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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휴직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여직원의 한 마디에 회사가 변했다

    “육아휴직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여직원의 한 마디에 회사가 변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의료기기업체인 ㈜에이치앤아비즈는 6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일·가정 양립 우수사례 수기 공모전에서 기업 부문 대상을 받았다. 워라밸이 사회적 화두로 대두된 가운데 중소기업이 육아휴직과 정시퇴근 문화 등을 실현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에이치앤아비즈의 변화는 2016년 오래 근무했던 여직원이 밝힌 퇴사 사유에서 촉발됐다. 그는 “육아휴직이 불가능할 거 같다”라며 이직 의사를 밝혔다. 20~30대 직원이 다수인 상황에서 회사는 생존을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법정 제도를 100% 사용하도록 하고 업무 집중제와 초과근무 사전승인제 등을 통해 정시퇴근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런 가족 친화적인 조직 문화가 정착되자 젊은 직원들의 재직 기간이 늘고 우수 인재들이 찾는 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이 육아휴직을 하면 회사가 손해 본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면서 직원들의 책임감과 목적의식이 높아지는 성과로 이어졌다”라고 평가했다. 전시·컨벤션센터를 운영하는 벡스코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이직률이 높은 마이스(MICE) 업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 바이어와의 상담 및 빈번한 외근·출장 등으로 불가피한 연장 근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차출퇴근제에 이어 2023년 가족사랑휴가제도 등을 도입했다.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육아휴직자에 대해서도 공정한 승진 기회를 제공하며 복직 시 희망부서에 우선 배치하도록 사규를 개정했다. 지난해 88명 중 37명이 유연근무에 참여하고 있고 지난 5년간 퇴사자가 3명에 불과하다. 고용부는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기업의 사례와 정책을 통해 워라밸을 실천한 모델을 발굴 확산해 기업과 근로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임영미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그동안 일·육아를 지원하는 제도가 확대됐지만 여전히 중소기업과 남성의 활용률이 낮은 편”이라며 “부모 맞돌봄 문화 조성 및 상대적으로 인력난이 심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체인력 지원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이것이 직접 민주주의”… 서대문구 주민제안 시스템 확 바꿨다

