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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옴니아2’쓰던 박모씨, AS센터 잦은 방문 왜?

    삼성 ‘옴니아2’쓰던 박모씨, AS센터 잦은 방문 왜?

    서울 방배동의 무역 회사를 다니고 있는 박모(36) 씨는 기업이 구축한 각종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이 용이, 멀티태스킹 기능의 우수성과 업무적인 효율성, 신속성 등을 이유로 최근 삼성 스마트폰인 옴니아2를 구입했다.하지만 구입했던 옴니아2는 가지고 있던 장점을 사용하기도 전에 잦은 고장과 애플리케이션의 오류 등으로 바쁜 업무 시간대 직장상사 및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어렵게 대리점과 삼성 AS센터를 찾은 경험담을 말했다.14일 내에 스마트폰을 구입한 대리점을 통해 교환이 가능해 1번을 교체 했으며 이후 전화번호부가 통째로 날아가거나 애플리케이션의 오류 등 총 4번에 걸친 버그 증상으로 대리점과 삼성 AS센터를 전전긍긍하다 끝내 환불을 받은 것.박모 씨는 일주일간 평일인 4일을 옴니아2 때문에 회사업무를 보지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박씨는 “구입한 대리점에 가서 힘들게 3번 교환했으며 버그 증상에 대한 스트레스는 극도로 분노 할 지경이다.”며 “마지막 4번째 기능 불량 때는 아예 삼성AS센터를 찾았지만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이유인즉, 삼성 AS센터에서 한 시간 동안 대기하며 지켜 본 결과 옴니아2의 불량 접수가 상당히 많았던 것. 평소 성격이 꼼꼼한 박씨는 이내 혀를 내두르며 곧 바로 대리점 가서 환불을 받았다.핸드폰을 판매하는 대리점 운영자에 따르면 “지난 옴니아폰도 그렇고 최근 출시된 옴니아2도 불량률이 많다.”며 “다른 핸드폰과 비교해 삼성의 스마트폰은 불량률로 인한 교환, 반품, 환불을 전체 판매대수에서 10~15%보고 있다.”고 전했다.실제 서울 시내 옴니아2를 판매하는 핸드폰 대리점을 직접 조사한 결과(랜덤 방식) 옴니아2의 전체 물량 중 불량으로 인한 교환 및 반품, 환불 예상을 15%이상 잡고 있다.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 옴니아2의 판매 실적이 60만대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 개통은 50만대로 비춰지며 스마트폰 마다 고유일련번호가 있는데 교환대수와 반품대수(환불 포함)도 일련번호가 개통해서 이미 나갔던 상태이기 때문에 전체 판매대수로 집계된다.”며 “삼성 옴니아2의 실제 판매 실적은 50만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옴니아2가 초기 테스트를 거친 후 출시했지만 테스트 이후 알려진 프로그램 버그에 대해서는 상당수 많은 이가 반품이나 교환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해결 하고 있으며 최근 나온 WM 6.5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면 편리하게 이용 가능 하다.”고 덧붙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출시한 옴니아2 계열 3종의 누적 판매가 60만대를 넘어섰으며 개통량은 50만대를 돌파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힌 바 있다.한편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고객지원 사이트에 ‘T옴니아2 업그레이드 안내’라는 문구를 작성, WM 6.5버전을 다운받아서 설치하거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것을 공지하고 있으며 KT 쇼옴니아2는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빠져있는 상태다.사진=삼성, 삼성전자 AS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승기-신민아, 사내커플 하고픈 스타 1위

    이승기-신민아, 사내커플 하고픈 스타 1위

    가수 이승기와 배우 신민아가 ‘사내커플 하고픈 스타’ 1위에 나란히 올랐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네티즌 1168명을 대상으로 ‘입사 후 사내 커플 하고 싶은 연예인’을 설문조사해 2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남자 부분에는 이승기가 42.5%(496명), 여자 부분에는 신민아가 32.9%(384명)로 정상을 차지했다. 이승기는 가수, 예능인, 연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승기를 뒤따른 남자 스타는 강동원으로 27.4%(320명)를 기록했다. 이어 택연은 12.6%(147명), 대성은 9.0%(105명), 조권 8.5%(100명) 순이었다. 또한 신민아는 섹시한 몸매와 청순한 얼굴로 많은 남성팬들을 사로잡은 배우이다. 그녀는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각광을 받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민아를 뒤이어 신세경은 24.7%(289명), 황정음 22.5%(263명), 소녀시대 윤아는 13.4%(156명), 카라의 구하라는 6.5%(76명)를 기록했다. 한편 직장상사였으면 하는 남녀연예인에서는 개그맨 유재석과 개그우먼 신봉선이 1위를 차지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자의 탄생’ 지현우, 눈물의 노래방 열창

    ‘부자의 탄생’ 지현우, 눈물의 노래방 열창

    지현우의 눈물섞인 노래방 열창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부자의 탄생’(극본 최민기, 연출 이진서)에서는 재벌아빠를 만나기 위한 일념으로 오성급 호텔에서 재벌들을 상대하며 벨맨으로 일하고 있는 ‘무늬만 재벌남’ 최석봉(지현우)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주축으로 최석봉과 ‘까칠한 재벌녀’ 이신미(이보영), ‘안하무인 재벌녀’ 부태희(이시영), ‘부드러운 재벌남’ 추운석(남궁민)의 불꽃 튀는 4각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신미와 부태희에게 연속으로 뺨을 맞은 석봉이 회사 사람들과 함께 간 노래방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 찾아 삼만리’를 개사한 ‘아빠 찾아 삼만리’를 부르는 장면은 도리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눈물을 쏟아내며 구슬프게 노래를 부르던 석봉이 노래 중간 중간 악기를 내리치며 울분을 토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석봉을 딱하게 쳐다보던 캡틴(박철민)과 강우(김기방) 등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분에서는 벨맨 지현우의 직장상사 캡틴역의 박철민을 비롯해 이신미의 아빠 이중헌 역의 윤주상, 부태희 아빠 부귀호 역의 김응수 등 명품 조연들의 대활약 또한 시청자들을 흥분케 했다. 박철민은 반복적으로 그리고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대사를 선보이며 쉴틈 없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이로 인해 방송 2회 만에 ‘박철민 대화체’까지 만들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 또 중후한 연기의 대명사 윤주상과 김응수는 자신의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지 마다하지 않는 뜨거운 부성애를 의외의 표정연기와 함께 선보이며 ‘진정한 연기의 달인들’임을 증명했다. 한편 ‘부자의 탄생’은 이날 시청률 11.8%(TNmS)을 기록했으며 앞으로 ‘80여 가지의 지극히 현실적인 부자 되기 비법’을 경쾌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소통의 조건들/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열린세상]소통의 조건들/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하루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말하기다.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지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은 말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을 쉬는 것이 당연해서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듯, 말을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산다. 우리는 말의 포로다. 당신이 오늘 아침 우연히 다른 사람한테서 칭찬을 들었다면 온종일 기분이 좋으리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직장상사한테 야단을 맞았다면 그날은 내내 우울하리라. 이처럼 말은 사람의 기분을 좌우한다. 말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그러니 좋은 말을 하고 좋을 말을 들어야 잘산다고 할 수 있겠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좋은 말은 서로 통한다. 소통하는 말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게 해야 한다. 첫째는 구체성이요, 둘째는 정성이고, 셋째는 포용력이다. 우리가 흔하게 범하는 좋지 못한 말하기 습관은 바로 이 세 가지가 빠져 있다. 나쁜 말하기 습관을 바로잡자. 쓰는 말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그러니 실천에 옮길 만하다. 말은 구체적으로 해야 통한다. 과일보다는 사과가, 사과보다는 빨간 사과가 더 분명히 서로에게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흔히들 생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서로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짧은 말 한마디로 소통할 수 있다. “알지?” 이 말 한마디로 완벽하다.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안다는 것인가? 직장생활에서 흔히 상사는 부하에게 “그거 됐어?”라고 묻는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가? 알 수 없으니 서로 통하지 않는다. 통하지 않으니 자기 관점의 경험으로 단정한다. 독단(獨斷)은 불화(不和)를 부른다. 정확하고도 명확히, 구체적으로 말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통하는 말은 내용보다 그 말하는 태도의 정성이 중요하다. 말하는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말하는 자세가 나쁘면 반어(反語)적으로 상대한테 해석된다. 분명히, 구체적으로, 제대로 말을 했는데도, 상대의 반응이 기대와 다른 것은 그래서다. “잘됐다.”라는 말은 말하는 어투가 진짜 뜻을 결정한다.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간곡하고도 절실하게 말한다면 말하는 방식도 그렇게 된다. 우리는 상대가 사과를 표현할 때 “미안합니다.”라는 말보다는 어떤 자세로 그 말을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아예 사과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상대가 나와 공감할 수 있는 말은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흔히 자기 얘기만 열심히 하고 상대의 얘기는 건성으로 듣는다. 반대로 해 보자. 상대의 상황을 말하여 주는데 관심을 갖고 듣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주는 말을 하는데 싫어할 자가 있겠는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임에도 이를 실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상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가 내게 적의(敵意)가 있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대개는 소용이 없다. 상대는 어떻게든 비난으로 해석하려 들기 때문이다. 마음을 닫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도 나쁜 말로 들린다. 그럼에도 그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은 좋은 말이다. 바른 자세로 좋은 의도로 공감하는 말을 한다면 마침내 통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이 진심임을 서로 느낀다면 안에서 닫았던 마음의 문은 활짝 열린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말로 말미암은 오해와 싸움이 잦은 것 같다.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았겠다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다. 침묵도 말이라고는 하지만 진정 대화로 소통하려 한다면 좋은 말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좋은 말은 긍정을 부르고, 긍정은 사람과 사람을 화합으로 이끌며, 화합은 그 사회의 발전을 이루는 데 원동력이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오늘의 시작은 말이다. 상대와 통할 수 있는, 좋은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인류 공영의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이다.
  •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

