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직업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F-15K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세운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T 1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667
  • 70년간 외면한 한국군 위안부 300여명…“아픈 과거사 직면할 때”

    70년간 외면한 한국군 위안부 300여명…“아픈 과거사 직면할 때”

    일본군 위안부는 한국군 위안부라는 또 다른 아픈 과거사로 이어졌다. 일본군 장교 출신의 한국군 장교들은 동족과 싸워야 하는 군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고스란히 심었다. 일본 우익에서는 한국군 위안부를 두고 피장파장의 오류로 왜곡시키기도 한다. 1996년부터 한국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 교수는 이를 반박한다. 그는 “우리 정부가 한구군 위안부라는 아픈 과거사에 대해 진상조사하고 사과할 때”라며 “자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도 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1951년 5, 6월부터 전선이 지금의 휴전선 부근으로 교착되며 지난한 장기전이 시작됐다. 이에 한국군은 전선에서 조금 남쪽으로 떨어진 지역에 공식적으로 ‘특수 위안대’를 만들었다. 군의 공식 문서에 확인된 곳만 서울, 강원 강릉, 춘천, 원주, 속초에 이른다. 때로는 최전선에서 교대휴식하는 병사들에게 여성들을 출동시켰고, 섬에 있는 부대에는 따로 위안부를 배치했다. 당시 서울은 행정 복구가 덜 된 데다가 일제시대부터 있던 군부대 시설에 떨어져 있었기에, 서울에서 군 위안부는 민간인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그러나 군이 마을을 빼앗아 주둔하던 속초는 달랐다. 속초 주민들과 주둔하던 미군 폴 팬처는 “시청 인근에 있던 군 위안부 앞에 육군이 줄지어 서 있는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 이들은 부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낮에는 밥과 빨래 등 일을 노예처럼 하고, 밤에는 성착취를 당했다”고 증언한다. 위안부는 일반 병사들이 ‘총알받이’를 한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제5 보급품’이었다. 고위 장교들은 북에서 데려온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포로를 ‘첩’으로 삼았는데, 병사들이 이를 좋게 볼리도 없었다. 납치된 이북 여성이나 북한군이 점령할 당시 부역했다는 죄목으로 여성들이 위안부로 동원됐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장교들은 일반 병사에게 너희들도 북에서 여성들을 데려와 같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채명신 장군의 회고록 ‘사선을 넘고 넘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당시 우리 육군은 사기 진작을 위해 60여명을 1개 중대로 하는 위안부대 3, 4개를 운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예비부대로 빠지기만 하면 사단 요청에 의해 모든 부대는 위안부대를 이용할 수 있었다. 5연대도 예비대로 빠지기도 전부터 장병들의 화제는 모두 위안부대 건이었다.……우리 연대는 위안부대는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싸워 공을 세운 순서대로 티켓을 나눠줬고, 훈장을 받았다면 우선권을 줬다.” 한국군 위안부에 대한 육군과 장교들의 기록 한국군 위안부의 규모는 군 공식 기록을 통해 추산할 수 있다. 1956년 육군본부가 후방 지원 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 ‘후방전사(인사편)’를 펴내면서 특수 위안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서울 1개 소대와 강릉 3개 소대(총 79명)라는 기록과 서울 3개 소대와 강릉 1개 소대(총 89명)를 적은 표를 종합하면, 서울 3개 소대와 강릉 3개 소대에 약 128명의 한국군 위안부가 있었다. 김 교수는 “여기에 춘천, 원주, 속초 등의 위안부와 1953년 서울에 추가로 설치된 4개 소대를 합하면, 전국 위안부는 약 300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또한 ‘후방전사’의 ‘특수위안대 실적 통계표’에 따르면 서울과 강릉의 4대 소대에서 위안부 89명이 1952년 한 해에만 20만명이 넘는 군인을 ‘위안’했다. 단순 계산하면 위안부 한 명이 하루 평균 6명 이상의 군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것이다. 소대별로 들여다보면 서울 제2소대(중구 초동 105번지)가 그해 8월 1명의 위안부가 상대한 군인수가 한달 평균 269.6명(하루 8.7명)으로 가장 많았다. 1952년 4월과 8월 강릉 제1소대(강릉 성덕면 노암리)에서도 30명의 위안부가 1명당 한달 평균 266.7명(하루 8.6명)을 ‘위안’했다. 1954년 3월에야 특수 위안대는 없어졌다. 김 교수는 “이들은 직업 여성이 아니라 대부분 납치된 여성”이라고 주장한다. 목격자들이 “치장하지 않은 매우 어린 여성으로 보였다”고 증언하고, 한 북파 공작원은 김 교수에게 “자기가 살던 마을에서 여성을 납치해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고 리영희 교수도 1988년 첫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역정’에서 “낙산사 주변 방공호에서 사병들의 동물적 욕구를 해소케 하는 은전을 베풀었는데, 병사 한명이 자기 고향에서 흘러온 아가씨를 만나 눈물에 젖었다”고 적었다. 복수의 증언자의 소개로 김 교수는 한국군 위안부로 추정되는 여성들을 찾았다. 이들은 “나는 자식들을 키웠을 뿐”이라며 낯선 연구자에게 울음만 토해냈다. 다만 당시 의대생이던 정씨는 국군에게 부역자로 몰려 위안부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 피난을 가지 못한 학생들과 인민군을 치료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씨는 “○○여대다. ○○여중생이다 하면 모두 빨갱이로 몰려 총살을 당했다. 국군들은 우리를 인민군에게 버림받은 찌꺼기로 여겼다. 친구 3명과 나는 부대 장교 4명에게 배정됐지만 한 군인(남편)의 부탁으로 빠져나왔다. (헤어진 친구 3명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긴다. 못 다한 얘기는 가슴에 묻은 채 관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원류가 조선시대 기생제?” 한국군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특별 위안대의 설치·운영 책임자는 육군본부 후생감(휼병감)이다. 위안대가 만들어진 1951년 무렵 부임한 장석윤 후생감은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10여년을 일본군, 만주국군에서 복무했다. ‘친일인명사전’에 기록된 그의 뒤를 이은 김병길 후병감도 태평양 전쟁 당시 학도병 출신이었다. 김희오 장군은 회고록 ‘인간의 향기’에서 “우리 중대에도 주간 8시간 제한으로 6명의 위안부가 배정됐다. 이는 과거 일본군대 종군 경험이 있는 일부 연대 간부들이 부하 사기 앙양을 위한 발상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정면 반박한다. 조선시대에는 군 위안부가 없었고 일제시기부터 생겨났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조선시대 전통적 기생은 예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일본이 강화도 조약을 맺고 제물포(인천) 등지를 조차하면서 예인이 지워진 기생이 등장하고 러일전쟁 때 확산됐다. 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없었다면 한국군 위안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역사 왜곡도 경계한다.장군들의 회고록에는 위안부에 대한 반성이나 문제의식을 찾기 쉽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공론화가 한국군 위안부의 ‘불편함’을 일깨웠다. 김 교수는 “상급 장교들은 ‘자신을 왜 일본군 취급을 하느냐’며 위안부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북한 여성을 납치한 군인은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일본인과 달리 정이 통한다’고 변명했다. 또 다른 군인은 ‘위안소를 이용하면 빨리 죽는다는 소문이 돌아 나는 이야기만 나눴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고 리영희 교수는 “사실 내가 강릉 부대에 있을 때 위안부를 만났다. 그때는 내가 인권 의식이 부족해서 전쟁 체험담으로 기록을 했는데, 부끄럽다”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군 당국은 한국군 위안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교수가 2002년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외압도 이어졌다. 당시 재직하던 학교를 통해 청와대와 국방부는 ‘조용히 연구하라’고 전했다. 지금도 군은 한국군 위안부에 대해 함구하며 외면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한국군 위안부 관련 진상조사는 한 적이 없다”면서도 “후방전사 인사편에는 특수 위안대 관련 일부 내용이 기술돼 있으나 지금까지 기술된 내용 외에 구체적인 사료나 자료가 없어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관련 희생자 위령사업 등에 대해 현재 별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군 경력이 있는 일부 한국군 간부들이 위안부를 설치·운영했다’는 “학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육군에서 언급할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픈 과거사 진상조사해야…일본에도 더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김 교수는 공개되지 않은 군 자료 가운데 진상의 실마리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본다. ‘후방전사’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일본군 위안부처럼 한국군 위안부가 일주일 2회 군의관에게 성병 등을 검진받도록 했다. 기초 신상과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는 단서가 기록됐을 것으로 본다. 발굴 작업은 김 교수의 은퇴 이후 연구 목표이기도 하다.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여러 민간인 학살 사건을 조사했지만 군 위안부는 다뤄지지 못했다. 전쟁 중 만연했던 성범죄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여순 사건 등 직권조사한 사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피해자나 유가족이 신청한 사건을 조사했기 때문이다.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이 만들어지기 전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김 교수는 성폭력 사건과 한국군 위안부를 다루자고 제안했지만,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김 교수는 지난 5월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연말쯤 꾸려질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교수는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중소기업 경쟁력↑…경기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 ‘무료 컨설팅’