    “이것이 직접 민주주의”… 서대문구 주민제안 시스템 확 바꿨다

    서울 서대문구는 구정 발전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구청 홈페이지에 새로운 제안제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근 운영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구민이 제안한 의견에 대해 다른 구민들이 ‘공감’ 의견을 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서대문구민이나 서대문구 내 직장인 및 학생 등은 구청 홈페이지(구민참여→구민제안/평가→구민제안)에 제안을 할 수 있다. 분야는 ▲구민 생활 편익 증진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 ▲행정 운영 효율화 ▲구 재정수입 확대 및 예산 절감 ▲기타 구정 발전 방안 등이다. 이러한 제안 내용에 대해 30일간 100명 이상의 구민이 공감하면 구청 관련 부서에서 검토 후 답변한다. 구는 ‘서대문구 구민제안심사위원회’가 채택한 우수 제안에 대해서는 해당 제안자에게 시상도 할 예정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구민 생활불편 해소와 편익증진 등을 위해 ‘구민제안’과 ‘공감하기’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팀장님 법카 조사해 주세요”vs“일은 누가 하나”… 공공기관 세대갈등 풀 균형점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팀장님 법카 조사해 주세요”vs“일은 누가 하나”… 공공기관 세대갈등 풀 균형점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에서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많은 기관들이 임직원 행동강령에 ‘갑질’에 대한 규정을 두고 괴롭힘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은 ‘공공부문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괴롭힘은 없애고 공공기관 업무효율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증가하지만 정작 괴롭힘을 구제할 방법은 정립되지 않았고, 부하직원이 상사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을질’도 생겼다. 많은 기관들이 조직문화 전체를 뜯어 고치기보다 근태, 법인카드 사용 점검, 직원의 음주운전 예방과 같은 이른바 ‘미세갈등’ 관리에 많은 역량을 할애하고 있다. 6일 김은성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 이사장에게 최근 공공기관의 동향과 과제를 들어봤다. 근태·법카사용을 조직의 공정성 지표로 보는 청년들 -최근 공공기관에서 가장 두드러진 윤리 이슈는 무엇인가. “몇년 전에는 이해충돌방지법이 공공기관 내 주요 청렴 이슈였다면 지난해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가 활발했다. 올해는 직원의 근태나 음주운전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직장 내 세대 간 갈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청년 직원들은 공정성 이슈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법인카드를 부서장 개인이 아니라 부서를 위해 썼는지, 근태를 엄격하게 잘 하고 있는지, 음주운전과 같은 생활 속 비위를 저지르지 않는지 등을 ‘공정 이슈’로 본다. 사실 그룹장급 간부가 되면 근태보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있는데, 근태가 공정함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면서 불필요하게 근태가 강조되는 기관들도 생기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논의도 많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구제 역시 뜨거운 이슈다. 공공기관 대부분은 임직원 행동강령에 상사의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을 근절하는 조항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관련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갑질 사건으로 판명되면 감사실에서, 괴롭힘 사건으로 분류되면 인사부서에서 사건을 담당하는 등 실무적인 여러 혼란이 있다.” 조직갈등 외면… 도장만 찍으려는 리더들 -‘을질’의 양상을 설명해달라. “을질은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행하는 부적절한 행동을 의미한다.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다거나 상사에 대한 평판을 안좋게 소문내는 행동 등이다. 이런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신고는 어렵다. ‘을질을 당하고 있다’는 고백을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말’로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래는 일을 안하겠다고 하고, 윗사람들은 여전히 도장만 찍고 싶어해서 30대 후반부터 40대 선임·간부급이 일을 다 떠안고 있는 상황도 여러 번 봤다.”-공공기관 내부통제와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 “감사원에서 지난해 말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단순한 재무회계 영역을 넘어 직원의 인권과 근로자 보호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을 반영해 자발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하는 공공기관도 있다. 인권경영평가 초창기에는 인권경영체제 구축이 관건이어서 차별금지나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장 등이 강조되었다면 최근에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내부 직원의 감정근로 정도나 직장 내 발생하는 괴롭힘과 갑질 관련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공공기관 조직문화 변화와 관련해 더 주목할 만한 점을 꼽는다면. “최근 부하직원에 의한 상사 평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동시에 이 때문에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하기 어려워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변화 속 균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피해자 구제절차의 실효성 강화, 보복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펴야 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세기의 결혼, 세기의 이혼… 최태원 절친은 젠슨 황·빌 게이츠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세기의 결혼, 세기의 이혼… 최태원 절친은 젠슨 황·빌 게이츠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아들이 어깨동무한 사진 화제 돼“자연스러운 일인데 책임감 느껴”장녀·아들, 그룹 계열사 근무 중해군 출신 차녀 창업, 10월 결혼2015년 언론 통해 혼외자 고백‘대통령 딸’ 노소영과 이혼소송“젠슨 황과 오래전부터 자주 봐”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친분 “저와 애들은 아주 잘 지내고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애들과 만나서 밥 먹는 게 이상한 일은 전혀 아닌데 이상하게 보는 상황이 생겼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최태원(64)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 중임에도 둘 사이에 둔 세 자녀와는 자주 만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혼소송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상황이)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저도 상당히 책임을 느낀다”며 개인사를 둘러싼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첫째 윤정씨 최연소 임원 승진 최 회장은 앞서 서울 강남의 한 식당 앞에서 장남 최인근(29) SK E&S 매니저와 만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된 일을 언급하면서 “그걸(사진을) 보고 놀라서 다음번에 딸(장녀 최윤정), 사위와 밥 먹는데도 ‘누가 사진 찍나’ 신경이 쓰이더라”며 “미국에 가서는 둘째 딸(최민정) 집에서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눈다. 너무 당연하지 않으냐”고 했다. 노 관장과의 소송 중 세 자녀 모두 아버지에 대한 탄원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자신과 자녀들의 관계는 문제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 회장의 세 자녀는 탄원서를 통해 혼인 파탄의 원인이 아버지에게 있다고 지적하며 그의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원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최 회장의 세 자녀 모두 SK그룹에 적을 뒀지만 차녀 민정(33)씨는 올해 초 SK하이닉스를 퇴사해 미국에서 의료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2014년 해군 장교로 임관하며 주목받았던 민정씨는 아덴만 해역 파견 복무 후 2017년 11월 중위로 전역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미국 법인에서 인수합병(M&A)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다 2022년 휴직했고, 올해 회사를 떠났다. 오는 10월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케빈 리우 황(34)과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장녀 윤정(35)씨와 장남 인근씨는 각각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SK E&S 매니저로 근무 중이다.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윤정씨는 2017년 SK바이오팜에 선임매니저로 입사해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부사장급인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됐다. SK 입사 전 다녔던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만난 직장 동료 윤도연씨와 2017년 결혼했다. 서울대 경영학과(05학번)를 나온 윤씨는 2020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모레’를 창업했으나 지난해 12월 공동대표에서 물러났다. 2020년 SK그룹 에너지 솔루션 기업 SK E&S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장남 인근씨는 2022년 연말 인사에서 북미 사업 법인 ‘패스키’로 발령받고 미국에서 근무 중이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인턴을 거쳤다. 재계에서는 인근씨가 비상장 계열사인 SK E&S에서 후계자 경영 수업을 받은 후 그룹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워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남매 모두 아직 SK 지분은 없다. ●대 이어 시카고서 만나 부부의 연 맺어 천문학적 재산 분할을 놓고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는 노 관장과는 1985년 시카고대 유학 시절 경제학 박사과정 선후배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노태우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인 1988년 9월 현직 대통령의 딸과 SK그룹(당시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 청와대에서 결혼하면서 정략결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작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현직 대통령을 사돈으로 맞게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자녀의 혼사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거인 김희영과의 사이에 10대 딸 두 사람의 혼인 생활은 ‘세기의 결혼식’으로 떠들썩했던 것에 비해 순탄하지 않았다. 결혼 이듬해 장녀 윤정, 1991년 차녀 민정, 1995년 장남 인근씨를 출산하며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듯 보였으나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12년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미 오래전부터 별거 중이며 최 회장이 이혼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5년 8월 박근혜 정부에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후 언론사에 보낸 편지를 통해 당시 4살 된 혼외 딸이 있음을 알리며 노 관장과의 이혼 계획을 밝혔다. 최 회장은 동거인 김희영(49)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 시아(14)양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1960년 12월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고 최 선대회장과 고 박계희 여사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간 주요 언론 기사에는 출생지가 선대회장 형제의 고향인 경기 수원시로 기록돼 있는데, 미국 시카고대학병원에서 태어났다. 최 선대회장과 박 여사는 1959년 시카고대 유학 시절 기숙사 축제에서 만나 이듬해 3월 대학 인근 교회에서 결혼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박 여사는 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962년 귀국 전까지는 어린 최 회장을 업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육아와 남편 뒷바라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남 최 회장과 차남 최재원(61) SK그룹 수석부회장, 막내딸 최기원(60)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중 장남인 최 회장이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과학적 사고에 흥미를 느꼈던 최 선대회장은 농고를 나와 서울대 농화학과에 진학했고 학창 시절에는 축구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던 최 회장은 서울 신일고 재학 당시 2학년으로 진급하며 이과를 택했고, 대학은 고려대 물리학과(79학번)로 진학했다. 학창 시절 운동으로 핸드볼을 즐겨 했고 2008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아 한국 핸드볼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재용·정의선·이재현 등 친분 두터워 최 회장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협력사 엔비디아의 젠슨 황(61)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오래전부터 자주 보는 사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AI 칩 개발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고 있다. 빌 게이츠(69) MS 창업자와는 2014년 빌&멀린다게이츠 재단의 장티푸스 백신 연구 투자를 계기로 협력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백신 개발 선도 기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54)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현(64) CJ그룹 회장과 가깝게 지낸다. 정 회장(경영학 89학번)과 이재현 회장(법학과 80학번)은 고려대 동문이다. 이 회장이 재수해 최 회장이 한 학번 높지만 나이는 동갑이다. 이 밖에 최 회장은 지난 5월 말 가족장으로 진행된 김택진(57)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부친상 빈소를 재계에서는 가장 먼저 찾아 상주를 위로했다. 김 공동대표는 2021년 대한상의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최 회장의 제안으로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제조·유통 분야 대기업으로 구성된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가 참여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공교롭게도 1조 3808억원 재산 분할을 선고한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2004년 이혼 배우자에게 300억원 상당의 회사 지분 1.76%를 넘긴 김 공동대표 사례가 국내 최대 규모 재산 분할 이혼으로 꼽혔다.●형제경영에서 사촌경영 문화 정착 SK그룹은 고 최종건·최종현 시대에서 시작된 ‘형제경영’이 2세대 들어 ‘사촌경영’으로 확장됐다. 창업회장과 선대회장 별세 후 1998년 8월 최태원 당시 SK 부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직계 아들들이 그룹 사업을 분할해 개별 경영을 시작했다. 최 회장이 정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략을 총괄하고 동생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맡아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 창업회장의 삼남 최창원(60)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아 그룹 사업재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너 일가 3세 중에서는 최 회장의 장녀 윤정씨와 장남 인근씨 외에 최성환(43) SK네트웍스 사장이 부친 최신원(72) 전 SK네트웍스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의 장남 성근(33)씨도 인근씨와 함께 패스키에서 근무 중이다.
  • 화면 밖 ‘일상’ 찾기… 폰을 가두고 ‘나의 해방일지’를 채웠다 [안녕, 스마트폰]

    화면 밖 ‘일상’ 찾기… 폰을 가두고 ‘나의 해방일지’를 채웠다 [안녕, 스마트폰]

    폰 없이 무엇을 할 수 있나스마트폰 해방 위한 ‘2박 3일 캠프’책·명상· 공예 등 다양한 활동 채워“SNS 밖 대화의 소중함 새삼 깨달아”폰 대신 펜 쓰며 ‘고독’ 찾는 카페도가족 대상 디톡스 행사도 관심 커져 지난달 28일 충남 공주시 한 2층 주택. ‘스마트폰 해방촌’ 캠프 장소인 이곳에는 평범한 직장인에서부터 사업가, 대학생, 콘텐츠 에디터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다. 계기는 서로 달랐지만, 스마트폰을 강제로 떼어 놓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다. 스타트업 대표 유단비(27)씨는 “출근길에 노들섬이 보이는데 스마트폰을 보느라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며 “스마트폰 말고 자연에 시선을 두고 차분히 정신을 맑게 하고 싶다”고 했다.이 캠프에서는 자물쇠가 걸린 보관함에 스마트폰을 넣고 2박 3일간 ‘아날로그’를 체험했다. 유튜브 시청이나 소셜미디어(SNS)는 물론 시계를 보거나 내비게이션, 여행 정보를 검색할 수도 없었다. 내비게이션 없이 차를 타고 여행하다 부산으로 가는 길로 잘못 진입할 뻔한 강인협(24)씨는 “수없이 길을 잃고 여행 일정 일부를 포기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명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채워졌다. 아침에 일어나 15분간 명상, 이후 2시간의 독서, 보드게임과 종이 공예와 같은 활동은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잊는 데 도움이 됐다. “SNS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 이참에 스마트폰을 자제하는 법을 배우러 왔다”던 최은지(34)씨는 유독 밝은 모습으로 캠프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씨는 “SNS가 아닌 오프라인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알게됐다”고 했다. 최씨의 말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느라 대화가 실종된 현실’은 돈을 내고서라도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려는 주된 이유였다. 전소현(25)씨도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불편하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며 “생각해보니 나 자신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제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져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하루 11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전씨는 스마트폰을 반납하기 전 SNS를 못하는 불안감을 털어놓고, 길을 걷다가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불안과 허전함도 잠시, 스마트폰을 강제로 떼어 놓은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처음 보는 눈앞의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서로의 취미를 묻고 맛집을 공유하는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전씨는 “이동하지 않을 때는 고정된 위치에 놓고 꼭 필요한 때만 쓰려고 한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일상에서 스마트폰과 이별하는 연습을 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기로운 스마트폰 사용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4일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소지하면 아예 입장을 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을 입구에 맡긴 뒤에야 들어선 건물 안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향냄새로 가득했다. 이곳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공간으로, 20~30대들이 주로 찾는다. 이곳에서 만난 정지원(23)씨는 “스마트폰을 놓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친 삶에 위로받는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류윤아(23)씨도 “손으로 편지를 쓰고, 나에 관한 질문에 답을 써가며 나 자신을 알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니 집중력이 한껏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했다.스마트폰과 거리 두기의 필요성은 일반시민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뚜벅뚜벅 서울 디지털 디톡스 캠페인’ 행사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로 붐볐다. 그만큼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김진아(40)씨는 “아이가 칭얼대면 항상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틀어줘야 했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줄여야 할지 방법을 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정우(44)씨는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 시간에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운동이나 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 범상치 않은 ‘멍한 뇌’… 앱을 지우자 전두엽이 깨기 시작했다 [안녕, 스마트폰]

