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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 고3, 수시만큼 정시에 관심 갖고 문제는 개념 이해 후에 풀자

    예비 고3, 수시만큼 정시에 관심 갖고 문제는 개념 이해 후에 풀자

    2015학년도에 대학입시 체제가 또 바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변화가 생기고, 대학별 전형 역시 ‘간소화’라는 방향으로 부침을 겪을 전망이다. 서울대는 당장 내년에 의예과·치의예과에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할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27일로 예정된 서울대 학사위원회의 교차지원 허용 여부 결정에 따라 내년도 최상위권의 대입 선택에 변동이 생기면, 상위권과 중위권까지 흔들리게 된다. 결국 2015학년도 대입을 앞둔 고 2에게 필요한 덕목은 계속해서 바뀌는 대입에 적응하는 것과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실력을 쌓아 두는 일이다. 지난 주말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EBS가 개최한 ‘2015 수능 대비 학습전략 설명회’에서도 ‘대입 적응력’과 ‘실력 양성’이 강조됐다. EBS 진학상담 강사인 이금수 중대부고 진로진학 부장 교사는 23일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수험생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겠지만, 그 속에 또 하나의 기회가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라지는 입시를 충분히 이해하고, 맞춤형 전략으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수능 영어 영역의 선택형 체제 폐지 ▲수시 비중의 축소와 수능 전 수시 모집 접수 마감 ▲특기자 전형 축소 등을 주요 변화로 꼽았다. 그는 “그동안 재학생들은 수능에 강한 재수생을 피해 수시 중심으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수시 비중이 줄어드는 2015학년도에는 재학생도 수능 중심인 정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2015학년도에 수시 원서접수는 수능을 보기 전에 끝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란 환상 속에서 상향 지원을 할 텐데, 이렇게 되면 수시 합격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겸손한 수시 원서접수가 합격으로 가는 길임을 원서 쓸 때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적대별로는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도 대입부터 어학 성적 등으로 평가하는 특기자 전형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 전형을 선호하던 외국어고, 과학고 학생이 학교생활기록부보다 수능을 주로 평가하는 정시로 몰리면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15학년도 대입에서도 수능 출제를 EBS와 70% 연계하는 방침이 유지된다. 이남승 인천 하늘고 교사는 “2015학년도에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최저학력 기준’은 여전히 복병일 수밖에 없다”며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수능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EBS의 모든 문제집이 수능과 연계되는 게 아니고 ‘수능개념→수능특강→수능완성→파이널’로 이어지는 연간 커리큘럼을 좇아 공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영역의 EBS 활용법에 대해 과목별 EBS 강사들은 “기본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기출문제를 푸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남궁민 호평고 교사는 “많은 학생이 국어를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 과목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무조건 시간을 재어 가며 수능 국어 한 회 분량 기출문제를 풀어 보고 채점한 뒤 틀린 문제 해설을 보는 식이 아니라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 등 하위 과목별 필수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기출문제를 전략적으로 분석해 출제 요소와 문제유형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수학에는 2005학년도부터 누적된 자주 출제되는 유형이란 것이 있다”면서 “평가원 기출문제, 연계교재를 통해 수능 문제유형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수학은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풀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수학은 공부하면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과목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매일 일정 시간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연주 이화여고 교사는 “영어에서 EBS 연계교재 지문은 그대로 활용하되 문제유형이 바뀌어 출제되고 있다”면서 “연계교재를 공부할 때 단순 지문이 변형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어휘, 구문, 독해력을 모두 길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고진석 지음, 웅진서가 펴냄) 비과학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중요한 삶의 고비마다 사주명리에 의지한다. 왜 그럴까. 정보기술(IT) 프로그래머로, 벤처사업가로 활동한 저자는 사춘기 시절 신의 영역을 알고 싶어 사주명리를 공부하다 과학적으로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 공대에 진학했다. 성철 스님과 숭산 스님을 만나 불교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공학도의 시각으로 사주명리의 원리와 체계를 분석한다. “자연의 질서에 따라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면서 현실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집단 무의식을 프로그래밍한 것이 사주명리학과 주역이며 이는 미래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책은 사주명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알면 비난도 숭배도 사라진다면서 역술가의 말에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 사주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248쪽. 1만 4000원.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현병호 지음, 양철북 펴냄) 교육 전문지 ‘민들레’의 발행인이자 대안학교 ‘공간민들레’의 대표인 저자가 공교육과 대안교육을 아울러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성역 없는 비판과 성찰을 들려준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라고 강조하면서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교육’을 명제로 제시한다. 학교 교육을 왜곡시키는 바탕에는 낙오에 대한 무의식적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교육 개혁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로 20년이 된 대안교육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비판을 내놓는다. 저자는 이제 한국에서 대안교육은 무조건 선이 아니며 공교육과 마찬가지로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진로 문제와 교사, 등록금, 건축물 등 대안학교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두루 다룬다. 304쪽. 1만 3000원.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제임스 홀 지음, 임소연 옮김, 위너스북 펴냄)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에서 36년간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쳐 온 저자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앵무새 죽이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다빈치 코드’ 등 초대형 베스트셀러 12권을 분석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흥행 요인 12가지를 제시했다. 캐릭터에 대한 연민과 공포를 자아내는 설정, 출간 당시 뜨겁고 논쟁이 분분했던 소재,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과 정보, 온전치 못한 가정사, 이단아 기질이 충만한 주인공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이 흥행 코드를 적용한 책을 직접 펴내 베스트셀러로 만들었고, 그의 제자들 중에서도 여러 명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하지만 저자는 흥행 코드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가의 열정이며 작가 자신을 울리지 못하는 작품은 결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384쪽. 1만 6000원.   봄눈(김병섭 지음, 도서출판b 펴냄) ‘찌름 따름 해거름/숨 가쁜 햇덧/오양깐 방석니 빠진 얼굴//조구널섬 여우섬에 숨어 있을까/그럭저럭 사노라면/발볌발볌 찜할 순 우ㅯ을까’(왕배야덕배야). 분명 읽을 땐 차지게 술술 넘어가는 우리말인데 막상 뜻을 풀어 보라면 알 듯 말 듯 하다. 순우리말과 시인이 살아온 충남 서산·태안 지역 사투리, 시인이 만들어낸 말 등이 시어로 리듬감 있게 짜여 향토색과 서정성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시편 옆에 낱말 뜻이 책장 속 책처럼 가지런히 진열돼 있는 이유다. 2001년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김병섭 시인의 첫 시집이다. ‘국가 갱제가 어려우니/고통을 분담해야지 어떡하냐구/그려 미리 크리스마스여/암만 햇빛 뉴 이어구/이런 수이견머리 우ㅯ는 늠아/부도는 늬덜이 내고/해고는 우덜이 당하냐’라고 일갈하는 ‘그런 소리 말어’나 전태일문학상 수상작인 ‘실업일기’ 연작 등은 핍진한 노동자의 현실과 농어촌의 풍경을 새겨 넣으면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다. 157쪽. 8000원.
  • [기고] 자유학기제가 우리에게 절실한 이유/표혜영 부평동중학교 교감

