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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선·김연철 임명 강행한 문 대통령 “능력 보여달라” 당부

    박영선·김연철 임명 강행한 문 대통령 “능력 보여달라”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한 진영 행정안전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뿐만 아니라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8일 임명했다. 야당이 사퇴를 요구한 박영선·김연철 장관의 임명을 강행해 정국이 경색될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신임 장관들에게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겪은 만큼 행정·정책 능력을 잘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중기(3년 차)를 이끌어갈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면서 각 신임 장관들을 임명한 이유를 차례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 부딪힌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평생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을 연구해 오셨고, 과거 남북협정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적임자라 생각했다”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을 “남북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밝히면서 “남북관계가 북미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북미가 진전되면 남북이 더 탄력을 받는 선순환 관계에 있어 남북·북미 관계를 잘 조화시키며 균형 있게 생각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역시 야당이 임명을 반대한 박영선 중기부 장관에게는 “평소 의정 활동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 관련 활동을 많이 했고, 관련 입법을 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중소기업, 또 그 속에도 제조 중소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 벤처 등 모두가 살아나는 게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각별하게 성과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에게는 “강원도 큰 화재로 취임도 하기 전에 현장에서 전임 장관(김부겸)과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현장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국민께 정부의 위기·재난 관리 대응 능력 면에서 믿음을 많이 줬다”고 평가했다.또 “행안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협력·조율하고 때론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요즘 광역단체장은 직선제를 통해 선출되기에 아주 비중이 있는 중진 인사가 많다”면서 “그런 분들과 잘 협력해 나가려면 행안부 장관이 특별히 좀 더 높은 경륜을 갖출 필요가 있어 이미 장관을 지냈지만 어렵게 청원드렸다”고 덧붙였다. 진영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에 대해 “우리 국민의 문화적 능력이 커 정부가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면서도 간섭하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도록 보장만 해도 문화가 꽃필 수 있는데 한동안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 등으로 오히려 위축시켰던 면이 있었다”면서 “그런 부분을 말끔히 씻고, 그 때문에 침체한 조직 분위기도 살려달라”고 강조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에게는 “요즘 국민은 안전 문제에 대한 기대가 큰 데 아직 해양 쪽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그에 대한 대응 시스템에 대해 충분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양 안전 분야를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해운업 분야는 우리 주력 해운 업체가 무너지면서 해운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경쟁력이 아주 많이 무너진 상태”라면서 “이를 되살리는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두환, 5공 최대 치적 묻자 “평화적 정부 이양”

    전두환, 5공 최대 치적 묻자 “평화적 정부 이양”

    전두환씨가 1988년 당시 대통령 퇴임 한달 전에 5공화국의 최대 치적을 “한국의 민주 발전”이라고 언급했고, “평화적인 정부 이양을 성취했다”고 한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생산된 지 30년이 경과해 원문해제된 1988년도 외교문서에 따르면 그해 1월 6일 방한한 스티븐 솔라즈 미 하원의원과 면담에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한국헌정사상 최초로 평화적인 정부 이양을 했고 이것이 한국의 민주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1987년 국민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자 6월 노태우 민정당 대표 및 대선후보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한 6·29선언을 발표했고, 대통령 특별담화 형식으로 이것이 수용됐다. 전씨는 ‘직선제 수용’에 대해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간접선거가 우리 사정에 맞는다고 생각했으나 대다수 국민과 야당이 직선제를 원했으므로 이를 수렴한 것이며 또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민주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전씨는 두번째 치적으로 경제발전을 꼽았다. 문서엔 “우리의 GNP(국내총생산)은 지난 8년간 배가 되어 1200억불로 성장된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고, ”셋째로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협조 지속을 크게 만족스럽게 평가한다”고 돼 있다. ‘연합사 사령과 한국인 선임’에 대해선 “자주국방을 달성할 때까지는 작전 통제권은 영구히는 물론 아니지만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미국 장성이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CFC(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의 지위는 상징적인 것으로서 소련에 대해서도 견제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그 다음 이유로는 CFC 사령관이 한국인일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 명분의 약화 가능성이 있다. 나토 사령관도 미국인이다. 현 CFC 체제는 일본을 보호하는 전략적인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858편 사건에 대해선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것이 아직 증명은 되지 않았으나 여러가지 물적증가나 정황으로 보아 그러한 심증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용의자에 대한 심리적 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제는 식사(스프정도)도 시작했고 앞으로 1주일 정도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858편은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아부다비를 지나 서울로 향하던 중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돼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희생됐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사건 직후, 이 사건을 북한 공작원에 의한 폭파 테러사건으로 공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폭파범으로 지목됐던 김현희는 대선 전날이었던 1987년 12월 15일 김포공항에서 압송됐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이 사건을 당시 정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1988년 외교문서는 총 1602권(약 25만여쪽) 분량으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외교문서공개목록 및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연구기관·도서관 등에 배포되고,외교사료관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선전에도 밀려 쇠락 기미가 뚜렷한 홍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선전에도 밀려 쇠락 기미가 뚜렷한 홍콩

