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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친과 여행왔어”…누나 살해 후 위장 카톡 보낸 남동생(종합)

    “남친과 여행왔어”…누나 살해 후 위장 카톡 보낸 남동생(종합)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강화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동생이 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살아있는 것 처럼 위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A씨(20대 후반)는 누나 B씨(30대)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를 보여주며 엄마에게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어머니는 B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2월 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가출 신고를 했다. 이에 A씨는 누나와 주고 받은 것처럼 꾸민 카카오톡 메시지를 엄마에게 보내주며 경찰에 가출 신고를 취소하도록 유도했다. A씨는 누나 B씨의 계정으로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난다”, “잘 지내고 있다”등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누나의 계정에 “어디에 있냐”, “걱정된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후 누나의 계정으로 접속해 “잘 있다. 찾으면 숨어 버린다” 등의 답장을 보냈다. 유가족 측은 가출 신고가 유지되면 연락이 더 안 될 수 있고, 만약 가출 신고를 취하하면 먼저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4월 5일 가출 신고를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뒤 평소처럼 직장 다녀…발인 때 영정사진도 들어 A씨는 이어 누나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살해한 누나의 영정사진도 들고 나오는 등 경찰과 가족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철저히 숨겼다. A씨는 누나 장례식 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경북 안동으로 이동했다. 그는 누나를 살해·유기한 뒤에도 직장인 인천 남동공단 공장에서 평소와 같이 근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누나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다른 휴대전화에 넣은 뒤 누나 명의의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누나의 계정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 확인된 만큼 혐의를 추가할 지 검토 중이다. 경찰은 또 B씨의 계좌에서 12월부터 일정 금액이 출금된 정황도 포착해 범행 동기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A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B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의 한 농수로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키 158cm의 B씨는 1.5m깊이 농수로 가장자리쪽에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등 부패된 상태에서 발견됐으며, 상하의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맨발 상태였으며 휴대전화나 지갑 등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가방은 수중 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B씨의 등에 25차례의 흉기에 찔린 흔적을 확인, 흉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결과 B씨의 사인이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라고 경찰에 통보했다. “누나와 다툰 후 홧김에 살해…4개월 전” 앞서 경찰은 B씨의 휴대폰과 금융 기록을 분석해 동생 A씨를 추적, 29일 오후 4시 39분쯤 경북 안동에서 체포했다. 체포 후 압송된 A씨는 29일 오후 9시 26분쯤 인천 강화경찰서에 도착해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나와 다툰 후 홧김에 살해했고, 살해한 시점은 지난해 12월 중순”이라고 자백했다. 그는 “회사를 마친 후 밤 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누나가 늦게 들어온다고 잔소리를 해 부엌 흉기로 살해했다”며 “10일간 아파트 옥상에 시신을 놔둔 후 12월 말 가방에 담은 뒤 렌트카를 이용해 농수로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누나 B씨(30대)와 함께 거주한 아파트가 꼭대기 층이라 오랫동안 보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집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해 수색 중이다. 인천 남동공단의 한 업체에 재직 중인 A씨는 사건 발생 전 누나 B씨와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거주했다. B씨의 시신이 발견된 강화군 석모도는 이들 남매의 외삼촌 가족이 거주 중이며, 가족행사 때 종종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일단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한 뒤 오늘 오후 중에는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반복되는 주민 반발·악화되는 장병 생활… 사드 정식배치 언제 결정되나

    반복되는 주민 반발·악화되는 장병 생활… 사드 정식배치 언제 결정되나

    2017년 임시 배치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장병 근무 시설의 개선을 위한 물자 반입을 두고 정부와 지역 주민·사드 반대 단체 간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4년 동안 사드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사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계속되고, 기지 내 장병의 생활 여건은 악화되는 모습이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 28일 사드 기지에 장병 근무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용 자재·물자와 이동식 발전기 교체를 위한 장비의 반입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회원 100여 명이 기지 진입로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 주민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기지 내 물자 반입을 두고 정부와 주민이 충돌한 것은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세 차례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 2019년 8월부터 장병 근무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의 반발로 물자 반입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사 자재 반입은 사드의 완전한 배치를 위한 공사가 아니라 낙후된 장병 근무 시설의 개선을 위한 공사”라면서 “장병 인권을 위해 지역 주민과 협의해서 물자를 반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들은 사드의 정식 배치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기지 내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장병의 식료품 등 기본 생활 물자의 반입은 허용하고 있지만, 공사 자재와 장비 반입은 반대하고 있다. 사드의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2~3개월 소요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드를 정식 배치하고자 했으나,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후 10~15개월 소요되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사드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9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일반 환경영향평가의 첫 단계에서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사드 기지의 경우 국방부가 평가준비서를 작성해 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평가 항목과 범위 등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해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환경부에 초안을 제출하면 국방부와 환경부가 협의를 거쳐 평가서 본안을 작성한다. 국방부는 지난해 평가준비서 작성을 완료했으나,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은 하지 못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주민과 반대 단체들에게 협의회 참가를 요청했으나, 이들이 참가를 거부하면서 협의회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4년 동안 표류함에 따라 기지 내 장병들의 생활 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사드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한미 장병 400여명은 정식 막사를 갖지 못해 미군은 옛 성주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한국군은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임시 시설 또한 점차 낙후되면서 장병들은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이 사드의 성능 개량과 추가 배치를 요구하는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는 것도 정부로서는 고민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과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 계기에 사드 기지 장병의 열악한 생활 여건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일반 환경영향평가에 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통상 10~15개월이 걸리기에 문재인 정부 임기인 내년 5월까지 평가를 마무리하고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에 문재인 정부도 당장 정식 배치 여부를 결정하기엔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병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부분적인 공사는 필요하다고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들을 적극 설득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장상기 서울시의원, “부동산 시장 다시 들썩… 2040서울플랜 정립 차질없어야”

    장상기 서울시의원, “부동산 시장 다시 들썩… 2040서울플랜 정립 차질없어야”

