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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진보교육감 학력평가 거부에 학생 멍든다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결국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민병희 강원교육감과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13∼14일 있을 학업성취도평가를 학부모·학생의 선택에 맡기고 평가(시험)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각 학교에 지시했다고 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취임 당일 교원평가제 폐지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다른 시·도의 진보성향 교육감들도 이들과 보조를 맞출 태세며 교육당국은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려했던 교육행정의 충돌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당장 일선 학교와 교사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교육감이라면 자치단체의 교육행정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자리다. 그런 만큼 지역 주민들은 휘둘리지 않는 교육자치를 제대로 펼쳐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거꾸로 교사와 학부모·학생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겨주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교원평가만 하더라도 대다수 국민이 필요성을 인정해 학교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다. 학력평가도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실시의무를 갖는 국가위임사무인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겨냥한 주요 정책인 교원평가와 학력평가를 경쟁이라도 하듯 뒤집는 처사가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원 줄세우기’나 ‘성적위주의 학교서열화’에 대한 지적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교육 자치도 법과 원칙에 충실할 때 빛이 나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취임하자마자 자치를 명분으로 교육행정을 무조건 거스르는 행태는 또 다른 폭력이자 직무유기로 비쳐질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성향의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교육 행정가라면 가장 우선시하고 바라보아야 할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학생이다. 교사들의 경쟁을 통해 교육 내용과 질을 향상시키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우리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자는 정책의 큰 틀마저 원론적으로 뒤집어선 곤란하다. 학생들의 그릇된 인권 의식과 교권 추락을 부추길 게 뻔한 학생인권조례도 같은 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고집과 어설픈 교육 실험에 가장 멍들고 아파할 이들은 역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금융당국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너무 심하다. 곧 제재조치를 취할 것 같던 일도 유야무야되고, 압력행사를 하지 말아야 할 곳은 집요하게 달려든다. 금융당국의 제재 잣대가 고무줄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25일 정부 당국이 발표한 ‘저축은행 PF 대출 문제에 대한 대책 및 감독강화 방안’이다. 부실 건설업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숫자만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부실 건설업체를 알려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시장은 지적한다. ●부실 건설업체 명단도 비공식 발표 PF 대출에 대한 책임론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이유이든 금융당국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PF의 부실이 드러난 2006년 말부터 지금까지 드러난 부실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문제보다는 개선 대책에 무게를 두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했다. 더 큰 문제는 KB금융에 대한 감독의 문제다. 금감원은 지난 1~2월부터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발표 시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조만간 검사팀과 제재심의실 간 양정(제재 수위)을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 후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물리적으로 7월 중 제재심의위의 의결을 거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8월에는 휴가로 인해 제재심의위원회가 19일 한 번만 열릴 예정이어서 제재 결과는 빨라도 8월 중순은 지나야 발표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해득실 때문 조직신뢰도 떨어져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13일의 주총에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공식적으로 선임되고 강정원 행장이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 행장을 제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 내정자의 입장에서도 KB 내부에 지지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강 행장을 궁지로 몰 경우 향후 노조와의 관계에도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자신들의 이해득실때문에 조직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금감원 간부들의 향후 거취와 중간 간부들의 어정쩡한 입장 등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금감원 담당 국장은 “그 어떤 외압도 없이 계속 증거를 찾아 보완하고 있다.”면서 “7월 내에 제재를 하기는 힘들고 제재 시점에 대한 한도를 두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금감원의 판단이 의심을 사게 될 경우 조직 자체가 회오리속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반구대 암각화’ 논란에서 소통의 정치를/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반구대 암각화’ 논란에서 소통의 정치를/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는 세계 유일의 고래 관련 선사유적지로서, 신석기 및 청동기 시대의 그림 300여점이 새겨져 있는 한국문화의 보배이자 인류가 공유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유산은 1965년 사연댐이 축조되면서 해마다 4~8개월 침수 상태에 처하였고, 수몰 45년 만에 결국 암각화의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문화재청과 울산광역시는 지난 2003년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사연댐의 수위를 암각화의 표고에 맞추어 50m로 낮추라는 문화재청의 주장과, 울산시민의 식수 문제를 고려하여 차수벽 설치 등 보완대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울산광역시 사이의 의견 대립이 7년 이상이나 지속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하면 반구대 암각화의 연간 경제적 가치는 4926억원으로, 약 3000억원의 창덕궁이나 고려대장경의 경제적 가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11일, 정부 당국은 반구대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했지만,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대책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6월18일, 울산광역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우선적 조치로서 사연댐의 수위를 52m로 조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식수문제의 미해결에도 불구하고 암각화 보존을 최우선 과제로 수용한 것이다.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의 식수문제 해결 노력과 그에 대한 울산시의 신뢰가 이러한 합의를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상호소통을 위한 건강한 사례로 높게 평가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에 학계에 처음 보고되었다. 사연댐이 축조된 지 6년 만이었다. 주민들과 일부 인사들은 당시 암각화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근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저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굴 후 24년이 지나도록 국보 지정(1995년)을 미룬 것이나, 수몰 후 30년이 지나서야 수몰된 암각화의 보존 방안을 생각했다는 것은 문화재청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5년, 선사시대의 군락지가 밀집한 대곡천과 천전리 일대에 또 하나의 대형댐이 축조되었는데, 이 지역에서도 2~7세기의 신라고분 1100기 등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지금 대곡댐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문화재청과 정부부처들이 보존과 개발 정책을 신중하게 집행했더라면 선사시대의 유적지인 이곳에 두 개의 대형댐을 건설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논란 과정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의사소통 문제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에서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천안함 안보리 회부와 참여연대의 이의 서한 등 계속되는 불화와 분쟁은 진정한 의미의 소통적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감정과 자기 주장에만 집착한다면 어떤 합의와 평화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당파적 이익 주장을 합법성으로 포장하여 세종시 수정안을 폐기했지만, 뜻있는 시민들은 이 문제가 결국에는 국민 전체의 의사를 물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전쟁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가 행정 기관만을 지방에 옮겨놓고서 국가안보의 위급사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생명의 논리로 4대강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울산의 태화강에서 자기주장의 한계를 볼 것이다. 태화강 준설 및 하구보 철거 과정에서도 반대가 극성을 부렸으나, 태화강은 연어떼가 찾아오는 국제적인 생태하천으로 거듭났으며 해마다 성대한 물축제가 열리고 있다. 정연주의 괴물론이나 참여연대의 음모론조차도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가 감당할 정도로 건강하다. 그러나 너무 앞서 나가지 말아야 한다. 불과 100년 전에 우리의 민족 지도자들은 무국적자의 설움에 고통 받았으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지도부의 ‘불바다’ 위협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소통의 정치를 통해 이 난국을 타개하는 것이다.
