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보급경쟁 중단하라”/「바른언론 시민연합」 성명서/전문
◎이번사건 해당업체들 전국민에 사죄를/공정거래질서 확립 특별기구 구성해야
신문확장 경쟁이 급기야 살인까지 불렀다.
15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조선일보 남양주보급소 앞에서 신문배달을 준비중이던 직원 1명이,관할 시비를 걸며 찾아온 중앙일보 원당보급소 직원 2명이 휘두른 흉기에 가슴을 찔려 숨지고,조선일보 보급소장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재벌신문사들이 조간으로 전환하면서 과열되기 시작한 신문확장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할만큼 거칠고 결사적이어서,보급대상인 시민들이 공포와 불안에 떠는 폭력으로 등장한지 오래이다.
이로 인한 자원낭비와 공정거래질서 파괴 또한 이에 못지 않은 폐해이다.
군을 개혁하고,5·18원흉들도 주저없이 구속,법정에 세운 김영삼 정부도 왠지 언론개혁만은 망설이다가 끝내 결행하지 못했다.김대통령 취임초기 구린 과거때문에 엎드려 눈치보던 언론이 어느 사이 허리를 펴고 막강한 권력으로 등장,그들의 이익에 따라 여론을 왜곡하고 정치를 오도해 왔다.
특히 재벌기업들의 언론장악과 패권주의적시장독점경쟁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확장지를 무차별 살포했고 뻐꾸기시계·가스레인지·에어컨·선풍기에다 심지어 위성TV안테나까지 경품으로 제공하는 물량공세로 기존 신문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이 중앙일보 보급소 직원들이란 점은,이 사건의 책임을 단순히 그들의 행위에만 물을 수 없는 이유를 재벌언론인 중앙일보가 제공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누가 과열경쟁을 부추기며,누가 엄청난 확장지를 뿌리게 하고,그 많은 물량의 경품을 제공하게 하는가? 누가 전쟁터와 같은 살벌한 신문확장을 요구하며 부추기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해 재벌언론들은 스스로에게 대답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정부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신문사들이 무가지 투입과 경품을 앞세운 불공정거래를 하도록 조장했다는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는 공산품에 대한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사정없는 철퇴를 가하는 등 성실한 임무를 다해왔으나,이미 시장질서를 완전히 파괴한 신문판매의 무질서에 대해서는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직무유기에 대해 어떠한 징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가 오래 전부터 위험상태였던 신문 보급 시장에서 제 역할을 수행했으면,오늘과 같은 불행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른언론을 위한 시민연합」은 신문업계 및 정부당국에 몇가지 사안을 촉구한다.
1,신문업계는 신문 강제 투입이나 경품을 앞세운 신문보급 과당경쟁을 즉각 중단하고,이번 사건에 대해 전 국민 앞에 사죄하라!
2,신문업계는 빠른 시일안에 현 신문 보급 체제를 전면 개선하라!
3,정부는 신문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시민단체·공정거래위·업계 등이 참여하는 한시적 특별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4,공정거래위원회는 이제부터라도 신문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정당한 조치를 행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