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진료비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생방송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쿠데타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경형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주민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23
  • 해외진출 병원 세제지원… ‘의료한류’ 넓힌다

    해외진출 병원 세제지원… ‘의료한류’ 넓힌다

    중동환자 유치지원도 대폭 강화… 비자절차 간소화·통역사 양성… 할랄식 병원식단 개발 등 추진 정부가 조만간 해외 진출 의료기관에 대한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가칭 ‘의료해외진출 금융지원협의체’를 구성해 금융·세제 지원 방안을 본격 협의하고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조세 법률 개정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정진엽 복지부 장관 주재로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 의료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범부처 의료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의료 한류’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26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에도 세제 지원을 할지, 아니면 지방 중소병원에 지원을 집중해 혜택이 더 가도록 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의료해외진출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외국에 진출하는 우리 의료기관은 금융·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세제 지원을 하되 진출 초기에만 한시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뒷받침하고는 있지만, 외국에 진출한 의료기관에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는 건 아니다. 2013년까지 해외로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 111곳 가운데 25.2%가 현지화에 실패해 철수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검진에 특화해 중동 시장에 진출했는데, 막상 중동 환자들은 검진 자체를 꺼리는 등 현지 시장을 잘못 분석한 사례가 있다”며 “해외 진출 의료기관에 대한 전문 컨설팅, 진출 국가 정보 분석 등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 지원도 확대한다. 우선 국내 의료기관에 입원한 외국인 환자는 직접 공관을 찾지 않아도 대리인을 통해 비자를 연장할 수 있도록 비자연장 절차를 간소화한다. 중동환자,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환자들이 국내에서 더 싼 가격에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통역사도 양성한다. 올해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아랍어 통역 전문과정을 신설하고 아랍어 통역사와 의료기관을 연결해주기로 했다. 현재 아랍어 통역료는 1시간에 8만~10만원 수준이다. 통역사를 많이 양성해 통역 단가를 1시간에 6만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나서 중동 환자를 위한 할랄식단을 개발하고 각 의료기관의 조리사를 교육하는 한편 6월쯤 할랄 병원식 서비스 매뉴얼도 배포한다.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중동 환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번 오면 70일 이상 체류하고 이들이 내는 진료비가 1인당 평균 4000만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많게는 중동 환자 1명이 4억~5억원을 쓰고 갈 때도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을 위한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선택진료·상급병실 보장 강화에… 5년 만에 건보 보장률 상승

    선택진료·상급병실 보장 강화에… 5년 만에 건보 보장률 상승

    2010년 이후 매년 뒷걸음질치던 건강보험 보장률이 5년 만에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건강보험환자의 진료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건강보험 보장률은 63.2%로 전년보다 1.2% 포인트 올랐다고 19일 밝혔다. 비급여 부담률은 17.1%로 0.9% 포인트 줄었다. 건보공단은 “2014년 8~9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 덕에 건강보험 보장률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4대 중증질환 급여 확대와 3대 비급여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015년에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을 말한다. 비급여 부담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한 의료비의 비율이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을수록 가계의 의료비 부담은 낮아진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2010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5.0%)보다는 11.8% 포인트나 낮다. 2010년 63.6%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1년 63.0%, 2012년 62.5%, 2013년 62.0%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비급여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5.8%에서 2011년 17.0%, 2012년 17.2%, 2013년 18.0%로 계속 올랐다. 보장성 강화 속도보다 비급여 증가 속도가 빠르다 보니 건강보험 보장률이 계속 떨어진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률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올랐지만, 주로 중증질환자에 집중된 탓에 실제 환자 체감도는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암, 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77.7%로 2013년보다 0.2% 포인트 증가했으며, 전체 평균 보장률보다도 훨씬 높다. 건보공단이 2014년 10월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 1500명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진료항목이 많고, 입원치료와 의약품에 대한 환자 본인의 부담이 큰 점을 가장 아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젊은 치매/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젊은 치매/황수정 논설위원

    tvN의 드라마 ‘기억’이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화제인 까닭은 배우의 열연과 애절한 사연만이 전부가 아니다. 드라마 속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몫을 한다. 급한 볼일을 보다가도 주인공(이성민)은 정해진 시각이면 화장실로 뛰어간다.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를 붙이는 모습에는 강심장 시청자도 짠해진다. 이름하여 ‘젊은 치매’. 기억력이 젊음의 특권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부조리한 단어의 조합은 없다.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병은 불가항력적 삶의 소재로 드라마에서 자주 인용된다. 몇 년 전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도 젊은 치매에 걸린 주인공의 캐릭터는 강렬했다. 젊고 아름다운 여주인공(수애)이 긴 머리에 헤어롤을 친친 감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애인을 만나러 가던 장면은 아직도 애잔하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 철렁하지 않는 현대인은 드물 것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깜빡깜빡할 때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다. 왜 컴퓨터를 켰는지 생각나지 않아 멍하게 앉아 있는 일쯤은 애교 수준. 이런 현상이 단순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인지를 고민하는 건강염려증이 유난히 많아진다는 계절이다. 과학적 근거도 있다. 겨우내 위축된 몸이 풀려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오면 건망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우리나라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치매 환자수의 증가세는 걱정스럽다. 2011년 29만 5000여명이던 것이 지난해 45만 9000여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12% 가까운 꾸준한 증가치다. 치매 환자에게 들어가는 연간 진료비도 1조 6000억원을 넘었다. 노인 치매도 문제지만 50대 미만의 치매도 심각한 수준이다. 젊은 치매 환자가 전체의 0.5%를 차지하며, 이 수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7년간 치매 진료를 받은 40대 이하의 인구가 무려 40%나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의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 최고를 기록한다. ‘치매와의 전쟁’이 예견된 마당에 초로기 치매의 경고등까지 켜진 셈이다. 고령화 사회로 가까워지면서 치매는 더이상 개인과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범사회적으로 머리 맞대고 풀어야 하는 숙제다. 우리 정부가 ‘치매와의 전쟁’을 처음 선포한 것은 2008년. 앞으로 5년간 48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치매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지난해 발표돼 시행 중이다.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서비스는 그러나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귀띔하는 치매 예방책은 시시하다. 충분한 휴식과 머리 비우기로 스트레스 없애기. 알고 나면 더 답답해지는 해법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50세미만 젊은치매 年2000명 넘어… 스트레스 ‘혈관성’ 많아