    ‘중국 시장경제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경제 규모가 처음으로 ‘시장경제의 본고장’ 홍콩을 눌렀다. 홍콩특별행정구 통계처는 2018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 증가한 2조 8453억 1700만 홍콩달러(약 2조 4363억 위안, 약 409조 128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선전이 그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공개한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7.6%가 늘어난 2조 4222억 위안에 이른다. 홍콩특별행정구 통계처에 나오는 지난해 평균 환율은 1위안당 1.1855 홍콩달러. 이 환율을 기준으로 홍콩 GDP를 중국 위안화로 환산하면 2조 4001억 위안이다. 선전시의 GDP가 홍콩보다 221억 위안(약 3조 7112억원)이나 더 많은 셈이다. 선전은 중국 첨단산업의 핵심 도시이다. 10억이 넘는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메시지 앱 웨이신(微信·Wechat)이 이곳 특산품이며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텅쉰(騰訊·Tencent), 미국의 집중 포화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 등은 선전이 낳은 대표적 기업이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DJI, 전기차 배터리 업체 비야디(比亞迪·BYD) 등도 이곳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업체들이다. 개혁·개방을 시작하던 1979년 GDP가 1억 9600만 위안에 불과해 홍콩의 0.2%에도 미치지 못했던 선전이 40년 만에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에서 도쿄와 서울, 상하이, 베이징에 이어 경제 규모 5대 도시로 발돋움한 것이다.‘동양의 진주’(東方明珠)라고 불리던 홍콩이 휘청거리고 있다. 1997년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에 반환된 이후 본토와는 다른 일국양제(一國兩制·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공존) 시스템으로 간신히 정체성을 유지해왔으나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이후 본토 영향력이 본격화되면서 홍콩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쇠락하는 기색이 역력한 홍콩이 이젠 중국의 여러 도시 중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콩이 시나브로 본토에 종속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떨어져 지낸 기간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 패해 불평등조약 난징(南京)조약을 체결한 1842년 이후 155년이다. 영국의 식민지로 떨어진 홍콩은 1949년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본토와는 다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켜왔다. 한때 정통무술 배우 리샤오룽(李小龍)과 자신만의 독특한 코믹한 액션을 내세운 청룽(成龍),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구가한 저우룬파(周潤發) 등을 앞세워 세계를 호령했던 홍콩영화는 중국 반환 이후 나날이 몰락의 길을 걸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금융 도시’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홍콩도 홍콩영화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말이 좋아 일국양제지’ 중국 본토의 홍콩 영향력은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절대적이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제는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정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 언론을 쥐락펴락했다. 이에 홍콩인들은 2014년 중국 정부에 홍콩의 최고수장인 행정장관 직선제 약속을 지키라며 소위 ‘우산혁명’이라는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우산혁명은 경찰의 최루액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나온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 정부는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들을 탄압했다. 민주화를 주장하는 야당 홍콩민족당에 활동금지 조치를 내렸고, 외국특파원을 추방했다. 중국을 비판한 입법원 의원들의 자격이 박탈되고, 반중적 색채를 지닌 출판업자들이 중국으로 강제 연행됐다. 이처럼 홍콩의 민주주의가 대폭 후퇴하면서 홍콩인들의 반중 정서도 커졌다. 서구식 교육을 받은 젊은 층은 중국 정부의 통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경제부문에서도 본토 영향력이 훌쩍 켜졌다. 1997년 홍콩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20%를 밑돌던 중국 기업의 비중이 현재 60%에 이르고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97년 홍콩 증시 항셍지수의 상위 10개 기업 대부분이 홍콩 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전부 중국 본토 기업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은 말할 것도 없고 포르투갈로부터 반환받은 마카오까지 중국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발표한 ‘웨강아오 다완취(?港澳 大灣區)’가 바로 그것이다. 웨강아오란 각각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지칭하는 말이다. 다완취는 웨강아오와 광둥성 내 9개 주요 도시를 묶는 거대 경제권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초대형 인프라 사업도 완성했다. 전체 길이 55㎞의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와 광저우(廣州)에서 선전을 거쳐 홍콩으로 이어지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도 개통됐다. 이 덕분에 강주아오대교와 고속철도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홍콩, 마카오까지의 이동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와 구분해 홍콩에 ‘자유경제시장’ 지위를 부여했던 미국은 이 지위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홍콩 경제가 ‘홍색화’가 나날이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마저 맥을 추지 못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지난해 12월 주택 판매량은 전년보다 61% 급감했고 올 들어서는 고급주택 구매 계약을 취소한 사례가 하루 한 건꼴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가격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넘게 하락세다. 중국 정부의 자본규제로 본토 자금 유입이 위축된 데다 홍콩 부동산시장 전망도 나빠지고 있는 까닭이다. 홍콩 사회도 중국 본토화가 심화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온 중국인은 100만여 명에 이른다. 홍콩 인구에서 중국인의 비중이 14%나 된다. 광선강 고속철이 지난해 개통되면서 중국인들이 대거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인들이 사용하는 광둥어 대신 중국 표준어인 베이징어가 통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홍콩으로 이주한 중국인은 대부분 홍콩 상류층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목도한 홍콩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나머지 해외로 떠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이민을 떠나는 홍콩인들은 지난 2년 사이 급증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해외로 이주한 사람은 2016년(6100명)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만 4300명이다. 해외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홍콩 최고 갑부로 통하는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은 본사를 영국령 케이맨제도로 옮겼다. 홍콩 탈출을 원하는 젊은이도 부쩍 늘었다. 홍콩 중문대 아태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콩 청년(18~30세) 중 51%는 정치 상황을 이유로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5.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들 청년이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정치적 대립이 너무 심하다”거나 “인구가 많아 환경이 나쁘다”,“정치제도에 불만이 있다”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다니는 홍콩 유학생 천쭝리(陳宗立)은 중류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홍콩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몰려드는 중국인 때문에 집값 폭등 등 각종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삶의 질은 나빠진 탓이다. 폴 입 홍콩대 교수는 “홍콩 반환 이전 이민을 간 사람들은 중국에 반환된 이후의 불확실성 탓에 이민을 선택했지만, 요즘 이민을 가는 홍콩인들은 중국 정부의 영향력 확대와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순천대, 차기총장 임용후보자 1순위에 고영진 교수 선출

    순천대, 차기총장 임용후보자 1순위에 고영진 교수 선출

    순천대학교 제9대 총장 임용후보자 1순위로 고영진(62) 식물의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18일 열린 총장임용후보자 보궐선거에서 고 교수는 3차까지 가는 최종 결선 투표 결과 득표율 50.6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9.33%를 얻은 정순관(62) 행정학전공 교수다. 순천대는 1,2순위 후보자에 대한 연구윤리 위반 여부를 검증한 뒤 임용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한다. 차기 총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임기는 임명일로부터 4년이다. 순천대 총장선거에는 8명의 후보가 나섰다. 2차 투표까지 갔지만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를 치러 1, 2위 후보자를 선출했다. 고 교수는 “지난해 역량강화대학 자율개선대학으로 진단받은 학교를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통해 자율개선대학으로 진입시키고, 4년 뒤에는 전국 50위권 대학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학의 주요 사업 추진을 위해 4년간 1000억원 이상의 재정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코에듀센터 운영과 스마트팜 밸리 조성, 대학 산학협력 기반 조성 등 지역산업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장기전략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선제로 치러진 이번 선거의 선거권자는 교수 319명, 직원 271명, 학생 64명, 조교 74명 등 총 728명이다. 투표반영 비율은 100%를 기준으로 각각 80%, 14.96%, 4.26%, 0.8%였다. 박진성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학생 정원을 줄여야 하는 ‘역량강화대학’에 포함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순천대 차기 총장 후보에 8명 나서

