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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키파야’ 유혈충돌 위기

    시민혁명의 도미노 바람이 이집트에 까지 미칠까. 이집트 정국이 야당의 ‘키파야 운동’, 즉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 집권 저지 운동으로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맞고 있다.‘키파야’는 아랍어로 “충분하다.”는 뜻으로, 무바라크의 24년간 집권은 ‘이제 충분하며 더이상 추가 연임은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7일 무슬림형제단 주도의 대규모 민주개혁 시위에 당황한 정부가 시위 불허를 공언했지만 무슬림형제단 등 반정부 세력은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하며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집트 경찰은 29일(현지시간) 민주 개혁운동 세력과 이슬람 단체의 의사당 앞 시위를 불허하는 등 정치개혁 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키파야 운동’은 30일 예정대로 의사당 앞 시위 강행 의사를 밝혔다. 시위가 강행되면 수도 카이로는 물론 알렉산드리아, 만수라 등 주요 도시에서 충돌은 불 보듯 뻔하다. 자칫 유혈시위까지 우려되는 형국이다. 야권은 오는 9월 대선을 앞두고 5월 집권당인 국민민주당(NDP)이 무바라크나 그의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41)를 후보로 세울 계획이라며 독재종식을 외치고 있다.1981년 이후 통치해 온 무바라크가 24년동안 계엄령도 해제하지 않은 채 독재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집트 당국은 당초 지난 4개월동안 야당과 시민운동단체의 소규모 개혁시위를 묵인해 왔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달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뒤로 야당의 가두 집회가 대규모로 확산 중에 있자 강경대응으로 방향을 바꿨다. 옛 소련지역 및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일고 있는 시민혁명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키파야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이슬람 정치운동 단체로 사실상 최대 야당이다.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 경제적 불평등의 확산을 틈타 평등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주장하면서 반 무바라크 운동을 확산시켜왔다. 이석우기자 yeekd@seoul.co.kr
  • [씨줄날줄] 나일혁명/이목희 논설위원

    일부 역사학자들은 문명 서진론(西進論)을 주장한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인류문명이 에게해를 거쳐 그리스·로마로 이어졌고, 다시 서유럽과 미국 등 서쪽으로 중심이 옮겨갔다는 것이다.5000년전 처음으로 절대왕조를 만들어 2000년 이상 중·근동 패자로 군림했던 나라가 이집트다. 로마의 침략을 받아 줄타기외교를 하던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자살로 생을 맺은 후 세계역사에서 이집트의 존재는 미미해졌다. 하지만 중동·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작은 나라가 아니다. 인구가 7000여만명이고, 땅넓이는 한반도의 5배에 이른다. 유엔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늘릴 경우 아프리카 대표로 후보군에 당당히 들어가 있다. 1952년 청년장교 나세르가 ‘이집트혁명’으로 불리는 쿠데타를 일으켜 파루크 국왕을 쫓아냈다. 이후 사다트와 무바라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군출신 인사들이 장기집권하고 있다. 대통령은 임기가 6년이지만 연임제한이 없다. 사실상 단일후보로 출마함으로써 무바라크의 24년 통치가 이어져왔다. 올 가을 대선을 앞두고 무바라크는 직선제를 수용했으나 대통령 출마자격은 여전히 까다롭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키파야’를 앞세워 연일 시위를 벌이고, 정부는 이를 막느라 고심하고 있다.‘키파야’는 ‘충분히 했다’는 뜻의 아랍어로, 이승만정권 당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야당 구호와 비슷하다. 아랍·아프리카의 지도국 이집트가 민주혁명을 이룬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레바논,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벨로루시, 몽골로 민주화 열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집트가 갖는 비중은 격이 다르다. 인류문명이 태동한 나일강의 민주혁명이 동서남북으로 퍼져갈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물론 북한 김정일도 영향권이다. 무바라크는 북한과 가까워 남북 중재역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증진법 입법에 앞서 바람만 잡는데도 이처럼 격랑이 일고 있다. 미국은 냉전시대에는 ‘친미(親美)’를 우선시했다. 정통성이 약한 권위주의정권이 다루기 편했던 측면이 있다. 소련이라는 주적(主敵)이 없어진 지금,‘친미’를 넘어 정치체제까지 ‘미국화’시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과 시대적 추세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국제상황에서 우리도 눈을 크게 뜨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노무공급독점권 손질”

    “노무공급독점권 손질”

    ‘비리의 온상’,‘복마전’으로 불려온 부산항운노조가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로 창립 58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조합원 9000명, 연간 예산 50억원, 항운노조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항운노조가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전·현직 위원장을 비롯해 노조간부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공금을 횡령한 노조간부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18일 비리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이소(60) 부산항운 노조위원장 마저 구속, 항운노조비리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부산항운노조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독점적 항만노무공급체계 개선 등 개혁방안을 제시하며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왜 문제가 됐나 항운노조가 비리의 온상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클로즈드숍제’와 ‘노무공급독점권’이라는 독특한 운영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일반 기업체 노조는 조합원들의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오픈숍제를 채택하는 것과 달리, 항운노조는 채용과 동시에 노조원으로 자동가입되는 클로즈드숍제를 운영하고 있다. 항운노조는 클로즈드숍을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보다는 자신들의 권익 보장과 노조지배권을 확보하는 데 악용했다. 지난 2000년 동부산 컨테이너터미널 파업 당시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응답자의 91%가 취업 또는 승진시 금품을 상납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항운노조가 아니면 부두에서 하역업무를 할 수 없도록 못박아 놓고 있는 노무공급독점권 역시 항운노조가 비리의 온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항운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을 의식해 2년 단위로 항운노조에 노무공급독점권 행사권한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산항에 인력 공급을 원하는 다른 인력 공급업체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 실정이다. 이를 빌미로 노조는 조합원의 채용과 인사권을 독점 행사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으며, 이 과정에서 위원장 등 일부 간부들이 채용과 관련한 ‘검은거래’를 통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등 구조적인 비리가 발생했다. 최근 양심선언을 한 이근태(58) 전 부산항운노조 상임부위원장은 “노조원으로 가입하려면 노조 자체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사실상 위원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며 “신규 노조원 채용시 취업 대가로 받는 ‘조직관리비’는 해당 부두나 분회, 노조 집행부가 각각 절반씩 나눠 갖는다.”