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직설 발언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운수종사자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응원 행사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숙박 과잉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 오인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1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허접한 수사…허위 조작 전파” 검찰에 비판 쏟아낸 靑

    “허접한 수사…허위 조작 전파” 검찰에 비판 쏟아낸 靑

    “최 비서관, 피의자 아닌 참고인 신분”“서면 답변 입장 전했지만 출석 협박”“靑회의 내용도 누군가 흘려야 보도”청와대가 22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해 “허접한 수사결과”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쓰며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최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결재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조선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최 비서관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며 반박성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은 윤 수석이 최 비서관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비서관은 우선 “조 전 장관의 아들은 실제로 (최 비서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며 “검찰이 아무 근거 없이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조사과정에 대해서도 “서면진술서를 제출했고, 검찰 인사 업무에 관여하는 민감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면으로 답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음에도 검찰은 출석을 계속 요구했다”며 “출석하지 않을 경우 실명을 공개할 수 있다는 사실상의 협박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최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그래서 서면진술 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최 비서관의 입장”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최 비서관은 검찰의 수사방식에 대해 “전형적 조작수사이고, 비열한 언론 플레이”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결과가 너무도 허접해 비판 여론이 우려되자 허위 조작된 내용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청와대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윤 수석은 “마치 청와대 비서관을 봐주는 것처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앙지검장이 기소를 막고 있다고 보도가 되는데, 확정된 사실도 아닌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 기정사실화되는 프로세스가 문제”라며 “최 비서관은 이런 언론 흘리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 회의 내용도 일부러 흘려야 내용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검찰의 ‘흘리기’ 행태를 겨냥했다. 이와 더불어 ‘청주 터미널 부지 매각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의 지인이 특혜를 받았다’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을 놓고는 “(예를 들어) 조선일보 사주의 아는 사람이 어떤 일을 했다고 사주에게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하면 되겠나”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어 “많은 주장이 다 기사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 기사화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변호사 시절에 벌어진 일에 대한 의혹을 청와대 공식 창구인 국민소통수석이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 비서관은 민정 관련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수석실이 창구”라며 “소통수석이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추적추, 조적조?

    추적추, 조적조?

    청와대와 법무부가 지난 8일 현 정권의 심장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모조리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전임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좌천시키자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 냈다. 추 장관은 2013년 11월 대정부 질문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을 내쳤다”며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몰아세웠다. 조 전 장관은 같은 해 10월 18일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라는 트윗을 남겼다. 조 전 장관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도 “윤석열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 안희정과 묵묵한 후원자 강금원을 구속했지만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똑같이 하니 바로 도끼질을 당했다”며 재차 보복성 인사를 규탄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 주세요.(중략) 사표 내면 안 됩니다”라며 윤 총장을 응원하는 트윗을 올렸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사를 좌천시켜선 안 된다는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의 과거 발언은 역설적으로 현 정부의 ‘1·8 검찰 인사’를 꼬집는 데 쓰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미애의 적은 추미애’라는 뜻의 ‘추적추’, ‘조국의 적은 조국’이란 뜻의 ‘조적조’라는 비아냥이 흘러나온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추적추? 조적조?

    청와대와 법무부가 지난 8일 현 정권의 심장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모조리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전임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좌천시키자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 냈다. 추 장관은 2013년 11월 대정부 질문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을 내쳤다”며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몰아세웠다. 조 전 장관은 같은 해 10월 18일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라는 트윗을 남겼다. 조 전 장관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도 “윤석열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 안희정과 묵묵한 후원자 강금원을 구속했지만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똑같이 하니 바로 도끼질을 당했다”며 재차 보복성 인사를 규탄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 주세요.(중략) 사표 내면 안 됩니다”라며 윤 총장을 응원하는 트윗을 올렸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사를 좌천시켜선 안 된다는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의 과거 발언은 역설적으로 현 정부의 ‘1·8 검찰 인사’를 꼬집는 데 쓰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미애의 적은 추미애’라는 뜻의 ‘추적추’, ‘조국의 적은 조국’이란 뜻의 ‘조적조’라는 비아냥이 흘러나온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타임 ‘올해의 인물‘에 툰베리 역대 최연소 선정 “새로운 영향력”

    타임 ‘올해의 인물‘에 툰베리 역대 최연소 선정 “새로운 영향력”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미국 시사주간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1927년부터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온 이래 가장 나이가 어리다. 타임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인류가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와 맺는 포식적 관계에 경종을 울리고 파편화된 세계에 배경과 국경을 뛰어넘는 목소리를 전하며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시절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기 위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에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에는 힘있는 개인이 세계를 빚어간다는 ‘훌륭한 인물’ 개념에 기반해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왔으나 불평등과 사회적 격변, 정치적 마비 속에 전통적 유명인들이 대중을 실망시키는 시점에 툰베리 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종류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은 지난달 중순 진행된 툰베리의 인터뷰를 포함해 툰베리의 활동에 대한 기획기사도 함께 내보냈다. 툰베리는 인터뷰를 통해 “손주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너희들을 위해 그리고 다가올 세대들을 위해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마치 내일은 없는 것처럼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내일은 있기 때문”이라며 “이게 내가 말하는 전부”라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특유의 직설적 발언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세계를 누벼왔다. 그가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해 8월부터다.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톡홀름의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툰베리가 뿌린 씨앗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일년 남짓 지난 9월 20일 세계 각국에서 열린 기후변화 시위에 400만명이 집결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툰베리는 특히 같은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앞에 앉혀놓고 격앙된 목소리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해 눈길을 집중시켰다. ‘레이저’를 쏘는 듯한 눈빛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이론적 주장들을 일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쳐다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 25에 참석하고 있는 툰베리는 세계 열강들이 늘 “허점 투성이의 타협에 안주하고 우리의 야망을 높이는 것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진정한 위협은 정치인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똑똑한 회계사와 창의적인 PR을 하는 것 외에는 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이때 진정한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3주 있으면 우리는 새로운 10년에 들어가는데 이 10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당장 우리는 어떤 희망의 신호라도 나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해 박수 세례를 받았다. 타임은 매년 이맘때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데 지난해에는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등 진실을 밝히려 고투하는 언론인들이 선정됐다. 한편 독자 2700만명이 참여한 투표에서는 ‘홍콩 시위대’가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2위는 환경운동가들, 3위가 미국 배우 키아누 리브스, 4위가 방탄소년단(BTS), 5위가 툰베리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왕이, 文 면전서도 美 때려… 文 “시진핑 내년 조기 방한 기대”