    국립 순천대학교 총장 선거에 8명이 지원했다. 6일 순천대에 따르면 지난 2일 총장 임용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강윤수 수학교육과 교수, 이금옥 법학전공 교수, 강성호 사학전공 교수, 고영진 식물의학과 교수, 김정빈 물리교육과 교수, 박병희 경제학과 교수, 박형달 경제학과 교수, 정순관 행정학전공 교수가 등록했다. 후보자 등록 마감 직후 이뤄진 기호 추첨 결과 기호 1번에는 김정빈 교수, 2번 강윤수 교수, 3번 정순관 교수, 4번 박병희 교수, 5번 이금옥 교수, 6번 고영진 교수, 7번 강성호 교수, 8번에 박형달 교수가 선정됐다. 선거운동은 15일간이다. 오는 12일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는 공개토론회가 70주년기념관 우석홀에서 열린다. 투표일은 오는 18일이다. 임용 후보자는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와 차순위 후보자 2명이다. 순천대는 2015년 치러진 총장선거에서 교수와 직원, 학생 등 학내 구성원 대표와 학외 위원회 등 48명으로 투표인단을 구성해 간선제로 뽑았다. 이후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여론이 높아지자 학칙을 개정해 교수와 직원, 학생, 조교 등이 선거에 참여하는 완전 직선제를 도입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찬희 50대 대한변협 회장 선출

    이찬희 50대 대한변협 회장 선출

    전국 최대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차기 회장에 이찬희(54)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당선됐다. 변협은 지난 18일 조기투표와 21일 본투표에 선거권을 가진 전국 회원 2만 1227명 가운데 1만 1672명(55%)이 참여한 가운데 이 변호사가 단독 출마해 8500여표(오후 10시 기준)로 제50대 변협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회장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해 선거가 치러진 것은 2013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사법연수원 30기인 이 변호사는 서울 용문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며 변협 재무이사 등을 맡았고 2017년 제94대 서울변회 회장으로 선출돼 2년간 활동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 직역을 수호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기는 다음달 26일부터 2년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선출 잡음

    오는 3월 치러지는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차기(13대)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협회는 전국 80만명의 건설기술자들이 등록된 단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기술인협회 5~9대 회장을 지낸 윤석길, 황상모, 이정민, 허복 등 4명의 전임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며 공동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모바일 직선제’ 도입으로 대리투표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 모든 과정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그동안 대의원둘이 회장을 선출하는 간접투표를 이어왔다. 전임 회장들은 전자투표 진행을 민간기업에 맡기기보다 공신력을 갖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과정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면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의 선거도 위탁 대행해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후보자들의 개별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금지해 후보들의 뜻을 회원에게 전달하기 어렵고, 협회 현직 임원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을 펼쳤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현 회장이 임명하는 사람만으로 구성하는 것도 민주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교통부에는 이번 선거가 공명하게 치러질 수 있게 관리·감독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협회장 선거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면 비용이 1억 9500만원이나 되고, 객관적 선거 시스템도 민간기업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 투표 진행 시스템을 민간기업에 맡긴다고 객관성을 해치거나 투표시스템을 협회의 요구대로 운영하거나 대리투표가 가능하지 않고, 민간 기업에 맡기는 단체도 많다고 해명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그해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도화선이 된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얻어냈지만 그 값진 승리를 노태우 정권이 가져가 ‘미완의 혁명’으로 불린다. 그러나 2016년 겨울~2017년 봄 사이 연 1700만명이 183일 동안 밝힌 촛불은 불의한 권력, 부패한 정치를 탄핵하고 기득권이 세운 낡은 체제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박종철·이한열 열사가 그 겨울 광장의 촛불을 봤다면 뭐라 말했을까. 두 열사의 가상 대담 형식을 빌려 촛불혁명이 바꾼, 그리고 바꿔 갈 민주주의의 모습을 그려 봤다.박종철 촛불의 함성에 눈을 뜨니 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혁명의 광장 한복판에 작은 촛불로 서 있었어요. 화염병도 아닌 촛불을 들었는데 전율이 흘렀죠. 촛불 시민들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주권자의 존엄으로 증명하며 시대의 대반전을 이뤄내고 있었어요. 이한열 돌아보니 동학농민들이, 독립운동가들이, 4·19의 의인들이, 스무 살 거리에서 함께 싸운 젊은 동지들이 촛불과 한 몸이 돼 마주 걸어가고 있더군요. 3·1운동 이후 100년의 경험과 기억이 이 새로운 혁명을 끌고 가고 있었어요. 박종철 우린 그것을 공동체의 기억이라고 부르지요. 내면에 흐르던 좌절의 기억과 시대의 모순이 만든 상처가 위기의 순간 각자도생으로 분리된 개인을 견고하게 묶어 촛불연대를 만든 것이죠.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냈던 것은 아니에요. 평화집회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으니까요. 하지만 광장의 시민들은 그 ‘다름’과도 함께 했죠.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화음을 만들어냈어요. 비정규직, 해고당한 노동자, 장애인 등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해 겨울 촛불 광장은 민주주의의 현현이었어요. 이한열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가 12차 촛불집회 때 연단에 올라 한 말이 생각나네요. “이제 곧 저는 살아오는 종철이를 만날 겁니다. 시퍼렇게 되살아오는, 살아서 돌아오는 민주주의를 만날 겁니다. 저는 종철이를 부둥켜안고 고맙다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다시는 쓰러지지도 말자고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반드시 승리합시다.” 박종철 세월호 아이들, 공권력에 죽임당한 백남기 농민, 용산 철거민 등 작고 힘없는 이들의 혼백이 그날 광장에서 다시 살아난 듯했죠.이한열 30년 전 6월 항쟁 때도 우리는 ‘연대’했는데, 왜 미완의 혁명으로 그쳤을까요. 나와 내 친구들은 최루탄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고향도 출신 학교도 제각각인 직장인들이 ‘넥타이 부대’라는 이름으로 직장이 아닌 거리로 뛰어나왔어요. 시민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손수건을 흔들었죠. 박종철 독재를 무너뜨리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확대된 민주주의의 공간을 채울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주화 이후에도 30년 가까이 박정희 시대의 ‘잘살아 보자’는 성장 담론이 한국사회를 지배했죠. ‘잘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성찰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히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는데 삶의 내용은 빈약해지고 양극화의 고통이 줄기는커녕 더 커진 것이죠. 내일의 희망이 없는 청년들은 이를 ‘흙수저’,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말로 표현한다지요? 이한열 정치권도 항쟁 정신을 받아안지 못했죠.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일화하지 못해 결국 대통령 자리가 신군부 출신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어요. 박종철 하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스러진 나의 죽음과 시위 도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은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헛된 것은 아니었어요. 6월 항쟁 때 혁명의 시간을 경험한 청년들이 2017년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자녀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다시 한번 혁명을 이뤄냈으니까요. 이한열 확실히 6월 항쟁 때와 달리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이들이 다양했어요. 영국 로이터 통신도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군중 곳곳에서 보였다. 대규모의 평화적인 행진이었다. 이전 시대의 양상과는 달랐다’고 보도했어요. 외신도 연령대와 계층이 다양해진 새로운 형태의 시위에 관심을 보였죠. 박종철 저는 그것을 직장과 가정의 일상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싶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삶을 망치는 것들과의 분투를 통해 일상에서 민주주의로 훈련된 것이죠. 결국 민주주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인간답게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없애 가는 과정이거든요. 이한열 예. 30년 전 우리가 독재 정권 하나 타도하자고 거리로 나선 게 아니듯 2017년의 촛불도 낡고 부패한 정권 퇴진을 넘어 새로운 삶,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했기에 광장에 모인 것으로 생각해요. 박종철 저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촛불혁명의 도화선이 됐지만 광장을 메운 시민들이 외친 ‘이게 나라냐’라는 절규의 기저에는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폭발할 듯한 분노가 쌓여 있었다고 봐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로 가난해서 자식한테 미안한 부모의 마음에, 박탈당한 청춘의 울분에 불을 붙였죠. 이런 마음이 모여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이란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했어요. 이한열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은 민주주의를 일컫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해요. 지난 역사가 증명했듯 내 삶의 주도권과 의사 결정권을 극소수 기득권에 빼앗긴다면 민주주의는 길을 잃고 말 거예요. 박종철 촛불혁명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잉태했다고는 하나 그것을 완성한 것은 아니에요. 얼마 전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씨가 안전 매뉴얼마저 지켜지지 않은 일터에서 처참하게 숨졌어요. 2016년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고로 숨진 김모군의 가방에도, 김용균씨의 가방에도 컵라면이 들어 있었죠.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을 시간도 없이 하청 노동자란 이유로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에서 일해야 했어요.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며칠 전 겨우 국회를 통과했죠. 법 개정까지 28년이 걸렸어요. “우리 용균이와 같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살려 달라”는 김용균씨 어머니의 호소가 법안 통과를 끌어냈어요. 이한열 너무나 참담한 일이에요. 우리 사회 곳곳에는 제2의 김군이, 또 다른 김용균씨가 있어요. 곳곳에서 낡은 구조가 개인의 삶을 짓누르고 무너뜨리고 있어요. 70년간 이 나라를 지배해 온 기득권 동맹체의 뿌리는 너무나 깊고 단단해요. 3·1운동 이후 100년을 마감하고 촛불혁명으로 향후 100년을 열어젖힌 촛불 시민의 삶은 이 적폐의 뿌리를 뽑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나를 짓누르는 게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박종철 그런 면에서 향후 100년의 민주주의는 안과 밖 동시의 혁명으로 설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곧 내 삶을 바꾸는 것이니까요. 이한열 정권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개인의 삶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린 촛불 혁명을 경험한 역사적 존재들이에요. 나라를 나라답게 세우는 개혁이 지난하더라도 전환의 계곡을 낙오자 없이 벗어나 함께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면 굽이치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혁명은 곧 끈질긴 저항이니까요.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광대 새 총장 선임 놓고 내홍

