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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 가며 베이비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터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물가·고비용 고착화되면 더 큰 타격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 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연 2.25%)보다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 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 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털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 ●취약층 구제는 정부재정이 맡아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 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 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美 경제 첫 번째 딥도 아직 안 와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 논쟁이 뜨겁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 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있으면 좋은 안전판이지만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더 강구했으면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수재 아냐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 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싶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잘 적응이 안 됐다.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하는 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에 신성환 교수(홍익대)가 지명됐다.(26일 추가 통화) “훌륭한 분이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 ■ 임지원은  피아노→문학도→경제학 박사JP모건 ‘간판’ 거시경제 전문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 때 피아노가 더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 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 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 돌아 거시경제 전문가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 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 이런 사랑 저런 사랑 모두 사랑

    이런 사랑 저런 사랑 모두 사랑

    “이 사람, 그냥 언니 아니야. 결혼을 해야 된다면 언니랑 할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거야.”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선 한 의뢰인이 법정에서 본인이 퀴어임을 고백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양가 사정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할 뻔했던 의뢰인은 연인의 손을 잡고 아버지에게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늘어나면서 사랑에 관한 담론도 다양해지고 있다.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이 제각각인 캐릭터들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커밍아웃하는가 하면 폴리아모리(다자간 연애), 이혼까지 활발하게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드라마 속 성소수자 캐릭터는 어느덧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최근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CJ ENM이 공동 제작한 드라마 ‘뉴노멀진’은 다양한 사랑의 모양을 보여 줬다. 디지털 매거진 회사에서 겪는 MZ세대의 직장 생활 분투기로,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주변에 전혀 숨기지 않고 동료들 또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캐릭터들의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캐릭터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폴리아모리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상처를 받기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국내 OTT 웨이브의 ‘메리 퀴어’, ‘남의 연애’는 드라마를 넘어 실제 성소수자 출연진이 나오는 예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초 커밍아웃 로맨스인 ‘메리 퀴어’는 남남·여여 등 세 쌍의 퀴어 커플이 등장하는데, 입소문을 타고 방영 2주 만에 시청 시간이 43% 늘었다. 출연진은 혼인신고에 도전하는가 하면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 정정을 하기 위해 수술을 결심하기도 한다. 성소수자의 사랑 역시 이성애자와 다를 게 없지만 제도적으로는 견고한 벽에 부딪히는 현실을 통해 공감대와 반성을 이끌어 낸다. ‘남의 연애’는 남자 출연진들로만 이뤄진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두 프로그램은 공개 하루 만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 2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웨이브 임창혁 매니저(프로듀서)는 “극적 요소의 드라마가 아닌 리얼한 퀴어 콘텐츠는 왜 없을까 의문이 들었다. 성소수자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전통적인 예능도 시즌제로 이어지며 꾸준히 인기다. 지난 15일 공개된 티빙 ‘환승연애’ 시즌 2는 올해 티빙 오리지널 중 공개 첫 주 유료 가입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시즌 1 대비 시청 UV(순 이용자 수)는 7배 늘었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한집에서 생활하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도 최근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시즌 2를 마무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는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내고,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다”며 “연애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며 사회 구성원이 함께 여러 이슈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수도권 밖 지역은 저출산과 인구감소, 수도권 집중화라는 삼각파도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방이 살아야 서울도 살 수 있다고 믿는 도시계획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방소멸이라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토를 다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컵에 물이 반이 채워져 있다. 어떤 이는 물이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안도하고, 또 다른 이는 반밖에 채워져 있지 않다고 불평한다. 검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어둠에 잠겼다 느끼고, 파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원래부터 세상은 푸르뎅뎅했다고 믿는다. 언제부턴가 나도 내 안경이 어떤 색깔일까 궁금했다. 혹시 삐딱한 유전자가, 아니면 내 제한된 경험이 세상을 곡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불안감 때문일까. 나는 유난히 통계에 집착한다. 숫자가 보여 주는 경향성에 집착한다. 그래서 내 주변은 온통 숫자로 가득하다. 직장과 거주공간이 왜 불일치하는가를 검증한 박사 논문도 숫자로만 얘기했다. 대학에선 추론통계를 통한 가설검정 방법을 강의한다. 책을 쓸 때도 가능한 한 숫자 없이 내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표현하길 두려워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겠다.●인구·산업경제·건물 노후도 모두 추락 지방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낀 것도 숫자를 통해서다. 인구뿐만 아니라 산업경제 지표, 건물의 노후도까지 어느 하나 꺾어지지 않는 게 없었다. 쇠락 추이가 20년 이상 ‘매해’, ‘어김없이’ 지속됐다. 그리고 그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숫자를 통한 기술적 통계는 어떤 의도도 가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뿐이다. 하지만 추세를 해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숫자와 경향성이 보여 주는 현실에 설레기도 또는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지방에 관한 통계는 내게 두려움을 줬다. 마치 조작된 통계를 보는 듯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졌을 즈음 대학원생들과 답사팀을 꾸렸다. 주말마다 쇠퇴지역의 현실을 확인했다. 수년간 ‘월화수목금금금’이 이어졌다. 이즈음에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 우리나라에 번역됐다. 2040년에 과반의 일본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소멸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을 담은 책이다. 일본도 수도권(도쿄권)의 집중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지방소멸’이란 단어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공간 쏠림 통계를 비교했다. 우리나라 수도권 쏠림의 속도와 강도는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고 강했다. 수도권 일극화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모아서 대중서와 논문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각종 토론회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접했다. 