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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빠른 취업, 미래의 학업… 마이스터고서 ‘기술 명장’ 꿈 이루세요

    발빠른 취업, 미래의 학업… 마이스터고서 ‘기술 명장’ 꿈 이루세요

    산업 현장에서 활약할 ‘기술 명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등학교(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가 오는 19일부터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올해 출범 10년을 맞은 마이스터고는 내년 3월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가 개교해 전국에서 총 52개교가 운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의 마이스터고는 2021학년도에 신입생 총 8만 6095명을 모집한다. 이중 공군항공과학고가 지난 8월 원서접수를 진행했으며, 나머지 51개교가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있다.●‘선 취업 후 학습’ 설계… 예년 수준 취업 전망 마이스터고는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뉴미디어, 바이오, 소프트웨어,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직업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선 취업 후 학습’이라는 명확한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게 마이스터고의 강점이다. 산업계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졸업 후 우수 기업으로의 취업을 지원하고, 이후 학업을 이어 가는 기회가 열려 있다. 전국 고교 중 가장 먼저 도입된 고교학점제(2020년 도입), 20명 안팎의 학급당 학생수, 산업체 수준의 시설·기자재 등 교육 여건도 좋다.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대학 진학 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 다만 특성화고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없어 졸업 직후에는 대학 진학의 문이 좁다. 설립 목적에 맞게 ‘선 취업 후 학습’을 선택하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 마이스터고를 비롯해 직업계고 학생은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에 근무하면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졸업 후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면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며 대학 진학 시 등록금도 지원받는다. 국비 유학 및 연수 제도를 통해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마이스터고는 전기고에 해당돼 1개 학교만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특별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교과 성적의 반영비율이 낮은 대신 수상 실적 등 역량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마이스터고에 합격하지 못하면 합격자 발표 후 진행되는 특성화고 일반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서울 4개 마이스터고 620명 모집 서울 지역에서는 4개 마이스터고(미림여자정보과학고·서울도시과학기술고·서울로봇고·수도전기공업고)에서 신입생 총 620명을 모집한다.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수년간 다져온 기업들과의 협력체계 덕에 예년 수준의 취업률을 유지할 것으로 이들 학교는 내다보고 있다. 관악구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뉴미디어 콘텐츠’ 분야 마이스터고로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디자인, 모바일 웹·애플리케이션 개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한다. 졸업생들은 대기업 및 게임·정보기술(IT), 미디어 기업의 SW 개발자와 웹·콘텐츠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으로 진출한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학생들의 진로·적성에 맞춘 심화된 전공 코스를 운영한다. 학생들은 ‘사제결연멘토링 진로지도’, 학교가 자체 개발한 ‘미디어종합적성검사’ 등을 통해 진로를 탐색한다. 이어 ‘응용SW개발자 과정’, ‘웹 서버 개발자 과정’ 등 총 6개의 세부전공과 ‘디자인융합개발자 과정’, ‘IT융합 디자이너 과정’ 등 2개의 부전공을 이수하며 자신의 역량을 심화할 수 있다.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교육 기회가 주어진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중앙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교 밖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3D 모델링 등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전공 분야에 대해 대학과 협력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해마다 말레이시아, 영국, 일본, 태국 등에서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글로벌 현장학습의 기회도 제공한다. 성북구 서울도시과학기술고는 해외 건설·플랜트 분야 마이스터고로 해외 건설 및 플랜트 산업현장에서 관리자와 근로자를 연결하는 ‘초급관리자’를 양성한다. 이들 산업 분야에서 고졸 취업자들은 대부분 기능공으로 취업하지만 서울도시과학기술고 학생들은 설계회사의 엔지니어나 시공회사의 관리자로 취업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3년간 외국어 교육과 공장건설 교육, 현장 적응교육을 중점적으로 받는다. 해외 건설현장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외국어 교육이 특징이다. 모든 학생이 토익과 오픽(OPIc), 실무 영어회화 등 방과후 영어 교육을 무상으로 받으며 스페인어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베트남어, 아랍어, 일본어 등도 방과후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해외 현장에서의 적응 능력 함양을 위해 1학년 학생 절반이 동남아시아의 건설 및 플랜트 현장 견학에 참여하고 3학년에게는 희망하는 학생 전원에게 3개월간의 해외 현장학습의 기회가 주어진다. 공장건설 교육은 정유와 반도체, 발전소 등에서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태양광발전 및 스마트팩토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학과 간 순환실습 등을 통해 타 학과의 전공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으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등 외부 기관의 실무교육도 받을 수 있다.로봇 분야 마이스터고인 강남구 서울로봇고는 2019~2020년 2년 연속 취업률이 98%에 이르는 등 4년 연속 서울 직업계고 중 취업률 1위를 달성했다. 졸업생들은 로봇의 설계와 제작, 프로그래밍을 비롯해 군사용 로봇 개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구현 등 로봇산업 분야 전반에서 활약한다. 군 특성화 과정을 통해 육군 정보통신 특기 부사관이나 드론 전문부사관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과와 학교 울타리를 넘나드는 세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과 간 융합 교육과정을 통해 여러 분야에 걸친 융합적인 사고력과 기술력을 갖추도록 하며 한국기술교육대,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등 외부 기관과 협력해 현장 실무 교육도 이뤄진다. 산업계의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한다. 최근 산업계에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자동화해 처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AI의 결합이 각광받고 있는 데 발맞춰 서울로봇고는 ‘RPAI’(RPA+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교사들이 연구회를 결성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전공 동아리를 운영해 관련 취업 및 창업으로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온라인 개학’ 실시 전인 4월 1일부터 선제적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나서기도 했다.1924년 개교한 강남구 수도전기공업고는 한국전력공사가 출연, 운영하고 있으며 2008년 에너지 분야 마이스터고로 전환됐다. 교육과정은 발전설비와 에너지 제어, 송·배전 및 건축전기·전기공사 분야의 설계 및 건설, 운영, 에너지통신 등 에너지산업 전반에 이른다. 졸업생들은 대부분 한국전력 및 전력 그룹사, 공기업, 대기업 및 에너지 분야 중견기업에 진출하는데 취업률은 에너지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취업 만족도 조사에서도 졸업생은 93.8%, 기업 담당자는 97.6%가 만족한다고 응답하는 등 높은 취업의 질을 자부한다. 한국전력 사원 양성을 위한 특수목적고에서 출발한 만큼 한국전력 및 그룹사, 협력관계사 등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교육이 강점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교육원, 한국발전교육원,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 한전KPS 등에서 발전소 내부 견학과 가상현실(VR) 콘텐츠를 활용한 실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1인 1특기’를 지향하는 동아리활동과 사제동행 교육활동, 문화예술활동 등 인성 함양과 특기 발현을 위한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과정에서 모든 학급에 노트북과 전자칠판을 갖춰 100%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자소서에 부모 직업 써도 합격… 6개大 ‘불공정 학종’ 108명 적발