    경기경영자총협회(회장 조용이)의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가 50인 미만 중소기업, 비정규직, 전직 예정자 등 훈련 소외계층으로 꼽히는 중소기업(우선지원 대상기업) 및 근로자에게 사업주 훈련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와 한국 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는 중소기업의 직업능력 개발훈련 참여 독려와 기업 및 근로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경기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의 관할구역은 서울·경기·인천·강원 지역으로, 해당 구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에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 기업맞춤형 현장훈련 컨설팅이 무료로 제공된다. 컨설팅에 참여해 훈련을 실시하게 되면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사내 직무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먼저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은 사업주 자체훈련과 위탁훈련(집체 또는 원격) 중 하나를 택해 실시할 수 있다. 사업주 자체 훈련은 사업주가 훈련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해 진행하는 것으로, 훈련과정 분석 및 개발, 외부강사 매칭, 훈련비용 신청 등 훈련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제반사항들을 원스톱 컨설팅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주 위탁 훈련은 사업주가 훈련계획을 외부 훈련기관에 위탁해 실시하는 훈련을 의미한다. 집체훈련은 사전에 훈련을 실시하기에 적합하다고 인정받은 기관에서 훈련생을 모아놓고 실시하며, 원격훈련은 인터넷 원격훈련, 스마트훈련, 우편원격훈련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이때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를 통해 훈련내용, 훈련일시, 시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적합한 훈련과정을 추천받을 수 있다. ‘기업맞춤형 현장훈련’은 중소기업 입사 후 1년이 넘은 재직자의 직무능력향상을 위해 실시된다. 체계적인 현장훈련과 노하우 전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근무시간 중 실제 생산시설 및 장비를 활용하며 ▲직무분석 ▲현장훈련 프로그램 개발 ▲훈련비용 지급 ▲사내훈련교사 역량개발 ▲외부 전문가 매칭 등의 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스마트팩토리 기업이 설비 변경으로 재직자의 적응이 필요한 경우에도 기업맞춤형 현장훈련 참여가 가능하다. 경기경영자총협회 조용이 회장은 “중소기업에 맞는 사내 직무교육 컨설팅을 제공하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지원 훈련으로 무료로 컨설팅을 받아볼 수 있으니 많은 중소기업의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공항 정규직 논란에 보안검색요원 “억울하다” 국민청원

    인천공항 정규직 논란에 보안검색요원 “억울하다” 국민청원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의 한가운데 서게 된 보안검색 요원들의 입장에 대해 항변하는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인천공항에서 근무 중인 보안검색 요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많은 오해와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너무 억울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로또 취업’이라는 비난에 대해 “지금껏 알바가 아닌 정당하게 회사에 지원해 교육을 받고 시험을 보고 항공보안을 우선으로 열심히 일해 왔다”고 항변했다. 보안검색 요원의 업무 환경에 대해 ‘편하다’는 비난에 “제2여객터미널이 생기기 전에 하루 14시간을 근무했다”면서 “새벽부터 점심시간까지 일하는데 승객이 어느 정도 줄어들어야 화장실도 가고 물도 마신다”고 전했다. A씨는 “그렇게 기계인지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일을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직업이기에 억울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기내반입 금지 물품을 놓고 폭언과 욕설에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성희롱과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고 겉모습만 보고 ‘편하다’,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느냐”고 반문했다.A씨는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기존 정규직을 조롱하는 듯한 글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와 거센 비난이 쏟아졌던 일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보안검색 요원의 망언’이라며 실명이 아닌 오픈 카톡방에 올라온 글을 우리 직원이 썼다는 증거도 없는데 어째서 마녀사냥을 당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A씨는 보안검색 요원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될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정규직,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현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우리도 아직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어째서 우리 입장이 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확신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어째서 보안검색을 제외한 다른 정규직 (전환)에 대해선 말이 없으면서 보안검색만 반대한다며 시위를 하느냐”고도 항변했다. A씨는 “‘공부하지 말고 인천공항 알바나 하다가 정규직 돼야겠다’, ‘평등하지 못하고 역차별이다’, ‘공부한 게 너무 억울하다, 이러려고 공부했나’ 등의 불평불만이 쏟아지는데, 이해를 하면서도 참 그렇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비쳤다. 그는 “스펙이,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면서 어째서 우리의 보안검색 경력을 그렇게 하찮게 보느냐. 왜 직접 겪어보지도 않고 보안검색이란 직업을 무시하고 함부로 평가하느냐”면서 “우리 일을 동일하게 해 보고 그때도 그렇게 정규직화가 필요없다고 느껴지면 우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겉만 보고 저희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달라”며 글을 마쳤다. 인천공항공사, 보도자료 내고 “오해 해명”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사는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각종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이 자료에서 공사는 ‘알바생이 정규직 된다’는 취준생들의 항의에 대해 “보안검색 요원은 공항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직무인 보안검색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라며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단순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는 보안검색 요원이 될 수 없으며 전문적인 자격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보안검색 요원이라고 누구나 직접 고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처우 문제도 오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사 일반직 신입(5급) 초임이 약 4500만원이다 보니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보안검색 요원들이 초봉 5000만원 수준의 공사 신입사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공사는 현재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임금수준은 약 3850만원이고, 청원경찰로 직고용 시에도 동일 수준의 임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공사 직원들과 차별된 직무를 수행하는 만큼 별도의 급여체계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매출 3000% 늘었지만…코로나로 호황 맞은 페루 사장의 사연