지방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특히 지방소멸이란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먼저 지방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백년간 쌓아 온 공동체의 내공이 한번에 무너질 리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도시나 마을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간 수많은 도시들이 있다.●주민 사라진 공간… 장소·기억도 소멸 ‘공간’이 어찌 사라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물리적 공간 자체가 소멸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주민이 사라지면 장소와 함께 기억도 사라진다. 셋째로 ‘소멸’ 지역이라 불리는 것 자체가 낙인을 찍어 사람들이 지방을 더욱 기피하게 한다는 반발도 있었다. 여기에 지금 지방이 ‘낙인효과’를 걱정할 때냐고 반문했다. 현실을 그대로 알려야, 그리고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보다 센 정책도 나오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의견을 밝혔다. 얼마 전 한 영향력 있는 인사가 쓴 칼럼을 읽었다. ‘지방소멸론이 지방소멸을 부추기고’ 있고, 그 ‘지방소멸론에는 농촌을 무너뜨리려는 음모가 있다’는 게 칼럼의 논지다. 소멸할 수도 없고, 소멸해서도 안 되는데 왜 지방소멸을 이야기하느냐며 노여워했다. 심지어 ‘지방소멸은 가짜뉴스’고 그 뒤에 위기의 지역을 중앙정부의 정책 대상에서 잘라 내려는 음모가 숨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 ‘압축과 연계’ 논리에 기반한 메가시티 논의 또한 시장주의로 무장한 강자의 논리이며, 공항, 광역철도망, 도로 등의 인프라에 투자해도 지방이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고도 했다. 그럼 대안이 무얼까 궁금했다. 칼럼의 일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본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농산어촌이 살아야 한다. 농산어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사회서비스(의료, 교육, 교통, 주거, 돌봄 등)를 누리고, 기본적인 소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토·환경·문화·지역지킴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예전에는 이런 주장에 일부 공감하기도 했다. 자본주의적 공간발전의 메커니즘이 약자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위협받는 마을과 도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씁쓸한 무기력감이 밀려왔다.●4차 산업혁명으로 도시화 더 가속화 수도권 독식의 흐름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임계점을 넘어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구조의 변화 과정 속에서 ‘덩치 큰 도시’만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는 덩치가 커질수록 주변 인구와 산업을 흡입하는 능력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서울은 인근 도시의 산업과 인구를 빨아들이면서 더 큰 흡입력을 갖게 됐다. 자신이 흡수한 에너지보다 더 큰 힘을 얻은 서울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슈퍼스타 도시로 떠올랐다. 그리고 비대화된 서울 버전인 수도권은 슈퍼메가시티(super-megacity)가 됐다. 수도권은 대도시권의 이점을 살려 다른 지방이 제공하지 못하는 일거리,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배울거리를 제공해 왔다. 이런 ‘거리’들은 청년들에게 ‘내공’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혁신기업들도 인재들을 좇아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고, 이 과정에서 지방 전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모가 큰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해 승자독식의 횡포를 부리듯, 도시도 크기가 중요해지는(‘size does matter!’)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게 지방위기의 본질이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인프라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역은 ‘응급의료센터’나 ‘고급 백화점’ 같은 상위 위계의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 인구 10만명 이하인 경우는 산부인과가 들어서기 힘들다. 심지어 스타벅스나 서브웨이도 인구 10만명 이하의 도시에 문을 열지 않는다. 인구가 적은 곳에 이들이 있다면, 거긴 관광객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인구증가 나주·예천도 주변인구 흡수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66곳엔 영화관이 없다. 젊은이들은 더 큰 도시로 터를 옮겼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자체 중 지난 10년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곳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나주시와 ‘경북도청 신도시’가 들어선 예천군으로 딱 두 곳밖에 없다. 이 두 곳은 쇠퇴의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 지자체로부터 인구가 유입됐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 이렇게 인구가 감소하니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세입만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댈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산·울산권, 대전·세종권, 대구권, 광주권 등의 지방 4대 대도시권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주변 농어촌의 인구를 흡수하며 버텨 왔지만 이들도 한계를 맞고 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청년인구의 유출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지방 5대 광역시도 매년 1~2% 정도의 청년인구의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100명 중 1~2명의 청년들이 매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의 거점대학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상황까지 왔다. 여기에 무슨 복잡한 해석이 필요하겠는가. 이 상태가 지속되다간 지방 대도시도 20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지방 위기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농어촌지역에서 지방 광역시로 옮겨 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을 되돌릴 뾰족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공간쏠림으로 인해 침몰해 가고 있다. 어떤 통계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든, 지방의 현실은 그보다 좋지 않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집값은 폭등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 농산어촌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농산어촌이 살기 위해서는 주변 중소도시가 활성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근 대도시에 활력이 있어야 한다. 농어촌은 중소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중소도시는 대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외면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당위론이 난무한다면, 그리고 지방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미래 세대가 지게 될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운동장이 기울수록 이를 복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흐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이다. 지방소멸론의 본의를 왜곡하지 말길 바란다. ●행정구역만 합친 메가시티 ‘따로국밥’ 그리고 메가시티에 대한 오해도 걷어 냈으면 한다. 메가시티란 ‘연대’와 ‘협력’을 통해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의 상생체계가 구축된 ‘공간적 그릇’을 말한다. 단순히 ‘행정구역이 합쳐진’ 혹은 ‘특별자치단체로 만들어진’ 덩치 큰 빈껍데기가 아니다. 행정구역 통합이나 특별자치단체는 연계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처럼 지자체들이 따로국밥식 행정을 하는 상황에선 지역위기를 극복할 어떠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이 어우러진 광역적 공간 내에서 산업, 문화, 교육 전략을 함께 짜내야 한다. 수도권이라는 거대 공간에 맞대응할 또 하나의 대도시권을 만들어야 한다. 한두 시간 거대 생활권 구축을 위해 공간을 압축하고 연계해 양질의 의료, 교육, 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유치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지역 인재를 붙잡아 둘 수 있다. 소지역주의로의 회귀에 솔깃해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공염불에 우왕좌왕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버릴 수 있다. 지방소멸은 신기루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 분들에게, 잠시 시간을 내서 지난 5년간 우리 국토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각종 통계를 살펴보시길 권한다. 코앞에 다가온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조만간 지방소멸이 아닌, ‘국가소멸’이라는 화두를 놓고 또 다른 갑론을박을 벌이게 될 것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21만 직장인 매주 서너번 켜는 ‘식권앱’… “서비스 라이벌은 카톡”

