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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진단] 부처 정책갈등 ‘모래파동’ 불렀다

    수도권 건설시장을 뒤흔든 ‘모래 파동’은 법령 해석을 둘러싼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뿌리깊은 정책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더욱이 이같은 파동이 수년 전부터 예고된 것임에도 두 부처는 대안 모색엔 뒷짐을 진 채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다 결국 사태를 극한까지 몰고가는 상황을 초래했다.이 때문에 긴밀한 정책협조로 경제와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는커녕 ‘정책 파탄’의 양상마저 빚어지게 했다. ●갈 데까지 간 정책갈등 지난 2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건교부와 환경부,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들간의 합의로 수도권 모래파동은 일단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수도권 일대 건축용 모래의 80%를 공급해 온 옹진군 등 인천 앞바다의 모래채취를 3일부터 재개하고,5월말까지 바닷모래 채취와 해양환경 보전을 동시에 충족하는 범 정부적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겠다는 대책도 발표했다. 이처럼 사태가 막판까지 와서야 미봉된 것은 건교부와 환경부간에 2년여 진행된 ‘갈 데까지 간’ 대립 탓이다.두 부처는 그동안 골재 채취업체들의 모래 ‘누적 채취량 상한(사업자 1인당 50만㎥)’을 규정한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을 두고 첨예하게 맞붙어 왔다.시행령에 누적치의 산출 기산시점 규정 등이 없는 바람에 건교부는 ‘1년 단위로 누적치 계산’을,환경부는 ‘사업의 최초 허가시점부터 계산’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펴왔다. 한치 양보없는 대치는 결국 환경부가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스스로 뒤집는 것으로 접점을 찾았다.관계부처 회의에서 “기산점은 시행령이 개정된 2001년 7월로 한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 입 두 말’하게 된 것이다.건교부 등에 “채취량을 계산할 때에는 최초로 허가받은 채취량 등 과거 허가규모를 합산한다.”는 공문(2002년 7월)까지 보내며 일관된 입장을 지켜왔지만 한순간에 번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경단체·주민 강력 반발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옹진군 등 지역주민들은 관계부처를 직무유기로 고발키로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들은 수년 전부터 연간 2000만㎥의 모래채취로 인한 어장훼손과 생태계 파괴,해안선 유실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다.실제로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덕적도를 비롯한 인천 앞바다의 4개 해수욕장이 이미 황폐화됐고,만리포 해수욕장의 경우 모래유실로 자갈이 드러나면서 올해 7500t의 모래를 채우는 일까지 벌어졌다.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골재 수급대책을 세워야 하는 건교부는 대체광구의 개발,재생골재 사용 등 시민단체가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채취량 확대라는 임시변통 정책만 견지해 왔다.”면서 “환경부·건교부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재배정 안하면 민·형사訴”

    최근 법원이 경기 안양시 충훈고에 배정된 학생 166명에 대해 배정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가운데 학부모들이 배정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과 별도로 교육당국에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 학부모측 소송대리인 최영식 변호사는 1일 “경기도교육청이 법원 결정에 따른 재배정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아무 책임이 없는 학생들이 ‘무적(無籍) 학생’이 될 위기에 놓였다.”면서 “입학식(3일)까지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행정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학생들이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관련 공무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113명의 학생이 가처분신청과 배정처분 취소소송을 추가 제기한 데 이어 2일 2명이 더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충훈고 전체 배정학생 554명(2명 이민) 가운데 소송참여 학생은 절반이 넘는 281명이 된다. 안양 김병철기자 kimhj@˝
  • [사설] 당리당략에 놀아난 선거법 처리

    국회가 어제 본회의에서 인구증가를 감안해 지역구 의원수를 15명 늘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242명안을 통과시켰다.참으로 한심스럽다.총선거일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법을 처리하지 못하고 고작 인구 상·하한선을 정한 뒤 비례대표와 선거구 획정은 또다시 정개특위에 넘겼으니 직무유기와 몰염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정치권의 속사정은 뻔하다.‘의원정수 늘리기’라는 비난을 피하려는 시간벌기이다.의원수 동결이 정치권 전체의 의지였다면 비례대표를 줄여 의원정수를 확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그러나 합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슬쩍 정개특위에 미뤄놓은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그동안 네차례나 활동시한을 어겨가면서까지 선거구획정과 의원정수를 논의했으나 무위로 돌아간 판에 시한을 사흘 연장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나오겠는가.결국 지역구 증원과 비례대표 축소,심지어 여성광역선거구제라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까지 내놓은 그동안의 과정이 의원수를 늘리기 위한 꼼수였던 셈이다. 더구나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관련법안이 아닌 선거구획정안만을 표결 처리한 전례가 없다.이는 4당이 서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밥그룻 챙기기에 매달린 당리당략의 결과이다.상생의 정치니,대화 정치니 하는 구호들이 이해관계 앞에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함을 보여준 것이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직무유기로 정치신인들은 불이익 속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선거준비를 해야 할 중앙선관위는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새 선거법이 정해지면 구성해야 할 기구도 한둘이 아니다.선거방송토론위원회,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선거부정감시단 등이 줄을 이어야 한다.하긴 오죽했으면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협조공문을 보내고,정개특위 산하 선거구획정위가 활동중단을 선언했겠는가.정치권은 더이상 국민들에게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신속하게 협상을 마무리해주길 바란다.˝
  • [사설] 정개특위 직무유기 말라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총선을 불과 5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 선거룰을 마련하지 못한 채 네번째로 활동시한을 마쳤다.또다시 본회의에서 시한을 연장하거나,아니면 그동안 합의된 안을 토대로 박관용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하는 방법 말고는 길이 없다.총선 1년전 선거구획정을 마친다는 법규정에 따라 지난해 4월15일 선거구획정을 매듭지어야 했음에도,1년 가까이 어기고 있는 판에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은 두달 가까이 위헌 상태에 놓여있다.정개특위의 직무유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정개특위의 노력 가운데 평가받을 대목도 적지 않다.지구당 폐지와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 금지,선거사범 궐석재판 도입,2006년 중앙당 및 시·도지부 후원회 폐지 등을 담은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국민의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그러나 의원정수와 인구 상·하한선을 둘러싼 당리당략에 제동이 걸려 입법화되지 못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의원수를 늘릴 속셈으로 여성전용선거구제를 내놓을 때부터 예고된 일이긴 하지만,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현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관계법의 앞날을 종잡을 수 없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내홍까지 겹쳐 졸속처리가 우려된다.여성전용선거구제와 석패율제가 논의조차 못하고 표류한 것만 봐도 그렇다.오죽했으면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에게 “(정치권이) 급한 대로 대강대강해서 선거를 치를 모양인데 총선이 끝난뒤 다시 손질해야 한다.”고 했겠는가.애초부터 완벽은 기대하지도 않은 터다.서둘러 정개특위를 속개해 졸속이라는 비난만이라도 면하길 바란다.˝
  • “총선 100석 못얻으면 물러날것” 정동영 우리당의장 관훈토론