    범상치 않은 ‘멍한 뇌’… 앱을 지우자 전두엽이 깨기 시작했다 [안녕, 스마트폰]

    12년 단짝과 헤어질 결심첫날부터 금단현상에 온갖 고민도예약·길찾기 등 일상 속 불편 체감열흘 후 전두엽 위협한 델타파 줄어짧은 기간에도 ‘능동적 사고’ 효과체험 끝났지만 SNS와는 거리두기 “일은 해야 하니 카카오톡이랑 전화만 남겨 두고 나머지 앱은 다 지우자.” 살면서 남자친구가 없었던 날은 있었어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노래를 들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선 소셜미디어(SNS) 영상이나 웹툰을 봤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단짝 친구이자 내 몸의 일부였다. 그런데 열흘이나 쓰지 않아야 한다니. ‘일이니까 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지만 다가올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두려웠다. 하루 평균 100회 이상 스마트폰 화면을 잠금 해제하고, 2~3시간 SNS에 매달렸던 기자가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때 실제로 금단증상이 찾아올까. 또 심리 상태와 정신건강, 삶의 패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12년간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 중인 ‘포노사피엔스’ 기자가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스마트폰을 끊어 봤다.디지털 디톡스 이틀 전인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센터에서 뇌파 분석을 진행했다.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센터 소장은 “범상친 않네요.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뇌파는 아니에요”라며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검진 결과를 요약하면 스마트폰 사용량이 영향을 미치는 ‘세타파’와 ‘알파파’가 과하게 분포해 있었다. 세타파는 전두엽의 각성도를 볼 수 있는 뇌파로, 흔히 ‘졸음파’라고 불린다. 많이 분포해 있을수록 뇌가 멍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세타파가 광범위하게 나온다. 평균적인 뇌와 달리 세타파는 정수리 너머까지 분포해 있었다. 후두엽에서 주로 나오는 알파파 역시 뒤통수를 지나 정수리까지 퍼져 있었다. 이 소장은 “알파파가 많이 분포해 있으면 통상 시각주의력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정리하면 주의력이 낮고 다소 멍한 뇌”라고 말했다. 내 뇌가 멍하다니, 26년 인생에서 들은 말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스마트폰과의 작별을 하루 앞둔 11일 밤. 인스타그램 영상을 2시간 넘게 탐닉하고 쿠키를 구워(현금 결제로 다음 회차 웹툰을 미리 보는 것) 평소 챙겨 보던 웹툰까지 미리 야무지게 봤다. 자정이 되기 직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대단한 도전을 알리고자 ‘열흘간 SNS 중단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디지털 디톡스 첫날인 12일. 자꾸만 스마트폰에 손이 가고 SNS를 다시 깔아 딱 10분만 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충남 공주로 가는 길에는 불안과 지루함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손에 스마트폰 역할을 대신할 책이 있었지만 2~3페이지 정도만 넘길 수 있었다. 이런 습관은 20대가 유독 심하다. 학창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터라 전 연령대 중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스마트기기 이용자 중 20대가 평일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보내는 여가 시간은 평균 2시간(전체 평균 1.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잠깐 깔았다가 지우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주말에 이어 평일에도 반복됐다. 그때마다 “제대로 체험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목소리를 깔아 말하던 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도파민을 자극하던 영상과 음악이 없으니 삶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자연스레 웃을 일도 사라졌다.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월요일이었던 15일, 업무로 스마트폰 볼 틈이 없어지자 금단증상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무료함과 우울감이 이따금 찾아왔다. 오프라인으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무한 약속 잡기’를 시작했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방을 쓸고 닦았고 긴 시간을 들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퇴근 후엔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침대와 하나가 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일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많았다. 특정 앱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식당 예약은 친구에게 부탁해야 했고, 카페 메뉴판에 ‘자세한 설명은 QR코드를 참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을 땐 헛웃음이 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로 이동할 땐 어떤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디지털 디톡스가 끝난 다음날인 22일. 뇌파 분석에서 개선점이 보였다. 통상 3개월 이상 바뀐 생활을 해야 달라진 점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래도 ‘멍하고 주의력 낮은 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비록 세타파와 알파파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전두엽 기능이 떨어졌을 때 뇌에서 광범위하게 나오는 ‘델타파’는 지난 검사 때보다 줄어 있었다. 이 소장은 “짧은 시간 동안 능동적으로 뇌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이 끝나자마자 앞서 지웠던 앱들을 스마트폰에 다시 설치했다. 다만 SNS만은 지금까지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SNS에 얼마나 멍하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는지 디톡스 기간 동안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에 있을 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 스마트폰을 몸에서 떨어뜨려 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 ‘인산인해’ 성수역에 ‘5번 출구’ 생긴다… “35억 투입해 내년 말 완공”

    ‘인산인해’ 성수역에 ‘5번 출구’ 생긴다… “35억 투입해 내년 말 완공”

    최근 유동인구 급증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온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의 혼잡 문제가 이르면 내년쯤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4개에 불과한 성수역 출입구를 늘리는 계획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면서다. 전현희(서울 중·성동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의 업무협의를 통해 성수역 혼잡 개선 대책으로 출입구 추가 신설을 확답받았다고 5일 밝혔다. 전현희 의원실에 따르면 성수역 출입구 추가 신설 사업에는 약 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달 중으로 설계용역 발주 및 계약이 시작되며, 내년 말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의원은 “성동구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성수역 출입구 신설 사업이 확정돼 매우 기쁘다”며 “향후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해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수제화 공장이 밀집했던 성수역 일대는 2014년 서울시 도시재생 시범사업 구역에 지정되며 가파른 성장을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새 SM엔터테인먼트, 무신사 등 기업 본사가 들어서고 소규모 벤처기업도 속속 들어서며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가 급증했다. 또 개성 있는 카페 거리가 조성되고 가장 트렌디한 팝업스토어가 자주 열리면서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공사에 따르면 성수역의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2020년 5만 3231명에서 지난해 7만 8018명으로 3년 만에 50% 가까이 늘었다. 지난 1~5월 기준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8만 5216명으로, 공사가 관리하는 285개 전철역 중 14위까지 올랐다. 문제는 4개뿐인 출입구로는 급증하는 유동인구를 감당하기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성수역은 주변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대에 특히 수용범위를 넘어서는 혼잡도를 보여왔다. 지난달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퇴근길 성수역 상황이 사진으로 공유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유된 사진을 보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앞에 시민들이 여러 겹으로 60m 이상 되는 줄을 서 있었고, 이 줄은 차도 위로도 이어져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0일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성수역 안전 문제 해소를 위해 3번 출구 앞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내용의 심의 안건을 가결했다. 또 퇴근길 성수역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지던 3번 출구 앞 횡단보도는 남쪽으로 약 10m가량 옮기고, 성동구청은 이곳에 보행자 방호 울타리를 설치하는 한편 마을버스 정류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 폰을 가두고 ‘나’를 돌아보다…슬기로운 스마트폰 사용법[안녕, 스마트폰]