    왕이, 文 면전서도 美 때려… 文 “시진핑 내년 조기 방한 기대”

    전날 강경화와 회담 이어 서울서 美 비판 文 “한반도 평화 중대기로… 中이 지원을” 시 주석 상반기 국빈 방한은 사실상 확정문재인 대통령은 5일 “핵 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력 사용’ 발언, 이에 대한 북한의 ‘무력 응대’ 맞불 언급 등 북미 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론을 당부한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상호안전보장·공동번영 등 한반도 비핵화·평화 3대 원칙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대한 중국 측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관광분야 교류·협력이 활성화될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양국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 국무위원은 전날에 이어 대통령 앞에서도 직설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왕 국무위원은 “현재 국제 정서는 일방주의, 그리고 강권 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한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서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같이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국과 무역분쟁, 사드 배치 등으로 갈등을 빚어 온 미국을 겨냥한 셈이다. 전날에도 왕 국무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냉전 사고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패권주의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양국은 외교장관 회담에서 교감이 이뤄진 시진핑 국가주석의 내년 상반기 국빈 방한을 사실상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이 내년 조기에 이뤄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국무위원은 시 주석의 안부인사를 전하며 “중국 측은 이달 말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박원순 “tbs도 언론, 편집권 보호해야”

    박원순 “tbs도 언론, 편집권 보호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받은 시 산하기관, tbs에 대해 편집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5일 BBS 불교방송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언론관과 tbs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달 25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언론에만 해당한다. 검찰 개혁 다음은 언론 개혁이다”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이날 진행자가 ‘tbs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언론이라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모든 언론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미국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1743∼1826)의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는 말을 인용했다. 박 시장은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 있는 언론에만 해당한다’는 취지의 본인 발언으로 일어난 논란에 대해 “언론이 보호받는 만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어 “tbs는 서울시 산하기관이기는 하지만 언론기관이므로 편집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시장은 또 “(tbs가) 최근 6년간 공정한 방송으로 꼽혀 왔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 본인의 재임 기간에 tbs의 보도가 공정했다고 주장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언론(에 의한 권리 침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굉장히 흔한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권리의 침해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미국의 예를 들어 징벌적 배상과 같이 사회적 신뢰를 깨는 사람을 엄중하게 ‘징계’하는 역할을 하는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진행자가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에 대해 나온) 2.3%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렇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런 대선이니 이런 표현보다는…”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 “정치의 시계가 아니라 민생의 시계가 작동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서고 있으며 갈등과 분쟁이 첨예한 시기라며 “시민들 삶을 생각하면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참여연대 김경율 ‘조국 비판’ 후폭풍…후원 취소 요구 잇달아

    참여연대 김경율 ‘조국 비판’ 후폭풍…후원 취소 요구 잇달아

    ‘삼성바이오’ 비판 앞장선 회계사 글 논란참여연대 “단체 공식입장 아냐” 선 그어30일 상임집행위 소집…징계 가능성 시사회원들 “실망했다”…후원 취소·탈퇴 문의진보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한 간부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을 직설적으로 비난하면서 참여연대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참여연대는 개인의 발언일 뿐 단체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회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후원 취소와 회원 탈퇴를 요청했다.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인 김경율 회계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법무장관)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드셨다”며 조 장관을 깎아내렸다. 그는 “윤석열(검찰총장)은 서울지검장으로 MB 구속·사법농단 사건·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건 등을 처리 내지, 처리하고 있다”며 “전자(조 장관)가 불편하냐, 후자(윤 총장)가 불편하냐”고 반문했다. 김 회계사는 “장삼이사(평범한 사람들)들 말고 시민사회에서 입네하는 교수, 변호사 및 기타 전문가 XX들아. 권력 예비군·어공(정당·선거캠프에서 일하다 공무원이 된 사람) 예비군XX들아 더럽다”며 “이 위선자놈들아 구역질난다. 주둥이만 열면 **개혁, @@개혁. 야이 개XX들아, 니들 이른바 촛불혁명 정부에서 권력 주변 X나게 맴돈 거 말고 뭐한 거 있어”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조 장관이 활동했던 단체다. 조 장관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과 소장,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김 회계사의 글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이 됐다. 참여연대는 같은날 오후 공지를 통해 김 회계사의 의견은 단체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중대사안으로 판단하는 경우 상임집행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입장을 조율하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며 “조 장관 관련해서도 주무부서와 집행위 등에서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발표해왔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2일 조 장관 임명과정에서 불거진 특권 의혹과 관련해 조 장관이 스스로 성실히 소명해야 한다는 논평을 낸 것을 시작으로 공식 입장을 일곱 차례 밝혔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조 장관 가족 수사는 부적절한 정치개입행위이며 공수처법의 국회 통과와 함께 검찰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회계사의 SNS 글 게재 이후 참여연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후원을 취소한다’, ‘회원 탈퇴 처리를 해달라’는 요청글이 줄을 잇고 있다. 2010년부터 참여연대를 후원했다고 밝힌 한 회원은 “김경율 회계사에게 실망했다. 어제 서초동 집회에 다녀왔는데 이게 무슨 힘 빠지는 소리인가. 회원 탈퇴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 측은 “김경율 회계사의 SNS 글은 저희에게도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30일 상임집행위원회에서 관련 사항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외교·안보 인사권까지 쥐락펴락… 폼페이오 ‘원톱시대’

