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진도 3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휴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인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신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 연대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96
  •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땅 위 차도에 신호등이 있다면 바다에는 항로와 배를 인도하는 등대와 등대지기가 있다. 드넓은 하늘에도 항로가 있고 비행기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 있다. 하늘의 등대로 불리는 ‘관제소’다. 관제소는 안개로 자욱한 활주로에 조종사가 승객을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돕는 눈과 귀 역할을 한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읽어 비행기의 운항을 통제하고 이륙할 비행기의 출발 경로부터 착륙한 비행기가 승객을 내리는 곳까지 결정한다.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심장 ‘공항관제소’를 찾았다. 동영상은 17일부터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다. 글·동영상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지난 15일 인천공항. “관제탑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니까요. 기다려 보시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관제탑 취재를 위해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린 기자의 짜증 섞인 재촉에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미 며칠 전에 취재요청을 했지만 관제탑은 쉽사리 외부인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항 부서들과 국토해양부 등 관련기관에 몇 차례 더 요청하고, 규정을 지키겠다는 확답을 다시 받은 후에야 출입증이 발급됐다. 비행기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 보안검색을 마치고 신분증을 맡긴 후 공항 승객터미널(탑승동)의 직원용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수십미터를 걷다 멈춰서 문에 달려있는 보안시스템에 출입증을 대고 인증을 받는 일이 반복됐다. 인천공항공사 김수영 차장은 “공항 관제소는 최근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공항 내부의 마지막 두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테러 등으로 관제소 업무가 마비될 경우 공항은 올스톱이 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과정을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승객과 비행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비행기끼리 충돌하는 일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공항 트레인을 타고 신 탑승동에 내린 뒤 밖으로 나서자 관제소가 있는 관제탑이 눈에 들어온다. 계류장과 활주로 사이의 벌판에 우뚝 솟은 22층 규모의 인천공항 관제탑은 높이만 100.4m다. 길쭉한 옥타곤(8각형)으로 돌출된 관제탑 윗부분은 짙은 푸른색 유리로 속을 감추고 있다. 전 세계 공항 관제탑 가운데 세번째로 높다. 진도 7의 강진을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로 된 시멘트 구조물이다. 관제탑 꼭대기에는 100억원이 넘는 레이더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 관제소에 들어서니 새의 양날개를 편 듯한 인천공항 승객터미널의 모습이 항공사진을 보는 것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항공관제소의 가장 큰 업무는 항공기끼리 발생할 수 있는 공중 충돌을 방지하고 항공기와 장애물간 충돌방지, 항공교통의 질서유지 등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185㎡규모의 관제소에는 10여명의 관제사들이 헤드셋을 머리에 끼고 전화기와 마이크를 통해 쉴 새 없이 지시를 쏟아냈다. 용어도 생소하다. KE(대한항공)나 OZ(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편명조차 어색하게 들린다. 바쁘게 일하던 한 관제사가 “한 글자가 잘못 전달돼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영어는 군대처럼 미리 약속된 용어로 부른다.”면서 “R는 로미오, J는 줄리엣, T는 탱고 같은 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앞에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대형 스크린 수십개가 늘어서 있었다. 모두 대당 수십억원을 넘는 최첨단 장비들이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공중에 있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저 ‘로컬 컨트롤’과 자동기상 측정장비인 ‘아모스-1(AMOS-1)’, 비행기에 공항정보를 자동 발송해주는 ‘아티스-1(ATIS-1)’ 등 세 가지다. 인천공항 주변을 날고 있는 모든 항공기가 레이더 스크린에 뜨고 화면에 나타난 항공기를 나타내는 붉은 점에는 항공기의 기종, 편명, 고도, 속도를 표시하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관제탑 내부에는 24명의 관제사가 매일 2개조 3교대로 근무한다. 여성 관제사도 8명이다. 주간에는 7~8명, 야간에는 6명이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진다. 관제사와 비행기 조종사 사이에는 한순간도 교신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 관제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안개가 낀 날에는 비행기에서 지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제탑장은 “매일 600여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공항에서 지금까지 대형사고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은 관제소와 비행사간의 긴밀한 교류 때문”이라면서 “항공기의 통신장비가 작동 불능인 경우에도 관제사가 빛총(Light Gun)을 쏴서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공항의 또다른 등대… 계류장 관제소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행기 이·착륙 업무는 전문용어로 ‘허가중계’와 ‘국지관제’로 불린다. 허가중계는 비행계획서(Flight Plan)를 받아 항공기에 할당된 항로와 고도에 관한 정보를 비행기 조종사에게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좁은 공항 근처 하늘에서 선회하는 비행기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시간도 지정해야 한다. 하늘의 교통순경인 셈이다. 국지관제는 항공기의 이·착륙 유도를 담당한다. 도착한 항공기의 정보는 노란색 종이띠에, 출발한 항공기의 정보는 파란색 종이띠에 적혀 순서대로 이·착륙이 이뤄진다.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부터 다시 이륙하기 직전까지의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관제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계류장 관제소다. 항공관제탑 뒤쪽 100m 지점에 솟아 있는 65m 높이의 램프타워다. 활주로에 내린 항공기는 유도로를 따라 탑승게이트나 계류장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운항정비를 받는다. 그리고 다시 승객을 태우고 활주로로 나서기까지 과정을 총괄한다. 인천공항을 하나의 거대한 주차장이라고 할 때 주차장 총책임자인 셈이다. 계류장관제소의 구조는 항공관제소와 똑같다. 단지 규모가 작을 뿐이다. 항공기를 견인하거나 이륙준비 완료 승인, 엔진 시운전 승인도 모두 계류장관제소에서 지시한다. 공항 내부를 돌아다니는 승객용 차량, 화물운송용 차량도 계류장관제소 소관이고 겨울철 항공기의 위험요소인 얼음과 서리 제거 작업도 지시한다. 이 때문에 계류장관제소에는 항공관제소에 없는 최첨단 장비 ‘RIOS’(항공기의 계류장 출항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가 있다. RIOS에 제빙 및 엔진성능 점검시간 등을 기록하면 번잡한 지상교통을 비교적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 허 관제사는 “현재 인천공항 내부에만 모두 74개의 탑승교를 비롯해 183대의 항공기에 대한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제사가 되려면? 항공기 승무원, 농업매니저, 카지노 매니저, 데이터베이스(DB) 관리자, 교수, 그리고 항공 관제사.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몇년 전 ‘미국을 놀라게 한 여섯 자리(10만달러)의 직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섯 개의 직업을 언급했다. 연봉 1억원이 한국 봉급생활자들의 성공을 이르는 상징적인 수치라면 미국에서는 10만달러가 성공을 가리키는 액수다. 항공관제사는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다. 공항이 대형화되고 관광과 무역이 늘고 있지만 항공관제사의 증가속도는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큰 중압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혼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숙련된 관제사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격증 통용이 가능하고, 해외수요도 많기 때문에 최근 관심을 갖는 사람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관제사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배출된다. 과거에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관제특기 부사관으로 입대해 항공교통관제사 면장을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국토해양부 지정교육기관인 한국항공대(항공교통물류학부), 한서대(항공학부), 항공인력개발원 등에서 교육을 마치고 관제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인천공항의 경우 항공관제탑은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 소속이다. 물론 관제사들도 공무원이다. 반면 계류장 관제소의 경우 인천공항공사 직원 신분이다. 공항공사의 김수영 차장은 “국제공항의 경우 전세계 비행기가 드나들고 최근 외국인 비행기 조종사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주기적으로 영어인증시험을 봐야 하고 상당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자기계발과 관리에 철저하다.”고 소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30년 하늘지킴이 이인영 관제실장 “첨단기계보다 관제사 판단 옳을 때 많아” “순간의 방심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이곳에서는 농담이 아닙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 수백명이죠.” 인천공항 계류장관제소의 이인영 관제실장은 국내 항공 관제의 산증인이다. 공군시절부터 시작해 올해로 30년째 항공 관제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날도 슈퍼바이저(감독)석에 앉아 부하 관제사들의 지시가 적절한지, 조금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 실장은 관제의 매력에 대해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원대 첨단 장비가 즐비한 이곳에서도 관제사들은 끊임없이 창밖을 내다보고 육안으로 확인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기계의 오작동 우려도 있어 본인의 직관적인 판단을 기계보다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수십년 동안 쌓아온 이 실장의 경험이 시스템이 내리는 지시보다 더 정확할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공군 관제사로 일하면서 이 실장은 수많은 항공사고를 접했다. 전투기가 비행 중 두 동강이 나거나 동체착륙을 하는 일도 흔하게 봤다. 이 때문에 그는 항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이 실장은 “군대에서도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는데 돈을 받고 승객을 나르는 민간항공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인천공항에서 큰 사고가 없었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계류장 관제소에서 일하는 보람은 무엇일까? 이 실장은 “인천공항처럼 대형공항에서는 뜨고 내리는 일보다 지상의 교통정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항의 실질적인 능력은 많은 비행기를 엉킴 없이 뜨고 내리게 하는 일로 평가받는데 그러자면 계류장 관제소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재난위험 경보음 바뀐다

