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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분홍빛으로 물든 창원 천주산 진달래

    [포토] 분홍빛으로 물든 창원 천주산 진달래

    토요일인 13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고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25도 안팎으로 오르겠다. 제주도는 12일 오후부터 13일 새벽까지 5㎜ 안팎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낮 최고기온이 20∼28도로 예보됐으며,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3∼9도, 최고기온 15∼19도)보다 높겠다. 사진은 경남지역 낮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오른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천주산 정상(해발 638.8m) 부근에 흐드러지게 형성된 진달래 군락지를 배경으로 상춘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새 도시브랜드 ‘좋은도시 금천’ 미래 30년 도약 담았다

    새 도시브랜드 ‘좋은도시 금천’ 미래 30년 도약 담았다

    오는 2025년 개청 30주년을 앞두고 서울 금천구가 도약의 자신감을 담은 도시브랜드(BI) ‘좋은도시 금천’을 선보였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24일 “금천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늦게 만들어졌지만 하위권이던 재정자립도가 최근 중위권을 기록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새 도시브랜드는 미래가 밝고 역동하는 도시라는 지향점을 담았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또 유 구청장은 “1995년 개청 이래, 사람으로 보면 청년 시기를 넘어 본격적으로 사회를 주도하는 나이가 됐으니 새로운 비전을 마련할 때”라고 덧붙였다. 금천구의 탄탄한 지역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도 반영됐다. 유 구청장은 “주민 자치가 활성화돼 있고 사람들 사이에 정감이 넘치는 금천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했다. 구는 ‘좋은도시(Good City)가 곧 금천(GeumCheon)‘이라는 뜻이 담긴 도시브랜드를 확정하고 균형, 상승, 조화의 의미를 형상화한 두 개의 원을 영문 알파벳 ’G’와 ‘C’로 표현했다. 알파벳 속에는 금천의 한글 초성 ‘ㄱ’과 ‘ㅊ’이 담겨있어 한글과 영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금천구의 상징색인 청색과 상징꽃인 진달래의 핑크색을 조합해 G밸리, 첨단산업의 발전과 주민공동체 간 화합의 뜻도 담았다. 구는 앞으로 지역 경제와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힘써 ‘일자리가 좋은 도시’, ‘사람이 좋은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G밸리 산업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향후 30년 뒤에는 서울 1등 경제 거점 도시로,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가 되게 하겠다”며 “이웃 간 정이 살아있는, 살맛 나는 금천이 지속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새 도시브랜드 제작은 기존 금천구 BI인 ‘눈부신 금천’의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에 따라 시작됐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금천구민과 G밸리 근무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구의 매력과 미래 도시상을 나타내는 키워드 조사를 진행한 결과 G밸리, 정감, 교통, 다양성 등의 키워드가 도출됐다. 지난 9월 전문가, 구민, 공무원이 참여한 추진단이 ‘좋은도시 금천’을 선정하고 디자인 작업을 거쳐 지난달 개발이 완료됐다. 구는 오는 5월 금천하모니축제에서 도시브랜드 선포식을 열고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홍보조형물과 공공시설물에도 사용하고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해 주민 참여 이벤트에서 홍보할 예정이다.
  • [생생우동]봄 마중 준비하는 서울...아름다운 봄꽃길 찾기

    [생생우동]봄 마중 준비하는 서울...아름다운 봄꽃길 찾기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 만물이 활기를 찾는 따뜻한 봄을 앞두고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선 봄 마중 준비가 한창이다. 묵은 먼지를 턴 가로수와 새로 심은 가로변 꽃을 보며 봄의 시작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우리 동네에서 개나리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꽃길도 찾아가 보자. 서울 아름다운 봄꽃길 173선 한눈에 서울시 홈페이지 ‘스토리인서울(www.seoul.go.kr/story/springflowerway)’과 ‘스마트서울맵(map.seoul.go.kr)’은 벚꽃·이팝나무·유채꽃·개나리·진달래·철쭉 등이 피는 봄꽃길 173곳을 망라했다. 올해 173곳의 봄꽃길은 도심 내 크고 작은 공원부터 가로변, 하천변, 골목길을 모두 포함한 247㎞에 이른다. 서초구 ‘몽마르뜨 공원 산책로’와 ‘여의천 벚꽃길’도 새로 추가됐다. 특히 ▲도심 속 걷기 좋은 봄꽃길 ▲공원에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꽃길 ▲물길을 따라 즐기는 봄꽃길 ▲산책길에 만나는 봄꽃길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선택할 수 있다. 가로변 꽃길은 영등포구 여의동·서로, 광진구 워커힐길, 금천구 벚꽃로 등이 대표적이다. 공원 내 꽃길로는 경춘선 숲길, 서울로 7017, 북서울꿈의숲, 서울 식물원, 남산, 서울대공원 등이 꼽힌다. 천변 꽃길은 한강, 중랑천, 성북천, 안양천, 청계천, 양재천, 녹지대 꽃길은 강북 우이천변 녹지대, 양재대로 녹지대 등이 포함되어있다. 일부 봄꽃길에는 서울정원, 매력 정원, 약자를 위한 동행정원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마음 설레는 봄에 발길 닿는 곳 어디서든 꽃잎 흩날리는 풍경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21일 성동 응봉산 개나리 축제…29일 영등포 여의도 봄꽃 축제 성동, 영등포, 동대문, 송파 등 각 자치구는 봄꽃 주요 명소에서 다채로운 축제를 연다. 21일부터 24일까지 성동구 응봉산 개나리 축제를 필두로 영등포 여의도 봄꽃 축제, 동대문구 봄꽃 축제 등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 성동구 응봉동에 있는 높이 81m의 작은 바위산인 응봉산은 매년 3월이면 산 전체가 개나리꽃으로 가득찬다. 21일부터 24일까지 개나리 묘목심기,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 포토존, 팝페라 그룹 빅토리아의 축하공연 등이 열린다. 이밖에 성동구는 22일 송정 벚꽃길 축제, 24일 금호산 맨발공원 벚꽃축제를 연다. 서울 숲과 남산 둘레길 중간에 위치한 금호산 맨발공원은 서울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봄꽃 소풍’을 주제로 한 여의도 봄꽃축제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여의서로 서강대교 남단~여의2교 입구 1.7㎞ 구간과 여의서로 하부 한강공원 국회 축구장 등 행사장에는 ‘캠크닉’(캠핑과 피크닉) 콘셉트의 피크닉 존이 꾸며진다. 동대문구는 오는 30~31일 중랑천 둔치에서 봄꽃 축제를 연다. 포토존과 야간경관조명이 설치된 장안벚꽃길을 거닐 수 있다. 송파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석촌호수 일대에서 열린다.
  • 호젓한 금빛 물결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내 안에 고요함 깃드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호젓한 금빛 물결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내 안에 고요함 깃드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겨우내 움츠렸던 일상에서 벗어나 봄나들이하기 좋은 시기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를 시작으로 산과 들이 형형색색의 봄꽃들로 물들고 있다. ‘슬로시티’ 충남 태안에도 어느덧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서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아름다운 해변에는 봄꽃 사이로 황홀한 일몰이 펼쳐진다. 태안의 봄 여행은 특별하다. 국내 최대 해안사구 ‘신두리 해안사구’, 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국내 최대 기름 유출 사고를 극복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세계 최초의 운하 ‘판목 안면 운하’, 세계 5대 튤립 도시에서 열리는 ‘튤립 축제’ 등이 있다. 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태안의 특별한 봄 여행지로 떠났다.국내 최대 규모 ‘신두리 해안사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국내 최대 해안사구인 신두리 해안사구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승용차로 50여분(약 52㎞)을 달리면 해안을 따라 형성된 거대한 모래언덕을 만난다. 해안사구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문화재로 지정된 구역이 170만 2165㎡에 이른다. 길이 3.4㎞, 폭 0.5~1.3㎞ 규모다. 해안사구는 3개의 코스가 있는데 가장 이국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모래언덕’이다. 가장 긴 C코스는 1시간 30분 이상 걸리지만 가장 짧은 A코스는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A코스는 신두리 사구센터 후문에서 나와 모래언덕을 지나 순비기 언덕을 돌아보는 코스다. 초승달 모양의 모래가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언덕은 마치 중동의 사막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해안사구는 오랜 기간 강한 바람에 의해 모래가 해안가로 옮겨지면서 형성됐다. 사구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사구 형성과 환경을 밝히는 데 학술 가치가 크다.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됐다. 해안사구에는 국내 최대 해당화 군락지가 있으며 통보리사초, 갯메꽃, 갯방풍, 순비기나무 등 희귀 식물들이 분포해 있다. 또 금개구리, 표범장지뱀, 맹꽁이, 쇠똥구리, 황조롱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인근에 2007년 람사르 보호 습지로 지정된 두웅습지가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겨울철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장 초입에 있는 사구센터에서는 사구의 생성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신두리 해안사구 및 태안 여행 지도와 안내 책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871종 목련 가득한 ‘천리포수목원’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15분(13㎞)가량 떨어져 있는 천리포수목원을 찾았다.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민병갈(미국명 칼 페리스 밀러·1921~2002) 박사가 50여년을 정성스레 가꾼 수목원이다. 수목원에는 봄꽃이 하나둘 움트고 있다. 큰 연못 정원 주위로는 동백이 피었고 개화 직전의 목련 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전체 면적 62만㎡에 이르는 수목원에는 동백나무원, 모란원, 민병갈 추모정원 등이 있고 동백과 목련, 호랑가시나무, 무궁화 등 1만 6800여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수목원은 서해와 인접해 있어 천리포해수욕장의 탁 트인 바다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수목원에서는 국내 최다 수종의 목련을 볼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목련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연구 목적으로 평소 공개하지 않았던 산정목련원과 목련정원을 가드너와 함께 탐방할 수 있다. 2만㎡ 크기의 산정목련원은 전 세계 목련 1000개 분류군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871개 분류군을 보유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봄 연장 운영·오후 7시)이며 입장료는 1만 1000원(4~5월 1만 3000원)이다.봉사 물결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 태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2017년 개관한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이다. 만리포해수욕장 앞에 있는 기념관은 2007년 국내 최대 해양 오염사고인 태안기름유출사고의 흔적과 극복 과정을 담은 곳이다. 기름유출사고는 2007년 12월 7일 인근 바다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 선박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양의 기름이 태안 앞바다로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절망에 빠진 지역 어민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으로 달려왔다. 수많은 사람이 거대한 인간 띠를 만들어 양동이로 기름을 퍼 나르고, 바위에 낀 기름을 닦아 내면서 태안 바다는 10년 만에 제 모습을 되찾았다. 사상 초유의 기름 유출 사고를 전 국민이 나서 극복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옥상전망대에서는 푸른빛을 되찾은 만리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세계 최초 판목·안면 운하 안면도로 가는 길에는 ‘세계 최초 판목·안면 운하’라는 거대한 기념비가 있다. 안면대교 초입 신온교차로에 서 있는 기념비는 높이 5.1m, 가로 5.3m 규모로 지난해 12월 세워졌다. 판목·안면 운하는 세계 3대 운하 중 가장 오래된 수에즈 운하보다 230여년 앞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운하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기념비에 따르면 판목·안면 운하는 조선시대인 1638년 삼남 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세곡선의 안전 항해를 위해 만들었다. 1869년 개통된 수에즈 운하보다 231년 먼저 건설된 것이다. 판목·안면 운하는 육지로 연결됐던 안면도 창기리와 남면 신온리의 접경지역을 사람들이 직접 가래와 삽으로 폭 300m, 수심 3m 크기로 파내 바닷물을 유통시킨 운하다. 안면도는 이전까지는 육지와 붙어 있어 ‘안면곶’(安眠串)으로 불렸지만 운하가 건설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이 됐다. ⓘ신진도에 있는 국립태안해양유물관에는 안흥항 인근에서 침몰한 세곡선의 유적 2만 3000여점이 보관돼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4~5월 꽃지해수욕장 앞 ‘튤립 축제’ 방포항을 지나 만나는 꽃지해수욕장은 안면도에서 가장 큰 해변이다. 길이 3.2㎞, 폭 300m에 달한다. 이곳의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안면도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매년 봄 꽃지해수욕장 앞 코리아 플라워파크에서는 ‘2024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가 열린다. 태안은 미국 스캐짓밸리, 인도 스리나가르, 튀르키예 이스탄불, 호주 캔버라와 함께 세계 5대 튤립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다음달 12일부터 5월 7일까지 ‘당신의 하루가 꽃보다 예쁘기를’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로열버진, 하쿤, 오를레앙, 점보뷰티 등 260만 송이의 다채로운 튤립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튤립 조형물이 설치되고 꽃밭 전망대에서는 화려한 튤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는 성인 1만 4000원이다. ⓘ명소: 고남 패총박물관, 네이처월드,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드니르항, 몽산해변, 별주부마을, 안면도 쥬라기박물관, 안면도자연휴앙림, 안흥진성, 태배길, 태안빛축제, 팜 카밀레 등도 함께 보면 좋다.ⓘ음식: 대표적인 향토 음식은 간장게장과 우럭젓국, 게국지 등이 있다. 간장게장은 살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심하지 않으며 알이 꽉 찬 암꽃게를 사용한다. 우럭젓국은 햇볕에 말린 우럭포를 다진마늘, 무, 미나리 등을 넣고 끓인 찌개다.ⓘ숙박: 꽃지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아일랜드 리솜은 편하게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 리조트다. 매주 토·일요일 레저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리오’가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와 함께 해변을 탐험할 수 있다. 4월 벚꽃 시즌을 맞아 ‘블루밍 리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봄트레킹, 꽃차클래스, 봄 요리대회, 벚꽃 비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태안은 봄이 아름답다. 중국 당나라 최고 시인으로 평가받는 이태백(李太白·701~762)은 태안에 왔다가 자연에 취해 머물렀고 그의 후학들은 태안에 들러 아름다운 한시 한 구절을 남겼다. ‘3월에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고, 봄바람이 먼 산에 가득하네’(三月鵑花笑 春風滿雲山)
  • 한국의 산티아고, 명품길 ‘달마고도’를 걷다 [두시기행문]