    서울시의회 장상기 의원(민주당, 강서6)이 “안정을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보궐선거 이후 다시 들썩이고 있는데 서울시 도시행정은 신임시장 눈치를 살피느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장 의원은 지난 23일 도시재생실, 26일 주택건축본부, 27일 도시계획국 등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관 부서 업무보고를 통해 연일 이같이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시의회에서 지속적으로 도시재생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도시재생을 꼽았음에도 신임시장 취임 2주일이 지나도록 개선을 위한 기본방향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낙후된 저층주거 밀집지역에서 추진되는 보존 중심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로주택 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 여러 가지 형태의 개발사업을 가미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도시재생실은 이에 따라 지난 연말 전문가 간담회와 올해 초 新사업모델 개발 자문회의를 거쳐 지난 2월에는 건축규제 완화 등을 통해 사업 실효성을 확보해 시민체감도를 제고하기 위한 법령개정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또한 3월까지 新사업모델(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개발하고 4월부터는 구체화된 사업모델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을 2월 임시회에서 보고했다. 장 의원은 “시민과 시의회의 문제 제기로 지난해부터 개선방안을 마련해왔는데 보궐선거 전후로 진도가 멈춰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도시재생 미래방향 정립은 오세훈 신임시장이 가장 먼저 지시하고 도시재생실에서도 최우선으로 보고했어야 할 사안이며 시민생활과 밀접하고 관심도 제일 많은 분야임에도 도시행정이 마비된 것”이라고 질타하며 조속히 의회에 보고하고 공론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주택건축본부 소관 업무보고에서 장 의원은 “기존 민간사업으로는 개발이 어려워 낙후된 지역에 대해 종상향도 해주고 용적률도 올려주면서 주택을 공급하고 주거환경도 정비하는 것이 공공재개발·재건축인데 주민들 사이에는 공공이 부정을 저지르고 민간을 착취하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반면 “시장이 바뀌었으니 민간이 하더라도 용적률이 완화되고 높이도 올라간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의원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허황된 주장에 의해 시장이 교란되고 있는데도 서울시의 도시행정을 담당하는 부서가 모두 신임시장의 눈치를 살피느라 설명자료 한번 낸 적이 없다”고 개탄하며 적극적인 대처를 당부했다. 이어진 도시계획국 소관 업무보고에서 장 의원은 “국토계획법에 의한 최상위 법정계획인 2030서울플랜에서 높이제한 35층을 일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창의적인 건축계획을 가로막아 도시경쟁력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며 “2019년 10월부터 수립 중인 2040서울플랜에서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시민들의 합의 속에 소모적인 높이 논쟁을 해소하고 20년 후 서울의 미래상과 발전방향을 정립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2020년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모두 7차례 수중발굴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을 비롯해 고려청자, 닻돌 등을 거뒀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2014)에서 보여 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찬란한 해양 실크로드 문화를 소환하며, 여몽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삼별초항쟁을 보여 주는 출토품들이다. 이 유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도굴꾼들의 내분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려청자 도굴 제보, 도굴꾼 내분이 발단 2011년 일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했다는 제보가 연구소에 들어왔다. 도굴한 향로가 제값을 받지 못하자 도굴꾼끼리 싸움이 일었다. 도굴품 중 고려시대 ‘청자 버드나무·갈대·물새무늬 향로’는 이미 보물로 지정한 ‘청자괴물향로’와 그 형태가 매우 유사했다. 그런데 골동품상이 향로 표면의 패각류와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염산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는데, 청자 본래의 자연미가 퇴색하고 유약변질 등을 이유로 구매자가 값을 후려쳐 거래가 불발됐다. 이런 갈등 탓에 거래가 지연되면서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은 수사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2011년 11월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이 합동으로 청자 베개 등을 거래하는 현장에서 도굴꾼들을 검거했다. 조사해 보니, 도굴꾼들은 전남 진도·신안해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뒤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닷물이 빠질 때를 기다렸다가 수심 7∼15m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고려시대 강진에서 출발한 도자기 운반선의 항로를 파악하고, 침몰지점을 추정해 도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물길 험하지만 선박왕래 잦았던 명량대첩로 명량대첩로 해역은 남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길목으로, 예로부터 선박들이 끊임없이 왕래했다. 이 해역은 물살이 빠른 울돌목으로, 태안 난행량 등과 함께 험한 물길로 유명했다. 고려와 조선 때에 전라도, 경상도 지역에서 거둔 세곡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과 무역선의 통로였다. 강진과 해남에서 생산한 청자를 개경으로 운반하는 ‘세라믹 로드’이자, 한중일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였다.발굴지역은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 떨어진 벽파항 일대다. 벽파항 인근에 고려 희종 3년인 1207년 만든 정자인 벽파정이 있는데, 고려는 이곳에서 외국 사절을 맞이했다.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용장산성을 근거지로 삼아 여몽연합군과 맞서 싸운 곳이기도 하다. 앞서 1991~1992년에는 벽파항 인근에서 진도 통나무배를 발굴하기도 했다. 중국 남부 푸지엔에서 만든 배로, 고려시대 해상교류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이곳은 또 일본군을 대파한 명량대첩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 수군은 벽파진에 주둔하며 왜군의 기습공격을 방어했다. 울돌목을 배후에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조선 수군은 명량대첩 하루 전 해남에 있는 전라우수영으로 이동했다. 왜군이 다음날 133척 배를 이끌고 울돌목으로 이동하자 이순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은 울돌목에서 13척 배로 31척 왜선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뒀다.●도굴품 정보로 탐사… 여러 시대 유물 나와 도굴품의 정보를 배경으로 2012년 9월부터 명량대첩로에서 수중발굴을 시작했다. 발굴해역 수심은 5~20m, 밀물과 썰물의 차이는 3~4m 정도였다. 밧줄로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를 설치하고, 진흙이나 개흙의 침전물을 퍼 올리는 슬러지 펌프를 사용했다. 수중 시야가 나빠 수중과 해저면에 있는 문화재를 탐지하는 수중초음파카메라도 활용했다. 유물은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 있었고, 또 층위가 구분되지 않고 여러 시대 것들이 뒤엉켜 나왔다. 빠른 조류 때문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와류현상 때문이었다. 2012년 10월 발굴조사가 가장 주목받았는데, 12∼13세기 고려청자 등 90여점이 나왔다. 소소승자총통 3점도 최초로 빛을 봤다. 다른 유물로는 고려시대 도자기, 조선시대 백자를 비롯한 총통·석환·금속유물·닻돌 등 1000여점이다.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도자기였는데, 조사 구간 전역에서 넓게 발견됐다. 강진·해남 등에서 만든 고려청자는 베개·잔·접시·유병·향로·붓꽂이 용도로 쓴 것들이었다. 특히 기린·오리·원앙모양의 상형청자향로뚜껑, 청자삼족향로, 청자기와 등은 가치가 아주 높았다. 이외에 토기·백자·분청사기·흑유 등도 함께 출수됐다.금속유물들은 주로 무기류였다. 총통과 발사장치가 달린 활(쇠뇌)과 방아쇠 등 전쟁 유물이었다. 석제유물은 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는 용도로 쓰이는 닻돌이 많았다. 닻돌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총 60여점이나 출수됐다. 석환(돌포탄)도 나왔는데, 해전에서 전함끼리 근접전을 벌일 적에 상대의 머리에 큰 타격을 가하는 유용한 병기였다. 삼별초나 임진왜란 전투 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유물은 닻돌, 북송대 동전, 흑유완 등인데 고려시대에 진도 벽파항을 거점으로 한중일을 잇는 해상교류가 활발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이다.●문헌기록에 없던 소소승자총통 최초 확인 도굴범들의 뜻하지 않은 길잡이 덕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무기류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 소총은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화포는 조선군 총통이 우세했다. 명종 때부터 왜구를 상대하려고 대형화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에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 등 대형화포를 선박 전후좌우에 장착해 포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왜군은 중·소형선과 조총으로 배를 뱃전에 붙이는 백병전 위주여서 원거리 화포전이 벌어지는 해전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개인용 화기인 소소승자총통은 실물뿐만 아니라 문헌기록에도 없는 무기였던 터라 이때 처음으로 실체를 확인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소형화기로는 세총통·승자총통·별승자총통·차승자총통·소승자총통 등이 알려져 왔다. 승자총통은 조선 선조 때 개발한 소형화기인데, 총구에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고 손으로 화약선에 불씨를 점화해 탄환을 발사하는 유동식화기이다. 이를 개선한 게 소승자총통, 소소승자총통이다. 특히 소소승자총통에는 모두 명칭이 표기돼 있고, 소(小)와 승(勝)자 사이에 두 개의 점을 겹쳐 새겼다. 현재 가늠자와 가늠쇠가 남아 있지 않지만, 가늠자·가늠쇠를 부착한 흔적으로 보인다. ●소승자총통 개량한 소소승자총통으로 승리 소소승자총통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소소승자총통에는 ‘만력무자삼월일 좌영 조소소승자 중삼근오량 장윤덕영’(萬曆戊子三月日 左營 造小勝字 重三斤五兩 匠尹德永)이라는 명문(明文)이 있다. 1588년 3~5월 좌영의 장인 윤덕영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소승자총통은 조선 중기 국토방위와 화기 제조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발굴했고, 좌영에서 제작한 명문도 확실하다. 결국 제작시기, 발굴지역 등을 고려할 때 1588년 제작해 1597년 명량대첩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과 총통, 발굴 지역만으로 이 총통을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휘하 전라좌수영 수군이 사용했을 것이다. 또한 이 총통은 소승자총통을 개량한 화기로서 현존하는 소승자총통과 비교할 때 총신 길이가 575~578㎜로 길지만, 구경은 12㎜로 매우 작다. 화기의 화약 소모량과 사거리 등 성능을 개선한 이 무기로 명량해역에서 대승을 거뒀다.명량대첩로에서 출수된 도기와 토기, 고려청자, 진도 통나무배 등은 해양 실크로드의 실제 증거이며, 총통·석환 등 무기류는 삼별초 항쟁과 명량대첩을 재인식시켰다.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교류실에서는 명량대첩로에서 찾아낸 도자기와 총통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소소승자총통 3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명량대첩로 해역도 사적으로 가지정해 보호한다. 수중발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꽃게는 서해안에서만 잡힌다고요? 토실토실하게 알이 꽉 찬 진도 꽃게가 더 맛나고 유명합니다.” 전국 꽃게 생산량의 40%를 자랑하는 전남 진도 해역이 ‘물 반 꽃게 반’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데도 진도 서망항은 갓 잡아 올린 봄 꽃게로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진도는 전국에서 봄철 꽃게의 60%, 10~12월 잡히는 가을 꽃게의 40%를 잡아 올린다.●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 방류 꽃게잡이 어민들은 요즘 서망항에서 2시간 걸리는 진도군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서 꽃게잡이에 한창이다. 끌어올리는 꽃게 통발마다 제철을 만난 꽃게로 가득 차 함박웃음을 짓는다. 조도면 해역에는 매일 40∼50여척의 꽃게잡이 어선이 출어, 척당 300∼350㎏의 어획량을 기록한다. 하루 위판량은 13∼15t이다. 지난달 초순부터 진도군수협에서 위판된 꽃게가 지난 16일 현재 190t, 위판고는 54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해 40t(15억원), 2019년 26t(10억원), 2018년 33t(9억원)보다 4∼5배 많다고 수협은 설명했다. 9일에는 하루 4억여원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 4월 초중반인데도 봄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5월 초 어획량을 웃돌고 있다. 올해는 바다 평균 기온이 12~13℃로 따뜻하고 조도면 해역에 냉수대가 형성돼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한 데다 모래층이 알맞게 형성되면서 꽃게 서식 환경이 자연스럽게 빨리 조성됐다. 그동안 대규모로 추진해 왔던 꽃게 치어 방류 사업이 합치를 이루면서 큰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해역인 진도는 2004년부터 바닷모래 채취 금지와 함께 군에서 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를 지속적으로 방류해 꽃게 최적의 서식 여건이 됐다. 군은 6월 금어기 이전에 80만 마리 꽃게 치어를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 방류한다. 꽃게는 연어처럼 회유성이 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알을 품고 새끼를 낳을 때는 회귀본능이 있어 태어난 장소로 되돌아온다. 진도 꽃게의 크기는 대중소 3가지로 분류되지만 한 마리에 1㎏이 넘는 게 많고 크기도 20㎝를 넘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3월부터 6월 금어기 전까지가 성수기여서 작업선은 계속 꽃게를 잡는다. 대신 운반선 8척이 꽃게를 싣고 온다. 운반선은 오전 1시에 나가 오전 11시까지 왕래한다.●서망항 꽃게 찾아 주말엔 500여명 몰려와 인천 연평도와 충남 보령군, 전북 군산시·부안군 등 서해안에서는 거의 그물로 잡지만 진도에서는 통발로 잡아 맛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물로 잡을 경우 걸린 상태로 이동한다. 육지까지 오는 2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서로 싸워 몸 곳곳에 상처가 나 가치도 떨어진다. 하지만 통발로 잡으면 살아 있는 상태로 싱싱하게 보존되는 장점이 있어 최고로 쳐 준다. 어부들은 통발로 잡은 뒤 집게 끝 부분을 잘라 물칸(창고)에 넣는다. 꽃게들이 싸우면서 상처를 내는 걸 방지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중국에서는 수산물 선물 세트를 줄 때 꽃게가 포함돼 있지 않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꽃게 사랑이 유별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상하이 앞바다에서 잡은 꽃게를 최고품으로 인정한다. 공교롭게도 이것과 맛과 크기가 똑같은 게 진도 꽃게다. 이 때문에 중개업자가 1년에 40억~50억원어치를 사간다. 제철을 맞아 관광객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차량들이 긴 줄을 설 정도다. 평일 하루 300여명, 주말은 500명 이상 찾아온다. 서망항에는 12개 매장이 있다. 실제로 17일 오후 2시에는 서망항을 찾는 차량들로 북적였다. 진도 수협 관계자는 “차량 관리가 어려울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김모(57·광주)씨는 “진도에 가면 꼭 꽃게를 사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아 4박스를 구입했다”며 “어른 손바닥보다 큰 꽃게가 팔팔하게 움직여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주변에 있던 이모(46·경기 수원)씨는 “주말을 맞아 바다 구경도 할 겸 친구들과 들렀는데 오길 잘했다”며 “막상 와서 보니 꽃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영서 문성호 선장은 “봄 꽃게 조업 시기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데도 워낙 많이 잡혀 새벽 일찍부터 작업하고 있다”며 “지금 진도 앞바다는 알이 꽉 찬 봄 꽃게가 풍어를 이루면서 만선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꽃게는 제철을 맞아 알이 꽉 차올라 미식가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보들보들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꽃게찜, 진한 된장을 풀어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꽃게탕, 달콤짭조름한 밥도둑 간장게장, 꽃게무침 등이 인기가 높다. 진도읍에는 간장게장과 꽃게탕으로 유명한 ‘신호등 회관’, 꽃게무침을 잘하는 ‘달림이네 식당’, ‘이화식당’ 등 꽃게 식당 20여개가 성업 중이다.●“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서망항의 최정숙 중매인은 “봄철 꽃게는 지금은 진도에서만 잡힌다”며 “매년 이맘때면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북적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많아졌다”고 했다. 최씨는 “서울, 인천, 충남 대천시 등 전국 곳곳으로 팔려나간다”면서 “다른 지역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4마리가 들어간 1㎏ 박스가 3만 5000~4만 5000원이다. 1㎏에 5만원짜리가 최상품이다. 7만~9만원짜리 2㎏ 박스 주문이 많다고 한다. 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해산물이다. 꽃게에는 천연 피로회복제로 불리는 타우린이 많아 시력을 보호하고 눈 떨림과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의 안구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키토산과 핵산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탄력 있게 하고 노화 방지, 피부세포의 회복을 도와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수치를 낮춰 혈관에 쌓이는 혈전을 방지하고 활성 산소를 억제해 준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당뇨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부정맥, 뇌졸중, 심근경색,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세월호 7주기 “기억·책임·약속” 전국에서 이어진 추모 물결(종합)