    민방위 훈련 때 재난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이번 달부터 새롭게 바뀐다. 소방방재청은 제373차 민방위의 날인 오는 15일 오후 2시 실시되는 전국 단위 지진대피 훈련 때 새로운 경보음을 사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재난위험경보음이 바뀌기는 16년 만이다. 경보음은 고음으로 2초간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3분간 지속된다. 종전에 사용했던 15초간 올라가다 5초간 내려가는 경보음은 민방공 대피훈련시 발령되는 5초간 올라가다 3초간 내려가는 경보음과 구별이 쉽지 않아 바꾸게 됐다. 이번 지진대피 훈련은 진도 6.5의 강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되는 것으로 훈련시간은 5분이다.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되면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은 머리를 방석 등으로 감싸고 책상이나 테이블 밑으로 몸을 피한 다음 1~2분 뒤에 넓은 공터로 대피해야 한다.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은 공원, 광장 등 넓은 곳으로 이동하고 주행 중인 차량은 길가에 정차해야 한다. 지진해일 특보가 발령되는 해안 저지대에서는 신속히 높은 지대로 대피하고 해안도로의 차량 운행은 통제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국발 ‘벼 에이즈’ 애멸구 비상

    중국발 ‘벼 에이즈’ 애멸구 비상

    충남, 전북, 전남 서해안 지방에 애멸구 비상이 걸렸다. 11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자료에 따르면 충남, 전북, 전남 해안 10개 시·군에서 벼 줄무늬잎마름병을 옮기는 애멸구가 대량 채집됐다. 이들 지역은 벼 20포기당 애멸구 수가 20~40마리로 긴급방제를 필요로 하는 11마리를 크게 넘었다. 농진청의 공중포충망 채집 결과 충남 태안 963마리, 서산 65마리, 보령 32마리, 서천 919마리, 전북 군산 67마리, 부안 597마리, 전남 영광 150마리, 신안 805마리, 진도 155마리 등 지난해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멸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 사이에 중국으로부터 저기압이 통과할 때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충남, 전북, 전남 등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농업 관련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긴급 방제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애멸구 확산방지 방제에 나섰다. 전북도의 경우 1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무인헬기, 광역살포기 등을 동원해 속효성 유제를 발생지역 전면적에 살포할 방침이다. 또 애멸구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줄무늬잎마름병 발생으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다며 방제를 강화해 줄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공동방제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도 주의 깊게 관찰해 신속하게 방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도록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애멸구는 예년과 달리 이앙된 포장에서 성충으로 발견돼 월동에 의한 발생보다는 중국으로부터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할 경우 도내 전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어 긴급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멸구는 벼줄무늬잎마름병 바이러스 병원체를 가진 해충으로 벼 잎과 줄기의 영양분을 빨아먹으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줄무늬잎마름병에 걸린 벼는 100% 고사해 벼 에이즈로 불린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않아서 인지 오후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져서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 식지 않는 추모열기 서울광장 추모제 끝내 불허 한낮에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뜨거운 추모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울역사박물관 등 전국 93개 공식분향소를 비롯한 300여개 민간 분향소에는 고인의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위해 신청한 서울광장 사용을 이날 결국 불허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등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 4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서울시에 허가를 신청했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광장 사용규정에 따라 비정치적 행사만 보장되면 개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8시30분 정동교회 앞 광장에서 20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약식 추모제를 열었다. ●유시민 “영결식 때 노란넥타이 맬 것”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역 정부 분향소를 찾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분향소에서 지은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을 통해 “꼭 검은 넥타이어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맬 수 없다.”면서 “5월29일 서울광장 노제에서 노란 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꿈을 꾼다….”며 영결식 당일 노란 넥타이를 매고 가겠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기업들이 회식 등 각종 여흥 행사를 국민장 이후로 미루는 등 전국이 ‘엄숙 모드’에 들어갔다. ●재계 줄지어 분향… 진도에선 씻김굿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이날도 정·재계 인사들의 분향 추모가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는 오후 8시30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 7시40분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선두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분향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회사 버스 편으로 도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0여명이 단체 분향을 했다. 오후 1시쯤 분향소를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모두의 비극”이라면서 “생전에 고인을 대전야구장에서 뵌 적이 있는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사장단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충북지역 시민추모위는 28일 오후 7시30분 청주시 상당공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추모제를 개최한다. 또 전남 진도군은 진도 씻김굿 주최로 28일 오후 8시 진도읍 철마광장에서 인간문화재와 씻김굿 기능 보유자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씻김굿을 한다. 전국종합 김해 강원식 서울 김성수 김민희기자 kws@seoul.co.kr ■휴가내고… 지방서… 자원봉사 물결 서울에 사는 정모(45)씨는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김해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정씨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휴가를 내고 27일까지 5일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저에게는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위해 무작정 봉하마을로 내려와 국밥 끓이기, 설거지, 청소, 자원봉사 모집, 물나르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다.”면서 “여기서(봉하마을)는 딱 정해진 일이 없어 그때 그때 필요한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모(여·33·여수)씨도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자마자 여수에서 경남 양산 부산대학병원을 거쳐 5일째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씨는 “양산에서 집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봉하마을에 가면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찾아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에는 하루 400~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대부분 새마을단체나 녹색회 등 단체 소속이지만, 상당수는 스스로 일손을 자청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조문객 질서유지, 리본 및 조화 나눠주기, 국밥 끓이기, 쓰레기 줍기, 설거지, 간이화장실 청소 등 수십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와 이씨처럼 스스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하루 300명 이상에 이른다. 하루 몇 만명의 조문객을 맞아야 하는 봉하마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조문객으로 왔다가 일손을 도와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남은 사람들도 많다. 김모(55·부산·식당업)씨는 25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밤늦게까지 국밥에 들어갈 무를 종일 썰고 이튿날 귀가했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방명록 수놓은 조문객 글들 “당신의 빈자리 이렇게 클 줄…” “6년 전 당신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60년 당신을 기억하며,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경기 부천시 배항섭)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은 고인을 잊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옮기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저마다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마음을 햐얀 종이에 쏟아내고 있다. 초등학생 정지은양은 “대통령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국화 놓고 갈게요.”라고 썼고, 김명규씨는 “정작 가야 할 사람은 나이 많은 나인데, 아직 할 일이 많은 당신을 먼저 보내 가슴이 미어집니다.”며 애끊는 마음을 옮겼다. 이진희씨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냥 멍하네요. 멍했다, 슬펐다, 다시 멍해집니다. 살면서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님을 생각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송민호씨는 “주름진 이마와 희끗한 머리를 보면 ‘할아버지’,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땐 ‘이웃집 아저씨’, 밀집모자를 쓰고 들녘에 나선 모습을 볼 때면 ‘삼촌’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줄 몰랐습니다.”며 생전을 추억했다. 한권, 한권 맺어지는 방명록에는 권양숙 여사를 걱정하는 마음도 담았다. 연옥이라는 추모객은 “권 여사님, 기운 차리세요. 대통령님은 가셨지만, 여사님은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세요.”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해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시족’에게 공직이란?…달라진 의식들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유학생 입국 시즌… 신종플루 금주가 고비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경호관은 은폐 시도… 경찰은 부실 수사
  • [쓰촨 대지진 1년] 베이촨현 건물더미 속 아직도 1만5000여명이…