    1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나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여러번 ‘쓴웃음’을 지었다.지난달 11일 의장 취임 이후 그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민생행보’에 대해,패널들이 “인기영합적 이벤트가 아니냐.”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다.3시간 넘게 질의응답이 이뤄졌지만 유머나 폭소는 한 차례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는 숨막혔다. ●3시간동안 유머·폭소 전혀 없어 “16대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전자투표 참여율이 평균 62.8%인데,정 의장은 28.1%로 최하위권이다.직무유기 아니냐.”는 질문이 초반부터 나오면서 정 의장의 얼굴은 굳어졌다.그는 꼼짝없이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당무에 시간을 빼앗겨 그렇게 됐다.”고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패널들은 정 의장이 최근 국회의 이라크 파병안 및 FTA비준안 처리 지연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그러는 정 의장은 여당 대표로서 얼마나 노력했나.자가당착 아니냐.”고 몰아붙였다.정 의장은 “신문에는 안났지만 열심히 토론했다.”고 해명했다. 패널들이 “TV기자 출신답게 재래시장처럼 TV에 나올 만한 곳만 돌아다니는데 선거용 아니냐.”고 따지자 정 의장은 “TV에 안나온 곳도 열심히 갔다.특히 서민생활의 핵심인 재래시장을 정치권이 껴안고 뒹굴어야 한다.”고 받았다.그러나 패널들은 “재래시장 문제는 유통구조적인 해결법으로 접근해야지,국회에 재래시장 대표를 모아놓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치적 선전선동 아니냐.”고 물고 늘어졌고,정 의장은 “정치권이 재래시장을 끌어안는 게 나쁜 일인가.”라고 항변했다. 정 의장은 “2002년 대선후보경선때 쓴 자금을 공개해 달라.”는 요청에는 “합법적 테두리에서 썼다.거지선거나 다름 없었다.”는 말로 대신하며 끝내 공개를 거부했다. ●민간아파트 분양가 공개 반대 한편 정 의장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의 최소 목표는 대통령탄핵 저지선인 100석이며,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승리라고 볼 수 없다.”면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연히 (의장직을)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100석을 달성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도 밝혔다.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된 기업인 처벌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선 주지 않으면 당할까봐 준 것인 만큼 정상이 참작돼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취했다.재벌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는 찬성하나,민간 아파트 분양가 공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지역구를 전주에서 서울 종로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주를 떠날 생각은 없으나,당 공직후보자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발언대] 강남순환고속화도로 ‘이상한 환경평가’/유정희 서울 관악구의원

    환경부가 지난달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것은 ‘직무유기’다.이 도로는 서울시가 1994년 서울의 동서간 교통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며 건설계획을 발표,추진되고 있다.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5년 후인 99년 현재의 V자형 노선으로 도로건설계획이 변경됐다.동시에 서울시는 도로건설 목적을 ‘동서간 교통소통’에서 ‘남북간 원활한 교통소통’으로 바꿨다. 변경 노선의 사업비도 기존 노선보다 2배이상 늘어났다. 교통소통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남부순환로의 상시적인 정체를 더욱 가속화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낳고 있다.당초 9000억원이었던 사업비가 2조 8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불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더구나 이 도로는 계획단계부터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이나 정당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아 민원을 발생시켰다.지금도 서울대와 관악산 인근 주민들은 노선변경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대한 교통영향평가가 통과됐고,최근 환경영향평가까지 통과돼 구의원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그동안 두 차례나 반려됐던 환경영향평가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채 통과된 것은 주민의 의견을 짓밟는 횡포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서울대 관계자들이 모여 결성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반대하는 공동대책위’는 환경부에 내용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토막환경영향평가 자체를 반려시켜 줄 것과,당사자와 협의 후 공사를 시작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금해 달라는 요구를 그동안 수차례 해왔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깡그리 저버리고 모두 승인해 줌으로써 환경부가 우리나라 금수강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기관이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환경성’이라는 면죄부를 부여하는 곳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하고 있다. 서울의 교통문제는 도로건설이 정답이 아니고 대중교통체계를 개선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서울시도 알고 있다.승용차 자율요일제를 통해 승용차이용을 억제하고 시민들에게 불편과 다소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시민정신을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서울시가 승용차 전용도로를 만들겠다며 2조 8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은 웃지 못할 현실이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1000만 서울시정의 현주소다. 서울시 관계자와 환경부 등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편승한 각 기관들에 다시 한번 ‘재고’를 호소한다.부디 서울의 허파인 관악산과 관악의 젓줄인 도림천이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정희 서울 관악구의원˝
  • [사설] 국회 동의안 처리 믿어도 되나