  • [서울광장] 정세균 대표와 수경 스님/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세균 대표와 수경 스님/박대출 논설위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무진장’으로 통한다. 원래 지역구에서 따왔다. 전북 무주·진안·장수를 일컫는다. 지금의 지역구는 임실이 추가됐다. 무진장에서 얻은 표는 ‘무진장(無盡藏)’하다. 18대 총선 때는 3만 5566표. 득표율이 무려 74%다. 무주·진안·장수는 전북에서 가장 내륙지방이다. 산세가 험해 사람의 접근이 힘들다. 그래서 예로부터 무진장 지역으로 불려왔다. 주민들은 4년마다 험한 산세를 넘어 투표소로 달려갔다. 정세균을 위해. 그것도 네 번씩이나. 정 대표는 지난해 7월 그 자리를 버렸다.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총선 1년3개월 만이었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이유로 댔다. 사퇴 각오는 비장했다. 11개월이 흘렀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민주당은 축배를 들었다. 정 대표는 개선장군이 됐다. 떠밀리듯 의원직에 복귀했다. 사퇴할 때도, 복귀할 때도 3만 5566명에게 묻는 절차는 없었다. 정 대표 얘기만 아니다. 걸핏하면 의원직 사퇴다. 18대 국회도 줄을 이었다. 이강래·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 등. 이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정 대표와 함께 사퇴를 선언했다. 이틀 만에 뒤집었다. 천·최·장 3인은 다섯달 만에 번복했다. 집안싸움까지 벌어졌다. 조경태 의원은 ‘국민 사기극’, ‘쌩쇼’라고 비판했다. 집단 사퇴극도 예사다. 자유선진당 의원 17명은 전원 사퇴서를 냈다. 국회의장이 아닌 당 총재에게 냈다. 처리될 리가 없다. 헌정사에 사퇴 파동은 많다. 거의가 정치쇼로 끝났다. 수경 스님이 얼마전 잠적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납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남긴 채. 화계사 주지 자리도, 조계종 승적도 버린다고 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왠지 믿어진다. 돌아올 기약이 진짜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무소유를 따르는 불자여서 그런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스님이 그려온 삶의 궤적이 신뢰로 이어진 것일 게다. 의원직 사퇴와는 다르게 와 닿는다. 수경 스님은 불심(佛心)으로, 의원들은 불신(不信)으로 인식된다. 진정성의 차이다. 의원들이 자초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좋은 게 한둘이 아니다. 헌법 기관으로 명예가 따른다. 4년 임기 보장은 명예를 더욱 빛내는 옥(玉)이다. 요즘처럼 불안한 구조조정 시대에선 큰 특권이다. 그 특권을 얻으려는 노력은 눈물겹다. 그들은 선거 때만 되면 한표 한표에 생사를 건다. 그런데도 걸핏하면 버린다고 한다. 특권을 진짜로 포기하면 충격을 주는 결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거의가 시늉으로 끝난다. 의원직을 버린다는 건 십중팔구 거짓이다. 사퇴카드는 여러모로 무용(無用)하다. 상대방이 겁먹거나 동요하면 유용해진다. 문제는 그럴 가능성이 전무에 가깝다는 점이다. 사퇴의 진정성을 믿는 이는 별로 없다. 설령 믿는다고 해도 그만이다. 국회엔 보따리를 싸들고 말릴 동지도, 적도 없다. 혼자만 악을 쓰는 꼴이 된다. 속된 말로 약발이 안 먹힌다. 효과 없는 정치투쟁의 기법이다. 정치 불신만 더 깊게 할 뿐이다. 4년짜리 특권엔 의무가 따른다. 4년간 성실한 입법활동에 임해야 한다. 그런 의무를 깨는 건 약속위반이다. 지역주민에 대한 배신이다. 헌법기관의 공백은 직무유기다. 정 대표는 11개월간 직무를 유기했다. 당 대표의 직무만 수행했을 뿐이다. 3인방이 직무를 버린 기간은 5개월이다. 이마저 번복해 정치쇼를 자인한 셈이 됐다. 얻는 건 없고, 잃기만 했다. 국회법을 고쳐야 한다. 국회법상 의원직 사퇴 처리는 두 가지다. 회기 중에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다. 그것도 선출직이다. 퇴진은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국회의장이나 동료 의원들이 허락할 일이 아니다. 굳이 물으려면 지역주민에게 물어야 한다. 국회법은 꼼수다. 사퇴 쇼를 멋대로 부려도, 자리를 보전케 하는 술수다. 사퇴서를 내면 자동 처리되도록 국회법을 바꿔야 한다. 의원직 사퇴 쇼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dcpark@seoul.co.kr
  • 스폰서검사 사실상 ‘면죄부’

    스폰서검사 사실상 ‘면죄부’

    2009년 3월17일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51)씨가 한승철 당시 창원지검 차장검사를 만나 식사와 술을 접대했다. 한 차장검사에게는 택시비로 현금 100만원을 건넸고, 동석했던 A부장검사에게는 성접대를 했다. 3월30일과 4월13일 정씨는 부산고검 B검사와 부산지검 C부장검사에게 술을 샀다. 돈이 없어서 정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접대비를 충당했다. 당시 정씨는 검사에게 부탁해 불법 오락실 단속을 무마해주겠다며 2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사건은 그해 8월3일 검찰로 송치됐다. 접대했던 검사에게 정씨는 연락해 하소연했다. B검사와 C부장검사는 ‘당사자가 억울하다고 하니 기록을 잘 살펴 달라.’고 수사지휘 검사에게 전화했다.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주임검사에게 ‘아프다는데 수술받게 해 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정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났다.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가 출범 48일 만인 9일 박기준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사 10명을 징계하라고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정씨에게서 식사와 술접대를 받거나 정씨의 진정사건을 공람종결하거나 각하해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징계시효(5년)가 지난 검사 7명은 인사조치, 회식에 따라갔던 28명은 경고토록 했다. 45명이 조치건의 대상자다. ●대검, 징계절차 신속 진행키로 대검찰청은 이날 김 총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진상규명위의 처분 권고를 수용해 신속히 징계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인사제도 개선 등은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조만간 검찰 자체의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물이나 직무유기로는 아무도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뇌물 혐의는 ‘대가성’이, 직무유기 혐의는 ‘고의성’이 부족하다고 진상조사단이 판단했고, 진상규명위가 이에 동의했다. 