    모국에 계신 독자 여러분께 미국에서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제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 여러분께 편지를 띄우려 합니다.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실 독자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큰절을 올립니다. 우리들 만남의 인연으로 인해 삶이 조금은 더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워졌으면 하는 큰 원을 세워봅니다. 제가 앞으로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은 제가 경험한 ‘영혼을 드높이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시아 여성 신학자로서 지난 20년간 세계 80여 나라를 다니며 배우게 된 진주알 같은 이야기들이지요. 여러분들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세상살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 목에 걸어줄 진주 목걸이 하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첫 편지는 새로운 미국을 열어가는 버락·미셸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 관한 것입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던 밤, 제가 살고 있는 맨해튼에서는 큰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누가 계획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각종 악기를 가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면서 밤을 새워 노래하고 춤을 추었습니다. 노예의 후손들로 구박받으며 살아왔던 흑인들의 공동체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생한 것입니다. 아직도 인종차별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서 자신들의 리더를 흑인으로 뽑았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지요. 기쁨에 들떠 텔레비전 기자와 인터뷰하던 젊은 흑인 엄마의 목소리에서 미국 역사의 기운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아이가 ‘엄마, 나는 커서 뭐든지 다 될 수 있어요?’ 하고 물을 때 ‘그럼’ 하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그걸 믿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젠 자신 있게 내 아이에게 말할 수 있어요. 너는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다고!” 울먹이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제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녀의 말 속에서 미국의 깊은 비극과 저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오바마 부부가 백악관으로 들어가면서 미국이 많이 밝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미국을 여는 희망의 상징이 되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 무슬림 전통의 케냐인 아버지와 기독교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어린 시절을 보냈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그 존재 속에 이미 세상을 넓게 포용할 내공이 쌓여 있습니다. 지구의 많은 이웃이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을 기뻐합니다. 로마제국처럼 변해가며 전쟁을 부추기는 미국에 실망하고 분노하다가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세계인의 희망에 발맞춰나갈 새로운 미국의 가능성을 그를 통해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려고 노벨 평화상도 세계 평화를 위한 예방주사처럼 그에게 주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정치적 이유보다 그가 다정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라서 더 좋습니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욕을 먹어가면서도 뉴욕에 와서 브로드웨이 쇼를 보며 아내와 데이트하는 남편, 바쁜 일정에도 딸들과의 휴가 약속을 지키는 아빠. 가족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이 세심한 대통령이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평화도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버락 오바마를 볼 때마다 그가 ‘여자의 남자’라서 다른 대통령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 없이 할머니와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잘 자란 남자, 여신 같은 아내와 두 딸의 여성성에 둘러싸인 남자. 그가 연설을 마치고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지배와 폭력의 가부장적 권위가 아니라 돌봄과 보살핌의 여성적 권위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떨림을 느낍니다. 저는 그 떨림에서 새로운 미국을 예감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를 더욱 감동시킨 사람은 미셸 오바마입니다. 미셸은 19세기 후반 6세의 나이에 475달러에 팔려가 15세에 백인 주인의 아이를 낳아야만 했던 멜비니아라는 흑인 노예의 후예이지요. 멜비니아의 5대손이 미셸입니다. 넉넉지 않은 흑인 가정에서 자라난 미셸은 프린스턴과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됩니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의 직장상사로 있다 그와 결혼하여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이 됩니다. 흑인 노예 소녀의 자손이 백악관으로 들어가기까지 150여 년이 걸렸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슬픔이고 힘입니다. 미셸을 보십시오! 생명력으로 넘치지 않습니까? 건강하고 당당하며 지혜롭고 자연스러운 미셸, 아름다운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비하하거나 과시하거나 설명할 아무 필요도 못 느끼는 변형된 유전자의 새로운 흑인 여성입니다. 그녀의 슬픔을 뚫고 터져나오는 힘,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워내는 그녀 조상들의 힘과 기도 덕분에 버락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뼈대 없는 나라’ 미국의 새것을 나게 하는 힘입니다. ‘제행무상’이라더니…. 이렇게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인생은 살아볼 만하고 역사는 기다려볼 만한가 봅니다. 밝아오는 새해 날마다 새로워지시기를 기원합니다. 현경 _ 기독교 여성 신학자이며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의 종신교수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생태여성신학, 종교와 평화운동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계 80여 나라를 다니면서 달라이 라마, 데스몬드 투투, 머레드 맥과이어와 같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종교 간 세계평화위원회의 자문으로 일한 여성·환경·평화 운동가이기도 합니다. 저서로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미래에서 온 편지> 등이 있습니다. 글 현경 | 그림 정명화 2010년 1월
  • 성희롱 가해자 66% 직장상사

    #1. 관람시설 운영 회사 안내직원으로 근무하는 여성 A씨는 얼마전 일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직장 상사인 B씨가 다가오더니 대뜸 손을 잡고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긁었던 것. 게다가 귀까지 만지고 몸을 쓸어내리는 등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A씨는 “손바닥 긁는 행위에 대해 의아하면서도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제스처가 성적 관계를 제의하는 은어적 표현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심한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2. 소규모 컨설팅 회사의 여사장인 C씨는 갓 입사한 미혼 남성인 D씨에게 공공연히 팔짱을 끼었다. D씨는 싫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사장의 행동은 계속됐다. C씨는 D씨의 개인적인 술자리에 찾아가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문자와 음성메시지를 통해서도 자신의 감정을 밝히거나 “대화를 거부하면 고용상 불이익을 주겠다.”며 D씨를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발간한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에 나타난 우리 사회 성희롱의 백태다. 성희롱 대부분은 직장 상사가 했으며, 회식 때보다 업무시간에 일어나는 사례가 훨씬 많았다. 사례집에 따르면 2005년 6월23일부터 올 6월까지 접수된 성희롱 사건 562건 가운데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성희롱이 370건으로 전체 성희롱의 약 66%를 차지했다. 이어 ‘직장 내 동료관계’(85건)와 ‘교육관계’(49건) 등 순이었다. 성희롱 행위로 고발된 주체는 기업 등의 경영자(24.2%)와 중간관리자(22.6%)가 가장 많았다. 직장 상사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셈이다. 또 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15.1%), 교직원(13.3%) 등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성희롱이 업무를 하는 ‘직장’에서 발생한 사례는 312건(52%)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이어 ‘회식 장소’가 125건(21%)으로 뒤를 이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30] 新 연애의 기술 어장관리 비법