    ‘직무유기 국회’ ‘후안무치 국회’라는 지적은 일상사가 됐다.국회가 시급한 국정은 챙기지도 않고 ‘제식구 감싸기’에다 총선이라는 잿밥에만 눈이 멀어 닥치는 대로 치고 박고 폭로하고,끝간 데를 모를 지경이다.정당과 국회는 언제까지 국정과 개혁을 팽개치는 행태를 계속할 것인지 지겹다 못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정당 원내 총무들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16일에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은 벌써 세 번째나 무산됐다.동의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는 동안 국가신인도는 물론 경제에 끼친 악영향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이렇듯 시간을 다투는 국정현안을 패거리 이해나 표심을 저울질하면서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는 소신도 아니고,정당의 정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어느 쪽이든 결론을 내려줘야 할 것이 아닌가. 지난 9일 두 개의 동의안 처리가 무산된 뒤 정당들은 도대체 뭘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당내 의견 수렴이나 국민설득 등 단 한 가지도 한 게 없다.기껏해야 열린우리당이 이라크 파병동의안을 조건없이 찬성하기로 당론을 정했다는 것이 전부다.‘총선 올인 전략’에는 여당을 자처하면서 국정현안에는 당론도 없었다면 열린우리당이 과연 여당이 맞긴 맞는지도 의문이다.한나라당은 혼란을 틈타 구속 의원 석방 요구안을 기습처리했고,민주당은 구속의원들의 석방요청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국정보다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제식구 챙기기가 더 중요한 일인가.상황이 이럴진대 지금 정당들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지도부 퇴진 요구는 당연한 일이고,자업자득일 수밖에 없다. 오늘과 16일에 두 개의 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정당들의 약속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이번에도 처리하지 못한다면 16대 국회에서 매듭지어진다는 보장도 없다.그 피해는 국가 전체라는 점을 국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사설] 국회, 이러고도 국민의 대표인가

    이러고도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이고,민의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국민들이 다시 한 번 국회의원 선거의 중요성을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국가미래가 걸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처리는 또다시 유보한 채,하지 말아야 할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안이나 처리하고 있으니 이렇게 민심을 거슬러도 되는 것인지 의아할 지경이다.그러니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게 아닌가. 특히 FTA 비준안 처리는 세계 이목이 집중되어 있던 터다.그동안 두 차례나 무산돼 국가신인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판이다. 상원 만장일치로 FTA안을 처리한 뒤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칠레는 물론이고,세계에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 난감하다.세계무역기구(WTO) 146개 국가중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와 몽골뿐이다.무역의존도 66%인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기대어 살려는 것인지 답답하다.여기에 FTA안과 함께 이라크 추가 파병동의안도 가부간 결론을 내지 못했으니 계속되는 국론분열을 어떻게 할 작정인지 걱정이다.정치개혁안 역시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지만 핵심 부분은 미결로 남겨 놓았으니 한심스럽기 그지없다.국회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반면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서 의원의 석방결의안은 버젓이 처리한 것은 심각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구속된 의원이 서 의원 외에 여럿인데,무슨 이유로 서 의원에게만 동료애를 발휘하느냐는 것이다.국회가 또다시 ‘제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게다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 수사 촉구안도 가결시켰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진 안건에는 힘을 합쳤으니 다수의 횡포 아닌가.국회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면 권위를 내세울 수 없다.오는 16일 본회의 때도 이래서는 안 된다.˝
  • 작년 부패공직자 58명 형사처벌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해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접수된 부패 공직자 가운데 16명이 구속되는 등 58명이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직자 79명이 징계를 받았으며,총 64억 3200만원이 국고로 추징·환수조치됐다.29일 부방위가 발간한 ‘2003년 부패방지백서’에 따르면 부방위는 지난해 136건의 부패신고와 1669건의 진정을 접수받아 이 가운데 118건을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 감사원에 이첩,이같은 조치 결과를 통보받았다. 공직부패는 뇌물수수가 26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공금횡령 15건을 비롯,불법 건축물 인허가,세금감면 청탁,공문서 위변조,직권남용,직무유기,비밀누설 등 실로 다양했다.부패 연루자는 6급 이하가 82명으로 다수를 차지했으나 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자치단체장들도 포함됐다. 5급 이상 간부급 공직자도 26명이나 된다. 주요 신고사례를 보면 손세일 전 민주당의원이 한전 석탄납품 비리의혹과 관련해 기업체로부터 1억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지난해 7월 징역 3년의 실형과 추징금 1억 7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K구청 지방세 담당공무원 2명과 전직 행정자치부 공무원(5급)은 지난해 5월 중소기업 대표와 짜고 세무서로부터 세금 19억원을 불법 환급받아 그 대가로 2억 3000만원을 챙겨 구속기소됐다. 충북지역의 모 자치단체장은 관내 업체와 부하직원들로부터 현금 1200만원과 골프채 등 금품을 받아 불구속 기소됐으며,전남의 한 아동복지기관 사무국장은 후원금 200만원을 횡령했다가 구속기소됐다.또 강원도 W시청 환경과장은 관내 아파트 건설공사의 현장소장으로부터 공사관련 위법사항들에 대한 무마를 청탁받고 대가로 400만원을 챙겼다. 내부공익신고는 일반신고보다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내부공익신고의 경우 수사기관에 이첩돼 조사가 끝난 25건 중 72%인 18건의 혐의가 인정된 반면 일반신고는 46건의 60.9%인 28건만이 인정됐다. 또 형사입건도 내부공익신고는 ‘구속 10명,불구속 23명’으로 일반신고의 ‘구속 6명,불구속 15명,기소유예 3명’보다 제보의 신뢰도가 높았으며,추징회수액의 85.9%인 55억 3000만원이 내부공익신고를 통해 회수됐다. 부방위 관계자는 “내부공익신고의 경우 업무에 정통한 내부 구성원이 신고를 하는 것이어서 신뢰성이 훨씬 높다.”면서 “지난 해 공익신고자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기관들에 경고조치를 하고 신고자 2명에게 각각 6300여만원과 990여만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공익신고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政黨대립 후임 못정한채 하경철재판관 퇴임/헌법재판소 위헌심사 차질

