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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길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는다.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얻어지고 깨닫는 것이 생겨난다. 하여 요즘 들어 ‘걷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건강을 찾으려는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생각하고, 또 혼자서 ‘내 안의 길’을 찾으려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 다리가 있어 뛰어다녀야 하고, 인간은 두 다리가 있기에 걸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작가이자 도보 여행가로 잘 알려진 황안나(72)씨의 경우는 특별하다. 우선 환갑을 훌쩍 넘긴 65살에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해남 땅끝에서 임진각까지 23일 만에 국토종단, 67살 때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를 거쳐 임진각까지 이르는 길을 118일 동안 걸었다. 그렇게 국토 일주는 2차례, 남해안 섬길도 여러 차례 걸었다. 지리산, 한라산 등 웬만한 산은 다 올랐다. 이뿐이 아니다. 동티베트, 스페인 산티아고, 아이슬란드 등 48개국 오지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의 책을 써서 화제가 됐다. ‘내 나이 어때서’는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칠순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그는 배낭을 메고 혼자 걷고 글을 쓴다. 왜?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황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배낭을 멘 모습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걷는 것이 습관이 돼서 늘 이런 차림이라며 웃는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 “월요일(10일) 아침부터 여수 금오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고흥반도 쪽으로 죽 걸어볼 예정입니다. 중간중간에 강연요청도 있고, 지자체에서 새로난 길이 있으니 함께 걸어보자는 요청도 있고 해서 다시 남해안 길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약속된 일정 때문에 27일까지는 서울에 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잘나지도 않았는데 결혼식 주례, 강연 등 불러주는 곳이 많네요. 그 약속을 지키고 나서 다시 남해 해안길을 11월까지 걸을 예정입니다.” 국토 종단 얘기가 나왔다. 지난 4월 황씨는 고성~동해~남해~서해길 코스로 두 번째 국토 일주를 했다. 여기에다 거제도, 완도, 진도, 강화도 해안길까지 한 바퀴 돌았다. “하루에 100리, 그러니까 40㎞는 걸었어요. 숙소를 못 정하는 날에는 50㎞는 걸어야 합니다. 국도로만 걸으면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 둘레 길이는 4000㎞가 됩니다. 섬까지 포함하면 더 길지요. 아침 6시부터 걷고 밤이면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잡니다. 배낭 무게는 비상약, 간식거리, 갈아입을 옷, 카메라 등을 포함해 15㎏ 정도는 됩니다. 보다시피 제 체구가 왜소하잖아요. 처음에는 무거웠는데 이제는 어디에 가든 자신 있어요.(웃음)” 지난 7월에는 아이슬란드 해안선 도보여행을 마쳤고 8월에는 동티베트 길을 2주 동안 걸은 것도 그런 자심감에서였다. 우문일까. 걷는 이유를 물었다. “저는 강연을 할 때 ‘길은 인생과 똑같다’고 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생각을 바꿔라’,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가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잘못 들어간 길일지라도 좋은 인연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동해안 길을 걷고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걸었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를 만나 하룻밤 같이 잤습니다. 어찌나 자상한지 이튿날 할머니하고 바닷가에 나가 다시마와 미역을 함께 말리면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걷게 된 사연을 다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씨는 57살 때 홀로 앉은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저는 정체성이 없이 엄마 노릇, 선생 노릇, 아내 노릇…노릇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내 노릇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날로 집에 가서 남편한테 상의를 했더니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바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년을 7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한 일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이었다. 재검사 항목이 많이 나왔다.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 산을 오르내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이 지나자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후에는 산악회에 가입했고 환갑 나이를 지날 때까지 지리산만 무려 7번 종주했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다녔다. 이때마다 항상 선두에서 걸었다. 2004년에는 국토종단은 물론 4대강길까지 걸었다. 적막강산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걸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걷노라면 막막하지만 발끝에서 전해져 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웃는다. 황씨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박봉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춘천역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춘천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교사를 하면서 주로 문예반 아이들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지를 담당했다. 여성지 등 잡지에 글을 보내면 곧잘 게재될 정도로 작가적 기질을 틈틈이 발휘했다. 아울러 6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의 학비를 댔다. 23살에 결혼한 황씨는 남편의 사업이 잘되지 않아 빚 갚기에 바빴다. 이런 생활이 30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말 한많은 세월이었습니다. 남편은 양계, 조경, 서점,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그 기간 동안 절대빈곤으로 살았지요. 그렇게 하다가 영세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다시 시작했고 이어 아주 작은 욕실 용품 수출공장을 개업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 풀려 50살 되던 해에 빚을 거의 다 갚고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황씨가 57살에 용기를 내고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도보 여행가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때였다. 전국의 산과, 국토종단을 하면서 느낀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2005)라는 책이 대형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감동을 받았다. 이어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2008),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쓴 ‘엄마 나 또 올게’(2011) 등을 잇따라 펴내면서 여고생 때 가졌던 작가의 꿈을 50여년 만에 이루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후 언론사 인터뷰와 TV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방송인, 강연자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다. 내년 5월에는 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낼 예정이다. “가방 끈 짧은 할머니가 쓴 책인데 많이 봐 주셔셔 고맙지요 뭐. 사실 학교를 그만두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인생 2모작을 하면서 살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운전면허는 50대에 땄고 카메라는 70살에 배웠습니다.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젊은이와 카톡도 합니다. 걸어 보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황씨는 정신없이 다녔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진정한 자아를 찾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다시 황씨에게 길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길은 인생의 실마리다. 길이 길을 가르쳐 준다. 길은 꿈이요 도전이자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웃는다. 또 있다. 길로 인해 남편과의 새로운 연애에 빠졌다고 했다. “(부부가)둘이 살지만 결국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때에 대비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저 때문에 홀로서기를 마스터했습니다. 또 제가 집을 떠나 보니 남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새삼 연애시절 생각도 나고, 남편이 해주는 계란찜도 너무 맛있고, 서로 감동하며 제2의 신혼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둘이 배낭 메고 도보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황씨는 평소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늘도 걷는다. 세계 최고령의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하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황안나 도보여행가는 정년 7년전 사표… 67살에 동해~서해 해안선 4000㎞ 홀로 걸어 1940년 개성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황경화(黃慶花)이며 광복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59년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강원도와 인천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냈다.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사표를 내고 도보여행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내의 유명산 종주를 시작으로 몽골, 바이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네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 등을 도보로 여행했다. 65살 때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도보로 완주했고 67살 때에는 동해~남해~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4000㎞를 홀로 걸었다. 2007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아들, 며느리와 같이 걸었으며 2010년 봄 100㎞ 울트라 걷기대회에 참가해 46위로 완주했다. 황씨의 블로그 ‘맛있게 살기’는 하루 5000여명이 드나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저서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또 올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사설] 세종시 교육대란 원인분석 철저히 해야