고 덧붙였다. ●비대위의 과제와 개선방안 박 위원장이 사퇴하자 노조는 비대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인 조영탁(53) 한국항만연수원 원장을 발탁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노무공급권에 대한 개선안을 제출하면 절차를 거쳐 이를 수용하고 위원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클로즈드숍을 오픈숍으로 전환할수도 있다고 하는 등 기득권 포기를 시사했다. 그러나 친·인척, 선·후배 등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개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택항운 유력인사 아들 취직 검찰은 공사와 관련해 거액을 상납받은 박 위원장을 검거했고, 조만간 오문환(66) 전 노조위원장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평택지역 유력인사들이 아들과 친인척을 평택항운노조에 취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평택항운노조에 따르면 지난 1월 선발한 신규 직원 50명 가운데 5명을 평택항 복수노조 난립 단일화 수습대책위원회 몫으로 할당, 수습대책위원장을 맡은 평택 모 사회단체 A회장의 아들 등이 채용됐다. 평택항운노조원은 수습 3개월을 거치면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으며, 노조로 들어오는 돈도 한해 12억원에 달하고 대부분이 노조원 복지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20일)을 맞는 요즘 중동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왕정과 독재로 점철된 과거의 중동 정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라크에선 사상 첫 선거로 새 정부가 곧 구성되며 내전의 상처로 얼룩진 레바논에선 ‘피플파워’가 넘친다. 팔레스타인은 선거로 첫 자치정부 수반을 뽑는 등 민주적 개혁을 통해 이·팔 평화협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으로 안팎의 비난을 받던 부시 행정부가 그렇게 고대하던 민주주의의 흔적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자유로운 선거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동유럽에 확산된 ‘민주화의 봄’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들불처럼 번지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가 자칫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이라크 총선을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비유했다.2기 집권의 목표를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과 신보수주의자(네오콘)에게는 의미심장한 전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내부로부터의 혁명같지는 않다. 이라크나 레바논, 팔레스타인 모두 미국과 시리아, 이스라엘군의 점령하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특이하다. 통치기반이 무너지거나 허약한 정권에서만 변화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체코의 ‘벨벳혁명’ 등과 달리 변화의 진원지가 폭발적이지도 않다. 자생력이 부족해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라크의 경우 변화의 주도세력은 미국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뒤 선거에 의한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사이의 갈등이 더 커 이라크 민주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중동의 모델’로 삼으려 하지만 지배구조가 확고한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파급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정파간 반목으로 정정 불안 레바논은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사건으로 반시리아 열풍이 불었다. 결국 친시리아계인 오마르 카라리 총리가 사임하고 시리아군이 일부 철수하자 미국은 레바논 국기에 그려진 삼나무에 빗대,‘백향목 혁명’으로 불렀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대규모의 친시리아 시위를 주도하면서 카라리 총리는 10일 만에 복귀했다. 이는 레바논에서의 ‘민주화의 봄’이 친시리아와 반시리아로 양극화, 사상누각으로 끝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리아가 철군한 배경에도 ‘피플파워’보다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압력이 더 컸다. 시리아 철군 이후 야기될 권력공백은 레바논을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일각에선 하리리의 암살 배후가 시리아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야세르 아라파트의 죽음이 발단이 됐다. 지난 1월 선거로 아바스 정권을 출범시켜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재개했다. 무장투쟁으로 일관한 하마스도 7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무쟁투쟁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겨냥,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정략적 측면이 더 큰 것 같다. ●정권유지를 위한 임시방편적 개혁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복수 후보가 출마하는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했다. 그러나 파라오에 버금가는 그의 권력에는 이상 징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고 했지만 정당의 적법성 여부를 집권당이 심사한다.50년간 일당 독재체제의 여파로 야당 후보의 이미지는 약하고 개표과정에서 조작 등 선거부정의 여지는 충분하다. 진보적 야당인 ‘알 가드’의 아이만 누르 대표가 창당서류 위조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집트의 민주개혁이 무늬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입헌군주제인 요르단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정부에 이관할 계획이다. 부시 행정부에 인권 및 민주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는 단계적인 지방선거를 실시하고 쿠웨이트는 여성에게 참정권을 허용할 방침이다.3년전 계엄통치를 끝내고 해외 망명인사들의 입국을 허용한 바레인은 더 개혁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국가 예산지출의 감시와 검열받지 않는 언론의 자유, 독립적인 사법기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경찰과 보안군 등에 대한 개혁은 아직 요원하다. 부시 대통령이 ‘자유의 확산’이라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동지역의 변화가 민주개혁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분쟁 끊이지 않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지역은 ‘세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민족·종교 갈등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고 세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대립은 중동 분쟁의 핵심이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13세기 무렵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된 것은 유대인들이 1897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조국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유대인들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세력을 키운 뒤 1948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권은 4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사후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무드 아바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오르면서 양측은 지난달 휴전에 합의하는 등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휴전에 반대하고 있고 동예루살렘 지배권,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문제 등 난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스라엘은 또 1967년 골란고원 점령 이후 시리아와 긴장 관계에 놓여 