    국회가 각 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28일 정년퇴임한 하경철(河炅喆)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선출하지 못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장을 포함해 9명으로 운영되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1명이 모자라는 결원사태에 직면,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헌법재판소 한위수(韓渭洙) 연구부장은 “위헌결정에 있어 3분의2인 재판관 6명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재판관수가 9명에서 8명으로 줄어 사실상 의결정족수가 4분의3 이상으로 강화된 셈이 돼 위헌결정이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후임 재판관 추천 몫을 놓고 서로 양보없이 대립하고 있어 결원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하 재판관이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 추천 몫이었다는 점에서 지난 16일 후임으로 이상경(李相京) 부산고등법원장을 내정했으나,열린우리당은 국회 추천 몫 3명 중 2명을 한나라당이 단독 또는 민주당과 공동으로 추천한 만큼 이번에는 의석비율에 따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공동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후임 재판관 선출은 임시국회를 소집하지 않고도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해 진행시킬 수 있었음에도,제대로 추진하지 않아 국회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열린우리당측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공동 추천하는 것이 국회 정신에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인사청문위원 명단을 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 “나를 관치 문화재라니…”친정복귀 재경부 김석동국장 금융시장 질서잡기 팔걷었다

    관치 기능 보유 무형문화재? 26일 청와대.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정부부처 직위교류 1기생’들과 저녁을 함께했다.건배 후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이 입을 뗐다.“어?,관치 기능 보유 무형문화재 오셨네!” 노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졸지에 인간문화재가 된 주인공은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에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석동(金錫東·사진·51·행시 23회) 국장.지난해 금융권의 관치시비가 뜨겁자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로 맞받아쳐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4년 6개월만에 친정인 재경부로 돌아온 김 국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재경부 근무 시절,금리자유화 조치를 다섯 차례나 단행했는데 왜 자꾸 관치주의자라고 몰아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 했다. 김 국장의 ‘관치 철학’은 분명하다.“금융시장의 기본은 자율이다.그러나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금융기관이 그 책임을 지지 않을 때는 (정부가)가차없이 개입한다.” 그의 지론인 ‘시장=질서’와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권리(자율)만 누리고 의무(책임)는 다하지 않는 시장참가자가 있으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지며,금융당국이 관치시비를 두려워해 시장질서의 붕괴를 방치하면 이는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시장에 들어갈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해야 하는데 더러 그러지 못해 관치의 부작용이 생겨난다.”는 김 국장은 “(자신이 금정국장으로 있는 한)시장의 질서를 깨는 금융기관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번호판 탁상행정 문책해야

    올초부터 바꾼 자동차 번호판의 디자인을 12일만에 정부가 다시 바꾸기로 결정한 저간의 사정을 보면 한마디로 후진 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번호판 하나 이리저리 바꾸는 것이 뭐가 대수냐 할지 모르지만 간단한 제도 하나가 이럴진대 다른 행정의 혼선은 오죽할까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숫자를 크게 키우고 지역표시를 없앤 문제의 새 번호판이 건설교통부 공무원들이 대충 그린 작품이란 대목에서 어이가 없다.‘촌스럽다.’는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후퇴할 정도라면 얼마나 번호판을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었다는 말인가.정부가 재빠르게 색상과 글씨체를 대상으로 새 디자인을 공모키로 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다. 전국 어디로 이사가든 번호판을 바꾸지 않도록 한 새 번호판 제도는 2001년부터 2년이상 정부가 준비해온 사안이다.그런데도 어린아이 장난도 아니고 30년간 유지되어온 번호판 디자인을 그렇게 졸속으로 바꾸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디자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거나 여론 수렴도 거치지 않고 번호판을만들었으니 전형적인 ‘해보다 안 되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태도이다.그 직무유기와 태만은 문책해야 할 것이다. 이미 올 들어 자동차 소유자 14만명이 새 번호판을 신청했으며 상반기까지 차를 사는 사람도 이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이들이 문제의 번호판을 다시 바꾸는 데 따라 추가 부담하게 될 수십억원의 피해와 국고 낭비를 정부 관리들은 물어내야 할 것이다.이를 계기로 공무원들은 작은 행정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정신차려 처리하길 당부한다.
  • 日네티즌 지도서 한반도 삭제… 韓 ‘원폭 기념우표’ 맞불/한·일 ‘독도 사이버전쟁’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지난 9일 ‘독도는 일본땅’ 망언과 관련,한·일 양국 네티즌간 ‘사이버 전쟁’이 휴일인 11일 최고조로 치달았다.네티즌 사이에는 ‘사이버 임진왜란’으로 불렸다. 양국 네티즌은 서로의 문화를 비하하는 사이트를 잇따라 열고,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과다한 접속 부하로 다운시키는 ‘트래픽 폭격’을 퍼부었다. ●사이버 임진왜란,‘K국의 방식’ vs ‘J국의 방식’ 국내 네티즌들은 ‘고이즈미 망언’ 이후 일본 네티즌들이 만든 한국 비하사이트 ‘K국(코리아를 빗댄 지칭)의 방식’(kanokuni.hp.infoseek.co.jp)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한반도가 삭제된 지도가 오르자 ‘원폭투하 기념우표'를 만드는등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특히 ‘폐인(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사이트’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디시인사이드’와 ‘앤조이재팬’,‘웃긴대학’ 등 3곳의 회원들이 ‘반일의 기치’를 앞장서 들었다.급기야 ‘K국의 방식’은 이날 접속이 불가능해졌다.이들은 또 주말인 10일부터과중한 접속 요청 부하를 걸어 서버 다운을 유도하는 ‘트래픽 폭격’을 일본 네티즌들의 공격 본거지로 알려진 사이트 ‘2CH’(www.ch2.net)에 걸기도 했다. 이에 ‘2CH’측은 한국 네티즌들의 접속을 금지하는 등 전력 방어에 나서고 있다. ‘K국의 방식’을 패러디한 일본비하사이트 ‘J국의 방식(www.nfonews.net)’도 네티즌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일본 무사의 상투를 합성시킨 여고생들의 사진을 올려 ‘일본의 헤어스타일’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일본 네티즌들은 ‘K국의 방식’을 중심으로 공격과 방어에 나서고 있다.이 사이트에는 “웹에서 수집한 ‘K나라’의 부조리 사진을 소개한다.”며 한국의 거리 풍경,한국인의 생활,음식,안전의식,일본 표절 제품 등 수백장의 사진을 올려놓고 비꼬는 듯한 설명을 붙여놓았다.예를 들면 개고기 식당 표지판 사진에 ‘K국의 음식’이라고 제목을 붙이는가 하면 건물 옥상에 모인 학생들 사진에는 ‘K나라는 교정이나 풀밭도 없다.’고 설명을 달았다.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의 모습은 ‘K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라고 묘사했다. ●시민사회단체,정부 무대응 비판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국가영토의 침해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중대한 직무유기”고 주장했다. 독도학회와 독도연구보전협회는 ‘고이즈미 독도망언을 규탄하는 성명’에서 “고이즈미는 한국의 영토와 주권에 도전하는 침략적 망언을 즉각 취소하고 한국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독도망언과 침략정책에 당당하게 맞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감정싸움으로 치닫는 한·일 네티즌간 갈등을 우려하는 소리도 제기되고 있다.네이버 게시판에서 아이디 ‘우리나라’는 “항의도 좋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
  • 국군포로 전용일씨 50년만에 귀환