    외교·안보 인사권까지 쥐락펴락… 폼페이오 ‘원톱시대’

    최측근 오브라이언 볼턴 후임으로 밀어 후보군서 빠진 비건 국무부 부장관 추천 “트럼프도 사실상 폼페이오 조언에 의존” 안보보좌관 겸직설까지… 키신저급 위상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전격 경질의 ‘승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란 해석이 미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눈엣가시였던 볼턴 전 보좌관의 경질에 이어 자신의 휘하에 있었으며 적극 추천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가 18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되면서 미국 외교·안보라인의 ‘폼페이오 원톱’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 자리에 오를 것이란 워싱턴 정가의 관측이 현실화한다면 ‘폼페이오 사단’이 미국의 외교·안보라인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날 “볼턴 보좌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가 주요 현안에서 주도권을 놓고 파워게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폼페이오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국무부 라인이 외교·안보 의사결정을 장악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이 외교·안보 분야 ‘투톱’으로 꼽혀 왔지만, 이번 인선을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이 실질적인 ‘원톱’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볼턴 후임 인선의 인사권은 사실상 폼페이오 장관에게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와 지인들에게 후임 추천을 부탁했으나 주로 폼페이오 장관의 조언에 의존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행정부 내에서 안보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인선 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가장 큰 발언권을 줬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외교정책 참모로서 누구의 도전도 받지 않는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당초 후임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군 안에 있었던 비건 특별대표가 빠진 이유도 폼페이오 장관이 그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아예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겸직할 것이란 말까지 나온 것은 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직한 사례는 미국 정치사에서 닉슨 행정부 시절 헨리 키신저가 유일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현재 위치가 당시 키신저에 비견할 만하다고도 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내가 키운 아이돌 연애해도 들키진 마… 사생활도 자기 관리니까”

    “내가 키운 아이돌 연애해도 들키진 마… 사생활도 자기 관리니까”

