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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쉽게 합시다”…3년 전 ‘정준영 불법촬영’ 부실 수사한 경찰관

    “쉽게쉽게 합시다”…3년 전 ‘정준영 불법촬영’ 부실 수사한 경찰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유포한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30)이 2016년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됐을 당시 이 사건을 맡았던 경찰 수사관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직무유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A(54) 경위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8월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고소됐을 당시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않고 정준영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해 불법촬영물 유포 여부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 정준영의 변호사 B(42)씨에게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저장 매체에 남은 정보를 분석)을 의뢰했다고 하지 말고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으로 쉽게쉽게 하면 될 것”이라면서 증거은닉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상급자인 여성청소년과장·계장이 휴대전화를 압수해 증거물을 확보하라고 지시하자 사설 디지털 포렌식 업체를 방문해 ‘데이터 복원이 불가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B씨는 “사건 처리 쉽게 해드리겠다”면서 A씨에게 식사를 접대한 뒤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거짓 확인서를 제출했다. 이어 A씨는 앞서 B씨가 사설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낸 포렌식 의뢰서 내용 중 ‘1∼4시간 후 휴대폰 출고 가능, 데이터는 평균 24시간 이내 복구 완료됩니다’라는 문구를 가린 뒤 원본과 대조했다는 도장을 찍어 수사기록에 첨부했다. 그러고는 상급자에게 “복구에 2∼3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복구가 끝나면 이를 임의제출 받아 보내겠다”는 허위내용을 넣어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정준영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 처리는 보통 3∼4개월 걸리는데 고소장 접수 17일 만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면서 “피해자가 두려워하는 영상 유포 가능성을 수사하지 않았고, 당시 휴대전화가 압수됐다면 나머지 동영상 유포 혐의도 수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B씨도 직무유기 공범과 증거은닉 혐의로 A씨와 함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무슨 이유로 B씨에게 증거은닉을 먼저 제안했는지 명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돈을 받았다거나 하는 등 유착 연결고리가 나오지 않았고, 본인이 ‘빨리 사건을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C형 간염환자인데 독방 안 줘” 국가 배상책임 있나

    #원고: 구치소 수감자 A(52)씨 vs 피고: 대한민국 마약 관련 혐의로 2017년 5월 구속돼 수도권의 한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입감 당시 신체검사에서 양팔과 다리에 필로폰 주사로 인한 피부 발적과 10년 전 받았던 C형 간염 판정 외에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A씨는 피부질환과 병력을 강조하며 독방 생활을 하게 해달라고 구치소 측에 요구했습니다. 피부질환은 감염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C형 간염 환자라 피로하다”는 거듭된 호소에 A씨는 2인실에 수용될 수 있었지요. 이후에도 A씨는 양팔에 있는 주사 상처 부위의 딱지를 손으로 뜯으며 생긴 염증 때문에 수차례 연고 처방과 소독 조치를 받기도 하고, 녹내장으로 눈이 아프다고 호소해 시신경 검사와 안구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는데 안압이 정상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염 걱정에 스트레스… 국가가 배상” A씨는 다른 수용자들이 C형 간염에 감염될 수 있어 독방 수용을 요청했는데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며 구치소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검찰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자 이번에는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1000만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C형 간염 환자로 팔에 있는 상처에서 출혈이 계속되고 있는데 혼거실에 있다 보니 다른 수용자들에게 전염될까 걱정이 크고 A형 간염에 중복 전염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녹내장을 앓고 있어 스트레스로 안압이 높아지면 실명할 수도 있는데 간염 전염 걱정으로 스트레스가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 “공동생활 감염 확률 희박” 인정 안 해 법원은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형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에 의하면 독거 수용이 대원칙이기는 하나 수용 거실 지정은 교도소장이 수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재량적 판단 사항”이라면서 “수용자에게 수용거실의 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C형 간염은 주사기 공동 사용, 수혈, 성 접촉 등이 주된 감염 경로”라면서 “비록 원고가 피부질환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치소 공동 생활 자체로 인한 감염 확률은 희박해 단순히 C형 간염 환자라는 이유로 독거수용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은 올해 4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경찰…성접대받고 단속정보 흘려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경찰…성접대받고 단속정보 흘려