    50세미만 젊은치매 年2000명 넘어… 스트레스 ‘혈관성’ 많아

    치매 환자가 5년 전보다 1.6배 증가해 지난해에는 46만명이 치매 진료를 받았고 80세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치매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의 젊은 치매 환자도 해마다 2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1~2015년 병원 진료를 받은 치매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1년 29만 4647명이던 환자가 2015년 45만 9068명으로 16만 4421명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치매환자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1.7%씩 증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매 환자가 5년 전보다 55.8%나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령화와 스트레스 등의 요인 외에도 보건소의 치매검진사업이 2010년부터 대대적으로 확대돼 그간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치매 환자가 겉으로 드러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가 급증하면서 환자의 가족은 물론 국가의 직·간접적 경제 부담도 늘고 있다. 지난해 치매 치료에 든 비용은 총 1조 6285억원으로 2011년보다 7630억원 늘었다. 치매 진료비는 이미 2012년 1조원을 넘어섰으며,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복지부 연구용역보고서 ‘치매노인실태조사(2011년)’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향후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현재 50대가 70대가 되는 2030년에는 117만명, 현재 30대가 70대가 되는 2050년에는 2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의료비는 평균 327만원 수준으로 뇌혈관질환(204만원), 당뇨(59만원), 고혈압(42만원) 등 4대 만성질환보다 현저히 높다. 적절한 예방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막대한 가계 부담과 건강보험재정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치매 환자의 88.6%는 70세 이상 노인으로 80대(42.8%), 70대(35.6%), 90세 이상(10.2%) 순으로 많지만 50대와 50대 미만에서도 치매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순 없다. 50대 치매 환자는 1만 689명(2.2%), 50대 미만 환자는 2190명(0.5%)이다. 50세 이상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가 72.2%로 가장 많지만 50세 미만은 알츠하이머병(39.9%) 외에도 혈관 손상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26.9%)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치매는 아직 확실한 예방법이 없지만 운동, 음주·흡연·스트레스 줄이기 등 생활 수칙을 지키고 치매 조기검진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제3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16~2020)’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신경인지검사 등 치매정밀검진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병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신설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종 의료급여 수급자도 무료 제왕절개