    한국의 산티아고, 명품길 ‘달마고도’를 걷다 [두시기행문]

    땅끝마을 해남에 위치한 해발 489m 달마산, 12㎞의 능선에 1만개의 기암괴석이 병품처럼 펼쳐진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세가 웅장해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산으로 공룡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고 억새풀과 상록수, 다도해의 경관까지 어우러진다. 특히 봄에는 암릉과 기암괴석 사이로 진달래와 철쭉이 피고 가을에는 끝없이 펼쳐지는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어 전국의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명산이다. 신발 한 짝 들고 남쪽으로 떠났다는 달마대사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이곳 산에 머물렀다고 해서 산 이름이 달마산이라 불린다 이야기한다. 달마대사가 머물렀던 남도의 명품길이러한 이유였을까. 중국인들은 고려 이전부터 달마산을 신성시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현재는 달마고도(達磨古道)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남도의 명품길이자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리게 되었다. 달마산 중턱엔 1300여년 역사를 가진 고찰이자 아름다운 절 미황사가 있다. 이곳은 달마고도의 시작점이자 끝지점으로 축제가 열리는 3월이면 문정성시를 이룬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대흥사(大興寺)의 말사이며 749년(경덕왕 8) 의조가 창건한 미황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사적비에 따르면 749년 8월 한 척의 석선(石船)이 사자포 앞바다에 나타나 제자 100여 명과 목욕을 하던 의조(義照)가 해변으로 나가니 배가 육지에 닿았고 배애 오르니 금인(金人)이 있었고 금함(金函) 속에는 화엄경, 법화경,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16나한의 탱화 등이 있었다 한다. 하선을 시켜 임시로 봉안하였는데, 그날 밤 꿈에 금인이 나타나 자신은 인도의 국왕이라 칭하고 ‘금강산이 일만불(日萬佛)을 모실 만하다 하여 배에 싣고 갔더니, 이미 많은 사찰이 들어서 봉안할 곳을 찾지 못하여 되돌아 가던 길에 이곳이 인연토(因緣土)인 줄 알고 멈추었다.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짓고 모시면 국운과 불교가 함께 흥하리라’ 하고는 사라졌다. 다음날 소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가다가 소가 크게 울고 누웠다 일어난 곳에 통교사(通敎寺)를 창건하고, 마지막 멈춘 곳에 미황사를 지었다고 한다. 경전과 불상을 싣고 가던 소가 멈춘 곳에 세워진 미황사미황사의 ‘미’는 소의 아름다운 울음소리, ‘황’은 금인의 빛깔을 상징한 색에서 따와 붙였다고 한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출발하여 큰바람재와 노지랑골, 몰고리재 등을 지나며 달마산의 주 능선을 아우르며 전해 내려오는 12개 암자를 연결하는 순례길이기도 하며 옛 달마산의 옛길이기도 하다 . 중국 선종(禪宗)을 창시한 달마대사의 법신(法身)이 상주한다는 믿음과 더불어 과거 선인들이 걷던 옛길을 복원한 길이다. 달마대사가 걸었고 아름다운 소가 걸었던 옛길에는 고려시대 12개 암자가 차례로 들어서고 조선시대엔 해남 북평면 이진에 도착한 제주도 말이 이 길을 걸었고 봇짐장수, 시집가는 신부의 가마, 5일장을 보러 가는 할아버지도 이 길을 이용했다. 달마산 능선 둘레에 12개 암자가 있었던 미황사는 조선시대 서산대사의 제자 소요대사가 머물면서 더욱 번창의 길을 걷게 되고 그 후 1892년, 중창불사를 위한 군고패(軍鼓牌)가 스님들 중심으로 결성된다. 군고패는 여러 고을을 돌며 중창불사 시주를 받았는데 저 멀리 완도 청산도까지 가게 되었고 청산도로 향하던 중 큰 폭우를 만나면서 스님 40명이 수몰되는 참사를 맞고 이로 인해 미황사는 쇠퇴하고 더불어 12개 암자도 숲 옛길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다도해의 절경이 어우러진 인생 순례길이후 ‘남도길 명소화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한 여행길인 달마고도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지게로 돌을 나르고 낫, 곡갱이, 지게 등으로 일일 35명, 10개월간 일만명의 사람 손으로 만들어졌다. 계단과 데크 없이 흙길과 돌길로 조성되어 더 의미가 생기는 것 같다. 빼어난 산세와 다도해의 절경이 어우러지고 너덜겅, 편백나무 숲을 함께 느끼며 걷는 시간을 가지며 공룡의 등뼈 같은 암릉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4개의 코스(17.74㎞)로 이뤄진 달마고도는 매 구간마다 역사자원과 아름다운 다도해 등 색다른 풍광을 선사한다. 걸으며 일상에 지친 나를 돌아보고 여유와 쉼 그리고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인생 순례길이라 생각한다. 총 소요시간은 6시간 30분 정도이고 달마산의 정상 불썬봉까지 다녀온다면 7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매년 열리는 달마고도 힐링축제는 2024. 03. 23(토) 09:00 ~ 16:00로 걷기행사, 힐링음악회, 숲속버스킹, 노르딕워킹 체험, 힐링프로그램(명상, 요가 등), 달마장터(농수특산물 판매), SNS인증 이벤트, 식목일 기념행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관음암터, 문수암터 등 6개의스탬프 인증을 통하여 완주 시 인증서와 메달을 받을 수도 있다. 달마고도 코스정보1코스 : 출가길 (2.71㎞, 50분 소요) 미황사에서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달마고도의 시작이자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미황사, 산지습지, 너덜바위 지대, 떡갈나무 숲 등이 분하고 달마산과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2코스 : 수행길 (4.37㎞, 1시간 50분 소요) 큰바람재에서 노지랑골에 이르는 길로 작은금샘, 큰금생 등이 있다. 소사나무, 사스레피나무, 음나무, 구지뽕나무 등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달마산 동쪽 마을과 해안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3코스 : 고행길 (5.63㎞, 2시간 10분 소요) 이진리에서 말을 몰아 십삼모퉁이를 넘어 마봉으로 가던 길로 복층림, 노간주나무 고목, 조릿대군락지, 암석지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다도해의 전경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코스이다. 4코스 : 해탈길 (5.03km, 1시간 40분 소요) 미황사로 돌아오는 마지막 코스로 전 구간이 땅끝 천년 숲 옛길이며 미황사 창건설화에 나오는 소가 걸었던 길이다. 편백나무 숲과 튤립나무 조림지, 도솔암, 미황사 부도전의 진경을 만날 수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살나무, 제비꽃, 꽃마리… 의외의 봄나물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살나무, 제비꽃, 꽃마리… 의외의 봄나물들