    서울대 ‘C등급 30%’ 원칙 어기고지원자 전원 ‘과락’ 부여해 탈락시켜성균관대 부모 직업 써낸 4명 합격서강대 등 서류 검증·후속조치 미흡7명 중징계·탈락자 구제안 마련 통보 서울대의 한 학과가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 면접평가에서 구체적인 평가 항목 없이 지원자 전원에게 ‘과락’에 해당하는 C등급을 부여해 탈락시킨 사실이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나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하거나 ‘복붙’(복사+붙여넣기) 교사추천서를 제출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키는 등 서울의 일부 주요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불공정하게 운영한 사례가 적발됐다. 교육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학 부정입학 의혹을 계기로 학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학종 선발비율이 높고 특수목적고 등 특정 유형 고교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는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학종을 부적절하게 운영한 정황이 포착된 6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6개 대학에서 총 14건의 불공정 사례가 적발됐으며 중징계 7명 등 108명이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서울대의 한 학과는 총 6명을 선발하는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면접평가에서 지원자 17명 전원에게 세부 평가항목 없이 “학업 능력이 떨어지고 학과가 지향하는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C등급을 부여해 탈락시켰다. 탈락자 중에는 서류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지원자도 있었다. 서울대의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전형 사정원칙’에는 C등급은 지원자의 30%에게 부여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의 기재 금지 사항을 어긴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성균관대에서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평가에서 부모 등 친인척의 직업을 기재한 지원자 82명 중 37명에 대해 ‘문제없음’ 처리했다. 이들 중 8명이 최종 합격했으며 4명이 대학에 등록했다. 교육부는 관련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는 한편 탈락자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성균관대에 통보했다. 같은 해 서강대는 학종 지원자 2명이 자기소개서에 학교 밖 경력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기재했는데도 불이익을 주지 않았으며, 건국대는 학종 지원자 12명의 교사추천서에 지원자의 이름과 출신고교가 기재돼 있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복붙’ 서류에 대한 검증과 후속 조치도 미흡했다. 성균관대는 2019학년도 학종에서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의심수준’ 또는 ‘위험수준’인 439명에 대해 교사의 소명 절차 없이 서류평가를 진행했다. 경희대에서는 2016~2017학년도 학종 최종합격자 12명의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위험수준’인데도 사후 검증을 하지 않았다. 교수를 자녀 등 친인척의 평가에서 배제하는 ‘회피’ 규정을 어긴 사례도 드러났다. 고려대는 201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자신의 친인척이 지원했다며 회피를 신청한 교수 9명에 대해 입학전형에 참여하도록 했다. 다만 친인척이 응시한 계열의 평가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서강대에서는 교수의 자녀가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지원했는데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으며 자녀는 시험 당일 결시했다. 두 대학의 관련자들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줄서기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 필요”

    “줄서기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 필요”

    ‘정치판 세대 교체’에 대한 희망을 품고 지난 4·15 총선에 나섰지만 기성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한 청년 낙선자들은 각자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정치를 위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각양각색이었지만 구태의 기득권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믿음만은 같았다. 경북 경주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정다은(34) 전 후보는 1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기성 정치인에게 기대지 않아도 청년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각 당이 당헌·당규 등에 지원 규정을 명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정 전 후보는 “기업에는 블라인드 채용도 있고 직원들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했는지가 인사 점수가 되는데, 정당에서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청년 프로젝트도 기여도 등을 계량화하는 방법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느 기성 정치인과 친하냐, 줄을 잘 섰느냐가 아니라 능력이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경기 광명을에 도전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용태(30) 전 후보는 “선거 후에 보전을 받는다 하더라도 일단 써야 할 1억원 넘는 선거비용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당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청년 정치인을 위한 대출 상품이 있으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는 또 “다른 직업들은 일정한 커리어 모델이 있지만 정치인은 정해진 모델이 없는 것이 당장 먹고살기 바쁜 청년들이 진입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라며 “각 정당의 연구소에서 젊은 정치인들을 육성하는 공간과 커리큘럼을 만들고 시스템으로 뒷받침한다면 실력 있는 청년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청년 낙선자들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더라도 ‘생활 정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했던 정혜연(29) 전 후보는 “당에서 선거비용 지원을 많이 해줬지만 11년간 정당 활동을 하며 누적된 빚이 많다. 당장 코앞에 닥친 빚이 1000만원”이라면서 낙선 후유증을 털어놨다. 선거 때 약사 일을 접고 출마했다 이후 당 부대표로 4개월간 일하다 복귀한 정 전 후보는 “저도 코로나 때문에 구직에 애를 먹었다”며 “그래도 다른 분들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만 후원금을 받을 수 있고, 일상적인 정치인은 후원 경로가 없다.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을 정의당 권중도(35) 전 후보는 35세 미만을 청년 후보로 분류하는 정의당에서 자신이 “딱 끝물”이라면서 청년 정치의 문제의식을 다른 세대로도 확산시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 전 후보는 “원내에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있어 전보다는 청년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청년정의당뿐 아니라 당 전반적으로 청년 정치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정에서 낙선한 뒤 대표직을 맡은 신지혜(33) 기본소득당 대표는 작은 정당의 청년 후보로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아쉬움으로 털어놨다. 신 대표는 “거대 양당 후보 외에는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고, 특히 이번엔 코로나 탓에 선거운동이 너무 어려웠다”며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청년에 주목하는 흐름이 있었지만, 지금은 방송에서도 청년 정치인의 출연 빈도가 낮아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신 대표는 원내 의석수 등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거대 양당에만 국고보조금이 쏠리는 상황”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정치기본소득을 매년 10만원씩 지급하고 국민들이 직접 후원하는 방식을 도입해서 평등한 정치 참여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딸 살해한 아빠, 22개월 만에 가석방된 이유

    [여기는 동남아] 딸 살해한 아빠, 22개월 만에 가석방된 이유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정신 질환을 앓던 친딸을 살해한 아빠가 구속 22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지극 정성으로 딸을 돌본 부모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준 딸의 이상 행위에 어쩔 수 없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지난 2018년 11월 33개월 형을 선고받고 구금 중이던 탄(66)씨에게 형량의 1/3을 감면, 12일 가석방했다. 판사는 “딸의 비정상적인 행위는 부모를 극단으로 내몰았으며, 탄 씨는 이타적이고 딸을 사랑하는 헌신적인 아빠였다”고 밝혔다. 또한 본인의 죄를 뉘우치고, 더 이상의 위험 행동 증후가 없는 점을 고려해 가석방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신문 스트레이츠타임스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딸은 2006년 대학을 졸업한 뒤 직업을 얻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생활해 왔다. 2012년 지하철에서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고, 당시 ‘광장공포증’과 ‘강박관념적 하이포콘드리아증'(극도의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 치료를 거부한 채 부모와 남자친구의 돌봄을 받으며 집에 머물렀다. 딸의 예민함은 나날이 심해져 부모에게 바닥 청소를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적으로 시켰다.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면서 아빠에게 엄마를 때리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부모는 딸이 원하면 고개 숙여 사죄하기도 했는데, 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선택이었다. 수시로 집에 들러 딸을 돌봐야 했던 아빠는 그랩(차량공유 서비스) 기사로 일했고, 딸이 부르면 만사를 제치고 집으로 달려왔다. 또한 딸은 새집을 마련한다면서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다. 남동생에게는 대학 학비로 부모에게 받은 5만 달러를 요구해서 받아냈다. 또한 부모의 사랑과 재정적 도움이 부족하다면서 부모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곤 했다. 모친의 연금 수령인을 본인 명의로 돌려놓기도 했다. 2018년에는 집 근처에서 냄새가 난다면서 주민 중 누가 ‘범인’인지 찾아낼 것을 강요, 집안에 초강력 환기구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해 10월에는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약물치료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집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고모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사건이 발생한 2018년 11월, 고모의 집에서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아빠에 대한 욕설을 그치지 않으며 “포크로 아빠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딸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직감한 아빠는 방에 들어가 강철봉을 집어 들어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딸은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아빠에게 달려들었고, 아빠는 강철봉으로 딸의 머리를 내리쳤다.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한 아빠는 곧바로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고 자수했다. 법원은 탄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 혐의로 33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보통 유사 범죄 행위에 대해 징역 10년, 벌금, 태형 등에 처한다. 판사는 또한 끊임없이 이상 증세를 보이는 딸을 돌보느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은 부모도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신 질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도 제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을 깨닫도록 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자소서에 부모 직업 쓰지 말라더니...” 서울대 등 학종 불공정 적발