    70세 이상서 65세 이상 노인으로 앞으로 2종 의료급여 수급자인 저소득층 임신부는 무료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2종 의료급여 수급자도 제왕절개 입원진료비를 면제해 주는 내용의 ‘의료급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달 2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제왕절개 분만을 할 때 1종 의료급여 수급자만 본인부담금을 면제했고, 2종 의료급여 수급자에게는 제왕절개 분만 비용의 10%(10만원)를 부담하게 했다. 복지부는 “제왕절개 본인부담금 면제 혜택이 2종 의료급여 수급자로 확대돼 저소득 산모의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급여는 생활 유지 능력이 없거나 어려운 국민에게 국가 예산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올해 의료급여 수급자는 중위소득 40% 미만(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175만원) 가구며, 1종과 2종은 근로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기준으로 나눈다. 분만 취약지에 사는 임산부에 대한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금은 의료급여 수급자든, 건강보험 가입자든 모두 기존 50만원(다태아 70만원)에서 70만원(다태아 90만원)으로 확대된다. 오는 7월부터는 틀니와 임플란트의 의료급여 지원 대상이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된다. 의료급여 환자가 찾는 의료기관이 사무장 병원이면 의료급여 지급을 보류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맞이하는 죽음’으로의 변화… 영국 호스피스 성공의 시작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맞이하는 죽음’으로의 변화… 영국 호스피스 성공의 시작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늙는다. 죽음을 향해 간다는 뜻이다.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누구도 삶의 마지막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한 마지막이 조금 더 인간답고, 조금 더 행복할 수 있기 위한 노력이 바로 ‘웰 다잉’(Well-Dying)이다. 영국은 당하는 것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에 있어서, 가장 죽기 좋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주관하는 ‘2015 죽음의 질 지수’ 통계에 따르면 죽음의 목전에서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의 수, 병원 의료진의 숫자와 수준, 죽음을 앞두고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혜택과 수준, 죽기 직전까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용 등의 항목을 나라별로 평가한 결과 영국이 100점 만점에 93.9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이 이처럼 ‘죽기 좋은 나라’가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英, 1967년 도입… 말기암 환자 95% 이용 영국이 ‘웰다잉’의 선두국가로 꼽힌 데에는 호스피스 제도가 큰 몫을 한다. ‘죽음의 동반자’라고 부르기도 하는 호스피스는 ‘손님’이라는 뜻의 라틴어 ‘호스페스’(Hosepes)에서 유래했다. 중세시대에는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 가던 휴식처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고, 근대에 들어 아픈 이들 혹은 곧 죽음에 이를 사람들을 위해 숙박을 제공하고 간호를 베푸는 장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영국에서 본격적인 체계를 갖추고 발전하면서, 호스피스라는 용어는 삶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봉사활동 혹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됐다. 호스피스 제도가 처음 제도화된 나라는 앞서 언급했듯 영국이다. 1967년 영국 런던에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가 개방된 뒤 이듬해 미국에서도 가정형 호스피스가 시작됐다. 일찌감치 웰다잉에 대한 개념을 확립한 영국은 현재 호스피스기관협회인 ‘호스피스UK’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달 2일 발표에 따르면 영국 말기 암 환자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95%로, 한국의 13.8%(2014년 기준)와 비하기 어려운 수치다. 영국인들이 삶의 끝에서 각종 의료기기로 둘러싸인 병원이 아닌 호스피스 시설(혹은 제도)을 선택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원봉사자들의 기금 모금과 재능기부가 있다. 호스피스UK에 따르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는 전국에 약 12만 5000명에 이른다.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음악회를 열거나 미술 치료를 돕는 등 재능기부를 아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 시설 운영비의 3분의2는 모금을 통해 조달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국의 공공의료서비스인 NHS(국민의료보험)의 지원 규모는 전체 호스피스 기관의 운영비의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말기 암 환자의 95%, 12만명의 환자가 무료로 이용하는 영국 호스피스 제도의 성공 원동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이미 죽음에 가까워진 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이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닌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인식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웰다잉을 돕는 호스피스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게 도왔다. 호스피스 제도의 높은 이용률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영국을 포함해 호스피스 제도가 자리잡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등을 매개로 몸의 통증 및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해 주는 음악심리치료사, 미술심리치료사 등이 일반화한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직접 호스피스 시설 또는 환자가 평소 머물렀던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자의 집을 방문하거나,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취업해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환자들을 돌본다. ●수요 점점 느는 한국, 난치병 등 확대 필요 호스피스는 가정형과 전문 호스피스 병동 등 시설에서 받는 시설형 등으로 나뉘는데, 영국에는 시설형과 가정형이 모두 보편화되어 있는 반면, 한국은 가정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2012년 말기 암 환자 465명에게 물은 결과, 75.9%가 가정형 호스피스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은 24.1%에 불과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올 3월부터 말기 암 환자가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전국 17개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전체 진료비의 5%만 지불하면 된다. 간호사가 1인 방문할 경우 1회 5000원, 의사와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가 모두 방문할 경우 1만 3000원 정도를 부담한다. 한국도 호스피스와 관련한 인식이 확산되고 수요가 늘면서 호스피스 지원 규모가 확장되고 있지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말기 암 환자뿐만 아니라 난치병, 소아 암 환자 등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된 영국에 비하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최근 일본에서 말기 암 환자들이 생의 끝에서 병원보다는 집에 머물렀을 때 생존기간이 길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쓰쿠바대학교 연구진이 일본 내 말기 암 환자 사례 2000건을 분석한 결과, 2주의 시한부 진단을 받은 환자가 병원에 계속 머물 경우 평균 9일 정도를 생존한 반면, 집으로 곧장 돌아갈 경우 평균 13일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평균 나흘을 더 가족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병든 부모님을 집이나 호스피스 전문시설로 옮기는 것이, 마치 치료를 포기하고 효를 다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는 인식 탓에 여전히 호스피스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 앞에 선 당사자의 선택과 의지다. 생의 마지막을 보낼 장소를 고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죽기 좋은 나라’ 영국…죽음의 인식을 바꾸다