    [쓰촨 대지진 1년] 베이촨현 건물더미 속 아직도 1만5000여명이…

    ┃베이촨ㆍ두장옌ㆍ한왕(쓰촨성) 박홍환특파원┃하늘도 그날의 슬픔을 되새기려는 듯 낮은 구름을 잔뜩 깔아놓고 가는 비를 뿌리고 있었다. 쓰촨(四川)대지진 1년, 시간은 그대로 2008년 5월12일 오후 2시28분에 정지돼 있었다. #장면1. 멈춰선 시계탑의 증언 지난 9일 오후 쓰촨성 성도 청두(成都)에서 북쪽으로 100여㎞, 자동차로 1시간30여분 만에 도착한 몐주(綿竹)시한왕(漢旺)진의 둥치(東汽)시계탑 광장. 진앙지인 원촨(汶川)에서 동쪽으로 4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중학생 200여명 등 3000여명 이상이 몰사한 이곳의 시계는 비스듬하게 기운 채 ‘그날그시간’ 이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시계탑 주변과 북쪽 읍내는 온통 무너지고, 부서진 건물 잔해 투성이다. 대형 관광버스를 포함한 한 무리의 자동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도착했다. 쏟아져 나온 람들은 빗줄기에 아랑곳 않고 시계탑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셔터를 눌러댔다.주민 왕거거(王哥哥·37)는 “지난 1년간 반복되는 풍경”이라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왕씨는 “지난해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3번, 후진타오(胡錦濤)주석이 1번씩 다녀갔지만 새 집에는 내년 말에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고 힘없이 내뱉은 뒤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헛웃음을 지었다. 돌이킬 수 없으면 맞설 수밖에. 생활전선은 더욱치열해졌다.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운 가게 건물 앞에 짚 등을 엮어 임시가게를 마련한 상인들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발버둥쳤다. 작은 잡화점을 운영하는 판위안(范媛·30·여)은 “하루 몇 십위안(몇 천원) 벌이지만 그래도 세 식구가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가족들이 무사한 우리는 그나마 행복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장면2. 짙은 향에 담긴 슬픔 피해 지역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베이촨(北川)현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었다. 3만여명의 주민 가운데 절반 넘는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아직도 그대로 묻혀있다. 새 학교를 짓기 위해 마련했던 부지는 어느새 공동묘지로 변해 있었다. 도시는 봉쇄된 채 무너진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 곳곳에 마련된 분향단에서 피어오르는 분향 냄새와 연기가 탕자산(唐家山) 아래 분지에 자리잡은 베이촨으로 낮게 깔리고 있 었다.  베이촨 시내로 내려가는 고갯마루에 위치한 옛 베이촨 중학. 3000여명의 학생과 교사 가운데 1000여명이 희생된 이곳에 마련된 임시 분향단에서도 향은 그칠 줄 모르고 피어올랐다. 교사였던 남동생이자 처남을 잃었다는 노 부부는 향을 태우다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청두에서 이른 새벽 떠나 도착했다는 가오쥔(高俊·23·여)은 “현장을 직접 보니 당시희생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죽어갔을지 눈에 선하다.”며말을잇지 못했다.  졸지에 현사무소에서 잡부로 일하던 남편을 잃은 류(劉·53)모씨는 집 입구 정중앙에 남편 영정을 세워둔 채 연신 주문같은 독백을 외워댔다. 시체도 찾지 못해마지막길도배웅못했다고 글썽였다. #장면3. 크레인으로 길어올리는 희망 류씨를 비롯, 베이촨에서 간신히 살아남은주민6000여명은 새로 건설될 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이웃 안(安)현의 안창(安昌)진에 ‘신(新) 베이촨’을 세우는 공정은 벌써 시작됐다. 산으로 둘러싸인 옛 베이촨과는 달리 탁 트인 평지다. 아직 터닦기 공사에 불과했지만 진도 6~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 는튼튼한 건물을 짓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다짐이다.  고대 수리시설로 유명한 두장옌(都江堰) 역시 몐양(綿陽) 등과 마찬가지로 곳곳이 신도시 건설현장처럼 활기찼다. 3100가구를 수용할 수 있 는 아파트 건설 계획인 ‘행복한 가정’(幸福家園) 공정은 이미 절반 정도 완성됐다. 내년 2주기때는 파란색 지붕의 판팡(板房·이재민용 임시가옥)을 전부 철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 간부는 전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 옆 판팡에 거주하는 후자이룽(胡再蓉·41·여)은 “지난 1년은 정말 악몽같았다.”며 “이런재앙은 두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두장옌 의료센터 9월 완공… 외곽은 여전히 폐허 ■복구공사 지역별 큰 차이 ┃두장옌ㆍ몐양ㆍ몐주(쓰촨성) 박홍환특파원┃쓰촨(四川)성 정부가 설명하고, 보여주는 ‘복구 및 신설현장’은대단했다.  특히 두장옌(都江堰)시의 경우, 상하이시의 지원을 받아 ‘속도전’양상으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지상 11층, 지하 1층에 600병상을 갖춘 초현대식 의료센터는 벌써 8층까지시공이끝났다. 올 9월이면 완공된다. 6억 7000만 위안(약 13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 는3000여가구의 영구임대주택 공사도 내년 이맘때면 입주가 모두 끝날 것이라고 시 간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지진당시 신축 중이던 두장옌 고등학교는 보강공사를 거쳐 진도6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새 학교로 재탄생했다. 3000여명의 전교생을 기숙사에 수용하고 있다.  몐양(綿陽)에서 베이촨(北川)으로 통하는 길목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특히 베이촨현 입구의 창(羌)족 거주지는 대부분 깨끗하게 복구가 끝나 있었다. 복구공사에 필요한 시멘트 등 건설자재를 현장에서 자급하기 위해서인지 대규모 시멘트 공장도 건설 중이다.  하지만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은 여전히별진전이 없었다. 몐주(綿竹)에서 한왕(漢旺)에 이르는 도로는 패고 깨진 상태로 방치돼 건설장비 등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 무너진 다리도 이제야 복구가 시작됐다. 복구가 늦어지면서 판팡(板房·이재민용 임시가옥) 거주 이재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몐주에서 만난 셰(謝·45)모씨는 “정부는 관공서나 공장 먼저 복구작업을 하고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비만오면 질퍽거리는 판팡에서 살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stinger@seoul.co.kr “학교 보강공사만 했어도… 정부는현장접근막아” ■외동딸 잃은 어머니의 절규 ┃두장옌(쓰촨성) 박홍환특파원┃“몇 십년된 주택도 멀쩡했는데 왜 학교가 무너지나 부모들의 지적을 받고, 보강공사만 했어도 우리 아이가 그렇게 비참하게 가진 않았을 거예요. 며칠만 지나면 졸업이었는데….” 지난해 지진당시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聚源)중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외동딸 장옌(張燕)을 잃은 우쿤췬(吳坤群·사진·38)은 1년이 지난지금까지 딸의 옷이며 학용품이며 인형 등을 소중하게 어루만지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쥐위안 중학에서는 지난해 지진으로 240여명의학생이 희생됐다. 철근을 빼먹은 부실공사 소문이 그치지 않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실 베란다에는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고, 학부모회의에서도 보강공사 요구가 그치지 않았지만 결국 무시했다가 참사를 빚었다. 당국은 참사 이후 철저하게 피해 학부모들을 감시하고 있다. 한 두명이라도 모일라치면 금세 누군가 찾아왔다. 지난달 청명절때는 폐허가 된 학교에서 향을 피우려다 두들겨 맞기까지했다.   실제 폐허가 된 쥐위안 중학은 철저하게 봉쇄돼 있었다. 8일 오후 현장을 방문, 취재에 나서자 즉각 공안(경찰)이 나타나 저지했다. 그는 “당국의 지시”라고만 말했다. 몐주(綿竹)시한왕(漢旺)진 등 곳곳에는 집회금지를 알리는 공고문이 나붙어 있었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피해학생 규모는 5335명. 중국 주택건설부 고위간부는 9일 “학교 붕괴 원인은 매우 복잡해 결론내기 힘들다.”며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를 밝혔다. stinger@seoul.co.kr
  • [내고장 이 맛!] 신안 병어회

