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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이 필요해” BTS의 고백에 응원·지지로 호응한 청년들

    “쉼이 필요해” BTS의 고백에 응원·지지로 호응한 청년들

    개인 행복 추구하는 용기·결단에 공감고민 솔직하게 털어놓는 태도에 위로“과정 중시하며 의미와 가치 찾아”정상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당분간 팀 차원의 음악 활동을 잠시 쉬고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싶다는 ‘깜짝 발표’에 2030 청년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세계적 명성을 한창 누릴 수 있는 시기인데도 이를 마다하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용기’와 ‘결단’이 요즘 청년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직장인 윤소현(34)씨는 16일 “‘직장인은 3년마다 고비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어린 시절부터 휴식이나 자기계발 시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을 BTS에게 더 쉼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자부심도 크겠지만 그로 인한 무게나 부담도 엄청난데 이를 소화할 시간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 안쓰럽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형나윤(26)씨도 “가수로서의 삶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삶이 너무 부족했을 것 같다”면서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너무나도 중요한데 BTS 멤버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세계적 가수가 자신의 고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 오히려 위로로 다가왔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영(31)씨는 “업적을 과시하기보단 ‘(일을 하며) 길을 잃었다’는 등 굉장히 솔직하게 고민과 아쉬움을 고백하는 게 멋있었다”면서 “일을 하며 수시로 드는 불안 등 감정도 주변에 공유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공감했다.BTS는 지난 14일 ‘찐 방탄회식’이라는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며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인 활동과 휴식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멤버 RM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성숙하게 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내야 하니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고백했다. 멤버 슈가 역시 “2013년부터 한 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작업한 적이 없다. 항상 쥐어짰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해마다 앨범을 내며 쉼 없이 달려온 BTS 행보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청년들이 적극 공감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인내를 하기 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만족에 더 주안점을 두겠다는 메시지가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준형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2030 세대가 BTS의 핵심 메시지인 ‘자기애’(love yourself)와 자율성 등에 크게 호응하면서 대중적인 가치로 자리잡은 걸로 보인다”며 “혹독한 연습량과 찍어내기식 공장형 케이팝 아이돌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성공의 사다리’를 끊임없이 올라타듯 성과 지향 태도였다면 MZ세대는 과정 중심으로 현재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더 중시한다”며 “순간의 즐거움과 만족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성과를 좇는 현명한 태도로서 주변에서도 이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法, 아들 때려 숨지게 한 ‘30대 계모’에 징역 17년…친부는 징역 4년

    法, 아들 때려 숨지게 한 ‘30대 계모’에 징역 17년…친부는 징역 4년

    세 살배기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계모에게 법원이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부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며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승정)는 16일 계모 이모(34)씨의 아동학대살해 혐의와 관련해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망당시 의붓아들의 몸상태나 상처 부위, 피해자와의 체격차이, 피해자의 사망원인을 종합해 고려하면 이씨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고 봤다. 반면 만취해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의 평소 주량이나, 밤 11시까지 보냈던 스마트폰 메시지의 문맥·문장 정확성 등을 종합하면 술을 마시긴 했으나 심신상실까지 이르진 않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육아의 어려움을 남편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그저 술과 화풀이로 해소했다”면서 “급기야 (아들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라해 범행 당시 피해자의 공포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심신상태, 계모인 점, 임신 중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된 친부 오모씨에 대해선 “양육을 (이씨에게) 전적으로 맡긴 채 방임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면서 “해당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은 부인하면서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종합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 자택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들의 복부를 여러 차례 때려 직장 파열 등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범행 후 피해 아동을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은 점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다.
  • 여성 직장동료에게 지속 문자 보낸 30대 집행유예

    여성 직장동료에게 지속 문자 보낸 30대 집행유예

    여성 직장동료에게 지속해서 문자 등을 보낸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 황형주 판사는 A(39)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 스토킹 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로부터 현재까지 용서를 받지 못했지만, 법원에서 접근금지명령을 받은 뒤에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고 있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18차례에 걸쳐 직장 동료 B씨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나 영상 등을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사회관계망(SNS)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기프티콘을 전달한 혐의도 받았다.
  • “직장 의사소통 어떻게?”…현대차 회장 고민에 오은영 “선 넘지 말고 좋게”

    “직장 의사소통 어떻게?”…현대차 회장 고민에 오은영 “선 넘지 말고 좋게”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16일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직원들을 만나 인간관계나 가정, 일에 관한 고민 등을 함께 나눴다.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는 오은영 박사 초청 토크 콘서트가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번 토크 콘서트에서 지난달 공개 모집한 1300여 건의 사연 중 374건을 선정해 대표질문 5개로 추려 소개했다. 사연이 채택된 374명을 포함해 현장에는 8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직원들은 인간관계와 소통, 직장 내 세대간 갈등, 성격유형, 일과 삶의 균형, 육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서로 고민을 나눴다. 정의선 회장도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직원들의 고민을 듣고 오은영 박사의 해법을 경청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 질문자로 참여해 세대 간 간극 해소 방법과 직장에서의 바람직한 소통 방식 등에 대해 질문했다. 오 박사는 정 회장에게 “반대 의견과 불편한 감정일수록 좋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이어 행사가 끝나기 전 직원들에게 “모든 구성원이 건강하게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긍정적 생각을 갖고 목표를 이루고, 또한 회사도 잘 되게 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각자 행복하고 가정과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계 단절과 일상 변화를 겪은 직원을 위로하고 직장과 가정에서의 고민을 해소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 항체양성률 95% “집단 면역 아냐”…국민 47% “격리의무 유지”