    세월호 7주기 “기억·책임·약속” 전국에서 이어진 추모 물결(종합)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16일 경기 안산, 전남 진도, 인천 등 전국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이어졌다.오전 11시 일반인 희생자 41명과 민간 잠수사 2명(이광욱, 이민섭 잠수사)이 잠들어 있는 인천추모가족공원에는 4·16재단이 주최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희생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유가족을 비롯해 박남춘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지역 국회의원, 김광준 신부 등이 참석했다.단원고 학생들은 4.16 민주시민교육원 내 기억교실을 찾았다. 이들은 학교에서 ‘우리들의 봄’이라는 추모 극을 올리고 편지 낭독과 노란 리본 교체식 등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단원고에 있던 기억교실은 옛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과 본관 등을 거쳐 7주기를 앞두고 세번만에 온전히 정착하게 됐다. 단원고 내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기억교실은 온전치 못한 상태로 옮겨졌다가 지난 12일 개원한 4.16민주시민교육원 내에 완전히 복원했다. 지난 2번의 이사 때와 달리 2학년 교무실이 완벽하게 복원된 상태다. 교실을 찾은 유가족은 교실이 무거운 추모 공간으로만 남기보다는 참사 없는 사회를 만들잔 다짐이 새겨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오후 3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선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 여야 정치인, 일반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7주기 기억식이 열린 1부와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으로 구성된 2부로 나눠 진행됐다. 박혜진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 가운데 1부 기억식은 KBS를 통해 생중계됐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영상 추도사를 시작으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김정헌 4.16재단 이사장,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국민의힘 지도부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행정안전부·교육부 등 정부가 주관하는 추모식에 5년 만에 참석하기도 했다. 7년 전 세월호에서 살아 나온 장애진 학생도 먼저 별이 된 친구들을 추모했다. 가수 권진원과 서울예대 학생들의 ‘사월, 꽃은 피는데’,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렀다. 4.16 합창단이 ‘너’를 합창했다. 신현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이 자작시 ‘팽목항에서’를 읊었다. 2부에서는 4.16 생명안전공원 공원 부지로 이동해 선포 기념으로 소나무 1그루를 심었다.한편 단원고 유가족은 16일 오전 10시 30분쯤 7년 전 세월호가 침몰한 시간에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 있는 참사 해역을 찾았다. 이용기(52) 0416단원고유가족협의회 대변인은 추도사에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 하늘나라로 이사 간 날이다. 왜 대한민국이 7년 동안 침몰 원인 못 밝히는지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희생된 학생 250명의 이름을 한 사람씩 호명했다. 헌화식이 진행되자 한 유가족은 흰 국화꽃을 손에 들고 고개를 떨궜다. 일부 유가족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바다에는 ‘세월호’라고 적힌 노란 부표가 떠 있었고, 선상에선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노래가 울려퍼졌다. 선상 추모식을 마치며 유가족을 태운 배는 세월호 부표 주변을 한 바퀴 선회했다.오후에는 목포 신항만 앞 세월호 선체를 찾아 참사 7주기 추모식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3시 17분쯤 안전모를 쓴 유가족들은 세월호 앞에서 헌화를 하고 짧게 묵념한 뒤 선체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녹슨 선체에는 하얀 따개비가 말라붙어 있었다. 김병권씨는 세월호 선미 부분을 가리키며 “다 쇳덩어리인데 에어포켓이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몇몇 유가족은 목포 신항에 있는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1학년 수련회’ 단체 사진 앞에 서서 별이 된 자식의 얼굴을 찾아 한참 바라봤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는 3년여의 시간을 바닷속에서 보낸 뒤 인양됐다. 이어 2018년 5월 10일 바로 세워져 현재의 모습으로 목포 신항에 남게 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세월호 참사 7주기 맞아 전국 곳곳서 추모 물결