    [내고장 이 맛!] 신안 병어회

    지금 살이 바짝 오른 병어가 제주와 전남 진도 앞바다를 거쳐 신안군 임자·비금도 앞으로 떼지어 몰려 들고 있다. 해마다 5~6월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잡히는 병어는 국내 최고 품질로 친다. 은빛 비늘에 상처가 없고 어른 두손바닥을 합친 크기쯤 돼야 최상품 반열에 든다. 병어 맛은 신선도가 좌우한다. 신안산 병어는 잡히는 당일 얼음상자에 담겨 옮겨져 지도읍 송도위판장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그래서 신선도가 최고다. 이곳 위판장에는 작업선 300여척에서 고기를 받아 들여오는 운반선 20여척이 드나든다. 마름모꼴인 은빛 병어는 통째로 놓고 세로로 죽죽 썰어 회로 먹으면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묻어난다. 살이 연하고 잔가시나 비린내가 거의 없어 먹기 편하다. 또 요즘 나오는 햇고사리와 햇감자를 냄비 밑에 두툼하게 깔고 자글자글 끓여 찜으로 해도 그만이다. 미나리·양파·쪽파·당근 등 야채를 태양초 고춧가루와 함께 버무려 초를 살짝 쳐 만든 병어 회무침은 새콤한 맛이 입안에 착착 감긴다. 또 병어 육회는 뼈를 빼고 살만 떠서 깻잎과 참기름을 버무린 것으로 전혀 비린 맛이 나지 않는다. 요즘 송도위판장에는 병어를 사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직접 배를 갖고 병어를 잡는 ‘지도횟집’ 여주인 정화자(55)씨는 “병어회는 깻잎과 마늘, 풋고추 등을 얹어 싸먹지만 초장에 바로 찍어 먹어야 고소한 참맛이 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처럼 한 접시에 3만원을 내면 4명이 소주잔을 기울이기에 좋다. 목포 신도심인 신흥동에서 13년째 사시사철 병어회를 내놓는 ‘홍길동 소주방’ 주인 홍양기(50)씨는 “3만원짜리 병어회를 시켜 먹으면 머리와 꼬리, 알을 모아 만든 찌개가 나오기 때문에 소주 3~5병은 거뜬하게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병어는 단백질이 많아 수험생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진대사를 도와 몸속에 쌓인 나쁜 물질을 빼낸다. 6월 초 송도위판장에서는 은빛 병어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5∼6월 병어 위판액은 110억원대로 집계됐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오프라 쿠폰’ 들고 KFC 몰려간 ‘걸신’들 종합소득세 안내문 발송…올해부터 달라진 것은 ‘어머니로 살기 좋은 나라’ 한국 50위… 스웨덴 1위 시급 550원 소녀가 연봉 10억 보험왕으로 逆이민 급증…왜 해외이주자들 돌아올까
  • 한은 부총재보에 김재천·장병화·이광준씨

    한은 부총재보에 김재천·장병화·이광준씨

    ‘젊은 부총재’ 시대를 연 한국은행이 23일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부총재보(이사)에 김재천(사진 왼쪽·56) 현 조사국장, 장병화(가운데·55) 정책기획국장, 이광준(오른쪽·57) 금융안정분석국장이 26일자로 각각 승진 발탁됐다. 세 사람 모두 입행 동기다. 김 부총재보는 한은이 자랑하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하와이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이성태 총재의 신임이 두터워 4년간이나 ‘장수’ 조사국장을 지냈다. 일찌감치 승진 0순위로 꼽혔다. 장 부총재보는 비서실장, 영국 런던사무소장, 금융시장국장, 정책기획국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실력파다. 김 부총재보의 고등학교(경북고), 대학(서울대 경제학과) 1년 후배다. 정통 TK(대구경북)인 데다 특정 고교 쏠림 등으로 ‘역차별’ 우려도 한때 제기됐지만 안팎의 호평과 탄탄한 실력이 승진을 끌어냈다. 공보실장 출신의 이 부총재보는 경제통계국장 시절 통계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경제통계 정보 활용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 쪽도 밝고 친화력이 뛰어나다. 총재 포함 7명 임원진 가운데 유일한 호남(진도) 출신이다. 세 사람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우기 위한 대규모 도미노 국·실장 인사는 24일이나 27일쯤 단행된다. 현 임원진(서울대 4명, 연세대 3명) 가운데 고려대 출신이 전무해 후속인사에서의 배려 여부가 주목된다. 25일 임기가 끝나는 김병화 부총재보는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에 내정됐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칼의 노래’ 소설가 김훈씨 명량대첩 축제 고문으로

    정유재란(1597년) 때 충무공의 명량대첩을 주제로 한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60)씨가 명량대첩 축제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전남도는 10월 초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에서 열릴 명량대첩 축제에 앞서 13일 김씨를 고문으로 선정, 소설 구상 때 활용한 아이디어와 정보 등을 축제 프로그램에 집어 넣기로 했다. 김씨는 ‘칼의 노래’에서 물살이 빠르고 폭이 좁은 울돌목에서 전선 12척으로 왜선 133척을 격파한 해전사에 유례가 없는 대승을 거둔 충무공의 지략을 시간대별로 실감나게 묘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축제 때 해남과 진도 바닷가에서 주민들이 강강술래를 하고 주변 산봉우리마다 봉화를 올려 왜적의 동태를 보고하는 장면을 벽파진에서 명량까지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나아가 울돌목에서 바닷물이 물속 바위에 부딪쳐 내는 공명을 음향으로 만들어 축제 현장에서 틀어 분위기를 살리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김씨의 조언을 바탕으로 올 명량 축제에서 민초와 백의종군한 충무공, 울돌목 등 3대 명량대첩 승리 요인을 묶어 당시 전투상황을 재현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악 체면 벗고 삶 속으로