    항체양성률 95% “집단 면역 아냐”…국민 47% “격리의무 유지”

    전국민 항체양성률이 높아졌으나 방역당국은 집단면역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코로나19는 변이가 계속 발생하는 데다가 백신 접종이나 자연감염에 따라 형성된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소실되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를 유지할지를 발표하는 가운데 격리 의무 유지에 공감하는 국민이 46.8%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병국 백신효능평가팀장은 “특정 병원체에 대해 집단의 60~70%가 특이적 항체를 형성하면 집단 내 감염이 차단된다”면서도 “코로나19처럼 지속적으로 변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집단 구성원의 90% 이상이 항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월 국민 16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왔으나 이를 집단면역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김 팀장은 “최근 조사에서 나온 항체 양성자의 항체값 수치도 8에서 5000으로 다양했다”면서 “어느 정도의 항체역가가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를 나타내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의 46.8%(471명)은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격리를 해제해야 한다’는 응답도 36.4%(366명)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9%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격리 의무를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은 문항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격리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77.6%는 “전파 확산·재유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답했다. “직장과 학교 생활에서 개인의 자율격리 여건이 쉽지 않다”는 답은 9.7%였다. 반면 격리 의무를 해제해야 한다는 이들의 40%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보이지 않는 확진자가 다수”라는 이유를 들었다. 35.8%는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뒤에도 방역 상황이 안정세”라고 답했다. 이처럼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를 두고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격리 해제 기준과 격리 유지 여부를 발표한다. 감염병위기관리전문위원회는 태스크포스(TF)가 3차례 회의를 통해 마련한 격리 의무 전환 기준 등을 검토해 관계부처에 전달한 상태다.
  • [나우뉴스] 9000원 휘발유 900원에 판 美 주유소 직원 해고…고유가 속 황당 실수

    [나우뉴스] 9000원 휘발유 900원에 판 美 주유소 직원 해고…고유가 속 황당 실수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L)당 5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한 주유소 직원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해고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BS13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카운티 란초코르도바시 한 주유소 직원이 휘발유를 10분의 1 가격에 팔았다가 잘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란초코르도바시 주민 사이에 ‘고급 정보’가 나돌았다. 한 셀프 주유소가 휘발유를 90% 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해당 소식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번졌고, 고유가로 주유 한 번 하기 무서운데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던 주민은 일제히 차를 몰고 주유소로 달려갔다. 주유소에선 실제로 갤런당 6.99달러(약 9023원)인 프리미엄급 휘발유를 0.699달러(약 902원)에 팔고 있었다. 사장이 미치기라도 한 걸까? 주유소 매니저 존 슈체치나는 “실수였다”고 밝혔다.슈체치나는 “내가 휘발유 주유기에 가격을 잘못 설정했다. 3가지 종류 휘발유 중 프리미엄급 휘발유 주유기만 가격을 잘못 입력했다. 내 잘못이고 내 탓이다”라고 말했다. 슈체치나의 실수로 3시간 동안 주유소가 본 손해액은 2만 달러(약 2600만원)에 달했다. 결국 주유소 측은 슈체치나를 해고했다. 슈체치나는 “이건 악몽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이어 “회사가 본 손해에 대해선 어떻게든 책임을 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졸지에 빚더미에 오른 슈체치나를 위해 그의 여동생은 모금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여동생은 “동생은 직장까지 잃었다”면서 “이 엄청난 손실을 어떻게든 메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기부금은 손실액의 5분의 1 수준인 4500달러(약 580만원) 정도가 모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유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내 일반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은 5달러를 돌파했다. 하루 전 갤런당 4.986달러였던 것이 이날 5.004달러로 오르면서 5달러를 넘어섰다. 14일에는 갤런당 5.016로 전년 동기 대비 62.9%나 급등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김창룡 “직에 연연하지 않고 경찰 뜻과 의지 확실히 개진할 것”

    김창룡 “직에 연연하지 않고 경찰 뜻과 의지 확실히 개진할 것”

    내부 반발 여론 확산하자 서한문 올려 김창룡 경찰청장이 16일 직원들에게 서한문을 통해 “결코 직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행정안전부 장관 직속의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경찰 통제 방안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의 반발이 커지자 김 청장이 직접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에 글을 올려 “행안부에 설치된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찰 통제 방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동료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울분 또한 쌓여 감을 잘 안다”며 “경찰청장으로서 지난한 역사를 통해 경찰 동료·선배들이 지켜 온 경찰법의 정신과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주어진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도 했는데 이는 전날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 지휘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김 청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오자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자문위의 구체적 안이 발표되면 14만 경찰의 대표로 여러분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경찰청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겠다”면서 “정상적이고 합당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경찰의 뜻과 의지를 확실히 개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 경찰관 여러분은 청장을 믿고 국민 안전과 민생 보호라는 본연의 책무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내부망과 지역별 경찰관서 직장협의회 등에서는 자문위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지자 반대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 “바꿔치기 직접 증거 없어”…‘구미 3세 여아 사망’ 파기 환송 (종합)

    “바꿔치기 직접 증거 없어”…‘구미 3세 여아 사망’ 파기 환송 (종합)