있으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팔레스타인과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중동지역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이슬람의 80% 이상이 수니파지만 이란과 이라크 등 일부 국가는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한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뉘게 된 것은 창시자 마호메트의 후계자 승계 문제 때문이었지만 현재 두 종파의 갈등 원인은 종교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라크의 경우 오랫동안 수니파가 집권해오다 이라크전 이후 시아파에 정권을 내준 뒤 수니파가 새 정부 수립에 반대하면서 테러행위를 주도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별로 반목과 협력을 반복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자유의 확산’ 정책에 따라 이라크전을 벌이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원유 수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짙어가는 레바논 내전 암운 레바논이 시리아 군대의 철수 문제로 극심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온 이슬람 시아파 세력과 이스라엘을 등에 업은 기독교 마론파,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해온 이슬람 수니파 등이 이뤄온 세력균형이 깨져 또다시 내전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탄생때부터 갈등 배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로 급류를 탔지만 갈등의 씨앗은 레바논 탄생과 더불어 배태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국제연맹의 결정에 따라 시리아 영토였던 레바논 땅에 진주한 프랑스군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던 마론파를 중심으로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등을 규합해 독립국가 건설에 나섰다. 1943년 레바논 독립을 앞두고 마론파는 이슬람 진영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의회 의장은 시아파 몫’이라는 권력분배안을 마련했고 의회 의석은 인구 구성 비율에 따라 기독교와 이슬람 진영을 6대5 비율로 나눴다. 그런데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면서 이슬람교도가 증가하자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급기야 1975년 내전이 발발했고 마론파를 지원하는 이스라엘과 이슬람 진영을 지지하는 시리아가 개입하면서 15년간 계속된 내전은 10만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1990년에야 끝났다.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의 의회 의석수를 같게 하는 등 새로운 권력분배안도 마련됐다. 외국군도 철수키로 했지만 시리아를 등에 업은 역대 레바논 정권은 시리아의 철군을 반대했다. ●시리아 철군싸고 양진영 세대결 최근 베이루트는 마론파가 이끌고 수니파 등이 가세한 반시리아 시위대가 세를 과시하면 시아파 정치조직이자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친시리아 시위로 맞서는 등 ‘장군 멍군’ 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8일 친시리아 진영이 50만여명을 동원하자 반시리아 진영은 14일 100만명가량을 불러모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구는 불과 37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19일 테르예 로에드 라르센 유엔 중동특사가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보고하는 시리아의 구체적 철군안 내역과 하리리 암살사건 조사를 마친 유엔 진상조사단의 결과보고서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공정위와 광진공 혁신 과잉이다

    복지부동,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공직사회에 혁신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행정자치부는 본부·팀제 전면 도입계획을 발표해 서열파괴, 성과위주 조직혁신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무분별한 혁신 과잉적 발상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눈길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거래 제재 목표치 설정과 광업진흥공사의 상임이사 직선제 도입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공정위는 올해 기업 불공정행위 제재 건수를 최근 3년간 평균보다 20% 상향조정해 141건을 달성하겠다고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했다. 신문고시 위반 시정조치건수도 20%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앞뒤가 잘못됐다. 공정위의 존재이유는 공정한 시장경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지, 제재건수를 높이는 데 있는 게 아니다. 교통경찰이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있지, 위반딱지 떼기 위해 있는 게 아닌 것과 같다. 성과위주 행정쇄신 바람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본다. 성과목표 설정이 전도된 경우다. 광업진흥공사는 상임이사 2명을 사전 후보도 정하지 않고 사원 전원이 각자 자신이 추천하는 사람의 이름을 직접 써넣는 방식으로 투표해 선출했다. 인사혁신도 좋고 서열파괴도 좋지만 공기업 이사는 사장과 함께 국민의 재산인 공기업 경영에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자리다. 공모제도 아니고, 자격기준도 없이 사내투표에 맡긴 것은 인사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다. 사내 파벌 형성 등 부작용은 그 다음 얘기다. 정부혁신은 시급한 과제지만 최종 목표는 국민에 대한 봉사가 돼야 한다. 과잉혁신은 오히려 국민에게 부담만 준다. 행자부의 팀제 등 각종 혁신논의에 과잉의 요소는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 아프리카 ‘피플파워’ 바람

    아프리카에 ‘피플 파워’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집트가 26일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으며, 대서양에 접한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에서는 쿠테타로 집권한 대통령이 25일 반정부 시위로 물러났다. 호스니 무바라크(76) 이집트 대통령은 국영 TV로 방영된 연설에서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헌법 개정을 의회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야당은 환영하면서도 “정당만 후보를 내게 한 것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이집트는 의회 의원 3분의2 찬성으로 임기 6년의 단일후보를 내고 국민투표로 대통령을 확정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이후 이같은 방식으로 24년간 집권했음에도 오는 9월 다섯번째 임기에 도전할 뜻을 비쳐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무바라크의 장기집권 의도에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신생 야당 알 가드의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이만 누르가 창당신청서 위조혐의로 연행되면서 정치적 위기는 고조됐다. 미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다음주로 예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집트 방문을 연기, 압박을 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결국 직선제 개헌요구를 수용했다. 의회는 9주 내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통과되면 올해 처음 이집트의 직선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이 무바라크를 이길지는 미지수다. 25일 사임한 파우레 그나싱베(39) 토고대통령은 지난 5일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다.38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아버지 에야데마 그나싱베 전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죽은 직후다. 그러나 토고 국민들은 ‘독재의 세습’을 거부했다.11일부터 수도인 로메에서는 매일 수백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그나싱베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정치활동을 즉각 금지했고 시위대에 강력 대응하라고 보안군에 명령했다. 