    국악 체면 벗고 삶 속으로

    최근 취임한 박일훈 국립국악원장은 “국악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다른 장르에 비해선 뒤처진 면이 있고 관객도 적어 안타깝다.”면서 “예술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국악이라는 풍부한 콘텐츠를 잘 포장해 대중에게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초부터 업무를 시작한 임연철 국립극장장도 “국립극장이 아니면 볼 수 없다고 자부할 만한 공연을 만들고,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대중과 친밀한 스킨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클래식이나 대중음악 공연은 예매를 시작하면 몇시간만에 동이 나는 ‘인기 폭발’의 작품들이 많지만 국악 공연은 높은 완성도, 저렴한 입장료에도 관객을 끌어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악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금 국악계에서는 이런 선입견을 깨뜨리고, 대중 속으로 스며들어가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대중음악 ·창극·무용 접목 레퍼토리 다양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과 무용, 영상, 창극 등 거의 모든 공연 장르를 아우르는 ‘뛰다 튀다 타다’를 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초연했다. 기존 국악 연주회의 개념을 뛰어넘어 20~30대 젊은 관객의 감각에 맞춘 혁신적인 신개념 음악회를 표방한 공연이다. 황병기 예술감독은 “3년 전부터 우리 음악으로 젊은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왔고, 그 결과물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면서 “서양 가방처럼 넣어야 할 것과 못 넣을 것이 구분된 공연이 아니라 어느 것이나 보자기에 담아 옮기는 우리의 ‘보따리’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중심에 자리잡은 국악관현악단이 2시간동안 창작음악 19곡을 연주한다. 음악은 정통과 퓨전을 넘나드는 음악을 작곡한 김만석,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많은 영화음악으로 이름을 날린 장영규가 만들었다. 국립창극단의 주역 박애리와 국립국악관현악단 타악주자인 연제호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는 가운데, 뮤직비디오, 타악 공연, 콘서트, 무용 공연 등이 줄줄이 이어지며 쉴새없이 다양한 장르를 선사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극중 콘서트 장면에 출연하는 남성 2인조 그룹 ‘노라조’. ‘파격’이라는 공통된 코드로 국악 무대에 처음 서게 된 노라조는 히트곡인 ‘해피송’, ‘수퍼맨’, ‘연극’ 등을 들려주며 신나는 콘서트장으로 안내한다. 이재성 연출자는 “과묵하게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들썩거리며 박수를 치고, 때로는 일어나 들썩거릴 수 있는 흥겨운 공연으로 만들었다.”면서 “다른 말보다 그저 ‘재밌다.’는 말이 나오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28일까지. (02)2280-4115. ●국립국악원 무료 국악 벨소리 제공 국립국악원은 일상에서 국악을 들을 수 있도록 ‘생활 속에 우리국악’ 시리즈를 펴내고, 지하철과 비행기 안에서도 국악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이달 초부터 서울메트로 1~4호선에서 환승역 배경음악을 클래식에서 창작국악곡 ‘얼씨구야’로 바꿨다. 이르면 내달부터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음악채널을 통해 국악을 들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국립국악원이 세시풍속 절기음악 10곡, 국악 배경음악 10곡, 국악 신호음악 120곡을 CD에 담은 ‘생활 속에 우리국악’을 펴냈다. 2005년부터 전통음악을 비롯해 창작곡들을 묶어 내놓은 시리즈의 하나. 애국가·묵념 등의 ‘국가 의식음악’, 휴대전화 벨소리·통화연결음·방송 시그널음악 등 ‘신호음악’, ‘명상·요가음악’, 잊혀져가는 절기와 세시풍속을 노래로 만든 ‘세시풍속 절기음악’ 등 다양한 음악들이 담겨 있다. 국악으로 만든 벨소리도 제공한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ncktpa.go.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진도 아리랑을 재즈풍으로 편곡한 ‘아리랑하우스’, 창작국악 ‘시집가는 날’, 흥겨운 여행을 떠나는 듯한 ‘휘파람 불며’ 등이 인기곡. 통화연결음, 통화대기음 등 각종 신호음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측은 “박물관이나 전시장, 공연장 등 문화시설은 물론 이벤트장이나 공공기관에서도 행사 배경음악으로 국악을 사용하도록 제작했다.”면서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하도록 꾸준히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역 특산품 해외시장 속속 진출

    지역 특산품 해외시장 속속 진출

    ■ 보령머드화장품 베트남 홈쇼핑에 충남 보령시가 아모레퍼시픽과 공동 개발한 보령머드화장품의 해외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바다진흙으로 만든 머드화장품의 해외 시장이 아직 미개척에 가까운 생태에서 다양한 제품을 갖춘 보령산이 호평을 받고 있다. ●호찌민서 하루 2시간씩 방송 17일 보령시에 따르면 전날 시청에서 ㈜JSG(대표 송홍구)와 보령머드화장품의 베트남 판매 및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홈쇼핑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이달 말부터 하루 2시간씩 보령머드화장품을 방송하면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남상철 보령시 머드사업계장은 “베트남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보령머드화장품이 적잖게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령머드화장품은 지난해 2월 처음 미국에 수출된 뒤 같은해 3·6월에 중국과 싱가포르로 해외 시장을 넓혔다. 지난해 이들 국가에 수출된 보령머드화장품은 모두 1억원에 이른다. 같은해 국내에서는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판매점을 통해 21억원어치가 팔렸다. ●“올해안에 日·伊시장 진출” 1996년 샴푸와 비누로 처음 출시된 보령머드화장품은 현재 22종의 다양한 제품이 생산된다. 해외에선 이스라엘 사해산 화장품 등이 판매되고 있으나 품종이 다양하지 않고 염분이 많아 피부 자극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계장은 “올해 안에 일본과 이탈리아 시장 진출도 가능해 연간 해외 수출액이 3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전남 김·홍주·광어 타이완 시장에 전남의 농수산물이 타이완을 교두보로 삼아 중화권 수출을 노린다. 전남도는 17일 “도 무역교류단이 17~20일 타이완에서 지난해 시장조사 때 현지 구매자들이 요구한 농수산물을 들고 수출시장을 뚫는다.”고 밝혔다. ●무역교류단 현지 방문상담 무역교류단은 이전처럼 호텔 등에 상담장을 마련하지 않고 현지 구매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유통업체를 방문해 구매 상담을 편다. 이번 수출상담은 현지 유통업체에 도 농수산물이 입점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현지 수출상담 전문가를 지정해 3개월동안 타이완 수입업체를 관리한다. 전남도는 타이완 수출시장 개척을 발판으로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중화권으로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무역교류단은 현대영농조합법인(양파음료), 대대로(진도 홍주), 대창식품(김), 미성영어조합법인(광어) 등 10개사로 꾸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현지 구매자 상담활동비, 통역비 등을 전남도로부터 지원받았다. 도는 올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수출업무를 돕고 있다. 무역교류단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는 도 경제통상과(061-28 6-3833)나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남서부지부(061-287-7755)로 문의하면 된다. ●싱가포르·태국 등 중화권 시장확대 윤인휴 도 경제통상과장은 “세계경제 위기로 내수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전남 친 환경 농수산물이 타이완 시장을 전진기지로 해 해외시장으로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장검무’등 한국 전통춤 한눈에

    국립극장은 국립무용단이 지난 50년간 공연한 다양한 전통춤을 한 무대에서 펼치는 ‘코리아 환타지’를 18~21일 국립극장 해오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학춤, 부포놀이 등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춤과 진도 강강술래 같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춤으로 구성했다. 부채춤, 장고춤 등 한국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무대화한 작품과 신라시대 화랑의 ‘장검무’, 무속을 소재로 한 ‘기도’ 등 한국춤의 하이라이트를 통해 한국춤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몄다. 국립무용단은 이 공연을 위해 특별히 내부오디션을 치러 주역무용수를 선발했다. 공연의 서막을 장식하는 창작무 ‘궁’의 왕비역은 최장기 주역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문창숙(45)과 지난해 초연에서 왕비 역할을 했던 장윤나(26)가 맡았다. 배정혜 예술감독은 “서로 다른 느낌의 왕비가 무대에 오르는 서막과 새롭게 주역으로 떠오른 무용수들이 첫선을 보이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면서 “고요함과 역동성, 해학과 솔직함, 흥과 한(恨) 등 한국춤이 가진 모든 정서와 특징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국립무용단의 대표적인 전통춤을 모아 만든 특별공연으로, 오는 5월 29~30일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작은 규모로 다시 올릴 예정이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1만~3만원. (02)2280-411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배꼽잡는 입담·흥겨운 몸짓 광대들과 신명나게 놀아보세