    한겨울 도시를 걷다 보면 화단 가장자리에서 타원형 붉은 열매를 매단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들 이름은 화살나무. 회양목만큼 흔히 만날 수 있는 조경 식물이다. 숲에 사는 개체는 3m 이상까지 자라기도 하지만 도시 화단의 개체는 사람의 키보다 작게 전정돼 구역을 나누고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화살나무는 가지에 붙은 날개 모양의 깃이 화살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독특한 화살 깃은 수십m 되는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서 초식동물들의 공격에 취약한 작은 화살나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방패막이다. 화살 깃은 수베린 성분으로, 퍼석퍼석하고 달지도 않기 때문에 동물들은 화살나무를 먹기 꺼린다. 음나무가 동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가지에 뾰족한 가시를 내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인간은 화살나무를 먹는다. 우리는 봄에 돋는 부드럽고 연한 화살나무 잎을 따서 데쳐 나물로 무친다. 이 나물을 가리켜 ‘홑잎 나물’이라 부르며, 나물뿐만 아니라 잎을 밥에 넣어 짓거나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동물이 먹기 꺼리는 화살 깃 가지를 귀전우라는 한약재로도 쓴다. 화살나무는 나물의 정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나물은 흔히 산과 들 야생에서 채취한 채소라 일컬어지며, 나무가 아닌 풀로 한정될 때가 많다. 그러나 나물 중에는 재배되는 것도, 나뭇잎도 있다. 참나물, 미나리, 냉이, 달래 등 우리가 가장 자주 먹는 대부분의 나물은 야생의 개체가 아닌 농장에서 집약적으로 재배돼 수확된 것이며, 화살나무 잎뿐만 아니라 봄에 먹는 두릅나무, 가죽나무, 옻나무, 다래나무, 오갈피나무 등의 어린순 또한 분명 나물이다.따라서 나물을 ‘캔다’는 표현이라든지 허리를 굽혀 앉아 풀을 채취하는 모습으로 나물하는 풍경을 설명하는 것은 반만 맞다. 사전적 의미에서 나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허리를 세우고 저 높은 가지 끝에 달린 어린잎을 따는 모습 또한 나물하는 풍경인 셈이다. 봄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에 봄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작은 봉지를 들고 산과 들로 향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느 해의 이른 봄, 경기도 포천 야산에서 제비꽃을 발견해 꽃 클로즈업 사진을 찍는 나에게 한 어르신이 다가와 물었다. “사진 다 찍었어요?” 내가 질문의 연유를 여쭤 보니 그는 제비꽃 잎을 채취하려던 참이라고 말했다. 막 피어난 어린 제비꽃잎을 뜨거운 물에 데쳐 나물해 먹을 것이라며.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제비꽃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부위를 바라보고 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비꽃, 꽃마리, 꽃다지, 개별꽃, 괭이밥 등 봄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나는 들풀 또한 나물이 될 수 있다. 보통은 어린순을 뜯어 데친 후 양념하거나 장아찌로 만든다. 쑥 또한 대표적인 봄나물이지만 봄이 지나면 잡초로 통한다. 쑥이 그나마 주목받는 계절은 꽃이나 열매가 필 때가 아닌 초봄, 어린잎을 먹을 수 있는 시기뿐이다. 나물을 채취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식물을 훼손하는 행위와 직결된다. 따라서 나물할 때 주의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화단에 심긴 풀과 나뭇잎을 채취해 먹는 것은 위험하다. 중금속과 농약에 오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먹어서는 안 되는 식물 종도 있다. 봄 물가 근처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동의나물과 피나물, 개발나물, 대나물, 윤판나물은 이름에 모두 ‘나물’이 들어가지만 독성이 있기에 먹어선 안 된다. 특히 동의나물은 구토, 발진, 설사, 호흡 곤란을 동반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진달래는 먹어도 되지만 진달래와 비슷한 철쭉은 먹어선 안 된다.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고 철쭉을 개꽃이라 부르는 것은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먹지 못하는 식물을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 준다. 또한 허가된 장소에서만 나물을 채취하며, 멸종위기식물과 특산식물, 희귀식물 등 특정 식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물은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물을 채취할 때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욕망이다. 더 많이 캐고자 하는 욕망, 더 귀한 종을 얻고자 하는 욕망. 욕심에 취해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갈 때 우리는 길을 잃고 헤매게 될 뿐이다. 우리에게 나물 한 접시 그 이상은 필요치 않다. 주어진 자원 안에서 만족을 느끼는 일. 이것이 나물하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격 조건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금천구 새 도시 브랜드 ‘좋은도시 금천’

    금천구 새 도시 브랜드 ‘좋은도시 금천’

    금천구는 미래지향적이고 발전하는 금천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하는 도시브랜드(BI) ‘좋은도시 금천(Good City GeumCheon)’을 5일 공개했다. 새로운 도시브랜드인 좋은도시 금천은 ‘좋은 도시가 곧 금천’이라는 간결하고 명확한 주제로 발전하는 미래 지향적 금천구를 표현했다.디자인 측면에서는 좋은도시(Good City)와 금천(GeumCheon)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알파벳 G와 C에 각각 금천의 한글 초성 ㄱ, ㅊ을 담았다. 영문과 한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여 국외에서의 활용도도 높였다. 특히 상징색인 청색과 상징꽃인 진달래의 핑크색을 조합해 구의 밝은 미래(G밸리, 첨단산업의 발전)와 주민공동체 간 조화로운 화합의 메세지를 담아냈다. 금천구 관계자는 “개청 30주년을 맞는 2025년을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 대외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새 도시브랜드 개발과정은 지난 2022년 10월 도시 이미지 인식조사부터 출발했다. 주민 의견수렴 및 설문조사를 거쳐 도시브랜드 명칭은 지난해 9월 결정됐고, 심층적인 디자인 작업을 거쳐 올해 2월 최종 완료됐다. 특히 금천구는 주민의 의견 수렴에 힘썼다. 개발 기간 동안 4085명의 주민, 관내 직장인들과 소통해 투명성과 공감도를 제고했다. 전문가, 주민, 공무원 23명으로 구성된 도시브랜드 개발 추진단도 구성했고 워크숍, 의견수렴 이벤트, G밸리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도 거쳤다.특히 전문업체에 빅데이터 분석을 의뢰해 금천구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담아 도시브랜드를 만들었다. 개발된 도시브랜드는 구가 추진 중인 사업, 홍보조형물, 공공시설물 등에 사용된다. 홍보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 유튜브 등의 매체에 게재하고 다양한 기념품도 제작해 주민참여 이벤트에서 홍보할 계획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내년 개청 3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도약하는 마음을 담아 좋은 도시 금천이라는 도시브랜드를 만들었다”라며 “새로운 도시브랜드에 구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며 더 좋은 금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봄꽃피는 3월은 ‘여행가는 달’…꽃 향기 물씬 나는 남도의 봄 명소 3곳 [두시기행문]

    봄꽃피는 3월은 ‘여행가는 달’…꽃 향기 물씬 나는 남도의 봄 명소 3곳 [두시기행문]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망울들이 활짝 피는 시기가 되면 많은 지역에서 연이어 봄꽃 축제를 준비한다. 제주 유채꽃 축제를 제외하면 제일 빠른 꽃 축제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전남 광양에서 열리는 매화축제이다. 매화축제를 시작으로 구례의 산수유 축제, 여수 영취산과 대구 비슬산의 진달래 축제도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최근 문화체육부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여행가는 달’캠페인을 추진한다. 비수도권 지역 여행 위주로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에 대한 대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3만원으로 즐기는 당일 기차여행의 특별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방방곡곡 숨겨져 있는 로컬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로컬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지역 여행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행가는 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가기 좋은 3월 꽃 향기 가득한 남도의 봄을 느낄 수 있는 명소 3곳을 소개 한다 광양 매화축제 주소 :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399-1 행사기간 : 2024년 3월 8일(금) ~ 3월 17일(일)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면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는 섬진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맑고 온화한 강바람과 알맞게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매실 농사에 적합하여 곡식 대신 매화나무를 심어 매년 3월이 되면 70년 이상 된 매실 고목 수백 그루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느낄 수 있고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눈꽃과도 같다. 중간중간 붉게 물든 홍매화들은 강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 중심으로 33㎡ 매화군락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루며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올해로 제 23회를 맞이하는 매화축제는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라는 주제와 ‘매화가 오니 봄이 피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차별화된 매력적인 콘텐츠가 준비 되어있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교통상황 실시간 안내, 화장실 추가설치, 불법 노점상,야시장 단속 강화,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등을 정비했다. 올해는 특별한 행사로 ‘섬진강 맨발걷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축제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운영되며 응모한 참여자들 중 추첨을 통해 매일 1명에게 10만원권 상품권도 제공 한다. 섬진강의 대지를 걸으면서 인고의 꽃을 피우는 매화의 고결한 정신을 생각하고 건강과 특별한 행운도 챙기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주차장은 전체 무료로 운영되며 교통량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차면을 대폭 확충하고 셔틀버스 운행구간을 축제장까지 연장한다. 새벽녘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일출과 함께 한적하게 매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축제장에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별미인 섬진강 재첩국과 이 시즌에만 먹을 수 있는 벚굴의 맛도 느껴보는 것도 좋다. 구례 산수유 꽃 축제주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1길 45행사기간 : 2024년 3월 9일(토) ~ 3월 17일(일)산수유 마을이라 불리는 구례 산동면에는 11만 7000그루가 넘는 산수유나무가 있다.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생산지인 곳으로 꽃망울이 터지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마을마다 노란 물결로 뒤덮인다. 옛 구례 산동면 처녀들은 입에 산수유 열매를 넣고 앞니로 씨와 과육을 분리하였는데 작업을 반복해서 인지 앞니가 많이 닳아 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산동 처녀는 쉽게 알아본다고 했다. 산수유는 예부터 몸에 좋아 입으로 씨를 불리해온 산동 처녀와 입 맞추는 것이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구례 젊은 사람들은 변치 않은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산수유 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지리산 노고단 아래 자리한 마을은 산비탈에 잘 자라는 산수유나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인 산수유사랑공원을 시작으로 대평마을, 반곡마을, 하위마을 그리고 상위마을까지 마을 곳곳 몽실몽실한 산수유 꽃들이 피어난다. 특히 마을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상위마을은 3만여 그루의 산수유가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고 산수유 꽃과 돌담길의 서정적인 멋이 그윽하다. 커다란 산수유 꽃 조형물이 있는 공원에 오르면 샛노란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올해 마을에서는 산수유의 꽃말인 ‘영원 불변의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음악회가 개최된다. 개막일에 열리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산수유 열매 까기 대회, 어린이 활쏘기 체험, 산수유 꽃 길 걷기, 농악 한마당 등을 즐기며 특별한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축제와 함께 산수유수제비, 쑥부쟁이비빔밥, 수구레국밥 등 향토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구례 화엄사 주소 :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12지리산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의 초입에 위치한 큰 사찰로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화엄사는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와 홍매화의 황홀한 색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이다. 천년 고찰로 544년(백제 성왕22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고 해서 절의 이름을 화엄경(華嚴經)의 화엄 두 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한다. 각황전 앞 석등(石燈)과 4사자 삼층석탑(四獅子 三層石塔),노주(露珠), 동서오층석탑(東西五層石塔), 석경 등 중요한 유물이 전해 오고있다. 국보인 각황전 앞의 6.36m나 되는 거대한 석등은 8각의 하대석이 병 모양의 간석을 받치고 있고, 중간에 띠를 둘러 꽃무늬를 연이어 새긴 것으로 현존하는 국내 석등 중 가장 큰 것이며 통일신라시대 웅건한 조각미를 간직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화엄사 내 원통전과 각황전 사이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각황전 옆 장륙전이 있던 자리에 조선시대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계파선사가 홍매화를 심었다. 그래서 이 나무를 장륙화(丈六花)라고 하며,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검붉어서 흑매화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가지가지 가득히 진홍색 매화를 피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24년 2월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홍매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사찰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화엄사 경내의 작은 암자인 길상암에는 수령 450년, 나무높이 8.2m의 매화나무인 ‘화엄매’ 또한 2007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있다. 이 매화나무는 꽃과 열매가 다른 재래종 매화보다 작지만 꽃향기는 그보다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원래 네 그루 있었다고 하지만 세 그루는 고사하였고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있고 안내도에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홍매화를 촬영하러 방문하는 관광객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구례 화엄사는 올해 홍매화 국가유산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하여 ‘색을 듣고 소리를 보는 홍매화’라는 주제로 프로사진 및 휴테폰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한다. 2월 25일(일)을 시작으로 29일간 진행하는 이벤트로 홍매화 명소 화엄사에서의 아름다운 사진 콘테스트에 동참하여 상품도 받고 홍매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바란다.
  • 찬란한 역사 기린 숭고한 음악… 국립합창단 ‘한국합창교향곡’