    위조여권으로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던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2)씨가 억류 41일 만인 24일 오후 중국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전씨는 공항에서 “50년 전 한국을 위해 복무하다가 잡혔었다.무산 광산에서 일했으며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았지만 한시도 고향산천을 잊은 바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전쟁 중 북한군에 체포돼 전사·실종 처리된 뒤 50년4개월 만에 다시 고국의 품에 안기게 된 전씨 사례는 무뎌져 가고 있던 우리 정부와 사회의 국군포로에 대한 처우 및 의식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북한을 탈출,귀환한 국군포로는 모두 34명.북한에 있는 생존 국군포로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성의 보인 중국 전씨가 위조여권 소지 및 밀출입국 혐의로 중국 항저우 공항에서 체포된 것은 지난 11월13일.국방부 등 정부의 실책으로 전씨가 체포돼 북송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우리 정부는 뒤늦게 총력외교에 매달렸다.처음,북한과의 관계를 고려,“범법자일 뿐이다.”는 식으로 냉담하게 반응했던 중국은 시간이 가면서 상당히 성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정부도 전방위 외교노력을 펼쳤다.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국가는 마땅히 보호·지원할 책임 의무가 있다.”며 전 부처를 독려했다.중국도 전씨의 국내 실정법 위반 사실에도 불구,‘약식’사법처리했다.지난달 25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전씨의 신변 안전을 보장한다.”며 한국행을 시사했다.지난 16일에는 최종 송환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조용하게 일을 처리하자고 요구했고,전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공개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탈북자를 도운 혐의로 중국에 수감중인 프리랜서 사진작가 석재현씨의 가석방을 요청하고 있다.정부 관계자는 “가석방 요건(형기의 반 이상 수감)이 되는 내년 1월 중순 이후 석씨도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전씨 송환 전말 전씨는 다른 탈북자 최응희(67)씨와 함께 한국에 왔다.전씨는 지난53년 7월 강원도 제암산 고지에서 국군 6사단 19연대 3대대 2중대 사병으로 근무 중 포로가 돼 실종·전사 처리됐다.북한탈출 직후엔 탈북 브로커에 의존,6월 우리 정부와 접촉했지만 국방부가 무시했다.함께 탈북한 아들이 북송된 뒤인 9월15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접촉했지만 그것도 정부의 직무유기와 주먹구구식 처리로 무산됐다.기다리다 못한 전씨는 탈북자 최씨와 위조여권을 갖고 독자 입국하려다 검거됐고,이 사실이 우리 시민단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외교당국이 나서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동생 전수일씨 기쁨의 눈물 “가슴이 마구 떨려 말을 못하겠어요.꿈에 그리던 형님을 50년 만에 만난다니….” 24일 오후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가 귀국한다는 소식을 접한 동생 수일(사진·64·경북 영천시 화산면 유성리)씨는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수일씨는 “방금 전 오전 10씨쯤 당국으로부터 형님이 돌아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이 기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대구에 사는 누님(영록·77),동생(분희·58)과 함께 단숨에 서울로 달려가 형님을 뵙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당국이 26일쯤 형님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한시라도 빨리 상봉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형님의 귀국을 위해 애써 준 정부와 민간단체,언론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전씨는 “서울에서 형님을 상봉한 뒤 곧바로 신령면 선산의 부모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리겠다.”며 “당분간 우리 집에서 형님을 편히 모신 뒤 여생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영천 김상화기자 shkim@ ■전용일씨 어떤보상 받나 24일 귀국한 국군포로 전용일(72)씨는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을 받게 될까. 당국의 조사가 끝나야 보상금이 확정되겠지만 지원 근거인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산하면 정착지원금을 포함,최소 4억 200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이 법률에 따르면 병사의 경우 연금지급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군 입대일로부터 3년이 지날 경우 하사로 특례임용,하사 4호봉의 보수와 군인연금을 받게 된다. 물론특별한 공적이 있을 경우 특별 진급도 가능해 중사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난 53년 7월 강원도 김화지구 전투에서 일병 신분으로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 그는 최소한 하사로 특진,하사 4호봉 기준의 봉급지원분 2억 2000여만원을 받게 된다. 퇴직연금 명목으로 일시금 9000여만원 또는 매월 60만원도 수령한다.또 20평형 규모의 아파트를 구매가격으로 환산한 주택지원금 1억 10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이는 향후 정착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밖에도 전씨가 제공하는 특별정보나 지참장비가 있을 경우 그 가치에 따라 특별지원금조로 최대 2억 50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전씨가 군 복무를 끝낸다는 의미의 면역(免役)행사와 서훈추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공개 행사가 전씨의 재북 가족에 대한 신변위협 요인이 될 수 있어 전씨의 소속부대였던 6사단에서 간소하게 치를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착 지원금과 면역식 등은 국가를 위해 싸우다 포로가 된 군인에 대해 여생을 편안하게 마칠 수 있도록 국가가책임을 진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盧 사전운동·‘昌 3대의혹 배후’ 수사 의뢰/한나라 對與 파상공세