의회에는 2008년까지 아버지의 임기를 자신이 맡도록 압력을 가했다. 급기야 보안군의 발포로 시위자 10여명이 죽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19일엔 토고 국민 550만명 가운데 2만여명이 대규모 시위에 가세, 헌정질서 회복을 외쳤다. 다급해진 그나싱베는 정치활동 금지를 풀고 60일 이내로 대통령선거를 치르겠다고 물러섰다. 그러나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 OWAS)와 아프리카연합(AU)까지 토고에 제재를 가했고,AU 의장인 나이지리아는 그나싱베의 사임을 요구했다.‘3주 천하’로 끝났으나 그나싱베는 4월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월드이슈-삐걱거리는 미-러 관계] 양국 주요이슈 뭔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러 관계의 현안을 점검해 본다. ●러시아의 민주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뒤 주지사 직선제 폐지, 언론에 대한 통제 강화, 에너지산업 국유화 등 중앙집권 강화 정책을 실시했다. 미국은 이를 민주주의의 후퇴로 규정,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러시아의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법치 확립에 힘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도전함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의 문제에서는 미국과의 협조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 지난해 ‘유코스 사태’는 에너지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푸틴 대통령은 최대 석유기업인 유코스의 회장을 구속하고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결국 국영회사가 인수토록 했다. 러시아는 또 석유·천연가스·금·구리 등 핵심 천연자원에 대한 탐사개발은 러시아측 지분이 51%를 넘는 회사들에만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러시아의 유코스 처리방식에 실망하고 있다.”,“해외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등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은 중동 국가들에 대한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석유를 자원무기화할 경우 유가 폭등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러시아 유전·광산 개발에 참여하려 했던 미국 기업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 문제 부시 2기 행정부는 이란과 시리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고 나날이 이들 국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움직임은 미국과는 정반대다. 이란과 핵 연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란 방문 계획을 밝혔다. 또 러시아는 시리아에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중동 지역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고 세력 확장을 추구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역시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이 부분에 대해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옛소련 국가들과의 관계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대선을 놓고 양국은 정면충돌 양상을 보였다. 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미·러 두 정상의 세계관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부시는 이른바 ‘자유의 확산’에는 지역적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 반면 푸틴은 옛소련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 분개하면서도 이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옛소련 국가였던 벨로루시를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했다. 키르기스스탄·몰도바 등에서도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다. 카네기재단 모스크바 센터의 앤드루 쿠친스는 “옛소련 국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미·러 관계의 화약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KT ‘사외이사 선임’ 勢대결

    KT 노조가 경영 참여의 사전 포석인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배출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측도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2명을 선임, 주총을 앞두고 세(勢) 대결이 예상된다.KT는 다음달 11일 주주총회에서 2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KT 노조는 22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이 5.7%나 되는데도 조합이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면서 “노조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경영에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와 관련, 우리사주조합원들로부터 1.34%의 위임장을 확보해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부교수를 지난해에 이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지난달 25일 이사회에 냈다. 노조는 이어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우리사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의결권을 위임받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들로부터도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한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또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뽑을 때 집중투표제를 통해 표대결을 할 계획이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명 이상 이사를 선출할 때 주주들이 의결권을 후보자 1명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예컨대 후보 3명 중 2명을 뽑을 경우 전체 지분의 3분의1 정도만 확보하면 사외이사를 낼 수 있다. 사측도 최근 사외이사 후보추천위를 통해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생명 사장과 곽태선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 등 2명의 사외이사 임기는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만료된다. 그러나 노조가 우리사주조합 지분 5.7%를 비롯해 다른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두 집결한다고 하더라도 사측(지분율 26.%) 및 기관 투자자들과의 득표 대결에서 이길 공산은 거의 없다. 노조는 “노조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내는 것은 언젠가 실현돼야 할 일”이라면서 “소액 주주는 물론 사원들의 의식전환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해 주총에서 표대결을 하려다가 사측으로부터 우리사주조합장 직선제를 받아내면서 중도 포기했다. KT의 사외이사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예컨대 오는 8월 이용경 사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열리는 사장후보추천위 위원 5명 중 3명은 사외이사 8명 중에서 나온다. 최근 노사가 필요하다고 공감한 농구팀 신설 문제도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영만칼럼] 개헌논의 정치과잉이다