    세월호 참사 7주기 맞아 전국 곳곳서 추모 물결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광주·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이어졌다. 세월호 선체가 있는 전남 목포신항 부두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목포지역 시민단체가 주관한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세월호 기억하기 캠페인도 이어졌다. 이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20여명 등 추모단은 목포 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이 제공한 경비함정을 타고 110㎞쯤 떨아진 진도 맹골수도 해역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오전 10~11시쯤 사고 해역 주변에서 4·16재단이 주관하는 해상 추모식에 참석,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 유족들은 7년 전 사고 당시 세월호가 완전히 바다 밑으로 잠긴 시각인 10시 30분에 맞춰 묵념을 하고 헌화한다. 이날 오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도 시민단체 등이 모여 ‘추모식과 문화 공연을 열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7일까지 추모를 위한 무인 분향소도 마련됐다. 오후 1시 40분부터는 희생자들이 가족과 처음 만났던 진도 팽목항 세월호 기억관앞에서 세월호 추모식과 각종 공연이 이어진다.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는 이날 오후 3시 유가족 중심으로 100명 미만이 참여하는 7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행사는 묵념과 추도사 낭독 등으로 진행되며,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화랑유원지 일대에 2024년 준공 예정인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도 함께 진행된다. 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은 안산 단원구 일대에 추모 사이렌이 울린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옆 광장에선 오전 11시 일반인 희생자 7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이곳엔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0여명의 봉안함이 안치되어 있다. 세월호의 최종 목적지였던 제주도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진다. 세월호 제주기억관 7주기 준비위원회는 오후 4시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세월호 제주기억관에서 추모 문화제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가수 장필순과 강허달림, 극단 예술공간 오이 등이 참여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도 이날 JDC 엘리트빌딩 1층 정원에서 세월호 추모 공간을 운영한다. 노란 바람개비로 꾸며지는 이 공간에서는 세월호 관련 자료 전시가 진행된다. 방문객을 위한 노란 리본 300개도 비치된다. 경남 상남 분수광장에서도 오후 7시 20분부터 ‘다시 촛불 다시 세월호’를 주제로 추모문화제가 열려 버스킹과 세월호 관련 부스 운영, 거리 서명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서울, 강원, 충북, 전남, 전북 등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도 추모식을 진행하거나 추모기간을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 남·북부청사와 25개 교육지원청 및 학교에선 이날 1분간 사이렌을 울려 추모에 동참하며, 노란리본 달기, 추모글 남기기, 안전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희생자들을 기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文 “가슴 아픈 4월…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챙기겠다”(종합)

    文 “가슴 아픈 4월…세월호 진상규명 끝까지 챙기겠다”(종합)

    문 대통령, 세월호 7주기 추모글 올려“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여전하다진실만이 생명 소중한 사회 앞당겨”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세월호의 기억으로 가슴 아픈 4월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국민들의 외침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이들이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된 지 7년이 됐다. 미안한 마음이 여전하다”며 “살아서 우리 곁에 있었다면 의젓한 청년이 됐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짧지 않은 시간”이라고 썼다. 이어 “서로의 버팀목으로 아린 시간을 이겨오신 가족들과 함께해주신 분들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안전한 나라를 위해 오늘도 아이들을 가슴에 품어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더뎌 안타깝지만 그 또한 그리움의 크기만큼 우리 스스로 성숙해 가는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라며 “진실만이 비극을 막고, 생명이 소중한 사회를 앞당겨 줄 것”이라면서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슬픔에 함께하고 고통에 공감하면서 우리는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도, 언제 닥칠지 모를 어떤 어려움도 우리는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세월호 7주기…전국 곳곳서 추모·기억식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진행된다.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는 이날 오후 3시 유가족 중심으로 100명 미만이 참여하는 7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행사는 묵념과 추도사 낭독 등으로 진행되고, 온라인으로도 생중계 된다. 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은 안산 단원구 일대에 추모 사이렌이 울린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옆 광장에선 오전 11시 일반인 희생자 7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이 곳엔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0여명의 봉안함이 안치되어 있다. 전남 진도 사고해역 인근에선 4·16재단이 주관하는 해상 추모제도 열린다. 유족 등 추모단은 사고 해역과 목포 신항 선체를 방문하며 희생자를 기린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잊혀지고 있지만, 잊을 수는 없다

