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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당헌’ 폐기 비판에도 귀 닫은 민주당…70대 원로만 쓴소리

    ‘문재인 당헌’ 폐기 비판에도 귀 닫은 민주당…70대 원로만 쓴소리

    더불어민주당이 3일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에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기 위한 당헌 개정 작업을 최종 완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중대 잘못 시 무공천하기로 한 원칙을 헌신짝 버리듯 버렸지만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을 의결했다. 중앙위원 478명 중 327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316명이 당헌 개정에 찬성했다. 투표에 앞서 이낙연 대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것이냐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고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투표로 (당헌 개정 찬반을 당원에게) 여쭤본 결과 매우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로 당원들께서는 후보자를 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고 판단을 내려줬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잘못으로 보선이 치러지게 됐고 당헌 개정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율이 고작 26.35%에 그치는 등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지만 의원들은 당헌 개정의 필요성만을 앞다퉈 강조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도 사실은 시장 후보를 여야 다 낼 것으로 알고 계시다. 그걸 (전 당원 투표로) 결단해 바로 현실화시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당 홍보소통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가장 신중해야 할 문제를 가장 신속하게 처리하고 책임은 정치적 운명을 걸고 온몸으로 혼자 떠안은 것”이라고도 옹호했다. 이처럼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사라진 데는 금태섭 전 의원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징계를 받고 끝내 탈당한 전례에 따른 학습효과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SBS에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한 게 당 관계자의 공개 비판으로서는 전부였다. 국민의 대표이기에 앞서 당원으로서의 소속감만 요구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공천 반대를 해왔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을 떠나지 않는 한 전 당원 투표 결정에 따라야 할 의무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국민의힘은 해당 당헌을 손수 만든 문 대통령이 침묵으로 민주당의 결정에 동조했다며 국민에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대통령은 참 편하고 좋을 것 같다”면서 “당헌 등 규정, 나아가 국가의 법률까지도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하면 바꾼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초선 허은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행태는 대한민국의 정치와 민주주의, 국민을 향한 의도적인 폭거라는 점에서 소시오패스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위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위해서라면 성폭력 2차 가해라도 불사하겠다는 망발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무엇을 지키려는 검란이냐” 검사들 저격한 이재명(종합)

    “무엇을 지키려는 검란이냐” 검사들 저격한 이재명(종합)

    “검찰개혁 저항과 기득권 사수의 몸짓인권침해·편파 왜곡 수사에는 침묵해”추미애 향한 검사들 ‘댓글 성토’ 이어져여권은 “특권 검사의 개혁 저항” 맞불 일선 검사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남발을 비판하는 데 공개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의 ‘커밍아웃’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검찰 개혁 저항과 기득권 사수의 몸짓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무엇을 지키려는 검란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선배 동료의 검찰권 남용과 인권침해, 정치적 편파 왜곡 수사에 침묵하는 한 ‘검란’은 충정과 진정성을 의심받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지사는 “최근까지 검찰권 남용으로 2년 이상 생사기로를 헤맨 사람으로서 검사들에게 묻고 싶다”면서 “검란을 통해 지키려는 것은 진정 무엇인가”라고 썼다. 이어 “인권보장과 국법질서 유지를 위한 검사의 공익 의무를 보장받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무소불위 권력으로 ‘죄를 덮어 부를 얻고, 죄를 만들어 권력을 얻는’ 잘못된 특권을 지키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익을 위한 행동이라면 선배나 동료들이 범죄조작 증거 은폐를 통해 사법살인과 폭력 장기구금을 저지른 검찰권 남용의 흑역사와 현실은 왜 외면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과거 자신과 검찰과의 악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정신질환으로 자살 교통사고까지 낸 수많은 증거를 은폐한 채 ‘이재명이 멀쩡한 형님을 정신질환자로 몰아 강제입원을 시도했다. 형님은 교통사고 때문에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해괴한 허위공소를 제기하며 불법적 피의사실공표로 마녀사냥과 여론재판을 하고, ‘묻지 않았더라도 알아서 말하지 않으면 거짓말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허위사실공표죄’라는 해괴한 주장으로 유죄판결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파렴치와 무책임, 직권남용과 인권침해에 대해 관련 검사나 지휘부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책임은커녕 사과조차 없다”면서 “증거은폐와 범죄조작으로 1380만 국민이 직접 선출한 도지사를 죽이려 한 검찰이 과연 힘없는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검사들이 국법질서와 인권의 최종 수호자로서 헌법과 국민의 뜻에 따라 소리 없이 정의수호와 인권보호라는 참된 검사의 길을 가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국민이 부여한 검찰권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정하고 정의롭게 행사되는 검찰개혁을 응원한다”고 밝혔다.추 장관을 향한 검사들의 댓글 성토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여권은 ‘특권 검사의 개혁 저항’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거론하면서 “검찰에서는 반성이나 자기비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이 8부 능선을 넘어가며 일부 특권 검사들의 개혁 저항도 노골화되고 있다”면서 “비검사 출신 장관의 합법적 지휘를 위법이라며 저항하는 것은 아직도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 잘못된 개혁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사들의 항명성 댓글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검사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고도 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이 전 대통령의 거짓말을 덮어주고 노 전 대통령은 벼랑으로 몰아붙였던 정치적 편향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며 “조국 전 법무장관의 가족과 친가·처가는 멸문 지경까지 몰아붙이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몇 달씩 소환 수사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비행(非行)은 시작됐다 [소년범-죄의 기록]

