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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인터, 서울면적 14배 인니 광구서 천연가스 개발한다

    포스코인터, 서울면적 14배 인니 광구서 천연가스 개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자원개발에 나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5일 인도네시아 땅그랑시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기관과 국영 석유회사 페르타미나 훌루 에너지(PHE)와 함께 붕아 광구의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생산물 분배계약은 정부와 계약자 간의 협약으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의 일부를 계약자가 투자비 회수를 위해 먼저 가져간 뒤 나머지를 정부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방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계약으로 붕아 광구 운영권을 포함해 기본 6년의 탐사기간과 30년의 개발 및 생산기간을 보장받게 됐다”고 설명했다.정부와 계약자간 생산물 분배 비율은 원유 60 대 40, 가스는 55 대 45로 확정했다. 전체 생산량의 25%는 인도네시아에 의무 공급하게 된다. 계약자간 참여 지분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PHE가 각각 50 대 50이다. 이번 계약 대상인 붕아 광구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해상에 위치해 있다. 총 면적만 8500㎢로, 서울시의 14배 크기에 달하는 크기다. 수심은 50m부터 500m의 심해까지 포함하는 대형 광구이다. 붕아 광구는 인근에서 대규모 천연가스를 성공적으로 생산, 운영한 빠게룽안 가스전과 동일한 특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탐사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광구에는 13억배럴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시작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PHE가 붕아 광구를 공동 조사한 결과, 천연가스 존재 가능성이 높은 지층을 발견했다. 이에 지난 2월 PHE와 함께 컨소시엄 낙찰자로 선정되어 탐사권을 확보, 이번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하는 데 이르렀다.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다년간의 해외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임직원들의 뚝심으로 이번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에너지원을 지속 확보함으로써 친환경 에너지 전문회사로의 도약은 물론 국가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탁 부회장과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르타미나의 니케 위드야와티 회장은 탄소 포집·저장(CCS) 업무협약(MOU)을 별도로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 사는 CCS 및 블루수소·암모니아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 [길섶에서] 종이 퇴출/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종이 퇴출/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골프장 샤워실에서 동반자들에게 수건을 한 장 이상 쓰지 못하게 엄명해 독재자라는 핀잔을 듣는다는 누군가의 글을 보고 피식 웃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다. 화장실에서 종이수건을 두세 장씩 뽑는 사람을 보면 목구멍이 근질거린다. “한 장으로도 충분한데….” 상대가 편하다 싶으면 기어코 입 밖으로 뱉는 오지랖도 서슴지 않는다. 가끔씩 종이수건을 뭉텅이로 뽑아 손 한번 쓱 닦고 버리는 사람을 보면 뒤통수를 때려 주고 싶은 유혹마저 느낀다. 얼마 전 삼성전자 사장은 임직원에게 ‘종이 없는 사무실’을 만들자며 회의자료 출력이나 문서 보고를 지양해 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하루에 쓰는 복사용지만 13만장이라고 한다. 복사지만 아껴도 1년에 2만 그루 나무를 살릴 수 있다. 아직은 디지털보다 종이 문서가 더 편한 ‘연식’인지라 종이수건이라도 아껴 ‘출력’의 가책을 덜어 보려는 심리기제가 작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신음하는 지구를 위해 동참할 수 있는 건 동참해야….
  • [사설] ‘윗선’만 공격하는 정쟁으론 ‘인재’ 못 막는다

    [사설] ‘윗선’만 공격하는 정쟁으론 ‘인재’ 못 막는다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인재(人災)다. 제방도 부실했고, 뚫린 제방에서 강물이 밀려드는데도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하지 못한 참사의 책임은 폭우를 쏟아낸 하늘이 아닌 사람에게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재난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야당 공격은 터무니없는 정쟁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발언했다가 유가족의 항의를 받고 사과한 게 대표적 사례다. 검찰이 24일 부실·늑장 대처 의혹을 받는 5개 관계 기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충북경찰청, 충북도청, 청주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충북소방본부 외에 오송 지하차도 관할서인 흥덕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충북 경찰은 사고 발생 1시간 전에 긴급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국무조정실 감찰에서 다른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것처럼 허위 보고를 한 의혹을 사고 있다. 국조실은 감찰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관 6명, 충북도와 행복청 관계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허위 보고 의혹에 대해 순찰차의 블랙박스까지 공개하며 반박했지만 엉뚱한 곳으로 출동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범람의 원인이 된 제방 공사도 행복청이 삽으로만 보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충북도도 지하차도 차단 기준이 수위 50㎝라고 주장하지만 10~15㎝만 돼도 차단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대비된다. 행정기관과 지자체, 경찰 등 유관기관 곳곳의 작은 부실 대응이 차곡차곡 쌓이고 모이면서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오송 사고와 유사한 2020년 7월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정쟁 없이 차분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했다. 부산 동구 부구청장 등 직원 11명이 사법처리됐다. 지방자치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자치경찰이 도입된 시대에 대형 사고의 모든 책임을 정권에 묻는 건 정치 공세로는 유효할지 모르나 재발 방지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난 대응 시스템이 문제라면 이를 만든 이에게 책임을 묻고, 시스템 운영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면 운영 부실의 책임을 따로 묻는 게 마땅하다. 오송 참사의 수사가 시작됐다. 각 층위별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져 재난 앞에 위아래가 따로 없음을 보여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 Z세대 정유사 직원이 기획한 웹드라마 ‘대박’

    Z세대 정유사 직원이 기획한 웹드라마 ‘대박’

    “사내 시사회 분위기가 둘로 갈렸어요. 임원들은 당황스러워한 반면 젊은 직원들은 열광적이었죠.” HD현대오일뱅크의 유튜브 채널에는 ‘102호 학습실 그녀 울트라카젠’이라는 제목의 웹드라마 영상이 올라와 있다. 영상 9편의 누적 조회수는 24일 기준 120만회를 돌파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력으로 호평받는 이 시리즈의 기획자 정현재 HD현대오일뱅크 홍보팀 매니저는 자신을 “드라마 작가 김은숙씨의 ‘찐팬’”이라고 소개하며 좋아하는 일로 회사에 도움이 돼 기쁘다고 했다. 정 매니저는 1996년생, 소위 ‘Z세대’다.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을 무척 좋아해요. 비슷한 세계관으로 ‘오마주’해 봤죠.” 배라리, 남보르, 마세라, 제네스…. 드라마의 무대 ‘오뱅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이름이 수상하다. 금방 눈치챌 수 있듯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명을 패러디한 것. 평범한 여학생 ‘카젠’이 ‘울트라카젠’이 돼 오뱅고 3대 킹카에게서 열렬히 구애받다가 남자 주인공(제네스)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전형적이고 유치하지만 드라마는 정확히 이 지점을 노린다. 1990년대 후반 특유의 세기말적 분위기를 뜻하는 ‘Y2K 감성’의 한 요소인 ‘오글거림’을 웃음 포인트로 삼았다. “초고급 휘발유 브랜드 ‘울트라카젠’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쉬워서 기획했어요. 임원들이 완성본을 봤을 땐 의아해했지만, 젊은 직원들의 감각을 믿어준 것 같아요.” 그룹사인 HD현대는 보수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난해 말 사명을 바꾸고 판교GRC에 입주한 것을 계기로 조직 문화를 젊게 하려는 경영진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옥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는가 하면 사내 반바지 착용도 최근 허용했다. 웹드라마 역시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콘텐츠다. “솔직히 기업 유튜브는 취준생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안 보잖아요. 그런 인식을 깨고 싶었어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 대작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 “자동차운반트럭 사고 예방” 현대글로비스 캠페인 시행