    지난해 초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 여자아이의 친모에게 2심까지 내려진 징역 8년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로 원래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피고인이 사실은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피고인이 산부인과에서 아이 바꿔치기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미성년자 약취(납치)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대상은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미성년자 약취라는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양태)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모(23)씨가 낳은 여아를 자신이 출산한 여아와 몰래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았다.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2월 9일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도 있다. 여아는 그보다 6개월가량 전 김씨가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방치됐다가 숨졌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특정한 범행 시점인 2018년 3월 31일 오후 5시 32분쯤부터 4월 1일 오전 8시 17분쯤 사이에 아이 바꿔치기가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관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석씨가 자신의 딸이 아이를 낳을 무렵에 출산했을 것이라는 2심까지의 추정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목격자나 CCTV 등 직접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 아이 바꿔치기라는 혐의를 사실로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대법원은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납치 여아)의 외할머니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와 바꿔치기한 후 데리고 간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친권자(김씨)의 의사에 반하지 않고 피해자의 자유와 안전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약취행위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찰은 당초 여아의 사망 원인인 김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하던 중 석씨의 아기 바꿔치기와 시신은닉미수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 숨진 여아의 유전자 검사에서 원래 친모로 알려졌던 김씨가 사실은 언니였고,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석씨가 실제 친모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이 각각 시행한 검사 결과는 모두 석씨를 숨진 여아의 친모로 지목했다. 석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당시 아이를 낳지 않았고 아이들을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세 번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보면 숨진 아이와 피고인(석씨)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며 “아이의 혈액형 등 출생 전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하급심 재판부는 석씨가 출산 한 달 전에 직장을 그만뒀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 진술을 한 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 점, 온라인으로 했던 여성용품 구매가 임신 의심 기간에만 중단된 점 등 정황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석씨가 단순히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충분한 동기로 판단되지 않고, 퇴사한 경위나 당시 산부인과의 상황 등 간접 증거에 관한 의문이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 서지현 “한국정부는 미친X 취급하는데…美대사관 편지에 울컥”

    서지현 “한국정부는 미친X 취급하는데…美대사관 편지에 울컥”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전 검사가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격려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서 전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 대사관으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면서 주한미국 대사관의 헨리 해거드 참사관 편지를 공개했다. 해거드 참사관은 편지에서 서 전 검사가 ‘미투 운동’, ‘양성평등’, ‘여성과 청소년 인권보호와 권익’에 애를 써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디에 계시든, 하시는 일에 보람과 좋은 열매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정중하게 서 전 검사를 배웅했다. 서 전 검사는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정권을 막론하고) 미친X 취급을 받고, (검찰의 음해를 믿고)‘지 정치하려고 그런거라는데 우리가 왜 도와주냐’는 소리만 들었을 뿐”이라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수고 많았다’‘감사하다’는 문구를 보니 괜히 울컥해진다”고 토로했다. 서 전 검사는 또 “부모님 산소에 다녀왔다”며 “정말 죽을 힘을 다했는데, 왜 이렇게 세상은 안 바뀌는 거냐고 엄마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 한풀이나 원한으로 한 일이 아니었다”며 “후배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랐고, 검찰이 개혁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무엇이 변한 걸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서 전 검사는 “사실 제가 겪은 일은 그다지 특이하거나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며 “직장 내 성폭력, 그 이후의 괴롭힘과 음해, 2차 가해, 너무나 흔하고 전형적인 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은 범죄라고, 성폭력을 덮기 위한 보복인사는 범죄이고 불법 행위라고, 피해자를 괴롭히기 위한 헛소리들은 명예훼손이라고 법정에서 선언 받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성폭력과 그 이후의 (죽기전에는 벗어날수없는) N차 가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안과 선례를 남겨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서 전 검사는 “그런데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의 당연한 선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피해자를 외면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감싸고 비호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세상은 언제쯤 변하는 것일까요 과연 변하기는 하는 것일까요”라고 되물으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서 검사(사법연수원 33기)는 2018년 1월 29일 검찰 내부통신망 게시판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며 검찰 내부 성추문을 과감하게 공론화했다. 이어 다음날인 1월 2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최고위직 인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TF에 파견돼 활동하던 서 전 검사는 지난달 16일 성남지청으로 인사이동을 통보받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지난 2일 명예퇴직 형식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 [속보] 대법 “딸 맞지만 바꿔치기 의문”…‘구미 3세 여아’ 다시 재판

    [속보] 대법 “딸 맞지만 바꿔치기 의문”…‘구미 3세 여아’ 다시 재판

    지난해 초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 여자아이 친모에게 2심까지 내려졌던 징역 8년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미성년자 약취(납치)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대상은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씨는 지난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모(23)씨가 낳은 여아를 자신이 출산한 여아와 몰래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는다.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2월 9일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도 있다. 여아는 그보다 6개월가량 전 김씨가 이사를 가면서 빈집에 방치됐다가 숨졌다.경찰은 당초 여아의 사망 원인인 김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하던 중 석씨의 아기 바꿔치기와 시신은닉미수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 숨진 여아의 유전자(DNA) 검사에서 원래 친모로 알려졌던 김씨가 사실은 언니였고,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석씨가 실제 친모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이 각각 시행한 검사 결과는 모두 석씨를 숨진 여아의 친모로 지목했다. 석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당시 아이를 낳지 않았고 아이들을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세 번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보면 숨진 아이와 피고인(석씨)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아이의 혈액형 등 출생 전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것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석씨가 출산 한 달 전에 직장을 그만뒀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에 숨기려고 거짓 진술을 한 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 점, 온라인으로 했던 여성용품 구매가 임신 의심 기간에만 중단된 점 등의 정황을 판단의 근거로 활용했다. 아기 바꿔치기와 사체은닉미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석씨에게는 1심과 2심 모두 징역 8년형이 선고됐다.
  • 제40회 교정대상 [교정공무원-성실상] 정미라 의정부교도소 교위