    [여기는 남미] 매출 3000% 늘었지만…코로나로 호황 맞은 페루 사장의 사연

    페루 리마에서 소규모 목공사업을 하는 제나로 카브레라. '영원한 생명'이라는 간판을 단 그의 목공소는 카브레라와 부인, 아들 등 가족들이 일하는 전형적인 가족기업이다. 올해로 문을 연 지 30년에 접어드는 그의 목공소의 역사는 코로나19 전후로 나뉜다. 목공소가 만드는 주력 상품이 관이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그는 1달에 평균 30여 개 관을 팔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지금은 하루 평균 30개 관을 팔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판매가 3000% 늘어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페루에선 25만700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8223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페루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2위를 달리고 있다. 관 주문이 폭주하면서 목공소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호황을 맞았지만 카브레라의 표정은 밝지 않다. 카브레라는 "우리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데 매출이 늘었다고 좋을 리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나도 언제 갈지(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작업을 하면서도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워낙 주문이 많다 보니 가족은 지쳐가고 있다. 카브레라는 "관을 짜고, 주문에 따라 흰색이나 갈색으로 칠을 한 뒤 비닐포장을 하면 작업이 끝나는데 가족끼리 하루에 관 30개를 만드는 데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종업원을 쓰고 싶지만 이마저도 지금은 쉽지 않다. 작은 공간에 사람이 많다 보면 밀접접촉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목공 작업을 하는 곳에 1명, 페인트와 마무리 작업을 하는 곳에 2~3명 정도 종업원을 쓸까 생각 중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꺼림칙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을 만드는 직업 특성상 카브레라는 페루에서 코로나19의 참담함을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사람 중 하나다. 카브레라는 "공식적으론 코로나19 사망자가 8200명 정도지만 실제로는 사망자가 훨씬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가가 사망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건 아니다. 그는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면서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업계에 관 주문이 쇄도하는 걸 보면 분명 사망자는 공식 발표되는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페루에선 장례문화도 서서히 바뀌는 추세다. 현지 언론은 "여전히 매장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화장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함연지 남편 공개, 주지훈 순한맛? “기분 좋아” [EN스타]

    함연지 남편 공개, 주지훈 순한맛? “기분 좋아” [EN스타]

    뮤지컬 배우 함연지 남편이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화제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모델 출신 배우 변정수, 배우 김선경, 차재이, 함연지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뚜기 회장의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는 최근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주지훈 닮은꼴’로 불리는 남편 김재우 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이날 김재우 씨는 함연지와 함께 스튜디오에 방문해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주지훈 순한맛’이라는 별명에 대해 “기분 좋다”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아내 함연지에 대해 “차갑고 도도하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집에서 보고 있으면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듯하다. 10년 동안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감정 서포트가 필요하지 않나. 끝까지 응원하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꿀잠’은 최고의 보약… 머리맡 TV·스마트폰부터 ‘OFF’

    “우리가 화초사위로 두고 볼 처지가 못 되니까 인제는 일을 좀 해봐야지. 해가 한나절까지 자빠져 잠이나 자서야 쓰나!”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에는 연산군 당시 유배됐다가 탈출해 함경도까지 가게 된 홍문관 교리 이장곤이 고리백정 딸 봉단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장곤은 날이면 날마다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을 자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혀 아예 ‘게으름뱅이 사위’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여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던 전통시대에 늦잠이란 굶어 죽기 딱 좋은 악덕일 뿐이었다.경제개발에 매진하던 20세기 후반기 한국에서도 잠은 적게 자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파다했다. 대학입시를 위해선 사당오락(四當五落)이고, 승진을 위해선 얼리버드를 해야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분명한 변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잠이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조선시대만 해도 농한기에 여유를 부릴 수 있었지만 21세기에는 원 없이 잠을 자고 싶다는 사람들 투성이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까지 넘쳐난다. 자연스럽게 꿀잠을 자기 위한 각종 도우미도 넘쳐난다. 사람은 인생의 3분의1을 자는데 보낸다. 100세 수명이라 치면 33년은 꿈속을 헤매는 게 인생이다. 근육과 혈관이 긴장에서 풀려나 이완되고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는 등 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13년 약 42만명이던 불면증 환자는 2019년 약 63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잠이 좋은 줄도 알겠고 잠을 잘 자고 싶다는 사람도 많은데 정작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만 늘어나는 역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잠과 경제를 합성한 ‘슬리포노믹스’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기능성 매트리스 같은 섬유·침구·가구, 수면장애 관련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조명이나 음향·아로마 등 수면을 위한 각종 제품 등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에 심지어 끌어안고 잘 수 있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수면산업 규모가 3조원이 넘고 연평균 약 5%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수면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수면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비렘수면’에서는 뇌의 일정 부분만이 기능을 하기 때문에 뇌의 에너지 소비가 적고 뇌가 일종의 휴식상태에 있지만, 수면시간의 나머지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중에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이고 에너지 소비도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하다. 우리가 새벽녘에 꿈을 많이 꾸는 이유도 바로 이렇게 수면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잠은 신체기능 회복, 학습내용 기억, 성장 촉진이라는 세 가지 구실을 한다. 우리 몸은 깨어 있는 동안은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는데,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의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 또 깨어 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도 수면이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 시기 중 깊은 수면 단계에서 최고의 분비를 보인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수면장애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불면증은 사실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기간이 한 달 미만이면 일시적 불면증이라 하고, 6개월 이상이면 만성적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성인의 경우 일시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3분의1에서, 만성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10% 내외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주기적 사지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있다. 불면증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집단 중에는 고령층도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심창선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5~2013년)을 바탕으로 한 연구를 보면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불면증을 겪고 있다. 정 교수는 “노인은 신체 기능이나 면역력, 정신적인 회복도가 종합적으로 저하돼 있다. 불면증을 방치할 경우 기저질환이 악화된다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면증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23일 “수면클리닉에 불면증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환자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면증이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불면증의 경우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을 투여하지 않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비약물 치료는 수면에 방해가 되는 생활습관 요인을 제거하고 수면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는 과정으로 인지행동치료라고도 부른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이완훈련은 중요한 비약물 치료법 중 하나다. 불면증 환자는 자주 초조와 불안 증상을 보이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는 “불면증이 길어지면 과도한 각성이 지속되면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2차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낮잠, 오래 누워 있기, 일찍부터 자려고 노력하기 등은 불면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졸리기 전에는 눕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평소 수면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서 수면 이외에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은 금지해야 하고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만 심한 운동은 자기 전에 피해야 한다. 카페인에 민감할 경우 커피는 아침에만 마시고 술을 마시면 새벽에 일찍 깬다는 사실도 숙지해야 한다. 수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16~18도, 여름철에는 25~26도가 적당하다. 온도가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너무 낮아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동권·교육·취업 모두 OK…장애인 장애물 없앤 중랑

    이동권·교육·취업 모두 OK…장애인 장애물 없앤 중랑

    2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랑구 중랑구청 광장에 지역 종합복지관을 오가는 신형 무료셔틀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류경기 중랑구청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입에 커다란 미소가 걸렸다. 이제까지 중랑구에서 장애인들이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해 종합복지관을 찾으려면 봉사자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버스는 2개의 휠체어전용 좌석이 있는 것은 물론 중간문에 휠체어 탑승장치가 있어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버스에 탑승할 수 있게 됐다. 중랑구에 사는 장애인 A씨는 “무료셔틀이 있었지만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는 타기 어렵게 설계된 탓에 이용을 잘하지 않았다”면서 “신형 셔틀버스로 복지관 가는 길이 편해진 만큼 이용도 더 늘어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에 중랑구가 도입한 신형 셔틀버스는 기존 리프트 방식으로 휠체어를 싣는 게 아니라, 출입구에서 발판이 나와 장애인이 휠체어를 움직여 혼자 탈 수 있게 설계됐다. 1대 가격이 2억 3000만원이나 되지만 중랑구는 장애인과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류 구청장은 “장애인 이동권은 가장 보편적인 복지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도 지역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랑구 장애인 정책의 변화는 이동권 개선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취업지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랑구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2024년 하반기에 중랑구 신내동의 1만 2000㎡에 18개 학급으로 구성된 장애인 특수학교 동진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과 함께 수영장, 체육관 등 편의시설 등을 갖춰 주민편의시설로도 이용된다. 장애인들의 취업 지원에도 열심이다. 올해 중랑구는 장애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134명으로 전년(111명)보다 23명이나 더 뽑았다. ‘일자리가 결국 최고의 복지’라는 점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특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일자리 유형을 일반형과 복지형으로 나눠 장애인들의 직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류 구청장은 “장애인 지원 사업은 단순히 2만명의 구민을 위한 사업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까지 행복하게 하는 사업”이라면서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유아인 “연기 욕심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죠”