    [기고] 자유학기제가 우리에게 절실한 이유/표혜영 부평동중학교 교감

    지금 우리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부모가 짜 준 학원 스케줄에 따라 학교와 학원을 착실히 오가면서도 정작 ‘스스로의 생각’과 ‘스스로의 계획’이 없는 아이들, 온종일 ‘듣는’ 공부만 있을 뿐 ‘하는’ 공부가 없는 아이들, 질문하지 않고 발표를 싫어하며 자기표현을 꺼리는 아이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르고 앞날에 대한 설렘이 없는 아이들. 이들에게 내재된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 서구에서는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멈춤’의 교육과정을 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시범 실시한 뒤 2016학년도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될 예정인 자유학기제가 이와 유사하다 할 수 있겠다. 올해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된 우리 학교가 택한 자유학기제 운영 모형은 ‘진로탐색’ 중점형으로, 주로 오후 시간대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기획했다. 3개월 정도 운영해 보니 놀라운 점이 발견되었다. 오전의 수업 형태와 방법에 있어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교사들 간에 자발적으로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움직임은 학교 안팎에서 이뤄지는 오후의 체험 프로그램과 오전 수업이 맞물려 연동되었을 때,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수업 효과도 극대화된다는 것을 교사 스스로가 체감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체로 “나의 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고, 학교에 오는 것이 참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손가정 학생으로 학교에 자주 결석하고 생활이 불안정하며 정서행동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온 학생들도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에 참여하며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바뀌게 된 것도 자유학기제 운영의 두드러진 성과다. 지금도 자유학기를 ‘노는 학기’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이는 자유학기제의 본질을 크게 오해한 데서 오는 기우다. ‘시험이 없으니 놀게 될 것’이라는 단정은 자유학기제를 피상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오해이다. 시험 대신 수업시간에 손끝을 움직여 활동하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머릿속 사고의 확산 과정, 오후 진로탐색 활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앞날에 대한 고민, 급우들과의 상호활동 과정에서 새롭게 보게 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인지 등도 아주 중요한 공부이다. 자유학기제 교육 과정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경험들이다. ‘살아 있는 공부’인 것이다. ‘밖’에서는 자유학기제 도입 배경과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 업무의 가중 측면을 제외하고 본다면 밖의 우려보다 ‘안’은 훨씬 낙관적이다. 사실 자유학기제로 인한 교사 업무 가중은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위한 기관을 교사들이 일일이 섭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추구하는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우리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할 것이다.
  • 원하는 병과 위해 스펙 쌓고 재수까지… 군입대도 ‘빡세네’

    원하는 병과 위해 스펙 쌓고 재수까지… 군입대도 ‘빡세네’

    김모(21·대학교 1학년·충북 청주시)씨는 최근 육군 특기병 모집에서 떨어졌다. 병역기피가 간간이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군 입대라는 ‘좁은 문’을 뚫으려는 입영 희망자들의 경쟁이 매우 뜨겁다. 부모의 학비 부담을 덜기 위해 2학기 등록을 포기한 채 모병에 자원했던 김씨는 아르바이트로 소일하면서 다음 모집을 노리고 있다. 1일 충북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육해공군 모집병과에 지원한 충북자원은 1만 22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14명에 비해 40% 늘었다. 전역자 등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매월 육군은 운전과 전기전자 등 특기병을, 공군과 해군은 일반병 및 특기병을 모집한다. 그러나 올해 충북자원 중 실제 입영한 사람은 3593명에 불과하다. 경쟁률이 무려 4대1 가깝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끄는 해병대 등 특정 병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충북병무청 관계자는 “어차피 거쳐야 할 군 복무라면 하루빨리 마치고 남보다 먼저 진로 결정과 취업 준비에 나서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있지만 경제난 장기화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원자가 늘자 공군 일반병은 고교 내신이나 수능 성적으로, 해병대는 중·고교 출석 기록까지 선발기준으로 도입하고 있다. 서류전형으로 합격자를 가리지만 입영 대학 입시처럼 열기를 뿜자 원하는 병과에 가기 위해 자격증 취득에 나서는 등 입대용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는 젊은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초 졸업하는 고교생까지 ‘입대 경쟁’에 가세하면 재수는 물론 삼수, 사수자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 홈페이지는 입영 문제로 아우성이다. “군대 가기가 왜 이렇게 어렵나요. 내년 2월 입영하는 육군 기술행정병 꼭 붙고 싶습니다”, “아, 진짜 욕 나오네. 지난 1월 휴학해 지금까지 붙은 적이 한번도 없다. 가는 것도 억울한데 가지도 못해 더 억울하다. 군대에 좀 넣어 주십시오. 제발 좀…” 등 항의와 탄원의 글이 수북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배치표로 대학 서열 매기는 입시업체

    “‘외영’(외대 경영학과)이 경희경영(경희대 경영학과)보다 낮은 게 말이 됩니까. (입시업체 대표를) 고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근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허프스 라이프’(hufslife.com)에 올라온 글에 학생들의 격한 댓글이 따라붙었다. 한 입시업체에서 내놓은 배치표에 오류가 많다는 주장이었다. ‘돈 주는 학교들만 올리고 있다’, ‘학교는 뭐하고 있느냐’, ‘입학처는 콧방귀도 안 뀐다’는 등 험악한 글도 보였다. 대입 수험생이 대학 지원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배치표를 둘러싸고 대학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배치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점수에 따라 개별 대학 학과들의 예상 합격선을 나열한 표다. 지난 7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각 입시업체가 경쟁적으로 배치표를 내놓고 있다. 이에 각 대학 재학생들은 배치표에 따라 대학 학과들 사이에 사실상 ‘서열’이 매겨진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쟁 대학을 깎아내리는 일도 다반사다. 입시철이 아니어도 정부재정지원 사업 결과나 사법고시 합격자 등이 발표될 때 자기 대학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우리 학교는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왜 경쟁학교에 비해 배치표에서는 낮게 위치했느냐’는 글이 등장하곤 한다. 배치표가 이처럼 대학생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지만, 정작 일선 고교 등 현장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배치표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입시업체에서 배치표를 만드는 데 근거가 되는 모집단 수가 수능 시험을 치르는 전체 인원의 10분의1도 안 되는 5만명 전후에 불과하고 대학들에 대한 자료 역시 턱없이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배치표가 대부분 학생부나 대학별고사 성적을 제외한 과거 3∼4년 수능 성적 및 지원 결과 등으로만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배치표의 신뢰성과 객관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지적된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 전병식 인성진로연구부장은 21일 “사교육업체의 배치표는 아무런 근거 없이 만들어진다”면서 “대학들 역시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부장교사 역시 “여러 장의 배치표를 들고 온 학생에게 ‘배치표는 참고만 하라’고 말한다”면서 “배치표를 믿을 수도 없고 믿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부정확한 데이터로 대학 간 서열을 조장하고 잡음을 일으키는 배치표의 문제점을 없애려면 대학이 우선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생 개인으로선 많은 투자를 해 입학한 대학인 만큼 자신이 속한 대학과 학과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면서 “여기에 정보까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배치표를 두고 이런 다툼이 매번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점을 우려해 입시자료를 공개한 대학도 있다. 한양대는 대학 중 처음으로 최근 3년치 수시와 정시 합격자 평균점을 비롯한 입시자료를 최근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이 대학 배영찬 입학처장은 “수험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배치표가 사실은 입시업체의 배를 불리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교육 컨설팅도 기승을 부린다”면서 “대학이 학교의 위신을 챙기기 전에 학생들을 위해 자료를 공개하면 다소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기 학업 중단 초·중·고생 연간 2만명