    원광대학교 일부 교수가 새 총장 후보자 선임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수 20여명이 참여한 ‘총장 선임 의혹 진상규명과 총장 직선제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학생회관 앞에서 발족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여태명(미술대학)·김선광(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견에 앞서 삭발을 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대학 구성원의 80%가 지지한 총장 직선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총장선거가 비리와 의혹으로 점철됐다”며 “박맹수 총장 후보자는 표절 및 지적저작권을 위반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총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13차 투표 때 교무 출신 이사 7명이 회의를 한 후 박 후보자를 결정했다”며 “이사장이 그를 당선시키려고 이사회 비율구성과 담합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 총장 후보자가 동학농민혁명 출판물을 무단 출간하고 제자 의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총장 선임과정의 비리와 의혹이 낱낱이 공개되기 전에 선임을 취소하라”고 압박하며 학교법인 이사장 퇴진, 박 총장 후보자 자진사퇴, 총장 직선제 실시 등도 촉구했다. 박 총장 후보자는 전날 학교 내부게시판에 “저작권법 위반은 일부 오해에서 비롯됐고, 표절 시비는 당사자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학교법인 원광학원은 지난 7일 후보자 4명을 면접한 후 원광대 제13대 총장으로 박맹수 원불교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시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시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록앤롤’은 체코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시간적 배경은 1968년 ‘프라하의 봄’부터 1989년 ‘벨벳혁명’까지다. ‘프라하의 봄’은 화무십일홍처럼 붉게 피었다가 짧게 져 버린 체코의 민주화 시절을, ‘벨벳혁명’은 우리의 촛불혁명처럼 유혈사태 없이 융단처럼 부드럽게 진행되었던 체코의 민주화 혁명을 의미한다.그런데 왜 제목이 ‘록앤롤’일까. 일단 작품에는 체코의 그룹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부터 밥 딜런, 롤링 스톤스, 벨벳 언더그라운드, 핑크 플로이드, 시드 베럿, 그레이트풀 데드, 비치보이스, 유투, 건스 앤드 로지스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그룹들의 음악이 삽입돼 있다. 그러나 단지 음악 때문에 저런 제목이 붙은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는 체코의 혁명과 관계가 깊다.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는 소련군이 체코를 침공했던 1968년 9월에 결성됐다. 이 그룹에는 체코의 반체제 인사였던 시인 이반 이로스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어 늘 정부의 주시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체코 정부로부터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혀 감시와 검열, 제재를 받았다. 그러던 1976년. 그들은 ‘조직적 평화 방해죄’로 체포됐다. 이들의 구속은 이 연극의 주인공에게 자각의 기회가 된다. 또한 이들의 구속이 체코의 지식인, 예술가들이 연대해 ‘77헌장’을 발표하는 기화가 된다. 훗날 체코의 대통령이 된 바츨라프 하벨은 이 77선언의 발기인이었다. ‘록앤롤’과 결은 다르나 지난 7일 사흘간 공연의 막을 내린 연극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언급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연극은 한국과 홍콩, 일본 3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공동 제작한 공연으로, 각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사변적인 고민부터 사회적인 고민까지, 다양한 고민이 몇 개의 키워드 아래 진행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혁명’이었다. 우리의 예술가들은, 물론 촛불혁명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홍콩 예술가들은 최근 있었던 홍콩 민주화시위 ‘우산혁명’을 소개했다. 우산혁명은 홍콩의 시민들이 홍콩의 행정장관을 자신들의 손으로 뽑을 직선제를 요구하며 2014년 9월 벌였던 민주화 시위를 일컫는다. 당시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하려 했다. 우산혁명은 이를 막고자 시민들이 우산을 썼던 데에서 붙은 별칭이다. 결국 혁명에 앞장선 학생 운동가가 체포되고 시위대가 해산되며 혁명은 미완에 그쳤지만, 이 시위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시위로 기록되며, 중국 민주화에 또 하나의 흔적을 남겼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에 출연한 홍콩 예술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소개하며, 록그룹 비욘드(BEYOND)의 해활천공(海闊天空)을 노래한다. 당시 시위현장에서 시민들이 불렀던 노래다. 해석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거칠게 이렇게 한 줄 요약할 수 있겠다. 사람들의 냉대와 냉소를 받더라도 이상을 잃지 않겠다. 비록 혼자가 되더라도 자유를 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 이처럼 혁명을 이야기할 때, 로큰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하나가 더 남아 있다. 바로 극장이다.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은 ‘연극의 해부’에 이렇게 적은 바 있다. “극장은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기관”이다. 달리 표현해, 극장은 혁명의 공간이다. 이를 체제 전복으로 읽는다면, 좁은 의미의 해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 ‘극장’의 자리에 ‘연극’을 가져다 놓아도 울림에 변함은 없을 것이다. 에슬린은 이렇게 덧붙인다. “극장이란 곳은…공개적으로 반성하는 장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모든 종류의 문제들은 정치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견해 및 성 도덕에 관한 태도, 그리고 그 국가의 정치적 분위기들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풍습 및 기타의 것들이 변화함으로써 종국에 가서는 바로 그 정치적 기질도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극장은, 연극은 당대의 정치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풍습, 상식, 성적 윤리 등 모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혁명인 셈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극장은, 음악은 과연 무엇을 반성하고 무너뜨려 변화시키고 있는가. 더해 조금 비약하자면, 저런 모든 것을 받아들일 만큼 담대한 문화예술계 행정 관료들은 과연 몇이나 되는가.
  • 다른 언어…닮은 우리