    “자소서에 부모 직업 쓰지 말라더니...” 서울대 등 학종 불공정 적발

    교육부가 서울대, 고려대 등 6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기소개서의 부모 직업 기재, 자녀가 응시한 전형에 부모인 교수 참여 등을 적발했다. 자소서에 부모 직업 쓴 37명... 성대 ‘문제없음’ 평가했다 중징계 13일 교육부는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대학) 결과를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교육부는 대입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서울대 등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중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건국대 등 6곳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1년에 걸쳐 후속 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6개 대학 후속 조사 결과 7명을 중징계, 13명을 경징계하는 등 108명에 대해 신분상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기관 경고 1곳 등 행정상 조처도 5건 했다. 구체적으로 성균관대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검증위원회에서 자기소개서 또는 교사 추천서에 기재가 금지된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쓴 지원자 82명 중 45명은 ‘불합격’ 처리했지만 37명은 ‘문제없음’으로 평가했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성균관대는 2018∼2019학년도에 2명이 교차 평가해야 하는 학종 서류전형에서 평가자를 1명만 배정하고, 해당 사정관 혼자 수험생 총 1천107명에 대해 응시자별 점수를 두 번씩 부여해 평가한 사실이 적발돼 중징계받았다. 서울대 특정학과에서는 모집정원이 6명인 2019학년도 지역 균형 선발 면접 평가에서 지원자 17명 모두를 ‘학업능력 미달’ 등으로 C등급(과락)을 부여해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가 기관 경고를 받았다. 규정상으로는 A+ 10%, A 30%, B 30%, C 30%씩 부여하게 돼 있다. 교직원인 학부모가 자녀가 응시한 입시전형에 채점위원이나 시험감독으로 위촉된 사례도 있었다. 서강대에서는 지난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교수의 자녀가 지원했음에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다. 성균관대에서도 2016학년도 논술 우수 전형에 교직원 4명의 자녀가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해당 교직원을 시험감독으로 위촉했다. 그러나 자녀인 응시자가 전원 결시하거나 불합격한 탓에 모두 경고 조처만 받았다. 학종 합격률, 과학고·영재고가 26.1%...일반고 2.9배 교육부는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각 대학이 현행 입시제도에서 금지된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을 정황을 파악하고 추가 조사를 추진했지만 결국 이를 밝히지 못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3개 대학의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을 살펴본 결과 과학고·영재고가 26.1%로, 일반고(9.1%)의 2.9배나 됐다고 밝혔다. 지원자 내신 등급은 일반고가 자사고, 외고·국제고, 과학고 순으로 등급이 높았으나 합격자 비율은 역순으로 나타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종 내부 문서, 평가 시스템, 사정관 교육자료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고교별 점수 가중치 부여 등 특정 고교 유형을 우대했다고 판단할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학종 등 특정 전형에 쏠림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 확대하라고 권고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지역균형 지원자 전원 “이유 없이 과락” … 주요대 학종 불공정 사례 14건 적발

    서울대의 한 학과가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 면접평가에서 구체적인 평가 항목 없이 지원자 전원에게 ‘과락’에 해당하는 C등급을 부여해 탈락시킨 사실이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나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하거나 ‘복붙(복사+붙여넣기)’ 교사추천서를 제출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키는 등 서울의 일부 주요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불공정하게 운영한 사례가 적발됐다. 교육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대학 부정입학 의혹을 계기로 학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학종 선발비율이 높고 특수목적고 등 특정 유형 고교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는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학종을 부적절하게 운영한 정황이 포착된 6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6개 대학에서 총 14건의 불공정 사례가 적발됐으며 중징계 7명 등 108명이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서울대의 한 학과는 총 6명을 선발하는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면접평가에서 지원자 17명 전원에게 세부 평가항목 없이 “학업 능력이 떨어지고 학과가 지향하는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C등급을 부여해 탈락시켰다. 탈락자 중에는 서류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지원자도 있었다. 서울대의 ‘2019학년도 지역균형선발전형 사정원칙’에는 C등급은 지원자의 30%에게 부여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의 기재 금지 사항을 어긴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성균관대에서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평가에서 부모 등 친인척의 직업을 기재한 지원자 82명 중 37명에 대해 ‘문제없음’ 처리했다. 이들 중 8명이 최종 합격했으며 4명이 대학에 등록했다. 교육부는 관련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는 한편 탈락자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성균관대에 통보했다. 같은해 서강대는 학종 지원자 2명이 자기소개서에 학교 밖 경력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기재했는데도 불이익을 주지 않았으며, 건국대는 학종 지원자 12명의 교사추천서에 지원자의 이름과 출신고교가 기재돼 있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복붙(복사+붙여넣기)’ 서류에 대한 검증과 후속조치도 미흡했다. 성균관대는 2019학년도 학종에서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의심수준’ 또는 ‘위험수준’인 439명에 대해 교사의 소명절차 없이 서류평가를 진행했다. 경희대에서는 2016~2017학년도 학종 최종합격자 12명의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위험수준’인데도 사후 검증을 실시하지 않았다. 교수가 자신의 자녀가 지원한 전형의 평가에 참여한 사례도 드러났다. 고려대는 201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자신의 친인척이 지원했다며 회피를 신청한 교수 9명에 대해 입학전형에 참여하도록 했다. 서강대에서는 교수의 자녀가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지원했는데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다. 두 대학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구보건대 간호학과 공무원 합격자 대거 배출

    대구보건대 간호학과 공무원 합격자 대거 배출

    대구보건대 간호학과 졸업생 9명이 2020년 소방공무원, 간호직 8급, 보건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소방공무원에는 수석의 영애를 안은 김정섭(28)씨를 비롯해 김원기(28)씨, 정채학(26)씨가 간호 8급 공무원에 구민지(27)씨, 송찬미(25)씨, 우윤혁(25)씨, 이서형(23)씨, 장현희(23)씨가 보건직 9급 공무원에는 김민규(27)씨가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합격의 배경에는 보건의료전문가 배출 선도대학으로서 간호학과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우수한 교육시설의 역할이 컸다. 간호학과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간호직무 맞춤형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한 캡스톤 디자인 수업, 전문 실무형 Heart Safer 양성 프로그램 뿐 만 아니라 기본심장소생술, 전문심장소생술 등 글로벌 자격증 취득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대구임상시뮬레이션센터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실제와 유사한 임상 상황을 재현하여 수준 높은 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센터는 모의상황 실습실, 임상수기 실습?평가실, 집중치료 실습실 등 10개의 기능별 테마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180여개의 최첨단 기자재도 갖췄다. 또 미국심장협회와 대한심폐소생협회로부터 공인 심폐소생술 교육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간호직 8급에 합격한 이서형씨는“재학시절 수준 높은 시뮬레이션 가상 실습 훈련으로 실제 임상현장에서 능숙하고 자신감 있게 실습에 임할 수 있었고, 전문성을 갖춘 간호사로서 다양한 직업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공무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 간호대학 학장 김복남(57) 교수는“사회 각 분야에서 국민보건을 실천하는 전문 간호인으로서 공무원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길 바란다”며“국내외적으로 보건의료전문가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으로 책임을 다하는 창의적 전문 간호인 양성대학으로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디자인재단, DDP영디자이너잡페어 오픈