성접대를 받은 A부장검사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정씨가 대가성을 부인하는 데다 술접대할 때 경찰수사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서 “접대는 4월, 부장검사의 부탁 전화는 8월이라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은 채동욱 대전고검장 등 검사 9명으로만 구성됐다. ●性접대 부장검사만 형사처벌 건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에 너무 많은 권력이 있어 돈 싸들고 가서 향응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검찰도 바꿀 것은 바꾸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황희석 대변인은 “진상위의 권고안은 ‘도마뱀 꼬리 자르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김선수 민변 회장도 “검찰권을 견제할 별도의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걸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공수처 신설 다시 수면 위로 검찰의 수사·기소독점권을 견제할 대안으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 거론된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정치인, 검사 판사 등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사정기구로 최근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7%가 찬성한다고 진상규명위는 이날 공수처, 상설특검 등 검찰권을 통제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진상규명위는 ‘스폰서 문화’ 개선책을 제안했다. ▲검찰문화 개선 전담기구를 설치해 음주 일변도의 회식문화에서 벗어나고 ▲검찰 윤리 매뉴얼을 만들어 부적절한 외부인사 접촉을 금지하며 ▲검사가 가족과 함께 지방에서 근무하도록 예산·인사상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건의했다. 정은주·임주형기자 ejung@seoul.co.kr
  • 김상곤교육감 ‘직무유기’ 첫 공판

    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불구속 기소된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첫 공판이 8일 수원지법에서 형사11부(부장판사 유상재) 심리로 열렸다. 김 교육감은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직무정지 상태에 놓일 수 있어 교육계와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김 교육감은 모두진술을 통해 “공소사실에 동의할 수 없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는 말씀 외에 다른 말씀을 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스폰서검사 대규모 징계 불가피”

    “스폰서검사 대규모 징계 불가피”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진상규명위원회 성낙인 위원장이 7일 “전례 없는 상당한 수준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열릴 진상규명위의 전체회의에서 박기준(51) 부산지검장과 한승철(46)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을 비롯한 간부급 검사들에 대해 대규모 징계 건의가 예상된다. 성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종적인 (징계) 건의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신상필벌의 원칙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 위원장은 또 정모(51)씨의 진정과 제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 “보고를 하지 않고 처리도 하지 않았을 경우 직무유기죄가 될 수 있지만, 이번의 경우 상부 보고는 하지 않았지만 적정한 절차에 따라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직무유기가 될 수 있는지 논의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두 검사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쉽지 않음을 털어놨다. 한편, 문화방송 PD수첩은 8일 ‘검사와 스폰서’ 2탄을 방영한다. 방송에서는 서울 강남지역 고급 유흥업소 종업원의 증언 등을 통해 검사와 수사관들이 변호사와 사건 관계자 등에게서 향응을 받아 온 실태 등 ‘스폰서 문화’를 고발할 예정이다. 또 최근까지 검찰 수사관으로 근무한 내부 고발자에 의한 증언과 검찰의 내부감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도 보도할 예정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선거운동 개입 공무원 23명 적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개입한 지방 공무원 23명이 행정안전부 특별감찰단에 적발돼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통보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주차위반이나 불법 건축물 단속 등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51건도 적발돼 관계자가 징계조치된다. 행정안전부는 2월부터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감사 공무원 등 200명의 특별감찰단을 구성, 서울·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투입해 공무원의 선거개입 행위를 단속한 결과를 1일 밝혔다. 감찰 대상은 공무원의 줄서기와 선심성 예산 집행, 공무원노조의 선거 관여, 직무유기 등이다. 행안부의 감찰활동은 투표일인 2일까지 계속된다. 서울의 감찰은 총리실 담당이며 제주는 독립적인 감사위원회가 담당한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면장 A씨는 4월 현직 군수의 선거를 도우려고 자신의 차에 군수의 업적이 담긴 책자를 싣고 다니며 주민들에게 나눠주다 마을회관에서 덜미를 잡혔다. 동장 B씨는 관변 단체 모임에서 현직 시장의 지지를 호소하다 적발돼 기소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檢 “4대강오염 증거 불충분” 이만의·정종환 장관 무혐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안상돈)는 지난해 말 착공한 4대강 사업 공사로 한강이 오염됐다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하천이 오염됐다고 믿을 만한 증거자료가 제시되지 않았고, 검찰이 현장에 나가 직접 오염농도를 측정했지만 고발인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치가 나오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리했다.”고 말했다. 앞서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한강에서 오탁방지막만 설치한 채 무리하게 물막이 공사를 강행해 대규모 토사유출이 발생, 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이 장관 등을 고발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기준·한승철 검사장 소환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 중인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 산하 진상조사단은 17일 박기준(51) 부산지검장과 한승철(46)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동시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접대의 청탁성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박 지검장의 경우 진상조사단은 제보자 정모(51)씨의 진정·고소 사건을 언제 인지했는지, 이를 대검에 제대로 보고했는지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했다. 