    [송혜민의 월드why] ‘죽기 좋은 나라’ 영국…죽음의 인식을 바꾸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늙는다. 죽음을 향해 간다는 뜻이다.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누구도 삶의 마지막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한 마지막이 조금 더 인간답고, 조금 더 행복할 수 있기 위한 노력이 바로 ‘웰 다잉’(Well-Dying)이다. 영국은 당하는 것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에 있어서, 가장 죽기 좋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주관하는 ‘2015 죽음의 질 지수’ 통계에 따르면 죽음의 목전에서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의 수, 병원 의료진의 숫자와 수준, 죽음을 앞두고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혜택과 수준, 죽기 직전까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용 등의 항목을 나라별로 평가한 결과 영국이 100점 만점에 93.9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이 이처럼 ‘죽기 좋은 나라’가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호스피스’의 유래 및 영국 호스피스 제도의 특징 영국이 ‘웰 다잉’의 선두국가로 꼽힌 데에는 호스피스 제도가 큰 몫을 한다. ‘죽음의 동반자’라고 부르기도 하는 호스피스는 ‘손님’이라는 뜻의 라틴어 ‘호스페스’(Hosepes)에서 유래했다. 중세시대에는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고, 근대에 들어 아픈 이들 혹은 곧 죽음에 이를 사람들을 위해 숙박을 제공하고 간호를 베푸는 장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영국에서 본격적인 체계를 갖추고 발전하면서, 호스피스라는 용어는 삶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봉사활동 혹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됐다. 호스피스 제도가 처음 제도화 된 나라는 앞서 언급했듯 영국이다. 1967년 영국 런던에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가 개방된 뒤 이듬해 미국에서도 가정형 호스피스가 시작됐다. 일찌감치 웰다잉에 대한 개념을 확립한 영국은 현재 호스피스기관협회인 ‘호스피스UK’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 2일 발표에 따르면 영국 말기 암 환자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95%로, 한국의 13.8%(2014년 기준)와 비하기 어려운 수치다. 영국인들이 삶의 끝에서 각종 의료기기로 둘러싸인 병원이 아닌 호스피스 시설(혹은 제도)을 선택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원봉사자들의 기금 모금과 재능기부가 있다. 호스피스UK에 따르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는 전국에 약 12만 5000명에 이른다.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음악회를 열거나 미술 치료를 돕는 등 재능 기부를 아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 시설 운영비의 3분의 2는 모금을 통해 조달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국의 공공의료서비스인 NHS(국민의료보험)의 지원 규모는 전체 호스피스 기관의 운영비의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말기 암 환자의 95%, 12만 명의 환자가 무료로 이용하는 영국 호스피스 제도의 성공 원동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이미 죽음에 가까워진 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이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닌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인식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웰 다잉을 돕는 호스피스 제도가 활성화 될 수 있게 도왔다. 호스피스 제도의 높은 이용률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영국을 포함해 호스피스 제도가 자리잡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등을 매개로 몸의 통증 및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 해주는 음악심리치료사, 미술심리치료사 등이 일반화한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직접 호스피스 시설이나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자의 집을 방문하거나,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취업해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환자들을 돌본다. ◆ 한국 호스피스 제도 실정 호스피스는 자신이 평소 머물렀던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가정형과 전문 호스피스 병동 등 시설에서 받는 시설형 등으로 나뉘는데, 영국에는 시설형과 가정형이 모두 보편화 되어 있는 반면, 한국은 가정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2012년 말기암 환자 465명에게 물은 결과, 75.9%가 가정형 호스피스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은 24.1%에 불과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올 3월부터 말기 암 환자가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전국 17개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호스피스 서비스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전체 진료비의 5%만 지불하면 된다. 간호사가 1인 방문할 경우 1회 5000원, 의사와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가 모두 방문할 경우 1만 3000원 정도를 부담한다. 한국도 호스피스와 관련한 인식이 확산되고 수요가 늘면서 호스피스 지원 규모도 확장되고 있지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말기 암 환자뿐만 아니라 난치병, 소아 암 환자 등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된 영국에 비하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더 많다. 최근 일본에서 말기 암 환자들이 생의 끝에서 병원보다는 집에 머물렀을 때 생존기간이 길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쓰쿠바대학교 연구진이 일본 내 말기 암환자 사례 2000건을 분석한 결과, 2주의 시한부 진단을 받은 환자가 병원에 계속 머물 경우 평균 9일 정도를 생존한 반면, 집으로 곧장 돌아갈 경우 평균 13일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평균 나흘을 더 가족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병든 부모님을 집이나 호스피스 전문시설로 옮기는 것이, 마치 치료를 포기하고 효를 다 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는 인식 탓에 여전히 호스피스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 앞에 선 당사자의 선택과 의지다. 생의 마지막을 보낼 장소를 고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건보료 체납 고소득자 얌체 진료 꼼짝마!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장기 체납하고도 건강보험이 적용된 병·의원 진료를 받으며 혜택을 보는 고소득자와 고액 재산가를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특별 징수를 한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특별 징수 대상자는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국세청 신고소득과 재산과세표준을 바탕으로 연 소득 4000만원 이상, 월 보수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와 재산과표 4억원 이상을 가진 고액 재산가이다. 일반적으로 국세청 소득신고는 실제 소득의 20%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연 소득 4000만원 이상이면 실제로는 2억원대 고소득자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건보료 장기 체납자이면서 여전히 ‘진료 중’인 사람 가운데 이렇게 보험료를 낼 능력이 충분한 ‘얌체’ 체납자 7805명을 가려냈다. 이들을 대상으로 압류나 공매 등 강도 높은 체납 처분을 추진해 연말까지 체납 보험료를 강제 징수할 계획이다. 증권사 예탁금과 민간보험사(생명·손해보험) 보험금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압류 조치도 강화한다. 보험료를 낼 수 있는데도 상습 체납한 고액 체납자의 인적사항은 홈페이지(www.nhis.or.kr)에도 공개하고 있다. 고액·상습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보험료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2년 이상 체납한 건강보험료가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가 대상이다. 공개 대상자에게는 병원 이용 시 사전에 보험급여를 제한해 진료비를 전액 부담시키고 있다. 6개월 이상 보험료 체납자가 병·의원을 이용해 발생한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한 진료비는 ‘부당 이득금’으로 보고 사후에 체납자에게 환수하지만, 생계형 체납자는 건강보험 부담 진료비를 환수하지 않고 면제해 주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환절기 축농증 환자, 4월에 가장 많아…남성보다 여성 환자↑

    환절기 축농증 환자, 4월에 가장 많아…남성보다 여성 환자↑

    봄,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특히 축농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농증은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부비동염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2014년 월평균 환자 수를 보면 4월이 107만 46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2월(105만 8616명)과 11월(104만 5839명), 3월(104만 3407명) 등의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장정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환절기에는 감기에 더 많이 걸려 진료 인원이 많다”면서 “특히 봄에는 꽃가루가 날려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인한 증상이 이환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성 축농증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 비염(코감기)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4년 기준으로 봤을 때 축농증 환자는 여성(312만명)이 남성(267만명)의 1.2배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콧물, 코막힘 등의 축농증 증상이 있다면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를 세척하고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외출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입안을 잘 헹궈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체조직 기증하고 지원금까지 전액 기부 ‘아름다운 선행’