    서울디자인재단, DDP영디자이너잡페어 오픈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디자인 분야 취업준비생과 졸업 예정자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온라인 취업정보 플랫폼 ‘DDP영디자이너잡페어’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DDP영디자이너잡페어는 취업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 제작을 돕고, 선호도 높은 국내외 기업의 채용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온라인 취업설명회나 화상면접을 지원하고 100팀을 선정해 온라인 전시 기회 및 현업 디자이너와 인사담당자의 온라인 강연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플랫폼 오픈과 함께 올 연말까지 △영디자이너 포트폴리오(포트폴리오 제작지원) △영디자이너 원티드(국내‧외 채용정보) △온라인 전시 △디자인잡 콘퍼런스(온라인 교육 콘텐츠)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영디자이너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통해 취업준비생들의 신청을 받아 서울디자인재단이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준다. 작품과 관련한 포트폴리오는 물론 셀프 인터뷰 영상이나 좋아하는 음악이나 디자인과 같이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로 디자이너의 감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디자이너 멘토와 함께 포트폴리오의 개선점을 찾는 온라인 워크숍도 개최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제작을 원하는 청년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양식에 맞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영디자이너 원티드’ 서비스를 통해서는 국내외 50여 개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11월부터 각 기업별로 온라인 취업설명회, 화상면접 등 비대면 취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온라인 전시’를 통해 청년 디자이너 100인을 선정하여 온라인 전시 기회를 부여한다. 홈페이지에서 전국의 디자인 대학생과 취업을 희망하는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으며, 12월 말까지 접수 가능하다. ‘디자인잡 콘퍼런스’는 온라인 강연 프로그램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구인구직 패러다임을 주제로 현업 디자이너와 인사 담당자들이 직업과 직장에 대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나눈다. 특히 청년 디자이너들이 궁금해하는 디자이너 채용 방식이나 근무 환경 및 성공한 선배들의 취업 에피소드, 포트폴리오 제작 팀까지 공개되며 오는 22일부터 매주 관련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DDP영디자이너잡페어에서는 이밖에도 ‘트렌드 캐스팅’ 메뉴를 통해 국내외 디자인 구인구직 정보나 최신 해외 동향 등을 제공한다. 디자인잡 콘퍼런스는 네이버 TV와 유튜브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19 여파에 사라진 직업 산파, 볼리비아서 때아닌 호황

    코로나19 여파에 사라진 직업 산파, 볼리비아서 때아닌 호황

    우리나라에선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된 직업 산파가 지구 반대편 볼리비아에선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 특수'다. 이미 여섯 자녀를 둔 엄마로 이제 일곱째를 잉태 중인 볼리비아 여성 이르마 아란시비아는 산파를 불러 자택에서 아기를 출산할 예정이다. 출산 경험이 풍부한 아란시비아지만 자택 출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섯 자녀는 모두 공립병원에서 태어났다. 아란시비아는 "팬데믹이 시작된 후 병원에 가는 게 두려워졌다"며 "병원보다는 코로나19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서 출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임신부들이 병원을 꺼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임신부의 코로나19 양성률이 워낙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공립병원에 출산을 위해 입원하는 임신부의 코로나19 양성률은 80%에 이르고 있다. 병원 대신 자택에서 아기를 출산하면 불이익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아란시비아는 "집에서 아기를 낳으면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도 미흡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란시비아 같은 임신부들이 늘어나면서 볼리비아의 산파들은 팬데믹 특수를 누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보건부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받은 공인 산파는 약 200명.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까지 산파들은 1달 평균 2건 아기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1달 평균 15건으로 일이 700% 이상 폭증했다. 한 산파는 "하루건너 1명씩 아기를 받고 있어 몸은 고되지만 수입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파들은 24시간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산파 리나 스벤센은 "미리를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는 예비 엄마들도 많지만 갑자기 산통을 느껴 산파를 부르는 경우도 꽤나 많다"며 "부름을 받으면 항상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기준 볼리비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8574명, 사망자는 8308명에 이르고 있다. 확진자 수는 세계 32위로 브라질 등 다른 남미국가에 비해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의료시스템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공공의료시스템은 이미 사실상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수제화 인재 육성·판로·창업 지원… ‘구두 장인’의 꿈 영근다