    경기도 내에서 학업을 중단하는 초·중·고등학생이 연간 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가족여성연구원은 20일 낸 ‘경기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청소년직업교육과정 신설, 밀착사례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전국의 초·중·고생 7만 4365명 가운데 27.3%인 2만 306명이 도내 학생이었다. 이는 도내 재적생의 1.2% 수준으로 서울 1만 7924명(24.1%)보다 많은 전국 최다 규모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0.8%, 중학교 1.1%, 일반고 1.6%, 전문고 3.7%이고 성별로는 남학생(1.3%)이 여학생(1.1%)보다 0.2% 포인트 높았다. 중단율이 가장 높은 고등학생의 사유는 학습부진, 교칙위반, 따돌림, 학교폭력 등 ‘학교 부적응’이 45.8%나 됐으며 전문계 고교생(65.5%)의 중단율이 일반계(35.6%)보다 2배 정도 높았다. 31개 시·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상담을 거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탈 및 비행 문제가 51.1%로 가장 많았고, 학업 및 진로문제 31.8%, 가족문제 6.0%, 정신건강 5.7%, 대인관계 2.5%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학업 중단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청소년 위기상황이 오래 걸리지 않고 지역 사회의 지원체계로 신속히 연계될 수 있도록 학교 밖 청소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전문상담 및 밀착 사례관리 사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율 학점은행제 도입, 도립기술학교 내 청소년 직업교육과정 신설, 기업연계를 통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일자리 창출, 여성청소년 직업훈련과정 확대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박대통령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창희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회 의사당 광장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지 9개월 만에 민의의 전당인 이곳에서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곳은 제가 15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야당의 입장에서, 때로는 여당의 위치에서 고뇌하고 노력했던 곳이기에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저는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드리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의원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불황의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외적인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적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각 분야별로 혁신을 이루어야 하고, 국제적인 경쟁에서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우리 외교력을 강화하고, 세일즈외교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인프라건설 등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선진국들과의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틀을 만드는데 주력해왔습니다. 저는 그 길을 앞으로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며 그것이 지금의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 세계는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 경제가 공장에서, 연구실에서, 기업에서, 시장에서, 농어촌에서 밤을 잊고 노력하셨던 분들의 땀과 해외의 사막에서, 정글에서, 탄광에서 목숨걸고 헌신하셨던 분들의 노력을 밑거름 삼아 일어설 수 있었듯이, 지금 우리도 다시 출발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 길에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우리 국민들과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계신 의원님들의 협력과 신뢰가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2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삼고 국정기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각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법안도 마련하였습니다. 오늘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기조별로 내년도 국정운영의 방향과 국민께 약속드린 주요 정책들이 어떻게 예산에 반영되었는지를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우리 경제의 근본체질을 바꿔서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새 정부 출범 당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7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이 지속되었습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 출범 직후 17조 3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고, 특단의 부동산대책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투자활성화 대책과 중소·중견기업 수출지원 강화 등 경기회복을 적극 뒷받침해온 결과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1%대로 올라가고, 취업자 수는 세 달 연속 40만 명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10월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월 500억불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불씨를 살렸을 뿐입니다. 이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경기회복의 움직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민생안정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은 경기회복세를 확실하게 살려가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두었습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농어촌 소득향상,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 미래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된 SOC 투자와 지방재정에 대한 지원도 편성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제조업, 입지, 환경 분야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규제완화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해 투자 활성화의 폭을 넓혀가려고 합니다. 특히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나갈 것입니다. 청년, 여성, 장년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펙초월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직장어린이집 확충을 통해 여성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만들고, 임금 피크제 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현장의 근로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신규 시간 선택제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워크 센터의 확대를 지원할 것입니다. 고용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훈련사업을 확대하였습니다. 고용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이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을 제대로 구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정부는 선진국 추격형 발전 전략을 선도형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소프트웨어,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 육성을 지원하면서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어왔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고, 그 꿈의 실현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도 개설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창조경제타운에는 생활 속의 불편을 해소하는 작은 아이디어부터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아이디어까지 약 3000여 건의 국민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하고, 창조경제의 활성화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2500여명의 멘토들이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창조경제타운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고 계신 상상력과 창의력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인 업종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문화와 보건, 의료, 환경, 해양, 농식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국민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으로 금년보다 12%가 증가한 6조 5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민의 의지와 상상력, 기술력에 이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께서 적극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입니다. 그동안 국회의 협력으로 하도급 업체,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화되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국회와 정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금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천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천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 7천여개의 고용이 창출됩니다. 그리고 소득세법안과 주택법안 등이 통과되어야 지금 우리 경제회복을 위해 중요한 주택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대한민국 가장의 처진 어깨를 펴주고 국민들에게, 특히 청년들에게 희망을 찾아 주기 위한 법안들입니다. 이런 법안들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들 법안들이 꼭 통과되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질병과 가난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되어야 국민행복시대의 토대가 구축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과 국민들의 노후 안정을 위해 내년 7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목표로 예산 5조 2천억 원을 반영하였습니다.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불가피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는 복지 패러다임을 국민 개개인에게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렇게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도 복지예산을 확대 편성하였습니다. 앞으로 부정 수급 등 복지 누수를 철저히 방지하고 서비스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행복을 위해서는 교육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궁극적으로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자신의 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중학교 단계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도입하였고, 자율 교과과정 확대와 예체능 교육 및 진로직업 교육 강화 등 초중등 교육과정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학교 내 돌봄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사교육비와 대학학자금 부담을 덜어드리며, 지방대학의 육성에도 힘쓸 것입니다. 이를 위한 예산과 함께 취업 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지방대학육성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안이 지금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들 역시 학생들을 위해 이번에 반드시 통과되어야 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선결과제입니다. 정부는 지난 9개월간 우리나라의 우수한 IT기술을 재난안전관리 분야에 접목하는 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특히 성폭력과 가정폭력, 학교폭력ㆍ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성폭력 재범률과 가정폭력 재범률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4대악 근절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6.6% 늘렸고 재난재해 및 생활안전 예산을 3조원 수준으로 편성하였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문화를 더욱 빛나게 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서 우리의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 속에서 인정받게 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해서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융성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문화융성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문화 재정을 정부 총지출의 1.5%인 5조 3천억 원으로 증액하였습니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서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문화융성의 원천인 인문학과 전통문화 그리고 지역문화를 진흥하는 데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 예술인복지법 등 문화 관련 주요 법안들의 제·개정이 원활히 이루어져 문화융성의 초석을 다져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화는 산업측면에서 창조경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저는 이번에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 현장에서 K-POP과 영화, 드라마 등 한류에 열광하는 유럽 젊은이들을 보면서 우리 문화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5천년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국민의 창의력, 그리고 ICT기술을 접목시킨 문화컨텐츠 산업을 적극 지원해서 국가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최근 숭례문 부실 복구로 인해 국민들의 걱정이 많으십니다. 앞으로 숭례문을 포함한 문화재 관리 보수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엄중하게 조사하고 문화재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은 아직은 어렵고 멀게 보이지만 우리가 꼭 가야 할 길입니다. 저는 반드시 임기 중에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북한은 무력 도발 위협과 개성공단 폐쇄로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공단정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통행, 통신, 통관의 3통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단의 실질적인 정상화, 나아가 개성공단의 국제화도 아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확고한 원칙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남북 간에 신뢰를 쌓고 올바른 관계개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북핵문제를 포함해 남북한간에 신뢰가 진전되어 가면, 보다 다양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제안한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평화통일의 길도 열어갈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4대 국정기조를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 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 것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 모두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길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역점을 두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추진할 것입니다. 원전과 방위사업, 철도시설, 문화재 분야 등 각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들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개혁에 나서겠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예산낭비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정부 3.0 정신에 따라 부채, 보수 및 복리후생제도 등 모든 경영정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서 공공기관 스스로 개혁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이제 정치권도 모두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길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정치권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서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추호도 받는 일이 없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워가겠습니다. 국가정보기관 개혁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입니다. 저는 국회 안에서 논의하지 못할 주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정부는 여야 어느 한쪽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 여야 간에 합의해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회를 존중하기 위하여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세계를 향해 도전하고, 지난 일에 묶일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협력해 갑시다. 저와 정부는 의원 여러분의 지적과 조언에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 미래를, 우리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기업 경영과 법치주의/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기업 경영과 법치주의/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어찌 된 일인지 요새 여러 재벌 그룹에서 동시다발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웅진그룹과 STX그룹에 이어 동양그룹이 결국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모두 재계순위 20위권의 대규모 그룹이다. 게다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소문이 그룹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퍼지고 있는 것 같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보, 진로, 기아그룹이 차례로 파산 상황에 몰리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여기에 총수에 대한 형사재판으로 의사결정에 공백이 생긴 그룹도 많다. 태광, SK, 한화, CJ그룹 이렇게 4개의 그룹 총수가 현재 경영일선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국세청 세무조사가 단순히 추징으로 그치지 않고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이 순조롭지 않고,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을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동반부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무려 10여 개가 넘는 그룹이 올 한 해를 몹시 어렵게 넘기고 있다. 이런 문제를 보는 시각은 극과 극이다. 시민단체를 비롯하여 재벌개혁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아직도 재벌 그룹이 차입경영, 부실계열사 지원, 총수의 사익추구, 금융사의 사금고화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재계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특히 건설이나 해운 경기의 악화로 그렇지 않아도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거기에 과도한 형사처벌과 정치적 규제입법 등 정부나 법원이 기업의 사기를 꺾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회사법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도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진실은 어딘가 중간에, 그것도 사건마다 다양한 위치에 있겠지만 일반적인 원칙을 발견하기도,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어느 쪽 주장이든 사람들이 법치주의를 오해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기업 경영에서 법치주의는 인권을 지키는 문제와는 달리 하늘에서 떨어진 법리가 아니라 사회가 발전하도록 만들어진 개념에 가깝다. 따라서 법치주의는 어디까지나 사회의 발전, 특히 더 효과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시장을 복원하기 위한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법은 개인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 쪽으로 행동할 인센티브를 가질 경우에 개입한다. 예를 들어, 그룹의 총수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보다 많은 부채를 조달하거나 그룹의 규모를 확대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무리하게 후대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그룹이 분해되는 것도 비슷하다. 혹시 이런 의사결정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 법이 이런 개인의 인센티브를 교정하여 시장이 올바르게 작동했을 경우 달성할 수 있는 상황에 사회가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장주의를 보완하는 법치주의라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문제는 이 방법이 좋기는 하지만 법을 이런 방식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규제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규제의 방식을 선택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시장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수준의 규제가 적정한지 알 방법이 없고 입법자나 감독자는 적절한 수준의 규제를 만들 인센티브가 적다. 또한 실제로 규제는 한 번 만들어지면 남용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기도 하다. 이것은 모두 사회적 비용이다. 따라서 규제는 인센티브의 왜곡으로 말미암은 결과를 교정하는 수준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설계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구체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 논쟁이 이해관계에 휩쓸려 버리곤 한다. 그 결과 법치주의라는 명분으로 시장을 파괴하는 법이 기업의 창의를 옥죄기도 하고, 반대로 잘못된 인센티브를 교정하여 사회적 효율을 달성하고자 하는 제도를 기업 경영의 장애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명확히 경계를 나누기는 어렵지만 그렇더라도 법치주의가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것은 그 법의 내용이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 조회 달랑 150건… 돈만 날린 진로교육 동영상