    ① 평범한 소년은 어떻게 범죄자가 됐나 서울신문은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범죄의 굴레에 갇히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6개월간 보호처분을 받은 79명의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소년범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건 국내 언론 사상 이번이 첫 시도다. 죄목은 절도, 폭력, 사기, 무면허 운전 등으로 다양했지만 소년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절대적인 가해자는 없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배제 속에 범죄를 되풀이했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또래의 세계에서 발을 빼지 못했다. 열여덟 가영이, 열아홉 재영이 그리고 열다섯 민혁이를 통해 소년범의 세계를 옮겨 적는다.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의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진짜 이름은 숨겼다. 인터뷰는 소년범 6호 보호처분 시설인 경기 양주 나사로 청소년의 집과 전북 고창 희망샘학교, 1호 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위탁하는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지소와 광주남부지소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차털이·조건사기·폭력··· 18살 가영이 “친구의 배신, 그 때부터 날 놓았어요” “차털이(문이 열려 있는 차 안에 있는 돈을 훔치는 것), 폭력, 절도해본 적 있고요. 아, 조건사기(조건만남을 위해 성매수남을 부른 뒤 돈만 빼앗는 것) 쳐봤어요. 이번엔 보호관찰 위반 때문에 왔고요.” 동그란 안경에 하나로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 말간 피부의 가영이가 무심하게 자신의 비행을 읊었다. 벌써 두 번째 6호 처분(아동복지시설 보호)이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닌데 원래는 긴 치마도 입었고 착한 애였어요. 엄마 말도 잘 듣고.” 가영이는 어색한 듯 웃었다. 비행의 시작을 묻자 미간을 찌푸렸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중 2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학교 친구들한테 술이랑 담배를 배우긴 했는데요, 걔네한테 배신당한 게 큰 충격이었어요. 그 이후로 저 자신을 완전히 놓아 버린 거 같아요.” 그 무렵 가영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 믿을 만하던 친구들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았던 게 시작이었다. “걔, 걸레래ㅋㅋ”, “순진한 척 하더니 뒤통수 쳤어” 친구들이 올린 일명 ‘저격글’(특정인을 공격하고자 올리는 글)은 꼬리표처럼 가영이를 쫓아다녔다. 학교에선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숨어 펑펑 울었고, 그런 학교가 싫어 꾀병을 부렸다. 외로운 마음에 페이스북으로 만난 친구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기 시작했다. 결국 자퇴했고, 각자 다른 이유로 가출한 친구들과 모여 모텔을 전전했다. 회복하지 못한 피해의 경험이 가영이에게 비행의 씨앗이 됐다. 서울신문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가영이처럼 학교폭력(11.8%)이나 가정폭력(17.6%), 기타 폭력(7.1%)의 경험이 있다고 말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가영이가 열 네살부터 지금까지 겪은 경험 대부분을 부모님은 알지 못했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의 78.5%도 주보호자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많은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주보호자(32.4%) 보다 또래 친구나 애인(44.5%)을 먼저 찾는다고 답했다.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문제가 해결되리라 믿지도 않았지만, 애초에 소년들은 문제를 덮거나 그 상황을 벗어나는 데 급급했다. 소년들의 18.2%는 생활에서 어려운 점으로 가족과의 갈등을 꼽기도 했다. 그런 부모에게 아이의 비행은 갑작스럽다. 처음 절도 혐의로 파출소에 간 가영이를 마주한 엄마는 울며 가영이의 뺨을 때렸다. 가영이는 그런 엄마에게 맞서 싸웠고, 자해를 시도했다. 가영이는 애초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였던 순간에 엄마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제가 늦둥이 막내딸이에요. 밖에서 괴롭힘 당했다고 하면, 아빠·엄마 마음 아프게 할까 봐, 말 못하고 밖으로만 돌았거든요. 근데 그 이후로, 엄마한테 더 큰 상처를 줬어요. 제가 뭐에 씌었었나 봐요.” ‘대출놀이’ 휘말려 금은방 턴 19세 재영이“학교도 보육원도 저를 내치기 바빴어요” 재영이는 지난해 금은방을 털었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정도의 비행은 했지만, 절도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는 재영이는 “제 삶이 좀 버라이어티하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대출놀이’의 보증을 잘못 선 게 화근이었다. 대출놀이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50%가 넘는 높은 이자로 되갚는 일종의 10대들의 고리대금업이다. “친구가 선배한테 빌린 원금이 70만~80만 원이었는데, 며칠 만에 250만원으로 불어 났어요. 친구는 당연히 튀었죠. 그랬더니 불똥이 보증 선 저한테 온 거에요. 친구는 전화를 안 받고, 선배는 ‘대신 갚으라’고 독촉했어요. 사정을 아는 또 다른 선배가 불러내 ‘돈 필요하지 않느냐.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금은방 털이를 시키더라고요. 반협박이었죠.” 대가는 혹독했다. 6호 보호처분 시설에 들어가자마자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자퇴하지 않으면 퇴학 처리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보육원에서 나고 자란 터라 대신 학교 문제를 처리해줄 보호자도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다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나름 명문고라서요, 저 같은 문제아가 있으면 학교에 먹칠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졸업장은 받고 싶었는데, 계속 선생님이 몰아붙이니까 퇴학당하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보호자라고 생각한 보육원도 등을 돌렸다. “보육원에서 저 같은 애는 감당 못 하겠대요. 새 쉼터 찾느라 퇴소가 늦어졌어요.” 재영이처럼 ‘부모와 선생님이 자신을 문제아 취급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각각 29.2%, 27.8%로 절반을 넘었다. ‘시설에서 무슨 생각이 가장 많이 났냐’고 묻자 한참 말이 없던 재영이는 휴대전화만 만지작대다가 입을 뗐다. “금은방 주인아저씨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저씨가 경찰서에서 ‘이런 애들 감방 넣어야지’라고 호통 치셨거든요. 계속 그 얼굴이 생각나요. 그 사람도 피해자잖아요.” 또래의 외면이 두려웠던 아이들사회가 외면해 다시 범죄 늪으로 10대의 세계는 노골적이다. 또래에게 힘으로든 돈으로든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 살 차이라도 깍듯하게 존댓말을 쓴다. 재영이처럼 말도 안 되는 선배의 차털이 제안도 거절하기 힘들다는 게 아이들의 공통된 얘기였다. 아는 선·후배가 많을수록 인맥을 잘 관리한 유능한 친구가 된다. 또래와 어울릴 때, 10대는 용감해진다. “처음엔 장난으로 ‘저거 훔쳐볼까?’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눈빛이 바뀌면서 이래요. ‘진짜 할래?’ 그때부터 걷잡을 수가 없는 거에요. 여기서 빼면 나약한 놈 되는 거에요”라는 재영이 말처럼 물러서면 또래 세계에서 밀려난다는 걸 10대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어울리다 보면 비행에 무뎌진다. 범죄 수법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험에 끌어들인다. 소년원을 다녀온 친구에게 차털이를 배웠다는 열다섯 살 민혁이는 한 번에 900만원도 벌어봤다. 친구들과 300만원씩 나눠 갖고 명품 옷을 사니 며칠 만에 다 썼다. 심심할 땐 턴 차를 운전해 친구들 드라이브도 시켜줬다. 승용차에 7명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 적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쓰릴’ 있었어요. 10대들이 무면허 운전으로 큰 사고 내는 기사 저희끼리도 다 보는데요, 전 안 죽을 거 같아요. 운전은 제가 잘 하거든요.” 아이들은 죄의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랑 노는 애들은 다 그러니까’다. ‘주변에 비행 경험이 있는 친구나 선후배가 많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은 55.7%에 달했다. 민혁이는 범행한 순간을 지금은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퇴소 후 친구들이 또 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하는 척하면서 그냥 재껴야죠. 완전히 거부하기 어렵다면….” 민혁이가 씁쓸하게 웃었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민혁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절반(33명) 이상의 아이들은 “친구에 휩쓸려 비행을 저지른 것이 후회된다”면서도 “보호처분 이후에도 관계를 끊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년에게 친구란 부모 이상의 친밀감과 안정감을 주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부모를 비롯한 사회 속 어른들이 소년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어려울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민혁이는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저 이미 나쁜 애로 찍힌 거 아닌가요? 사회 나가면 나쁜 짓 하는 애들한테 ‘내 꼴 안 나려면 정신 차리라’고 꼭 얘기할래요.”※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2020년 미대선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노샘프턴 카운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20년 이후 이 카운티 승자가 미국 대선을 이기는 풍향계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세 번의 예외는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 번 연속 지지했다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돌아선 곳이다. 미국 3141개 카운티 가운데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돌아선 곳은 206곳에 불과하다. 노샘프턴 카운티 주민들의 속내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이스턴 시 법원에 마련된 조기투표장에는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 우편투표 용지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도시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트럼프 대통령과 도전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인 보드가 비교적 골고루 세워져 있다. 선거인단이 20명인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겨야만 하는 경합주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노샘프턴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3.5%포인트 차인 5464표차로 이기면서 주 전체로는 0.72%포인트 차(4만 4332표)의 신승을 거두었다. 노샘프턴 카운티는 제조업과 농업지역으로 인구 30만이다. 인구 76%가 백인이지만 최근 인근 뉴욕과 뉴저지에서 히스패닉과 흑인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등록 유권자는 421만,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351만이다. 그러나 제3후보 및 무등록 유권자가 130만명에 이른다. 앞서 2016년엔 민주당 등록 유권자 422만, 공화등 등록 유권자는 330만, 무등록 유권자가 120만이었다.바이든에게 이미 투표했다는 기업 분석가 셀린 먼로(48)는 “트럼프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독재자처럼 행동하면서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등 지도력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사 온 흑인 여성인 먼로는 “선거는 항상 두 명의 나쁜 사람 가운데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4년을 더 한다고 생각하니 역겹다. 건강보험, 경찰의 폭력성, 노동자·유색인종·소수소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대 쪽에 있는 사람이 중학교 교사 킴 부셰(58)다. 그는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에게 이미 투표했다고 밝혔다. 부셰는 “나는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고 경제와 야당을 보고 투표한다. 바이든 쪽에는 정부가 더 많이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같은 사회주의자들이 너무 많이 얼씬 거린다”고 주장했다. 낙태와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을 지지한다고 밝힌 백인 여성인 부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중동에서 성취한 것은 환상적이지만 3년 반 동안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다”고 대변했다. 정치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31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이 전국적으로 7.8%포인트 우위를 보이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직접 방문유세를 했다. 바이든은 기후변화를 호소하면서 부동표 잡기에 나섰다.공장 노동자 로버트 프라이(32)는 기독교인의 의무로서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걱정하지만 낙태와 동성 결혼에 대한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고자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바이든의 말이 오락가락해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면서 “트럼프는 과장하는 고집쟁이이지만 팬데믹을 잘 못 다루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과는 달리 펜실베이니아에는 2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고, 8800여명이 사망했다. 실업률은 8.15%로 팬데믹 이전의 두 배에 이른다. 풀뿌리 시민 활동가 이반 가르시아는 “히스패닉 공동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편 투표의 순수성에 대해 공격하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투표하는 중요 그룹”이라며 “모든 투표는 집계되어야 하고, 11월 3일 이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후보인 타라 즈린스키(45)는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매우 독립적이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무엇을 하라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게 이 카운티가 중요하고,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건포도 여기 있잖아” 손가락으로 의붓딸 가슴 누른 40대