    유아인 “연기 욕심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죠”

    “20대의 유아인은 작품에도, 연기에도 욕심도 많은 욕심쟁이였어요. 진지할만큼 진지했죠.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어요.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한정적이 되는 것에 대한 갑갑함도 깨보고 싶었구요.“ 영화 ‘베테랑’과 ‘사도’, 드라마 ‘밀회’ 등으로 누구보다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20대의 터널을 지나온 유아인.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한결 담백하고 가벼워보였다. 스스로를 ‘진지충’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매사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그는 성장통을 거치고 한뼘 더 성숙해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잘 드러내는 영화가 바로 영화 ‘#살아있다’(24일 개봉)다. 정체불명의 좀비의 출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홀로 아파트에 갇혀 지내야 하는 준우(유아인). 여느 오락영화처럼 옆집에서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맞은편 아파트의 생존자 유빈(박신혜)와 음식을 나눠먹는 이야기를 때론 경쾌하게 때론 공포스럽게 그리는 영화는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있는 물음을 던진다. 유아인은 솔직하고 때론 엉뚱한 준우의 모습이 20대 후반의 자신과 100%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묵직한 대작에 출연하다가 장르물에 도전한 것도 이 영화에 장르적인 특성이나 쾌감이 간결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진지하게 삶을 다루는, 마치 숙제같은 작품들을 좋아했어요. 일로서는 고되지만, 직업인으로서 자존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과거와는 다른 결로 삶을 이끌어 가고 싶었고, 저도 충분히 가벼울 수 있는데 단지 드러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쯤 독특한 장르물에 호기심과 도전의식이 생겼고, 다른 곳에서 자신을 표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가 바로 ‘#살이았다’였다. 유아인은 신인 감독과 작업했던 이번 작품에서 직접 의견을 내고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그는 “이전에 명감독님들과 작업을 많이했는데, 절대적인 나이와 경력이 쌓이다보니 감독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기 보다는 다른 영향을 줄 수있는 배우로서 시험무대였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준우가 옆집에 들어가 식료품을 훔쳐서 먹는 장면 등에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애드립을 선보였다. 준우가 ‘최후의 만찬’이라고 칭하는 컵라면을 마지막 식량으로 먹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유아인은 “만일 저라면 ‘최후의 만찬’으로 보리차에 찬밥을 말아서 장아찌와 먹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하지만 코믹함이 가미되던 준우의 캐릭터는 고독감과 공포심이 극에 달하면서 심리적 불안과 파괴를 보여주고, 그 장면에서는 예의 유아인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인간의 고립감과 외로움, 절망이 응축된 에너지로 표현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께 직접 영상도 찍어 보내드리면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감정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연기 톤의 조절도 쉽지 않았죠. 하지만, 후에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남는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코로나 19로 사회의 단절과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상당히 맞닿은 부분이 많다. 때문에 영화속 준우의 공포심이 더욱 피부에 와닿게 느껴진다. 그는 “무섭게 그리기 보다는 살아있다는 느낌에 대해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영화를 보시면서 이 시국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한번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만배우’, ‘이슈메이커’ 등 유아인을 둘러싼 수식어가 많지만 그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하는 말은 ‘고민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다. 매번 어렵게 연기에 대해 고민하면서 연기해 온 그는 ‘배우 유아인’이라는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주체적으로 걸어가고 있다. “배우로서 누리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배우는 어찌보면 관객분들에게 평소 느끼기 어려운 경험과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고, 편안한 삶과 일의 속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배우로서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는 다양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격일로 밤샘근무 한달 쥔 돈 198만원男 경비·운전기사, 女 주방보조·청소로 “경력 살려라? 젊은 사장들이 뽑아주나갑질 당하면 때려치워? 업계 소문난다” 불안한 노후, 빈곤과 우울증 등 악순환“보조금보다 맞춤형 직무능력 지원을”“나이 50~60 넘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구하려면 뭐가 있겠어요. 남자는 경비원 아니면 운전기사, 여자는 주방 보조 아니면 청소예요. 그나마도 건강하지 못하면 엄두도 못내니까 나처럼 사지 멀쩡한 게 재산이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김준호(가명·63)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 50분쯤 시작된다. 전날 근무조였던 동료와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단지를 돌면서 아침 청소를 하고 출근하는 주민들의 출차를 돕다보면 어느새 해가 중천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오후 6시~7시 30분 석식시간, 오후 11시~오전 5시 수면시간으로 각각 정해져있지만 사실상 지켜지는 일은 드물다. 휴식 중에라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택배를 맡아주거나 주차 관리,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 관리를 하고 방문객을 확인하는 일 등이 모두 김씨의 업무다. “하루 쉬면 13만원 날려… 아파도 휴일에 아파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면 하루를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 198만원 남짓이다. 휴가는 1년에 하루씩 생긴다. 그 이상을 쉬고 싶으면 대체 인력의 일당인 13만원을 김씨의 월급에서 공제해야 한다. 하루만 쉬어도 월급의 6.5%가 날아가는 셈이다보니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김씨는 “어디 아프려면 휴무날에 아파야 한다”면서 웃었다. 김씨도 왕년에는 어엿한 사업가였다. 경기도 시흥에서 약 20년 동안 각종 쇠붙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대기업 하청업체를 운영했다. 외환위기(IMF)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도 김씨의 회사는 외려 몸집을 키웠다. 한때는 직원만 24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면서 2015년 사업을 접었다. 한동안 경제활동을 손에서 놓고 방황하던 김씨는 지난해 셋째 딸의 결혼을 계기로 더이상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재취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평생 기계만 알고 살던 김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씨는 “불경기인데다 노인네가 직원으로 입사하기는 불가능”이라면서 “기업 구매팀 직원들이 이미 아들뻘이다보니 업계에 진입해도 거래처 뚫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 단념했다”고 말했다.“20년 베테랑 판매직도 경단녀에겐 기회도 없더라” 송파구의 한 민간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 중인 조성은(가명·60·여)씨도 결혼 전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매장관리직 사원이었다. 1997년 일을 그만둘 때는 상사가 다른 점포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붙잡을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퇴직 직전 월급이 당시 돈으로 약 240만원이었다. 사내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서 노조부위원장만 세차례나 맡아 여직원들도 남직원들과 동일하게 승진 및 임금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사규를 바꾸기도 했다. 결혼하면서 퇴사해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지내다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난해 재취업시장에 뛰어든 조씨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직장인으로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말했다. 오전 9시까지 어린이집으로 출근해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식사와 간식, 점심식사를 차례로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1시가 조금 넘는다. 4시간 근무하면 법정 휴게시간이 30분이라고 하지만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주 5일 하루에 4~5시간씩 일하고 매달 조씨 손에 들어오는 돈은 약 89만원이다. 조씨는 “백화점 근무 경력을 살려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파견직 판매사원은 지인 소개로 일자리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빈곤 노동자가 경험한 노동 현장을 르포한 책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의 저자 나카자와 쇼고(전직 언론인)는 자신의 저서에서 “고령자에게는 큰돈이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비 의욕도 적고 얼마 안 있어 입원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이직 지도나 기업쪽에서 채용하도록 주선하는 일은 가능할지라도, 기업 쪽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만큼 들여야 할 수고가 청년에 비해 몇배나 든다.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고령자는 인재기업에 있어서 밭(노동시장)에 난 잡초다. 방해만 되니까 베어다 밖에다 버린다”고 현실을 차갑게 고발했다.