    21만 직장인 매주 서너번 켜는 ‘식권앱’… “서비스 라이벌은 카톡”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로 들어선 기자에게 전자식권 플랫폼 스타트업 스마트올리브의 박현숙 대표는 아이스커피를 권했다. 기자는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라이벌 기업이 어디냐’고 도발했다. 예상 외의 질문인 듯 그녀는 고개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돌리면서 미간을 모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녀는 “카·카·오·톡”이라고 천천히 힘주어 말했다. 요즘 잘나가는 음식 배달 업체나 동종 업체가 아닌 답변에 기자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인터뷰 전의 사전 조사에서는 분명히 모바일 식권 업체로 알고 왔는데…. ‘착오를 일으켰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책상에 올려놓은 회사 소개서를 다시 내려다봤다. 분명 ‘전자식권 플랫폼 서비스’로 명시돼 있다. “아니, 여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가 아니잖아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카카오톡을 라이벌로 지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일단 가입자 5000만명이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카톡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서비스다. 카카오는 꽃배달도, 택시 호출 사업도 한다. 보험업 빼고 다 한다. 이런 카카오가 모바일 식권 분야에 진출한다면 그 뒤는 상상하기 싫다.” 카카오가 모바일 식권 사업에 진출할지는 불투명하지만 그녀의 이런 답변에선 현재는 동종업계에서 라이벌이 없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한국 최고 모바일 식권회사로 우뚝 박 대표가 모바일 식권 사업에 뛰어든 뒤론 눈물의 연속이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2002년 외국계 기업에 입사해 정보기술(IT) 매니저로 일하면서 `복지 플랫폼’, 특히 전자식권에 눈을 떴다. “점심 해결은 그때나 지금이나 직장인의 소소한 행복이자 고민이다. 당시엔 규모가 큰 회사도 직원들이 주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비치된 장부에 줄을 그어 표시했다. 구내식당에서는 버스 회수권처럼 생긴 종이식권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외국계 회사에서 13년간 일하다 나온 그녀는 개발자로 한 국내 한 기업에 영입돼 전자식권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녀도 이 회사 지분 20%에 투자했다. 하지만 회사는 앱 개발은 뒷전이고 수익에만 혈안이었다. 그녀가 몸담은 회사 대표가 제휴를 맺은 또 다른 회사 대표와 경영권 다툼까지 벌여 경영은 엉망이었다. 박 대표는 ‘이럴 바에야 내가 하자’는 생각에 박차고 나와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세웠다. 그때가 39살이던 2016년 6월이었다. 이듬해 4월 그는 전자식권을 론칭했다. “창업 후 이전 회사와의 소송도 얽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낮에는 기업과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시장을 새로 뚫고, 밤에는 앱 개발에 매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 7년차인 스마트올리브에 대해 박 대표는 “정보기술 기반의 전자식권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운영하는 결제 플랫폼 회사”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모바일 식권 회사로, 고객의 요구를 단시간에 해결해 서비스할 수 있다. 도입한 회사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박 대표가 자랑하는 앱 올리브패스는 구내식당과 사내카페, 외부 음식점의 식사와 사내 자판기·주차료 및 전기 충전은 물론 사내 복지시설 등의 결제와 복지 포인트 관리, 배달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기술 서비스를 기반으로 앱 결제와 예약은 물론 영양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 회사와 이용 업체는 실시간으로 이용 현황과 금액을 알 수 있고, 광고와 이커머스 등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19조 식권 시장…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국내 식권 시장 규모는 한 해에 19조원에 이른다. 국내 상용 근로자 약 1575만명이 회사가 지원하는 식대 월 10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기업과 학교 등의 단체급식 시장도 15조 7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스마트올리브를 포함한 모바일 식권 상위 3개 업체의 연간 거래액은 ‘불과’ 2000억원대여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식권 업체들도 사정이 어려웠다. “코로나 규제가 풀렸지만 재택근무를 요구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이에 직원들의 출근을 독려하고자 식대 지원 상향과 같은 당근을 제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우리로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달 현재 스마트올리브에 가입한 곳은 대기업과 구내식당과 병원, 관공서 등 300여개사로, 앱을 다운받은 직장인은 21만여명에 이른다. 가맹 음식점은 3000여곳이다. 케이터링 업체와 신선샐러드, 가정간편식(HMR), 일반적인 식사와 햄버거와 피자, 치킨 등을 비롯해 커피와 와인을 서비스하는 업체들도 들어와 있다. “우리 앱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놓은 신제품을 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알리고, 시식 반응을 살피기에도 적격이다.” 박 대표는 그간 약 3만개의 기업을 직접 찾아갔다. “어떤 기업은 10번 정도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했다. 만나는 상대는 주로 회사 총무과 직원들이다. 이들은 모바일 식권을 도입하면 편리하고, 누수되는 금액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구내식당의 경우 예약제 도입으로 잔반과 잔식 등의 손실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기존 관행대로 하려는 타성에 젖어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젠 회사 로비에 들어서면 분위기를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한번은 어떤 기업이 오라고 해서 갔는데, 의자도 권하지 않더라. 그래서 옆의 직원에게 ‘커피 한잔하시고 오라’며 내보낸 뒤 그 의자에 앉아서 설명한 적도 있다. 바깥에는 혁신적이라고 소문난 기업도 예상 외로 보수적이고 완고한 곳도 많다. 예컨대 어떤 회사는 모바일 식권을 회사 변경 1㎞ 이내에서만 사용하게 한다든지, 점심 식사만 가능하게 하고 커피와 차는 허용하지 않는다든지 한다. 기업 문화를 파악할 수 있어 나에게도 경영 공부가 된다.” 수익 구조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수료로 운영된다”고 짧게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묻자 그녀는 잠시 뜸을 들였다. “가입 기업으로부터 이용 금액의 1~2%, 가맹 음식점으로부터 결제 금액의 2~3%대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부가가치, 즉 수익성이 높지 않다 보니 많이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창업 7년차 손익분기점 넘어서 “올해부터 월매출이 20억원을 찍고 연 2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플랫폼 사업이 창업 7년 차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상장된 내로라하는 업체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에 넘어선 것, 대단한 일 아닌가?” 현재의 기업 가치는 300억원대라고 했다. 작지만 자신만의 성(城)을 스스로 일궜다는 자부심이 물씬 묻어났다. 여성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어려움을 묻자 박 대표는 스스럼없이 조직 관리라고 털어놓았다. “회사 대표로서 영업과 마케팅, 자금 관리도 힘들었지만, 회사 분위기를 다잡는 조직관리가 가장 힘들었다. 창업 당시 조직관리에 미숙했던 30대여서 조금만 실수해도 ‘경험 없는 여성이라서’라는 말이 들려왔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이게 회사 경영하는 데 큰 경험이 됐다. 이젠 파트너를 보는 눈이 생겼다. 여성 CEO로서 선을 명시하기 어려운 성차별과 성추행 문제가 여전한 것 또한 안타깝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게 말은 쉽지만 수익 모델이 말처럼 ‘핫’하지 않다. 그러나 모바일 식권 플랫폼은 다르다. 식권 사용자는 모두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 즉 언제든지 지갑을 열 수 있는 사람이다. 이들이 현재 21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최소 일주일에 서너 번 규칙적으로 우리 앱을 열고 들어온다. 이게 우리의 힘이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를 내년쯤 100만, 3년 이내에 300만 이상으로 키울 생각이다.” 박 대표의 눈은 모바일 식권을 넘어 결제 앱으로 향하고 있다.
  • 고령층 10명 중 7명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고령층 10명 중 7명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55~79세 고령 인구 10명 가운데 7명은 “계속 일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고령층 인구가 올해 처음으로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사회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고령층 인구는 1509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2000명(2.2%) 증가했다. 2012년 1034만 8000명을 기록한 이후 10년 새 500만명이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 4524만 5000명 가운데 고령층(55~79세)이 차지하는 비율은 33.4%로 10년 전 24.7%에서 8.7% 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 취업자는 877만 2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고용률도 58.1%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1034만 8000명(68.5%)은 앞으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근로 희망 고령층은 10년 전 59.2%에서 68.5%로 9.3% 포인트 급증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57.1%)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과반에 달했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34.7%)이 뒤를 이었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 수준은 150만~200만원 미만(20.9%)이 가장 많았다.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745만 7000명(49.4%)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절반은 여전히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9만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5만원 늘었다. 55~64세인 사람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연령은 평균 49.3세로 집계됐다. 남성은 51.2세, 여성은 47.6세였다.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 4.7개월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30.9%는 사업 부진, 조업 중단, 휴·폐업 탓에 일자리를 떠났다.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사람은 10.9%였다. 고령층 10명 가운데 4명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평생직장에서 밀려난 것이다.
  • 고강도 질타 나선 尹 vs 대통령실 몰려간 野