    다른 언어…닮은 우리

    각자 모국어로 전하는 대사, 서로 집중하게 해 日만화 ‘세일러문’·홍콩 액션·韓 박찬욱 영화 등 동아시아권 젊은이들의 시대적 관심사 통해 우산혁명·촛불집회 등 정치·사회적 경험도 닮아 “영어 안 써도 소통 가능”…내년 3개국서 초연지난 7일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 한국·홍콩·일본 3개 국적의 배우 6명이 무대에 올랐다. 배우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대사를 말하고, 무대 뒤로 통역된 한국어·광둥어·일본어 대사가 보인다. 일부러 객석에 대사의 의미를 늦게 전달하려는 듯, 때로는 통역이 생략된 채 광둥어와 일본어 대사가 오가기도 한다. 이날 공연은 3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공동제작한 연극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의 쇼케이스 무대였다. 2000년대 초부터 아시아권 연극인들의 협업 프로젝트는 있었다. 하지만 이들 작품에서 사용된 언어는 영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은 각자의 모국어를 있는 그대로 무대에 올리자는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아시아인들끼리 굳이 영어를 쓰지 말고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다. 유럽에서 서로 다른 국적의 연극인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 때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기획의 배경이 됐다. 과거 국제 연극제 등에서 안면이 있었던 한국 연출가 이경성과 홍콩 연출가 겸 배우 윙 칭 얀 버디, 일본 극작가 겸 연출가 사토코 이치하라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손을 잡았다.“소리가 먼저 도착하고 의미는 나중에 도착한다.” 극이 시작되고 처음 나오는 이 대사는 서로의 모국어로 전하는 대사가 어떻게 객석에 전달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지를 생각해보라는 화두와도 같다. 이 연출은 “만국공통어이기는 하지만 아시아 사람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뭔가 이상했다. 의사소통을 하면서 오히려 부대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상대 배우의 모국어를 들으면서 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소통하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국적이지만, 적어도 동아시아 국가이기에 겪었던 비슷한 경험들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생으로 동시대를 살아온 젊은이기도 한 이들은 어린 시절 일본 만화 ‘세일러문’이나 ‘슬램덩크’를 즐겨 봤고, 홍콩 액션영화나 한국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했음을 알게 된다. 결과적으로 3국 연극인들은 3개의 다른 언어를 얘기할수록 오히려 서로의 공통점을 확인하게 된다. 이들이 겪은 정치·사회적 경험 또한 다르면서도 닮았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 직선제를 요구하는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은 한국의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를, 동일본 대지진으로 친구를 잃었다는 일본 젊은이의 사연은 세월호 참사로 친구와 가족을 잃은 우리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후반부는 홍콩 우산혁명을 배우는 일종의 워크숍과도 같다. 우리가 보는 국제뉴스가 대부분 미국과 중국에 집중되다 보니 이번 작품을 본 관객들은 우산혁명과 같은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연출은 “객석에 홍콩, 중국 관객들도 있었는데 홍콩 관객은 우산혁명에 대한 얘기를 불편해하기도 했다”며 “입장을 바꿔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에게 세월호에 대한 얘기를 직접적으로 했을 때 느끼는 감정과도 같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한 한국 극단 ‘크리에이티브 VaQi’와 일본 극단 ‘Q’, 홍콩의 ‘아토크라이트’는 작품 수정을 거쳐 내년 3국에서 공식 초연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과 홍콩에서 공연될 때는 각국의 상황에 맞게 수정된 버전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치하라 연출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일본인끼리도 함께 혁신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인 만큼 3국 연극인들이 정말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연방제와 자치분권 국가를 실현하려면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연방제와 자치분권 국가를 실현하려면