     성매매업소를 단속하는 현직 경찰이 성매매업소에서 성접대를 받고 단속 정보를 흘려주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10일 성매매업소와 유착 혐의를 받는 구모 경위를 수뢰후부정처사(뇌물), 허위공문서작성,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윤모 경위와 황모 경위는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 등 성매매 단속 부서에 근무하면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관 박모씨에게 성접대를 받고 단속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단속 이후에는 수사 상황을 전달하거나 단속현장에 있던 직원을 빼줬다. 단속현장에 없던 바지사장을 체포해 바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것처럼 현행범인체포서, 압수조서 등 공무서를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검찰은 강남 소재 성매매업소 사건을 지난해 12월 송치받아 수사하던 중 성매매업소의 실소유주가 전직 경찰관 박씨인 것을 확인했다. 박씨는 일명 ‘룸살롱 황제’로 불리는 이경백씨로부터 1억 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명수배돼 6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검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단속과 처벌을 피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애국해야 공동체가 발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애국과 보훈의 의미를 강조한 것은 말로는 애국을 내세우면서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 논리에 갇혀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진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해 작금의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현충일 추념사부터 “애국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유독 ‘애국’과 ‘통합’ 용어가 주목되는 것은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여야 정치권에 상생과 협치의 메시지를 주문한 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막말이 난무하면서 이념 대립이 심화하는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사회통합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항일 무장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에 대해 문 대통령이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언급한 대목이 이념 논란을 일으킨 점은 아이러니다. 자유한국당은 “6·25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북한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사의 독립유공자 지정 여부는 국민의 공감대를 전제로 신중히 처리할 문제이나 그와 별개로 김원봉의 광복군 활약마저 폄훼하는 것은 지나친 이념 공격이다. 이날 추념식에는 지난 5월 24일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사고로 순직한 최종근 하사의 유가족과 ‘9·19 군사합의’ 이후 유해 발굴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6·25 희생자 유가족, 유해가 해외에 안장됐다가 국내로 봉환된 전사자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이들을 국가가 끝까지 찾아내 보훈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국회가 공전하면서 국립묘지 영예성 훼손 방지 법안과 독립유공자 예우를 위한 법안 등 보훈 정책들도 표류하고 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모셔진 국립현충원에는 현재 친일반민족행위자 11명도 묻혀 있다고 한다. 이들의 유해를 강제 이장하거나 묘 주변에 친일 행적을 표기한 조형물을 세우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식물국회 탓에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니, 국회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 정개특위 “활동시한 연장 안되면 선거법 개정안 이달 중 심의·의결”

    정개특위 “활동시한 연장 안되면 선거법 개정안 이달 중 심의·의결”

    한국당 “제1야당 뺀 채 날치기 통과 안돼” 이인영 “黃대표, 靑회동 역제안은 독선”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오는 30일까지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시한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이달 중 심의·의결하겠다고 5일 밝혔다. 정개특위 산하 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만약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선거법 개정안 관련 논의를 전혀 해보지 않은 행정안전위원회에 법안이 이관된다”며 “이는 선거법 개정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 대한 배신이자 정개특위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정개특위 위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불법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법안마저 날치기 통과시켜버리겠다는 발상은 반의회주의적”이라며 “정개특위 연장 여부는 원내교섭단체가 다시 합의할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소위는 국회 정상화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소위 개최 보류를 요청했던 한국당의 반대에도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소속 의원이 참석한 채 개의했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소회의장을 찾아 “여야 원내대표가 협상을 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급하게 소위를 열어서 감정적으로 나빠지는 상황을 만들면 선거제 논의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정상화가 안 됐다는 이유로 패스트트랙 처리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 회의 소집 자체가 안 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 의원의 항의가 계속되자 정개특위 소위 의원들은 정회 후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의결 없이 회의를 종료했다. 한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회동 제안에 반복해서 역제안하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황 대표의 무례하고 독선적인 행위가 반복되는 한 여야 5당 대표와 대통령의 회동은 쉽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개특위 “시한연장 안되면 선거법 의결” 한국당 “반대”