    고강도 질타 나선 尹 vs 대통령실 몰려간 野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논란에 기어이 윤석열 대통령이 ‘참전’하고 야당은 대통령실 청사 앞으로 몰려가 반발하는 등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행안부와 경찰 간 대립에 이어 대통령과 야당이 정면충돌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 국면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출근길 취재진 앞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경찰에 대해 “중대한 국기문란이 될 수 있다”는 강도 높은 표현을 불사했다. 전날엔 관련 질문에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잘 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명시적 언급을 자제했으나, 이날은 준비했다는 듯 강도 높게 경찰을 질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달 23일 치안감 인사 파동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뛰어든 것은 참모와 장관이 잇따라 경고성 발언을 내놨음에도 경찰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4일 경찰의 반발을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데 이어 전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비유하는 초강경 메시지를 내놨지만, 경찰은 물러서지 않는 상황이다. 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경찰국 신설이 경찰 반발로 좌초될 경우 임기 초 대통령 리더십에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날 ‘기강’을 강조한 것은 경찰의 집단행동을 항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경찰국 설치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텐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이지만, 국가의 기본적인 질서와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진행된 행안부 업무보고에서 “신설 경찰국에서 인사와 경찰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며 “장관과 경찰 지휘부가 원활히 소통하기를 당부한다”고 지시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 입직 경로에 따른 인사 불공정 해소도 지시했다. 야당은 용산 집회를 여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통령께서 경찰들의 집단 목소리를 놓고 ‘국가의 기강문란’이라고 얘기했다. 진정 국기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성토했다. 이날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국회에 제출한 경찰국 신설 반대 국민동의 청원의 참여 인원이 8시간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 참여 인원이 10만명을 넘으면 국회는 정식으로 해당 안건을 다뤄야 한다.
  • 용산정비창에 ‘亞 실리콘밸리’ 만든다