    찬란한 역사 기린 숭고한 음악… 국립합창단 ‘한국합창교향곡’

    국립합창단이 3·1절을 맞아 우리 민족의 얼과 혼, 고유의 선율과 문장이 어우러진 웅장한 무대로 특별한 기념식을 열었다. 국립합창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합창교향곡’을 선보였다. 지난해 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 한아름이 작곡한 곡으로 지난해 초연 당시에는 3월 21일 공연했지만 이번에는 3·1절을 앞두고 무대에 올려 의미를 더했다. ‘한국합창교향곡’은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적 서사와 아름다운 전통문화, 시, 음악, 선조들의 명언 등을 담아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한아름 작곡가는 “일제강점기에 많은 선열께서 희망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했다. 그분들이 준 희망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다시 화합하고 하나가 돼 전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윤의중 전 국립합창단장의 지휘로 소프라노 이해원, 알토 신성희, 테너 국윤종, 베이스 김기훈과 국립합창단, 동두천시립합창단, 의정부시립합창단이 함께했다.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았다. 합창단원들은 합창석에 있어 관객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이 공연이 주인공이 자신들임을 확실히 알렸다. “동방의 빛 단 하나의 별”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1악장 ‘한국의 역사’는 유구한 역사 동안 어떤 환란에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선조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합창으로 먼저 힘차게 문을 연 공연은 김기훈이 묵직한 소리로 “강철의 심장”을 읊으며 시작하는 노래로 이어져 가슴 벅찬 감동을 몰고 왔다. 선율과 가사가 잘 어우러진 데다 여러 목소리가 한목소리처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끌어냈다.2악장 ‘한국의 시’는 아름답고 순수한 한국의 대표시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윤동주의 ‘서시’에 멜로디를 붙였다. 1악장과 2악장 사이 여백은 아리랑 선율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섬세하게 조율되며 두 시인이 써 내려간 문장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3악장 ‘아리랑 모음곡’은 언제 들어도 감동인 아리랑이 국립심포니의 황홀한 연주로 울려 퍼졌다. 이어 4악장 ‘한국의 꿈’은 가슴 뜨겁게 살아간 이들이 남긴 주옥같은 메시지가 노랫말과 선율로 재탄생해 특별한 감동을 안겼다. 가사에는 도산 안창호, 백범 김구, 독립에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자유를 간절히 구하고 아름답고 부강한 나라를 꿈꾸며 유유히 빛날 나라를 그렸던 선조들의 소망이 후대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오는 무대였다. 합창 공연이지만 마치 대서사가 담긴 한편의 오페라 같았고 우리의 선율, 우리의 얼, 우리의 문장으로 이룬 음악은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악장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고 공연이 끝나자 열띤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윤의중 전 단장은 “작년보다 조금 더 다듬어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베토벤 ‘합창’처럼 많이 연주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많이 연주돼서 브랜드화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는 “독립투사들이 좋은 나라에서 좋은 생활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선조들을 기렸다. 국립합창단은 4악장의 마지막 부분을 앙코르로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시간이 오래 흘러도 변치 않을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하며 3·1절을 기념했다.
  • ‘혈의 누’ 1908년판 2.5억 낙찰… 근현대문학 서적 최고가

    ‘혈의 누’ 1908년판 2.5억 낙찰… 근현대문학 서적 최고가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꼽히는 ‘혈의 누’ 1908년판이 국내 근현대문학 서적 경매에서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웠다. 경매사 코베이옥션은 28일 열린 온라인 경매에서 1908년 광학서포에서 발행한 ‘혈의 누’ 재판본이 2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근현대문학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9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팔린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1925)으로, 당시 낙찰가는 1억 6500만원이었다. 이인직(1862∼1916)이 쓴 ‘혈의 누’는 1894년 청일전쟁 발발 때 피란길에서 부모를 잃은 일곱 살 여주인공 ‘옥련’의 삶을 통해 개화기 시대상을 그렸다. 코베이옥션 측은 “초판 발행 1년 만에 재판을 찍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한일병합 직후 발행 불허 처분을 받아 현존하는 수량이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 ‘혈의 누’ 1908년 판 2억 5000만원…국내 근현대문학 서적 최고가

    ‘혈의 누’ 1908년 판 2억 5000만원…국내 근현대문학 서적 최고가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꼽히는 ‘혈의 누’ 1908년 판이 국내 근현대문학 서적 경매에서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웠다. 경매사 코베이옥션은 28일 열린 온라인 경매에서 1908년 광학서포에서 발행한 ‘혈의 누’ 재판본이 2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근현대문학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9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팔린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1925)으로, 당시 낙찰가는 1억 6500만원이었다. 이인직(1862∼1916)이 쓴 ‘혈의 누’는 1894년 청일전쟁 발발 때 피란길에서 부모를 잃은 7살 여주인공 ‘옥련’의 삶을 통해 개화기 시대상을 그렸다. 코베이옥션 측은 “초판 발행 1년 만에 재판을 찍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한일병합 직후 발행 불허 처분을 받아 현존하는 수량이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 매화축제 이틀이나 앞당겼는데… ‘4월 같은 2월 날씨’에 노심초사

    매화축제 이틀이나 앞당겼는데… ‘4월 같은 2월 날씨’에 노심초사

    지난해 열린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개막일을 당초 4월 22일에서 봄꽃 개화 시기에 맞춰 4월 1일로 앞당겼다. 온난화 영향으로 봄을 상징하는 벚꽃과 튤립의 개화 시기가 빨라진다고 판단, 2022년 8월 긴급히 개막 일자를 변경했다. 박람회 7개월 동안 관람객 980만명을 유치한 전남 순천시는 “날짜 조정은 신의 한수였다”고 평가했다. 시는 올해도 국가정원 재개장을 4월 1일로 잡았다. 구례 화엄사는 경내에 있는 홍매화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하는 제4회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를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개최한다. 지난해보다 2주 빠르다. 최근 전남 지역 낮 최고기온이 21도를 기록하며 4월 초순 날씨를 보이면서 활짝 핀 매화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자체들은 갑작스러운 더위에 꽃이 피면서 ‘꽃 없는 축제’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순천시와 탐매마을축제추진위원회는 다음 달 2일 탐매희망센터 일원에서 전국에서 가장 빠른 봄꽃행사인 탐매축제를 열 예정이지만 홍매화가 이달 초순부터 꽃망울이 터지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3월에 피던 홍매화가 2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자 마을은 벌써 상춘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성식 홍매화축제위원장은 “지난해에는 3월 4일 홍매화 축제를 열었고, 올해는 이틀 앞당겼지만 벌써 70% 이상 꽃이 피면서 동네가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었다”고 말했다. 광양시도 제23회 광양매화축제를 지난해보다 이틀 빠른 다음달 8일부터 17일까지 개최하지만 날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기홍 광양부시장과 관광과 직원들은 지난 20일 행사장인 다압면 일대를 둘러보며 꽃 상태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구례군은 다음달 9일 열리는 산수유꽃 축제도 꽃 만개 시기를 맞추지 못할까 고민하고 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도 매월 4월 초순에 개최하던 개최 시기를 기온 변화를 보며 조율하고 있다. 양효정 순천시 관광과장은 “꽃피는 시기가 매번 빨라져 일정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매년 3월 말이나 4월 초 열었던 동천 벚꽃 축제도 일주일 이상 앞당겨 다음달 23일 행사를 치른다”고 말했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겨울숲에 핀 열꽃/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겨울숲에 핀 열꽃/탐조인·수의사