    걸음마 단계인 세종특별자치시에서 벌써부터 원인 모를 ‘교육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이라고 한다. 현재 세종시는 첫마을에 시범단지 1, 2단계 아파트와 초등학교 1곳씩이 들어섰다. 그런데 2단계 아파트의 초등학교는 아파트 입주율이 40%에 불과한데도 36학급 900명 정원에 이미 850명이 전입했다고 한다.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정원 초과가 명약관화해 보인다. 결국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아이들을 3~4㎞ 떨어진 시골학교로 보내야 할 상황이다. 일부 아동을 중·고교에 임시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주민들과의 마찰이 불거기기 전에 철저한 원인 규명이 급선무라고 본다. 정책당국은 출발부터 세종시 교육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기 바란다.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적잖은 논란 끝에 탄생한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이미지와 함께 명품 학습도시를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세종시의 성공 여부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종교육비전 2030’에는 ‘교육을 통해 도시가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첫 사례로 만든다.’는 발전 목표도 들어 있다. 당장 올 연말부터 중앙행정기관이 본격 이전하는데, 교육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 세종시는 오는 2030년까지 목표 인구 50만명을 고려해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합해 150개 학교를 단계적으로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시범단지에 초등학교 2곳을 개교한 정도의 진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당국은 학교 시설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수요 예측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스마트 교육 등 이점에 편승한 위장 전입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기 바란다. 추가적인 교실난이 예상되면 미분양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 학교를 증설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 [기고] 기초연구는 토목공사가 아니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기초과학회연합체회장

    [기고] 기초연구는 토목공사가 아니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기초과학회연합체회장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예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8년 1조 9000억원이었던 기초연구 예산은 2011년 3조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에서 기초연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30.7%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개인 기초연구 지원 예산은 2008년에 비해 두배 이상인 8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사회적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바짝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연계된 개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마당에 선진 창조형 연구개발과 노벨상은 배부른 꿈이라는 얘기다. 기초연구 성과에 대한 인식도 논란거리다.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내야만 성과로 인정을 받고, 상업적으로 개발된 평가와 지수들이 만능의 잣대가 되고 있다. 우리말로 써서 우리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에게 정말 필요한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기본은 사라졌다. 심지어 정부가 기초연구의 선정과 수행 과정은 물론 성과까지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초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기초연구는 당장 성과를 만들어내는 토목공사가 아니다. 미래의 기술 개발에 유용할 수도 있고, 노벨상 수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의 증진이 최우선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고유한 사회·문화적 전통을 지키는 능력을 갖춘 고급 인력의 양성도 중요하다.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벽을 낮추는 융합연구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기초연구의 영역이다. 무엇보다도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선진국의 상징이며 의무이고, 사회의 진정한 품격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절실하다. 기초연구의 성과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유일한 목표일 수는 없다. 우리 것이 무시된 세계화는 공허한 거품이다. 인문·사회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21세기 과학기술 시대에 걸맞은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말과 우리 글로 표현된 기초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성과 이상으로 중요한 이유다.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단순하지 않다는 현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지원 방식도 바꿔야 한다. 진짜 창조적인 기초연구는 방종에 가까운 사고와 행동의 자유가 전제돼야만 한다. 정부가 진도를 관리하고, 연구비의 용처까지 일일이 확인한다면 진짜 창조적인 기초연구는 불가능해진다. 기초연구의 연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길 수밖에 없다면, 선진국을 향한 기초연구는 아예 포기해야 한다. 기초연구는 어느 정도의 비효율을 감수해야 한다. 연구비의 관리를 대학에 맡기는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학계의 뼈를 깎는 반성과 적극적인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실제 학계의 윤리는 위험한 수준이다. 알량한 학자적 양심과 자존심만 강조할 상황이 아니다. 표절, 연구비 횡령·유용, 연구실의 비민주적 운영이 설 자리가 없도록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아니라 학계 스스로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연구 윤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야만 기초연구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통해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4일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9월 이후 전략이 대입 당락 가른다

    4일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9월 이후 전략이 대입 당락 가른다

    올해 수능의 마지막 가늠자가 될 9월 모의평가가 수능시험을 66일 앞둔 4일 전국 고3 수험생과 재수생 등을 상대로 일제히 치러진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전국 단위의 마지막 시험이라는 점에서 이번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실력과 수준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9월 모의평가는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에 치러진다. 이제 수험생들은 결과에 따라 남은 기간에 수시전형 응시 여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는 수능과 연계되는 EBS 방송교재와 출제범위가 동일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이라는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의평가가 끝나는 대로 수시 1차 원서 접수가 마감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 최종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가원은 해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의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조정해 왔다. 대체적으로 6월은 실험적인 출제 경향을 통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9월은 조금 쉽게 출제했다. 9월 모의평가는 모든 영역과 선택과목의 출제범위가 수능과 동일한 전범위로 실제 수능과 같다. 3개월 앞서 치러진 6월 평가원 모의평가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의 몇몇 선택과목이 학교 진도에 따라 일부로 제한됐었다. 수능을 출제하는 기관에서 낸 동일한 범위의 문제들을 미리 풀어 볼 수 있는 기회로 사실상의 ‘미리 보는 수능’이다. 9월 모의평가를 치른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얼마 남지 않은 수시 1차 모집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9월 중순 이후까지 원서 접수를 실시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일정이 오는 11일까지로 줄었다. 따라서 수험생은 9월 모의평가 이전에 대략적인 수시 지원계획을 세우고, 최종 지원 대학 선택은 9월 모의평가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6회로 제한된 수시 기회를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10~12개 정도의 지원 가능권 대학을 선정한 후에 9월 모의평가 예상 등급 및 점수 결과에 따라 최종 6개로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지난 6월 모의평가와 학생부 성적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수시에서는 소신지원 전략을 택해 목표 대학을 다소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번 시험 결과가 6월 모의평가나 학생부 성적에 비해 낮다고 판단되면 학생부 중심이나 대학별 고사 중심 전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를 수시 최종 지원전략의 바로미터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9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서의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특히 9월 모의평가 직후 각 대학의 수시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논술, 면접 등 수시 준비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수능 공부는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약 두 달 후에 치러질 수능시험 성적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수험생들은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에 따라 수시와 정시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둘 것인지, 혹은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할 것인지 확실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모의평가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월등히 좋다면 남은 기간 수능공부에 매진해 정시를 집중 공략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 목표 대학을 3~5개 정해 해당 대학에서 반영하는 수능 영역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모의평가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월등히 낮다면 수시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을 분석해 지원 가능 대학을 파악하고 각종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지망 대학이 대학별 고사를 본다면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충분히 연습하는 것이 좋다.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학생은 수시에서 소신지원하고 수능 공부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특히 중상위권 수험생은 학생부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다면 수시모집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논술고사로 만회할 기회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능까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영역별 학습량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 연구소장은 “취약 영역에만 집중하다 보면 성적이 잘 나오는 영역에서 성적이 하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면서 “수능에 집중하다 보면 자칫 2학기 내신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데 정시 모집에서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까지 모두 반영하므로 이 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바야흐로 한국영화 전성시대다. 올 초부터 300만~400만명을 넘어서는 ‘중박’ 영화가 잇따라 터지면서 시작된 한국 영화의 흥행 열풍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라선 ‘도둑들’로 정점을 찍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55.7%. 2007년 이후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 영화는 지난해 점유율 51.9%로 다시 50%대를 회복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영화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영화 10년 새 양적·질적 균형 성장 한국영화의 맷집이 눈에 띄게 강해진 것은 양·질적인 면에서 동반 성장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는 양적(관객수 기준)으로 2배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총 관객수는 1억 5972만여명. 하지만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관객수가 이미 1억 3000여만명에 이르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2년 총 관객수 1억 513명의 2배에 이르는 셈이다. 양적 성장은 CJ, 롯데 등 대기업 자본이 유입되고 동네마다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면서 가속화됐지만, 커진 덩치에 비해 부족한 콘텐츠의 질이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됐다. 2012년은 그동안의 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한 해로 평가할 만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한국영화 돌풍의 원동력은 장르의 다양화다. 장르의 쏠림 현상은 늘 한국영화의 병폐로 지적됐다. ‘추적자’로 시작돼 2년여간 불었던 스릴러 열풍처럼 특정 장르가 흥행하면 투자·제작 방향이 그쪽으로 쏠렸고, 다양성의 부재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 흥행 1~10위를 보면 겹치는 장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범죄액션’(도둑들)을 필두로 정통멜로(건축학개론), 누아르(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법정물(부러진 화살) 등 다양한 장르가 동시에 성공을 거뒀다. 스토리 부재 등을 지적받아 온 한국영화의 콘텐츠도 약진을 보였다. 영화 관계자들은 2~3년 전부터 콘텐츠 개발에 자본과 시간을 투자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배급사들은 콘텐츠 기획팀을 내부에 두고 국내외 원작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웹툰 원작의 ‘연가시’나 일본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화차’가 대표적이다. 중소 배급사들은 규모보다는 기발하고 독특한 기획에 집중한 결과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 것’,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을 배급한 NEW의 박준경 마케팅팀장은 “요즘 충무로에는 스타, 감독 등 흥행 보증수표를 앞세운 안이한 기획이 사라졌다.”면서 “스타캐스팅이나 제작 규모가 아니라 콘텐츠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된 상반기”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이제는 캐릭터와 스토리 등 탄탄한 기획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성공하는 등 거품이 빠지는 것 같다.”면서 “과거 조폭 코미디 등 장르 쏠림 현상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 따른 학습 효과로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 시간 차 공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기 이끈 3040세대의 힘 3040세대의 힘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한국 영화는 20대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 많았으나 30~40대 관객의 공감대를 끌어낸 작품이 많았고, 나아가 50대 관객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나 1990년대의 첫사랑 이야기인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1990년대 X세대를 주인공으로 3040세대 주부들의 애환을 감성적으로 그린 ‘댄싱퀸’(감독 이석훈)이 대표적이다. 자신만의 감성과 연출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3040세대 감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배급사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이전 영화의 흥행 패턴은 20대 초반 관객이 입소문을 내주고, 30~40대가 관람하는 것이 주된 패턴이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3040세대 예매량이 부쩍 늘었다.”면서 “X세대로 불리며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고 자란 3040세대가 문화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직장 동료와 함께 관람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등 관객층이 두꺼워졌다.”고 말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처럼 10~20대에 한정된 로맨틱 코미디가 30대 기혼자 이상으로 외연을 확장해 성공하는 등 영화를 다루는 3040세대 감독과 프로듀서들의 감각과 연출력이 동시대의 관객들과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적 정서 점차 옅어져… 문제점은? 한국영화 흥행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신파 코드 등 한국 정서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도둑들’처럼 가족애와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 공식도 깨졌다. 반면 지난해 ‘마이웨이’나 ‘퍼펙트게임’, 올해 ‘코리아’처럼 애국주의나 신파 요소가 들어간 영화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 황동미 연구원은 “관객들이 신파를 좋아한다는 믿음이 점차 깨지고 있고, 강요된 감동이나 감정 과잉을 내세운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올해 흥행작을 보면 유머 코드가 포함된 작품이 많았고, 구성의 재미와 편집의 속도가 강조된 기획물이 많았다.”면서 “현실에 지친 관객들은 거대 담론을 다루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영화 자체의 오락성을 즐기는 풍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시대라고는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거대 자본의 시장 독과점과 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황 연구원은 “한국영화 전성시대는 2000년대 중반 한국영화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 제작이 경직된 이후 기획 강화, 제작비 절감 등을 거쳐 나온 결과”라면서 “아직도 한해 제작되는 영화의 3분의2는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이고, 배우 개런티는 줄지 않는 반면 스태프 인건비는 200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무는 등 영화계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덴빈’ 내륙 관통… 최고 235㎜ 물폭탄