    한나라당의 대여(對與) 공세가 어수선하다.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정국만큼이나 공세의 대상과 강도도 복잡다기하다.급기야 22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해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선관위까지 검찰에 고발키로 하는 ‘이중공세’에 나섰다.무혐의로 드러난 이회창 전 총재 ‘3대 의혹사건’의 배후를 가리겠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상규명 공세’도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공세의 2대 타깃으로 삼아 왔다.측근비리에 대해선 특검법을 관철시켰고,대선자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특검법을 벼르고 있다.그러던 중 지난 주말을 고비로 공세가 다각화되기 시작했다.여권의 사전선거운동과 이 전 총재 ‘3대 의혹사건’ 배후 규명이 새 메뉴로 추가됐다. 한나라당은 지난 19일 노 대통령의 ‘리멤버 1219’행사 발언을 비롯,최근 여권의 사전선거운동이 노골적이고 심각하다고 주장한다.22일 배포한 ‘노 정권 사전선거운동 사례’에 무려 67건을 담아 자신들이 느끼는 ‘심각성’을 강조했다.자료엔 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부산지역 출마예정자 7명과 가진 만찬과 열린우리당이 지난 4일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출마를 권유한 사실,노 대통령이 지난 17일 강원경찰청을 방문해 지역 유력인사 250여명과 오찬을 한 사실 등이 열거돼 있다.적어도 한나라당 잣대로만 보면 이만저만한 불법사전선거운동이 아니다. 선관위를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은 일종의 ‘예방적 성격’도 엿보인다.“‘리멤버 1219’ 행사를 선관위가 묵인하고 조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재오 사무총장)라는 것 외에 선관위의 정치개혁안이 청와대 및 열린우리당측 주장과 상당수 일치하는 점에서 이른바 선관위의 ‘코드’를 도마에 올렸다.선관위 계좌추적권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 역시 선관위의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다. 한나라당의 파상공세는 노무현 정권이 내년 총선 승리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이 총장 등 비상대책위가 주도하고 있다.검찰을 동원한 노 대통령의 무차별 선거전략에 강공으로 맞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 진영에선 이런 강경일변도에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이날 상임운영위에서 박근혜 의원은 김혁규 전 경남지사 탈당 규탄대회를 들어 “장외투쟁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남경필 의원은 “노 대통령의 ‘10분의1’ 발언은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을 자꾸 이슈화해 국민에게 각인시키려는 것”이라며 “‘탄핵’‘하야’ 등의 즉흥적 대응은 이런 노림수에 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사설] 군납비리 수사 이번엔 끝장 내라

    역시 빙산의 일각이었다.이모 전 국방부 획득정책관이 군납업자 정모씨로부터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처음 소환될 당시 ‘그뿐일까.’했던 생각이 불행히도 맞아떨어지고 있다.특히 국민의 정부에서 국방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천용택 의원이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지난 2000년 정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다니 혀를 찰 일이다.경찰이 현역의원 소환은 ‘자유당 시절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만큼 천 의원은 경찰에 출두해 시비를 가려야 한다. 개인비리 차원에서 시작된 수사가 본격 추진된 지 며칠만에 비리 연루자들이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달려나오고 있다.이참에 군납비리의 바닥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불행중 다행이다.열린우리당의 중진인 천 의원에 대한 소환 통보는 군납비리에 얽힌 업자-군-정치권간 검은고리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알리는 신호탄이어야 한다. 우리는 특히 “군 관계자 2∼3명이 이씨의 계좌에 입금한 흔적이 있다.”는 경찰 발표에 주목한다.경찰은 군 인사비리 등은 추후 일괄적으로 명단을 만들어 국방부에 통보하겠다고 덧붙였다.현역 군 인사들의 연루 혐의를 상당부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이에 우리는 검·경·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민간은 물론 군 내부로까지 군납비리 수사를 전면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아울러 국방부는 이씨의 비리가 1998년부터 4년간이나 지속됐음에도 기무사나 헌병대 등의 감찰기능이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관련자들의 직무유기,나아가 방조 또는 공모 의혹도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군납비리 수사는 진정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 ‘직무유기’ 국방부/ 탈북 국군포로 명단확인 소홀