    [김영만칼럼] 개헌논의 정치과잉이다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개헌 연기를 피우고 있다. 야당에선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여권에서는 국무총리까지 나서 개헌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직후 노무현 당선자에 의해 거론된 바 있는 그 개헌논의다. 그러나 국민들에겐 그다지 감흥이 없다. 국민이 시큰둥해하면 개헌은 어렵다. 국회의원 재적의 3분2가 찬성하고,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어려운 입법절차가 개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헌은 국민적 흥분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집권여당에 강렬한 욕구가 있거나 모든 정치인이 개헌에 동의한다면 혹 다른 길이 생길지도 모르겠으나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개헌논의가 찬이든 반이든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개헌논의 자체가 정치과잉이란 이야기가 된다. 국민들이 체감하지 않는 문제를 직업 정치인들이 당위성과 필요성을 확대해석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개헌논의의 필요성으로 700만 해외동포에 대한 참정권 부여 등을 들었다. 열린우리당의 이석현·정장선 의원 등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통령제 도입을 통한 지역감정해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지자체장 선거의 연계 등이 정치권에서 개헌의 필요성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절차적이거나 지엽적인 것들이어서, 국민 입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점이다. 직선제 개헌 같은 국민적 욕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 개헌에 반대하는 정치인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4년 중임제만 해도 막상 논의에 들어가면 현직 대통령 처우문제서부터 벽에 부닥치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중임제개헌에 찬성한다면 자신의 임기 5년을 4년으로 단축하는 대신 중임의 혜택을 받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차기를 준비해온 여권의 유력주자들과 야권의 주자들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채우는 대신 중임조항은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아무 소득도 없이 자신의 임기중 상당기간을 개헌문제에 소진하는, 손해 보는 장사가 돼 어렵다. 여권 일각에서 말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것도 국민들에겐 너무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언급한 개헌도 분명하진 않지만, 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렛대로 하는 인상이다. 대통령과 총리를 따로 뽑는다는 것이 정파간에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작위적이다. 그렇다면 이 역시 개헌에 필요한 동력을 충분히 갖기 어렵다. 개헌논의가 국민적 흥분을 끌어내려면 역시 대통령제의 폐해를 들어 내각제로의 전환 같은 권력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져야 한다. 내각제로의 전환을 제기하고 토론을 하다 보면 절충안으로 분권형대통령제 같은 것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야 어느 한쪽에서 작심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내년이면 대통령선거가 정당의 현안이 될 텐데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이를 제기할 성싶지 않다. 이래저래 개헌은 국회만 벗어나면 어렵다. 내각제개헌을 제기할 용기가 없다면 개헌은 묻어두는 게 낫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대통령 임기를 중임으로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의 구조적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우리의 가장 큰 과제다. 여기에 국가역량이 투입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일도 개헌보다 크다.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처방전이 나온 뒤에 그 결과와 필요에 맞춰 개헌을 논해야 한다. 모처럼 국민들이 정치를 잊으면서 나라와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려는 참이다. 급할 것 없는 개헌논의가 편안함을 깰까 두렵다. 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열린세상] ‘5년 단임’은 과거사 청산 대상/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한국 국민에게 ‘개헌’은 역사적 ‘악몽’과 같은 존재다. 정부수립 이래 아홉차례 개헌이 있었지만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집권 연장용 ‘3선개헌’ 두차례, 그리고 영구 독재를 겨냥한 72년의 ‘유신 개헌’등 끔찍스러운 기억으로만 뇌리 속에 남아 있다. 집권자의 임기 후반이 되면 검은 유령처럼 개헌논의가 대두되고 치밀한 군사작전처럼 어용 언론과 행정조직을 총동원한 국민투표가 진행된다. 당연한 듯 가결되고 그 결과 독재정권이 연장되는 것이 우리 개헌의 역사였다. 그나마 임기7년 대통령 간선제를 현행 임기5년 단임제로 고친 87년 직선제 개헌이 민주화 투쟁의 결실로 헌정사에 남은 유일한 밝은 기록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민주주의 발전, 정치발전이라는 민주화 투쟁의 본뜻을 오롯이 담아내는 데는 실패한 채 정치세력간 현실 타협의 결과로 5년단임제라는 명분없는 권력구조를 탄생시킨 얼치기 개헌이었다. 국민들은 처참한 헌정사의 아픈 기억 탓에 ‘개헌’하면 우선 의심스러운 눈길부터 보내며 개헌의 거론 자체를 터부시하는 정서가 있다. 이런 국민적 ‘개헌 알레르기’를 잘 아는 정치권은 여야 모두 5년단임 헌법을 언젠가는 반드시 개정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먼저 개헌논의를 제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제도 개혁과 과거사 청산에 정치적 승부를 걸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어오는 현 시점에서 개헌문제 공론화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마침 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연설에서 ‘당리당략을 떠난 개헌문제 연구’를 공식 언급하고 나섰다. 무척 조심스러운 발언이어서 이것이 한나라당의 당론인지 또는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의인지 모호하지만 정치권에 개헌이란 화두를 던져준 것만은 분명하다.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도 헌법의 권력구조 개편문제를 ‘기본 연구과제’로 채택하는 등 진일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 주변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시절 ‘임기 중 개헌’을 언급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여야 모두 개헌문제에 구체적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여와 야 어느쪽, 또는 누가 먼저 제기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역사에, 과거사를 청산하는 데 보다 책임의식을 갖는 지도자들이 당당하게 개헌 공론화에 나설 때가 아닌가 한다.5년단임제 헌법은 민주투쟁의 결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정치세력간 타협의 산물이기도 했다.“5년임기 한번만 하고 반드시 떠난다.”는 권위주의정권 퇴치용 방편이자 3김 정치구도의 반영이라는 반시대적 성격이 내포돼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정치발전, 국정운영의 효율성 등을 중시하지 않고 정치지도자들이 돌아가며 대통령하는데 편리한 제도를 채택해 명분이나 현실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헌법이 됐다. 대선과 총선 시기가 엇갈리는 데서 오는 정치적 불안정, 훌륭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평가방법 부재,‘조기 레임덕’ 현상 등 5년단임이 갖는 문제점들뿐 아니라 반시대적 성격 때문에 ‘5년단임’은 우선적 과거사 청산 대상이며 정치제도 개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임기 중 개헌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속뜻이라면 여권이 하루속히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차피 경제살리기와 개혁작업은 병행 추진될 수밖에 없는 과제다. 과거처럼 정권연장이나 재집권 음모가 내재된 개헌이 아니며 여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바로잡는’ 개헌작업인 만큼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거나 경제살리기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역사적 책임의식 아래 제대로 된 헌법을 만들어 놓고자 한다면 바로 5년 단임의 문제점인 조기 레임덕 현상이 오기 전에, 그리고 양대 선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차기 후보’들 사이에 갈등 소지가 적은 현 시점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든 책임총리제든 권력구조의 핵심부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조속히 이뤄낼 초당파적 기구의 발족이 기대된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 [서울광장] 대체입법/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체입법/이목희 논설위원