    우리는 어떤 국가를 꿈꾸고 있나.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시대를 선언하면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가비전으로 설정했다. 지난 9월 6일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통해 또 하나의 국가비전으로 등장한 것이 포용국가이다. 이 비전은 지난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단 한 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 다 함께 잘사는 나라로 포용국가를 정의했다.‘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지난해 10월 ‘지방분권 로드맵(안)’에 이 목표가 제시됐을 때 우리가 꿈꾸는 또 하나의 국가 비전으로 자치분권 국가가 떠올랐다. 대통령 대선공약인 ‘지방분권 실현’이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획기적인 자치분권’이라는 표현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강한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2003년 개정된 헌법에서 국가조직의 지방분권화를 선언한 것처럼 우리도 지방분권 국가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6월 지방 선거 때 대통령 발의 지방분권형 개헌안이 국회를 거쳐 국민투표를 통과할 수 있다는 희미한 희망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자치분권위원회가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안)’과 정부가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 방안’은 그동안 지방자치 분야의 숙원이었던 정책과제들이 망라돼 있음에도 사회적 반향이 거의 없다. 자치분권 종합계획(안)의 비전은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란 밋밋한 슬로건으로 바뀌고 말았다. 반면 자치분권위원회 산하에 재정분권 TF까지 구성해서 마련했던 재정분권 개혁안은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다. 당초 6대4까지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2016년 76대24에서 2020년까지 74대26으로 2% 포인트 증가시키는 계획만 구체화돼 있다. 자치분권 국가는 국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에 조금씩 이양하면 언젠가 달성되는 목표가 아니다. 더구나 연방제는 권력의 원천과 국가운영 시스템을 전면 재설계해야만 작동되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표한 자치분권 개혁안은 자치분권이나 연방제로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자치분권 국가는 아직 국가의 비전으로 설정되지 못한 채 국민의 마음속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실제 개헌안이 발표됐을 때 지방분권형 개헌이라는 평가와 달리 개헌 논쟁은 지방분권보다는 토지공개념 조항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말았다. 그러면 자치분권 국가를 새로운 국가의 비전으로 설정해 작동되게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우선, 현재의 중앙집권적이고 수도권 일극 중심의 위계화되고 계층화된 사회로는 새로운 여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충분히 공유돼야 한다. 국가주도적인 자원 배분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지자체는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주체로 남게 된다. 둘째, 자치분권 국가를 만들겠다는 비전이 구체적인 형상과 프로젝트로 형상화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1987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호헌조치 발표 때 국민이 반발하고 기어이 개헌을 이끌어 낸 것은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직선제라는 분명한 목표를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실현한다면 연방을 구성하는 지방정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 중앙정부로부터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가 단위사업별로 권한과 재원을 조금 더 이양받는다고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이 실현될 수는 없다. 권역 내에서 인재와 혁신, 자금, 복지, 일자리가 선순환되기 위해서는 기초와 광역을 넘어서는 초광역권이 설정돼야 한다. 수도권 일극 집중을 해소하고 분권과 균형발전을 실현하려면 지방의 초광역권을 특성 있는 지역공동체로 육성해야 한다. 이 초광역권이 내부적인 통합성과 자율성, 수도권 대비 차별성을 확보해야 준연방국가가 실현될 수 있다. 촛불혁명을 통해 우리가 꿈꾸었던 나라가 중앙정부와 수도권 중심의 위계사회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면, 자치분권 국가를 새로운 국가의 비전으로 조속히 선언해야 한다. 이 새로운 국가비전이 2020년 총선에서 분권개헌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기고] ‘1991, 봄’/김종식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기고] ‘1991, 봄’/김종식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영화 ‘1991, 봄’ 시사회에 다녀왔다.‘1991, 봄’은 1991년 4월 26일 강경대 열사로 시작해 5월 25일 김귀정 열사까지 국가의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한국판 드레퓌스’로 불리었던 당시 유서 대필과 자살 방조라는 죄명으로 낙인찍힌 스물일곱살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시대적으로 보면 지난해 개봉해 72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1987’의 후속작 같은 영화다. 1987년 6월 항쟁은 미완이긴 해도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승리의 항쟁으로 기억되는 반면 1991년 봄은 실패한 항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성공한 항쟁이 얼마나 될까. 1980년 5월 민중 항쟁은 군인들에 의해 제압됐고 동학혁명도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혁명과 항쟁의 고귀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겠는가. 민족민주열사추모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1959년 사형당한 조봉암 선생부터 1987년 이한열 열사까지 수십년 동안 국가에 의해 희생된 열사들보다 1987~1991년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열사들이 많다고 한다.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1989년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의 방북으로 통일 논의가 봇물 터지듯 나왔고 국가 폭력에 저항해 투쟁이 들불처럼 번져 일어났다. 반통일적이고 반민주적인 불의한 정치 권력과 탐욕스런 자본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이었고,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민중 항쟁의 5년이었다. 영화에서 노동자 김진숙은 하늘 위에서 369일 동안 고공농성한 이유가 1991년 의문사한 박창수 열사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김진숙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죽음을 세상에 말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1987년과 1991년은 2017년 촛불 항쟁으로 연결돼 있다. 영화에서 박승희 열사는 말한다. “왜 사람들은 죽은 사람보다 죽인 사람 편을 들까.” 김귀정 열사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난 무엇이 될까, 10년 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필자는 1991년 봄의 싸움으로 감옥에서 4년을 보내는 대가를 치렀지만 여전히 살아 있기에 김귀정 열사의 질문이 현재진행형이다. 거울을 보듯 내 삶을 성찰하게 만들었고 내 삶의 무수한 선택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는지 끊임없이 되묻게 했다. 그 질문들은 내 인생의 항로에서 흔들림 없이 어두운 밤 갈 길을 밝혀 주는 북극성 같은 질문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1991, 봄’은 회고적이기보다는 대단히 성찰적인 영화다.
  • “사립 유치원 비리, 무지한 시민감사관 탓”이라는 한유총