    제40회 교정대상 [교정공무원-성실상] 정미라 의정부교도소 교위

    25년간 복무하면서 중증환자·정신질환자·신입수형자 등에 대한 수시 면담을 통해 안정적인 수용생활이 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했으며 재판 진행 절차를 잘 알지 못하는 수형자에게 형사소송절차 등을 교육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2010년에는 1급 천식환자인 수형자의 호흡곤란 상태가 위험해지는 것을 알아채고 신속한 초동조치로 외부병원에 후송해 사망 사고를 예방했다. 2014년에는 평소 자살 언급이 잦았던 수형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현장을 발견한 뒤 조치를 취해 교정 사고를 방지했다. 또한 직장 봉사단체를 통해 관내 결식아동과 불우이웃을 꾸준히 돕고 있다.
  • 평화·휴식의 귀촌… 새로운 복지모델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평화·휴식의 귀촌… 새로운 복지모델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수십년간 힘들게 일한 직장인들이 은퇴하고 나서 안식을 구하는 곳은 자연이다. 수도권에서 얻기 어려운 고요한 평화와 휴식을 위해 지방에 간 사람들이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면서 귀촌을 결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의 빈집과 폐교, 체험마을 등을 활용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은 넘치는 수도권의 사람과 비수도권의 유휴 자원이 만나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평생 종이만 보고 일하던 사람들이 생각의 폭이 넓어질 기회라 좋습니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신남희(62)씨는 요즘 영월 10경(景)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의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이유는 건강과 정신적 여유를 찾고, 보고 즐기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8년 제주 서귀포 무릉마을의 폐교를 활용해 공무원연금을 받는 이들이 농사짓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사를 익히면서 공동체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연금생활자들의 수요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을 운영해 현재 전국 22개 지역에 30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 입주 대상도 공무원연금에서 교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 생활자로 넓혔다. 입주자 모집 경쟁률도 점점 높아져서 전국 평균 10대1이 넘는다. 특히 제주도에는 4개 마을이 있지만 마을 입주 경쟁률이 50대1에 이른다. 3년간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총인원은 1000명 정도로 이 가운데 5%인 50명이 귀농 또는 귀촌을 완료했다. 김영숙(63)씨는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이제 11개월차다. 먼저 퇴직한 동료 직원의 소개로 은퇴자 마을을 알게 됐고, 높은 경쟁률 때문에 한 차례 탈락했다가 영월 삼굿마을로 오게 됐다. 산촌체험관으로 만들어진 주거시설에서 현재 3세대의 은퇴 공무원 가족이 2개월 과정에 참여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체험관은 화장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 형태로 세탁실과 공동 취사실, 잔디밭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시간 나면 같이 산에 다니면서 더덕도 캐고 산나물도 배우고 있어요. 여기 앞 개울에서는 다슬기도 잡았는데 몇 마리 안 돼서 그냥 놔줬고, 쓰레기가 좀 있어서 하천 청소도 했습니다.” 그는 집 앞 개울에서 다슬기를 잡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영월살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온 공무원의 근성은 퇴직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돼 개울의 쓰레기를 보고는 지나치지 못했다. 게다가 깊은 계곡과 굽이치는 동강이 만들어 낸 절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영월의 자연환경에 반해 이런 데서 한번 살아 봤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됐다. 농사짓기 싫어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김기섬(63)씨는 “퇴직하고 나니 옛날이 그리워 몇 군데 은퇴자 마을을 신청했는데 안 됐다”면서 “원래 시골에 농사지을 땅이 있었는데 퇴직 6개월 전에 땅이 팔리는 바람에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 운 좋게 영월에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월을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지자체장의 노력 덕에 인근에서 민화박물관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는 점도 삼굿마을을 선택하는 데 작용했다. 삼굿마을의 최상호(61) 이장은 은퇴자 마을에 수시로 들러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살핀다. 최 이장은 “은퇴자들이 와서 마을에 특별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상추나 먹을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영월에도 빈집은 꽤 있지만, 대부분 자녀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 이장은 대놓고 은퇴자들에게 삼굿마을에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진 않지만, 눈빛으로 마을의 일원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전한다. 은퇴자들이 백숙을 끓이면 함께 밥을 먹으며 짧으나마 마을 구성원이 된 이들과 정을 나눈다. 하지만 시골살이를 하는 귀촌은 몰라도 귀농까지 하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당장 삼굿마을 주민들도 은퇴자들이 무더위에 농사를 짓다가는 한 시간을 못 견디고 쓰러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벌에 쏘여 병원에 가야 할 응급 사정이 생겨도 가장 가까운 의원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등 편의시설이 도시보다 취약한 점도 은퇴자들의 고민거리다. 퇴직 공무원으로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말없이 속만 끓일 수밖에 없는 사정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연금 개혁으로 20년 일해도 연금이 월 200만원이 안 된다”면서 “자꾸 연금을 깎으면 국가에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공무원도 국민인데 국민보다 더한 의무만 요구하고, 권리는 제한한다”면서 “연금 개혁에 공무원 의사는 반영되지 않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삼굿마을 근처의 광산은 이미 수십년 전에 폐광됐지만, 아직 석재를 채취하는 광업소가 있어 대형 덤프트럭이 오전 7시부터 수시로 좁은 길을 오간다. 은퇴자들은 돌을 나르는 트럭이 일으키는 소음과 먼지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개선 방안을 고민했다. 이미 공직을 떠났지만 국민의 생활 속 불편을 찾아내는 전직 공무원의 밝은 눈은 여전했다.
  • “고두심·이정은 사투리 잘핸게” 소멸 위기 ‘제주어’, 주목받다