    배꼽잡는 입담·흥겨운 몸짓 광대들과 신명나게 놀아보세

    거의 반백년을 한 길을 걸어온 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대로 한판 벌인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 집(코우스)에서 20일부터 31일까지 ‘유랑광대전’을 펼치는 것. 유랑광대는 전국의 장바닥을 떠돌며 공터에 자리를 잡아 창극을 벌이고 약을 팔던 거리 창극패. 5일장이 서면 어김없이 찾아와 웃음을 준 이들이지만 이젠 보기 드물어졌으니 이번 공연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간이다. 진옥섭 예술감독이 야심만만하게 준비한 ‘전통예술 소극장 장기 공연’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휴관일(수·목요일)을 제외하고 10일간 배꼽 쥐게 하는 입담과 흥겨운 몸짓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는 유랑광대들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유랑광대로 꼽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진도다시래기 보유자인 강준섭(76)씨도 공연에 나선다. 서울에서는 3년 만에 갖는 공연이다. 진도의 당골(세습무) 집안에서 태어나 열세 살 때부터 유랑광대로 살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놀보가 아들에게 심술만 가르친다는 ‘놀보막’, 소경이 경문을 읽는다는 ‘경문유희’, 심청전의 한 대목인 ‘뺑파막’ 등을 보여준다. 그의 장기로 꼽을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심봉사 연기를 펼치는 뺑파막이 이 광대놀음의 절정이다. 뺑파막의 명콤비이자 부인인 김애선(66)씨가 함께한다. 또 강씨의 오랜 동료이자 국내 최고의 마당쇠 손해천(75),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45), 강준섭에게 배우고 있는 소리꾼 정승희와 박종훈씨 등이 출연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한 저렴한 관람료(5000원)로 신명을 더한다. (02)567-40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전세계에 풀뿌리 학교 1000개 짓는 게 꿈”

    “전세계에 풀뿌리 학교 1000개 짓는 게 꿈”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지사의 책임자였던 존 우드는 10년 전 네팔을 여행하다 삶의 방향을 틀었다. 차디찬 ‘정보기술(IT)’과 냉혹한 ‘자본’의 정글을 뛰쳐 나와 네팔,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에 도서관을 짓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자선단체 ‘룸 투 리드(Room to Read)’는 아시아 빈국에 300개의 학교와 4000개의 도서관을 지었다. 한국에도 존 우드와 같은 삶을 꿈꾸는 IT 전문가들이 있다. 전자정부 솔루션 및 전자투표 시스템을 개발하는 포스닥 신철호(37) 대표는 은사였던 이신행(66) 연세대 명예교수와 3년 전 신촌에 대안대학인 ‘풀뿌리사회지기학교(www.pu lschool.net)’를 열었다. 각 지역에 맞는 참 사회인을 길러 내 지역사회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두 사람의 뜻에 공감한 김진수 야후코리아 대표, IT 기술로 치과 경영을 혁신한 이한나 다빈치치과원장, 김진욱 연세대 교수, 유영근 국제변호사 등도 발벗고 나섰다. 최근에는 진도 나배섬에 두 번째 학교를 열었다. 시민단체 활동가, 영화감독, 건축가 등 각계 전문가 100여명이 강사로 나섰다. 공동이사장인 신철호 대표는 “전 세계에 풀뿌리 학교 1000개를 짓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 꿈의 첫 단추가 곧 채워진다. 풀뿌리사회지기학교는 3월 중에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에 200명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열 예정이다. 이미 지방정부와 협의를 마쳤고, 땅과 건물도 샀다. 교사진도 꾸려졌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아시안브릿지도 학교 운영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많은 IT 기업들이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지원한다. 이들은 기금 마련을 위해 14일 서울 홍대 근처 카페에서 콘서트를 연다. 노래와 악기연주가 프로급인 신 대표, 김종훈 한국 IBM 차장, 방영문 스크린월드 팀장 등은 ‘ROOT’라는 그룹사운드를 꾸려 콘서트 준비를 해 왔다. “요즘 IT업계가 정말 힘듭니다. 힘들수록 더 힘든 사람들을 돌아 봐야죠.” 음악 선율만큼이나 따뜻한 IT의 숨결이 밤 늦도록 연습실 밖으로 흘러 나왔다. 글 사진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숭실대생 교수평가 책내 화제

    ‘기절초풍 대학 강의 실태-교수를 위한 학생들의 수다’가 대학가에 화제다. 숭실대생들이 최근 3년간 교수·강사들의 강의에 대해 무기명으로 적어낸 의견을 정리한 책이다. 강의에 대한 비판과 칭찬 등 학생들의 생생한 ‘육성’이 담겨있다. 교수사회에도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교수들이 강의준비에 진땀을 흘리고 있어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학 노경식 홍보팀장은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평가를 토대로 교수들이 강의를 더 알차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면서 “내부 교직원들에게 600부를 배포했는데 외부에서 요청이 있어 추가인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의계획서 따로, 수업 따로 “처음에 계획서 볼 때 유익한 강의가 많아 기대가 컸는데 강의 계획은 무시되고 교수 편한 대로 강의가 이뤄지는 듯해 많이 실망했다.”, “정상적인 수업진도보다 지나칠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다 학기말에 와서는 2주 분량을 단 하루만에 나가기도 했다.”는 등 제멋대로 수업에 대한 불만들이 많았다. 학교측은 이런 경우 처음부터 강의계획서를 성실하게 작성하든지, 바꿀 경우 수정본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닫힌 연구실 문, 열린 연구실 문 “이메일로 과제냈는데, 안 냈다고 한다. 수신확인 인쇄해서 보여 드렸더니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한다. 제대로 성적은 나올까?”,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나가시는 교수님,학생보다 빠르다.” 이른바 닫힌 교수들에 대한 학생들의 지적이다. 물론 “수업뿐만 아니라 상담도 해주시고 학생 한 명 한 명 신경써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는 칭찬도 있었다. 학교측은 진로나 전공 취업 등에 대해 자상하게 대화해 주는 교수들을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교수연구실 문을 반쯤 열어두거나 ▲학기 중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교수를 방문해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교수님,오늘도 지각입니다.” “모범이 되어야 하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15분 늦는 건 예사로 알고…완전 실망했습니다.”, “수업을 항상 2~3분 늦게 끝내주셔서, 다음 시간 수업강의가 먼 곳에서 있으면 시간 안에 가기 빠듯합니다.” 학교는 이에 대해 학생들은 시작시간 못지않게 종료시간에도 민감한 만큼 ‘일일 연속극’처럼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이 정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전남 민자산업단지 조성 빨간불

    전남 민자산업단지 조성 빨간불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전남도가 민간투자로 추진 중인 20여개 일반산업단지 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조선산업을 축으로 형성된 전남 서남부 경제가 구조조정 파동으로 휘청거리면서 조선산업 특구 조성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권역별 특성에 맞게 민간투자로 도내에 조성 중이거나 계획 중인 일반산업단지는 22개(국가산단 1개 제외)이고, 이들 가운데 장기계획인 4개를 제외한 18개가 추진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분양을 추진해야 할 해남 화원반도는 사업시행자인 대한조선이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투자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진도 군내, 광양 신금 일반산단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속도가 더딘 상태다. 또 장성 나노, 나주 미래, 광양 익신, 고흥 도양, 장흥 해당, 강진 성전, 목포 대양, 신안 압해도 등 8개 일반산단도 토지보상과 실시계획을 거쳐 공사 일정이 나와야 하나 민간투자자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중단되면서 불투명한 실정이다. 아울러 광주·전남 공동일반산단(함평)과 보성, 장흥 회진, 곡성, 영광, 담양, 목포 용당, 여수 적량 등 8개 일반산단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산단 지정과 실시계획이 늦어지고 있다. 신안 압해도 조선타운의 경우 영암 현대중공업이 사업투자를 일찌감치 철회했고, 투자자인 해남 대한조선을 비롯해 진세조선이 기업개선작업으로, C&그룹이 퇴출 위기에 놓여 투자여력이 거의 없다. 때문에 당초 이달쯤으로 예정됐던 산업단지 지정도 늦춰졌다. 진세조선은 신안조선타운에 투자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1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물거품이 된 상태다. 고흥 도양 일반산단도 지난해 미래도시, 건일, 부산저축은행 등 3개사가 ‘고흥조선타운’이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으나 금융권의 자금대출이 어려워졌고 투자를 약속했던 8개사도 투자 계획을 거둬들였다. 더욱이 전국 처음으로 기초자치단체가 개발하는 일반산업단지 개발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던 나주 미래산업단지도 투자자인 서희건설이 금융권 대출에 난색을 표명, 토지보상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밖에 장흥 해당산업단지도 전남도 산하 전남개발공사가 지방채를 발행해 공사를 시행하나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입주업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편 전남도는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설계비와 공업용수 관로 확충 등 국비와 도비로 민간투자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위광환 도 지역계획과장은 “시·군마다 일반산단에 투자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으나 투자철회에 대비해 민간인 투자공모를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vs 한국 울돌목 조류발전소