    잊혀지고 있지만, 잊을 수는 없다

    전남 진도군 진도읍에서 22㎞ 떨어진 팽목항까지는 유난히 노란 유채꽃들이 선명하게 피었다. 수십 군데에서 밝게 빛나는 유채밭은 꿈을 피우지도 못하고 차가운 물속에 잠긴 어여쁜 아이들의 슬픈 표정 같아 더 아련함을 느끼게 했다. 이전 이틀 동안 비가 내려서인지 흐린 날씨에다 거센 바닷바람이 더해져 팽목항에는 칼바람이 불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노란 리본들이 나부끼는 팽목항 방파제에서 만난 전서윤(52·충남 부여군)씨는 “어린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매년 이맘때면 한번씩 들른다”며 “갈수록 찾아오는 사람도 줄어들어 더 참담함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잊지 말아야 한다. 진상 규명도 없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있어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16일 뼈아픈 참사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비극의 장소이자 수습 거점으로 여겨졌던 팽목항은 7년의 시간 때문인지 차츰 잊혀진 곳이 되고 있었다.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였던 팽목항은 세월이 흐른 데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추모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방파제에서는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노란 깃발과 리본들만 세찬 바람에 휘날렸다. 철골 구조물은 누렇게 녹이 슬고, 리본들도 끊어진 채 색이 바랬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의료진 등이 머물던 컨테이너 20여개는 철거되고 추모관과 성당, 가족 식당, 강당 등 5개의 컨테이너만 남아 있다. 그나마 추모관인 ‘4·16 기억관’에 있는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그날 팽목항의 아픔을 각인시켜 주는 듯했다. TV 모니터에서는 학생들의 얼굴이 슬픈 음악과 함께 차례로 나오고, 아이들이 좋아했던 귀여운 미키마우스 인형과 장난감, 노란 색종이로 만든 바람개비 등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통곡의 장소이자 수많은 자원봉사자로 북적였던 팽목항은 진도항 배후단지 개발공사가 펼쳐지면서 새 연안여객선터미널 신축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팽목항의 공식 행정 명칭도 진도항으로 바뀌었다. 세월호 가족들이 머물던 시설 바로 옆에는 외도, 조도, 관매도로 가는 차량 대기줄과 선착장 공사가 마무리될 정도로 모든 게 변했다. 4년째 여객선터미널 공사 작업을 하고 있다는 박희근(50·전남 목포시)씨는 “4월이 되면서 평일 10여명, 주말엔 30여명이 오고 있지만 보통 때는 거의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황량하다. 점차 모두에게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먼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는 남현철·박영인(당시 단원고 2년)군, 양승진(당시 57세) 교사, 제주로 이사 가던 권재근(당시 50세)·혁규(당시 6세) 부자 등 5명의 흔적은 끝내 찾지 못한 채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다. 글 사진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속보]전북 익산 북북서쪽서 규모 2.0 지진

    [속보]전북 익산 북북서쪽서 규모 2.0 지진

    13일 오후 9시 56분 15초 전북 익산시 북북서쪽 9km 지역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2도,동경 126.91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3km이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11번째로 큰 규모다. 계기진도는 전북·충남 최대 3이다.계기진도 3은 실내,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하게 느끼고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인근 지역은 진동을 느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다리를 잇다, 자연을 잃다, 사람을 잊다

    다리를 잇다, 자연을 잃다, 사람을 잊다

    우리나라에는 총 3383개의 섬이 있다. 유인도 465개, 무인도 2918개 등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섬이 많다. 2019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1%가 우리나라 섬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교통 불편과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국내의 수많은 섬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매년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또 토목건축기술 발달로 2000년대 들어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연도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섬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놓이는 순간 진정한 ‘섬’의 기능이 사라진다. 섬 주민들은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환영하겠지만, 늘어나는 관광객들과 다리 건설로 인해 ‘섬’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의 그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사라지고 있는 섬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봤다.지난달 19일 전남 신안군 임자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착공 8년 만에 개통했다. 전국에서 가장 긴 12㎞의 백사장이 펼쳐진 대광해수욕장과 해송 숲으로 유명한 임자도는 민어와 젓새우, 대파의 주산지로 농업과 수산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다리 개통에 주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크다. 지역 주민들은 “천지가 개벽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고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사업비 1766억원이 투입된 임자대교는 전체 길이가 4.99㎞에 달하는 해상 교량이다. 지도읍에서 임자면까지 뱃길로 30분 이상 걸렸지만 임자대교 개통에 따라 차량으로 3분 내 통행이 가능해졌다. 신안의 12번째 대교인 임자대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사구가 갖춰진 임자도를 육지화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 등 연간 47만명이 배를 타지 않고 차량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에는 여수 화양면과 고흥군 영남면이 해상교량으로 연결됐다. 여수 조발도~둔병도~낭도~고흥 적금도의 4개 섬을 연결하는 17㎞ 왕복 2차선 도로다. 여수와 고흥 사이에 조화대교(854m), 둔병대교(990m), 낭도대교(660m), 적금대교(470m), 팔영대교(1380m)가 세워졌고 차량으로 각 섬에 방문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연륙·연도교는 166개다. 전남이 65개로 가장 많다. 전남도는 앞으로 10년 안에 41개 지역을 육지와 연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여수시 수항도·장도·오동도, 무안군 닭섬, 신안군 외안도·율도·부남도의 공통점도 있다. 이들 7개 지역은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지만 2015년 이후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로 변한 섬들이다. 작년에는 태안 궁시도, 진도 각흘도, 여수 오동도 등 3곳이 무인도가 됐다. 올해도 유인도 1개가 줄어들었다. 고령화로 어로 활동을 못 하는 데다 섬 지역의 청장년층이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도 하나둘 폐교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올해 전남에서는 4개 학교의 분교가 폐교됐다. 섬 지역에서 학령인구 부족으로 초등학교가 사라진 곳은 전체의 78.5%나 된다. 또 섬 주민들의 삶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나빠지면서 소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회 의원연구단체 국회 섬발전연구회(대표의원 서삼석)가 최근 가진 온라인 토론회에서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섬 주민 삶의 질 만족도가 2019년 4.2에서 지난해 3.8로 크게 떨어졌다”면서 “열악한 생활환경 때문에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어 섬 지역의 지역소멸지수가 0.234에 그쳐 가장 소멸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어촌지역은 0.303, 농촌지역은 0.341, 도시지역은 1.208로 상대적으로 나았다. 이렇게 낮은 섬 주민의 삶의 질은 인프라 부족으로 청년층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또 연륙교가 생기면서 섬 주민들은 교통 편의성과 관광객이 몰려드는 등 경제적 이익은 얻지만, 몰려드는 관광객과 연륙교 건설 등으로 섬의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극심한 교통 체증 등 병목현상을 빚기도 한다. 다리 개통 이후 물류비용 절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구경만 하고 당일 빠져나가 음식·숙박업 등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홍석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장은 “육지와 연결되면서 섬을 바라보는 인식도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며 “섬 주민들은 경제적 효과 때문에 연륙교를 요구하고 있지만, 삶의 복지 문제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장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국내 섬 진흥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섬진흥원이 들어서면 주민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길이 열려 지금보다는 섬 주민들의 복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섬주민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섬주민연합중앙회 이정호(69) 회장은 “섬은 영토적으로나 문화적·역사적으로나 소중한 국가적 자산인 만큼 보존하고 가꾸고 보호해야 한다”며 “섬도 국민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기에 방치하거나 소외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국에 섬은 3600개, 유인도는 470여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숫자 통계도 정확히 모르는 게 국내 실정이다”며 “섬 주민들은 그동안 국민이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했던 일이 많았다”면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섬에 대한 제반 정책들이 구축돼 전국의 섬이 다 함께 부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어느 봄날, 어느 ‘세월’ 꼭 꿈으로라도 다녀가렴