    “건포도 여기 있잖아” 손가락으로 의붓딸 가슴 누른 40대

    중학생 의붓딸을 강제 추행한 40대 아버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1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제1형사부·판사 임해지)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8)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7월 중순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자택에서 피해자 B양(16)의 브래지어가 망가졌는지 확인하겠다며 B양의 가슴을 만진 혐의를 받는다. 이어 같은 달 19일 오후 11시쯤 자택 작은방에서 누워 잠을 청하던 B양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졌다. B양이 이를 피해 거실 소파로 가서 눕자 따라가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듯 만져 강제 추행한 혐의도 있다. 또 같은 달 자택에서 B양이 건포도를 먹기 싫어하자 ‘건포도 여기 있잖아’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B양의 가슴을 누르는 등 추행했고, 8월에는 B양의 골반이 이상하다고 말하며 피해자의 중요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 B양은 피고인이 생일날 술을 먹고 들어와 엉덩이와 가슴을 만진 사실 등 각 범행 주요 내용에 대해선 일관하게 진술하고, 세부적인 표현, 행동 등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신뢰하고 의지하던 의붓딸이자 판단력이 미약한 미성년자에게 범행을 저질렀고, 추행 부위가 가슴, 엉덩이 등 정도가 매우 중한 점, 약 2개월 동안 지속해서 추행을 반복한 점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선 계속해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만,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현국 경기도의장, 광명 청소년과 찾아가는 현장도의회 실시

    장현국 경기도의장, 광명 청소년과 찾아가는 현장도의회 실시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27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청백리로 잘 알려진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의 고택에서 광명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청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장현국 의장은 이날 오후 광명 충현박물관 종가에서 광명청소년교육의회 및 꿈의학교 청와대(청소년이 와글와글 소통하는 대토론 의회학교) 소속 청소년 위원 13명과 야외 정담회를 실시했다. 정담회에는 광명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김영준(민주당·광명1)·정대운(민주당·광명2)·유근식(민주당·광명4) 의원과 김광옥 광명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종택 앞뜰에 디귿자(ㄷ) 형태로 둘러앉은 장현국 의장 등 의원들과 청소년들은 ‘의장이 생각하는 청렴의 의미’, ‘청소년이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좋은뉴스를 찾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장현국 의장은 청렴을 ‘공직자의 최우선 과제’이자 ‘공공기관의 국가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패와 반칙 없는 사회, 특권 없는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선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기도의회는 지난 7월 의회의 청렴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청렴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렴 서약식 및 공연 등을 진행하는 등 청렴정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다. 이어 ‘가짜뉴스 판별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온라인에 떠도는 뉴스가 거짓말임을 알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심되는 정보에 대해 선생님, 부모님과 얘기하고 또래 친구들과 토론하며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경기도어린이의회 홈페이지’를 비롯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잘 참고해 진실을 바라보는 밝은 눈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 개선 ▲도심 하천의 토종식물 보호 노력 ▲학교 친환경놀이터 조성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법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정담회를 마친 장현국 의장은 “이번 정담회는 청렴의 표상인 이원익 선생의 생가에서 청소년과 지역 도의원들이 정책의 방향과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경기도의회는 청소년 정책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청렴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담회에 앞서 장현국 의장은 지난 9월11일 충남 당진 앞 바다에 빠진 50대 여성을 구한 의로운 도민 황민성(62)씨에게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장을 수여하며 지역 도의원과 청소년들에게 선행을 널리 알리고 격려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정담회는 민생 및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효과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추진 중인 ‘찾아가는 현장 도의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정담회가 실시된 충현박물관은 이원익 선생(1547~1634)의 유적·유물을 전시하고 고택을 보존해 개방하며 청렴한 선비정신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전국 유일의 종가 박물관이다. 앞서 장현국 의장은 지난 6일 파주청소년교육의회에서, 15일에는 시흥청소년교육의회에서 각각 청소년들과 정담회를 실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수역 폭행사건’ 2심도 남녀 각각 벌금형…법원 “죄질 좋지 않아”

    ‘이수역 폭행사건’ 2심도 남녀 각각 벌금형…법원 “죄질 좋지 않아”