    올겨울 평소 보기 힘든 양지니와 멋쟁이새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집에서 의정부 가는 대중교통이 모두 없어졌다. 하루 네 번 다니는 버스뿐이어서 그 새들이 있는 국립수목원에 다녀오려면 새벽 첫차를 타거나 서울을 거쳐 의정부나 남양주를 지나야 했다. 왕복 여섯 시간 넘게 걸리는지라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도 멋쟁이새와 양지니가 관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봉산에는 왔지만 그보다 산이 훨씬 많은 시골인 우리 동네에는 정말 안 온 것인지, 내가 못 찾아서 안 온 줄 아는 건 아닌지 동네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 찾으러 들어간 산에서는 아무 새도 보지 못했다. 시간이 문제인지 장소가 문제인지 몰랐지만 어쨌든 장소를 바꿔 보았다. 가는 길에 쇠박새와 작은 새들이 나타나 분주히 돌아다녔다. 나무 사이로는 고라니 둘이 썸을 타는 듯 뛰어갔다. 흔하고 평범한 새들만 보였지만 새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때 뭔가 낯선 소리가 들리더니 예닐곱 마리의 새가 우르르 나타났다. 보기 드문 진달래색,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양지니였다. 양지니들은 나무에 후루룩 내려앉았다가 ‘바쁘다 바빠’를 외치는 앨리스 토끼처럼 얼른 떠나 버렸다. 첫 만남이 너무 짧아 아쉬워하며 언덕 끝까지 새들을 살피러 갔는데, 내려오는 길에 또다시 새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열댓 마리? 다시 양지니였다. 분주하게 우르르 왔다가 조금 뒤 다시 휘리릭 날아올랐는데 양지니 중에서 가장 붉게 잘 ‘익은’ 녀석이 나뭇가지에 앉았다. 내 마음을 알아 준 것일까. “자, 이제 찍어 보라고”라고 하듯 한참을 나뭇가지에서 깃털을 다듬고 쉬더니 “이제 됐지?”라는 듯 나를 한 번 쳐다보고는 날아갔다. 양지니는 홍역 등의 열꽃을 의미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회갈색의 겨울나무에 앉아 있는 진분홍색의 열꽃을 보자 내 마음에서 사랑의 열꽃이 피는 것 같았다. 그후로도 틈만 나면 양지니를 보러 그리로 갔다. 시간이 문제였는지 다음날 한 번 더 보고 보지 못했지만, 이 겨울이 끝날 때까지 나는 계속 그곳을 두리번거릴 테지. 어쩜 마음에 그리움의 열꽃이 피게 해서 양지니인지도 몰라.
  • 허리까지 찬 폭설에… 26일까지 한라산 전 탐방로 입산통제