    어느 봄날, 어느 ‘세월’ 꼭 꿈으로라도 다녀가렴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 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벌어 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안산 합동분향소에 있던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편지 중에서)공교롭게도 아이의 백일 상에 올려 두었던 용품들과 명주실 타래를 책상 서랍에 넣어 둔 날이었다. 차일피일 정리를 미루다 결국 아이가 200일 가까이 되고 나서야 계획했던 예쁜 상자에 넣는 일은커녕 그것들을 그저 안 보이는 데로 치우기만 한 거였다. 하필 그 저녁에 저 편지를 읽고야 말았다. 처음 대하는 것이 아닌데도 마음 한쪽의 실밥이 툭 터지는 느낌이었다. 다시 사월이다. 당연히 돌아가는 시계이고, 돌아오는 계절인데도 그 후로 4월이면 이상하게 몸과 마음이 눅진하다. 아기를 낳고 나니 뼈 안쪽이 더 지긋해지는 것 같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나도 이럴진대 그 아이들의 엄마 아빠는 어떨까 하며 제주 쪽을, 합동분향소와 학교가 있던 안산 쪽을 굽어본다. 2014년 4월 16일. 소설 마감과 학교 수업 준비에 밤을 새우고 정신없이 등교했다. 교실에 들어섰는데 아이들의 행동이, 교실의 공기가 여느 날과 사뭇 달랐다. 마주 앉아 있는 학생 몇몇은 울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대답 대신 우는소리만 돌아왔다. 학교는 단원고와는 십여㎞쯤 떨어진 곳이었다. 초조하게 뉴스를 보던 아이들과 ‘전원구조’라는 자막이 올라왔을 땐 안도했지만, 수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원이 구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퍼졌다. 학생들은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 후의 일들은 파편으로만 남아 있다. 추모를 위한 모임이나 분향소에 가지 말 것, 상복으로 느껴질 만한 색의 정장을 입고 등교하지 말 것 등의 ‘이상한’ 공문이 내려왔고 그것이 하달될 때마다 나를 비롯한 여러 선생님은 탄식과 저항의 말들을 쏟아냈다.노란 리본을 달고 등교하는 것도 금지였다. 나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리본 스티커를 구해서 차에 붙였다. 꿋꿋하게 검은 옷을 입고 갔고, 방과 후 수업을 빠지고 장례식장에 다녀오겠다는 아이들을 말리지 않았다. 1주기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갔다. 광장을 빙 둘러쌌던 그날의 차벽들과 저항하던 사람들, 그리고 경복궁 앞에 웅크리고 있던 삭발한 유가족들. 곳곳에서 터지던 비명과 고함, 그리고 차벽을 넘어갔다가 아예 차체를 쓰러뜨리던 사람들 곁에 나는 그저 서 있었다. 이리저리 사람들이 몰려다니던 한복판에 그저 서 있었다. 단지 그 한가운데 자식을 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머리를 깎고, 밥을 굶고 앉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것밖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던 날이었다.세월호에 관련된 문학 작품들을 읽고 있던 대학의 강의실에서 누군가 크게 울어 이유를 물어보니 그 전날 수학여행을 마치고 자신들이 타고 왔던 배가 세월호여서 어쩌면 ‘우리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학생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아연함이라니. 그리고 그것을 듣는, 희생자의 친구 얼굴은 또 얼마나 어두웠던가. 7년이 지났다. 그로부터 세상은 얼마나 많은 것이 변했나. 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정책의 결정자들은 얼마나 달라졌나. 7년이라는 세월을 대충 가늠하기도 전에 여전히 광장에, 청와대 앞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속해서 삭발하고 끼니를 거르며 서 있다. 어째서 저들이 여전히 저 자리에 서 있는가.정권이 바뀌고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어가는 동안에도 유가족들을 비롯해 생존자들은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 나갔다. 단원고에 4·16 기억교실을 세워 기록물 보존과 유품, 유류품들을 보존 관리하기 시작했고, 기록 유형에 상관없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고 등록하며 정리했다. 마을 공동체 등과 협업해 마을 아카이빙 양성교육, 미래세대 청소년 기록단 양성교육과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서의 민주 시민 교육 등을 활성화했으며 4·16 기억 전시관의 문을 열었다. 총 100권으로 쓰인 구술 증언록 ‘그날을 말하다’를 출간했고, 팽목항에 ‘팽목 기억관’을 세우고 지켰다. 엄마들이 모여 뜨개질을 했고, 아빠들은 목공예 작업을 시작했다. 합창단과 연극팀을 꾸려 전국 곳곳을 다니며 공연도 했다. 명예졸업식을 치르고, 해마다 기일이 되면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추모하러 다닌다. 희생자 학생들 외에 일반인 유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다 잊지 않기 위해, 참척의 아픔을 삭이려 다니던 길 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쌓은 발자취들이었다. 또 유가족들은 5·18과 선감학원, 남영호 등의 피해자들을 만나는 일도 병행했다. 상처와 상처들이 만나 참사와 안전 그리고 연대라는 말들과 함께 새로이 어깨를 견주었다. 제주에 기억 공간을 만든 것도 역시 유가족들이었다. ‘세월호 제주 기억관’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오고 싶어 했지만 끝내 닿지 못했던 곳, 제주에 아이들을 위한 기억 공간을 만들자”는 생존학생 장애진 아빠 장동원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4·16 가족협의회와 평화쉼터 신동훈 대표가 협약서를 체결하고 6개월 준비 기간을 거쳐 신동욱 작가가 완성한 현판 글씨체를 강정마을을 지키던 문정현 신부께서 조각해 주셨다. 이 소식을 듣고 제주로 속속들이 도착하는 도서, 조각품, 나눔 물건 등을 전시하면서 2019년 11월 6일 제주 4·3 평화공원 아래에 ‘세월호 제주 기억관’이 탄생했다.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기억관 내의 세월호 리본 옆에 그달에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기리는 일도 하고 있다. 2015년에 택시기사 임영호씨의 도움으로 ‘한별이’에게 생일 케이크와 꽃 화분을 전달했던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그 생일 기억 공간이 무척 특별하게 보였다. 기일이나 추모 대신 생일을 기억해 주는 일이라니! 제주 기억관에서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뿐만 아니라 4·3의 아픈 기억을 새긴 동백 배지도 함께 전시하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리본과 배지를 함께 나눠 주는 일을 진행 중이다. 단장이 끊어지는 듯한 아픔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먼저 간 아이와의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 이 많은 일들을 ‘스스로’ 해 나갔고, 아직 아무런 답이 없는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약속은 허공에 떠 있고, 노란 리본은 나날이 빛을 잃어가는 동안에도 ‘엄마’이자 ‘아빠’인 가족들은 힘을 내었다. 7년이 지나는 동안 서서히 사람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져 가던 아이들의 흔적을 혼신을 다해 기록해 두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그들에게는 노란빛의 숙명처럼 다가든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안전법들은, 연대의 방식들은 유가족들이 해 낸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엄마 아빠들이 직접 만든 목공예품들은 현란한 꾸밈이나 노련한 솜씨들은 아니지만 사포질 하나에도 아이의 모습을 담아 매만졌을 거라 생각하면 세상에서 가장 애잔한 조형물들처럼 느껴진다. 그 옆에는 304개 리본 트리와 기억조형물들이 놓여 제주 기억관을 꽉 채운다. 관람객들은 물론이거니와 생존자들도 간혹 다녀가는데, 희생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생존자들 역시도 나름의 방식으로 이 시간을 견디고 또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앞길이 모쪼록 편안하기를.금요일에 돌아오기로 약속하고 수요일에 떠났던 수학여행은 여전히 진도 해상 어디쯤에서 멈춰 있다. 그들 대신 세월호 기억관이 제주에 왔다. 못다 한 수학여행을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마무리하길, 매년 다가오는 봄의 어느 금요일에는 꼭 꿈으로라도, 바람이나 이슬, 햇살로라도 다가오길. 후생에는 꼭 다시 태어나 무병장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수학여행 길에 동참했다. ‘어디까지 와시니?/ 용머리해안까지 와수다/ 어디까지 와시니?/ 마라도 와수다 어디까지 와시니?/ 약천사 와수다/ 어디까지 와시니?/ 외돌개 와수다/(중략)/ 어디까지 와시니?/ 미천굴까지 와수다/ 어디까지 와시니?/ 성산일출봉 와수다/ …이젠 어디로 갈 거고/ …엄마…/ …집에는 언제 와시니?/ …아빠…/ 아가, 어디까지 와시니?/ …못 찾겠다 꾀꼬리!/ …할아버지…// (중략) 내 소리 들어점시냐/ 이 하르방 보염시냐/ 설운 애기 어디까정 와시니/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중략) 찾았다!/ 안녕…할아버지! (소설 ‘귤목’(橘木) 중에서) 소설가 이은선
  • “사회적 약자와 동행 첫걸음… 공감이 먼저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동행 첫걸음… 공감이 먼저입니다”

