아 10여년간의 2인자 생활을 마감하고 공산당·정부·군 등 3권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중국은 2차대전 이후 교육받은 세대로 지도부가 전면 교체돼 본격적인 ‘테크노크라트’시대를 맞이했다.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권력의 정점에 우뚝 선 이 사람은? 10월 1. 1일 국내에서 첫 번째로 현대자동차가 두가지 이상의 동력을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성공했다. 저속 주행에는 전기 모터, 고속 주행에는 휘발유 엔진을 사용해 연료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 영어로 ‘잡종’이라는 뜻으로,2008년부터 상용화될 미래형 자동차는? 2. 일본의 야구천재인 이 선수는 2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타수 3안타를 때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59개)을 세웠다.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개를 84년만에 갈아 치운 대기록. 타고난 센스와 자로 잰 듯한 타격, 강한 어깨 등 완벽한 조건에 노력까지 겸비한 이 선수는? 3. 헌법재판소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법 규범이며, 모든 헌법사항을 성문헌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법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자화되지 않은 헌법적 관행 내지는 관례를 말하는 이 법은? 11월 1.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초접전 끝에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국무장관으로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흑인 여성을 내정했다. 미국 역사상 올브라이트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된 이 사람은? 2. 11일 ‘중동의 큰 별’이 떨어졌다. 이스라엘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69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창설해 무장 독립투쟁을 주도한 그는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94년 이스라엘과 오슬로 평화협정에 합의,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2001년부터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자치정부 청사에 연금당한 이 사람은? 3.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 행위가 19일 적발된 뒤 26만여건의 문자메시지를 분석하여 모두 314건의 부정행위를 밝혀낸 곳.2000년 온라인상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에 창설된 조직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범죄 정보 수집, 인터넷상의 명예훼손과 스토킹, 전자상거래 사기사건 등을 전담하는 이 곳의 이름은? 12월 1.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15일 국내에 첫 반입됐다.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의 조선아태평화위가 개성공단 개발에 합의한 후 4년4개월만의 첫 결실. 개성에서 만든지 8시간 만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400세트가 판매돼 15분 만에 동이 났다. 개성공단과 더불어 민족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 주방기구는? 2. 교수신문이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는 교수 162명에게 2004년 한국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1위로 꼽혔다.‘뜻이 맞는 사람끼리 한패가 되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친다.’는 이 말은? 3. 사상 최악의 지진해일이 26일 동남아와 서남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는 물론 인도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여파가 미쳐 사망·실종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닷속 지진이나 화산 폭발등으로 발생하는 이 지진해일을 일컫는 국제 공용어는? ■ 힌트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 기사검색란을 활용하세요(기획섹션 참조).
  • 의원 1명당 3명 議政감시단 떴다

    의원 1명당 3명 議政감시단 떴다

    17대 국회는 비정부기구(NGO) 출신 인사들과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개혁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하지만 정기국회가 개원되고 과거의 구태의연한 의정활동이 재연되자,시민·환경단체들이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방위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정기국회 100일 실시간 인터넷중계 가장 활발하게 의정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는 참여연대다.이 단체는 정치·경제·민생·반부패·평화구현 등 분야별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총력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열려라,국회’란 캐치프레이즈로 전개되는 의정감시 캠페인은 개혁과제 입법화와 개악과제 입법 저지를 위해 대국회 모니터 시스템을 구축,온라인상에서 의정활동을 중계하기로 했다.온라인 국회모니터 사이트(watch.peoplepower21.org)는 정기국회 100일 동안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네티즌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정감시 캠페인은 국회의원 중심의 정치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국회모니터 사이트에는 정기국회 회기동안 상임위의 찬반토론·의결과정·본회의 의결과정과 각 과제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내용까지 소개된다.국회의원들이 개혁법안에 대해 어떤 발언과 입장을 취했는지를 인터넷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국정감사 모니터,예결산 심의에 대한 모니터 활동도 벌인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단체와 연대하고,시민단체 회원과 네티즌으로 구성된 1000인 의정감시단 구성에 들어갔다.감시단은 국회의원 1명당 3명의 네티즌이 감시,매일 당내·지역·의정활동 등 정치활동 전반을 철저히 감시한다.이달 말까지 의원 모니터를 담당할 의정감시단 구성을 완료하고,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감시활동과 온라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평가내용 매일 온라인 제공 모니터링 결과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베이스화해 향후 의정평가 자료로 활용된다.온라인상에서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들을 분석,네티즌과 함께 평가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온라인 국회모니터 사이트는 국회의원의 개별정보 외에도 의정활동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김수진(이화여대 교수) 위원장은 “17대 국회는 여러 가지 개혁과제를 안고 탄생했음에도 아직 개혁국회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남은 임기 4년을 가늠할 잣대인 만큼 개혁을 촉구하는 강력한 의정 감시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두 번에 걸쳐 낙선운동을 전개했지만 의정활동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4년 뒤 선거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 중심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밀착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국감 정책생산의 장’ 유인 환경단체들도 국정감사에 때를 맞춰 의정감시에 나선다.의정 감시활동은 대부분의 시민·환경단체들이 직·간접으로 모두 참여하고 있다.특히 국정감사에 초점을 맞춰 단체의 사업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한다.눈에 띄는 단체로는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경실련 등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다음달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상임위별 의정 모니터 활동을 가동할 계획이다.특히 상임위 가운데서도 환경노동위와 건설교통위의 감사활동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지난 14일 국회 건설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이례적으로 참석,건교부가 제출한 ‘유료도로법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해 문구를 수정 가결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 단체의 박경애 간사는 “각종 법안을 개정할 때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불합리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의정감시 활동을 통해 반드시 입법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에너지시민연대·쓰시협·소비자문제연구시민연대 등 4개 환경단체가 주축이 된 ‘녹색선거시민연대’ 역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쓰시협 김미화 사무처장은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지 꼼꼼히 체크하겠다.”면서 “국정감사 모니터 등 시민단체의 의원 감시활동은 공익 입법로비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메트로 의회]‘독도 지킴이’ 자부심 의정·시민운동 앞장