    허리까지 찬 폭설에… 26일까지 한라산 전 탐방로 입산통제

    3박 4일동안 한라산 일대 내린 폭설로 인해 26일까지 전 탐방로가 입산 통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1일부터 한라산 일대 폭설로 삼각봉에 약 46㎝의 적설을 기록함에 따라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26일까지 입산 전면통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안전한 등반로 확보를 위한 사전 길트기(러셀) 작업 및 응급환자 발생 시 운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노레일 선로의 제설 작업이 시급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27일 한라산 전 탐방로 부분 개방을 목표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탐방객 안전대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개방 구간은 성판악~진달래밭, 관음사~삼각봉, 어리목·영실~윗세오름, 어승생악 탐방로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을 비롯해 제주산악안전대, 한라산지킴이, 제주산악연맹의 협조 아래 25~27일 간 탐방로 길트기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학수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응급환자 이송용 모노레일 선로 제설작업에 동원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제설에 나선다”면서 “많은 눈이 내려 불가피하게 한라산의 입산을 통제하는 만큼 탐방을 계획한 분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중국 중부지방에 위치한 찬 대륙고기압 전면에서 형성되는 눈구름대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고 26일 오전까지 제주도산지에 눈이 내려 쌓이는 곳이 있겠다고 전했다. 최근 내린 눈이 쌓인 지역과 이면도로, 골목길, 경사진 도로, 산간도로를 중심으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예상된다. 또한 27일 밤과 28일 새벽 사이 제주도 산간지역에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책방 안에 희미하게 레몬빛이 돌았다. 창문에는 아이보리색 커튼이 드리워졌고, 형광등과 보조등에서 퍼져나온 빛이 커튼 위로 어우러져 따듯하면서도 산뜻했다. 윤재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내 기척을 느낀 몇 사람이 얼굴을 돌렸고 윤재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줄지어 선 책장을 지나쳐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매대 위에는 윤재가 만든 책들이 놓여 있었다. 여기 있어요, 오래된 자리, 쓰고 만듦. 이모의 환갑을 열흘 앞두고 윤재는 나에게 다시 연락해왔다. 휴대폰 액정에 윤재에게 온 메시지 알림이 떴을 때 나는 윤재가 환갑잔치 일정을 알려주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지에 이모 이야기는 없었다. 윤재는 내가 사는 곳 근처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날짜는 이틀 뒤였다. - 민정아, 와줄 수 있어? 나는 답장하길 망설였다. 윤재와는 한동안 거리를 두며 소원하게 지내고 있었다. 반년 만에 온 윤재의 연락이 반갑기보다는 어색했다. 윤재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여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나를 이모에게 부탁했다. 동생만 외할머니 집에 데려가 함께 살면서 식당에서 종일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아빠가 남긴 유산은 없고 병원비와 빚만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훗날 엄마는 설명해 주었다. 일이 년 돈을 모아서 방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되면 나를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엄마의 결정과 계획을 당시에는 알지 못한 채로 나는 이모네 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사촌인 윤재와 함께 자랐다. 윤재가 한 살 많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윤재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윤재의 형인 윤석을 꼬박꼬박 오빠라고 부른 것과 달리 윤재는 이름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대했다. - 이모 환갑은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되묻자 윤재는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장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을 우리는 반년 전에도 나눴다. 당시 그렇게 말한 건 나였고 윤재는 알겠다고 우선 만나자고 선뜻 대답했다. 그때 윤재도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윤재에게 답장을 보내 책방으로 가겠다고 말해 놓고도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올까 말까 망설였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윤재는 웃으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유난히 하얗고 마디가 굵은 윤재의 손. 어린 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작은 손으로 윤재가 내 등을 쓸어내렸던 적도 있었다. 처음 이모네 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잘 웃지 않았다. 울거나 떼를 쓰지도 않았다. 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괜히 말썽을 부렸다가 이모네 집에서 쫓겨나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이모나 이모부가 나에게 눈치를 줬거나 윤재나 윤석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모부는 이 년 동안 나를 거두어 키우면서도 싫은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를 돕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윤재와 윤석을 대할 때는 태도가 엄격했고, 자녀의 교육과 생활 지도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했다. 거기 어긋나거나 미치지 못하면 납득이 될 때까지, 원하는 말을 들을 때까지 사람을 몰아세웠다. 왜 그렇게 했니. 말해봐, 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 왜 말을 못 해. 어떻게 할 거냐니까. 윤석은 공부나 생활 면에서 이모부의 기대만큼 해내는 편이었고 이런 말을 듣는 건 대체로 윤재였다. 이모네 집에 들어간 지 세 달쯤 지났을 때 윤재가 이모부에게 크게 혼났다. 그날은 이모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중에 이모부가 윤재를 때리려고 해 이모가 말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공부방으로 들어온 윤재가 테이블 앞에 주저앉았다. 윤재 눈에서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줄줄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우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왜 그랬는지 윤재가 하는 것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다독이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윤재가 테이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윤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간식을 들고 온 이모가 우리 둘 사이에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나는 봤다. 와달라는 윤재의 요청을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 머뭇거리면서도 뒤돌아 책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 이게 다 그 순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주 울었고 또 웃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것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윤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모두 여섯 사람이 색지와 실, 송곳 등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 테이블은 밝은 갈색의 원목 상판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철제 다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면 스크린 앞에 서 있던 윤재가 목을 가다듬었다. “저는 책 만드는 박윤재예요. 제 목소리가 좀 작은 편이죠? 혹시 안 들리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빔 프로젝트 화면을 넘기자 윤재가 만든 세 권의 책이 스크린에 올라왔다. “그동안 이 책들을 만들었고요. 여러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진행해 왔어요. 첫 번째 책을 만든 게 벌써 칠 년 전이네요.” 윤재는 책들을 소개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고, 어떤 상황에서 만들었으며,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어려움은 또 어떻게 해결했는지, 하는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낮고 느린 목소리에서 나름대로 강약이 느껴졌다. 가끔 참여자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술술 이야기하는 윤재가 나는 좀 낯설었다. 윤재는 참여자들에게도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첫 번째 참여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곧 어학연수에 갈 예정이라며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낼 거라고 했다. 두 번째 참여자는 입을 열기 전, 옆에 앉은 세 번째 참여자를 잠깐 봤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내 커플이었다. 퇴근 후 함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걸 즐긴다고 했다. “우리가 같이 보낼 시간을 책에 기록하고 싶어요.” 두 번째 참여자가 말하자 세 번째 참여자가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웃으며 박수했고 윤재도 따라서 손뼉을 쳤다. 나는 타이밍을 놓쳐 고개만 끄덕거렸다. 속없이 웃는 윤재가 내심 못마땅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저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던 호텔에서는 팬데믹 시기에 나와야 했고, 요즘 다른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말을 덧붙일 순 없었다. 윤재의 사촌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었다. 그 후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마지막 참여자가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신청했다고 말하는 것만 귀에 들어왔다. 내가 처음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때는 윤재가 첫 번째 책을 만들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인턴으로, 정확하게는 프리인턴으로 호텔에 입사했다. 육 개월간의 프리인턴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 일 년제 인턴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호텔이라는 공간이 꽤 그럴싸해 보였고 그 안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구성원이 되면 든든한 소속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반년이 지나가고 인턴 전환 시험이 다가왔다. 개별 면담과 지필 시험, 조별 면접까지 마치고 며칠간 결과를 기다렸다. 어느 날 쉬는 시간, 직원 로커룸에서 친한 동기가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내가 뭐 하냐고 묻자 동기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나 집에 가.” 오후 세 시가 되기도 전에 동기는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로커룸을 나갔다. 다음 날 나는 인턴이 되어 출근했고 평소처럼 유니폼을 입은 채 일했지만 호텔이라는 공간, 특히 매일 지나는 길고 어두운 직원 통로가 좀 무서워졌다. 나는 이런 일들을 그때그때 윤재에게 알렸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는 이모네 집 가까이에 셋집을 얻었다. 윤재와 따로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고 숙제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미 엄마보다는 이모를, 동생보다는 윤재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윤재와 가깝게 지냈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윤재에게 연락했다. 내 친구들이 윤재와 내가 연인 같다고 놀린 적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호텔에서 있었던 일들을, 윤재는 책 만드는 작업을 주로 이야기했다. 내가 인턴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윤재도 첫 번째 작업에 대해 소식을 전해왔다. 윤재가 처음으로 만든 책 <여기 있어요>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많은 사람의 후원과 노력에도 낙원상가에서 철수하고 서울극장 삼 층에 단일 상영관으로 축소되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윤재는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위치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가 오픈하던 날부터 백 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 갔다. 많은 사람이 거기 서울아트시네마가 들어섰다는 데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선 여전히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새로운 독립영화가 상영됐고 또 누군가는 계속 극장을 찾았다. 나는 윤재의 책을 통해서 그런 일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윤재는 대학교 사 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윤재가 색지를 테이블 가운데로 옮겨서 색깔별로 펼쳤다. “이 두꺼운 색지는 여러분이 만들 책의 표지가 될 거예요. 좋아하는 색으로 두 장씩 골라주세요.” 같은 크기로 잘린 흰 종이도 색지 옆에 꺼내두었다. “눈에 띄는 색이 없으실까 봐 걱정인데요. 그러면 흰 종이에 색연필이나 펜으로 표지를 꾸미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드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윤재가 혼잣말하듯 덧붙이고 뒤통수를 긁적였다. 여러 색의 색지들은 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진달래색 표지 두 장을 손에 들었다. 조금 촌스러운가 생각했지만 그대로 내 앞에 가져왔다. 진달래색 색지는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내 매니큐어 색깔과 비슷했다. 며칠 전 나는 발톱에 짙은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꽃잎을 그려 넣듯 하나하나 두 번씩 덧칠했다. 매니큐어가 마른 발을 보면서 색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손을 보며 조금 씁쓸했다. 이제 정직원도 아닌데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내가 답답하기도 했다. “이 얇은 종이들도 열 장씩 가져가세요. 이건 책의 내용을 담을 내지가 될 거예요.” 윤재는 표지와 같은 크기인 흰색 종이들도 테이블 위에 죽 늘어놓았다. 어차피 내지는 다 똑같은 흰 종이라 열 장씩 나눠줘도 될 텐데 한 장 한 장 직접 골라서 가져가라고 했다. 참여자들은 테이블 중앙에 세 줄로 놓인 종이들을 훑어보다가 한 장씩 집었다. 옆 사람이 고르기를 기다렸다가 가져가기도 했고 앞 사람과 손가락이 부딪히기도 했다. 그 과정이 나는 좀 번거로웠는데 옆에 앉은 연인 참가자들은 서로 종이를 골라주며 재미있어했다. 나는 윤재를 흘끔 봤다. 윤재는 테이블 반대쪽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윤재가 나를 왜 이곳에 불렀는지 알 수 없었다. 이모 환갑잔치 일정은 전화로도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나는 윤재가 그걸 핑계로 나에게 연락해 관계를 회복하려는 게 아닌가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윤재는 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 하셨으면 이렇게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 보세요. 벌써 책 같은 모양이 됐죠?” 다들 윤재가 말한 대로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서 앞뒤로 살폈다. 나도 앞에 놓인 종이들을 한 손에 잡고 어떤 책이 완성될지 가늠해 보았다. 잘 그려지지 않았다. 윤재가 실뭉치와 송곳 두 개를 테이블 가운데로 가져오더니 이제 구멍을 뚫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미 묶어둔 견본을 펼쳐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해요. 그 구멍으로….” 그때 책방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화 소리가 커서 윤재의 말이 끊겼다. 책방 직원이 다가가 수업 중이니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말했다. “수업이요? 무슨?” 한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며 물었다. “책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어요.” 책방 직원이 목소리를 낮춰가며 대답했고 세 사람은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책이요? 그래, 책을 만든대. 그런 수업도 하는구나. “그걸 어떻게 만드는데?” 셋 중 한 사람이 물었고 실내가 조용해졌다. 세 사람은 서가 앞에 서서 이쪽을 들여다보더니 테이블 위를 둘러보고 윤재와 참가자들도 훑어봤다. “저렇게 만드는가 보네.” 그런가 보다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고는 책방 직원을 향해 그러면 다음에 오겠다고 말했다. 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세 사람이 나간 뒤 닫힌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저걸 왜 만들지.”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윤재는 서너 차례 목을 가다듬었다. 잠깐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견본을 손에 잡고 테이블 앞으로 내밀었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그 구멍으로 한 장 한 장의 낱장들이 모이고 묶여야 책이 되는 거니까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윤재는 막힘없이 말을 마무리했다.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고 마음이 상한 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당황하고 마음이 흔들린 쪽은 오히려 나라는 것을 깨닫고 있을 때 윤재는 표지를 자세히 보라며 견본을 들어 올렸다. 구멍 사이의 간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야 했다. 모든 구멍은 왼쪽 끝을 기준으로 가로 0.5cm를 띄워놓아야 했으며, 첫 번째 구멍은 왼쪽 끝 윗면에서 세로 1cm의 간격을 둬야 했고, 두 번째 구멍부터는 세로 2.5cm의 거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간격을 유지하다 보면 마지막 다섯 번째 구멍은 자연스럽게 네 번째 구멍과는 세로 2.5cm, 종이의 아랫면과는 첫 번째 구멍과 마찬가지로 세로 1cm의 거리가 생겼다. 표지에 윤재가 알려준 간격대로 점을 찍어 두었다. 송곳이 나에게 넘어오길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책 만드는 모습을 둘러봤다. 옆에 앉은 커플은 알맞은 위치에 점을 잘 찍었는지 서로 확인하는가 싶더니 책을 바꿔 상대방의 책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다. “제일 끝에 있는 구멍은 잘 안 되는데? 잘못했다간 종이 찢어질 것 같아.” “이리 줘. 내가 해볼게.” 여자가 마지막 구멍을 뚫어서 남자에게 건넨 뒤 나에게 송곳을 전해줬다. 여자가 몸을 돌렸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놓인 하늘색 표지 위로 손을 포갰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송곳을 잡았는데 무언가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벼려진 바늘 끝으로 오래된 흉터를 짓누르는 기분. 송곳을 고쳐 쥐었다. 진달래색 표지와 흰색 내지들을 모아서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송곳을 들어 첫 번째 구멍으로 가져갔다. 종이 위에 찍어 둔 점을 송곳으로 누른 뒤 힘을 줬지만 종이는 뚫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내려놓고 왼손 손바닥으로 고정한 채 송곳을 좌우로 돌렸다. 손의 힘이 풀려 낱장들이 자꾸 흩어졌다. 윤재가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윤재는 앞 장 표지만 가져가 송곳을 살살 돌려가며 구멍을 뚫었다. 뾰족한 송곳 끝이 표지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내지를 서너 장씩 집어서 같은 위치에 구멍을 만들었다. 송곳을 돌리는 윤재의 손. 가까이서 보니까 작은 흉터가 많았다. 윤재가 종이를 다시 내게 건넸다. 