    지난 5일 ‘프로듀스 101’ 시즌2로 데뷔한 강다니엘과 걸그룹 트와이스의 리더 지효의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5일 발매한 솔로 앨범 ‘컬러 온 미’가 일주일 만에 46만장이나 나간 직후의 일이라 파장이 더욱 컸다. 그즈음 1세대 아이돌의 대표 격인 H.O.T. 멤버 강타는 ‘삼각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예정돼 있던 신곡 발매를 취소하고 뮤지컬 ‘헤드윅’에서도 하차했다. 이들 스캔들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응원 조금, 실망과 비난 대다수’ 정도로 요약됐다. 어느덧 20여년, ‘유구한’ 아이돌 역사와 함께 남은 아이돌 연애사. 아이돌의 연애를 바라보는 팬들의 실망과 비난은 유사 연애(특정 대상에게 일종의 연애 감정을 갖는 것)에 기초한 것인가, 이를 넘어서는 것일까. 평론가와 시인, 기자는 이들에게 감정 이입해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아이돌 사랑하는 감정… ‘유사 연애’ 이정수 최근에 강다니엘·지효부터 강타까지 많은 연애설이 있었죠. 예전에는 기획사 계약서에 ‘연애 금지’ 조항도 있었다던데, 확실히 조금은 자유로워진 듯하죠. 김윤하 게다가 아이돌 연애를 둘러싼 양상이 더 복잡해진 거 같아요. 이들의 연애를 대하는 팬들, 대중들의 마음도 예전보다 확실히 다양해졌죠. 예를 들면 나이 마흔이 된 아이돌이 있고, 한 번 연애설이 났던 아이돌도 있고, 연애 때문에 멤버가 탈퇴하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걸 모두가 다 겪은 거죠. 거기에 대한 논의나 생각들도 그만큼 많아졌고요. 이정수 예전에는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도 연애 사실을 밝히는 걸 꺼렸는데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점점 ‘할리우드 스타일’이 된 건가요. 그런데 유독 아이돌에 한해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부분이 있어요. 예전에는 아이돌 하면 스타, 우상이라는 신비한 이미지가 있었다면 요즘엔 내가 키운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점점 강해졌죠. 그러면서 사생활에 더욱 깊이 간섭하고 싶어 하고요. 김윤하 동감. 예전에 비해 아이돌이라는 대상이나 활동에 팬들에게도 일종의 지분이 있는 것처럼 미디어나 TV프로그램, 연예 기획사가 분위기를 만들었잖아요. ‘프로듀스 101’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강다니엘·지효 연애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서효인 전에는 남자 가수가 연애를 하면 여성 팬들이 실망해 떠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연애 사실 자체가 스타로서 자기 관리를 못한 걸로 여겨져요. 살이 찌거나 춤을 틀리고, 노래 부르다 음이탈이 나는 것처럼요. “연애를 하더라도 들키지 말라”는 얘기가 거기서 나오는 거죠. 내 아이돌이 꽃길만 걷길 바라는데, 내 마음과 달리 자꾸 무리수를 두니까…. 팬 아니면 그만인데 내가 하필 팬이어서, 자꾸 화가 나고 속이 쓰린데 팬인 걸 멈출 수 없는 상태. 이 부분을 ‘유사 연애’라고 보기도 합니다. 김윤하 일련의 반응들을 보면서 지난해 현아·이던 연애설 때 SNS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글이 생각났어요. 아이돌을 좋아하는 감정을 단순 유사 연애만으론 볼 수 없다는 거예요. 거기에는 동료 의식이나 돌봐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에겐 없는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대상에 대한 동경, 좋아하는 아이돌을 성공시키면서 얻는 자기 만족과 고양감이 다 들어 있다는 얘기였어요. 그렇게 여러 마음이 혼재되어 있지만, 그 욕망들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일종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이 연애설이라는 건 볼 때마다 신기해요.●아이돌은 연애를 해도 될까요, 안 될까요? 이정수 단도직입적으로 따져서 아이돌은 연애를 해도 될까요, 안 될까요? 서효인 이십대 초반인 사람에게 “연애하지 마, 일만 해”라고 하는 건 인권 탄압이잖아요.(웃음) 연애를 하되 안 들키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건강한 연애를 하고, 숨기려고 노력하되 걸렸으면 빨리 고백하고. 김윤하 너무 슬픈 현실. 서효인 일종의 사내연애 같은 거죠. 일단 하게 되면 상당히 복잡해져요. 이성적으로 당사자들이 아무 문제없다 해도 직장 동료(멤버)들이 불편할 수도 있고요. 잘못이랄 것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말이죠. 팬들이 시어머니나 장모님처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연애 상대를 따지는 것도 눈에 띄더군요. 김윤하 특정 스타에게 생기는 성애적인 감정을 비즈니스로 이용하는 건 스타덤이 생긴 이후 유구하게 이어져 온 방식인데, 아이돌은 특히나 이걸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직군이에요. 직접 만날 수 있는 팬 이벤트도 많고, 실시간 영상 등을 통해서 사생활도 많이 공개가 되고요, 또 팬들에게 직설적으로 사랑과 고마움을 고백하는 경우도 많죠. 실제로 ‘아이돌은 연애 안 해요’ 같은 발언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서 일종의 벽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부작용들이 결국에는 이런 문제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돌 산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까다롭고 복잡한 문제 중 하나죠. 이정수 대중음악 담당 기자로서, 저는 아이돌들을 볼 때 동료애를 느낍니다. 그들이 데뷔하고 밤낮으로 연습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 처음에는 목표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 한 번 하는 거였다가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타고 같이 함께한다는 동료 의식이 있죠. 하지만 유사 연애 감정도 이해 못할 건 아닙니다. 그런 성장 과정에 ‘연애’가 들어가면 나처럼 목표만 보고 달려오지 않았던 거 같은 배신감이 들 수도 있고. 김윤하 이 사고의 흐름이 거의 모든 문제들의 밑바탕이에요. “우리 ○○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하지만 다 하면 안 되는 게 현실인거죠. 각자의 사정과 사생활이 분명히 있지만 없는 척 해야 한다는 걸 은연 중에 공유하고, 그걸 법칙처럼 여기는 산업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기는 비극 같아요. 서효인 강다니엘·지효가 연애 인정 이후에도 활동을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을 하는 아이돌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김윤하 열애설로 인한 팬덤의 균열을 가장 빨리 복구할 수 있는 건 결국 본업을 잘하는 거죠. 팬들이 연애설 이후 가장 배신감을 느끼는 게 사건 전 활동에 성의가 없었던 모습을 재발견할 때 더라고요. 요즘엔 연애설 이후에도 변함없이 자기 활동을 잘하면 어느 정도 복구가 되는 느낌이에요. 서효인 마약·음주운전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건 말이 안 되죠.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 연애설은 좋은 음악과 활동으로 충분히 복구가 되는 문제라고 봐요. ●‘유사 연애’ 감정을 이용하는 기획사 이정수 기획사들이 유사 연애를 이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죠. 유사 연애 아니고서야 팬 한 명당 음반을 100장씩 살 수 있나요? 서효인 오히려 연예 기획사들이 유사 연애를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들을 ‘착하고 철없는 여자친구’로 상정하고 실제 그런 연애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는 가수에 대해서 연애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어요. 케이팝 아이돌의 유사 연애라고 쉽게 상정되는 경우가 있는 거 같은데 알고 보면 가장 강력한 것이 나훈아 콘서트 아닐까요? 그렇게 섹시하다는데…. 방향을 좀 바꿔 생각해 볼까요. 출판 시장에서는 개인이 같은 책 500권을 사면 사재기예요. 수치에 다 들어가지 않아요. 그런데 음반은 개인이 500장을 사도 500장을 모두 카운트합니다. 스트리밍은 말할 것도 없고요. ‘유사 연애’란 이름으로 시장이 교란되고 있는 거죠. 정말 대중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한 장씩 사는 500명을 생각해야지, 전자가 우선시되면 안 됩니다. 소수의 팬들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점점 ‘덕후화’되는 거죠. 지금은 활황이라 괜찮지만 나중에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 때는 어떻게 대처할 건지 의문이에요. 김윤하 유사 연애도 유사연애지만, ‘내 아이돌을 1위로 만들고 싶다’는 팬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이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팬 이벤트 같은 것도 마찬가지죠. 10년 전에 비교해서 초동 판매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어요. 케이팝 팬이 늘어난 것도 있겠지만 일인 구매량이 무리하게 높아진 것도 큰 요인이에요. 사람의 감정을 이용해서 비정상적인 형태로 판을 키우는 건 결과적으로 결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서효인 좋은 음악 자체에 대한 갈구가 거의 없어 보여요. 음반 판매 순위든 음원 스트리밍 순위든 어느 시장에서 1등 하면 사재기를 통한 것이어도 상관이 없다는 거죠. 음악애호가로서 더 좋은 음악에 대한 갈구가 큰데, 음악의 질적 향상을 꾀하지 않더라도 충성 팬들에게서 성과가 나오면 좋은 음악에의 필요성은 줄어들겠죠.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너의 노래를 들려줘’ 박지연, 바이올린 연습 도중 통증? ‘일그러진 표정’