정씨 사건을 고의로 은폐했거나 관련 보고를 누락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한 연구위원에게 향응 접대와 함께 택시비 100만원을 줬다는 정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진상규명위원회의 하창우 위원은 “(두 검사장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1명은 이날 오전 9시10분부터 밤늦게까지 두 검사장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의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조사했다. 성 위원장과 민간위원 2명은 조사실 밖에서 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참관했다. 조사단은 두 검사장을 ‘진술인’이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 위원은 “조사가 아주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이뤄졌다.”면서 “진상조사단이 이미 확보한 접대자리 동석자, 운전기사 등의 진술을 내밀며 하나하나 추궁했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술접대 자체를 부인했지만, 박 지검장은 대가성이 없는 친분관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검장의 경우 정신적 압박감 때문에 피곤해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조사에 참관한 민간위원이 전했다. 건설업자 정씨가 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한 상태라 대질신문은 나중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규명위는 ‘스폰서 검사’ 특별검사제 도입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조사는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위원은 “특검을 하더라도 조사할 것은 다 한다는 게 규명위의 입장”이라면서 “두 검사장에 대한 처리 방향이나 앞으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논의는 19일 4차 회의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인터뷰] ‘한일병합 무효’ 근거 제공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인터뷰] ‘한일병합 무효’ 근거 제공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소회를 물으니 울컥하네요. 그러고 보니 횟수로 18년 만입니다. 기분이 마냥 흐뭇한 게, 무척 좋네요.” 11일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태진(68)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의 목소리는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공동성명을 힘주어 낭독할 때와 달랐다. 전날 한·일 양국 지식인은 한일병합 무효를 선언했다. 일본 지식인의 입장을 고려해서 그렇지, 사실상 한일병합은 불법협약으로 원천무효라는 선언이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100년 만의 일이다. 선언의 내적 논리를 제공한 이가 바로 이 교수다. 그는 1992년 한일병합이 무효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발굴했다. “연구가 묻히면 어쩌나 했는데, 역사의 진실은 아무도 외면할 수 없구나 싶어 기쁩니다. 모쪼록 이번 공동선언이 한·일 양국의 공동번영에 기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규장각 정리 중 한일조약 허점 발견 이 교수는 알려진 대로 고종황제의 ‘수호천사’를 자임한다. 우유부단해서 나라를 뺏긴 나약한 인물이라거나, 기껏해야 봉건왕조를 연장시키려 했던 구닥다리 황제에 불과했다는 비판에 맞서 왔다. 이런 이 교수의 신념은 한일병합 무효론과 맥이 닿아 있다. “1988년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리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때 규장각에는 대한제국 공문서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이를 제대로 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어차피 망한 왕조인데 볼 게 있겠느냐는, 말하자면 식민사관적인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왕조시대에도 전 왕조가 망하면 뒷 왕조가 그에 대한 역사서를 만드는데 왜 대한제국은 없는가, 이건 나랏돈을 받는 국립 서울대학교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에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의외의 성과는 여기서 나왔다. 국가 서류다 보니 법령 자료부터 손대기 시작했는데 정미조약(1907년·대한제국 정부를 일본 통감부 산하에 두는 내용)과 관련된 법령 사인 가운데 순종황제의 필체와 다른 게 6개나 나왔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일본과 맺은 각종 조약의 원본을 다 찾아봤다. 을사보호조약(1905년)에는 제목도, 명칭도, 비준서도 없었다. 정상적인 문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가 대 국가의 약속이란 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협상 대표가 받아가는 위임장, 협상 뒤 만들어지는 조약문, 여기에 서명날인, 다시 국가원수에게 재가를 받는 비준서가 있어야 합니다. 한·일 간 조약을 보면 조약문 하나 달랑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한일병합 문건도 마찬가지다. “병합 문건도 비준서가 없어요. 다른 서류도 한일 양국이 쓰는 종이나 필체가 똑같아요. 일본이 서류를 다 만들어 강제로 서명하게 했다는 뜻이에요. 게다가 순종황제 서명도 없어요. 행정절차 처리하는 엉뚱한 도장 하나 찍힌 게 전부입니다. 한마디로 문건상 효력이 인정되지 않도록 한 것이지요.” 1992년 관련 연구를 종합해 학계에 보고했다. 나라를 빼앗긴 건 사실이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저항한 황제들이었다는 주장이다. “순종황제의 유언이 뭔지 압니까. 시종 조정구에게 ‘역신(逆臣)들이 강린(强隣)과 함께 한 것이지 내가 승인한 적 없다. 내가 죽어서도 명명한 가운데 여러분을 돕겠다. 광복에 힘쓰라.’라고 합니다. 참 슬픈 얘기지요.” 서류 문제는 일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저항이 워낙 심하다 보니 을사보호조약에는 제목이 없어요. 외교자문을 받으라는 1904년 한일협약은 메모랜덤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미국, 영국에 관련 서류를 보여줄 때는 을사조약에는 convention(협약), 한일협약에는 agreement(조약) 같은 단어를 제목에 집어넣어요. 한마디로 조작인 거죠.” ●국호도 고종 독살설과 3·1운동 연관 3·1운동도 이 때문에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초대 총독이었던 데라우치가 일본 내각 총리로 있을 때, 미국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내세웁니다. 고종황제가 또 헤이그밀사사건 같은 걸 일으킬까봐 데라우치가 후임 총독인 하세가와에게 지시해요. 고종에게서 을사보호조약을 추인받으라, 거부하면 죽이라고. 그 이틀 뒤에 고종황제가 죽어요. 