고령층 43%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 노동직 해마다 고령층의 재취업 비율이 늘어나면서 ‘인생이모작’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노인들은 퇴직 이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당수의 노인 근로자들이 평생을 몸담아온 분야의 경력을 살리기는 커녕 제한된 업종의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움켜쥔 채 빈곤에 시달리거나 ‘갑질’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약 2693만명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는 512만 1000명으로 약 19.0%를 차지했다. 만 60세 이상 전체 인구 1187만 5000명의 약 43.1%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20~50대의 고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에 비해 60대 이상의 고용률은 외려 소폭(0.3%p)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50~59세 임금근로자의 35.5%,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태로운 노인 일자리는 빈곤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치인 17.8%를 훌쩍 뛰어넘는 43.8%로 압도적 1위였다. 갑질에 그만 두면 실업급여 받지도 못해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새로 구직시장에 뛰어들기도 어려운 임계장들은 ‘을‘의 위치로 내몰린다. 김씨는 “매달 주민들 관리비에서 월급이 나오다보니 동료 경비원들 이야기 들어보면 하인 부리듯 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면서 “갑질을 당하면 그냥 때려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경비원 자리가 날지 모르는데다 자발적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모(51)씨는 “아파트가 점점 무인화 되면서 경비원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그나마도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할아버지 경비원’보다 40대 이하의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다보니 구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도 “고용주 입장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고용인을 채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 일자리는 정식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보다 지인 소개나 고용주의 추천으로 검증을 받아야 다음 일자리가 연결되는 형태”라면서 “한번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소문나면 소개가 끊길까봐 최대한 잡음이 안나게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정과 불안한 근무 여건은 우울증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80세 이상(69.8명), 70대(48.9명), 60대(32.9명), 50대(33.4명) 순으로 높았다. 칠레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명)에서도 대한민국은 70대와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서 ‘노인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경력이 단절돼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의 비율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령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력자산을 활용해 인생 2라운드를 열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은퇴 전부터 국가가 재취업 위한 지원을 전문가들은 고령 노동자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미 재취업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보조금을 뿌려서 노인일자리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기보다 개인의 인적 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생 해온 직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을 하고 생애 주기별 직무역량 강화를 지원해 노인 일자리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고령 노동자가 본래 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늦추고 경력을 살려 연착륙할 수 있으려면 임금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여야하는데, 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후자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면서 “국가가 개입해 고령층 노동자의 능력 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생 2모작을 고민할 수 있는 고령자와 생계에 몰려 불안정한 고용을 수용 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를 구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은퇴 시점과 그 후를 잇는 가교적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근본적으로 노인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소득만으로도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보장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한국 야생화에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열매가 갈고리처럼 달라붙어서 ‘도둑놈의갈고리’, 지린내가 나니까 ‘쥐오줌풀’, 열매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개불알풀’…. 그 밖에 ‘광릉요강꽃’, ‘도둑놈의지팡이’, ‘개털이슬’, ‘족도리풀’들도 특이한 모양이나 특성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다. 사연을 담은 이름도 적지 않다. 사위질빵은 사위를 향한 장모의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사위가 처가에 와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너무 많이 지면 힘들다며 장모가 이 덩굴식물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특성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작고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풀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볼일을 본 뒤 휴지 대신 밑을 닦으라고 이 풀을 내주었단다. 이름만으로도 며느리에 대한 증오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꽃도 며느리밑씻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며느리가 밥이 잘 됐나 보려고 밥풀 몇 알을 입에 넣다가 시어머니한테 들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는다며 때려 죽였는데 그 후 며느리 무덤가에 밥풀을 닮은 꽃이 피었다. 실제로 꽃을 보면 피처럼 붉은 꽃잎 한가운데 밥풀 무늬 두 개가 선명하다. 유형은 비슷하건만, 사위질빵은 장모의 사랑을, 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어머니의 서슬 푸른 증오를 담고 있다. 백년손님 사위는 씨암탉까지 잡아 고이 모시고, 며느리는 몸종 정도로 여기던 풍습을 꽃 이름에서까지 확인하는 듯해 늘 씁쓸한 기분이다. 얼마 전 태백산에서 기생꽃을 보았다. 기생꽃은 멸종위기 2급의 희귀식물이다. 이 꽃 역시 모양 때문에 이름을 얻었는데, 희고 고운 꽃이 기생의 고운 얼굴이나 장신구를 닮았다는 것이다. 나는 귀한 꽃을 만난 기쁨에 SNS에 꽃 사진을 올리고 이름까지 달아 주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댓글을 달았는데 창피하게도 난 그 댓글을 읽고 나서야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름 성차별이나 여성비하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여겼건만 나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댓글은 “꽃 이름에 꼭 이렇게 여성비하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요?”였다. 꽃 이름 갖고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몰라도, 호칭은 부르거나 불리는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므로 모든 차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며느리가 남편 식구들을 서방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치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 흑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강간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도, 노예를 사람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 들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이름이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풍류로 남성의 흥을 돋우는 일이 직업인 여성”을 뜻한다면 여성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며느리밑씻개의 어원은 일본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아”에서 비롯했다. 마마코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누구아는 밑씻개를 뜻한다. 일본에서 왜 “의붓자식”이 미움의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우리말화하면서 작명자가 굳이 며느리로 바꾸었다면 그 “남자”가 평소 여성을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우리 삶 속에는 여전히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차별의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낙엽을 화냥기에 비유하고 ‘인어상 찌찌’ 운운하는 글을 쓰거나 읽고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기생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다.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퍼포먼스가 유행인가 보다. 거대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좋지만 내 주변에, 내 생활에, 내 의식ㆍ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차별의 잔재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그런데 이현세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은 꽃며느리밥풀이다.
  • 조선 찻사발 ‘히틀러 거래상’ 손에 어떻게 들어갔나