    연말연초 국가보안법 논란 과정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여야가 강경파에 휘둘리는 모양을 보면서 정계개편을 떠올렸다. 열린우리당에서 끝까지 국보법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는 민주노동당에 합류한다. 한나라당에서 국보법 손질에 반대하는 사람은 자민련으로 간다. 민노당을 왼쪽, 자민련을 오른쪽으로 하고 열린우리당의 실용파와 한나라당의 개혁파를 묶어 중도개혁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처럼 양보와 타협의 미덕이 없는 곳은 양당제가 맞지 않는다. 밀어붙이기와 강력저지는 신물난다. 중도파가 과반 정당이 되고, 좌우 양쪽에 중간 크기의 정당이 있는 게 낫다. 나라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좌우의 주장이 무시되지 않는 형태다. 지금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정당개편은 전혀 엉뚱한 방향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명을 바꾸는 정도로 중도개혁으로 탈바꿈했다는 주장을 할 태세다. 충청권에서는 자민련의 대표성이 약하다면서 새 정당의 필요성이 운위되고 있다. 호남표, 영남표, 충청표를 의식할 뿐이다. 이념의 잣대로 모이고 흩어지고 할 움직임은 아직 없다. 지난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집토끼론과 산토끼론이 치열하게 대립했다. 기존 지지층 유지에 주력하느냐, 다소 깨지더라도 중앙으로 보폭을 넓히느냐의 차이다. 새해 들어서는 여야 모두 산토끼론이 우세하다.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파를 향한 손짓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당구조를 갖고는 중도쪽의 목소리가 실제 입법에 반영되기 힘들다. 국보법은 물론 주요 경제입법에서 다수의 산토끼론이 소수의 집토끼론에 밀리기 십상이다. 대통령까지 유연한 입장을 보인 마당에 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강행처리할 용기는 없어 보인다. 대체입법이 안 된다면 연말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된다.“폐지를 못하느니 때를 기다리자.”는 여권내 강경론과 “그냥 두는 게 백번 옳다.”는 야권내 강경론이 목표는 다르지만,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대체입법안을 어떡하든 통과시킴으로써 산토끼론이 대세임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대체입법에 성공한다면 올해는 실용주의 중도개혁파가 확실히 힘을 얻게 된다. 경제·민생 입법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국가경제를 살릴 수 있다. 18세기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멋진 경구가 있다.“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견해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당신의 편에서 싸우겠다.” 개인의 사상과 선택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바탕위에 정치 민주화를 쟁취한 것이 서구의 역사다. 우리는 거꾸로다.1987년 6·10항쟁에 이은 직선제 개헌으로 민주주의는 수준급에 올랐다. 자유화는 아직도 게걸음이다. 국보법의 고무·찬양죄, 이적표현물 소지죄는 자유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대표적 법조항이다. 지난해 말 여야 협상파들은 이 부분을 없애는 데 잠정합의했다. 안보를 챙기는 부분은 남기고,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규정을 없앤다면 나름대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다. 대체입법만 되어도 국보법 기소자의 90%가 자유로워진다. 일반의 안보불안이 가시는 날, 완전폐지해도 된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확정되면 여야 지도부는 바로 내부 정지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강경파를 설득할 수 있는지 빨리 판단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국회 표결에서 이념 스펙트럼이 드러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보라. 당론을 미리 정하지 말고 자유투표에 맡겨보자. 의사당에서 중간세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표로써 알아보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한번쯤 난상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 국보법 자유표결 결과는 정당재편의 궁극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시도교육감 직선으로

    오는 2006년부터 시·도 교육감이 주민직선으로 선출되는 대신 시·도교육위원회는 시·도의회로 흡수된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육자치개선 정부안을 확정, 발표했다. 혁신위는 정부 개선안을 토대로 29일 공청회를 갖는 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시·도교육감 선출방식은 교육계의 요구를 반영, 주민직선제를 채택했다. 교육감 선거는 시·도지사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게 된다. 그동안 초·중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의 투표로 선출됐던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게 된 것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악인 박범훈씨 종합대 총장에

    한평생을 우리 가락의 현대화, 대중화에 매달려 온 ‘신 국악인 박범훈’이 중앙대 총장 자리에 올랐다. 국내 종합대학에서 국악인 출신 총장이 탄생하기는 처음이다. 중앙대 법인 이사회는 24일 직선제 투표에서 1위 후보로 올라온 박범훈(56) 국악대학원 창작음악학과 교수를 제12대 총장으로 뽑았다. 그는 고향인 경기 양평의 중학교 밴드에서 트럼펫을 불다가 17세 때 동네에 찾아온 남사당패에 매료돼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 가락과 인연을 맺은 그는 국악예고에 들어가려고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오면서 국악을 향한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인간문화재 지영희 선생에게서 피리를 배운 그는 예고 졸업 후 중앙대 음악학과(작곡)를 거쳐 일본 무사시노 음대에서 석사, 동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도전을 즐기는 박 신임총장은 국악의 대중화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한영애, 송창식, 김수철 등 대중가수와 함께 국악 공연을 시도하고, 도올 김용옥의 시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86아시안게임,88올림픽,2002한·일월드컵, 대구유니버시아드 등 굵직한 행사의 개막식 음악 작곡은 모두 그의 몫이었다.MBC 마당놀이 ‘허생전’,‘홍길동전’ 등도 그의 작품. 그에게는 ‘첫’이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93년 처음으로 아시아민족악단 창단식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12현 가야금을 현대적으로 개량한 25현 가야금을 선보였다. 민간으로는 국내 최초인 중앙국악관현악단도 만들었다. 교육행정가로서도 능력을 발휘해 10년 남짓 서울국악예고 이사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최초로 서울국악유치원, 국악중학교, 국악대학, 국악교육대학원을 잇따라 설립했다. 발도 넓어 지난 11월11일 열린 그의 ‘음악인생 40주년 기념공연’에는 정·관계, 문화계 인사 1500명이 참가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그가 총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자 음악계 선후배들이 “작곡이나 지휘는 누가 하느냐.”며 말리기도 했다는 후문. 그는 “4년 동안 부총장직을 맡아 중앙대의 행정이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래도 막상 총장이 돼 발전기금을 모금하러 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껄껄 웃었다. 박 신임총장은 내년 초 40장의 CD로 구성된 ‘박범훈 소리연(緣)’전집을 내고 잠시 창작활동을 쉴 작정이다.“예술이 노래하고 춤추는 딴따라만이 아닌, 행정과 정치가 모두 담겨져 있는 분야”라는 그의 예술철학이 어떻게 대학 운영으로 나타날지 자못 궁금해진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푸틴, 서방국가에 화해 제스처?