    ‘덴빈’ 내륙 관통… 최고 235㎜ 물폭탄

    제 14호 태풍 ‘덴빈’이 제 15호 ‘볼라벤’의 뒤를 이어 충청 이남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도로 유실 등 큰 재산 피해가 났다. 2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도 5명 발생했다. 특히 볼라벤이 뿌린 비로 수위가 불어난 상태에서 또다시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남 지역은 곳곳에서 주택가와 농경지 침수 피해가 났다. 기상청은 덴빈이 30일 오전 10시 45분쯤 전남 완도 해안에 상륙해 지리산 일대를 거쳐 31일 0시를 전후로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덴빈은 지나가는 곳마다 물폭탄을 안겼다. 30일 오후 11시 현재 진도 235.5㎜, 부안 221.0㎜, 정읍 214.5 ㎜, 목포 211.0㎜, 광주 187.5㎜, 고창 187.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풍도 동반해 전남 해남 화원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43.2m의 강풍이 관측되는 등 제주와 전남 곳곳에 초속 30m 이상의 바람이 불었다. 이날 오전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에서 장모(52·여)씨가 쓰러진 대형 철문에 깔려 숨지고 충남 천안의 계곡 수로에서 통나무를 제거하던 서모(66)씨가 매몰돼 숨지는 등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진도에서는 둑이 터지면서 하천이 범람해 노인 50여명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11만 4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의 길목에 자리한 진도에서는 오전 한때 시간당 강우량이 76㎜를 기록, 진도읍 조금리 등이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 소모(50)씨는 “하늘이 원망스럽다.”며 “작물과 침수 피해를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목포 도심인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 도로와 가옥 20여채가 한때 물에 잠기는 등 주민들은 2~3일 간격으로 물폭탄과 강풍 피해에 시달렸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999년 이후 13년 만이다.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전남 지역은 이번 2개의 태풍으로 가두리 양식장 4800여칸 등 44억 7000만원, 비닐하우스 4317동(396억원), 축사 540동(107억원), 인삼재배시설 2339㏊(70억원)와 농작물 침수 2283㏊, 쓰러짐 피해 2826㏊, 낙과 5606㏊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 볼라벤에 이어 덴빈이 덮쳐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덴빈으로 서귀포 지역 4500여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제주에선 초등학교 18곳 등 모두 33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북 군산과 정읍 등지에도 200~220㎜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군산시 소룡동과 산업단지, 정읍시 상동 일대 도로 10여 군데가 물에 잠겼고, 전주 전주천과 삼천의 효자교와 마전교 등 5곳이 물에 잠겨 통제됐다. 사과 주산지인 장수와 김제·완주·전주 지역 배 농가들은 볼라벤에 이은 덴빈의 북상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해 실의에 빠졌다. 대전·충남 지역은 오후 9시 현재 세종시 전의면 184.5㎜를 비롯해 서천 167.5㎜, 부여 165㎜ 등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대전과 충남 태안, 천안, 보령 지역 3만 188가구가 정전됐다가 대부분 복구됐다. 항공편과 배편도 막혔다. 제주와 목포, 인천 등 11개 지역 87개 항로 여객선 126척이 운항하지 못했다. 항공기도 김포~제주 노선 등 201편이 결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31일까지 전국에 30~1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서해안과 강원 영동·영서 남부 지역은 150㎜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 31일 중부지방은 태풍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서해안부터 점차 비가 그치고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겠다. 강원도는 밤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서울 신진호·광주 최치봉기자·전국종합 sayho@seoul.co.kr
  • 박지원, 이번에도 비켜가나… 檢과 수싸움