    여혐·남혐(여성혐오·남성혐오) 논란을 일으킨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자들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부장 김병수)는 26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씨와 남성 B씨에게 원심과 같이 각각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끼리 상해를 제외한 나머지 모욕과 폭행 부분에 대해 1심 판결 이후 서로 합의한 사정은 있다”면서도 “오랜 시간 상대방 외모를 비하하거나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지속하다가 결국 물리적 폭행까지 이어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 2018년 11월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남성과 여성 일행이 말다툼 끝에 몸싸움까지 벌인 사건이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최초 갈등 상황은 A씨 일행과 B씨 일행 간에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A씨 등 여성 일행 2명은 근처 자리에 앉아 있던 남녀 커플을 향해 비하하는 발언을 했고,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성 B씨 일행이 비하 발언을 들은 커플을 옹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 일행은 다른 테이블의 남녀 커플을 향해 “한남충(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은어)이 돈이 없어 싸구려 맥줏집에서 여자친구 술 먹인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남녀 커플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대신 B씨 일행 등 남성 5명이 “저런 말 듣고 참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며 커플을 옹호했다. 이에 A씨 일행이 “한남충끼리 편 먹었다” 등의 말을 하면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행으로부터 비하 발언을 들었던 남녀 커플은 직접적인 충돌 없이 주점을 떠났다. 그러나 A씨 일행 중 1명이 가방을 잡고 있는 B씨 일행 1명의 손을 치면서 최초의 신체 접촉이 벌어졌다. 양측은 감정이 격해지면서 주점 밖 계단에서 몸싸움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 일행 중 1명은 두피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남성이 발로 차서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주장한 반면 B씨 측은 “몸싸움 과정에서 뿌리친 것에 밀려 넘어진 것일 뿐”이라며 맞섰다. B씨 측은 “우리도 맞았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했다. 경찰은 남성 3명과 여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폭행), 모욕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지만 검찰은 5명 중 여성과 남성 각 1명씩에 대해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에 불복한 A씨와 B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재판이 열렸다. 1심 역시 A씨와 B씨에게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형이 무겁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행위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 성숙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과거 형제복지원 사건을 하나하나 밝혀내지 못한 채 일부 범죄로만 기소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제라도 수사와 재판상의 과오를 바로잡는 것만이 피해 생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고경순 대검 공판송무과장)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에서 31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심이 열렸다.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는 이유로 지난 1989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형제복지원 원장 고 박인근씨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다시 판단을 해 보자는 취지다. 이날 법정 한편에는 이향직(49)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아내 이방울(40)씨가 있었다. 이 위원장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84년 형제복지원에 들어가 1987년 5월 폐쇄될 때까지 살았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피해 가출생활을 하던 중 아버지에게 붙잡혀 잠시 파출소에 맡겨졌던 게 화근이었다. 경찰은 “좋은 옷과 푸짐한 음식을 주고 학교도 보내 준다”는 거짓말로 회유했지만, 실제로 그가 마주한 형제복지원은 ‘한국판 아우슈비츠’였다. 박정희 정권 때 설립된 전국 최대 부랑아 수용시설인 부산 북구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3000여명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학대·성폭행·살인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7년째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이 위원장 곁에는 언제나 아내가 있다. 전국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할 때도, 대법원 앞에서 비상상고 심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할 때도, 피해자 모임에서도 두 사람은 늘 ‘세트’다. 서울신문은 지난 22일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아직 형제복지원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씨를 만났다. 생존자 가족이자 활동가로서 이씨가 느낀 피해자의 고통과 남은 과제에 대해 물었다. ●결혼하고 나서 툭툭 피해 사실 털어놔 -남편이 형제복지원 피해자라는 사실은 언제 처음 알았는지. “결혼하고 같이 살면서 툭툭 던지듯이 형제복지원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하더라. 밥을 먹다가도 ‘내가 있었던 형제복지원에선 김치에 고춧가루가 너무 없어서 세면서 먹었다’고 하고, TV 군대 예능에서 흙벽돌이 나왔는데 ‘저 사람은 1~2장 들기도 힘들어하는 걸 10장씩 지게에 지고 날랐다’고 하고. 그때는 내가 잘 알지 못하니까 ‘당신 힘들었겠다. 고생 많았네’ 이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그러다 실상을 알게 된 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신이 저런 데 있었던 거냐’고 막 눈물이 났다. 그때 심경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서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2013~2014년쯤 남편이 ‘진상규명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서명을 받고 다닐 건데 같이 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가족이기 때문에 형제복지원 피해를 더 잘 알았고, 그 트라우마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33년이 흘렀지만 형제복지원에서 보낸 3년은 지금까지도 피해자의 삶을 옥죈다. 매일 구타를 당했고, 또래 아이가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성폭행 피해를 입을 뻔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배고픈 아이들은 지네와 뱀, 흙덩어리를 주워 먹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이 위원장은 옛 기억을 떠올리면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했다. 이씨 역시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앞두고도 부부는 비상약을 먹었다. 이씨는 “나도 남편도 트라우마 때문에 언제 쓰러질지 몰라서 항상 붙어 다닌다. 서로 챙겨 줘야 한다”고 했다. -활동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촛불정국 때 태극기부대가 우리에게 인분을 뿌린 일이다. 당시 남편과 가방에 서명서만 잔뜩 챙겨서 무작정 광화문에 갔는데 생각보다 시민들 반응이 좋았다. 반면에 일부 태극기부대에선 엄청 욕하고 삿대질은 기본에 인분까지 가져와서 뿌리더라. 남편은 ‘무시하자’고 하는데 상처가 컸다. 추위는 견딜 수 있었지만 그 모멸감은….” -피해자들의 노력으로 지난 5월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최근 대법원에서 비상상고심도 열렸다. “처음에 활동을 시작할 때는 막연한 희망만 있었다. 하나하나 반응이 올 때마다 놀란다. 비상상고심도 한참 소식이 없어 대법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데 어느 날 직원이 와서 피켓을 찍어 가면서 ‘좋은 일 있을 거예요’ 그러더라. 그리고 얼마 안 돼 공판기일이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이 그만큼 열심히 해서 진전이 된 거니까 고맙다.” -비상상고심에서 특수감금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위원장) 부랑인 강제수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내무부훈령 410호 자체가 위헌이었다는 점을 이번에 대법원에서 밝혀 준다면 그걸 근거로 국가 상대 소송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소송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증거를 하나하나 찾아서 위법이 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부부 -이 위원장 인터뷰나 페이스북 글에서 ‘아내가 모든 활동을 함께 한다’고 강조하던데. “이 사람은 항상 그런다. 대법원 방청 때도 그렇고 형제복지원 피해자 자격으로 정치인이나 변호사를 만날 때 ‘나도 가도 되나’ 싶어 머뭇거리면 늘 ‘너도 가야지. 피해자 가족도 같이 들어가서 얘기 들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이 위원장) 우리 단체 이름이 피해자협의회인데 ‘피해자’라는 단어 속에는 피해 생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 사망자 유가족, 실종자도 다 포함된다.”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도 많을 것 같다. “저번에 부산역 앞에서 서명을 받는데 노숙인들이 와서 ‘나도 여기 있었다’고 막 그러더라. 남편이 가서 보니까 얼굴들이 다 낯이 익었다고 한다. 한 분은 남편 전화번호를 받아 가기도 했다. 과거사법이 통과된 것도 모르고 계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궁금하다고 하더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남편한테 ‘우리는 그분들에 비하면 호텔에 사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으니까 빨리 보상받고 남은 생이라 도 편하게 살면 좋겠다.” -가정을 꾸린 생존자들이 드물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분들이 대다수다. 경제적 어려움과 트라우마 때문에 가정을 꾸리기 힘들다고 하더라. 남편과 나도 모아둔 것 없이 신혼살림을 시작해서 단칸방과 반지하를 전전하며 힘들게 살았다. 결혼 전에 남편도 처음에는 나를 많이 밀쳐냈다. 당신 옆에 있어 준다는데,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래도 그때는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피해자들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 -어떤 점이 끌렸는지.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모습(웃음). 그 시절엔 ‘폰팅’이라는 게 있어서 전화로만 연락을 하다가 처음 만난 날 흰 티에 청바지 입고 안경 딱 쓰고 평범한 가르마를 해서 나왔는데 느낌이 좋더라. 나도 가정사가 좋지 않아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았는데 남편을 만나고 남편한테 기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바라는 건. “많은 이들은 ‘과거사법이 통과됐으니까 끝난 거 아니냐’고, ‘30년 전 얘긴데 아직도 해결 안 됐냐’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삶은 똑같다.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형제복지원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국가가 책임을 져서 남편이 아픔을 덜어내고 평범한 가족처럼 살고 싶다.” “(이 위원장)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잘못된 테두리를 만든 건 국가지만 우리한테 직접적으로 다가온 가해자는 부산시니까 부산시를 상대로 먼저 싸우고 싶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단독] 성인지예산 1위 3600% 올린 국방부