    [메트로 의회]‘독도 지킴이’ 자부심 의정·시민운동 앞장

    “독도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희망의 땅입니다.” 최재익(49·중랑2) 서울시의회 의원은 의정활동 못지않게 독도 지킴이 역할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2002년 제6대 시의회에 뛰어들기 전부터 독도 관련 시민단체 활동으로 이미 알려졌다. 독도수호 전국연대 대표의장을 맡은 것도 의정활동을 통해 독도 문제를 널리 알리려는 뜻이 담겼다.휴대전화 연결음으로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로 시작하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입력해 놓은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독도를 사랑하는지 엿보게 한다. ●3代 독도로 호적옮기고 ‘이장’ 뽑혀 최 의원이 독도 문제에 관심을 보인 계기는 1999년 1월 국회에서 ‘신 한·일 어업협정’ 체결이 통과된 뒤부터.이 협정으로 독도는 EEZ(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제외되면서 한·일 중간수역에 포함돼 사실상 경제권을 잃게 됐다.일본 정치인들의 ‘독도 소유권’ 망언은 이 때부터 잦아졌다. “정부에선 나름대로 애쓴다고 하지만 외교적 입장이 미묘하다는 이유로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 민간이라도 나서야 한다는 데 생각이 닿았습니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같은 해 12월30일자로 자신과 부친,아들 등 3대에 걸쳐 가족 6명을 독도의 행정상 주소인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30번지에 상징적인 뜻으로 호적을 옮겼다.이어 이듬해 3월1일 종로 탑골공원에서 ‘대한민국 독도향우회’ 창립행사를 가졌다. 한반도 침략에 대한 역사왜곡,교과서 날조,위안부 망언 등 일본 정부의 오만을 꼬집는 규탄대회도 계속해오고 있다.전국 초·중·고교를 돌며 ‘독도 사랑 웅변대회’도 열었다. 그는 지난 2월 ‘독도 이장’으로 뽑힌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독도에 호적을 둔 20세 이상 성인 139명이 투표에 참여해 단순 명예직 이장을 선출한 것이다. 이장이라는 직함이 현실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일본이 호시탐탐 노리는 독도에 대해 우리 국민이 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정력이 미치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현재 독도에 호적을 둔 국민은 830여명이다. ●동료의원과 의기투합 ‘독사모’ 결성 “비록 행자부나 경북도에서 행정적 규정을 들어 끝까지 독도이장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의미가 퇴색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최 의원은 우리 선조들이 독립운동에 한창일 때 누가 허가해준 것도 아닌 임시정부가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이름뿐일지라도 ‘이장’의 상징성은 크다고 자랑한다.일본을 둘러보니 국민 전체가 ‘독도’에 대해 정신무장이 된 느낌이라는 말도 했다. 최근엔 시의원 30여명을 포섭(?)해 ‘독도사랑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지난 광복절 때는 일본에서도 대표적 진보정당인 사회민주당에 과거사 문제 논의를 위해 만나자는 제의도 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일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한국과 일본사람이 자주 만나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눠야 한다.”면서 말문을 닫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제해법 “4野4色” “위기” 진단은 일치

    경제해법 “4野4色” “위기” 진단은 일치

    ‘진단은 한목소리,해법은 제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 야4당이 19일 국회에서 ‘경제위기 극복 대토론회’를 열었다.각당은 현 경제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면서도 원인 해석과 처방전에서는 조금씩 달랐다. 야4당은 현 경제상황이 투자와 내수 부진에 고유가·중국의 긴축경제 등 외부 악재가 겹쳐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서민경제를 놓고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소득 없고,일자리 없고 세금과 물가는 너무 오른다.”고 지적했고,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부대표는 ‘궁핍화’라고 평가했다.자민련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단기간내 경기 회복 기대가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난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방법에서는 저마다 편차를 드러냈다.특히 감세정책을 놓고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대체적인 입장을 같이 했지만 진보정당인 민노당은 달랐다. 한나라당은 “국론분열·안보분열 등을 해소하고 국정 우선순위를 과거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할 것”을 촉구한 뒤 감세정책을 적극 추진해 친기업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투자확대·민간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서민층 수혜를 전제로 한 감세정책에 찬성했다.다만 출자총액제한에 대해서는 대상범위 축소 등 완화조치를 먼저 시행한 뒤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자민련은 감세정책만으로는 저소득층에 큰 효과를 줄 수 없으므로 재정지출 확대를 혼합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경기 침체의 원인을 ▲재벌대기업중심 성장제일주의 ▲무분별한 자유화·규제완화 ▲과도한 경기 부양책 등으로 분석한 뒤 다른 처방을 제시했다.감세정책에 대해서도 조세형평성 훼손·국가재정 마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대신 부유세 신설·직접세 인상 등의 세제개혁과 사회복지 강화방안을 내놓았다.이런 차이에도 불구,이날 토론회는 야4당 정책공조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참석자들은 자평했다.앞으로 경제관련 상임위 차원의 정책청문회를 수시로 마련해 대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발표한 것도 ‘만족’ 정도를 반영한다. 이날 한나라당 박근혜,민노당 김혜경,민주당 한화갑,자민련 김학원 대표 등 야4당 대표들도 모두 참석해 토론회의 ‘비중’을 높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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