    용산정비창에 ‘亞 실리콘밸리’ 만든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다 금융위기 등으로 좌초됐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서울시가 이 일대를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의 제한을 받지 않으면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보다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주택 공급량은 지난 정부 때 발표된 1만 가구에서 6000가구로 축소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 일대 개발 청사진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구상에 따르면 전체 부지의 70% 이상이 업무·상업 등 비주거 용도로 채워진다. 서울시는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최초로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인 1500%를 넘어서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키울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를 뛰어넘는 빌딩이 들어서게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직장과 주거, 여가 등 도시의 모든 기능이 담긴 ‘직주혼합’ 도시로 기획됐다. 국내외 최첨단 테크기업과 연구개발(R&D)·인공지능(AI) 연구소, 국제기구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업무공간이 마련된다. 마이스(MICE, 기업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 비즈니스호텔 등도 들어선다. 국제교육시설과 국제병원 등 외국인 생활 인프라도 갖춰진다. 부지 내 주택 공급 규모는 2020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만 가구보다 적은 약 6000가구 수준으로 정해졌다. 시는 2024년 하반기부터 기반시설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전체 사업 기간을 착공 후 10∼15년으로 예상했으며 총사업비는 토지비를 포함해 약 12조 5000억원 정도다.
  • 고령층 10명 중 7명 “계속 일하고 싶소”

    고령층 10명 중 7명 “계속 일하고 싶소”

    55~79세 고령 인구 10명 가운데 7명은 “계속 일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고령층 인구가 올해 처음으로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사회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고령층 인구는 1509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2000명(2.2%) 증가했다. 2012년 1034만 8000명을 기록한 이후 10년 새 500만명이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 4524만 5000명 가운데 고령층(55~79세)이 차지하는 비율은 33.4%로 10년 전 24.7%에서 8.7% 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 취업자는 877만 2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고용률도 58.1%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1034만 8000명(68.5%)은 앞으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근로 희망 고령층은 10년 전 59.2%에서 68.5%로 9.3% 포인트 급증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57.1%)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과반에 달했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34.7%)이 뒤를 이었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 수준은 150만~200만원 미만(20.9%)이 가장 많았다.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745만 7000명(49.4%)으로 집계됐다. 수령자 비율은 1년 전보다 1.0% 포인트 늘었지만 고령층 절반은 여전히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9만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5만원 늘었다. 55~64세인 사람에게 ‘평생직장’이라 할 수 있는,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연령은 평균 49.3세로 집계됐다. 남성은 51.2세, 여성은 47.6세였다.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 4.7개월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30.9%는 사업 부진, 조업 중단, 휴·폐업 탓에 일자리를 떠났다.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사람은 10.9%였다. 고령층 10명 가운데 4명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평생직장에서 밀려난 것이다.
  • 류삼영 총경 “경찰국 신설은 국회 입법권 침해”

    류삼영 총경 “경찰국 신설은 국회 입법권 침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법치국가가 아닌 시행령 국가를 만드는 우려스러운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은 26일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국무회의 통과와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류 총경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한 지난 23일 밤 울산 중부경찰서장에서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됐다. 류 총경은 이날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수많은 경찰 관계자들이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과 절차적 문제점, 역사적 퇴보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시행령이 아닌 국회의 입법 사항임을 밝히고 신중하고 폭넓은 논의가 진행되길 바랬다”면서 “그럼에도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의 중립화의 역사와 현 제도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면서 “1991년 이전에는 치안사무가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소관 업무였지만, 그 치하에 있으면서 너무 많은 인권유린 사태 등이 있어서 그 반성으로 경찰청이 독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국민을 바라보지 못하고 정권과 한 몸이 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류 총경은 또 “안타깝게도 경찰관 개인으로서나 조직 차원에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막을 방법이 더는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정권의 경찰 장악과 피해는 역사가 기록할 것이고, 멀지 않은 시기에 바로잡힐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 시간이 왔다”며 “국회에서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대통령령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청구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법무부에 검찰국이 있듯, 경찰 권력 통제를 위한 경찰국 신설도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법적으로 법무부 장관 권한에는 검찰에 관한 사무가 명시돼 있으나 행안부 장관 권한에는 경찰에 관한 사무가 없다”면서 “과거에는 치안 사무가 내무부 장관 소관이었으나 인권유린 사태 등 여러 문제로 독립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화 과정으로 경찰 중립을 위해 독립시킨 것인데, 이번에 법적 근거도 없이 31년 역사를 되돌리고 중립성 훼손하기 때문에 서장들이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대기발령 등 징계와 관련해서는 “감찰 조사 출석요구서를 오늘 자로 받았다”며 “징계효력 가처분 등 여러 방안을 주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류 총경의 인사 조처 등에 반발해 전날부터 경찰서별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조도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철회와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 조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 [서울포토] 경찰국 설치 반대 1인 시위

    [서울포토] 경찰국 설치 반대 1인 시위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장이 경찰국 설치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2.7.26
  • ‘경찰국 신설안’ 통과...“14만 전체 경찰회의 열자”

    ‘경찰국 신설안’ 통과...“14만 전체 경찰회의 열자”