    조회 달랑 150건… 돈만 날린 진로교육 동영상

    정부가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청소년 진로 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야심차게 구축한 온라인 콘텐츠들이 관리 부실과 학생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면서 수억원의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사이버 진로교육 동영상 콘텐츠인 ‘e진로채널’을 만들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론 48편, 직업 소개 145편(초등학생용 72편, 중·고등학생용 73편) 등 모두 193편의 동영상으로 구성된 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교육부는 예산 6억원을 투입했다. 학교의 기존 진로교육이 직업에 대한 정보를 나열식으로 소개하는 데 그친다는 지적에 따라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물로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작 이 콘텐츠들을 이용하는 학생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e진로채널’ 동영상 서비스가 시작된 지 8개월이 지난 11일 현재 절반이 넘는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가 150회 남짓에 머물렀다. 초등학생용 직업 소개 동영상의 조회수는 100회를 겨우 웃돌았다. 학생들의 진학 지도를 맡은 일선 교사들은 콘텐츠 관리가 부실하고 교육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학교 교사 김모(27·여)씨는 “이런 동영상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 조모(26·여)씨는 “교육부에서 만들어 놓고도 학생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라면서 “기존에 이미 나왔던 자료들과 중복되는 것도 많고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절차가 까다로워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홍보 비용이 별도로 책정되지 않아 홍보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서 “진로 교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3000여만원을 들여 만든 학교 폭력 예방 스마트폰 앱도 교사·학생들의 무관심과 당국의 관리 소홀로 지난 9월 소리 소문 없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교육부는 2011년 12월 ‘굿바이 학교폭력’이라는 앱을 만들어 무료로 보급했지만 애플사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재등록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지난 3월 서비스 기한이 끝났다. 이어 업데이트와 비용 문제를 들어 지난 9월 안드로이드용 앱스토어에서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교육부는 대신 추가로 30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새로운 모바일 웹페이지 ‘스톱 불링’을 개설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에게 외면받는 콘텐츠들이 제대로 활용되려면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탈피해 사전에 충분히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라고 지적한다. 한 중학교 교사는 “당국이 수요자 분석과 의견 수렴 없이 이론만 가지고 콘텐츠 양산에만 집중하다 보니 실제 수용자들의 만족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부서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 전달하는 행정 시스템의 문제”라면서 “관련 기관들끼리 긴밀하게 협업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면접 선발권 부여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면접 선발권 부여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신입생 면접 선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확정, 발표한 이후 교육 현장에서 논란이 심해지고 있다.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강화에 반대하는 측은 1.5배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한 뒤 면접을 볼 수 있게 하는 확정안이 우수학생 쏠림 현상을 부채질하고 일반고 슬럼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교육부가 지난 8월 시안에서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권을 폐지했다가 자사고와 학부모 측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교육부의 확정안에 찬성하는 측은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을 감안할 때 자사고에 학생 선발권을 제한적이나마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고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의 위기가 심해진다는 주장은 과장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 영훈고등학교 황영남 교장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학한 정책기획국장에게서 교육부 확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들어봤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황영남 영훈고 교장 “일반고 위기 자사고 탓하는 건 과장…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확대해줘야”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선발방식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지금까지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에서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로 제한선이 존재했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1단계 1.5배수 추첨과 2단계 창의인성면접을 통해 성적 중심에서 벗어난 선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확정안을 비판하는 쪽은 지난 8월 발표했던 교육부의 시안 내용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당시 교육부는 자사고의 선발권을 없애고 중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안에서 후퇴한 확정안이 면접 선발권을 보장한 것이어서 자사고가 우수학생을 독점해 일반고의 위기를 부추기는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건학 이념에 따른 학생선발권을 제한적이나마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고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의 위기가 왔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2013학년도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1.35대1에 불과했다. 1.5배수를 넘긴 학교보다 미달인 학교가 훨씬 많았던 현실에 비춰볼 때 자사고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우수 학생이 몰릴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라고 본다. 오히려 자사고가 현행처럼 차별화된 교육 성과를 보이지 못하거나 대학입시에서 내신 상대평가가 그대로 유지되면 교육과정의 자율성도 일반고와 동일해지기 때문에 결코 자사고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은 학생 선발과 교직원 임용, 교육과정 편성·운영, 등록금 책정 등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여건이 되는 사립학교에 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타당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전체 고교생의 2.6%에 불과한 자사고를 3.5%인 특목고나 17.1%인 특성화고, 5.3%인 자율형공립고에 비해 일반고 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간주하는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 일반고 위기의 원인은 다양하게 중첩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일반고의 실질적인 자율화 보장, 안정적인 행·재정적 지원, 학생·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서비스 제공, 지속적인 교육혁신의 유도 등이 일반고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반고의 다양성과 책무성을 신장하기 위해 학교경영 성과와 관련한 협약을 체결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렇게 해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일반고를 육성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고의 교육여건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주요 추진과제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와 다양화, 진로직업교육 확대, 행정·재정적 지원 확대 등이다. 이 가운데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다양화 조치는 학교 현장의 변화를 가장 크게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이다. 학교의 본질적인 변화는 교육과정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교육의 목표에 맞춰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교육활동의 중점이 달라지며 학교의 특성화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별 교육과정의 필수이수 단위를 축소하고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을 확대한 것은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토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고1 단계부터 진로집중과정 개설을 권장해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게 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 보장을 확대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제는 일반고에서도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설을 홍보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위한 경쟁적인 노력을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전국 어디를 가나 비슷한 교육과정과 획일적인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지식정보화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소양과 다양한 역량을 기르는 데 한계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反]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 “자사고 생긴 뒤 일반고 분위기 악화…돈 없는 서민은 3류 학교 다니란 말” ‘양 머리를 내걸어 놓고 개고기를 파는’ 격이다. 지난달 28일 최종 발표된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은 명칭과는 정반대로 내용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강화 방안이었다. ‘국민 여러분, 일반고 방안을 기대했는데 자사고 강화 방안이 나와서 많이 놀라셨지요~’라는 개그가 나올 판이다. 올해 3월부터 국제중학교, 자사고의 비리 문제가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그동안 자사고와 특목고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일반고 문제가 조명되기 시작했다. 국민 대다수의 자녀들이 다니는 일반학교가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충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49개교, 서울에 25개교나 설립된 자사고가 지목되었다. 자사고가 특목고와 함께 중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대부분 선발해 가면서 일반고에서는 성적 하위권 학생의 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이에 따라 학습 분위기가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다. 일반고의 위기가 공론화되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일반고의 위기가 자사고로 촉발된 만큼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대책이 핵심적인 내용일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도 이러한 상황을 알았기 때문에 지난 8월 발표한 시안에서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로 제한했던 자사고 지원 자격을 폐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 이 방안도 일반고 강화 방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비싼 학비 때문에 서민층은 자사고에 지원하지 않지만, 부유층 자녀들은 사교육까지 받으면서 중학교 성적이 대부분 50% 이내에 속하기 때문이다. 2013년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학교 성적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상위 20% 이내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성적제한 폐지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부의 시안이 이같이 함량 미달임에도 자사고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토론회장을 모두 점거하는 등 격렬히 반대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공청회 파행 상태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기보다는 거꾸로 자사고의 입장을 대폭 수용한 최종안을 내놓는 것으로 응답했다. 최종안은 1단계에서 성적 제한 없이 입학 정원의 1.5배를 뽑고,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입학정원이 100명인 자사고는 150명을 추첨으로 선발하고 그중에서 상위권 학생 100명을 뽑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함으로써 자사고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었고, 이에 비례하여 일반고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이것을 버젓이 일반고 강화 방안으로 발표했다. 교육부가 국민들을 완전히 졸(卒)로 보고 기만하는 것이거나,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을 교육부 관료들만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균등한 교육적 권리를 보장할 책무를 정부에 부여하고 있음에도 교육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자사고를 49개로 늘려 놓더니 박근혜 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고의 숙원이었던 학생선발권까지 도입했다. 이렇게 자사고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몇 년이 지나면 부유층과 서민층의 학교로 나뉘는 학교의 계급화가 본격화될 것이다. 학비 1000만원이 넘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을 독점하면서 입시 명문고로 자리를 잡고, 서민 자녀들은 3류 학교로 낙인찍힌 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 헌법이 꿈꾸는 학교의 모습이 아니며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공교육 체제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교육의 비극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교육부의 기만적인 자사고 강화 방안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 계층의 집단이기주의에 근거한 탐욕의 학교제도를 시행할 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학교제도와 대입제도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
  •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의학·생명공학의 허브로 만들겠다”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의학·생명공학의 허브로 만들겠다”