    수제화 인재 육성·판로·창업 지원… ‘구두 장인’의 꿈 영근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가면 수제화 거리가 있다. 서울역 인근에 있는 염천교 수제화 거리가 남성화나 작업용 위주라면 성수동은 명동 살롱화에서 이어진 여성화 위주다. 현재 구두 매장, 공장, 부자재 등 300여개 업체가 수제화 거리를 이루고 있다. 성수동 수제화거리 인근 성수동2가 성수IT종합센터에는 서울시가 수제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며, 수제화 업체의 판로를 지원하는 등 원스톱 지원을 도맡은 ‘성수 수제화 허브´가 자리하고 있다.지난 5일 찾은 창작플랫폼은 성수IT종합센터 2층에 자리했다. 수제화 제작 공간과 ‘성수 수제화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공간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수업을 시작했다. 제작 과정 12명, 디자인 스쿨 20명, 취업 및 창업 교육 10명을 선발했다. 경력 30년이 넘는 패턴사 조태성(61)씨는 수제화 꿈나무에게 구두 제작 전반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수강생은 20대 청년부터 제2의 직업을 꿈꾸는 중년까지 다양하다. 구두 제작 기술자는 다른 직종에 비해 시간과 세월이 많이 필요한 직업으로 손꼽힌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수강생들은 웨딩슈즈 업체나 구두 공방을 차리거나 관련 업체에 취업한다. 조씨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젊은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하다”며 “전라도에서 올라오는데도 수업 때마다 한번도 빼먹지 않던 자매가 고향에서 공방을 차린다고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신진 창작자와 창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아카데미는 성수동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장인, 디자이너, 상품기획자(MD)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올 초 패션슈즈디자인과를 졸업한 최수빈(23·여)씨는 구두장인을 꿈꾼다. 최씨처럼 이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성수 수제화 아카데미´는 입소문이 나 있다. 최씨는 “구두 디자인을 가르치는 사설 아카데미는 많지만, 구두 제작을 가르치는 곳은 사실상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가 유일하다”며 “심화반 수업까지 모두 듣고 구두 제작 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으로 유학을 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로 아카데미를 열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늦게라도 수업이 시작돼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성수동 제화 생산 업계 종사자는 40대가 27%, 50대가 37%, 60대는 25%로 40~60대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기술을 전수받을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구두 기술자들도 걱정이 크다. 성수 수제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 디자인, 생산, 마케팅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울시는 매년 ‘성수 수제화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등을 프로그램에 추가해 4차 산업 시대에서 자생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면서 “기술자 과정은 패턴·갑피·저부(바닥)를, 디자인 과정은 디자인부터 브랜딩까지 총망라했다”고 설명했다. 신발 시장에서 온라인 구매 경로는 전체의 15%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구매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신발은 신어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성수수제화를 알리면서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희망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성수역과 뚝섬역 사이에 자리한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은 수제화 홍보와 판로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에는 수제화 전시장이, 2층에는 체험 공방이 있다. 체험 공방에서는 3D 풋스캐너로 발을 점검해볼 수도 있다. 새로 창업한 16팀이 공간에 들어와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쉽게도 지난 8월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판로도 지원한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유명 브랜드와 협업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의 이목을 끌 방침이다. 지난해 가방 브랜드 ‘아웃라인스’, 신진 디자이너 이주원과 협업해 탄생한 컬렉션은 성수동에 위치한 팝업스토어에 전시돼 한 달 만에 매출 1억 800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디자이너 한현민이 이끄는 남성복 브랜드 ‘MUNN’,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에서 최종 3인에 들었던 오유경 디자이너의 ‘스튜디오 오유경’, ‘그라더스’를 성수수제화 브랜드와 연계해 작업을 펼친다. 수제화 디자인 공모전도 스타 마케팅을 준비했다. 2015년부터 신진 디자이너를 뽑는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인플루언서,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개발·제작해 스타 메이커를 발굴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성수 수제화 사업 위탁을 맡은 디노마드의 서수연 책임연구원은 “유명 셀럽을 위한 스타 상품 제작 과정과 상품이 공개되면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성수수제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서울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된 것은 1936년이다. 조선총독부의 ‘대경성 도시계획’에 따라 경기도 시흥군 북면에서 갈라져 나온 영등포읍이 경성부의 출장소가 된 것이다. 영등포역은 남경성역으로 한동안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미 명실상부한 ‘조선 최대의 공업지대’로 떠오른 영등포였다. 서울사람들에게 한강 남쪽의 중심이 영등포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의 제20회 주제는 ‘영등포의 추억’이다. 해설자로 나선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등포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는 ‘진짜 강남’은 영등포라고 강조한다. 가수 문희옥의 ‘서울의 거리’가 나온 것이 1989년인데, 그때까지도 지금의 강남은 ‘영동’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초등학교는 상도동에 있고, 강남교회는 노량진에 있으며, 강남맨션도 영등포에 지어졌다고 한다. 당산역 앞 래미안아파트가 강남맨션 자리라고 설명한다. ●110일 만에 쌓아올린 윤중제 투어는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1번 출구 앞에서 시작됐다. 여의나루길을 따라 여의도샛강 쪽으로 걷다 보면 짙푸른 그늘을 드리우는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나무도 여의도 개발의 역사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탓이다. 여의도를 둘러싼 윤중제는 1967년 불과 110일 만에 쌓았다고 한다. 여의도 개발은 1966년 발표한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대경성 도시계획’이 인구 110만명의 도시를 상정했다면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의 목표 인구는 550만명이었다. 땅이 필요했고, 비행장으로 쓰다 방치돼 있던 여의도는 적지였다. 개발 과정에서 밤섬을 파괴한 것은 윤중제를 쌓기 위해 골재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개발지의 규모를 키울수록 강폭이 줄어드는 만큼 한강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불가피했을 것이다.윤중로를 건너 윤중제 아래로 내려서면 샛강생태공원이다. 샛강공원의 길이는 6㎞ 남짓이라고 한다. 1997년 조성 당시 사진을 보면 인공 공원의 모습이 뚜렷했는데 이제는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갈대가 무성한 자연습지의 모습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다. 샛강공원에 사는 생물들의 바이오리듬을 깨지 않으려 밤에도 불을 켜지 않는다고 한다. 놓아 기르는 비단잉어가 아닌 야생의 누런 토종잉어가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지도사의 어린 시절 샛강은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됐다고 한다. 하긴 필자도 그 시절 경복궁 경회루며 창경궁 춘당지로 스케이트를 타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자리에 있던 서울운동장 야구장도 겨울이면 바닥에 물을 가둬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경회루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어묵이며 떡볶이를 사 먹었으니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샛강공원에서 여의도와 신길동을 잇는 샛강문화다리로 올라선다. 문화다리는 샛강의 곡선을 거스르지 않도록 곡선으로 지어졌다. 문화다리를 하늘에서 보면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봐도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문화다리 전망대에 서니 여의도의 동쪽은 금융가의 고층 건물이 즐비하다. 반면 서쪽은 국회의사당과 KBS를 비롯해 나지막한 건물만 보이는 게 새삼스럽다. ●강점기 일본인 모여 살았던 영등포 문화다리를 건너면 지하철 1호선 신길역이다. 투어단은 영등포로 지하에 놓인 굴다리를 건넜다. 영등포 토박이가 아니면 잘 알기 어려운 샛길이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다세대주택이 많이 들어섰지만, 일제강점기 지은 일본식 주택도 눈에 띈다. 이 일대는 과거 수해 상습 피해지역이었던 영등포 일대에서 비교적 지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영등포가 공장지대가 되면서 일본인들이 이 주변에 모여 살았다고 한다.물론 일본인들이 몰려들기 전에도 일대 언덕은 사람이 사는 지역이었다. ‘방학곳지 부군당’의 존재도 이런 사실을 알려준다. 부군당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모셔 놓은 신당을 말한다.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마을굿당을 이렇게 불렀다. 방학곳지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서울지명사전에는 샛강 나루터에 돌출된 바위가 있어 바위곶이라고 했던 것이 방학곶이나 방학곳이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암곶(바위곶이)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주변 나루터는 방학호진이라고도 불렸다. 한강 본류의 마포앞을 서호, 압구정 앞을 동호라고 했듯 일대 여의도 샛강은 방학호라 부른 듯하다. 이번 투어에서 찾지는 못했지만 주변에는 ‘방학호진 터’를 알리는 표석도 2016년 세웠다고 한다. 서울 시내의 부군당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방학곳지부군당은 그래도 굿당 하나는 남아 있다. 하지만 마당도 없이 굿당만 달랑 철재 울타리에 갇혀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부군당은 방학나루를 건너는 사람들의 뱃길 안전을 비는 역할도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상습 수해 지역에서 물난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기원이 더 절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동네에는 윤정승이 한강물이 넘치는 바람에 물살에 휩쓸렸을 때 잉어가 나타나 등에 태우고 강기슭에 내려주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이후 후손들이 한 해 3차례씩 부군당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부군당 옆에는 이런 설화를 담은 벽화도 그려져 있다. 영등포문화원은 이 설화를 ‘잉어가 사람 구했네’라는 마당놀이로 만들어 공연하기도 했다. ●추억으로만 남은 한국 맥주의 역사 부군당 골목을 나서 신길로를 건너면 영등포공원이다. 오비맥주가 있던 자리로 공장이 1997년 경기 이천으로 옮겨가자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에는 1933년 만들었다는 대형 담금솥이 있다. 맥아와 홉을 끓이는 데 썼던 대형 솥이다. 조금 더 서쪽으로 걸어가 영등포역을 지날 무렵 왼쪽에 나타나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는 오늘날의 하이트맥주인 크라운맥주 공장이었다. 과거 기차를 타고 주변을 지날 때면 크라운맥주 공장의 왕관 모양 상징물이 눈길을 잡아끌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맥주의 추억’은 남아 있지 않다. 일본 삿포로에는 ‘삿포로 팩토리’가 있다. 1876년 지어진 삿포로 맥주공장이 이전하자 1993년 건물 일부와 굴뚝을 살려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굴뚝은 삿포로를 상징하는 명물이 됐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맥주 공장을 보존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없지 않다. 오비맥주의 전신은 소화기린맥주, 크라운맥주의 전신은 대일본맥주로 오늘날 아사히맥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삿포로의 경우와 다른 것은 영등포의 맥주 역사가 한국 맥주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일본 맥주의 식민지 진출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등포 맥주 역사의 흔적이 솥단지 하나만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오비맥주 공장이 있던 영등포공원에서 크라운맥주 공장이 있던 방향으로 걸으면서 상상 속에서 맥주냄새가 진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른바 ‘맥주 문화 거리’로 이보다 좋은 입지조건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장소가 또 있을까. 영등포공원도 좋고 골목길도 좋다. 작은 ‘맥주 역사박물관’을 하나 세우면 어떨까. 그리고 오비 공장에서 크라운 공장으로 이어지는 맥주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영등포역에 내려 타임스퀘어가 보이는 광장의 반대편으로 나서면 바로 나타나는 골목이다. 지하철이 닿는 수도권 주민 전체가 고객이 될 것이다.●441개 쪽방에 500명 주민 거주 답사단은 크라운맥주 공장 터 앞에 놓인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 영등포역 북쪽으로 간다. 계단을 내려서면 ‘쪽방도우미봉사회’의 무료 급식 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영등포 쪽방촌이다, 441개 쪽방에 500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수 있는 크기의 방이 대부분이다. 1960년대 형성됐던 집창촌이 퇴락하면서 저소득계층의 월세방촌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부분 공동화장실과 공동샤워장을 쓰며 절반이 넘는 주민이 휴대용 가스버너로 취사를 해결한다. 그러니 영등포 쪽방촌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음에도 원형 보존보다는 큰 폭의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쪽방촌에서 경인로로 나서면 영등포역 방향에서 비스듬하게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볼 수 있다. 영신로다. 이 길을 따라 영등포역 고가도로가 놓여 있다. 영등포에는 과거 기와공장과 벽돌공장만 있었지만, 1911년 지대가 높아 물난리 피해가 적었던 당산동에 조선피혁 공장이 들어섰다. 이에 따라 영등포역에서 조선피혁을 잇는 철도 인입선이 건설됐는데 영신로는 이 철도부지를 따라 난 길이다. 그 철길 초입의 서쪽은 대선제분 터다. 1940년 세워진 일청제분 밀가루공장이 전신이다. 대선제분은 영등포공장 설비를 2013년 아산공장으로 옮겼는데 1만 8963㎡ 넓이의 공장터와 곡물저장고를 비롯한 건물 일부는 조만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영신로의 동쪽이 타임스퀘어다. 초입에는 집창촌이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메리어트호텔, CGV아트홀이 몰려 있는 첨단 복합 유통단지가 자리잡고 있으니 그 불균형이 놀라울 뿐이다. 경방이 운영하는 타임스퀘어는 이 기업의 전신인 경성방직이 있던 자리다. 경성방직은 일제강점기 면방직업계에서 한국인이 세운 유일한 대기업으로 1923년 영등포 사옥과 공장을 완공했다.투어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타임스퀘어의 경성방직 사무동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무동 건물은 지금 젊은이 사이 이른바 ‘빵지순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빵집 ‘오월의 종’이 쓰고 있어 하루 종일 손님으로 북적인다. 근대문화재 활용의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필자를 비롯한 일행 몇몇은 투어가 끝나고 영등포소방서 옆 중국집 송죽장에서 짬뽕이며 짜장면을 먹었다. 송죽장은 오래된 가게지만 젊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명소가 됐다. 이렇게 영등포의 문화적 저력은 간단치가 않다. 글 서동철 문화재 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1회 몽마르뜨 공원 가든길 ●출발 일시 10월 17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늦둥이 낳으면 오래 살 가능성…텔로미어 길이 더 길다”