    국제인권·재난·참사 등 분야 변호 담당“수입이 적어 지속가능성은 걱정되지만정신병원 강제구금 국가배상訴 승소 등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판례 쌓이고 있죠”‘사회적 취약계층의 인권 문제를 법적으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을까. 개별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시스템까지 바꿀 수 있을까.’ 2004년 한 사법연수생(염형국 변호사)이 이런 막연한 지향으로 아름다운재단 문을 두드리면서부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활동이 시작됐다. 공감은 대한민국 1호 공익변호사단체로, 수임료 없이 시민 후원으로 운영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한 달 월급은 로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위 ‘돈 안 되는 일’에 이들은 왜 뛰어들었을까. 1일 서울신문과 만난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공익은 공감에서 시작한다”며 “인권 현장에 발을 붙이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겠다는 의지, 인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겠다는 열망이 공감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공감에는 현재 9명의 변호사와 3명의 간사가 일하고 있다. 장애인·성소수자 인권, 빈곤과 복지, 취약노동, 재난·사회적 참사, 국제인권 등의 분야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황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판례가 각각의 영역에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은 질병이 없는데도 정신병원에 33년간 강제구금된 여성이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판례, 정부가 외국인 강사에게 에이즈 검사를 강제한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된 판례 등을 끌어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비슷한 사건도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이 ‘근로 능력 있음’ 판정을 내려 일하지 않으면 수급권이 박탈될 처지에 놓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최모씨가 심장질환에도 무리하게 일하다 숨진 사건이었다. 공감은 유족들과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해 승소했다.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신학대 학생들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옷을 입고 채플에 참석하자 이들을 징계처분한 학교를 상대로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벌여 승소한 적도 있다. 황 변호사의 담당 분야는 국제인권, 재난·참사 등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무작정 진도로 내려가 1년간 피해자 가족들과 생활하다시피 했다. 난민법 제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이주민 차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감처럼 활동하는 공익전담변호사는 전국에 150여명이다. 대개 수임료 없이 풀뿌리 후원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형편이 어렵다. 황 변호사는 “수입이 적다 보니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적은 액수라도 후원으로 마음을 보탠다면 함께 건강하고 따스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들 시신이 검은 비닐봉투에...” 유족들 분노하게 한 멕시코 검찰

    “아들 시신이 검은 비닐봉투에...” 유족들 분노하게 한 멕시코 검찰

    멕시코에서 검찰이 실종자 시신을 검은 비닐봉투에 넣어 유족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30일(현지시간) 밀레니오 등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전날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검찰은 최근 실종 11개월 만에 발견된 30세 남성의 시신이 비닐봉투에 담겨 전달된 것과 관련해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또한 베로니카 에르난데스 주 검찰총장은 관련자들의 인권침해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 지역 실종자 가족 모임인 ‘수색 중인 엄마들’을 통해 공론화됐다. 이 단체는 지난 26일 발견된 엘라디오 아기레 차블레의 시신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유족에 전달됐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주로 쓰레기를 담는 대형 비닐봉투 2개에 담긴 시신을 옆에 놓고 망연자실 앉아있는 유족의 사진도 공개했다. ‘수색 중인 엄마들’은 “어떻게 당국이 밀봉하지도 않은 검은 비닐봉투에 시신을 담아 엄마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며 사망자의 존엄성이나 유족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차블레는 지난해 4월 베라크루스주의 가족을 방문했다 실종됐으며, 최근 익명의 제보로 시신이 발견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日 한 달 만에 또 규모 6.9 강진… 한때 쓰나미 주의보

    日 한 달 만에 또 규모 6.9 강진… 한때 쓰나미 주의보

    2011년 3월 11일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일본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1만 8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가운데 당시의 여진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비슷한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6시 9분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 최대 진도 5강(强)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지 35일 만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미야기현 해안지대를 중심으로 높이 1m 규모의 쓰나미가 우려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오후 7시 30분쯤 해제했다. 미야기현 대부분 지역에서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후쿠시마현·이와테현의 많은 지역에서 5약이 나타났다. 수도인 도쿄도에서도 진도 3이 관측됐다. ‘진도’는 지진의 강도를 뜻하는 ‘규모’와 달리 실제 체감도를 말해 주는 일본 정부의 기준으로, 5강은 대부분 사람들이 뭔가를 붙잡지 않고는 걷기 힘들고 고정시키지 않은 가구가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에서 7명 등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한때 신칸센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진원이 해저 59㎞로 비교적 깊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달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 최대 진도 6강의 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당시 진원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지진이 재발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공포감은 극대화됐다. 특히 지난달 지진 때에는 없었던 쓰나미 주의보까지 발령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학교, 공원, 고지대 등으로 긴급 대피해 1시간 이상을 공포에 떨어야 했다. 미야기현에서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1주일 정도 최대 진도 5강 수준의 지진이 재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전철까지 흔들” 한 달 만에 또…日 규모 6.9 지진 (영상)

    “전철까지 흔들” 한 달 만에 또…日 규모 6.9 지진 (영상)

    일본 도호쿠(동북) 지역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20일 오후 6시 9분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지점은 북위 38.40도, 동경 141.70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59㎞였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 대부분 지역에서는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미야기현 시오가마시 주택가 인근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쏟아진 토사 등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다행히 산사태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다.미야기현 해안에는 한때 지진 해일(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지만 1시간 만에 해제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에는 지진에 따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후쿠시마현과 이와테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5약, 사이타마현과 지바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각각 관측됐다. 쇼핑몰 등에서는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사람과 이리저리 흔들리는 전등이 여럿 목격됐다. 후쿠시마역에서는 멈춰선 전철이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도호쿠 신칸센의 운행은 이날 오후 6시 10분부터 중단됐다.지진은 수도인 도쿄도 도심부에서도 감지됐다. 진도 3의 강한 흔들림이 10초 이상 느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은 지난달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35일 만이다. 당시 후쿠시마현 앞바다 강진으로 감지된 최대 진도는 6강이었으며, 1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립공원, 우린 필요 없어요”…환경부·지역 주민 등 갈등

    “국립공원, 우린 필요 없어요”…환경부·지역 주민 등 갈등

    국립공원 신규 및 확대 지정을 둘러싸고 전국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환경부와 자치단체들이 국립공원을 새로 지정하거나 기존보다 확대하려 들자 재산권 및 생활권 침해를 우려한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북 울진지역 주민들은 22일 울진군청 앞에서 왕피천 및 불영계곡 국립공원 지정 철회를 위한 집회를 갖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울진군이 이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나선데 대한 반발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17일 차량 30여 대를 동원해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반대 활동을 벌였다. 주민들은 “지역 실정과 주민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국립공원 지정 추진은 백지화돼야 하며 그 때까지 강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진군은 이달 중 주민설명회(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다음달 중 경북도를 경유해 환경부에 지정 건의할 계획이다. 강원도 고성지역 주민들은 설악산국립공원 확대 지정 및 행위 제한 강화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금강산 신선봉 일대를 설악산국립공원에서 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부는 설악산국립공원에 흘리와 도원리 일원 88만 641㎡를 새롭게 편입시키고 296만 7166㎡는 국립공원에서 행위 제한이 가장 강한 보전지구로 변경하려는 것은 주민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남 남해·하동·통영·거제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 주민들도 환경부의 국립공원 구역 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공개한 한려해상국립공원 3차 공원계획 변경안에 한산면 소구을비도·대구을비도, 사량면 딴독섬 등 16개 특정 도서와 주변 바다가 새로 국립공원 구역에 편입된 때문이다. 주민들은 “환경부가 주민이 살거나 농경지, 어장이 있는 공원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청을 무시하고 오히려 통영 섬을 국립공원 구역으로 넣으려 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군은 환경부의 ‘무등산 국립공원 계획변경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 동부 관할 전체 신규 편입 면적 1.322㎢ 중 84.2%에 해당하는 1.113㎢가 화순 지역이기 때문이다. 군은 지역 형평성, 해제 면적의 상대성을 고려할 때 변경계획안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은 환경부, 산림청, 국립공원관리공단, 전남도 등 관계 기관에 반대 입장 의견서를 제출하고 전 군민 반대 서명운동을 펼쳐 주민 3200여명의 반대 서명부도 제출했다. 다도해국립공원에 속한 전남 진도군 주민들도 환경부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변경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함께 해제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환경부가 40년간 국립공원에 묶여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는 조도면 등 주민 민원 해소는 커녕 오히려 356㏊를 추가 편입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내 임업인 단체들의 반발로 인해 관련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가 지난해부터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 임업인들은 “지난 1970년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 70여개 농가가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났다”며 “이번에 국립공원이 확대 지정되면 우리는 터전을 모두 잃게 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전국종합
  • [속보] 日 미야기현 앞바다서 규모 7.2 강진…‘쓰나미 주의보’