    인체조직 기증하고 지원금까지 전액 기부 ‘아름다운 선행’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부친의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받은 정부지원금마저 전액 기부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경기 광명시 자치행정과에 근무하는 박성미(41)씨의 아버지(74)는 지난해 11월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느닷없이 닥친 일이라 경황이 없는데도 부친이 생전에 장기기증 서약자임을 기억하고 사후 인체조직기증을 결정해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길을 ‘아름다운 선행’으로 이끌었다. 인체조직 기증을 결정하면 장제비, 위로금, 진료비 등 정부로부터 540만원을 받는다. 박씨는 받은돈 전액을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 기부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웃주민들은 “인체조직을 기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받은 지원금까지 모두 기부했다니 가족들 모두 마음씨가 너무 좋은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기부는 2008년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설립 후 유가족들이 정부지원금을 최초로 기부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박씨는 “인체조직기증과 기부로 아버지를 더욱 의미있게 보내드린 것 같아 오히려 감사하다”며 “기부금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인체조직기증을 알리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돕는 데 사용해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뼈, 연골, 인대, 피부, 양막, 심장판막, 혈관 등의 조직을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기증하는 생명나눔으로, 한 사람의 기증을 통해 100명의 생명을 연장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건보 비급여 진료비 국가서 관리해야”

    “건보 비급여 진료비 국가서 관리해야”

    MRI 등 비급여부담 年10%↑… 건보보장률은 해마다 감소세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17일 전국 16개 시·도의 만 20~69세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 2000명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비급여 진료는 국가에서 보장하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에 병원이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비급여 본인 부담률은 2009년 13.7%에서 2013년 18.0%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본인 부담 의료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 비급여 의료비는 2009년 15조 8000억원에서 2013년 23조 3000억원으로 연평균 10.2%씩 늘고 있다. 반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에서 2013년 62.0%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도 매년 늘어나는 비급여 진료비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률이 정체 상태라고 진단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새로운 의료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을 자체 개발해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현행 제도로는 정부가 비급여 의료비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없어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 비용을 환자나 보호자의 눈에 띄는 곳에 반드시 게시하도록 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비급여 의료비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비급여 의료 전반에 대한 관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이 희망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평균 73.9%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보장률 72.7%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강보험 보장률을 73.9%까지 높이려면 가입자 한 사람당 보험료를 월평균 1만 2000원 정도 더 내야 하지만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추가 부담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보험료 수준은 평균 4560원이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예비군 대학생 결석 처리 못해…입영·귀가중 사고도 국가보상

    병무청은 16일부터 개정된 병역법 74조를 시행함에 따라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예비군 병력동원훈련을 받을 경우 학교와 직장 측은 결석이나 휴무 처리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직장과 학교측이 이를 위반하고 대상자를 휴무나 결석 처리로 불이익을 줄 경우 직장과 학교의 장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2박 3일 동안 실시하는 동원훈련에 참가하는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제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이 부대에 입영하거나 귀가하는 길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 과거에는 국가의 진료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으나 이날부터 본인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국가 부담으로 보상,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해외 의료관광에 ‘바가지 브로커’ 개입 사실이었다”

     [사례1] 중국 네이멍구 어도스에 사는 R씨는 2년 전 중간 브로커에게 선급금 1억원을 지불하고 서울의 한 성형외과를 찾아 상안검 및 하안검 수술을 받았다. ‘패키지 의료관광 여행’으로 서울 체류 중 숙박과 공항 및 병원 픽업서비스를 책임진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당연히 한국에서 제일 잘한다는 병원을 소개시켜 줄 것이라고 믿고 선뜻 거액의 수술비를 지불을 했다. 하지만 수술 결과가 문제였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분류되는 상·하안검 성형술 이후 양 눈꺼풀이 두드러지게 비대칭이 되어 있었고, 병원 측에서는 별다른 얘기조차 없었다. 1억원이라는 큰 돈을 선지급금으로 지불한 R씨는 아무래도 수술비가 터무니없이 비싼 것 같아 한국에 체류하는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일반적인 수술비는 1000만원 미만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브로커에게 항의했다. 그제서야 1억원의 선급금은 브로커와 병원 측이 나눠 가졌다는 말을 들었다. 하는 수 없이 서울의 다른 병원을 찾아 재수술을 받았지만 실망감은 어쩔 수 없었고, 이후 R씨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 의료관광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사례2]중국 상하이에서 미용업을 하는 C씨는 2015년 브로커의 소개를 받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병원에서 소위 ‘턱을 깎는다’는 안면윤곽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결과가 맘에 들었다. 그런데 환자를 소개한 브로커가 이 여성의 한쪽 얼굴을 찍은 사진을 병원에 보내 “얼굴이 비대칭이 됐다”면서 “마치 환자가 항의라도 하는 것처럼 협박을 해왔다.  병원 측에서는 “수술 경과는 좋았으나 이후 문제가 생겼다면 확인한 뒤 치료를 해주겠다”고 답변했으나 이 브로커는 “환자가 충격이 크다” “다시 서울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병원 측의 배상을 요구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고, 나중에야 환자가 치료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로커가 중간에서 환자와 병원의 갈등을 조장한 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했던 것.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15일 이같은 제보 사례를 밝히고, 이후 불법이나 탈법의료 및 진료환경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단호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의료관광에 찬물을 끼엊는 이런 사례는 정부도 나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소위 ‘사무장병원’과 연계할 경우 실태가 드러나지 않아 해결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제보된 사실을 확인해 불법·탈법사실이 확인될 경우 의사회 차원에서 강력한 제제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이에 따라 최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관광 자율정화를 결의하고, 제보된 탈법사례를 조사해 병원을 공개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의사회 측은 “최근 일각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 브로커의 진료비 부풀리기 등은 건전한 의료관광에 반하는 행위”라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철저한 단속 및 엄정한 법적용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회는 또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해외환자 비급여 부가세 환급정책’과 관련해서도 “여기에 적극 동참해 투명한 의료 환경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환자가 본인 진료비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되는 부가세환급정책이 환자의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만큼 정부가 나서 이 제도의 빠른 정착을 도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회는 이어 ‘유령의사 대리수술’에 따른 환자 위험 요인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한 수술동의 약관에 따라 의료인 신분 및 의료기관 확인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전체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환자가 의료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제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3.6%에서 해마다 줄어 2013년 62.0%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의료비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5.8%에서 2013년 18.0%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진료 항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행위가 확대될수록 병원들은 비급여 진료 항목을 늘려 소득을 보전한다.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는 성형외과 시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등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새로운 의료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서민의 의료비 부담이 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이 늘어난다는 것은 보건당국이 관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하며 진료 내역과 가격 등을 보건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보고서는 “현재 62%로 정체된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려면 비급여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비급여 의료비 증가를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고 지원으로 건강보험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거나 건강보험 보험료를 높이는 것도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는 방법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고지원 기간이 2017년 12월 31일로 1년간 늦춰졌지만, 2018년에는 어찌 될지 모른다. 건강보험 재정은 단기적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줄곧 국고지원 전 단기적자가 발생하는 등 재정구조가 불안한 상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국고지원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보험료 수입 대비 국고지원 비율은 2010년 17.1%, 2012년 14.8%, 2014년 15.2% 수준이다. 2007~2014년 8년 동안 10조 5341억원이나 적게 지급됐다. 보고서는 “우선 국고지원 방식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긴축 재정 시기에 맞는 국고지원 결정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4월부터 간호사가 간병·간호 다한다