    “자동차운반트럭 사고 예방” 현대글로비스 캠페인 시행

    현대글로비스가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카 캐리어(자동차운반트럭)의 안전운행과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화물차의 과적과 적재물 이탈 등으로 인한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현대글로비스는 캠페인을 통해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선제적 사고 예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탁송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와 협력사 직원, 화물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난간대 설치 지원 및 공감대 확산 활동, 개인보호장구 배포, 교육 등을 진행한다.
  • 부동산PF 부실 신호에도… 수천억 성과급 현금 뿌린 증권사들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6%에 육박하는 등 증권사 부동산 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관련 임직원 성과보수 대부분을 현금으로 뿌리고, 일부는 이연 지급 원칙을 지키지 않는 등 단기 성과에 치중한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관리에 나섰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적용받는 22개 증권사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총 7345억원을 썼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3525억원이 부동산 PF 담당 임직원에게 돌아갔다. 증권사들은 성과급의 80%를 현금으로 뿌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성과보수가 장기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주식 등으로 지급하고,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해 지급하라고 정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것이다. 실제로 주식 지급 금액도 2.8%에 불과했다. 전년도 전체 성과급(1조 2141억원) 및 부동산 PF 임직원 성과급(5458억원)에 비하면 성과급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장기 성과로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단기 성과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연 지급 기간도 법정 기간인 3년을 지키지 않은 증권사가 적지 않았다. 부동산 PF별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건별로 성과급을 준 사실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당장 제재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지도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증권사가 투자한 전체 해외 부동산 중 절반이 공실률이 높은 오피스 건물인 것으로 파악돼 투자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26개 증권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총 15조 5000억원) 가운데 오피스 비중이 50%(약 7조 7500억원)로 가장 컸다. 나라별로 보면 공실률로 임대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돼 온 미국과 유럽(영국 포함) 지역이 8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 코리아 세일즈·에너지 안정 수급… 나라 안팎서 ‘24시간 도는 등대’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코리아 세일즈·에너지 안정 수급… 나라 안팎서 ‘24시간 도는 등대’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무역과 산업, 에너지, 통상 업무를 총괄하는 실물경제 주무부처다. 24시간 돌아가는 전기를 관장하고 지구 곳곳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세일즈하며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대표 ‘영업사원’ 부처다. 밤낮없이 돌아가는 업무에 ‘정부세종청사의 꺼지지 않는 등대’로 불린다. 1980년대 기업들과 함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 한국호’를 이끌던 상공부(산업부의 전신) 공무원들의 모습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중 패권 경쟁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후 변화, 에너지 위기 등 나라 안팎의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산업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1948년 상공부에서 출발해 75년간 경제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을 만들고 급변하는 대외무역 정세와 정보를 우리 기업에 적절히 알려주면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6·25전쟁 이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조타수 역할을 해왔다. 2013년 외교부의 통상교섭 기능을 가져오면서 덩치가 더욱 커졌다. 총정원은 1400명으로 본부 인력만 971명에 달한다. 전기요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수급도 산업부가 맡고 있다. 이창양 장관이 이끄는 산업부 조직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장영진 1차관 소관인 산업 분야와 강경성 2차관이 관할하는 에너지 분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끄는 통상·무역 분야다. 1차관 산하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을 다루는 부서(3실 9관)들이 포진해 있다.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기술 개발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 내수를 지원사격하는 곳이다. 주로 산업 진흥과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와의 정책 조율 과정에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뛰고 있는 유연하고 컬러풀한 조직이기도 하다. [장관·1차관 직속] 장영진 1차관은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전문성으로 못하는 게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통한다. 최장수 인사업무(4년 2개월)를 담당한 운영지원과장 출신으로 인사와 조직에 능통하다. 솔직하고 소탈하며 격의 없이 소통한다. 금요일 유연근무제 도입 등 ‘와닿는’ 복지정책과 문제가 생기면 솔선수범해 해결하는 인간미를 갖춰 직원들의 신망이 매우 두텁다. ‘섬김의 리더십 표본’이라는 평도 있다. 식견이 넓고 국회·언론 등 대내외 소통 능력과 정무 감각이 탁월하다. 능력주의,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술은 못하나 끝까지 자리에 남는다. 기술직 최초 산업부의 ‘입’인 김대자 대변인은 ‘보배’ 같은 존재로 통한다. 온화하고 생각이 깊으며 합리적인 일처리로 후배들 사이에서 자비로운 ‘대자대비 형님’으로 불린다. 책임감이 강하고 힘든 일을 묵묵히 앞장서서 하는 ‘성실의 아이콘’으로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 정 많고 친절한 데다 소통과 조정 능력이 탁월해 원전산업정책관 당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을 풀어냈고 규제샌드박스를 최초로 도입해 기업 혁신의 숨통을 틔워준 주역이다. 너무 겸손해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박재영 감사관은 재미있고 유쾌한 스타일이다. 필요한 업무만 명확히 구분해 지시하고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아 배려심 깊은 ‘역지사지형’ 리더로 인정받는다. 에너지·산업 전반의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고 과감한 추진력도 보유했다. 새로운 도전을 지향하며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대외소통 능력이 좋아 적이 없지만 분석력은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다. [기획조정실] 최남호 기획조정실장은 시원시원한 ‘문제 해결사’로 통한다. 화끈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정무 감각과 사교성이 좋으며 유머 감각이 있어 선후배에게 두루 인기가 좋다. 불필요한 일은 최소화하고 중요한 일에만 집중해 ‘가성비’ 좋은 상사라는 평도 나온다. 제너럴모터스(GM) 사태, 조선업계 구조조정, 국가첨단산업특별법 제정 등 산업계 현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부내 산악동호회 ‘산울림’ 회장직을 7년째 맡아 이끌어 온 ‘형님 리더십’으로 통한다. 목소리가 너무 큰 게 단점이다. 안살림과 국회 등 대외 업무를 맡고 있는 오승철 정책기획관은 꼼꼼하며 업무 추진 시 직원들에게 지시하기보다 함께 고민해 주는 지장(智將)이란 평을 받는다. 직원들이 뽑은 ‘존경할 만한 국장’에 이름을 올렸다. 차분하면서 합리적인 성격으로 요소수와 공급망 대응 등 주요 현안 태스크포스(TF)에서 일했다. 안정적이고 상황 정리를 잘하지만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는 견해도 있다. 김광석 비상안전기획관은 육사를 나온 군인 출신이다. 을지훈련과 산업재난을 담당한다. 꼼꼼한 일처리로 역대 비상안전기획관 중에서 가장 일을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북한 무인기(드론) 영공 침범 당시 “방어체계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 주목받았다. [산업정책실] 2018년부터 5년 가까이 최장수 실장을 맡고 있는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산업부에서 ‘가장 잘생긴 엄친아’로 불린다. 친화력과 언변도 뛰어나 유학 당시 박지성 전 축구선수와 친구가 될 정도였다. 아이디어가 많은 데다 선견지명이 있어 윗사람들의 신임이 높다.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이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주목받은 ‘에너지 바우처’를 과장이던 때 처음 만드는 등 변화를 적극 추진하는 편이다. 각 직원의 역량에 맞게 적재적소에 쓰는 용병술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자전거를 즐긴다. 최우석 산업정책관은 산업부 대표 ‘에이스’로 꼽힌다.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 정보력 등 접근이 안 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발이 넓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을 만큼 업무능력을 인정받는다. “아군이라 다행이지 적군이면 죽었다”는 말이 회자되도록 전투력이 상상 초월이란 평가다. 삼국지 장수 ‘여포’에 비유된다. 반도체 통상 현안, 러우사태 대응 등 시야가 넓고 통찰력이 좋다. 외향적이고 때론 언성도 높이지만 직원들을 잘 가이드하며 속정이 깊고 여려 인간미에 반한 ‘찐팬’들이 많다고 한다. 양기욱 산업공급망정책관은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하다. 표현력이 좋고 상대가 긴장하지 않게 배려하며 일하는 스타일이다. 