    조선 찻사발 ‘히틀러 거래상’ 손에 어떻게 들어갔나

    조선시대에 제작된 명품 찻사발이 나치시대 미술상의 컬렉션을 몽땅 상속받은 스위스 베른의 한 미술관에서 확인됐다. 한국 문화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에게 고용된 미술상의 손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은 2014년 사망한 독일인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가 소장하던 작품 1500여점에 대해 4년간의 출처 조사를 마치고 작품 리스트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그에게 작품을 대거 물려준 아버지는 히틀러를 위해 일했던 유명한 예술품 거래상이었다.●임진왜란 전 조선 찻사발 일본 통해 간 듯  21일 베른시립미술관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구를리트의 잘츠부르크 리스트에 따르면 엷은 황토색의 조선시대 다완 2점이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072_10_a’와 ‘072_10_d’라는 번호가 붙여진 도자기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것이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072_10_a’ 찻사발은 깨어진 조각을 붙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아시아 도자기’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사진을 본 비영리법인 법기도자 이사장인 신한균 사기장은 “실물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072_10_a’는 임진왜란 이전에 조선에서 만들어진 명품 찻사발이 분명하다”며 “이런 명품 찻사발을 서양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함축하는 바가 많다”고 평가했다. 신 사기장은 ‘072_10_d’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직후 일본인들이 조선 도공에게 주문해 만들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찻사발은 17세기 중반까지 조선에서 만들어졌으나 이후 맥이 끊어졌다가 20세기 중후반에 재현됐다. 신 사기장은 조선 전기의 도자기가 어떻게 머나먼 유럽까지 갔는지에 대해 전문가와 학계가 나서 연구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계통의 도자기 가운데 최고봉으로는 꼽히는 기자에몬(喜左衛門·일본 도쿄 다이토쿠지 고호안 소장)은 일본 국보로 지정돼 있다. 신 사기장은 “베른의 조선 찻사발은 일본이 유럽에 도자기를 수출할 때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도자기의 보관 상태, 관련 에피소드 등에 대해 이메일로 물었으나 미술관 측은 답하지 않았다.  베른시립미술관은 어떻게 조선시대 명품을 소장하게 됐을까. 수많은 작품을 가졌던 구를리트가 사망 직전인 2014년 5월 모든 소장품을 베른미술관에 넘긴다는 유언을 남기면서 미술관은 소위 ‘횡재’를 했다. 작품 상당수는 작품성이 높지 않지만 일부는 이름만으로도 놀랄 만한 작가들의 것이다. 이를테면 모네, 르누아르, 고갱, 리베르만, 뭉크, 마네, 로댕 등의 작품이 포함됐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것도 있다. 상속받은 작품 중 출처가 명확한 마네의 1873년 작품인 ‘폭풍 치는 바다’는 베른미술관이 지난해 일본 국립서양미술관에 400만 달러(약 48억원)에 팔았다.  독일 국적이던 그가 다른 나라 미술관에 작품을 몽땅 기증한 것은 독일이 자신과 부친을 홀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 당국이 그의 소장품 출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그의 소장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우연이다. 2010년 9월 70대 노인이던 그가 현금 9000유로를 들고 스위스에서 국경을 넘어 독일로 들어왔다. 합법적으로 반입 가능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직업도, 소득 수단도 없는 그가 2~4주마다 현금을 가져오는 것을 수상히 여긴 독일 세관 당국이 그에게 현금 출처를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그림을 판 돈을 은행에서 찾아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미심쩍게 생각한 세관 당국은 2011년 뮌헨에 있는 그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판매 기록과 같은 증거를 찾아 헤집었다. 그곳에서 그림과 조각 등 예술품 1300여점이 무더기로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예술품 발견 사건이었다. 그의 또 다른 집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도 250여점이 나왔다. 이렇게 발견된 작품 1500여점을 통상 ‘구를리트 컬렉션’이라고 부른다. ●나치 소장 예술품 20상자 보유한 구를리트家  방대한 분량의 구를리트 컬렉션은 그의 아버지 힐데브란트 구를리트(1895~1965)가 수집한 것이다. 미술사학자로 예술품 거래상을 했던 그는 히틀러를 위해 일했다. ‘총통 미술관’ 설립을 추진했던 히틀러가 개인 미술관을 채우기 위해 고용한 거래상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활동했다. 이들 거래상은 명작을 수집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해 파리를 비롯한 유럽 곳곳으로 예술품 구매 여행을 다녔다. 나치에게 박해받아 유럽을 떠나려던 유대인 자산가들이 소장한 작품을 헐값에 사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구를리트는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자신의 컬렉션을 위해서도 작품을 마구 사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조선의 찻사발도 그의 손에 들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구를리트가 부인과 함께 체포될 때 예술품을 20상자 분량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1945년 2월 미군의 드레스덴 대공습 당시 화재로 자택에 보관 중이던 작품과 미술품 거래 내역 대부분이 불타 버리고 남은 것이 이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연합군의 추궁에서 벗어났고 소장품들을 압류당하지 않았다고 아트뉴스가 전했다.  구를리트는 자신의 몸에 “유대인 피가 4분의1이 흐른다”며 나치 박해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의 할머니가 유대인이다. 그는 곧바로 풀려나면서 다시 거래를 시작했다. 외아들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가 1968년 아버지 컬렉션을 모두 상속받았다. 아들은 직장도, 직업도 구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은둔했다. 그러다 생활비가 떨어지면 말썽이 되지 않을 작품을 내다 팔고, 그 돈을 스위스 은행에 넣어 뒀다가 조금씩 조금씩 빼내 쓰는 생활을 계속해 왔다. 독일 미술계는 구를리트 컬렉션을 알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컬렉션의 존재가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던 것이다.  2012년 예술품을 모두 압류당한 아들 구를리트는 아버지의 상속 예술품을 돌려 달라고 주장했지만 정부 당국은 작품 출처들을 조사해야 한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나치시대 강탈된 작품들은 원래의 합법적인 소유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독일 당국의 주장이었다. 결국 양측은 강탈한 작품은 원소유자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코르넬리우스에게 반환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양측이 서명하고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 그가 81세로 사망했다. 사망 직전 그는 모든 재산을 독일 대신 베른시립미술관에 넘겨준다는 유언을 남겼다. ‘구를리트 컬렉션’의 소유권 문제가 다시 얽히는 순간이었다.●약탈품 속속 반환… 조선 찻사발 유출 경로 추적을  유일한 상속자 베른시립미술관은 다시 독일 정부가 2016년 만든 ‘독일분실예술품재단’과 합의, 강탈된 예술품은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작품 분류에 들어갔다. 이런 분류 작업이 4년의 활동 끝에 지난달 말 끝났다. 1566점에 대한 최종 분류 결과 앙리 마티스와 막스 리베르만 등의 작품 14점만 약탈품으로 공식 확인됐고, 이 가운데 13점이 원래의 소유자 또는 그 후손들에게 반환됐다고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가 보도했다.  이 외 1000여점은 약탈인지, 합법인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나머지 300여점은 나치 이전에 구를리트 가문이 소유한 것으로 판명 났다. 강탈 확인이 극히 미미한 것과 관련해 독일분실예술품재단 사무국장 길베르트 루페는 “회색 영역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상상할 수 있는 가능한 조사는 다 해 봤다”며 “더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치시대 이후 70여년이 흘러 약탈 피해자나 1차 상속자들이 숨지면서 약탈 입증 문제는 더욱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늦기 전에 조선의 찻사발에 대한 유출 경로 추적에 나서야 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원용희 의원, 농민기본소득 전면 재검토 요구

    원용희 의원, 농민기본소득 전면 재검토 요구

    경기도의회 원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5)은 최근 농민기본소득 및 농촌지역 기본소득 사회실험을 강행 하겠다는 이재명지사와 경기도 집행부에 대해 질타하며, 농민기본소득 추진 반대 기자회견의 내용을 22일 5분 발언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경기도의원들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원 의원은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기에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지방의 기초 지자체에서 농민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문제가 없으나, 경기도 전체 인구 중 약 2-3%의 특정 직업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면 보편성을 획득할 수 없으므로 기본소득 제도가 아닌 이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모든 기본소득 관련 정책들을 의회에서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논의한 후 집행하도록 하는 시스템 정착을 위한 ‘경기도의회 기본소득 특별위원회’ 구성 필요성을 밝히며, “기본소득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농민기본소득제도는 농민이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초자치단체에서 할 일”이라고 밝히며, “이제 막 국민적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기본소득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으로 확립되기도 전에 좌초되지 않도록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계류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골프채 놨던 알코올 중독 커크, 그를 돌려 세운 건 ‘가족’