    [2009 녹색성장 비전]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vs 한국 울돌목 조류발전소

    해양은 세 가지 종류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바닷물의 흐름인 조류, 조수간만의 차이가 발생시키는 조력, 그리고 파도의 움직임이 만드는 파력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 에너지원은 파력 6500㎿, 조력 6500㎿, 조류 1000㎿ 등 총 14G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력 발전과 조류 발전은 모두 바닷물 속에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다. 다만 조류 발전은 바닷물 속에 터빈만 설치하는 반면, 조력발전은 바다를 제방으로 막은 뒤 제방 아래 터빈을 설치한다. 파력발전은 파도의 상하 및 좌우 운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 랑스강의 기적 │생 말로(프랑스) 이종수 특파원│”지난 40년 동안 바다가 제공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전기를 생산해왔습니다.” 프랑스 전력공사(EDF)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인 랑스 조력발전소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조력발전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발전 용량 240㎿, 연간 발전량 60만㎿h인 랑스 발전소를 현장에서 취재하기 위해 26일(현지시간) 오전 9시 파리를 출발했다. 자동차를 몰고 고속도로 A13, A14를 지나 3시간30분 정도 달리면 오른편으로 세계적 관광지인 몽셸 미셸 수도원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곳에서 프랑스 북서쪽 끝을 향해 30분 정도 더 가면 조그만 항구 도시인 생 말로가 나타난다. 요새처럼 보이는 이 도시를 흐르는 랑스 강 하류가 대서양과 만나는 어귀에 랑스 조력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332m 제방댐 年60만㎿ 발전 랑스 조력발전소는 얼핏 보면 그저 강과 바다를 막은 332.5m의 제방(댐)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수지 바닥에서 쉼없이 돌아가는 10㎿급 터빈 24개가 하루도 쉬지 않고 전기를 생산한다는 게 EDF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인구 23만명의 도시인이 소비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랑스 조력발전소의 탄생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1921년 조력 발전을 추진하기로 하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13.5m인 랑스 강 하구를 가장 유력한 지역으로 선정했다. 1925년 시공 계획을 세웠으나 재정 문제로 오랫동안 방치됐다. 그러다가 1961년 생 말로 재건 계획을 맡았던 건축가 루이 아르체가 랑스 조력발전소 시공을 지휘하게 됐다. 이후 6년의 공사를 거쳐 1966년 11월 발전소가 완공됐다. 그 결과 1억 8400만㎥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가 완성됐다. 총 공사 비용은 당시 화폐 기준으로 6억 2000만유로(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2007년 기준으로 7억 4000만 유로, 약 9100억원)다. EDF 관계자는 랑스 조력발전소 건립 비용은 그동안의 전력 생산을 통해 이미 충당됐다고 말했다. ●발전비용 핵발전소의 절반 수준 랑스 조력발전소가 생산하는 1당 전력 요금은 0.12유로로 핵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가격의 절반 정도다. 또 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량은 인근 브르타뉴 지역 전력생산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 이전에 전력 자급률 5%이던 브르타뉴 지역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랑스 발전소의 건설로 주변지역은 관광지로도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3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 가운데 7만명은 관광객이며 초·중·고등학생들도 많다. 또 제방이 둘러싼 랑스 강 하류 어귀는 요트와 카약 등 대표적 해양 레저단지로 자리잡았다. ●양미리·가자미 등 어종 사라져 그러나 발전소 건설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랑스 강의 생태계 문제가 제기됐다. 제방 건설 기간 동안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던 강 하구에 진흙층이 형성되면서 이곳에 서식하던 양미리·가자미 등의 어종이 사라졌다. 제방의 갑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작고 날렵한 어종이 늘어나면서 어종 다양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썰물 때에도 빠져나가지 않은 물이 담수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게 발전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에는 갑각류 47종과 어류 70종이 발견됐다고 한다. vielee@seoul.co.kr ● 울돌목의 희망 임진왜란이 막바지로 치닫던 15 97년. 백의종군 뒤 삼도수군통제사에 복귀한 이순신 장군은 남은 배 12척으로 적함 133척을 격침시킨다. 세계 해전사에서도 ‘기적’으로 평가하는 명량해전의 현장이 바로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에 위치한 울돌목이다. 충무공의 승리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투력을 만회할 수 있었던 울돌목의 빠른 물살 덕분이었다.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빠르다는 이곳의 유속은 최대 13노트(초속 6.5m 정도)나 된다. 눈으로 직접 보니 이곳의 물살은 마치 홍수가 난 것처럼 거세고 빠르게 흘러갔다. ●“가장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선을 구한 울돌목이 기후변화 위기에서도 다시 한 번 한국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닷물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조류발전소’가 국내 최초로 이곳에 설치됐다. 500㎾짜리 터빈 2기로 4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1㎿ 규모다. 조류발전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댐을 지어 가둔 바닷물로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과 구분된다. 따라서 저수지를 확보하기 위해 댐을 막을 필요도 없고, 선박 운항과 어류 이동 등도 비교적 자유로워 생태계에 악영향이 가장 적은 에너지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 에너지 14GW… 원전 14기 생산량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 에너지원은 파력 6500㎿, 조력 6500㎿, 조류 1000㎿ 등 총 14G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력발전소 14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 명상진 소장은 “에너지 소비량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해양에너지 자원개발이 필수”며 “조류발전이야말로 환경과 에너지가 공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가로 16m, 세로 36m, 높이 48m에 달하는 1000t 규모의 철구조물이다. 그동안 거센 조류 때문에 두 번이나 설치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물살이 빠르기도 했지만 세계적으로도 조류발전소를 상용화한 사례가 없다 보니 겪게 된 ‘성장통’이었다. ●두 차례 실패 끝 어렵게 완성 2006년 설치 당시에는 울돌목에 도착한 대형 바지선이 표류해 싣고 오던 철구조물이 진도대교(높이 2 5m)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구조물이 떠내려가 엉뚱한 장소에 처박히기도 했다. 세 번째 도전에서는 갖가지 첨단 공법을 총동원했다.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바지선에 13t짜리 닻 6개를 매달아 고정시킨 뒤 와이어로 바지선을 끌어 울돌목까지 옮겼다. 설치공사 동안 철구조물이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900t에 달하는 콘크리트 블록 수십개를 구조물에 얹어두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노력 끝에 마침내 지난해 5월27일 설치에 성공해 현재 발전 효율을 검증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시험발전소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약 50㎿의 상용조류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매년 2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연간 7만 7000t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진도 주변 해역인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도 각각 10~20㎿, 20~30㎿ 규모의 조류발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어 조류발전분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조류 발전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규모 상용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도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남이섬 축제 “외국인은 그냥 오세요”