    동국대 2014학번 새내기들은 특별한 오리엔테이션(OT)을 경험하게 된다. 내년 2월쯤 강원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사흘 동안 합숙하며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명·평화 사상을 익힐 예정이다. 지난 3월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동국대에 기증해 교육·연구·연수기관으로 재단장한 만해마을에서 동국대생으로 첫 교육을 받는 것이다. 만해의 정신에는 한국 인문학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신입생 전원에게 만해의 인문학 정신을 우선 교육하려는 시도다. 이는 2011년 3월 취임해 ‘제2 건학’을 선언한 뒤 이공계 육성에 주력해 온 김희옥 총장의 그간 행보와 다소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반대라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김 총장은 4일 “이공계를 육성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수요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이공계 역시 튼튼한 인문학을 바탕으로 삼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와 인문학의 균형이 잡혀야 융합과 통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문학이 강한 동국대가 이공계 육성에 적극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취임 일성으로 ‘제2 건학’을 선포하고, 4년 임기 중 반이 지났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제2 건학’은 올해 107주년을 맞은 동국대의 건학이념을 살리면서 시대와 미래에 부합하는 대학으로 다시 시작해보자는 다짐을 표현한 말이다. 동국대라고 하면 사람들은 문학·불교·문화·예술이 특화된 인문학이 강한 대학을 떠올리는데, 이와 함께 현대사회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이공계 육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와 서울캠퍼스에 신공학관, 약학관, 산학협력관, 종합강의동 등을 잇달아 완공해 이공계 연구 인프라를 확장했다. 일산과 경기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과학영재교육원과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 역할도 시작했다.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는가. -중구 필동에 위치한 서울캠퍼스는 남산 주변 고도제한 규정 때문에 새롭게 연구 공간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즐비한데 동국대만 강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바이오메디캠퍼스를 구축했다. 바이오메디캠퍼스는 분교 개념이 아니고, 의학과 생명공학을 융합하는 연구·교육의 특성화 캠퍼스로 기숙사까지 완공되면 해당 단과대 학생들이 일산에서 모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곳에 정부가 지원하는 의료기기촉진개발센터를 비롯해 각종 연구센터가 들어서고, 주변 기관과 협력해 의학·한의학·약학·생명과학·바이오과학이 함께 이뤄지는 허브를 구축하겠다. 생명기술(BT)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영상기술, 디스플레이기술 등에서 동국대 연구팀이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일산과 서울 모두 연구하기 좋은 캠퍼스를 구축할 것이다. →인문학 분야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동국대 불교학술원 산하 인문한국(HK)사업단은 2020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5억원씩 50억원의 국고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 불교기록유산 아카이브 사업을 수주해 5년 동안 연구비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동국역경원이 한글화한 고려대장경을 한글과 원본을 대조하며 볼 수 있도록 하는 학술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한국문학연구소와 한국음반아카이브 연구소 등 여러 인문학 연구소가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기부금 모금 규모도 늘었다고 들었다. -사립대들이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률이 둔화하면서 최근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대학 재정 마련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많은 분들이 기부금을 모아 성원해 주셨다. 2011년 180억원에 가까운 모금 성과를 거두었고,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불교계 사찰, 스님들, 재가 불교계 인사, 동문, 기업 등이 도와주셨다. 학생들의 기부 릴레이도 자랑하고 싶다. 법학과 학생이 자신의 장학금을 학교에 기부해 화제가 됐고, 이에 감동 받은 경영정보학과 학생이 TV 퀴즈프로그램 우승 상금을 전액 기부했다. 경찰행정학과 간부후보생 합격자들도 후배를 위해 기부했다. 기부는 좋은 뜻을 다른 이에게 옮기는 현상이라는 점을 증명해줘서 고맙다. →학생들의 기부행렬에는 ‘드림패스’와 같은 학생복지용 정책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드림패스’는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의 취업 희망진로와 역량 수준을 비교·분석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학생들의 핵심 역량과 부족한 역량을 신입생 때부터 진단해 사회진출 준비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두드림’(Do Dream)과 같은 동국대의 입학사정관 전형이 여러 차례 화제가 됐는데 유지할 계획인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이 일반 입시로 들어오는 학생보다 뒤처지지 않는다. 동국대는 학생들의 적성을 많이 보는 입학사정관제와 함께 우리 대학의 특성을 살려 불교계 추천을 받아 지원하는 전형도 운영한다. 인문학적 소양과 도전정신 등 우리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을 뽑을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 전형의 취지를 잘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입학사정관 전형이 전체 대학에서 모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전형인지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최근 각종 대학평가에서 동국대의 순위가 올랐는데 국제화 지수가 강화된 게 한몫한 것 같다. -최근 방중해 중국 내 37개 소프트웨어 연합체와 교류하기 위한 협정을 맺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강조하듯 중국도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었다. 특히 영어로 100% 강의를 하고 아프리카·유럽 등 각지에서 온 유학생과 함께 연구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국대 학생들도 교환학생이나 교류협력을 통해 이렇게 세계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협업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동국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계획인가. -이제 동국대에서 교육, 연구, 행정 등 각종 시스템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학문의 기본을 다시 한 번 살펴야 한다. 이제 동국대만의 교육철학과 비전, 발전목표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고전 100권 읽기 프로그램 등 우리 대학의 교육정체성 수립을 위한 교육특성화위원회, 국제화 사업 추진을 위한 국제화추진위원회, 불교의 생명존중사상을 실천하고 바이오메디캠퍼스 활성화를 위한 BT특성화위원회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동국대를 똑바로 세워 세계 속에 돋보이는 대학으로 만들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데 능력을 보탰으면 하는 생각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예술 입은 거리, 통하겠습니까