차분하고 꼼꼼하면서 숲 전체를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점잖고 안정적인 관리형으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에 기여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 박동일 제조산업정책관은 옛 정보통신부 출신이지만 원전산업정책국장 등 산업부 핵심 업무를 두루 맡아 할 정도로 친화력, 업무추진력 등 “버릴 게 없다”는 평가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 수주 등 성과도 냈다. 워커홀릭이지만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본인이 70%를 부담하는 솔선수범형이라 직원들이 신뢰한다. 동기들 중 나이 많은 큰형으로 ‘포스’는 있지만 꼰대가 아니며 열심히 일하고 잘 챙긴다는 평이다. 이용필 첨단산업정책관은 직원들 사이에서 자애롭기로 명망이 높다. 직원들이 뽑은 ‘같이 일하고 싶은 국장’으로 선정될 정도다. 따듯한 시선으로 조곤조곤 잘 알려주고 반도체, 이차전지 등 많은 현안 속에 책임질 건 책임지는 덕장 스타일이다. 산업·에너지·통상을 두루 경험했고 권위보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주도했다. 옛 과학기술부 재직 때도 과기정책실장 후보군에 늘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산업기반실] 산업 연구개발(R&D)을 관장하는 황수성 산업기반실장은 ‘호인’으로 통한다. 워커홀릭이지만 후배들을 다그치기보다 힘든 일은 도맡고 다독여서 배려하는 따뜻한 면모를 지녀 직원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선배로 꼽힌다. 핵심을 찌르는 판단력을 갖춘 ‘전략가’로 각을 세우기보다 끈기 있게 소통해서 결국 해결한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반대를 뚫고 중견기업특별법을 제정하는 뚝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무적 계산은 빠르지 않지만 외부 사정에 밝고 협력도 잘한다.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민우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무역정책을 고루 거친 홍보지원팀장 출신으로 샤이한 듯하지만 소통 능력이 좋고 기획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집에 안 들어가는 워커홀릭으로 일을 맡기면 끝까지 완수해 낸다고 한다. 차분하고 점잖은 외모와 달리 일 터지면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추진력과 강단을 갖춰 승진도 빨리 했다. 박종원 지역경제정책관은 ‘선한 워커홀릭’으로 손꼽힌다. 동안 외모에 체구는 작지만 단단한 체력으로 책임감이 강하고 신념도 있어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경남 경제부지사, 미국변호사 등 다양한 이력을 갖춘 엘리트로 시야가 넓다. 불철주야 노력하는 성실형으로 디테일에 강하다 보니 직원들이 보고하러 들어가면 아주 조용하고 부드럽게 기가 빨렸다 나온다고 한다. 제경희 중견기업정책관은 업무장악력이 좋고 그립이 센 ‘꾀돌이’다. 여성 최고참 국장으로 말투가 다소 터프하지만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소통도 잘해 ‘공감 능력을 갖춘 리더’라는 평을 받는다. 국의 모든 걸 알아야 할 정도로 업무 열정과 책임감이 강하다. 업무가 어떻게 진행될지 메타 인지가 발달해 업무 초기부터 범위와 목표를 적절하게 제시, 최적의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다. [소속기관] 문동민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기업활력법을 제정한 산업·무역정책 전문가로 ‘천재과’라는 평이다. 환변동보험제도 도입 등 성과들도 많지만 지난해 무역투자실장 근무 당시 무역적자 확대로 분투했다. 대내외 소통을 통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일은 최소화해 주는 ‘큰형’ 같은 스타일이다.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 보니 너무 조심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은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진가를 발휘해 ‘만개’했다는 평을 받는다. 해외인증지원단을 통해 업계의 큰 애로사항이었던 국내인증의 해외 상호인증을 해결하고 국제표준화를 주도해 호평받았다. 기술직답지 않게 언론 대응도 감각적이고 소통 능력, 정무 감각 모두 훌륭해 ‘국표원의 미래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향 제시와 함께 섬세하게 아우르는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평판도 좋다. 강장진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활발하고 구김살 없는 성격으로 코트라(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장을 맡는 등 해외투자 관련 업무를 많이 해 기업지원 네트워크가 좋다는 평이다. ‘메이저리그식 자율야구’로 팀워크와 직원 역량 강화를 주문한다고 한다. 본부 밖에서 주로 활약해 현안 업무에 다소 약하다는 평도 나온다.
  • “주민 소통이 최우선”… ‘중꺾마’ 광진 행정으로 숙원사업 착착 [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주민 소통이 최우선”… ‘중꺾마’ 광진 행정으로 숙원사업 착착 [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김경호 서울 광진구청장은 지난 1년간 구민들로부터 “반응이 빨라져서 좋다. 구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그동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해묵은 숙원사업들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속속 추진됐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이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주민과의 소통이 동력이 됐다. 김 구청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을 주민과 함께 소통하며 채워 나간 귀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구민들이 뽑은 민선 8기 광진구 10대 뉴스 결과를 발표했다. “군자역 사거리 유턴차로 설치 및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 1.5배 확대가 1위로 선정됐다. 군자역 유턴차로 설치는 13년간 주민들이 요구한 사안이다. 능동 주민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 균형을 잡은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결 방안을 찾아 노력한 결과 지난해 10월 27일 공사를 완료했다.”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이 확대되면 어떻게 변화하는가. “광진구는 1960~70년대 급속히 늘어나는 도시인구의 주거지 확보를 위해 고급주거지로 개발된 지역이라 주거 비율이 매우 높고 상업지역이 현저히 낮은 특징을 갖고 있다. 약 50년이 지난 지금은 변화된 생활상, 노후된 시설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졌다. 이런 구민들의 염원을 담아 도시개발과 발전의 밑거름을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 군자역 일대 상업지역 상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중곡동 157-1 일대 약 16만㎡ 대상지의 상업지역이 4만 7016㎡에서 7만 1736㎡로 2만 4720㎡ 증가했다. 이로써 지하철 5·7호선 더블역세권인 이곳에 주거복합 고밀복합개발의 여건이 마련된다. 군자역 일대를 문화와 업무·주거가 어우러진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도시 발전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강변역 일대 불법 노점상을 갈등 없이 정비해 눈길을 끌었다. “군자역 유턴차로 설치를 전광석화처럼 추진했다면 노점상 정비의 기조는 ‘느리지만 천천히’였다. 행정의 힘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인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구는 상인들과 꾸준히 대화를 이어 갔다. 보행에 불편을 주는 기간이 길었고 안전 이슈까지 더해졌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소통하며 느리더라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취임 1주년 출근길에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는 깜짝 이벤트를 벌였다. “일을 할 때는 재미있어야 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조직도 행복하고 구민들에게도 친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편한 사항 등에 대해 직원들이 편하게 제안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조직문화와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변화와 민선 8기에 대한 구민과 직원들의 긍정적인 기대가 ‘공공기관 청렴도 2등급 달성’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정, 소통, 친절을 기반으로 올바르고 투명한 구정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 -도시계획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광진구청은 구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 책임이 있는 기관이다. 행정이란 0.5발짝 앞서가거나 뒤에서 주민들과 같이 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시계획은 그동안 3~4발짝 뒤에 있었다. 주민들은 빨리 오라고 하는데 반응하지 못했다.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꼭 해야 할 것은 역세권 고밀개발이다. 9개 역세권에 상업지역을 고르게 배분해야 한다. 중곡동 지역에 번듯한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범으로 해야 중곡동 개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지역개발 추진 상황은. “지난해 12월 자양4동 57-90 일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사업 후보지 공모에 선정됐다. 지난 4월부터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은 구 동부지방법원, KT 부지인 자양동 680-63 일대로 총면적 7만 8147㎡에 달한다. 여기에 전국 최초로 광진구청 신청사(18층), 첨단업무단지(31층), 호텔·오피스텔(34층), 1363가구의 공동주택 7개 동(26~48층) 등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현재 공정률은 약 31%로 2024년 말 완공이 목표다.” -강변역 일대 동서울터미널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 확정적이지 않지만,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통해 강변역 주변의 교통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되는 건 분명하다. 강변역 주변 도로의 경유 없이 동서울터미널과 강변북로를 직접 연결하는 대형버스 진출입 시설 설치, 강변역과 한강 및 동서울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 데크 조성 등 교통체계를 개선하고, 보행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이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랜드마크로 조성될 수 있도록 사전 협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초 인터뷰에서 정치인과 행정가 중에서 후자에 가깝다고 했다. 변함이 없는가. “없다. 나는 일하기 위해서 온 일꾼이다. 행복한 광진구를 위해 뛸 것이다.”
  • ‘업무과다’ 공무원 숨졌는데 상관은 처벌 대신 영전 논란