    “늦둥이 낳으면 오래 살 가능성…텔로미어 길이 더 길다”

    30~40대까지 아이를 낳으면 10~20대까지 아이를 낳는 것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가한 성인 여성 1232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혈액 검사에서 30~40대까지 늦둥이를 낳은 여성은 10~20대까지만 아이를 낳은 여성보다 갱년기 이후 시점에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길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종의 마개로, 이 부분이 마모돼 짧아지면 수명이 줄어드는 것과 관계가 깊고 감염병이나 암 또는 심장질환 등에도 취약해진다는 점도 밝혀지고 있어 신체 나이의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전에 이번보다 작은 규모로 시행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지만, 당시에는 관찰 연구였기에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30~40대까지 아이를 낳은 여성은 더 부유할 가능성이 커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여성은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녀 계획을 미루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덜한 여성은 더 이른 나이에 임신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30~40대까지 임신하는 여성은 양질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더 나은 식생활을 유지하며 신체적인 부담이 없는 직업을 갖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텔로미어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교란 요인(confounding factor)들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번 연구에서는 인종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역학자 체이스 라투어 연구원은 “30~40대까지 아이를 낳은 여성은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는 건강 지표인 텔로미어가 더 길 가능성이 있었다”면서도 “늦은 출산이 더 긴 텔로미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북미 폐경학회(NAMS·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학술지 ‘폐경’(Menopause)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발달장애인 신체 사진 유포 협박해 돈 갈취 ‘악질범’ 기승