    폰을 가두고 ‘나’를 돌아보다…슬기로운 스마트폰 사용법[안녕, 스마트폰]

    지난달 충남 공주시 한 2층 주택. ‘스마트폰 해방촌’ 캠프 장소인 이곳에는 평범한 직장인에서부터 사업가, 대학생, 콘텐츠 에디터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다. 계기는 서로 달랐지만 스마트폰을 강제로 떼어 놓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다. 스타트업 대표 유단비(27)씨는 “출근길에 노들섬을 지나는데 스마트폰을 하느라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며 “스마트폰 말고 자연에 시선을 두고 차분히 정신을 맑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 캠프에서는 자물쇠가 걸린 보관함에 스마트폰을 넣고 2박 3일간 ‘아날로그’를 체험했다. 유튜브 시청이나 소셜미디어(SNS)는 물론 시계를 보거나 내비게이션, 여행 정보를 검색할 수도 없었다. 내비게이션 없이 차를 타고 여행하다 부산으로 가는 길로 잘못 진입할 뻔한 강인협(24)씨는 “수없이 길을 잃고 여행 일정 일부를 포기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명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채워졌다. 아침에 일어나 15분간 명상, 이후 2시간의 독서, 보드게임과 종이 공예와 같은 활동은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잊는 데 도움이 됐다. “SNS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 이참에 스마트폰을 자제하는 법을 배우러 왔다”던 최은지(34)씨는 유독 밝은 모습으로 캠프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씨는 “SNS가 아닌 오프라인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최씨의 말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느라 대화가 실종된 현실’은 돈을 내고서라도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려는 주된 이유였다. 전소현(25)씨도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불편하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며 “생각해 보니 나 자신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제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져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하루 11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전씨는 스마트폰을 반납하기 전 SNS를 못 하는 불안감을 털어놓고, 길을 걷다가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하지만 불안과 허전함도 잠시, 스마트폰을 강제로 떼어 놓은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처음 보는 눈앞의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서로의 취미를 묻고 맛집을 공유하는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전씨는 “이동하지 않을 때는 고정된 위치에 놓고 꼭 필요한 때만 쓰려고 한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일상에서 스마트폰과 이별하는 연습을 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기로운 스마트폰 사용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소지하면 아예 입장을 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을 입구에 맡긴 뒤에야 들어선 건물 안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향냄새로 가득했다. 이곳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공간으로, 20~30대들이 주로 찾는다. 이곳에서 만난 정지원(23)씨는 “스마트폰을 놓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친 삶에 위로받는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류윤아(23)씨도 “손으로 편지를 쓰고, 나에 관한 질문에 답을 써 가며 나 자신을 알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니 집중력이 한껏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했다.스마트폰과 거리 두기의 필요성은 일반시민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뚜벅뚜벅 서울 디지털 디톡스 캠페인’ 행사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로 붐볐다. 그만큼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김진아(40)씨는 “아이가 칭얼대면 항상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틀어 줘야 했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줄여야 할지 방법을 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정우(44)씨는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 시간에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운동이나 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 범상치 않았던 ‘멍한 뇌’…스마트폰을 놨더니 전두엽이 돌아왔다[안녕, 스마트폰]

    범상치 않았던 ‘멍한 뇌’…스마트폰을 놨더니 전두엽이 돌아왔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마지막 4회에서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하려는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본지 기자의 열흘 간 ‘디지털 디톡스’ 체험기를 전한다.“일은 해야 하니 카카오톡이랑 전화만 남겨 두고 나머지 앱은 다 지우자.” 살면서 남자친구가 없었던 날은 있었어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노래를 들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선 소셜미디어(SNS) 영상이나 웹툰을 봤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단짝 친구이자 내 몸의 일부였다. 그런데 열흘이나 쓰지 않아야 한다니. ‘일이니까 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지만 다가올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두려웠다. 하루 평균 100회 이상 스마트폰 화면을 잠금 해제하고, 2~3시간 SNS에 매달렸던 기자가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때 실제로 금단 증상이 찾아올까. 또 심리상태와 정신건강, 삶의 패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12년간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 중인 ‘포노사피엔스’ 기자가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스마트폰을 끊어 봤다. 디지털 디톡스 이틀 전인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센터에서 뇌파 분석을 진행했다.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센터 소장은 “범상친 않네요.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뇌파는 아니에요”라며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검진 결과를 요약하면 스마트폰 사용량이 영향을 미치는 ‘세타파’와 ‘알파파’가 과하게 분포해 있었다. 세타파는 전두엽의 각성도를 볼 수 있는 뇌파로, 흔히 ‘졸음파’라고 불린다. 많이 분포해 있을수록 뇌가 멍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세타파가 광범위하게 나온다. 평균적인 뇌와 달리 세타파는 정수리 너머까지 분포해 있었다. 후두엽에서 주로 나오는 알파파 역시 뒤통수를 지나 정수리까지 퍼져 있었다. 이 소장은 “알파파가 많이 분포해 있으면 통상 시각주의력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정리하면 주의력이 낮고 다소 멍한 뇌”라고 말했다. 내 뇌가 멍하다니, 26년 인생에서 들은 말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스마트폰과의 작별을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밤. 인스타그램의 영상을 2시간 넘게 탐닉하고 쿠키를 구워(현금 결제로 다음 회차 웹툰을 미리 보는 것) 평소 챙겨 보던 웹툰까지 미리 야무지게 봤다. 자정이 되기 직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대단한 도전을 알리고자 ‘열흘간 SNS 중단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디지털 디톡스 첫날인 지난달 12일. 자꾸만 스마트폰에 손이 가고 SNS를 다시 깔아 딱 10분만 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충남 공주로 가는 길에는 불안과 지루함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손에 스마트폰 역할을 대신할 책이 있었지만 2~3페이지 정도만 넘길 수 있었다. 이런 습관은 20대가 유독 심하다. 학창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터라 전 연령대 중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스마트기기 이용자 중 20대가 평일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보내는 여가 시간은 평균 2시간(전체 평균 1.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잠깐 깔았다가 지우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주말에 이어 평일에도 반복됐다. 그때마다 “제대로 체험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목소리를 깔아 말하던 캡(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심심해 죽을 것 같을 때마다 입에 간식거리를 욱여넣었다. 도파민을 자극하던 영상과 음악이 없으니 삶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자연스레 웃을 일도 사라졌다.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월요일이었던 지난달 15일, 업무로 스마트폰 볼 틈이 없어지자 금단증상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무료함과 우울감이 이따금 덮쳤다. 오프라인으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무한 약속 잡기’를 시작했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방을 쓸고 닦았고 긴 시간을 들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퇴근 후엔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침대와 하나가 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일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많았다. 특정 앱을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는 식당 예약은 친구에게 부탁해야 했고, 카페 메뉴판에 ‘자세한 설명은 QR코드를 참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을 땐 헛웃음이 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로 이동할 땐 어떤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디지털 디톡스가 끝난 이후인 지난달 22일. 뇌파 분석에서 개선점이 보였다. 통상 3개월 이상 바뀐 생활을 해야 달라진 점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래도 ‘멍하고 주의력 낮은 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비록 세타파와 알파파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전두엽 기능이 떨어졌을 때 뇌에서 광범위하게 나오는 ‘델타파’는 지난 검사 때보다 줄어 있었다. 이 소장은 “짧은 시간 동안 능동적으로 뇌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이 끝나자마자 스마트폰에 앞서 지웠던 앱들을 다시 설치했다. 다만 SNS만은 지금까지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SNS에 얼마나 멍하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는지 디톡스 기간 동안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에 있을 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 스마트폰을 몸에서 떨어뜨려 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 지난해 플랫폼 종사자 88만 3000명…코로나 이후 배달·운전은 감소