    정개특위 “시한연장 안되면 선거법 의결” 한국당 “반대”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오는 30일까지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시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이달 중 심의·의결하겠다고 5일 밝혔다. 정국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개특위 시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법안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정개특위 개의를 보류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정개특위 산하 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제1소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개정안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정개특위에 주어진 소임”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만약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선거법개정안 관련 논의를 전혀 해보지 않은 행정안전위원회에 법안이 이관된다”며 “이는 선거법 개정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 대한 배신이자 정개특위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정개특위가 이달 중 선거법개정안의 심의·의결 절차를 마무리하면 해당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부의 60일이 걸리는 일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하게 된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로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이 연장되면 정개특위 내 심의·의결 일정도 이에 맞춰 이달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1소위 정회 후 진행된 여야 간사 간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국당은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1소위 개의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정개특위 연장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는 선거법개정안의 심의·의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간담회에는 김종민·이철희·최인호 민주당 의원, 장제원 한국당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민주당 주도로 선거법개정안을 합의 처리 없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서 문제가 벌어진 것이고 오늘 회의 개의도 잘못됐다”며 “최소한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회의를 소집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회의에 반대하는 의미로 온 것이니 앉을 필요도 없다. 이런 식으로 정개특위를 진행하면 상황은 계속 더 나빠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지금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정상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개특위 때문”이라며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상임위라면 몰라도 정개특위 소위를 여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다”라고 항의했다. 장 의원은 “국회가 정상화 된 후 정개특위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최장 330일, 최소 180일이면 선거법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나”라며 “이렇게 급히 소위를 열어 여야가 감정적으로 더 나빠지는 상황을 만드는 게 선거제 논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종민 의원은 “간사 간 협의를 3차례나 거쳤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결론이 나지 않아서 나머지 당의 동의로 소위를 소집하게 됐다”며 “선거법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지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 정개특위 회의 소집 자체가 안 된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도 “패스트트랙 상정 후 37일이 지났고, 정개특위에 남은 시간은 24일”이라며 “한국당 주장대로 앞으로 시간을 더 갖는다는 것은 ‘정개특위는 끝났다’는 의미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의원은 “오늘까지 한 달 이상 정개특위가 공전했는데 적어도 논의를 개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며 “다음 주부터는 매일 정개특위 소위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과거사위 권고 6일 만에 뒤집은 檢…‘檢 고위층 유착 의혹’ 셀프 면죄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수사해 온 검찰 수사단이 2013~2014년 수사 당시 청와대의 외압이나 봐주기 수사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수사를 권고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판단과 정반대다. 과거사위가 엿새 전 추가로 수사를 촉구한 ‘윤중천 리스트’도 수사 착수가 불가능하다고 밝혀 검찰 고위층 유착 의혹은 미궁으로 남게 됐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4일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불기소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수사팀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직무유기는 공소시효(5년)가 지나 수사하지 못했고 직권남용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고의적 부실 수사이고 비호·은폐 정황이 보인다고 지적했으나 수사단은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 세 차례에 걸친 수사 끝에 김 전 차관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김 전 차관 임명과 수사와 관련된 진상 규명은 실패한 셈이다. 검찰은 대부분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과거 검경 수사팀 모두 ‘어느 누구로부터 간섭이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팀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이성한 신임 경찰청장 부임에 따른 통상적인 인사에 불과했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청와대 행정관이 찾아가 별장 동영상을 확인한 것도 고위공직자 비위 감찰 차원이라고 했다. 수사 외압을 둘러싼 핵심 의혹은 별장 동영상 보고와 내사 착수 시점이다. 경찰은 2013년 3월 18일 내사에 착수하고 다음날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언론에 밝히면서도 첩보는 그전에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고, 곽 의원 측은 김 전 차관 임명(13일) 전 인사 검증 때 ‘진행 중인 수사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청와대에 허위보고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결과 경찰은 3월 초 동영상을 확보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이런 내용은 지휘라인에 보고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정보과 팀장은 윗선에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과장 등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공식 청와대 보고 문서에서는 동영상 확보 관련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사위가 지난달 29일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박모 전 차장검사와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유착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촉구한 것도 현재로서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수사단은 못 박았다. 당시 수사라인 관계자나 윤씨 휴대전화 등을 조사한 결과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 ‘인보사’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

    검찰, ‘인보사’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압수수색

    코오롱생명과학이 원료 성분에 관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압수수색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4일 인보사를 승인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이날 충북 오송에 있는 식약처 청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에 인보사 품목 허가를 내줄 당시 제출된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1액)와 ‘형질 전환 세포’(2액)를 섞어 관절강 내 주사하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지난 2017년 7월 국내 판매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2액이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태아의 신장에서 유래한 세포’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전날에도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해 인보사 연구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틀간 압수한 증거물을 분석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에 허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지, 또 인보사 허가 결정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식약처는 자체적으로 시험검사·현장조사 및 미국 현지실사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으며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식약처 또한 직무유기 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인보사 허가가 식약처장이 아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의 전결로 처리된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신약 허가는 원래 부장 전결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244명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공동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1회당 소요된 주사 비용만 7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위자료를 더한 공동소송 청구 액수는 약 25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우선 압수물 분석을 마친 후 코오롱 측 연구개발진과 허가 결정에 관여한 식약처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관련 의혹을 풀어갈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허위자료로 ‘인보사’ 허가 따낸 코오롱생명과학 압수수색

    허위자료로 ‘인보사’ 허가 따낸 코오롱생명과학 압수수색

    검찰이 허위자료를 제출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쥬’(이하 인보사)의 허가를 받은 혐의로 고발된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압수수색에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3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개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식약처의 고발장을 정식 접수한 지 나흘 만에 곧바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직무유기 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지만 이날 압수수색에서는 일단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검찰 수사는 우선 코오롱이 허가 당시 자료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제출했는지, 2액의 성분과 관련해 새로 확인된 사실은 은폐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의혹은 이미 식약처 자체 조사에서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허가 당시 제출된 자료 가운데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허위로 작성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3일 “위탁생산 업체가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2액이 신장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검사결과를 인보사 품목허가 하루 뒤인 2017년 7월 13일 이메일로 통보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초기 개발단계의 자료들이 현재 기준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어 결과적으로 품목허가 제출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으나 조작 또는 은폐 사실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연구개발진을 비롯한 코오롱 측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제기된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찰청, 최근 5년간 건설현장 시위집회 6600여건 잇따라