가지런히 뚫린 다섯 개의 구멍이 흠집 같았고 그 자체로 고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윤재는 사람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펴보며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았다. 송곳 두 개를 한쪽에 모아놓고 실뭉치를 풀었다. 미리 준비해 둔 실을 손에 잡고 그 길이에 맞춰서 한 줄씩 잘라나갔다. “이제 구멍 사이에 실을 넣어서 책으로 엮어 볼게요. 실 한쪽 끝에 매듭을 만들어 주세요. 구멍에 매듭이 고정될 수 있도록이요.” 참여자들이 그 말에 따라 매듭을 묶고 있을 때 윤재 앞에 놓인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윤재는 한동안 테이블을 내려보다가 빠르게 말했다. “급한 전화라 잠깐 받고 올게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 통화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곧 몸을 돌려 책방 서가를 가로질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윤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됐다. 반년간 왕래 없이 지내는 동안 윤재에게도 많은 일이 생겼을 것이다. 그전엔 윤재와 이렇게 오래 연락이 끊긴 적이 없었다. 윤재는 만들고 싶은 책이 떠오르면 나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갔고, 책이 나오면 나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다. 그런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는 윤재도 나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함께 있는 게 그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느끼지 못한 동안 윤재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윤재는 내가 어디냐고 물을 때마다 대개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은 윤재를 만나러 도서관에 갔다. 윤재는 열람실에서 책을 읽다가 나를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지, 우선 나갈까? 내가 묻자 윤재는 여기에도 식당이 있다며 내려가 보자고 했다. 우리는 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사 먹었다. 내가 내려고 하는 걸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 없다며 윤재가 막아섰다. 내가 한 번 더 나서자 윤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럴 땐 좀.” 식사 후에는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며 일 층 만남의 광장에서 조용조용 얘기를 나눴다. 윤재는 당시 구상 중이던 책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내가 딴생각을 하지 않는지 가끔 눈치를 살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질문을 부지런히 삼켰다. 그때는 내가 정규직이 된 지 육 개월쯤 지난 시기였다. 인턴 때에 비하면 생활이 조금 나아졌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졌다. 하지만 유니폼이 마치 내 일부인 듯 익숙해지면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나는 뭘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애꿎은 매니큐어만 사서 모으고 있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값이 더 나가는 것은 사지 못했고 가끔 퇴근길에 매니큐어를 샀다. 화장대 위에 올려둔 매니큐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두세 달이 지나자 두 줄 세 줄로 길어졌다. 업무 규정 때문에 손톱에는 바를 수 없어서 나는 발톱에만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날 도서관에서 윤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화장품 가게에 들러 매니큐어를 하나 더 샀다. 일하지 않은 날 매니큐어를 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가 윤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발톱에만 바를 수 있는 매니큐어 같다는 생각도 그날 처음으로 했다. 이런 시간이 윤재와 나 사이에 난 구멍처럼, 적당하지 못한 간격처럼 느껴졌다. 구멍을 뚫는 건 종이에 손상을 주는 일인데도 그 구멍을 통과해야 낱장들이 하나로 묶여서 책이 된다는 윤재의 말을 곱씹었다. 지난 반년 새 우리 사이에는 확실히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윤재에게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는 근황을 알리지 못했고 어쩌면 윤재도 나한테 전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전화를 받으러 나간 윤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하나둘씩 핸드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십 분쯤 지났을 때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복도는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층계참에서 방향을 꺾고 뛰어 올라오는 윤재가 보였다. “미안, 많이 늦었지?” 윤재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방금 들은 말과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윤재의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익었다. “아니야, 다들 신경 안 써. 무슨 일이야?” 윤재는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그게, 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윤재는 참여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 “일이 생겨서 시간이 지체됐어요. 죄송합니다.”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근데,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요. 작가님 별일 없으면 됐어요.” 참여자들에게서 괜찮다는 반응과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이어졌다. 윤재는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거듭 시간을 확인했다. “매듭을 만드는 데까지 했죠? 이어서 나가볼까요?” 윤재가 테이블을 훑더니 작업하던 것을 위로 올렸다. “이제 표지 뒷장 두 번째 구멍에 바늘을 넣어서 매듭으로 고정해 주세요.” 두 번째 구멍에서 나온 실로 책등을 한 바퀴 돌려서 묶고 두 번째 구멍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 번째 구멍으로 이동해서 또 책등을 한 바퀴 돌리고 한 번 더 옆으로 바늘을 움직였다. 윤재의 손을 따라서 나도 구멍 안으로 바늘을 넣었다. 낱장의 종이들을 묶으려고 하니까 표지와 내지가 모이는가 싶다가도 금방 실이 풀려 흩어지고 말았다. “헐거워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당겨주는 게 중요해요.” 윤재의 말을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다시 옆으로 바늘을 돌려 책등을 만들고 아래로 이동해 나가며 종이를 엮었다. “이걸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옆에 앉은 사람이 혼잣말했다. 여러 방향을 오가며 구멍에 바늘을 넣었다가 빼야 하는 과정이라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시간이 지체된 것 때문인지 윤재는 윤재대로 조급해 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통화 내용이나 나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을지도 몰랐다. 윤재는 사람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는데 일의 진도는 빨라지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사람도 같은 자리에서 바늘을 넣었다가 빼기만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순서가 바뀐 것 같아요.” 내가 손을 내밀자 그는 나에게 자신의 책을 건넸다. 오렌지색 표지 끝부분에 자리 잡은 구멍으로 실을 빼내고 윤재가 알려줬던 순서로 다시 바늘을 넣었다가 뺐다. 다른 사람의 책을 들고 있다는 게 왠지 긴장돼서 조심히 손을 움직였다. 복도에서 윤재에게 들은 얘기가 떠오를 때마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선 느슨해진 매듭을 꽉 묶어두고 바늘로 구멍과 구멍을 옮겨가며 그의 책을 엮었다. 팽팽히 묶인 책을 건네고 나자 반대쪽 테이블에서 참여자들을 도와주던 윤재가 고개를 들었다. 몸을 세우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동양식 바인딩이라고 말한 뒤 이쪽으로 다가왔다. 옆을 지날 때 윤재가 내 어깨에 잠깐 손을 올렸다. 두 시간 전에 고른 열두 장의 종이가 제법 책의 틀을 갖췄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윤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여러분 책에 내용을 채워 보도록 할 건데요. 책의 제목은 <북바인딩 수업>이라고 정해볼게요. 이 시간 동안에 여러분께 생긴 일, 느낀 감정, 떠오른 생각 등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윤재는 내지 첫 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책을 옆으로 돌려서 그 내용에 대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는 것으로 책 속 내용을 채워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여기서 함께 시간을 보낸 건 맞지만, 다 같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이 수업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솔직하게 써볼까요.” 참여자들은 손에 색색의 책을 한 권씩 들고 있었다. 색연필을 나눠준 뒤 윤재는 내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옆에 놓인 책장을 곁눈질로 가리켰는데 거기엔 윤재의 세 번째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윤재가 나에게 색연필을 건넸다. 글씨 쓰기 편하도록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윤재는 나를 향해 살짝 웃더니 몸을 돌렸다. 앞에 놓인 책의 표지를 넘기고 하얀 바탕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책으로 윤재는 독립출판 작가들의 인터뷰집을 만들었다. 다섯 작가의 인터뷰를 싣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책을 만들기 직전, 윤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윤재는 카페 아르바이트 휴무일에 물류 창고 일을 하러 갔다가 허리를 다쳐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됐다. 당시 나는 정규직 사 년 차로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거쳐 연회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를 위해 준비해야 했고, 결혼식이 주말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열렸다. 나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또 상사에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길 반복했다. 정신이 없을 땐 명찰을 착용하는 것도 잊었다. 내가 호텔 얘기를 하면 이모는 그만둬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모가 윤재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는 건 나중에 전해 들었다. 뭘 선택해도 길은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윤재도 나도 마음껏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윤재가 마지막 통원 치료를 받았다며 전화를 걸어와 독립출판 작가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 거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윤재가 답답하다고 느꼈다. 윤재가 책을 만들수록 윤재와 함께할 수 있는 미래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애초에 쉬운 관계도 아닌데. 불쑥 눈물이 나왔다.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그걸 왜 만드는데?” 윤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윤재가 다시 입을 닫았고 나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냥 내가 남았어.” 윤재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 근데 지금 와서 보니까, 그냥 책을 만드는 내가 남았어. 나는 책이 남는 건 줄 알았지.” 윤재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바닥만 한 책이 아홉 권 놓여 있었다. “다 적으셨으면 다른 사람의 책을 같이 완성해 봐요.” 책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윤재 앞에 오른쪽에서 넘어온 책이 놓였고 나도 옆 사람이 만든 책을 건네받았다. 내 앞에 차례로 전해지는 책들은 이 시간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떤 책에는 책방 공간에 대한 묘사와 거기서 얻은 느낌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책에는 책 만드는 과정과 재미있었던 점이 쓰여 있었다. 참여자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적어둔 페이지에서 나에 관한 내용을 읽었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윤재의 책이 내 앞에 도착했다. 나는 민트색 표지를 넘겼다. 막상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써봤어요.) 앞으로 북바인딩 수업을 쉬려고 했거든요. 책 만드는 것도 그만하려고 했고요. 엄마가 아프셔요. 큰 병은 아니지만 수술을 받고 잘 관리해야 한대요. 엄마 컨디션 때문에 일정이 당겨져서 오늘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다고 연락이 왔어요. 한동안 엄마 옆에 있으려고 해요. 그래도 북바인딩 수업은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서툴게 진행한 부분이 있어서 이번 참여자분들은 다음 수업에 한 번 더 오실 수 있도록 할게요. (그만 사과하라고 하셨지만 정말 죄송해요.) 책, 책이요.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또 솔직하게 써보자면) 어영부영 책 만든다고 놓치고 산 게 많아요. 우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싶어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고요. (더 솔직하게는) 할 수 있는 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보고 싶어요. 오늘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가 아프다는 말은 복도에서 들었지만 윤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다. 오늘로 북바인딩 수업을 그만하려는 줄은. 그래서 나에게 와달라고 한 건가. 예전에 윤재에게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윤재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 만드는 걸 쉬겠다는 윤재의 말도 뜻밖이었다. 페이지를 넘기자 참여자들이 남긴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머님 쾌차하실 거예요, 작가님 팬인데 책도 계속 만들어 주세요.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니 좋네요, 같은 말들이 페이지 가득 적혀 있었다. 내가 윤재에게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병원에 있을 이모가 걱정됐다. 아까 복도에서 윤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수술 전에 엄마가 괜히 겁을 내면서 나한테 당부하더라고. 너를 잘 챙기라고.” 이모는 어째서 윤재에게 나를 부탁했을까. 어째서 윤재에게 다른 사람도 아닌 나를. 어째서 엄마나 동생이 아닌 윤재에게 나를. 그래도 우선은 수술이 잘 끝난 게 다행이었다. 얼마 전 엄마가 두 번 연달아 전화를 걸어왔는데 아마 이모 소식을 전하려던 것 같았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나는 엄마의 전화를 피하고 있었다. 그날도 일이 바쁘니 다음에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은 없었다. 선뜻 색연필을 들지 못하다가 윤재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아까는 급하게 읽느라 놓친 것인지 이번에 유독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윤재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다고 썼다. 나는 윤재가 어떤 일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반년 전 그날은 이른 장마가 끝난 직후라 여름 한복판에 들어선 듯 무더웠다. 나는 아침에 윤재에게 불쑥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 윤재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와도 만나서 얘기하자고 대답했다. 그동안 만나왔던 루트를 벗어나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 가는 곳에서 윤재와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선 경복궁역에서 만나 같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윤재가 잠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한 뒤 오겠다고 해서 나는 십 분 정도를 더 계산해 집을 나섰다. 십 분 정도 늦게 나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한 시간이 지나서도 윤재는 오지 않았다. 경복궁역 앞 잡화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밖으로 나와 다시 십여 분을 기다렸다. 윤재는 일이 좀 꼬인다며 금방 온다고만 말했다. 금방 온다고 하지 않았다면 어디 카페에라도 가서 기다렸을 텐데 윤재는 곧 도착할 것 같다고 했고 나는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려고 했으므로 땡볕을 참았다. 원래 약속했던 시간보다 삼십여 분이 지나서야 윤재가 지하철 역사 안쪽에서 뛰어 올라왔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했는데 왜 늦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아니, 윤재가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기분이 상해서 윤재가 사과할수록 서운함만 더 커졌다. “뭐 하느라 늦었어?” “미안해.” “왜 늦었는데?”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윤재는 대답이 없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게 버스 때문에.” “버스?” “딴생각하다가 정거장을 놓쳐서. 괜히 좀 돌아오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윤재의 답은 계속 늘어졌고 종종 끊겼다. 둘러댈 말을 찾는 것 같기도 했다. “너 지하철로 왔잖아.” 내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그래도 왔잖아.” 윤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중간에 갈아탔어.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을 마치자마자 입을 다물었고 나를 앞질러서 걸어 나갔다. 윤재가 입은 파란색 티셔츠 위에 등을 따라 흐른 땀자국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그날 가려고 했던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았고 나는 하려던 말을 하지 않았다.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서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마주 앉았다. 윤재는 유독 말이 없었고 내가 나서서 평소에 하던 얘기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곧 일어났다. 그 후로 한동안 윤재와 연락하지 않았다. 뜸하게 업데이트되는 윤재의 SNS 피드를 보며 나는 혼잣말했다. 그냥, 나를 보듯 너를 보며 살아야 했을까. 그날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윤재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윤재의 글을 한 번 더 읽었다. 색연필을 손에 잡고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하얀 종이 위에 윤재의 이름을 썼다. 윤재를 부르고 나니까 쌓여 있던 말들이 술술 풀려 나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대로 모두 적었다. 나만 너무 길게 쓰는 게 아닌지, 내용이 너무 튀는 게 아닌지, 윤재를 난처하게 할 만한 말은 없는지, 신경을 쓰느라 자주 주저했지만 멈췄다가도 다시 적어나갔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모두 적고 나서 추신을 남겼다. - 너의 다음 책이 또 뭘 남길지 궁금해. 색연필을 내려놓고 앞을 봤다. 윤재도 조금씩 손을 움직여 가며 누군가의 책에 메시지를 적고 있었다. 윤재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어떤 책에 답글을 적고 있는지 윤재가 볼 수 있도록 앞에 놓인 윤재의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재가 쓰던 것을 멈추고 책을 덮었다. 나는 윤재의 책을 두 손으로 잡았다가 내려놓고 민트색 표지 위에 내 손을 포개어 올렸다. 나를 바라보던 윤재의 눈매가 조금씩 휘었다. 윤재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우리가 함께 만든 첫 번째 책이야,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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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복합예술공간’ 첨단 변신… 천안 문화·역사·신앙 ‘3색 감동’