당연히 고종황제가 독살됐다는 풍문이 나돌고, 그 때문에 3·1운동이 터져나온 겁니다.” 우리의 국호가 대한민국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해임시정부에서 원래 논의됐던 국호는 ‘조선공화국’이었습니다. 지금의 국회 격인 당시 의정원 기록을 보면 긴급발의가 나와요. 임정이 3·1운동 덕에 세워진 것이고, 3·1운동은 고종황제의 독살을 슬퍼한 사람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니 대한제국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으로 해야 한다는 거죠.” 감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은 멀다.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은 시작에 불과하다. “‘유효부당론’(도덕적으로는 부당하지만 국제법으로는 유효)에 머물던 일본 진보 지식인들이 ‘불법무효론’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지요. 파도가 자꾸 쳐서 바위를 부수듯, 앞으로 자꾸 번져나가길 바랍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토착비리 먹이사슬 정점에 선 공무원

    경찰청이 올해 초부터 10주간 토착비리를 집중 단속한 결과 2538명을 적발해 99명이나 구속했다고 어제 밝혔다. 문제는 직업별 구성 비율이다. 유감스럽게도 공무원이 952명이나 돼 37.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4.3%(803명)는 6급 이하로 대민 접촉이 잦은 하위직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민 봉사의 첨병이어야 할 공직사회 아랫도리가 심각하게 썩어 있음이 밝혀졌다. 물론 입건자에는 기초자치단체장 1명과 기초의회의장 2명,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45명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6·2지방선거의 해인 올해 초부터 토착비리 척결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지만 공무원들은 이를 비웃듯 하위직과 고위직을 가리지 않고 비리를 저절렀음이 확인돼 충격을 준다. 공복인 공무원들이 토착비리 등 지역사회 비리 세력의 중심에 서 있음도 이번에 새삼스럽게 확인됐다. ‘비리의 먹이사슬 정점에 공무원이 서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분노케 한다. 정부부처 합동 감사는 물론 암행어사형 감찰을 공개적으로 예고했는데도 관성대로 토착비리를 저질렀으니 대담하기까지 하다. 참으로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토착비리 공무원들이다. 토착비리를 저지르는 잡식성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한다. 공사수주나 단속 무마, 인사청탁 등과 관련한 뇌물수수가 960건(37.8%)으로 가장 많았다. 공금 및 보조금 횡령과 배임도 493건(19.4%)이나 됐다. 직무유기도 235건(9%)이었다. 아울러 교육비리로 적발된 사람도 모두 176명으로 대학총장 2명과 교장 50명 등 고위직이 전체의 29.5%였다. 교육계는 상대적으로 고위직의 부패가 심한 것이 확인됐다. 공직사회 전반에 총체적으로 악취가 진동해 염려스럽다. 토착비리와 교육비리는 가장 악질적인 반민생 범죄다. 일벌백계로 처벌해 근절해야 할 이유다. 검찰과 경찰이 다음달 각종 비리 단속 추진실태를 점검하고 독려한다고 하지만 토착·교육비리 수사는 시한없이 근절될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 특히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직자들의 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을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수사인력을 더 보강, 비리를 성역 없이 파헤쳐야 한다. 비리공무원을 척결해야 묵묵하게 국민에게 봉사하고 있는 대다수 공무원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 여야 사형제·전자발찌 논쟁 가열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 형사법 소급입법과 사형제 존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12일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소급입법과 사형제를 놓고 찬반 논쟁을 벌였다. 이 의원은 사형제 존폐와 관련, 아동성폭력범죄·연쇄살인범에 대한 제한적이고 즉각적인 사형집행을 주장했다. 그는 사형제를 규정한 실정법의 존재,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여론 60% 이상의 찬성 등을 이유로 “사형 집행유예를 위한 특별법이 없는 상황에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법무 장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잠정적으로 사형집행을 유예하려면 사형집행 모라토리엄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 의원은 “병든 사람을 치료할 때 체질개선이나 운동요법부터 응급처치를 해서 수술하는 방식들이 병행돼야 하는데 (이런 사건이 날 때마다) 강력한 법이나 처벌요구만 계속 나와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에는 거의 손을 못 대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반박했다. 두 의원은 전자발찌법이 시행된 2008년 9월 이전 성폭력 범죄자에게도 전자발찌 착용을 강제할 수 있도록 소급입법하는 방안을 놓고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전자발찌가 형벌 그 자체는 아니고, 범죄예방을 위한 보안처분”이라면서 “대법원 판례도 중대한 공익을 위한 경우 보안처분에 대해서는 소급입법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침해 우려와 관련, “국회도 상당히 성숙해 있고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토론을 거쳐서 입법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최 의원은 “흥분해서 법을 만들려고만 하지 말고 좀 더 논의하고 여타의 안전망을 꾸리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전자발찌를 소급해서 채울 생각만 하지 말고 치료감호제, 전자발찌·신상공개 대상자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오는 19일부터 성폭력특별법 정비를 위해 해당 상임위와 본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끔찍했던 기억…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 [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 “성폭력법안 이달 처리”