    최근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2)씨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놓인 것은 국방부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국방부 권영준(해군 소장) 인사복지국장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주중 베이징 대사관 무관부로부터 전씨의 국군 포로 여부 확인 요청을 받고 500명의 포로 명단을 확인했으나 명단에 없어 이를 무관부에 통보했다.”면서 “전사자 명단 등을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국방부 책임이며,당시 업무 처리에 관여했던 담당자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중 베이징 대사관 무관부는 지난 9월 24일 국방부에 전씨의 인적사항 등과 함께 생존 국군포로 명단에 전씨가 포함돼 있는 지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왔고,국방부는 이틀 뒤인 26일 그러한 인물이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후 외교부가 지난 18일 국방부로 재차 문의하자 국방부는 전사자 명단 확인을 통해 전씨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당시 대사관 무관부는 전씨의 이름과 출신지,입대일,소속부대,포로가 된 날짜와 지역,친척 명단을 보내왔으나 군번을 보내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엄마 점수’가 자녀 대학 결정한다?/대입 수험생 둔 어머니들의 이야기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7조원에서 2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일부 상류층뿐만아니라 전 국민이 나름대로 무리해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형국이다.모든 길은 대학입시로 통한다던가.더욱이 대학입시에는 어머니가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한다.‘엄마점수’가 아이들의 학교를 결정한다고 한다.그러나 아이를 유명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정해두고 아이의 운전기사로,좋은 학원과 좋은 선생을 찾아내는 매니저로 뛴 어머니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재미있게도 한결같이 “다른 사람에 비해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했다.”는 아쉬움에 젖어 있었다.‘오만’한 개인을 ‘겸손’한 어머니로 내려 앉게 하는 대학입시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수험생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 성적 부모하기 나름? 수능이 끝난 후 김연희(44·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호된 감기몸살을 앓고 있다.수험생 아들과 똑같이,아니 더 스트레스에 파묻혔다가 긴장이 풀린 탓이라고 했다.“아이가 하나라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시험성적이 나빠 컨디션이 안 좋다는 아이의 얼굴빛만 봐도 가슴이 철렁했다.이제야 남편이 눈에 들어온다.그동안 남편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수험생 부모가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아이 중심으로 살았다.” 아들이 원하는 법대에 안착하도록 김씨는 끝까지 ‘엄마노릇’을 잘 해낼 계획이라고 했다. 연년생인 두 아이의 고3부모 노릇을 2년 연거푸했다는 서정순(46·서울 송파구 삼전동)씨는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살이 저절로 내렸다.“조금만 방심하면 살이 찌는 체질이라 늘 그게 고민이었는데 2년간 대입을 치르니 체중이 너무 내려가 나중에는 건강진단까지 받았다.성적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지만 이젠 엄마의 열성으로 채워야겠다.‘엄마 점수’가 빛을 발할 때다.”라고 학교설명회 홍보자료로 눈길을 돌렸다. ●이 시대 학부모는 이중인격자? 수험생 집에는 전화도 안하는 게 예의라고 한다.어디 학원을 다니는가,얼마나 돈을 들이는가도 서로 묻지 않는 게 수험생 부모들 사이의 불문율이라고도 한다.물론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마음씨 좋은’ 엄마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 “우리는 별로 안해.”라고 말하며 내숭을 떨게 마련이다.그래서 교육에 관한 한 부모들은 모두 ‘이중 인격자’라는 말이 있다.이중이 아니라 아예 ‘다중 인격자’라는 말도 한다.공교육을 믿지 못하는 학부모에게 섭섭한 교사도 자신의 아이 역시 사교육에 맡기고,입시관계자들도 역시 자녀들의 대학입시에 대해서는 비책을 찾아헤맨다.‘보통 사람’은 모두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간절하게 사교육 시장을 헤맨다. 경제력에 따라 사교육비는 크게 차이난다.월 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아니 그 이상도 ‘투자’한단다.“이때 능력껏,능력 이상으로 뒷바라지하지 않는 것은 부모로서의 직무유기다.” “빚을 내서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겠다.”는 말에 수험생 부모들은 대부분 공감한다.“부모 인생 따로 있고,아이 인생 따로 있는데….”라고 반대의견이라도 내놓는 이가 있다면 “아직 아이가 어리니 그렇지.어디 한번 입시 겪어봐.어떻게 남들하는 만큼은 안할 수 있나!”라고 단숨에 ‘고 3엄마’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까탈스러운 시부모도 뒷전 이명선(46·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둘째딸의 수능이 끝나자마자 오랜만에 시댁을 다녀왔다.수험생이 있는 집에서는 시댁 어른들도 ’뒷전’에 밀리게 마련이란다.“저희 시부모님께서는 아들에게 퍽 기대를 많이 하셔서 결혼한 이래 20년을 주말마다 시댁에서 지냈어요.그런데 딱 하나 아이들 입시때만은 제가 오직 아이에게만 신경쓰도록 해주세요.정말 감사하지요.” 늦둥이 입시 때문에 힘들게 지냈다는 윤성진(59·서울 성북구 길음동)씨는 “부모 노릇도 젊어야 한다.”며 막내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공부를 자신의 머리로만 하는 시대가 아니래요.부모의 노력과 지원이 더해져야만 아이가 제대로 빛을 볼 수 있다는데….큰애들 때는 저도 치맛바람께나 날렸지만 벌써 그것도 10년 전이라 정보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으니 아이에게 미안했지요.” 오직 아이를 위해서만 ‘뛰는’ 엄마들 틈에서 직장을 가진 엄마들은 아무래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느라 아이에게 소홀했던 탓’이라거나,‘엄마가 틀어쥐고 학원정보,좋은 선생을 찾아서 쥐어줘도 따라가기 힘든 세상이다.’고 말한다.아이들도 고3이 되면 슬그머니 엄마탓을 한단다.그래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수험생 뒷바라지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도 있다. 전희성(4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도 그 중 하나다.“진작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봤어야 한다는 후회가 가슴을 친다.큰애가 어릴 때는 무척 공부를 잘 했는데,중학교가 되면서 내가 직장일로 너무 바빠서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에 컴퓨터게임에 빠졌고 결국 바라던 대학에 못갔다.둘째마저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1년간 아이 뒷바라지만 했다.그래도 아쉽다.입시준비는 중3부터는 시작해야 한다는데 우리는 고3이 돼서야 시작했으니….” 수험생 부모들은 모두 아쉬움에 젖어서 자신들의 ‘역부족’을 탓했다.거기에는 아이들의 삶이란 부모의 노력과 후원으로만 ‘완성’된다는 믿음이 굳건했다. ●부모의 자기 만족일 뿐 그렇다면 이런 교육열에 아이들은 감사할까.정하늘(대학 2년)양은 “엄마덕분에 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이 우리 엄마의 생각이다.그러나 나는 엄마가 비싼 과외비를 쓴 것이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엄마의 허영이자,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열등의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야멸차게 말했다.“친구들도 그렇게 말했다.”며 부모들의 착각이자,자기만족이라고 말했다. 고학력 전업주부들이 에너지를 분출할 곳이 자녀교육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교육에 매달린다는 것이다.솔직하게 경제적 부담도 크고,자신만은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리라던 소신과도 충돌해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그래서 교육을 여성문제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시인 김승희씨는 ‘여성 이야기’란 책에서 “자녀에게는 무능력자”가 되고마는 이 시대 중년여성들을 향해 “어머니의 치명적인 사랑에는 독성이 있다. 그 독성은 교육열과 과보호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이광재 出禁을”한나라·민주, 검찰에 요구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기 위해 오는 11일 출국할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민주당 등 야당이 5일 검찰에 이 전 실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했다.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법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상태에서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실장의 출국을 방관하는 건 직무유기란 주장이다.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전 실장은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출국을 미뤄야 하며,검찰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안희정씨,이광재씨,양길승씨,최도술씨 등 노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전형 부대변인도 “안대희 대검중수부장과 송광수 검찰총장이 이 전 실장에 대해 단서만 나오면 바로 수사한다고 했는데,녹취록 등 중요한 증거가 단서로 제공됐다.”면서 “당사자들은 근거없다고 하지만 이씨가 도피하듯이 출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검찰측에 출국금지 조치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씨는 국회에 제출된 특검법안에 명기된 ‘썬앤문’ 수뢰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이라면서 “제2의 최성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출국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재씨는 미국으로 도피성 외유를 할 게 아니라 자숙하며 특검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춘규기자
  • 기고 / 먼저 법부터 제대로 만들어라