    지난 12일 종영한, 제주도를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덕에 제주 사투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월대천, 고성오일장, 금능포구, 하원동, 가파도, 한라산 등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가 드라마를 소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주의 직장인들은 월요일 점심때만 되면 “확실히 고두심은 다르더라, 아니 그래도 이정은도 사투리 잘핸게(잘해)”, “역시 이병헌·김혜자 연기 쩔어”라며 ‘누가 제주어를 잘 구사하나’ 평가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서 정웅인과 이민호의 제주어 대사도 화두가 됐지만, 국내 드라마에서 한글 자막까지 넣은 건 처음이라고 제주도는 15일 전했다. 특히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한 포털에서는 ‘제주도 사투리 능력고사’를 보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실제 문제를 풀어 봤다는 박모(34)씨는 “부모님 세대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처럼 보였지만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 속 제주어는 존재가 위태롭다. 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 위기의 언어’로 지정했다. 이에 지역사회 곳곳에서 사라져 가는 제주어를 전승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학연구센터에서는 드라마 방영 이후 하루 5~10건 정도 방언 관련 문의가 잇따르는가 하면, 제주어연구소에서도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22명이 제주어 강좌를 듣는다. 이 가운데 외지인들도 있다. 사투리가 어려워 제주 정착을 위해 배우는 경우다. 제주의 한 지역방송에서는 제주어 뉴스를 정규 방송으로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영봉(72) 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은 “배우들이 제주말을 익히려고 한달살이하는 게 고무적”이라며 “언어라는 것은 변화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변화의 속도를 늦춰 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어는 인위적으로 어떻게 하자고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 알게 모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썼던 말이 없어지는 것은 제주의 정신, 그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과 같아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사 경핸?… 요즘 핫한 제주말입니다

    무사 경핸?… 요즘 핫한 제주말입니다

    지난 12일 종영한, 제주도를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덕에 제주 사투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월대천, 고성오일장, 금능포구, 하원동, 가파도, 한라산 등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가 드라마를 소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주의 직장인들은 월요일 점심때만 되면 “확실히 고두심은 다르더라, 아니 그래도 이정은도 사투리 잘핸게(잘해)”, “역시 이병헌·김혜자 연기 쩔어”라며 ‘누가 제주어를 잘 구사하나’ 평가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서 정웅인과 이민호의 제주어 대사도 화두가 됐지만, 국내 드라마에서 한글 자막까지 넣은 건 처음이라고 제주도는 15일 전했다. 특히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한 포털에서는 ‘제주도 사투리 능력고사’를 보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실제 문제를 풀어 봤다는 박모(34)씨는 “부모님 세대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처럼 보였지만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 속 제주어는 존재가 위태롭다. 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 위기의 언어’로 지정했다. 이에 지역사회 곳곳에서 사라져 가는 제주어를 전승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학연구센터에서는 드라마 방영 이후 하루 5~10건 정도 방언 관련 문의가 잇따르는가 하면, 제주어연구소에서도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22명이 제주어 강좌를 듣는다. 이 가운데 외지인들도 있다. 사투리가 어려워 제주 정착을 위해 배우는 경우다. 제주의 한 지역방송에서는 제주어 뉴스를 정규 방송으로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영봉(72) 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은 “배우들이 제주말을 익히려고 한달살이하는 게 고무적”이라며 “언어라는 것은 변화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변화의 속도를 늦춰 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어는 인위적으로 어떻게 하자고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 알게 모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썼던 말이 없어지는 것은 제주의 정신, 그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과 같아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9000원 휘발유 900원에 판 美 주유소 직원 해고…고유가 속 황당 실수

    9000원 휘발유 900원에 판 美 주유소 직원 해고…고유가 속 황당 실수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L)당 5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한 주유소 직원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해고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BS13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카운티 란초코르도바시 한 주유소 직원이 휘발유를 10분의 1 가격에 팔았다가 잘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란초코르도바시 주민 사이에 ‘고급 정보’가 나돌았다. 한 셀프 주유소가 휘발유를 90% 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해당 소식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번졌고, 고유가로 주유 한 번 하기 무서운데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던 주민은 일제히 차를 몰고 주유소로 달려갔다. 주유소에선 실제로 갤런당 6.99달러(약 9023원)인 프리미엄급 휘발유를 0.699달러(약 902원)에 팔고 있었다. 사장이 미치기라도 한 걸까? 주유소 매니저 존 슈체치나는 “실수였다”고 밝혔다.슈체치나는 “내가 휘발유 주유기에 가격을 잘못 설정했다. 3가지 종류 휘발유 중 프리미엄급 휘발유 주유기만 가격을 잘못 입력했다. 내 잘못이고 내 탓이다”라고 말했다. 슈체치나의 실수로 3시간 동안 주유소가 본 손해액은 2만 달러(약 2600만원)에 달했다. 결국 주유소 측은 슈체치나를 해고했다. 슈체치나는 “이건 악몽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이어 “회사가 본 손해에 대해선 어떻게든 책임을 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졸지에 빚더미에 오른 슈체치나를 위해 그의 여동생은 모금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여동생은 “동생은 직장까지 잃었다”면서 “이 엄청난 손실을 어떻게든 메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기부금은 손실액의 5분의 1 수준인 4500달러(약 580만원) 정도가 모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유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내 일반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은 5달러를 돌파했다. 하루 전 갤런당 4.986달러였던 것이 이날 5.004달러로 오르면서 5달러를 넘어섰다. 14일에는 갤런당 5.016로 전년 동기 대비 62.9%나 급등했다.
  • 행안부 경찰국 신설 움직임에 경찰 반발 확산…경찰청장 용퇴 촉구까지