    지난해 플랫폼 종사자 88만 3000명…코로나 이후 배달·운전은 감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2023년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플랫폼 종사자는 88만 3000명으로 2022년(79만 5000명)과 비교해 11.1%(8만 8000명) 늘었다. 디지털 기술 발달과 일하는 방식 등의 변화로 플랫폼 종사자는 2021년 66만 1000명, 2022년 79만 5000명, 지난해 88만 3000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플랫폼 일자리를 선택한 동기로는 ‘더 많은 수입’이 36.1%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시간·날짜 선택(20.9%), 직장·조직 생활 부적응(10.2%), 가사·학업·육아 병행(7.5%) 등의 순이었다. 직종별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2022년 51만 3000명에 달했던 배달·운전 분야는 48만 5000명으로 5.5% 감소했다. 맞벌이와 노령인구 증가 등에 따른 가사·돌봄서비스는 수요 증가에도 5만 2000명으로 오히려 1000명이 줄었다. 반면 교육·상담 등 전문서비스는 2022년 8만 5000명에서 지난해 14만 4000명으로 69.4%,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는 1만 7000명에서 4만 1000명으로 141.2% 각각 증가했다. 종사자 성별은 남성이 70.4%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30대(25만 4000명)와 40대(23만 4000명)가 전체의 55.3%(48만 8000명)를 차지했다. 대졸(30.1%) 및 전문대졸(12.7%), 대학원 졸업자(12.6%)가 증가했지만 중졸 이하와 고졸은 각각 31.6%, 9.4% 줄었다. 전체 수입의 50% 이상 또는 주당 20시간 이상 근무하는 주업형 비율이 55.6%로 2.1%포인트 낮아졌지만 주당 10~20시간 일하는 부업형은 2022년 21.1%에서 21.8%로 소폭 증가했다. 수입의 25% 미만, 주당 10시간 미만 일하는 간헐적 참가형은 21.2%에서 22.6%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월 종사 일(14.4일)과 하루 근무 시간(6.2시간)이 소폭 줄면서 수입이 1년 전보다 1만 2000원 감소한 월평균 145만 2000원으로 분석됐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48.2%, 산재보험 가입률은 1년 전보다 9.7%포인트 상승한 46.2%로 나타났다. 애로점으로 계약에 없는 업무 요구(12.2%), 건강·안전의 위험 및 불안감(11.9%), 일방적 계약 변경(10.5%) 등으로 조사됐다.
  • 조두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탈출하기 힘겨웠던 ‘악마의 마음’

    조두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탈출하기 힘겨웠던 ‘악마의 마음’

    13년간 징역형 살고 출소했지만현상금 200억 걸린 김국호 역할‘악마를 보았다’ 속 최민식 떠올라자신만의 ‘최악 악인’ 해석 시도 배우가 악인을 연기하는 일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악인이 현실 속 아주 구체적인 누군가를 특정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끔찍해진다. 지난달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된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의 ‘김국호’는 희대의 흉악범 조두순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김국호’를 연기한 배우 유재명(51)은 작품을 위해서 얼마간 조두순을 이해해야 했다. 그래서일까. 드라마 속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역겨움을 참기가 어려울 정도다. 물론 배우에게는 이만한 칭찬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유재명을 만났다. “큰 악역이었으니까요. 연기를 마치고 어느 날에는 숙소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종일 멍한 상태로 있었어요. 극단적인 에너지를 쏟아서죠. (일상으로) 복귀할 때는 ‘그것’을 빼내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유재명이 ‘그것’이라고 말한 것을 굳이 번역하자면 보통 사람의 입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악마의 마음’이라고 할 것이다. 파렴치한 흉악범에게 필요한 건 이해보다는 단죄다. 대중은 그들에게 어떠한 서사도 부여하지 않기를 요청한다. 하지만 배우에게는 다르다. 부담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우의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속 ‘장경철’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갈 순 없었다. 유재명만의 해석이 필요한 순간이었다.“‘김국호’에게는 자식이 있습니다. 나름의 부성애가 있죠. 너그럽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당연히 아니죠. 하지만 그 누군가의 아버지라는 의식, 그런 게 후반부에서 더 드러날 겁니다.” 한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김국호’가 13년간 형을 살고 출소한다. 인터넷 방송으로 유명해진 의문의 ‘가면남’이 “‘김국호’를 죽이면 200억원을 준다”며 현상금을 건다. 200억원이 필요한 사람부터 처절한 복수를 노리는 사람까지, ‘김국호’의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이 몰려든다. 유재명은 이 가운데서 ‘김국호’를 연기하는 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여러 인물과 달리 ‘김국호’는 단순하니까요. 그는 ‘벌을 다 받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를 질문하죠. 악한 모습을 애써 꾸미지 않았어요. 그저 살고자 하는 욕망을 표현하는데, 그 과정에서 악마가 저절로 깨어났으니까.”인터뷰 내내 유재명은 그간 쉬지 않고 달려왔음을 강조했다. 한국의 많은 직장인처럼 그 역시 일에 파묻혀 제대로 쉬는 법을 몰랐다고 했다. 불혹의 나이까지 부산에서 극단을 운영하며 연극을 했다. 영화·드라마 등 영상에 얼굴을 내보인 건 10여년 전쯤이다. 대중에게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 ‘비밀의 숲’(2017)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동룡이 아버지’(응팔)와 ‘창크나이트’(비숲) 모두 조연이었지만 존재감은 강렬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국호’의 집 앞에서 현장을 중계하는 유튜버들,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일반 시민들, 그의 집 앞을 경호하는 의경들…. 흉악한 범죄자가 세상에 나오면 안 된다고 외치는, 일상을 살아가는 개개인들의 단단한 ‘눈빛’이 이 작품을 받치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총 8부작으로 매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된다.
  • “항문·귀·손가락 없는 애 낳는다”…北 ‘귀신병’ 공포 뭐길래

    “항문·귀·손가락 없는 애 낳는다”…北 ‘귀신병’ 공포 뭐길래

    “항문, 생식기, 귀,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 낳기를 무서워한다.” “암 환자가 많아서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있고 한두 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한다.” 북한 핵시설 인근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증언이 또 한 번 외신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더선 등 영국 매체는 과거 탈북민들이 내놓은 핵실험 피해 증언을 재조명했다. 특히 핵시설 인근 주민 사이에서 ‘귀신병’이 발병했다는 증언에 주목했다. “귀신병 걸려 무당 찾아가” 외신들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나온 탈북민들의 증언을 인용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출신 탈북민 김순복(이하 가명)씨는 이 자리에서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많아졌다.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면서 무당을 찾아가곤 했다”고 밝혔다. 남경훈씨도 “동네에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장애아들이 태어났다. 귀신병에 걸렸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길주군에서 56년을 거주했다는 이영란씨도 아들을 결핵으로 잃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다 밥 먹고 사는 집들이 결핵에 걸리니까 ‘별나다’ 했는데 4년을 넘기지 않고 다 죽더라. 제 아들도 그런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탈북 후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있는 아들에게 돈을 보내 평양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려고 했지만 ‘길주군 환자는 평양에 한 발짝도 들일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길주군 피폭 문제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길주군 전 주민의 문제”라며 “암 환자가 많아서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있고 한두 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으로 지진만 해도 몇십 차례 일어나서 암벽에 다 금이 가곤 했는데 비가 오면 핵실험 오염수가 그 사이로 흐른다”고 주장했다. “항문, 생식기 없는 기형아 출산” 앞서 영변 핵시설단지 인근 출신 탈북민은 2013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변 지역 여성들은 임신이 되지 않거나 낳는다 해도 기형아를 출산하는 일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탈북민은 “항문, 생식기, 귀,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 낳기를 무서워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원자력공업부 남천화학연합기업소 산하 우라늄폐기물처리직장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김모씨는 “북한 핵 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우라늄 탱크 및 우라늄 분말 먼지가 무수히 떠다니는 공간에서 작업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어 “근로자들은 맹독성 가스와 방사능으로 인해 백혈구감소증, 간염, 고환염, 신장염 등 직업명에 시달린다”며 “핵실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양대 핵심 핵 관련 시설이다. 영변에서는 핵물질 연구·생산 활동이 이뤄지고, 풍계리는 플루토늄 등으로 제조한 핵무기의 위력 등을 실험하는 장소다. 통일부 “풍계리 인근 출신 탈북민 17명 피폭” 이런 증언을 토대로 통일부는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지난 2월 발표했다. 검사 결과 탈북민 일부는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용 방사선이나 음주·흡연 등의 영향일 수 있지만, 핵실험에 의한 피폭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80명 중 17명은 방사선에 피폭됐다.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인 0.25Gy(그레이) 이상의 선량값이 보고된 것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1차 핵실험을 했다. 이번 검진에 참여한 탈북민 80명은 모두 핵실험 이후 탈북했다. 이상이 발견된 17명 중 2명은 2016년 같은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 미만의 결과를 보여 국내 입국 이후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는 요소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염색체 변형이 나타난 17명 중 15명에게서 과거 방사선 노출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것이다. 다만 15명 중 5명의 결과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검진 대상자 중 10~15명가량의 탈북민이 북한 핵실험 이후 방사선에 피폭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 순천의 딸 ‘남수현’···2024파리올림픽 ‘금·은메달’ 획득