    업무 과다를 호소한 20대 공무원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사고 당시 담당 과장은 기관장으로 영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법무부 순천준법지원센터(순천보호관찰소)에 근무한 2년차 새내기 A(25)씨가 업무 과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9급 공무원 A씨는 혼자 처리해야 할 일이 300건 이상 되는 등 과중한 업무로 힘들어했다. 그는 담당 계장과 단둘이 사회봉사 명령 집행을 맡으면서 업무 외에도 민원인들에게 시달림을 받는 등 주변에 자주 힘들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되지 않자 급기야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해 10㎏ 넘게 살이 빠지고 흉통과 메스꺼움도 자주 느꼈다. 일과 목숨 중에서 하나를 시급히 선택한다…엄마, 아빠 죄송합니다. 동생아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는 상관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이후 “업무가 많아 윗선에다 말을 해도 해결해주지 않아 직장 내 스트레스로 죽어버린 제 친구의 한을 풀어주시고 꼭 ‘순천시 준법지원센터 주무과장, 주무계장’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하지만 새내기 공무원이 숨질 당시 상관이었던 담당 사무관 B(54)씨는 1년 후인 지난 1월 광역기관인 광주보호관찰소 주무과장으로 영전했다. 이어 6개월 만인 7월 24일자 법무부 정기인사에서 전주보호관찰소 모 지소장의 기관장으로 다시 영전했다. 이와 관련, 동료 직원 C씨는 “꿈 많던 신규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도의적 책임이라도 지고, 본부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했는데도 사건 이후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며 “과연 이런 사실을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공무원의 부모님이나 친구가 안다면 어떤 태도를 보이실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감찰관실에서 진상조사를 한 결과 문제 없다고 결론 내린 사안이다”며 “인사는 전문성과 능력, 성과 등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비수급 빈곤 리포트’를 마치며/백민경 사회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비수급 빈곤 리포트’를 마치며/백민경 사회부 차장

    사회에서 고립된 채 병마와 생활고로 고통받던 ‘수원 세 모녀’가 세상을 등진 지 1년이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세 모녀의 불행을 잊었을 것이다. 세 모녀의 주검이 발견된 옆집 주민조차 이사 온 지 1년이 안 돼 이웃의 비극을 알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119주년 창간기념으로 13명의 사회부, 전국부 기자로 구성된 특별기획취재팀을 꾸렸다. 팀장을 맡아 지난 3개월간 수원 세 모녀처럼 기본적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조차 받지 못하는 저소득 가구인 ‘비(非)수급 빈곤층’을 팀원들과 일일이 발로 뛰어 찾았다. 제도권 밖 위기가구의 목소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태와 허점,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짚어 또 다른 세 모녀의 비극을 막자는 취지였다. 친구, 지인, 가족은 물론 117개 기관의 협조와 도움으로 찾아낸 비수급 빈곤층의 실태는 생각보다 더 처참했다. 채민국(67·가명)씨 부자도 그중 하나다. 이들은 일용직 근로자였다. 오랜 막노동으로 처음엔 아버지가 몸져누웠고, 나중엔 아들이 허리를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 아들은 대인기피증이 생겨 5년째 방문을 걸어 잠갔다. 아내와는 20년 전 사별했다. 이런 채씨 부자의 한 달 생계비는 15만원. 채씨가 매달 받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에서 아파트 월세 15만원을 제한 금액이다. 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일이 다반사였고 굶어야 하느 날도 부지기수였다. 채씨는 160㎝ 중반의 키에 몸무게가 45㎏ 정도였다. 채씨가 2021년 초부터 부산시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찾았지만 기초수급 대상에서 번번이 배제됐다.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같은 증빙 서류들을 마련할 수 없는 탓이었다. 채씨 부자는 7년 전 지인의 소개로 33㎡(10평) 집에 임대차 계약서 없이 들어갔다. 여름에는 곰팡이, 벌레와 사투를 벌이고 한겨울에는 가스가 끊겨 찬물로 세수해야 하는 집이었지만 보증금 없는 월세 15만원에 감지덕지하며 이사했다. 월세가 몇 달 치 밀려 있던 채씨는 집주인에게 계약서를 써 달라고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런 채씨 부자를 위해 나선 사람이 김상현 부산 남구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이다. 그는 2021년 5월 집주인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임대차 계약서를 받았다. 행정 절차상 문제가 해결되며 채씨는 그해 7월 기초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기까지 2~3개월 동안 김 팀장은 복지관을 통해 식료품과 생필품, 의료비도 지원했다. 지난해 2월엔 소극적이고 말주변 없던 채씨가 김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김 팀장은 “채씨가 먼저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뜻밖의 이야기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채씨가 수급자로 선정되며 본지 기사에는 담지 않았던 이야기다. 이웃의 관심이, 복지업무 관련 종사자들의 헌신이 빈곤층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복지 담당 공무원과 공무직 직원들은 적은 인력에도, 박봉에도 위기가구 지원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제 국회가 비수급 빈곤층을 품기 위한 입법으로 제도의 틈새를 메워야 할 때다. 빈곤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사회구조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기준 완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한부모 가정 특례 등은 모두 법 개정 사안이다. 이제 국회가 일할 때다.
  • “내 몸 내가 지켜야”… 남녀불문 호신용품 구입 급증