    [단독] 성인지예산 1위 3600% 올린 국방부

    성인지예산 기여도 1위 국방부 권인숙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반영해야 할 책무있어”내년 정부부처의 성인지예산은 증가했을까. 증가했다면 가장 증가한 부처는 어디었을까.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설치된 8개 부처의 최근 3년간 성인지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성인지예산 성평등 기여도 1위는 국방부였다. 특히 국방부의 경우 성평등 목표달성에 ‘직접’ 기여하는 사업의 규모가 전년대비 3600%(547억)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부처 3년간 성인지예산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3개 부처의 2021회계연도 직접목적사업으로 제출된 성인지예산액이 감소했고, 법무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등 4개 부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재정법 제26조(성인지예산서의 작성)에 근거해 모든 중앙부처는 ▲부처 성평등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직접목적사업)과, ▲성별영향평가 결과 개선이 필요한 사업이나 성별 수혜격차를 줄여야 하는 사업 등 부처의 성평등 목표 달성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간접목적사업)을 구분하여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고 있다. 특히 살펴봐야할 점은 성평등 목표 실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직접목적사업’ 예산이다. 성희롱,성폭력 대응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양성평등담당관실을 설치한 8개 부처에서 직접목적사업비가 줄었다는 것은 양평담당관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직접목적사업비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성인지 예산을 제대로 배치했다는 뜻이다. 직접목적사업 예산 증감을 통해 부처의 성평등 실현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2021회계연도 직접목적사업비를 살펴보면 8개 부처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올해 대비 내년 3700억원(5.1%)이 줄었다. 올해 성인지예산의 직접목적사업비로 편성되었던 보육서비스지원사업 중 교사근무환경개선비(2400억원)가 제외된 것이 주된 감소 이유다. 교육부는 내년에 행복기숙사 기금 융자사업(이 이 전년대비 55억원 감액되어 전년대비 189억(14.6%)이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접목적사업 중양성평등 문화 조성사업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5억 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접목적사업 2개 전체 예산액은 올해 6억8300만원, 내년 6억 4600만원으로 3700만원 차이였다. 이는 성평등콘텐츠센터 운영비가 변경된 것으로 실제 기본경비는 차이가 없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반대로 직접목적사업의 성인지예산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국방부다. 군어린이집 운영(488억),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24.6억), 여군 근무여건개선(26.7억)사업이 새롭게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무려 547억원(3600%)이 증가했다. 법무부도 새로 발굴된 직접목적사업은 없지만 2020년에 제출된 8건의 예산사업 모두가 증액되어 전년대비 약 73억원이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노사발전재단에 일생활균형확산지원(교육사업 2000만원) 1개의 직접목적사업이 늘었고, 기존 9개 예산사업이 전반적으로 증액되어 약 514억원이 증가했다. 경찰청은 ▲사회적약자 범죄전담팀(여청수사팀) 역량강화(1.3억)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 구축(4.2억) 등 2개 사업이 추가되었고, 기존 10개 사업예산이 증액되어 전년대비 약 32.3억원이 증가했다. 권인숙 의원은 “8개 부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2019년 5월 7일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신설된 만큼 이와 관련된 예산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반영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양평담당관실이 현재 각 부서에서 제출하는 성인지예산서를 취합하는 수준을 넘어 성평등 실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예산사업 발굴하고, 간접목적 사업의 경우 성별 수혜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여기는 인도] “아빠를 죽였어요”…16세 소녀, 엄마 폭행하던 父 살해

    [여기는 인도] “아빠를 죽였어요”…16세 소녀, 엄마 폭행하던 父 살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보다 못한 10대 딸이 결국 아버지를 살해한 인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에 사는 16세 소녀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저녁 6시 30분경, 아버지가 어머니와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소녀의 부모는 큰 아들의 결혼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다툼이 시작됐고, 이는 어김없이 아버지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일방적인 학대에 분노한 소녀는 결국 빨래할 때 쓰는 몽둥이를 이용해 아버지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출혈이 시작됐지만 소녀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후 소녀는 직접 경찰에 신고해 범죄를 자백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녀는 도주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소녀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상태의 실직자였으며, 가족의 생계는 석공으로 일하는 장남이 책임지고 있었다. 어머니 등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폭행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었다. 소녀는 아버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폭행에 오랫동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을 접수한 뒤 소녀를 청소년 보호소로 보냈다. 해당 보호소는 유죄 판결을 받은 18세 미만의 보호와 사회 재활 등을 담당하는 곳이며, 이곳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2014년 당시 14세였던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대북 견해차 보인 트럼프·바이든..“정부 대응 중요”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대북 견해차 보인 트럼프·바이든..“정부 대응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마지막 TV 토론은 대북 정책을 두고 극명한 온도차이를 드러냈다.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 향방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마지막 대선 TV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친분을 강조하면서 핵전쟁 우려도 있었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대북 정책을 자화자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회자가 최근에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배신이라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친분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북한과 전쟁상태에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서울이 북한으로부터 몇십 킬로미터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수백만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서울 인구를 3200만명으로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년 도쿄 올림픽 전후로 대북 협상 주체가 모일 수 있다며 협상 재개 의지를 시사한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기존의 대북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반면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 ‘폭력배’라고 지칭하면서 “북한은 문제 행동을 계속 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정당화해왔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비핵화에 중점을 두고 제재를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방어했다.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엔 바이든 후보는 “유럽을 침공하기 전에 우리는 히틀러와 좋은 관계였다”고 반박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사회자가 ‘어떤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한반도는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핵 능력을 축소한다는데 합의한다는 조건에서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실무회담에서 비핵화의 진전을 보장해야지만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직접 만남을 선호한 것과는 달리 신중한 바이든 후보는 정상 간 ‘탑다운’보다는 실무 단계의 ‘바텀업’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양 후보가 대북 정책에 대해 극명한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클린턴 행정부의 ‘관여’를 두고 검토가 이어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이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핵심 국정 과제로 이끌어 온 정부의 역할에 따라 대북 관여 정책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할 수 있다는 지적에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임신은 둘이 했는데…왜 책임은 여자만 지나요