    ‘김길태 사건’이 국회의 무책임과 직무유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비난이 일면서 정치권이 화들짝 놀란 모양새다. 검찰이 전자발찌법을 제한적으로 소급 적용해, 법이 시행된 2008년 9월 이전 수감자에게도 채우려는 방안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아동성폭력 범죄 관련 법안을 빨리 심의, 통과시켜 주기를 당부한다.”면서 “정책위의장은 법무부와 당정회의를 신속히 열어 전자발찌 소급적용을 신속히 매듭지어달라.”고 다그쳤다.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아동 성폭력 관련 법안을 3월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소급적용 문제를 3월 국회에서 분명히 정리해야 하며, 법사위도 조속히 가동, 계류된 아동 성폭력 법안 20여건을 동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강희락 경찰청장과 이강덕 부산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범인이 부산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전국적 공조수사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훈수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런 와중에도 상대 탓을 잊지 않았다. 여야는 각각 “야당의 정치공세와 정쟁 때문에”, “세종시에 정신이 팔려 민생을 돌보지 못해” 생겨난 일이라고 서로 비난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상곤 경기교육감 기소

    김상곤 경기교육감 기소

    검찰이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거부한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5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직무유기 혐의로 현직 교육감을 기소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야당은 ‘정치적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교사의 시국선언에 대한 유·무죄를 놓고 법원마다 엇갈린 판단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양측의 법리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김 교육감이 6·2지방선거 출마가 확실시됨에 따라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변창훈)에 따르면 김 교육감의 기소 이유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집행부 15명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을 통보받고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다. 윤갑근 수원지검 2차장은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거부한 행위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김 교육감을 기소하게 됐다.”며 “법원 판결에 대비해 김 교육감의 직무유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와 법률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전교조 집행부에 대한 공무원범죄 처분결과는 지난해 10월 두 차례 통보됐으나 김 교육감은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하는 11월1일까지 이들을 징계위에 회부하지 않았다. 교과부는 김 교육감이 징계를 거부하자 11월3일 직무이행명령을 내렸고 이에 김 교육감은 같은 달 18일 직무이행명령 취소청구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결국 교과부는 지난해 12월10일 김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고, 보수성향 시민단체 3곳도 같은 혐의로 김 교육감을 고발했다. 검찰은 “2007년 7월 울산 동구청장이 파업에 참가한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징계를 거부했다가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법리와 판례로 볼 때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김 교육감이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된 것이 아니라 징계 의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징계 의뢰를 하고 나서 징계위원회에서 보류를 결정하거나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하더라도 김 교육감을 기소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검찰이 법원에서조차 무죄를 선고 받고 있는 교사 시국선언을 빌미로 김 교육감을 불구속 기소한 것은 김 교육감을 얽어매기 위한 정치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설] 한나라 의총 열어 세종시 토론 典範 보여라

    세종시 당론변경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 내 갈등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듯하다. 다수인 친이 측이 이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 움직임을 보이자 친박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우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양측이 의총이라는 공식석상에서 토론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언론 플레이를 통한 공방보다는 직접토론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양측이 가부간에 ‘끝장토론’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이명박 정부를 출범시켰다. 10여년째 선진국 문턱에서 헤매고 있는 나라를 바로세우라는 여망이 담겨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이 다른 국정현안을 방기한 채 세종시 공방에만 빠져들고 있는 인상을 주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국민은 세종시 논란의 장기화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을 거론한 뒤 여권 내에서 제대로 된 토론 한 번 한 적이 있었던가. 친이·친박으로 갈려 ‘강도론’과 같은 수준 낮은 장외 설전만 벌여온 게 아닌가. 그제 세종시 관련 국토연구원 공청회에선 찬반 방청객 간 드잡이까지 벌어졌다. 여당은 그런 심각한 국론분열 상황에 마땅히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친박 측 일각에서 당론 수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의총에는 반대하지만 토론에는 응하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차제에 한나라당은 공당답게 치열하게 토론하되 상대의 주장에 열린 자세로 귀 기울이는 선진적 토론문화의 전범을 보여줘야 한다. 