    “내 몸 내가 지켜야”… 남녀불문 호신용품 구입 급증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24일 서울 서초구 호신용품 판매업체 대한안전공사에서 한 직원이 전기충격기를 시연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에 따르면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호신용품을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 마약 검사 홍보맨·복돌이… ‘검찰나우’ 구독자 두 배

    #1. 유튜브에서 ‘충주시 홍보맨’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충주시청 공무원 김선태씨가 지난달 대검찰청을 찾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무원’으로 불리는 그가 소변 검사에서 일반대마 흡입 양성 반응이 나와 피의자 심문을 받는 것처럼 설정한 영상을 통해 검찰의 마약 수사 과정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2. 지난 3월엔 서울동부지검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노숙자 여성이 맡기고 간 강아지 ‘복돌이’를 돌보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료를 구매하고 뭉친 털을 밀어 주는 등 애정 어린 손길을 내밀자 산책을 거부하던 복돌이가 마음을 열고 함께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며 조회수 10만건을 넘겼다. 화제를 모은 두 영상은 모두 검찰 소식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것이다. 2011년 10월 방송을 시작한 검찰방송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특별 지시로 올해 1월 개편돼 1만 9000명(1월 기준)에서 7월 현재 4만 5500명으로 구독자 수가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름도 ‘검찰방송’에서 ‘검찰나우’(나와 우리를 위한 검찰의 지금을 알린다는 뜻)로 지난달 바꿔 달았다. 콘텐츠 기획·제작을 비롯해 검찰나우를 총괄하는 명호서(방송팀장) 대검 사무관은 24일 “기존 유튜브 채널이던 검찰방송이 단순 뉴스 전달 위주였다면 지금은 스토리 위주의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로 탈바꿈해 구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이 제안한 만큼 콘텐츠 아이디어도 직접 낸다고 한다. 서울고등검찰청과 대검찰청에 있는 미술품들을 보고 ‘검찰청 옆 미술관’으로 소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검찰책방’ 영상 역시 책을 많이 읽고 책 선물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이 총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5> 가족 그리고 죽음을 돕는 사람들 조력사망으로 가족이 떠나면 남은 가족은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갈까. 후회일까, 위안일까. 서울신문은 조력사망 이후 남은 가족의 심경을 듣고자 지난 8개월간 한국인 조력사망자의 가족들을 찾아 나섰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복수의 가족 중 한 분의 허락을 받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한국 언론에서 조력사망자의 가족 인터뷰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8월 26일 호주 국적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가 스위스 바젤에서 조력사망했다. 허씨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폐암 말기 환자였다.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재발했고, 주치의가 말한 기대 여명도 이미 수개월을 넘긴 상태였다. 마지막 순간, 14년 만에 해후한 아들 한울(27·가명)씨가 곁을 지켰다.●씨도둑질은 못하는 법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속담이 떠오른 건 한울씨가 보여 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이목구비부터 미소까지 부자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아버지는 스위스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의연하셨어요.” 지난 5월 강원도의 한 소도시에서 만난 한울씨도 그랬다. 2년 전 여름 스위스에 다녀온 일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아버지를 만나고, 떠나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3박 4일의 여정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한울씨의 모습에서 사진 속 그의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한울씨에게 ‘아버지가 곧 죽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2021년 8월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아버지는 기억 속 흐릿한 존재였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버지와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2007년 아버지를 만나러 호주로 가 한 달간 함께 살았던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늘 그리운 건 아니었지만 마음 한편으론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14년 만에 폐암 말기 아버지와의 만남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아들을 찾았다. 폐암 말기 환자가 된 아버지는 조력사망을 결정했고, 얼마 뒤 스위스에 ‘죽으러 간다’고 했다. “잘 자라 줘서 고맙다. 이제야 찾게 돼 미안하다. 용서를 빈다. 다만 나는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는 메시지에 한울씨는 “전혀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이야기였다. 한울씨는 학교 수업시간에 ‘안락사’나 ‘존엄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접하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막연히 생각했다고 한다. 그 선택을 아버지가 했다. 무려 1년 전부터 계획한 일이었다. 호주에 살고 있는 아버지와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스위스에 함께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도 차마 “같이 갈 수 있느냐”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동행을 제안한 건 어머니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데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한울씨는 그날로 여권 발급을 신청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끊어 주었다. 조력사망 시행을 하루 앞두고 부자는 스위스 바젤에서 만났다. 한울씨는 네덜란드를 경유해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아버지가 머물고 있던 호텔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직접 방문을 열고 아들을 맞이하며 “반갑다”고 말했다. 한울씨는 “스위스에서의 모든 일이 특별했지만 아버지와 처음 만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기억보다 훨씬 나이 들고 살도 많이 빠지고 수척해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암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구나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동행한 가족과 친구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아버지는 그 말을 꺼냈다. 사람들은 아버지가 선택을 되돌리길 바랐다. 한울씨와 함께 비행기를 탔던 아버지의 지인은 “아들도 만나게 됐으니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식으로 말려 볼 생각”이라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한울씨가 스위스로 가기 전 가까운 형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그도 “신앙인으로서 조력사망은 찬성할 수 없다. 네가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했다. 한울씨는 복잡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말리고 싶은 마음보단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존중하고 싶었어요. 아버지가 암의 고통이 너무 컸다고 하셨거든요. 남은 치료는 암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연명하는 일뿐인데 그걸 더 받는 게 맞나 싶으셨대요. 건강한 저는 그 고통을 모르잖아요. 이미 마음을 굳힌 아버지한테 ‘더 참고 치료를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자는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병든 아버지는 못 보는 사이 청년이 돼 버린 아들에게 묻고 살았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이혼하게 된 이유부터 떨어져 지내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지갑에서 작은 사진 하나를 꺼냈다. 사진 속에는 서너 살쯤 되는 어린 한울씨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20년 넘은 오래된 사진이지만 구겨짐 없이 잘 관리된 듯했다. 아버지는 사진을 건네며 “한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힘겹게 병마와 싸워 온 이야기와 왜 스위스로 와야만 했는지를 차분히 설명했다. “한울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이 말을 또 했다. 당신은 끝이 정해진 시한부의 삶이라며 너무 걱정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그런 아버지에게선 죽음을 눈앞에 둔 자의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넌 아직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겠지만 나는 더는 삶에 기대가 없단다. 살 만큼 살았어.” 밤은 이야기로 채워졌다.●그는 마지막 농담을 던졌다 마침내 26일 아침이 밝았다. 아버지는 전날 밤부터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한울씨는 “아버지도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도 잠이 안 오더라고 하셨다. 지난날을 돌아보느라 그럴 수도 있고, 이제 계속 잘 건데 왜 자느냐 싶었을 수도 있고, 여러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젤 외곽에 있는 조력사 장소로 가기 전 아버지의 호텔방에 사람들이 모였다. 아버지는 “연예인이 된 것 같다”는 농을 던졌지만 분위기는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한 사람씩 시계를 선물했다. 한울씨는 ‘남은 인생의 시간을 소중하게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조력사 단체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도착한 시설은 언뜻 보면 차고같기도 하고 목공소같기도 한 외관이었다. 아버지가 누워 있는 침대를 빙 둘러선 사람들 사이에서 흐느낌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울씨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별 인사였다. 아버지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감정의 동요를 일절 내비치지 않았다. 아버지는 조력사를 돕는 직원이 약물이 담긴 링거액을 걸고 “준비가 되면 밸브를 돌리라”고 안내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밸브를 돌렸다.●동행들에게 시계를 선물한 아버지 그 순간 한울씨는 몇 주 전 군에서 받은 공수훈련을 떠올렸다고 한다. 헬기를 타고 1800피트(548.64m) 상공에 올라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훈련이었다. 차례를 기다리며 먼저 뛴 동료들이 무사히 착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낙하산은 펴질 것이고,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죽을까 봐 두려웠다. ‘내가 아버지였다면 저 밸브를 돌릴 수 있을까.’ 울음 소리가 커졌지만 한울씨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더 추억을 남겼다면 좋았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그 시점에선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아버지가 스스로 선택한 대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신 모습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냥 잠자듯 떠나셔서 그게 참 다행이에요.” 임종을 함께 지켰던 아버지의 지인들은 그 순간에 대해 “이미 절반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모습이었다”,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한울씨는 “어쩌면 더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신 걸 수도 있다. 본인마저 두려워하면 같이 온 사람들은 더 힘들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 후 2년이 흘렀다. 한울씨는 그날 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중이다. 장교로 임관해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치료의 가능성이 있었다면 저도 (조력사망을) 반대했을 수 있겠지만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스스로 마무리하겠다는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누군가가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서 동행을 요청한다면 저는 같이 갈 거예요. 마치 멀리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는 마음으로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조력사망 희망자들이 얘기하는 가족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직 존엄을 지킬 수 있을 때 먼 이국 땅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정을 지지하는 가족도, 반대하는 가족도, 차마 반대는 못 해도 함께 가지는 않겠다는 가족도 있었다. 한울씨는 시간을 되돌려도 스위스에 가겠다고 했다.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당신이 할 수 있을 때 마무리하겠다는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당신의 마지막 말씀처럼 아버지는 자살한 게 아닙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2년마다 순환 근무·전문성 부족… 구멍 뚫린 지역 방재·안전망 [되풀이되는 참사, 이대로는 안된다]