    임신은 둘이 했는데…왜 책임은 여자만 지나요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형법상 낙태죄의 개정 시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임신중절(낙태) 허용 주수를 놓고 씨름하며 ‘불법’ 낙인은 거두지 않는 사이 여성들은 여전히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적 지탄을 두려워하며 가슴에 묻었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공개한다. 직업도, 나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낙태는 죄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선택이자 책임이었다고.“너는 낙태 처음이야? 내 전여친들이 몇 번 했는데, 별거 아니래.” 10년 전, 최수진(가명·35)씨가 임신테스트기에서 빨간 두줄을 확인했을 때 상대방은 이렇게 말했다. 오랜 친구였던 남성과의 ‘썸’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최씨는 “처음부터 상대방은 콘돔을 거부하는 등 피임에도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예상치 못한 임신 자체도 두려웠지만, 그보다 임신중절 여성을 바라보는 주위의 남성중심적인 인식이 더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남자, 가족, 병원…누구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상대방은 책임을 회피하며 오히려 최씨에게 수술이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최씨는 “임신 이후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내게 ‘낙태 경험이 늦은 편’이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며 “깊게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너무 큰 상처였다”고 돌아봤다. 그런데도 병원에선 수술을 원하면 상대방을 데려오라고 했다. 진료 과정에서는 ‘왜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수치심과 모멸감이 들었다.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당연히 부모님에겐 말할 수 없었다. 최씨가 임신하기 몇 달 전, 공교롭게 친오빠의 여자친구가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 최씨는 그때 엄마가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최씨는 “둘이 같이 한 건데 엄마가 오빠에겐 ‘남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고, 여자 쪽이 ‘몸 관리를 못했다’고 탓하더라”면서 “같은 자식인데도 아들한테는 ‘실수’라고 하고, 딸인 나에게는 ‘네 잘못’이라고 할 것 같아 무서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갑에 넣어뒀던 ‘수술 후 주의사항 안내문’을 우연히 엄마에게 들키자 끝까지 친구 거라고 잡아뗐다. 대충 눈치는 챘을 것 같지만, 도저히 스스로 말할 용기가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불법’의 경험은 신체 변화로 제일 먼저 나타났다. 최씨는 수술 당시 직장에 딱 하루 휴가를 썼다. 수술이 여성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출산과 비슷한 수준인데도 산후조리는 꿈도 못 꿨다. 수술이 끝난 뒤, 갈 곳이 없어 상대방과 함께 모텔을 찾았을 때 그는 하혈하는 최씨에게 또 성관계를 요구했다. 다음날엔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해야 했다. 수술 이후 제대로 된 처치나 진료를 받지 못하자 두달 만에 몸무게가 10㎏이 빠졌다. 수술 아픔 남았지만 “여성폭력 반대” 인권운동 앞장 아직도 수술 경험은 트라우마다. 그는 “수술대에 누워있는데 너무 울어서 형광등 불빛이 계속 뿌옇게 보였던 장면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임신에 대한 책임은 남녀 둘다 져야 하는데 왜 여자만 모든 죄책감과 처벌을 짊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술 날짜는 매년 ‘잊지 않기’라는 글과 함께 달력에 적어놓는다. 혼자만 아는 일이지만, 잠시나마 뱃속에 있었던 아기를 잊지 말자는 생각에서다. 그는 현재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며 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다. 단체에서 여성폭력 등을 배우면서 임신중절이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란 걸 서서히 깨달았다. 그는 “낙태죄는 여성의 몸을 국가가 법으로 통치하겠다는 뜻”이라며 “임신의 모든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만 지우는 부당한 구조와 잘못된 시선이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연락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낙태죄 개정을 앞두고 임신중절을 직접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법적 처벌과 윤리적인 비난 사이에서 남몰래 꽁꽁 숨겨둔 이야기를 clean@seoul.co.kr 으로 들려주세요.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한 여성의 선택은 죄가 아니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끝까지 전하겠습니다.
  • 사회서비스원, 긴급돌봄지원·이동지원서비스 등 제공…고령사회 돌봄사각지대 해소 기여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인구의 15.7%를 차지하고, 2025년에는 고령인구가 20.3%에 이르러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0년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2.8%에 달하고 향후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절반인 49.6%가 고령자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돌봄을 개인과 가정만의 부담이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국민 삶의 질을 보호하는 정책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돌봄서비스 제도가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9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에 의하면 2019년 12월 말 기준 의료보장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은 800만 명이고 이들 중 111만 명이 장기요양보험을 신청, 77만 명이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을 받아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서비스를 수행할 공공시설이 부족해 민간시설들이 공공의 역할을 대신하는 등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지자체로부터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을 위탁 받아 서비스를 직접 제공해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원이 출범했다. 사회서비스원이 제공하는 주요 돌봄서비스 사업이 종합재가센터 운영이다. 종합재가센터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등의 장기요양서비스 ▲돌봄SOS센터와 연계한 긴급돌봄지원 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청소년 발달장애학생 방과후활동 서비스 등 다양한 이용자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사회서비스원은 긴급돌봄지원서비스를 시행해 돌봄 영역을 확대하고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부천종합재가센터는 고모 어르신을 인계 받아 대상자 보호와 일상생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어르신이 아들의 잦은 폭력으로 주위 신고를 받고 경기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 개입하게 된 상황이였다. 부천종합재가센터는 어르신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돕고 어르신이 질환 악화로 시설에 입소할 때까지 정기적 방문요양 서비스와 상용직 요양보호사를 제공했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남양주종합재가센터는 장기요양 수급자가 병원진료 등으로 외출시 차량연계 동행지원 등 이동지원서비스도 지원했다. 1~4등급 재가급여 이용가능자가 월 왕복 2회 또는 편도 4회 차량을 이용한 외출 시 동행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서울 5곳(강서구, 노원구, 마포구, 성동구, 은평구) ▲경기 2곳(남양주시, 부천시) ▲대구 2곳(남구, 북구) ▲경남 2곳(김해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등 11개 지역에서 시범사업 중이다. 고령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고령자가 고령자를 간병하는 ‘노(老)-노(老)’케어의 보편화가 거론된다. 노노케어의 경우 보호자나 간병자가 돌봄대상자를 원활하게 돌볼 수 없는 체력이 부족하고, 보호자 본인도 신체적·정신적으로 병을 얻게 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동지원서비스는 ‘노노케어’의 이러한 취약점 중 병원 및 외출의 어려움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일례로 보호자인 딸과 거주하는 88세 여성 이모 어르신은 장기요양 1등급으로 다른 사람의 돌봄이 전적으로 필요한 완전 와상 상태이다. 어르신은 비위관과 위루관을 삽입 중이며 호흡곤란의 위험성이 있을 뿐 아니라 신장 투석을 위해 주 3회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이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남양주종합재가센터는 이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동지원서비스 가능 횟수 이외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해 대상자가 안전하게 병원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요양보호사 혼자 어르신의 승하차 등 이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1~2명을 배치해서 대상자의 낙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했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측은 “이동지원서비스는 장기요양수급자의 외출 시 동행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고 가정 내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하게 됐다”며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는 앞으로도 방문요양, 노인돌봄, 긴급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등을 이용자 특성에 맞게 맞춤·통합으로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기관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원은 2019년 대구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 경기, 경남, 충남, 광주 등의 광역자치단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22년까지 17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2명꼴 폭력 경험...가해자 절반 원아 부모·친척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3명은 폭언, 폭행 등 폭력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으며, 가해자는 절반 이상이 원아의 부모나 친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이에듀와 공동으로 실시한 ‘어린이집 교사의 폭언, 폭행 등 폭력피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540명 가운데 749명(29.5%)이 직간접적인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17.9%는 어린이집 근무 도중 직접 폭언이나 폭행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고, 11.6%는 이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폭력 유형별로는 ‘협박·욕설’이 47.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고성’이 36.3%, ‘성적 수치심 유발’ 2.7%, ‘폭행’ 1.6% 등이었다. 가해자는 ‘원아의 부모’가 42.9%로 가장 많았고, ‘원아의 조부모’ 7.6%, ‘원아의 친척’ 0.8% 등이 뒤를 이었다. 원아와 관련된 사람들이 절반 이상(51.3%)으로 ‘원장’(34.7%)보다도 20% 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폭력을 행사한 상대방이 주장하는 폭력의 원인으로는 ‘아이가 다쳤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7.8%,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이유가 13.2%, ‘서비스 품질 문제’ 8.8%, ‘교사의 차별대우’ 5.5% 순으로 집계되었다. 또 폭력의 수단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 방문’했다는 응답이 58.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화’ 14.2%, ‘문자’ 4.3%, ‘SNS’4.0% 순이었다. 폭력 피해자의 17.5%는 직장 내 낙인 등의 2차 피해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피해의 정도를 묻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의 59.8%는 피해자가 ‘경미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으며, 11.3%는 전문가 상담, 약물 복용 등이 필요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응답했다. 경미한 또는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은 경우는 전체의 1.3%로 집계됐다. 폭력 피해를 겪더라도 “달리 조치할 방법이 없어 참고 넘겼다”고 답한 비율이 66.6%나 됐다. 16.2%는 “원장, 동료교사, 지인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휴직, 퇴직 또는 이직”한 경우도 13.1%나 됐다.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기관에 민원”을 신청한 경우는 1.2%,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0.5%에 그쳤다.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들 가운데 77.3%는 사과나 합의 없이 지나갔고, 폭력 가해자나 그 가족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원만하게 합의한 경우는 8.3%에 불과했다. 심지어 사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폭력 행사”한 경우가 4.7%였다. 응답자의 39.5%는 보육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부족”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인 의원은 “폭력 피해를 경험한 보육교사 대다수는 공적인 영역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무고한 보육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보육교사 인권 사각지대’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 의원과 ㈜마이에듀가 공동기획해 여론조사 전문업체 ㈜티브릿지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20일 전국 어린이집 교사 254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자동응답(ARS)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2%였으며 표본추출은 대상자 DB에 의해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 포인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자도 군대 가야 된다고요? 대한민국氏, 준비는 되셨나요