    박지원, 이번에도 비켜가나… 檢과 수싸움

    민주통합당 박지원(70) 원내대표와 검찰 간의 수싸움이 또 시작됐다.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박 원내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박 원내대표는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수사대상에도 오른 인물이다. 박 원내대표는 구속된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모두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오문철(60·구속)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로부터 수사 및 퇴출 무마 청탁 명목으로 4억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검찰은 당초 보해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오 전 대표 개인비리에 관한 수사라고 선을 그었지만, 합수단은 지난달 30일 박 원내대표의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오 대표가 박 원내대표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혐의도 적시했다. 이후 오 전 대표는 김성래(62·구속)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을 통해 박 원내대표에게 4억원을 더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전남 목포·진도에 근거를 둔 고려조선 경영진의 횡령 의혹에도 개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선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헌금 의혹에도 박 원내대표가 돈의 종착지로 거론되면서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대한민국 검찰’의 집중포화를 맞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의혹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박 원내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양호(56·구속) 서울 강서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 3명으로부터 30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양경숙(51·구속) 라디오21 편성본부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박 원내대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이달 초 박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두한 것에 대해 “온갖 생쇼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연출하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그런 사실에 연루되어 검찰에 출두하는 것 자체가 죄송하고 부끄러운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지난달 5일에는 “(박지원이 받은 돈은)수억원이 아니라 합쳐서 수천억원은 될 것”, “능지처참해도 부족할 자가 바로 박지원”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양씨가 자신이 부탁한 3명이 모두 공천받지 못한 데 따른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촬영전용 헬기타고 본 아름다운 한반도

    촬영전용 헬기타고 본 아름다운 한반도

    하늘에서 바라본 한반도는 어떤 모습일까. 까마득한 절벽 끝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이 아찔한 장면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사는 정겨운 삶터의 모양새 그대로일 수도 있다. 이 같은 물음에 답해줄 EBS의 ‘하늘에서 본 한반도’가 27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0시 50분 시청자의 곁을 찾아온다. 52부작으로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부터 진도와 청산도, 독도를 거쳐 생명의 젖줄인 강과 평야, 대륙의 힘인 백두대간까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아름다움과 역사성까지 담아낼 프로그램은 30분의 방영시간이 짧을 정도로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한반도를 하늘에서 바라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BS가 올 1월 1일 신년 특집으로 마련한 ‘하늘에서 본 한반도-마라도에서 금강산까지’는 장대하고 웅장한 화면으로 한 차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BS의 프로그램은 시각을 달리해 실험적 기법을 차용했다. EBS 측은 “프랑스의 세계적 항공촬영 전문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이 찍은 ‘하늘에서 본 지구’의 형식을 빌려 ‘하늘에서 본 한반도’를 만들었다.”면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순수 항공촬영만으로 제작·방송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EBS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상업 운항한 국제 표준의 항공촬영헬기를 활용했다. 또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사용되는 전용 카메라를 이용해 떨림이 없는 담백한 영상을 선보인다. 제작사는 ㈜한국디스커버리. 하늘을 나는 새의 시선처럼 국토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간을 포착해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EBS는 앞으로 10년간 한반도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대동여지도와 같은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우리나라의 대표 영상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공영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노린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편 EBS는 가을 개편을 맞아 간판 프로그램인 ‘지식채널e’를 주 2회에서 4회로 확대 개편해 월~목요일 오후 2시에 방송(재방송 오후 8시 25분)한다. 매주 월~화요일에는 기존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문화유산 시리즈’(수요일)와 ‘경제시리즈’(목요일)가 추가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작가 유홍준 교수와 함께 문화유산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내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경제현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식이다. 이 밖에 27일 첫 방송되는 ‘숲 속 친구 파파룰라 시즌3’(월~화요일 오전 8시 45분)도 눈길을 모은다. 샤샤, 모아, 두두, 짠 외에 ‘부-부’ 캐릭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백화점들 한여름에 겨울상품전

    백화점들 한여름에 겨울상품전

    주요 백화점들이 때 아니게 겨울상품전을 일제히 마련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자 단가 높은 겨울 상품을 한데 모은 대형 행사를 열고 매출 극대화에 나선 것이다. 롯데 백화점은 10일부터 23일까지 본점을 비롯해 잠실 등 전 지점에서 겨울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행사 기간 진도, 근화 등 모피 브랜드가 주요 제품을 가격 인하해 판매하고, 쉬즈미스, 아이잗바바 등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여성 패션 사계절 상품전’도 열린다. 여성 속옷 브랜드 비너스 균일가전, 스포츠 대전 행사 등도 진행된다. 현대백화점도 전국 13개 점포에서 총 250억원 규모의 ‘한여름 모피대전’ 행사를 연다. 26일까지는 코오롱, 아이더 등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상품 다운재킷을 모아 소개하는 ‘한여름에 만나는 다운 페스티벌’ 행사도 개최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10일 본점을 시작으로 강남(17~19일), 센텀시티점(24~26일) 등을 돌며 해외명품대전과 모피대전을 개최한다. 특히 올해 행사에선 단가가 높은 겨울 상품 비중을 대폭 늘려 총 물량은 200억원어치에 달한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비비안 웨스트우드, 마르틴 마르지엘라, 알렉산더 왕, 요지 야마모토 등 주요 수입 브랜드를 비롯해 폴스미스, 더 로우, 에밀리오 푸치 등의 상품을 60~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진도, 동우, 디에스 등 5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모피 대전 행사도 함께 열린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급전’까지 소진… 정부 돈가뭄

    재정 조기집행으로 우리 정부도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는 올 상반기에 재정증권 8조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한국은행으로부터 11조원을 빌렸다. 이에 따라 재정자금 일시차입이 19조 1000억원으로 법적 한도인 20조원에 육박했다. 재정자금 일시차입은 정부가 돈이 부족할 때 쓰는 일종의 ‘급전’이다. 재정증권은 1~3개월 만기로 발행되며 한은 차입금은 해당 회계연도에 모두 갚아야 한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짤 때 재정자금 최고 한도를 15조원으로 잡았으나 지난 연말 국회 협의 과정에서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등을 우려, 20조원으로 상향했다. 한도를 상향했으나 이마저도 불안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재정증권을 5년 만에 발행하면서 일시 부족자금은 한은 차입이 아닌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2010년 한은 일시차입으로 각각 22조 9000억원, 40조 3000억원을 조달함에 따라 시중통화량에 영향을 준다는 감사원과 국회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한은 차입은 8조원에 그치고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11조 7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한은 차입이 11조원이고 재정증권 발행(누적)도 19조원이다. 상반기에 재정집행 계획 276조 8000억원의 60.9%(168조 6000억원)를 조기집행으로 소진하면서 세수가 확보되기 전에 일시차입으로 미리 썼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세수 실적은 91조 1000억원으로 연간 목표 대비 진도율이 47.3%에 그쳤다. 지난해 5월 말 진도율(48.1%)보다 낮다. 재정부 관계자는 “30일 현재 재정증권 5조 8000억원을 상환해 일시 차입금 잔액은 13조 3000억원이며 법적 한도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며 “일시차입금은 대규모 세수가 납부되는 시기에 단계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저축은행發 게이트] 끊임없는 유착설… 부인하는 당사자들