    [2030] 新 연애의 기술 어장관리 비법

    미혼 남녀 사이에서 ‘어장관리’라는 신조어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사귀지는 않지만 마치 교제할 마음이 있는 것처럼 주변의 이성 여러 명을 동시에 관리하는 태도를 말한다. 관심없는 소개팅 상대방에게 괜스레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술자리에서 이성에게 취기를 가장해 살갑게 스킨십을 시도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양식장에 갖힌 이성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헛된 희망을 품다가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관리도 연애의 기술’이라고 외치는 2030들이 말하는 ‘어장관리 비법’을 들어보자. 유대근 오달란 박성국기자 dynamic@seoul.co.kr 직장인 권모(34)씨는 대학졸업 뒤 지금까지 휴지기없이 이성친구를 사귀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구가해왔다. 사내 여직원들은 물론 거래처 여직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훈남’으로 통했다. 평범한 외모에 180㎝이 안되는 보통 키를 가진 그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립서비스’에 있었다. 지나가듯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여심’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라 권씨의 어장관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진행된다. 아침회의 전후, 거래처 회식자리 등에서 여직원과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한마디씩 건넨다. “립스틱 색깔 바뀌셨네요. 잘 어울리네요.”, “오늘은 패션 센스가 돋보이네요.” 하는 식이다.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여직원들도 그의 ‘립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조금씩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권씨는 그러나 ‘바람둥이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한다. 이성으로 만나기 위해 진지하게 ‘작업’을 거는 것은 결코 아니라며. 다만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에게 호감도를 높여놓으면 나중에 싱글이 됐을 때 다음 이성친구를 사귀는데 수월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도 평소 이미지 관리를 잘해놓은 덕에 거래처 여선배로부터 소개받은 사람”이라는 권씨는 “어장관리도 원만한 이성교제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3년째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꽃미남 최모(29)씨는 최근 어장관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업무처리도 탁월하고 인간관계 또한 원만하기로 소문난 최씨는 보통 술자리에서 ‘관리모드’에 돌입한다. 사내 술자리에선 회사 돌아가는 내막이나 그 밖의 고급정보를 들을 수 있는 한편 사적인 관계도 돈독히 할 수 있다. 홍보업계의 특성상 여자 선·후배 관리가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최씨는 술자리에서 취기가 돌기 시작하면 주사를 가장한 ‘애교공세’를 시작한다. ‘지나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약한 척하는 것은 여성 동료나 선배들에게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술잔을 마주치며 손등을 슬쩍슬쩍 부딪치는 스킨십 전술도 필요하다. 무뚝뚝한 다른 남자 직원들보다 여사원들이 최씨를 아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최씨는 “비단 인기관리를 위해서 뿐 아니라 업무적으로도 어장관리는 필수”라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업무도 더 잘하려고 애쓰게 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에 다니는 김모(28·여)씨는 ‘가두리 양식’ 방법을 쓴다.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어장관리하지 않고 자신이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들을 관리하는 것.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만났던 4~5명의 이성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한다. 다시 사귈 마음은 없지만 친한 이성친구로 매주 1~2번씩 전화하고 한 달에 한 번쯤은 직접 만나 식사를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김씨는 “사랑이 식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간적 매력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헤어진 뒤 친구로 지내자고 제안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미련이 있거나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 위해 전 이성친구들과 친분을 유지하진 않는다. 다만 현재 사귀는 남자친구를 ‘길들이기’ 위해 종종 활용하기는 한다. 그는 남자친구가 자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으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부러 전 이성친구들에게 전화를 한다. 수화기 속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면 남자친구도 바로 긴장하기 시작한다. “사귀었던 남자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고 현재 남자친구도 길들일 수 있으니 가두리 양식이야말로 일거양득의 기술 아닌가요?”라며 김씨는 웃었다. 직장인 최모(32·여)씨의 어장관리 비법은 ‘메신저’에 있다. 그의 메신저에는 100여명의 대화 상대가 등록돼 있다. 이중 남성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최씨의 메신저가 이렇게 화려(?)해진 데는 최근 1년간의 부단한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최씨는 1년 전부터 주말마다 소개팅을 잡았다. 고교 동창, 대학 동창, 심지어 회사 상사에게 부탁해서라도 소개팅 건수를 만들었다. 결혼하고 싶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 즐기다가 내게 딱 맞는 이성을 고르고 싶다.”는 평소 생각 때문이었다. 결혼 상대가 아니라 연애 상대를 찾아다녔던 것이다. 최씨는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 남성들을 모두 메신저에 등록해두었다. 당장 맘에 들지 않아도 훗날을 도모하며 일단 ‘어장’ 안에 넣어둔 것이다. 그는 남성들을 상대로 2~3일에 한번 말을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1~2주에 한번은 전화통화를 하면서 친분을 유지했다. 첫인상이 안 좋아도 볼수록 매력있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 사귀어두면 손해볼 것 없다는 판단이었다. 자신이 영업직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람을 많이 알아두면 나쁠 건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최씨의 의도는 눈치채지 못한 채 그의 상냥함에 반해 대시해온 남성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와도 진지한 만남을 시작하진 않았다. 최씨는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니까 아직 누구를 정해놓고 만나긴 싫어요. 한 200명쯤 만나보고 나서 결정하려고요.”라고 말했다. 서울 논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연수입 5000여만원에 경기 성남에 자기 명의의 33평 아파트를 소유한 일등 신랑감이다. 그러나 김씨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한다. 한 여자의 남편이 되기보다는 ‘만인의 오빠’로 남겠다는 게 김씨의 생활신조다. 그는 “외로울 때 불러 함께 밥 먹고 술 마실 여동생이 5명쯤 된다.”며 으스댔다. ●외로울때마다 술사주고 밥사주고 김씨가 말하는 자신의 어장관리 비법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돈이든 매너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쿨’한 김씨지만 어장관리가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끔 만나던 여성이 남자친구가 생겨 연락을 끊거나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자유롭게 여러 명의 이성친구를 만나는 지금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는 “어장관리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도 있지만 애인을 두고서 바람을 피운다는 의미의 ‘문어발’보다는 솔직하고 덜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잡지 않으면 ‘어장 속 물고기’ 다 놓칠수도 전자회사 연구원 이모(32)씨의 별명은 ‘천연기념물’이다. 대학 때 연애다운 연애를 한번도 못 해봤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성화에 한두 번 소개팅도 해봤지만 수줍음을 많이 타고 소심한 성격이라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그런 그에게도 좋아하는 여성이 생겼다. 지난 4월 경력직으로 입사한 동갑내기 여성 강모씨다. 이씨는 “아름다운 강씨가 노총각과 유부남 12명이 가득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주변이 환해져 기분까지 좋아졌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씨는 털털하면서도 살가운 강씨의 성격을 알아가면서 점점 더 끌렸다고 한다. 아침마다 살갑게 인사하고 음료수를 챙겨주며 농담도 건네는 강씨가 ‘천사’같아 보였다. 강씨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 그는 일생일대의 용기를 내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강씨는 순순히 승낙했고 지난달 말 두 사람은 서울 남산의 레스토랑과 강남의 와인바 등에서 좋은 만남을 가졌다. 반전은 그날 밤 일어났다. 설렘에 잠을 못 이루던 이씨는 오전 2시 강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갈수록 좋아진다.”는 내용이었다. 답장은 6시간 뒤 도착했다. “지금처럼 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상처받은 이씨는 회사의 친한 남성 동기에게 사연을 털어놓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강씨가 이씨 뿐 아니라 모든 남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며 데이트도 여러번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성을 몰라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면서 “이런 게 소위 말하는 어장관리가 아니겠냐.”며 답답해했다. 직장인 서모(32·여)씨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최근 매달 2~3번꼴로 선을 봤다. 광고회사 입사 직후에는 일을 익혀야 한다는 이유로 연애를 거부했고 연차가 찬 뒤에는 할 일이 늘었다는 이유로 남자를 만나지 않았었다. 스스로도 조금씩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그는 어머니의 말에 못 이긴 척 선자리에 나가고 있지만 아직 눈에 들어오는 남자는 만나지 못했다. 서씨는 선을 봤던 남자 가운데 3명과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성에 차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혼기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싶어서다. 서씨는 소개팅 남성들과 점심 먹고 잠깐 쉬는 시간과 퇴근 뒤 잠들 기 직전, 회사 회식 때 전화를 하며 서로 직장상사의 험담을 하며 위안을 얻는다. 그러나 막상 상대방이 주말 데이트 신청을 하면 바쁜 직장 일 때문에 번번이 거절해야 했다. 잦은 출장과 야근도 서씨의 발목을 잡았다. 서씨는 “친구들이 ‘어장관리만 하고 잡지 않으면 고기가 다 도망갈 것’이라며 충고한다.”며 걱정했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지구에서 사는 법’

    안슬기의 영화는 항상 겨울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진다. 고등학교 선생인 그가 영화를 만들자면 겨울방학(여름방학은 짧아서 피한다고 한다) 외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의 영화에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기 마련이고, 배우들은 추위를 견디며 연기를 해야 한다. 빠듯한 시간, 적은 예산, 열악한 환경은 영화 만들기의 적이지만, 안슬기와 그의 영화는 그런 핸디캡을 통해 단련에 단련을 거듭해 왔다. 감독 스스로 유치하고 누추하다고 평하는 영화를 보며 관객은 오히려 ‘기특함’을 느끼게 된다(‘기특함’은 ‘지구에서 사는 법’의 주요 대사이기도 하다). 시인인 연우는 아내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남자다. 공무원인 아내가 출근한 뒤, 집에 남은 그는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장을 본다. 그에겐 비밀이 있다. 외계인인 그는 지구인의 특성에 맞춰 살아가는 게 버겁기만 하다. 아내에게도 비밀은 있다. 연우는 아내가 정부의 비밀요원이라는 걸, 그녀가 직장상사와 은밀한 관계라는 걸 알지 못한다. 갈등은 연우에게 새로운 이성 상대가 생기면서 불거진다. 서로 속이고 이용하고 죽이는 복잡한 관계 사이에서 연우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안슬기는 가족을 중심에 놓고 사람들의 관계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의 영화가 점점 어두워지는 건 무얼 뜻할까. 희망으로 가족과 인간을 부여안을 수 있다고 믿는, 첫 장편영화 ‘다섯은 너무 많아’는 낙천적인 소품이었다. 이어 나온 ‘나의 노래는’은 스무 살 청년의 해체된 가족 이야기이자 시린 성장드라마로서 세찬 현실을 전면으로 드러냈다. 서늘한 멜로드라마에 스릴러, SF 장르를 더한 ‘지구에서 사는 법’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인물 각자가 상대방과 맺는 관계에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친밀한 감정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을 따름이다. 문제의 원인을 치열하게 파고드는 대신, ‘지구에서 사는 법’은 상실과 소외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다. 안슬기의 영화는 그 원소의 파괴가 우주의 구조에 균열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한다. 지구 위에서 빠듯하게 사는 게 빌어먹을 형벌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결코 지구 밖으로 탈출할 수 없으며, 오늘은 물론 내일도 이곳에 사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안슬기는 “우리들의 관계를 허물려는 간계에 맞서 싸우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지구에서 사는 법’이다. 전작에 비해 ‘지구에서 사는 법’이 대중적인 작품인 게 사실이나, 감독 특유의 소박한 활력이 죽어버린 건 아쉽다.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영향 아래 있는 전반부에서 보듯, 전체적으로 지적인 색채가 짙은 영화(특히 연기)는 무생물처럼 덤덤한 기조로 일관한다. 영화의 외피와 영화의 주제가 엇갈린 셈이다. 장르영화로서도 매끄럽지 못하다. 무릇 장르영화란 노련한 손길이 뒷받침돼도 가까스로 성공하는 법이다. 저예산 독립영화인 ‘지구에서 사는 법’이 용감하게 다양한 장르의 버무림을 시도했으니, 덜컹거리는 전개는 시작부터 내재된 한계였다. 통속적인 걸 낯설게 만드는 것과 어색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한다. 24일 개봉. 영화평론가
  • [2030] 당신이 만난 최고의 리더는