    ‘너의 노래를 들려줘’ 박지연, 바이올린 연습 도중 통증? ‘일그러진 표정’

    ‘너의 노래를 들려줘’ 박지연이 화려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하은주(박지연 분)의 심상치 않은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하은주는 오케스트라 신입 단원으로 들어오자마자 본인의 이미지를 깎아내린 최서주(이정민)의 뺨을 때리고 손가락을 꺾었다. 이어 고소를 하겠다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바이올린을 튜닝하는 걸크러시한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그녀는 연습실에 혼자 남아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듯 바이올린에 흠뻑 빠져있는가 하면 연주하던 도중 손목의 통증으로 표정을 일그러트리고 있는 모습은 앞서 냉정하고 단호한 모습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불청객이 등장, 아픔에 불쾌함까지 더한다고 해 하은주가 직설적인 감정표현을 보이며 또 한 번 거침없는 팩트 폭격을 날릴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편 하은주는 남주완(송재림)에게 홍이영(김세정)의 과거를 언급하며 그를 압박해 극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그가 홍이영에게 실력과는 상반된 호의를 베풀자 “왜 그렇게 걔한테 신경 써요? 1년 전부터. 정확히 걔 사고 이후부터 그랬잖아요”라며 살인사건의 ‘그날’을 언급, 입막음으로 남주완에게 키스를 받는 모습은 안방극장에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과연 하은주는 홍이영의 과거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녀의 발언이 홍이영과 남주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KBS2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1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 = JP E&M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베의 한국 비난·설교가 한일관계 악화시켰다” 日서도 지적

    “아베의 한국 비난·설교가 한일관계 악화시켰다” 日서도 지적

    한일 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된 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직설적이고 설교하는 투의 발언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본에서 나왔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12일 ‘한국에 와닿는 말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이 상대방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매우 중요하지만, 아베 총리의 화법에는 그 부분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야마다 위원은 지난달 15일 ‘한국에 노(NO)라고 말하는 의미’라는 제목의 같은 코너 칼럼에서 “많은 일본인은 문재인 정권에 불신을 갖고 있다. 화해를 서두르지 않고 (문재인 정권을) 불신하고 있음을 명확히 전해 관계 정립을 다시 하는 것. 그 첫걸음이라고 한다면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의미가 있다”며 자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일본의 대한 외교에서 부족한 것 중 하나가 감각적인 요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6일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한 발언을 예로 들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킬지 말지다. 신뢰의 문제다. 일한(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행위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하면서 국교 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깨고 있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야마다 위원은 아베 총리가 이에 대해 ‘한국을 비난하며 설교한 것’이라며, 이보다는 “내 생각은 이렇다”는 식의 자기 성찰이 담긴 화법을 구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예시한 히로시마 기자회견의 ‘바람직한 답변’은 “나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청구권 문제의 완전·최종적 해결) 해석을 놓고 양국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또 양국 간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반도 출신 전 노동자(징용 피해자의 아베 정부식 표현) 소송의 한국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국제 조약·협정을 주고받은 이상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이다. 야마다 위원은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 발표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안보상 판단’이라고 사무적으로만 설명해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도 했다. 그는 차라리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했다. 지난해 징용 배상을 인정한 판결도 있었다. 핵 비확산 등과 관련한 수출 통제를 둘러싼 한일 당국 대화는 2016년 이후 열리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이 문제라고 보고 이번 수출관리 대책을 강구했다”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예시했다. 그는 “한국인들의 양식에 통하는 한일 신뢰 관계를 다시 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말을 고민해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영춘 “아베 측근 ‘매춘 관광국’ 망언, 위안부 피해자들 겨냥”

    김영춘 “아베 측근 ‘매춘 관광국’ 망언, 위안부 피해자들 겨냥”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7일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의 발언은 누가 들어도 위안부 피해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매우 무례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에토 보좌관이 최근 일본을 찾은 김 의원 등 한국 여야 의원들에게 ‘한국은 과거 매춘 관광국’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김영춘, 자유한국당 김세연,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 등은 싱크탱크 여시재와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2박 3일간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이들은 ‘나비 프로젝트, 한미일 협력의 미래’ 콘퍼런스에 참석해 일본의 수출규제 해법 등을 찾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1일 가메이 시즈카 전 금융담당상이 한일관계에 대해 편하게 논의하자며 주선한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에토 보좌관은 “혼네(속마음)로 서로 말해보자.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 한 번 가봤다”며 “과거 일본에선 한국을 매춘 관광으로 찾았는데 나는 하기 싫어서 잘 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조사 과정에 참여했지만 불법적인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에토 보좌관의 이 발언에 만찬 참석자들은 매우 당황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의원은 “에토 보좌관은 그렇게 인식하지만 한국은 엄연히 다른 역사 인식을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가메이 전 금융담당상이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시하며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김영춘 의원은 “에토 보좌관의 발언 후에 일본 관계자들도 모두 당황한 표정이었는데 그들도 그 발언이 무엇을 노리고 말한 건지 알겠다는 의미밖에 더 되겠나”라며 “방일단 단장 격이었던 김부겸 의원이 대표로 나서서 문제를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측 좌장 격인 가메이 전 금융담당상이 에토 보좌관은 원래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식으로 수습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BJ 잼미, “남혐 논란? 떳떳하지만 죄송” 맥심 키즈버전