    [저축은행發 게이트] 끊임없는 유착설… 부인하는 당사자들

    검찰의 저축은행비리 수사가 본격적으로 정치인을 겨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상왕’으로 불리던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소환이 결정된 가운데 검찰은 제1야당 원내 수장인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여당 3선의원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수사 사실까지 “풍문이나 첩보, 떠도는 말의 수준이 아니다.”라며 자신 있게 공개했다. 또 2~3명의 여야 정치인들이 검찰 수사망에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검찰이 공언했던 대로 정치권 등을 상대로 한 ‘본선’이 시작된 만큼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은 최근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박 원내대표와 정 의원에게도 각각 억대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29일 “임 회장이 어떤 말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상당히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음을 시사했다. 호남 출신인 임 회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급성장했고, 중소 저축은행을 대거 인수해 솔로몬저축은행을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박 원내대표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 들어서는 소망교회 금융인 신도 모임인 ‘소금회’ 멤버로서 현 정부 실세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 의원을 통해 이 전 의원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충남 아산의 골프장 ‘아름다운CC’의 법인대표인 소동기(56·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를 통해 박 원내대표에게 접근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소 변호사는 박 원내대표와 동향(전남 진도), 동문(단국대)으로 2003년 검찰의 대북 송금 수사 당시 변호를 맡아 무죄를 이끌어냈다. 박 원내대표는 소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보나의 고문으로도 올라 있다. 박 원내대표와 정 의원은 검찰 수사와 관련,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2007년 이후 임 회장을 몇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금품수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상식적으로 저축은행이 문제가 되는데 거기서 돈 받을 사람은 없다.”며 검찰이 눈엣가시로 박힌 자신을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2007년 경선 전 지인 소개로 만났던 임 회장에게 이 전 의원을 소개시켜 준 것이 솔로몬저축은행과 관계된 모든 것”이라며 의혹을 해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교육청, 중·고생 선행학습 제동건다

    서울시교육청이 중·고교생들의 사교육 요인으로 꼽히는 선행학습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 중·고교 수학과목의 1학기 기말고사 문항을 점검한 데 이어 ‘학교교육과정 특별점검단’을 구성해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 평가에 나서기로 했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크게 앞질러 진도를 나가거나 교육과정 범위에서 벗어난 시험문제를 출제해 학생들에게 선행학습의 부담을 지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2012년 선행학습 대책’을 통해 서울 지역 학생들의 과도한 선행학습을 막겠다고 27일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선행학습을 차단하기 위해 학교 교육 과정 편성과 운영이 일치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석교사와 장학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학교교육과정 특별점검단은 선행학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수학과목을 중심으로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점검하기로 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서울시내 중학교 382곳, 고등학교 317곳의 수학 시험문제를 점검해 정상 진도를 벗어나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출제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게 된다. 학기 초에 편성한 교육과정을 평가문항에 실제로 반영했는지 검증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수학 외에 과도한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다른 교과목으로 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또 지금까지의 일률적인 과목 편성을 지양,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기본수업을 들은 뒤 자신의 학업성취도나 적성에 따라 특정 과목의 수업을 선택해서 듣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3년 동안 204학점을 채우도록 하는 방식이다. 교육청의 이 같은 조치는 교육계의 고질적 병폐인 선행학습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선행학습이 불필요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에게 지나친 학습 부담을 지운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면서 “학원에서 이뤄지는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 기본개념을 이해시키기보다 문제 풀이 요령만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누구나 부른다. 남녀노소 할 것 없다. 우리의 역사요 한이다. 영혼의 울림이다. 언제 어디서나 방방곡곡 퍼져나가는 마음의 메아리로 늘 존재한다. 남과 북은 물론 해외에 사는 모든 동포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바로 ‘아리랑’이다. 새달 2일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4만 5000명이 아리랑 대합창을 부른다. 생각만 해도 감동적이다. 이 광경은 전 세계에 알려진다.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이 장면을 모아 미국 뉴욕의 번화가 타임스스퀘어에 아리랑 광고를 할 예정이다. 따지고 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여기서 잠깐, 중국은 지난해 5월 국무원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으로 지린성 옌볜 자치주의 아리랑(阿里郞)을 등재했다. 왜?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당연히 깔려 있다. 2004년 고구려의 고분벽화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사실을 되돌아볼 때 아리랑 역시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화할 수순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달 10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8월쯤 실사과정을 거쳐 올 연말 등재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 있다. 30여년간 아리랑만을 연구해 온 김연갑(58)씨. 그의 공식 직함은 사단법인 한겨레아리랑연합회(이사장 이윤구) 상임이사이지만 ‘아리랑 박사’, ‘아리랑 연구가’로 통한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연합회 자료실에서 그를 만났다. 들어서자마자 ‘네가 아리랑을 아느냐’라는 붓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속으로 ‘어떻게 답을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글씨는 아리랑을 사랑하는 한 지인이 지난해 써줬단다. 아울러 자료실 안에는 온통 아리랑 관련 책자와 음반, 그리고 각국에서 수집한 자료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몇 권 정도 되는지 묻자 “2만권 정도 되는데 이만 한 넓이의 아리랑 자료실이 정선과 서울 등 세 곳에 있다.”고 했다. 30여년 동안 정성껏 모아 온 자료들이란다. ●‘아리랑 기행단’이 연합회 모태 아리랑연합회는 1979년 김씨가 중심이 된 ‘아리랑 기행단’에서 출발했다. 이후 허규, 박재삼, 고은 선생 등과 함께 ‘모임 아리랑’(1983),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1989)에 이어 1994년 사단법인으로 재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헌 연구, 자료 수집 등을 하면서 아리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일에 매진해 왔다.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 개봉된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제정하고 남북 아리랑 모음 음반 출반 등 아리랑에 관련된 갖가지 기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아리랑의 세계화와 국가 브랜드 사업을 연동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연합회는 전국 14개 지부와 해외 지부를 두고 활동 중이다. “노래로서의 아리랑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세계화는 아리랑의 3대 정신(저항·대동·상생)을 보편가치로서 강조하는 데 있지요.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닙니다. 음악적인 것 이상으로 우리 민족의 신앙이 담겨 있죠.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이 노래는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 145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사회 구성원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입니다. 어느 민족도, 어느 국가도 이처럼 불려지는 노래는 아리랑 외에는 없습니다.” 하여 아리랑은 어떤 노래도 갖지 못한 ‘민족의 노래’, ‘조국 정서의 어머니’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신청을 하게 됐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판소리, 전통가곡 등에 이어 아리랑도 등재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왜냐 하면 2009년 정선아리랑을 단독으로 신청했으나 정선 외에 진도, 밀양 등 여러 아리랑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계류상태에 있다가 이번에 문화부가 보완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등재를 장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저러고 있는 마당에 어차피 국민정서상 반드시 등재돼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번에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해외동포들에게 불려지는 아리랑으로 범위를 넓히는 선언적 의미도 함께 담겨 있어 뜻이 깊다고 말했다. ●전세계 145개국 동포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다시 말하지만 아리랑의 3대 정신은 저항, 대동, 상생입니다. 이 정신에 따라 광복 직후에는 좌·우익이 ‘아리랑’으로 애국가를 대신했고, 1961년 ‘국토통일학생총동맹’에서 아리랑을 민족의 노래로 규정했습니다. 1953년 휴전회담 조인식 직후 북한과 유엔군이 동시에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아울러 1989년 3월 판문점에서 남북이 아리랑을 단일팀 단가로 하기로 합의했으며 2002년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대회를 통해 상생의 노래가 됐지요.” 따라서 아리랑을 통해 남북문제는 물론 해외동포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동시에 아리랑 정신을 세계적 보편정신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조선족 문화를 보존한다는 명분 아래 자국 무형문화재로 등재, ‘아리랑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인접 국가 간 문화전쟁의 서막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과 함께 합작 영화 ‘아리랑’을 만들었습니다. 중국 청년이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보러 왔다가 북한 처녀를 만나 사랑을 하면서 항일운동 등 과거의 혁명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줄거리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동북3성과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 무대로 알려진 지역 등을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요. 고구려 고분군을 북·중 공동으로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리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북한과 해외동포를 포괄한다는 선언적 문구를 반드시 삽입해야 하며 ‘아리랑상’을 복원하는 등 동일한 권위의 상을 제정, 운영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 중국이 부러워하는 문화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우리가 ‘아리랑’을 얘기할 때는 본조아리랑(~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을 가리킨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별 아리랑을 쓸 때 지명 접두어(밀양, 정선, 진도 등)를 사용한다.”면서 본조아리랑은 아리랑 전승의 역사, 광범위한 문화적 파장, 대중적 호응력, 현대문화와 문학에 끼친 영향력까지 엄청난 콘텐츠를 가진 작품이라고 역설한다. 아리랑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지역적이면서도 국제적이고, 구비적이면서 기록적이고, 전통적이면서 최첨단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아리랑은 언제부터 불려졌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본조아리랑은 오래전에 백두대간 강원·경상지역 메나리조 아라리가 문경아리랑으로 불려지다 대원군이 경복궁 중수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 전국의 소리꾼들을 불러들여 위로의 노래를 들려 주는 과정에서 아리랑이 나옵니다. 이후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뒤 밀양, 진도 등 지역 아리랑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역사책에 보면 1894년 매천야록에 아리랑 관련 내용도 나오구요.” ●광복 직후에는 아리랑이 애국가 대신 김씨와 아리랑과의 인연은 군복무 때 시작됐다. 1975년 강원도 철원 북방 6사단 철책근무를 할 때 북한에서 보내는 대남방송을 자주 들었다.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해 뜨고 달 뜨고 별도 뜨네~’ 남쪽에서 듣지 못한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서 귀가 솔깃했다. 제대하자마자 양주동·이병도 박사의 아리랑 관련 논문을 단숨에 읽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리랑 고장을 순회·기행했다. 특히 당시 사북사태 때 노동자들이 아리랑을 불렀다는 사실에 ‘찐한’ 감동을 받았다. 이후 시위가 있는 곳마다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갔다. 시위 끝무렵에는 항상 아리랑이 나왔고 이 장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진도아리랑은 여성성이 강하고, 밀양아리랑은 남성적이며, 정선아리랑은 삶을 노래했고, 해외동포의 아리랑은 눈물이며 조국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저의 꿈은 비무장지대(DMZ) 안에 남북 공동의 ‘아리랑 박물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모아 온 모든 자료들을 평화롭게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아리랑 공동체를 통해 세계 보편화정신을 널리 펴는 것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하버드 수석 20살, 미국 가서 외로움 달래려…