    [2030] 당신이 만난 최고의 리더는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승하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에 아깝게 진 뒤 열린 인터뷰에서 김인식 감독은 공은 선수에게 돌리고 허물은 자신에게 씌웠다. ‘빅볼’도 ‘스몰볼’도 아닌 김인식표 ‘휴먼볼’로 중무장한 한국 선수단은 기량의 120%를 발휘하며 위대한 성취를 이뤘다. 국민 감독의 리더십에 홀린 것은 비단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에 대한 무한신뢰’로 대표되는 김 감독의 용병술은 불황에 지쳐 있던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야구에만 김인식 감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도 마술 같은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있다. ●‘다정다감’ 리더십 대학 시절 학내 방송국 생활을 했던 직장인 이모(30)씨는 모두 3명의 국장을 거쳤다. 한 명은 ‘폭군형’, 다른 한 명은 ‘권력과시형’, 나머지는 ‘소탈형’이었다. 폭군형 국장은 방송국 내에서 ‘공포정치’를 펼쳤다. 능력은 출중했지만, 지나치게 독선적이었다. 이씨는 “당시 방송 프로그램이나 진행은 학내에서 반응이 좋았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음 국장은 ‘권력과시형’이었다. 겉으로는 후배들을 챙겨주는 것 같지만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툭하면 “나만 믿고 따라와. 내가 편하게 해줄게.”라고 말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왜 선배의 지시에 따르지 않느냐.”며 화내기 일쑤였다. 이씨와 친구들은 그에게 ‘선배병 환자’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씨가 꼽는 최상의 국장은 ‘소탈형’ 이었다. 그 선배는 국장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거의 없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막상 국장이 되자 후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또 후배들의 말을 들으려고 할 뿐 자신의 입장은 내세우지 않았다. 이씨를 비롯한 방송국원들은 처음 겪어보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어색해했지만 이내 적응할 수 있었다. 신나게 일하다 보니 방송의 질도 덩달아 올라갔다. 이씨는 “선배는 늘 ‘너희 마음껏 해보라.’고 했다.”면서 “덕분에 놀듯 일하면서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은행원 조모(29·여)씨는 입사 초 만났던 5년차 선배 홍모(37)씨를 ‘최고의 리더’로 꼽았다. 홍씨는 부하 직원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업무를 추진하는 ‘옆집 오빠형’ 상사였다. 30대 후반이었던 홍씨는 나이가 한참 어린 신입사원에게도 깍듯이 존댓말을 쓰며 예의를 지켰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제나 부하 직원과 상의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점이 직장상사로서 홍씨가 지닌 장점이었다. 상사가 일방적으로 업무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토의를 거쳐 결정하니 부하직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다. 조씨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할까? 옆집 오빠같이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면이 존경스러웠다. 나도 그런 상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스킨십형’ 리더십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모(31·여)씨는 지난해 가을, 3박4일간 ‘무료 홍콩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모두 팀장님 덕분”이라고 말한다. 김씨의 회사에는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거둔 팀의 사원 한 명을 뽑아 해외여행권을 주는 인센티브제가 있다. 2007년부터 시행해온 제도지만 김씨에게 여행권은 ‘그림의 떡’이었다.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라이벌팀에 번번이 1등자리를 내줬던 것. 김씨와 팀원들은 의욕을 잃은지 오래였다. 그러나 지난해 초 새 팀장이 부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입사 10년차 정모(37) 팀장은 첫회의에서 “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을 외치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의욕적으로 일을 처리해나가는 정 팀장의 추진력 덕에 팀 실적은 하루가 다르게 쌓여갔지만 김씨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객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돌려 대출금 상황을 독촉하고 새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여간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늘어가는 팀 실력과는 달리 김씨의 실적은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았다. 눈치 빠른 정 팀장은 점심시간에 김씨를 회사 근처 식당으로 불러내 근사한 오찬을 대접했다. 식사가 끝날 때쯤 팀장이 꺼낸 한마디에 김씨의 눈이 번쩍했다. 팀장은 “김 대리, 고생이 많아.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고. 첫 해외여행 티켓은 김 대리한테 밀어줄게.”라고 격려했다. 김씨는 긴가민가했지만, 팀원들에게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의 팀은 2·4분기에 만년 1등 팀을 10여점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정 팀장은 약속대로 김씨에게 여행권을 안겼다. 김씨는 “알고보니 모든 팀원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독려를 했더라고요. 이런 팀장 밑이라면 일할 맛이 나지 않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공기업 7년차인 정모(32)씨에겐 구세주 같은 직장 선배가 있다. 대학 때부터 소심하기로 소문난 그에게 상사들의 분위기를 잘 맞춰줘야 대접받는 회사 분위기는 적응불가의 난코스나 다름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가 센 동기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게 된 정씨는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었다. 영악한 동기 한모(31·여)씨는 그에게 온갖 잡무를 떠맡기며 자신은 부·차장들 눈에 띌 중요한 업무만 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 하루하루 가시방석 같은 날을 보내던 정씨에게 ‘특급 도우미’가 찾아왔다. 인사이동으로 옆 팀에서 근무하던 김모(38) 차장이 정씨의 직속 상사로 옮겨왔다. 사내에서 친화력 있기로 유명한 차장이었다. 단번에 정씨의 고충을 눈치챈 김 차장은 업무마다 일부러 보이지 않게 정씨를 띄워주는 전략을 썼다. “정 대리, 내가 바빠서 그런데 엑셀작업 좀 해주지?” “내가 맡긴 보고서 정리는 다 했나?”는 식이었다. 김 차장은 동기 한씨에게도 “한 대리가 도와주니까 우리 팀의 손발이 척척 맞네.”라며 적당히 배려해주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정씨는 “본인도 승진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을텐데 후배들 관계까지 조율해주는 아량을 보면서 꼭 저런 선배를 닮고 싶다고 되뇌게 됐다.”고 고백했다. 소규모 홍보대행사 4년차인 이모(28·여)씨는 선배 양모(36·여)씨가 친언니보다도 더 미덥다. 어린 나이에 입사하자마자 ‘사수’(바로 위 선배)가 하늘 같은 8년차의 양씨였던 것. 업무처리는 확실하지만 바른 말 잘하는 성격으로 사내에 소문이 자자했던 양씨였기에 부담은 더했다. 부담은 곧 현실로 닥쳤다. 이씨가 광고주 쪽 불만을 제대로 소화 못해 말썽을 빚은 날, 양씨가 이씨를 복도로 불러내더니 “너 왜 가르친 대로 못하니?”라며 꾸짖었다. 이씨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문제로 눈물 쏙 빠지도록 혼이 나자 양씨가 원망스러워졌다. 그 이후로도 비슷한 일은 몇 차례 반복됐다. 이씨는 차츰 양씨를 소원하게 생각하게 됐다. 1년이 지나 이씨 밑으로도 후배가 들어왔고 그녀는 양씨를 대충 피해가며 일하는 요령을 터득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이 터졌다. 이씨가 광고주 쪽 불만 접수를 제대로 못해 프로젝트를 통째로 날리게 될 처지가 된 것. 사장의 불호령이 떨어진 찰나, 선배 양씨가 그녀를 감싸고 나섰다. “사장님, 제가 옆에서 다 지켜봤는데 저 친구 할 만큼 했습니다. 나머지도 좀 지켜보시지요.” 천군만마 같은 지원으로 이씨는 급한 불은 일단 끄고 양씨를 따라 뒷수습에 나섰다. 결국 일감을 날리는 최악의 사태는 면하게 됐다. 이씨는 “ ‘후배가 절로 따르게 만드는 선배 모습이 이런 거구나.’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스스로 모범형’ 리더십 5년차 직장인인 정모(29)씨는 갓 입사해 모신 여자 상사 한 분을 잊지 못한다. 주인공은 40대인 김모 국장. 회사 내에 5명밖에 없었던 여성 상사였던 그녀는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카리스마형’ 리더였다. 김 국장은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지루할 때 하는 웹 서핑이나 주식 거래에 한눈을 파는 경우가 없었다. 점심시간에도 남들보다 10분 빨리 들어와 업무를 시작하는 등 빈틈 하나 보이지 않는 철두철미한 유형이었다. 정씨는 “회사에서 중간 간부인 국장급쯤 되면 법인카드를 마음대로 쓰기도 하는데 김 국장님은 업무 외에는 절대 카드 사용을 안 했다.”고 회상했다. 게다가 김 국장은 후배들에게 자신을 닮으라고 강요하는 법도 없었다. 정씨는 “우리가 잘못하면 곧바로 책임을 추궁하거나 질책하는 게 아니라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제시하고 도와주는 타입이었다.”고 자랑했다. 대학생 강모(28)씨는 리더십 이야기가 나올 때면 군대에서 만난 하사관을 먼저 떠올린다. 카투사 출신인 강씨는 이등병 시절 서툰 영어 때문에 고생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생소한 병영 업무를 영어로 설명듣고 하자니 여간 골치 아팠던 게 아니었던 터. 그때 이씨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미군 중사 D(29)씨였다. D중사는 업무처리가 빠르지 않은 정씨를 절대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먼저 시범을 보이고 강씨가 그대로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씨 입장에서도 말로만 설명듣는 것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D중사는 궂은 일일수록 더욱 솔선수범했다. 혹한 속 야산으로 행군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눈까지 내려 강씨가 짊어진 군장은 더 무겁게 느껴졌다. 체력이 약했던 강씨는 점점 눈앞이 아른거렸다. 쓰러지기 직전 누군가 강씨의 짐을 들어올렸다. D중사였다. 그는 자신의 군장을 멘 등 대신 앞쪽으로 정씨의 군장을 들어멨다. 100kg이 넘는 거구였지만 무거울 법했다. 그러나 한마디 말 없이 조용히 수십㎞를 걸었다. 강씨는 “중사가 스스로 모범을 보이니 마음이 움직였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유대근 박성국 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성매매 靑행정관’ 케이블업체서 접대 의혹 행안부 ‘인권위 축소’ 왜 강행했나 군산 주꾸미, 이때 놓치면 1년을 후회 “제주도 부속섬? 안 가봤으면 말을 마세요”
  • [2030] 새내기 사원들의 좌충우돌 무용담 들어보니