    건설노조 조합원 우선채용을 요구하는 등 시위와 집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6600여 건의 건설현장 집회·시위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사현장에서 열린 건설노조의 집회·시위는 총 6616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노조의 건설현장 집회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에는 857건의 집회가 개최됐다. 2017년부터 크게 늘어 지난해는 2486건으로 5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시위, 집회 대부분은 노조원의 채용요구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에는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주민(조합원) 우선 채용’에 관한 사항(662건)이나 ‘외국인 고용근절‘(162건)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합원의 취업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들은 다음달 17일부터 시행되는 ‘채용절차 공정화법’ 제4조의2(채용강요 등의 금지)에 따라 최대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신 의원은 “건설노조의 시위?집회는 공사현장 업무방해하고 인근 주민에게도 소음피해를 준다”며 “정부가 채용강요 시위, 집회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檢과거사위 조사결과에 양쪽다 반발용산참사규명위 “특검 재조사해야”당시 수사팀 “의심을 사실처럼 발표”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31일 용산참사와 관련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날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펼쳤는지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총장의 사과와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 사과와 제도 개선만 권고하고,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검찰 조사단은 수사검사 외압 논란으로 지난 1월 말에 새로 구성됐다”면서 “강제 수사 권한도 없고 조사 기간도 짧아 애초부터 충분히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라면서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검을 비롯한 수사·기소의 권한이 있는 특별조사기구를 통해 제대로 된 재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검찰 수사팀은 “과거사위가 법원 확정판결을 부정한 채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을 객관적 사실처럼 발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기소된 농성자 16명은 화재원인과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불복하지 않았으며 상고한 9명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면서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과거사위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경찰 진압의 많은 문제점을 밝혀내고 경찰로부터 잘못까지 시인받았으나 객관적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형사처벌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앞서 검찰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용산참사 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31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관련 철거민들과 유족들에 대한 사과를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화재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강행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지휘부는 철거민들이 소지한 염산과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파악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돌출 행동도 우려되는 상황임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특공대원들은 농성장에 다량의 시너 등 인화물질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소방차도 단 2대만 출동하는 등 화재 발생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게 이뤄졌다. 과거사위는 “당시 무리한 직업 작전을 결정·변경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서울청장에 대해 서면 조사만을 한 뒤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무리한 진압 작전의 이유와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 대상에서도 김 전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는 누락됐다.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 차단을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철거용역업체 직원의 불법행위 및 경찰과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를 펼쳤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撒水)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 동의 없이 긴급부검하도록 구두 지휘한 부분, 용산참사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의 수시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부분 등도 사건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시켰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엔 부족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유족들에게 사전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과 수시기록 열람·등사 거부 등에 대해 검찰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 개선, 긴급부검 지휘에 대한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 마련, 검사의 구두 지휘에 대한 서면 기록 의무화 등도 권고됐다. 과거사위는 이날 심의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용산참사 “철거민들과 사망자 유족들에 검찰이 사과하라”…진상위 “실망스런 결과”

    용산참사 “철거민들과 사망자 유족들에 검찰이 사과하라”…진상위 “실망스런 결과”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검찰이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며 공식적으로 철거민과 사망자 유족에게 사과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검찰과거사위는 당시 검찰이 정의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수사 권고가 없는 점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별도의 재조사를 요구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31일 용산 지역 철거 사건에 대한 조사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유족에게 사전 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 과정에서 검찰의 과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법원이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결정을 했는데도 검찰이 거부한 것은 피고인들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발생한 용산 참사로 철거민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고, 철거민 7명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돼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과거사위는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한 것은 아니지만 정의롭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철거민들이 망루를 세워 농성을 하는 등 저항행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철거민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원한 것은 ‘정의로움’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고,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한 점, 동영상 원본 수사가 부족한 점, 유족의 참여를 배제하고 긴급부검한 점, 공판과정에서 법원의 수사기록 열람·등사결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용역업체 임직원의 위법행위 및 경찰의 직무유기, 체포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해 검찰이 소극적으로 수사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점들이 당시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의혹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009년 검찰 수사팀이 진상조사단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부당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검찰 수사팀이 고소·고발 등을 언급함으로써 조사 종료 후 민간인으로 돌아갈 조사단원에게 물적·정신적 고통이 따를 것을 고지하는 것은 부당한 압박이다”며 “그로 인해 조사가 중단되면서 진상조사단과 과거사위원회 전체의 업무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위는 검찰의 사과를 권고하면서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검사에게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영장 없는 긴급 부검 지휘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긴급한 경우라도 유족에게 부검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고, 필요한 경우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김석기 서울청장 등 위법성에 대한 조사 의지가 없는 등 부실 수사였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강제부검과 수사기록 미공개에 대해서만 사과할 것이 권고된 점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과거사위 등에서 조사할 수 없었던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 특검이나 독립적인 조사 기구 통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국회와 문재인 정부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용산참사 “철거민들과 사망자 유족들에 검찰이 사과하라”