    2년마다 순환 근무·전문성 부족… 구멍 뚫린 지역 방재·안전망 [되풀이되는 참사, 이대로는 안된다]

    방재안전·토목 등 순환 보직 체계야근 많고 승진도 잘 안 돼 ‘인력난’지속적으로 전문성 쌓기 어려워지역 정보·업무 익숙하지 않으면재난에 신속 대응하기 쉽지 않아문제 발생 땐 민형사 책임도 부담 2021년 8월~2022년 9월 이 과장, 2022년 9~12월 강 과장, 2023년 1~2월 문 과장…. 교육부에서 학교폭력 정책을 담당하는 서기관급 공무원들의 최근 임기다. 교과 관련 정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육부 내 비주류 업무로 취급되고 격렬한 민원에 시달려야 하는 데다 재직 중 학교폭력과 연관된 참사가 벌어져도 정책적으로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보직인 이 자리는 1년에 한 번씩 교체되는데, 그 기간마저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연루돼 24일 현재 수사선상에 오른 공무원들 역시 각 부처의 기피 직무에 배치된 경우다.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방재안전직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업무 수행이 잘돼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경우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성과가 없다고 홀대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재안전직 공무원은 “업무 성과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다 보니 승진에서 누락돼 사기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월급도 적은 데다 야간 근무가 반복되다 보니 평생 그 일만 하려는 사람은 적고 다른 부서로 나갈 생각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승진이 안 되는 자리를 기피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평소 격무를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 방재안전직은 늘 인력난에 시달린다. 따라서 이 자리에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방재안전직을 비롯해 토목직, 건축직, 공업직, 행정직 공무원이 돌아가면서 업무를 맡는 순환보직 체계가 가동된다. 순환보직 체계는 과로나 과도한 책임감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내지만 재난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쌓기 어려운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출신 한 공무원은 “방재안전직 공무원은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매우 적은 인력이 배치되기 때문에 승진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면서 “해당 보직은 보통 2년 정도씩 순환 근무를 하게 되는데, 지역 정보에 밝지 못하고 업무에도 익숙하지 않은 경우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참사 국면에서도 제방의 어디가 문제인지 아는 현장 직원이 있었다면 조치가 좀더 빠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방재안전직은 1년 내내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재난을 예방하는데 마치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비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혼자 민형사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방·경찰 등 제복 공무원과 다르게 업무상 면책 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 순환인사 체계 때문에 생기는 약점으로 꼽힌다. 소방기본법 등은 소방공무원이 소방활동으로 인해 타인을 사상에 이르게 했을 경우라도 소방활동이 불가피하고 소방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을 때에는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하게 했다. 그러나 순환근무 체제로 일정 기간 동안만 방재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겐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게 된다. 지자체장의 각별한 관심은 승진에서의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출직인 지자체장이 업무를 해도 잘 표시가 나지 않는 안전 업무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는 경우는 드물다. 행안부 관계자는 “선출직 공무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주력 사업에 신경쓰느라 안전 업무를 도외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자체장이 안전관리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생각으로 인적자원을 제대로 분배하고 인사와 처우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오송 참사’ 부실 대응… 커지는 경찰 책임론… 檢, 충북경찰청·행복청 등 10여곳 압수수색