    행안부 경찰국 신설 움직임에 경찰 반발 확산…경찰청장 용퇴 촉구까지

    경남 직협 이어 광주·전남에서도 입장문 발표‘반대’ 서명도 잇따라..일각선 우려 목소리도 행정안전부가 장관 직속의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를 통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 통제 방안을 구체화하자 일선 경찰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지휘부가 입장 표명에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일선에서는 경찰청장 용퇴론까지 나왔다.15일 경찰 내부망 ‘직장활력소’에는 ‘38일’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38일은 다음 달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잔여 임기다. 글을 쓴 부산 지역 경찰관은 “이 기간 행안부 경찰국 신설이 완성되면 치욕을 남긴 청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용단해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다고 말하고 용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글에는 지휘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서명부도 올라왔다. 해당 글은 “경찰은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오로지 대국민 서비스에 전념할 수 있다”면서 “경찰 장악을 시도하는 경찰국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향후 사용할 일에 대비해 서명을 받겠다고 했다. 첨부된 서명부는 800회 이상 내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경찰 직장협의회(직협)는 전날 경남경찰 직협에 이어 입장문을 내고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과거 독재시대의 유물로서 폐지된 치안본부로의 회귀이자 반민주주의로의 역행”이라며 “이는 시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시민을 억압하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 ▲경찰 심의·의결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대선 공약인 경찰청장 장관급 격상 및 공안직군 편입을 촉구했다. 경북경찰청 직협에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해안부 경찰국 설치 반대한다’, 제주동부경찰서 직협에서는 ‘경찰중립성 훼손 경찰국 철회하라!’라고 적힌 검은 색 바탕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다만 일각에선 조심스런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지역 경찰관(경위)은 “현직 경찰관이 무조건 반대만 하면 자칫 밥그릇 지키기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시도 자치경찰 활성화를 통해 권한 분산과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경찰제도개혁자문위는 이번 주 최종 권고안을 마무리한 다음주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 ‘우리들의 블루스’로 다시 주목받는 제주어

    ‘우리들의 블루스’로 다시 주목받는 제주어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담아 응원하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tvN)가 종영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제주사투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월대천, 고성오일장, 금능포구, 하원동, 가파도, 한라산 등 이 드라마 배경을 찾아가 드라마를 소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직장인들은 월요일 점심시간 때만 되면 “확실히 고두심은 다르더라, 아니 그래도 이정은도 사투리 잘핸게(잘해)” “역시 이병헌·김혜자 연기 쩔어” 라며 ‘누가누가 제주어를 잘 구사하나’ 평가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애플TV ‘파친코’에서도 정웅인과 이민호의 제주어 대사도 화두가 되긴 했지만, 국내 드라마에서 친절하게 한글 자막까지 넣는 건 처음이다. 특히 한 포털에서는 ‘제주도 사투리 능력고사’를 보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실제 문제를 풀어봤다는 박모(34) 씨는 “어머니 아버지 세대는 쉽게 풀 문제처럼 보였지만 어려웠다”며 “그러나 무언가에 홀린 듯 성적표까지 받아 틀린 것을 체크하며 미소짓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웃었다. 그러나 드라마 속 인기와 달리 현실 속 제주어는 유네스코가 지난 2010년 12월 ‘소멸 위기의 언어’로 지정할 정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이로 인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전승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제주학연구센터에서는 드라마 방영이후 하루 5~10건 정도 방언 관련 문의가 잇따르는가 하면, 제주어연구소에서도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제주어 강좌를 듣는 등 붐이다. 22명 중에는 외지인들도 있다. 사투리가 어려워 제주정착을 위해 배우는 경우다. 제주의 한 지역방송에서는 제주어뉴스를 정규방송으로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영봉(72) 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은 “배우들이 제주말을 익히려고 한달살이 하는 게 고무적”이라며 “언어라는 것은 변화할 수밖에 없지만 변화의 속도를 늦춰보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어는 인위적으로 어떻게 하자고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알게 모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썼던 말이 없어지는 것은 제주의 정신, 그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사학위 절반이 수도권, 공학계열 가장 많아

    박사학위 절반이 수도권, 공학계열 가장 많아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가 최근 5년간 연평균 2.8%씩 늘었다. 이 가운데 53%가 수도권의 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16∼2021년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실태조사 자료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모두 1만 6420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8%다. 국내 대학 졸업자는 감소세지만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학사 대비 박사 비율은 2016년 4.15%에서 2021년 5.05%로 상승했다. 지난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53%(5915명)였다. 비수도권 가운데에는 충청권이 17%(1901명)로 가장 높았다. 전공계열별로는 공학·제조·건설이 2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건·복지 13.9%, 자연과학·수학·통계학 13%, 예술·인문학 12.2%, 서비스 11.3% 순이었다. 특히 공학계열은 2016년 31.9%에서 2020년 33.8%로 비율이 높아지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30∼34세가 33.4%로 가장 많았으며, 2016년 30.3%보다도 비중이 커졌다. 50세 이상도 2016년 18.3%에서 2021년 20.4%로 늘어났다. 여성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 34.1%에서 2021년 38.4%로 높아졌다. 직장과 학위과정을 병행한 취득자는 2016년 47.8%였지만, 2021년에도 53.5%로 과반을 보였다. 학업전념 박사의 진로확정 비율은 2016년 60.8%에서 2021년 47.3%로 13.5% 포인트 떨어졌다. 계열별로는 인문(29% 포인트), 사회(23.5% 포인트)계열에서 크게 떨어졌다. 자연계열은 13.7% 포인트, 공학은 15% 포인트 감소했다. 장광남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급인력 양성과 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성별, 전공계열, 직장병행 여부 등 특성에 따라 차별화한 진단을 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은퇴 공무원과 빈집이 만나 지방 살리는 신복지 모델로