    [2030] 새내기 사원들의 좌충우돌 무용담 들어보니

    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쁘지만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고 첫 출근한 날부터 다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낯선 사람들, 생소한 용어들, 과도한 업무, 계속되는 술자리는 사회 초년생들을 때론 지치게, 때론 두렵게 만든다. 이방인을 지켜보듯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에 주눅들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굳어져 평소에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실수를 연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은 열정과 패기로 모든 것을 해 낼 수 있으리라 믿었던 처음 그 다짐을 잊지 않고 결국 새로운 탄생의 고통을 이겨낸다. 입사 초기 어려움을 이겨낸 2030들의 ‘종횡무진 좌충우돌’ 무용담을 들어보자. ●돌출행동을 통제하라 4년차 은행원 김모(31·여)씨는 입사 초 저질렀던 실수를 생각하면 요즘도 얼굴이 빨개진다. 공대 출신으로는 드물게 은행에 입사한 김씨는 대학시절부터 못 말리는 호기심쟁이였다. 그날 사건도 궁금한 건 뭐든 알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벌어졌다. 지점배치를 받은 뒤 얼마 되지 않은 어느날, 아침 일찍 출근해 은행을 홀로 지키던 김씨는 사무실 구석에서 신규발급을 앞둔 신용카드 100여장을 발견했다. 평소 카드 내부에는 어떤 부품들이 들어있는지 궁금했던 김씨는 주변을 몇 차례 살피고 가위로 신용카드를 잘라봤다. 이때 부지점장이 은행문을 열고 들어왔고, 당황한 김씨는 두토막 난 카드를 황급히 주머니에 넣으면서 일이 커졌다. 오후가 되자 카드 발급업무를 담당하는 선배직원은 신용카드 한 장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고, 은행은 발칵 뒤집혔다. 하루종일 자신이 저지른 일을 숨겼던 김씨는 집에 돌아가 밤새 잠 한숨도 못 자고 뒤척이면서 고민했다. 결국 솔직히 털어놓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김씨는 다음날 지점장에게 자신의 잘못을 이실직고했고, 경위서를 쓰는 선에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때 실수는 요즘도 회식때마다 안줏거리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아휴,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죠. 그 이후 호기심이 발동해도 꾹꾹 참아요. 신입사원들 들어오면 지나친 궁금증은 회사생활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웃으며 조언해 주곤 하죠.” 지난해 4월, 물류회사 취업에 성공한 이모(29)씨는 입사 전까지만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올빼미족’이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마니아인 이씨는 케이블TV로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기를 모조리 보고는 오전 5시가 넘어서야 잠들곤 했다. 잠드는 시간이 늦다 보니 오전 11시나 돼서 잠에서 깨기 일쑤였다. 입사 초 늦게 일어나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 김씨는 정해진 출근시간인 9시보다 항상 30~40분 늦게 회사에 도착했다. 선배들이 혼도 내보고, 팀장이 반성문과 경위서도 여러번 작성하게 했지만 버릇을 고치지 못하던 김씨는 입사 10개월이 된 요즘 들어서야 정시에 맞춰 출근하기 시작했다. 비결은 다름 아닌 지하철, 버스시간표 외우기에 있었다. 김씨는 출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가 정거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분단위로 외웠고, 환승이 편한 전동차 객차까지 기억했다. 이것만으로도 30분 이상 출근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잠드는 시간도 1~2시간 앞당기면서 자연스레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됐다. “취업하기 위해 이런저런 공부는 많이 했어도 늦게 일어나는 버릇까지는 고치지 못했죠. 아직 아침형 인간은 되지 못했지만 머리를 조금만 굴려도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더라고요.” 2년째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성모(26·여)씨는 입사 초 “성 부장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취업하기 전까지 사회경험이 전혀 없었던 성씨는 첫 부서회식에서 부장 자리인 식탁 가운데에 앉았던 것. 연차 낮은 선배들은 성씨의 돌출행동에 당황해 식은땀을 흘렸고, 자리를 빼앗긴 부장은 성씨 옆에 서서 멋쩍게 웃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 선배들에게 불려가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난 성씨는 30년 가까이 회사생활을 한 아버지로부터 회식자리에서 ‘상황에 맞게 앉는 법’ 강의까지 들어야 했다. 2년이 지난 요즘, 성씨는 자신이 익힌 ‘자리잡기’ 기술을 신입사원들에게 가르칠 정도로 달인이 됐다. 성씨는 상사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 땐 그의 오른편에 앉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술을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왼팔을 식탁에 올리고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기 때문. 직장상사가 꼴보기 싫다면 상급자 왼쪽 두 번째 자리에 앉으면 안성맞춤이다. 시야에 들어올 수 없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승리하라 재작년 7월 자동차보험사에 입사한 양모(27)씨는 아직도 술만 보면 오금이 저린다. 신입사원 실무연수기간 중 있었던 술자리에서 저지른 ‘만행’ 때문이다. 신입사원 환영 삼겹살 파티자리. 양씨는 대리, 과장, 부장급 선배들이 주는 술을 거부할 수 없어 주는 대로 넙죽넙죽 받아 마셨다. 문제는 그의 주량이 소주 석 잔이었던 것. 양씨는 신입사원의 패기와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애썼다. 숙취해소 음료까지 마셔가며 술자리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가상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씨는 소주 넉 잔과 폭탄주 석 잔을 넘기자 돌변했다. 양씨의 입에서는 욕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리, 먹기 싫은 술은 왜 먹여?”, “김과장, 나 뽑아줬다고 감사해할 줄 알았냐?” 등의 막말이 쏟아졌다. 20여명이 참석한 회식자리 분위기는 일순간에 얼어붙었다. 양씨는 분위기에 아랑곳하지않고 부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박 부장, 신입사원도 하고 싶은 말이… 웁.”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양씨는 부장의 앞접시에 구토물을 쏟아냈다. 이날 이후로 양씨는 회사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인사팀에서 그의 합격을 취소하고 명단에서 제명하겠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팀에서도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그때부터 양씨의 별명은 “양 주사”가 됐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양씨는 3개월 간의 실무연수를 끝냈고 지금은 조용히 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때 이후로 양씨에게 술을 권하는 직장 동료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양씨는 이제 술을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는 처지가 됐다. “신입사원의 패기로도 술은 이기기 힘들더군요. 선배들이 술을 권하지 않아 좋지만, 신입사원 때 찍힌 낙인이 너무 오래 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지난해 3월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 입사한 오모(26·여)씨는 ‘빈틈없는 여자’였다. 늘 깔끔한 정장에 곱게 빗은 머리를 하고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오씨를 선배들은 어려워했다. 주변에선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부러워했지만 오씨는 사무실에 가득한 남자선배들이 낯설고 살인적인 업무량이 고되기만 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회식은 또 왜 그렇게 자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 연배인 부장의 썰렁한 농담에 맞장구칠 센스도, 삼겹살을 노릇노릇 굽는 기술도 부족했다. 오씨는 선약이 있다고 회식자리를 자주 피했고 마지못해 참석해도 독실한 크리스천인 양 술을 입에도 안 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 또 다른 신입사원 김모(29)씨가 오씨의 부서로 배치된 뒤 상황은 급변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눈치가 빨라 일도 잘하는 김씨에게 선배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씨가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만든다며 이마로 ‘마빡주’를 만들기까지 하자 입사 6개월 선배인 오씨는 더 이상 고고하게 남을 수가 없었다. 그녀도 술자리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기로 결심했다. 적극적으로 잔도 돌리고 회식 시간을 십분 활용해 인맥쌓기에 나섰다. 선배들은 그렇게 변한 오씨에게 놀랐지만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오씨는 “술자리도 마음먹고 즐기려니 재밌더라고요. 폭탄 돌리면서 정도 돈독해지는 것 같고, 친분이 쌓이니까 일할 때도 훨씬 쉽고 편해졌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점점 느는 뱃살이 낯설고 두렵지만 회식을 통해 사원들끼리 소통하는 것도 직장생활의 일부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막내의 설움을 이겨라 지난해 9월 유명 보험사 지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유모(28)씨는 막내의 설움을 톡톡히 느꼈다. 사무실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부터 복사, 팩스 등 시시콜콜한 잡무를 모두 처리해야 했다. 담당 업무를 감당하기도 벅찬데 선배들이 끊임없이 시키는 잔심부름까지 하느라 유씨는 지쳐갔다. 오전 7시30분에 출근하는 지점장 때문에 유씨는 새벽에 나와야 했고, 업무가 많아 밤 11시 넘어 퇴근하기 일쑤였다.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일해 보자고 다짐해도 항상 새로운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다른 지점으로 배정받은 동기 몇몇이 “힘들어서 못 해먹겠다.”면서 회사를 그만두자 유씨도 고민에 휩싸였다. 무뚝뚝한 지점장과 어렵기만 한 선배들에게 속내를 보여주기도 힘들었다. 유씨가 ‘정말 그만둘까?’라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때, 사내전산망으로 ‘카리스마’ 지점장이 쪽지를 보내왔다. ‘힘들지? 원래 처음엔 다 그런 법이야. 힘들고 괴로운 것 같지만 조금만 더 참고 견뎌봐.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잖아. 자네는 능력 있고 똘똘하니 기운내고 열심히 해.’ 유씨는 “감동해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면서 “입사 2년차 아래와는 말도 안 섞는다는 지점장인데 의외의 격려에 놀랐어요. 내가 힘든 게 표정에 드러나나 싶어 민망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업무량은 많고 잠도 부족하지만 유씨는 지점장의 격려에 다시 마음을 잡았다. 유씨는 “3월에 들어올 후배사원이 벌써부터 기다려져요. 내가 힘들었던 만큼 많이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어요. 지점장이 하신 것처럼 저도 ‘끈’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통신업체에 입사한 이모(25·여)씨와 김모(25·여)씨는 회사에 제출한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달라서 곤욕을 치렀다. 이씨의 사원증 사진에는 없는 쌍꺼풀이 지금 그녀의 눈에는 있고, 김씨의 사원증 사진은 여드름 하나 없이 뽀얀 얼굴인 반면 실제 그녀의 피부는 까맣고 여드름 많은 얼굴이기 때문. 둘은 신입사원 연수 기간 내내 외모에 대한 의혹을 품은 선배들로부터 잦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선배들이 이씨의 성형 의혹과 김씨의 사진조작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둘의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하지만 둘은 곧 태연해질 수 있었다. 신입사원 실무연수 교육을 담당하는 안모(34·여)대리의 입사 초기 사진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안 대리의 입사초기 사진은 지금의 모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랐다. 안 대리는 성형미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상태였다. 이에 힘입은 둘은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 받거나 기죽지 말고 당당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이씨는 “요즘 쌍꺼풀 수술은 누구나 다 하지 않나요? 예뻐지고 싶어서 했는데, 신입사원은 쌍꺼풀 수술하지 말라는 법 있나요. 사원증 사진부터 어서 바꿔야겠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컴퓨터 기술이 발달한 요즘 입사 응시 사진에 포토샵처리 안 하는 사람 누가 있나요? 취업난이 심한데 어떻게든 잘보여서 합격해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대근 조은지 이영준기자 dynamic@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불안한 미래… 점집 찾는 청춘들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 인격 모독·예단 재판에 ‘F평점’