신의를 지키기 위해 “원안의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거나, 거꾸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수정안을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는 식의 배수진을 치고 하는 토론은 아니함만 못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가 완결되려면 정당 간, 특히 정당 내부의 ‘숙의민주주의’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절충하는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모쪼록 여당은 허심탄회한 당내 토론과 소통이 먼저 이뤄진 후에라야 다수결과 그에 따른 승복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가격담합 의혹 교복업체 4곳 불기소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장호중)는 15일 가격담합과 ‘짝퉁’ 판매 혐의 등으로 고발된 대형 교복업체 4곳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교복업체의 일부 대리점들이 불법 영업행위를 한 정황이 있지만, 이는 대리점 영업상의 문제일 뿐 본사가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리점 차원에서 가짜 교복이나 불법 변형된 교복을 판매하는 등의 혐의는 있는 만큼 각 대리점을 별도로 고발하면 수사하겠다는 뜻을 고발인 측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지난해 2월 “교복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담합하고, 가짜 교복을 만들어 판매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스마트’ 등 4대 메이저 교복업체를 고발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학사모 측은 “본사가 대리점을 관리하는 교복업체의 영업관행을 고려할 때 이번 결정은 대기업에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주고 영세 대리점에만 책임을 지우는 일명 ‘꼬리자르기 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학사모는 검찰에 항고장을 낸 상태다.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정신청을 제기할 뜻도 밝혔다. 학사모는 또 교장들이 교복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학부모에게 피해를 줬다며 전국 중·고교 교장 236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광장] 투자 손실은 무죄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투자 손실은 무죄다/육철수 논설위원

    주식 투자자들 가운데 증권시장에 적선하러 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투자 정보를 최대한 끌어모아 최선의 전략으로 수익을 올리는 게 그들의 목표다. 그들은 큰돈을 벌기 위해 때로 고위험을 감수한다. 그러나 투자해서 누구나 돈을 번다면 증시에 기웃거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다행히 시장은 간이 콩알 만한 사람들은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예측불허다. 단 5분 앞이라도 시장을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다면 돈 벌기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래서 매수·매도 시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돈과 정보의 전쟁터인 주식시장에서 투자의 최종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말은 냉혹함의 극치를 대변한다. 감사원이 한국투자공사(KIC)에 대해 지난주 예비감사를 거쳐 그제부터 본감사에 들어갔다. 3년 만에 실시하는 정기 감사여서 인사·회계 등 경영 전반을 살펴볼 예정이란다. 그러나 초점은 KIC가 2008년 1월 메릴린치(미국 투자은행)에 투자한 20억달러에 대한 투자 과정의 적법성과 책임소재 등이라는 소식이다. 감사 중인 사안에 대해 관여할 계제가 못 되지만, 정책적 투자와 관련한 책임 추궁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면 자칫 ‘화풀이 감사’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서다. 투자 당시의 정황과 투자 결정의 합리성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조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KIC가 메릴린치에 투자를 결정할 무렵의 세계 자금시장은 각국 정부 주도의 ‘국부펀드’가 유행이었다. 오일머니와 무역흑자로 여러 나라에서 달러가 넘쳤기 때문이다. 국부펀드는 아랍에미리트연합(8750억달러), 싱가포르(330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3000억달러), 중국(2000억달러) 등 30여개국이 3조달러를 운용했다. 이 나라들은 재정 건전화와 국채상환을 위해 국부펀드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대부분 큰 수익을 올렸다. 그때 국내 여론은 “우리 정부는 왜 팔짱만 끼고 있느냐?”고 질타하는 분위기였다. 2007년 말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2600억달러였다. 달러 약세로 2005~2007년에 50조원 이상 누적 외환 평가손을 보고 있었다. 정부는 망설이던 끝에 KIC에 맡겨뒀던 200억달러 중 20억달러를 메릴린치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 KIC투자운영위원회(경제부총리·한은총재·KIC사장, 민간위원 6명)는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던 메릴린치의 요청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성격상 공개가 어려웠을 테고 유리한 매수 시점을 맞추려고 절차를 간소하게 했을 수 있다. 싱가포르의 테마섹, 쿠웨이트 투자청, 일본 미즈호 금융그룹이 경쟁적으로 메릴린치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기도 여의치 않았을 것이다. 당시 투자일정을 보면 2008년 1월7일 메릴린치에서 30억달러 투자 요청을 받았고 불과 일주일 만인 15일에 2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돼 있다. 속전속결로 진행한 것 같으나 실은 그보다 몇달 전부터 실무적 투자 논의가 있었다. 권오규 당시 부총리가 언론 간담회에서 KIC의 해외투자를 암시한 게 2007년 11월 중순이다. 정부가 투자를 놓고 적어도 두어 달은 고민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투자 9개월 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에 이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 A)에 합병됐고 현재 KIC의 투자원금 손실은 9억달러다. 그렇다고 이를 졸속·편법 투자로 몰아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직 투자가 유지되는 상황이고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BOA 주가는 한때 주당 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5달러 선으로 올라섰다. 주가 변수는 많다. 섣불리 문책을 논할 때가 아닌 것이다. 12년 전 외환위기 때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경제수석을 검찰에 형사고발한 곳이 감사원이다. 두 사람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KIC 감사에 나선 감사원이 반드시 되돌아 봐야 할 과거사다. ycs@seoul.co.kr
  • 직무유기혐의 경기교육감 검찰 출석