    하버드 수석 20살, 미국 가서 외로움 달래려…

    초등학교때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20대 청년이 미국 하버드대를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광을 안았다. 주인공은 경제학을 전공한 진권용(20)씨. 하버드대 학부에서 한국 국적의 유학생이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것은 진씨가 처음이다. 그는 지난 24일 있은 졸업식에서 졸업생 1552명 가운데 2명인 전체 수석(the highest ranking undergraduate)을 했다. 졸업 학점은 4.0 만점에 4.0. 4년 학부 과정을 3년 만에 마쳤다. 진씨는 최우등 졸업생에 선정됐고 경제학과 수석상, 최우수 졸업논문상도 받았다. 진씨는 “수업을 충실히 받은 것이 수석을 한 비결 같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의 수업은 진도가 빨라 한번만 수업에 빠져도 따라 잡기가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진씨는 전공인 경제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교양생물학 수업에서 쓴 ‘수혈에 의한 변형크로이츠펠트야곱병의 감염 위험과 정책대응’이란 에세이로 교양학부 최고 에세이상인 코난트상을 받았다.이 에세이는 학부 1학년 교재로 채택됐다. 또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하버드 로스쿨과 케네디 행정대학원 수업도 신청해 4과목 모두 최고 학점을 받았다. 진씨는 서울 대치초등학교 6학년 1학기를 마친 뒤 미국에 건너 와 혼자 유학생활을 했다. 학업 외에도 학교의 각종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 외로움을 떨쳤다. 그는 “오랜 유학생활을 가능케 한 독립심은 평소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부모님의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진씨는 지난 해12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 합격을 통보받았고 올 9월 예일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진씨는 “금융과 국제통상 분야의 국가간 소송에서 한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日 “괌 등서 합동훈련·GPS 공동개발”… 中 옥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노다 총리가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2009년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다. 노다 총리의 이번 방미는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 등 주일 미군기지 재편을 놓고 우왕좌왕하며 다소 소원해진 미국과의 관계를 ‘봉합’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증대시키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미·일 군사적 협력 방안과 주일 미군기지 재편, 북한 미사일 및 핵실험에 대한 대응 등 안보 현안을 주로 논의했다.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문제 등 경제적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양국 정상이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경계감시활동 부문에서 공조를 강화하는 ‘동적 방위협력’(動的防衛協力)을 추진할 것을 명기했다. 미군과 자위대가 괌과 북마리아나제도 연방의 테니안섬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중국을 견제하면서 난사군도를 중심으로 기동성과 민첩성을 중시한 억지력 향상을 꾀하는 게 목적이다. 공동성명에는 양국이 아태 지역을 대상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의 독자적인 GPS 구축을 견제하고, 미국과 일본이 시장 주도권을 함께 잡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미국은 약 30기의 GPS 위성을 전 세계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2010년 9월 GPS 위성 1기를 쏘아 올려 자체 GPS 구축을 추진해 왔다. 공동 성명에는 경제 분야를 둘러싼 아태 지역에서의 새로운 질서 구축과 우주·사이버공간에서의 협력 촉진도 포함됐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우정’보다는 ‘실무’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실무 오찬’만 갖고 공식 환영 만찬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재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 방문’으로 초청해 백악관 의장 환영행사에서부터 국빈 만찬까지 극진한 환대를 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냉랭하다는 인상을 줬다. 3년여 전 취임 후 백악관에서 만난 첫 외국 정상이 당시 일본 총리였던 것에 비춰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민주당 정권에 대해 완전히 마음을 연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본 민주당 정권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해 미국의 속을 썩인 데다 일본 총리가 너무 자주 바뀌는 상황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노다 총리에게 각별한 공을 들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회자된다. 미국 정부는 미·일 정상회담보다는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경제전략대화와 때마침 터진 중국 인권운동가 천광청 사건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미국 언론도 일본 총리의 방미 사실을 거의 보도하지 않는 등 관심 밖이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일본통신] “아 옛날이여~” 요미우리-세이부의 추락