    용산참사 “철거민들과 사망자 유족들에 검찰이 사과하라”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검찰이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며 공식적으로 철거민과 사망자 유족에게 사과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검찰과거사위는 당시 검찰이 정의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31일 용산 지역 철거 사건에 대한 조사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유족에게 사전 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 과정에서 검찰의 과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법원이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결정을 했는데도 검찰이 거부한 것은 피고인들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발생한 용산 참사로 철거민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고, 철거민 7명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돼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과거사위는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한 것은 아니지만 정의롭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철거민들이 망루를 세워 농성을 하는 등 저항행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철거민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원한 것은 ‘정의로움’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고,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한 점, 동영상 원본 수사가 부족한 점, 유족의 참여를 배제하고 긴급부검한 점, 공판과정에서 법원의 수사기록 열람·등사결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용역업체 임직원의 위법행위 및 경찰의 직무유기, 체포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해 검찰이 소극적으로 수사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점들이 당시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의혹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009년 검찰 수사팀이 진상조사단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부당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검찰 수사팀이 고소·고발 등을 언급함으로써 조사 종료 후 민간인으로 돌아갈 조사단원에게 물적·정신적 고통이 따를 것을 고지하는 것은 부당한 압박이다”며 “그로 인해 조사가 중단되면서 진상조사단과 과거사위원회 전체의 업무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위는 검찰의 사과를 권고하면서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검사에게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영장 없는 긴급 부검 지휘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긴급한 경우라도 유족에게 부검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고, 필요한 경우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임은정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고소장 위조’ 공범”

    임은정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고소장 위조’ 공범”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 출석5시간 조사 받은 뒤 귀가 “검찰이 수사 안해 고발한 것검찰이 자초한 일…반성해야”“검찰 개혁 묵살 당해”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31일 경찰에 출석해 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9시 25분쯤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면서 “2016년 부산지검과 대검찰청 감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대로 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윤모 전 검사(현재 퇴직)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게 임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에서 수사하지 않아 직무유기로 고발한 것이며 경찰은 고발사건을 수사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시기의 공교로움에 대해서는 검찰이 자초한 일이므로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까지 혐의가 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사표 수리는 검찰총장의 결재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김 전 총장이) 공범이고 최종 책임자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성폭력 은폐 사건부터 시작해 대검 감찰 제보시스템을 통해 자체 개혁과 감찰, 처벌을 요구했는데도 묵살당했다”며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는데도 1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떠밀려서 여기까지 오게 되어 슬프다”고 말했다. 또 “2015년 성폭력 사건과 2016년 공문서 위조사건을 무마했던 관련자들에 대해 감찰을 요구했지만 현 대검 수뇌부도 이들을 징계하지 않고 있다. 당시 사건을 덮었던 이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현 수뇌부의 2차 직무유기도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서 2016년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겠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할 확률이 높다고 보아 재정신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검찰) 조직문화의 문제가 너무 깊어 자체 개혁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검찰에 훌륭하고 생각이 바른 사람이 없지 않은 만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기초는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10월에야 윤 전 검사를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 결과 2015년 12월 윤 전 검사는 고소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하자 고소인이 이전에 제출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했다.그는 이어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어 위조하는 방법으로 분실 사실을 숨겼다. 윤 전 검사는 위조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윤 전 검사는 2016년 6월 사표를 냈다. 당시 부산지검은 감찰하거나 징계위원회를 열어 고소장 분실 경위 및 고의성 여부, 위조 이유 등을 조사하지 않은 채 사직서를 수리해 의원면직 처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당시 사표 수리가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체 감찰을 한 부산지검에서 중징계 사안이 아니라서 사표 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대검도 타당하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오후 2시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임 부장검사는 검찰의 해명에 대해 “그렇게 말할 거라고 예상했다. 감찰을 해야 할 관련자들이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았다면 그게 바로 직무유기”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시중은행의 현직 회장인 윤 전 검사 아버지가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건 전에도 부산지검에서 연이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다”면서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아버지 덕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맞다. 2012년도에도 문제가 있어 감찰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다녀가고 나서 덮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토] ‘전현직 검찰 간부 고발’ 임은정 부장검사 경찰 출석