    직무유기혐의 경기교육감 검찰 출석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거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한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이 28일 수원지검에 출석했으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김 교육감은 오후 2시 수원지검에 나와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표현의 자유로 국민의 기본권이라 징계를 유보했는데 검찰이 범죄 혐의로 수사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며 “그러나 불필요한 논란을 접고 교육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출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최병모 변호사와 함께 수원지검 공안부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허태원 검사로부터 피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김 교육감은 3시간20여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진술을 거부했다. 김 교육감은 검찰청사를 나오며 “특별히 답변할 필요가 없고 논쟁할 필요도 없어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거부하고 교과부를 상대로 직무이행명령 소청구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으며, 이에 교과부는 지난달 10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초·중·고 94% 직영급식… 서울 73% ‘꼴찌’

    초·중·고 94% 직영급식… 서울 73% ‘꼴찌’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직무대행인 김경회 부교육감과 서울지역 학교장 40여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지난 19일 학교급식 직영전환 법정 기한을 지키지 않은 데 따라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을 고발한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위탁급식의 직영 전환 의무를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지나도록 고의로 거부해 온 것은 명백하고도 심각한 법 위반이자 직무유기”라면서 “위탁을 직영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안 한 서울시교육청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대다수 학교에 대한 직영전환 시점을 연기해 준 것 역시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교장들에 대한 고발이 부적절하다고 봤다. 불가피한 경우 직영전환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한 학교급식법 시행령에 따라 1일2식을 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미 직영전환 시일을 유예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현재까지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1만 1225개 초·중·고교 가운데 지금까지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학교는 1만 596개교로 94.4%에 이른다. 학교급식법 개정 당시인 2006년 위탁급식을 하던 1655개교 가운데 1026개교가 직영으로 전환했다. 아직 직영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629곳 가운데 식재료 선정과 구매를 학교에서 하는 부분위탁을 실시한 학교는 174곳이다. 고발 사태가 난 서울 지역은 전국에서 직영급식 비율이 73.1%로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다. ●시민단체, 서울 부교육감 등 40여명 고발 위탁급식에서 직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이 이뤄지던 2006년 당시까지만 해도 시행 마무리 단계에 이처럼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2006년 초 수도권 지역 위탁급식 학교를 중심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부실급식 논란이 일어나면서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지난 13~14일 이부영 서울시교육위원회 위원이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 서울지역 19세 이상 남녀 18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6.1%가 직영급식 전환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데에도 이런 ‘집단식중독의 추억’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직영급식 전환을 주장하는 측은 식중독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위탁급식이 직영급식에 비해 식중독 등 각종 먹을거리 사고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위탁급식의 경우 업체가 이윤을 추구하다 보니 부실 먹을거리 재료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교장의 책무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8년 동안 직영급식에 비해 위탁급식에서 식중독 사고가 5.3배나 더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직영급식 전환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위탁급식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편다. 조형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한국교총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학교급식법 시행 유예기간 연장해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조 사무총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직영은 급식 담당자가 학교이고, 감독기관이 교육청인데 비해 위탁은 급식담당자가 전문기업이고 감독기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라면서 “위탁이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 전단계… 지자체부담 늘수도” 토론회에서는 직영급식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학교장을 사용자로 보고 노동조합을 만들 가능성,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커질 가능성 등을 직영급식의 폐해로 지적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직영급식이 무상급식의 전단계 전략”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한 100% 무상급식 정책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 전개로 인해 직영급식 전환은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위탁급식을 옹호하는 측에 비해 직영급식을 옹호하는 측은 아직 토론회와 공청회 등 여론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2006년 당시 이미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때 만들어진 법을 지키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반면 위탁급식을 옹호하는 측은 당시 여론에 떠밀려 성급하게 논의가 이뤄졌고, 그때 만들어진 법 때문에 효율적인 제도인 위탁급식이 사라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뢰’와 ‘효율성’의 대립에 따른 갈등과 논쟁이 ‘세종시 수정안’뿐 아니라 ‘학생들의 밥먹는 문제’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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