    은퇴 공무원과 빈집이 만나 지방 살리는 신복지 모델로

    수십 년간 힘들게 일한 직장인들이 은퇴하고 나서 안식을 구하는 곳은 자연이다. 수도권에서 얻기 어려운 고요한 평화와 휴식을 위해 지방에 간 사람들이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면서 귀촌을 결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의 빈집과 폐교, 체험마을 등을 활용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은 넘치는 수도권의 사람과 비수도권의 유휴 자원이 만나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평생 종이만 보고 일하던 사람들이 생각의 폭이 넓어질 기회라 좋습니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신남희(62)씨는 요즘 영월 10경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의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이유는 건강과 정신적 여유를 찾고, 보고 즐기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8년 제주 서귀포 무릉마을의 폐교를 활용하여 공무원 연금을 받는 이들이 농사짓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사를 익히면서 공동체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연금생활자들의 수요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을 운영해 현재 전국 22개 지역에 30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 입주 대상도 공무원연금에서 교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생활자로 넓혔다. 입주자 모집 경쟁률도 점점 높아져서 전국 평균 10대 1이 넘는다. 특히 제주도에는 4개 마을이 있지만 마을 입주 경쟁률이 50대 1에 이른다. 3년간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총 인원은 1000명 정도로 이 가운데 5%인 50명이 귀농 또는 귀촌을 완료했다.  김영숙(63)씨는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이제 11개월차다. 먼저 퇴직한 동료 직원의 소개로 은퇴자 마을을 알게 됐고, 높은 경쟁률 때문에 한 차례 탈락했다가 영월 삼굿마을로 오게 됐다. 산촌체험관으로 만들어진 주거시설에서 현재 3세대의 은퇴 공무원 가족이 2개월 과정에 참여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체험관은 화장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 형태로 세탁실과 공동 취사실, 잔디밭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시간 나면 같이 산에 다니면서 더덕도 캐고 산나물도 배우고 있어요. 요 앞 개울에서는 다슬기도 잡았는데 몇 마리 안 돼서 그냥 놔줬고, 쓰레기가 좀 있어서 하천 청소도 했습니다.” 그는 집 앞 개울에서 다슬기를 잡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영월살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온 공무원의 근성은 퇴직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돼 개울의 쓰레기를 보고는 지나치지 못했다. 게다가 깊은 계곡과 굽이치는 동강이 만들어낸 절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영월의 자연환경에 반해 이런 데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됐다.  농사짓기 싫어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김기섬(63)씨는 “퇴직하고 나니 옛날이 그리워 몇 군데 은퇴자 마을을 신청했는데 안 됐다”면서 “원래 시골에 농사지을 땅이 있었는데 퇴직 6개월 전에 땅이 팔리는 바람에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 운 좋게 영월에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월을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지자체장의 노력 덕에 인근에서 민화박물관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는 점도 삼굿마을을 선택하는 데 작용했다.  삼굿마을의 최상호(61) 이장은 은퇴자 마을에 수시로 들러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살핀다. 최 이장은 “은퇴자들이 와서 마을에 특별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상추나 먹을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영월에도 빈집은 꽤 있지만, 대부분 자녀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 이장은 대놓고 은퇴자들에게 삼굿마을에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진 않지만, 눈빛으로 마을의 일원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전한다. 은퇴자들이 백숙을 끓이면 함께 밥을 먹으며 짧으나마 마을 구성원이 된 이들과 정을 나눈다. 하지만 시골살이를 하는 귀촌은 몰라도 귀농까지 하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당장 삼굿마을 주민들도 은퇴자들이 무더위에 농사를 짓다가는 한 시간을 못 견디고 쓰러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벌에 쏘여 병원에 가야 할 응급 사정이 생겨도 가장 가까운 의원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등 편의시설이 도시보다 취약한 점도 은퇴자들의 고민거리다.  퇴직 공무원으로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말없이 속만 끓일 수밖에 없는 사정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연금 개혁으로 20년 일해도 연금이 월 200만원이 안 된다”면서 “자꾸 연금을 깎으면 국가에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공무원도 국민인데 국민보다 더한 의무만 요구하고, 권리는 제한한다”면서 “연금 개혁에 공무원 의사는 반영되지 않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라고 답답해했다.  삼굿마을 근처의 광산은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광됐지만, 아직 석재를 채취하는 광업소가 있어 대형 덤프트럭이 오전 7시부터 수시로 좁은 길을 오간다. 은퇴자들은 돌을 나르는 트럭이 일으키는 소음과 먼지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개선방안을 고민했다. 이미 공직을 떠났지만 국민의 생활 속 불편을 찾아내는 전직 공무원의 밝은 눈은 여전했다.
  •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그를 만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우주선 발사 한 달을 앞두고 돌연 우주인이 바뀐다고 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였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이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서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웠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이라…. 건너뛴 세월이 궁금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만남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수위원 인터뷰 금지령이 풀리면서 마주 앉게 된 그는 그러나 더이상 우주인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 뿌리산업의 부흥과 글로벌 제조 플랫폼을 꿈꾸는 창업주였다. 고산(46) 에이팀벤처스 대표 이야기다. 에이팀벤처스는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처럼 연결 플랫폼 회사다.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기능의 제품을 올리면 제조업체들이 각자 견적서를 내는 방식이다. 고객은 공장 없이도 제품 확보가 가능하고, 제조업체는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외국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를 받쳐 주는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미국의 프로토랩스나 일본 캐디 등이 활발하게 시장을 늘려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만 강조한다. 그런데 후방인 뿌리산업 없이는 전방도 없다. 금형을 비롯해 국내 6대 뿌리산업 시장 규모만 140조원이다. 이 시장을 더 키우려면 우리도 뿌리산업에 혁신기술을 결합해 공장 생태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인수위(경제2분과)에서 목소리를 내지 그랬나. “(웃으며) 안 했겠나.