    [포토] ‘전현직 검찰 간부 고발’ 임은정 부장검사 경찰 출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들어오고 있다. 2019.5.31 연합뉴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 1회] 긴장감 속 첫 재판…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 1회] 긴장감 속 첫 재판…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직업이 무엇입니까?”(재판장) “직업이 없습니다.” 전직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직 대법관이 잇따라 피고인석에 서서 “직업이 없다”고 답하는 장면을 누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평생 법대에서 피고인들을 내려다 보다가 후배 법관 앞에 서서 집 주소와 등록기준지를 읊어대는 장면을 정작 자신들은 상상이라도 했을지. 세 사람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된 뒤 그들은 자신이 여느 피고인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재판이 열린 곳은 417호 대법정으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을 받은 곳이다. 특수부 검사 12명, 세 사람의 변호인으로 14명이 법정 앞을 가득 채워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모집한 사법농단재판 시민방청단 30여명도 ‘두눈부릅’이라는 글귀와 함께 부엉이가 그려진 스티커를 각자 옷에 붙인 채 법정을 메웠다. 오전 9시 59분 남색 양복에 흰 셔츠를 입은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혼자 법정으로 들어왔다. 불구속 상태인 박·고 전 대법관과 눈이 마주쳤고, 이들쪽으로 다가가자 고 전 대법관이 자신의 자리를 비켜주려는 듯 일어섰다. 잠시 자리를 헤매다 자신의 변호인 옆자리로 발걸음을 옮겼고, 재판장을 기준으로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순서로 나란히 자리했다. ●‘사법부 정점’ 양승태·박병대·고영한, 피고인석에서 첫 대면 검찰 측에서 제시하는 서류증거에 대한 조사를 몇 번에 걸쳐 할지, 어떤 증거들을 어떤 순서대로 조사할지를 논의한 뒤 10시 24분 검찰의 모두진술이 시작됐다. 첫 공판에서는 검찰이 피고인을 재판에 넘기게 된 공소사실의 요지를 간략히 밝히고 이에 대해 변호인과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말하게 된다. 검찰은 “양이 좀 많다”며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웠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이 법원에서 얼마나 높은 자리인지,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지가 먼저 설명됐다. “피고인들은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사법행정을 총괄 또는 관장하고 법관 조사, 징계, 대외관계, 인사 등 사무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재판의 명백한 실수 또는 중대한 잘못이 있을 시 재판 진행 및 절차에도 사법행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당시 사법부 상황은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이 마련한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돼 고법부장 승진제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대법원장의 법관들에 대한 장악률이 약화될 상황이었고 헌법재판소의 중요한 결정들이 대법원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있던 때”라면서 “고법부장 승진제도를 유지하면서 행정처 차장이 제청되는 식의 인사제도가 확립되면서 점차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일사분란한 조직으로 변모해 개별 법관들이 독립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들이 줄줄이 언급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사법부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두고, 정부와 청와대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에 개입하고 이른바 ‘재판거래‘를 했고,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도 개입한 혐의가 먼저 나왔다. 서기호 판사의 연임 탈락 관련 행정소송 개입,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떨어뜨리기 위해 헌재소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칼럼을 대필해서 언론사에 게재한 의혹,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의 업무방해 사건을 두고 청와대를 통해 헌재를 압박하려던 시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행정소송에 개입한 혐의, 상고법원에 반대하거나 당시 사법부를 비판한 판사 등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검찰의 공소요지 설명은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 ●검사 12명 vs 변호인 14명…모두진술부터 신경전 ’팽팽‘ 공소요지와 입장을 밝히는 것에서부터도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이 일어났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요지를 밝히면서 어떤 증거들로 혐의를 입증할 것인지 계획을 말하려고 하자 “이의 있습니다”라며 제지했다. 혐의와 적용 법조만 언급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공소요지 낭독을 마친 검찰은 이에 대한 입장을 변호인들보다 피고인들이 먼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는 별로 거론되지 않던 진행 순서까지 모두 규정이라며 다툰 것이다. 몇 차례 공방이 오가자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을 시작으로 피고인들이 먼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를 밝힌 뒤 변호인들이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설명하고 다시 피고인들이 보충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공소사실에 관해 인부(인정 또는 부인)를 말씀드리겠습니다마는 이것이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니고 변호인이 얘기한 다음에 다시 말할 기회를 주신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재판장이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먼저 밝히라고 하자 양 전 대법원장은 다시 목에 힘을 주었다. “검사들께서 정력적으로 공소사실을 이야기했는데 그 모든 것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의 픽션 같은 이야깁니다. 모든 것을 부인하고 그에 앞서서 이 공소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검찰이 재판에 넘긴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사실은 40여개. 양 전 대법원장은 이 한마디에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법관도 간단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적 문제 일체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면서 “공판준비절차에서 변호인들이 낸 의견서와 저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일단 전부 부인하면서 재판에 임하는 소회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그토록 사랑했던 형사법정에 서고 보니까 이루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메어진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제가 이 자리에 선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여러 부분으로 재판에 임하시는 양승태 대법원장님을 잘못 보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영한 “양승태 보필 잘못…죄송스럽고 가슴 아프다” 고 전 대법관은 이어 “무엇보다 저의 가슴을 천근 만근 무겁게 하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이 사법부에 가진 신뢰가 전례없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라면서 “재판을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34년 법관생활을 하면서 심복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절제된 삶을 살았고, 행정처장 근무 당시에는 오로지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사법부가 존립할 수 없다는 가치 아래 어떻게 신뢰를 가질 것인지를 사법행정의 주안점으로 삼고 일했는데, 공소사실은 마치 제가 소신을 져버린 채 권한을 흔들며 남용했다고 표현돼 그 자체로 마음이 참담하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하는 법관과 달리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고 안정적이 방향으로 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여러 합목적적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을 갖고 있다”며 “사후에 보기에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을 수 있어도 곧바로 형사범죄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며 검찰이 지목한 범죄사실을 반박했다. 고 전 대법관은 또 “저에게 양심적이나 도의적으로 어떠한 책임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전가하지 않고 질 것이고 제가 져야 하는 십자가가 있으면 마땅히 그 십자가를 지기로 했다”면서 “판사님께서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시각에서 언론보도를 접하며 갖게 됐을지도 모르는 선입견을 걷어낸 상태에서 저의 간절한 말에 귀기울여 주시고 과연 형사법정에 이를 수준으로 권한을 남용해 후배 법관들에게 의무없는 일들을 시킨 것인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신중하고 냉철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고 전 대법관이 말을 마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재판장은 오후에 본격적으로 변호인이 공소사실에 대한 진술을 하고 피고인들이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고 오전 재판을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행정권 남용’ 첫 재판 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사법행정권 남용’ 첫 재판 양승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소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정점으로 꼽혀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그 모든 것이 근거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함께 법정에 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도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29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검사들께서 정력적으로 공소사실을 이야기했는데 그 모든 것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의 픽션 같은 이야기”라면서 “모든 것을 부인하고 그에 앞서서 이 공소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공소사실을 1시간 반 이상 설명했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부의 협조를 받아낼 목적으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재상고심에 개입하고 외교부·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의혹을 비롯해 법관 불이익 인사 조치 등 47개에 달하는 범죄사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법원장은 2월에 열린 보석 심문에서도 “검찰이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과 처음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박·고 전 대법관도 단호한 말투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박 전 대법관은 “구체적인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적 문제 일체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면서 “공판준비절차에서 변호인들이 낸 의견서와 저도 같은 의견”이라고 간단히 의견을 말했다. 반면 고 전 대법관은 “제가 그토록 사랑하고 지냈던 법원의 형사법정에 서고 보니 이루 말씀을 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메워진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에 대해 참으로 송구하다”며 입을 열었다. “양 대법원장을 잘못 보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 전 대법관은 이어 “무엇보다 저의 가슴을 천근 만근 무겁게 하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이 사법부에 가진 신뢰가 전례없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라면서 “재판을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공소사실에 대해서는 “34년 법관생활을 하면서 심복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절제된 삶을 살았고, 행정처장 근무 당시에는 오로지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사법부가 존립할 수 없다는 가치 아래 어떻게 신뢰를 가질 것인지를 사법행정의 주안점으로 삼고 일했는데, 공소사실은 마치 제가 소신을 져버린 채 권한을 흔들며 남용했다고 표현돼 그 자체로 마음이 참담하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하는 법관과 달리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고 안정적이 방향으로 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여러 합목적적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을 갖고 있다”며 “사후에 보기에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을 수 있어도 곧바로 형사범죄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며 검찰이 지목한 범죄사실을 반박했다. 고 전 대법관은 또 “저에게 양심적이나 도의적으로 어떠한 책임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전가하지 않고 질 것이고 제가 져야 하는 십자가가 있으면 마땅히 그 십자가를 지기로 했다”면서 “판사님께서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시각에서 언론보도를 접하며 갖게 됐을지도 모르는 선입견을 걷어낸 상태에서 저의 간절한 말에 귀기울여 주시고 과연 형사법정에 이를 수준으로 권한을 남용해 후배 법관들에게 의무없는 일들을 시킨 것인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신중하고 냉철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환자·코오롱 소액주주들 줄소송