    [일본통신] “아 옛날이여~” 요미우리-세이부의 추락

    1950년 양대리그가 시작 된 이후 일본프로야구의 절대 강자는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퍼시픽리그의 세이부 라이온즈였다. 지금까지 요미우리는 우승만 42차례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감히 넘볼수 없는 압도적인 성적표다. 인기에 있어서 요미우리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한신 타이거즈가 단 1회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그 위상은 실로 어마어마 하다. 세이부 역시 통산 21차례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퍼시픽리그에 속한 팀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적표다. 일본시리즈는 요미우리가 통산 21회, 세이부는 통산 13회 패권을 차지했다. 양 리그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으로서 이 두팀은 우승 횟수에 있어 나란히 1,2위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동안 양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명문 구단과는 거리가 멀다. 요미우리는 2009년 리그 3연패와 더불어 일본시리즈를 제패 한 후 근근히 A클래스(포스트시즌 진출)에 턱걸이 하더니 급기야 올 시즌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 요미우리는 리그 꼴찌(6승 1무 13패)다. 덧붙여 올 시즌 들어 5연패만 벌써 두차례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의 꼴찌 추락 원인은 단연 팀 공격력 때문이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이해할수 없는 성적이지만 지독할 정도로 점수가 나지 않는다. 올 시즌 현재(23일 기준) 20경기에서 요미우리가 획득한 득점은 44점에 불과하다. 경기 당 평균 득점이 2.2 점이다. 팀 타율 역시 .222로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요미우리의 변비 타선은 시즌 전 일부 전문가들이 거론했던 불안한 부분과도 일맥상통 한 면이 있다. 올해 타선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했지만 실상 그 속을 들여다 보면 플러스 요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4번타자 역할을 했던 알렉스 라미레즈를 요코하마로 보내고 데려온 무라타 슈이치는 제몫을 못하고 있다. 무라타는 타율 .237(1홈런, 7타점)에 머물고 있는데 2008년을 기점으로 그에게 3할 타율을 기대하기란 힘든게 사실이다. 원래 정교한 타자도 아니였으며 매 시즌 30홈런을 기대했지만 2008년 홈런왕을 차지한 이후 아직까지 30홈런을 때려낸 시즌도 없었다. 떠나 보낸 라미레즈가 리그를 지배할 정도의 고타율과 압도적인 타점 생산 능력을 보여줬던 걸 감안하면 무라타 영입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선수 보강이다. 무라타의 부진은 타순 변경과도 직결됐다. 원래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은 쵸노 히사요시-무라타 슈이치-아베 신노스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 됐지만, 지금은 사카모토 하야토-아베 신노스케-쵸노 히사요시로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리드오프를 맡았던 사카모토가 3번으로 타순을 이동한 것은 그의 장타력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렇다 보니 1번에 들어갈 선수가 없다. 이제 은퇴를 생각해야 할 그리고 부상을 안고 사는 타카하시 요시노부가 최근 경기에서 1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데 중심타선을 맡을 선수들이 넘쳐났던 2000년대 중후반의 요미우리 타선이 생각날 정도다. 그때는 장타력까지 겸비했던 타카하시가 1번에 배치되더라도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에 따라 사카모토가 1번과 3번 타순을 오고가고 있지만 외야와 1루를 오고가고 있는 타카하시(타율 .230)는 아직 홈런은 커녕 장타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대체 할 선수를 육성하지 못한 것도 팀 타선의 부진을 부채질 했다. 지난해부터 노쇠화 기미를 보였던 오가사와라는 포지션도 3루에서 1루로 전환했지만 올해까지 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오가사와라는 타율 .204에 불과하며 아직 홈런 없이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요미우리의 3번타자 걱정은 오가사와라 때문에 영원할 것 같았지만 이제 아니다. 오가사와라의 부진이 길어지자 원래 외야수인 타카하시가 1루를 보는 경기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들쑥날쑥한 선수들의 타선 변경과 포지션 변경 역시 안정감이란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요미우리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다. 현재 요미우리의 팀 평균자책점(2.42)은 매우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패한 경기들의 대부분이 점수가 나지 않아 아깝게 진 경기들이 많아 이대로라면 올 시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게 일본언론의 대표적인 시각이다. 세이부는 요미우리보다 더 처참하다. 요미우리가 5위 요코하마에 반 경기 뒤진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세이부는 투타 모두에서 부진하며 단 4승(11패 승률 .267)에 그치고 있다. 세이부가 자랑하던 막강한 중심타선의 화력도 그리고 한때 리그 최강의 ‘선발 3인방’이 해체된 올 시즌 마운드 높이도 예년만 못하다. 무엇보다 세이부는 팀 득점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4번 타자 나카무라 타케야의 부진이 팀 성적과 직결되고 있다. ‘투고타저’의 영향으로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일본야구 특성상 나카무라의 한방은 세이부가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알토란 같은 촉매제였다. 현재 나카무라는 타율 .196 그리고 그의 전매특허인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최근 4년동안 3번의 홈런왕(40홈런 이상)을 차지했던 위상이 올 시즌 추락했는데 조만간 원래 상태로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 속에 와타나베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3번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타율 .273 홈런1개)는 찬스에서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이고, 그나마 1번타순에 배치 된 쿠리야마 타쿠미(타율 .339) 정도만 제몫을 해주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세이부의 영원한 리드오프이자 도루왕 후보였던 카타오카 야스유키가 오프시즌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아직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선발진도 유독 부침이 심하다. 키시 타카유키만 제몫(2승 1패, 평균자책점 0.77)을 해주고 있을뿐 에이스인 와쿠이 히데아키는 승 없이 3패(평균자책점 7.71)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베테랑 니시구치 후미야는 팀 타선의 도움 부족으로 승 없이 1패(평균자책점 2.95), 이시이 카즈히사는 1승(평균자책점 2.50) 마키타 카즈히사 역시 1승(1패, 평균자책점 1.84)을 기록 중인데 현재 세이부의 4승은 이 선수들이 모두 올린 것이다. 세이부의 불펜 역시 엉망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엔리케 곤잘레스(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0.80)는 물론, 타케쿠마 쇼타(평균자책점 9.53) 호시노 토모키(평균자책점 10.13) 그리고 요미우리에서 방출돼 세이부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나카무라(1패 2홀드, 평균자책점 7.20)의 성적은 1군 선수들의 성적이라곤 믿겨지지 않을만큼 부진하다. 그나마 선발과 중간을 오고가고 있는 노가미 료마(평균자책점 2.08) 그리고 마츠나가 히로노리(3홀드, 평균자책점 1.80)만 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세이부는 투타에서 모두 기진맥진한 가운데 특히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할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듯 부진에 빠져있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6개팀 모두 절대 강자가 없는 가운데 지난해처럼 간발의 차이로 팀 순위가 결정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곧 시즌 초반부터 순위권에서 멀어지면 그만큼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할수 있는데 지금 세이부는 반전 할수 있는 어떠한 계기가 필요한 팀이다. 올해 세이부가 최소 A클래스에 들기 위해선 양 리그 교류전까지는 바닥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이번엔 서일본에 30m 쓰나미 공포

    이번엔 서일본에 30m 쓰나미 공포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일본이 또 다른 거대 지진과 쓰나미의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진도 7 이상의 서일본 대지진과 수도권 직하형 지진이 일어나 20~30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긴급대책을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24개 부현(府縣)의 687개 시·정·촌(한국의 시·읍·면·동)에서 진도 6강(强) 이상의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30년내 70%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규모 7급 이상의 수도권 직하형 지진이 현실화하면 2500만명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조 건물 39만 채가 완전히 파손되고, 상수도관 피해는 3만 4000건에 이르는 등 상당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각부 유식자회의는 일본 본토 중부의 태평양 연안인 시즈오카현에서 남부 규슈의 미야자키현에 이르는 약 750㎞ 길이의 난카이 해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거대 지진의 영역과 규모 등을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비슷하게 설정해 발표했다. 지진 규모는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규모인 매그니튜드 9에 이른다. 이럴 경우 쓰나미의 최고 높이는 고치현 구로시오마치가 34.4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m 이상인 지역은 도쿄도에 속하는 섬 지역을 비롯해 시즈오카, 아이치, 미에, 도쿠시마, 고치 등 6개 현이다. 인구 70만명의 시즈오카시에는 최고 10.9m, 인구 38만명인 아이치현 도요하시시에는 최고 20.5m, 현청 소재지인 고치시에는 최고 14.7m, 미야자키시는 최대 14.8m의 쓰나미가 닥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도쿄 도심부는 최대 2.3m이지만, 이즈반도의 니지마무라의 경우 29.7m에 이를 전망이다. 강한 진동은 3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2~3분 만에 쓰나미가 도달하는 지역도 있어 시즈오카현 및 와카야마 현 등에는 지진이 발생하는 도중 쓰나미가 도달하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지진이 일어난 뒤 30분 정도 뒤에 쓰나미가 밀려 왔다. 문부과학성 프로젝트팀도 도쿄만 북부에 지진이 발생하면 도쿄도 대부분 지역이 진도 7의 강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진도 7의 흔들림이 예상되는 지역은 도쿄도의 에도가와구·고토구·오타구, 가와사키시, 요코하마시 등이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일부를 포함해 도쿄 23개 구 거의 모두 진도 6강 이상의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직하형 지진은 지진의 충격이 좌우 수평이 아니라 상하 수직으로 전달돼 피해가 일반 지진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1월 발생해 6400명을 희생시킨 고베 대지진이 규모 7급의 직하형 지진이었다. 수도권에 거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인프라의 피해 복구에 걸리는 시간은 전력 복구에 약 8일, 상수도 복구에는 24∼27일, 하수도 복구에는 19∼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6개 시·도 상반기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30.1대 1’