    발달장애인 신체 사진 유포 협박해 돈 갈취 ‘악질범’ 기승

    지난 3월 중증 지적장애인 안모씨는 연애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 A씨를 알게 됐다. 그리고 둘은 카카오톡으로 옮겨 대화를 이어 갔다. 그러자 A씨는 안씨에게 성관계 얘기를 꺼내며 먼저 벗은 몸 사진을 안씨에게 보냈다. 그리고 안씨에게 신체 사진을 촬영해 자신에게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안씨는 이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자신의 벗은 몸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A씨에게 보냈다. 그러자 A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안씨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3만원을 요구하더니 그다음엔 10만원을 보내라고 했다. 안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는 안씨가 전송한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겁을 먹은 안씨는 A씨에게 자신의 통장 계좌번호와 카드번호 및 각각의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일체의 개인정보를 알렸다. 안씨는 또 은행 2곳에서 총 1400만원을 대출해 전달했다. 이후 A씨는 안씨에게 자신과의 카톡 대화 내용을 삭제하도록 강요했다. 범행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안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친구에게 알린 뒤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경찰에 형사입건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씨는 “대출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작년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 680건 지적·자폐성 장애인인 발달장애인을 노리는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장애인 학대 사례 가운데 10건 중 7건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의사 결정 등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피해를 당하고 있더라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범행 대상으로 쉽게 노출되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61만 8918명이며 이 중 발달장애인은 24만 1614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의 9.2%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2018년 처음 발간한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1835건) 중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889건이다. 이 중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가 70.4%(626건)를 차지할 만큼 가장 많았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에 대한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장애인 학대로 정의하고 이를 범죄로 규정한다. 장애인 학대 사건은 지난해 더욱 늘었다. 지난해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접수한 학대 의심 사례(1923건) 중 945건이 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물론 이 가운데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는 72.0%(680건)였다. 발달장애인 학대 사례만 놓고 봐도 지난해 발생 건수(680건)는 2018년 발생 건수(626건)와 비교해 8.6% 늘었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여러 학대가 동시에 일어나는 중복 학대(244건·25.8%) 다음으로 경제적 착취(231건·24.4%)가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선에서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앞선 안씨의 피해 사례처럼 가해자가 피해 장애인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하여 명의 도용 등의 방법으로 돈을 갈취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채팅 앱 통해 접근해 신체 사진 요구 중증 지적장애인 김모씨는 지난해 5월 같은 복지관을 다니며 알게 된 송모씨로부터 B씨와의 채팅을 권유받았다. 앞선 사례의 안씨처럼 김씨도 친밀감을 형성한 B씨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신체 사진을 B씨에게 전송했다. 이후 B씨는 김씨의 신체 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김씨에게 겁을 주면서 80만원을 송금하라고 했다. 혼란에 빠진 김씨는 송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송씨는 김씨에게 광주시로 가서 돈을 벌자고 말했다. 그런데 김씨는 광주에 가서 또 다른 범죄 피해를 당했다. 송씨는 김씨에게 두 명의 협박범을 소개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장기를 팔 것이다’라는 식으로 김씨를 협박했다. 협박범들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여관에만 머무르게 해 김씨를 사실상 감금했다. 또 김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김씨 명의로 고가의 휴대전화 4대를 개통했다. 김씨는 나중에 경찰에 의해 발견돼 가까스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피해는 끝나지 않았다. 김씨의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의 미납부 할부금 약 800만원을 김씨가 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직업이 없고, 가해자들은 자취를 감췄다. 김씨를 대리해 통신사 2곳을 상대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청구한 유창진 변호사(법무법인 명천)는 “각 계약서는 김씨의 관여 없이 협박에 의해 무단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는 혼자 계약서를 쓴 적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서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각 계약의 유효함을 근거로 김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고 있고, 일부 채무에 대해 추심업체에 넘겨 채무 독촉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이나 판단 또는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어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가족이나 또래 친구, 교사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경험으로 인해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면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친밀한 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고, 문제 제기를 했다가 주변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피해 사실을 침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8년 12월 발간한 ‘장애인 범죄피해 실태와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장애인 피해 범죄 1302건 중 재산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14.4%(187건)였다. 성폭력범죄(615건·47.2%), 폭력범죄(301건·23.1%)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특히 재산범죄 중 사기(145건·77.5%) 유형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재산범죄는 상습적이었다. 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 폭력범죄 등은 피해 경험이 1회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노동력 착취와 재산범죄는 ‘5회 이상’인 경우가 최다일 정도로 상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들도 대부분 명의 도용 피해를 경험했다”면서 “지적장애인들을 유인해 염전주에게 알선한 직업소개소가 피해자들에게 신분증을 맡기라고 한 다음 피해자들 명의로 통장을 여러 개 개설해 나중에 피해자들이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채무불이행자가 되면 일자리를 구해도 임금이 모두 압류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 전담경찰관 제도 유명무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를 막으려면 금융기관 종사자를 장애인 학대 신고의무 대상자에 추가해야 한다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국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장애인 통장에 있는 돈 전액이 인출되거나 타인 계좌로 이체되는 등 장애인 계좌 내역에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기는 경우를 학대 징후로 보고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장애인 사용 계좌에서 이런 의심스러운 거래 행위가 발견됐을 때 금융기관 종사자가 수사기관 또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사정책원구원 연구진은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제도가 운영 중이기는 하나 실제 전담경찰관에게 장애인 사건이 배정되는 예는 많지 않고, 전담경찰관이 잦은 보직 변경으로 전문성을 쌓을 시간도 없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을 조사한 경험이 부족한 수사관이 배정되는 경우 장애인과 수사관 모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훈련을 받은 수사관이 장애인 조사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수사기관 내에도 장애인 전담부서를 신설해 효과적인 조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유튜버로 변신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을 위해 ‘유튜버’로 변신했다. 11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유 구청장은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 구청 1층 동대문책마당도서관에서 진행된 영상콘텐츠 촬영에서 다육이 화분, 주물럭 비누 만들기 등 동대문진로직업 체험지원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진로체험 활동을 몸소 선보였다. 이번 영상은 13일부터 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인 ‘DBS 동대문구청 인터넷방송’과 ‘와락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동대문진로직업 체험지원센터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활동이 제한된 지역 청소년과 주민들이 집에서 진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소품디자인, 건축가 등 20여종의 직업 체험 꾸러미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제작해 와락튜브 채널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에 유 구청장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증가하면서 유 구청장은 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한방진흥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제공하는 한방 요리 영상에 출연해 직접 가지샐러드찜, 도라지정과 등을 만들었다. 지난달에도 ‘내가 만드는 한방 상품’의 체험 키트를 이용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족욕 솔트, 계피 해충퇴치제, 핸드 워시 등을 손수 만들며 소개했다. 유 구청장은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알리고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유튜버로 변신했다”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5단계 없이 1단계로 완화” 대형학원·뷔페 등 영업 허용(종합)

    “1.5단계 없이 1단계로 완화” 대형학원·뷔페 등 영업 허용(종합)

    정 총리 “확산세 억제되고 있다고 판단국민 피로감·경제 부정적 영향 적극 고려”수도권 다중이용시설 16종 방역수칙 의무화 정부가 전국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위험도가 여전히 높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핵심 방역수칙을 계속 의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를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핵심 조처들을 시행해 왔다. 정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2주간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60명 미만으로 줄었고 감염 재생산 지수도 ‘1 이하’로 떨어져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민생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적극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조정하되 방문판매 등 위험요인 관련 방역 관리는 강화된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시설의 운영 중단은 최소화하되 대상별 위험도에 따라 정밀 방역을 강화한다. 진정세가 다소 더딘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수칙 중 필요한 조치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핵심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하는 동시에 음식점과 카페 등 밀집 우려가 큰 곳은 매장 내 거리두기를 계속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이달 중순부터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이를 즐기려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단체탐방보다 가족 단위의 소규모 탐방을 권하고, 마스크도 반드시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12일부터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이나 모임 ‘금지’ 조치가 ‘자제’로 완화되고, 그동안 영업이 금지됐던 고위험시설의 영업도 재개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일부 고위험시설의 경우 인원 제한 등의 조치를 따라야 하며, 또 집단감염이 지속 중인 수도권의 음식점·공연장 등 16종 시설도 방역 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중대본은 먼저 전국적으로 고위험시설 중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의 영업은 계속 금지하고, 고위험시설 가운데 클럽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5종에 대해서는 시설 허가·신고면적 4㎡(1.21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수칙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또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는 전시회, 박람회, 축제, 대규모 콘서트, 학술행사도 행사 개최 시설 면적의 4㎡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도록 했다.이외에 나머지 시설 등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해 방역수칙을 적용한다. 일단 수도권의 경우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0종의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처가 해제된다. 다만 이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들은 모두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 1단계 하에서는 규모와 관계없이 모임·행사 등을 열 수 있지만, 수도권은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 자제가 권고된다. 이와 함께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150㎡ 이상), 워터파크, 놀이공원, 공연장, 영화관, PC방, 학원(300인 미만), 직업훈련기관, 스터디카페, 오락실,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실내체육시설, 멀티방·DVD방, 장례식장 등 16종 시설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관리, 이용자 간 거리두기 등의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 준수하도록 했다. 수도권 교회에서도 예배실 좌석 수의 30% 이내로 대면 예배를 허용하지만, 식사·소모임·행사는 금지된다. 비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대규모 행사·모임을 열 수 있게 되고 감염 고위험시설도 방역 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하면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방문판매 직접판매 홍보관에 대해서는 집합금지가 유지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소방공무원 66% 건강 이상...정밀진단 제대로 못 받아