    “확 찢어버릴 수도 없고….” 직장상사가 엉망으로 작성된 부하 직원의 서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변호사가 녹취록을 제출하자 법관이 빈정대며 내뱉었다는 말이다. 재판과정에서 불편을 겪거나 공정하지 못한 재판진행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던 변호사들이 ‘발칙한(?) 반란’을 일으켰다.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을 자체 평가한 뒤 우량 법관과 불량 법관으로 나눠 그 내용을 인사에 참고하라며 법원 쪽에 전달한 것.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하창우)는 29일 법원의 합의 및 단독재판부의 재판장에 대한 소속변호사 491명이 제출한 법관 평가결과를 대법원 민원실에 전달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변호사들이 말하는 불량 법관은 주로 “(변호사에게) (사법)연수원 몇 기냐. 어디서 그 따위로 배웠느냐. 재판을 처음 해 보느냐.”면서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사건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고 공소장만 본 상태에서 피고인의 자백을 강요하거나 변호인의 자유로운 변론을 억압한 사례도 있다고 변호사회는 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변호사에 의한 법관 평가 결과를 인사 등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평가가 6300여명에 달하는 소속 회원 가운데 10%도 되지 않는 소수가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객관성이나 대표성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의 이해 당사자인 변호사가 담당 법관을 평가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자칫 재판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결과는 서울변회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법관의 ‘자질 및 품위’, ‘재판의 공정성’, ‘사건처리 태도’ 등 3개 영역 17개 항목으로 만든 평가표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변호사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456명의 수도권 지역 법관들 중 변호사 5명 이상의 평가를 받은 법관 47명에 대해서만 순위가 매겨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직장인 61% “올 한해 가족에게 감사”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29일 리서치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직장인 20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직장인들이 올해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가족이고,가장 미웠던 사람은 직장상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가장 감사함을 느꼈던 사람으로 61.1%가 ‘가족’을 꼽았고,‘친구’(11.2%),‘직장동료 및 부하직원’(8.3%),‘직장상사’(5.6%)가 뒤를 이었다.
  • 살고 싶었던 자들의 마지막 메시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27일 오후 11시20분)가 자살하는 이들이 본능적으로 지닌 삶의 욕망과 그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가는 죽음의 동인이 무엇인지 등을 조명한다. 최근 자살한 탤런트 안재환씨의 사례에서 보듯 유명인이 목숨을 끊으면 갖가지 추측보도가 이어진다. 반면 뉴스에 오르내리는 일반인의 죽음은 짧은 수식어로 간단히 묻힌다.‘생활고나 실연을 비관해서’라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죽음의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는 중에도 매순간 살고 싶은 본능이 충동질한다고 증언한다. 전남의 한 병원에서 병원 직원과 간호사 등 4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이들은 모두 유서나 일기에서 직장상사의 괴롭힘을 지적했다. 가족들은 회사 책임을 주장하며 산재신청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개인문제’라며 승인을 거부했다. 오랜 투쟁 끝에 결국 산재신청 요구는 받아들여졌지만 가장 최근 자살한 최모씨의 유가족은 여전히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회사에서 문제를 인정하는 대신, 사태를 무마시키려고 고인과 가족에 대해 근거없는 험담을 늘어놓았던 것. 고인의 부인은 “산재승인이 안 났다면 나는 억울하게 남편을 잃고 가정문제로 남편을 자살로 내몬 가해자가 될 뻔했다.”고 절규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여전히 나약한 정신에서 비롯된 ‘개인의 일’로 치부되고 있다. 반면, 우리보다 자살률이 높았던 일본에서는 최근 자살백서를 펴내며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범사회적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자살자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자살 이유를 함부로 넘겨짚지 말자는 반성이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大法 “상습 성희롱 상사 해고는 정당”

    `성희롱이 격려냐.´며 여성계의 반발을 샀던 성희롱 관련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기업카드사 지점장이었던 A씨는 종종 부하 여직원들을 뒤에서 껴안았고, 볼에 입을 맞췄다.어떤 때는 여직원을 지점장실로 불러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했고, 자신의 지점이 전국 최우수지점으로 뽑히자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의 귀에 입을 맞추거나 엉덩이를 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3년 9월 징계해고된 A씨는 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제받아 복직했으나 피해 여직원들을 회유하고 또 다른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이듬해 다시 해고됐다. “해고가 지나치다.”며 A씨가 제기한 소송을 1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성희롱은 인정하면서도 애정을 표시해 일체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이는 점, 일부 여직원들은 격려로 받아들인 점 등을 고려해 “해고는 지나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특별한 문제의식이 없더라도 일정기간 반복적으로 다수 피해자를 성희롱한 직장상사를 회사가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성희롱 피해자들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용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회사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항소심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30] 직장 회식문화 좋거나 싫거나