    ‘오송 참사’ 부실 대응… 커지는 경찰 책임론… 檢, 충북경찰청·행복청 등 10여곳 압수수색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과 관련해 검찰이 24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의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참사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은 검찰의 몫이 됐다.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7일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해 수사에 나섰던 경찰은 도리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 수사본부(본부장 배용원 청주지검장)는 이날 충북경찰청, 충북도청, 흥덕구청, 청주흥덕경찰서, 청주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충북소방본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경찰과 관계기관 공무원 등이 신속하게 재난 상황에 대처하지 않고 상황 전파 등에 소홀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상황실 녹취록, 폐쇄회로(CC)TV 영상 기록 등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무조정실은 이날 충북도 본부 관계자 2명,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3명, 행복청 전현직 직원 7명 등 모두 12명을 수사 의뢰했다. 국조실은 충북도청이 참사 전 침수 위험 상황을 여러 차례 신고받고도 교통 통제를 비롯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고, 임시제방 공사와 관련해 행복청의 관리·감독 부실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조실은 지난 21일 “감찰 과정에서 경찰이 허위 보고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검찰청에 관련 경찰관 6명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충북경찰은 참사 발생 1시간 전에 긴급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감찰 과정에서 허위 보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장 출동 경찰관, 112종합상황실 근무자의 주장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책임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압수수색과 추가 수사 의뢰에 관련 기관들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충북도의 한 직원은 “이런 식이라면 누가 재난부서에서 근무하고 싶겠느냐”고 토로했다. ‘재난부서는 고생만 하다 사고가 나면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경찰도 술렁였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오송파출소 순찰차는 사고 당일 미호강 주변에서 침수 도로 통제와 주민 대피를 돕기 위해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며 “희생양을 만드는 수사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중복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경찰과 검찰이 협의해 결정할 문제다. 이른 시간 안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 “업무폭탄·학생 난리, 다 놓고 싶다”… 서이초 교사의 숨막힌 일기장

    “업무폭탄·학생 난리, 다 놓고 싶다”… 서이초 교사의 숨막힌 일기장

    “학교생활 어려움 겪었다는 증거”경찰, 갑질 의혹 학부모 불러 조사중대한 교권침해 땐 생기부 기재민원창구 단일화 방안 등도 검토 경찰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사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불러 조사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24일 공개한 해당 교사 A씨의 일기장에는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 학부모 일부를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A씨가 숨진 이후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일이 있었고, 이 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에 경찰 조사를 받은 학부모는 이 ‘연필 사건’의 양측 당사자다. 경찰은 서이초 교사 60여명 전원을 상대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유족에게 해당 교사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제출받아 포렌식할 예정이다. 이른바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가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한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A씨의 일기장 중 일부를 공개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공개한 일기장 사진을 보면 A씨는 숨지기 약 2주일 전인 이달 3일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OO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일기장에 적었다. 이어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라고도 쓰여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난리’ 앞에 쓰인 글자는 학생 이름으로 보인다”며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다음달까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중대한 교권 침해에 대한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면서 “일선 학교 현장 선생님들의 생활 지도 범위와 방식 등에 대한 기준을 담은 고시안을 8월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시안 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도 필요해 2학기부터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사노동조합·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교직 3단체도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협의해 정당한 교육 활동의 범주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내용을 두고 학생인권조례와 상충한다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을 생기부에 기록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교원단체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생기부에 기록하면 오히려 (교사들이) 더 많은 소송에 휘말리는 가능성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승하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악성 민원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생기부 기록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를 줄이기 위해 민원 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가 직접 민원을 받지 않고 학교별 대응팀을 통해 민원을 먼저 접수해 전달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 [단독] 피해자 ‘선생님’ 또 법정에 서야 했다

    [단독] 피해자 ‘선생님’ 또 법정에 서야 했다

    상담 중 멱살 잡혀 끌려다니고학생이 “XX년” 욕설 퍼붓기도폭행·폭언에 일상적으로 방치강제추행·딥페이크 음란물 고통에도… ‘교권 안전망’은 허술했다 경남 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2020년 12월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대화를 나누다 학부모 B씨에게 멱살을 잡힌 채 끌려다녀 약 2주간의 상해를 입었다. B씨는 이듬해 2월엔 학교 교장 등과 회의를 하다 자신이 제기한 민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며 1.5ℓ짜리 음료 페트병을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 B씨는 상해, 폭행,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최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 보호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폭언, 폭행, 강제추행, 음란물 합성 등의 피해자로 법정에 서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사들이 각종 소송에 얽히거나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보아도 교권과 인권 침해를 막을 제대로 된 공적 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을 통해 2021년 7월~2023년 7월 기준 ‘교사·폭행’ 검색어로 주요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교사들이 형사사건 피해자로 법정에 선 사례들이 다수 있었다. 경북 고령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인 C씨는 2021년 6월 학교 앞 주차장에서 학부모이자 경찰공무원 D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D씨는 자신의 부탁으로 자녀의 책가방을 가져다준 C씨의 손을 10초간 움켜잡고 대화하다 엄지와 검지로 C씨의 앞머리를 잡아 쓸어올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옆머리를 잡아 귀 뒤로 넘겼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도정원 부장판사는 학부모 D씨에게 벌금 500만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교사 얼굴 사진이 음란물과 합성돼 성영상물로 제작된 사례도 있었다. E군은 2020년 자신의 휴대전화에 딥페이크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담임교사 F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얼굴 사진을 수집해 12개가 넘는 허위 성영상물을 제작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부장 장유진)는 E군이 받는 9개의 혐의를 병합해 징역 5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판결을 했다. 폭언과 모욕은 비일비재하다. 경기 안산시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인 G씨는 2021년 6월 교실에서 H군과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 “너 조심해야겠다. 괜히 데이트폭력 당할라”라고 H군의 여자친구에게 농담을 건넸다가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년이”라는 말을 들었다. H군은 같은 해 7월에도 학생들 앞에서 G씨에게 “여전히 싸가지가 없네”라고 말했다. 결국 G씨는 모욕 혐의로 H군을 고소했다. 문제는 이렇게 형사사건 피해자가 되는 교사들이 재판 과정뿐 아니라 사건 이후에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각급 교육청이 교권 침해와 관련한 여러 지원책을 시행 중이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이용률은 저조하다. 예컨대 교육활동 침해행위 발생 때 소송 비용 등을 보상해 주는 ‘교원안심공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교사가 소송을 당했을 때만 지원받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언, 폭행 등 교권 침해를 사유로 교사가 직접 학생이나 학부모 등을 상대로 고소할 땐 이용할 수 없다. 즉 피해자가 되어야만 지원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교원안심공제 서비스로 제공하는 15회의 심리 상담을 지원받으려면 교직원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교원 보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선제 조건 탓에 전국 교사 49만여명이 가입해 있지만 지난해 지원을 받은 교사는 32명뿐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교원들의 상담을 지원하는 ‘마음방역’ 제도를 운용 중이지만 이 역시 학교장 의견서를 받아야 한다. 학부모가 교사의 훈육을 아동학대라고 고소해도 교사가 지원받기 어렵다. 김영미 아동학대 전문 변호사는 “억울해도 교사가 피의자가 된 상황이라 지원해 주면 역으로 학생들이 피해자일 땐 지원해 주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소송과 관련해 교권 보호를 위해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오송참사 당일 경찰 태블릿PC 오류로 출동지시 전달 안됐다”