    강력하게 중앙집권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외에서 ‘독재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론 무마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러시아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해 장막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키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이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3일 내외신 합동 연례 기자회견에서 서구국가들을 겨냥,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것에서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푸틴은 이날 회견에서 “유코스 자회사를 국영기업이 인수한 것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를 비판해온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재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유화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서방국가들이 지지하고 있는 빅토르 유시첸코 후보가 승리할 경우 입게 될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및 유코스 사태를 놓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회복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또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역 지도자들의 요구대로 천연자원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낮추고, 주정부에 경제에 대한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최근 주지사와 시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대통령 임명제로 바뀐 뒤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오늘의 눈] 총장다툼에 입시는 뒷전/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얼마전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입시박람회를 열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각 대학들은 마술가를 동원하는가 하면 애완견으로 수험생들의 눈길을 끄는 등 저마다 톡톡 튀는 전략으로 학교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중 유독 홍보직원도 없이 썰렁한 부스가 있었다. 영남대 홍보부스였다. 총장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진 극심한 내홍의 결과였다. 문제는 직원노조가 총장선거에 투표권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8월부터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20여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 이달 초 간신히 합의, 매듭이 풀리나 했다. 정규직 직원들의 투표권을 1차 52표,2차 38표 각각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합의는 지난 15일 열린 교수들의 찬반투표에서 뒤집어졌다. 직원노조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총장선거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다. 여기에다 총학생회와 비정규직노동조합, 비정규직 교수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민주총장선출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총장후보를 추대하고 나섰다.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총장 직선제는 1980년대 말 대통령직선제와 맞물려 유행병처럼 번졌다. 마치 총장직선이 대학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상당수 대학은 간선제로 돌아섰다. 직선제를 고수하는 대학들은 영남대와 마찬가지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남대는 다가온 입시업무를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치밀한 전략도 의욕도 없는 듯 보인다. 영남대 졸업생 한명을 만났다. 그는 “교수들이나 직원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으르렁거리는지 모르겠다. 학교경쟁력 향상인지, 자신들의 이권인지….”라며 혀를 찼다. 이제 교수와 직원들이 대답할 차례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 [사설] 국보법 타협으로 나라를 바꾸자

    사회갈등의 근원이었던 정치권에 마침내 반전의 기회가 왔다. 국가보안법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1987년 여야합의에 의한 대통령직선제 개헌이 권위주의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것이었다면, 국보법의 합의처리는 이념분쟁을 사실상 종식시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때는 민주화를 갈구하는 민중의 힘으로 합의가 만들어졌다. 이번엔 정치권이 주도해 국보법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나라의 분열과 갈등이 화합·상생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끊임없이 갈등을 확대·재생산시켜 왔다. 남북분단도 억울한데, 국민들을 또다시 이념으로 나뉘도록 부추겨 왔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우리사회 분열의 가장 상징적 안건이 바로 국보법 논란이다.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보법이 손질되어야 함은 대부분 인정한다. 안보와 체제수호를 감안해 당장 전면폐지는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때문에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국보법이 폐지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흥분하는 것도, 폐지가 아니면 민주주의는 없다는 식의 아집은 버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국보법상의 불고지죄를 삭제하고 찬양·고무죄 적용을 최소화하는 안을 사실상 당론화함으로써 합의의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법안 명칭을 바꾸고, 정부 참칭조항도 전향적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일부 영남권 보수파들의 반발을 딛고 이 정도까지 개정안을 진척시킨 점은 평가해야 한다. 이른 시일안에 국회에 상정한 뒤 열린우리당의 ‘폐지 후 형법보완안’과 함께 대화하도록 하라. 고위급 정치절충을 위해 원탁회의나 특위를 구성하자는 한나라당의 제안은 일리가 있다. 여야가 협상을 하다 보면 양측 모두 강경목소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북한까지 개입해 남북간 현안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난관을 뚫고 절충하는 게 정치의 묘미가 아닌가. 우리가 누누이 강조했듯이 여야는 대체입법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 나라를 구하기를 당부한다.
  • 이민우 前신민당 총재 별세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가 9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89세. 1958년 4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6선(4·5·7·9·10·12대)을 거쳤고,78년엔 국회부의장도 역임했다. 비록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 이른바 ‘3김’의 그늘에 가려 대권 도전 기회까지는 잡지 못했지만,40여년 동안 야당의 외길을 걸어왔다.‘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6년 12월 직선제 개헌논의의 와중에서 내각제 개헌과 선(先) 민주화론을 주장한 이른바 ‘이민우 구상’을 발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양김씨, 즉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탈당하고 신민당이 와해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계 은퇴 후에는 정치와는 일절 인연을 끊었다. 특히 야당 중진 때는 물론 야당 총재 시절과 정계은퇴 후에도 1999년 태릉의 한 아파트로 거처를 옮길 때까지 강북의 삼양동 구옥에서 기거, 양계장을 꾸려나가면서 ‘삼양동 거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어진 돌’이라는 뜻을 지닌 인석(仁石)이라는 호에 걸맞게 후덕하고 서민적인 풍모로 여야 정치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원칙에 충실한 정치인으로 한번도 계보를 바꾸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제치하인 1915년 9월5일 청주에서 태어나 41년 일본 메이지대학 법학과를 중퇴한 뒤 46년 충북신보 영업국장을 거쳐 48년 고향인 청주에서 시의회 부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4·19 이후 장면 총리의 인준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신·구파가 갈등을 빚을 때 구파가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와 신민당을 창당하자 이에 가담했다. 이후 야당의 거목이었던 유진산 선생이 이끄는 ‘진산계’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진산이 작고한 이후에는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와 함께 ‘견지동 동우회’를 이끌었다.9대 국회 후반 신민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강경파와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의 온건파로 대립할 때 김 전 대통령편에 서서 정치적인 동지관계를 형성했다. 이 인연으로 5·17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 성명을 냈을 때 3개월 가량 총재권한대행직을 맡았으며, 정치규제 중에는 민주산악회의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서울광장] 역린의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린의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이종찬과 이한동은 5공 정권에 참여했으면서도 나름대로 합리적 처신으로 주목받았다.1985년 두 사람의 정치 장래가 갈리는 사건이 일어났다.2월 총선 이후 미 문화원 점거 등 학생운동권의 움직임이 심상찮았다. 당시 청와대는 학원안정법을 만들어 시위 학생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종찬은 여당인 민정당 원내총무, 이한동은 사무총장이었다. 두 사람 모두 법이 문제 있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여당 핵심회의에서 이종찬은 끝까지 반대했으나, 이한동은 대안을 제시하며 타협했다. 분개한 이종찬은 기자들을 만나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이종찬은 그날로 ‘짤렸고’, 이한동도 유탄을 맞아 함께 경질됐다.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에 ‘역린(逆鱗)’이 나온다. 