    4월부터 간호사가 간병·간호 다한다

     다음달부터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는 간호사로부터 간호와 간병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상급종합병원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대한병원협회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 시기를 2018년에서 올해 4월로 앞당긴다고 2일 밝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고용한 간병인이 아니라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간병과 간호를 책임지는 제도다. 복지부는 현재 공공병원 23곳과 지방 중소병원 89곳 등 전국 병원 112곳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 서비스를 서울 상급종합병원 등을 포함 올해 말까지 4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의료법 개정으로 ‘포괄간호서비스’에서 이름이 바꿨다”면서 “이 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환자가 부담할 금액은 하루 2만원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증질환자들은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감경 받는 산정특례를 적용 받아 4000원까지 부담이 줄어든다.  일각에선 간호 인력 다수가 필요한 이 서비스가 서울에서 시행되면, 근무 여건이 열악한 지방 간호 인력이 서울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이 충분한 간호등급 3등급 이상 대형병원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지방 간호사의 서울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간호 등급은 병원의 병상당 간호인력을 나타내는 등급이다. 간호사가 많을수록 1등급에 가깝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서비스 시행 병원이 400곳으로 늘어나면 환자 2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추가로 필요한 간호 인력 확보를 위해 간호대 정원을 늘리고,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통해 쉬는 간호사 인력이 병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순천향대 부천병원, 극희귀질환 진단기관에 선정

    순천향대 부천병원, 극희귀질환 진단기관에 선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2일 경기도에서는 본원을 포함해 두 곳만이 ‘극희귀질환 진단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극희귀질환 환자가 부천병원을 찾아도 진료비의 10%만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극희귀질환 진단기관은 전국에서도 모두 14곳에 불과할 정도로 선정 기준이 까다롭다. 희귀질환이나 유전자 클리닉을 설치한 상급종합병원 이상으로 전문의 취득 후 5년 이상 희귀질환을 진료한 경력이 있는 의사 등이 있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희귀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희귀 난치질환 산정 특례 제도’를 개정, 이달부터 확대 적용하면서 대상 진료기관을 늘렸다. 그동안 극희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도 환자 수가 적어 질병코드가 없거나, 병명조차 확정 짓지 못할 만큼 진단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에서 제외돼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컸다. 이문성 부천병원장은 “정부의 의료급여를 지원받는 극희귀질환자는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신영림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영구 정형외과 교수, 김상균 소화기내과 교수, 박영립 피부과 교수, 박정호 신경과 교수가 극희귀질환자 진료를 맡았다. 우선 ‘알라질 증후근’ 등 극희귀질환 44개가 제도 개선의 혜택을 받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독에 빠진 당신, 성격이 변했네요