    [속보] 日 미야기현 앞바다서 규모 7.2 강진…‘쓰나미 주의보’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20일 오후 6시 9분쯤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8.40도, 동경 141.70도다.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는 60㎞로 1m 규모의 쓰나미(지진 해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선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후쿠시마(福島)현과 이와테(岩手)현의 일부 지역에선 진도 5약, 사이타마(埼玉)현과 지바(千葉)현 일부 지역에선 진도 4의 흔들림이 각각 관측됐다. 수도인 도쿄도(東京都) 도심부에서 관측된 흔들림은 진도 3이었다. 진도는 특정 장소에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진의 절대적 에너지 크기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는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진도 가사도 주민들, 법리 오인으로 ‘도선 운항 중단 위기’ 논란

    진도 가사도 주민들, 법리 오인으로 ‘도선 운항 중단 위기’ 논란

    “배가 못다니게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다”, “항로 판단 잘못한 국토부와 행안부를 고발한다” 10일 오전 11시 찬 바람이 매섭게 부는 진도군 가사도 쉬미항 앞. 주민 5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섬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며 감사원과 국토부, 행안부를 규탄했다. 주민들은 “이들 정부 기관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결을 무시해 도선 운항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사도 주민들이 이처럼 화가 난 이유는 뭘까? 주민들은 농수산물 출하 중단 등으로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 해결을 위해 추진한 도선 건조비가 국토교통부의 중대한 사실 관계 오인으로 도선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10일 진도군에 따르면 2015년 가사도를 오가던 민간 여객선사가 운항을 중단한 후 2016년 해상 사고가 발생,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가사도에서 생산된 톳 등 농수산물의 판로가 막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군은 어려움이 계속되자 지난 2018년 도선이 끊긴 섬 주민들의 이동권과 생명권 보장 등을 위해 27억원을 투입해 긴급하게 도선을 건조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급수선 건조를 위한 예산으로 도선을 건조한 것은 ‘불법 용도 변경’이라는 지적과 함께 국비 27억원 보조금 교부결정 일부 취소를 진도군에 통보했다. 감사원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도서종합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받지 않고 부당하게 추진된 보조금에 대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수 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더구나 국토부 처분대로 진행되면 재제부과금이 3배가 부과돼 급수선 보조금 27억원 포함 총 108억원을 반납해야된다. 이에 섬 주민 140명이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말 가사도 현장을 직접 방문, 조사를 통해 2016년 행정안전부가 해양수산부에 항로의 정의, 중복교차 기항 사례 등에 대한 사전 의견 조회가 없는 것은 중대한 절차성 하자가 있다고 통보했다. 즉 목포~서거차도 항로는 국가보조항로가 맞지만 신규로 건조해 진도군이 도선을 투입해 운항하고 있는 가사도~쉬미 항로는 일반 항로로 중복 지원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국민권익위는 진도군 등에 통보한 의결서를 통해 “가사도선 건조 사업은 주민들의 어려운 생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계획 순서를 변경해 우선 사용한 것으로 보조금을 전혀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은 도서종합개발사업 개발 계획 변경 신청 시 해운법령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해수부장관과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 및 항로 고시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목포지방해양청장의 의견을 들어 처리했다면 도서종합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승인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토교통부는 “급수선 건조 용도의 도서종합개발사업비로 도선을 건조한 일은 승인 받지 않은 예산 사용이다”며 “도선 건조에 쓰인 비용 전액을 환수 조치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생존권 등을 위협 받는 긴박한 상황에서 사업비 변경 신청을 했지만 중앙부처가 잘못 판단해 불승인 되었다”며 “도서개발촉진법에 따라 섬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목적외 사용이 아닌 적법한 사용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장관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취지에서라도 가사도 도선 국고 보조금 교부 결정 일부취소 통보를 취소하고, 보조금 환수를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정근 국가보조금환수조치 반대대책위 대표는 “국토부는 법을 틀리게 해석해 국토교통사업계획 승인을 불승인했고, 이를 토대로 감사원도 잘못된 감사를 진행했다”면서 “이러한 결과로 사업비 반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행정 심판과 행정 소송, 관계자 법적 조치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비상교육 와이즈캠프, 진단평가 콘텐츠로 학습 격차 해소

    비상교육 와이즈캠프, 진단평가 콘텐츠로 학습 격차 해소

    새학기 등교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 1년 간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한 탓에 학습 격차, 학습 공백 문제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상교육 와이즈캠프가 초등수학 기초부터 탄탄하게 잡아주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습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와이즈캠프 판다수학은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의 수준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와이즈캠프를 만든 비상교육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초등 수학 교과서 발행사이기에 교과 과정에 충실한 학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와이즈캠프는 현재 초등홈스쿨링에 특화된 다양한 수학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프리미엄 수학 학습 콘텐츠인 ‘판다수학’은 초등수학의 모든 과정을 수준별로 학습할 수 있다. 연산과 교과 개념, 문제유형, 문제풀이, 심화과정 학습을 통해 수학을 마스터할 수 있다. 판다수학은 기본 과정 중 유형판다 속 진단평가를 통해 수학 수준을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산’, ‘기본’, ‘발전’, ‘심화’ 등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이 뿐 만 아니라 수학 과목 영역별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 가능하며, 수준에 맞추어 판다수학 진도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먼저 판다수학 중 연산(사칙연산/연산판다)은 바르고, 빠르고, 정확한 연산 실력을 기를 수 있다. 계산력과 함께 교과 개념까지 한 번에 잡는 연산학습이 가능하다. 또 기본(개념판다/유형판다)은 교과 단원 별 개념 강의와 대표 유형 문제로,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잡을 수 있는 콘텐츠다. 428개의 개념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1,100개의 대표 유형 문제풀이 학습이 가능하다. 발전(문장제판다/실력평가)은 지난 1월 초 새롭게 오픈된 ‘문장제판다’를 통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연습하며 문제해결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수학 문제 트렌드인 복합 유형의 시험을 대비한 학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심화(사고력판다/최상위판다)는 사고력 팩토수학 교재 연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최고난이도 문제풀이를 통해 수학 최상위권에 도전할 수 있다. 수준별 학습이 가능한 판다수학 콘텐츠와 더불어 와이즈캠프는 업계 최초로 수학 맞춤 화상수업도 제공한다. 수학 전문 강사진이 단원평가 결과에 맞추어 진행하는 라이브 화상수업으로, 수학 연산 영역 집중 강화 학습으로 수학 과목에 대한 초밀착 학습 관리가 가능하다. 한편 와이즈캠프는 학습 미션 댓글 이벤트, 와캠 리더 챌린지 3기, 학부모 학습 후기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장학금 100만 원 등 총 18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와이즈캠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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