    [20&30] 직장 회식문화 좋거나 싫거나

    직장에서의 세대차이는 회식문화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다. 세상은 크게 바뀌었지만 ‘삼겹살에 소주 한잔, 그리고 2차…´로 대변되는 직장 회식문화는 예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회식은 왜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새내기 직장인들의 푸념과 ‘회식=술’이라는 등식에 익숙해진 고참 직장인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도 한국의 회식 자리에서 엄청나게 술을 마시는 것에 놀란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주의적인 삶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회식 문화를 부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20&30이 말하는 솔직한 회식문화를 들어봤다. ●회식은 왜 항상 술? 회사원 김모(26·여)씨는 직장의 회식 문화가 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술도 못할 뿐더러 ‘1차 술집,2차 술집,3차 술집’으로 이어지는 ‘회식라인’이 너무 지루하다고 말한다.“계속 술만 먹고, 가끔 노래방 가는 게 전부라 가끔은 답답합니다. 사람들끼리 모이면 정말 할 게 많은데 매번 술만 먹으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일 때가 많아요.” 김씨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자고 선배에게 제안했다가 되레 쓴소리를 듣었다.“선배한테 1차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고 2차로 칵테일 바를 가자고 했더니 ‘뭐 이런 애가 다 있냐.’며 황당한 웃음을 짓더라고요. 같이 얘기할 기회도 많고 더 좋을 텐데 아쉬움이 컸습니다.” 회사원 송모(26)씨도 술 일색인 회식문화가 못마땅하다. 원래 간이 좋지 않은 송씨에게 술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다 먹는 분위기 속에서 혼자 안 먹으면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마실 때가 많다. “직장 상사가 잔을 주시는데 어떻게 안 받아요. 눈 딱 감고 무조건 먹습니다. 별 수 없이 종종 병원에 가서 간 검사를 합니다. 그 방법이 최선이죠.” 회사원 성모(26)씨는 회식 가운데 ‘대낮 회식’이 가장 힘들다. 영업 쪽에 근무하고 있다 보니 별 수 없이 술 접대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대낮 회식’을 할 때가 많아 일에 지장을 미칠 정도다.“항상 경쟁하듯 술을 마셔요. 접대하는 사람이나 접대 받는 사람이나 누가 더 술이 센지 경쟁하죠. 특히 대낮에 이런 ‘경쟁 아닌 경쟁’을 하고 나면 몸을 추스르기 힘들죠. 말이 회식이지 이건 고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술먹는 게 차라리 좋다? 은행원 황모(30)씨는 회식 때마다 ‘차라리 술만 먹고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팀장부터 동료들까지 하나같이 노래방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사람들입니다. 회식이라면 아예 1차부터 노래방에 가서 술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지요.” 문제는 황씨가 음치라는 것이다.“팀원들이 노래 한 번 부르라고 권하는 걸 요령껏 피하다가 체면상 한 번 부릅니다. 팀원들이 가수 뺨치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라 제가 노래를 못하는 게 부담스러워요.” 장모(31·여)씨는 술보다도 담배 연기 때문에 회사 회식이 곤욕이다.“제가 술은 좀 마시는 편이거든요. 웬만한 남자들보다 잘 마십니다. 문제는 제가 폐가 안 좋다는 거예요. 술자리에서 남자 동료들이 한꺼번에 뿜어대는 담배연기 때문에 질식할 거 같아요.” 한번은 참다가 지쳐서 정색을 하며 문제 제기를 했다. 동료들은 미안했는지 앞으로는 교대로 한명씩만 담배를 피우기로 규칙을 정했다.“회식 시작할 때는 그 규칙을 지키죠. 하지만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과장이 제일 먼저 규칙을 어겨요. 그러고 나면 다시 ‘너구리 잡기’예요. 지금은 어떻게든 넓고 환기가 잘 되는 곳을 회식 장소로 하도록 하는 걸로 작전을 바꿨답니다.” ●회식 자리가 그리워요 지난해 광고회사에 입사한 정모(26)씨는 다른 20&30과는 달리 함께 술을 마시며 ‘달리는’ 공동체 문화가 오히려 그립다고 말한다. 워낙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회사 분위기 탓에 제대로 된 회식자리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은 회사에서 술먹느라 ‘정신 없다.’,‘힘들다.’ 말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술에 취해 재미나게 얘기하는 그런 분위기가 그리워요. 대학 시절부터 밤새 술먹고, 술에 취해 못다한 얘기도 하는 게 정말 좋았거든요.” 이 때문에 정씨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주도적으로 항상 ‘폭탄주’를 제조해 친구들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한다. 한창 술에 힘들어하는 입사 1∼2년차 친구들은 ‘폭탄주’ 얘기만 들어도 과민 반응을 보이기 때문. “입사해서도 마땅히 술 먹을 곳이 없어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술을 많이 먹는 편인데, 친구들은 이게 못마땅한가 봐요.‘회사에서 원없이 먹는 술, 여기서도 그렇게 먹어야 하냐.’면서 볼멘소리도 해요.” 회사원 김모(26)씨도 회식자리가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연배 차이가 많이 나는 직장 상사들에게 그나마 농담이라도 건넬 수 있는 게 회식자리이기 때문이란다. “제정신으로는 직장상사 앞에서 어떻게 농담을 할 수 있겠어요. 경직된 회사문화에서 그나마 ‘탈출구’가 될 수 있는 게 술자리 아닌가요. 같이 폭탄주 원없이 마시고, 노래방 가서 춤추고, 이러면 ‘딱딱한 우리 조직도 아직은 살 만하다.’란 생각을 하게 되죠.” ●이런 회식자리가 부럽다 연구소에서 일하는 강모(29·여)씨는 회식이 즐겁다.1주일에 한 번 있는 회식날은 팀원들이 모두 모여 보드게임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저녁을 맛있는 걸로 먹고 나서는 보드게임방에 가요.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서너시간은 금방이거든요. 그러고 나서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헤어지는 거죠. 벌써부터 다음 회식이 기다려져요.”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여모(35) 팀장은 술만 먹고 다음날 속만 쓰린 회식을 바꾸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다 나름대로 해법을 찾았다. 팀원 중에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즐겁게 회식도 하고 단결력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던 여 팀장이 찾아낸 방법은 바로 볼링이었다. “일단 다같이 편을 나눠서 볼링을 하는 겁니다. 가끔 술내기 볼링도 하고요. 자연스럽게 웃음꽃이 만발하고 박수 소리가 넘쳐납니다. 두세 시간 동안 즐겁게 놀다가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집에 보냅니다. 하지만 자리가 즐거우니까 술은 안 마시더라도 대개 자리를 지키지요. 미리 예약해 놓은 곳에 가서 소주 한 잔을 곁들여 늦은 저녁을 먹죠. 운동을 하느라 땀을 흘린 뒤라 그런지 소주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팀원들도 만족스러워하고 특히 제가 가장 즐겁습니다.” 외국인들 눈에 비친 한국의 ‘회식문화’는 어떨까.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회식 자리에서 너무 많은 술을 마신다는 것에는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들마다 엇갈렸다. ●몸이 버티나요?” 대학생 비지저(26·중국)는 한국의 술문화가 못마땅하다. 비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술을 못 먹으면 직장생활 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런데 한국에서는 술을 안 먹으면 감시하는 눈으로 쳐다봐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윗사람 앞에서도 먹기 싫으면 안 먹겠다고 얘기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찍힐까봐 두려워 꾹 참고 먹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회사원 율리아(23·여·카자흐스탄)는 “카자흐스탄에서는 보드카 한 잔만 진하게 먹고 분위기를 즐기는데, 한국에서는 회식 장소에서 폭탄주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정작 회식자리에 술은 있지만 대화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회사원 우노다 시오리(27·여·일본)는 “일본도 한국과 비슷하게 일 때문에 술을 마실 수밖에 없을 때가 종종 있다.”면서도 “그러나 말없이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우노다는 “직장 사람들과 동료애를 돈독히 한다는 것보다는 몸만 혹사시키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되뇌었다. 회사원 카이오(26·브라질)는 “한국의 회식문화는 좀 딱딱한 것 같다.”면서 “브라질은 술을 마실 때 음악과 함께하며 춤을 추며 거의 축제나 다름없다.”면서 “한국은 일의 연장선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마리아(30·러시아)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술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돼 집에 들어오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다. “한국 기업들은 사람 중요한 줄 모르는 것 같아요. 건강을 지키면서 열심히 일하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루가 멀다 하고 죽기 직전까지 술을 마셔대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잘 할 수 있겠어요.” ●같이 둥글게 모여 술자리 ‘인상적´ 회사원 개리 모리스(24·독일)는 한국의 회식문화가 부럽다. 따로따로 떨어져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라 같이 둥글게 모여 회식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모리스는 “독일 등 유럽인들은 병맥주 하나 들고 돌아다니면서 술을 마신다.”면서 “한국인들은 둥글게 모여 앉아 술을 마시면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대학교 강사 스테판 헤크만(30·미국)은 “한국인들은 노상에서도 술을 마시며 함께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좋다.”면서 “따로 떨어져서 이야기하지 않고 다 함께 같은 화제로 말하는 한국인의 술문화가 너무 좋아 보인다.”고 부러워했다. 외국기업 한국 지사에서 일하는 제임스(34·영국)는 한국 사람보다도 더 한국의 회식문화를 즐긴다. 잔돌리기는 기본이고 폭탄주도 자기가 먼저 권할 정도다. 한국 사람도 못 말리는 그의 술버릇은 영국 런던에서 공부할 당시 한국 유학생과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친하게 지내면서 같이 술도 자주 마셨어요.1차,2차,3차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 종류별로 마시는 것도 그때 배웠고요. 폭탄주를 맛있게 제조하는 방법도 전수받아 지금은 소주나 맥주만 보면 섞고 싶어질 정도랍니다. 술을 마시면서 인생의 고민을 함께 나눈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친구 아니겠어요.”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바얀(27·몽골)은 한국 친구들이 술을 너무 못 마셔서 불만이다.“몽골에 있을 때는 친구들과 칭기즈칸 보드카를 마셨어요. 한국 술문화가 몽골과 비슷해 좋긴 하지만 소주는 너무 순하잖아요. 그래서 하루는 칭기즈칸 보드카를 가져왔는데 몇 잔 마시니까 친구들이 모두 취해버리더라고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송편 한입 와인 한 모금…情 두배