    예술 입은 거리, 통하겠습니까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의 안양예술공원. 이곳에는 허름한 백색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자리한다. 어느 각도에서나 다른 형태로 읽히는, 독특한 모양새다. 2005년 지어진 건축물을 보기 위해 매년 수천명의 건축가와 건축학도가 몰려들었고, 지금은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은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꼽히는 포르투갈의 알바루 시자 비에이라 작품이다. ‘알바루시자 홀’로 불리던 건물은 내년 개막하는 ‘제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앞두고 ‘안양파빌리온’으로 최근 이름을 바꿨다. 설계자인 비에이라의 의견을 존중하고,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다. 안양파빌리온의 재개관과 함께 지난 8년간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 온 APAP도 실험대에 놓였다. 2005년 1회 프로젝트 이후 2~3년 주기로 미술·건축·영화·공연 등을 통해 공공예술과 안양을 접목하려 했지만,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한 탓이다. 안양유원지를 예술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비롯된 행사는 평촌신도시 개발, 지역공동체 결합 등과 맞물리면서 시민과 호흡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공공예술’이 아직 국내에 낯설던 시절이었다. APAP를 주최하는 안양문화예술재단은 지난해 7월 아르코미술관장 출신인 백지숙 예술감독을 영입했다. 백 감독은 “시민들이 작품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술공원로를 따라 무질서하게 널린 수십점의 작품들을 리모델링하는 일이다. 백 감독은 “공공예술은 관리와 보존이 중요한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설치됐던 작품에 다시 의미를 부여하거나 창의적으로 해체·보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APAP에선 시민들이 직접 예술을 읽고 쓰고 말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시도된다. 우선 작가에게 예술을 배우고, 자신의 언어로 해석해 보는 ‘공원도서관’이 조성됐다. 또 과거 APAP 관련 자료가 정리된 ‘프로젝트 아카이브’가 꾸려졌다. 시민들이 1박2일간 꼬박 밤을 새워 가며 해외 유명 작가들과 예술작품을 만드는 워크숍도 마련된다. 하지만 지자체에 의존한 공공예술이다 보니 한계도 뚜렷하다. APAP는 시장이 바뀌면서 전임 시장의 홍보물로 치부돼 한때 존폐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심혜화 안양문화예술재단 팀장은 “인구 60만명의 안양에 시립미술관조차 없기에 신·구 도심을 이어 주는 매개체로서 APAP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PAP의 성패가 국내 공공예술의 향후 진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APAP의 벤치마킹 모델은 탄광촌이었던 영국 뉴캐슬의 ‘게이츠헤드’나 군수 공장이 있던 독일 뮌스터의 ‘카셀’이다. 공공예술을 통해 삭막한 도시를 예술의 도시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뮌스터의 경우 1977년부터 10년에 한 차례 개최되는 조각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소도시를 풍성한 역사와 생태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공공예술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실험되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울산 남구 야음장생포동의 ‘신화마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1960년대 석유화학공단에 밀려 고향을 떠난 주민들의 집단 이주지였다. 하지만 예술가들이 나서 담과 건물에 고래와 바다를 주제로 한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지금도 하루 100여명의 관광객이 들를 정도다. 신화마을은 이웃 울산 중구(우리동네 미술관 프로젝트)나 동구(벽화마을)는 물론 강원 정선·태백 폐광지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도시 단위에선 서울시가 올해 닻을 올린 ‘도시 게릴라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건물주의 요청을 받아 행해지던 기존 미술 프로젝트와 달리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소재와 주제를 찾아내 남모르게 작업한다는 특징을 지녔다. 60여명의 예술가들은 지난달 13일부터 서울 북촌과 한강시민공원, 강변북로 등 5곳을 돌며 주택가 돌담이나 도로 방음벽에 큰 고래와 물고기 떼 등의 그림을 그리거나 ‘서울전망대’란 이름의 미술품을 설치하고 있다. 앞서 재개발로 텅 빈 철공소 등에 형성된 서울 영등포구 ‘문래창작촌’에선 2000년대 후반부터 매년 ‘문래예술공장 프로젝트’가 벌어지고 있다. 200여명의 입주 예술가들이 시민들과 함께 회화, 설치, 조각, 디자인,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죽은 거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고] 교육의 참 명제를 실현하는 ‘창의경영학교’/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

    [기고] 교육의 참 명제를 실현하는 ‘창의경영학교’/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

    세상의 모든 인간은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지니고 있다. 학교는 인간 각자가 지닌 재능과 개성 및 능력을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개개인을 다르게 교육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권의 교육은 한정된 공간인 교실에서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어 구성원 개개인에 대해 배려를 하기 어렵고 획일적이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력을 키워주는 소통 중심의 교육보다 지식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지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실 수업은 물론 학교경영 자체도 획일성을 띠게 된다. 우리 교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은 현 교육방식이 획일화되어 있어 특징 있는 학교를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본래 공통영역을 제외하고 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살리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학교경영체제가 갖춰져야 하는데, 실제 대부분의 학교경영 및 교육이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이러한 획일성을 극복하고 다양한 특징을 지닌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 교장의 철학과 지도력이 관건이다. 정부 또한 연구, 연수, 시범사업 등 각종 교육정책사업을 통해 학교장이 이에 맞는 자질을 갖추도록 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단위학교 책임경영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한국교육개발원을 비롯한 5개 유관 기관이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수탁을 받아 수행하고 있는 ‘창의경영학교지원사업’이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창의경영학교지원사업’은 학교여건 및 희망을 반영해 학력향상형, 사교육절감형, 교육과정혁신형, 자율형의 4대 중점과제를 두고 있다. 학력향상형 학교는 ‘단 한 명도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사교육절감형 학교는 사교육비 걱정 없는 학교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과정혁신형 학교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원하는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율형 학교는 각각의 단위학교가 갖고 있는 독특한 관심과 열정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든 창의경영학교들은 공통과제로 설정하여 창의·인성교육, 진로교육, 학생맞춤형교육, 학교조직문화개선이라는 4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현재 ‘창의경영학교지원특임센터’를 운영해 창의경영학교의 정신 및 운영 노하우 등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례로 2013년에는 ‘창의경영학교 찾아가는 연수 공모전’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창의경영학교들이 서로 각자의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하던 기본 운영방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의경영학교들이 그간 쌓아온 많은 경험들을 일반 학교에 전파하고 있다. ‘창의경영학교지원사업’은 종래 정부의 정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존 집단교육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다각적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창의경영학교지원사업’은 “인간은 같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다르다” 는 교육의 명제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정책 사업이기도 하다.
  • 경기교육청 내년 특수교육에 5000억 투입

    경기도교육청은 28일 교육환경이 열악한 특수학교 학생들을 위해 내년에 5000억원을 투입해 공립 특수학교 9곳을 신설하고 전국 처음으로 특수교육 지원 통합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5년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특수학교(급)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 10명 중 2명은 한 시간이 넘는 원거리 통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수학급 중 16.1%는 과밀학급으로 운영되는 등 교육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을 담은 제4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2013∼2017년) 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에는 특수교육의 교육력·성과 제고, 특수교육 지원 고도화, 장애학생 인권 친화적 분위기 조성, 장애학생 능동적 사회참여 역량 강화 등 4대 분야 10개 중점 과제를 담았다. 도교육청은 현재 8곳인 공립 특수학교를 2017년까지 9곳을 신설해 17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장애 유아 특수학급도 연차적으로 신·증설할 계획이다. 특히 도교육청은 전국 처음으로 특수교육 지원 통합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연계해 장애학생 진단과 배치 등 이력 관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또 영·유아 특수교육 지침과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평가도구를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 특수교육진흥원을 설립하고 9세 이하 장애아동 치료 지원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매년 600개교를 수시로 살펴 장애학생 인권을 보고하고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율을 매년 10%씩 높이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5개년 계획 시행에 총 2조 4792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허숙희 도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 과장은 “2017년까지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면밀한 세부계획을 추진해 장애학생이 행복감을 느끼는 학교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現 중3 수능 한국사 필수·문이과 유지