    [메디컬 인사이드] 술독에 빠진 당신, 성격이 변했네요

    여러분은 평소 술을 얼마나 드시나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한국인은 한 해 평균 맥주 148.7병, 소주 62.5병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른 술을 제외하더라도 한 사람이 1년에 211병을 마신다는 의미입니다. 주말을 포함한 휴일 수가 116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일엔 거의 매일 소주와 맥주를 마신 겁니다. 1인당 알코올 소비량 세계 1위라는 사실은 더이상 놀랄 만한 일도 아닙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잘 아실 겁니다. “3일에 한 번씩 마시면 간은 살릴 수 있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 우리 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거의 매일 술을 마시지만 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서는 외래진료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수는 전국적으로 155만명,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3조 4000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지난해 전체 암 진료비(4조 4000억원)의 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치료를 받거나 술을 끊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그래서 28일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설명에 해당된다고 놀라지 말고, 차분하게 스스로의 상황을 판단해 보길 바랍니다. ●의존증 환자 155만명… 사회적 비용만 23조 알코올전문병원협의회 회장인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늘 과음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뇌의 가장 넓은 부위인 전두엽에 광범위한 손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인지기능이 저하되는데, 주로 자기중심적이 되고 판단력이 흑백논리에 매몰되며 매사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져 산만해지기도 합니다. 이해력이 ‘터널’처럼 좁아지면서 의견 차이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무조건 자신의 방식이 맞다고 우기는 경향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피해의식에 빠져 주변에 공격성을 드러냅니다. 가족과 동료의 고통이 크겠죠. 또 기억력이 감퇴돼 과거 시점의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감정 기복이 심해져 웃어야 할 때와 울어야 할 때를 판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에 취하게 되는데 이런 증상들이 심해지면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져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당연히 본인 스스로도 힘들겠죠. 여기서 가장 쉬운 해결 방안을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술입니다. 폭음이나 과음을 ‘문제적 음주’라고 하는데, 멈추지 못하면 질병의 범주인 ‘알코올 의존증’으로 넘어갑니다. 모든 사람이 위험한 건 아닙니다. 다사랑중앙병원 입원 환자 200명을 조사했더니 100명이 ‘부모도 알코올 의존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61명은 특히 아버지가 지독한 ‘술고래’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제적 어려움, 가정 불화, 스트레스, 주변에서 술을 권하는 분위기, 수줍음이 많거나 양심적인 성격이 유전적 요인과 결합하면 위험이 더 커집니다. 한번 술을 마시면 멈추지 못한다거나 금단증상이 생기고, 취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마셔야 하는 내성이 생기면 의존증으로 진단받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학계가 정한 안전한 음주 기준은 하루 4잔(여성 3잔), 일주일 13잔(여성 6잔)입니다. 일주일에 소주 두 병을 넘게 마시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기준에 코웃음 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정영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끔씩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숙취에서 깬 다음 문제가 없지만, 습관적으로 과음해 알코올 의존증에 가까워지면 가족·직장 문제 같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되고 자기 합리화 경향이 세지기 때문에 부모·자녀와도 대화가 되질 않는다”고 했습니다. 경찰을 만난 음주운전자들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취한 상태에서는 자기 합리화가 심해지기 때문에 50%의 거짓과 50%의 진실을 섞어 ‘모두 진실’이라고 믿어버립니다. 알코올의 포로가 된 뇌가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의존증으로 갑니다. ●의존증 자가진단법 없어… 검사·상담받아야 인터넷을 뒤지면 ‘알코올 의존증 자가진단법’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 간이 테스트로 스스로 알코올 의존증을 진단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 의존증에 대해 공인된 자가 테스트는 없다”며 “신체에 대한 의학적 검사와 상담을 통한 평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영철 교수는 “흥미롭게도 알코올 의존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테스트가 잘 들어맞고, 심해지면 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인지기능이 떨어져 본인의 상황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은 다른 정신질환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우울증입니다. 알코올이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억제해 증상이 악화됩니다. 우울증이 심해져 술을 찾고, 음주로 우울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이 원장은 “우울증 때문에 의존증이 생긴 건지, 의존증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 건지 판단이 쉽지 않을 정도”라고 표현했습니다. 2014년 사망한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심각한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심해지고 전두엽이 심하게 망가지면 망상과 섬망(발작하거나 환각을 보는 증상) 단계로 갑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알코올이 숙면을 방해해 오히려 불면증이 심해집니다. 이것이 또 술을 부릅니다. ●회복하려면 스스로 치료할 수 없다는 인정부터 알코올 의존증에서 회복으로 가는 과정의 중대 고비는 ‘인정’입니다. 스스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정석훈 교수는 “뇌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가 의지나 정신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의존증 환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무기력증에 빠지고 우울감이 심해집니다. 술이 좋아서 마시는 게 아닙니다. 마약처럼 ‘하이’(high·극치감)가 없어서 손떨림, 근육통, 경련, 불안 등의 금단증상을 없애려고 마신다고 합니다. 손떨림 같은 가벼운 금단증상은 짧으면 6~8시간에 나타나고 2~3일 뒤 최고조에 달합니다. 숙취로 인한 두통이 사라지면 다시 술 생각이 납니다. 첫 잔에 손대면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이 원장은 최소 14일, 정영철 교수는 3주간 금주해야 금단증상과 음주 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가족의 지지와 보살핌이 중요합니다. 전문의료기관의 치료는 상담과 교육, 신경전달물질 회복제 투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단순히 술을 끊게 하려고 격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질병이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치료받으러 병원에 자의로 오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습니다. 정신질환 진료를 받으면 보험 가입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정부는 앞으로 관련 법을 개정해 일반인과의 차별을 없앨 계획입니다. 정영철 교수는 “강제로 치료받은 사람이 다시 외래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례는 10%도 안 되지만, 스스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다시 병원을 오는 비율은 50% 정도 된다”며 “뇌기능이 조금이라도 살아 있을 때 빨리 오면 그만큼 치료 효과가 크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직장가입자 월평균 건보료 10만원 넘었다