    “사립 유치원 비리, 무지한 시민감사관 탓”이라는 한유총

    “사립유치원 실정에 맡는 재무·회계규칙 없는게 문제”“교육감들은 감사 실적에 매몰”“국공립 초·중·고교 감사결과도 공개하라”는 주장도‘회계 부정 유치원 명단’ 공개 이후 숨죽이다가 최근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현실을 모르는 비전문가인 시민감사관이 난도질해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을 내놨다. ‘법적 미비 탓에 억울하게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 측은 이날 오후 낸 입장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억울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유치원’이라는 거짓 꼬리표를 붙여 유치원 실명 명단을 공개하며 ‘사립 유치원 비리를 방치한 교육청에 문제가 있다’고 힐난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사립유치원 관리·감독 현장의 현실을 전혀 모른 채 시민감사관이라는 비전문가가 난도질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그동안 유치원 감사를 맡았던 교육지원청 공무원들은 감사 초점을 ‘유치원 운영의 적정성’에 두고 유치원 운영 자체가 원활하다면 ‘적정 처분’을 내리고, 지적사항이 있더라도 지도·계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면서 “사립유치원에 적용할 적합한 재무·회계규칙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되면서 사립 유치원에 대한 감사가 공공기관과 동일한 재무·회계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고 한유총은 주장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현실을 전혀 모르거나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일부 시민감사관이 감사를 주도하면서 공인 인증서나 가족·친인척의 개인신상정보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부당한 감사까지 벌였다고 했다.한유총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립 유치원의) 비리 문제라기보다는 사립유치원만을 위한 재무·회계규칙의 부재”라면서 “교육감이 사립유치원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실적위주의 감사로 사립 유치원을 난도질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유총 측은 오전에 낸 입장 자료에서는 “(감사 이후) 고발된 유치원 중에는 감사결과의 부당함이 인정돼 무혐의·불기소(처분)를 받거나 승소 판결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유치원 실명도 공개하면) 수사·공판을 거쳐 무고함을 인정받은 유치원들까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치원 실명이 공개된다는 것만으로도 학부모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유총은 “위법이 확정되지 않은 유치원에도 ‘비리’라는 수식어를 붙여 실명과 감사결과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중대한 법 위반”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폭압과 독선”이라고 지적했다. 한유총은 이와 함께 교육 당국에 유치원 외에 국공립 초·중·고교의 2013∼2018년 감사결과 또한 실명과 함께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전북대 총장 29일 직선제로 선출

    전북대 총장선거가 오는 29일 실시된다. 16일 전북대에 따르면 제18대 총장선거의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이남호 현 총장과 김동원·김성주·송기춘·양오봉·이귀재·최백렬 등 6명의 교수가 입후보했다. 이 총장을 제외한 6명의 교수는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가 결정한 ‘비교원의 투표 반영비율’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선거에는 참여하기로 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에 따라 파행이 우려됐던 선거는 일단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총장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교수와 학생, 교직원, 조교의 직접 투표로 선출되며 온라인 투표도 일부 허용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3명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하며, 2차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3차 투표를 한다. 구성원 간의 투표 반영비율은 원칙적으로 교수가 84.87%, 직원·학생·조교 등 비교원이 15.13%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24개 단체 선거 무효·즉각 퇴진 요구 기득권 인사로 집행부…갈등 커질 듯 종단 비위 의혹 등 명예 회복도 관건“새 총무원장을 뽑긴 했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요즘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낸 총무원 관계자의 심경 표현이다. 지난달 28일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이 2일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받아 총무원장 지위를 확정했다. 원행 총무원장은 당선증을 받은 직후 총무부장 등 6개 주요 부, 실장 임명을 전격 단행해 새 집행부의 닻을 올렸다. 혼란스러운 종단을 곧바로 수습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읽힌다.하지만 조계종의 갈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우선 설정 총무원장 탄핵과 새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극심한 분열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73.9%의 득표율로 당선된 총무원장을 향한 재야단체와 스님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24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불교개혁행동은 선거 무효와 총무원장 불인정을 선언했다. 이들은 나아가 당선자 원행 스님의 즉각 사퇴와 직선제 선거 재실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종단 축출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선거 이틀 전 빚어진 세 후보의 동반 사퇴도 후유증을 예고하는 종단 초유의 사태다. 이들은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 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원행 스님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자승 전 총무원장 측과 종단 기득권 세력을 겨냥한 만큼 내홍 수습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선의 기쁨보다는 우리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단 상황을 의식한 때문인지 원행 스님은 당선 소감을 통해 갈등 해소와 개혁을 우선 입에 올렸다. 그 실효적인 조치로 “소통과화합위원회를 만들어 어떠한 의견일지라도 총무원이 먼저 듣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새 집행부가 대부분 기득권 인사로 구성된 만큼 갈등 해소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에 부닥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추락한 종단의 위상 회복 문제도 큰 과제로 꼽힌다.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 등 조계종단의 비중 있는 인사들에 얽힌 비위 의혹을 방송해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총과 지탄을 받았다. 위상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역시 종단개혁이다. 조계종은 선거 때마다 각종 비방과 의혹, 금권선거 논란으로 세간의 눈총을 받곤 했다. 이번 선거만 해도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직선제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선 등 재야단체들의 혁신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원행 스님이 제시한 승려복지제도 확대와 교구중심제 완성, 비구니특별교구 설립과 관련한 공약 이행도 새 집행부의 성패를 가르는 첨예한 사안이다.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과 남북 불교협력 사업, 신도와 출가자 감소 등도 화급한 당면과제다. 원행 스님은 종단의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선거 과정에서 비위 등 자격 논란 시비가 일지 않아 무난히 당선됐고 원로회의의 인준도 받았다. 하지만 종단 내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재야 단체와 스님들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총무원장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후 단행할 인사와 공약 이행과정에서 불거질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할지 조계종 ‘원행호’의 출범에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전북대 총장선거 다음달 26일 실시

    전북대 총장선거가 당초 보다 15일 늦은 오는 10월 26일 실시된다. 21일 전북대에 따르면 내달 11일로 예정됐던 직선제 총장선거를 26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입후보 예정자들이 선거운동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며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후보자들이 추가 연기를 요구하고 있어 재조정 가능성도 남아있다. 갈등을 빚었던 직원·학생·조교의 투표 반영비율에 대해서도 절충점을 찾아 선거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북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직원, 학생, 조교 등 비교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1차 투표에서는 종전대로 전체의 15.13%로 유지하지만 2차와 3차에서는 소폭 높여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교원들은 ‘선거 보이콧’을 철회하고 정상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기로 했다. 총장후보추천위는 조만간 모바일 투표 허용 여부와 범위 등 구체적인 투표 방법을 정할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북대 직원·학생 총장선거 보이콧