    BJ 잼미, “남혐 논란? 떳떳하지만 죄송” 맥심 키즈버전

    맥심은 ‘잼미의 여름방학’이라는 제목으로 BJ 잼미의 화보 제목을 선정했다. 트위치 스트리머 잼미가 남성 잡지 맥심(MAXIM) 8월호 표지 모델에 선정됐다. 잼미는 잘 관리된 아이돌 같은 외모와는 달리, 오타쿠 성향에,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털털함, 울고 웃는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최근 급부상한 트위치 스트리머다. 그녀와 팬들간의 소통 문화 또한 찬양하고 옹호하는 관계가 아닌, 되려 팬들이 그녀를 짓궂게 약올리며 노는 소통 방식이다. 심지어 팬들은 잼미가 맥심 표지 모델로 낙점되었다는 소식에도 “맥심 키즈 버전이 나오는 것 아니냐”, “맥심에 민폐가 아니냐”라며 놀리곤 했다. 화보 촬영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에디터가 ‘맥심 키즈 버전’을 언급하자, 잼미는 버럭 하며 “이 정도(수위)면 맥심 키즈는 아니지!”라고 반박했다. 실제로도 맥심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그녀의 숨겨져 있던 반전 매력에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잼미는 최근 불거진 워마드(남혐 커뮤니티) 논란에 대한 맥심의 직설적인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차분한 해명에 이어 “팬들이 날 믿어 준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교묘하게 조작된 의혹 글도 자꾸 보이면 ‘정말인가?’ 하며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결코 사실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또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 하더라도 이런 불편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싶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잼미는 “너무 감사하고 미안한데, 말재주가 없어서 잘 전달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잼미는 최근 유명 BJ 감스트·외질혜·NS남순이 진행한 인터넷 생방송에서 성희롱 발언의 대상이 된 바 있으나, 이후 본인이 남성 비하 논란이 있는 제스처를 방송 중 취해 역으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잼미는 현재 사과 영상 게재 이후로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해당 사과 영상은 일주일 만에 합계 200만 조회수에 육박하고 있다. 본인의 오타쿠적인 면에 대해 캐묻자 “나도 오타쿠지만 우리는 남한테 피해를 주진 않는다. 취향일 뿐이니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웃음)”며 애니메이션과 인형 오타쿠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맥심 정도윤 에디터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복고적인 여름방학과 그 안의 첫사랑 같은 미소녀를 ‘잼미의 여름방학’이라는 주제로 그려냈다”라며 잼미에 대해서는 “이해력과 표현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주문한 연기를 200% 소화해낸다. 꼭 다시 작업하고 싶은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잼미의 싱그러운 화보가 담긴 맥심 8월호는 일반 서점에 A형과 B형, 두 버전으로 발간됐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처진 가슴 감추지 않겠다”…美 가수의 소신있는 드레스 선택

    “처진 가슴 감추지 않겠다”…美 가수의 소신있는 드레스 선택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직설적으로 설명한 미국의 한 가수에게 찬사와 공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가수 타네렐레 스티븐스(24)는 현지시간으로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2019 BET어워드에 참석했다. BET 어워드는 매년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음악의 다른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했던 스타들에게 수여하는 시상식으로 2001년부터 시작됐다. 이날 스티븐스는 블랙과 골드 컬러가 섞인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가슴이 깊게 파인 드레스는 건강한 그녀의 몸매를 한층 더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 자신의 몸매에 대한 그의 소신있는 발언이었다. 스티븐스는 가슴 라인을 유난히 강조하는 다른 여성 아티스트와 달리, 아래로 처진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레스를 선택했다. 처진 가슴을 감추기 위한 그 어떤 ‘꼼수’도 없었다. 스티븐스는 이날 자신의 SNS에 “나는 나의 처진 가슴을 사랑한다. 처음에는 이를 감추기 위해 테이핑을 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늘 나의 모습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드레스를 입기 위해 내 가슴을 끌어올리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한 여성이자, 자연스러운 내 몸을 사랑하며 당신의 시선에 내 몸을 변화시킬 생각이 전혀없다”면서 “나는 그보다 더 나은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로 공감과 격려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의 트윗이 매우 고마웠다. 나 역시 더 이상 속옷으로 가슴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당신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큰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송인택 이메일 후폭풍, 檢 내부선 “사이다도 좋지만…”

    검찰 내부망 ‘수사권 조정’ 성토장으로 송인택(56·사법연수원 21기) 울산지검장이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과 관련해 지난 26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직설 이메일’이 검찰 내부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송 지검장이 똑같은 글을 검찰 내부망에도 올리자, 내부망은 수사권 조정 성토장이 됐다. 박철완(47·연수원 27기) 충주지청장은 27일 검찰 내부망에 ‘송인택 검사장님 게시글을 계기로 후배와 나눈 대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날 후배 검사와 메신저로 대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박 지청장은 “송 검사장 말씀에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너무 팍팍해서인 듯하다”면서 “일단 많이 억울하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사안을 단순화시켰을 때의 문제점을 이번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보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수사종결권을 넘겨받는 경찰이 누구 명의로 불기소 처분을 할 것인지 등의 쟁점과 관련해 “이런 논의가 수사권 조정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뤄졌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송 지검장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후배 검사가 송 지검장의 글을 보고 “사이다 발언”이라고 평하자, 박 지청장은 “사이다 같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했다. 현행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 시스템을 문제 삼은 송 지검장의 지적에 대해 박 지청장은 “검찰청법에 근거를 둔 대검의 수사 지휘 자체를 악처럼 보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송 지검장의 글 중 사실 가장 가슴에 걸리는 것 하나는 국민 여론이 곧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라면서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내부망에 “총장 후보로 천거된 분 모두 현 검찰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공개적으로 밝혀 달라”는 글을 썼다. 이날 대검은 송 지검장의 유례없는 의견 표명에 대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기로 했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법무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재인 탄핵” 한국당 김준교, 8년 전 대국민사과문 낸 이유