    순천의 딸 ‘남수현’···2024파리올림픽 ‘금·은메달’ 획득

    순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19)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림픽 무대에 처음 오른 남수현은 지난달 29일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임시현, 전훈영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 3일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는 양궁 개인전이 끝난 4일 남 선수 가족을 초청, 꽃다발을 건네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남 선수 부모 남관우·고수진 부부는 “딸이 초등학교 3학년 양궁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성실함으로 훈련에 임해왔다”며 “금메달을 따기까지 성원과 함께 많은 응원을 해 주신 순천시와 시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노관규 시장은 “19세의 어린나이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메달을 딴 남수현 선수가 너무 자랑스럽다”며 “부모님과 감독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시는 양궁 단체전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달 28일 저녁부터 29일 새벽까지 오천그린광장에서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응원전을 펼치는 등 시민들의 염원이 함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시는 순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 규정에 따라 남 선수에게 포상금 3000만원과 지도자(임동일 감독)에게 포상금 15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시는 앞으로도 직장운동경기부가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할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남수현은 순천 풍덕동 출신이다. 순천 성남초, 풍덕중을 거쳐 지난 2월 순천여고를 졸업한 뒤 순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에 입단했다.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랭킹라운드 단체전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 직장인 절반, 여름휴가 포기·보류… “비용 부담”

    직장인 절반, 여름휴가 포기·보류… “비용 부담”

    직장인 10명 중 5명이 비용 때문에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의뢰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여름휴가 계획’ 조사에서 직장인 51.5%가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보류했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에게 2024년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48.5%, ‘계획이 없다’는 20.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보류)는 31.1%로 나타났다.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30%), 비사무직(28.8%), 5인 미만(28.9%), 일반사원(29.5%), 임금 150만원 미만(30.1%), 비조합원(21.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름휴가 포기 및 보류의 이유는,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가 56.5%를 차지했다. 이 밖에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응답자에게 휴가 예정 기간(주말 포함)을 물어본 결과, 최대 ‘3~5일’이 60.6%로 가장 많았고 ‘6~7일’이 24.3%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개인 연차를 사용해 여름휴가를 신청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아무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업무량이 많다는 이유로 휴가 기간에도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휴가 갑질 상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음에도 사용자의 연차 시기 변경권을 남용하거나, 사업주의 여름휴가 사용 시기에 맞추어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의 일이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반복돼 벌어진다”며 “사실상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 [단독]공무원노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무원 사망 시 기관장 고발 검토”[힐링 오피스 인터뷰]

    [단독]공무원노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무원 사망 시 기관장 고발 검토”[힐링 오피스 인터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직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괴롭힘에 따른 공무원 사망 사건 발생 시 해당 기관장을 고발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공직 사회 특유의 철저한 상명하복 문화 속에서 상사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못할 정도로 경직된 조직문화 때문에 괴롭힘 문제가 숨죽인 채 곪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중배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공직사회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의 심각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상급자의 폭언, 성희롱은 물론 따돌림 피해를 입고도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심지어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뒤 승진에서 누락시킨다는 협박을 받는 사례도 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는 물론 신고 사실에 대한 비밀 유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2차 가해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는 박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공무원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율 평균 신고율의 약 10분의 1 수준” -공무원 조직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처리 과정의 한계가 있다면. “공직사회 내 엄격한 위계질서로 인해 공무원들이 상사로부터 부당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신고 자체를 꺼린다는 게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본다. 공무원들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비율은 전체 업종 평균(2.8%)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인사 권한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간 향후 승진 등에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괴롭힘을 정당하게 신고하더라도 공직사회에서 마치 상사를 공격한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걸 우려하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감사 부서의 안일한 대처와 인식도 문제다. 감사 무마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의 2차 가해를 받아 피해자가 자살에 이르는 경우까지 일어나는 실정이다.” “급여 낮은데 인력 부족하고 업무는 과중 … 괴롭힘 취약한 환경에 이직·퇴직 빈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공무원의 이직, 퇴직 문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 4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2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3%가 이직을 고민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직 사유가 전체 응답의 51.2%를 차지한 ‘낮은 급여’다. 급여는 낮은데 직장 내 괴롭힘도 일반 직장보다 결코 적지 않다 보니 이직과 퇴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본다. 낮은 임금으로 인해 공직을 그만두는 공무원들이 늘고, 이는 다시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량 및 특정인으로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져서 직장 내 괴롭힘의 촉매제로도 작용하고 있다. 7~9급을 중심으로 한 해에만 1만명 넘는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남은 직원들에게 업무 쏠림 현상이 벌어진다. 업무량이 전보다 많아지면 그만큼 직장 내에서 긴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무 떠넘기기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공무원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한 공무원의 안전보건 과제에 대한 정부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도 중대재해에 해당하므로 사망 사건 발생 시 기관장 고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하급자에 책임 전가·상명하복 지시는 악습 …조직 변화 권한 쥔 상사들부터 시작해야” -공무원 조직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무원 조직 특유의 권위적인 문화 때문이다. 책임과 권한이 있는 상급자가 부하직원들과 토론해서 업무를 더욱 발전시키기보단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문제가 생기면 하급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악습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새 젊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시키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면서 ‘3요’를 되묻는다는 우스갯소리도 공무원 사회에서 자주 거론된다. 물론 이걸 고깝게 보는 상급자들도 없지 않겠지만 무조건 나쁘게 볼 게 아니다. 20~30대 부하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땐 그만큼 의미와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나. 딱딱한 공무원 조직이 좀 더 유연하게 변하려면 막강한 권한을 쥔 상사들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80~90년대 경험만 내세워서 세대 차를 무시하고 상명하복만 강요해선 안 된다. 부하직원들을 그저 부려야 할 아랫사람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협업하고 이해해야 할 동료로서 대해야 현재의 소통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괴롭힘 등 재해예방 위해 연 1회 위험성 평가 직장 내 괴롭힘 고충 상담원 전담 배치” 요구 -공무원노조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방안이 더 있다면. “직장 내 괴롭힘 등 공무원 재해예방을 위해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연 1회 이상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이를 무마하지 말고,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사용자 의무를 불이행이나 부서장 처벌 근거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고충 상담원 전담 배치도 요구하는 중이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괴롭힘을 당하며 혼자서만 끙끙 고민하지 말고 노조에 문을 두드려주면 좋겠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면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혼자서는 대응하기 어렵다. 노조에서 법률적인 도움과 함께 여러 선후배들의 격려와 조언을 받으며 함께 해결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물론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전 여친 2000만원 안 갚자 100원씩 입금하며 “내 돈 내놔”