    여자도 군대 가야 된다고요? 대한민국氏, 준비는 되셨나요

    ‘여성 징병제 찬성 52.8%.’ 지난 16일 한 방송사의 설문조사 결과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 징병제 도입에 찬성했다. 지난 1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여성도 국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성 징병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여성 징병제는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갈수록 주목을 받는 이슈다.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인터넷 공간에서는 ‘적극 동감’의 견해와 ‘과반수 동의가 말이 되느냐’, ‘현실성이 떨어진다’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의 근거는 무엇인지, 20~30대 여성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소모적 性대결에 문제의 본질 묻힌다” 많은 여성은 여성 징병제가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주제로 여겨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마치 차별을 겪는 남성의 불리함을 없애고 성 평등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처럼 여성 징병제가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희영(33)씨는 “병사 수로 겨루는 시대는 지나갔으니 징병제 대신 모병제 도입이 옳은 방향 아니겠냐”면서 “성 대결로 ‘남자도 하니까 여자도’라는 식의 접근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여성이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는 회피한다’는 의견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혜(28)씨는 “남성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대가도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직장에서 많은 여성이 밀려난다. 그런 위기감에 눌려 개인적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곳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입사 이후 군 복무 기간이 근무 경력으로 인정돼 연봉 혜택을 받는 것도 그중 하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군대 조직 적폐 요인부터 해소해야” “필요하면 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체력이 문제라면 행정·간호 등의 인력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짚어야 할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지은(29)씨는 “여성 징병제가 성 평등을 위한 것이란 말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인구가 감소해 군 인력이 줄어 안보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기꺼이 그 의무를 지겠다는 뜻”이라면서 “폐쇄적인 군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나 위계질서로 인한 폭력 등의 문제에 신속하고 철저히 대처할 환경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민(31)씨도 “남성들이 군에 반감을 갖는 큰 이유가 폐쇄적 시스템과 강압적 조직 문화다. 여성 징병제를 본격 논의하기 전에 군대 조직의 적폐 요인부터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임신·출산·면제 대상 등 현실성 고민 필요 단순히 찬반을 따질 것이 아니라 ‘현실성’을 고민할 때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씨는 “수용 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 문제부터 생리·임신·출산 등을 군에서 어떻게 다룰지, 징병 범위나 면제 대상은 어떻게 적용할지 등 다양한 사안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런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남녀의 성 대결로 부각되는 데만 그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인육 맛있다던데” 주시애틀 부영사 ‘망언’ 논란…“징계 경미”

    “인육 맛있다던데” 주시애틀 부영사 ‘망언’ 논란…“징계 경미”

    미국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의 한 부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는데도 외교부가 경미한 징계만 내렸다는 지적이 20일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제보자로부터 받은 제보 등을 종합하면 주시애틀총영사관 A 부영사는 지난 2019년 부임한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언어폭력을 가했다. “직원들에게 ‘××새끼야’ 등 폭언” 제보에 따르면 A 부영사는 직원들에게 “××새끼야”라고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했다. 또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라고 상대의 재산 수준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엽기적인 수준의 발언이나 고위 공무원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내용의 언급도 있는 것으로 제보됐다. A 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폭언 외 예산유용 등 16건 비위 신고했지만 경고만 피해 직원들은 2019년 10월 A 부영사를 신고했다.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 외에도 사문서 위조, 물품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A 부영사에 대해 16건의 비위행위를 신고했다. 그러나 감찰에 나선 외교부 감사관실 소속 감찰담당관실은 주시애틀영사관 소속 영사 및 직원들로부터 직접 참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서면으로만 문답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담당관실은 2019년 11월 24~29일 감찰을 벌인 후 2020년 1월 이메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6일 특정 직원에 대한 두 차례의 폭언 및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한 건 등 총 3건만을 확인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교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이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 의원실은 A 부영사가 이 세 차례의 언행 비위로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A 부영사는 현재까지 해당 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규 의원 “해당 부영사, 감사관실 근무…솜방망이 징계” 이 의원실에 따르면 제보자들은 A 부영사가 시애틀에 부임하기 전까지 외교부 감사관실에 근무했기 때문에 외교부가 감사관실의 명예 실추를 막기 위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로부터 직접 진술을 듣지 않은 것은 A 부영사에게 불리한 진술이 있을 것을 우려한 사전 차단 조치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실은 서면 문답이나 이메일 설문조사 과정에서 A 부영사의 폭언과 부적절한 언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답이 다수 있었다는 사실을 감찰담당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이를 소극적으로 판단해 A 부영사를 ‘솜방망이 징계’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제보자들에 따르면 감찰이 끝나고 A 부영사의 상관이 피해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를 벌인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전(全) 재외공관 소속 행정직원에 대한 부당 대우 점검 등 엄정한 재외공무원 복무 관리’를 지시했다”며 “외교부 내 공무기강 해이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제 예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교부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자료 제출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의원실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감찰 서류 제출 또는 열람을 요청했지만 이를 모두 거부당했다”며 “감찰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합리적 의심을 소명하지 못했고, 결국 축소·은폐 의혹을 증폭했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핵심은] 폭행·성추행에 탈세까지…문제적 유튜버들