    전북대 직원과 학생, 조교로 구성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위한 비교원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9일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 공대위는 이날 “교수회가 비교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대위는 “교수회가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해 합의해야 하는 투표 방법이나 반영비율 등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학무회의 의결을 거치려는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다”며 “총장 선거 자체를 거부하는 것만이 힘없는 약자들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몸부림이라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대학 구성원 모두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총장 선거가 교수회의 일방통행과 불통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총장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북대 교수회는 오는 10월 직선제로 뽑는 총장 선거에서 직원과 학생, 조교 등 비교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전체의 15.13%로 정했다. 그러나 이는 전국 국립대 평균치인 16.21%, 거점 국립대 평균치인 15.74%를 밑도는 수치여서 반발을 사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종단개혁”vs“교권수호”… 화쟁 잊은 조계종

    “종단개혁”vs“교권수호”… 화쟁 잊은 조계종

    승려대회 “자승스님 멸빈” 파문 확산 중앙종회 “해종행위, 강력 대응” 맞불 새 총무원장 선출 과정서도 충돌 예고조계종의 개혁·수구 세력이 26일 서울 조계사와 맞은편 우정국로에서 각각 종단 개혁과 안정·화합을 기치로 내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과 전국선원수좌회는 서울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 전국승려결의대회(승려대회)를 열었다. 지난 23일 조계사에서 개최하려다 태풍으로 인해 이날로 미뤄 열게 됐다. 조계사 앞마당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주류·집행부 측의 행사 저지에 따라 우정국로로 행사장을 바꿨다. 예상됐던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총무원장 직선제와 사부대중의 종단 운영 참여가 필요하다며 원로회의에 대해 중앙종회및 총무원 집행부의 즉각 해산과 비상종단개혁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재가불자 연대기구인 불교개혁행동도 보신각에서 사전집회를 연 뒤 승려대회에 가세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조계종단의 적폐세력 축출과 종단 개혁을 위해 강력한 적폐청산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자승 전 총무원장과 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들의 사퇴 ▲원로회의의 중앙종회 해산을 촉구했다. 특히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멸빈(승적 박탈) 조치를 결의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은 승려대회를 해종 행위로 규정, 강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앙종회는 위법 행위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다음달 6일 임시회를 열어 해종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결의해 놓고 있다.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조계사, 봉은사, 직할교구, 중앙신도회 소속 승려·신도들은 이와 관련해 이날 낮 12시부터 조계사에서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다. 승려대회가 미뤄지자 결의대회를 이날로 옮겨 승려대회 예정 장소에서 맞불 집회로 치른 셈이다. 양측은 향후 새 총무원장 선출과 집행부 구성 과정에서 더욱 첨예하게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불교개혁행동과 승려대회 추진위 측은 현 체제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기득권 세력이 종단을 계속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표류하는 ‘한국불교 맏형’ 조계호가 어디로 향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옥스퍼드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해 지진을 일으키듯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옥스퍼드가 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해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41)과 같은 해 6월 아일랜드 총리가 된 리오 버라드커(40), 30대 초반에 오스트리아 총리가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32) 등이 주인공이다.8개월여가 지난 2018년 여름 우리는 유스퀘이크가 아닌 ‘올드퀘이크’(Oldquake)를 목도하고 있다. 묘하게도 여야 주요 정당의 지도부 개편 시점이 8월을 전후해 몰려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표 임기가 다 됐고, 야당은 사상 유례없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6·13 지방선거’로 인해 지도부가 와해됐기 때문이다. 더 묘한 것은 대부분 새로운 얼굴은 안 보이고 ‘올드맨’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민주당부터 보자. 친노 좌장으로 불린 지 15년쯤 된 이해찬 전 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을 관통하는 인물이다. 마음은 청춘이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자신만 한 적임자가 없다”고 하지만, 곳곳에서 “언제적 이해찬이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맞상대인 김진표(71) 후보도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지냈다. 송영길(55) 후보가 상대적으로 젊다며 세대교체를 외치는 판이다. 민주평화당은 2007년 17대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정동영(65) 의원이 당대표가 됐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71) 후보가 출마했다. 손 후보는 이미 2010년 정동영·정세균과 겨뤄 거대 민주당 당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역임한 김병준(64) 전 국민대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당분간 이들이 우리 정치를 이끌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시계를 1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출범을 전후해 ‘3김 시대’가 저물고,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권위주의와 엘리트주의가 퇴색하고, 붉은악마에서 시작된 새로운 거리문화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로 이어지고, 온라인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빠’들이 생겨났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대표적이다. 이 촛불은 국정농단 사태 때 다시 살아나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금세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던 남북은 1년에 세 번이나 정상회담을 하는 세상이 됐다. 여야 영수회담보다 오히려 쉬워 보인다. 직선제를 얻어 낸 ‘87체제’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무수히 많은 운동권 출신이 정치판에 수혈됐다. ‘386’(1990년대 기준 3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 ‘486’(1990년대 기준 4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금 정치판의 주류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올드맨들의 귀환을 보고 있다. 386, 486은 다 어디로 갔는가. 386, 486은 많은데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들의 역량이 모자라기 때문인가. 혹자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전임 대통령의 추천이나 탄핵 등 정치 격변기에 쉽게 정치에 입문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혹평한다. 여성 문제 등 모럴해저드를 탓하는 이들도 있다.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여야 불문하고 줄 잘 서서 국회의원 배지 단 의원이 한둘인가. 그러나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47) 총리도 부친이 총리만 17년을 역임한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그것 때문에 총리가 된 것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정치 명문 그랑제콜을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프랑스 국민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그의 담대함과 파격 등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려운 공직선거법 등 제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선거 관련 법은 현역에게 유리하게 고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문제는 도전 정신이다. 나라마다 현실은 다르지만 뉴리더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누구를 따라하기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냈다. 누가 친문인지를 따지고, 친박·비박을 가리는 틀 안에 머물러 있으면 국회의원을 한 번쯤 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미래는 없다. 지금 올드맨으로 지칭되는 사람들도 한때는 권력을 향해 반기를 들었고, 맞아 죽을 각오하고 바른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다. “가신이 사라지니 줄서는 똘마니만 남았다”는 원로 정치인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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