    전 여친 2000만원 안 갚자 100원씩 입금하며 “내 돈 내놔”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에게 직업을 속였다가 들통난 남성이 이별을 통보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30대 남성 A씨는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지속해서 연락하는 것이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냐?”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게임 동호회에서 만난 여성 B씨에게 자신의 직업을 ‘유망 중소기업의 부장’이라며 초특급 승진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실제 A씨는 일반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직급은 대리였다. 하지만 B씨와의 관계는 깊어졌고, A씨는 회사가 멀어 자취하고 싶다는 B씨와 결혼을 약속했고,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와 데이트하다가 우연히 만난 직장동료에게 자신의 직급이 부장이 아닌 대리였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A씨는 B씨에게 사과했고, B씨는 흔쾌히 모든 사실을 용서하며 A씨의 사과를 받아줬다. 하지만 이후 B씨는 갑자기 퇴사 소식을 알리며 “공부하고 싶으니, 학원비를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B씨는 “집에서 학원까지 거리가 멀다”며 “차량 구매비도 보태달라”고 했다. 이에 A씨는 자신을 용서해 준 B씨에게 매달 학원비를 내줬고, 차량 구매비 2000만원도 빌려줬다. 그 후 몇 달 뒤 B씨는 과거 A씨의 거짓말에 대해 트집을 잡고 이별을 통보했다. A씨가 준 2000만원도 갚지 않은 상태였다. 연락까지 차단당한 A씨는 B씨에게 100원씩 입금하면서 ‘빌려준 돈 내놔’, ‘양심 불량’, ‘돈 돌려줘’, ‘돈 안 주면 못 헤어져’ 등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씨는 A씨를 스토킹으로 고소했다. A씨는 “여자 친구와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헤어지게 된 것이다. 여자 친구의 마음을 돌리려고 선물도 보냈던 건데 이게 범죄가 되느냐”고 물었다. 조인섭 변호사는 “이러한 경우 일방적으로 약혼자가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반복하여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시도하는 행위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A씨가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한 행위는 약혼자에게 지급한 돈을 찾기 위함이 주목적이었지, 협박하거나 다시 사귈 의사로 행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3차례 이상 반복하면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도 있어서 그 범위는 정의할 수 없다”면서 “판결 추세로 보면 상대의 거절 의사가 분명하다면 그 이상의 관계 회복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흔들리는 공룡’ 인텔…역대급 어닝 쇼크에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고든 정의 TECH+]

    ‘흔들리는 공룡’ 인텔…역대급 어닝 쇼크에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고든 정의 TECH+]

    인텔은 반도체 분야에서 오랜 세월 1등 기업이었습니다. 특히 CPU 분야에서는 사실상의 독점 기업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지위를 누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지위는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거의 망할 뻔했던 경쟁 기업 AMD가 부활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인텔의 큰 강점이었던 최신 미세 공정은 이제 TSMC에 완전히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된 팻 겔싱어는 파운드리에 승부수를 던지고 4년간 5개의 새로운 미세 공정을 도입하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뒤처진 미세 공정을 따라잡는 것만으로는 주도권을 되찾기 어려운 만큼 아예 상대를 추월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새로운 반도체 팹을 건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익을 훨씬 앞지르면서 적자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4년 2분기 인텔의 매출은 12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1% 정도 줄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다소 실망스러워도 쇼크라고 보긴 어렵지만, 순이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작년에 15억 달러 흑자였던 인텔은 이번 2분기에는 16억 달러라는 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비슷한데, 흑자에서 큰 폭의 적자로 전환한 이유는 아무래도 지출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텔 파운드리 실적을 보면 여기서만 28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해 적자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인텔은 현재 20A, 18A 같은 최신 미세 공정의 양산과 팹 건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까지 매출은 없는 반면 들어가는 돈은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최신 미세 공정 팹 없이는 TSMC를 따라잡을 수 없고 앞으로 계획한 인텔의 최신 CPU 양산도 제때 이뤄질 수 없어 여기서 비용을 절감할 순 없습니다. 대신 인텔 경영진은 전체 인력의 15%가 넘는 대규모 인력 구조 조정을 통해 2025년까지 1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인텔 직원 12만 48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직장을 옮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인텔의 최신 미세 공정 팹이 계획대로 건설되고 양산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입니다. 과거 10nm 공정 진입 때처럼 수율이나 성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번에는 회사의 재정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고비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나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 CPU입니다. AMD는 신제품인 라이젠 AI 300 시리즈와 라이젠 9000 시리즈를 먼저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서버 시장에서도 최대 192코어의 5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투입해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텔이 파운드리 건설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은 AMD에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내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CPU 팔아서 번 돈으로 공장을 세워야 하는데, 경쟁사 때문에 이전처럼 마진을 많이 남기기도 힘들고 판매량도 늘리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신제품이 경쟁사를 확실하게 이기지 못하면 한층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인텔은 창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낸 저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위기를 극복하고 업계 1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 1-2년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소문난 크림빵서 곰팡이가”…업체 측 “치료비+3만원” 대응에 뿔난 고객

    “소문난 크림빵서 곰팡이가”…업체 측 “치료비+3만원” 대응에 뿔난 고객

    유명 제빵 기업이 자사의 곰팡이가 핀 빵을 먹고 배탈이 난 소비자와 보상 방안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이 사실을 인터넷에 올린다는고객에게 그렇게 하라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문제로 지적됐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0시쯤 집 근처 편의점에서 B사의 빵을 사서 먹던 중 빵 속 하얀 크림에서 파랗게 핀 곰팡이를 발견했다. 그는 어린 딸과 함께 5조각의 빵 중 이미 3조각을 먹은 상태였다. 이 제품은 웬만한 제과점 빵보다 맛있다고 소문난 치즈 크림 롤 케이크였고 유통기한은 A씨가 빵을 구입한 27일까지였다. A씨는 다음 날 새벽부터 심하게 배탈이 나서 사흘간 설사와 구토에 시달렸다. 다행히 아이는 괜찮았다고 한다. A씨는 빵의 곰팡이를 발견한 후 즉시 편의점을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으나 주말이라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B사의 고객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고 보상방안도 안내 받았다. 업체는 치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면 실비 보상을 해주겠으며 추가로 자사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3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과 몇 가지 빵 제품을 줄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A씨는 곰팡이 빵을 먹은 후 일도 못 하고 병원에 다니며 몸까지 상한 점을 고려할 때 B사의 보상 방안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B사의 빵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더 이상 그 회사 제품을 먹고 싶지 않은데 빵이나 빵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보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A씨는 얼마를 원하냐는 업체의 물음에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한 10만원은 돼야 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B사는 이에 대해 내부 규정상 그렇게 큰 금액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빵의 곰팡이가 제조할 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유통 과정에서 냉장 보관을 못 해 생겼기 때문에 자사에 모든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편의점의 책임도 있다는 주장이다. A씨가 결국 “보상은 필요 없고 이번 일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말하자, 업체 담당자는 “네, 그렇게 하시죠. 저희에게 10만원도 큰돈이다”라고 맞섰다. A씨는 “빵을 먹은 후 장염이 생겨 설사를 많이 했는데 돈이나 뜯어내려는 듯한 사람으로 인식된 점이 매우 불쾌하다. 업체는 병원비 실비 보상과 상품권 제공을 대단하다는 식으로 제안했다. 보상금은 필요 없으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업체는 따끔하게 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B사는 취재에 나선 해당 매체에 “당사의 제품을 이용하시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게 해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건은 제조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고객에게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내부)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치료비 등의 지원을 안내해 드렸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께서 기준 이상의 보상을 말씀하셔서 요청을 들어드리기 어렵다는 양해를 구했는데, 고객의 마음이 상하신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응대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 ‘날 따돌린 사람이 후배라면?’…직장 내 괴롭힘 인정받으려면 ‘이것’ 갖춰야 [빌런 오피스]