    30일 전국경찰회의 분수령...유튜브 중계‘구데타’ 발언, 징계 조치 등에 반발 확산‘경찰국 신설안’ 국무회의 통과...내달 출범류 총경 “국회 권한쟁의심판 등 조치 촉구”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와 경찰조직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일선에서는 경찰회의에 대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강경 대응에 반발해 오는 30일 예정된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를 14만 전체 경찰을 대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 팀장회의를 제안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6일 경찰 내부망에 “당초 팀장회의를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현장 동료들의 뜨거운 요청들로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하게 됐다”면서 “1000명 이상의 참석자가 예상되기에 강당보다는 대운동장으로 회의 장소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의 발언 등을 겨냥해 “이번 회의는 총, 무기와 관계없는 수사과 경제팀장인 저 혼자 기획 추진하는 토론회이므로 ‘쿠데타’와는 전혀 관련 없다”며 “저와 회의참석자 수천명을 대상으로 직위 해제 및 감찰조사를 할 건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유튜브 생방송으로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글에는 호응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렸다.지난 23일 190여명이 참여한 전국 경찰서장(총경)회의 보다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이번 회의에 얼마나 참석하느냐에 따라 경찰국 사태의 추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청은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현장 참석자 56명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또 윤 후보자는 전날 “오늘을 기점으로 더는 국민께 우려를 끼칠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서한문을 통해 경감·경위급 회의를 열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일선의 반발만 더 커졌다.대기발령 후 이날 울산경찰청으로 출근한 류 총경은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데 행안부 경찰국 신설은 바로 그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정당한 목소리를 감찰이나 징계 위협으로 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지금 시기에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무회의 통과로 다음 달 2일 경찰국 출범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류 총경은 국무회의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회의 통과는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법치국가가 아닌 시행령 국가를 만드는 우려스러운 조치가 아닐 수 없다”면서 국회를 향해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대통령령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경찰직장협의회도 거리에서 대국민 홍보전과 1인 시위를 병행하며 행안부의 경찰지휘규칙 신설에 반대하는 대국민 입법 청원운동에 나섰다.
  • [서울포토]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

    [서울포토]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2022.7.26
  • “총경회의 참석자 탄압과 경찰국신설 중단하라”

    “총경회의 참석자 탄압과 경찰국신설 중단하라”

    경남지역 경찰·공무원 단체가 정부에 경찰 총경회의 참석자 탄압과 경찰국 신설 중단을 촉구하는 등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경남경찰청 24개 관서 직장협의회 회장단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26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총경회의 참가자 징계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 강력한 연대투쟁을 통해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관서 직협 회장단과 전공노 경남지역본부는 “총경회의 참가자들이 ‘총’을 지참한 것도 아니고 개인 휴가를 내어 회의한 것을 ‘쿠데타’로 규정한 것은 강하게 우려했던 경찰 길들이기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금 들불처럼 일어나는 경찰직협, 경찰서장 등 지위고하를 막론한 모든 경찰관들의 행동은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형식적 민주주의를 벗어나 실질적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의롭고 정당한 행동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의 앞잡이 역할을 당당히 거부하며 퇴행적인 독재회귀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국민의 경찰이 되기 위한 역사적이고 필연적인 행동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정부는 경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철저히 각성하고 불의한 경찰국 신설 강행을 당장 중단하고, 류삼영 총경을 비롯한 회의참석자들에 대한 감찰과 징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공무원 단체행동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잣대를 거두고 그동안 검사들의 정치표현과 단체행동에 대해 일관되게 보여줬던 수준으로 모든 공무원들을 대우해주길 바란다”며 “그것이 선진 민주 국가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방학이 무서워”…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다시 돌아온 ‘돌밥’ 공포증

    “방학이 무서워”…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다시 돌아온 ‘돌밥’ 공포증

    여름방학 시작인데 코로나 재확산‘집콕’ 방학에 자녀 돌봄 부담 증가재택근무 줄고 돌봄교실은 오전뿐“사교육 의존 않게 정부 책임 늘려야”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 속에 전국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가정에서는 자녀를 온종일 집에서 봐야 하는 ‘돌밥’(돌아서면 밥) 공포증이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황모(41·경기 용인)씨는 코로나19로 이용을 그만뒀던 지역 돌봄센터를 3년 만에 다시 등록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 자녀를 집에서 돌보면서 일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아들을 방학 때 혼자 집에 둔 채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씨는 26일 “오후에는 학원에 보낸다 하더라도 오전과 점심이 가장 걱정”이라며 “아이를 부탁할 만한 친척도 없는데다 유사시 아이가 전화하더라도 근무 중엔 전화를 받기가 어려워 일을 쉬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오경현(47)씨는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자녀의 보육 학원을 세 과목으로 늘렸다. 돌봄 부담을 호소하는 학부모의 요청으로 기존에 오후부터 문을 열던 학원이 오전 반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학원에 보내는 것도 걱정이 크지만 방학이 큰 스트레스라 ‘울며 겨자먹기’로 보내기로 했다”며 “코로나로 외국인 노동자가 줄면서 가사도우미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방학 기간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개 맞벌이 가정 등의 초등학교 1~2학년이 대상이고 이조차도 오전반에 그치고 있어 학부모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렇다보니 맞벌이 부모에겐 사교육이 선택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직장인 김모(32)씨는 “어린이집에서는 종일 돌봄을 운영해 오히려 편했지만 초등학생이 된 올해부턴 돌봄교실도 오전이면 끝나 걱정이 크다”면서 “오후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피아노 학원에 보내기로 했는데 아이가 아직 혼자 등하교하는 것을 무서워해 등원은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며 착잡해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기 공적 돌봄의 양 자체는 늘어났지만 국정과제 운영 실태를 보면 여전히 초등학년의 공적 돌봄 이용률은 전체 20% 밖에 되지 않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돌봄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하거나 휴직을 할 수 있는 부모는 대부분 정규직이나 전문직에 한정돼 있고 그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사교육 밖에 방법이 없어 정부가 공적 돌봄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네이버 노조“계열사 차별화 반대”…단체행동 돌입 공식화