    골프채 놨던 알코올 중독 커크, 그를 돌려 세운 건 ‘가족’

    우울증 치료로 활동 중단 후 첫 우승컵 2015년까지 정규 투어서 4승 따낸 선수 송도 프레지던츠컵 美 대표 출전하기도 “빨리 가서 아내·세 아들 안아주고 싶어”그가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 치료를 위해 골프를 접었을 때 언젠가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몇 년간 성적이 하향세였던 데다 정신적 문제는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1년여 만에 부활했고 보란 듯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5년 한국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미국대표팀 출신의 크리스 커크(35·미국)가 골프를 접은 뒤 13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서 우승했다. 커크는 21일 플로리다주 세인트오거스틴에서 끝난 콘페리 투어 더킹앤베어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우승(상금 10만 8000달러)했다. 커크는 2010년 PGA 2부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 2011년 PGA 정규 투어에 발을 들여 2015년까지 4승이나 따낸 선수다. 2011년 4월 셸 휴스턴오픈에서 필 미컬슨(50)에 이어 공동 2위로 첫 승의 군불을 피운 뒤 그해 6월 바이킹 클래식에서 마침내 첫 우승을 신고했다. 2015년 5월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투어 4승째를 달성하면서 그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16위까지 올랐고, 그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연합팀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미국 대표로도 첫 출전해 1승2패의 전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커크는 이후 랭킹과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2018년 9월 BMW 챔피언십을 끝으로 1년 넘게 모습을 감췄다. 지난해 5월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나는 스스로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혼자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골프를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착실히 치료를 받은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커크는 PGA 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을 통해 투어에 복귀해 공동 33위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후 5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다. 복귀 후 1부 투어 대회에 7차례 출전했지만 5번이나 컷 탈락했고 나머지 2개 대회에서도 33위, 60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커크는 10년 만에 2부 투어에 출전했고 이번 우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 것이다. 무엇이 커크를 재기하게 했을까. ‘가족’이었다. 그는 우승 후 이렇게 말했다. “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당신이 삶을 통제할 수 없게 될 때 모든 것이 변한다. 골프를 접고 치료를 받으면서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골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그것은 내 직업이고 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인생에는 더 중요한 게 있다. 오늘 밤 나는 빨리 집에 가서 아내와 세 아들을 안아주고 싶다. 그게 지금 더 마음이 가는 일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평범한 에코백인 줄…‘몰카 가방’ 든 中남성 현장 적발

    평범한 에코백인 줄…‘몰카 가방’ 든 中남성 현장 적발

    지나가는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20대 중반의 남성이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 남성은 평소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컴퓨터에 보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저장성 닝보시 공안국은 지난 14일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서 행인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20대 남성 오 모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고 20일 이 같이 밝혔다. 닝보시 공안국은 오 씨에 대해 행정구류 9일의 처분을 부과했다. 수사 결과 해당 남성의 집 안에서는 총 67명의 피해 여성의 신체 일부가 몰래 촬영된 영상 9개가 추가 발견됐다. 닝보시 소재의 광고업체 직업 오 모씨로 알려진 20대 남성은 지난 5월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한 몰래카메라로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혐의다. 오 씨가 구입한 소형 몰래카메라는 온라인 상점에서 800위안(약 14만 원)에 판매 중인 제품이다. 가해 남성은 해당 카메라를 소형 에코백 내부에 넣은 뒤 여성들에게 접근해 신체를 촬영했다. 오 씨가 물색한 주요 범행 장소는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사 내부, 에스컬레이터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이었다. 특히 오 씨는 몰래카메라로 여성들에게 접근할 시, 자신의 휴대폰과 연동해 촬영 각도를 조절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평소 이 일대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남성이 출몰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공안들은 지난 14일 현장에서 오 씨를 체포했다. 사건 당일에도 오 씨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주요 범죄 대상으로 물색,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 여성에게 접근한 뒤 영상을 촬영했다.이날 현장에서 근무 중이었던 사복 공안들은 도주하던 오 씨와의 짧은 충돌 끝에 그를 결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에 붙잡힌 오 씨는 현장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순순히 자백했다고 현지 공안 관계자는 전했다. 체포 후 오 씨는 “영상 촬영은 순수한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었다”면서도 “해당 영상 촬영이 불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건 관할 공안국 관계자는 “휴대전화 한 대를 이용해 불법 영상을 촬영하는 범죄와 비교해 소형 몰래카메라를 동시에 남용하는 범죄자는 사실상 현장 적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평소 인파가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또는 주말 시간대의 대중교통 이용 시설물 등에서 여성들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자신의 신체에 접근하는 사람을 발견할 경우 반드시 경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 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쓰레기집 청소로 새 삶 선물하는 ‘클린 어벤져스’

    쓰레기집 청소로 새 삶 선물하는 ‘클린 어벤져스’

    [인기 급상승 크리에이터] 쓰레기집 청소 유튜버 ‘클린 어벤져스’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가정집을 청소하는 이들이 있다. ‘쓰레기집 청소’ 유튜브 채널이자 30대의 젊은 청소인들이 창업한 업체들의 모임 ‘클린 어벤져스’가 바로 그 주인공. 3D 직종을 꺼리는 세태 가운데, 그야말로 이들의 노동은 ‘극한 직업’이다.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다 보면 악취와 벌레, 대소변과 씨름하기 일쑤다. 방 하나를 깨끗이 치우는 데는 장정 여러 명이 투입돼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 하지만 ‘클린 어벤져스’에게 있어 진짜 힘든 건 산처럼 쌓인 쓰레기도,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도 아니다. 클린 어벤져스 이준희 대표(38)는 ‘사람’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청소 전 협의를 보고 나서도 ‘뭐가 없어졌네, 뭐가 없어졌네’ 이런 경우들이 많아요. ‘물건을 마음대로 버리지 않았느냐’며 ‘그 물건을 찾아오기 전까지는 우리는 돈을 못 준다’ 이러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분들이 진짜 저희를 힘들게 하는 분들이죠. 몸을 쓰면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사실 그거에 대한 대가가 없으면 그거만큼 힘든 게 없거든요.주변 이웃들과의 충돌도 어려운 문제다. 클린 어벤져스는 청소하러 온 입장인데도, 악취와 벌레로 인한 이웃들의 반발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클린 어벤져스를 찾는 고객들은 어떤 사람일까. 이 대표는 “고객 중에는 연예인도 있었고, 기자도 있었다. 승무원, 간호사, 교사 등 특정 직업이나 계층에 한정되지 않는다”면서도 “고객 대부분이 주로 여성”이라고 귀띔했다. 여성들이 더럽기 때문이 아니라 우울감에 더 노출이 많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쓰레기집을 청소하는 일상을 찍어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는데, 채널을 개설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구독자가 9만 명을 넘어섰다. ‘식욕 억제 전문 채널’로 불리며 “덕분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구독자층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세계적이다.클린 어벤져스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연을 받아 쓰레기집을 무료로 청소해주는 청소 재능기부 ‘헬프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무기력한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는 셈이다. “쓰레기집 청소를 하면서 많은 고객을 만났는데 많은 분들이 우울증에서 비롯된 무기력 때문에 안 좋은 환경에서 사는 것을 보게 됐죠. 저희가 그분들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분들 같은 경우에는 무기력하기 때문에 뭔가를 혼자 할 수 없어서 저희가 그런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려고 기획한 프로젝트예요. 저희로 인해서 그분들이 사회에 한발 더 디딜 수 있다면 저흰 그걸로 충분히 만족해요.” 글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성동구, 8개교 중학생 온라인 직업체험 진행