    수출 계약 법정다툼으로 비화 가능성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함에 따라 인보사를 투여한 국내외 환자들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이날 환자 244명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주사제 가격과 위자료 등 총 25억원을 청구하는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환자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오킴스는 2차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 중이다. 국내 인보사 투여 건수가 3707건에 달하는 데다 일본과 중국 등지로 기술·제품 수출이 진행되던 상태여서 소송 참여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과 463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던 미쓰비시타나베제약이 이듬해 12월 계약취소를 통보하고 낸 계약금(약 270억원) 반환 청구 소송은 국제상업회의소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코오롱생명과학과 2000억원대 수출 계약을 맺은 중국의 차이나라이프메디컬센터, 같은 해 11월 6617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먼디파마와의 후속 협의도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지로도 수출을 추진 중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한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원고들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공포를 느낄 뿐 아니라 사실을 은폐한 코오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 넉 달 뒤인 7월에야 관련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보한 경위는 수사로 밝혀야 할 일이지만 이는 공급 기업 내부의 사정일 뿐 환자들에게 성분 변경을 고지하지 않은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잘못은 이미 명확해졌다고 엄 변호사는 설명했다.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142명은 지난 27일 코오롱티슈진 및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냈다. 이는 신약개발 판매사인 코오롱티슈진이 투자 판단상 중요한 사항인 인보사의 성분에 관해 공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주주들이 주가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본 데 따른 것이다. 환자단체는 인보사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식약처가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허가 이전부터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관리·감독 소홀로 알지 못했다면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감사원은 신속히 감사에 착수해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심의 과정 특혜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적자타령 부산 시내버스 배당금 잔치 당장 멈춰야...부산 경실련