    네이버 노조“계열사 차별화 반대”…단체행동 돌입 공식화

    [네이버 노조 단체행동 설명 기자회견]“드러나지 않는 노동이라고 차별 안돼”임금인상률·개인업무지원비·조직문화개선요구사항 체결 위해 조합원 모두 연대할 것‘쟁의행위도 게임처럼’…남다른 단체행동네이버 산하 5개 계열사 노동조합원들이 본사에 임금 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쟁의행위를 본격화한다.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지회 공동성명)는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 간담회’를 열고 “모기업인 네이버가 5개 계열사 노동자들의 드러나지 않는 노동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며 “계열사의 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조합원 모두가 연대하는 방식의 단체행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개 계열사는 그린웹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로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네이버 서비스의 신규 출시 및 운영 전반에 걸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5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직원 약 2500명은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대한 고객 문의·광고주 문의 응대, 콘텐츠 운영, 영상 제작, 소프트웨어 백엔드·프런트엔드 개발, 서버 운영, 24시간 장애 관제, 네이버 서비스 신규 출시 및 운영 전반 등에 걸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드러나지 않는 노동이라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해관계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표방하는 네이버가 노동 격차를 강화하는 사내 하청 구조 답습하는 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개 법인의 업무 자체는 네이버 사내 부서라고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로서 용역을 발주하는 전형적인 사내 하청 구조를 취하고 있다”며 “기존 재벌 대기업에서 소수 주주 이익을 위해 하는 행태를 네이버가 정보기술(IT) 업계에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네이버를 포함한 IT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로 계열사 쪼개기를 하며 노동조건을 차별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쟁의를 통해서라도 성공적인 교섭 체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사-계열사 신입 연봉 2000만원 차이…노동환경·복지 차이↑ 공동성명은 신입 초임을 기준 지난해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이 연봉 2400만 원에서 2500만원 수준으로 네이버와 비교해 약 2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버와 일부 계열사에서 지급하고 있는 월 30만 원의 개인 업무 지원비는 이들 5개 계열사에는 전혀 지급되고 있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3년 근무하면 나오는 ‘15일 리프레시 휴가’도 지급이 안 되거나 절반만큼만 지급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휴가에서도 차이가 있고 회사창립기념일에도 5개 법인은 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진행된 교섭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네이버 인상 수준인 10%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개인 업무 지원비도 월 15만 원 보장해주고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및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별도 전담기구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절했다. 임금 인상률과 관련해서만 5.6~7.5% 수준에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노조는 전했다.공동성명은 “경기·강원·서울 등 3개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들은 조정 과정에서 지배기업인 네이버의 개입 없이는 5개 계열사의 교섭 체결이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네이버는 ‘독립경영’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5개 계열사 대표에 대한 인사권, 발주계약 등으로 계열사의 노동조건을 결정지을 권한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는 각 계열사가 네이버와 분리돼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노조 기자회견에 대해서 네이버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네이버 노조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펼쳐나갈 것 공동성명은 쟁의행위 과정에서 게임 요소를 접목해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동성명은 2019년 인터넷, 게임업계 최초로 쟁의행위를 하며 응원용 막대풍선 이용, 부분파업 후 영화 어벤저스 단체관람과 같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쟁의행위는 수위에 따라 착한 맛, 순한 맛, 보통 맛, 매운맛, 아주 매운 맛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을 ‘퀘스트’로 지칭하고 해당 퀘스트에 해당하는 쟁의행위에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면 다음 퀘스트의 쟁의행위를 하는 형태다. ‘아주매운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에는 최고수위의 쟁의에 해당하는 ‘파업’이 포함돼 있다. 오 지회장은 “향후 단체 행동들은 온라인 집회 및 피켓팅 등이 포함돼 있는 ‘보통 맛’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아주 매운 맛으로 파업을 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진다면 꼭 이렇게 갈 필요는 없다. 언제나 합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실제로 파업이 이뤄지면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최대한 대화로 풀고 싶다는 입장이다.현재 공동성명은 카페 쟁의행위 시작 공지 게시물에 댓글 달기, 조합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 팔로하기와 같은 착한 맛 단체행동을 진행 중이며 퀘스트 달성 조건 중 하나인 ‘공지 게시물 댓글 200개 달기’는 5시간 만에 완료 됐다. 공동성명은 향후 점차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네이버 노조는 국회 상임위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국회의원들과도 교류해 IT업계의 ‘자회사 하청 구조’ 및 ‘크런치 모드’ 등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서승욱 화섬노조 카카오지회(크루 유니언) 지회장, 이해강 화섬노조 수도권지부 수석부지부장 등도 참석해 연대 발언을 했다.
  • 아모레퍼시픽 “수면 질 개선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 획득”

    아모레퍼시픽 “수면 질 개선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 획득”

    아모레퍼시픽은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제조사가 연구∙개발하고 인체적용시험 등의 절차를 거쳐 식약처로부터 개별적으로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수면 질 개선 원료로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을 새롭게 인정받음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여섯 번째 개별인정형 원료를 획득하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인간 뇌 조직에 존재하는 수면과 관련한 물질인 ‘가바’를 외부에서 보충하면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발견하고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을 개발했다. 꾸준히 섭취할 경우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직장인부터 노년층까지 모두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원료라고 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의 인체적용시험 결과 수면 효율, 총 수면시간, 총 각성시간 등 총 7가지 수면 관련 지표에서 유의적 개선이 확인됐다”며 “내달 중 해당 성분을 주원료로 한 수면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마감 후] 민소희와 저승사자/박성국 산업부 기자