용은 순한 짐승이지만 턱밑의 비늘, 즉 역린을 건드린 사람은 반드시 죽인다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에서 전두환 정권 중기까지 공개항명의 결과는 뻔했다. 정보기관에 끌려가 혼나거나, 정치적으로 매장당했다. 그러나 역린을 건드린 당시의 이종찬은 죽기는커녕 국민적 인기가 치솟았다. 역린을 비켜간 이한동의 대중 지지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학원안정법 파동과 1987년 이뤄진 대통령직선제 개헌은 ‘역린’의 정치문화를 정착시켰다. 전임자를 치받지 않고는 국민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전두환-노태우, 노태우-김영삼, 김대중-노무현, 정도의 차는 있지만 ‘차별화’를 통해 집권을 이어갔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정동영·김근태 의원을 내각에 포진시킨 뒤 대단히 편안해 한다.”고 전했다. 이르면 연말 개각을 준비중이며, 여당 인사들의 대거 입각이 점쳐진다고 밝혔다. 지금 이해찬 총리처럼 해준다면 대통령이 편할 수 있다. 대권주자들이 언제까지 그렇게 해줄까.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투자정책을 반대한 것은 ‘역린의 법칙’이 표출되기 시작한 사례다. ‘역린의 법칙’은 대든다고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여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재경부 관리들은 “김 장관이 경제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치부한다.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선과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무책임한 행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하늘이 두 쪽나도 국민연금을 지키겠다.”는 김 장관의 간명한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더 먹힌다. 여권이 김 장관의 주장을 일부 수용, 황급히 봉합에 나선 것도 여론의 불리를 느낀 때문이다. 청와대와 김 장관의 기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 때 김 장관이 “계급장 떼고 논의하자.”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사안은 훨씬 심각해 보인다. 김 장관측이 ‘단기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밀어붙이다가는 역풍을 만날 수 있다. 이 총리에 이어 김 장관이 정치적 상승세를 타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무심할 수 없다. 역시 대권주자인 김혁규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온다. 남북정상회담 등 ‘한건주의’에 매달릴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김 장관 사태 이후 노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된다. 참여정부는 여러모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럴수록 정치인들을 내각에 붙잡아둬서 용광로처럼 들끓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 대통령이 ‘대권주자의 차별화’가 일찍 시작돼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넘어서는, 정국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민초(民草)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권이 치고받는 것도 지겨운데 내각이라도 조용하게 만들어 달라. 정치인들을 장관 시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대권주자 관리장’으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 행정경험은 당에서 정책을 다루어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美 대선후 加이민사이트 접속 6배 증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실망한 적지 않은 미국 젊은이들과 민주당원 등이 미국을 떠나려 한다고 미국의 정치 웹사이트 ‘슬레이트 닷 컴’이 7일 보도했다. 분열된 국론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가 선거 뒤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커지면서 각종 후유증 등 ‘선거후 증후군’이 증폭되고 있다. ‘슬레이트 닷 컴’은 “가자 북으로, 젊은이들이여”란 기사에서 “선거 다음날 캐나다 이민사이트는 평소보다 6배가 많은 17만 9000명의 방문객이 접속했으며 대부분 미국인이었다.”며 “전과 달리 이들은 정말 심각하게 이 나라를 떠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낙담한 케리 지지자들은 이 웹사이트에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들과 결별하자며 연방 탈퇴까지 거론하는 글을 올려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런 반응은 선거결과 ‘전쟁광’ 부시가 재집권하게 된 데다 미국 사회가 유례없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절망감’때문. 특히 종교적 엄숙주의와 독선적 도덕주의의 부상으로 미국사회의 자유와 다양성이 훼손되고 ‘답답한 단세포의 나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주헌법 개정안 주민투표에서 오하이오, 유타 등 11개주가 동성결혼을 금지하기로 해 동성애자들이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케리를 지지했던 뉴욕타임스(NYT)는 6일자 사설을 통해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공화당이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신앙과 가족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다면 그건 우리 잘못”이라고 민주당의 재기 노력을 강조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열린세상] 美대선,상호 인정과 관용의 문화/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미국 대선 드라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 독립전쟁의 상징인 보스턴의 유서깊은 패뉼홀에서 케리 후보는 오하이오주 잠정투표의 최종 검표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케리는 미국이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로써 선거인단 동수의 경우나 플로리다 악몽의 재연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여 미국 사회가 무정부상태에 빠질 뻔한 적은 한번 있었다.1876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러더퍼드 헤이즈와 민주당 새뮤얼 틸든 후보의 대결은 표차가 매우 근소했다. 의회는 재검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결과 총득표율에서 진 헤이즈 후보가 선거인단 숫자에서 185대 184로 승리했다. 당시 재검표가 이루어진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남부 3개주는 공화당 주도의 북군(北軍)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기 때문에 재검표의 공정성에 틸든이 반기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양 후보는 이들 남부주로부터 북군 철수에 합의했고 신임 대통령 취임 며칠 전에 몇달간 지속된 분쟁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미국 헌법회의의 대표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한 시민이 선거인단 제도를 둔 연방헌법이 통과되면 미국은 공화국이 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러한 헌정의 위기를 예견한 프랭클린은 미국인들이 헌법을 따르고 지킬 능력이 있다면 공화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다. 어떤 사회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사회 저변에 형성되어 있는 상호인정과 관용의 문화라는 사실이 미국 대선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특히 정치엘리트들 사이에 정착된 토론과 합의의 문화가 민주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미국 헌법 기초자들이 대통령 직선제도가 아니라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했던 이유는 선동정치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현재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여야 정치권은 미국 대선에서 교훈을 얻고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총득표율뿐 아니라 선거인단 득표에서도 앞섰다. 또 지난 대선에서 문제가 되었던 플로리다주에서도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재검표 대통령’이란 오명도 씻었다. 투표용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많은 주들이 전자투표방식으로 전환했다. 투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의 행렬은 바로 이 때문이다. 투표에 과거보다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투표율은 베트남전쟁 이후 가장 높았다.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시가 유리한 입장에서 선거를 치렀다.2000년 인구센스서 결과를 토대로 한 선거구 조정에서 공화당 텃밭인 남서부 주에서 인구증가율이 높아 선거인단 숫자가 늘어났다. 선거인단이 늘어난 텍사스, 플로리다, 조지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부시가 압승했다. 케리가 이긴 뉴욕주는 선거인단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 이번처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선거에서 이 차이는 매우 컸다. 양 후보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주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고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 미국 유권자들은 전쟁기간에는 전시(戰時)대통령을 갈아치우지 않는다는 전통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테러와 안보 문제가 미국 사회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대테러전쟁을 지속하고 이라크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게다가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부시의 대내외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2기 부시행정부의 한반도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모아진다. 노무현정부는 1기 부시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루어진 2001년 한·미정상회담의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북핵문제가 또 다른 위기로 발전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맞추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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