    부산경실련은 22일 부산 시내버스 업체 배당금 지급과 관련 “시민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배당금 잔치는 당장 멈춰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부산경실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산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시민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만성적인 시내버스 운행 적자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며 “임원들 인건비까지 지원받는 상황에서 막대한 배당금까지 가져간다는 것은 자본투자 회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처럼 혈세가 낭비되는 원인 중 하나로 부산시 태만과 직무유기를 꼽았다. 경실련은 부산시가 “매년 막대한 배당을 하는 수입 원천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계속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이어 “준공영제는 버스운행 공공성 확보를 위한 것인 만큼 공공성이 제대로 살아있어야 지속할 의미가 있다”며 “표준운송 원가를 비롯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실련은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등재된 부산 시내버스 15개사의 2018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7곳이 지난해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배당금액은 1억8000여만원에서 8억원에 달했다.배당금이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회사도 3곳이나 됐다. 경실련은 부산 시내버스 업체 33곳 중 21%에 이르는 7개 업체가 수억원씩 배당 잔치를 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부산시가 2000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경실련은 “부산시는 배당금 지급이 어떻게 가능하며, 임원진들의 억대 연봉이 적정한 것인지를 확실히 따져 보조금의 지급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진상조사단 총괄팀장 “장자연 사건 검사들이 재수사 방해”

    진상조사단 총괄팀장 “장자연 사건 검사들이 재수사 방해”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이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고의 부실 수사(검찰권 남용) 의혹 등을 조사해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직무유기에 해당할 정도로 수사를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수사가 미진했다’고 수위를 낮춰서 표현했다고 조사단 총괄팀장을 맡은 김영희 변호사가 21일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조사단의 다수의견은 (이 사건과 관련한 핵심 의혹) 많은 부분에서 당시 검사의 직무상 유기, 당시 검사가 직무유기에 해당할 정도로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과거사위는 소수의견이었던 ‘수사 미진’으로 굉장히 수위를 낮춰서 결론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접대 강요·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인에 대한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의 강제추행 혐의 및 협박 의혹 사건에 대해 당시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김씨가 고인을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그 일시, 장소, 다른 목격자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가 수시로 이용한 식당과 주점 업주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김씨가 고인을 협박한 사실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검찰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고 형사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당시에 수사를 해야 될 부분들을 안 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은 일부러 봐주기 위해 수사를 아예 안 한 게 아닌가 그렇게 평가를 한 부분들이 많다(다수의견)”면서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가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를 봐주기 위한 측면도 있고, 또 하나는 당시 검사의 과오를 묻어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면서 과거사위의 결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외부단원 4명과 내부단원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내부단원 2명 모두 검사다. 김 변호사는 “특히 성폭행 수사가, 고인에 대한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개시될 수 있도록 최소한 수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사단의) 다수의견이 (과거사위의) 결론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검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사위는 전날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수사 과정에 조선일보가 외압을 행사했고 고인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쟁점, 고인이 성접대 강요와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는 그동안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존중하고 다수 의견을 항상 거의 대부분 결론으로 채택했는데 이 사건에서 유독 검사들의 소수의견을 왜 결론으로 대부분 채택했는지는 굉장히 용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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