    [마감 후] 민소희와 저승사자/박성국 산업부 기자

    2008~2009년 ‘아내의 유혹’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경찰서 수습기자실에서 쪽잠을 자며 토요일에만 밀린 빨래와 부족한 잠을 청하러 퇴근하던 때라 단 한 편도 본 적은 없다. 탤런트 장서희가 주연이었고, 볼에 점 하나만 찍고 ‘민소희’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1인 2역’ 드라마라는 기억만 있다. 최고 시청률 43%를 찍으며 직장 회식을 줄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드라마라고 한다. 종영 13년이 지난 드라마의 캐릭터가 소환된 건 한 대기업 임원과의 식사 자리였다. 이 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친기업 기조’에 대해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때는 ‘민간 주도 성장’을 국정 철학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업들이 화답하듯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한 뒤였다. 기업 경영을 옥죄고 있는 규제를 대거 뽑아내겠다는 통 큰 제안도 파격적이지만, 무엇보다 이런 정책을 주도하고 보조를 맞추고 있는 부처 수장들이 과거 재벌 총수들과 악연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민소희 비유도 이어졌다. 사람은 그대로이나 앉는 자리가 달라지니 기업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 같다는 의미였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기업인과 재계 단체에서도 비슷하게 감지된다. 그간 엄격한 법 해석과 적용으로 기업 총수들을 재판에 넘겼던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국정 운영 전면에 등장하면서다. 국정농단 특검팀을 이끌며 전직 대통령 박근혜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윤석열 수사팀장은 대통령이 돼 기업의 최대 조력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특검팀에서 이 부회장 수사와 기소를 주도했던 한동훈·이복현 검사는 각각 법무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으로 돌아왔다. 과거 기업 수사에 손발을 맞췄던 ‘재계 저승사자’들은 나란히 규제 개혁 전도사로 변신해 윤 대통령의 경제 기조를 돕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기업 경영활동에 제약이 되는 ‘경제형벌’ 개선에 착수했다. 경제형벌 일부는 비범죄화하고 형량을 대폭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라도 법을 어기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던 검사 한동훈의 신념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2020년 9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안”이라며 이 부회장 기소를 강행했던 이 금감원장은 금융계 ‘그림자 규제’의 철폐를 외치며 관련 태스크포스까지 꾸렸다. 재벌 총수를 겨냥해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밀며 공정과 정의, 법치를 외쳤던 ‘정의로운 검사’들은 어쩌면 지난날의 자신을 부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당장 이 부회장을 자신의 손으로 구속했던 윤 대통령은 오는 광복절 특사로 이 부회장 복권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에도 위기에 처한 나라 경제 사정을 고려한 대통령의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과거의 잘잘못과 처벌의 경중을 따지고 있기엔 대내외 경제 지표가 너무 안 좋고, 전망마저 어두운 것도 현실이다. 다만 법이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듯 기업인에게 관대해질 법치는 기업을 떠받치고 있는 노동자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다. 기업인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듯 노동자가 처한 구조적 문제에도 눈을 떠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만큼이나 노동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도 대통령의 의무다.
  • 이번엔 10년에 1억 쌓는 청년계좌… 중장년 금융정책 소외감 ‘끙끙’

    이번엔 10년에 1억 쌓는 청년계좌… 중장년 금융정책 소외감 ‘끙끙’

    10년에 걸쳐 1억원을 모을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설계가 본격화되면서 청년층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 초 출시된 정책금융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은 2년 만기가 도래하면 청년도약계좌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탕감 논란’을 빚은 청년 대상 채무조정 계획부터 내년 출시 예정인 청년도약계좌까지 청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정책이 쏟아지면서 중장년층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청년도약계좌는 내년 출시될 전망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소득 수준에 따라 매달 30만~7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비과세·소득공제 혜택 또는 정부기여금 10만∼40만원을 보태 매달 7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10년 만기까지 유지하면 1억원을 모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대상은 청년희망적금과 마찬가지로 만 19~34세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은 저축장려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등 혜택을 포함하면 연 10% 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청 초기 은행 애플리케이션이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는 연 1%대에 불과했던 데다 특정 연령층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청년도약계좌도 같은 이유로 중장년 역차별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신용불량 등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마주하게 되면 향후 연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별도의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다만 다른 연령대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민금융지원책도 탄탄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이라는 가입 기간 동안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층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보면 올 초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의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은 올해 가입자를 끝으로 종료된다. 금융위원회는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면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정부가 바뀌자 정책 금융상품 혜택도 덩달아 달라져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영재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은 “납입액에 부담을 느껴 10년이라는 긴 만기를 채우지 못하면 결국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적은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
  • 강서 핫플 알릴 인플루언서 찾아요

    서울 강서구는 SNS를 통해 구민이 직접 우리 지역을 홍보하는 ‘제2기 강서 SNS 서포터즈’를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강서 SNS 서포터즈는 구의 주요 정책이나 각종 행사, 명소 등 다양한 구정 소식을 구민이 직접 SNS 채널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는 구민 홍보단이다. 2020년 첫 활동을 시작한 SNS 서포터즈는 구민의 시각에서 구정 소식을 전하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구는 앞으로 2년 동안 활동할 제2기 강서 SNS 서포터즈를 공개 모집한다. 신청 대상은 홍보 활동에 관심이 있고 개인 SNS를 운영하는 구민이나 관내 소재 대학생 또는 직장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신청은 오는 8월 16일까지 ‘구청 홈페이지, 소통과 참여, 행사접수(온라인 신청)’ 또는 전자우편(prhjjin0@gangseo.seoul.kr)으로 지원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구는 개인 SNS 운영 실적과 콘텐츠 기획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총 20명의 서포터즈를 선발할 예정이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마다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강서 SNS 서포터즈는 구민의 시각에서 우리 지역의 매력을 알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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