    서울 성동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는 관내 8개 중학교 진로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체험수업 ‘꿈종합학교’을 개설해 청소년들의 진로체험 활동 지원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꿈종합학교’는 전문 직업인을 초청해 직업소개 강연을 하고 학생들과 함께 진로체험 활동을 함으로써 진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온라인 프로그램은 6명의 전문직업인을 초청해 경수중학교를 비롯 8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일정별로 ‘ZOOM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실시간 화상 체험수업으로 진행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17일 경수중학교를 시작으로 학교별 6회 수업이 진행된다. 오는 12월 18일 옥정중학교를 끝으로 총 48회 일정이 마무리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학생 안전을 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면서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진로교육 콘텐츠를 지원하고자 한다”며 “코로나19로 많은 대면사업들이 중단된 상태지만 온라인 등을 적극 활용해 공백없는 교육 및 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 전국 첫 성인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 11월 문 연다

    서울시는 성인 뇌병변장애인에게 교육, 돌봄, 건강관리를 한꺼번에 지원하는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를 전국 최초로 오는 11월 마포구에 개소한다고 18일 밝혔다. 뇌병변장애는 뇌졸중, 뇌손상, 뇌성마비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경제활동은 물론 걷고 말하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현저한 제약을 받는다. 주간보호센터, 복지관 등 13개의 전용 시설이 있지만 종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어 가족의 돌봄 부담이 가중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특히 학령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집 외에 마땅히 머무르거나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센터는 뇌병변장애인에게 은행 업무 보기나 장보기 등 사회적응훈련과 직업능력향상 교육, 생애주기별 특별활동 등을 제공한다. 또 바닥 높낮이를 제거하고, 자동문, 승강기를 설치해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된다. 대소변흡수용품 교환침대, 장애인 목욕용 침대, 천장주행형 이송장치인 ‘호이스트’ 등과 같은 특수설비도 갖춘다. 시는 앞으로 센터를 매년 2곳씩 늘려 2023년까지 총 8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센터는 장애인 당사자 자립 강화와 가족의 돌봄 부담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경제 지탱하는 알바 노동자가 더 존중받기를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경제 지탱하는 알바 노동자가 더 존중받기를

    아르바이트생(알바) 없이는 대한민국이 돌아가지 않음에도, 이들 5명 중 4명은 ‘갑질’을 경험한다. 한 알바 포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무 중 갑질을 당한 알바생이 전체의 75.5%였다. 특히 고객상담·리서치, 서비스, 배달·물류 관련 업무 등 감정노동을 하는 이들의 응답 빈도수가 높았다. 갑질 경험을 안겨 준 장본인 1등은 고객(68.6%)이었고 사장(40.8%), 상사·선배(25.7%) 순이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의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는 알바 노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 주는 책이다. 외환위기 직후부터 한국 사회는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로 급격하게 전환했다. 정규직을 해고한 뒤 비정규직으로 다시 불러들였고, 신입사원을 비정규직으로 뽑는 일이 이제 일상이 됐다. 그동안 알바는 학생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주부들이 반찬값이라도 벌기 위해, 혹은 노인들이 건강을 위해 잠깐씩 하는 노동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이들을 하나둘 사용하면서 노동시장에 재편됐다. 알바 노동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많았다. 취준생, 정리해고자, 퇴직자, 백수 등등. 정규직 중심 ‘제1 노동시장’, 비정규직의 ‘제2 노동시장’에 이어 알바들의 세계인 ‘제3 노동시장’은 이렇게 탄생한다. ‘알바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맥도날드는 최저임금은 물론 각종 수당을 잘 챙겨 주기로 유명하다. 근무 스케줄도 스스로 짤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고강도 노동과 화상 위험이 늘 뒤따른다. 4시간 노동에 30분 휴식을 보장하는데, 하루 8시간을 일해도 휴게시간을 30분씩 나눠 주기 때문에 제대로 식사조차 할 수 없다. 매출액과 종사자 규모로 보면 한국 경제의 1%를 차지하는 편의점도 알바노동자들에 의해 지탱된다. 물건만 팔면 그만이 아니다. 편의점은 이제 은행, 식당, 카페, 도시락집, 맥주집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곳에서 일하려면 그에 따른 모든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시시때때로 “알바 주제에”라는 갑질을 들어가면서 말이다. 저자는 ‘충분한 소득과 충분한 휴식이라는 소망은 양립 불가능한 욕심일까’라고 우리 사회에 질문한다. 그리고 ‘노동 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 기본소득’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알바노동자=시간당 최저임금’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알바 없이는 세상이 돌아가지 않게 됐다면, 그들이 존중받아 마땅한 일련의 사회 시스템도 만들자고 강도 높게 주장한다.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효율적인 사업집행과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편성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효율적인 사업집행과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편성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김혜련 위원장, 서초1)는 지난 17일 제295회 정례회 제2차 회의를 열고, 복지정책실을 대상으로 2019회계연도 결산 승인안 및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 및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사업 등을 점검하며 효율적인 사업집행과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당부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결산 승인안 및 제3회 추경안 외에도 보건복지위원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3)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7건의 의원발의 조례안, 시장 제출안건 4건, 의원발의 건의안 2건에 대해 심사를 실시했다. 이날 소속 위원들은 2019년도 결산을 통해 복지정책실의 사업 전반을 짚어보면서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하반기 사업 추진 시 결산결과를 참고해 집행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결산 검사를 통해서는 ▲명시, 사고이월의 연속적인 증가 ▲전용금액의 불용 ▲불용이 예상되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사업 ▲지역주민들의 민원으로 집행하지 못하는 사업들은 공론화 과정을 통한 사업설계 필요성 등이 지적되었다. 또한, 복지정책실 제3차 추경 예산안 심사를 통해 복지정책실에서 편성한 예산 가운데 집행계획에 따른 예산추계 재산정 등으로 불용이 예상되어 감액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서울 돌봄 SOS센터 설치 운영 사업에 대해 6억 원의 감액을 실시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지원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운영 3억 1600만 원, 노숙인 등 일자리 지원사업 2억 8000만 원으로 총 2건의 사업에 대해 5억 9600만 원 증액을 실시하였다. 김혜련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계상황에 내몰린 시민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라며,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어르신, 장애인,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정책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찾고 있는 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항상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살피고 선제적으로 시민들을 위한 정책 개발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적 능력 없어”...갓 태어난 아기 버린 20대 엄마 집행유예

    “경제적 능력 없어”...갓 태어난 아기 버린 20대 엄마 집행유예

    아기를 낳자마자 비닐봉지에 담아 자택 근처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석준협 판사는 영아유기 혐의로 기소된 A(23·여)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6일 오후 5시 15분쯤 인천시 계양구 자택 인근 계단 밑에 갓 태어난 아들을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약 10분 전 A씨는 자택에서 아들을 출산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키울 자신이 없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함께 사는 할아버지가 매달 받는 국가 보조금으로 생활했다. 석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나이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