    백석 ‘복합예술공간’ 첨단 변신… 천안 문화·역사·신앙 ‘3색 감동’

    백석대(장종현 총장)와 백석문화대(송기신 총장)가 운영 중인 ‘산사(山史) 현대시 100년관’, ‘기독교박물관’, ‘보리생명미술관’, ‘백석역사관’ 등 복합문화예술공간이 올해 최첨단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전시 공간으로 재구축되면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학교 안팎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공간들은 충남 천안시가 지역의 문화와 예술 등을 소개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돼 시민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100년의 한국 현대시 역사가 있는 산사 현대시 100년관과 기독교 문화를 보다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독교박물관을 3일 살펴봤다.●현대시 100년 담은 첫 종합문학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백석대 산사 현대시 100년관은 시 전문 문학관이다. 현대 시 평론가 고 김재홍 교수가 평생 수집한 시 관련 자료를 고향에 있는 백석대에 기증해 2013년 11월 8일 탄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시 종합 문학관이다. 올해 천안시가 지역의 역사·문화 등을 소개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티투어 테마코스’로도 선정돼 지역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 현대시 100년의 자료 2600여점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는 역사의 굴곡을 견디며 우리말을 갈고닦은 시인들의 영혼을 만나고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시 100년관은 433㎡ 규모로 1, 2관 등으로 구성됐다. 1관에서는 한국 현대시의 시기를 10년대로 구분해 시대별 특징과 시인, 시집을 소개하고, 2관에서는 박목월 등 시인들의 시와 김환기·김점선 등 화가들의 그림을 함께 전시한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박두진·서정주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등 대중에겐 익히 알려졌지만 출판물로선 찾아보기 힘든 희귀시집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김동환의 ‘국경의 밤’, 변영로의 ‘조선의 마음’,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육사의 ‘육사시집’ 등 희귀시집과 시인들의 육필 병풍, 원고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 한쪽에는 시 낭독을 오디오로 듣고, 직접 시인이 돼 시를 써 보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한국문학관협회 사업에도 2017년부터 매년 선정돼 국내 유명시인 초청 특강과 현대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어 백석대 학생과 천안시민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도 제공한다. 문현미 산사 현대시 100년관 관장은 “한국 현대시 100년의 역사가 모여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현대시에 관한 모든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시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기독교박물관 1700여점 자료 전시 백석대 창조관 12층에 조성된 기독교박물관은 1000㎡ 규모로 기독교 관련 각종 유물과 역사가 있는 공간이다. 2003년 개관한 박물관에서는 구약과 신약시대의 유물·역사자료·희귀본 성경과 고(古) 성경 등 1700여점의 자료를 볼 수 있다. 예수의 열두 제자가 기둥을 받치고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된 기독교박물관은 세계 교회사와 한국 교회사를 조명하며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생생히 보여 준다. 기독교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을 비롯해 성화갤러리·호산나 정원·디지털갤러리·체험 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1관’(성경관)엔 유럽·북미 등에서 수집한 AD 15~18세기 희귀 성경들이 전시돼 성경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관’(세계교회사관)엔 토라 두루마리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들에서 출토된 고대 토기·등잔·무기·인장·화폐 등이 전시됐다. ‘3관’(한국교회사관)에선 한국교회를 빛낸 8명의 인물을 소개한다. 국내 2권뿐인 희귀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도 볼 수 있다. ‘4관’(유관순특별관)은 유관순 열사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 이미지를 재현한 공간이다. 유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뜨개 모자와 어록 등도 소장하고 있다. 성화갤러리는 기독교 신앙을 지닌 화가들이 예수의 탄생에서 부활 승천까지 그린 성화(150∼200호)를 전시하는 곳이다. 디지털갤러리에서는 베들레헴의 별을 보고 낙타를 타고 가는 동방박사와 물고기를 낚는 베드로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개된다. 체험 공간에서는 성경을 직접 써 보는 디지털 성경 필사 등이 가능하다. 기독교박물관 이용태 관장은 “다른 박물관에서는 보기 힘든 기독교 유물들을 관람하는 동안 역사 속의 기독교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만추… 더 특별해지는 한라산의 가을을 만나다

    만추… 더 특별해지는 한라산의 가을을 만나다

    만추(晩秋).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3일부터 ‘특별한 가을, 더 특별한 한라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별한 가을, 더 특별한 한라산’은 자연환경해설사와 한라산을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에 단풍절정기인 한라산의 모습과 겨울을 준비하는 숲의 모습을 만끽하는 프로그램이다. 3일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는 ‘어리목의 가을, 마음 꽃으로 피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리목탐방로를 자연환경해설사와 동행하며 깊이 있는 한라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성판악지소에서는 오는 17일 ‘사라에 온(ON)-쉼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명승 제84호 사라오름까지 산행을 통해 힐링과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참가 대상과 접수방법은 어리목과 동일하며 접수기간은 1일부터 10일까지다. 관음사지소에서는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에서 만나는 가을’이라는 주제로 한라산의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자연체험활동으로 생태적 감수성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4회에 걸쳐 1회차당 25명 내외로 진행된다. 참가신청은 3일까지 산악박물관으로 전화 접수(064-710-4632,4634) 하면 된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국립공원에서 특별한 가을, 더 특별한 한라산프로그램을 통해 한라산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가을과 겨울 사이 한라산의 두 계절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동절기인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한라산 탐방시간을 단축했다. 동절기 탐방로 입산시간은 오전 5시 30분에서 오전 6시로 단축됐으며, 코스별 입산 가능한 시간은 최저 30분에서 최장 2시간까지 단축 운영한다. 어리목·영실코스(탐방로 입구) 오후 2시에서 낮 12시로, 윗세오름대피소는 오후 1시 30분에서 오후 1시로 앞당겼다. 성판악코스(진달래밭 대피소)와 관음사코스(삼각봉 대피소)는 낮 12시 30분에서 낮 12시로, 돈내코코스(안내소)는 오전 10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 한라산 단풍 보러 왔다가… 백록담 상고대에 마음을 도둑맞았다

    한라산 단풍 보러 왔다가… 백록담 상고대에 마음을 도둑맞았다

    제주 한라산 삼각봉대피소 지나 정상에 가까워질 때부터 보석처럼 빛나는 상고대(수빙)가 피어 탐방객들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인증샷 찍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올해 첫 상고대(수빙)로 지난해보다 3일 늦게 찾아왔다. 지난해에는 가을 한라산 첫 상고대가 10월 18일에 관측됐다. 21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북서쪽에서 남하한 찬공기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라산 고지대인 백록담에서 올가을 첫 상고대가 관측됐다. 실제 이날 한라산탐방 중에 백록담 인근에서 상고대에 반한 탐방객들이 여기 저기서 휴대폰에 그 장관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날 한라산의 아침 최저기온은 백록담 영하 1.6도, 윗세오름 영하 0.2도, 남벽 영하 0.5도, 삼각봉 1도, 진달래밭 1.1도 등을 기록했다. 상고대는 기온이 0도 이하일 때 대기 중의 구름이나 안개 입자들이 수증기가 나뭇가지나 바위 등에 부딪쳐 얼어붙는 현상을 말한다. 잘못 만졌다가는 칼날처럼 날카로워 손을 베기 십상이다.오전 5시 30분부터 오전 8시 관음사 코스를 사전예약한 사람들 400명은 기상악화로 삼각봉대피소까지만 탐방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금세 날씨가 좋아지면서 오전 8시 10분쯤 기상특보가 해제돼 백록담(정상)까지 탐방이 가능하다는 문자가 다시 전송돼 기대감을 부풀렸다. 더욱이 삼각봉대피소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으며 멀리 한라산 정상쯤에 하얀 설원같은 눈꽃이 피어있는 모습과 어우러지며 보기드문 장관을 연출했다. 백록담에 가까워질수록 구상나무에는 눈부시도록 반짝이는 빙수꽃같은 상고대가 피어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가득했다. 백록담에는 이른 시간부터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인천에서 부자지간에 모처럼 백록담 정상을 밟은 A씨는 “한시간을 대기해 겨우 사진을 찍었다”며 “너무 추워서 혼났다”며 웃었다.업무차 제주에 왔다가 동료들과 동떨어져서 나홀로 등산을 한 장모씨는 “오늘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며 “아침에 정상에 못 올라갈 것 같아 아쉬웠는데 이렇게 날씨가 화창해 제주도가 한눈에 내다보이고 단풍도 멋있고 심지어 예상조차 못한 상고대 핀 모습을 보니 가슴 뭉클해졌다”고 했다. 이날 관음사 코스로는 500명, 성판악코스로는 1000명 전원 사전예약이 꽉 차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 탐방 안내소측 관계자는 “오는 26, 27, 28, 29일도 예약이 이미 꽉 찼다”면서 “주말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 같지만 취소하는 사례도 종종 있어 예약을 빨리 하면 탐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도 3일동안 사전예약 현황을 예의주시하다 이날 새벽 운좋게 1명 취소한 사람이 있어 탐방을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 김소월 ‘진달래꽃’ 초판본 경매…근현대문학 최고가 1억 6500만원

    김소월 ‘진달래꽃’ 초판본 경매…근현대문학 최고가 1억 6500만원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이 국내 근현대문학 서적 경매에서 낙찰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21일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9월 경매에서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은 1억 6500만원에 낙찰됐다. ‘진달래꽃’은 김소월이 생전에 발행한 유일한 시집으로 한국 현대문학의 초창기 형태를 잘 보여 주는 중요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시집은 1925년에 중앙서림이 펴낸 것으로, 유실되거나 손상된 장이 없고 인쇄 상태도 좋은 편이다. 종전 국내 근현대문학 최고가는 1926년 출간된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 초판본이 기록한 바 있다. 이 시집은 지난 2월 한 경매에서 1억 51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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