    남이섬 축제 “외국인은 그냥 오세요”

    “외국인들은 무조건 무료, 남이섬 자유문화축제에 초대합니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모든 외국인들에게 입장료와 뱃삯 등을 면제해 주는 ‘외국인 자유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2010년 한국방문의 해를 앞두고 더 많은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축제에는 메타세콰이어길 취타대 퍼레이드를 비롯해 외국인 노래자랑, 미8군 군악대 초청공연, 인디밴드 콘서트, 마임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전통공연, 외국인 예술가 초청 전시와 퍼포먼스 등 다양한 국제문화 행사도 열린다. 간식으로 우리의 전통 떡을 나눠주거나 점심으로 컵라면도 제공된다. 물론 춘천과 가평, 진도 지역의 향토 음식도 맛 볼 수 있다. 행사가 절정에 이르는 축제 마지막 날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남이섬까지 바로 오는 전세버스와 열차편 등이 제공된다. 국내에 거주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등을 초청해 한바탕 잔치도 벌인다. 아울러 새로 구입한 선박인 ‘인어공주’호(250인승) 취항식을 비롯해 일본 도야마시 및 중국 용경협지역 사진전, 세계 미니국가 관광이미지 전시회 등이 마련된다. 인어공주호는 경기 가평나루에서 강원 춘천 남이섬까지 가평호반을 거슬러 갔다가 내려오며 강원·경기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도 겸해 운항된다. 여행사들은 벌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남이섬 공짜구경을 시켜주게 됐다.”며 반긴다. 침체된 경기 탓에 씀씀이가 줄어 타격을 입고 있는 여행업계로서는 신선한 발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이섬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대표적인 한류관광지이다. 지난해 남이섬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180만명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11%인 20만명에 이르렀다. 남이섬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국내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남이섬이 ‘나미나라공화국 문화독립 3주년’을 맞아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높이고 외국 관광객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무료개방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제플러스] 산재장해인 전용 직업훈련과정 개설

    첫 산재장해인 전용 직업훈련 과정이 생긴다.근로복지공단은 24일 건설기술교육원에 산재장해인 전용 직업훈련 과정을 별도로 개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교육원측과 체결했다.공단측은 산업재해 이후 대부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재장해인들이 맞춤 직업훈련 과정을 이수하면 재취업을 통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공단은 민간 학원에 산재장해인 직업교육을 위탁해 왔다. 이 때문에 장해인들은 일반 실업자와 한 반에서 수업을 함께 해야 해 이해도나 숙련도 차이로 인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예가 많았다. 이번에 개설하는 직업훈련과정은 건축시공 분야의 타일기능사 실무 과정으로 3월16일부터 6주간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산재장해인 1~12급이다.
  • 기초학력 전국 꼴찌권… 서울 공립中 교장의 고백

    기초학력 전국 꼴찌권… 서울 공립中 교장의 고백

    “중학교 졸업하면서 알파벳 소문자 abc도 못 쓰는 애들이 적지 않다.” 서울 남부교육청 산하 한 공립중학교 교장의 충격적인 고백이다. 남부교육청은 2008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3생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서울의 11개 지역교육청에서는 최고로 높았다. 전국 180개 지역교육청 기준으로도 꼴찌권이었다. 국어·과학 179등, 사회 176등, 영어 169등, 수학 164등으로 파악됐다. 이 교장은 1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한 지난 16일 학부모 임원 몇 명이 교장실로 얼굴이 벌게져 달려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중산층인 교사들이 정작 자신의 자녀교육에는 열성을 쏟으면서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 지도는 게을리한 결과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할 말이 없었다.”는 그는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부끄러웠다.”고 한숨 쉬며 말했다. 하지만 관할 남부교육청의 기초학력 미달비율 평균치보다 모든 과목에서 자녀 학교가 평균치 이하라는 소리는 차마 하지 못했단다. 그는 “영어는 소문자를 제대로 쓰는지, 수학은 분수 계산을 제대로 하는지로 기초학력 여부를 판명하는데 소문자 abc도 못쓰고 분수 2분의1과 3분의1 합을 5분의2로 틀리게 계산하는 애들도 적지 않다.”고 ‘무너진 학교’의 현주소를 귀띔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전교조 변수가 크다.”는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그는 전교조가 합법화되기 전 참교육 운동을 지지하고, 대학 다닐 때는 민주화 운동도 적극적으로 한 ‘운동권 출신’이다. 이 교장은 “우리 교육청 관내에서는 대체로 교장이 교원들에게 말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육계에서는 남부교육청이 전교조 교원들의 목소리가 센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학부모 공개수업 때 교장이 학부모랑 들어간 적이 있는데 교직원회의 때 몇몇 선생들이 마이크를 잡고는 불편하다고 얘기하더라. 교장이 학부모들을 선동하려 하느냐는 지적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교무실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다음 시간 수업을 위해 교재를 연구하는 분위기라기보다는 영화 다운로드를 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학교수업과 관계없는 일로 허비하기 일쑤”라고 했다. 이 교장은 “예전에는 학습지도서나 진도계획안을 교장에게 제출해 평가받고는 했는데 전교조 서울지부가 2004년에 시교육청과 맺은 단체협약을 근거로 이를 폐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자율성은 높아졌는지 모르겠으나 충실한 수업준비는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교장은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대책으로 정부에서 한 학교당 5000만~1억원을 차등지원하겠다는 재정지원책에 대해 “예산부족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에서는 이미 기초학력책임제를 시행했으나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호적만 남자’ 트랜스젠더 성폭행해도 ‘강간’ 칸 IMF총재 섹스 스캔들 재연되나 “불황에는 역시 자격증만한 게 없지” ‘모자 쓰면 머리가 더 빠진다’는 말 진짜일까?
  • 전남 ‘한우 직판장’ 열풍

    전남 ‘한우 직판장’ 열풍

    전남의 주요 길목마다 들어선 한우 직판장이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전남 장흥 토요시장 내 한우직판장이 대박을 터뜨리자 우후죽순 격으로 앞다퉈 매장이 문을 열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축협과 생산자단체가 도내 시·군에서 영업 중인 한우직판장은 27개이고 개인들이 하는 곳도 22개에 이른다. 문을 열려고 서두르는 곳도 서너 개에 달한다. 이들 직판장은 육질 부위에 따라 시중가보다 30%에서 절반가량 싸게 팔면서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이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더욱이 직판장은 차량 통행이 많고 접근성이 편리한 큰 길 주변에 자리해 오가는 손님들로 만원이다. 직판장에서는 대부분 고기를 판 뒤 자체 식당이나 인근 식당에서 구워먹을 수 있어 가족이나 친척 단위 손님들이 애용하고 있다. 직판장에서 친구들과 계 모임을 자주 한다는 회사원 김모(46·목포시 옥암동)씨는 “한우직판장으로 가면 값싸고 질좋은 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어 회원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암 덕진농협은 국도 2호선인 영산강 하구둑 바로 앞에 영암매력한우 직판장을 열고 요리하는 식당도 함께 갖췄다. 이곳은 전남도청을 낀 남악 신도시와 목포시, 해남과 진도로 들어가는 진입로여서 목이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또 생산자단체인 나주배 한우촌발전협의회는 20일 영산강변인 영산포 풍물시장에서 나주배 한우촌을 연다. 이 직판장은 현재 6단계의 유통구조를 절반으로 줄이고, 암소 한우와 거세우만을 취급해 승부를 낸다. 또 소비자가 직접 구워먹을 수 있도록 지정식당제를 도입한다. 한편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장흥 토요시장 안 10개 한우직판장의 월 판매액은 줄잡아 21억원(360마리)에 이른다. 순천축협 등 전남 동부권 8개 축협이 순천시 별량면에서 공동운영하는 지리산 순한 한우 명품관도 판매액이 월 3억원을 웃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