    [김석의 Let’s wine] 송편 한입 와인 한 모금…情 두배

    음력 8월15일. 가을을 세 달로 나누었을 때,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어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하고, 대표적인 우리의 만월 명절을 뜻하는 ‘가운데’라는 어원의 ‘가배’(嘉俳)라고도 부른다.‘한가위’,‘추석’이라고 일컫고 있는 이 날은 일가 친척이 서로 만나 음식을 나누며 회포를 풀고, 훈훈한 정을 주고받는 우리의 최대 명절이다. 한 상 차려진 명절 음식과 그 사이 놓여 있는 차례주, 이를 둘러싸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풀어내는 풍경이 올해에는 조금 색다를 것 같다.‘와인’이 우리 명절의 반가운 손님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격대에 받는 사람의 취향만 잘 고려하면 실속과 품격을 모두 갖춘 선물로 손색이 없어 추석 선물 리스트 상위에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와인을 고를까. 합리적인 패키지로 3만원대부터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니, 받는 사람의 취향을 먼저 염두에 두고 선택한 뒤 범위를 좁혀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성도 중요하지만 취향이나 입맛에 잘 맞지 않거나 상대방의 격에 맞지 않는다면 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받는 이의 와인 취향을 알기 어려울 때는 칠레산 와인이 무난하다. 진한 컬러와 풍부한 맛과 향으로 유명한 ‘선라이즈’나 세 가지 포도 품종의 완벽한 블랜딩을 느낄 수 있는 ‘트리오’가 대표적이다. 당도가 높은 ‘산페드로 레이트 하비스트’는 추석음식인 떡과 잘 어울려 여럿이 마시기에 좋다. 한 등급 높은 와인을 고르려면 8만∼10만원대의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이나 뛰어난 품질로 각광받고 있는 유명한 ‘신세계 와인´이면 무난하다.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의 맛을 음미하기 좋은 ‘마스카롱 퓌스겡 생테밀리옹’, 고품격 이탈리아 와인 ‘듀칼레 오로’는 가족 및 친지 뿐만 아니라 직장상사나 은사님을 위한 선물로도 적합하다. 와인 애호가라면,2병 세트를 구입하는 것보다 10만∼20만원대의 ‘샤토 브랑 캉트냑’,‘샤토 그뤼오 라로즈’,‘샤토 샤스 스플린’,‘알타이르’ 등의 고급와인 한 병을 선물하는 것이 더 인상적일 수 있다. 또한 프랑스 와인으로 그랑크뤼 등급의 샤토에서 생산하는 ‘세컨드 와인’나 크뤼 부르주아 등급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추천해볼 만하다. 와인만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와인과 훌륭한 맛의 매칭을 이루는 좋은 ‘추석 음식’을 함께 정성스레 준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겹겹이 쌓인 솔잎 위에 가지런히 놓인 ‘송편’도 좋다. 향이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도 입안을 실크처럼 부드럽게 감싸는 ‘35사우스 멜롯’이나 ‘트라피체 말백’이 송편의 맛을 살리며 입 속에서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와인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명절 음식으로는 각종 전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는 길고 짙은 여운이 감도는 ‘샤토 시트랑’,‘지네스테 마고’ 등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린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게임업계 “30~40대를 모셔라”

    게임업계 “30~40대를 모셔라”

    온라인게임에서 돈내는 ‘분’은 따로 있다. 이용자가 많은 10대가 아니다.30∼40대다. 이들은 게임업체에는 ‘귀중한 이용자’다. 막강한 구매력 때문이다. 게임 이용자도 점점 늘고 있다. 30∼40대 비중이 커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들은 게임과 함께 자란 ‘게임키드’다. 갤러그, 방구차, 너구리 등 오락실 게임을 경험한 세대다. 또 초등학생 무렵인 1985년엔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의 등장을 직접 목격했다. 대학생 무렵엔 PC방으로 진화돼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로 이어진다. 또 패미콤의 추억은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X박스360, 위(Wii)를 사면서 되살아난다. 게임키드들은 500원,1000원으로 오락을 즐기던 10대 시절과 달리 이젠 왕성한 구매력을 갖췄다. 최근 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 런던’의 비공개 시범서비스 신청자를 접수했다. 신청자 21만 1967명 중 30대가 5만 6801명(26.8%)을 차지했다.40대까지 합하면 8만 2884명이다. 전체의 39.1%에 이른다. 30∼40대 게임 이용자의 증가는 이 뿐만이 아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물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슈팅게임(FPS)에서도 비중이 만만치 않다. 서든어택은 10대(36%)와 20대(38%)가 주류다. 하지만 30대도 19%다.40대이상은 7%다. 스페셜포스를 즐기는 연령대는 더 높다.30대가 28%나 된다.40대 이상도 11%다. 게임 이용자가 10대(22%),20대(39%)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들 게임에서 아이템을 가장 많이 사는 연령대도 30대다. 업계에서는 20대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캐주얼 게임도 마찬가지다. 댄스게임 오디션의 경우 30대 이상 이용자가 30%,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는 30대가 16%에 달한다. 또 연령대별 취향도 다르다.10∼20대는 축구게임을 즐긴다.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의 경우 10∼20대 이용자가 전체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30∼40대는 야구게임을 즐긴다. 이들은 ‘프로야구 어린이회원’을 경험한 세대다. 야구게임인 슬러거는 30∼40대 이용자가 45%로 절반에 가깝다. 게임업체들이 ‘돈 있는’ 30∼40대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30∼40대 게이머를 겨냥한 타깃 마케팅이 나올 수밖에 없다.MMORPG로한은 지난해 30대 이상 이용자를 위한 별도 서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KTH의 ‘십이지천’,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도 별도의 서버를 갖췄다. 또 휴대전화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30∼40대 직장인 대상으로 한 게임들이 등장했다. 피엔제이의 ‘상사날리기’, 모바일지케이의 ‘직장상사 때려잡기’ 등이다. 피엔제이 최선규 이사는 “모바일 게임도 예전엔 10대 후반이 많았지만 이젠 30∼40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인사담당자 2명중 1명 “인사청탁 받은적 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 2명중 1명은 인사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은 6일 인사담당자 689명에게 “인사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조사한 결과,55.9%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가운데 49.4%는 실제 인사 청탁을 들어준 적이 있었다. 인사청탁이 들어오는 곳으로는 ‘거래처’(20.3%)가 가장 많았다.그 다음으로는 ‘직장상사’(19%),‘학교 선후배’(17.7%),‘친구’(14.0%),‘친척’(10.4%),‘사회지도층 인사’(8.3%),‘고향 선후배’(5.5%) 등의 순이었다. 인사청탁을 통해 입사한 사원에 대해서는 63.2%가 “일반 채용 직원과 비슷하다.”고 답했다.“일반 채용 직원보다 낮다.”는 19.0%,“일반 채용 직원보다 높다.”는 17.9%였다. 인사청탁으로 들어온 경우나 그러지 않은 경우나 직장생활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신정아 페르소나/진경호 논설위원

    페르소나(persona). 타인에게 비쳐지는 나를 뜻한다. 사회적 가면인 셈이다.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이를 ‘공적(公的) 성격’이라고 했다. 자상한 아버지와 까다로운 직장상사, 의리에 살고 죽는 학교 선배가 모두 내 자신이듯 인간은 누구나 수많은 페르소나를 지닌 채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철학, 심리학, 연극 등 학문과 예술의 주된 주제였던 페르소나는 근래 마케팅에서 적극 활용된다. 소비자에게 제품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제품 이상의 가치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로 하여금 침대를 과학이라고 박박 우기도록 만든 것도 바로 한 가구회사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다. 한때 코카콜라가 펩시 흉내를 내 단 맛의 ‘뉴코크’를 내놨다가 매출 급감과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로 곤욕을 치른 것은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각인된 자신들의 페르소나를 깜빡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광고회사 투디멘션스의 창업자 데릭리 암스트롱은 이 페르소나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말했다.“실제 성공보다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게 더 값진 성공이다.” 신정아씨의 ‘가짜인생’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캔자스대 학사도,MBA석사도, 예일대 박사도 모두 가짜로 드러났고, 신씨는 동국대 교수직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자리에서 쫓겨났다. 신데렐라라는 말 그대로 재를 뒤집어쓴 꼴이 됐다. 외제승용차를 모는 예일대 박사에서부터 뛰어난 기획력의 큐레이터, 그리고 지금 불리는 위조의 달인,‘여자 황우석’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그녀의 페르소나는 천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파문이 일면서 미술계의 허술한 검증시스템과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반면 실력을 학력으로 재단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그녀가 이 사회의 모순을 온몸으로 드러낸 ‘행위예술가’라는 옹호론마저 있다. 지난 10년간 위조서류와 거짓말, 갖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때나마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성공’을 거둔 그녀의 궤적을 누군가 한번 꼼꼼하게 반추했으면 싶다. 똑똑하고 잘난(척 하는) 페르소나로 가득한 우리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본모습이 어쩌면 거기에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업계소식-CF] 회사 실천의지 UCC기법으로 나타내

    [업계소식-CF] 회사 실천의지 UCC기법으로 나타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업PR 광고가 UCC기법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동생이 형에게 ‘함께 잘 해보자´는 메시지를, 부하직원이 직장상사에게 썰렁 개그를, 여자 직원이 동료에게 헌혈하자는 내용을 재미있게 전하는 과정을 통해 금호아시아나의 실천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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