    ‘날 따돌린 사람이 후배라면?’…직장 내 괴롭힘 인정받으려면 ‘이것’ 갖춰야 [빌런 오피스]

    ‘직급이 낮은 후배가 상급자인 선임과 합세해서 성희롱을 일삼고 사내 메신저를 통해 욕설을 주고받으며 키득거린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상사가 주말을 끼고 단 하루의 업무일 동안에 1년 치 모든 업무 관련 자료를 뽑아오도록 하고, 통상 3개월 걸리는 업무를 1~2주 내로 끝내라고 강요한다면?’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야’라고 부르며 이성 교제에 대해 질문하거나 막무가내로 내 사진을 찍어서 다른 사람에게 보낸다면 어떨까?’ 위의 사례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넘어야 할 두 가지 산, 즉 ‘우위성’과 ‘적정성’이란 핵심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워낙 모호하다 보니 산업과 직종, 상황을 불문하고 모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칼로 무 자르듯 한 가지 기준을 일괄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적잖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건인 ‘우위성’과 ‘적정성’이 대체로 법원이 괴롭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판례들을 3일 정리했다. ‘괴롭힘의 우위성·적정성 요건 갖추면 정신고통·근무환경 악화 따른다’ 판단 먼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을 살펴보면 “①사용자 또는 근로자(행위자 요건)는 ②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우위성)해 ③업무상 적정 범위(적정성)를 넘어 ④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최대 쟁점이 ‘직장에서의 우위 이용’과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되는 지 여부다. 이 두 가지 요건만 제대로 충족된다면 다른 요건인 정신적 고통과 근무 환경 악화는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먼저 ‘우위성’은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사내에서 우위적인 지위에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계의 우위성이 단순히 직급의 차이뿐만 아니라 관련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과 직위,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즉 직장에서 업무를 직접 지도·감독하는 상급자가 꼭 아니더라도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단 얘기다.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함께 근무하던 간호사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가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뒤 행정소송을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교수는 “피해자에 대해 인사상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위 관계를 이용한 적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의사로서 간호사에게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시할 권한’이 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 직급 낮지만 근로경력 오래된 ‘왕고참’어린 여성 상급자 단톡방 빼면 “괴롭힘”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지위가 낮더라도 ‘직장 내 관계’에서 우위를 갖췄다는 점이 인정된 경우도 있다. 공무직 근로자 중 경력이 가장 오래된 소위 ‘왕고참’이 직급은 더 높지만 나이 어린 여성 상급자를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쏙 뺀 채 다른 직원들과 업무를 공유하거나 뒤에서 상급자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고 다닌 사례다. 법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피해자가 상급자에 해당하므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을 받지 못할 처지였다. 그러나 법원은 나이 어린 직속 상사보다 가해자가 다른 근로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우위성을 인정,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했다. 후배 직원이더라도 상사와 힘을 합쳐 둘이 괴롭히거나 같은 직급이지만 몰려다니면서 한 사람을 단체로 비방한 경우도 ‘우위성’을 갖췄다고 해석됐다. 이를테면 같은 비서 업무를 담당하던 동료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외모를 헐뜯고 성형수술을 했다는 둥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다닌 결과 사내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받고 손해배상으로 400만원 돈까지 물어주게 됐다. 반대로 상급자이긴 하지만 당시 문제가 됐던 행동 자체가 직급의 우위와는 관계없는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광주의 한 법인 지사장이 행사에서 발표 도중 부하직원들에게 나이를 물어본 사례다. 당시 이 지사장은 이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회사 결정에 따라 견책 징계를 받고 전보까지 됐지만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참석자 참여를 유도해 집중도를 높일 의도로 나이를 물어봤고 지위 우위를 이용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며 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적정성 판단 관건은 사회적 용인 수준누가 봐도 불필요한 괴롭힐 때 인정 ‘적정성’과 관련해선 사회에서 대체로 용인되는 수준인지가 관건이다. 법원은 누가 보더라도 업무상 꼭 그럴 필요도 없는데 폭행·명예훼손·모욕·협박·따돌림을 하거나 업무적·사적으로 괴롭혔을 경우 적정성의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하 직원이 일에서 실수를 했단 이유로 손을 노끈으로 묶고 사무실 문고리에 걸어두거나 ‘행사를 망쳤으니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면서 회초릿감으로 쓸 나뭇가지를 구하도록 한 뒤 ‘몇 대 맞겠냐?’고 물어본 사례, 피해자에게 ‘돌○○○, 개○○’ 등 심한 욕설을 하고 ‘너 모태 솔로지? 눈이 낮잖아’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한 사례 모두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사무직 직원을 물류창고로 이동해서 일을 하도록 하거나 창문도 없는 2평짜리 방에서 업무를 보게 한 사례, 2인 이상 맡는 업무를 직원 한 명에게만 떠맡긴 사례, 사무실에서 컵 설거지와 식물에 물을 주라고 시키는 등 사적인 업무를 지시한 사례, 이렇다 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장이나 교육훈련 신청을 반려한 사례 등도 모두 업무상 적정성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됐다. 직장 상사가 교제를 요구해 피해자가 거절하자 업무 중 화를 내거나 자살을 암시한 경우, 여행에 갔던 사실을 단체 채팅방에 통지하고 동행자와 목적지를 알리라고 강요한 사례 등은 사적인 영역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판례로 남아 있다.
  • “우리만 행복해서 미안” 국민들이 죄책감 느낀다는 ‘이 나라’

    “우리만 행복해서 미안” 국민들이 죄책감 느낀다는 ‘이 나라’

    “전 세계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특권에 죄책감을 느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압도적인 경제력, 민주주의 지수 1위,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나라 7위. 바로 북유럽 선진국 노르웨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오슬로 대학에서 스칸디나비아 문학을 전공한 엘리자베스 옥스펠트 교수는 “많은 노르웨이 국민들이 자신들의 편안한 삶을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1인당 명목 GDP는 9만 4660달러로 영국(5만 2456달러)의 2배에 가깝고,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8만 5373달러)보다도 높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국가 소득이 지출을 초과해 흑자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옥스펠트 교수는 스칸디나비아의 책, 영화, TV 시리즈가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연구한다. 그가 보기에 최근 노르웨이에서는 부에 대한 죄의식을 탐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는 ‘스칸디나비아 죄책감’(Scan gulity)이라는 표현을 제시하며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옥스펠트 교수는 지하실 침대에 살며 부유층을 위해 일하는 이주 노동자가 등장한 노르웨이 드라마를 언급하며 “가난한 나라의 저임금 노동자의 돌봄노동 덕분에 직장에서 양성평등을 이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 여성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3월 상주 가사도우미를 원하는 외국인에게 노동 허가를 내주는 것을 중단했다. 올해 1월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프리나 모리타니 연안의 생선으로 만든 사료가 노르웨이 연어 양식에 쓰이는 과정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가 “서아프리카의 식량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가리켜 “노르웨이 연어 산업의 탐욕스러운 식욕이 서아프리카의 빈곤과 영양실조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유형의 식량 식민주의”라고 비판했다.노르웨이 내에서도 자국 경제가 석유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이러한 경제 구조가 고물가를 야기해 평범한 노르웨이 국민들은 스스로 부유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옥스펠트 교수는 노르웨이가 해외에 인도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공여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노르웨이 국민들은 올바른 대의에 매우 관대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경제학자 얀 루드비그 안드라센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노르웨이가 석유를 더 많이 수출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전쟁과 고통을 통해 얻은 추가 수입에 비하면 노르웨이의 해외 공여는 매우 적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옥스펠트 교수가 주장한 ‘죄책감’에 대해 “아마 환경운동처럼 일부에서만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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