    “오송참사 당일 경찰 태블릿PC 오류로 출동지시 전달 안됐다”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직전 경찰관이 갖고 있던 태블릿PC에 오류가 발생해 출동지시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충북경찰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지난 15일 사고현장 인근에서 순찰활동을 하던 오송파출소 소속 A경찰관이 전날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궁평2지하차도 출동 지시를 받고도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 태블릿PC 오류로 신고내용이 태블릿PC 화면에 현출되지 않아 아예 관련 신고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경찰관은 태블릿PC 오류가 의심돼 지난 16일 오후 8시부터 두시간동안 충북경찰청과 경찰청 담당자들이 오송파출소를 방문해 10여차례 지령테스트를 했고, 동시에 2개의 신고가 접수될 때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테스트장면이 촬영된 영상도 있다고 했다. A경찰관은 사고 당일 오후 5시 50분쯤 충북경찰청 담당자가 찾아와 상황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기억에만 의존하다 보니 질문을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오전 7시 58분 궁평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출동했느냐는 질문을 오전 7시46분에 접수된 과학단지 지하차도 신고로 착각해 ‘출동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상급기관에 보고했지만 태블릿PC오류 얘기는 빼 놓고 거짓보고, 허위보고란 기사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 23일 오송파출소 순찰차 블랙박스 동영상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궁평2지하차도 출동을 지시했는데 파출소 직원들이 궁평1지하차도로 갔다고 밝혔다. 또한 태블릿PC 오류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중에 있어 말해주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 다음달 ‘교사 생활지도’ 가이드라인…교권침해도 생기부 기록하나

    다음달 ‘교사 생활지도’ 가이드라인…교권침해도 생기부 기록하나

    교육부가 다음달까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정리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중대한 교권 침해에 대한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면서 “일선 학교 현장 선생님들의 생활 지도 범위와 방식 등에 대한 기준을 담은 고시안을 8월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시안 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어 당장 2학기부터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사노동조합·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교직 3단체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협의해 정당한 교육 활동의 범주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면서 “아동학대로 신고된 접수를 토대로 정당한 교육 활동이 무엇인지, 무엇이 아동학대인지 명시해 교원의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세세한 교육 활동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한 만큼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도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도 휴대전화 소지나 사용 등에 대해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순 있다”면서 “주의를 줬음에도 불응한 경우 검사나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시안에 담게 된다”고 밝혔다. ‘교사가 학생의 교실 퇴장이나 반성문 작성, 교무실 대기, 자는 학생을 깨워서 서게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지’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8월에 제시하겠다”고 답변을 아꼈다. 학생의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을 생기부에 기록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교원단체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생기부에 기록할 경우 오히려 (교사들이) 더 많은 소송에 휘말리는 가능성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도 “법적 송사가 일 년 내내 학교를 감쌀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석승하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악성 민원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생기부 기록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를 줄이기 위해 민원 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가 직접 민원을 받지 않고 학교별 대응팀을 통해 민원을 먼저 접수해 전달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교육청도 녹음 전화기 보급을 확대하고, 학교에 전화하면 갑질 근절에 대한 안내 설명을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 민원 전화는 담당 교사가 직접 받는 게 아니라 전담 콜센터 등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학부모가 연락하는 긴박한 상황도 (어떻게 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즉시 교육청이 주도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육청 내 담당 직원과 변호사 등 50명으로 지원단을 꾸린다. 지원단은 교권 침해 발생 초기부터 교사 상담, 교권보호위원회 대리 출석, 검·경 조사 대응, 소송 수행을 맡는다. 경찰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학교 관계자와 숨진 교사의 지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를 통해 A교사가 학교폭력 사안을 담당하며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고 과도한 민원에 교육지원청에 불려 가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학교는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 [단독]강제추행·딥페이크 음란물 피해까지…법정 서는 교사들

    [단독]강제추행·딥페이크 음란물 피해까지…법정 서는 교사들

    형사사건 판결로 본 교권 현실상담 중 멱살 잡혀 끌려다니고학생이 “XX년” 욕설 퍼붓기도‘교원안심공제서비스’ 무용지물 경남 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2020년 12월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대화를 나누다 학부모 B씨에게 멱살을 잡히고 끌려다녀 약 2주간의 상해를 입었다. B씨는 이듬해 2월엔 학교 교장 등과 회의를 하다 자신이 제기한 민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며 1.5ℓ 음료 페트병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다. B씨는 상해, 폭행,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최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 보호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폭언, 폭행, 강제추행, 음란물 합성 등의 피해자로 법정에 서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사들이 각종 소송에 얽히거나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보아도 교권과 인권 침해를 막을 제대로 된 공적 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을 통해 2021년 7월~2023년 7월 기준 ‘교사·폭행’ 검색어로 주요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교사들이 형사사건 피해자로 법정에 선 사례들이 다수 있었다. 경북 고령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인 C씨는 2021년 6월 학교 앞 주차장에서 학부모이자 경찰공무원 D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D씨는 자신의 부탁으로 자녀의 책가방을 가져다준 C씨의 손을 10초간 움켜잡고 대화하다 엄지와 검지로 C씨의 앞머리를 잡아 쓸어올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옆머리를 잡아 귀 뒤로 넘겼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도정원 부장판사는 학부모 D씨에게 벌금 500만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교사 얼굴 사진이 음란물과 합성돼 성영상물로 제작된 사례도 있었다. E군은 2020년 자신의 휴대전화에 딥페이크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담임교사 F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얼굴 사진을 수집해 12개가 넘는 허위 성영상물을 제작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부장 장유진)는 E군이 받는 9개의 혐의를 병합해 징역 5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판결을 했다. 폭언과 모욕은 비일비재하다. 경기 안산시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인 G씨는 2021년 6월 교실에서 H군과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 “너 조심해야겠다. 괜히 데이트폭력 당할라”라고 H군의 여자친구에게 농담을 건넸다가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XX년이”라는 말을 들었다. H군은 같은 해 7월에도 학생들 앞에서 G씨에게 “여전히 싸가지가 없네”라고 말했다. 결국 G씨는 모욕 혐의로 H군을 고소했다.문제는 이렇게 형사사건 피해자가 되는 교사들이 재판 과정뿐 아니라 사건 이후에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각급 교육청이 교권 침해와 관련한 여러 지원책을 시행 중이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이용률은 저조하다. 예컨대 교육활동 침해행위 발생 때 소송 비용 등을 보상해주는 ‘교원안심공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교사가 소송을 당했을 때만 지원받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언, 폭행 등 교권 침해를 사유로 교사가 직접 학생이나 학부모 등을 상대로 고소할 땐 이용할 수 없다. 즉 피해자가 되어야만 지원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교원안심공제 서비스로 제공하는 15회의 심리 상담을 지원받으려면 교직원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교원 보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선제 조건 탓에 전국 교사 49만여명이 가입하고 있지만 지난해 지원을 받은 교사는 고작 32명뿐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교원들의 상담을 지원하는 ‘마음방역’ 제도를 운용 중이지만 이 역시 학교장 의견서를 받아야 한다. 학부모가 교사의 훈육을 아동학대라고 고소해도 교사가 지원받기 어렵다. 김영미 아동학대 전문 변호사는 “억울해도 교사가 피의자가 된 상황이라 지원해주면, 역으로 학생들이 피해자일 땐 지원해주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소송과 관련해 교권 보호를 위해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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