    소방공무원 66% 건강 이상...정밀진단 제대로 못 받아

    소방공무원 10명 가운데 6~7명이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문제로 정밀건강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검진자 4만 9575명 가운데 66.1%인 3만 2756명이 건강 이상자로 판정됐다. 건강 이상자는 각종 질환을 앓고 있거나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말한다. 특히 관찰이 필요한 사람이나 검사 결과 질병이나 증세가 있는 유소견자 가운데 7085명은 직업병 관련자로 드러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공무원 가운데 건강 이상자는 2015년 2만 4035명, 2016년 2만 7803명, 2017년 2만 6901명, 2018년 3만 577명, 2019년 3만 2756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기간 소방공무원이 가장 많이 앓은 질환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순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소음으로 인한 직업성 질환, 간장 질환, 난청 등 귀질환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면서 “고지혈증과 고혈압, 당뇨를 소방직 관련 3대 질환으로 보고 정밀진단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이 소방청과 18개 지역 소방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18년에 건강 이상자에 대해 정밀건강진단을 실시한 곳은 부산소방본부 한곳에 불과했다. 2018년 감사원 감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된 이후 다른 지역에도 정밀건강진단이 실시됐지만 전북도와 세종시는 소방공무원에 대한 정밀건강진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단 한명도 정밀건강진단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과 부산은 정밀건강진단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기본법에 소방공무원의 특수건강진단은 의무조항으로 돼 있지만, 정밀건강진단은 임의조항으로 돼있어 지자체가 관련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걸맞게 국고지원을 확대하고, 소방공무원복지법상 정밀건강진단을 의무조항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한국 의사 월소득, 일반 임금근로자보다 4.5배 많아

    한국 의사 월소득, 일반 임금근로자보다 4.5배 많아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파업에 나서 눈총을 받았던 의사들의 월평균 수입이 일반 임금근로자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분석해 2018년 기준 의료기관 근무 의사의 월평균 세전 수입이 1342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해 통계청의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자료에 나타난 임금근로자 월평균 소득 297만원보다 4.5배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2018년 기준 OECD 국가의 고용된 전문의 소득은 평균 임금보다 1.5~3.6배 높은 수준이었다. 정 의원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근무 의사의 소득 수준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절대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의사는 직업의 특성상 윤리적 책임이 강조되기도 하지만 사회의 고소득층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원의들의 소득 증가 속도도 전체 근로자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빠르다. 건강보험공단이 장철민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원의의 월평균 소득은 올해 6월 기준 2000만원을 넘어섰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 1070만원, 2012년 1220만원, 2014년 1440만원, 2016년 1630만원, 2018년 1840만원이었다. 매년 100만원씩 소득이 올라 10년간 9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장 의원은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데도 의대 정원 제한으로 공급이 제한돼 의사 임금이 폭증한다”며 “의사의 전문성, 교육비용 등을 고려해 평균 임금이 높게 형성될 수 있지만 임금 증가율이 빠르다는 건 공급 제약에 따른 시장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직업·동선 속인 ‘인천 학원강사’ 1심서 징역형

    직업·동선 속인 ‘인천 학원강사’ 1심서 징역형

    지난 5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역학조사 과정에서 직업과 동선을 속여 ‘7차 감염’까지 초래한 인천 학원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김용환 판사는 8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학원강사 A(24)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역학조사 때 직업·동선 속여…‘7차 감염’ 초래 A씨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초기 역학조사 때 직업을 속이고 일부 동선을 고의로 밝히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5월 2~3일 서울 이태원과 포차(술집) 등을 방문한 뒤 감염돼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역학조사에서 그는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고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보습학원에서 강의한 사실을 방역당국에 말하지 않았다. 그가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사이에 학원에서 감염된 학생과 관련해 방역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고, 연쇄적으로 뷔페식당, 노래방 등 또 다른 집단감염을 낳았다. A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인천에서만 초·중·고교생 등 40명이 넘었고, 전국적으로는 80명 넘게 감염됐다. A씨에게서 시작된 전파로 ‘7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다. 법원 “사회적으로 큰 손실 발생”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아직 20대인 비교적 어린 나이”라며 “일반인들과는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외부에 공개되는 게 두려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동선에 관해 20차례 이상 거짓 진술을 하거나 누락했다”며 “거짓 진술이 적발된 시점까지 피고인의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지역사회 구성원이 느낀 공포심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역학조사 당일에도 헬스장 방문”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관련법 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은 역학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헬스장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커피숍을 갔다”며 “피고인의 안일함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에 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 “자해까지…깊이 반성하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로 피고인이 우울증을 겪으며 자해를 했고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제 말 한마디로 이렇게 큰 일이 생길지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정신병원에 있을 때 부모님께서 ‘잘못한 건 납작 엎드려 빌고 엄마 아빠랑 다시 살아가자’는 말씀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은 회피일 뿐 무책임한 행동임을 깨달았다. 평생 사죄하고 또 사죄하면서 살겠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했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화물복지재단, 2020년 장학사업으로 장학금 지원

    화물복지재단, 2020년 장학사업으로 장학금 지원

    화물업계 유일의 복지 전문기관인 공익법인 화물복지재단(이사장 김옥상, 이하 재단)이 화물운전자 자녀 2,465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화물복지재단은 화물운전자 자녀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재단 장학사업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총 2,465명(중학생 250명/고등학생 600명/대학생 1,615명)이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21억 6천만 원 규모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이번 장학생에는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에서 후원하는 희망바퀴 장학생 115명이 함께 선정됐다.재단은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기존 장학증서 수여식 행사를 개최하는 대신, 이번에 선정된 장학생 가정을 찾아가 장학금을 직접 전달했다. 장학생으로 선정된 한 학생은 “저를 가르치시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시며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신 부모님 덕분에 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부모님과 사업용 화물자동차를 운전하시는 전국의 모든 화물운전자분들의 노력과 애정이 담긴 이 장학금을 통해 앞으로 학업에 더욱 충실히 하여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재단은 2010년 설립이래 학업·의료·생계·금융지원 등 사업용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복지증진과 일거리·교통안전 지원 등 화물운송사업의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해 왔다. 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재단은 장학 등 여러 복지사업을 통해 8만여 화물가족에 약 520억 원을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지원사업 수행을 통해 화물운전자들이 직업적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화물복지재단이 화물가족 모두에게 든든한 마음의 버팀목 역할을 다함은 물론 화물운송사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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