    現 중3 수능 한국사 필수·문이과 유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13학년도 수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한국사만 필수 과목으로 추가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검토해 온 ‘문·이과 통합안’을 당장 3년 뒤부터 실시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판단,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대학에 갈 2021학년도 도입을 목표로 다음 달부터 중장기 검토에 들어간다.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가 될 한국사 성적표는 절대평가(9등급) 방식으로 제공, 과도한 학습 부담을 지양하기로 했다.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완화하는 선에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17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을 24일 발표했다. 지난 8월 27일 현 수능 체제 유지안(1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2안), 문·이과 완전 융합안(3안)을 발표하고 두 달 동안의 여론 수렴 끝에 1안을 선택했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문·이과 융합 방안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지만 현 교육과정 체계에서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올해 말부터 교육과정 개편과 교과서 개발을 추진해 2021학년도에 문·이과 융합 수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17~2020학년도에 과도기 형태의 수능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는 “대입 제도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확정안에 따라 2017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문·이과 구별 없이 같은 시험지로 된 국어·영어·한국사·제2외국어 시험을 보게 된다. 여기에 문과생은 사회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나형 수학을 풀어야 한다. 이과생은 과학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가형 수학에 응시한다. 다음 달 7일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국어·영어·수학을 난이도에 따라 A·B형으로 나눠 출제하고 2015~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의 A·B형 분리출제 체계가 유지되지만 2017학년도엔 국어도 문·이과 공통 시험지로 치르게 된다. 2017학년도 수능 역시 지금처럼 EBS 수능교재와 70% 연계해 출제된다. 수능일은 11월 셋째주로 정해 올해에 비해 보름 정도 늦췄다. 대학들이 수시 1차 입시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관행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수시에 수능 최저등급을 반영하는 제도 자체는 완화될 뿐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사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해 9단계 등급만 성적표에 기재하는 방안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낸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성적 상위 4%가 1등급, 2등급이 7% 식으로 석차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고 절대평가 방식에서는 100점 만점 환산에 90점 이상이 1등급, 80점 이상이 2등급 식으로 정해진다. 교육부는 ‘한국사에 대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수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쉽게 출제한다’는 원칙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쯤 출제경향과 예시문항을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대학들이 수능 한국사 등급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도 일부 바뀐다. 교육부는 ‘학생에게 유리한 부풀리기 기재’를 막기 위해 학생부 항목별 입력글자 수를 줄이기로 했다. 또 ‘진로희망사항’에 진로선택 동기 등을 쓰게 하고 예체능 활동 영역을 신설한다. 고교 내신 등급을 현행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성취평가 도입’은 내년부터 실시되지만, 2018학년도까지 대입엔 상대평가 성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2019학년도 이후 성취평가 대입 반영 여부는 2015년에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2017학년도 수능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교육단체와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맹은 “무리한 변화보다 제도적 안정성을 중시한 교육부 선택을 환영한다”면서 “다만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고난이도 논술을 지양하고 수능과 내신 위주로 대입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 노력을 추가로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한국사 절대평가 등급제와 관련해 “상대평가에 비해 아무래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교육의 희망이 보이는 자유학기제/김선희 서울 잠실중학교 수석교사

    [기고] 교육의 희망이 보이는 자유학기제/김선희 서울 잠실중학교 수석교사

    “현재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필자는 ‘교사의 평가권 확보’라고 답해 왔다. 그래서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가 시행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교사가 완전한 평가권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반가운 마음부터 들었다. 올해 2학기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자유학기제를 앞두고 열린 한 포럼에서 자유학기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현장의 변화, 교사의 변화라는 말을 들었다. 교육의 주인은 교사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리라. 지금까지 우리 교사들은 시험이라는 통제장치로 아이들을 제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험이라는 통제장치가 사라진 자유학기에 대해 학생들은 그저 노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고, 자연히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 분위기를 다잡기가 몹시 힘들 것이다. 따라서 수업 속에서 의미 있는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나게 하려면 교사가 수업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다. 수업을 단계별로 치밀하게 준비하는 동시에 이것을 왜 배워야 하는지 학생을 설득하기 위한 강한 동기유발 전략도 필요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는 자유학기 동안 수업의 변화와 혁신을 꾀할 목적으로 지난 여름방학 동안 수업방법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수업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떻게 재미나고 의미 있는 수업을 할까’ 하며 열심히 고민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런 고민의 결과 참여형 수업을 통해 움직이고 활동하느라 더 피곤하다는 학생들의 투정도 약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학생들이 수업 중에 잠들지 않고 깨어 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2주 전쯤부터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극도로 예민했다. 각종 학생 사안이 이 기간에 집중될 정도로 학생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시험에 대한 강박증으로 매사 예민하게 반응하며 사사건건 부딪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험에서 벗어난 자유학기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학생들이 편안하고 순하게 느껴지고 있다. 처음에는 시험이 없으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나 자유학기의 의도와 수업계획을 알려주고 이런 공부를 하면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 강한 동기유발을 통해 수업을 이끌자 학생들의 눈망울이 똘망똘망해졌다. 당장의 시험과 성적만을 위한 암기 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사고력을 향상시키면서도 학생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수업을 위해 교사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그 수업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자유학기제가 일선 학교 현장에서 본격 시행되어 한 학기만의 단절된 학기가 아니라 입시가 바뀌고, 성적표에서 등수가 사라져서 진정으로 교사에게 평가권이 주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학생들에게도 한 학기만 평가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으면 한다. 자신의 성장을 위한 즐거운 배움으로 나아가되 선택 프로그램과 진로체험을 통해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 ‘아는 만큼 보이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 女과학자 17%… 불모지에 움트는 새싹들

    女과학자 17%… 불모지에 움트는 새싹들

    “메스실린더를 어떻게 읽지?” “몸을 낮춰서 눈높이를 용액 표면과 눈금에 맞춰요.” 지난 19일 서울 이화여대 약학대 분자면역생물 연구실에서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여고생 17명이 라텍스장갑을 끼고 분주히 오가며 실험에 열중했다. 학생들은 생쥐의 꼬리에서 유전자(DNA)를 추출, 증폭시켜 관절염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빠져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었다. 오후 1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됐는데도 학생들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연구실 장치를 살펴보고 실험을 도와주는 대학원생 언니들에게 쉼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김유나(17·청심국제고)양은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나 전기영동(전기를 흘려 DNA 등을 분류하는 방법)은 중간고사 시험범위여서 이론적으로만 공부했는데, 실제로 만져 보고 실험해 보니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다. 슈퍼푸드를 개발해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최수인(17·원묵고)양도 “생명과학Ⅱ 교과서에서 글과 사진으로만 배운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모르는 건 언니들한테 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면서 “빨리 대학생이 돼서 나만의 실험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코리아가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손잡고 200여명의 여고생에게 과학실험 참여 기회를 주는 ‘사이언스 오픈랩’의 일환이었다. 지난 5일 대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시작으로 서울과 대전 지역의 대학 및 연구소 12곳에서 한 달간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하는 사이언스 오픈랩은 여성 인재들의 과학분야 진출을 장려하고자 기획됐다. 로레알 관계자는 “국내 일반고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 비율은 35%이고, 과학기술 연구인력 가운데 여성 비율이 17%에 그칠 정도로 과학 분야의 여성 인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선배 여성 과학자들과 만나고 실험을 체험해 보면서 과학자라는 진로 탐색의 기회를 주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로레알은 유네스코와 함께 세계 여성과학자상을 운영하며 15년간 여성 과학자 1700명 이상의 연구를 지원했다. 한국에서도 2002년부터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을 매년 시상한다. 이날 실험을 총괄한 황은숙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과학 연구가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발전하려면 젊은 여성 과학자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하려는 기업들의 의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진로교사는 기존 과목 포기해야” 서약서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진로진학상담교사(진로교사)로 전환한 기존 일반 교사들에게 ‘전공과목으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진로교사는 학생에게 진로 교과목을 가르치고 상담을 맡은 이들로, 2010년부터 기존 교사 중에서 선발해 2011년부터 일선 중·고교에 배치됐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가 되면서 정책이 확대돼 전국 5525개 중·고교마다 1명 이상씩 두도록 했고, 올해 835명이 선발돼 내년에 각 학교에 배치가 완료된다. 이들은 1년 동안 각 지역교육청에서 570시간의 부전공 교육을 수료했는데, 이 과정에서 시교육청이 교육 전 이들에게서 ‘랙칫’(역행 금지되는 톱니바퀴) 조항을 넣은 서약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고교의 한 진로교사는 17일 “시교육청에 서약서를 내 다시 원래 과목을 가르칠 수 없게 됐다. 진로교사로 퇴직해야만 한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진로교사가 인기가 있지만 현재 선택과목이라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변화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교원정책과는 이에 대해 “570시간의 교육을 받은 교사가 원래 전공으로 돌아간다면 시간과 예산의 낭비”라며 “원래 전공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교육부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는 “가급적 원래 전공과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면서 “서울시교육청의 서약서 제출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약서를 받지 않는 인천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교사가 다시 돌아가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강제로 이를 막는 것은 교사들의 전공 전환 자유를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진로교사들 가운데 업무 부담을 줄이고자 진로교사가 된 사례도 상당하다는 지적이 일선 학교에서 공공연히 돌고 있다. 서울지역 고교의 다른 진로교사는 “진로 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 부담을 덜려고 지원한 사례도 실제로 꽤 있다”며 “현재 일반 교과목 교사는 주당 수업 시간이 15∼17시간이지만 진로교사 주당 수업은 10시간인 데다 담임을 맡지 않아도 돼 일반 교사에 비해 업무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교장과의 불화 등으로 연수를 받고 다른 학교로 간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어·수학 교사에게 국사·음악 배우는 중고생