    “문재인 탄핵” 한국당 김준교, 8년 전 대국민사과문 낸 이유

    2011년 SBS ‘짝’ 모태솔로 특집 출연‘연애 회의론’으로 질타받자 사과문 게시18대 총선에 자유선진당으로 출마·낙선“저런 게 무슨 대통령이냐”, “문재인을 탄핵하자” 등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김준교(37)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8년 전 대국민사과문을 낸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후보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18일 대구 엑스코 행사장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태극기 표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는 “저는 문재인 탄핵 국민운동본부 대표”라며 “(문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이대로라면 자유 대한민국은 사라지고 김정은이 통치하는 남조선 인민공화국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90% 이상 표를 몰아주시면 문재인은 반드시 탄핵될 것”이라고 부르짖었다. 김 후보는 지난 14일 대전 연설회에서는 “주사파 정권을 탄핵시키지 못하면 자유한국당이 멸망하고 김정은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후보는 지난 2011년 11월 일반인 대상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짝’(SBS)에 출연한 이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후보는 17기 모태솔로 특집에 ‘남자3호’로 출연했다. 당시 김 후보는 ‘도시락 데이트’를 신청한 ‘여자 6호’에게 “돈을 벌어 미술학원을 차려주겠다”, “우리집에서 전세로 살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상대방이 김 후보에게 부담을 느끼자, 김 후보는 “여자한테 시간 쓰는 게 아깝다”, “여자가 오히려 자꾸 부담을 줘서 싫다”며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사람을 사귀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아깝고 그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는 게 낫다고 하는 등 연애에 회의적인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방송 후 논란이 일자 김 후보는 짝 인터넷 카페에 ‘대국민 사과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그는 “방송을 보고 기분이 상했거나 충격을 받으셨을지도 모르는 전국의 선남선녀 여러분, 열애중인 커플, 여성 시청자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연애지상주의에 빠져 연애를 못하면 무능력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는 세태에 모태솔로로서 반기를 들고 싶었다”며 “단순히 여자친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바보 취급해도 되는 것인지 이 사회에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RC(무선조종) 헬기와 다스베이더 코스프레를 통해 혼자서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대한민국 모태솔로의 선두주자로서 권익 보호와 홍보에 앞장 서고 싶었다”고 주장을 이어갔다.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김 후보는 “직설적이고 강한 표현 방식이 주위 사람과 시청자를 기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차마 깨닫지 못했다”며 “다만 저처럼 표준정규분포를 상당히 벗어나 오차범위에 존재하는 사람도 있으며 이런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교육 시장에서 수학 강사로 일했다. 2007년 12대 대선에서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사이버 보좌를 맡았으며 이듬해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울 광진구 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유영하 변호사의 공개 비판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 변호사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는 최측근이다. 당내 친박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한 황 전 총리나, 초반엔 황 전 총리의 ‘친박 프레임’을 비판했다가 전당 판세가 불리해지자 ‘친박 구애’로 선회한 홍 전 대표로선 그의 발언이 표심에 미칠 여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는 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지난 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했던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유 변호사는 홍 전 대표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말로만 석방을 외치는 친박 세력보다 법률적·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지만 어떤 도움을 줬느냐”며 “여의도로 돌아가면 석방을 위해서 국민저항운동을 하겠다는데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이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유 변호사 스스로가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할 때 방송 출연 허락을 받았다고 한 걸로 봐선 모종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일종의 ‘옥중 정치’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 지금까지 어떤 정치적 메시지도 내놓은 바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일부 극렬 지지 세력의 최후의 저항쯤으로 취급받던 친박 프레임은, 이번 전당 대회를 발판 삼아 화려하게 부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전 대통령이 의도했든 아니든, 특유의 ‘무언의 정치’가 아직도 힘을 발휘하는 한국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한국당의 퇴행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면서 “지방선거 때 신(新)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 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한국당 전당대회(27일)와 겹친 것을 두고, ‘신북풍’이란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전적으로 외부 요인 탓으로 덤터기 씌우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북풍’이라는 케케묵은 이념적 용어를 꺼내 든 시대착오적인 판단력도 기가 막힐 따름이다.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7.8%, 한국당 지지율은 29.7%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불과 8.1%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20~30대의 한국당 지지율 상승이다. 지난 주에 비해 20대는 13.1% 포인트, 30대는 5.9%포인트가 올랐다. 한국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민주당이 잘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당이 친박 논쟁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신북풍 같은 낡은 이념론을 고수한다면 애써 얻은 청년 세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손혜원 의혹’ 낱낱이 밝혀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손혜원 의혹’ 낱낱이 밝혀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당당하고 거침없었다. 과연 멘탈은 갑중의 갑이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의혹을 처음 보도한 방송사의 기자를 일부러 찾을 때는 여유마저 느껴졌다. 엊그제 목포에서 기자 간담회를 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 얘기다. 손 의원은 이날도 자신을 둘러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왜곡보도’와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쇠락한 소도시의 구도심지를 살리고자 했을 뿐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투기도 차명 거래도 아니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것도 아닌데, 괜스레 언론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의 (보도)양을 보면서 부담이 많았다. 여러분들이 쓰는 악의적인 가짜뉴스보다 더 부담이 되는 것은, 제가 그렇게 많이 다뤄진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국민들은 어려운데….” 얘깃거리도 안 되는 걸 갖고 무슨 대단한 스캔들이라도 되는 양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정말 그런가.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론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맞나. 그래서 얻는 게 뭔지 거꾸로 묻고 싶다. 아무 잘못도 없는 초선 의원을 ‘조리돌림’할 만큼 우리 언론이 부패하고 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어떤 음모가 있다고 보는 건지. 페이스북에 올린 글처럼 “손혜원 때리기 전 국민 스포츠가 아직까지 흥행이 되고 있다”고 보는 건지. 손 의원의 주장과 달리 드러난 것만 봐도 아무 잘못 없는 초선 의원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양새와는 거리가 있다. 부동산 투기인지 아니면 문화에 대한 투자인지와 상관없이 일단 처신이 잘못됐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위법 여부를 가려야겠지만 몇 가지 드러난 팩트만 봐도 상식에서 벗어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인사 압력을 행사한 것은 박물관 측이 보도 해명 자료를 내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인사 추천이 실패한 것과는 관계없이 국회의원이, 그것도 여당 상임간사가 피감기관에 특정 인사를 뽑으라고 청탁한 것은 잘못이다. 문화재 지정을 위해 국회에서 발언하면서 부동산을 구입한 것도 사실이다. 이익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익을 추구한 게 없으니 뭐가 문제가 되냐고 강변할 일이 아니다. ‘춘풍추상’(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기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는 공직자로서 더 꼼꼼히 살폈어야 했다. 의도가 순수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애당초 알 수도 없을뿐더러 입증할 방법도 없다. 결국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로 판단할 일인데, 현재까지는 절차와 방식에서 잘못된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싶었다면 정책이나 법률 제·개정을 통해야지 남편이 이사장인 문화재단, 조카, 보좌관 남편 등을 동원해 사적으로 20채 이상의 건물을 매입한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민주당에서도 손 의원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이제사 조금씩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보수 대 진보라는 진영 대결로 몰고 갈 일은 아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살벌한 분위기다.손 의원을 ‘손다르크’라고 치켜세우며 ‘기레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최순실, 괴벨스에 비교하는 막말도 적지 않다. 소모적인 정쟁으로 시간을 낭비할 사안이 아니다. 손 의원 개인을 둘러싼 의혹인 만큼 사실관계만 명명백백하게 밝히면 된다.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여론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야당 역시 청와대까지 무리하게 엮어서 전선을 확대시키려고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영부인과 중·고교 절친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증거도 없이 섣불리 ‘초권력형 비리’라고 규정 짓는 것은 경솔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니 부동산 투기 의혹, 편법증여·차명거래 의혹 등의 위법 여부는 머지않아 밝혀질 것으로 본다. 해보기도 전에 검찰 수사를 못 믿겠으니 국정조사나 특검을 하자고 압박할 일은 아니다. 사실관계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많이 드러났다.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위법 여부를 가리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한 점의 의문도 남지 않게 낱낱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 손 의원은 목숨도 걸고, 의원직도 걸고, 전 재산도 걸었다. 이래저래 검찰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sskim@seoul.co.kr
  • 佛 작가 모아 “50세 이상 말고 젊은 여성, 특히 한국 여성 좋아”