    ‘10·29’부동산대책에 큰 관심이 몰렸지만 그것으로 다락같이 오른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적은 듯하다. 지나치게 묶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동안 엉거주춤하더니 이제는 ‘10·29’대책으로도 잡히지 않으면 추가로 강력한 정책을 쓰겠다고 한다. 허가제와 같은 강력한 억제정책은 자본주의 체제를 흔들므로 헌법 정신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온다.부동산정책의 한계를 헌법과 연결시켜야 할 만큼 우리나라에는 공법이 없다.공법이 없는데,정책을 맡은 관리들이 튀는 부동산 값을 파리채로 때리듯 쫓아다닌다고 잡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시장경제를 투명하게 하려면 분야마다 구체적으로 적용할 법이 필요하다.그런 법을 만들지 않으면 민법·상법과 같은 일반법으로 다루게 되며 그것도 적용하기 어려우면 헌법재판을 해야 한다.따라서 적용할 만한 전문분야의 법이 없으면 암시장이 성행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개인간의 금융거래를 사채시장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일종의 암시장(curb market)이다. 금융관계 법을 따르지 않는 암거래에서 문제가 생기면 민법이나 상법을 적용해야 하는데,사실상 모든 상황이 변한 다음에야 재판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적인 금융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을 다루는 특별법이 없으면 일반법인 민법이나 상법으로 모두 다스리기 어렵다.그것은 마치 각종 스포츠의 경기질서를 한 가지 규칙으로 다루려는 것과 같은 모순이다. 축구에는 축구의 룰이,야구에는 야구의 룰이 필요하듯이 일반법으로 전문분야의 시장경제를 모두 다스리려는 것은 무리이다.그래도 금융시장에는 특별법이 있어 부동산시장이나 각종 정치자금 거래와 같은 분야보다는 낫지만,금융시장의 경우에도 주식법과 같은 것을 따로 정하지 않고 상법으로 묶어 두어 주식시장의 모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미국에서는 국회가 1년에 법을 4000건가량 만든다고 들었다.하루에 10건이 넘는 셈이다.날로 복잡해지는 생활환경의 변화에 맞춰 공법을 철철 넘치는 물과 같이 많이 만들어도 복잡한 현대사회의 질서를 모두 바로잡기 힘들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법을잘 만들지 않는다.선거전략에만 신경을 쓰고 당리당략에 바빠 공법을 만들지 않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이다.그래서 국가의 법이 가뭄 들어 시장과 국민생활이 멍드는 것이다. SK비자금 사건으로 시작된 대선자금의 폭로와 논쟁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문제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이 없다는 데 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법이 없으니까 힘 있는 사람들이 검은 돈을 제멋대로 쥐고 흔들면서 서민들의 생활문제를 돌볼 정책은 마련하지 않는다. 법이 있으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정치자금을 대는 것이 당연해지고 자금을 많이 얻는 후보가 승리하리라고 예측하는 것이 미국의 정치풍토 아닌가.그런데 우리는 법을 만들지 않고 음성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아 암시장이 판을 치고 있다. 미국처럼 하루 10건은 안 되더라도,민생법안을 비롯하여 시장질서를 바로잡을 법안을 만드는 데 국회와 정부가 노력하기 바란다.정치자금 문제를 놓고 싸우기 전에 먼저 법을 만들지 않아 직무유기를 했다는 사실을 반성해야 하며,부동산정책이건 다른 어떤 시장 정책이건 제대로 실행하려면 먼저 법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만기 호서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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