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사양산업 취급한다. 제조업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게 산업단지다. 그런데 요즘 산단마다 구인난으로 비명이다. 임금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아나.” -글쎄.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서 그렇다. ‘나, 여기 다닌다’ 하고 주위에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네 산단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시초인 울산산단이 1962년 만들어졌다. 60년 돼 노후화, 공동화가 심각하다. 예전엔 입지가 중요해 특정 산업 중심으로 산단을 꾸렸지만 지금은 물류가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젠 산단을 주거까지 연결시켜 번듯한 일터, 쾌적한 삶터로 바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넣었으니 (인수위원) 소임은 한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심 서운하지 않았나. “전혀. 인수위 들어갈 때부터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가 조건이었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인수위 합류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어 눈 딱 감고 두 달 시간을 뺐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는 직접 해결해 주겠다고 했는데. “기업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얘기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인수위 때) 가까이서 보니 윤 대통령은 학습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맨 먼저 어떤 모래주머니를 떼줬으면 싶나. “규제에 접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부터 바뀌었으면 싶다. 복수의결권(대주주가 지분율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만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막판에 국회에서 틀었다.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규제는 풀어 주고 오남용 방지장치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예 막아버린다. 새 사업이 나타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빨리빨리 규제를 바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여기서만 놀아’ 이게 너무 강하다.” 이쯤에서 우주인 얘기를 슬쩍 꺼내 보았다. 마침 순수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16일 재발사를 시도한다. 그는 2006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서른 살 때 3만 6206대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예비후보 이소연씨와 함께 2년 동안 우주인 훈련을 받던 어느 날, ‘우주선 조종법’ 등 러시아가 금지한 책자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돌연 ‘우주인’에서 ‘우주인 후보’로 강등됐다. 우주인은 이씨로 바뀌었다. 우주로 날아가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봐도 그게 우주인을 교체할 정도의 규정 위반인가 싶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당시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주인으로 훈련받으러 간 것이지,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인생에 우주인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 “한때 그런 적도 있었다. 솔직히 우주인에서 탈락했을 때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괜찮냐’고 했다. 자꾸 그러니까 ‘아, 이게 엄청나게 안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히려 많이 힘들었다.” 우주인 탈락이 “엄청난 충격은 아니었다”는 고백에서 서울대 시험을 두 번 친 이력이 떠올랐다. 그는 서울 한영외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은 이과(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갔다.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 수학과를 갔다. -평범한 청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말 뭣하지만 삶을 좀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 때도 그렇고, 결국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잡초 같은 근성이 좀 있다.” -외고 다닐 때 돈이 없어 셔틀버스를 못 탔다는 게 사실인가. “어머니가 미용실을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이듬해에 제대로 공부하려면 강남 8학군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로 이사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기도 광명이다.) 외고가 교재비며 셔틀버스비며 부대비용이 좀 들어간다. 차마 셔틀비까지 달라는 말을 (엄마한테) 못 하겠더라.”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수업을 듣기 전에 우연히 ‘10년 안에 10억명을 바꿔 놓을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유학 갈 때까지만 해도 우주인 경험도 있고 해서 과학기술이나 관련 정책을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10년 뒤 미래’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캄캄한 방 안에서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지만 1m만 빛이 보여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로 1m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보여 줄 뭔가가 필요하겠다 싶어 귀국해 카이스트에 계시던 안철수 교수님을 찾아갔다.” -왜 그분이었나.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퇴짜를 놓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직접 창업컨설팅에 뛰어들었고(그는 2011년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됐다. 그 인연이 인수위까지 이어졌고….” 우주인 훈련과 창업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우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창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주인 훈련은 앞이 안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우주도, 창업도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은 힘들지 않아요.” 집에 생활비는 갖다 주느냐는 또 한 번의 우문에 “다행히 작년에 투자를 받아 굶기지는 않는다”고 눙친다. 예전엔 권투를, 지금은 수영을 새벽마다 한다는 그는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면 긍정 에너지도 함께 올라온다”면서 “어떤 때는 긍정 상태를 만들기 위해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누리호 발사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 에이팀벤처스는 고산 대표가 미국 하버드대학원을 ‘중도 작파’하고 돌아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3D(3차원) 프린터 등을 만들다가 지난해 고객사와 제조사를 연결해 주는 ‘카파’(CAPA)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 곳곳에 ‘말할까 말까 할 때가 완솔(완전히 솔직)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에서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창업은 곧 종교”라는 고 대표는 “스스로 사업성과 미래를 믿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과 고객, 투자자를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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