    佛 작가 모아 “50세 이상 말고 젊은 여성, 특히 한국 여성 좋아”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9월 영화배우 제라르 드파르듀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프랑스 작가 얀 모아(50)가 또래나 그 이상 나이를 먹은 여성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취향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모아는 여성 잡지 ‘마리 클레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50세 이상 여성들은 너무 늙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더 어린 여성들의 육체가 낫다. 그게 전부다. 그 나이면 끝난다. 25세 여성의 몸은 각별하다. 50세 여성의 몸은 도대체 각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소셜미디어에선 난리가 났다고 영국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랑스 희극배우 마리나 포아는 이제 곧 49회 생일을 앞두고 있으니 이 작가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1년 하고 14일 남았네”라고 비꼬았다. 한 트위터리언은 오히려 모아의 발언을 듣고 50세 이상 여성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 같다고 놀려댔다. “50세 이하 여성들은 그의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 수는 없는 건가요? 제발”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도 있었다. 모아의 발언에 항의하는 뜻에서 자신의 몸 사진을 올리는 50세 이상 여성들도 있었다. 콜롬베 슈넥 기자는 자신의 몸 사진을 올리고 “이봐요, 52세인 여자 엉덩이들이에요. 얼마나 당신이 멍청한지 알겠어요. 당신이 뭘 놓쳤는지도 모르잖아요”라고 적었다가 나중에 삭제했다. 할 베리, 제니퍼 애니스톤 등 50세 이상 된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사진을 올려 모아의 발언이 틀렸다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다른 프랑스 희극배우 안느 루마노프는 유럽 라디오1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망스란 “엉덩이의 빵빵함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뒤 “언젠가 그가 이런 행복을 알게 됐으면 하고 바란다”고 말했다. 모아는 이런저런 문학상도 많이 받았고 영화감독에 방송 진행자로도 활동했지만 늘 독선적이고 직설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샀다. 같은 잡지 인터뷰에서도 아시아 여성들과 데이트하고 싶다며 콕 집어 “한국과 중국, 일본” 여성들과 사귀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랑 데이트했던 여자들에겐 슬프고도 기운 빠지는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내게 아시아 여성들은 충분히 풍족하고 크고 무한한 만족감을 줬는데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RTL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반발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성에 대한 취향 때문에 “책임 질” 일은 없다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고, 그 취향에 대해 답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 역시 여성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아닐 것이라고 농을 했다. “50세 여성들도 날 쳐다보지 않는다. 종일 뭔가를 쓰고 책을 읽는 나처럼 신경질적인 남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것과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나랑 함께 지내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