    직장가입자 월평균 건보료 10만원 넘었다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월평균 보험료가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5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지난해 직장가입자 한 가구에 부과된 월평균 보험료는 10만 510원으로, 전년 9만 7046원보다 3464원 늘었다. 직장가입자 한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2009년 7만 250원이었지만, 6년 새 43.1%나 올랐다. 지난해 지역가입자 한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8만 876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30.7% 늘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매월 받는 보수에 비례해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며,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점수화해 보험료를 매긴다. 지난해 건강보험료 총 부과금액은 44조 3298억원이며 이 중 실제 징수액은 44조 778억원으로 징수율 99.4%를 달성했다. 전년보다 0.3% 포인트 오른 수치다.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사람은 5049만명으로, 전년보다 0.3%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 가입기준을 월 80시간 이상 근무에서 60시간 이상 근무로 확대하고, 외국인 건강보험적용인구가 2009년 42만명에서 2015년 80만명으로 늘어나 건강보험 적용인구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 적용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였지만, 노인이 쓴 진료비는 21조 9210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7.8%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9만 7368원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진료비 9만 5767원의 3.1배 수준이다. 지난해 전국 요양병원 수는 1372곳으로, 전년(1337곳)보다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요양병원 급증세가 꺾인 이유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2014년 5월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이후 요양병원 설립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사무장 병원 단속을 강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초기 치료 놓쳐 중증·만성돼야 병원行 한국의 자살 원인 1위가 정신질환 산부인과·소아과, 산전·후 우울증 검사외래 본인부담률 30~60%→20% 하향 정부가 25일 발표한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은 병원 문턱을 낮춰 우울증 환자들이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불합리한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뒀다. 우선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수면곤란으로 동네 내과의원을 방문한 사람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울증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2017년에는 전국 224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정신과 의사인 ‘마음건강 주치의’가 배치돼 일차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 우울증 환자를 발견하고, 주변 시선이 두려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길 꺼리는 우울증 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다.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선 임산부를 대상으로 산전·후 우울증 여부를 검사한다. 고위험군에는 아이돌봄서비스와 일시 보육을 우선 제공하고, 고운맘 카드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약만 처방받지 않는다면 이 단계에선 정신질환자를 뜻하는 ‘상병코드 F’가 따라붙지 않는다. 검진 결과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해도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만성이 되어서야 병원을 방문하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경찰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원인 1위는 정신질환(28.7%)이다. 병원비도 싸진다.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집중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 시 본인부담률을 현재 30~60%에서 20%로 낮추고, 병원이 약물 처방보다 심층적 상담 치료에 더 집중하도록 건강보험 상담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를 현실화한다. 또 비용이 부담되는 비급여 정신요법과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약효가 일정 기간 지속하는 약물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의료급여 환자도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의료급여 수가를 개선한다. 건강보험과 달리 의료급여 환자는 국가가 지원하는 한도 내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료비·약제비 각 2770원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있어 좋은 의료 서비스가 있어도 받지 못한다. 건강보험 의료 서비스 수가는 계속 오르는데, 의료급여 정신질환 정액 수가는 8년째 그대로다. 김혜선 복지부 기초의료과장은 “진료비 수가를 올리는 등 구조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액 수가의 총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을 나와 사회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복귀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이며 이마저 52.1%(165곳)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지자체 평가와 국비사업 지자체 공모 시 사회복귀시설을 확충하고 잘 운영하는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복귀시설 설치를 꺼리는 ‘님비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잖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보험도 핀테크 바람… 정보 톡톡 넣으면 상품 콕콕 집어줘요

    보험도 핀테크 바람… 정보 톡톡 넣으면 상품 콕콕 집어줘요

    라이나 ‘콕딜’ 빅데이터 분석 포트폴리오 제시·상담사 연결 동부화재·SKT ‘T맵’ 제휴… 안전 운전하면 보험료 할인도 직장인 이모(32)씨는 최근 암보험에 가입하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에 접속했다 한 시간 만에 창을 닫았다. 막상 가입하려니 상품별로 보장 범위가 너무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오히려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이씨는 여러 보험사에 온라인 역경매를 붙이는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했다. 이씨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자 설계사들이 조건에 맞는 여러 회사의 상품을 찾아 이씨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씨는 그중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하고 상담사와 계약을 맺었다. 보험업계에도 핀테크(IT·금융 결합 서비스)의 늦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가격 자율화와 동시에 가격 및 상품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보험사들도 앞다퉈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라이나생명이 지난달 시작한 ‘콕딜’(kokdeal.com)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찾고 이를 역경매 방식으로 고객에게 제시하는 서비스다. 1000여명의 설계사가 19개 보험사의 1100여개 상품을 놓고 비교 분석한다. 고객이 성별, 나이, 직업, 보장 범위, 보험료 등 13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보험설계사들이 맞춤형 상품을 제시한다. 고객의 운전 습관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서비스도 나온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안전 운전하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5% 할인해 주는 운전습관 연계보험을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내비게이션 앱 ‘T맵’을 켜고 운전을 하면 해당 운전자가 평소에도 과속하는지 등의 데이터가 보험사로 전달된다.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서비스로 사고율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도 올해 안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핀테크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간 이하 신용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5~8% 수준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소득 증빙 자료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활동 등을 분석해 우량 고객일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 준다. 모바일센터 애플리케이션(앱)도 잇따라 개설 중이다. 앱을 통해 병원 진료비 등을 찍어 보험금을 청구하면 소액(30만~50만원)의 경우 서류를 우편으로 보낼 필요 없이 접수가 완료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분야는 장기 계약자가 많아 분석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고 고객 성향에 따른 상품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기에 좋은 분야”라면서 “앞으로 핀테크 활용 경쟁은 은행권보다 오히려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