    16개 시·도 상반기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30.1대 1’

    16개 시·도의 상반기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30.1대1로 집계됐다. 16개 시·도에서 7294명(소방직 제외)을 채용하는 시험에 21만 9657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기시험은 5월 12일로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별로 동시에 치러진다. 서울 필기시험은 6월 9일이다. 서울시는 852명 모집에 8만 7811명이 지원해 103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623명 모집에 7609명이 지원해 1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충북의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시 단위 지역이 도 단위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는 84.6대1, 대전 55.9대1, 광주 35.6대1, 부산 31.9대1, 인천 27.6대1, 울산 25.5대1로 나타났다. 반면 1717명을 선발해 모집단위가 가장 큰 경기는 3만 3258명이 지원, 19.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전북 26.6대1, 경북 21.4대1, 경남 19.8대1, 제주 16.4대1, 충남 16.2대1, 강원 14.8대1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경쟁률이 가장 높은 모집 단위는 경기의 경우 3명 모집에 198명이 지원해 66대1의 경쟁률을 보인 부천 9급 세무직이었다. 또 서울 9급 산림자원직 422대1, 대구 9급 세무직 227대1, 전남 목포 9급 일반행정직 173대1, 광주 9급 세무직 138.5대1, 전북 전주 9급 세무직 134대1, 대전 9급 보건직 121대1, 경북 포항 일반행정직 119.2대1, 경남 창원 9급 세무직이 102.5대1을 기록했다. 울산 9급 세무직(92대1), 부산 9급 세무직(82.8대1), 강원 춘천 9급 일반행정직(69.3대1), 충남 계룡 9급 일반행정직(47.3대1), 인천 9급 일반행정직(44.4대1), 제주 제주시 9급 일반행정직(43.3대1), 충북 충주 9급 세무직(26대1) 등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반면 강원지역의 인제 9급 지적직은 2명 모집에 1명, 고성 9급 일반토목직도 3명 모집에 2명, 충북 9급 수도토목직도 2명 모집에 1명만 지원해 미달됐다. 또 각각 1명을 선발하는 전남 진도 9급 일반환경직과 나주·해남·영암 7급 수의직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경북 울릉의 9급 일반토목직은 1명 모집에 3명이 지원,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소방사 경쟁률도 공개됐다. 98명을 뽑는 충남소방본부에는 84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8.7대1, 68명을 선발하는 강원소방본부에는 74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1대1로 나타났다. 또 광주소방본부 25대1, 경남소방본부는 15.6대1 등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진도 조류발전단지 가시화

    전남 진도군 조도면 장죽수도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류(潮流) 발전 단지가 들어선다. 27일 전남도와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인 ㈜레네테크(대표 박종선)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 해역에서 시범 운영된 110㎾급 발전기에 대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사용전 검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수중에 설치된 발전기에서 한국전력의 송배전망에 연결된 발전설비가 전기적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로, 향후 생산된 전기를 한전의 계통망에 공급·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레네테크는 지난해 4월 장죽수도 해역 수심 39m의 바닥에 900t짜리 콘크리크 구조물과 대칭형 터빈로터를 설치한 ‘자중착저식’ 방법으로 110㎾급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시험 생산해 오고 있다. 레네테크는 이번 한전의 ‘조류발전 인증’에 따라 이 해역 일대에 1조 1000여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인 200㎿급 조류발전단지 건설에 나선다.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 허가와 해양 구조물 생산 공장 착공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본격적인 수중 터빈과 구조물 설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와 해양플랜트회사 등이 참여한다. 시험 가동 1년 만에 이같이 인증절차를 마친 것은 조류의 세기와 강도가 전기 생산에 충분한 효율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이 해역은 순간 최대 유속이 초당 3.5m로, 하루 중 민물과 썰물이 바뀌는 160분 가량의 ‘정조기’(물 흐름 정지기)를 제외하고는 상시 전력 생산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송재수 기술 상무는 “터빈을 설치할 때 자체 개발한 수중 지지대를 활용할 경우 현재 초당 3.5m의 유속을 40%가량 높일 수 있다.”며 “200㎿의 상용화 단지가 구축되면 18만 가구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인 조류 발전으로 이 정도의 전기가 생산되면 소나무 6600만 그루(이산화탄소 연간 33만t 감축)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진도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日 활성단층 2곳 발견… 강진 유발 가능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앞바다인 태평양 해역에서 거대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2개의 지하 활성단층이 발견돼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또 오는 5월 말부터는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후속 대지진과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수도권을 끼고 있는 간토 지역의 호소반도에서 100여㎞ 이상 떨어진 태평양 해저에서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거대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2개의 지하 활성단층이 발견됐다. 이는 히로시마대학과 나고야대학, 해양연구개발기구 등의 연구팀이 조사했으며 29일 열리는 일본 지리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지하 활성단층의 길이는 각각 160㎞와 300㎞ 이상으로, 단층 전체가 움직이면 리히터 규모 8∼9급의 거대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연구 그룹의 와타나베 미쓰히사 도요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조사되지 않은 활성단층으로, 강한 흔들림과 쓰나미가 간토 남부와 도카이(일본 중부의 태평양쪽 지역) 지방에 미칠 가능성이 있어 조속히 상세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개의 단층은 해양 플레이트(판)와 육지 플레이트의 경계가 겹치는 지점 부근으로 거의 육지 쪽 해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층들의 북쪽에는 1677년 발생한 엔보보소 지진(규모 8.0으로 추정)과 1953년 발생한 호소 지진(규모 7.4)의 진원이 있지만, 이들과는 별도의 활성단층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밤 리히터 규모 6이 넘는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는 진도 1 이상의 유감(有感) 지진이 1만여 차례나 일어났다.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하루 평균 1.48회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4년 이내에 수도권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50%라는 도쿄대 지질연구소의 발표도 있었다. 일본 기상청도 “여진 발생 횟수는 점점 줄었고, 규모 7.0 이상의 큰 여진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앞으로도 강한 여진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5월 말부터는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올여름 전력 대란도 겹칠 전망이다. 일본에는 모두 5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이 가운데 니가타현에 있는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6호기가 26일 새벽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홋카이도에 있는 도마리 원전 3호기가 5월 말 정기검사를 위해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일본은 ‘원전 제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밝힌 올여름 전력수급 예상치에 따르면 다른 원전의 재가동 없이 지난해와 같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면 전국적으로 10%, 수도권에서만 13% 정도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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