    국어·수학 교사에게 국사·음악 배우는 중고생

    경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이성태(29·가명)씨는 최근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한숨을 내쉰다. 국어가 전공 과목이지만 교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술과 도덕까지 가르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수능 과목인 국사를 가르칠 때보다 부담은 덜었다”면서도 “나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려니 미안한 마음과 자괴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일선 중·고등학교에서 ‘국·영·수’ 교사가 도덕과 국사를 비롯해 예체능 과목까지 가르치는 황당한 일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만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모르쇠’로 일관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는 무자격자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어서 수업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해당 교사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상치 교사’(전공과목이 아닌 교사)들은 개별 학교의 사정으로 갑자기 전공이 아닌 과목을 떠안은 만큼 해당 교과의 연수조차 받지 않고 수업에 들어간다.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상치 과목으로 가르치는 수학교사 김모(28)씨는 16일 “개학을 앞두고 시간표를 짜는 과정에서 ‘시수’(과목당 1주일에 배정된 수업 시간)가 남는다는 이유로 갑자기 음악 과목을 떠안게 됐다”면서 “학생들도 선생님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을 듣지 않아 수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교사 황모(26·여)씨는 “교원의 전문성과 자격은 법률로 정해 놓은 것인데 상치 교사를 두는 것은 교원자격증이 없는 사람에게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일선 교육청은 상치 교사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원칙적으로 상치 교사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실태 조사를 따로 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임용 과목이 아닌 다른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사정은 달랐다. 일선 교사들은 “교사 1명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시수가 부족하면 학교 차원에서 시간 여유가 있는 교사가 다른 과목을 종종 맡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적게는 1과목, 많게는 2~3개의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학년도 전국 중·고등학교의 과목 변경 교사 수는 114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학년도 202명이던 과목 변경 교사 수가 불과 3년 만에 5.6배 이상 급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컴퓨터나 교련 등 폐지되는 과목이 생기고 진로진학 상담 등의 과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과를 신청한 교사가 늘어났다”면서 “사전에 수요 분석을 한 뒤 연수 과정을 거쳐 부전공 자격을 부여하고 정식 발령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전환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지역에 따라서는 특정 과목 교사가 부족하면 인근 학교가 지원하는 ‘순회 교사’를 권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사는 “선택교육 과정과 집중이수제를 적용하다 보면 전체 학생과 교사의 비율은 맞더라도 과목별 교사의 수급 균형이 깨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면서 순회 교사가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치 교과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복수 전공의 자격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교육청 단위에서 교원 수급·임용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옛날이 좋았지. 내가 입사했을 땐 말이야,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만 마셨어. 그래도 우리 때에는 낭만이란 게 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참….”회사원 우모(27·여)씨는 관리자급 회사 상사들이 그들의 화려했던 ‘옛이야기’를 하면 빈정이 상한다고 했다. 우씨는 11일 “그 분들 나름대로의 고충이란 게 있겠지만 솔직히 비슷한 ‘스펙’으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었던 세대”라면서 “지금은 피 터지는 경쟁에 살아 남더라도 ‘나만의 공간’(집) 조차 마련하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030 세대’는 ‘5060 세대’가 만들어놓은 황금기에서 스스로를 ‘밀려난 세대’라고 말한다. 2030 세대가 바로 설 자리가 없다는 자괴감에서 나온 얘기다. 희망을 잃은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5년차 ‘임고생’(교원임용 고사 준비생) 차모(26·여)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이른바 ‘전교’에서 놀았다. 반 1등은 고정이고, 전교에서 3등 안에 들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도 충분했지만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기에 물가와 학비가 비싼 서울보다 고향 근처에 있는 지방 국립대를 택했다. 그는 내신점수 상위 1%로 수시에 합격한 ‘지방 인재’였다. 차씨는 “입학 때부터 임용 시험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나만 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씨가 졸업하던 해 임용 고사의 전공과목 지역모집 인원은 10명으로 뚝 떨어졌다. 졸업 동기만 33명이었고, 이미 재수·삼수 선배까지 있어 경쟁률이 30대 1을 웃돌았다. 차씨는 “처음 3년은 임고에만 올인했다”면서 “이제는 졸업한 지도 오래돼 다른 걸 해볼 엄두조차 못 낸다”며 말끝을 흐렸다. 차씨는 현재 지역 사립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는 “공부만 하다가 사람도 만나고 돈도 버니까 즐겁다”면서도 “운이 좋으면 기간을 연장해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생님처럼 무기계약직 신세가 될까봐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교직원 구성원을 보면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정규직, 젊은 선생님은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꼴”이라면서 “처음에는 나이가 많고 때때로 무능력한 정규직 선생님들을 보면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났었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이모(31)씨는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뤘다. “서울 잠실에서 신혼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예비 장모님의 한마디가 컸다. 이씨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직장에서 받는 연봉으로는 한 푼도 안 쓰고 십년을 모아도 서울에 그럴듯한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면서 “집 문제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의 연봉은 3500만원. 대기업 3년차 사원인 이씨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으고 있지만 “(부모님 집에서) 독립은커녕 돈도 없는데 집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결혼을 앞둔 또래 친구들도 “작은 결혼식이 유행이라지만 부모 도움 없이 서울에서 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씨는 대학 입시와 취업에 이어 결혼도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첫 수능을 망쳤고, 재수 끝에 서울의 4년제 대학에 턱걸이로 입학했다. 입학 후에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정을 다했지만 이씨는 졸업 후 2년간 취업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전셋값 상승으로 경제적 자립은 물론 신혼집 장만도 쉽지 않다”면서 “1980년대 초만해도 방 한 칸 월세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는 부모님 세대가 많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에게 누가 시집을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여)씨는 중소회사의 계약직 사원이다. 연봉은 대략 2400만원 . 이씨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지만 각종 세금과 식대, 차비를 빼면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빠듯하다고 했다. 때문에 이씨의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한다. 이씨는 가끔 멀쩡한 대학에 스펙도 나쁘지 않은 자신이 왜 ‘낙오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씨의 토익점수는 920점. 그는 계약직이지만 번역 업무부터 회사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삶인데도 윗사람들로부터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철밥통을 꿰차고 앉아 왜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요즘도 토익 시험을 보고 있다. 그는 “그 분들은 왜 우리가 자격증에, 토익 점수에 목을 매는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모(26)씨는 지난해까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가 올해 로스쿨로 진로를 틀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사실상 취직문이 거의 닫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서다. 현재 집에서 독립해 자취를 하는 윤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윤씨는 “같은 도시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지만 서로 스트레스를 줄까봐 잘 가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고 달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씨는 “부모님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때가 제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윤씨도 1학년 때부터 학점과 취업에 필요한 각종 스펙을 착실히 준비하고 과대표 등 대학 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이런 상황이 세대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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