    [핵심은] 폭행·성추행에 탈세까지…문제적 유튜버들

    히어로가 고꾸라지는 건 순간입니다.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 교육대장으로 나와 주목받은 이근 해군 예비역 대위.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빚투’(채무불이행 폭로)에 이어 과거 저지른 성범죄와 폭행 사건까지 불거졌습니다. 강인한 군인의 표본이었던 그는 공공의 적이 됐죠. 영국인의 시각으로 한국문화를 조명하는 ‘영국남자’는 4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모아 한국에서 큰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 주엔 유튜브를 대상으로 점차 엄격해지는 여러 잣대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유튜버에게 엄격해지는 도덕적 잣대 “유명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닫고 있다” 이근 전 대위가 자신의 성범죄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 말입니다. 그는 2018년 클럽에서 여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과거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렸다가 이를 갚지 않은 사실도 당사자의 폭로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3일에는 한 유튜버가 이 전 대위에게 폭행 전과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위는 출연자들이 훈련 도중 규범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 종종 “인성 문제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엄격하고 절제된 모습과 교포 특유의 어눌한 말투가 맞물려 독특한 ‘밈’(인터넷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복제되는 유행어)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과 실제 삶에는 간극이 있었습니다. 이 전 대위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의 사생활까지 잇달아 논란이 되자 가짜사나이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결국 콘텐츠를 만든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는 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가짜사나이만 사생활 논란의 문턱에 걸린 게 아닙니다. 쇼핑몰 대표이자 유튜버인 하늘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고 피해자가 직접 폭로해 사과 영상을 올렸습니다.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는 다수의 여성들에게 성병을 옮긴 사실이 알려져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이용자들을 기만해도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유튜버 아임뚜렛은 자신이 투레트증후군(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틱 장애)을 앓고 있다고 했지만, 거짓으로 밝혀져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최근 ‘뒷광고’ 사태도 같은 맥락입니다. 광고라는 것을 숨기고 콘텐츠를 만든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을 비롯해 카걸과 보겸, 문복희 등 유명 유튜버들은 모두 활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핵심 ② 매달 수천만원씩 벌어도 세금은 0원 세금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유튜버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이 운영하는 채널 ‘영국남자’와 ‘졸리’는 구독자가 각각 400만명과 215만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합니다. 콘텐츠 타깃은 한국인이며 주제도 주로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유튜브 수익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습니다. 방송이나 광고에 출연해 돈을 벌 때만 소득세를 냅니다. 운영자들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고 법인도 영국에 둔 까닭입니다. 현행법상 납세의 의무는 국내 거주자에 한해 있습니다. 외국 법인의 경우 국내 원천 소득이 있을 때만 해당합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이 설립한 회사 켄달앤드캐럿의 순자산은 2018년 16만 1236파운드(약 2억 4000만원)에서 2019년 60만 6331파운드(약 9억 1000만원)로 4배가량 급증했습니다. 사실상 국내 구독자가 급증해 유튜브 수익이 늘었고, 이를 기반으로 방송과 광고 출연 등 부차적인 수익도 늘어 이만큼 자산이 증가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유튜브 수익은 영국에만 귀속돼 이 회사가 지난해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는 16만 2683파운드(약 2억 4천만원)에 이릅니다. 유튜버들의 탈세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죠. 유튜버는 수입을 직접 산정해 신고합니다. 소득을 정확히 신고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난 5월 기준 구독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국내 유튜버는 4300명에 달하지만, 실제 수입을 신고한 이들은 330명에 불과합니다.■ 핵심 ③ 규제 사각지대에서 선 넘는 유튜버들 유튜브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 달간 유튜브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20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개인이 일상을 소소하게 공개하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전문 스튜디오가 움직이고 기업화되는 추세입니다. 레거시 미디어 못지않게 콘텐츠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특히 한국인의 유튜브 이용률은 매우 높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조사한 ‘2020 디지털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이 뉴스(45%)나 특정 정보(72%)를 습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매체가 유튜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거대한 영향력에 비해 제약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간 유튜브는 방송으로 규정되지 않았던 데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였죠.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입니다. 방송에만 부여됐던 책무가 유튜브에도 적용돼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는 유튜브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심의하고, 크리에이터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자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틈을 이용해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가 넘쳐났고 출연자들은 일탈과 아동학대, 탈세를 일삼았습니다. 하나씩 기준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이젠 유튜브에서도 아동이 3시간 이상 연속으로 출연해선 안 되고, 경제적 대가가 오가는 경우 광고라는 점을 분명히 표시해야 합니다. 이번 주 내내 들끓었던 출연자 논란과 탈세 문제도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극단적 선택 암시’ 박진성 시인 서울 용산서 소재 확인

    ‘극단적 선택 암시’ 박진성 시인 서울 용산서 소재 확인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던 시인 박진성(42)씨가 서울에 용산구에서 소재가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쯤 용산구 한강로지구대를 직접 방문했다. 경찰은 박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신고를 받고 그를 찾고 있었다. 박씨는 14일 오후 11시 40분쯤 페이스북에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글을 본 이들이 박씨 거주지를 관할하는 대전지방경찰청에 13건의 신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대전에서 출발했다가 서울 종로구에서 다시 휴대전화를 켠 것을 확인하고 이 일대를 수색해왔다. 박씨는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도 신변을 비관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가 병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박씨는 2016년 10월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억울하다’는 이근 대위…판결문엔 “피해자 진술 일관되고 구체적”

    ‘억울하다’는 이근 대위…판결문엔 “피해자 진술 일관되고 구체적”

    유튜브 ‘가짜사나이’ 출연자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튜버 이근(36) 예비역 대위가 최근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처벌을 받은 적은 있지만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심에서 성추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 대위는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으나 대법원에서도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3일 이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이근대위 ROLSEAL’ 커뮤니티에 성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을 언급하며 “폐쇄회로(CC)TV 3대가 있었고 내가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음에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증거로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양심에 비춰 더없이 억울한 심정이며 인정할 수 없고 아쉽고 끔찍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대위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2017년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 2층 물품보관소 앞 복도에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 등을 고려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피해자는 ‘우연히 마주친 피고인(이 대위)이 오른쪽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이에 곧장 피고인의 손을 낚아챈 다음 ‘뭐 하는 짓이냐’고 따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진술이 허위라고 볼 객관적인 사정을 찾을 수 없다”면서 “진술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해당 사실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적시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정황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판시했다.이 대위는 자신이 추행하지 않은 증거가 CCTV에 담겨있으며, 판결문에 나온 증인 1인은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주장은) 다른 증거들과도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이 대위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위는 “범행을 한 바 없고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 유죄가 인정된다 해도 벌금 200만원을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이 결코 가볍지 않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은 불리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마찬가지로 상소를 기각했고,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달님 영창’ 김소연 “당협위원장 자진사퇴… 콕 찍어 교체 압박”

    ‘달님 영창’ 김소연 “당협위원장 자진사퇴… 콕 찍어 교체 압박”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당협위원장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첫 당무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8일 김병민 비대위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추석 연휴에 내건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을 당무감사 대상으로 언급하자 하루 만에 밝힌 결심이다. 김 위원장은 9일 페이스북에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합니다’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당내의 여러 인사들, 그리고 당 밖의 진중권 같은 자들과 심지어 박범계까지도 남의 당의 당무감사까지 관여하며 저를 콕 찍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그에 화답이라도 할 모양인 듯 비대위원이 직접 방송에 나가 ‘궁예’라도 된 양 저의 활동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해보겠다고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무감사에 관련된 당협평가 서류들을 작성하다 보니 SNS 관련된 여러 가지 견해를 묻거나 과거 활동, 현재 활동, 또 막말 등에 대한 얘기를 쓰는 란들이 많았다”면서 “SNS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그건 해당 정치인만 문제가 아니라 그 정치인 소속된 당에 대한 국민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은 특히 김 위원장의 현수막 논란에 대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현수막에 대한 공통된 문구가 (중앙당에서) 내려왔다. 그 내용의 현수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른 의미의 현수막의 문구들이 들어갔다면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의도와 의미들이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는지를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파악할 거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을 겨냥해 “방송에 나가서 대외적으로 저격하듯 발언하는 것을 보니 바른미래당 시절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내 분열과 당내 분쟁을 시시콜콜 방송에 보고하며 출연료를 벌어간 것이 생각이 난다”며 “(국민의힘이) 바른미래당과 민생당의 길을 따라가려는 것인지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른바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은 국민의힘 공통 당협 현수막과는 별개로 제 자비를 들여서 직접 게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직 사퇴를 결심한 이유로 몇 가지 이유를 더 들었다. 그는 “부정선거 총선무효 규탄 차량 퍼레이드가 우리 대전에서도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 극좌세력들처럼 드러눕고 소리지르고 구호 외치는 일도 하지 않는다”며 “여기에 우리 제1야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유권자의 표를 되찾고 확인하겠다는 국민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부정선거 문제제기만 해도 ‘극우’라 낙인을 찍고 음모론자로 몰고 가는 게 제1야당이 할 일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새로운 정강정책 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정강정책 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부분 등 동의하지 못할 내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으려고 한다”면서 “저의 총선 공약 1번은 ‘탈원전 정책 폐기’였고, 2번은 ‘여가부 폐지’였으며, 3번은 시벌조직들에 관한 부분이었다. 저는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던 것이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공허한 공약을 내세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한 후에도 지역구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거 기간 중 보수진영이 이 지역에 공들이지 않아서 특별한 일을 한 게 없는 이상민 의원이 계속 당선이 되는 것이 안타까웠던 주민들께서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지역구를 꼭 지켜달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유성을 지역을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주의, 공산주의, 폭력과 위선에 명백히 저항할 것이며 저보다 아래 세대들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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